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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 뽑고 ‘화해’ 심은 임대주택 옥상 사랑방

    ‘갈등’ 뽑고 ‘화해’ 심은 임대주택 옥상 사랑방

    영구임대 아파트인 서울 금천구 시흥2동 벽산 2단지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이 많다. 전체 2개동 564가구다. 2000년 준공 때 주변 시선이 그리 따뜻하지 않았다. 종량제 실시 이전에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이웃한 다른 단지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등산로와 약수터를 오가는 길을 놓고 감정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2단지 부녀회가 공동체 활성화 차원에서 관리동 옥상(800㎡)에서 상자 텃밭을 가꾸게 됐다. 처음에는 2단지 부녀회를 중심으로 10여명이 참여하는 작은 모임이었다. 차성수 구청장 등이 자주 들러 중간에서 다리를 놓으며 이웃 단지의 통장, 부녀회원, 입주자 대표, 일반 주민 등도 동참했다. 이제는 80여명이 적극 나설 정도로 제법 규모가 큰 지역 공동체로 탈바꿈했다. 주민들은 텃밭을 가꾸며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고 함께 땀을 흘렸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함께 안타까워했다. 풍성한 수확을 거뒀을 땐 기쁨을 나눴다. 인간적으로 가까워지자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앙금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텃밭에서 가꾼 열무, 상추, 대파, 근대 등 채소는 해마다 봄과 여름에 고아원, 양로원, 노인정 등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특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엔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해 홀몸노인, 한부모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100여 가정에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800포기를 수확해 오는 15일 김장 행사를 벌인다. 옥상 상자텃밭 가꾸기를 통해 이웃 단지와의 갈등을 해결한 2단지는 최근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25개 자치구 170여개 사업 가운데 으뜸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홍종범(68) 2단지 임차인대표회의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텃밭 가꾸기를 함께하며 이웃을 이해하는 밑거름을 얻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돈독한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과도정부 vs 무슬림형제단… 또 ‘피의 이집트’ 우려

    과도정부 vs 무슬림형제단… 또 ‘피의 이집트’ 우려

    지난 7월 군부에 축출당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을 앞두고 이집트 전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 이집트 언론들은 무슬림형제단이 이끄는 ‘쿠데타 반대 연합’이 성명을 내고 “재판이 열리는 카이로 남부 마아디의 토라 경찰교육원에서 4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자”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반대 연합은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고 군부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지난해 12월 대통령궁 앞에서 무르시 지지파와 반대파 간 충돌로 7명이 목숨을 잃을 당시 ‘평화 시위 참가자에 대한 살인과 폭력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으로 혼란한 틈을 타 교도소를 탈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이집트 내무부는 임시 법정이 마련되는 토라 경찰교육원 주변에 경찰 2만여명을 배치해 경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아드 바하 엘딘 부총리도 성명을 내고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의 안정과 통합을 꾀하려는 계획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무슬림형제단이 어떤 진로를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무르시 재판 당일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무르시가 이집트 법원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지지자들에게 밝힌 만큼 향후 재판 결과에 대한 파장도 우려된다. 한편 중동 국가를 순방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무르시 재판 하루 전인 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했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은 케리 장관이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 등 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나 이집트의 민주적 개혁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월드시리즈 1차전]보스턴, 8-1로 세인트루이스 격파…다저스 대신 복수?

