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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댈 곳 없는 10대 중국동포 범죄와 손잡다

    기댈 곳 없는 10대 중국동포 범죄와 손잡다

    “현금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만 해 주면 되는 ‘손쉬운 돈벌이’가 있다. 해 보지 않을래?” 중국동포 강모(15)군은 지난 6월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사는 사촌의 지인과 중국 메신저 프로그램 ‘QQ’로 대화하다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지난 3월 거주 비자(F2)로 입국한 강군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다 3개월도 채 안 돼 그만뒀다. 아버지는 중국에 남았고, 한국에는 먼저 입국한 어머니가 있었지만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근근이 생활하던 터였다. 낯선 ‘타향살이’에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한 강군은 ‘궤도’에서 이탈했다. 가출을 한 뒤 PC방과 식당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비를 벌기에 급급했던 터라 별다른 고민 없이 ‘일탈’을 시작했다. 강군은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함께 중학교에 다녔던 친구와 선후배를 모았다. 그들 역시 지난해와 올 초 가족을 따라 한국에 들어왔지만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미 자퇴한 상태였다. 강군 등 8명의 선후배, 친구들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대포통장으로 국내에서 인출한 돈을 중국에 보내고 송금액의 5~10%를 받아 총 5000여만원을 챙겼다. 손쉽게 번 돈은 금세 바닥났다. 강군과 친구 2명은 월세 60만원을 내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며 술값과 PC방 요금 등으로 사용했다. 강군의 중학교 선배 염모(17)군은 BMW 승용차를 렌트해 타고 다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중국 대출 사기 조직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찾아 중국으로 송금한 강군 등 10대 7명과 박모(20)씨를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272개의 대포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겨받아 대출 사기 피해자 42명에게서 가로챈 5억 9000여만원을 인출해 중국 조직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강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한국에 온 뒤 학교에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다”면서 “큰 죄를 저지른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에 비해 수법이 치밀해 공범이 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방인처럼 돼 버린 중국동포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400억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폭 연대’

    서울과 경기, 영호남에 근거를 둔 조직폭력배들이 연합해 2400억원대의 대규모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불법 도박사이트 ‘신탑’을 운영한 부천식구파 소속 김모(33·국내 관리 총책)씨 등 4명을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하고 회원 모집과 대포통장 개설 등을 맡은 포항시내파 소속 박모(36)씨 등 6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필리핀으로 도주한 도박사이트 최고운영자 여모(47·부천식구파)씨 등 3명을 쫓고 있다. 사이트 운영진에는 부천식구파와 포항시내파를 비롯해 충장OB파(광주), 청하위생파(경기 평택), 수원남문파 등 5개 조폭 11명이 가담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 등 주택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2012년 6월 초부터 올 5월 말까지 2400억원 규모의 판돈이 오간 이른바 ‘바둑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베팅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아 최소 24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도박사이트 본사와 서버는 필리핀에, 콜센터는 필리핀과 중국, 한국에 분산시켜 추적을 피했다. 김씨 등은 조직을 다단계식으로 운영하며 회원을 2300여명까지 불렸다. 전국에 회원을 모집하는 ‘총판’(관리자)을 두고 지인 등을 손님으로 끌어오게 하거나 스팸 문자메시지를 뿌려 회원을 모았다. 경찰 관계자는“경기불황으로 돈벌이가 어려워지자 조폭 간 연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유령법인 대포통장 1만개 팔아 100억 챙겨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통장’(타인 명의의 통장)을 1만여개나 공급해 100억여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5일 유령회사를 차린 뒤 법인 명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범죄단체에 판매한 이른바 ‘대포 조직’을 적발해 총책 주모(35)씨 등 7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공범 김모(37)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도주한 대포통장 모집책 오모(29)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주씨 등은 2012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지인을 통해 주변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집했다. 일당은 이들 명의로 유령법인 300여개를 만들어 법인당 20~30여개씩 총 1만여개의 법인 통장을 개설한 뒤 현금카드와 OTP(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발급받았다. 이들은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보이스피싱 일당 등에게 개당 100만원씩에 통장을 넘겨 100억여원을 챙겼다. 주씨는 통장 판매 수익의 40~50%를 명의자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통장을 사들인 범죄 조직들은 조직원의 수익금을 배분해 주는 입금계좌나 돈세탁을 위한 차명계좌로 사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500억 카드깡 조직’ 뒤 봐준 공무원들

