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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이명박 인사’ 희망과 걱정/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명박 인사’ 희망과 걱정/이목희 논설위원

    1987년 대선 후 노태우 당선자는 이명박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인수위 사무실을 차렸다. 당시 취재기자로 저녁 늦게 인수위에 들렀다. 인수위원들은 자리를 비웠고, 이춘구 위원장 사무실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일단 들어갔다. 책상 서랍을 열어보니 두꺼운 파일이 있었다. 장관 후보자 명단철이었다. 분야별로 인적 사항과 장단점이 촘촘히 적혀 있었다. 가져갈까 망설이다가, 그대로 사무실을 나왔다. 왠지 국가기밀을 훔치는 것 같다는 경계심이 발동했다.20년전 얘기를 꺼낸 것은 그때 받은 충격 때문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절 고위직 인사를 아무렇게 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사 후보철에는 엄청난 숫자의 각계 인재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정통성이 약한 군사정권이었기에 인재 욕심은 더했다. 군사정권이 장기간 지속하고, 일부 국가발전을 이룬 배경이었다. 그들은 각 분야에서 대표성이 있고, 존경받는 이를 ‘얼굴마담’으로 영입했다. 한편으론 군출신에게 부족한 국정능력을 갖춘 실무형 인재들을 백방으로 찾았다. 훌륭한 인물이 권위주의 정권의 요구에 응했다가 이미지를 떨어뜨린 사례가 허다했다. 이번에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발탁된 이경숙 숙대 총장도 그런 피해자 중 한명일 수 있다. 그는 1980년 신군부가 만든 국보위 입법의원을 지냈다. 군사정권에서도 탐냈고, 대학총장을 4번이나 직선으로 연임했고…. 한나라당은 이 총장의 CEO형 자질을 이 당선자가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총장은 인수위 업무가 마감되면 대학으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했다. 두달동안 얼마나 국정을 파악해서 CEO형 자질을 발휘하겠는가. 이 총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내각 등 오래 일할 자리를 맡겨야 했다.‘깜짝 인사’로 잠깐 쓸 의도였다면 흠이 없는 인물을 고르는 편이 나았다. 이 당선자는 출신과 이념을 따지지 않고 일 잘하는 사람을 골라 쓰겠다고 했다. 옳은 방향이라고 공감하면서 ‘이명박 인사’에 희망을 걸고 있다. 실용주의 인사가 성공하기 위해선 코드 인사로 얼룩진 참여정부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은 물론, 권위주의 정권 때보다 훨씬 정교하고 공들여 제제다사(濟濟多士)를 모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위원장을 포함, 인수위원 선정을 놓고 뒷말이 나오는 것은 유감이다. 인수위원 대부분이 서울 강남에 산다든지, 경기도 등 특정지역 출신이 빠졌다든지…. 이 당선자가 대선에서 압승한 분위기가 아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인사가 미세한 부분까지 매끄럽지 못하면 곧 언론·국민들과의 허니문은 깨진다. 앞으로 내각, 청와대, 공기업 인선이 줄줄이 기다린다.4월 총선 공천도 새정부 면모의 시금석이다. 좋은 이미지와 국정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는 흔하지 않다. 그렇다면 총리를 비롯해 중요 직책을 분류해 인선준비를 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이미지가 중시되는 자리와, 실무능력을 우선하는 자리를 나눠보라는 취지다. 무엇보다 당선자 주변에 빈 공간이 있어야 다양한 인재를 포용하는 인사가 가능하다. 측근들의 희생이 필요한 셈이다. 대선에서 도운 이들이 새정부에서도 역할을 이어가야겠지만 과욕은 버려야 한다. 최측근 유우익 교수가 대학으로 돌아갈 뜻을 밝힌 것은 그래서 돋보인다. 당선자의 친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솔선수범도 기대해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인천버스 ‘반쪽’ 준공영제 되나

    인천에도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다. 전국 7개 광역시 가운데 6번째이다. 24일 시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희망하는 시내버스업체로 구성된 ‘시내버스준공영제추진협의회’와 준공영제 도입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그동간 표류하던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기본 가닥이 잡히면서 본격적인 도입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시와 협의회가 체결한 기본협약에는 시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버스노선을 개편하는 것은 물론 운영체계의 전환 등을 담고 있다. 또 주요사항 합의를 위한 ‘시내버스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입금 공동관리 체계 구축 ▲경영 및 서비스 평가체계 도입 등 준공영제 도입에 따른 기본방향을 설정했다. 시 관계자는 “기본협약 체결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 며 “향후 성실한 협상을 통해 2009년까지 도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와 협약을 맺은 협의회에는 간선, 지선, 좌석노선을 운행하는 27개 업체 중 12개만이 참여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협의회에 불참한 업체에는 지선버스 6개 업체와 이용객이 많은 ‘알짜노선’의 간선버스 9개 업체가 포함돼 있다. 현재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의 경우 모두 버스운송사업조합과 협상을 진행하고 도입 후에도 조합을 중심으로 운영이 이뤄지고 있어 인천만 대표성에 한계가 있는 협의회와 협상을 진행하는 데 따른 문제점도 제기된다. 시는 구체적인 협상과정에서 협의회에 들어오지 않은 나머지 15개 업체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나 참여업체가 더 늘지는 의문이다. 시측은 최악의 경우 ‘공영’과 ‘민영’ 두 체제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공영과 민영이 공존하는 기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다수결 선거/함혜리 논설위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자가 되는 다수결(多數決) 방식에는 함정이 있다. 다수의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겨룰 때 낮은 지지율이지만 최고 득표로 당선되는 경우도 있고,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임기 내내 정통성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활약했던 수학자이자 철학자, 정치가인 콩도르세는 ‘다수결 확률해석 시론’에서 이같은 다수결 방식의 함정을 지적하고, 역설적 결과가 나올 확률을 줄이는 방법으로 결선투표제를 제안했다. 결선투표제는 프랑스의 대통령선거에서처럼 1차 투표 결과 최고득표자가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1,2위 득표자에 대해 재투표를 실시, 최다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최종 승자가 되기 때문에 대표성을 인정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처럼 1차 투표에서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결선에 진출했더라도 결선투표에서 냉정한 심판을 내릴 수 있다. 당시 1차 투표에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이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를 누르고 결선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했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결선투표에서 중도우파 후보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 극우파 대통령의 탄생을 막았다. 결선투표제에서는 인물도 중요하지만 정당간의 연대를 얼마나 성사시키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때문에 보다 많은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밀한 정책 공약을 펼쳐야 한다. 지난봄 실시된 프랑스 대선은 83.97%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강했고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와 좌파의 세골렌 루아얄 간의 치열한 정책대결을 벌인 결과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7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12명이라는 사상 최다 후보가 난립했고, 선거 전날까지 후보단일화에 목을 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진흙탕 싸움에 정책 대결은 뒷전이었다.5년 뒤에도 이같은 파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선 다른 선거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지방시대] 大選보다 중요한 교육감선거/ 남기헌 충청대 교수 행정학부

