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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위권대 출신은 성적장학금 제외”

    중앙대 일반대학원이 석사과정 성적우수 장학금 대상을 ‘본교 학부 출신’과 ‘언론 대학평가 결과 본교보다 상위대학 학부 출신’으로 제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이미 정해진 대학 출신들만을 평가, 나머지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 자격을 박탈해 버린 것이다. 중앙대 측은 지난해부터 이 제도를 마련했다가 지난 2월 1일 ‘장학금 지급에 관한 시행세칙’ 26조에 포함, 공식화했다. 규정대로라면 중앙대보다 평가 순위가 낮은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대학원생은 성적이 뛰어나도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 장학금은 입학금을 제외한 수업료 전액이다. 중앙대는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때문에 중앙대를 포함,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대·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고려대·경희대·한양대·서강대 등 상위 10개 대학을 졸업한 학생만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을 자격이 된다. 문제는 해마다 출신 대학의 순위가 중앙일보의 대학평가에 따라 바뀌는 만큼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을 자격도 뒤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중앙대는 대학평가에서 2008년 14위, 2009년 13위, 2010년 12위에 이어 지난해 10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중앙대의 조치와 관련, “대학이 언론사가 내린 대학평가 순위를 맹목적으로 믿고 서열화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포스텍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학생을 끌어오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출신 대학의 서열을 학생 실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아 장학금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공정한 기회가 핵심 철학인 교육의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처사”라고 비난했다. 지방대 출신으로 중앙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모(26·여)씨는 “학생 대다수가 성적 우수 장학금은 중앙대 학사 출신 학생에게만 주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 측은 이에 대해 “이공계 우수 학생을 유치해 대학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영준·배경헌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뉴스위크의 변신/구본영 논설위원

    ‘타임’과 ‘뉴스위크’는 1970∼1980년대 대학가에서 참 많이 읽혔다. 요즘처럼 해외 연수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스펙 쌓기’의 필수 코스인 양 요긴한 영어 교재였다. 더러 뒷주머니에 이중 하나를 꽂고 폼을 잡는 학우도 있었다. 계엄령 선포 때 한국 관련 뉴스를 시커멓게 먹칠한 뉴스위크를 접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타임과 함께 미국의 시사주간지 시장을 양분해 온 뉴스위크가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종이 잡지 발행을 중단하고 인터넷 매체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니 말이다. 엊그제 블룸버그 통신은 “인쇄물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힌, 뉴스위크를 소유한 인터랙티브 코퍼레이션의 배리 딜러 회장 속내를 전했다. 특히 뉴스위크의 올해 예상 손실액이 최대 2200만 달러(약 252억원)라는 회사 관계자의 전언까지 공개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로 인쇄 중단이란 고육책을 고려 중임을 짐작게 한다. 뉴스위크는 2003년 매주 400만부 이상 팔렸으나, 2010년엔 150만 부로 떨어졌다고 한다. 공짜 뉴스가 범람하는 인터넷 파고를 넘지 못한 결과였다. 물론 인쇄매체의 고전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미국에선 유수의 일간지들이 다른 매체와의 인수·합병 등을 통해 생존을 도모해 온 건 오래된 추세다. 권위지로 알려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조차 2008년 일간지 발행 중단을 선언해야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80년 역사의 뉴스위크가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면 충격적인 뉴스다. 그러나 텍스트 뉴스와 동영상,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융합하고 있는 뉴미디어 시장의 상황 역시 녹록지는 않다. 뉴스위크가 온라인으로 전환하다고 해서 흑자기조로 돌아선다는 보장 또한 없다는 얘기다. 네티즌들이 이미 공짜 뉴스에 익숙해진 데다 온라인 광고 이외의 수익모델이 없는 탓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부분적으로나마 온라인판 유료화에 성공한 매체는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정도가 아닌가. 모두 기업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고급 독자의 구미를 끌 만한 프리미엄급 경제정보를 제공한 결과다. 매체산업 차원에서 종이매체는 시들고 있지만, 온라인매체가 활짝 꽃피지 않는 까닭은 뭘까. 대체재가 넘쳐나는 뉴미디어 생태계의 특징도 주요인 중의 하나다. 포털의 시장지배력이 유달리 강해 우리나라 인쇄매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쇄매체들이 뉴스위크의 변신 과정과 결과를 각별히 주목해야 할 이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대학가 “중고생 진로탐색 도와줍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 전공과 진로탐색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중앙대는 23~25일 3일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서울캠퍼스에서 ‘중앙대 다빈치 꿈찾기 프로그램’(전공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연다. 현재 개설된 전공을 소개해 예비 대학생들의 바른 전공 선택을 돕기 위해서다. 중앙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대학생들에게 관심있는 3개 학과를 방문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상담실을 운영해 학생들이 각 학과의 교수와 대학원생들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날짜별로 23일은 자연공학계열의 학과 소개 및 진로상담이, 24일은 경영경제계열, 25일은 인문사회계열과 예체능계열 진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숭실대 베어드 봉사단은 서울시립 보라매청소년수련관과 함께 청소년들의 건강한 진로관 확립을 돕기 위해 1대1 멘토링 프로그램 ‘꿈꾸는 여름 날개를 달아 DREAM’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숭실대 학생과 청소년이 1대1로 멘토·멘티를 맺어 직업군을 탐색하고 스스로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달 28일부터 9월 15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며, 문화공연 관람 및 봉사활동 등 직업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대학가 희망하우징 329실 공급… 서울시, 신청자 20일까지 접수