    ‘1500억 카드깡 조직’ 뒤 봐준 공무원들

    1500억원대의 ‘카드깡’을 벌인 조직과 이를 눈감아 준 대가로 억대의 뇌물을 받은 세무공무원들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카드깡 조직 총책 정모(44)씨 등 17명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8150만원을 받은 7급 세무공무원 최모(40)씨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전·현직 세무공무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직과 손잡고 세금을 탈루한 지모(42)씨 등 유흥업소 업주 3명도 함께 입건했다. 정씨 등은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카드깡 수법으로 1582억원의 매출을 올려 서울·경기의 유흥업소 14곳 업주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 일당은 노숙자 등 170명 이름으로 은행계좌, 사업자등록증, 영업허가증 등을 받아 1998곳의 위장 가맹점을 등록했다. 이들은 가짜 업소로 가맹 계약이 된 단말기들을 지씨 등의 업소에 설치했다. 카드사에서 노숙자 이름의 대포통장으로 매출액이 들어오면 9~15%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뒤 나머지를 업주들에게 돌려줬다. 유흥주점은 최대 38%의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터라 업주들은 9~15%의 수수료를 내고도 카드깡을 이용했다. 세무 당국은 등록된 가짜 업소들의 실체가 없어 세금을 거둘 방법이 없었으며, 최대 600억원의 세금이 탈루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범행은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세무공무원들이 뒤를 봐준 덕에 가능했다. 구속된 최씨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천세무서 재직 시 매달 300만원을 상납받는 등 총 8150만원을 받았다. 최씨는 이들에게 단속계획서를 유출하는 한편 가짜 가맹 업소를 고발하는 데 필요한 ‘거래사실확인서’도 위조했다. 동료인 최모(40·8급)씨도 매달 300만원의 정례금 등 총 2750만원을 받았다. 서초세무서에 근무하던 최모(43·7급)씨도 2487만원을 받았다. 강모(42·6급)씨 등 4명은 뇌물을 받은 정황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짜 가맹점임을 확인하고도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지정계좌 외 100만원 이상 송금 불가’ 9월부터 시행…보이스피싱 근절 효과 있을까

    ‘지정계좌 외 100만원 이상 송금 불가’ 9월부터 시행…보이스피싱 근절 효과 있을까

    ‘지정계좌’ 지정계좌 외에는 100만원 이상 송금할 수 없는 제도가 9월부터 시행된다. 13일 정부는 스미싱·피싱·파밍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한 피해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新)입금계좌지정 서비스’ 등 제도적 보안 장치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 정부는 전자금융사기 대응을 위한 범부처 협의체인 ‘전기통신금융사기 방지대책협의회’ 회의를 개최해 지난해 12월 마련한 ‘신·변종 금융사기 종합대책’의 이행현황 점검 및 향후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신 입급계좌지정 서비스’는 은행 고객이 본인이 지정한 계좌 이외에 보낼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100만원으로 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송금 상한액은 은행들이 100만원 이하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부는 현재 보이스피싱 계좌에 대해서만 이뤄지고 있는 지급정지를 해킹으로 유출된 계좌에서도 적용하도록 해 피해금의 회수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경찰이 8~9월 중으로 ‘대포통장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지방경찰청에 전문 수사인력으로 구성된 금융사기 전담수사팀을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이외에도 올해 하반기 중으로 대포통장이 과다 발급된 금융기관에 대해 2015년도 개선계획 제출명령을 발동해 대포통장 관리 강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 올해 5월부터 증권사에 적용한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의 이행 상황을 하반기 중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리 없는 정준호 로드매니저…정준호 카드서 8000만원 빼내 도박

    의리 없는 정준호 로드매니저…정준호 카드서 8000만원 빼내 도박

    소속사 영화배우의 체크카드에서 수천만원을 빼내 쓴 ‘로드매니저’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유명 영화배우 정준호(44)씨의 로드매니저 황모(34·전과 20범)씨를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정씨의 촬영 일정을 관리하며 소지품을 챙기고 운전을 하는 로드매니저 역할을 한 황씨는 정씨가 촬영하는 틈을 타 몰래 지갑에서 체크카드를 꺼내 자기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하거나 정씨의 심부름을 하면서 추가로 돈을 더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29회에 걸쳐 총 8000만원가량을 정씨의 계좌에서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말 인터넷 뱅킹 거래 내용을 확인하다가 계좌에 내가 모르는 인출 내역이 수십 차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해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 황씨가 워낙 성실해서 믿고 함께 일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해자가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6개월에 걸쳐 은밀하게 계좌를 추적하고 범행에 이용된 대포통장 등을 확인한 끝에 황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황씨는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준호 로드매니저, 정준호 돈 몰래 펑펑 쓰다 덜미…정준호 돈 자기 돈인양 8000만원 빼내