    전국이 선거 열풍이다. 불과 하루 남은 19일이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북에서는 대통령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같은 날 대선과 함께 충북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는다. 따지고 보면 충북은 두배의 선거 열풍이 불어야 하는데 현장은 시큰둥하다. 교육감 선거일이 언제인지 모르는 도민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 같다. 교육감 선거는 임명제로 시작해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선출하는 간선제에 이어 주민이 뽑는 직선제로 진화했다. 지방교육자치법이 바뀌면서 올해 들어 전국에서 직선제를 도입했다. 충북의 교육감 직선제는 부산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이번 선거는 교육자치 정착의 실험대다. 주민이 교육행정의 수반인 교육감을 직접 뽑아 교육정책 전반에 그들의 소리가 담긴 교육자치가 이뤄진다. 당선자는 주민 대표성이 확보된 교육 수장이 된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은 간선제의 몇가지 폐단이 불러왔다. 정치권 뺨치는 타락선거와 인사권, 재정 운용권 등을 미끼로 선거 운동을 벌이거나 금품 향응을 건네는 선거 부정이 판을 쳤다. 후세를 교육하는 교육감은 이같은 일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 시점에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것은 시대적 요청이었다. 물론 직선제에 문제점이 없지는 않다. 선거 비용이 과다하게 들고 주민의 무관심과 교육 행정에 정치적 중립을 이루지 못해 교육자치의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첫 직선제가 실시된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분석해 보면 투표율이 15.3%에 그쳤다. 당선자가 유권자 대비 5.2%의 지지를 얻어 당선돼 주민 대표성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비용이 수십억원 들어간 것도 직선제의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지방자치제와 같이 지방교육자치제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리 현실에 맞게 뿌리 내릴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도민이 투표에 참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은 어떤 인물이 되는가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선거 기관이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언론도 대선에 가려진 도민들의 무관심을 돌려 놓아야 한다. 후보자 정책 토론을 마련하고 뉴스에 교육감 후보를 비중있게 다뤄 주민들의 인식을 깨우쳐야 한다. 시민단체 또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고 대통령과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열린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선관위도 형식적 선거업무 보다도 시대에 걸맞은 홍보기법을 개발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충북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을 뽑아야 한다. 교실을 늘려주고 강당을 지어주겠다는 후보가 능사가 아니다. 교장·교감직을 빌미로 지지를 일삼는 후보도 배척해야 한다.21세기 충북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고 민주적 리더십을 겸비한 인물이 절실한 때이다. 유권자들은 공약을 면밀히 분석해 후보의 자질을 따지고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정치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내세우고 있는 청렴성과 도덕성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기 때문에 자칫 지난 지방선거 정당참여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대통령 후보와 같은 번호로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기호에 집착하기보다 각 후보들의 정책 공약과 전문성 정도를 토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북교육감 선거는 단순히 교육계 수장을 뽑는 이벤트가 아니다. 우리 자녀들의 미래 생활과 방향을 결정하는 최초의 민선 교육감을 선출한다는 면에서 대선보다도 중요할지 모를 일이다. 남기헌 충청대 교수 행정학부
  • [열린세상] 아주 스산한 대선/김종배 시사평론가

