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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7·26 재·보선 최대 패배자는 정치다

    어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3명, 민주당이 1명의 당선자를 냈다. 우리는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자가 정치 자체라고 본다. 역대 최저 투표율은 정치에 등돌린 민심을 반영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또 전패의 쓴맛을 봤다. 한나라당은 민심을 거스르는 행태를 거듭하다가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의 당선은 제1,2당의 무능과 오만 때문이지, 스스로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닐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득표율은 지방선거 때의 저조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들은 여당의 반성이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민경제 회복을 다짐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여당의 외교안보 정책도 불안해 보였다. 그런데도 대권후보 선출을 둘러싼 내부 논란을 벌임으로써 다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당했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이후 당내 갈등과 수해 골프파문으로 여론의 질타를 자초했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패배하는 곳이 급속히 늘어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민주당 조 전 대표의 당선은 2004년 대통령 탄핵소추 사건, 앞으로 정계개편과 관련해 주목된다. 그러나 한 지역의 선거결과를 갖고 당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옳았다고 해석하는 것은 비약이다. 이를 빌미로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는 과욕을 자제하고, 민생을 우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투표율은 여야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하고 있다. 유권자 4명 중 1명밖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대의민주정치의 앞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전체 유권자의 10% 안팎의 지지로 당선되어서야 의정활동에 힘이 붙을 수가 없고, 대표성의 문제까지 제기된다. 중앙선관위는 투표 인센티브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 일반에 널리 퍼진 정치 불신과 혐오가 해소되지 않으면 투표율 제고가 쉽지 않을 것이다.
  • 은행 대출금리 ‘코리보’ 첫 적용

    은행 대출금리 ‘코리보’ 첫 적용

    앞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하는 이자 산정방식에 일대 변화가 생기나? 기업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다음달 초부터 대출금리 산정 기준금리를 코리보(KORIBO)로 바꾼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약관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코리보란 런던은행간 기준금리인 리보(LIBOR)를 본떠 만든 국내 은행간 단기 기준금리로, 국내 14개 은행의 기간별 금리를 통합 산출해 산정한다. 기업은행은 대출이자를 산정할 때 시장금리 등을 감안한 자체 내부 금리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대출 기준금리를 코리보로 바꾸기로 함에 따라 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변동대출금리로 적용해 왔던 다른 은행들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빚진 사람들, 이자부담 줄어드나? 당장 대출 기준금리가 CD금리에서 코리보로 바뀌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이자부담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조원을 돌파했고, 대부분은 CD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리보를 채택하더라도 이자부담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CD금리와 코리보의 차이도 1∼3bp(0.01∼0.03%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증권사가 만든 CD금리 대신 은행간 금리인 코리보를 적용하는 게 제도적으로 달라졌을 뿐이며, 이런 변화로 인해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이자가 크게 줄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바꾸나? 기업은행이 대출 기준금리를 바꾸기로 한 것은 CD금리가 실제로 적용하는 금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등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점을 감안해서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협의회에 참석했던 시중 은행장들도 현행 변동금리 대출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최근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선(先)반영하는 CD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 고객들의 부담이 커진 것도 변경 필요성에 한층 무게를 실어줬다. 기업은행은 대출 기준금리를 변경키로 한 이유에 대해 금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기업은행 여신기획부 박주용 팀장은 “지금껏 적용해온 내부금리는 은행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금리 수준도 잘 모르고 불만이 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대신 코리보를 적용하면 기준금리에 스프레드(가산금리)만 더하면 자기가 부담할 금리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등 투명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타 은행으로 확산 가능성? 다른 은행들은 현재까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CD금리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당장 코리보로 바꾸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D금리가 시장금리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코리보나 통안증권 금리가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아직은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최근 들어 코리보 및 통안증권 금리 등이 새로운 기준으로 채택할 만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기준금리로서는 적절성이 떨어진다.”고 동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한나라 전대 3대 관전 포인트

    한나라당의 ‘7·11 전당대회’는 내년 대선을 앞둔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에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극적인 ‘현장 역전’을 일궈낸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의 위력,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친 소장파의 현실적 한계, 당내 대권주자 ‘빅3’의 엇갈린 이해득실 등을 주요 포인트로 꼽을 만하다.●실체 확인된 박심 전당대회의 막판 최대 관심은 과연 박심이 위력을 발휘할지에 쏠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재오 후보 지원설’이 전당대회 2,3일 전부터 나돌면서 박 전 대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데 따른 것이다. 혼전 속에 개표 결과가 드러난 순간 박심의 파괴력은 실체로 확인됐다.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 469표 뒤진 강재섭 후보가 현장 대의원 선거에서 이 후보를 931표 차로 따돌리고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박근혜-이명박의 대리전에서 강재섭-이재오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심이 강 후보에게 쏠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의 부동표가 강 후보에게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소장파, 미완의 도전 이번 전당대회에서 소장파의 지도부 진입 시도는 미완의 도전에 그쳤다는 평가다. 당 안팎의 회의적인 시각을 무릅쓰고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소장·중도파는 권영세 후보가 6위에 그치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등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단일화를 주도한 남경필·임태희·박형준 의원 등은 ‘5위 턱걸이’에서도 밀려나자 “이해할 수 없다.”며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권 후보가 지닌 대표성의 한계, 소장·중도파로서 차별화와 이슈 선점의 실패 등을 패인으로 꼽았다. 다른 후보들을 지지하는 특정지역이나 여성표의 협공으로 ‘2순위표’ 경쟁에서 밀려난 것도 고배를 마신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홍역을 치른 소장파는 당분간 침체기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당내 치열한 대선 구도에서 소장·중도파의 캐스팅 보트 역할은 유효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빅3’의 엇갈린 명암 이번 전당대회 결과로 대권주자 3인의 희비도 묘하게 엇갈렸다. 신임 지도부는 박 전 대표에게 상대적이지만 우호적인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반박(反朴)’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이재오 최고위원 정도다. 신임 지도부의 역할이 ‘대선 중립관리’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내 역학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이 전 시장이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로서는 이재오 후보의 역전패나 소장파의 탈락이 ‘실망스러운’ 결과로 비칠 수 있다. 이 최고위원이 수락연설에서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한나라당이 더 이상 색깔론이나 구태정치를 못하도록 청산하겠다. 이 당의 구태세력과 격렬하게 싸워서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어내겠다.”면서 “당이 새로 태어나지 못한 채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특정 (대선)후보의 대리가 되는 것을 온몸으로 막겠다.”고 말해 당내 투쟁을 예고했다.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 [시론] 문화예술계 부패,어떻게 없앨까/임정희 연세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미학·미술평론가

    [시론] 문화예술계 부패,어떻게 없앨까/임정희 연세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미학·미술평론가