     소속사 영화배우의 체크카드에서 수천만원을 빼내 쓴 ‘로드매니저’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유명 영화배우 정준호(44)씨의 로드매니저 황모(34·전과 20범) 씨를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정씨의 촬영 일정을 관리하면서 소지품을 챙기고 운전을 하는 로드매니저 역할을 한 황씨는 정씨가 촬영하는 틈을 타 몰래 지갑에서 체크카드를 꺼내 자기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하거나 정씨의 심부름을 하면서 추가로 돈을 더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29회에 걸쳐 총 8000만원가량을 정씨의 계좌에서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말 인터넷 뱅킹 거래내용을 확인하다가 계좌에서 내가 모르는 인출내역이 수십차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해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 황씨가 워낙 성실해서 믿고 함께 일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해자가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6개월에 걸쳐 은밀하게 계좌를 추적하고 범행에 이용된 대포통장 등을 확인한 끝에 황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황씨는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정한 직업이 없고 도박 등의 전과가 있던 황씨는 정씨가 자신을 믿고 심부름 등을 시키자 범행을 결심했으며, 훔친 돈은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농협, 대포통장 온상 오명 씻었다

    농협, 대포통장 온상 오명 씻었다

    금융사기가 터질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대포통장이다. 대포통장이란 통장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통장을 말한다. 사기단 일당이 노숙자 등의 명의로 통장을 만든 뒤 범죄에 악용하는 것이다. 이 대포통장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또 농협은행이다. 이 때문에 농협은 대포통장 온상이라는 오명마저 얻었다. 올 1월 취임한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이대로는 안 된다”며 지난 3월 27일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고객이 신규 통장 개설을 요청해오면 거래 목적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는 등 발급 절차를 강화했다. 이미 발급된 통장도 거래 실적이 없거나 수상쩍으면 확인 절차를 다시 밟도록 했다. 그 결과 20%대였던 대포통장 비중이 지난달 말 4.6%로 줄어들었다. 불과 두 달 새 15% 포인트 이상 감축한 것이다. 김 행장은 22일 “단위 농협 등 은행 점포망이 전국에 잘 깔려 있다 보니 대포통장 발급 창구로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대포통장 근절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 (대포통장 온상) 오명을 확실하게 벗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행장은 직원 가운데 16명을 사내모델로 뽑아 ‘이미지 업그레이드’ 의지도 다졌다. 국내 유일의 토종은행으로서 친숙함을 높여 고객 속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은 대포통장 근절 캠페인과 더불어 전화사기 의심계좌 등에 대한 감시도 대폭 강화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위에서 아래까지 기강이 무너진 KB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노출돼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직원이 연루된 수억원대 금융 비리가 적발됐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불거진 내홍은 급기야 시스템 교체를 전제로 한 리베이트 의혹까지 제기돼 금융당국이 KB금융과 국민은행 주요 경영진의 계좌추적에 들어간 상황이다. 최고경영자부터 창구직원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부정부패의 의혹을 받는 국민은행에 ‘과연 피 같은 내 자산을 맡겨도 안전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제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모 프랜차이즈업체 공동 대표가 국민은행 한 지점 직원의 도움으로 또 다른 대표의 명의를 도용해 대포통장을 만들고 수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사고를 인지하고 최근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공모한 국민은행 직원과 업체 공동대표는 부부 사이로, 업체 공동대표 직함과 은행원이라는 직위를 각각 활용해 법인 인감을 위조하고 은행 대출을 도와줬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 사고를 적발했지만, 해당 은행원을 퇴직금과 함께 권고사직시키고서 쉬쉬하며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포통장 등으로 피해를 본 업체의 또 다른 공동대표가 지난 27일 금감원을 찾아와 국민은행의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사건이 공개된 탓이다. 국민은행은 2012년께 또 다른 공동대표 측에서 민원을 제기한 건이고, 해당 국민은행 직원은 2010년 명예퇴직을 해 퇴직금 지급은 사고 발생 전이라고 해명했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결국, 금융당국이 전산교체 리베이트 의혹과 함께 시시비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 직원이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100억원을 횡령한 사례와 도쿄지점에서는 4000억원대의 부당대출 사고, 1조원대 허위 확인서 발급 등 각종 금융사고가 터졌다. 게다가 카드 정보가 유출돼 경제활동을 하는 거의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를 ‘공공 정보’로 만든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탄탄한 소매금융으로 신뢰받던 국민은행의 이런 기강해이는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고, 은행조직 내부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의 폐해로도 지적된다. 임영록 회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모피아’라는 지적을 받았고,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의 ‘연피아’로, 관치금융의 우려를 낳은 당사자들이다. 양측은 ‘막장 드라마’ 같은 주도권 다툼을 내려놓고 국민의 신뢰 회복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 투자 전문가 낀 조폭, 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투자 전문가 낀 조폭, 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1200억원대 불법 선물거래 시장을 개설해 운영한 조직폭력배와 이들이 개설한 사이트를 추천하고 리베이트를 받은 리딩전문가(선물투자 전문가)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6일 인터넷에서 불법 선물거래 시장을 개설한 혐의로 대전 반도파 출신 김모(37)씨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한일파 소속 이모(22)씨 등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달아난 유성온천파 소속 임모(38)씨 등 15명은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에게 선물 거래 시 일종의 계약금인 ‘위탁증거금’이 예치된 증권계좌를 빌려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물거래 사이트 3~4곳을 동시에 운영하는 등 실제 코스피200 지수와 연계하는 가상 선물시장을 개설해 거래수수료나 회원들의 손실금을 수익으로 챙기기도 했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에게는 실제 거래가 가능하도록 위탁금 계좌를 빌려줬고 수익률이 낮은 투자자의 경우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거래하도록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선물거래를 할 때 1계약당 1500만~2000만원 상당으로 높은 액수의 증거금을 예치해야 하는 점을 노렸으며, 모두 2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체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적용한 홈페이지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관리를 총괄했고, 조폭들은 동료 조직원을 유령법인 임원으로 내세우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자금을 세탁했다. 리딩전문가들은 아프리카TV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이들의 선물거래 사이트를 추천해 주는 등 투자자 모집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추천의 대가로 53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통장 100만원에 삽니다” 인터넷 도배한 불법광고