    [열린세상] 아주 스산한 대선/김종배 시사평론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관심이 줄고 예상 투표율이 떨어지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9일 실시한 2차 유권자 조사 결과,“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7%에 불과했다.2002년 대선 이맘때쯤 실시한 유권자 조사에서 80.5%가 나왔으니까 13%포인트 넘게 관심이 빠진 셈이다. 이 다짐성 응답이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실제 투표율이 예상 투표율보다 대략 10%포인트 적게 나온다고 말한다. 이 경험칙이 들어맞으면 대선 투표율은 50%대로 떨어진다. ‘탈정치화’라고 해야 할까?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먹고 살 만해질수록 탈정치화 현상이 가속화된다고 하던데 우리나라도 그 반열에 올라선 건가? 동의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는 먹고사는 문제다. 며칠 전에는 국회에서 미식축구 경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있었다.‘선진화’와 ‘탈정치화’를 운위하기엔 아직 겸연쩍다.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지지율이 곱절로 차이나는 현상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른다.1위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여유로워서,2위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체념해서 투표 의사를 접었을지 모른다. 내 한 표가 변수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기회비용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타당한 분석인데도 전폭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표심의 행사법칙은 밝히지만 표심의 심층을 드러내는 분석은 아니다. 이런 반문이 나올 법하다. 지지하면 환호하고, 위태로우면 응집하는 법인데 그렇게 나타나지 않는다. 지지하면서도 투표의욕을 잃어버리고 있다. 왜일까? 적극적 지지가 아니라 소극적 지지이기 때문이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흔쾌할 수 없고 열정적일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정치권 잘못이고 후보 책임이다. 모두가 반사이익에 명운을 걸었다. 어느 후보는 정권 실정의 반사이익을, 어느 후보는 사기사건의 반사이익을 누리려고 했다. 모두가 재방편에 몰두한 나머지 예고편을 알리는 걸 등한시했고, 그나마 구색맞추기용으로 내놓은 예고편은 부실했다. 자기가 당선되면 국민이 ‘성공’할 것이라고,‘행복’해질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그 ‘성공’과 ‘행복’의 측정치로 내놓은 각종 경제수치는 달성 가능치가 아니라 희망 목표치였다. 이런 얘기조차 부질없다. 철지난 얘기가 돼 버렸다. 대선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바로잡을 시간도, 한 발 앞으로 나갈 기력도 없다. 이대로 흘러가 12월19일 오전 6시에 알람이 울릴 것이고, 다시 12시간 뒤에는 종료벨이 울릴 것이다. 우려스럽다. 대선은 한 시대를 매듭짓고 다음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다. 그래서 발전 지향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마치 금맥이라도 되는 듯 열심히 캐낸 덕분에 과거가 부활했다. 두고두고 미래를 좀먹는, 살아있는 유령이 됐다. 후보가 호언장담한 희망 목표치 탓에 국민 기대치 또는 냉소치에 거품이 끼었다. 이건 두고두고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 기반을 옥죄는 덫이 될 것이다. 여기에 대선 투표율마저 저조하면 어떻게 될까? 매듭을 짓는 선거가 아니라 매듭이 한 겹 더 꼬이는 선거가 된다. 대통령 당선자의 대표성이 떨어지고 통치기반이 약화된다. 통치에 힘이 실리기 어렵고 국정에 추진력이 생기기 힘들다. 정말 스산한 대선이다. 그렇다고 옷깃 여미고 웅크릴 수 없다. 나라의 5년 장래가, 나의 5년 생활이 걸렸다. 열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온기는 살려야 한다. 어쩔 수 없다. 당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한 표 행사만이 유일한 불씨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 [지방시대] 지저분한 선거를 상쾌하게/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17대 대선이 이제 8일 남았다. 여드레 후이면 향후 5년 동안 국정을 이끌 대통령이 선택되는 것이다. 임기는 5년이지만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몇십년의 설계가 바뀌는 것이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갈 때 입시제도가 없어질 수 있고, 유지될 수도 있다. 대학생들은 취업의 문이 넓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다. 여성들의 권익 신장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어르신들의 노령연금액수도 달라진다. 남북 관계도 변화돼 북한 관광이나 이산가족 문제 해결도 달라질 것이다.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도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모든 분야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럼에도 지금 논쟁은, 당신은 자격이 없고 나만 자격이 있단다. 그러니 유권자들도 어떤 사람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을 발전시키고, 나라를 편안하고 품위있게 할 것인지의 판단보다는 이미지에만 관심을 표명한다. 지역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선 후보들의 지역 공약을 보아도 그렇다. 지역공약은 모든 후보가 ‘판박이’이다. 후보 캠프에 자문교수나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지역 공약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연구소에서 요청한 현안 사업을 공약으로 짜깁기해 내놓기 때문이다. 지역에 대한 고민이 없고 투자도 하지 않는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분권운동을 하는 전문가나 단체가 요구한 지역발전 3대 특별 의제나 10대 대선 의제에는 획기적이고 상쾌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1시·도 1로스쿨 정책과 정원 확대라든지 지역 대표성 상원 설치, 국가균형원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후보들은 형식적인 대답만 하고 있거나 심지어 아직까지 대답도 없다. 정쟁거리에는 “나도 있소.”하고 신속하게 나서지만 정책 결정에는 너무 신중하다 못해 움직이지도 않는 것이다. 잠시 눈을 돌려 대통령선거 경선 전과정을 살펴보아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 몇가지 공약을 내놓긴 했지만 이제는 얘기도 꺼내지 않는다. 실현 불가능한 것을 의제 선점용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거의 1년 동안 있어왔던 당내 경선에서 싸움만 했지 공약은 보이지 않았다. 100명이 넘게 거창한 명분을 걸고 출마를 선언했다가 설명도 없이 출마도 못한 사람들은 정치를 희화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기탁금 5억원을 내고 출마했다 후보 사퇴를 하는 사람들은 왜인지 투명하게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럴 듯하게 포장해 내놓지만 이면에는 다른 거래가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는 협상 과정에서 선거비용 보전까지 주장한 사람도 있다니 출마를 거래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능하다면 국가기관이 이런 것은 조사해 주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서서히 유력한 후보가 부각되고 그 후보 중에서 나와 이해관계가 맞는 후보를 선택하는 상쾌한 선거를 원한다. 그런데 거래나 자신의 지분을 높이는 관점에서 선거를 이용해가니 국민들은 정치를 지저분하게 보는 것이다. 진검승부 8일이 남았다. 선거운동이 지금까지 국민과 유권자를 염려하게 하고 짜증나게 한 빚을 갚으려면 근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유권자가 미래를 선택할 수 있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과 후보의 정강정책에 맞고 실현 가능한 공약만을 제시해 선택해준 유권자가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게 해줄 의무가 정치권에는 있다. 이제부터 유권자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게 솔직한 계획을 내놓아 상쾌한 선거가 되길 바란다. 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 “시중 호가로 공시지가 산정은 위법”

    실제 거래가격이나 원가, 임대료 기준이 아닌 시중에 떠도는 호가(세평 호가)를 기준으로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의 과세대상 토지 및 국공유지 2600만 필지 가운데 대표성 있는 45만 필지를 선정, 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단위면적당 가격을 조사, 고시하는 가격으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과기준이 되는 개별필지 공시지가 산정의 기준이 된다. 서울고법 특별5부는 서울 중구 주자동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조모씨가 “2006년도 공시지가 처분을 취소하라.”면서 건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감정평가법인들이 법령에서 요구하는 표준지 평가방식인 거래사례비교법, 원가법, 수익환원법 중 어느 하나의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세평 호가만으로 감정평가를 한 것은 위법하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현대적 여성대표 아니다” 반발도

    5만원권의 초상인물로 신사임당이 선정됨으로써 47년 만에 여성이 화폐에 다시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대표성을 두고 여성단체들이 계속 반대하고 있고,5000원권의 도안모델인 이이와 함께 전세계에 유래가 없는 ‘모자(母子)화폐 모델’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거세다. 한국은행 이승일 부총재도 5일 “언젠가 화폐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있으면 아마 신사임당과 율곡의 모자 문제는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26일간 ‘모자상’ 지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지만 화폐발행의 역사에서 여성인물이 등장한 사례는 과거 딱 1차례 있었다.1962년 5월16일 발행된 100환권 지폐에 한복을 입은 어머니와 아들이 저금통장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저축을 장려하기 위한 취지를 담은 이 지폐는 실명의 위인이 아닌 일반인이 도안의 모델로 채택됐다. 이 ‘모자상(母子像)’ 지폐는 우리나라 화폐 사상 유통기간이 가장 짧았다. 발행된 지 한달이 못된 6월10일 제3차 통화조치로 새로운 화폐가 발행되면서 폐기됐기 때문이다. 모자상 지폐는 희소성이 더해져 사용 흔적이 없는 신권 형태는 수집가들 사이에 1장당 2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선 선정과정 투명성 문제제기 47년 만에 여성인물이 재등장하게 됐지만, 여성계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신사임당 반대’ 운동을 펼쳤던 문화미래 이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현대 여성이 살아가는 데 의미를 주는 인물이 뽑혀야 여성계 대표로서 의미가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측은 “여론 수렴과정에서 여성 인물 중 유관순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신사임당이 선정됐다.”며 선정과정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5000원권의 초상인물이 사임당의 아들인 율곡 이이로 결과적으로 모자(母子)가 함께 화폐에 등장하게 됐고,5000원권의 보조 소재도 사임당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충도(草蟲圖·풀과 곤충)여서 지폐도안의 통일성이 저해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사임당은 이름은 인선이고 호가 사임당으로 1504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조선 중기 여류 문인 및 서화가다. 남편 이원수와의 사이에 네 아들과 세 딸을 두었는데 이 중 셋째 아들이 이이로 조선의 대학자가 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역대정권 장관 임면 분석