    지난 5월4일 국가청렴위원회는 영상물 등급심의, 각종 문화예술 경연대회 운영, 건축물 미술장식품 설치와 관련된 내용을 주로 한 ‘예술행정분야 청렴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문화예술부문이 지식정보사회에서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는 인식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문화자원의 축적이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 현장에는 전문화되지 못한 문화예술행정, 배타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대표성도 담보하지 못한 채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관계를 지속시켜 온 문화예술가 개인이나 단체의 폐해가 적지 않다. 예술경연대회를 보자. 작가 등용문 역할을 해야 할 경연대회는 다양성과 창의성 대신 ‘대회맞춤형’인 획일적인 예술경향을 선호한다. 또 서열과 순번에 따른 심사위원들의 나눠먹기식 심사를 관행화하고, 수상자 및 수상기념 공연·전시·연주에 대한 세간의 무관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또 운영위원과 심사위원 선정을 둘러싼 비리와 수상자들과의 밀착은 음성적으로 심화되어 왔다. 대회 무용론이나 폐지론 등이 거론될 때면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장관상과 같은 고위관직 시상제를 강화하거나, 상금의 상향조정, 시상자 특전 확대 등을 통하여 변화의 요구들을 무마, 왜곡시켰다. 문화예술을 관권에 밀착시켜 실추된 권위를 만회하려는 얄팍한 시도는 예술의 자율적 발전을 저해하고 예술의 권력 종속화를 부추겨 왔다. 대회 입상경력이 임용과 승진 과정에서 오용됨으로써 예술계내 기득권은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국가청렴위원회가 개선안 마련을 위해 조사를 벌였던 게임물 등에 대한 등급심의 과정에서 발생한 금품수수 비리, 건축물 미술장식 설치과정에서 건축주-브로커-작가의 유착에 따른 리베이트 관행의 비리들도 예술 경연대회를 둘러싼 비리처럼 이익에 집착하는 구조적이고 전형적인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미숙하고 관료적인 문화행정도 문화자원 개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수한 문화생산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 미흡한 문화 현장과의 접근성,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시혜적 태도, 경직된 절차 등으로 인해 조사와 연구는 제외된 채 형식적 행정이 답습되었다. 내실있는 행정을 위해서는 경제, 환경, 복지, 정치, 교육 등 타 부문과의 연계체계를 강화하고, 문화예술 내부의 영역별 차이나 단체간 갈등에 대한 이해와 갈등해소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현실적 모순과 이견은 덮어둔 채 절차적 정합성에 따라 갈등을 봉합하려고 하면 비리는 현실 표면 깊숙이 숨어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낸다. 투명한 행정, 문화마인드를 갖춘 공정한 행정,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며 전문적인 행정만이 잠재적 문화자원을 창의성의 통로를 통해 현실적 차원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문화예술은 행정이나 문화예술인들만의 몫이 아니라, 한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키우고 나누어야 할 자원이다. 문화는 감성에 기초하고 있으나, 이성 그리고 윤리적 성찰과 더불어서야 비로소 제 가치를 발한다. 문화예술의 특성은 무관심한 창조, 이익에 무관심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종종 ‘이상주의적’,‘자기희생적’이라고 비난받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상상력과 개방적인 창의력에 기초한 무관심한 창조는 주위로부터 인지를 얻게 되면 상징적 가치를 얻게 된다. 또 그 가치는 최종적으로 명예나 재산으로 바뀐다. 인지와 상징의 단계를 생략하고 직거래로 권력이나 경제적 부와 교환할 때 문화예술의 존재론적 특성은 사라지고, 부패하는 것이다. 임정희 연세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미학·미술평론가
  • [한국축구 꿈은 계속된다] (3) 이젠 국내 프로축구로

    국내 프로축구(K-리그)는 분명 대표팀의 젖줄이고 뿌리다. 월드컵이 끝날 때마다 K-리그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활성화에 대한 논쟁은 지겹도록 계속돼 왔다. 관중이 있어야 선수들이 신나서 뛴다는, 또 그 반대로 선수들이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야 관중들이 모인다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설전도 이어졌다. 그러나 논쟁으로만 그칠 뿐,K-리그를 되살릴 방안은 찾지 못했다. 올해라고 예외일까. 기본 명제는 ‘국가대표팀은 프로축구에서 성장한 선수들을 활용하고, 또 프로구단은 대표팀 경기에서 더 키워진 스타들을 통해 마케팅을 한다.’는 극히 상호보완적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적, 물적, 행정적으로 탄탄한 축구협회가 K-리그보다 개념상 상위에 있다면 과장일까. 경기지원부의 한 직원은 향후 3년 동안의 K-리그 일정을 미리 짜놓고도 때만 되면 A매치 등 ‘빅이벤트’에 맞춰 날짜를 이리 빼서 저리 박는 일을 매년 지겹도록 반복한다.1년 살림살이가 대표팀 일정에 치어 엉망이 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탓에 팬들도 경기 일정을 모르기 일쑤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프로축구가 한국축구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축구협회의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K-리그가 한국축구의 몸통임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K-리그를 관장하는 프로연맹도 더욱 치열하게 몸부림쳐야 한다. 물론 월드컵의 광풍이 지나간 지금도 K-리그는 국가대표팀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인식되고 있다. 월드컵의 ‘산해진미’를 맛본 팬들에게 정규리그도 아닌, 급조된 뒤 그마저 반 토막밖에 남지 않은 컵대회라는 부실한 ‘메뉴’를 내밀어야 하는 고충도 있다. 그러나 십 수 년간 몸에 밴 ‘자조’는 이제 벗어야 한다. 프로축구연맹은 27일 부랴부랴 올 하반기 정규리그의 관중 확보 방안 등을 포함, 언론을 상대로 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연고 확립에 대한 고민도 터져나왔고, 선진축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들을 독일 현지에 ‘특파’했다는 자랑도 늘어놓았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축구를 감싸고 있는 껍데기일 뿐이다. 사무총장이 언급한 대로 알맹이는 ‘축구의 수준’이다.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을 통해 한껏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게 가장 먼저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과제다. 튼실하게 잘 익은, 꿀같은 과육이 흐르는 알맹이가 아니라면 애써 포장하고 감싸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제주 읍·면·동 자치권 강화한다

    제주 특별자치도의 읍·면·동 주민자치센터를 ‘준 의회화’하는 방안이 추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는 읍·면·동 주민자치센터 자치위원회에 지역 주요사업에 대한 심의와 이행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오는 7월1일 제주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시·군 기초지자체가 폐지, 광역자치로 단일화됨에 따라 읍·면·동 주민들의 풀뿌리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자치위원회도 직접 선출방식을 통해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을, 아파트 등 소지역 단위별로 주민이 직접 선출해 읍·면·동별 20∼50명의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개발 심의 ▲지역내 자치센터 및 복지시설 운영 협의 ▲각종 개발사업의 의견 청취 및 제출 ▲교통안전시설 설치 의견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지역 주요사업 예산 제안과 환경영향평가 의견제출 등 자치위원회에 실질적인 자치권을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또 읍·면·동에는 이를 담당하는 전담부서를 설치, 자치센터 운영 전문요원 등을 지원하고 주민자치학교 운영 등을 통해 주민들의 자치의식을 증진시켜 나갈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같은 읍·면·동 자치권 강화 방안을 마련, 내년부터 일부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실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단순하게 읍·면·동장의 자문 역할에 그치고 있는 주민자치위원회에 권한을 부여해 자율적이고 실질적인 주민자치 조직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복지협의체,활성화되고 있나/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

