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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양희은과 심수봉/이용원 논설위원

    ‘아침 이슬’의 가수 양희은이 데뷔한 해는 1971년이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강대에 갓 입학한 19세 소녀는 곧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1960년대 말 태동한 청년문화는 가요계에 ‘포크’라는 새 장르를 선보이던 참이었다. 당시 가요는 트로트와, 미국의 영향을 받은 스탠더드 팝이 양분하고 있었다. 단발머리에 청바지가 딱 어울리는 소녀는 ‘아침 이슬’‘작은 연못’ 등, 이전에 볼 수 없던 서정성과 사회성이 짙은 노래를 맑고 고운 목소리로 사회에 퍼뜨린다. 그러나 75년 대마초 사건이 발생해 포크 계열 가수들이 대부분 퇴출당하고, 그녀의 음악적 동반자인 김민기마저 그 전해 강제입영되자 양희은의 목소리는 차츰 잦아든다. 심수봉은 197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본선 무대에서 그녀는 피아노를 치며 ‘그때 그사람’을 열창한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팬들은 느닷없는 트로트의 등장에 어색해 할 뿐이었다. 이듬해 음반이 나오자 심수봉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영광은 길게 가지 않았다. 음반 출간 6개월만에 ‘박정희 암살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녀는 나락으로 굴러떨어진다. 이어 등장한 전두환정권은 ‘아무 이유없이’ 그녀에게 활동정지 명령을 내린다.‘심수봉 시대’는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1970∼80년대 젊음을 보낸 ‘7080 세대’에게 양희은과 심수봉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름이다. 두 사람은 데뷔 과정부터 추구한 음악과 애호층에 이르기까지 상반된 이미지를 띠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둘 다 확고한 자기세계를 지닌 당대의 아이콘이었다는 점에서 취향에 상관없이 7080 세대에게는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다. 그 양희은과 심수봉이 오는 17일 합동무대인 ‘양·심 콘서트’를 연다. 양희은이 7년째 진행을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서다. 양희은과 심수봉은 여느 가수는 겪지 않는 정치적 외압을 경험했다. 그리고 두 사람 다 가수로서의 좌절 끝에 개인적인 어려움에 길게 시달리기도 했다. 이제 50줄에 들어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오래 소식 끊긴 누이를 재회하는 듯한 반가움을 준다. 아마 그것은 역사가 주는 해피엔딩의 선물일 게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北은 마피아형 군사독재”

    북한인권국제대회 이틀째 회의에선 주체사상에 심취했다 북한정권 공격수로 변신한 ‘386투사’ 김영환(시대정신 편집위원)씨와 탈북자 강철환(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씨의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강철환씨는 92년 입국,‘수용소의 노래’란 책을 써 백악관으로 초대되기도 했다. 김영환씨는 서울대 82학번으로 당대 운동권을 풍미한 ‘강철서신’의 저자. 서울 미문화원 방화사건 주역 함운경씨와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가에 주체사상을 ‘수입’한 것으로도 알려진 그는 이날 발표에서 “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북한은 보스 1인 중심의 ‘마피아형 군사독재체제’”라고 규정했다. 김씨는 “북한의 사회주의적 요소는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완전히 파괴됐고, 더 이상 사회주의 사회도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함운경(열린정책연구원 센터장)씨는 이날 참석하진 않았으나 자료를 통해 “만일 우리사회에서 정치인의 잘못으로 나라가 거덜나고 국민들이 굶주려 죽는다면 지도자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이같은 원칙, 기준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94년 문익환 목사님이 주도한 자주평화통일 민족회의에 몸담고 통일운동을 하면서 북한을 가장 가깝게 대면했고 그 때 환상과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북한은 남쪽 사람들을 자신의 수족처럼 생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간지 기자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로 일하는 강철환씨는 자신이 10년 동안 수용돼 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독일 나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와 같은 것이 북한의 수용소”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명단을 발표, 국제사회가 압력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을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연계하면 인권문제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수정 김준석 기자 crystal@seoul.co.kr
  • [서울戀街](6)신촌거리