    역대정권 장관 임면 분석

    ‘장관 임면에 관한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는 제1공화국 이후 국무총리, 국정원장, 장관급 국무위원(대상자 877명)의 재임기간, 임명 및 교체 사유, 경력 등을 분석했다. 장관이 되려면 전문성과 도덕성·국제성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민정부 보은성 임명 최다 장관 임명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전문성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5공화국 이후 장관직 478명의 임명사유를 분석한 결과 180명이 교수나 다른 부처 출신 공무원인 외부 전문가였다. 부처내 승진을 포함한 내부 전문가가 108명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장관 임명 사유는 정권별로 차이를 보였다. 문민정부에서는 장관 118명 가운데 정치적 보상 성격의 임명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신지역, 출신학교 및 성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표성 유지’가 임명사유인 경우도 12명이었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자민련과 연합정권인 탓에 연합정파를 고려한 장관이 97명 중 13명이었다. ●복지부는 절반이 ‘정치적 낙하산’ 부처별로 임명사유를 분석해 보면 재정경제부 장관 24명 가운데 22명, 외교부 장관 16명 중 12명이 내·외부 전문가일 정도로 전문성이 강조됐다. 보건복지부 장관 26명 중 정치적 보상이나 정치적 관계에 의한 임명이 13명으로 절반을 차지, 사회 부처일수록 정치적 임명이 많은 것으로 진단됐다. 평균 재임기간 분석에서도 분야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외교안보 분야 장관이 540.1일로 ‘장수’한 반면, 일반행정 분야가 372.3일로 ‘단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외교부 622.8일 ▲보건복지부 457.4일 ▲재경부 420.1일이었고 행정자치부가 319.8일로 가장 짧았다. ●도덕적 요구수준 높아져 장관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잣대가 갈수록 엄격해지는 경향이 짙다. 제5공화국 이후 도덕성 문제로 교체된 장관은 모두 17명으로 제5공화국과 노태우 정부에서는 각 1명씩에 그쳤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는 장관 100명 가운데 5명꼴로 도덕성 문제로 도중하차했다. 역량부족과 정책실패로 인해 교체된 장관도 45명(9.4%)이었다. 이런 ‘함량미달’ 장관은 노태우 정부에서 16.8%로 가장 많았다. 해외파의 중용도 눈에 띈다.5공화국 이후 장관 478명 가운데 해외유학을 한 장관이 288명으로 국내파인 190명을 크게 앞질렀다. 제5공화국 때는 국내파 35명, 해외파 70명으로 해외파가 국내파의 2배였으나 참여정부에서는 국내파 17명, 해외파 34명으로 해외파가 3분의2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해외 유학의 관문이 낮아지고 있으며, 경력관리 등의 차원에서 공무원들의 해외학위 취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EU 대통령/이목희 논설위원

    몇몇 목회자가 유럽연합(EU) 정치통합에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다. 유럽이 합쳐 로마제국의 부활을 알리면서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가리라는 주장이었다.EU 대통령이 사탄의 앞잡이 적(敵)그리스도라는 것이다.EU 회원국이 10개국일 당시를 바탕으로 한 성경 해석이었다. 지금 EU 회원국은 27개국. 적그리스도 논란은 기우(杞憂)인 듯싶다. 하지만 거대 유럽합중국 탄생이 가져올 변화를 두려워하는 유럽 밖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인구 5억명, 총GDP 14조 5000억달러, 세계 수출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력…. 늙은 대륙 유럽이 뭉쳤을 때 발휘할 능력은 초강대국 미국을 저만치 따돌린다. 각자 정체성을 지키며 살자는 욕구가 강하면서도 유럽합중국에 미련을 못 버리는 이유가 된다. 하나의 유럽을 향한 헌법 마련이 난항을 겪자 프랑스·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우회로를 찾았다. 통합수준은 낮더라도 조약을 통해 정치공동체를 추구하기로 지난주 합의했다. 회원국들이 개정조약을 순조롭게 비준하면 2009년에 첫 EU 대통령이 탄생한다.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가장 앞서가는 이는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출신국의 지원에 더해 EU 안에서 입김이 센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EU 출범을 주도한 프랑스는 정치통합 수장 자리까지 탐냈다. 지스카르 전 대통령이 EU 헌법 초안작업에 앞장서면서 EU 대통령을 향한 욕심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유럽 대륙에서 막강한 독일의 존재가 걸린다. 독일의 견제를 희석시키고, 통합에 미온적인 영국내 분위기를 바꾸려면 블레어가 적임자라고 본 셈이다. 친미적인 블레어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훼방을 막는 데도 적격이다. EU 대통령의 연봉은 20만유로(2억 6000만원). 임기 2년 6개월에 1회 연임이 가능해 최장 5년간 집권할 수 있다. 외교·안보면에서 개별국가 정상만큼 통솔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지구촌에서 첫 EU 대통령이 갖는 대표성은 대단할 것이다.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상징하는 인물을 골라야 EU가 산다. 블레어가 첫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슬람을 포함해 곳곳에 산재한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국민과 약속 지키려… 靑과 화해 노력 계속”