    [월드시리즈 1차전]보스턴, 8-1로 세인트루이스 격파…다저스 대신 복수?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8-1로 대파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유격수 피트 코즈마의 결정적인 실책 2개를 틈타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를 무너뜨리고 8-1로 완승을 거뒀다. 2007년 이후 6년 만에 월드시리즈 패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출격한 보스턴은 투타 모두 완벽한 균형을 자랑하며 월드시리즈 1차전의 첫발을 산뜻하게 내딛었다. 보스턴의 왼손 선발투수 존 레스터는 7과 2/3이닝 동안 삼진 8개를 포함해 산발 5피안타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0점으로 봉쇄하고 승리를 따냈다. 양팀의 2차전은 25일 오전 8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패배의 결정적인 순간은 수비 전문 유격수 코즈마의 포구 실책 2개에서 터져나왔다. 타격 성적이 좋지 않은 ‘물방망이’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수비 실력으로 유격수 자리를 꿰찬 코즈마는 이날 1회 1사 1,2루에서 2루수가 올려준 평범한 토스를 놓쳐 실점의 빌미를 줬다. 보스턴의 주포 데이비드 오티스가 2루수 정면으로 가는 병살타성 타구를 날리자 세인트루이스 2루수 맷 카펜터는 커버를 들어온 코즈마에게 볼을 전달했다. 그러나 병살을 위해 1루를 바라보던 코즈마가 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아남았다. 이 과정에서 다나 데머스 2루 심판의 오심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데머스 심판은 코즈마가 토스된 볼을 글러브에 받아내지 못했는데도 아웃을 선언한 것. 존 패럴 보스턴 감독이 강력히 항의했고 6명의 심판이 모여 판정을 세이프로 번복한 뒤 경기가 재개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웨인라이트는 흔들렸고 1사 만루에서 마이크 나폴리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얻어맞아 3실점했다. 코즈마는 2회 1사 1,2루에서도 셰인 빅토리노의 땅볼을 잡았다가 놓쳐 또 만루 위기의 불씨를 제공했다.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이미 크게 흔들린 웨인라이트를 또다시 두들기면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렸고 오티스가 희생플라이로 타점 1개를 보태 점수를 5-0으로 벌려 멀찌감치 도망갔다. 오티스는 5-0으로 승부가 기운 7회에도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7회에도 3루수 데이비드 프리즈의 송구 실책으로 실점하는 등 실책 3개로 자멸한 세인트루이스는 9회 맷 할리데이의 솔로 홈런을 날려 치욕의 영패를 겨우 면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베테랑 우익수 카를로스 벨트란은 2회 오티스의 홈런성 타구를 담장에 기대 걷어내는 호수비를 펼쳤지만 오른쪽 갈비뼈를 다치는 바람에 3회 수비부터 존 제이로 교체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십자인대파열,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

    십자인대파열,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

    십자인대는 무릎의 관절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는 튼튼한 인대로, 무릎의 앞뒤에 X자 형태로 붙어있다. 이 십자인대는 종아리뼈가 앞으로 꺾이거나 관절이 흔들거리지 않게끔 해줘 관절운동의 정상 범위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십자인대는 갑작스러운 무릎운동으로 인한 충격이 주원인으로 파열되는데, 주로 점프를 한 후 무리한 착지, 갑작스러운 운동방향 변화, 심각한 충돌, 교통 사고 등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인해서 발생하게 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뚝’ 하는 파열음을 들을 수 있다. 십자인대파열 정도가 심각하게 나타난 경우에는 마치 무릎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며, 심각한 통증으로 인해 무릎을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십자인대파열이 부분적으로 일어난 경우에는 파열 직후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기 때문에 십자인대파열 여부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방치된 십자인대파열은 무릎관절의 유동성이 증가함으로써 주변 연부조직들, 특히 연골판 파열을 초래하게 된다. 이 때 십자인대 부분파열을 방치할 경우 당장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관절 운동으로 인해서도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부분적 십자인대파열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서는 십자인대 손상 직후, 조기 치료를 통해 빠른 회복이 필요하다. 아직 기능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십자인대파열의 보존적 치료방법으로는 근력 운동, 보조기 착용, 석고 고정 등 십자인대에 더 이상 무리를 주지 않고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방법들이 있다. 인대파열 정도가 심각해 이러한 방법으로는 치료가 힘들다면 인대 재건술을 통해 십자인대파열을 치료하고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해줄 수 있다. 이 때 인대 재건술은 본인의 힘줄을 인대로 활용하는 수술로 합병증이 일어날 염려가 없고, 최소절개를 통해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술 이후 약 4∼6주 가량 이후에는 문제 없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바른마디정형외과 김상범 원장은 “인대 재건술은 인대파열로 인해서 복구가 힘든 인대를 제거해주고 환자의 무릎 안쪽의 힘줄을 활용해 인대를 재건해주는 방법”이라며 “인대 재건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절개부위가 크지 않아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십자인대파열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오는 질환인데 방치할 경우 그 후유증도 상당하다”며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신체활동을 할 때엔 신경을 써야 하며, 이상 증후가 느껴지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기 키만한 ‘슈퍼 대파’ 키운 9살 소녀 화제