    서울시는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해 도입한 임대주택 ‘희망하우징’의 신청 접수를 오는 20일까지 받는다. 전체 329실 중 다가구형 희망하우징은 289실로 대학별로는 덕성여대 주변에 76실, 명지대·기독대 주변에 40실, 국민대·서경대·한성대·동덕여대 주변에 41실, 서울대 주변에 22실, 건국대·서일대 주변에 49실, 그 외 홍익대·연세대·한국외대·광운대·강남구·송파구·강동구 등지에 61실 등이 있다. 원룸형 희망하우징은 총 40실로 고려대, 성신여대, 국민대, 서경대 등 대학이 밀집한 정릉동에 자리 잡았다. 다가구형 희망하우징 임대료는 보증금 100만원에 기초생활수급자는 월 8만 3000원, 차상위계층 및 평균소득 50% 이하 비수급자는 9만 9000원 수준이다. 원룸형 희망하우징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2만 2300~15만 8800원이다. 전문대를 포함한 서울시 소재 대학교 재학생이면 신청할 수 있으며 수도권 외 거주 학생으로 수급자 자녀, 차상위계층 자녀, 도시 근로자 평균소득 50% 이하 세대 자녀 순으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접수는 SH공사 홈페이지(www.i-sh.co.kr)에서 가능하며 오는 27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1971년 ‘교련 철폐투쟁’ 자료 기증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압 통치와 장기 집권에 반대하며 1970년대 초반부터 불붙기 시작한 ‘교련 철폐투쟁’ 문건 등 당시 대학가의 학생운동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자료가 40여년 만에 박물관에 기증됐다. 고려대 박물관은 고려대 졸업생인 최영주(64)씨가 자신이 보관하던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의 성명서와 학회지, 사진 등 70점을 기증했다고 28일 밝혔다. 최씨는 교련 철폐투쟁이 한창이던 1971년 고려대 총학생회 학예부장을 지냈다. 최씨가 기증한 자료는 대부분 교련 철폐투쟁과 관련된 것이다. 문건에는 “학원 군사교육으로 전 국민에게 위기의식을 유포해 사상과 행동을 통제할 합법적 근거를 설정하려 한다.”고 적혀 있어 당시 대학생들이 교련교육 강화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교련 철폐투쟁은 1971년 1학기부터 박정희 정권이 대학에서 군사교육 과목인 교련을 강화하자 대학생들이 ‘학원 병영화 반대’를 주장하며 그해 4월부터 10월까지 전국 규모의 저항운동을 벌인 것이다. 이 기간 각 대학에서는 교련 수강신청 거부와 거리시위가 잇따랐다. 이에 박 정권은 그해 10월 15일 서울 전역에 위수령을 내리고, 군 병력을 대학교에 투입해 2000여명의 학생들을 강제 연행했다. 박 정권은 다음 해인 1972년 유신헌법을 통과시켜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1970년대 학생운동 현장에서 만들어진 자료는 찾기가 힘들다.”면서 “이 시기 민주화운동사 연구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관련 문건 중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지역 대학뿐 아니라 영·호남 등지의 여러 대학이 명시된 것도 있어 당시 교련 철폐투쟁이 개별 학교가 아닌 전국 대학의 연대에 의해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최씨는 “독재 시절 학생운동 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었다.”면서 “학생운동사 연구를 위해 후배들과 친동생의 집 등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모아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대학가 음주문화 개선” 警-연대 주폭척결 협약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연세대학교가 11일 건전한 캠퍼스 음주문화 조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찰이 대학과 음주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 이유는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는 대학가의 음주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신입생 환영회 등 대학 행사에서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거나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끝내 폭력사태로 비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서대문서 관내에는 연세대를 비롯해 서강대, 이화여대 등 7개 대학이 자리한 탓에 주변 유흥가가 크게 성업 중이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건씩은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폭행사건 등을 저질러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한다. 지난 6일 오전 2시 50분쯤 창천동의 한 국밥집에서 회사원 박모(34)씨 등 2명과 대학생 이모(20)씨 등 4명이 싸우다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만취한 이들은 길거리에 침을 뱉는다며 시비를 벌이다 주먹다짐까지 벌였다. 앞서 지난 4월 11일 오전 1시 50분쯤 창천동의 한 지하주점에서 대학생 김모(20)씨 등 3명이 이모(22·여)씨 등 2명을 때려 상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 6시 50분에는 만취한 대학원생 오모(35)씨가 창천동 유플렉스 앞에서 홍모(60)씨의 택시에 나무의자를 집어던져 택시 앞 유리창을 깨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유열 15일 웨딩마치

    가수 겸 뮤지컬 제작자 유열(51)이 결혼한다. 유열은 오는 15일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15세 연하의 신부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신부는 어린이문화교육을 공부하고 있으며, 유열과 7년간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유열은 2005년 KBS 가요대상에서 올해의 가수상 등을 받았으며 2000년대 중반부터 공연제작사 유열컴퍼니를 설립해 ‘브레멘 음악대’ 등의 뮤지컬 제작자로도 활동 중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회기동, 벽화마을로 다시 태어난다

    동대문구는 회기동 주민자치위원회, 경희대 미술대학과 손잡고 회기동 골목길에 주제가 있는 벽화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회기동을 벽화 마을로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3년에 걸쳐 추진된다. 스토리텔링 골목길 조성 사업은 회기동이 대학가와 어우러져 있는 지역적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많은 대학생이 거주하는 회기동 골목길 가운데 16곳을 선정해 각각 ‘20대 길을 묻다’ ‘골목에 핀 꽃’ ‘사랑이 머무는 골목’ ‘20대 시련의 거리’ 등의 이름을 명명해 현존감을 부여하고 그 이름에 맞는 테마의 벽화를 그린다. 작업에는 경희대 미술대학 소속 교수진과 학부생, 대학원생 및 공공미술 동아리 회원들이 참여해 실제 작업 인원은 연간 인원으로 2400여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규모가 될 전망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낯선사람, 고찬용 첫 번째 프로포즈

