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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꽝! 훈련 포성에 초긴장… “이런 불안 이젠 없었으면”

    꽝! 훈련 포성에 초긴장… “이런 불안 이젠 없었으면”

    20일 아침. 해무(海霧)가 연평도를 에워쌌다. 해가 떠 있었지만 5m 앞 사물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짙은 안개였다. 해안을 따라 뻗은 연평로는 밤새 내린 서리로 희끄무레했다. 스산한 날씨가 팽팽한 긴장감을 부추겼다. 주민들은 군·관의 대피 요구에 적극 협조했다. 담담한 모습이 도리어 낯설게 느껴졌다. 오전 8시 7분. “해상사격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됩니다.”라는 면사무소 방송이 흘러나왔다. 막 아침 식사를 마친 최경희(81·여)씨는 별일 아니라는 표정이다. 장바구니에 프라이팬, 식용유, 고구마를 담았다. 최씨가 텃밭에서 직접 기른 연평도 토종 백고구마였다. 어른 종아리만 하다. 최씨는 “얼마나 오래 대피소에 갇혀 있을지도 모르는데 주민들과 함께 고구마튀김이나 해 먹으련다.”고 웃으며 말했다. 여유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9시 “군·경찰·면사무소의 지시를 따라 대피소로 이동해 주십시오.”라는 방송이 나오자 최씨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남편 정진섭(87)씨의 손을 꼭 잡고 집에서 20m 거리에 있는 대피소로 이동했다. 지난번 북한군 포격 때 부서진 연평파출소 오른편에 있는 ‘74-7B’ 대피소였다. 대피소 앞에는 해병 2명이 서 있었다. 방탄 헬멧에 방독면, 소총에 방탄조끼로 완전무장하고 있었다. 대피소에 군인까지 배치된 건 북의 연평도 포격 이후 처음이다. 경찰 6명과 주민 6명도 대피소를 찾았다. 연평면사무소에 따르면 이곳 대피소를 포함한 대연평도 내 10개 대피소로 대피한 인원은 주민 102명, 군경 72명, 공무원 44명, 기자 43명을 포함해 264명이었다. 대피가 완료된 시간은 오전 10시. 대피 방송이 나오고 1시간 만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가능했다. 오전 11시. 옹진농협 연평출장소 옆 대피소에서는 TV에서 ‘해상사격훈련이 1시 이후로 미뤄졌다.’는 방송이 나오자 일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 식사를 하겠다.”고 해 주민들을 통제하던 군인들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집으로 돌아갔고, 주민들의 복귀를 종용하는 방송이 연이어 울렸다. 같은 시간 다른 대피소에서는 ‘고구마 파티’가 열렸다. 대피한 이웃들이 함께 고구마를 썰고 튀김가루를 묻혀 튀기면서 긴장된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들었어?” 오후 2시 30분. 사격훈련을 시작한 우리 군의 첫 번째 포격소리가 울렸다. 기상악화로 오전 11시쯤으로 예정된 사격훈련이 3시간 넘게 지연돼 실시된 것이다. 한 주민이 “북한놈들 깜짝 놀라게 이번엔 확실히 좀 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떼자 다른 주민들은 “맞다.”고 호응한다. 그러나 “꽈꽝, 꽝꽝” 계속되는 포성에 주민들은 말 없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서로 다른 곳을 응시했다. 일부는 일부러 잠을 청하기도 했다. 대피소에는 라디오도 없고 휴대전화도 안 터진다. 말을 잃은 주민들 표정에선 불안감이 감지된다. 포성은 오후 4시 4분까지 이어졌다. 서해의 요란한 포 소리와 주민들의 긴 침묵이 묘한 대조를 자아냈다. 오후 6시 30분 주민대피령이 해제됐다. 9시간 30분만이었다. 대피소 밖은 이미 어둠이 짙게 드리워 있었다. 연평우체국장 정창권(56)씨는 “이제 북한이 별 대응 못한다는 게 확인됐으니까, 주민들도 안심하고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의 긴박했던 하루는 그렇게 저물었다. 연평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서해5도 주민들 엇갈린 반응

    연평도 해병부대의 해상 포사격 훈련이 실시된 20일 백령·대청·소청도 등 서해 5도 주민들은 낮시간 대부분을 대피소에서 불안과 긴장 속에 보냈다. 주민들은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터에 이뤄진 사격훈련에 각기 다른 생각을 드러내면서도 대체로 “언제까지 불안한 상황이 계속될 것인가.”라며 불안해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는 오전 9시부터 포사격훈련이 곧 실시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주민 2000여명이 섬내 대피소 66곳으로 나누어 긴급 대피했다가 오후 6시 30분쯤 대피령이 해제되자 귀가했다. ●6개 초·중·고교 수업 앞두고 긴급대피 김정섭 백령면장은 “주민들이 연평도 피격 당시 대피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면사무소 통합 안내방송에 따라 별다른 동요 없이 질서 있게 대피했다.”고 밝혔다. 6개 초·중·고교 학생들도 수업을 앞두고 긴급 대피했다. 대청중·고 관계자는 “오전 8시 조금 넘어 대피 사이렌이 울려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을 대피소로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사격훈련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백령도 주민 이모(51)씨는 “만날 북한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면서 “사격훈련으로 인해 북한 대포알이 백령도에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할 것은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어선 조업 전면금지 하지만 다른 주민 이모(52)씨는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금 꼭 사격훈련을 해야만 하는 것인가.”라면서 “북한이 정말 추가 도발을 하면 어쩌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서해 5도 인근 해상에서의 조업은 전면 통제됐다. 해경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인천 옹진군 울도 서쪽에서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이르는 ‘특정해역’(5200㎢)에서 민간어선의 조업을 금지했다. 경기 파주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동마을 등 3개 민통선 마을 주민 790여명도 연평도 포사격훈련이 시작되기 직전에 마을회관 지하 등 지정된 대피장소로 피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관가 연말 분위기 실종