    자신의 키 만큼 큰 리크 등 커다란 채소를 키워낸 9살 소녀가 지역 유명 대회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타인위어주(州)에서 열린 ‘호튼 피스트’ 기간 도중 개최된 채소 우량품종 선발대회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9살 소녀가 우승했다. 경험 많은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친 당찬 소녀의 이름은 몰리 스미스(9).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무거운 양파, 가장 큰 리크(대파 혹은 부추를 닮은 채소), 꽃양배추 등 무려 5개 부문(총 12개)에서 1등을 차지, 가장 많은 점수를 얻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몰리의 우승 비결은 바로 그녀의 할아버지 존 스미스의 가르침 덕분. 그녀는 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정원에 갔으며 현재는 1주일에 3번씩 정원에 가서 할아버지를 돕고 있다고 그녀의 가족들은 밝혔다. 한편 호튼 피스트는 이 지역에서 매년 10월 열흘 동안 열리며 700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집트 전역 군부 찬반시위 충돌로 최소 51명 사망

    이집트 국경일인 6일(현지시간) 전역에서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군경과 충돌해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260명 이상이 다쳤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 같은 사망자는 지난 8월 충돌로 수백명이 숨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충돌은 지난 7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군부에 반대하는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카이로 민주화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면서 촉발됐다. 타흐리르 광장에는 제4차 중동전 승리 40주년 국경일을 축하하고 무르시에 반대하는 수천명이 모여 있던 상황이었다. 군경은 무르시 지지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으로 진격하자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무르시 지지 세력이 합류해 무르시 반대파와 투석전이 벌어졌고 군경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 체포에 나섰다. 양측의 시위는 카이로 외에 기자, 알렉산드리아, 베니수에프, 민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무르시 지지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 진입을 계속 시도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카이로에서 발생한 충돌로 적어도 20여명이 숨지는 등 전역에서 최소 51명이 숨졌고, 268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집트 내무부는 군경이 무슬림형제단 단원 등 42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군경의 체포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는 군경의 진압을 피해 나일강을 헤엄쳐 도망치기도 했다. 군부 반대 시위에 참여한 ‘정당성 지지 국민연합’은 “카이로 도심에서 군경과 충돌해 시위대 1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가 평화로운 시위대를 상대로 폭력과 살인을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이집트에서는 1973년 이스라엘을 상대로 제4차 중동전 승리를 기념하는 이날 군부 찬반 시위가 예고돼 유혈 사태가 우려됐다. 앞서 이집트 법원은 지난달 23일 무슬림형제단 활동을 전면 금지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이념갈등 관리하는 통합의 리더십/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이념갈등 관리하는 통합의 리더십/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학문 간 융합연구에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의 뇌 구조는 다른가를 탐구하는 분야가 있다. 연구 결과는 대체로 보수의 뇌와 진보의 뇌는 다르다는 것이다. 뇌 특정부위의 발달 정도가 달랐고, 같은 이슈를 접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달랐다. 보수와 진보의 뇌가 다른 게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성장과정에서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뇌 구조부터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여전히 치열한 이념 대립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은 명확한 것 같다. 보수와 진보의 ‘다름’을 먼저 인정하고 이렇게 서로 다른 이념을 관리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본디 보수든 진보든 이념이 지향하는 가치는 아름다운 것이다. 보수가 추구하는 안정과 점진적 변화, 자유, 시장 중시, 작은 정부, 규율과 절제, 가족가치 등과 진보가 추구하는 평등과 사회 개혁, 정의, 분배 중시, 정부의 역할, 개성의 표출 등은 모두 다른 차원의 것이지만 살 만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동일한 지향점을 두고 있다. 사실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가치들은 배타적이고 대립적이기보다는 중첩되기도 하고 보완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 다르지만, 똑같이 아름다운 가치들을 놓고 서로 ‘다름’을 관리하면서 선의의 경쟁 속에 보다 품격 있고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이념적 가치가 추해지는 것은 사람들이 이념을 놓고 갈라지고 싸우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명패를 걸고 배타적 집단화하고 집단의 명운을 건 정치적 싸움이 시작되면, 이념적 가치들은 추구되는 것이 아니라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그때 사람들은 이념의 가치를 추구하는 주인이 아니라 이념의 노예 또는 희생자가 되고 만다. 거의 모든 문제가 이념적 갈등과 대립, 싸움으로 귀결되는 우리 사회는 극심한 이념 정쟁 속에 이념 가치의 실종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 독재를 경험하고 분단 상황에 놓여 있는 한국 사회의 이념은 북한과 미국,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태도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개인, 가족, 자유, 평등 등 다양한 사회적 이념 가치가 발달한 서양 선진국들과 확실히 다른 점이다. 한국 사회는 북한-미국-박정희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정당, 언론, 시민사회가 좌파와 우파 진영으로 분열돼 모든 사회문제를 분파적 진영논리로만 풀어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보수든 진보든 아름다운 이념적 가치를 돌보고 꽃피울 기회를 거듭 상실하고 있다. 최근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논란은 좌파와 우파의 싸움만 난무할 뿐 그 속에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을 비판하는 진보의 가치는 또 무엇인지 성찰할 여지는 거의 없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지지파와 반대파의 정쟁만 있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기초노령연금 문제는 누가 보수고 누가 진보인지 이념적 가치의 혼동을 일으키는 가운데 서로 진영 간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설과 사퇴외압설은 검찰의 독립에 관한 민주주의의 가치, 가족 중시, 사생활 보호 등 이념적 가치들을 돌아볼 여지가 거의 없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세력 다툼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념적 갈등과 대립의 자제와 중단을 호소하는 것은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념적 갈등과 대립은 이미 역사적 연원을 가진 것이어서 단기적인 캠페인이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다스릴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정파적·이념적 초월이 가능한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의 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은 고질적인 이념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개인적 정치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태생적 보수집단의 일원인 박 대통령이 진보집단과도 가치를 공유하는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는 것이고, 둘째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 가족 가치, 불량 식품 등 사회적 이념 가치를 확대하는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위기에 처한 대통령의 내치(內治) 리더십의 근본적인 타개책도 될 것이다.
  • [월드뉴스 Why] 中 지방정부까지 휩쓰는 ‘자아비판 운동’ 왜