    며칠 전에 울주군의 지역복지대회에 다녀왔다. 울주군과 시설, 지역주민대표들이 참여하여 당면 복지과제와 발전방향, 이를 위한 지역복지협의체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리이다. 울주군은 전국의 군 단위 자치체로서는 유일하게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복지사무소 시범사업에 참여한 곳이라서 복지사업에 대한 군수 이하 간부들과 복지전담공무원들의 자세가 남달랐다. 다른 군 단위 지자체가 시범사업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까지 관성적으로 해왔던 복지 관련 업무를 고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일에 매달려야 하고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엄창섭 군수 이하 관계자들의 용기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이날 대회에서 필자는 지역복지협의체가 대부분 과거의 지역복지협의회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역복지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는 복지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태도변화, 지역복지시설 대표와 전문가들의 자세전환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복지협의체의 위원이 과거의 지역복지협의회 위원과 대부분 비슷하고, 자치단체장이 바뀐 지역에서만 일부 교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2005년부터 시작된 지방분권화작업으로 지역복지협의체가 법적으로 해야 될 일은 매우 중요해졌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역복지계획을 지역복지협의체가 실제적으로 준비하고 계획을 짜서 집행하고 또 평가하는 일이다. 이 계획의 구체적 실현성을 위해 지역이 복지수요와 욕구, 복지자원 등 복지와 보건, 고용 등 제반 복지관련 데이터를 조사하고 중요현안도 챙겨야 한다. 그런데 전국 대부분의 지역복지협의체가 변화된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첫째 이유는 사회복지사업법으로 지역복지협의체의 역할과 임무를 보장해 주고 있는데도 대개의 위원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고, 위원들의 대표성과 회의의 민주적 운영에 애매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처럼 지역복지협의체의 활성화를 위한 토론을 거쳐 정확한 인식을 갖게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하지만 복지부 차원에서 위원인선의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지침으로 통일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둘째로 지역복지협의체에서 지역주민의 기대가 대개 지역복지계획수립에 있는데, 이 계획수립이 아직도 계획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치단체장 선거 시기에 나왔던 선거구호나 선전과 비슷하다.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복지계획 수립이 이뤄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1∼2년 전부터 복지 데이터 확보를 강조하자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지역대학에 2000만∼3000만원의 연구용역을 의뢰해 복지 데이터와 복지계획을 작성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자기 지역에 맞는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한 복지계획이 수립되려면 지역주민의 생활실태조사는 물론이고 실업자와 비정규직, 만성질환자별 통계 등 필수적인 요소들이 파악돼야 하는데 그런 통계자료를 갖고 있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 정확한 정보의 공유가 없는 막연한 욕구조사는 지역복지발전을 거꾸로 왜곡시킬 위험성도 갖게 된다. 따라서 지역복지협의체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 즉 여러 부처로 나눠져 있는 복지관련 업무의 통합과 일원화, 지역복지협의체 위원의 대표성과 운영의 민주성을 보장할 수 있는 지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지역의 경우 대형건물 신축 등 전시성 복지사업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욕구를 정확하게 조사하고 그에 기초한 장단기 계획수립 과정에 지역주민과 전문가들의 실질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관의 들러리가 아니라 지역복지의 주체로서 민·관 협력과정이 중요하다. 울주군의 경우 민간위원장의 자세가 적극적이고 공정한 인물이므로 이같은 문제점을 잘 극복하여 군 단위 지자체에 가장 모범적인 지역복지협의체 운영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울주군 지역복지 관련 여러분들의 건투를 빈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
  • [오늘의 눈] 서울대 총학생회장 탄핵 이후/ 김기용 사회부 기자

    서울대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총학생회장이 탄핵돼 중도에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밤 서울대 제49대 총학생회장 황라열(29·종교학과4)씨의 탄핵 소식이 알려지자 총학생회 및 학내 자치언론 게시판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탄핵 찬·반 의견부터 탄핵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 황씨의 도덕성 문제, 탄핵을 의결한 대의원들의 대표성 문제, 운동권과 비운동권간 갈등 등 오랜만에 서울대 학생사회가 들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황씨의 이력 부풀리기와 성인게임업체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이 탄핵 사유다. 그러나 이면에는 ‘반(反) 운동권’을 표방한 황씨에 대한 기존 운동권 학생들의 흠집내기와 공격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황씨의 ‘거짓말’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탄핵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몰고 간 운동권에 대해서도 동시에 비판을 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총학 선거과정에서부터 건전한 토론이나 여론형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황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비난·비방만이 난무했다. 일부에서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경멸하는 기성 ‘구악’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뜩이나 총학생회 등 대학내 학생기구의 권위와 위신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더욱 각인시킨 셈이다. 학생사회는 이번 사태를 새로운 고민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황씨가 지난 두달 동안 내놓았던 여러 정책들은 적지 않은 학생들로부터 지지와 환영을 받았다. 앞으로 서울대에 운동권 총학이 들어설지 반운동권 내지 비운동권 총학이 들어설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쪽이 됐든 많은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학생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성과 선명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강한 주장을 펴고 학생복지를 위해 애를 써도 주변에 공명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것은 가뜩이나 팽배해 있는 학생들의 학내자치에 대한 염증과 무관심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로도 이어질 것이다. 김기용 사회부 기자 kiyong@seoul.co.kr
  • [사설] 지방자치 명운 ‘5·31’ 선거에 달렸다

    ‘5·3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어제 시작됐다. 이틀간 등록이 끝나면 내일부터 13일 동안 법정선거운동에 들어간다. 후보간 경쟁은 과열되고 있으나 유권자들은 무관심하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선거사범이 4년전에 비해 두배나 증가한 반면 투표율은 떨어지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각성해야 할 것이다. 여야 정당은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표에 도움이 될 만하면 너도나도 비슷한 공약을 채택함으로써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정책대결보다는 비방전이 가열될 조짐을 보인다. 특히 주요 인사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언행들을 앞장서 쏟아내는 것은 유감스럽다.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문 수석은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부산정권’,‘호남정권’ 운운하며 여야가 싸우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유권자들은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혐오스러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눈을 부릅뜨고 선거판을 지켜본 뒤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당선된 자격 미달자가 지방행정을 농단하면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자질을 꼼꼼히 살펴보고 내 고장을 번영시킬 일꾼을 골라낼 책임이 유권자에게 있다. 후보등록과 함께 선관위가 공개한 출마자들의 경력·재산·납세·전과·병적 기록이 참고가 될 것이다. 세금을 체납한 채 출마한 간 큰 후보들도 있었다. 정책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선거홍보물은 물론 신문기사 등 관련 정보를 잘 챙겨 읽는 게 필요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연령이 19세로 낮아졌다. 영구체류자격을 획득하고 3년이 지난 외국인도 투표권을 갖는다. 노·장·청, 그리고 영구체류 외국인까지 고루 관심을 갖는 선거가 될 때 대표성 논란이 해소되고 좋은 후보를 뽑을 수 있다.
  • [여의도 in] 오세훈 당비 미납 ‘경선자격’ 도마에