    관가 연말 분위기 실종

    연말 공직기강 감찰, 인사설에다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여진까지….’ 연말 관가 분위기가 예년과 달리 썰렁하다. 공직기강 점검·연례 인사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다 연평도 사태로 긴장이 지속되면서 들뜬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부처마다 대부분 송년회를 약식으로 치르거나 복무태세를 점검하느라 연말 분위기가 실종된 상태다. 안보 위기상황에서 자칫 해이해졌다가는 ‘유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을 상대하는 상인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정부중앙청사 정전 발생 ‘긴장’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는 직원들 사이에서 ‘송년회’라는 말이 쑥 들어갔다. 청와대 업무보고를 지난해보다 열흘이나 앞당겨 한 데다 연평도 사태가 겹쳐 비상근무 태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우리 군의 정례적인 연평도 포격훈련에 북한이 보복을 예고한 상태여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감사원과 행안부까지 공직기강 감찰에 착수, 분위기는 더욱 썰렁해지고 있다. 행안부는 이날 청와대 업무보고 때 “(연평도) 상황이 악화되면 지하벙커로 대피해 계속하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는 건물 전체에 정전이 발생, 술렁이기도 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연평도 사격훈련 뉴스를 보고 있던 중 모든 조명과 TV가 갑자기 꺼져 다소 긴장했었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올해는 직원들로부터 송년회 얘기를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직실은 실장이 바뀐 지 두 달이 지난 8일에야 겨우 환영회를 했다. 1차관실 소속 한 직원은 “업무보고가 끝났지만 송년회를 생략하고 새해를 맞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연차휴가 당분간 중지, 해외출장 가급적 자제 등의 지시가 내려진 가운데 상황실, 예방안전국, 복구지원과는 비상근무 상황이다. 대변인실을 비롯해 몇몇 과별로 송년회가 계획돼 있지만 우리 군의 연평도 포격훈련 이후 상황에 따라서는 물 건너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재청 관계자는 “연말에 서로 눈치만 보면서 분위기를 살피는 중”이라면서 “지난해는 ‘자린고비’식 난방 정책으로 청사가 추웠는데 올해는 나라 분위기가 어수선해 더욱 추운 것 같다.”고 평했다. 정부과천청사도 연말 분위기가 사라졌다. 부처마다 내년도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봉사활동 등으로 대신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27일 내년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다. 따라서 실국별 송년 모임도 점심으로 대신하거나 업무보고 이후로 미룬 곳이 많다. 환경부는 연평도 사태와 공직자 근무기강 확립과 관련, 실국별로 조용한 송년모임을 갖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변인실 직원들은 오는 23일 안양소재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청소와 배식 등 봉사활동으로 송년회를 대신한다. 이에 앞서 녹색환경정책관실은 지난주 소속 직원 43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양 인덕원역 부근 씨너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으로 송년 모임을 마쳤다. 참석직원들 취향에 따라 ‘스위치’, ‘나니아연대기’,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1’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감상한 뒤 다과회를 가졌다. 사회부처 고위 공직자는 “연말이 됐지만 과거 어느 해보다도 조용한 것 같다.”면서 “외부 지침도 있지만, 직원들도 시끄럽고 요란한 것보다 조용히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쪽으로 세태가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부처의 무능한 공무원 퇴출 발표와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등으로 차분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대전청사 역시 연말 분위기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이맘때면 외청 국·과별로 송년모임과 동기들 모임 등 일정을 잡느라 분주했지만 올해는 평상시처럼 차분한 분위기다. ●대전청사 인근 식당가도 울상 한 과장급 공무원은 “매년 이어온 연말 송년 모임을 아예 취소했다.”면서 “날짜 잡기도 어렵고 괜히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겠다는 판단에서 해가 바뀌고 적당한 날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청사 인근 식당가도 아우성이다. 대목 중의 대목인 송년 모임 예약이 현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전청사 공무원들이 회식장소로 즐겨 찾는 일식집 주인은 “지난해 같으면 연말까지 예약손님이 꽉 찼었는데 올해는 썰렁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대치하고 공직기강이 강화된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술 손님도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부처종합 유진상 이재연기자 jsr@seoul.co.kr
  • “고향 지키며 농사 지어야 장병들 밥 안 거르지…”

    “고향 지키며 농사 지어야 장병들 밥 안 거르지…”