    [월드뉴스 Why] 中 지방정부까지 휩쓰는 ‘자아비판 운동’ 왜

    중국 전역에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년) 당시 성행했던 ‘비판 광풍’이 거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인이 전국 각지에서 ‘군중노선’ 교육 및 실천 활동을 벌이면서 정풍(整風)의 정신으로 ‘비판과 자아비판’을 전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러한 비판 광풍은 각 지방정부로 확산된 상태이며 조만간 국영기업 등 일선 기관 및 대학가에서도 실시될 예정이다. ‘비판과 자아비판’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옌안(延安)을 근거지로 국·공내전(국민당과 공산당의 전쟁)과 항일운동을 벌이던 1942년 봄에 주창한 것이다. 그는 3년간 이어진 이 캠페인을 통해 당시 소련과 코민테른(국제 공산당)의 지지를 받은 정치적 라이벌 왕밍(王明)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당원들의 사상을 통일시키고 복종을 이끌어 내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마오는 1945년 제7차 전국대표대회(5년마다 열리는 당 최고기구) 당시 ‘비판과 자아비판’을 공산당원이 반드시 견지해야 할 3대 작풍(作風·업무 스타일) 중 하나이자 당원의 의무라고 당장(黨章·당헌)에 명기했다. 이후 반(反)우파 운동, 문혁 등 반대파를 쳐내고 권력 기반을 강화하던 주요 시기마다 이 캠페인을 이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시 주석이 최근 반부패와 함께 ‘비판과 자아비판’을 실시하는 것도 집권 초기 권력기반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9월 23~25일 허베이(河北)성에서 이 지역 당 지도부와 함께 실시한 ‘비판과 자아비판’ 회의에서 “‘비판과 자아비판’은 당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마오의 말을 상기시켰다. 당초 취지처럼 자아 및 상호 비판으로 당원 간 갈등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당의 사상을 통일시킴으로써 지도부에 복종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하지만 개혁파는 ‘비판과 자아비판’이 원래의 취지대로 자율적인 감시·감독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권력기반 강화를 위한 지도부의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옌안에서 마오가 처음 ‘비판과 자아비판’ 운동을 벌일 때에도 일부 지식인들이 캠페인의 취지대로 상급자를 비판한 대자보를 붙였다가 마오에 의해 ‘(노동자를 착취하는)자본가 계급’으로 분류돼 척결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근혜표’ 원칙주의의 함정/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박근혜표’ 원칙주의의 함정/오일만 정치부 차장