    ‘예금통장 100만원, 개인 정보 50원에 삽니다.’ 예금통장과 개인 정보를 불법적으로 매입하고 유통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결과 예금통장 불법 매매업자 531명과 개인 신용 정보 불법 매매업자 57명 등 모두 588명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금감원은 해당 업자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사이트 게시 내용 삭제를 요청했다. 또 인터넷 포털업체에는 유사 광고가 실리지 않도록 협조를 주문했다. 예금통장 불법 매매업자의 78%(414명)는 국내외 일반 사이트를 이용했다. 또 포털업체 블로그(66명)와 카페(39명), 중국과 필리핀 등의 재외동포 커뮤니티(29건) 등도 활용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 블로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에 ‘통장 임대 모집합니다’, ‘통장 판매합니다’라는 문구를 올려 예금 통장을 건당 50만~100만원에 매매했다. 이런 대포통장은 주로 대출 빙자 사기나 보이스피싱(전화 사기) 등의 범죄와 관련된 돈을 받거나 세탁하는 데 이용된다. 전자금융거래법상 불법 행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개인 정보 불법 유통은 대부분 국내외 일반 사이트와 블로그를 이용했다. 해당 업자들은 ‘게임·대출 디비(DB) 판매합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개인 정보를 건당 10~50원에 팔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알펜시아 카지노 내국인 불법출입… 도박 자금 10억 세탁 비자금 조성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강원 평창 알펜시아 카지노 임직원들이 내국인을 불법으로 출입시키며 1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기다 경찰에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관광진흥법 위반 및 도박장 개장 등의 혐의로 알펜시아 카지노 임원 A(31)씨 등 임직원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내국인 19명을 출입시키고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4억 3000여만원의 도박자금을 입금받아 칩으로 교환하는 등 불법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도박자금을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거치지 않고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수법으로 조성된 비자금 규모는 12억 9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금융계좌 추적 등 압수수색을 통해 내국인과 카지노 측의 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경찰은 또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B(49)씨 등 내국인 19명은 도박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2012년 3월 개장한 알펜시아 카지노는 외국인만 출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경찰은 “더 많은 내국인이 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들은 불법 영업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우체국·새마을금고 ‘대포통장’ 개설 늘어

    금융 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의 발급 비중이 새마을금고와 우체국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전자금융 사기인 ‘피싱’이나 대출 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은 연간 5만개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포통장의 발급 비중은 농협 단위조합 43.4%, 농협은행 22.7%로 농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은행 중에는 국민은행이 8.8%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새마을금고와 우체국도 각각 4.0%, 5.0%를 차지했다. 증가 추이를 보면 농협과 국민은행 등 은행권은 대포통장 개설이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상반기 2.4%에서 하반기엔 8.6%로, 우체국은 1.5%에서 14.9%로 각각 높아졌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대한 대포통장 근절 지도를 강화하면서 주요 발급처가 다른 금융권역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거래신청서 접수, 실명 확인, 전산 등록, 교부 등 계좌 개설 단계별로 주요 의심거래 유형을 마련해 금융사에 통보하기로 했다. 대포통장 활용이 의심되면 금융사별 ‘의심계좌 모니터링 시스템’에 등록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대리인이 개설한 예금계좌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리인 정보관리시스템’을 모든 은행에 구축하도록 했다. 대포통장 발급 비중이 높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2분기 중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가짜 주민번호 못 걸러낸 안행부 진위 확인 시스템