    “훈련도 다 밥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니오.” 우리 군의 서해 해상 사격훈련이 임박한 20일 낮 12시 인천 옹진군 연평도. 전 주민이 북한의 추가 포격을 우려해 방공호로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 노인이 낡은 유모차를 지팡이 삼아 느릿느릿 면사무소로 들어섰다. 현재 연평도에 남아 있는 주민 가운데 최고령자인 이기문(89)옹. 이옹은 농협 창고로 가더니 허리를 조심스레 펴고는 쌓아 둔 벼포대를 일일이 쓸어 만지며 수를 셌다. 올해 자신이 추수해 수매할 벼를 확인하고서야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그는 “북한군의 추가 포격이 걱정되지만, 내가 추수해야 고향을 지키는 우리 장병들이 밥을 거르지 않을 것 아니오.”라며 발길을 돌렸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을 피해 연평도를 떠나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생활했다. 그러다가 이달 11일 혼자서 연평도로 돌아왔다. 자식들과 아내가 말렸지만 고집스럽게 뿌리쳤다. 무엇보다 쌀 수매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오후 2시쯤 주민들이 인근 방공호로 대피하는 순간에도 이씨는 홀로 집을 지키며 농사일과 군인들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그는 “난 살 만큼 살았고, 농사도 짓고 싶을 만큼 다 지어 봤는데 뭐가 겁나겠느냐.”면서 “훈련하는 군인들 밥 거르지 말아야 할 텐데….”라며 주름진 얼굴로 한동안 찌푸린 북녘 하늘을 응시했다. 1921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그는 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의 포화를 피해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연평도로 넘어왔다. 이씨는 “다 익은 벼를 베지도 못하고 그냥 두고 나와 자식을 두고 온 것처럼 한동안 눈물이 났었다.”면서 “그해 1년을 열심히 일하고도 아내와 자식들 먹일 것이 없어 힘든 겨울을 보낸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 뒤로 60년 동안 줄곧 벼농사를 지어 왔고, 두 자식도 대를 이어 연평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북한이 허투루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전쟁은 안 났으면 좋겠어. 죽고 다치는 게 모두 젊은 군인들일 테고, 힘없는 서민들 아니겠어.”라며 안타까운 듯 연신 입맛을 다셨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애들 놀랄까봐 뭍으로 피란… 훈련하려면 확실히 해야”

    “애들 놀랄까봐 뭍으로 피란… 훈련하려면 확실히 해야”

    19일 오후 연평도 당섬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군용차와 경찰차만 보였다. 군용 트럭 등 수송용 차량 움직임이 빨라졌다. 섬 전체는 하루종일 안개가 자욱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연평도 상황을 그대로 대변했다. “엄마, 빨리가.” 당섬선착장에서 인천연안부두로 떠나는 코리아나 여객선의 출항 10분 전인 낮 12시 50분. 여섯 살짜리 송주원군이 엄마 박미선(42)씨의 바지를 끌어당기며 빨리 배를 타자고 졸라댔다. ●섬 안개 자욱… 연평도 상황 대변 전운이 짙게 드리운 연평도는 이날 긴박하게 돌아갔다. 섬에 남은 두명의 어린이 송주원·주찬 형제가 떠났다. 박씨는 “깨진 유리창만 봐도 애들이 자꾸 제 뒤로 숨네요. 포격 이후 주원이가 겁이 많아져서 자꾸 떠나자고 떼를 써서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23일 포격 이후 연평도를 떠났다가 이달 14일 돌아왔지만 6일 만에 다시 떠나려던 참이었다. 연평교회 목사인 아빠 송중섭(44)씨도 “애가 너무 놀라서 일단 뭍으로 나가지만, 훈련이 끝나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면서 “이왕 해야 할 훈련이라면 되도록 빨리했으면 좋겠다. 자꾸 미루니까 더 긴장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면서 관계기관은 이날 모든 사항을 점검했다. 군 통제구역 밖에 있는 12개 대피소에 2명씩 공무원을 배치하고 주민 비상연락처도 확인했다. 예비군 연평면대장은 “사격 예정 3시간 전에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2시간 전·1시간 전에 주민 대피현황을 확인, 재확인한 뒤 포탄 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사무소·해병연평부대 등 관계기관은 합동으로 대피소 위치 및 통신망을 확인하는 등 예행연습을 실시했다. 18~19일 57명의 주민이 연평도를 떠났고, 41명이 연평도로 돌아와 잔류 주민은 100명이다. 오후 1시 여객선으로 연평도를 떠난 주민 이춘녀(83·여)씨도 “언제 포탄이 터질지 모르는데, 어떻게 안 떠나겠느냐.”며 선착장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반면 잔류 주민들은 “이왕 할 사격훈련이라면 확실히 해야 한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주민 도영자(56·여)씨는 “진짜로 쏘는 걸 한 번 보고 나니 두려운 마음이 없을 수야 없다. 그래도 사격훈련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사격훈련을 취소하면 우리를 더 얕잡아보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영선(71)씨도 “훈련이라는 게 국토방위의 필수 아니냐. 북한 위협이 두려워 못 한다면 국토방위에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포격으로 파괴된 연평도 곳곳의 복구작업을 진행하던 현장 근로자 30여명이 연평도를 떠났다. 전기복구 인력 8명, 임시거주주택 설치 인력 16명, 해병부대 내 수도복구 인력 10명 가운데 7명 등 31명이 이날 연평도를 빠져나갔다. 한 현장 근로자는 “위에서 언론에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취재진을 경계하다가도 “지난번에도 민간인이 2명이나 죽고 했는데 이번 훈련 때문에 나가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오후 3시 30분. 연평도 당섬선착장에서 도착해 해군 신병 3명과 해병대 신병 6명이 연평도에 첫발을 디뎠다. 어깨엔 붉은색 계급장이 겨우 하나 새겨진 신참들이었지만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승빈(20) 이병은 “어머니가 걱정하실까 봐 (연평 부대에 배치된 사실을) 말씀 못 드렸다.”면서도 “해군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맡은 바 본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 외에 특별한 각오는 없다.”고 말했다. ●탈북자들 삐라·현금 北으로 날려 탈북자들로 구성된 자유운동북한연합이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북쪽으로 전단 20만장, 1달러 지폐 1000장, 북한 비방 CD 500장을 풍선에 띄워 보냈다. 사복경찰 20여명이 있었으나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연평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지난 포격악몽 아직 선한데…” 주민들 밤새 뜬눈