    [여의도 in] 오세훈 당비 미납 ‘경선자격’ 도마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오풍’의 주역 오세훈 후보의 당비 미납 사실이 밝혀지자 후보들의 직간접 공세가 이어졌다. 오 후보는 지난 2002년 총선 불출마 직후 2년 동안 당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의 당헌·당규는 1년에 3개월 이상 월 2000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해야 책임당원으로 인정한다. 맹형규·홍준표 후보는 매월 30만원씩 당비를 납부해 왔다. 맹 후보는 18일 “공직후보 경선은 누가 당원 대표성을 갖는가를 당원이 선택하는 장”이라며 “한나라당 당원들은 당비를 낸 사람이 당비를 안낸 사람을 선출하는 모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측도 “당헌·당규상 외부 영입인사 외에는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만이 피선거권이 있다.”며 “결국 당내 인사인 오 후보는 피선거권이 없는 셈인데 당에서 적절히 대처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 후보측은 “당비 납부를 소홀하게 생각했다.”며 “후보등록 때 미납 당비를 한꺼번에 내는 조건으로 300만원의 특별당비와 200만원의 심사비를 냈다.”고 해명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클릭이슈] 지방의원 겸직금지 논란

    지방의회 의원의 겸직 금지 논란이 정치권에서 가열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4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의원의 영리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당은 21일 국회에서 ‘유급화에 따른 지방의원 겸직 금지 입법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단체의 영리 목적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된 시설이나 재산을 양수하거나 관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건설업체 대표가 건설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재건축조합장이 도시관리위원회 위원이 되는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데엔 사실상 제약이 없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선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참여연대 이재명 협동사무처장은 “의원직을 이용해 본인이 운영하는 기업체의 영리를 추구하는 등 지방의원의 영리행위로 인한 부패 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올 1월부터 지방의원 유급화가 실시돼 영리행위 규제의 근거가 마련된 만큼 보다 포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 6월부터 국회의원의 경우에도 상임위원이 소관 상임위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를 하지 못하는 점을 논거로 들었다. 법사위원인 경우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 처장은 “최소한 이런 내용의 국회의원에 대한 규제에 준해 지방의원의 영리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의회발전연구원 김상미 연구부장은 “겸직 금지의 범위가 너무 확대되면 각계의 유능한 인사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주민 대표성에 지나친 제한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현행 겸직 금지 규정을 확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봉국 단국대 초빙교수도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에 비해 영리행위가 강하게 규제되고 있다.”면서 “관련 법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나온 주장들을 검토해 지방의원의 겸직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상열 대변인은 “일단 4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입장이 같다는 것을 전제로 열린우리당과 공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최근 한나라당 주도의 서울시의회 사례를 들며 “건교위 위원 14명 가운데 7명이 건설사 등 유관기업 종사자다.(이번 선거부터) 의원의 영리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측은 겸직 제한엔 반대하면서도 “기존 규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는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의회에서 월급을 준다고 해서 본래의 직업활동을 제한하게 되면 헌법상 주어진 직업 선택의 권한과 평등권, 자유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상임위에서 본업과 관계있는 일을 한다면 윤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악용하지 못하도록 보완 규정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혼혈 가수 지망생 에스텔 ‘눈물과 행복 얘기’

    혼혈 가수 지망생 에스텔 ‘눈물과 행복 얘기’