    ‘신뢰와 원칙’의 프레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다. 1998년 박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 말 바꾸기를 밥먹듯 했던 여의도 정치판에서 그가 돋보이고 주목받게 된 배경일 것이다. 2005년 여당의 사립학교법 강행 처리에 맞서 53일간 장외투쟁을 벌일 당시 그는 당당히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2010년 세종시 논란에서도 여야 합의라는 원칙을 앞세워 행정도시 이전을 관철시켰다. 신뢰의 정치인이란 브랜드가 업그레이드됐고, 충청권의 확고한 지지를 다지며 대권의 길을 열었다. 사학법 파동 당시로 돌아가 보자. 박 대통령의 기나긴 장외투쟁에 대해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타협 없는 강경한 태도에 초기 여론도 등을 돌렸지만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근간이 무너진다”는 논리로 맞받아쳤다. 출발 당시 좋지 못했던 여론은 반전됐고 결국 사학법 재개정의 발판을 만들었다. 정면돌파는 연약한 여성정치인의 이미지를 극복하면서 대권을 향한 초석을 깔게 된다. 보수 프레임 역시 박 대통령의 강력한 무기다. 2004년 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대해 “헌법 정신과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는 좌파 포퓰리즘을 끝내야 한다”는 말로 보수세력을 결집시켰다. 최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에서도 빛을 발한 종북세력 척결 의지는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박근혜표’ 원칙주의는 분명 도전과 투쟁의 시기엔 힘을 발휘하는 리더십이지만 집권 후 복잡한 현안이 얽혀 있는 한국의 정치지형에서는 구조적 취약함이 내재해 있다. 원칙이 강조되면 상대방을 끌어안는 데 유연한 공간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대통령으로서 갈등 해결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지난 16일 3자회담의 결렬이 대표적 사례다. 원칙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퇴로가 좁아져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초연금 후퇴 논란에서 보듯 야당의 공세에 방어망을 치기도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확산되고 대선 공약인 국민 대통합이 더욱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최근 기민당을 이끌며 3선에 성공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보자.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 ‘메르켈은 무엇이든 다 먹는다’(Merkel ist Alles)는 말이 널리 회자된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 라이벌인 사민당의 이슈와 심지어 녹색당의 정책까지 포용할 정도로 대통합 정치로 갈등을 풀어 나갔다. 모성애적인 소통 방식으로 상대방을 포용한다고 해서 ‘엄마(무티) 리더십’으로 불린다. “말을 타고 천하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말을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에게 신하 육가(陸賈)가 충고한 말이다. 창업과 수성의 방식이 달라야 국가통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전쟁터를 누비며 천하를 얻었던 당나라 태종 이세민(李世民)도 이 말을 깊이 새겨 중국이 자랑하는 ‘정관의 치’(이세민의 치세)를 이루지 않았던가. 박 대통령이 신뢰와 원칙, 그리고 보수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퇴임 후 ‘소신을 지켰던 대통령’ 정도의 평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면 창의적인 시각과 새로운 틀에서 반대파까지 담을 수 있는 ‘큰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oilman@seoul.co.kr
  • [하프타임]

    한국, 쇼트트랙 월드컵 개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가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대한빙상연맹은 다음 달 4일부터 나흘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2013~14 삼성 ISU 쇼트트랙 월드컵 대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U-15 축구, 괌 13-0 대파 한국 15세 이하(U-15) 축구대표팀이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예선 첫 경기에서 괌을 대파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15 대표팀은 23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엔 국립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H조 1차전에서 조상현(군포중) 등의 활약을 앞세워 13-0 대승을 거뒀다.
  • [프로축구] 2전 3기 포항… 동점골이 선두 지켰다