    “지난 포격악몽 아직 선한데…” 주민들 밤새 뜬눈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 훈련에 이어 북한의 포격이 예고된 17일, 눈으로 덮인 연평도는 전쟁 전야처럼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섬의 밤거리에는 완전 무장한 해병대원과 경찰관들만 순찰을 돌 뿐 주민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집 안에 있는 주민들도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도 다시 뭍으로 피란 갈 요량으로 짐을 챙기기에 바빴다. 이날 섬에서 밤을 새운 민간인은 주민 116명, 공무원·경찰 등 유관기관 직원 84명, 취재진 50여명 등 모두 250여명이다. 연평도 주민 이기옥(50·여)씨는 손전등과 초를 선반에서 꺼내 챙겼다. 옷장에서 두꺼운 겨울 옷가지도 여러 벌 챙겨 현관에 뒀다. 집 근처 대피소에 이불도 놓아두고 왔다. 여든살 넘은 시부모와 함께 대피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다. 긴장감일까 불안감일까 짐을 챙기는 그의 손은 파르르 떨렸다. 이씨는 “원래 빈 소리(허풍)를 잘하는 놈들(북한군)이지만 지난번에 진짜 쐈으니 대비를 안 할 수는 없다.”며 “그래도 우리 군이 물러서면 안 된다. 해볼 테면 해보자는 각오로 훈련을 해야한다.”고 울컥 쏟아냈다. 또 “몇 시간 대피소에 들어가 있으면 된다. 다시는 공격 못하도록 확실히 훈련하고 만약 공격하면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들은 연평도 곳곳에 설치된 확성기의 성능을 점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손길이 바빴다. 19개 대피소 가운데 마을 주변에 있는 12개 대피소에 긴급상황 발생시 공무원 두 명씩을 배치하는 계획도 세웠다. 전날 대피소를 긴급 점검해 비상식량과 물·담요·가스버너와 냄비 등 물품을 채워넣었다. 오후 1시쯤 인천에서 연평도로 들어온 주민 조모(47)씨는 부두에 내리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무차별 포격 이후 연평도를 탈출한 지 약 20일 만이었다. 그는 “내일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있다고 해서 그 전에 집을 살피러 들어왔다.”면서도 “내일 당장 나갈 거다. 북이 또다시 공격해 잘못되면 어떡하느냐.”고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등지에서 피란 생활을 하는 주민 29명이 이날 첫 배를 타고 연평도를 찾았다. 북한의 추가 포격에 대비해 잠시 집에 들른 주민들은 짐을 간단히 챙긴 채 뭍으로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이틀째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상당수 집의 상수도 배관이 파열됐고, 부서진 가옥들의 복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은 애간장을 태웠다. 유관기관들은 임시주거시설 마련에 한창이다. 소방방재청과 전국구호협회가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지은 임시주거시설 15동의 전기·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공사가 마무리됐다. 김정길 현장 소장은 “늦어도 19일이면 곧바로 주거할 수 있다.”면서도 “주민들이 빨리 돌아와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의 찜질방에서 숙식하는 주민들은 길어진 피란 생활에 심신이 지쳐 있었다. 황재준(58)씨도 “포격훈련을 한다고 해도 겁날 것이 없다. 죽었다 살아난 사람인데 무엇이 두렵겠나.”라고 말했다. 인천 이민영·연평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부상병 군화 벗기니 피 철철… 자동포격 불가능해 수동 포격”

    “부상병 군화 벗기니 피 철철… 자동포격 불가능해 수동 포격”