    [서울戀街](6)신촌거리

    신촌(新村)은 대학가와 함께 서울시내에서 가장 ‘젊은 거리’이다. 이름뿐이 아니다. 인근 연세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학생뿐 아니라 서울시내 젊은이들이 ‘청춘’을 향유하는 장소다. 신촌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문화의 공간이었다. 많은 음악인들과 연극인들은 이곳에서 각박한 현실을 쓴 소주로 달래며 예술의 열정을 불살랐다. 이후 신촌은 ‘소비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다양한 문화 공간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뜻맞는 이들과 겨울밤 추위를 술 한 잔에 날려 버리기에 신촌만 한 곳도 많지 않은 까닭이다. ●신촌수제비 15년 넘게 수제비를 떼어온 집이다. 사골 국물에 감자와 호박, 당근이 들어간 전형적인 수제비 맛이다. 양도 푸짐해 끼니 때면 수십 미터의 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함께 먹는 김밥 맛도 괜찮다. 두명이서 수제비와 김밥 1인분씩만 시켜도 든든하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수제비 3500원 김밥 1500원.334-9252. ●이끼 1990년대 후반 납작한 돈가스만이 전부라고 여겼을 시절 치즈·야채·김치를 속에 채우고 김밥처럼 고기를 말아 만든 ‘롤가스’를 선보였다. 이곳에서 히트를 치자 홍익대·명동·대학로 등지에도 분점이 생겨났다. 김치치즈·카레치즈·고구마치즈 롤가스 등이 있으며 24시간 이내의 생고기를 쓴다. 공예품 같은 접시·사각사각한 무생채·후식으로 나오는 콩알껌은 이끼만의 특징이다. 가격대는 5000∼8000원선.337-1089. ●파스타12 은은한 조명 아래 아기자기한 소품이 놓여 있어 소개팅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고소한 두유에 크림소스의 부드러움을 가미한 두유 카르보나라·두유 버섯크림 스파게티(각각 7500원)가 특이하다. 오전 11시∼오후 5시에는 스파게티를 샐러드·음료와 함께 내놓는 런치세트를 6000∼6500원으로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스파게티는 모든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샐러드·음료는 무한정 리필된다. ●복성각 고추기름, 청양고추, 시금치 등의 식재료로 갖가지 색깔의 자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른바 파란 자장, 빨간 자장, 노란 자장 등이다. 밀가루를 넓게 펼쳐 만든 굵은 손칼국수 같은 면에 감자를 썰어넣은 납작자장도 유명하다. 이쯤되면 주인이 메뉴개발을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 읽을 수 있다. 여느 중국집과 달리 젊은층의 기호에 맞게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했다.5∼10명이 식사할 수 있는 작은 방들도 많아 학생들의 단체 회식장소로 애용된다.364-1522. ●만리향 규모는 아담하지만 중국 분위기를 자아내는 빨간색 간판으로 눈길을 확 끈다. 중국인 아주머니의 서비스에 불만스러운 목소리도 들리지만, 신라호텔 출신의 주방장이 만드는 사천식 요리를 먹기 위해 손님들은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여름에는 땅콩버터를 풀어놓은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이 담긴 중국식 냉면이 인기다.393-5863. ●간사이 일본풍의 선술집 분위기가 풍기는 일본 음식 전문점. 신촌 지역에 일본식 라면을 처음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한국인으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한동안 일본인이 운영했다. 육수에 일본식 된장을 풀어 숙주를 잔뜩 넣고 편육 두어점을 띄운 미소라면 등 메뉴가 40여가지나 된다.332-1333. ●진미락 도시락 전문점으로 노란색 간판의 허름한 외관만 보고 섣불리 지나치면 안된다. 직접 맛을 보면 진미락이 1985년부터 신촌의 금싸라기 자리를 꾸준하게 지키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도시락 메뉴(4500원짜리)에는 도시락 그릇에 오이무침, 계란말이, 생선튀김, 어묵 등 갖가지 반찬이 정성스레 나와 학창시절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떠올리게 한다. 햄버그스테이크, 돼지 불고기·돈가스 도시락은 각각 4000원. ●완차이 홍콩식 중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아주매운홍콩홍합. 중국 사천고추와 우리의 청양고추 등이 홍합과 함께 어우러져 놀랄 만큼 매우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마파두부밥도 ‘강추’ 요리. 특유의 소스 맛과 함께 야들야들한 두부와 고기를 씹는 맛이 일품이다. 자장, 짬뽕, 탕수육 등 중국집 기본 메뉴도 웬만한 곳보다는 낫다. 아주매운홍콩홍합 2만원, 마파두부밥 6000원.392-0302. ●가문의 우동 조개·오징어·낙지 등 갖가지 싱싱한 해물이 들어간 나가사키 짬뽕(6000원)은 추운 겨울에 훅훅 불어먹는 재미가 있다. 먹을수록 매워지지만 속풀이로 먹기에 딱이다. 볶음식인 해물야키우동(5000원)은 매콤달콤한 소스가 독특하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음식 맛을 돋운다.325-8325. ●면빠리네 서울에서 라면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다시마, 미역, 고추장 등으로 직접 만든 수프로 맛을 낸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해짬라면’. 양은냄비에 조개와 오징어 등의 해물과 다섯가지 야채 등이 어우러지면서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예술이다.‘김콩라면’(김치콩나물라면),‘오너라면’(오뎅너구리라면)도 인기다. 가격은 3000∼3300원선.그놈이라면도 식도락가라면 놓쳐서는 안될 곳이다.324-6574. ●송아저씨빈대떡 대나무로 만든 간판에 발길을 멈추게 하는 집. 가게 안과 천장, 벽 등이 모두 나무로 돼 있다. 인기 메뉴는 모둠전. 동그랑땡과 깻잎전, 부추전 등 7가지의 전들이 푸짐하게 나온다. 무척 부드러우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모둠전과 해물야채전 등이 1만 3000원.338-4919.동래파전도 부산파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밖에 신촌 먹자거리에 있는 신촌영양센터와 신선설농탕, 현대백화점 후문 맞은편의 함흥냉면도 괜찮다. 특히 신촌영양센터는 젊은 층을 위해 통닭 반마리·빵·수프·샐러드로 된 런치세트를 5500원에 내놓는다. 김유영 이두걸기자 carilips@seoul.co.kr ●섬 신촌이 원래 ‘젊고 활기찬 공간’보다는 시대의 어둠에 고뇌하던 젊은 지성들의 공간이었음을 증명하는 몇 안되는 곳이다. 1981년 고(故) 유향숙씨가 현재 먹자거리 자리에 가게를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술 한잔과 함께 민주주의를 염원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시인 김정환씨, 소설가 김인숙씨 등 유명인사들도 이곳을 아꼈다. 유씨가 2003년 11월 지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창천교회 뒤편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섬의 새 주인도 이곳 단골출신이다. 국산병맥주 4000원선. 안주는 단출한 편이다.392-7896. ●태 1998년부터 독수리다방 뒤편 지하에 둥지를 튼 술집이다. 네댓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발을 내딛는 순간 향긋한 인도 향과 이국적인 장식품이 손님을 맞는다. 흡사 외국 바에 온 듯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은 음악. 70년대 하드록부터 얼터너티브록, 브릿팝, 모던록, 하드코어 등 다양한 록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분위기에 맞는다면 곡 신청도 가능하다. 가격도 무겁지 않다. 맥주는 3000원, 양주는 5만원부터 시작한다.365-3824. ●Studio 70’s 이름처럼 70년대 선술집의 편안한 분위기다. 비틀스와 이글스와 시카고 등 8000여장이 넘는 70년대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는 간단한 공연 무대도 있다. 신촌블루스 엄인호씨 등 뮤지션들이나 프로급 아마추어 손님들이 가끔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우드스탁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기울일 수 있는 곳. 이름처럼 60년대 히피 운동을 선도했던 ‘플라워무브먼트’ 세대 음악과 70년대 하드록을 주로 들을 수 있다. 연세대 어학당에 다니는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다.334-1310. ●벨벳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가볼 만한 곳. 벨벳언더그라운드는 60년대를 풍미했던 록 그룹. 폴 매카트니, 지미 페이지, 지미 헨드릭스 등 시대를 풍미했던 록 스타들의 얼굴이 가게 벽면에 새겨져 있다.336-8635.도어스에서도 ‘빵빵’한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맘껏 들을 수 있다.334-5463. ●원조껍데기집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웬만한 안주가 3000원이 넘지 않을 정도로 싸다. 이름 그대로 이곳은 돼지껍데기가 주 메뉴다. 쫄깃쫄깃하면서도 담백한 껍데기는 비위 약한 사람도 곧잘 먹을 정도로 괜찮다. 새벽까지 가게가 시끌벅적할 정도로 인기다. 껍데기 3장에 3000원.‘가장 비싼’ 소갈비살양념구이와 안창살이 5000원이다. ●미네르바 1975년부터 문을 연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이다. 특히 지금껏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클래식 전문 커피숍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커피맛 역시 역사만큼이나 그윽하다. 모카, 브라질산토스, 과테말라 등 10여종의 원두커피가 준비돼 있다. 직접 내려먹다 보면 커피향이 온 몸을 감싼다.3500∼4000원 선으로 저렴한 편. 리필은 1000원을 더 내면 된다.3147-1327. ●몽환(夢幻) ‘복합문화놀이공간’을 표방한 클럽. 붉은 색의 어두운 조명 아래 중국풍의 고가구가 몽환적인 음악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아담한 건물을 통째로 쓰는데 지하는 클럽,1층은 라운지,2층은 갤러리 카페로 쓴다. 친구네 집에 놀러온 것처럼 신발을 벗고 방석에 앉아 푹신한 쿠션에 기대어 술이나 음료수를 마실 수 있다. 때때로 2박3일 동안의 ‘48시간 파티’ 등 독특한 컨셉트의 파티가 열린다.325-6218. ●향음악사 몇 안 남은 음악전문 카페와 함께 신촌이 한때 음악인의 거리였다는 것을 방증하는 곳이다. 바깥에서 보는 매장은 좁은 편이지만 허공과 벽에는 빼곡히 앨범이 쌓여 있다. 이곳만의 특징은 한국 인디음악 등 쉽사리 구하기 힘든 앨범이 거의 다 있다는 점이다. 핫트랙이나 신나라레코드에 없더라도 이곳에서는 구할 수 있어 음악마니아 치고 향레코드를 이용해보지 않은 이는 없다. 인터넷(hyangmusic.com)에서도 주문할 수 있다.337-7598. 이두걸 김기용기자 douzirl@seoul.co.kr
  • 대구 ‘원룸촌 발바리’ 잡혔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5일 대학가 원룸 밀집지역 등을 돌며 상습적으로 강도및 강간 행각을 벌여온 대구판 ‘발바리’ 신모(31·무직)씨를 구속했다. 신씨는 지난 8월5일 오전 2시쯤 대구시 달서구의 한 원룸 옥상에서 밧줄을 이용해 김모(20·여·대학생)씨의 집에 들어가 김씨를 성폭행한 것을 비롯해 최근 3년 동안 모두 24차례에 걸쳐 비슷한 수법으로 대구지역 여대생과 독신녀 등을 상대로 강도·강간 행각을 벌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는 주로 여성들이 혼자 사는 원룸지역을 돌아다니다 창문이 열려 있거나 혼자 귀가하는 여성들을 뒤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신씨는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 못하게 성폭행 장면을 캠코더로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신씨로부터 전자충격기와 복면 등을 압수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는 피해 여성들이 수치심 등으로 신고를 꺼리는 것을 악용해 수시로 강간을 일삼아 왔다.”면서 “혼자 사는 여성의 경우 성폭력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등 각별히 신경써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연세대생 131명·부모 122명 조사해보니 이념성향 보수화 뚜렷

    연세대생 131명·부모 122명 조사해보니 이념성향 보수화 뚜렷

    대학생들의 의식구조가 ‘보수’ 쪽에 크게 치우쳐 있음이 실증 연구로 확인됐다. 특히 행동방식은 예전처럼 ‘강경’에 가까워 부모세대의 ‘온건한 보수’와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 교수는 연세대생 131명과 이들의 부모 122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태도를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 사이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이념적 보수화 경향이 분명했다고 4일 밝혔다. ●‘자본주의가 노동자 착취´에 66%가 “NO” 가장 보수적인 쪽을 1, 가장 급진적인 쪽을 14로 놓았을 때 대학생들의 ‘급진·보수’ 지수는 4.65로 부모세대의 3.89와 큰 차이 없이 뚜렷한 보수성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지수 8 이상이어야 급진으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대학생들의 성향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또 가장 보수적인 쪽을 7, 가장 급진적인 쪽을 21로 보았을 때 대학생은 13.52로 강경한 쪽에 위치했다. 반면 부모들은 15.22로 온건 성향이 더 강했다.14 미만은 강경,14 초과는 온건으로 본다. 이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영국 심리학자 아이젠크의 사회 태도 검사를 실시했다. 아이젠크의 검사는 ▲자본주의의 도덕성 ▲사유재산제도 ▲기간산업의 국유화 ▲병역 의무 ▲낙태 등 50가지 문항에 대해 찬·반 여부를 조사한다. 세부항목에서 대학생들은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착취하는가.’라는 사회주의 명제에 66%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그렇다.’는 답은 7명 중 1명꼴인 14.5%에 그쳤다. 기간산업이 국유화되면 관료화와 능률저하 등을 초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69.5%가 ‘그렇다.’고 해 사회주의 시스템에 부정적인 견해가 뚜렷했다. ●“정치운동 목표 상실·취업난 탓” 분석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이 보수화되는 이유로 문민정권의 정착으로 대학가 정치운동의 목표가 사라졌고 취업난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약화된 것을 꼽고 있다. 또 진보적이라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경제난이 지속돼 정치적 실정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든다. ●“시장경제·민주주의 옹호로 봐야” 그러나 대학생들의 보수화는 과거 독재에 대한 선호와는 상관이 없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건전한 보수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사를 진행한 이 교수는 “대학 사회에서 이념 논쟁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홍성태 교수는 “한국 사회의 ‘보수화’라는 말에는 여러 함의가 있기 때문에 ‘보수화=친일=독재=반공=친박정희’라는 등식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주말탐방] ‘1년 6억 수입’ 은 전설…사발면 팔아 유지