    낯선사람, 고찬용 첫 번째 프로포즈

    조규찬과 강현민(일기예보), 유희열, 이한철, 방시혁, 나원주, 정지찬의 공통점은. 가수와 작곡가, 프로듀서 등 걷는 길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다. 노래는 물론 작사·작곡, 편곡, 연주를 할 수 있는 재주꾼을 뽑다 보니 강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조동익, 조동희, 장필순, 한동준, 윤영배, 오소영, 더 버드의 공통점은 뭘까.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을 대표하던 포크 가수들로 음반기획사 ‘하나음악’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03년 하나음악이 문을 닫으면서 뿔뿔이 흩어졌지만, 2010년 옛 친구들은 푸른곰팡이란 이름으로 다시 뭉쳤다. 그리고 둘의 교집합이 있다. 고찬용(41)이다. 그는 1990년 제2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을 받았다. 그래도 낯설다면 보컬그룹 ‘낯선사람들’을 떠올려 보라. ‘한국의 맨하튼 트랜스퍼’란 별칭으로 90년대 초 가요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낯선사람들은 인천대 음악동아리 포크라인 회원들이 만든 보컬그룹이다. 대중은 이소라를 더 기억할 테지만, 작사·작곡은 물론 음악 설계를 도맡은 건 리더 고찬용이다. 고찬용이 새 앨범 ‘룩 백’을 내놓았다. 쉴 새 없이 변화하는 화려한 코드 전개, 웬만한 연주자는 흉내 내기도 힘들 만큼 ‘변박’(불규칙한 박자)이 쏟아진다. 스캣(즉흥 보컬)도 자유자재다. ‘음악가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뮤지션’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정원영, 김동률, 이적 등 동료들은 앨범 발매와 동시에 트위터에 상찬을 쏟아냈다. 녹음에 꼬박 9개월이 걸렸으니 들인 품을 짐작할 만하다. 허성혁 푸른곰팡이 대표가 “다른 소속가수 앨범보다 마스터링은 스무 배쯤 시간이 더 걸렸다. 심지어 공장에 음원을 보내기 하루 전날까지 밤을 새워가며 수정 작업을 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 1집 ‘애프터 텐 이어스 애브슨스’(2006) 이후 6년 만이니 욕심을 낼 법도 했다. 2003년 하나음악이 망하고서 시간과 돈에 쫓기면서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만든 1집은 외면받았다. 고찬용은 “하나음악 식구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 외의 사람들과 아예 교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회사가 해체됐을 때 직장을 잃은 기분이었다. 쫓기는 마음이었고, 세션을 쓸 형편이 안 돼 미디(MIDI)로 모든 악기를 연주했다.”고 설명했다. 세션 연주자들과 녹음하고, 제대로 된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마친 건 1996년 낯선사람들 2집 이후 16년 만인 셈. ‘룩 백’에는 유독 격려와 위로의 노랫말이 눈에 띈다. 고찬용은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사는 게 쉽지 않았다. 나에 대한 위로를, 다른 분들도 이 노래들로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곡을 썼다.”고 말했다. 또한 “전에는 곡 쓰는 스타일 자체가 틀에 박혔다. (학전의 김민기 대표와) 창작뮤지컬 음악감독을 하면서 자유로운 발상을 배운 것 같다. 이번 앨범은 멜로디를 먼저 쓰고 나중에 화성이나 코드를 붙이는 식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6년부터 공황장애를 앓았다. 그는 “심장발작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1주일을 검사하더니 정신과로 가보라더라. 이범룡(‘꿈의 대화’로 제4회 대학가요제 대상)씨가 그 방면의 전문이라서 찾아갔다. 처음 집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대인기피와 광장공포증이 함께 왔다. 쇼핑몰 같은데는 엄두도 못 냈다. 사는 게 무서웠다. 점점 술에 의존했고,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공황장애를 털어내는 데 1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푸른곰팡이 식구들과 음악이 고통을 이겨낼 힘을 줬다. “요즘 우리 사회에 정신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 정말 많지 않은가. 이런 분들에게도 내 노래가 힘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중과 스킨십도 늘릴 계획이다. 새달 1일 홍대 KT&G상상마당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그는 “데뷔를 20년 전에 했는데 솔로 무대는 처음이다. 엄청 떨린다.”고 말했다. 홀로 무대에 서는 경험을 쌓고서는 TV 출연도 해 볼 생각이다.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이소라가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제안이 온다면 나갈 거냐고(이소라는 95년 ‘낯선사람들’을 탈퇴해 솔로로 나섰다). 그는 “내가 오래 아프다 보니 연락이 끊어졌을 뿐이지 사람들이 말하듯 사이가 틀어진 건 아니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류열풍 잇는 ‘먹거리 브랜드’

    한류열풍 잇는 ‘먹거리 브랜드’