    [프로축구] 2전 3기 포항… 동점골이 선두 지켰다

    프로축구 포항은 올 시즌 순위표 맨 윗자리가 익숙하다. 지난 4월 16일 K리그클래식 7라운드에서 1위를 꿰찬 뒤 줄곧 선두를 지켰다. 황진성·이명주·고무열·황지수·조찬호 등 국가대표급 미드필더를 앞세운 세밀한 패스플레이로 돌풍을 일으켰다. FC바르셀로나의 짧고 간결한 패스축구를 뜻하는 ‘티키타카’(Tiki-Taka·탁구공 랠리를 뜻하는 스페인어)와 비슷하다며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라는 별명도 생겼다. 스플릿시스템으로 상하위 그룹으로 나뉘고도 승승장구했다. 포항의 숙적은 ‘철퇴축구’ 울산. 올 시즌 두 번 만나 모두 졌다. 5월에는 안방에서 1-2로 무릎을 꿇었고 8월 원정에서는 0-2로 완패했다. 장신공격수 김신욱(196㎝)의 선 굵은 몸놀림과 한상운·하피냐의 유연한 테크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울산은 올 시즌 포항의 ‘천적’이었다. 포항은 폭염이 한창이던 7월, 보름간 울산에 1위를 내주기도 했다. 22일 포항종합운동장에서 두 팀이 만났다. 포항이 1위였지만 한 경기 덜 치러 승점 1점이 적은 울산이 훨씬 여유로운 입장이었다. 포항은 선두를 지키기 위해서, 울산은 선두를 탈환하기 위해서 그라운드에 섰다. 포항은 원톱 박성호를 필두로 고무열·김승대·노병준을 배치했고, 울산은 ‘빅앤드스몰’ 김신욱·하피냐 투톱으로 맞섰다. 기선을 제압한 건 울산. 전반 35분 김성환의 프리킥을 김신욱이 머리로 떨어뜨렸고 페널티지역에 있던 하피냐가 수비수를 따돌리고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공격의 정석’ 같은 콤비플레이였다. 그러나 포항도 전반 4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김승대가 올려준 크로스를 고무열이 달려들며 골망을 흔들었다. 1-1로 전반을 마친 두 팀은 후반 공격에 불을 댕겼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2전3기’ 만에 울산전에서 승점을 따낸 포항은 선두(승점 53·15승8무6패)를 지켰고, 3연승이 끊긴 울산은 전북을 골득실에서 밀어내고 2위(승점 52·15승7무6패)에 오른 것에 위안을 얻었다. 수원은 안방에서 인천과 1-1로 비겨 홈 9연속 무패(4승5무)를 이어갔다. 하위스플릿(그룹B)의 경남은 대구를 3-0으로 대파하고 8연속 무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전은 전남과 2-2로 비기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야구] 자리 지킨 LG

    [프로야구] 자리 지킨 LG

    LG가 삼성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LG가 삼성에 1.5경기 차로 앞서기는 올 시즌 처음이다. ‘뚝심’의 두산은 9회 3점포 2방으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궜다. 선두 LG는 12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류제국의 호투와 장단 11안타로 KIA를 11-3으로 대파, 2연승했다. LG는 이날 패한 2위 삼성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정규리그 1위의 꿈을 부풀렸다. 선발 류제국은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5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아 5연승으로 시즌 9승째를 챙겼다. 최근 규정타석을 채운 타격 2위 이진영은 3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로 타율 .341을 기록해 선두 손아섭(.347 롯데)을 위협했다. LG는 1-0으로 앞선 2회 집중 4안타로 4점을 뽑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2사 3루에서 손주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탠 LG는 박용택·권용관의 연속 안타로 맞은 만루에서 이진영이 통렬한 3타점 3루타를 폭발시켜 5-0으로 달아났다. 5회에는 이병규(7번)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3득점해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문학에서 9회 최재훈과 김동한의 3점포 2방으로 SK에 9-7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3위 두산은 삼성에 1경기 차로 다가섰고 망연자실한 5위 SK는 4위 넥센에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두산은 8회까지 2-7로 뒤져 패색이 완연했다. 하지만 두산은 9회 믿기지 않는 뒷심을 발휘했다. 안타와 볼넷으로 맞은 무사 1·2루에서 최재훈이 좌월 3점포를 쏘아올려 5-7로 따라붙은 뒤 안타 2개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정수빈 대타로 나선 3년차 김동한이 생애 첫 홈런을 역전 3점포로 장식했다. 두산은 이후 1점을 더 보탰다. 롯데는 대구에서 옥스프링의 쾌투에 힘입어 삼성을 1-0으로 제쳤다. 옥스프링은 8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낚으며 단 2안타 1볼넷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11승째를 올렸다. 롯데는 0-0이던 8회 1사 후 황재균의 2루타에 이은 강민호의 천금 같은 2루타로 결승점을 빼냈다. 창원 마산구장에서는 한화가 정현석(1점), 이양기, 송광민(이상 2점)의 홈런 3방을 앞세워 NC를 8-5로 제압, 모처럼 3연승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美 총기규제 추진 州상원의원 2명, 반대파 주도 소환투표서 탄핵 당해