    지난달 23일 서해 연평도에 북한의 무차별 포격이 이뤄지던 때 전우들을 잃는 상황에서도 대응사격을 실시한 해병대 연평부대원들의 수기(手記)가 공개됐다. 해병대 사령부가 지난 13일 포격 사건 발생 2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부대원들로부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글로 받아 그 가운데 12명이 작성한 내용의 1차 공개분이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투에 참가했던 장병들이 작성한 글에는 당시의 처참하고 긴박했던 상황이 가감없이 담겨 있다. 특히 즉각 대응사격에 임했던 제7포병중대 장병들과 사상자 치료와 후송을 담당했던 의무실, 포탄이 집중적으로 낙하된 본부지역의 상황이 상세하게 묘사됐다. “‘쾅’하면서 포탄이 떨어졌다. 사격 훈련이 막 끝나 K9 자주포의 해치들이 모두 열려 있는 상태에서 파편들이 사방에서 날아 들어왔다. 귀 옆에 파편을 맞아 피가 나고 있었다. 포반원 모두가 무사해 안도의 숨을 쉬고 하늘에 감사했다.” 귀신잡는 해병 김영복 하사도 하늘에서 날아드는 포탄 속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일단 피해 포반원들의 안전을 확인한 뒤 하늘에 감사하고 대응을 준비했다. 그는 자주포의 자동포격이 불가능하자 수동으로 포격하도록 지시했다. “맞고만 당할 수 없어 억울하고, 분노에 차올라서 신속히 포탄을 준비해 반자동임무로 사격에 가담했다”면서 “솔직히 (당시 상황이)무섭기도 했지만 포반원을 살리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기록했다. 이날 북한의 포격 도발로 연평부대 소속 장병 중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또 10여명이 파편에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파편 등으로 부상을 당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의무실 주변에는 11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응급조치를 받는 부상자나 치료를 하고 있는 장병들의 목숨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의무실 소속 이재선 하사는 “의무실은 드라마나 영화, 뉴스에서 보던 처참한 전쟁 현장이었다.”면서 “부상당한 동료장병들의 환부를 찾아 군화를 벗겨보니 피가 쏟아졌다.”며 참혹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이 하사는 2차 폭격으로 의무실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대피하지 않고 전우의 손을 잡고 옆자리를 지켜주던 해병의 모습도 기록했다. 연평부대에 전입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던 의무병 강병욱 이병은 “적의 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도) 살고 싶었지만 환자를 살려야한다는 마음에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도 무시한 채 환자를 치료했다.”고 혼란했던 심정을 적었다. 그는 “하얀 천으로 덮여 있는 고(故)문광욱 일병을 구급차에 실을 때는 살리지 못한 죄책감뿐이었다.”면서 참담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군종장교인 하승원 대위(목사)는 의무실에서 피로 얼룩진 부상자의 손을 잡고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글로 전했다. 그는 이어 화재 진압을 위해 몸을 던졌던 백종협 병장의 뜨거운 동료애도 글로 적었다. 민간인을 살리고, 후송시키는 데 전력을 다했던 인사팀의 당시 모습은 인사과 안준오 중사의 수기에서 볼 수 있다. 연평어린이집의 유아들과 교사들을 대피시키고, 긴급물자를 대피소에 지급한 그들은 “우리는 포격의 순간에 최소한 자신의 안녕을 위해 자세를 숙이지는 않았다.”며 “전투 현장에는 사기충천한 연평부대원이, 불타는 마을에는 인사팀이 있었다.”고 당당했던 부대원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K9 대응사격을 지휘했던 7중대장 김정수 대위는 “적의 기습 포격으로 타격을 받은 중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서로 챙기며 임무를 수행해 준 게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면서 “적이 추가도발한다면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해병대사령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의 전투상황을 당시 전투에 참가한 장병들이 직접 기록한 수기집으로 발간해 장병 교육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오늘 첫 전국민 민방위 대피훈련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실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5일 오후 2시부터 전국 동시 민방위 특별대피훈련이 실시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피훈련은 1975년 민방위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지하철역, 지하보도, 지하 주차장 등 일상생활 속에서 접근 가능한 지하대피시설을 실제로 찾아가 대피해 봄으로써 민방위 사태 발생 시 신속한 대처요령을 익히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훈련 공습경보 발령과 동시에 15분간 전국의 교통과 주민 이동이 통제되며, 주민들은 가까운 대피소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각 가정에서는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인근 지하대피소로 피하고, 고층건물 또는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을 통해 지하시설로 대피해야 한다. 운행 중인 차량은 오른쪽 길가에 정차하고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지하대피소로 이동해야 한다. 항공기, 선박, 철도, 고속도로 차량은 국민 불편 방지를 위해 정상 운행하는 대신 경보가 울리는 3분간 KTX 등 철도는 앞뒤 열차 운행 상황에 따라 운행 속도를 줄이고, 고속도로 운행 차량은 시속 60㎞ 이하로 서행해야 한다. 공군은 가상 적기인 KF16 등 12대의 전투기를 서울,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 상공에 띄워 실제 공습 상황을 연출하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수업을 중단하고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해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도록 하는 등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日 ‘자위대 한반도 파견’ 흘려들을 일 아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반도 유사시 남북한에 있는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를 한반도에 파견하는 것에 대해 몇 가지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센고쿠 요시토 일본 관방장관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들도 터무니없는 실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내 움직임을 종합해 보면 실수로 나온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자위대 한반도 파견’ 발언을 그냥 흘려들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연평도 사태 직후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2만 8000여명의 피란 방법과 북한난민 처리 등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간 총리가 관련 부처로부터 한국에 사는 일본인 구출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도 전했다. 일본은 1999년 주변사태법 제정 이후인 2002년 미국과 함께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코드 5055를 작성했고, 한반도 유사시 수송기와 자위함을 한국에 파견해 일본인을 구출하는 극비계획을 세워 가동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미국과 일본은 최근에도 한반도 유사시 병력 운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대피시키는 대상에 일본인을 포함시키거나 미 군용기를 이용하는 문제 등을 협의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신방위계획대강에 중국이나 북한의 공격이 예상되는 지역에 자위대를 집중적으로 보낸다는 ‘동적 방위력’ 개념을 도입하려는 것도 주목된다. 중국 해군의 움직임에 대비해 난세이제도에 육상자위대가 증강된다. 간 총리가 미군부대 이전 문제로 소란한 오키나와를 17, 18일 방문하려는 것도 시점이 묘하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한반도 위기지수가 높아질 때 나온 자위대한반도 파견 발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강한 반발로 한반도 정세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미·일 3국의 전략적 소통과 공동대응 태세는 중요하지만 국민적 거부감이 큰 자위대 한반도 파견 문제는 주시해야 한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미국과 일본·중국 등 주변 강대국의 이권 다툼으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상처를 입곤 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연평도 전사자 폄훼발언 구설 황진하 의원 “유가족에 사과”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군 장병들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황 의원은 지난 10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 참석, “군인 사망자 2명이 있다고 하지만 사실 전사가 아니다.”면서 “(한명은) 대피호에 있다가 담배 피우러 나간 뒤 파편에 맞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의원은 12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전사자 유가족과 해병 장병과 국민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어 “전사자가 아니라고 말하거나 담배를 피우다 죽어서 전사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적이 없다.”면서 “전사한 서정우 하사 유가족에게는 일단 전화 연락이 돼 사과 말씀을 드렸고, 이유를 불문하고 유가족 여러분과 해병 장병에게 대단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예산전쟁 최대피해 ‘서민 복지’