    위조 주민등록증으로 은행 계좌를 만든 뒤 휴대전화 개통, 통장 발급, 문자·전화 사기 등을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시중 은행 7곳의 40개 지점에서 대포통장 200개를 만들어 중국과 국내에 유통한 뒤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정모(25)씨 등 관리책 3명을 구속하고 일당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통장을 관리한 정씨, 위조 주민등록증 관리책 심모(25)씨, 주민등록증 위조책 최모(35)씨 등은 ‘일당 30만원의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며 인터넷 구인 사이트를 통해 계좌와 휴대전화를 개통할 발급책 8명을 모집했다. 관리책들은 발급책 8명의 사진 2장씩 총 16장을 중국에 보내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국인 주민등록번호 67개로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다. 위조된 신분증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국내에서 은행 계좌 80개, 예금통장 200개, 휴대전화 25대를 개통시키는 데 사용됐다. 경찰은 “도용된 주민등록번호 주인들 가운데 20대 초반의 일본, 호주 등 해외 거주자가 많은 점으로 미뤄 국내 유학원이나 여행사에서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포통장과 계좌를 만들어 준 은행 40개 지점 가운데는 안전행정부가 운영하는 ‘1382 주민등록번호 진위 확인 서비스’를 이용한 곳도 있었지만 위조 사실은 한 번도 발각되지 않았다. 대포통장 가운데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이 가능한 일부는 중국으로 팔려 나가고 나머지는 국내에 유통돼 또 다른 스미싱·피싱(문자·전화 금융 사기) 범죄에 악용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주민·운전면허증 등 6개 신분증 금융기관에서 위변조 확인 가능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등 6개 신분증의 위조나 변조 여부를 금융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안전행정부 등 신분증 발급 기관과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우리은행을 비롯한 3개 은행은 25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기관용 신분증 진위확인 통합서비스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신분증 진위확인 통합서비스를 통해 은행에서는 신분증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금융실명제를 위반하고 통장의 실사용자와 명의자가 다른 ‘대포통장’의 개설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위·변조 확인이 가능한 6개 신분증은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장애인등록증·국가유공자증·외국인등록증·국내거소신고증이다. 신분증의 사진도 확인 가능하다. 통합서비스에는 안전행정부(주민등록증), 법무부(외국인등록증 등), 보건복지부(장애인등록증), 국가보훈처(국가유공자증), 경찰청(운전면허증) 등 6개 신분증 발급 기관과 14개 은행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은행에서는 통장을 만들 때 본인 여부를 신분증 발급 기관에서 따로따로 제공하는 개별 시스템을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성명 등 단순 문자정보만을 확인해 왔다. 그러나 이번 통합서비스를 통해 6개 신분증의 진위를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사진 확인까지 가능해진다. 금융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분증을 위조해 대포통장을 개설하려는 이들은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는 그대로 사용하고, 사진만 정교하게 위·변조하는 경우가 많아 은행에서는 본인 위조에 속수무책이었다. 앞으로는 신분증에 있는 사진에서 특징을 추출해 행정기관이 보유한 사진과 비교할 수 있어 사진 위·변조도 가려낼 수 있을 전망이다. 신분증 진위확인 통합서비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주민등록증부터 먼저 시작되며 운전면허증 등 5개 신분증은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대로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통합서비스는 ‘민간과 정부의 협업’을 통해 금융범죄를 예방하는 좋은 사례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터넷 뱅킹 금융사기 4월부터 원천 차단…어떻게?

    인터넷 뱅킹 금융사기 4월부터 원천 차단…어떻게?