    지난해 영화관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참사 이후 총기 규제에 나섰던 미국 콜로라도주의 민주당 소속 주(州) 상원의원들이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총기 규제 반대를 외쳐온 미국총기협회(NRA)와 그 지지자들이 주도한 소환투표에서 상원의원 두 명이 탄핵된 것이다. 민주당 소속 존 모스 콜로라도주 상원의장과 앤절라 지롱 주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소환투표에서 의원직 박탈이 결정됐다. 공화당이 우세한 콜로라도 스프링스를 지역구로 둔 모스 주 상원의장은 투표에서 불과 434표 차이로 퇴출이 확정됐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푸에블라 지역구 출신인 지롱 의원도 44%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지지를 얻어 의원직에서 쫓겨나게 됐다. 콜로라도주 역사상 소환투표에 의해 상원의원이 퇴출당하기는 처음이다. 총기 권리를 주장해 온 NRA는 민주당 출신 주 의원들이 15발 이상 탄창 판매를 규제하고 총기 구입자의 신원확인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자 모스와 지롱 의원을 포함한 4명의 민주당 출신 의원들의 소환을 추진해 왔다. 모스는 소환투표 결과를 인정하는 자리에서 앞으로도 동료 의원들이 총기규제를 위한 싸움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소환투표 선거운동 기간 지역별로 민심이 분열되는 양상이 나타났고, 총기규제 반대 측 활동가들은 일부 지방 카운티를 콜로라도주에서 분리해 ‘노스콜로라도’주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콜로라도주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의원들은 올봄 새로운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켰고, 당초 규제안에 반대했던 존 히켄루퍼 주지사도 태도를 바꿔 법안에 서명해 최종 승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에선 알게 된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를. 씹어도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응어리를 진도 사람들은 ‘예술’이라 했다. 바다도 울고 칼도 울고 해海 용산역에서 KTX로 3시간을 달려 목포에 내렸다. 호남선의 시작과 끝을 찍는 목포역은 개청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1913년 태어난 목포역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겪으며 1세기를 무던히 견뎌냈다. 목포에서 다리 하나만 넘으면 진도다. 진도대교를 넘는 순간, 바다가 흐느껴 울었다. 생명줄을 잡고 있는 존재만이 운다. 그래서 진도대교가 길게 누워 있는 ‘울돌목’은 그냥 바다가 아니다. 좁고 깊은 골짜기를 낀 울돌목의 파도는 제 존재를 증명하고자 부지런히 온몸을 비틀고 꼬았다. 바다의 연주에 맞춰 칼의 노래가 들렸다. 충무공 이순신이 울돌목을 굽어봤다. 순우리말 울돌목을 한자로 대치하면 ‘명량鳴梁’이 된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명량을 이용해 이순신은 왜구의 배 330척을 물리쳤다. 그가 거느린 배는 고작 13척뿐이었다. 영웅담은 과대 포장되기 마련이지만, 이순신의 이야기에선 왠지 모를 진정성이 느껴졌다. 허깨비를 좇는 정치에 죽을 뻔하고, 백의종군하던 중 모친상을 당하고, 전쟁 도중 아들을 잃었다. 그건 할리우드 영화 속에 나오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로 피눈물을 흘린 인간의 이야기였다. 매년 울돌목에선 명량대첩일인 음력 9월16일을 기점으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다. 올해 9월27일부터 9월29일까지 울돌목에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마음으로 싸운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바다는 우는 것도 모자라 시커먼 제 속을 드러냈다. 검게 타들어 간 진도의 가슴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를 잇는 바닷길이다. 길이 2.8km, 폭 40m의 이 길을 멀리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 위에 갈색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것만 같다. 뱀의 비늘이 알록달록해 보이는 건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다. 진도군은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35번이나 치렀다. 지난 4월 나흘간 개최된 올해 축제에는 무려 51만명이 다녀갔다. 매년 4~5월경 잠깐 열렸다가 닫히는 ‘찰나의 길’인지라 여름에 찾은 바닷길은 행방불명이었다. 바닷길을 지켜본 동상 두 개가 ‘기적을 믿어라’고 했다. 목격자는 멀리서 바닷길을 지켜보는 피에르 랑디 동상과 다른 하나는 축제 현장을 지키고 선 뽕할머니 동상이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는 진도의 바닷길을 보고서 ‘모세의 기적’이라 프랑스에 전했고, 그 덕분에 프랑스 신문에 진도가 소개될 수 있었다. 피에르 랑디는 실존 인물이지만 뽕할머니는 전설 속 인물이다.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빈 마을에 혼자 남겨진 뽕할머니가 이웃 섬으로 도망간 가족을 그리워하자 용왕이 ‘길’을 내주었다는 전설은 신비의 바닷길의 모태가 됐다. 신비의 바닷길┃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신비의 바닷길 74 홈페이지 miraclesea.jindo.