    예산전쟁 최대피해 ‘서민 복지’

    ‘예산 전쟁’의 패자는 복지였다. 서울신문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의원실이 10일 여야 합의로 의결했던 복지위 예산과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처리한 복지예산을 분석한 결과 상임위에서 증액한 복지예산 중 80여개 사업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상임위 증액 예산을 예결위가 깎는 것은 다반사이지만, 올해 복지예산은 여야가 일찌감치 정부의 예산 편성에 문제가 있다고 공감하며 증액을 약속한 사안이었다. 논란이 큰 예방접종비 말고도 전액 삭감된 예산은 수두룩하다. 복지위는 저소득층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가운데 차상위계층의 연금보험료를 국가가 50% 지원하기 위해 185억원을 새로 책정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금 2879억원도 모두 깎였다. 산모신생아 도우미지원 예산도 수혜대상을 2008년 이전 수준(전국가구평균소득 65% 이하)으로 회복하기 위해 복지위가 310억원을 증액했지만 전액 반영되지 않았다. 보육교사 담임수당 지원 등의 보육돌봄서비스(579억원),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양육 지원금(2744억원), 장애인연금 급여 2만원 인상을 위한 313억원,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65세 이상 노인 68.5%에서 70%로 확대하기 위해 증액했던 611억원도 깎였다. 명맥을 유지한 것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됐던 경로당 난방비 지원 정도였다. 정부안 대비 전체 복지예산 증가액의 절반을 경로당 난방비가 차지하는 꼴이 됐다. 방과후돌봄 서비스는 복지위 증액 267억원 가운데 겨우 38억원만 살아남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방예산 31조4031억 확정… 6.2% 증액

    국방부는 내년 국방예산이 올해보다 6.2%(1조 8404억원) 늘어난 31조 4031억원으로 확정됐다고 9일 밝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서해 5도 전력보강 사업비가 2613억원이나 늘어나 국방예산 증액이라는 특수 효과를 불러왔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예산이 증액된 국방 관련 16개 사업 가운데 13개 사업이 서해 5도 관련 분야다. 서해 5도의 방위력 개선 사업비로 투입되는 1680억원은 대포병탐지레이더, 음향표적탐지장비, 주야관측장비, K9 자주포, 정밀타격유도무기, 대잠수함 전력 보강을 위한 어뢰음향대항체계 장비, 원거리 탐지용음향센서 등의 도입 및 진지보강에 사용될 예정이다. 피해복구비, 백령도 및 연평도 증편부대 병영생활관·탄약고·정비고 신축 및 보강, 진지 및 대피소 지붕 및 방호벽 보강, 안전장비 및 물자 확충 등에는 933억원의 경상운영비가 투입된다. 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증액된 나머지 3개 사업은 긴요 전투예비탄약 추가 확보(288억원), F15K 2차 사업 추가 반영(600억원), 전투기 조종사 수당 인상(2억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현 전력의 효율적인 활용과 최적의 전투력 발휘를 위한 군수지원비도 우선 반영됐다. 이에 따라 전투기 비행훈련 시간이 150시간에서 153시간으로, 헬기 비행훈련 시간도 172시간에서 189시간으로 늘어나게 됐다. 교육용 탄약 확보율도 90.3%에서 93.4%로 늘린다. 북한의 핵·미사일·장사정포 등 비대칭 위협에 대비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중고도·사단·군단 무인정찰기(UAV) 개발,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의 예산도 반영됐다. 무기체계의 독자 개발능력 확충을 위한 국방 연구개발 투자 예산도 2조 192억원으로 올해보다 12.4% 늘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지하철내 광고물 제한”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 안의 광고물 게재 건수가 제한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한국철도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부산교통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 등에 전동차나 역사 내, 스크린도어 등에 대한 광고물 설치기준 마련 및 정비방안을 주문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공항, 지하철, 철도 등 교통시설을 이용해 광고물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는 서울메트로 등 14개 기관에 대한 감사 결과, 이들 기관이 시설물 외부에 대해서는 광고물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시설물 내부의 광고물 게재에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수도권에서 지하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3개 기관은 역과 전동차 내에 모두 25만 7286건의 광고물을 게시하고 있다. 특히 비상문을 설치해야 할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고정틀 및 광고물을 부착해 비상시 승객의 대피가 어렵고 전동차 밖의 시야를 가린다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서울 종로3가역(1호선)에는 주요 동선인 1, 2번 출입구에 안내표시 3개와 광고물 14개가 뒤섞여 있고, 삼성역(2호선) 5, 6번 출입구에는 40개의 광고물이 난립해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도 감사원은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안내정보시스템 개량사업 과정에서 업체와 부당한 계약을 맺어 254억원의 수입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나 당시 사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지난달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측에 징계를 요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칠레 교도소에 화재 최소 81명 목숨잃어