    [주말탐방] ‘1년 6억 수입’ 은 전설…사발면 팔아 유지

    “요즘은 애들이 우르르 몰려오지 않아요. 혼자 와서 한두 시간 버티는 게 고작이죠. 그러니 장사가 되겠어요?” 서울 천호동에서 5년째 PC방을 운영하는 강모(43)씨. 그는 다음달부터 생업인 PC방을 접기로 했다. 강씨는 원래 작은 건설회사 현장소장 출신이다. 몇달씩 지방 공사현장을 전전하는 게 견디기 힘들어 지난 2001년 집을 전세로 옮기면서 마련한 1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스스로 게임광인 데다 컴퓨터 조립 정도는 가능한 실력이라 자신이 있었다. 처음 2년은 버틸 만했다. 아내와 낮밤 교대로 근무해야 했지만 월 200만원 이상은 건졌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장기 불황’에 빠졌다. 단골 학생들이 점차 취업하면서 빈 자리가 하나둘씩 늘었다. 요즘은 한두 시간짜리 ‘나홀로족’이 대부분이다. 집에 돈을 못 갖다준 게 벌써 넉달째. 음료수와 사발면 수익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 거기다 내년부터 전면 금연까지 실시되면서 폐업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PC방이 처음 출현한 것은 지난 1995년. 사무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서구식의 ‘인터넷 카페’로 출발했다.PC방의 ‘부흥’은 게임의 ‘전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와 따로 생각할 수 없다.1998년 스타가 등장하면서 일정사양의 컴퓨터와 인터넷 전용선이 마련된 PC방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PC방이 스타와 함께 경이적인 정보기술(IT)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당구보다 싼 시간당 2000원대 요금도 신장세에 한몫했다.‘신촌에서 PC방을 열어 1년 만에 6억원을 건졌다.’는 신화도 공공연히 떠돌았다. 1998년 3000여개에서 PC방은 2000년 2만개를 돌파했다.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던 PC방은 2001년 2만 2500여개를 정점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2만개까지 감소했다.PC방 금연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에는 1만 5000여개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우리 PC방에서 스타 같이 할까?” “아니, 난 집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3 할래.” PC방 몰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이 가운데 ‘끼리 문화의 퇴조’에 기인한다는 해석이 힘을 받고 있다. PC방 붐을 이끌었던 이들은 이른바 신세대. 지금은 20대 후반∼30대 초·중반에 해당한다. 공동체의식이 강했던 1980년대 학번의 영향을 아무래도 많이 받은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 있어 PC방은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이를 매개로 ‘함께’ 노는 곳이었다. 스타도 편을 짜 하는 ‘팀플레이’ 중심으로 즐겼다. 이 세대들이 모이면 PC방으로 2·3차를 가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반면 ‘N세대’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들에게 게임은 혼자 즐거우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각자가 경쟁하는 카트라이더나 와우3를 훨씬 선호한다. 떼지어 갈 필요가 없어졌다. 집에서 게임을 해도 된다. 교류는 싸이월드 등 미니홈피에서 해도 충분하다.10대 후반∼20대 초반인 이들이 바로 PC방의 주고객이다. 콘텐츠경영연구소 위정현(중앙대 상경학부 교수) 소장은 “N세대들은 어두컴컴한 이미지의 PC방을 가면서까지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PC방이 세대변화와 다원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다른 원인으로는 가정 인터넷 환경의 개선을 꼽을 수 있다.PC방 붐-인터넷 전용선과 개인 PC의 폭발적 증가-PC방 고객 감소로 이어졌다. 이밖에 ▲시간당 500원 PC방 출현 등 과도한 가격경쟁 ▲금연구역 확대 ▲유료 인터넷 게임 증가 등도 그 배경이다. PC방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지난 4월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서울 등 6개 광역시의 700개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2.9%가 ‘사양산업으로 되거나 점차 위축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긍정적으로 내다본 업주는 12.9%에 불과했다. 내년에 전면 금연까지 시행되면 PC방 업계는 ‘직격탄’까지 맞게 되는 셈이다. 오락 중심의 ‘한국형’ PC방은 아시아권에서 일종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태국, 베트남 등에서는 ‘PC Bang’이라는 명칭이 일반명사로 쓰인다. 중국에는 우리식 PC방이 25만여개나 된다. 업계의 불황은 PC방 콘텐츠 수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PC방 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문화, 고급화로 다양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순천향대 겸임교수) 소장은 “가족이 게임과 함께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 수 있는 복합레저관으로 PC방이 변모하는 등 다양한 욕구와 변화를 수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CIA 한국인 요원 급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랍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공작원 및 분석가 양성에 부심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한국어의 경우 북한 핵문제 때문에 핵심 외국어로 부상했지만,CIA 내에는 한국어 능통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미국의 북한 전문가 중 한국어 능통자는 10%도 안되며,CIA 정보 분석가 중 40%는 내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CIA는 9·11 이후 핵심 언어에 능통한 전문가나 해외 공작원을 50% 늘리기 위해 신문 광고를 내고 대학가 등지에서 연평균 800여 차례의 구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 등지에서 발행되는 한국 교포 신문에도 CIA의 구인 광고가 수개월마다 한번씩 실리고 있다.dawn@seoul.co.kr
  • 말끔해진 ‘이대 찾고싶은 거리’

    이화여대 주변 거리가 말끔해졌다. 홍익대 서울대 한양대 등 서울시내 대학가 거리도 내년부터 깨끗해진다. 서울시는 22일 이화여대 전철역∼이대 정문∼신촌 전철역 500m 구간을 보행 위주의 거리로 만드는 ‘이화여대 주변 찾고싶은 거리’ 조성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서울신문 4월7일자 9면 보도)시는 29억 5000만원을 들여 ▲통행로 및 도로 정비 ▲전신주와 분전반 제거 ▲건물 간판 정리 및 외관 개선 사업을 벌였다.●이대앞 보도 넓히고, 간판 정리 우선 2차선 도로를 폭 3.5m의 일방 통행 도로로 줄이고 보도를 대폭 넓혔다. 벤치와 볼라드(돌 말뚝)을 설치해 불법 주·정차를 못하도록 막는 동시에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가로등을 바꾸면서 보도 조명도 새로 설치했다. 지저분하게 늘어져 있던 전깃줄과 전신주(33개)는 지하로 묻었다. 분전반(31개소)은 건물 안이나 인근 학교, 공공부지 안으로 옮겼다. 주변 건물주들을 설득해 낡은 건물의 외관과 광고물도 스스로 깨끗하게 바꾸도록 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정비에 참여한 건물에 건폐율과 용적률을 완화시켜 주는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줬다. 이같은 인센티브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김영걸 도시계획국장은 “대학가에 교육·문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서관 극장 학원을 세우면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면서 “시 조례가 법령보다 엄격해 법령이 제한하는 한도내에서 용적률 등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대학가에 도서관, 극장 건립시 인센티브 적용 이에 따라 앞으로 대학가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지역의 경우 ▲문화·교육 관련 권장 용도 수용시 용적률 완화 ▲건물 외관 정비 또는 분전반 수용시 건폐율 5∼10% 완화 ▲주차장 설치 비용 절반 또는 전액 감액을 적용하게 된다. 시는 이화여대에 이어 경희대 앞 정비 사업을 내년 초까지 마칠 계획이다. 또 홍익대 서울대 한양대 숙명여대 성균관대 등 5개 대학을 1단계 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내년 중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통학로 환경 정비사업을 벌인다. 김효수 도시관리과장은 “무질서했던 이대 주변 가로가 활력이 넘치는 보행 위주의 거리로 바뀌었다.”면서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도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문화마당] 언어는 문화생존권의 핵심/방현석 소설가

    요즘은 대학의 강의실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학생들이 한둘씩 앉아 있다. 재외국민의 자녀들이나 장기 해외거주자 출신이 아니어도 영어를 곧잘 한다. 해외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 중에서도 일상적인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학생들도 많다. 밀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는 조기유학생들이 돌아오게 되면 대학의 강의실에는 더 많은 영어 실력자들로 채워질 것이다. 더 이상 영어가 달려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도 영어열풍은 대학가에서는 물론이고 대학 바깥에서도 시들지 않는다. 전국 각지에 영어마을이 들어서고 있다. 반면에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를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존립이 위태로운 독어, 불어학과가 한 둘이 아니다. 한국에 진출한 프랑스기업들이 현지 직원을 채용할 때 프랑스어를 잘 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뽑을 지경이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영토와 엄청난 인구를 가진 중국어를 제외한 모든 언어들이 영어의 위세 앞에 꼬리를 내리고 있다. 일찍이 이러한 대세를 간파하고 한국에서도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영어의 위세가 높아지는 현상이 다른 언어의 열등성을 증명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언어가 지닌 의사소통 기능의 측면에서 보면 영어가 확산되는 현상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나의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이 왜 나쁘겠는가. 독어나 불어, 네덜란드어와 같이 예전에 식민지를 거느리며 언어사용의 규모를 확장했던 패권적 언어들의 전달 범위가 좁아지는 것을 우리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모든 언어는 문화를 집적하고 공유하는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작가로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였던 은구기와 시옹오는 그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영어는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스웨덴에서도, 그리고 덴마크에서도 사용된다. 그러나 스웨덴인들과 덴마크인들에게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비스칸디나비아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한 수단의 언어로서의 의미 외엔 말이다. 이 경우 영어는 문화의 담지자는 아니다. 그러나 영국인의 경우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다 문화 및 역사의 담지체로서 기능한다. 동부 아프리카나 중앙 아프리카에서 사용되는 스와힐리어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어려서부터 식민본국인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며, 영어로 작품을 써온 은구기와 시옹오는 1977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전달범위를 지닌 영어를 버리고 수백만명도 되지 않는 그의 모국어 키쿠유어로 돌아갔다. 무모해 보이는 그의 선택이 잘못된 것인가. 한국에서도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어떤 언어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발명품이 아니다. 수천 년에 걸쳐서 축적된 그 집단과 민족 문화의 정수다. 모든 민족이 가진 고유한 문화가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언어도 폐기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수천 년에 걸쳐서 축적된 인류의 문화 한 개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언어들이 이 순간에도 고사당해가고 있다. 이것은 인류 전체의 손실인 동시에 문화패권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다. 유네스코가 이끌어낸 문화다양성협약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고 가꿀 의무가 있듯이 문화생태계를 보존하고 가꾸어나가야 할 의무도 인류에게 지워져 있다. 모든 인간이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하듯이 모든 민족은 자기 민족의 문화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생존권은 인권 중에 가장 밑바탕에 있다. 언어는 문화생존권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누구나 자기가 태어날 때부터 사용한 언어를 사용하며 인생을 마감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수천 년에 걸쳐 축적되고 유전되어온 자기 문화의 수원지로부터 단절당하지 않고 살아갈 권리는 인류 모두에게 있다. 방현석 소설가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공무원·중개사등 152개직업 파산선고때 해고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공무원·중개사등 152개직업 파산선고때 해고

