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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탕자산 언색호 해체 착수… 130만명 대피령

    中 탕자산 언색호 해체 착수… 130만명 대피령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생긴 언색호(堰塞湖) 일부가 27일 처음으로 폭파돼 부분방류를 시작했다. 직접 피해권인 몐양(綿陽)시 베이촨(北川)현 일대 주민 최대 130만명도 대피에 나섰다. 중국은 이날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1800여명을 동원해 베이촨현 부근 탕자산(唐家山)에 생긴 최대 규모의 언색호 해체작업에 들어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전날 현재 언색호 수위는 725.3m로 최저 높이 제방보다 불과 26m 낮았다. 중국당국은 언색호를 부분폭파하는 방식으로 방류를 시작했다. 굴착기도 동원돼 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탕자산 언색호 배수작업이 끝나면 나머지 34개 호수에 대해서도 범람 예방조치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전날엔 헬리콥터와 수송기가 굴착기, 불도저, 화물트럭 등 중장비 15대를 공수했다.AP통신은 이날 1800여명의 군인이 1인당 22파운드의 폭약을 지고 탕자산 언색호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방류시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 인근 베이촨현, 장여우(江油)시의 11만 6000여명은 대피를 완료했다고 상하이 오리엔탈 TV가 보도했다. 양시 위원회 등 당, 정부 관계자들은 24시간 비상감시에 들어갔다. 당국은 긴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제방이 붕괴되는 경우다. 방공경보를 울리고 강 상류 관찰지점에서 20초 단위로 신호탄을 발사해 하류 주민들을 대피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국 당국의 언색호 붕괴 3단계 시나리오에 따르면 호수 3분의 1 붕괴시 15만 8000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절반 붕괴시 불과 4∼6시간 후면 68㎞ 떨어진 몐양시의 2층 이하 건물이 모두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경우 120만명이 수장된다. 완전 붕괴시엔 총 130만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27일 오후에도 쓰촨성 칭촨현과 산시성 닝창현에서 각각 리히터 규모 5.4와 5.7의 여진이 발생했다. 인명피해 규모도 늘었다.27일 현재 공식 사망자는 6만 7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6만 7183명, 실종자 2만 790명, 부상자 36만 1822명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교민 1100명… 피해접수 없어”

    중국 쓰촨성 강진과 관련, 외교통상부는 현지 재외공관 등을 통해 교민 피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교민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청두 총영사관 김일두 총영사 등이 현지 교민·유학생 등의 피해 여부를 확인, 본부로 알려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고 있다.”며 “강진인 만큼 추가 피해에 대비, 현지와 본부 상황실간 계속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 발생 이후 주청두 총영사관에도 대피령이 내려져 김 총영사 등 직원들이 관저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이들은 현지 한인회 및 학생회 등과 계속 접촉해 교민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진으로 인해 중계탑 등에 문제가 발생해 총영사관 유선전화 및 직원 휴대전화 등이 모두 불통이 됐다.”며 “현지 관저 비상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에는 교민 800여명, 유학생 340여명 등 모두 11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기업도 상당수 진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검은대륙 또 분쟁 피바람

    검은대륙 또 분쟁 피바람

    아프리카에 다시 분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케냐가 종족 분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차드도 반군이 수도 대부분을 장악해 정권 붕괴 위기에 놓였다. 이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 등 각국은 일제히 자국민 소개에 나섰다. 뿌리깊은 가난, 외세, 군벌, 석유 이권 문제 등이 겹쳐 있는 차드 사태는 아프리카 분쟁의 전형을 보여준다. 수단 국경지대에서 이동한 반군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은자메나로 진격해 하루 만인 2일 수도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은 대통령궁에 고립된 상태라고 AFP통신이 반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아바카르 톨리미 반군 대변인은 “우리는 데비 대통령이 대통령궁 안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가 떠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겠다.”면서 “일부 저항이 있지만 우리는 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소식통도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반군이 대통령궁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마드 알람 미 차드 외무장관은 AFP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안전하며 정부군이 여전히 은자메나를 장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프랑스군 정보 관계자에 따르면 반군의 규모는 대략 2000여명으로 기관총과 자동소총, 로켓포로 중무장했다. 이들은 토요일 아침 은자메나에 진입할 때까지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았으며, 일부 시민들은 반군의 등장을 환영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프랑스와 미국 정부는 사태 확산을 우려해 자국민 대피령을 내렸다. 미 당국은 차드를 떠나고 싶은 미국인은 즉각 대사관과 접촉하라고 당부했으며, 프랑스는 은자메나 시내의 3곳을 피난민 집결 장소로 지정하는 한편 자국민 보호를 위해 150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전 중 대사관 직원의 부인과 딸 등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차드 반군을 이끄는 지도자 중에는 마하마트 누리 전 국방장관 등 데비 대통령 휘하에서 일했던 고위 관료들이 많다. 이들은 데비 대통령의 장기 독재와 부정부패에 불만을 품고 반군에 합류했다. 군인 출신인 데비 대통령은 1990년 은자메나를 장악한 뒤 민정 이양 절차를 거쳐 대통령에 올라 지금까지 권력을 누리고 있다. 특히 2006년에는 3선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기까지 했다. 반군은 이에 반발해 당시 은자메나 점령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차드의 내전은 뿌리가 깊다.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뒤 정권 장악을 위한 끊임없는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유전이 발견되면서 이권을 노린 내란까지 더해졌다. 특히 이웃 수단과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다르푸르 난민이 차드로 흘러들면서 국경에서의 분쟁이 빈발해지자 수단 정부는 차드의 반군을 지원하고, 차드 정부는 이에 맞서 수단의 반군을 지원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 산불 확산… 부시, 긴급대피령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고 있는 대형 산불이 발생 사흘째인 23일 초속 14m가 넘는 사막 강풍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주민 50여만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외신들은 22일 “이번 ‘불폭탄’으로 최소 1명이 죽고 소방관 20여명 등 수십 명이 다쳤다.”며 “또한 적어도 900채의 가옥과 사무실이 불타고 서울 면적의 약 1.5배인 1000㎢ 산림이 완전히 소실됐으며, 이 불로 인한 연기와 재가 인근 지역으로 날아가 호흡이 곤란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전지역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앞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 남부 7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 일대 국립 및 주립 산림 자연공원을 모두 폐쇄했다.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1500명도 산불진화 작업에 전격 투입됐다. 대피령이 내려진 샌디에이고 주민 25만여명 중 1만여명은 인근 프로 풋볼 경기장에 대피해 있다.산불 지역의 초중고에 대해서는 휴교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불길이 이런 추세로 확대되면 수만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샌디에이고 2곳에서 발생한 산불의 기세가 여전한 상태에서 18곳 이상에서 추가로 산불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1500여명의 소방관을 추가 투입하는 등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바람이 워낙 강해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사막 강풍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2∼3일 후에나 불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급대피한 팻 헬싱(59)은 “샌디에이고는 불에 포위됐다.”고 말했다.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곳은 유명인들의 호화주택이 밀집돼 있는 말리부 지역으로, 주 당국은 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주민 3만 6000여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이번 산불은 전선이 끊기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美동부 100년만의 폭우… 피해 속출