    22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청와대의 이라크파병 연장 동의안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적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정 후보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당내 경선 후유증을 봉합했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 친노진영만 안고 가게 되면 정 후보는 명실상부한 범여권 주자로서 대표성을 인정받게 된다. 그래서 이번 결정이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후보는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심사숙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올해까지만 주둔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위반할 만한 특별한 상황이 없지 않았냐.”라고 반문하면서도 “정 후보는 이미 마음을 정했지만 마지막 고심을 했다.”고 말해 이같은 정황을 관측케했다. 그러나 정 후보의 이번 결정 자체가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당장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도 “(노 대통령과 정 후보 사이에)정책 현안에 대한 찬반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정 후보에게 정책 현안에 대한 입장 보다 정치 원칙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것”이라며 관계 개선에 관한 원칙을 거듭 밝혔다. 정 후보 역시, 이번 결정을 단순히 청와대와 친노 끌어안기라는 틀을 벗어나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큰 틀을 내세웠다. 최재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관계 회복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에)특별히 할 말은 없다. 다만 국민을 보고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존중하면서 뚜벅뚜벅 가겠다.”고 말했다. 그간 지속됐던 정치 공방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전개될 정책 공방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거기에다 연장동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문국현 후보와의 사안별 정책 공조도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도 엿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정체성 대립각을 그을 수 있다는 확신도 했음 직하다. 확실한 개혁후보의 위상을 가지면서 이 후보와 1대1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로도 받아들여진다.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지난주부터 5대 과제를 선정해 가치 중심의 대선 정국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행정개혁 상대적 무관심… ‘공약 기근’ 현상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행정개혁 상대적 무관심… ‘공약 기근’ 현상

    2007년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약속하고 있는 정치 관련 정책을 보면 한국에서 더 이상 고민할 정치·행정 관련 문제는 없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후보들의 공약에서 정치나 행정과 관련된 것은 거의 없는 탓이다. 정치 관련 공약이 빈약하기 짝이 없는 현상은 역대 대선과는 딴판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통합선거법, 김대중 정부의 국회개혁법,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2004년 정치관계법의 개정은 모두 공약이 많이 반영된 것이다. 공약 빈곤은 정치권이 어느정도 깨끗해졌다는 얘기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선 후보들은 정치 개혁에 대한 안일한 자세를 버리고 정책들을 다듬어야 한다. ■ 정치·행정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정치 관련 공약은 ‘법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과 ‘이념·지역·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두 가지다. 정치분야의 독립적인 공약이 아니라 7·4·7공약의 일환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치는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약보다도 이 후보의 정치관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후보 확정 이후 보여주는 ‘탈여의도 정치’ 행보다. 집권할 경우 의원이 아닌 외부전문가 중심의 내각구성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 국회 호소보다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접적인 설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작지만 똑똑한 정부’를,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에 대해서는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 후보의 공약은 경제우선주의가 잘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특별회계 및 각종 기금의 합리화를 통해 40조∼50조원의 경제사회적 효과가 발생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계산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신의 직장’이라고 하는 공공부문의 비효율이 누적되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공공부문의 개혁이 공공재의 공급부족을 초래하거나 공공요금 인상 같은 부작용도 우려된다. 대통합민주신당 세 후보의 정치 관련 공약의 차별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민주개혁세력을 자처하고 있지만 정당이 제도화되지 못하고,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과 부정선거 논란으로 경선이 얼룩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공약 미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손학규 후보의 ‘새 정치를 위한 약속’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손 후보는 “새 정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선 인간중심의 정치를 일컫는다.”면서 “민주화는 제도에 치중했지만, 새 정치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찾을 수 없다. 정동영 후보의 ‘천·지·인 공약’에는 정치나 행정에 할애된 부분이 전혀 없다. 다만 몇몇 강연에서 ‘중통령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표명한 게 전부다. 집권적 권위주의 체제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말을 잘 듣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며, 막힌 곳을 잘 찾아내어 뚫어주는 겸손한 중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만 바뀐다고 우리 대통령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중통령의 시대를 열기 위해 어떤 제도적인 처방을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구상은 제시하지 못한다. 이해찬 후보는 권력구조의 변경, 지역주의 정치타파, 언론·사법부 공정성 보장, 정경유착 근절, 자유와 책임 조화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행정과 관련해서는 예산구조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참여정부의 분권 로드맵을 계승해 강력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참여정부의 노선을 계승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이후 빠른 속도로 공약을 보완해가고 있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의 도입과 국민투표권의 확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의 도입,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 국민투표권의 확대가 모두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강화하고자 하는 방향의 공약이라면, 정당명부제의 확대와 결선투표제의 도입은 소수자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상회담과 따로 가는 여권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상회담과 따로 가는 여권

    노무현 대통령의 귀경 보따리는 예상보다 알찼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40∼50% 대로 뛰어올랐다.‘2007 남북정상선언’이 상징적인 레토릭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물을 담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평양발(發) ‘노무현 효과’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분위기나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유권자는 ‘현재 권력’인 노 대통령과 ‘미래 권력’을 꿈꾸는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를 냉정하게 분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 후보 모두 ‘노무현 프레임’ 수준에서 맴돌 뿐 ‘포스트 노무현’의 비전과 차기 지도자 후보로서 자기 만의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등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들 후보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은 이번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북·충청·수도권의 8개 지역 경선이 오는 14일 한꺼번에 치르진다.‘원샷 경선’이다. 경선에서 당선된 후보는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를 매개로 진보세력의 결집을 호소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답답해 보인다.1위를 달리는 정 후보는 ‘대통령 명의도용’문제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 후보가 조직력의 결집으로 당선되더라도 탈락 후보들의 정당성과 대표성 공세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저조한 투표율과 도덕성 시비로 인한 유권자의 실망은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당선자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2,3위에 그치고 있는 손·이 후보가 각각 후보 자신이나 캠프 내부의 힘 만으로 판세를 뒤집기는 버거워 보인다. 두 후보의 지지표를 한 곳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후보가 이번주 ‘마지막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세 후보 모두 위기의 현상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아 보인다. 후보 스스로 차기 지도자의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공통된 위기의 원인이다. 이번 남북정상선언 이후에도 이들은 “내가 예전에 했던 일”,“내가 대통령이 되면 잘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 중심의 사고에 갇힌 채 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 제3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지난 5일 “대통령이 되면 내년에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수교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한발 더 나아간 의제를 제시한 것과는 대비된다. 정치컨설팅업체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유권자는 대선에서 현 대통령이 아닌 후보의 얘기를 듣고 싶어 한다.”면서 “정상선언의 반사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통일방안의 로드맵과 남북한 군축, 모병제 등 남북관계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후보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예상대로 원론 차원에서 비용 문제 등 따질 건 따지겠다는 ‘수세적 공세’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북핵 폐기’에 방점을 찍는 인식의 틀에도 변함이 없다. 이 후보로서는 지금까지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한반도 평화 구상을 고민한 적이 없는 데다 전통 보수층을 껴안아야 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남북공동선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상대적으로 범여권 후보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선을 70일 남짓 앞둔 시점에서도 이슈와 의제의 주도권을 현직 대통령이 쥐고 있는 이례적인 형국이다. ckpark@seoul.co.kr
  • [이용원 칼럼] 鄭·孫·李 세 후보, 죽어야 산다