    파산자에 대한 ‘직업 차별’은 삶의 기반조차 빼앗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현행법으로는 파산 선고를 받으면 공무원·변호사·공인중개사 등 152개의 직업을 가질 수 없다. 면책 선고를 받고 복권이 되더라도 한번 잃은 직업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 업계에서 파산자라는 ‘꼬리표’는 지겹도록 따라다닌다. 지난 8일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직업차별 금지를 담은 ‘개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임시특례법안’을 발의했으며, 민주노동당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5개월 6일 만에 무너진 가족의 꿈 82세의 노모와 아내, 두 아들의 가장인 최명중(46·가명)씨는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감리전문업체의 감리원인 그는 지난 6월 파산 선고를 받고 면책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회사는 최씨에게 건설기술관리법상 파산자는 감리원을 할 수 없다는 결격 규정을 들어 해고했다. 파산을 신청하고 새 인생을 꿈꾸며 취업한 지 5개월 6일 만이다. 최씨는 면책이 코앞에 있으니 두달만 해고를 유보해 달라고 사정도 했다. 하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파산자와 같이 근무할 수 없다.”는 냉정한 답변만 돌아왔다. 최씨의 가장 큰 고민은 면책을 받더라도 영원히 감리원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공사가 끝나기 전 정당한 사유없이 감리직을 관두면 벌점이 부과된다. 면책 이후 다른 감리업체에 취직을 하려고 해도 그의 경력에 벌점 기록과 함께 ‘파산’의 딱지가 따라 다닐 가능성이 높다. 최씨는 “변호사도 재기를 위해 취업에 힘쓰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절망감만 든다.”고 눈물을 떨궜다. ●약사면허 지키려다 딸마저 파산 “약사 면허를 잃을까 버티다 버티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못난 아비 때문에 딸마저 파산해야 했다.” 약사인 박창식(가명·56)씨는 한숨만 남았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홀로 하숙을 한다. 불화 끝에 아내(52)와는 별거 중이고, 아들(29)과 딸(31)도 제각각 살고 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 약사로 생활한 지도 3개월. 지방에서는 나이가 많다고 잘 써주지도 않는다. 월 120만원으로 버티고 있지만 면허가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파산을 주저했다. 그의 가슴 한 편에는 “3년전 빚이 더 늘기전 파산을 신청했어야 하는데….”라는 자책감이 남아 있다. 일부면책이 되면 복권이 될 때까지 약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에게 파산은 무모한 선택이었다. 면허를 지키려다 파산할 시기마저 놓쳤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도 없다. 지금의 개인회생 변제계획으론 돈을 갚고 생활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결혼한 딸마저 함께 빚을 갚다가 지난해 파산하자 아내는 마음마저 완전히 돌아섰다. 그의 빚은 5억 1000만원.4년 전 2억원의 보증 채무를 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덫이었다. 약국은 건강보험공단에 압류됐고 박씨는 파산만은 피해보겠다고 버티며 아직도 빚만 늘리고 있다. ●자존심 버린 지 오래…“먹고 살 수만 있다면” 산부인과 의사인 강우진(가명·51)씨와 아내 전주영(가명·53)씨는 부부 파산자이다. 강씨의 빚은 원금만 5억 3000만원. 전씨는 1억 5000만원이다.10년 전 개업을 하면서 받은 대출이 원인이 됐다. 한 차례 의료사고로 거액의 위자료를 주고 재개업을 하면서 압박이 가중됐다. 매달 600만∼700만원씩 거의 3억원을 갚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병원은 내리막길을 걸었다.7년 전부터 돌려막기식 대출로 연체를 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까 40대 후반을 꼬박 빚갚는 데 세월을 보낸 강씨는 지난해 11월 파산을 신청했다. 그때부터 닥친 것은 본격적인 생계난이었다. 강씨는 신용조회가 두려워 병원 취직은 포기했다.50대 초반의 중견 의사가 대타 진료를 뛰며 응급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파산이 선고된 5월부터 면책이 결정된 지난달까지 자격은 정지됐다. 강씨는 위법인 줄 알면서도 반년 동안 극도의 불안 속에서 무면허 진료 행위를 했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대기업 채용 4대 키워드

    대기업 채용 4대 키워드

    최근 A기업 면접을 봤던 한모(24)씨는 당시를 생각하면 화가 치밀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면접위원 5명이 한결같이 자신을 집중 공격했기 때문이다.‘자신감이 부족해 마케팅에는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라는 비꼬는 질문을 시작으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기를 10여차례. 결국 긴장한 탓에 말을 더듬고, 식은 땀까지 흘려야 했다. 지방대 출신인 이모(33)씨. 그는 연령과 학력 등을 폐지한 B공기업의 입사 지원 자격을 보고 환호했다. 고시를 준비하다가 취업 적령기를 놓쳐버린 그로서는 이번이 취업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 취업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올해 나타난 대기업의 ‘채용 키워드’는 뭘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각종 차별 조항을 폐지하면서 지원자의 문턱을 낮춘 점과 전공 강화, 심층 면접, 인턴 확대 등을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과거는 안 묻겠다’…지원은 누구나 올 들어 입사지원자의 자격 제한을 낮춘 것은 지난해와 확연히 구별되는 대목이다. 기업들은 지원자가 과거에 무엇을 했든지간에 능력만 출중하면 뽑겠다는 것이다. 전업 주부와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신입사원으로 뽑았던 외환은행의 개방형 채용이 대표적이다. 인크루트가 지난 9월 발표한 ‘채용조건 변화’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이 학력과 연령, 학점, 성별 등 채용조건을 폐지 또는 완화했다. 특히 공기업의 지원 문턱이 낮아졌다. ●‘전공 공부는?’…우수자에게 가산점 삼성전자는 이공계열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면접시 전공역량 평가의 비중을 강화해 전공 공부를 많이 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예컨대 전자통신공학과 학생에겐 ‘음성통신 전송방법’,‘2.5세대와 3세대 이동통신의 차이점’ 등 전공 관련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또 최초 입사지원 서류 심사시에 전공성적 우수자에겐 가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T는 면접 과정에서 전공지식 평가를 대폭 강화했다.SK텔레콤은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들의 전공지식을 시험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기도 했다. ●‘자신을 팔아보세요?’…심층 면접 ‘개별·집단 토론, 프레젠테이션, 영어, 압박, 다차원 면접’ 등 최근 기업들이 지원자를 대상으로 보는 면접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 그만큼 선발 과정에서 면접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가엔 ‘면접 과외시대’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LG전자는 지난 3월부터 면접 매뉴얼에 의한 심층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종합적인 다면 평가를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포스코는 서류전형 및 인성검사를 통해 선발된 인원들에 대해 1박2일간 합숙시키면서 발표능력과 분석능력, 질문 대응능력 등을 판단하기 위한 분석발표와 그룹토의, 구술능력 등을 실시한다. ●‘써 보고 뽑는다’…인턴사원 확대 우수 인재를 ‘입도선매’하기 위한 인턴제 확대도 눈에 띈다.‘페이퍼 성적’보다 경험을 우선하겠다는 뜻이다. 신세계는 핵심 인재를 미리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올 하반기 처음으로 대학생 인턴제를 도입했다.6주간의 인턴십을 거치면 향후 신세계 입사 지원시 특전을 받는다. 리은행은 최근 해외 대학의 MBA 과정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 행원을 뽑기로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부산 ‘戀街’/대학가] 즐기소 생동감 넘치는 젊음의 거리