    미국 동부 지역에 100여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까지 불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 시작된 이번 폭풍우로 8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저지와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과 뉴저지주 등에서는 호우로 주택과 도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상당수 학교들이 이날 하루 문을 닫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뉴욕의 경우 일요일인 15일 평균 140㎜가량의 비가 쏟아져 100여년 만에 강수량 기록을 깨기도 했다. 맨해튼 센트럴파크는 15일 하루 강수량이 190㎜에 달해 1882년 9월23일의 210㎜ 이후 12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이춘규기자 연합뉴스 taein@seoul.co.kr
  • “○○에 폭발물 설치” 거짓 협박전화 잇따라

    “○○에 폭발물 설치” 거짓 협박전화 잇따라

    ‘괴롭히던 친구를 혼내주려고…, 억울하게 범칙금을 물어서…, 응원하던 배구팀이 연패해 술김에’ 최근 공공기관이나 건물, 항공기 등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거짓 협박 전화가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인 분풀이성 거짓 협박전화로 인해 경찰특공대와 국가정보원, 폭발물 처리반, 소방대원, 병원 구급대원이 총출동하고 인근 주민들의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치안력 낭비와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폭발물 협박 전화는 2004년 64건,2005년 28건,2006년 65건, 올들어 이날 현재 12건이 접수됐다. 15일 오후 7시50분쯤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에 “여의도 63빌딩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곧바로 경찰특공대 11명과 관할 경찰서 경찰관 32명, 소방차 4대와 소방관 23명 등이 출동해 건물에 있던 시민들을 긴급대피시키고 건물 전체를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협박 전화는 상당수가 개인적인 불만이 범행 동기다.11일 타워팰리스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초등학생(11)은 “타워팰리스에 사는 친구가 괴롭혀 혼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 강남경찰서를 폭파하겠다는 전화를 건 김모(37)씨는 “오토바이를 몰다 헬멧을 쓰지 않아 경찰관에게 단속돼 범칙금을 물었는데 그 때 억울했던 기억이 떠올라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다시 카트리나 악몽?