    가수 지망생인 에스텔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주목을 받는다. 힘있는 가창력이 주위에 사람을 부르고, 남들과 다른 피부색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에스텔은 미국인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저는 제가 자랑스러워요. 튀는 외모가 불편할 때도 있지만, 이제는 내가 예뻐서 그러는 거라고 좋은 쪽으로 생각해요.” 22살 그녀는 개구쟁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노래는 나의 힘” 에스텔은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매일같이 노래 연습을 하고 저녁이면 무대에 선다. 벌써 5년째다. 전국 대회에서 상을 탄 계기로 이곳 음반사에 픽업이 됐다. 사실 그녀는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력있는 유망주로 입소문이 파다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무 준비없이 나간 청소년가요제에서 대상을 탔고 이어 박달가요제, 현인가요제에서 대상을 휩쓸었다. 모 방송사가 주최한 대한민국 노래왕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제법 얼굴도 알려졌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끼가 있다는 건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노래를 부르면 절 멀리했던 사람들도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에스텔은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의 민망함을 기억해 냈다.“파주에서 초·중·고를 모두 마쳤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워낙 작은 학교라 한 학년에 한 반씩밖에 없었어요. 동네 친구들이 9년 동안 같은 반이었기 때문에 내가 혼혈인이라 특별할 일이 전혀 없었죠. 그런데 고등학교는 다르더라고요.” 입학 첫날부터 부담스러운 시선이 쏟아졌다.“쟤 좀 봐, 쟤 좀 봐…수군대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학교 가기도 싫고 적응도 못했죠. 그러다가 수련회를 가게 됐는데 반 장기자랑 시간에 갑자기 노래를 시키더라고요. 노래를 부르니까 환호가 쏟아졌고 친구들도 주위에 몰려들었어요. 그때부터 그 친구들이 제 편이 돼줬죠.” 지금도 마찬가지다.“클럽에 가면 가끔 알아보는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을 해놓으면 먼저 연락해서 모임에 나오라고 챙겨 주시죠.” 이렇게 노래는 그녀의 힘이자 경쟁력이다. ●이유없는 적대감으로 맘고생 하지만 당당한 그녀도 여전히 낯선 곳에 혼자 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2002년 전국을 촛불로 물들였던 ‘효순이·미선이 사건’은 그녀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에스텔의 어머니 배민희(48)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부들부들 떨린다고 했다.“저녁에 애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말을 못하고 울기만 하더라고요. 가슴이 철렁했죠.” 일산 카페에서 공연을 마치고 파주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에스텔은 생각지도 못한 봉변을 당했다. 술에 취한 남자 세 명이 여고생이던 에스텔에게 “양키X”,“미국X”이라고 욕을 퍼부으며 몰아세운 것. 다행히 근처에 있던 미군들이 에스텔을 빼내 줘 화장실로 몸을 숨길 수 있었지만 악몽과 같은 시간이었다. 배씨는 “역으로 당장 달려 나갔는데 겁에 질린 에스텔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던지….” 그 일 이후 에스텔을 혼자 내보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혼자 나가게 되면 10분에 한 번씩 전화해서 챙기는 염려도 그때부터 시작됐다.“지금도 뉴스를 보다가 미국과 한국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가슴이 철렁철렁해요. 에스텔이 또 해코지를 당할까….” 배씨는 가슴을 쳤다. ●“나도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 편견 어린 시선도 그들을 힘들게 한다.“저는 어딜 가면 꼭 말해요. 난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어머니 배씨는 “왜 흑인 혼혈이라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근데 제가 영어를 잘해서 미군 부대에서 일을 했고, 거기서 에스텔 아빠를 만나 양가 부모님 축복 속에서 결혼하고 에스텔을 낳았습니다. 에스텔이란 이름도 친할머니 이름을 물려받은 거예요.”라며 힘을 줘 말했다. 그리고 “혼혈이든 아니든, 사정이 어떻게 됐든 사랑없이 태어나는 생명이 있겠어요? 다 자기 자식같이 생각하면 될 것을….”이라고 한숨 쉬듯 말했다. 에스텔은 혼혈인이라서 겪는 에피소드가 많다. 공연할 때 ‘양키’라고 손가락질하는 손님도 있었고, 길을 지날 때 외국인인 줄 알고 한국말로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영어로 말을 걸어 오는 사람도 있다.“한번은 남학생들이 “와∼가슴 빵빵하다.”그러면서 지나가길래 “그래, 나 한빵빵해.”라고 말해줬죠.” 그 짓궂던 남학생들은 그녀의 한국말에 기겁을 했다고. 에스텔은 “이제 그런 시선들은 괜찮아요. 장난으로 가볍게 넘길 정도로 당당해졌죠. 하지만 제일 싫은 건 혼혈인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에요. 다들 형편껏 열심히 살아간다고요.”라며 편견없는 시선을 주문했다.“저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그녀는 자랑스럽게 말하며 오늘도 무대에 올랐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정부 “나 몰라라” 국제결혼의 증가로 국내 혼혈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혼혈인구 통계는 물론 기본적인 실태 조사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수만명의 혼혈인이 정부로부터 소외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혼혈인을 관리하는 정부 부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우리 사회 각계 소외계층의 복지를 책임지는 보건복지부도 유독 혼혈인은 별도로 담당하지 않고 있다. 담당부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복지부 관계자는 “소외계층이라고 보면 복지부 담당이 맞지만”이라며 난감해했다. 기초생활보장팀에서 혼혈 여부에 관계없이 저소득층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최근 다문화 교육확대의 일환으로 혼혈인, 외국근로자, 이주민 자녀 등의 교육 실태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혼혈인에 대한 정책이나 실태 조사 결과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무는 법무부와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 소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무부측에 문의해 본 결과 “외국인들끼리 결혼한 경우는 법무부에서 담당하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혼혈인은 법무부 소관이 아니다. 주민등록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에서 맡고 있지 않겠느냐.”는 답변만을 들었다. 행자부 역시 “주민등록 통계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혼혈인을 따로 구분한 자료는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에서도 “이제 관련 자료를 모으는 단계인데 주무 부처조차 알 수 없고, 실태조사도 나와 있는 게 없어서 솔직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통계청은 혼혈인구를 파악하고 있을까. 통계청 관계자는 “혼혈인구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인구통계는 호적법에 따른 출생신고를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이 출생신고 서식상에 부모의 국적을 표기하는 난이 없어 혼혈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혼혈 인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호적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신고서식을 바꿔야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결혼도 늘고 있고 혼혈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혼혈 인구를 통계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지만, 신고인들이 이같은 인적사항을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혈인 지원단체인 펄벅재단측은 “재단에 가입돼 있는 혼혈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는 하지만 워낙 조사 대상자가 적다 보니 대표성도 없고, 현재로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우리도 된장 즐기는 당당한 한국인” 요즘 혼혈인들이 TV에 많이 등장하죠? 다니엘 헤니와 하인스 워드가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외에도 혼혈인 가수나 연기자들이 참 많아져 혼혈인을 자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그들과 같은 ‘혼혈인’입니다. 저는 1982년 의정부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우량아 대회에 나갈 만큼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박은희고요. 대한민국의 한 여성이자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땅에서 살아가기엔 혼혈인이라는 이름표가 한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거죠. 너무나 특별해서 우리 혼혈인들은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는 지경입니다. 무슨 죄인도 아닌데 말이죠. 가끔은 “내가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혼혈인으로 태어났어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초등학교 시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행복하기만 했었고, 동네 꼬마들에게도 놀림 한번 받지 않고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게 됐습니다.‘미국 사람∼’,‘깜씨’라는 놀림을 받고, 놀린 친구를 코피 터지게 때려주기도 하면서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내심 아무렇지 않은 척 친구들과 잘 지냈지만 가슴 한쪽이 쓰렸으니까요. 그런데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혼혈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요즘도 상처를 받습니다. 최근 들어 혼혈인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고 있지만, 하나같이 60∼70년대 어려웠던 모습들만 부각시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봐온 암울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이 재탕되는 느낌입니다. 그런 시선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혼혈인들에게 아픔입니다. “혼혈 어린이가 짝꿍이 되면 속마음이 어떨까요?” “짜증날 것 같아요.”,“뭐가 묻을 것 같아요.”,“왕따랑은 앉기 싫어요.” 생각없는 질문과 철없는 아이들의 답변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기도 합니다. 우리 혼혈인들은 정말 낯이 뜨겁습니다. 보는 사람들도 “불쌍하다.”며 우릴 다시 봅니다. 언론에서 무조건 혼혈인을 ‘불쌍한 사람’으로만 비추는 게 큰 불만입니다. 그런 동정은 사절입니다. 언제까지 동정심이라는 또 하나의 편견으로 혼혈인을 대할 건가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혼혈인의 모습, 비참한 혼혈인의 삶만 비출 것이 아니라 현재 열심히 사회에서 제 몫을 해내거나 성공한 혼혈인들의 당당한 삶도 함께 조명해야 합니다. 그런 다양한 시선이 혼혈인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감이나 동점심 따위를 씻어내지 않을까요? 전 활달하고 개방적이어서 지금도 친구가 많습니다. 무시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격 좋고 착하게만 지낸 것 같습니다. 또 남에게 깔보이지 않도록 무엇이든 열심히 했습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초, 중, 고 정규과정을 마치고 전문대학을 졸업해 지금은 주식전문 애널리스트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일에 만족감을 느끼고, 이젠 남의 시선도 즐길 정도로 당당히 살고 있습니다. 물론 힘든 혼혈인도 있겠지만 당차게 살아가는 혼혈인도 정말 많습니다. 제가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혼혈인 카페(cafe.daum.net/naya123)만 방문해도 젊은 혼혈인들의 힘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 혼혈인들도 똑같이 한국에서 태어나 김치에 열광하고 된장과 고추장을 즐기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우리 세대부터는 부디 혼혈인에 대한 어두운 편견들이 없어지고 거리감도 좁혀졌으면 합니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17)문화계