    [부산 ‘戀街’/대학가] 즐기소 생동감 넘치는 젊음의 거리

    대학가는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외향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해양 기질을 가진 부산에는 더욱 그렇다. 대학가 주변은 젊음의 거리다. 부산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부산대학교 앞과 경성대·부경대 주변의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담아봤다. ##부산대 앞## 부산대학교 앞은 언제나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싸고 맛있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우선 음식값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2000∼3000원이면 넉넉히 한끼를 때우고 4000원 이상이면 고급 메뉴에 속한다. 골목골목 유명 브랜드의 의류·패션 할인매장이 있는 ‘로데오 거리’가 있어 저렴한 쇼핑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청하서림·북스리브로 등 대형 서점이 있어 지적인 욕구도 충족시켜 준다. 두개의 비올라 88년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80년대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추억을 되새기게 할 명소. 지금은 운영하지 않지만 DJ가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던 뮤직박스가 아직도 남아 있다. 저녁시간마다 중앙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이 벌어지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통나무 원목으로 꾸민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은 찾은 이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준다. 비올라 정식 8000원, 햄버거스테이크 6500원, 김치치즈라이스 4500원.(051)514-0042. 효원 낙불 부산대 정문에서 부산대 전철역 방향으로 두 번째 골목에 있는 낙지·불고기 전문점.1984년부터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이 집의 간판에 ‘국립’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이 재밌다. 부산대를 정식으로 후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 학생들의 신입생 환영파티나 개강·동아리 모임 등 대형 모임이 많아 일년 내내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엿보는 것도 즐겁다. 매콤한 낙지볶음과 낙지와 불고기를 함께 맛보는 낙불볶음이 2500원.(051)516-8987. 대가호 부산대 앞에서는 자장면이 단돈 1000원에 불과하다. 그래도 빠지는 재료없고 맛은 일품이다.20년 가까이 한결같이 부산대생들에게 맛난 중화요리를 선보이는 대가호는 부산대 옛 정문 앞에 있다. 바삭하게 구운 탕수육은 1만원, 입안 가득 신선한 바다냄새를 전해주는 팔보채는 2만원이다.1,3주 일요일은 쉰다.(051)512-9044. 유가네 닭갈비 금정등기소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닭갈비집. 닭갈비는 부산지방 고유 음식이 아닌 닭갈비를 부산 사람의 입맛에 맞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인지 부산대 앞 본점을 시작으로 퍼진 체인점이 전국 각지에 있다. 매콤한 소스에 구워진 닭갈비는 기름기가 없고 담백해 먹기에 부담이 없다. 뼈없는 닭갈비가 4500원, 닭야채철판볶음밥이 2500원에 불과하며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가 기본 서비스로 제공된다.(051)581-2850. 108 강의실 부산대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술집. 예전에는 강의실 대신 이곳으로 등교하는 대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2층인 가게로 오르는 계단 앞에 강의실 앞에서나 볼 수 있는 간판이 재밌다. 주인인 ‘욕쟁이 할머니’가 술을 적게 먹어도 욕하고 많이 먹어도 욕한다. 게다가 시끄럽게 얘기해도 욕하고 안 시끄러워도 욕한다나. 계란말이·고갈비 등 안주가 4000원 안팎. 가격에 비해 양은 엄청난 편이다. 국밥골목 중간에 있다.(051)514-1421. 국밥골목 부산대 앞 맥도널드 골목에는 돼지국밥으로 유명한 진주비봉식당(051-518-1146)과 금정골 돼지국밥(051-581-4510)이 있다. 두 군데 모두 돼지국밥 특유의 냄새를 없애 설렁탕과 비슷한 국물맛을 낸다. 인심도 하나가득이어서 음식량이 넉넉한 것도 좋다. 돼지국밥이 3500원 내외. ##경성·부경대 앞## 경성대학교와 부경대학교(옛 국립수산대) 앞은 부산대 주변과 쌍벽을 이루는 대학가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은 것은 부산대 앞과 마찬가지다. 구석구석 두 대학교 학생들이 젊음을 분출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부러울 정도다. 부경대 정문 건너편 ‘백경골목(주황색 간판의 백경편의점)’ 모퉁이를 돌면 ‘먹자 골목’이 펼쳐진다. 귀공자 양분식(051-621-9623)은 가장 비싼 메뉴가 3500원짜리 햄버거스테이크이다. 푸짐한 고기와 소스가 맛있다. 대부분의 메뉴는 2000원 안팎이다. 산내 으뜸갈비(051-627-7906)와 닭치고 삼겸살(051-627-7906)에서는 모두 삼겹살 1인분(100g)을 2000원에 내놓는다. 서너시간 소주를 기울이며 술을 마셔도 1만원 넘기가 힘들다.이모네(051-611-3068)의 감자탕 특선 메뉴는 감자탕, 공기밥 2개, 음료수까지 제공된다.1만원. 경성대 앞 놀부부대찌개 골목에도 대학생의 호주머니 사정에 걸맞은 음식점들이 즐비하다.가마메(051-627-8563)는 일본 사누키우동을 우리의 입맛에 맞게 개발했으며 밀가루를 충분하게 숙성시키고 수타식으로 면을 만들어 쫄깃한 맛이 난다. 우동 2500원·닭고기 우동 4000원. 참밀면(051-611-4720)의 비빔밀면은 3500원으로 맛은 쫄면과 비슷하지만 밀가루로 만들어 적당히 쫄깃한 느낌이다. 부산 김유영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뮤지컬스타 “안방서도 빛난다”

    국내 뮤지컬계의 톱스타들이 안방극장에서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는 익숙지 않은 얼굴이고, 조연이지만 신선함과 동시에 무대에서 갈고 닦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이며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 우선, 올해 안방극장 최고의 악녀로 떠오른 뮤지컬 배우가 있다. 박해미(41)이다. 무대에 선 지 20년을 넘어선 국내 뮤지컬의 대들보.SBS 주말연속극 ‘하늘이시여’에서 주인공 자경(윤정희)의 계모 배득 역을 정말 ‘악독’하게 연기하고 있다. 생애 첫 드라마 출연이지만,‘뉴 페이스’들이 대거 포진한 이 드라마에서 단연 으뜸이다. 의붓딸을 욕하는 것은 물론, 때리고, 돈도 뜯어내고, 사랑 훼방까지, 시청자들은 치를 떨고 있다. 그녀가 어찌하나 지켜 보려고 드라마를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 박해미는 “젊었을 때 몇 번 콜이 있었지만, 왠지 TV나 영화는 안 맞을 것 같아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서 “나이가 들며 뮤지컬을 위해서라도 지상파에서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때마침 끌리는 역할이 왔다.”고 늦깎이 브라운관 데뷔를 설명했다. 이보다 더 지독할 수 없는 계모 이미지가 쌓여가고 있지만, 걱정은 없다. 시청자들이 캐릭터로 이해해 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움을 받으면 받을수록 성공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뮤지컬 바닥에서는 그녀를 모르면 간첩. 대학 3학년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리아역에 가수 윤복희와 더블 캐스팅돼 스타덤에 올랐다.1995년 국내 초대 여자 ‘품바’로, 또 해외 23개국을 돌며 공연한 ‘장보고의 꿈’과 ‘아가씨와 건달들’‘넌센스 젬보리’ 등에서 대형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맘마미아’의 여주인공 도나 역으로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경기대 연기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하고, 1985년 대학가곡제 동상 수상자라는 경력도 이채롭다. 현재 비제의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고친 ‘카르멘, 더 뮤지컬’에서 드라마와는 다른 맛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첫 드라마 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가는 맛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큰 어려움은 없다.”고 평가하는 박해미. 그는 “나의 TV 연기 모습이 느물느물해 스스로도 웃음이 났다.”며 맞는 역할만 있다면 드라마에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반면, 앳된 미소에서 선한 ‘포스’가 느껴지는 오만석(31)도 있다. MBC 대하사극 ‘신돈’에서 주인공 신돈(손창민)을 평생토록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원현 스님 역을 맡았다. 신돈에게 구박도 받고 그를 통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지금은 순진무구한 캐릭터. 이후 급진파가 돼 신돈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고려판 부르투스로 변신한다. 드라마 출연은 지난해 ‘무인시대’에 잠깐 출연한 것을 포함, 두 번째다. 뮤지컬과 드라마 연기의 차이를 묻자, 옆에 있던 손창민이 냉큼 던지는 “노래, 춤이 없어요.”라는 농에 까까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웃기만 한다. 그는 “무대에서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아직 그런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장르는 다르지만 연기는 매한가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저런 질문에 초보처럼 쑥스러워하기도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이자, 어엿한 무대 경력 7년차로 국내 뮤지컬계의 젊은 간판이다. 올해에도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된 록뮤지컬 ‘헤드윅’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평양 방문 공연을 성사시킨 가극 ‘금강’, 역대 미국 대통령 암살자들을 다룬 ‘암살자들’ 등으로 쉼 없는 나날을 보냈다. 지난달 18일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남자주연상과 인기상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군 제대 후 데뷔를 앞두고 재즈댄스아카데미를 찾았다가 친해진 조승우가 시상식 시상자로 나와 카드를 펼쳐보고는 씨익 웃는 바람에 수상을 직감했다는 오만석. 굳이 연기 장르를 가리지 않겠다는 그는 그래도 뮤지컬에 애착이 더 간다. 새달 ‘겨울 나그네’에도 출연하고, 내년에는 소극장 뮤지컬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에릭(문정혁)과 닮았다는 말을 불쑥 던져봤더니 “고마운 얘기지만, 에릭 팬들이 알면 혼날 것 같은데요.”라고 배시시 미소를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취업시즌 대학가 강의실 시끌시끌