    칠레 수도인 산티아고의 한 교도소에서 8일 화재가 발생해 최소 81명이 사망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새벽 산티아고 남동부의 산미겔 교도소에서 불이 나 8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이 화염에 휩싸인 건물 안에서 대피 중이며 19명이 부상하고 이 가운데 14명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칠레 TV들은 불길이 번진 교도소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을 되풀이해 방영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교도소 안에서 두 갱단이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매트리스에 불이 붙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미겔 교도소는 최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나 현재 1961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칠레 수사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그물에 걸려 고통스럽게 죽은 2.6m 상어

    그물에 걸려 죽은 2.6m 상어 사진이 호주 언론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보도돼 안전망 설치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다. 상어의 사체는 7일(현지시각) 오전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를 둘러싸고 있는 안전망에서 발견됐다. 숨진 상어는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 온순한 성격의 그레이 너스 상어로 그 크기는 2.6m 가량된다. 그레이 너스 상어는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이기도 하다. 사진에는 그물에서 탈출하려고 사투를 벌인 상어의 몸부림이 그대로 들어나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상어 안전망으로 인하여 해양생물의 고통스런 죽음이 이어진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해 상어 피해자가 속출하는 호주로서는 안전망을 철거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호주는 동부해안에만 51개의 상어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다. 안전망에 걸린 해양동물이 사망하지 않도록 매 72시간마다 순찰을 돌지만 이번에는 상어를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호주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공중감시체계로 상어 출몰시 지상의 해양구조대에 연락을 하고 수영객을 대피시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매년 상어 피해자가 늘고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또 난장판…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동영상]

    또 난장판…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동영상]

    2011년도 예산안이 8일 여야 간 극렬한 몸싸움 끝에 여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국회 중앙홀에서는 여야 정당 관계자 및 국회의원 보좌진 간에 멱살잡이에 주먹질, 발길질이 오가는 난투극이 벌어졌으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재석 166명, 찬성 165명으로 통과된 예산안은 309조 5518억원의 정부 예산안에서 총 4951억원이 순삭감된 309조 567억원 규모이다. 정부안에서 2조 5718억원이 감액됐으며 2조 767억원이 증액됐다. 증액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 긴급 전력보강과 국방비, 서해 5도 주민대피시설 보강 등 분야에서 이뤄졌고, 4대강 사업 예산은 당초 정부의 예산안에서 2700억원 삭감됐다. 국가재정법 등 예산부수법안 18건 외에도 국군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동의안, 소말리아 파견 연장동의안, 서울대 설립·운영법률안, 과학기술기본법안,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 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 등 24건의 안건도 함께 처리됐다. 앞서 한나라당은 오전 11시쯤 본청 245호에서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를 연 뒤 4분여 만에 한나라당만의 수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 ‘추악한 대한민국 국회’ 현장 보러가기 예산안 등의 강행처리로 정국은 얼어붙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규탄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된 4대강 예산과 모든 법률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국을 순회하는 투쟁 일정을 마련키로 했다. 대대적인 장외투쟁도 검토하고 있다. “예산안이 심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의에서 날치기 처리됐다.”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여권은 인사나 개헌 문제 등 남은 현안에서 한동안 야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청와대는 당초 연말쯤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등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문회 일정을 마련하는 논의 단계부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헌 논의도 당분간 공론화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야당은 4대강 반대 투쟁과 함께 민간인 불법사찰 및 ‘대포폰’ 사건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연평도 사건 등 대형 이슈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 새로운 이슈와 맞물려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여당으로서도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국회 이슈를 한꺼번에 떨어버림으로써 원외 이슈에 대응할 카드를 상당 부분 소진한 측면도 있다. 다만 야당이 연말 연초 시급한 이슈는 없는 상태에서 원외 투쟁을 마냥 이끌어 가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 이지운·구혜영기자 jj@seoul.co.kr
  • 칼로 자른듯 ‘반토막’ 난 11층 아파트

    지난 7일 새벽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인근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이저우성 준이시에서 7일 새벽 산사태가 발생해 비탈면에 세워진 아파트의 반쪽이 무너졌다. 무너진 아파트는 11층 건물로 단면이 마치 칼로 자른 듯 처참하게 붕괴돼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했다. 이 아파트에 살던 주민 800여명은 산사태 소식을 듣고 재빠르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생활터전이 반으로 잘려나간 모습을 보며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 주민들은 “건물이 이렇게 반토막이 난 모습은 처음”이라면서 “칼로 자른 것처럼 붕괴된 모습이 정말 끔찍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구이저우성의 지질관계부서는 “산사태가 또 한 번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은 건물들도 붕괴될 위험에 놓여있다.”면서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민방위 교육, 생존훈련으로