    “‘카트리나’의 악몽이 다시…” 미국 남부지역이 또다시 열대 폭풍 불안에 떨고 있다. 카트리나 참사 1주년인 29일을 앞두고 그때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북상하는 허리케인급 열대 폭풍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허리케인급 열대 폭풍 ‘에르네스토’는 28일 멕시코만 일대로 움직이면서 세력을 계속 키워나가고 있다. 에르네스토는 이날 아이티 남서쪽 185㎞ 지점에서 시속 15㎞로 아이티 쪽으로 이동 중이다. 아직은 최대풍속 121㎞의 약한 1등급 허리케인. 그러나 29일 쿠바 연안에 도착할 때쯤이면 2등급으로 강해진 뒤 오는 31일쯤 뉴올리언스 등을 영향권에 포함하는 멕시코만 한가운데쯤에 왔을 때는 최대 풍속이 179㎞에 달하는 3등급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미국 허리케인센터(NHC)는 28일 뉴올리언스 지역보다는 플로리다 남단 도서지대인 키스 지역 및 서부 지역이 강한 영향권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티는 저지대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렸고 쿠바 당국도 동부 6개 지역 주민 수만명에게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플로리다주 당국도 도서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내륙지역으로의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지난해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루이지애나에 상륙할 당시 3등급이었다. 멕시코만 일대는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시설이 몰려 있어 태풍 피해가 커지면 국제 에너지 가격도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해 카트리나와 리타로 생산 차질을 빚은 천연가스는 연 생산량의 약 22%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에르네스토가 예상대로 3등급으로 커진 상태에서 멕시코만에 진입할 경우 이스라엘ㆍ헤즈볼라간 분쟁 및 이란 핵문제로 흔들리고 있는 국제유가가 또다시 출렁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시애틀항 폐쇄 소동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지난주 전세계를 경악시킨 항공테러 공포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승객소란으로 기내 비상사태가 발령된 여객기를 전투기가 출동해 비상착륙시키는가 하면, 폭발물 탐지견의 감식오류에 북미 최대의 화물선 터미널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항에서는 폭발물 은닉 의혹을 받은 파키스탄발 컨테이너 때문에 화물 터미널 일부가 하루 종일 폐쇄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항만당국은 X레이 검색 결과 화물선이 제출한 적재목록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데다 폭발물 탐지견도 이상 신호를 보내 18번 터미널 일대를 폐쇄하고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제의 컨테이너는 홍콩을 출발, 중국과 한국을 거쳐 지난 14일 시애틀에 입항한 화물선에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령 발령 직후 18번 터미널과 주변 해상에는 미 연안경비대까지 출동, 긴급 통제선이 설치됐다.23만평 규모의 18번 터미널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화물터미널 중 하나다.10시간에 가까운 정밀수색에도 항만당국은 폭발물이나 어떤 의심물질도 발견하지 못했다. 터미널은 이날 밤 늦게야 정상운영됐다. 앞서 이날 새벽 미 보스턴 공항에는 기내 비상사태가 발령된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여객기가 전투기의 유도를 받으며 비상 착륙했다. 테러범이 탑승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CNN과 폭스뉴스 등이 오전부터 생방송으로 현지상황을 중계했지만 조사결과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초 문제의 여성이 바셀린과 스크루 드라이버, 성냥, 알카에다를 언급하는 메모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공항측 발표도 사실무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당국은 이번 소동이 밀실공포증을 가진 한 여승객이 소란을 피운 것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뉴욕시 폭염 비상사태 선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전역이 불볕 같은 ‘살인 더위’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의 낮 기온은 모두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넘어섰다. 미 국립기상청은 지금과 같은 폭염이 계속될 경우 지난 1933년의 최고 기록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뉴욕시는 사상 처음으로 폭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냉방 전력 과부하에 따른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 에너지 절약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욕시는 53개 시청사 건물의 온도를 화씨 78도(섭씨 25.6도)로 올리고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 끄기, 엘리베이터 10∼20% 사용 중단, 주요 교각의 조명등 소등 등의 에너지 절약 지침을 시달했다. 시카고에서는 정전으로 19개 고층 아파트의 주민 120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관들은 대피령이 내려진 건물을 집집마다 확인하며 주민들을 건물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평소 서늘한 여름 기온 때문에 냉방시설이 없는 가정이 많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품귀현상이 빚어졌다.CBS 방송은 130여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불볕 더위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도 여름의 폭염이 ▲기온은 더 오르고 ▲기간도 길어지고 ▲지역도 확대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상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CBS는 또 지난해부터 강력해진 허리케인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는 것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면서 이산화탄소 가스 배출 감소 방안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일 캘리포니아를 방문해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공동 노력에 합의했다. 영국이 미국의 개별 주와 이같은 합의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미국의 일부 언론은 블레어 총리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만나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하자 슈워제네거 지사를 찾은 것으로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해왔다.dawn@seoul.co.kr
  • 이, 레바논 또 공습 56명 사망

    2000년 전 예수가 첫번째 기적을 행했다는 ‘축제의 마을’ 카나가 귀청을 찢는 폭발음과 함께 피비린내 나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30일 새벽 이스라엘 전투기의 폭격으로 레바논 민간인이 적어도 56명 숨졌다.34명은 어린이였다고 국제적십자사가 밝혔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생존자 이브라임 샬로브(26)는 “폭격이 너무 격렬해 아무도 움직일 수 없었다.”면서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린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숨졌을 것”이라며 망연자실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유엔은 이날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즉각 휴전 및 헤즈볼라 무장해제 등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화를 골자로 한 프랑스 중재안을 올렸으나 회원국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었다.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신속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이어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을 제외한 어떤 협상 제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 미국측 평화안을 들고 이스라엘에 이어 레바논을 방문하려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계획도 무산됐다. 라이스 장관은 참사 직후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두 번째 회담을 가졌으나 올메르트 총리는 “앞으로 10∼14일간 더 공격할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성명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면서도 민간인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마을을 로켓 발사기지로 활용한 헤즈볼라가 원인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약성서에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바꾼 첫번째 기적현장으로 기록된 카나에서는 1996년에도 이스라엘의 ‘분노의 포도’ 작전으로 105명이 숨졌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각각 “충격과 슬픔”,“소름 끼치는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폭력사태의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즉각’ 무기를 버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과 영국도 유감을 표명했으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날 이스라엘 공습은 남부 항구도시 티레 주변의 국경마을 수십곳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전날 국경마을 빈트 즈베일에서 전격 퇴각했던 이스라엘군은 이날 다시 레바논 남동부 국경마을 타이베 외곽으로 진출, 헤즈볼라 게릴라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19일째 이어진 이스라엘 공격으로 레바논 사망자가 실종자를 포함해 750명이 넘었다고 레바논측은 밝혔다. 한편 얀 에겔란트 유엔 긴급구호대책 본부장은 교전지역 내 사상자 이송과 식량·의약품 공급을 위한 한시적 휴전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측이 거부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충주댐 초당9000t 방류땐 피말라”

    “충주댐 초당9000t 방류땐 피말라”