    A여대 영문과 4학년 김모(24)씨는 교직과정 이수를 위해 지난달 부속중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다. 하지만 한 전공과목 교수가 “교생실습은 전공과 상관이 없으니 실습기간 중이라도 중간고사는 제대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리포트 제출로 갈음하거나 나중에 따로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실습을 빼먹고 학교에 나와 시험을 치렀다. 김씨는 “취업도 어려운데 교직이수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이라며 교수를 원망했다. 취업시즌을 맞은 대학가에 ‘수업’과 ‘취업’을 둘러싸고 교수와 졸업반 학생들이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교수들은 끝까지 학업을 제대로 이수하라는 것이고 학생들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학교가 취업 도리어 훼방” 지난 9월 말 중소기업에 취직,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B대 서문학과 4학년 이모(28)씨도 전공교수의 엄격한 출결처리 원칙 때문에 고민이다. 그는 “지금은 교육기간이어서 여유가 있지만 그 이후에는 출근과 출석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C대 지리교육과 박모(27)씨는 이달 중순에 있을 입사 필기시험과 전공 답사일정이 겹쳐 교수에게 답사에서 빼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한마디로 일축당했다. 박씨는 “요즘 같은 취업난에 필기시험 볼 기회 얻는 것만도 보통 일이 아닌데 너무 야속하다.”면서 “학교에서는 취업박람회처럼 눈에 보이는 행사에만 신경쓰지 말고 조기취업을 인정하는 학칙을 만드는 등 현실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평가인데 다른 학생 배려해야” 하지만 교수들은 상대평가 체제에서 일부 학생에게만 편의를 봐주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의 한 교수는 “개별 학점마다 줄 수 있는 학생 수가 정해져 있는데, 취업 등 사정이 있다고 해서 출석한 것으로 쳐주거나 시험을 면제한다면 다른 학생들이 불이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교수도 “조기 취업자들 중에는 입사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수업에 들어오지 않거나 과제를 불성실하게 내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연세대는 음대 실기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전 과목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21명 이상 강좌에서 A학점은 전체의 35%,B학점은 나머지 인원의 35%를 넘지 않게 하고 있다. 이화여대 역시 전 과목 상대평가이며 A학점은 최대 30%,B학점은 40%,C와 D학점을 합쳐 50%까지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교수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화여대 졸업반 신모(25)씨는 “모든 학생에게 학점은 곧 취업 경쟁력인데 먼저 취업했다고 특혜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면서 “학업을 평가하는 잣대는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연예인과 대입/박홍기 논설위원

    대학은 유명 연예인을 원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홍보를 위해서다. 올해도 입시를 앞두고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 어김없이 대학가에 오르내린다. 대학이 특기자를 특별전형으로 뽑는 일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특기와 적성을 고려하는 선발제도인 수시모집이 지난 97년 도입되면서 연예인의 대학 진학은 더욱 활성화됐다. 한때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연예인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비난을 산 적이 있다. 연예인과는 상관없는 학부·계열에 입학시키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났기 때문이다. 몇해 전에는 서울의 한 대학이 연예인을 영문학과에 합격시켜 탈락자 등이 이 문제를 법정까지 끌고간 일도 있었다. 대학가에서는 아직도 특기자 전형과 관련해 논란이 남아 있다. 분명 대학의 학생 선발권은 존중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적용되거나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당락을 결정하는 일반 전형이 아닌, 실적평가 및 실기·면접이 전형요소로 작용하는 특기자 전형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수학 능력도 검증하지 않은 채 선발하는 것은 다른 수험생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적잖은 학생들의 주장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유명 연예인을 영입하면 대학은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둔다. 그만큼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회자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홍보효과가 그리 길지 않다는 데 있다. 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예인 입학의 홍보효과는 그해에만 먹히는 단발성이라고 한다. 연예인을 일단 ‘모신’ 뒤에는 대학 당국의 고민이 적지 않다. 연예 활동을 하니 출석률이 낮고, 그러니 학점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학칙대로만 점수를 주었다가는 자칫 해당 연예인에게 망신만 주기 마련이다.‘모셔갈 때는 언제고’라는 비난을 의식해 졸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대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애칭이 붙은 영화배우 문근영 양의 유치를 놓고 대학들이 열심히 뛰는 모양이다. 어느 대학에 지원했는지가 얘깃거리가 될 정도이다. 이제 대학들은 연예인을 이용한 홍보효과에 연연하기보다는 학문의 전당이라는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힘써야 한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유행보다 튀어라

    유행보다 튀어라

    1997년 말에 시작된 외환위기를 겪은 뒤 퇴직자들이 늘면서 창업 붐이 일었다. 가맹점을 모집해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가 수없이 사라졌다. 최근 소자본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경기회복의 조짐도 보이고 저금리 덕분에 사업자금 마련에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97년 말에 시작된 외환위기를 겪은 뒤 퇴직자들이 늘면서 창업 붐이 일었다. 가맹점을 모집해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가 수없이 사라졌다. 최근 소자본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경기회복의 조짐도 보이고 저금리 덕분에 사업자금 마련에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행을 놓치지 마라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변신하고 있다. 과거처럼 똑같은 브랜드와 음식 종류, 판매 기법 등을 고집하지 않는다. 손님의 기호 변화에 더욱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창업 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18일 창업 컨설팅업계에 따르면 치킨점은 맛과 기호에서 변화를 거듭했다. 단순한 튀김 닭에서 바비큐식 통닭, 이어 매콤한 양념을 곁들인 양념통닭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지독히 매운 양념에 범벅한 ‘불닭’이 휩쓸고 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손님들이 늘 새로운 맛을 원하기 때문이다. 변화에 맞추지 못한 통닭집은 문을 닫았다. 이를 반영해 최근 죽 전문점에서 아메리칸 커피를 팔고, 냉면과 칼국수를 한 접시에 내놓으며, 일식 초밥과 이탈리아식 스파게티를 동시에 파는 복합매장이 등장했다. 이를 겨냥한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들도 생겼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민속주점, 호프집, 일식 구이점 등과 같이 다른 성격의 전문점을 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관리하며 주변의 여건과 소비자 기호의 변화에 따라 맞춤식으로 점포가 변할 수 있는 ‘변신 프랜차이즈점’도 등장했다. 이들 프랜차이점들은 대부분 ‘3년 이상 머물지 마라.’를 모토로 내걸었다. ●통념을 과감히 깨라 가맹점을 모은 뒤 관리를 못해 슬그머니 사라진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특징은 소비자에게 깊은 맛을 전하지도 못하면서 동일한 맛과 판매 방식만을 고집했고, 이를 가맹점에 강요했다는 점이다. 브랜드를 앞세운 반짝 인기 덕분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돈을 벌었지만 막상 장사를 하는 가맹점들은 가맹점 가입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만 날리고 마는 경우도 생겼다. 국내에서 인기를 잃은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국 진출을 대안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변신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 주자인 ‘성암푸드시스템(대표 손종선)’이 내세우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행은 ‘일본→부산→서울 강남→서울 강북→전남→대전’ 등으로 이어지는데, 일본에서 대전까지 이르는 기간이 10년쯤 걸린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부산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이를 전국에 똑같은 모델로 보급하려 한다면 뜻밖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설명이다. 한때 부산에서 색다른 실내장식과 깔끔한 안주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J생맥주 전문업체가 다른 지방에선 철저하게 외면받은 예를 근거로 삼는다. 시대의 변화에도 빨라야 한다.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는 구워먹고, 즉석에서 튀겨먹고, 뚝배기에 푸짐하게 담아 먹지만 2만달러 시대에는 색다른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맛을 즐긴다. 따라서 ‘제주흑돼지삼겹삽(단순한 예에 불과함)’ 등과 같이 상호에 지역명, 음식의 특징 등이 함축된 전문점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손님의 변화에 나를 맞춰라 성암푸드시스템은 대학가 주변을 노린 생맥주점 ‘모야’, 직장인을 겨냥한 일식 구이점 ‘니또내’, 주변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퓨전 민속주점 ‘부치미’ 등 3종의 주점을 운영한다. 술과 본 안주는 뷔페식으로 했다. 본점에선 기본 안주 40종을 갖추고, 가맹점은 지역 여건을 고려해 15종만 선택한 뒤 테이블에 모두 내놓는다. 손님에게 고르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가장 큰 특징은 가맹점 가입비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본점과 가맹점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관계다. 특정한 인테리어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여건 변화에 따라 실내장식을 순발력있게 바꾸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초기 창업자금이 적게 드는 편이다. 본점이 가맹점에 대한 ‘하드웨어’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대신에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반드시 따르도록 조건을 붙였다. 즉 가맹점은 점포를 운영하는 방식, 손님을 대하는 법, 반(半)조리 공급 원료의 품질 유지 등에 대해선 본점으로부터 계속 관리받고 상의해야 한다. 가맹점이 동의하면 주방장도 본점에서 파견한다. 이는 본점이 가맹점의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맞춤식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설계는 수시 점검을 통해 언제든지 바뀐다. 본점은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강요하며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 주인이 점포를 운영하며 불편한 점을 호소했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수익을 얻는다. 홍보비, 허가 대행비, 용품 구입비 등이 이에 속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박 사장님의 ‘변신 철학’ “10년 장사하면 3년만 돈 번다는 옛말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3년만 돈을 번 뒤 변신한다면 또 다른 3년을 낚아챌 수 있습니다.” 성암푸드시스템 손종선(47) 대표는 18년 장사 경험에서 터득한 독특한 ‘변신 철학’을 내놓았다. 그는 “창업하면 처음 3년은 적자를 보고 이어 4년은 그럭저럭 장사하다 나머지 3년에 비로소 돈을 버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면서 “이제 앞의 7년은 전문가 집단인 프랜차이즈 본점에서 책임질테니 가맹점 주주들은 뒤의 3년만 장사하다 다음 3년을 찾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장사가 잘 안 되면 흔히 주인은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물건 탓을 하며 돈을 들여 간판이나 실내장식을 바꾼다.”면서 “그러나 손님이 원하는 것은 요란한 간판이 아니라 늘 변하는 입맛에 맞게 음식에도 신선한 느낌을 담아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식만 바꾸면 프랜차이즈 본점만 돈을 번다.”며 혀를 찼다. 그는 “가맹점 가입비, 인테리어 비용 등에서 수익을 내지 않으면 ‘어디서 돈을 빼먹느냐.’고 사람들이 묻는다.”면서 “가맹점 주주들이 장사를 하다 보면 점포의 사정에 따라 전기가 더 필요할 수도 있고, 불량배들이 귀찮게 할 수도 있으며, 인·허가 문제 등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를 해결해주고 대가를 받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 흔히 아이템부터 찾고, 본인의 능력이 맞는지 등을 고민한다.”면서 “아이템은 얼마 뒤에 다른 아이템으로 바꿀 것이기 때문에 그리 중요하지 않고,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않으면 저절로 (사업은)키워진다.”고 충고했다. 손 대표는 대학에서는 경영학과를 전공했다. 졸업 후 해보지 않은 음식·유흥업종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가게를 차렸다. 맨처음 손 댄 ‘룸살롱’만 망했을 뿐 삼겹살 구이점, 뷔페, 생맥주점, 감자탕 전문점 등은 비교적 장사가 잘돼 업종을 계속 추가한 셈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학가도 ‘강교수’ 갈등