    문화재에서는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묻어나고, 생활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서울의 문화재는 유명문화재와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 등을 포함해 모두 870건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6987건에 달하는 문화재 가운데 12.5%가 서울에 있는 셈이다. 서울의 문화재 중 국가지정 문화재는 636건, 시 지정 문화재는 234건이다. 유형별로는 유형문화재가 630건, 무형문화재가 67건, 기념물,97건, 민속자료 76건 등이다. 특히 국보·보물의 경우 상당수가 서울에 있는데 국보급 문화재 306건 중 119건, 보물급 문화재 1401건 중 357건이 있다. 국보는 1호인 숭례문과 2호인 원각사지 10층석탑(종로 2가 탑골공원 내),3호인 북한산진흥왕순수비(경복궁 내)를 비롯해 청자사자누개항로(60호·국립박물관), 훈민정음(70·간송미술관), 금동미륵보살반가상(78호·국립박물관) 등이 있다. 보물은 1호인 흥인지문과 2호인 보신각종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숭례문은 지난 3일부터 중앙통로가 시민에게 개방됐다. 숭례문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도성을 축조할 때 세운 것으로 일제가 지난 1907년 숭례문 좌우 성벽을 철거하고 전차가 다니는 길과 도로를 내면서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워졌다. 훈민정음은 숭례문이 국보 1호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국보 1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전권 33장 1책의 목판본으로 세종대왕이 직접 만들었으며, 한글 제자원리를 알 수 있다. 국보와 보물은 똑같이 중요한 우리의 문화재로 특별한 기준에 의해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국보는 각 부문에서 유일한 것, 보물은 유물 중에서 대표성을 띠는 것 중에서 지정된다. 국보 1호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문화재 지정 번호는 큰 의미가 없는 단순 순서이며, 가치 척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최근 문화재청에서 지정번호를 폐기하고, 이를 관리 번호로만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는 서울에 모두 67건이 음악·무용·연극·놀이·의식·공예·기술·음식·무예 등의 분야에 지정돼 있다. 종묘제례악(1호), 남사당놀이(3호), 봉산탈춤(17호), 처용무(39호) 등이 있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의식주, 생업, 신앙, 세시풍속 등 국민생활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인 중요민속자료로는 48건으로 복식 35건, 자수 8건, 신앙자료 4건, 기타 1건 등이다. 박물관 숫자는 구별로 종로구가 23개로 가장 많고, 용산구 9개, 중구 8개, 서초구 6개, 성북·서대문구·강남 5개 등이다. 대표적인 한국의 문화유산을 수집·보관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여섯번의 이사 끝에 지난해 10월 용산 가족공원 내에 안착했다. 건물 연면적만 4만여평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박물관으로 소장유물만 15만점이 넘는다. 새 중앙박물관은 개관 43일 만에 관람객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지방살림 축낼 지방의원 고액연봉

    올해부터 지급되는 지방의원 급여, 즉 월정수당의 적정선을 놓고 논의가 분분하다. 정부가 각 지자체 별로 재정여건에 맞게 책정토록 했지만 각 지자체는 서로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부단체장급 수준으로 하자는 주장부터 과장급이 적당하다는 주장, 심지어 전국적으로 액수를 통일하자는 주장까지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처음으로 시행하는 데다 마땅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방의원 급여를 통일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옳지 않다고 본다. 또한 생계보장보다는 생계보조 수준으로 책정하고 순차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안정적 의정활동 보장이라는 유급제의 취지에도 불구, 열악한 지방재정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광역의원의 경우 많게는 7000만원, 기초의원도 5000만원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지방의 작은 군들은 전체 세수의 5분의1 이상이 월급으로 빠져나간다. 무슨 돈으로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하겠는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평균소득은 연간 2948만원이다. 연봉 5000만원이면 해도 상위 10%에 드는 소득이다. 주민대표성을 따진다 해도 광역·기초의원 모두 상위 20%에 해당하는 4500만원 이하로 급여가 책정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본다. 허술한 겸업·겸직 규정으로 지방의원 대다수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도 이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 것이다. 지방의원 유급제에 맞춰 더욱 시급한 것은 의정활동 감시체계 강화라 하겠다. 부실한 의정활동의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제가 도입돼야 하며, 의원급여 인상도 이와 연계해야 할 것이다.
  • [생각나눔] 여성 정계진출 ‘기초’가 없다

    ‘강금실 영입·장상 추대·김혜경 출마’vs‘시·도당 여성 공천 산 넘어 산’ ‘5·31 고지’를 향하는 정치권의 ‘여풍’(女風)이 두 기류로 나뉘고 있다. 중앙 정치무대는 거물급 여성들의 빅매치로 잔치판을 벌이는 반면 지역에서는 높은 문턱을 뛰어넘으려는 여성 후보들의 ‘나홀로’ 발걸음이 힘겨워 보인다.8일 여성의 날, 엇갈리는 자화상이다. 열린우리당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공을 들인 지 오래고, 민주당은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를 영입해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에 가교 역할을 맡긴 눈치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은 5·31 지방선거에서 거물급 여성 인사의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전략 공천도 ‘구애 선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역에서 도전장을 내민 여성 후보들은 ‘다윗과 골리앗’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정당별로 공천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1000여명의 여성 예비후보들이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무관심과 허약한 제도, 보수적인 정치 풍토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6월 선거법 개정으로 기초의회까지 정당 공천이 적용되면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정당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시·도별 공천심사위원 구성에서도 여성 대표성이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하필이면 왜 여자 밑에 가서 일하려고 하냐.”는 식의 권위적인 풍토는 힘겨움을 더해준다. 최근 열린우리당 ‘지방선거 여성 출마자 연대’를 꾸린 양경숙 국정자문위 여성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남성들에 비해 후보 적합도에서 여성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쟁력이 높은데도 여성 30% 전략공천 의지마저 권고조항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성의 지방의회 참여율은 기초자치단체장 0.4%(2명), 광역의원 9.2%(63명), 기초의원 2.2%(77명)에 불과한 실정.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의 조현옥 대표는 “여성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려면 전략공천 여성 할당 의무화와 공천지역 30% 여성 할당 원칙이 명문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3년,그리고 2년/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참여정부 3년을 맞아 국정평가 토론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잘했다는 평가는 없고 2년차의 평점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까지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 분야는 2년째 평가 때보다 평점이 올라갔다. 대입제도의 혼란 속에서도 부적격교사 퇴출제와 교원평가제 도입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평균을 밑돌기는 마찬가진데 이는 정부가 특정이념 세력과의 애매한 관계설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직전 정부이자 지지 세력, 국정 방향이 역대 정부들 중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은 문민정부의 ‘5·31교육개혁’ 정책의 방향과 틀을 계승했다.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지만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로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로 인한 예산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고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교실당 학생 수를 30여명 수준으로 낮췄다.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민정부 때 제안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정했고, 교육청 반대로 시행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지역의 자립형 사립고 설립도 적극 권고했다. 반면 대선 공약과 출범 당시의 국정과제에서도 밝혔듯이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자율성과 다양성’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로 줄이고, 학교 현장의 교육주체들이 각각의 의무와 권리 범주 내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자율성과 다양성’은 후퇴했거나 역행했고 평등이념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정책협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담합은 더욱 견고해졌고 대표성 없는 일부 학부모단체의 ‘들러리 놀음’으로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와 목소리는 더욱 방치되고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등 이념을 내세운 단체·집단이 정치적 압력이나 물리적 투쟁으로 정부를 몰아세웠고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욕구, 수월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기득권·몰염치로 매도하면서 갈등과 대립을 심화했다. 남보다 뛰어나려는 노력이나 욕구가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적대감의 표적이 되고 학벌타파라는 이름으로 억압되는 현상을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던가? 교육에서 평등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수월성 또한 중요하다. 교육기회의 균등이 확보된 시점에는 책무성이 강조되는 수월성 추구가 세계적 추세이자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다. 정부의 역할은 평등성과 수월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교육 기회·조건에서는 평등성이 보장되고 교육결과에서는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교육격차 해소 원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계층·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소홀히 하거나 억압한다면 정부의 의도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이념을 근간으로 한 하향평준화에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 침해는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학교 급에 따라 평등성과 수월성의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다. 초ㆍ중학교에서는 교육내용의 균등성과 교육기회 평등성이 강조되고, 고교ㆍ대학에서는 다양한 학교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적 지원에서 시작되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더 하자. 진정 평등교육이념을 실현코자 한다면 교육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유아교육을 의무교육 체제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유아교육비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 유치원 1년만이라도 의무교육체제로 편입해 교육기회는 물론 교육의 질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중학교를 의무교육화했다면 참여정부는 ‘유치원 의무교육화’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남은 시간은 이제 2년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열린세상] 지방선거,편협한 대표성 극복해야/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부패·비리 문제가 새삼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썩은 지방권력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했고 당은 지방자치단체의 비리에 대한 전면적인 검찰 수사와 국회의 국정감사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선거용이라고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방선거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정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 사안은 그저 선거용 공방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심각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기본은 상이한 정파간 경쟁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매디슨은 인간의 본성은 원래 이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고 해도 권력을 잡으면 부패하고 타락해 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 때문에 상이한 이해관계를 갖는 이들이 제도적으로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도록 하는 일이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았다.‘야심은 야심에 의해 통제 받아야 한다.’라는 미국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은 그런 인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여야간 정파적 경쟁과 다툼에 식상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렇게 서로 견제하고 비판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제도적인 균형을 이루고 내부 운영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정치 수준에서는 이와 같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이 제대로 실현되어 오지 못했다. 그 까닭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그동안 지방 정치는 사실상 1당제로 운영되어 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투표 성향으로 인해 그 지역의 지배 정당을 제외한 다른 정파의 후보들은 거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한 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의회가 한 정당에 의해 사실상 장악되는 상황에서 상이한 정파간 비판과 경쟁을 통한 감시의 기능이 제대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지방에서는 특정 고교나 대학 출신의 학연, 혹은 지연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데다가 이것이 정파적 동질성과 결합하여 더욱더 지방의회의 제도적인 감시·감독 기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취약한 감시·감독 기능이 심각한 또 다른 까닭은 최근 감사원이 지적한 대로,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자체적인 감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기구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과도 관련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사권을 갖는 조직 내부 부서가 감사 기능을 맡은 상황에서는 단체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철저한 감찰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지방 언론이 있지만 중앙 정부에 대한 각종 언론기관의 감시와는 활동 수준이나 규모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비교할 때 지방정부 내의 제도적 견제와 균형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양이를 주변에 둔 쥐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오히려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듯이, 내부의 긴장감이 결여된 조직은 나태해질 수밖에 없다. 선거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에 대한 보다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 기울이게 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감사원·국회·검찰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지방정치 내부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스스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여러가지 제도적 개선책이 있겠지만, 지방정부의 투명성 확보와 비리 근절을 위해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은 역시 유권자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내부적인 감시·감독 기능이 약해진 것은 정치인들이 부추긴 지역감정에 그 지역 유권자들이 편승하여 만들어낸 지역적 일당 구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야심이 야심을 통제하도록’ 지방정치의 편협한 대표성을 극복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국립미술관에도 국적불명 작품 있어요”