    “총 들고 전방 지키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기상이변도 잡았다.” 두 차례에 걸친 집중호우로 불어난 홍수를 물 샐틈 없이 감시·분석해 댐 하류 피해를 막는 데 성공한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직원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다. 대전 수공 본사에 있는 물관리센터는 24시간 전국 15개 다목적댐과 용수댐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댐 하류지역 홍수 피해를 막은 일등공신이다. 댐관리 전문가와 기상전문가, 전산·통계요원 등 50여명이 24시간 상황판을 응시하고 있다. 상황실을 찾은 30일에도 20여명이 긴장된 얼굴로 비상근무를 서고 있었다. 전장의 전투를 종합지휘하는 군대 지하벙커 같은 분위기다. 홍수 위험이 있을 때에는 2교대로 근무하지만 이번에는 거의 모든 직원들이 밤을 새웠다. 이번 집중호우 때 가장 긴박했던 시간은 16일 오후 4시부터 18일 0시까지. 황선필 팀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충주댐 상류지역인 단양군 매포읍은 이미 물에 잠겨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하류 여주읍 역시 주민대피령을 발령한 상태였다. 댐 구조체 안전 잔여 수위는 불과 1m밖에 남지 않았다. 직원들은 물론 곽결호 사장도 상황을 지켜보며 목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상류 침수는 늘고 댐 자체의 안전조차 위험한 상황에 몰렸다. 단양군과 여주읍에서는 난리가 났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 정치인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상류에서는 빨리 수문을 열라고 아우성이고, 하류에서는 ‘여주 다 죽는다.’며 (수문을)닫으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문태완 물관리센터장과 황 팀장, 차기욱 한강수계 과장, 김태국 기상 전문연구원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했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더 이상 물을 가둬둘 수 없다는 것을 알리고, 오후 5시부터 방류량을 초당 5000t에서 7000t으로 늘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은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피를 말리는 시간이 계속됐다. 상류에서 초당 무려 2만 2000t(1000년에 한번 나올 가능성)의 물이 유입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충주댐은 최대 유입량이 초당 1만 8000t(500년에 한번 나올 가능성)으로 설계됐다. 저녁으로 자장면을 시켰지만 대부분 젓가락도 대지 못했다. 하류지역에는 미리 추가 방류를 예고한 뒤였다. 북한강 유역 방류량과 한강 중·상류 지역 상황을 종합한 뒤 밤 10시부터 방류량을 초당 9000t으로 늘렸다. 댐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최대 방류량은 무려 26시간 동안 계속됐다. 비구름이 비켜가는 것을 확인한 뒤 18일 0시부터 다시 6000t으로 조절했다. 물난리를 막기까지는 첨단 장비의 도움도 물론 컸다. 강우예보·자동 실시간 수문자료 관리·홍수분석모형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세계 몇 안 되는 정확한 장비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물관리센터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점은 밤을 새우거나 긴장된 생활이 아니다. 황 팀장은 “과학적인 통계를 근거로 기상·방재 전문가들이 신중하게 판단해 댐 수문을 조작하는데도 홍수조절 이후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빗발치는 원망 때문에 직원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사기가 꺾인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대전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수도권 출근길 혼잡우려

    수도권 출근길 혼잡우려

    27일 강원도 인제와 평창지역에 또다시 집중호우가 쏟아져 2차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폭우로 도로 10곳이 유실됐고, 인제·평창군 등 3개 시·군의 19개 마을,673가구,1962명의 주민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져 마을회관 등 안전지대로 긴급대피했다. 서울은 이날 200㎜가량의 비가 내리면서 한때 잠수교 등 도로 4곳이 통제돼 퇴근길 정체가 빚어진 데 이어 28일 아침까지 최고 25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출근길 교통혼잡이 우려된다. ●전형적 집중호우 이번 비는 시간당 20∼50㎜의 집중호우 형태로 또다시 서울·경기·강원 영서지방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번 호우로 인한 최대 피해 지역인 인제군에는 이날 하루동안 140㎜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얇은 띠처럼 구름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태풍 개미가 소멸되면서 만든 수증기까지 더해졌다.”면서 “지난번 집중호우 때와 똑같은 강우 형태”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강원도 홍천에 207㎜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 안산 대부도 252㎜, 김포 195㎜, 춘천 158㎜, 동두천 146㎜, 강화도 139㎜, 문산 123.5㎜ 등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강원도 강릉 양양 평창 인제 등과 서울·인천·경기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를, 강원도 태백과 동해, 충남 태안 당진 등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의 비피해 대비를 당부했다. 장마전선은 28일까지 서울·경기·강원 영서지방에 100∼200㎜, 많은 곳은 250㎜이상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29일부터는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될 예정이다. ●13개 마을 주민대피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곳은 인제 13개 마을 382가구 1149명, 평창 진부면 2개 마을 71가구 213명, 양양 3개 마을 220여가구 600명 등 총 19개 마을 673가구 1962명이다. 이 가운데 인제 덕적리와 한계리, 가리산리 등 3개 마을 177가구 424명과 양양 오색지구 10가구 40여명은 인근 마을회관과 학교 등지로 우선 대피했다. 대피 명령이 내려진 마을은 대부분 지난 폭우 피해가 난 곳이어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과 복구반은 굵은 빗줄기와 함께 마을앞 하천이 다시 불어나자 중장비를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뒤 일손을 놓고 모두 철수했다. 실종자 수색작업도 멈추고 수해민들의 식사를 담당한 자원봉사자들만 인근 체육관 등에 남아 바쁜 일손을 보내고 있다. ●곳곳서 도로통제 이번 비로 지난 폭우 때 응급 복구됐던 도로 5곳 등 모두 10곳이 유실되거나 산사태 우려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통제구간은 지난 폭우로 유실돼 겨우 응급복구가 마무리됐으나 이날 비가 내려 또다시 유실됐다. 인제읍 원대리 입구∼원대리까지의 국도 31호선 구간은 하천범람 및 산사태 우려로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춘천 조한종 김기용기자 bell21@seoul.co.kr
  • “양평2동 침수 대응 백서로 남길 것”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안양천 제방이 무너졌다. 영등포구 양평2동 저지대 주택가가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무너진 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하철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고된 재산피해액은 293억원에 달했지만 차량 침수 피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영등포구청의 초기 대응이 신속했기 때문이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김형수(58)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들어봤다. “구청장님, 양평2동 부근 안양천 제방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16일 오전 5시50분, 김형수 구청장은 대림1동 자택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날 호우경보가 발령됐다는 소식에 상습침수지역인 대림동을 걱정했는데 양평동에서 일이 터졌다. 오전 6시40분, 그는 현장에 도착했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안양천 물이 양평교 아래쪽 제방 틈을 파고들면서 구멍이 생겼다. 컨테이너와 돌, 흙더미를 쏟아부어도 물살이 워낙 거세 모두 쓸려나갔다. 안양천 물은 10m가량 떨어진 지하철 9호선 양천∼당산역 구간 공사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갔다. 김 구청장은 현장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구청 직원 1300여명은 비상 소집된 상태였다.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인명피해가 없도록 주민을 대피시켜야 한다. 대피소를 마련하고, 대피령이 떨어지면 주민들이 바로 집에서 나오도록 예비령을 내리자.” 오전 9시40분, 둑이 터진 지점으로부터 반경 120m내에 있는 500가구의 주민들에게 대피 예비령을 내렸다. 구청 직원들은 지하에 주차한 승용차를 지상으로 옮기라고 방송했다. 승용차 앞에 적힌 전화번호로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승용차는 노들길과 올림픽도로로 차례차례 옮겨졌다. 주민들이 잘 따라 줬다. 덕분에 침수피해를 입은 승용차가 거의 없었다. 오전 11시40분, 대피 예비령을 전달한 지 2시간 만에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너무 일찍 내렸다가는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늦었다가는 수해로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낮 12시40분, 물이 주택가로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때 양평2동 전 지역 7500가구 2만명에게 주민대피령을 전달했다. 구청 직원들과 통·반장들은 집집마다 뛰어다녔다. 경찰에 협조도 요청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덤프트럭과 굴착기·크레인 등이 총동원됐는데도 뚫린 제방의 물막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빗속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후 8시15분,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마침내 물막이에 성공했다. 주택 328가구, 상가·점포 219곳, 공장 117곳 등 702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 1075명이 생겼다. 다음 과제는 신속한 수해 복구. 소방서와 기업, 자치구, 상수도사업본부에 있는 양수기를 총동원해 물을 퍼냈다. 임시 변압기를 설치하고, 저수탱크로 상수도를 연결해 전기·도시가스·상수도 등 무너진 도시기반 시설을 임시 복구했다. 군·경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6568명이 양평동을 방문해 빨래·청소를 돕고 음식을 차려 주며 위로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9일 새벽, 일주일 만에 집에 다녀왔다.23일 현재 11가구 20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완전 복구는 다음달 초에 끝난다. 김 구청장은 그러나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물이 범람하기 전에 공장 지역에 임시로 둑을 쌓았다면 재산피해를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재민 피해 보상이 끝나면 이번에 경험한 침수 대응을 꼼꼼히 정리해 백서로 남길 계획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에위니아 이어 폭우까지 11일째 3교대 24시간 긴장