    해외에서 한국 먹거리 브랜드가 선전하며 한류 열풍을 잇고 있다.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SPC의 파리바게뜨는 최근 중국, 싱가포르 등지의 핵심 상권에 연이어 추가 출점했다. 농심이 여수 엑스포를 기념해 선보인 용기면 ‘블랙신컵’은 ‘신라면블랙’의 인기에 힘입어 곧바로 미·일 수출길에 오르게 됐다. CJ푸드빌은 30일 싱가포르의 유명 쇼핑센터인 넥스몰에 비비고 2호점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넥스몰은 7층 규모로 380여개의 매장이 들어선 싱가포르 중부 지역의 대표적 쇼핑센터. 지하철 2개 노선의 환승역 및 버스 터미널과 연결돼 있어 풍부한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핵심 상권이다. 넥스몰점은 비비고의 5번째 해외매장이다. 2년 전 낸 래플즈시티 1호점은 슈퍼주니어 등 한국 가수들이 다녀간 이후 명소로 떠오르며 현지에서 한식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다. 비비고는 새달 중국에 6호점을 내고 연말까지 영국, 미국 등에 20호점까지 낼 계획이다. 중국 대륙에서 한국 빵맛을 떨치고 있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2개 매장을 동시에 열며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25일 베이징 대학가로 유명한 아이톈구에 완소루점을 연데 이어 사흘 뒤인 28일엔 상하이 고급 주택가인 쉬후이구에 이산루점을 개점했다. 이로써 파리바게뜨의 중국 매장은 총 88개가 됐다. 지난 3월 베트남에 글로벌 100호점을 연 파리바게뜨는 8월에는 싱가포르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면류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한국 라면은 전체 면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를 웃도는 한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는 철퇴를 맞았지만 해외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신라면블랙 덕에 용기면 ‘블랙신컵’은 미· 일 수출길이 바로 열렸다. 농심에 따르면 일본엔 150만개, 미국엔 5만개를 수출한다. 현지 대형 유통업체에도 입점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한 바이어는 “신라면블랙은 한인시장과 히스패닉시장에서 유독 잘 팔리는 인기제품”이라며 “블랙신컵이 신라면블랙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블랙신컵은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기내식으로도 선정돼 다음 달부터 제공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평균연령 50세 바리스타 꿈꾸는 8인 희망도 함께 팝니다

    평균연령 50세 바리스타 꿈꾸는 8인 희망도 함께 팝니다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카페 ‘꼬미로떼’는 외관상으로는 커피와 쿠키를 저렴하게 파는 그저 그런 커피전문점과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주민 등 하루하루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가져다 준 자활의 공간이다. 여기에서는 평균연령 50세에 새 출발을 한 주민 8명이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24일 송파구에 따르면 꼬미로떼는 지난 3월 29일, 3년여의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송파구 지역자활센터가 주민 자립을 위해 운영하는 15개 사업단 중 구성원들의 열정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가장 먼저 사업체로 탄생한 곳이다. 특히 꼬미로떼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대효과, 점포 입지 및 상권 분석, 인사·재무 계획 등을 꼼꼼히 챙긴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여기에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활근로 참여자(여성 6명, 남성 2명)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꼬미로떼를 열기 위해 바리스타 과정을 교육받아 자격증 취득을 눈앞에 뒀다. 김용경 꼬미로떼 대표는 “꼬미로떼를 통해 새로운 꿈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며 “교육 땐 몰랐는데 창업을 맘먹고 자활근로를 하니까 아무래도 책임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이곳 시설과 설비에 지난 3년간 약 5000만원을 투입했다. 카페 운영을 통해 자활근로 참여자 8명은 월 70만원가량의 보수를 받는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뺀 순이익은 다른 자활근로 참여자들을 위해 기금으로 적립한다. 정문수 구 지역자활센터장은 “꼬미로떼는 경영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사업장이자 저소득 주민들의 내일을 설계하는 희망 터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앞으로 꼬미로떼에서 만든 커피와 쿠키를 전용차량을 이용해 오피스 타운이나, 대학가, 공원 등에 공급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꼬미로떼는 월~금요일 커피와 쿠키를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반값 이하에 판매하고 있다. 향후 주민 반응에 따라 주말에도 영업할 계획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종북좌파의 국회 ‘진지’ 구축 막아야 한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종북좌파의 국회 ‘진지’ 구축 막아야 한다/최광숙 논설위원