    인터넷 뱅킹 금융사기 4월부터 원천 차단…어떻게? 인터넷뱅킹의 허점을 이용한 금융 사기가 오는 4월부터 원천 차단된다. 신종 전자금융사기인 메모리 해킹을 예방하기 위해 은행권이 일제히 추가 인증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이 내달 말까지 메모리 해킹 예방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4월부터 추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은행은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기업은행, 경남은행, 전북은행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메모리 해킹의 경우 인터넷 뱅킹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당하는 최첨단 금융 사기여서 추가 인증이라는 대책을 세웠다”면서 “3월에 은행들이 내부 전산 작업을 마치고 4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메모리 해킹은 고객이 인터넷 뱅킹을 할 때 해커가 침입해 고객이 입력한 계좌와 금액을 무단으로 바꾼 뒤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신종 금융사기다. 이번에 구축되는 추가 인증 시스템은 은행이 메모리 해킹 시 생기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곧바로 본인 인지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해커가 침입했을 때 인터넷 뱅킹 프로그램이 잠시 멈추는데, 은행이 이를 이상 징후로 판단해 문자서비스(SMS)나 전화(ARS)로 본인 확인을 하게 된다. 은행은 SMS 등을 통해 고객에게 인증번호를 보내고, 고객은 이를 입력해야 거래가 되기 때문에 해커가 인증번호를 모르면 거래가 되지 않는다. 이런 추가 인증 시스템 구축은 최근 들어 메모리 해킹 수법이 교묘해지고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메모리 해킹 사고만 450여건으로, 2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고객 컴퓨터에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고서 피해자가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이체할 때 입금계좌와 이체금액 등을 조작해 대포통장으로 돈이 송금되도록 하는 수법으로 81명으로부터 9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앞서 작년 연말에 금융사들은 키보드 보안프로그램의 미비사항을 보완한 ‘확장E2E(End to End)’ 기능도 추가했다. 이는 고객이 키보드로 비밀번호 등을 입력할 때 해커가 이 번호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인터넷 뱅킹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암호화하는 기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커가 메모리 해킹을 시도한다고 해도 추가 인증번호까지 입력하지 않으면 거래를 할 수 없는 만큼 추가 인증 시스템 구축으로 메모리 해킹 사고가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뱅킹 사기 원천 차단 정말 가능할까”, “인터넷 뱅킹 사기 원천 차단 실제로 가능하길 믿는다”, “인터넷 뱅킹 사기 원천 차단 기대된다”, “인터넷 뱅킹 사기 원천 차단, 또 새로운 범죄 기술이 나오지 않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 아저씨들 뜨면 남대문 시장 발칵 뒤집힌다는데…