    에위니아 이어 폭우까지 11일째 3교대 24시간 긴장

    “영월 동강의 물이 불어나 주민들이 위험합니다.”“조그마한 구멍이 큰 재해로 번질 수 있어요.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주민 대피도 준비하세요.” 한강수계에 엄청난 ‘물벼락’이 떨어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3층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문원경 소방방재청장이 장인석 재해복구지원팀장의 긴급상황 보고에 즉석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이때 수행비서가 “위급상황”이라며 휴대전화를 들고 왔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여태껏 그런 보고는 없었잖아요.” 문 청장은 놀라 되물었다. 강원도에서 전해진 급보였다. 인제지역 종교시설과 마을이 통째로 떠내려간 것 같은데 주민 400여명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물론 주민들의 신고는 전혀 없었고, 군부대에서 연락이 와 알게 됐다고 했다. 교통이 모두 끊긴 데다 유·무선 전화마저 두절돼 상황파악을 할 수 없다는 긴급보고였다. 상황실은 순간 얼어붙었다. 순간의 정적 끝에 119구조대와 경찰을 현장에 급파해 사실여부를 확인하라는 지시가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오후 늦게서야 “끊긴 도로와 산길을 7시간 걸어 현장에 가보니 마을은 물에 휩쓸려 갔지만 주민 424명은 군부대와 숙박업소 등에 대피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엄청난 피해가 생겼는데 상황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강원 지역의 빗줄기는 가늘어져 고비를 넘기는가 싶더니 서울 양평동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았다. 직원들은 “통신이 연결되고 모든 상황이 파악되면 피해 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텔레비전 화면에 피해 현장과 이재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이 비칠 때면 분위기는 더욱 착잡했다. 한 직원은 “집이 침수됐다.”는 부인의 전화에 한숨만 내쉬었다. 오후 9시20분. 강원과 경기지역에 내려졌던 호우경보와 서울지역에 내려진 호우주의보가 해제됐다는 소식이다. 한숨은 돌렸지만, 북쪽에서 발달한 비구름이 다시 남하하고 있다는 예보에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인다. 근무자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전날 밤 31명으로 집계됐던 사망·실종자는 밤새 40명을 넘겼다. 직원들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한 사람 늘어날 때마다 더욱 말수가 줄어들었다.17일 오전 실종자로 처리된 3명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잠시나마 활기를 띠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은 평소엔 소방방재청 상황실. 평시엔 소방방재청 직원 20명이 3교대로 24시간씩 근무한다. 하지만 국가적 재해가 일어나면 범정부 차원에서 58명으로 이루어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로 전환한다. 전국에서 올라온 상황보고를 토대로 인력을 투입하고, 급하면 대피령을 내리는 등 대책을 총괄한다. 이번에 중앙재난 상황실이 꾸려진 것은 태풍 에위니아가 북상하던 지난 7일. 파견 직원이나 일반 직원은 오전 9시에 교대근무를 하지만 상황실장과 일부 간부들은 17일로 11일째 ‘붙박이 근무’를 하고 있다. 서종진 상황실장은 “지속적인 상황관리 때문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열흘 넘게 새우잠을 자며 근무하고 있다.”면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인데, 누구에게 우리 직원들의 고생을 알아 달라고 하소연할 수 있겠느냐.”며 말을 흐렸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황토빛 절망 씻고 ‘희망 삽질’ 비지땀