    얼마 전 모임에 갔더니만 누군가 “참해 보이는 얼굴과 말솜씨에 국민도 속고, 당원도 속았다.”고 했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두고 한 말이다. 2008년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 입당할 때만 해도 “노동자·농민이 당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고 앞으로 그 기반이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순수한’(?) 열정을 발산하던 그를 떠올린다면 그럴 만하다. 그러나 그는 당권파가 주도한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폭력 사태에 대해 이상한 궤변을 일삼다 대표직을 내놓아야만 했다. 국민들의 판단이 잘못돼서 속은 게 아니다. 학력고사 수석·서울법대 졸업·인권변호사 출신의 머리 좋은 그가 영악한 ‘두 얼굴’로 국민을 철저히 속인 거다. 지금 보니 통합진보당의 기반은 당권자들이고, 노동자·농민은 들러리일 뿐이다. 오죽하면 대표적 진보성향의 최장집 교수도 당권파를 “민중과는 별로 관계없는 중산층 급진주의자들”이라고 했겠는가. 이 전 대표는 평소 ‘내 마음과 같은 그녀’라는 별칭으로 불리길 좋아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다르지 않고, 같은 마음으로 살았으면 해서란다. 그래서 자신의 에세이집 제목도 ‘내 마음과 같은 그녀’로 했으리라. 하지만 이번에 알고 보니 오로지 당권파의 마음만 헤아렸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어느 당도 당원을 주권자로 여기고 거기에 맞는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한 말도 빈말이었다. 그 말이 진정이었다면 대다수 당원들의 뜻에 따라 부정 경선으로 당선된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를 주저앉혔어야 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도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때도 있었지만 이젠 자신이 진보 분열의 중심 인물로 몰락했다. 이정희를 비롯해 이석기·김재연 등 당권파는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북한핵·북한의 3대 세습 등의 문제에 대해 반대한다고 딱 부러지게 답을 하지 않는다. “종북(從北)보다 종미(從美)가 더 문제”라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니 종북 의혹을 받을 수밖에. 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이 지지를 철회하면서까지 의원직 사퇴를 압박해도 끄떡도 않는다. 그들은 국회라는 제도권 정치에 거점을 마련해 ‘진지전’(陣地戰)을 전개하려는 생각일 게다. 당권파 6명이 곧 국회에 진출한다면 그야말로 그들은 그곳에서 온갖 특권을 행사하며, 과거 음습한 곳에서 암약하며 어렵게 팠던 진지가 아니라 이제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서 합법적으로 자신들의 또 다른 진지를 구축하기 위한 갖가지 시도를 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공산당 창설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폭력혁명적 투쟁에 못지않게 이데올로기적 투쟁에 비중을 뒀다. 제정 러시아같이 낙후된 곳에서는 사회체제를 한 방에 뒤집어업는 ‘기동전’(機動戰)이 필요하지만, 사회가 어느 정도 발전한 곳에서는 언론·교육·대중문화 등 여러 사회 영역에서 혁명의 가치관과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 각자의 참호에 숨어 ‘기동전’을 전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참여를 강조했다. 이정희의 변신 못지않게 놀라운 것은 폭력 현장에 등장한 ‘소년병’들이다. 1970~80년대 군사 독재 타도를 외치던 시절인 양 과격한 행동을 하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도 진지전 개념으로 보면 해석이 가능하다. 진보의 탈을 쓰고 과거 활동했던 극렬 좌파가 여전히 대학가에서 독자적 ‘진지’를 구축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확대·재생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대안학교’라는 간판을 달고 종북 성향이 두드러져 보이는 교육을 하는 전남 강진의 ‘늦봄문익환학교’도 교육계에서의 ‘진지’ 구축의 일환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청소년들의 졸업식에 북에서 보낸 축사가 울려퍼질 수 있겠는가. 우리가 어렵게 쌓아 온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종북 세력의 진지 구축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bori@seoul.co.kr
  • [Weekend inside] 대학가서 잊혀진 민주화항쟁

    [Weekend inside] 대학가서 잊혀진 민주화항쟁

    “깜빡했네요. 오늘이 5·18인 걸….” 18일 성균관대 2학년 강모(20·여)씨는 저녁에 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가수들의 공연 생각에 이날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것을 까맣게 잊었다고 털어놨다. 강씨는 “주변 친구들도 소녀시대 멤버들이 온다는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다.”면서 “학내에 5·18과 관련된 행사도 별로 없어 나처럼 잊고 사는 친구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가 한창인 대학가에 5·18 민주화운동이 잊혀지고 있다. 과거 1980~1990년대 축제 기간에 빠지지 않았던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사진전과 공연, 토론회가 자취를 감춘 자리를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채우고 있다. 이날 성균관대에서는 소녀시대 멤버로 구성된 유닛그룹인 태티서(태연, 티파니, 서현)와 한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라라세션의 공연이 열린다. 한국외대에서는 아이돌그룹 걸스데이 공연이, 홍익대에서는 10㎝와 리쌍의 공연이 예정됐다. 고려대 3학년 유모(25)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다른 학교에서 열리는 가수들의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면서 “학교에 5·18 관련 대자보가 몇 장 붙기는 했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들의 공연은 풍성한 반면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토론회나 공연 등의 행사는 학교마다 1~2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조용히 치러진다. 성균관대 대학원에 다니는 정모(32)씨는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동아리별로 사진전이나 다큐멘터리 상영을 준비해 5·18 관련 행사가 풍성했는데 최근에는 별로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총학생회에서 5·18 관련 행사를 준비했지만 예전에 비해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 행사 규모가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5·18역사기행도 예전에는 버스 2대가 모자랄 정도였다는데 최근에는 20~30명 정도만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5·18이 절실하게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화여대 2학년 김모(20)씨는 “1980~1990년대 선배들에게는 5·18이 현실의 일이었겠지만 우리에겐 교과서에 나오는 하나의 사건일 뿐”이라며 “중요한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꼭 이날을 기억하고 대학생들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적 사건의 의미가 희석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면서도 “기념일 자체를 기억하기보다 민주주의와 인권 등 32년 전 광주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씨줄날줄] 강철 서신/구본영 논설위원