    이론 위주의 민방위 교육·훈련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생존훈련 위주로 바뀐다. 충무계획(비상대비계획) 역시 사이버테러와 정보전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손질된다. 소방방재청은 주요 시·도 민방위 집합교육을 2012년까지 단순 강의가 아닌 재난 시 대처 요령을 몸소 배우는 ‘생존훈련센터’ 체험 학습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현재 민방위 교육은 만 20∼40대 남성으로 구성된 민방위 대원을 대상으로 1∼4년차는 1년에 4시간 집합교육을 한다. 그러나 집합교육은 동영상 강의 위주로 이뤄져 ‘무늬만 교육’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방재청은 2012년까지 시·도 권역별 민방위 집합교육을 방재청 산하 생존훈련센터에서 확대실시하는 한편 센터도 전국 41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4곳에 설치된 생존훈련센터는 화생방과 인공호흡, 지진·화재시 대피 요령을 체험하며 배우는 곳으로 일부 민방위 교육만 이곳에서 실시된다. 정부는 또 전시상황 시 비상매뉴얼 격인 충무계획 손질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연평도 도발은 평시 재난준비 상황과 전시 충무계획 발효 중간의 어중간한 상황이어서 사태 대응에 애매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됐다.”고 손질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충무계획은 매년 을지연습 이후 지적사항이 나오면 재점검, 보완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연이은 천안함·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유사한 위협 또는 정보통신기술(IT) 관련 사이버테러에 대한 보완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무계획은 적 도발징후가 현저해지는 3종부터 전쟁이 임박한 1종까지 단계별로 정부 각 부처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인력·물자 동원 등 군사작전 지원, 정보기능유지, 국민생활 안정 지원 요령을 담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연평도의 교훈(6)] 달라진 세대별 안보관(끝)

    [연평도의 교훈(6)] 달라진 세대별 안보관(끝)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은 지 2주일, 연평도 주민들은 찜질방에서 피란살이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연평도 포격 이후 세대별 안보의식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민간인까지 숨지면서 6·25를 겪지 않은 전후 세대들에게는 전쟁의 참상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에 찬성하면서도 확전(擴戰)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국방전문연구원은 “연평도 도발은 국민들이 북한 군사적 위협의 실체를 체감한 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이 잘잘못을 가리는 소위 ‘블레임 게임’으로 빠져 이념의 논쟁으로까지 번졌다면 연평도 사건은 국민 모두가 한목소리를 냈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위협은 젊은 세대들에게 더 충격적이었다. 중학교 3학년생인 서채은(15)양은 “기사만 읽어도 전쟁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무서웠다. 앞으로는 북한에 대해 공격·전쟁·김정일 같은 이미지만 떠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구로고 1학년 김준호(16)군도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긴장하면서 살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공교육’을 받으며 자란 50·60대의 반응도 비슷했다. 자영업을 하는 윤석봉(56)씨는 “연평도 도발로 어릴 적 배웠던 ‘반공의식’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어릴 적에는 북한을 무조건 적이라고 배웠고, 중년이 돼서는 남북이 점차 화해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계진전을 직접 목격한 세대”라면서 “이런 간극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우리의 ‘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안보의식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과거와 달리 라면을 사재기하거나 주가가 급락하지 않은 것은 불안하지만 그 불안이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넓게 퍼져 있다는 방증”이라며 “일시적인 불안감이지 안보의식이 근본적으로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김수진(25·여)씨도 “민간인 사망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일시적인 일 같다.”면서 “불안하지만 방독면을 사둔다거나 대피소를 찾거나 비상식량을 비축해 두지는 않는다. 연평도에 국한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 의식이 바뀌는 것은 개인이 자신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느끼는 것인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며 “연평도가 지정학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과 과거 정권에서 10년 동안 평화에 길들여졌던 것도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인식은 급격하게 나빠졌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과거 10년 동안 길들여져 왔던 인식, 가치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대화 상지대 교양학과 교수는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피해자가 생겨 북한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것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대북 인식을 악화시키겠지만 50년간 극단적인 대립에도 통일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처럼 평화·통일·안정을 바라는 정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효섭·윤샘이나·김양진기자 newworld@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연평도 포격 불똥… 연말 모임 취소·연기

    한파가 몰아친 7일 정부대전청사에서는 지진(?) 괴담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관가에 연말 분위기가 실종됐다. ●난방관 파손에 한때 지진 소동 7일 오전 9시 15분 대전청사 4동 특허청에 긴급 대피방송이 나왔다. 출근 후 이상한 소리와 함께 사무실 화분 잎이 흔들리고, 사람이 서서 진동을 느끼면서 불안해하던 공무원들은 비상계단 등을 통해 청사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한파 속에 밖에서 몸을 떨던 이들은 30분 후쯤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한동안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이날 소동은 4동 지하 2층 난방관이 노후돼 터지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청사관리소에서 난방관 교체를 위해 건물 옥상에 있는 물을 빼는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했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10t에 달하는 물이 100m 길이의 관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생긴 현상으로 건물 안전 및 지진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대전청사는 이날 하루종일 난방이 안 돼 사무실이 냉방이었다. ●인근 식당가 송년회 특수 실종 지난달 23일 이후 비상상황이 이어지면서 대전청사의 연말 분위기가 예년과 확연히 다르다. 국·과를 비롯해 동기모임 등 다양한 송년회 일정을 조정하느라 분주할 텐데 올해는 차분하다. 한 공무원은 “연말 동기 모임을 취소했다.”면서 “날짜를 잡기도 어렵고 괜한 부담이 될 수 있어 신년모임으로 행사를 바꿨다.”고 말했다. 대부분 “분위기를 봐서…지금 (송년회를)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부득이한 경우 주말이나 휴일 점심 등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모임도 늘고 있다. 이모 과장은 “행사는 무조건 20일 이후로 미룬 상태”라고 말했다. 대전청사 인근 식당가는 울상이다. 대목 중의 대목인 송년 모임 예약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청사 공무원들이 회식장소로 많이 찾는 한 식당 주인은 “사회 분위기상 어쩔 수 없다.”면서도 “요즘은 술 손님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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