    “성덕대왕신종,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불화 등 한국 미술문화재의 상당수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미술사에 20세기 현대미술도 넣어야 하는데 어떤 작가를 넣고 뺄 것이냐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미술사학계의 최고 권위자이자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휘준(66)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오는 28일 정년퇴직으로 23년째 몸담았던 서울대를 떠나 명지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5월 문화재위원장을 맡은 뒤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했던 안 교수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1961년 개설된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1기생으로 미술사와 인연을 맺은 뒤 한 우물만 파온 그의 인생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는 노학자의 멋과 격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명지대를 택하신 이유는.-미술사학과가 독립된 몇 안 되는 대학이죠. 박사과정 한 과목만 맡을 예정입니다. 방을 비우려고 책을 정리 중인데 서울대박물관에 8400권을 기증했고, 몇 천권 정도 더 기증하려고 해요. 고등학교 때 스승의 조언으로 고고인류학을 택했고, 대학 때도 좋은 스승을 만나 미술사 전공으로 유학도 갔죠. 돌아와서 홍익대 공채 1호 교수가 됐고, 모교에서도 20년 이상 일했으니 이제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죠. 저는 스승들의 도움이 컸지만 요즘 후배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내니까 대견합니다.▶현대미술에도 관심이 크신데.-홍익대 교수를 하면서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많았죠. 전시회·옥션 등도 빠지지 않고 봅니다. 미술사학자 입장에서 민중미술 등 20세기 현대미술도 한국미술사 차트에 넣어야 하는데 한국성과 창의성, 대표성, 시대성이 있어야 미술사에 포함될 수 있어요. 요즘에는 난해한 국적불명 작품들이 많은데 그런 작품들은 미술사에 편입되기 어려워요.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왜 이런 작품들이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어요. 혹시 제 기준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평론가가 있다면 함께 토론하고 싶습니다. 물론 20∼30대 작가들 중 눈에 띄는 훌륭한 작가들도 많이 있어요. 그들이 누구라고 밝힐수는 없어요. 미술사가는 한 방향으로 취향이 생기면 안됩니다. 작품 모두가 사료이기 때문에 호·불호를 따지면 사료 선정에 방해가 돼요. 그래서 작품 수집도 하지 않는데, 정표로 받은 작품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맡긴 것이니 언제든지 찾아가라.”고 말합니다.▶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독서도 하고 싶지만 밀린 숙제가 있습니다. 영문판 한국미술사와 한국회화사, 한국회화사 논문집을 준비 중입니다.‘한국의 현대미술, 무엇이 문제인가’(서울대출판부)의 수정판도 준비하고 있어요. 미대생을 위한 실용적인 한국미술사도 쓰고 싶고, 세계 제일의 한국미술문화재를 소개하는 책도 써볼까 합니다. 성덕대왕신종은 단연 세계 최고죠. 완벽한 구성의 고구려 벽화와 다보탑, 고려불화, 고려청자는 물론 석굴암 본존불도 그리스·로마 조각보다 더 뛰어납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우리가 이렇게 최고 문화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몰라요. 일반인을 위한 ‘한국의 산수화’와 고구려 미술 관련 책도 묶으려고 합니다. 지난 30여년간 학술논문 117편에 28권의 책을 펴낸 안 교수. 최근 ‘항산’(恒山)이라는 호를 지었다는 그는 ‘항상 변하지 않는 산’처럼 한국미술사를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與전대 승부 포인트는