    5공 정권 때인 1980년대 중반.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에 적을 걸고 늦깎이로 대학가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매캐한 최루탄 냄새야 곧 익숙해졌지만, 대자보 속 ‘위수동’ ‘친지동’이란 용어는 참 낯설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가리키는 ‘위대한 수령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약어임을 알게 될 때까지는. 유신체제하에서 대학을 다녔던 기자는 운동권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12·12사태와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거치면서 반미 자주파가 운동권의 주류로 자리잡았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운동권 헤게모니 교체의 주역이 누구인지는 당시엔 몰랐다. 강철이란 필명으로 대학가에 주체사상을 퍼뜨린 김영환이 ‘강철 서신’의 주인공임을 스스로 고백하기 전까진 말이다. ‘원조 주사파’ 격인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49일째 억류 중이라는 소식이다. 그는 주체사상의 고향인 북한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전향한 뒤 북한 인권운동에 전념해 왔다. 탈북자를 돕다가 체포됐다는 소문이지만, 중국이 그에게 국가안전 위해죄라는 죄목을 씌우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평소 북한정권의 체제 전환을 주장해온 그인지라 북한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그는 1999년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사상전향서를 쓰고 풀려났다. 그런 그가 중국에서 고초를 겪고 있다니 여간 안쓰럽지 않다. 하지만 더욱 딱한 쪽은 우리 사회 내에서 아직도 주체사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일 듯싶다. 1991년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난 청년 김영환은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작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기야 주체사상 이론가인 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도 탈북했으니….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할 게다. 더욱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루는 데 젊음의 열정이 큰 구실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대 때 마르크시스트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40대까지 그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까닭에 대학가 운동권 일각에서 원조 주사파마저 오래전에 버린 주체사상을 아직도 붙들고 있다면 시대착오 그 자체가 아닐까. 최근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 청년들의 폭력 사태를 보면서 새삼 느끼는 소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대학가 축제 암표로 얼룩

    “표는 원하시는 대로 구할 수 있습니다. 장당 2만원.” 대학가 축제에 때 아닌 암표가 극성이다. 일부 학교의 축제 티켓은 정가의 2배 넘게 거래되기도 한다. 지난 9일 연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세연넷’에는 일부 응원단원이 응원단에 무료 제공된 티켓을 비싼 가격에 거래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응원단원으로 밝혀진 이용자가 11일 열린 축제 ‘아카라카’의 1만원짜리 티켓을 2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티켓 수량은 제한돼 있는데, 판매자는 “원하는 만큼 표를 구할 수 있다.”고 밝혀 부당 거래 논란은 더욱 커졌다. 사태가 확산되자 응원단은 10일 사과문을 통해 “암표 거래는 응원단 출신 졸업생 A씨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응원단이 관행상 선배들에게 10장씩 지급해 온 티켓 중 4장을 A씨가 지인 B(29)씨에게 넘긴 것. 하지만 축제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B씨는 A씨와 티켓 처리를 두고 상의했고, A씨는 세연넷을 통해 판매할 것을 권유했다. 두 사람은 세연넷 계정이 없어 B씨는 A씨가 응원단 후배 C(21)씨에게 빌린 계정을 통해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A씨와 C씨 모두 B씨가 티켓을 비싼 가격에 되판다는 사실을 몰랐다. B씨는 A씨에게 받은 초대권뿐 아니라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산 티켓도 비싼 가격에 거래했다. 응원단은 B씨가 이 과정에서 18장의 티켓을 구해 모두 12만 6000원의 이득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B씨가 통화 목록을 지워 정확한 거래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없지 않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4일부터 축제 티켓 판매를 시작한 고려대 역시 5월이면 티켓 거래 글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붐빈다. 이처럼 암표가 성행하는 이유는 유명 가수들이 참여해 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대학 축제 티켓은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비싸게 거래된다. 지난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연세대의 아카라카 티켓을 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응원단 역시 이 같은 실태를 파악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강철서신’ 김영환등 한인 3명 中공안에 체포… 50일째 구금

    1980년대 대학가 주체사상의 교범이었던 ‘강철서신’의 작가로 유명한 김영환(48)씨가 중국 동북 지역에서 다른 한국인 3명과 함께 공안에 체포돼 50여일째 구금돼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김씨와 A(43), B(41), C(31)씨 등 4명은 지난 3월 29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공안에 체포됐다. 김씨 등은 직접적인 탈북자 지원 활동이 아닌 관련 회의를 하다가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선양총영사관은 지난달 26일 구금된 김씨에 대해 영사 면담을 실시하고 건강과 인권 침해 여부 등을 점검했으나 특이점은 없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안정성 높은 브랜드 도시형 생활주택이 ‘알짜’

    안정성 높은 브랜드 도시형 생활주택이 ‘알짜’