    황토빛 절망 씻고 ‘희망 삽질’ 비지땀

    집중호우를 몰고온 비구름대가 전남북과 경남북 등 남부지역으로 내려가면서 강원·경기·충청 등지에서는 응급 복구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로, 전기, 통신, 상수도 등 생활기반시설을 최우선적으로 복구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계속된 집중호우로 복구작업이 더딘 실정이다. ●영동고속도로,1차로씩 개통돼 강원지역에서는 이번 호우로 고속도로 1개 노선(영동선) 4곳, 국도 10개 노선 27곳, 지방도 16개 노선 32곳 등 총 27개 노선 63곳이 낙석, 토사유출,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교통량이 가장 많은 영동고속도로는 통제 후 36시간여 만인 17일 오전 0시쯤 상·하행선 1차로씩이 개통됐다. 이어 오후 4시에는 국도 12곳과 지방도 21곳이 정상 소통됐다. 평창 둔내∼봉평·장평∼속사∼진부·방림∼장평·속사∼홍천 율전, 정선 사북∼고한·덕송∼여량·남평∼나전·나전∼여량·북유천∼구절, 강릉 왕산면 대기리 구간 도로도 이날 복구됐다.18일까지는 평창 도암면 456번 지방도 등 3곳,19∼20일에는 횡성 청일∼홍천 서석 19번 국도와 인제∼원통∼양구간 31번 국도 등 6곳의 국도와 2곳의 지방도가 소통될 전망이다. 그러나 유실 구간이 4㎞에 달하는 44번 국도의 경우 복구에 10일 이상 걸릴 전망이다. ●여주군, 복구작업에 비지땀 남한강의 여주대교 범람위기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물난리로 지난 밤을 새운 경기도 여주군은 17일 오후부터 수해 복구작업에 나섰다. 여주군은 여주대교 수위가 이날 오전 9시30분 위험수위(9.5m)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오후부터 군 장병과 포클레인, 양수기 등 장비 20여대를 동원해 농경지(438㏊), 도로(18곳), 주택(3채) 등 침수지역 복구 작업에 나섰다. 충북지역에서도 이날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유실된 도로복구와 이재민 구호작업에 뛰어들었다. 도내에서는 단양군 영춘면과 가곡면 일대 국도 59호가 물에 잠기는 등 도로 34곳이 침수됐고 낙석으로 이 일대 교통이 통제됐다. 하지만 신속한 복구작업에 나서 23곳의 통행은 재개됐다. 낙석으로 통행이 제한되고 있는 괴산군 청안면 청룡리 국도와 증평군 미암리 지방도 등 6곳도 중장비 등을 동원한 응급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전기공급도 빠르게 재개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폭우로 전체 48건의 정전이 발생,5만 529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으나 17일 오후 6시 현재 3만 9840가구에 전기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고양 복구작업은 느려 하지만 지난 12일 400㎜의 큰 비로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도 고양시는 이후에도 계속된 비로 수해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 5일 동안 곳에 따라 최고 700㎜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인력과 장비가 제때 투입되지 못해 추가 피해지역이 발생하는 등 복구작업이 당초 계획보다 더디다. 농경지와 도로, 주택 침수지역에 대한 배수는 마쳤으나 유실된 하천 복구율은 지역별로 60∼80%에 머물고 있다. 정수장과 취수탑 침수로 상수도 공급이 중단된 단양군의 경우,18일 낮이 되어야 완전급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 태풍·폭우 강타 … 中·日도 수난

    |도쿄 이춘규특파원·베이징 이지운특파원|제4호 태풍 빌리스가 중국 동남부 지역을 스쳐 지나가면서 후난(湖南), 푸젠(福建), 광둥(廣東) 등 3개 성에서 최소한 154명이 사망하고 144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태풍 빌리스가 몰고온 폭우로 이들 3개 성을 지나는 강의 수위가 이미 홍수 위험수위를 넘었고 수천 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특히 샹강 지류인 레이수이와 베이강 지류인 우수이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베이징과 광저우를 연결하는 징광(京廣)선 등에서 88개 열차편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후난성에는 모두 78명이 사망하고 120여명이 실종됐으며 23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까지 43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된 푸젠성에는 모두 30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는 30억위안(약 3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가 홍수방지·가뭄극복 총지휘부는 태풍 피해가 심각한 후난, 광둥, 푸젠, 장시(江西)성의 피해 복구를 위해 총 6500만위안(약 78억원)의 긴급구호자금을 지급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일본에서도 17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호우가 내리면서 산사태와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이 일본 열도 동서쪽을 중심으로 18일까지 집중 호우의 우려가 있다며 경계강화를 촉구한 가운데 서북부 시마네현 운난시에서는 17일 오전 민가 뒷산의 흙더미가 무너져 내려 2명이 묻혔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같은 현 마쓰에시에서는 산사태로 전철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 승객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호우가 지속되는 이시카와현 가가시는 4200가구,1만명의 주민에게 피난권고를 내렸다. 기상청은 동해에 가까운 서일본과 기후·나가노현 등에서는 18일까지 시간당 40∼60㎜의 폭우를 예상하면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taein@seoul.co.kr
  • “강 넘칠라” 여주·영월 대피 주민들 뜬눈 밤새