    與전대 승부 포인트는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2강(强)4(中)의 혼전 속에 각 후보간 전략적인 배제투표와 전당대회 현장 분위기가 최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중 구도와 연대론의 향방 김두관·김혁규·임종석 후보에 김부겸 후보까지 가세해 ‘3,4위 진입’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부겸 후보쪽은 대구·경북지역 대표성과 유일한 경기 출신 의원이라는 점이 막판 상승세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후보쪽도 지난 15일 권역별 토론회가 마무리되면서 3∼6위간 물고 물리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수십표에서 100여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1,2위 싸움은 김근태 후보의 ‘역주’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그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정동영의)개인기냐,(김근태-고건-강금실의)연합군이냐.”라는 구호로 ‘대이변’을 호소했다. 하지만 강금실 전 장관이 이날 “나는 (정동영·김근태의)어느 쪽도 아니다.”며 김근태 후보와의 연대설을 부인하는 등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배제투표의 위력 각 후보 진영에서는 전당대회 이틀 전인 16일을 기점으로 특정후보에게 2순위표를 몰아주라는 ‘특명’이 오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금요일은 너무 늦기 때문에 16일이 2순위 표 지시를 내릴 마지막 날”이라고 귀띔했다. 각각 A후보와 B후보의 참모를 맡고 있는 두 인사는 16일 새벽 모처에서 만나 지지 대의원의 2순위표를 서로 몰아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 안팎에서는 정 후보의 영남 2순위표가 김혁규 후보에게, 호남지역 2순위표가 임 후보에게 몰리고, 김근태 후보가 영남·수도권에서 김두관·김부겸 후보와 1,2순위표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명’이 유권자인 일선 대의원에게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먹혀들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또 모 후보쪽 관계자는 “1,2위를 다투는 C후보가 D·E후보에게 2순위표를 지원하기로 했다가,D후보를 확실히 끌어올리기 위해 E후보의 2순위표를 D후보쪽으로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지막 7분의 변수 전당대회 당일 7분씩의 후보 연설이 500표 안팎의 2순위표를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근소한 차이로 3∼6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현장 연설이 당락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각 후보는 지지 대의원을 전당대회에 최대한 동원, 연설 분위기를 띄워 현장 득표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경제학술대회 발표 주요논문 요지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에 대한 세원 확보 강화, 경제 양극화 현상,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정책 시행 등이 경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총체적으로 점검할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경제학회는 40개 경제관련 학회와 함께 16∼17일 성균관대에서 ‘선진한국:비전과 과제’ 및 ‘글로벌 불균형과 한국경제의 시사점’를 주제로 2006 경제학 공동학술 대회를 개최,280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쟁점별로 주요 내용을 살펴 본다. ■ “자영업자들 실질소득 축소 신고” 김현숙 조세硏 연구위원 김현숙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구의 소득과 주택자산 분포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자영업자들이 실제 소득의 절반 가량만 당국에 신고, 세금 탈루율이 45.8%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2003년 국세통계연보와 통계청 가계조사자료 대상이 된 7819가구의 소득자료를 토대로 소득신고율과 탈루율을 계산했다. 당시 1인당 종합소득세 결정세액은 평균 148만 8000원이었는데 자영업자 가구주의 추정소득(실제소득)에 따른 결정세액은 356만 7500원이 돼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수치들을 종합해보면 자영업자는 실제소득의 54.2%만 과세당국에 신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은 통계청 자료의 대표성 등을 감안하면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논문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구의 주택소유 비율은 67.5%로 근로소득자 가구(59.3%), 무직자 가구(63.3%) 등에 비해 높았다. 자영업자 가구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들의 주택자산 가격 평균치는 1억 4700만원으로 근로소득자 가구 중 주택이 있는 가구들의 주택자산 가격 평균치 1억 2000만원에 비해 3000만원 가까이 높았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규모 큰 전업농일수록 FTA피해 커” 황의식 농촌경제硏 연구위원 전업농일수록 자유무역협정(FTA) 피해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FTA추진에 따른 농가별 소득변동 분석’ 논문을 통해 “FTA로 관세율이 하락할 경우 그 영향은 규모화된 중년층 전업농이 고령 영세농보다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쌀은 개방 예외 품목으로 가정해 분석한 결과, 관세율이 100% 감축돼 완전 철폐될 경우 농가소득이 10% 이상 줄어드는 농가 비율은 42.8%, 관세율이 50% 줄어드는 경우는 28.9%로 추정됐다. 경영주 연령대별로 보면 관세가 완전히 없어질 경우 10% 이상 소득이 줄어드는 비율은 ▲40대 이상 농가는 60.5% ▲50대는 49.9% ▲60대는 39.2%로 연령대가 젊은 농가일수록 피해를 볼 확률이 높았다. 농지 규모별로도 관세가 완전철폐될 경우 농가 소득이 10% 이상 줄어드는 농가 비율이 1㏊ 미만인 농가는 26.8%에 불과했다. 하지만 2∼3㏊농가는 45.9%,5㏊ 이상은 65.1%로 규모화된 전업농일수록 농가소득 감소율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논문은 “전업농을 대상으로 한 소득안정대책 등 보완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의사인력 공급과잉 가능성 낮아” 류재우 국민대 교수 류재우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는 ‘의사인력은 과잉 공급인가’라는 논문을 통해 “의사 인력의 과잉 공급 가능성이 낮아 의과대학의 정원 축소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의사의 소득은 농업 종사자와 월 근로시간 140시간 미만 근로자 등을 뺀 임금근로자들과 비교해 1994년 1.3배에서 2003년 2.2배까지 높아졌다. 또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1.56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멕시코와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류 교수는 “의사들의 상대임금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공급이 수요에 비해 작다는 것으로, 의사인력이 과잉 공급되고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병채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효율적 공교육 공급과 지역간 격차’ 논문을 통해 “소득 양극화가 지역 공교육의 질과 양에도 강한 양극화를 초래함으로써 강남 쏠림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정책입안자들이 공교육의 지역적 특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세제나 정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은 경기조절용 통화정책 지나쳐” 배상근 한국경제硏 연구위원 거시경제정책 운용과 관련,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박사는 ‘주요 정책 담당자들의 의견개진이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에서 한국은행이 지나치게 물가안정보다는 경기조절에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1998년 4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주요 당국자들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 한은이나 정부에서 발언이 나온 시점 부근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금리가 공식적으로 인상 또는 인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누가 금융당국의 수장을 맡았느냐에 따라 발언 횟수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있었다고 배 박사는 설명했다. 박승 한은 총재의 경우 정책금리에 대한 언급이 월평균 1.16차례로 전철환 전 총재(0.65차례)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박 총재의 발언은 금통위의 공식적인 발표와 다른 예가 있어 혼란을 준 점이 있다고 배 박사는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장관 가운데에는 한덕수 현 장관이 정책금리에 대해 월평균 2.2차례로 발언 횟수가 가장 많았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경제성장률과 이혼율은 반비례” 이홍재 아주대 교수 이홍재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혼율 추이의 거시경제 분석’ 논문을 통해 “30∼40대 이혼율이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논문에 따르면 이혼율과 경제성장률 사이에는 강한 ‘음(陰)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혼율과 경제성장률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왔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또 연령대별 이혼율과 경제성장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 계수의 절대값(영향력)이 이혼이 가장 활발한 30대 후반과 40대 초반 연령대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우정 배미경 권상장 계명대 교수는 ‘노인가계의 재정비율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노년층의 심각한 재정위기를 지적했다. 가계 재정비율 및 재정비율 준거기준을 사용한 이번 논문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생활비를 월평균 가계소득으로 나눈 가계수지지표가 준거기준인 0.9 이하, 즉 월평균 생활비가 소득의 90% 이하인 가계는 전체의 64%로 분석됐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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