    도시형 생활주택에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에 꾸준히 공급해 오던 소형 건설사들은 물론 중대형 건설사들도 브랜드를 걸고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적은 브랜드 도시형생활주택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실수요자들도 브랜드 단지를 먼저 찾는다. 브랜드 단지는 건설업체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명패인 까닭에 유명 브랜드 단지는 그 만큼 품질력에서 앞선다. 또한 브랜드 파워는 주택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높이는 주요 잣대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브랜드 파워가 높은 단지는 실수요자들의 인지도가 높고 이는 곧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아지면 찾는 사람이 늘어 향후 거래하기도 유리하다.” 면서 “거래가 유리하다는 것은 집을 파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고 가격 협상을 보다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이 많아지고 사기와 과대 광고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투자 안정성이 높은 곳을 잘 골라야 한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허가 건수는 무려 8만3859가구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0년 2만5000가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시행사가 부도가 나면 투자자들은 긴 법정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비용과 시간, 그동안의 마음 고생까지 더하면 아무래도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시행사나 시공사가 브랜드를 걸고 공급에 나설 때는 사업성이 검증된 경우가 많아 위험이 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솔깃한 광고나 홍보에 속아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허위 과장광고를 잘 구분해야 한다.”면서 “시행사나 자금 관리를 투명하게 하는 신뢰도 높은 회사의 브랜드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대표적인 광역상권 지구인 주안역 인근(인천 남구 주안동 115-1번지 일대)에서 분양되는 도시형 생활주택 ’주안역 웰가’는 이처럼 투자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만하다. 주안역 웰가는 한국토지신탁이 사업을 주관하고 개발신탁방식으로 사업비 일체를 조달한다. 최근 소형 건설사가 시행과 시공하는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준공 전 부도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주안역 웰가는 한국토지신탁의 자금관리를 통해 사업이 진행되어 안전하며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5층, 316가구(실) 규모로 전용 40~65㎡형 오피스텔 36실, 전용 15㎡형의 도시형생활주택 28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주안역은 인천에서 손꼽히는 상업지역이다. 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학 등 대학가와 인접해 있으며, 인천 청라지구와 송도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의 중심에 있다. 부지와 인접해 금융시설, 오피스타운, 산업단지, 관공서 등이 가깝고 홈플러스, 길병원, 종합버스터미널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또한 교통도 편리해 서울 및 인천 등 각지로 이동이 가능하다. 지하철 1호선 주안역과 직선거리로 400m가량 떨어져 있는 초역세권이며 2014년에는 인천지하철 2호선도 개통해 환승역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주안역과 연결되는 인천 시내버스 노선의 70%가 경유해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주안역길 대로변에 있어 인천 중구와 동구 등을 자동차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서울 및 수도권 각지로 통하는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췄다. 제1·2경인고속도로, 경인국도를 통해 서울 및 인천 전 지역과 연결돼 있고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일산, 과천 등 수도권 접근성도 뛰어나다. 개발호재도 풍부해 향후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연장 29.2Km, 27개역이 신설되는 인천 지하철 2호선이 2014년 전구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인천시는 26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주안역 역세권의 약 36만㎡를 재정비하는 사업을 2013년까지 끝낼 계획이다. 또한 주안뉴타운, 도화뉴타운 등 인근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사업도 진행 중으로 지역의 생활인프라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주안역 웰가는 158㎡의 넓은 공개공지를 확보해 쾌적성을 높였으며, 법정기준의 2배가 넘는 주차공간을 갖췄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법정 기준으로 약 35대의 주차공간만 확보하면 되지만 114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안목 치수를 적용해 입주자들에게 넓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안목치수란 벽체 중심선을 기준으로 측정하던 전용면적을 실제 벽면에서부터 측정하는 것이다. 벽체의 두께를 빼고 면적을 측정하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라도 이전보다 실사용면적이 넓어진다. 욕실에는 샤워부스를 설치하고 엘리베이터도 3대를 마련해 입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주안역 웰가는 인천 남구 주안동 130-3번지, 전시문화 빌딩에서 인테리어와 평면설계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샘플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지금&여기] 미친 천재가 나오려면/오상도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미친 천재가 나오려면/오상도 산업부 기자

    마크 저커버그가 20세의 젊은 나이에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이어준다.’는 상상력으로 페이스북을 개발한 배경에는 그의 인문학적 통찰력이 숨어 있었다. 그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또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로마 신화를 탐독했다. 고대 역사와 문학 등에 조예가 깊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문학적 상상력의 세계가 페이스북의 지향점임을 알 수 있는 사례다. 애플의 전설적 최고경영자(CEO)인 고(故)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다. ‘인문학과 융합된 기술만이 인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 살았다. 젊은 시절 인도로 명상 여행을 떠나 삶의 본질을 파고들기도 했다. 저커버그나 잡스는 사실 기술자가 아닌 창조적 사상가에 가깝다. 이런 천재들이 산업계에 불러온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5일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 “우리 건축설계 분야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세계가 인정하는 ‘미친 천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현실은 어떤가. 우리 사회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대중적 열기는 몇 년째 식지 않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정치 철학서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주민센터에선 인문학 강좌가 개설돼 수강생을 끌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비롯해 우리 삶에서 불확실성이 쉽게 걷히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의와 도덕, 자유와 같은 본질적 가치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해졌다는 뜻이다. 대학가에선 여전히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 분야가 상품성의 결여로 홀대받고 있다. ‘스펙’이 강조되는 취업전선과 무한경쟁이 지배하는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모순 탓이다. 건축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술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린 채 대기업과 다름없는 대형 건축설계사무소가 즐비하고, 중소 사무소는 불황 탓에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 속 여주인공 서연의 집처럼 ‘사람’이 담긴 건축물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위정자들이 ‘미친 천재’를 기대하기에 앞서 미래 세대가 꿈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우울증/임태순 논설위원

    멕시코의 한적한 어촌에 사는 어부가 먹을 만큼의 고기를 잡은 뒤 콧노래를 부르며 집에 가고 있었다. 관광 온 미국인 투자전문가가 어부에게 “부자가 되게 해줄 테니 앞으로 고기를 더 많이 잡아 오라.”고 제안했다. 부자가 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니 미국인은 멋진 해변가에 가서 낚시도 하면서 재미있게 살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멕시코 어부가 그 삶이나 지금의 삶이나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자 미국인은 아무런 말도 못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우리나라 부모들만큼 ‘다음’ 또는 ‘내일’을 중시하는 사람들도 드물다. 자녀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면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지금보다 대학가기 전인 고등학교 성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힘들게 공부해 세칭 명문대에 진학하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다. 이젠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결혼하면 알뜰살뜰 모아 집을 장만해야 하고 다시 자녀들을 좋은 학교로 보내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인터넷 교육방송에서 들은 이야기이지만 공감이 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오늘은 없고 내일만 바라보는 이러한 삶의 자세는 부모에게서 자녀에게로 고스란히 대물림된다. 서울 서초·강남·양천 등 이른바 ‘명품학군’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우울증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는 학생은 1000명당 서초구 7.4명, 양천구 7.2명, 강남구 6.8명으로 서울시 평균(5명)을 웃돈 것은 물론,종로(2.9명), 중구(3.4명), 동대문구(3.9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은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학업 스트레스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보장으로는 교육만 한 게 없겠지만 교육으로 인해 자녀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부모들은 등골이 휜다면 우리 모두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청소년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반면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25위로 바닥권일 정도로 지독한 모순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우리들이다. 자녀들을 위해 연간 20조원의 사교육비를 쓰며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히고 있으니 부모들이 행복할 리 없다. 대한민국에서 기독교, 불교 등 종교가 성행하는 것도 오늘보다도 내일, 내세를 생각하는 국민들의 삶의 자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젠 삶의 자세가 오늘, 현재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미래를 위한 준비기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지금 여기’(now&here)에 충실하고 몰두해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3040’ 新복고 열광하라