    “강 넘칠라” 여주·영월 대피 주민들 뜬눈 밤새

    중부지방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호우로 한강 수계 일대가 대홍수 위기에 놓였다.특히 남한강 유역과 상류의 동강 일대가 범람 위기로 대형 재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위험 지역의 주민들은 주변 고지대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며 밤새 뜬 눈으로 사태를 지켜봤다. 건설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는 16일 남한강 유역 여주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한강 유역 한강대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졌고,임진강 유역의 파주 적성과 한탄강 유역의 연천 전곡은 이날 오후까지 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수위가 내려가면서 주의보가 해제됐다. 범람이 가장 우려되는 곳은 남한강 유역의 여주 지역이다.여주교 지점의 수위는 이날 저녁 7시 현재 위험수위인 9.5m를 넘겨 10m 가까이 차올랐다. 범람수위 10.1m까지 물이 늘어나자 여주군은 7시쯤 저지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주민 1만 7000여명은 여주대학,여주초·중학교,여주군체육관 등 고지대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9곳으로 대피했고,경찰과 소방대원이 총동원돼 노약자와 장애인을 이동시켰다.또 여주읍 하리와 대신면 천남리 등 저지대 논밭 7600㏊가 물에 잠겼다. 여주군 일대의 범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남한강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충주댐은 오후 7시30분부터 초당 7000여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충주댐은 남한강 상류에 쏟아진 비 탓에 방류량을 이날 오전 5000여t에서 오후엔 7000여t으로 단계적으로 방류량을 늘렸다. 남한강 상류의 동강도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를 하는 등 위기 상황이다.영월군 영월읍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 수위가 이날 저녁 8시 현재 11.7m로 위험수위 9m를 2m 이상 넘어서면서 범람 위기가 고조됐다.주민 1만여명에게는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계속된 폭우로 급격히 불어난 하천물은 거의 동강교 상판에 닿을 정도로 높아졌고 동강 하류의 신동방대교에서는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영월군 남면과 주천면 인근의 서강 수위도 위험수위 9m를 초과한 11.83m까지 높아져 남면 연당리 중심가는 이미 침수됐다.이에 따라 영월군과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영월읍 영흥 4∼8리,중앙시장,영월읍 덕포 3∼5리 등 저지대 주민 1만여 명을 영월초등교,봉래중학교,봉래초등교 등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주의보가 발령된 한강대교도 그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이날 오후 9.32m였던 수위가 해가 저물면서 10.22m까지 치솟아 범람 수위를 1m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다.이틀새 200㎜가 쏟아진 서울 지역은 이미 잠수교 다리는 물론 한강시민공원 전 구간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등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장마 폭우 비상] 안양천 둑 붕괴…전쟁터 방불

    [장마 폭우 비상] 안양천 둑 붕괴…전쟁터 방불

    16일 새벽 안양천변 제방이 무너지면서 하루종일 물난리를 겪었던 서울 영등포구 양평2동 일대는 이날 밤 8시12분쯤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더 이상 큰 피해는 입지 않게 됐다. 이날 아침 제방이 무너지면서 양평동 인근 골목길들은 일찌감치 역류한 흙탕물이 콸콸 넘쳐 흘러 어디가 강이고 길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게 바뀌어 버렸다. 일부 주택가 도로는 사람 가슴까지 물이 차 올라 주민 이동이 통제되기도 했다. 양평교 바로 아래 안양천 제방 20여m가 무너지면서 인근에 위치한 지하철 9호선 건설현장으로 하천물이 유입되기 시작한 건 이날 오전 5시48분쯤. 사고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양평2동 한신아파트 주민들은 “안양천이 무너졌다.”는 관리실 방송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승용차를 인근 노들길 등으로 옮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였다. 당산동·문래동 저지대 주민들도 방재당국이 오전 8시30분쯤 대피 준비령을 내리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낮 12시10분쯤 양평2동 1200여가구에 긴급 대피령이 발령됐고 5분 뒤부터 3000여가구에 도시가스와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오후 10시 현재 900여명의 이재민들이 관할 영등포구청에서 마련한 당산초등학교 임시대피소에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신아파트 주민들은 슈퍼마켓과 제과점 등에서 라면과 빵 등 비상 식량과 부탄가스 등 생필품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상가 자영업자들은 자동차로 남은 물건을 안전한 곳으로 실어 옮기며 분주히 움직였다. 주민 황두연(49)씨는 “도시가스와 전기가 끊겨 양초와 손전등을 준비하고 식수도 미리 받아 놓았으며 아내에게 말해 밥도 미리 많이 지어 놓으라고 했다.9년째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물난리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황선장(40)씨는 “오전 11시쯤 아파트 관리실에서 모든 물건을 빼라는 방송이 나와 물건을 옮기고 있는데 비상식량으로 빵을 사기 위해 몰린 주민들 때문에 아직 다 싣지 못하고 있다. 평소 두 배가량 빵이 팔렸지만 일부 물건은 버려야 해 피해도 크다.”고 말했다. 한신아파트 인근에서 인쇄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순만(40)씨는 “기계와 종이가 물에 잠겨 100억원 가량 손해가 났다. 시에 손해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번 사고 역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001년 12월 지하철 9호선 공사를 시작했다. 안양천을 가로질러 목동과 양평2동 쪽을 잇는 지하 터널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양쪽 제방을 헐어낸 뒤 지난해 8월에는 목동쪽, 올 4월 말에는 양평동쪽 제방을 콘크리트 벽돌로 복구했다. 하지만 양평2동쪽 물막이 공사가 허술하게 마무리되며 폭우로 수위가 높아진 안양천 물을 막아내지 못했던 것.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현장감리단 관계자는 “물막이를 위해 막아 놓은 콘크리트 벽돌이 아직 견고하게 마르지 않아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장마 폭우 비상] “강 넘칠라” 여주·영월 대피 주민들 뜬눈 밤새