    대학가도 ‘강교수’ 갈등

    동국대는 17일 검찰총장 사퇴로 이어진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 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동국대는 이날 총장 주재로 교무위원 20여명이 참석한 비상 교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동국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라는 성명을 냈다. 성명은 “강 교수 등의 발언은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교무위원 일동은 이 점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당국의 법적인 처리 결과에 따른 조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동국대가 강 교수 문제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은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학내외 갈등에 휩싸인 상태에서 학교측이 침묵할 수 없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학교측은 지난주 말 이 사건을 보는 학내 안팎의 여론을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6일 4시간에 걸친 처장단 회의를 거쳐 학교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내기로 했다. 강 교수에 대한 조치를 강하게 주장하는 ‘강경론’과 만경대 사건처럼 그냥 넘어가자는 ‘온건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강 교수의 사법 처리에 대비한 학교측 입장도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자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결정하기로 일단 미뤘다. 한편 강 교수는 이날 오전 동국대에서 한 ‘비교사회학’ 강의에서 “검찰은 적법한 법 적용을 하는 법무부에 ‘검찰 아성에 도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면서 “천정배 법무장관은 이번 (불구속 수사)결정으로 인권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검찰이 할 일이 없으니 일을 만들고 있다.”며 “없어도 되는 전형적 국가기구가 공안 검ㆍ경, 국정원인데 적은 사건 수로 할 일이 없어진 검찰이 이렇게 일을 부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신 구속은 개인 인권에 가장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행위로 검경은 법에 명시된 불구속 수사 원칙을 국가보안의 잣대만 나오면 ‘밥 먹듯’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美유학생 위험한 계약결혼

    미국 유학생 사회에서 병역과 취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약결혼’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6일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남가주 대학가에는 시민권을 가진 동포여성과 계약결혼을 하는 남자 유학생이 많으며 이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결혼 대가로 1만∼3만달러의 돈까지 주고받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도 계약결혼을 하는 이유는 체류신분 해결을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대학원생인 김모(27)씨는 3개월 전 시민권자인 같은 과 한인 여자친구와 3만달러를 주고 계약결혼을 했다. 귀국 후 군 입대를 걱정했던 그가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이런 편법을 택한 것이다. 김씨는 “졸업 후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과정도 복잡하고 기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며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길어도 1년 내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어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박모씨는 “병역·취업 문제 등으로 졸업 후 귀국 여부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심리적 부담감은 크지만 계약결혼을 ‘탈출구’로 선택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말했다. 귀국을 꺼리는 여학생들의 계약결혼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합법적인 체류신분 취득이 목적이다. 대학생 서모양은 “지금 사귀고 있는 미국인 남자친구가 체류신분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며 “졸업 후 미국 체류가 결정되면 우선 서류상으로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법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이런 행태에 대해 자칫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업 중인 서경석 변호사는 “위장 결혼은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나중에라도 불법적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사실이 밝혀지면 당사자는 영주권 박탈 및 추방조치를 당하며 이에 가담한 시민권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MBC대학가요제 15일 개최