    ‘3040’ 新복고 열광하라

    요즘 대중문화계는 1990년대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세시봉’ 열풍에서 비롯된 7080 문화가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1990년대의 문화를 추억하는 ‘신복고’ 열풍이 한창인 것. 대중문화의 생산자와 소비자들은 왜 1990년대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신복고 열풍의 선두주자는 누가 뭐래도 영화 ‘건축학개론’(①)이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는 250만 관객을 넘어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이 영화는 1990년대 대중문화 정서를 관통하고 있다. MP3 대신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휴대 전화 대신 무선 호출기(삐삐)로 연락을 주고받던 시대적 배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 삽입된 가요들은 당시의 추억을 더욱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한국형 발라드의 중흥기를 대표하는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X세대의 통통 튀는 가사로 인기를 끌었던 015B의 ‘신인류의 사랑’ 등은 단순한 OST를 뛰어넘어 당시의 시대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하나의 영화적 장치다.  영화 ‘댄싱퀸’(②)의 엄정화도 극 중에서 ‘신촌 마돈나’로 이름을 떨쳤던 91학번으로 등장하고,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도 노태우 정권 때 범죄와의 전쟁을 펼쳤던 1990년대 사회상이 영화적 배경으로 등장한다. 영화계에서 ‘가까운 과거’인 1990년대의 문화를 영화적 소재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한국 대중음악은 황금기였던 1990년대 가요에 대한 향수도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③)은 1990년대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한 특집 ‘청춘 나이트’를 방송해 큰 호응을 얻었다. 출연진은 김건모, 현진영, 박미경, 구준엽, 김조한, 윤종신 등 발라드와 댄스 음악으로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들이었다. 당시 히트곡이 이어지자 현장의 방청객은 열광적으로 환호했을 뿐만 아니라, 3040 시청자들이 “모처럼 신나는 무대였다.”는 평을 인터넷에 줄줄이 달았다.  1998년에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그룹 신화의 컴백도 복고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24~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신화 14주년 기념 콘서트 ‘더 리턴’(④)에는 20~30대 여성 팬들이 대거 몰렸다. 신화와 학창시절을 보내다 지금은 직장인이 된 팬들은 ‘으쌰으쌰’, ‘퍼펙트 맨’ 등 신화의 히트곡을 따라부르며 추억을 곱씹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1990년대 LP음악 틀어주는 주점 ‘밤과 음악사이’에도 당시 향수를 느끼려는 3040들이 몰려들고 있다.  1990년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때가 대학가에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시기로서 두 문화가 공존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1990년대는 386의 집단주의 대신 개인주의 문화가 들어오고, 대중문화가 캠퍼스로 본격적으로 유입된 시기”라면서 “15~20년 전 비교적 가까운 시대인 ‘신복고’는 아련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아날로그 정서가 남아있기 때문에 3040은 물론 그 윗세대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왕자웨이의 영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유행하던 ‘90년대 학번’들은 문화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한 첫 세대였다. 쿨하고 세련된 도시 감성과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공존하던 1990년대는 현재의 감수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90년대, 2000년대 영화계가 20년 전인 70, 80년대 복고가 유행했는데, 올해 유행하는 90년대 신복고도 이런 ‘빼기 20년 법칙’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문화의 중흥기였던 90년대 학번들이 이제는 문화 콘텐츠의 중추적인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등장했다는 점도 ‘신복고’ 열풍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을 비롯한 90년대 학번 감독들이 영화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과 1994년에 데뷔해 전성기를 맞았던 박진영은 YG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가요계를 이끌고 있다.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안정된 3040들도 대중문화를 소비하는데 적극성을 띠는 것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성시권씨는 “7080세대의 세시봉 열풍과 10대 아이돌 음악 사이에서 즐길 문화가 부재했던 세대들에게 90년대 문화의 부활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면서 “마케팅에서 경제력을 갖춘 3040을 안정적으로 공략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94학번 홍민수(36)씨는 “90년대가 바로 전인 것 같았는데, 벌써 추억으로 소비되니까 좀 씁쓸하기도 하지만 반갑기도 하다.”면서 “IMF 전 90년대는 문화적으로 상당히 풍족했고, 가요계에는 김건모, 신승훈, 듀스, 015B 등 좋은 음악, 가수들이 많아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김동률, 이적의 소속사인 뮤직팜의 강태규 이사는 “음반으로 음악을 소비하던 1990년대는 생산자와 수용자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대중음악의 호황기였다.”면서 “당시 수혜세대인 90년대 학번들은 능동적으로 문화를 소비하고 참여하는 습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문화 콘텐츠의 측면에서도 당분간 신복고 열풍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은주·김정은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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