    [이용원 칼럼] 鄭·孫·李 세 후보, 죽어야 산다

    유권자로서 또 기자로서 대통령선거를 여러차례 겪어봤지만 올해처럼 재미없는 대선은 정말 처음이다. 1987년 대선부터 되돌아보자. 군부정권의 후계자인 노태우와 민주화투쟁 지도자인 김영삼·김대중 후보 등 3명은 개표가 끝날 때까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승부를 벌였다. 1992년 대선은 김영삼·김대중 양김이 다시 맞붙는 빅 매치에, 정주영 현대그룹 총수가 가담해 박진감이 넘쳤다.5년 후에는 집권당의 후계자 다툼이 치열하더니, 여야 대표인 이회창·김대중에 범여 성향인 이인제 후보간 3파전이 벌어졌다. 그리고 지난번 대선에서는 노무현·이회창·정몽준 후보의 3자 대결에 막판 ‘단일화 변수’가 개입해 지지자들을 끝까지 조마조마하게 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어떠한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홀로 여론조사에서 50%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고공비행할 뿐 그 대항마는 아직 보이질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이 후보와 대적할 대표선수가 끝내 떠오르지 않아 이번 대선은 거인 하나에 여러 난쟁이가 뒤섞인 볼품없는 대결로 끝날지도 모른다. 만약 그리 된다면 그 책임은 일단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손학규·이해찬 세 경선후보가 져야 한다. 진보·개혁을 내세운 범여권의 통합체로 자처하는, 원내 제1당인 통합신당에서는 앞으로 경선이 계속될지조차 예상하기 힘들 만큼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 손학규·이해찬 두 후보는 정동영 후보 측의 동원선거·돈선거를 규탄하며 경선일정 연기를 요구했고 정 후보 측은 그같은 요구에 당연히 반발했다. 지도부는 어제 ‘원샷 경선´을 결정했지만 근본적으로 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이같은 현실에서 정동영·손학규·이해찬 세 경선후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신당 경선이 계속되건, 판이 깨지건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그들 앞에 기다리는 건 공멸뿐이다. 경선이 무산돼 각자 대선에 나가면 군소후보로 전락할 테고, 이 추악한 경선에서 이겼다고 대선에 나가봐야 승리는커녕 참패의 덤터기만 뒤집어쓸 테니까 말이다. 대선 승패를 가름하는 계산법은 단순하다. 세 사람 가운데 하나가 ‘이명박 대항마’로 자리잡으려면 먼저 경선에 패한 다른 두 후보의 지지자들을 흡수해야 한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바탕 위에, 이미 50%를 넘어선 이명박 후보 지지층 가운데 일부를 빼앗아 와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이 후보에 대적할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은 하나밖에 없다. 경선 과정이 공정하고 아름답고 희망적이어서 당원은 물론이고 국민 일반에게 비전과 감동을 선사해야 한다. 그래서 세 후보에게 당부한다. 먼저 자신을 죽여라. 내가 대선에 나가야만 한다는 아집을 버리고 당과, 진보·개혁 세력을 살리는 데 주력하라. 정치권 일각에서 의심하듯, 경선 승리의 목적이 대선에 있지 않고 그 뒤에 전개될 당권 잡기에 있다면 그 무모한 꿈을 당장 버려라. 대선에서 참패한 후보에게 대표성을 부여할 만큼 진보·개혁 세력이 어리석지는 않다. 그에 앞서 대선에서 참패하면 통합신당은 공중분해되거나,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다. 거듭 세 경선후보에게 당부한다. 먼저 죽어라. 그래야 당신들은 진보·개혁 세력의 지도자로 되살아난다. 선거는 올해에만 있는 게 아니다. 내년에 총선이,5년 후엔 대선이 또 찾아온다. 이용원 수석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신당 경선과 남북정상회담

    [김형준 정치비평] 신당 경선과 남북정상회담

    반환점을 돈 대통합민주신당 국민참여 경선의 일정이 잠정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비록 현재 정동영후보가 8지역 중 7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독주체제를 구축했지만, 선거인단 동원 의혹 등으로 빛이 바랜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누적집계로만 보면 정 후보는 5만 1125표(43.1%)로,3만 7851표(31.9%)를 얻은 손학규후보를 여유있게 제치고 ‘정동영 신대세론’의 날개를 달았다. 친노 후보단일화로 관심을 모았던 이해찬후보는 2만 9641표(25.0%)를 얻는 데 그쳤다. 외형상 현재까지 ‘1강1중1약’의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경선 순위에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재·보궐 선거 투표율보다 낮은 20%대의 투표율속에서 경선 순위는 의미가 없고 후보자 모두를 패자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 선출의 대표성을 의심 받을 만도 하다. 특히, 범여권의 지역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전남지역의 투표율이 22.6%에 불과했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5년 전 80%이상의 투표율을 보이면서 노무현을 선택해 노풍을 일으켰던 진앙지 호남이 수상할 정도로 침묵하고 있다. 물론, 호남 민심의 이러한 특이 현상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어느 정도 감지되었다. 신당 경선 직전에 호남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호남을 대표하는 후보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3%가 ‘없다’고 대답했다. 더구나,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명박이 이길 것’이라는 응답이 58%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왜 호남 민심이 이렇게 싸늘하게 변했을까? 혹자는 이번 신당 경선이 야구의 월드 시리즈에 비유하면 준플레이오프이고 최종적인 범여권 후보 단일화게임을 남기고 있어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호남 유권자들이 신당에 대해 ‘정당 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만들어준 민주당을 깨고 나가서 열린우리당을 만든 다음 국민에게 버림받자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신장개업한 것에 대해 호남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신당이 국정실패에 대해 진솔하게 참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호남 민심의 침묵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신당 후보들이 요란스럽게 떠들어대는 ‘호남 적자론’,‘광주 정신 계승’,‘햇볕정책 계승’과 같은 말들은 진정성이 결여된 립 서비스의 정치구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호남 유권자들이 마음을 여는 데 인색한 것이다. 민심은 쉽게 돌아서지 않지만 돌아선 민심도 쉽게 변화하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이제 신당이 가야 할 길이 분명해졌다. 참회와 반성을 토대로 대한민국이 21세기 무한 경쟁속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와 비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서울신문이 지난 8월에 실시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0%가 ‘남북 정상회담이 12월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견해에 동의했다. 반면,‘동의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5.3%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물론 이러한 조사 결과가 현실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전제가 따른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사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신당 경선 후보들의 담론 수준도 이에 걸맞게 변화해야 한다. 차떼기 동원 선거, 몰표 선거, 최초의 모바일 투표 등과 같은 유치한 말의 유희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 경제 공동체 수립과 같은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담론을 둘러싸고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수준 높은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때만이 대통합민주신당이 떠나가고 있는 민심을 잡고 정당다운 정당으로 변모하면서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경선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한나라 최고위원 인선도 잡음