    올해로 29회를 맞는 MBC대학가요제가 오는 15일 오후 7시 대전 KAIST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과학과 자연의 만남을 주제로 대학생들만의 순수한 열정의 무대가 꾸며지게 된다. 모두 13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우순실 성시경 여병섭(샌드페블즈) BUZZ 임웅균 YG패밀리 윤도현밴드 등이 기존 수상곡들로 축하 공연을 가지며, 대학가요제 출신 김동률의 특별 공연도 곁들여진다. 이날 무대는 같은 날 오후 9시40분부터 녹화중계된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효성가(家)의 2세 경영이 닻을 올린 지 30여년. 선친인 만우 조홍제 회장의 ‘유훈 경영’ 방침대로 효성은 내실과 외양을 조화시키며 튼튼한 중견 그룹으로 커왔다. 대신 2세들의 분가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사세(社勢)는 아직 옛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안정 지향의 경영 색깔에서 도전과 진취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효성은 올해를 ‘뉴스타트의 해’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효성의 3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착근이 ‘신(新) 효성’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분가 효성가(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만우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찍이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맡기면서 독립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우 회장은 “3형제가 장성했고, 기업의 경영책임자로서 제몫을 다하는 만큼 앞으로 지켜볼 따름”이라며 1978년 사실상 기업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은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4개사 모두 ㈜효성으로 통합) 등을 맡았다. 차남인 조양래(68)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성격이 활달한 3남 조욱래(56)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랐다.3형제는 이후 분리 경영을 해오다가 1980년부터 주거래 은행까지 달리할 정도로 철저한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83년 그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2의 창업’을 선언, 화섬과 중전기,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효성을 키워오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전지, 한타M&B 등을 통해 타이어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반면 3남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효성기계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권토중래를 모색 중이다. ●만우 회장과 4자성어 2세 경영의 특징은 선친의 ‘유훈 경영’과 밀접하다. 만우 회장이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다. 그는 세 아들에게 ‘항상 가까이 두고 뜻을 새기라.’는 차원에서 각각 휘호를 하나씩 줬다. 장남인 효성 조 회장에겐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라는 뜻에서 ‘숭덕광업(崇德廣業)’이란 글귀를 남겼다. 차남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라는 뜻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글귀를 받았다. 막내인 동성개발 조 회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4자성어를 받았다. 자식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우 회장의 일종의 ‘자식 사랑’인 셈이었다. 2세들도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껏 경영을 해오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은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고, 특히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문어발식 기업 확장 대신에 타이어 ‘한우물 경영’에 충실했다. ●학자풍의 조석래 회장 조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이다. 유행에 편승하거나 의욕만을 앞세운 경영보다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끔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조 회장은 조씨가(家)의 학자풍 스타일 면에서 선친을 가장 많이 닮았다. 만우 회장과 조 회장 모두 젊은 시절엔 기업인보다 대학 교수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의 이런 학자적 소양은 경영에 발을 내디딘 초기부터 많은 빛을 봤다.74년 초 오일쇼크의 여파로 나일론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 슬기롭게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회장은 나일론의 원자재인 ‘카프로락탐’ 구입난에 직면하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완성품인 카프로락탐의 직접 구입보다 매입이 더 쉬운 기초 원자재를 구입해 카프로락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조 회장의 광범위한 정보 획득과 주도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착상이었다. 조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선친의 부름을 받고,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나일론 원사사업을 세계 4위까지 육성시켰으며,1975년엔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해 효성을 명실상부한 화섬업계의 리더로 이끌었다. 또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경제인 회의,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등의 리더로서 국제 협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길경영’과 ‘권토중래’ 조양래(67) 한국타이어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조 회장은 5년 전에 산 국산 브랜드의 구두를 여태껏 신고 다닌다.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하루는 직원들과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너무 구두가 낡아서, 직원들이 회장 구두를 찾지 못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언론에 얼굴 내밀기를 싫어하는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사장 시절에 딱 한 번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사진 기자가 인터뷰용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무슨 전문가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가. 전문가이면 사진을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것을. 필름만 그저 아깝게….”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수행원을 두지 않고 다닌다. 또 숙소도 일반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2급호텔에 투숙한다. 그의 이런 검소함과 치밀함은 한국타이어 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이후 조 회장은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세계 9대 타이어 메이커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은 1988년 “경영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타이어 복지재단 회장직을 맡아 ‘미신고 복지시설’ 지원 등에 앞장서고 있다. 3남인 조욱래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피혁 사장에 취임,10년만에 대성과 효성알미늄,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 동성개발 등 총 8개 계열사로 늘리는 경영 수완을 보였다. 특히 일본 스즈키사와 제휴해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를 설립, 한때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책임·내실 경영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한파는 효성기계를 어렵게 했다. ●효성가 3세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은 경영수업의 첫발을 모두 외국 회사에서 내디뎠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모건스탠리를 거쳐 97년 부친인 조 회장의 부름을 받고,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입사했다. 차남 조 전무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 조 상무는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미국의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나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영어와 일어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효성맨’이 된 조 부사장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섬유·산업자재·무역·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군을 ㈜효성의 우산 아래로 모으면서 효성T&C(옛 동양나이론)·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을 합병시키는 등 굵직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차남인 조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다. 고교 시절 조 전무의 별명은 ‘바야바’. 큰 키에 모범생인 그를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는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99년 효성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전무는 국제 변호사로서 큰 역할을 해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온 것.99년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효성닷컴’을 찾아왔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3남인 조현상 상무는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오랜 직장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상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현안인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그룹 장기전략 수립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세들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3세들의 경영 승계 시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 회장이 아직 정정한 데다 3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도 관심이 쏠린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업무 권한을 팀장들에게 대폭 위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덕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인 조현범 상무는 치밀한 분석력과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타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3세 혼맥 조씨가(家)의 3세 혼맥도 국내 명망가와 혈연으로 잘 엮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두환 전 대통령가(家)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것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이라는 점이다. 또 권노갑 전 의원과도 ‘사돈의 사돈’이다.2세 혼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家)와 통혼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가는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만우 회장이 일부러 정치권을 기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뜻밖의 사실이다.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61) 여사는 슬하에 3남을 뒀다. 장남인 조현준(37) 효성 부사장은 2001년 11월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인 미경(29)씨와 결혼했다. 양가가 서로 안면이 있는 데다 미경씨의 형부가 적극 나서면서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테니스와 연주회 등을 관람하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식은 조 부사장의 모교인 세인트 폴 고교에서 했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의 처가인 이희상가(家)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간이다. 한국제분 이 회장(60)은 부인 정영화(59)씨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인 윤혜(34)씨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부사장과 재만씨는 동서간이다. 차남 조현문(36)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3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진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재원.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다가 지금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조 회장과 송 여사가 이어줬다. 시부모와 며느리간 첫 만남은 2001년 6월 한·미 재계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진씨는 당시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로, 한·미 재계회의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연례회의에서 조 회장 부부와 여진씨는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면을 트는 사이가 됐다. 인연은 다음해에 또 이어졌다.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 세 사람은 같은 일정을 보내게 됐다. 당시 장남인 조 부사장이 막 결혼을 한 시기여서 주변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던 송 여사는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아직 두명을 더 보내야 한다.”고. 이후 조 회장은 조 전무에게 여진씨를 소개해줬고,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 회장과 여진씨의 부친인 이 전 청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으며, 조 전무의 동생인 조현상 상무와 여진씨의 오빠는 미국 브라운대의 선후배 사이일 정도로 양가는 사돈으로 맺어지기 전부터 가까웠다.3남 조 상무(34)는 아직 미혼이다. 효성가의 방계 3세들의 혼맥도 화려함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홍문자(64) 여사는 2남2녀를 뒀다. 미국 뉴욕의 FDU대 수학과 교수인 맏딸 희경(39)씨는 연세대 법대 교수인 노정호(43)씨와 혼례를 치렀다. 차녀 희원(38)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차동완 카이스트 교수의 딸인 진영(28)씨와 인연을 맺었다. 진영씨의 모친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차녀인 설영자씨다. 차남 조현범(33) 상무는 2001년 9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3녀인 수연(30)씨와 결혼했다. 최근에 보기 드문 정치인과 재벌의 혼사였다.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의 자제는 모두 2남 1녀. 장남인 현강(30)씨는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 현우(22)씨는 미국 TUFTS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녀인 윤경(27)씨는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인 석융씨와 혼인했다. 홍 회장의 딸인 지연씨가 권노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민(35)씨와 결혼해 조씨가는 권 전 의원 가문과 한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효성호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이상운(53) ㈜효성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경기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76년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중동 등에서 ‘섬유수출의 귀재’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때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효성그룹의 주력 4개사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송형진(62) ㈜효성 건설PG장은 건설 경력 35년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다.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중요시해 건설PU장 시절, 사업이 진행중인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어울리곤 했다. 경기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김재학(57) ㈜효성 중공업 PG장 겸 전력PU장 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자답게 정확함과 세밀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경영은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조직력 결속을 중시한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최병인(44) ㈜효성 정보통신PG장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효성의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며,2000년 효성에 합류했다.2002년 그룹 정보통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효성컴퓨터를 합병해 노틸러스효성㈜을 출범시켰다. 우신고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유효식(58) ㈜효성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시스템을 ‘PU체제’로 전환시켰다. 인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윤택(50) ㈜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종합조정실과 재무본부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급 재무 전문가다. 추진력이 탁월하고, 금융 및 산업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서울 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류필구(60)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10년째 경영하는 국내 IT업계 최장수 CEO다.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안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조충환(63) 한국타이어 사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64년 삼성물산에 입사, 도쿄 지사장 등을 거친 ‘상사 수출맨’이다.8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기획과 재무 등을 거친 뒤 97년 12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golders@seoul.co.kr ■ 바깥활동 활발한 며느리들 효성가(家) 며느리들은 세련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커리어 우먼’쪽에 가깝다. 경영수업을 쌓고 있지는 않지만 바깥 활동엔 꽤 적극적이다. 흔히 며느리들은 안으로 돌리고, 딸들은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국내 재벌가(家) 문화와 거리가 있다. 딸이 귀한 가문이어서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의 여성 후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송광자(61) 여사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들의 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여성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실컷 해야 후회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보약을 다려줄 정도다. 아들만 있는 송 여사는 며느리가 모두 딸 같다고 한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의 얘기다.“지난달 제수씨가 북핵 6자회담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어머니께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오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송 여사가 그렇다고 며느리 뒷바라지나 집안 살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적십자사와 종교 활동을 통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의 모임인 서울 가든클럽에서 봉사 활동도 한다. 또 미대 출신으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미술관 지원사업이나 일반인에 대한 현대미술 교육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3세 며느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어머니께서 무척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일이나 공부 때문에 늦게 귀가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저녁도 대신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송 여사의 이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재계에서 엘리트였던 만우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예컨대 며느리들에게 앞으로 자가용 시대가 온다며 면허증을 따도록 했으며, 연료로 연탄을 주로 쓰던 시절 차세대 연료인 LPG(액화석유가스)에 관한 공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미술을 전공한 맏며느리인 송 여사에겐 신혼 초에 살림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전시회를 열어 줄 정도로 미술 공부를 독려하곤 했다. 며느리 건강을 위해 보약을 챙겨주기도 했으며, 훗날 맏며느리가 그림 공부를 그만두자 만우 회장이 이를 가장 애석해했다. 조석래(70)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미경(29·조현준 부사장 부인)씨는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영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학에서 음악(피아노)을 전공했지만 다른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번엔 한국 전통음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둘째 며느리 이여진(31·조현문 전무 부인)씨는 1997년 외무고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거쳐 현재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조 전무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서 “자기 절제가 뛰어난 것이 와이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 재주꾼인 3세들 효성가(家)의 3세들은 재주가 다양하다. 취미와 스포츠, 외국어 모두 수준급이다.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딴따라’ 기질도 있어 보인다. 장남 조현준(37)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부친과 조부는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일정 수준 이상까지 요구했었습니다. 덕분에 운동도 종목을 바꿔가며 취미 이상으로 실력을 키웠고, 다른 분야도 비슷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는 기본이었고, 제3외국어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미국의 세인트 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주장을 맡았다. 미식 축구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지금은 경영수업 틈틈이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스키와 스쿼시, 테니스는 선수급 기량이다. 그는 한때 건축학과 교수가 꿈이어서 건축과 미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가한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옥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운영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소믈리에(와인감별사) 자격증을 따로 취득할 정도로 와인 전문가이다. 차남 조현문(36) 전무는 음악적 재능이 대단하다. 대학 시절엔 가수 신해철 등을 비롯한 중·고교 동창들과 어울려 보컬그룹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과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의 곡들은 ‘무한궤도’ 1집에 수록돼 있다. 조 전무는 또 축구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에 축구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스키와 테니스 실력은 형인 조 부사장에 못지 않다. 3남 조현상(34) 상무도 스포츠와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해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아카펠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조 상무도 형들과 마찬가지로 ‘공 운동’은 모두 좋아한다. 축구와 스키, 스케이트 등은 한때 교내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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