    [주말 인사이드] 이 아저씨들 뜨면 남대문 시장 발칵 뒤집힌다는데…

    “특별사법경찰 고광선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노점 거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명의로 발급된 신분증을 내밀자마자 ‘짝퉁’ 지갑과 의류를 팔던 상인들이 후다닥 도망을 친다. 그런데 대기하던 서울시 특사경들이 ‘튄’ 상인은 쫓아가지 않고 노점 주변을 여유롭게 빙 에워싼다. 그러곤 현장 사진을 찍는 등 증거 확보에 나섰다. 상표권 침해, 일명 ‘짝퉁’ 단속 현장이다. 설 명절을 일주일 남짓 남겨두고 눈속임으로 시민들 지갑을 열려는 게 아닌가 점검하느라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특사경 8년차인 고 수사관은 “남대문시장 특성상 도망친 사람들은 한 시간 안에 나타난다. 어디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게 뻔하다. 일종의 ‘기싸움’이라고 보면 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오후 10시 전에 노점을 치우지 않으면 상인연합회의 제지로 다시는 장사를 하지 못하는 특성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특사경 5명이 버버리와 루이비통, 아르마니 등 이른바 명품을 베낀 옷과 지갑, 양말 등 수천 점을 고스란히 남겨둔 4개 노점을 한 시간이 넘도록 떠나지 않고 조사를 벌이자 주변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더러는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어떤 상인은 “민원을 넣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 수사관이 “빨리 전화하세요. 올 때까지 안 갑니다”라고 하자 한쪽 구석에서 주인을 자처하는 김모(60)씨가 나타났다. 수사관들은 혐의와 불법제품 압수 절차를 알리고 빠른 손길로 마대자루에 짝퉁들을 쓸어담았다. 오후 10시를 넘겨서야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압수한 짝퉁은 커다란 마대로 6개, 3000여점이나 됐다. 이제 조서와 함께 서울지검으로 송치하는 절차를 밟을 시간이다. 특사경 발령 한 달째인 새내기 이모(34) 수사관은 “그래도 오늘은 수월했다. 앞서 동대문시장 단속 때 조직폭력배들이 둘러싸며 위협해 솔직히 무서웠다. 선배들이 없었으면 아마 나부터 도망쳤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시장을 관리(?)하는 조폭들이 단속을 몸으로 막고 욕설도 퍼붓는단다. 그 사이에 상인들이 불법제품을 빼돌리는 통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특사경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거리에서 ‘짝퉁’이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전국 최대 규모 성매매 전단 유포 조직과 식품유통 사건으로 최대 규모인 730여억원을 챙긴 불법 산수유 제품 제조·유통 조직을 검거하는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 중국산 소금의 원산지 허위표기, 불법 정력제 유통, 비위생 야식배달업체 등 시민 삶을 지키는 마지막 ‘방패’ 역할을 한다. 올해로 출범 7년째를 맞는 서울시 특사경에선 직원 110명이 뛰고 있다. 지난해 1214건의 수사로 1297명을 입건했다. 2012년 1170건보다 127건이나 많았다. 지난해 사건을 분석하면 식품위생 위반 609건(50.2%), 환경 분야 186건(15.3%), 공중위생 115건(9.5%) 순으로 많다. 그만큼 특사경의 수사는 경찰의 강력범죄 단속과 달리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수년간 책상 앞에서 서류 업무를 주로 맡았던 전형적인 공무원인 이들이 잠복근무와 변장 등 위장 수사는 물론 과학수사 장비를 도입하는 등 첨단 수사기법까지 익히면서 탄력을 받아 거둔 결실이다. 검찰 파견 근무를 10년 넘도록 했던 백용규 보건의학수사팀장은 “검찰과 경찰, 환경부 등에서 파견했던 직원들이 특사경에 합류하면서 수사기법과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면서 “이젠 웬만한 수사경찰 못잖다”고 말했다. 백 팀장도 1990년부터 서울중앙지검 등에 10년에 걸쳐 파견돼 생활한 베테랑이다. 특히 ‘촉’ 좋은 수사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불법 한방정력제를 만들어 5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도 그의 손에 붙잡혔다. 백 팀장은 “어느 날 휴대전화로 ‘한 번 먹으면 끝내준다’는 자극적인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직감적으로 ‘이상하다. 한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사에 뛰어들었다”고 귀띔했다. 일당은 중국 서버를 경유한 인터넷, 수십 개의 대포통장, 대포폰 등을 이용해 수사망을 교묘히 피했다. 도저히 꼬리를 잡을 수 없었던 그는 가짜 한방정력제를 직접 구입, 제품 포장지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한 패거리의 지문이 분명히 포장지에 찍혔으리란 판단에서다.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포장지 지문의 주인공을 한 달 넘도록 미행한 끝에 일당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들은 중국산 가짜 비아그라 등을 섞어 만든 117원짜리 환을 1만 2000원에 판매하며 100배 이상의 폭리를 취했다. 시민 수십 명이 부작용 등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성과를 일군 가장 큰 비결은 직원들의 땀이다. 수사는 짧게는 2개월, 때론 4~5개월 잠복과 사진 채증, 주변 탐문 등으로 보내기 일쑤다. 출퇴근과 휴일이란 개념조차 없다. 새벽에 출근해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2011년 소금 포대갈이(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 수사를 할 때다. 국산으로 바꾸는 장면을 채증하려고 매일 오전 6시부터 용의자 트럭을 미행했다. 이순태 수사반장은 “직원 두 명과 반바지에 슬리퍼로 위장하고 경기도 이천으로 트럭을 미행했다”면서 “그날따라 용의자 트럭이 전북 익산을 거쳐 전남 목포까지 가는 바람에 우리도 예정에도 없이 목포 유달산 밑까지 추적했다”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다시 트럭이 움직일 때까지 사흘씩이나 꼼짝없이 차량에서 노숙했다. 또 지난해 8월엔 용의자 미행 중 탑승 차량이 논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두 달여를 나무 위에서 지내며 불법 고춧가루 제조 현장을 채증한 적도 있다. 김태섭 수사관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잠복’이 멋지게 그려지지만 가장 힘들다. 여름철 창문을 닫고 에어컨도 틀지 않은 채 몇 시간을 보내려면 그야말로 고역”이라면서도 웃었다. 이 반장은 “솔직히 사명감 없으면 덤빌 수 없는 일이다. 불평 없이 열심히 해주는 동료가 대견스럽다”며 덩달아 웃었다. 특사경들은 서울시에 대한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최승대 총괄수사팀장은 “시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 충분히 고생을 참을 수 있다”면서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줬으면 한다. 예컨대 일은 사뭇 다르지만 공무원으로 분류돼 하루 4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밤샘 근무를 해도 4시간만 인정된다. 하지만 특사경은 업무 특성상 24시간 근무하는 날도 많다. 수사비도 문제다. 공식적인 사건 수사 전 단계인 첩보 입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자비로 부담한다. 예를 들어 서울 인근 공장에서 가짜 참기름을 만든다는 첩보를 확인하러 움직일 때 드는 차량과 식비 등 비용은 직원 개인이 떠맡는다. 안전행정부 지침에 따라 경찰만 수사비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특사경이 서울시 전체의 정책이나 사업을 만들진 않지만,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다고 자부한다”며 수첩을 꺼내 내일 할 일을 챙겼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정상 이체했는데 돈은 대포통장으로…