    한나라당이 인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석인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끼리 미묘한 신경전을 펴는가 하면 외부 영입 선대위원장 인선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공석인 최고위원 자리는 모두 3자리. 선출직인 강창희·전여옥 전 최고위원 자리와 임명직인 권영세 전 최고위원 자리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28일 “선출직 최고위원 두 자리는 선대위 출범 이후에 정할 것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임명직 자리의 경우,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직 최고위원 두 자리는 이 후보측과 박 전 대표측에서 각각 나눠 맡기로 했다. 여성 몫은 이 후보측의 전재희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박 전 대표측에서는 경선 당시 캠프 좌장 역할을 한 김무성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우리쪽에서 한 자리를 맡는다면 내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충청권 당협위원장들은 김학원 의원을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밀고 있다. 박우석 논산 당협위원장 등 충청권 당협위원장 18명은 27일 저녁 긴급 회동, 김학원 의원에게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권유하는 한편 10월1일 강재섭 대표에게 충청권 인사로 선출직 최고위원을 뽑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두 차례에 걸친 한나라당의 대권도전 실패는 충청권을 아우르지 못한 게 원인인 만큼 충청권의 지역 대표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학원 의원도 이날 “보궐선거 공고가 나오면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김무성 의원은 “굳이 김학원 의원이 해야 한다면 지명직 자리도 있지 않으냐.”고 밝혀, 두 사람이 선출직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충돌하는 양상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외부 영입 선대위원장이 3명을 넘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주목됐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모시고 싶은 분이라 하더라도, 본인들이 이름을 거는 것은 사양하겠다는 분들도 있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이명박고소 靑인사 28일 소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7일 청와대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을 28일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신종대 2차장검사는 27일 “고소인 명의는 문재인 비서실장으로 되어 있지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소속 공무원이 여러명이어서 대표성이 있는 실무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7일 “한나라당이 청와대를 배후로 한 ‘정치공작설’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이 후보와 이재오 최고위원, 안상수 원내대표, 박계동 공작정치분쇄범국민투쟁위원장을 고소했었다. 검찰은 그동안 청와대 측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후보 등의 발언 내용을 담은 녹취록과 영상 자료 등을 확보해 실제 발언 내용과 취지, 배경, 명예훼손 여부 등을 검토해왔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피고소인 소환 조사 여부 등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이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장인 박준선 변호사는 이날 “이 후보는 청와대 비서진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 청와대를 직접 지목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대선 여론조사 절차는 언론 검증대상/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대선을 둘러싸고 각 정당의 경선절차와 여론조사에 관한 논란이 시끄럽다. 지난 주 대통합민주신당은 날림 예비경선으로 한편의 코미디를 연출하더니 본 경선에서 여론조사 도입 여부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날림경선과 경선절차를 둘러싼 원칙없는 공방을 지켜 보면서 과연 제대로 된 대선을 치를 수나 있는 건지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사태는 정치권뿐 아니라 언론도 공히 민주선거의 원칙을 지키는데 소홀하고, 기본을 무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를 남용하며 네거티브 선거전에 집중해 온 우리의 선거풍토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이 있었던 지난 한 주 서울신문을 살펴 보면 경선결과와 문제점을 분석한 기사를 많이 실었다.6일자 1면 머리기사 “孫,0.29%P차로 鄭에 신승”으로 예비경선결과를 보도하고, 다음 날 7일에는 경선의 문제점들을 더욱 상세히 보도했다.1면 “개표 오류 흥행 타격 신당 아노미” 오피니언 섹션 31면 “반장 선거보다 못한 신당 경선관리” 등의 기사를 실었다.4일자 2면에서는 “한나라 경선과정 위법 박사모, 무효소송 제기” 기사를 실었다. 아쉬운 점은 경선의 문제점을 지적하긴 했지만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심층적인 해설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7일자 1면 기사에서는 개표오류를 흥행타격과 연결시켜 국민의 눈이 아니라 선거 전략을 세우는 정당의 입장에서 뉴스를 프레임한 전형을 보여 줬다. 이러한 보도 경향은 현재 대부분 우리나라 언론에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대통합민주신당의 무효응답률이 53%에 달해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론조사에서 무효응답률과 대표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련되는지 분석한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사회과학의 여론조사에서 높은 응답률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응답률이 낮을 경우 조사하는 이슈에 대해 아주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거나 관련된 사람들의 편향된 의견만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후보자들의 팬클럽만 조사에 응했다면 그 결과를 일반 국민의 여론으로 해석할 수 있겠는가. 또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의 후보간 차이가 오차범위에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언론도 이를 따지지 않았다. 문제가 많은 모집단, 표본, 응답률을 기반으로 한 조사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있다면 그 결과는 해석할 가치조차 없다. 한나라당도 여론조사의 피조사자 선정방법, 표본크기, 응답률 등을 거의 공개하지 않아 최근 소송사태까지 발생했다. 여론조사의 장점은 적은 표본으로 모든 국민의 의견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선정된 표본이 대표성을 확보했을 때 얘기다. 표본선정이 잘못되면 그 결과는 국민의 여론으로 볼 수 없다. 여론조사가 대선에서 지금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표본을 어떻게 몇 명 뽑았는지 그 중 몇 명이 응답했는지 국민이 모르고 있다는 것은 탄식할 만한 일이다. 이렇게 많은 문제가 경선에서 발생하는 사이 언론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지금 대선을 위한 후보자들의 아귀 다툼 속에 국민들은 기본적 정보가 차단되고 판단을 그르칠 수 있는 결과에 노출되어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 박빙의 승부에서 여론조사의 모집단, 표본추출 과정, 질문 문항, 응답률 중 어느 것 하나 엄격한 기준을 따르지 않거나 오류가 생기면 그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 언론은 이러한 사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선거절차에 대한 깊이있는 설명, 역사적 맥락과 다른 나라의 선거제도에 대한 소개, 여론조사 절차에 대한 검증과 조심스러운 보도 등을 통해 국민의 이해와 참여를 도울 수 있도록 대선보도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한나라 “5인 대표성 의심스러워”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은 말을 아꼈다. 정당 지지율로 보나 후보 지지율로 보나 ‘비교할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애써 무시하는 자세다.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려고 열을 올리는 모습과는 대비된다.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그 쪽 사람들 결과에 대해 할 얘기가 뭐 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예비경선 결과에 이변이 있던 것도 아니고 최종 후보가 결정된 것도 아니니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 역시 ‘판세에 전혀 영향 없는’ 예비경선으로 평가절하했다. 정 의원은 “솔직히 누가 되든 별로 관심 없다.”면서 “유력한 후보간의 경쟁이면 걱정이라도 하겠지만 ‘고만고만’한 후보간의 경쟁에 무슨 신경을 쓰겠느냐.”고 밝혔다. 실제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누구냐보다는 박근혜 전 대표측을 끌어안는 ‘집안 일’이 더 벅찬 과제다. 대신 예비경선 과정의 문제는 짚고 넘어갔다. 누가 후보가 되든 길고 험난한 경선을 거친 이 후보와 ‘짝퉁’ 경선을 통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게임’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선거인단 대상 여론조사의 무효 응답률이 5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컷오프를 통과한 5인이 과연 대표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후보간 정책 경쟁·비전 제시·검증 작업도 일찌감치 실종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선거인단 1만명 중 33%가 유령 선거인단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비 경선은 결국 원천적으로 무효이며 경선룰을 새롭게 정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다.”고 꼬집었다. 나 대변인은 본경선에 대해서도 “친노주자 단일화 등 합종연횡 쇼에만 골몰할 것이 뻔하다.”면서 “사기정당의 사기후보를 만드는 과정일 뿐이다.”고 원색적 공격을 퍼부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문화마당] 베이징에 다녀와서/신경숙 소설가