    [장마 폭우 비상] “강 넘칠라” 여주·영월 대피 주민들 뜬눈 밤새

    중부지방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호우로 한강 수계 일대가 대홍수 위기에 놓였다. 특히 남한강 유역과 상류의 동강 일대가 범람 위기로 대형 재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험 지역의 주민들은 주변 고지대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며 밤새 뜬 눈으로 사태를 지켜봤다. 건설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는 16일 남한강 유역 여주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한강 유역 한강대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졌고, 임진강 유역의 파주 적성과 한탄강 유역의 연천 전곡은 이날 오후까지 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수위가 내려가면서 주의보가 해제됐다. 범람이 가장 우려되는 곳은 남한강 유역의 여주 지역이다. 여주교 지점의 수위는 이날 저녁 7시 현재 위험수위인 9.5m를 넘겨 10m 가까이 차올랐다. 범람수위 10.1m까지 물이 늘어나자 여주군은 7시쯤 저지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 1만 7000여명은 여주대학, 여주초·중학교, 여주군체육관 등 고지대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9곳으로 대피했고, 경찰과 소방대원이 총동원돼 노약자와 장애인을 이동시켰다. 또 여주읍 하리와 대신면 천남리 등 저지대 논밭 7600㏊가 물에 잠겼다. 여주군 일대의 범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남한강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충주댐은 오후 7시30분부터 초당 7000여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충주댐은 남한강 상류에 쏟아진 비 탓에 방류량을 이날 오전 5000여t에서 오후엔 7000여t으로 단계적으로 늘렸다. 남한강 상류의 동강도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를 하는 등 위기 상황이다. 영월군 영월읍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 수위가 이날 저녁 8시 현재 11.7m로 위험수위 9m를 2m 이상 넘어서면서 범람 위기가 고조됐다. 주민 1만여명에게는 긴급대피령이 내려졌다. 계속된 폭우로 급격히 불어난 하천물은 거의 동강교 상판에 닿을 정도로 높아졌고, 동강 하류의 신동방대교에서는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영월군 남면과 주천면 인근의 서강 수위도 위험수위 9m를 초과한 11.83m까지 높아져 남면 연당리 중심가는 이미 침수됐다. 이에 따라 영월군과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영월읍 영흥 4∼8리, 중앙시장, 영월읍 덕포 3∼5리 등 저지대 주민 1만여명을 영월초등교, 봉래중학교, 봉래초등교 등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주의보가 발령된 한강대교도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9.32m였던 수위가 해가 저물면서 10.22m까지 치솟아 범람 수위를 1m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다. 이틀새 200㎜가 쏟아진 서울 지역은 이미 잠수교 다리는 물론 한강시민공원 전 구간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등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남한강·동강 범람 위기 2만7000명 대피령

    남한강·동강 범람 위기 2만7000명 대피령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큰 수해가 발생했다. 한강 수계 일원에 홍수경보 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영동고속도로 원주∼강릉 구간의 통행이 전면 통제되는 등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의 교통이 두절됐다. 인제, 평창, 양구 일대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많은 주민들이 전기와 전화가 끊긴 채 고립됐으며 산사태로 희생자가 잇따랐다.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국가위기경보 3단계인 ‘경계’를 발령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14일부터 계속된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사망 12명, 실종 25명 등 37명의 인명피해가 나고 2689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16일 잠정 집계됐다. 홍수경보가 내려진 경기도 여주에서는 이날 오후 7시14분 남한강 여주대교 부근 수위가 10m로 둑 높이(11m)에 육박하자 주민 1만 7000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영월군 영월읍에서도 동강 수위가 범람위험 높이(12m)에 육박하면서 덕포리 등 3개리 저지대 주민 1만명이 영월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한강 둔치도 4년 만에 처음으로 전 구간이 물에 잠겼으며, 올림픽대로가 전면 통제됐다. 오후 8시30분 현재 서울 한강대교 수위가 10.22m로 홍수경보 수위 10.5m에 육박했다. 또 안양천 둑이 붕괴되면서 서울 양평동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으로 빗물이 유입돼 인근 아파트 주민 900명이 대피했다. 14일 0시부터 16일 오후 7시까지 온 비의 양은 양구군 해안면 513.0㎜, 횡성군 횡성읍 490.1㎜, 횡성군 청일면 487.3㎜ 등으로 집계됐다.16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에는 237.0㎜, 양평에는 280.5㎜의 비가 내렸다.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16일 오후부터 충청남·북도와 경상북도, 전라북도 등 충청 이남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16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제천 192.0㎜를 비롯해 ▲충주 169.5㎜ ▲울진 129.5㎜ ▲영주 118.0㎜ ▲봉화 102.5㎜ 등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산사태와 급류 사고 등으로 13명이 사망하고,18명이 실종됐다. 주택 1349동이 부서지거나 물에 잠겼고, 농경지 1606㏊가 침수되거나 매몰됐다. 산사태로 한 마을 전체가 매몰된 인제 지역에서만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택·농경지의 파손·침수와 도로유실, 교통두절 등 피해가 났다. 16일 오후 5시 현재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역은 충청남·북도를 비롯해 경상북도 북부 일부지역 등이다. 오후 8시부터는 경남 지역에도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으며 서울, 인천, 경기도, 강원도 지역의 호우주의보는 오후 9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17일에도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올 전망이다. 비는 전국적으로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16일 밤부터 17일까지 추가로 올 비의 양은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역이 80∼160㎜(많은 곳 250㎜),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역은 40∼100㎜다. 조덕현 유지혜기자 전국종합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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