    정상 이체했는데 돈은 대포통장으로…

    인터넷뱅킹 때 사용자가 입력한 입금 계좌번호와 이체금액을 몰래 바꾸는 ‘변종 메모리해킹’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적발됐다. 보안카드 번호 등 금융정보를 빼내지 않고도 송금하는 돈을 가로챈 신종 사기 방식이다. 고객들은 허술한 은행 보안망 탓에 이체 절차가 모두 끝날 때까지 해킹당한 사실을 알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봤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3일 이러한 수법으로 피해자 81명의 통장에서 9000만원을 빼돌린 일당 7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중국 동포 김모(26)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법 등의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문모(40)씨 등 5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중국에 거주하며 범행을 주도한 총책 최모(31)씨 등 3명은 중국 공안의 협조를 받아 쫓고 있다. 이 일당은 최씨가 개발한 악성코드를 인터넷에 유포시켜 네티즌 81명의 PC에 감염시켰다. 이 악성코드는 피해자들이 감염된 PC로 인터넷뱅킹 계좌이체를 하면 입금 계좌번호와 이체금액 등을 몰래 바꿔 최씨 등이 개설한 35개의 대포통장으로 송금되도록 설계됐다. 이체 과정 때 컴퓨터 모니터에는 정상적인 이체 정보가 표시된 까닭에 피해자들은 해킹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이체가 완전히 끝나고 뜨는 결제 안내창에는 대포통장 계좌로 입금됐음이 표시됐지만 이미 거래가 끝난 뒤인 데다 이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 피해자도 드물어 피해를 막지 못했다. 범죄 대상이 된 은행은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으로 파악됐다. 당시 해당 은행 전산 보안망은 피해자의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해킹을 막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최종 이체 정보마저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조작할 수 있었지만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메모리해킹 조직이 최종 정보까지 조작했다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현재도 변종 메모리해킹을 하기 위한 악성코드가 인터넷에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입금계좌 바뀌었다”…中企 울린 무역사기

    최근 중소무역업체에 해외 거래처를 가장한 이메일을 보내 “계좌번호가 바뀌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자 경찰이 5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찰에 신고된 이 같은 유형의 무역 사기는 모두 47건(피해액 41억원)이었다. 사기꾼들은 해킹한 해외 거래처의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국내 무역회사에 입금 계좌가 변경됐다고 메일을 보내고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돈을 챙기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업체는 서울과 부산(각 30%), 경기도(23%) 등의 대도시 공단 중소기업이 많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나이지리아 해킹 조직과 공모해 세제 원료를 수출입하는 리비아 회사의 이메일을 해킹한 뒤 국내 거래 업체에 메일을 보내 거래 대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가로챈 사기꾼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은 “해외 거래처로부터 입금계좌 변동 내용 등이 포함된 이메일을 받으면 전화나 팩스 등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요 임원은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된 회사 내 PC로만 업무를 보고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의 첨부파일은 열어보지 않아야 무역 사기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아이템 공장’ 차려 게임머니 140억 팔아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불법으로 만들어 판매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조재연)는 자동실행 프로그램을 이용해 140억원 상당의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만들어 내다 판 혐의(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게임아이템 환전상 박모(4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M소프트 게임작업장 이사 최모(43)씨와 자금관리 업무를 맡은 또 다른 최모(32)씨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박씨 등은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동으로 게임을 실행시키는 이른바 ‘오토프로그램’을 구동해 디아블로3, 리니지, 아이온 등 유명 온라인게임의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대량으로 취득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 등 게임 아이템 중개사이트를 통해 141억 2453만원어치의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팔아치웠다. 이들은 아이템을 환전하기 위해 2680개 계정을 동원해 4만 4718차례에 걸쳐 거래하기도 했다. 박씨 등은 게임아이템 환전작업을 위해 M소프트 등 2개의 회사를 차린 뒤 국내와 중국의 ‘작업장’에서 대량 생산한 아이템을 판매한 뒤 수익을 나눠 가졌다. 검찰은 이들이 50여개의 대포통장을 통해 출금한 77억 2000여만원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전액 환수하는 한편 다른 공범들도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추가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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