    중국인민문학 출판사에서 ‘외딴방’이 번역되어 나온 것을 계기로 베이징을 다녀오게 되었다. 박완서 선생, 은희경 작가와 함께였다. 중국에 아직 한국문학이 다채롭게 번역되어 있지는 못하다. 오히려 일반 사람들에겐 일찍이 번역되어 중국 대중들에게 많이 읽힌 인터넷 소설을 쓰는 귀여니나 ‘국화꽃 향기’ 정도가 한국작가이고 한국문학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맥락으로 보면 중국에서 대표성을 지니는 출판사에서 이번 베이징에 간 세 작가의 ‘그 남자네 집’‘새의 선물’‘외딴방’이 동시에 출간된 것은 뜻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이 이룬 성과이기도 하다. 겉보기에는 중국이 거의 자본주의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내부 깊숙이 들어가면 사회주의의 큰 통제 속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한 계기가 되었다. 최근 들어 한국에 중국문학이 봇물 터지듯 번역되어 나오고 작품의 질도 상당한 수준을 이루고 있다고 여기고 있던 나로서는 사뭇 새로운 경험이었다. 중국소설의 대부분(번역되어 있는 것밖에 읽을 수 없긴 했으나), 특히 비판적인 어조로 쓰여진 작품들이 당대의 중국 현실을 피하고 문화혁명 때의 시기가 초점이 되는 것이 나에겐 늘 의문이었다. 그것이 고도의 정치적 통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어내면서 의문이 풀렸다. 작가가 작품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건 작가로서의 권리이며 의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비판의 한계선을 작가의 고민을 통해서가 아니라 중국 당국이 정한다는 느낌이었다. 번역 작업이 다 된 김훈의 ‘칼의 노래’가 명나라 적장을 호감 있게 그리지 않는다고 해서 출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이상하기도 하다, 대국의 속이 그렇게나 좁을까, 싶었는데 그 또한 중국사회가 고도로 발달된 감시와 통제로 이루어진 사회라는 것을 감안하고 나니 나름의 이해가 생겼다. 세세한 이야기는 해 볼 수 없었지만 중국 태생이면서 프랑스로 건너가 불어로 소설을 쓰는 샨사라든가 미국에서 역시 영어로 작품을 쓰는 하진이라는 중국작가들을 중국내의 현역작가들은 거의 모르고 있었다. 샨사나 하진이 그들의 조국이랄 수 있는 중국에서 작품으로 소통되는 것이 얼마간 통제받고 있다는 느낌은 묘한 것이었다. 몇해 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오싱젠도 우리는 중국작가라고 생각하지만 중국내에서는 프랑스 작가로 여기고 있었다. 중국사회의 통제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이 이유인 것 같았다. 특히 하진의 작품을 읽어보면 지금의 중국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가 많다. 이렇게 다른 나라로 나가야만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중국작가의 상황이라고 생각하자 그동안 광대한 스케일의 중국작품을 읽으면서 가졌던 은근한 두려움이 슬쩍 삭감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새삼 그냥 단순하게 평가해서 어떤 이야기를 쓰든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우리 현실에 대한 고마움 같은 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베이징은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공사 중이었다.88년도의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베이징도 어딜 가나 건물을 신축하고 길을 새로 내느라 분주했다. 그 와중에 오래된 것들이 낡았다는 이유로 무너지고 있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대체 올림픽이 뭔데 저럴까 싶은 마음은 내 마음에 불과하지만 옛것을 마음대로 부수고 나서야 그 가치를 실감하는 건 베이징이나 서울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올림픽을 치르고 난 후에 베이징이 어떻게 달라질지 새삼 궁금해진다. 다른 건 몰라도 그때쯤엔 중국작가들이 자신도 모르게 통제받고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당대의 중국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하여 은근히 삭감된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복원되기를…. 신경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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