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풍경 앞에선 붓이 춤춘다 서화書畵 진도의 바다 옆에는 늘 논이 따라다녔다. 바다 너머 논, 논 너머 바다…. 물과 흙이 진도 사람을 빚어냈을 것이다. 진도에선 보이는 대로 툭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뭉툭한 연필로 쓱쓱 그리고 고운 물감으로 덧칠한 풍경화가 갖고 싶었다. 사물 하나 제대로 스케치하지 못하는 아둔한 손을 원망했다. 재주 없는 외지인의 마음이 이러한데, 진도에 살았던 사람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진도의 미술관은 진도 출신의 작가와 진도의 풍경이 담긴 그림 위주로 전시를 꾸리고 있었다.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사비를 들여 만든 남진미술관은 아늑하고 소담했다. 미술관 정원에는 색이 고운 토기와 조각품이 가득 메워져 있고 별관에는 분청사기, 백자, 청자 등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술관 본관으로 들어가면 책에서 봤던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다닌다. 이름만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추사 김정희와 한호 한석봉의 글씨를 알현하고, 대원군 이하응의 박력이 느껴지는 글씨도 볼 수 있다.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무정 정만조, 고균 김옥균, 계정 민영환 등의 작품도 미술관 곳곳에 촘촘하게 박혀 있다. 미술관의 벽면 한쪽을 크게 메운 그림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다. 다산 정약용의 ‘홍매도’다. 다산의 유배지는 진도가 아니라 강진이건만 정약용이 그린 매화 그림은 진도에까지 진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진도의 그림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의 흔적을 밟아야 한다. 운림산방은 진도 출신의 허련이 여생의 끝자락을 보내던 화실이다. 이곳을 지키는 건 연꽃이 동동 떠 있는 호수와 의젓한 소나무, 하늘거리는 배롱나무 등이다. 운림산방은 배우 배용준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허련은 평생 한 스승를 우러러봤다. 허련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 준 추사 김정희 말이다. 추사는 중국 원나라의 4대 화가로 손꼽힌 ‘대치’ 황공망과 견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린다 하여 제자의 호를 ‘소치’라 지어 주었다. 소치 허련이 운림산방에 기거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의 죽음 때문이었다. 허련은 스승을 만나러 제주도까지 찾아가곤 했다는데, 스승을 향한 사랑은 운림산방에서도 느껴진다. 심지어 운림산방은 뜻밖의 선물을 내어 놓았다.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를 본 것이다. 메마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마주 보고 꼿꼿하게 선 세한도에는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글씨가 숨어 있었다. ‘서로 오래 잊지 말자’는 이 말은 귀양살이 중이던 추사가 중국에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띄우는 감사의 인사다. ‘예술 혼’은 세월의 바람 앞에서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소치 허련에 이어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 임전 허문, 허진 등 소치의 집안은 5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했다. 호수 오른편에 보이는 소치 기념관에선 소치 집안의 가계도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피는 같을지언정, 각자 그려낸 그림의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한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남진미술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하미길 39 문의 061-543-0777 운림산방┃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문의 061-543-0088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진도 Q&A Q.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갤러리가 있다? 그림을 전시하고 커피와 케이크를 파는 갤러리형 카페는 봤어도 그림을 전시하며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곳은 생전 처음 봤다. 진도니까 가능한 일이다. 우초 박병락 선생이 운영하는 ‘작은 갤러리’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음식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수제비와 파전. 진도의 바다를 표류하던 각종 해산물이 수제비와 파전에 들어 있다. 노란 색감이 퍼지는 막걸리도 진도의 특산품인 ‘울금’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울금은 생강과 식물로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카레의 주원료가 된다. 우초 선생의 그림은 진도스럽다. 진한 먹으로 그려낸 작품에선 검정빛 개펄이 살아 있다. 소나무 너머의 바다, 갯벌의 변화, 낙조 등 작품의 주제는 진도를 비켜가지 않는다. 작은 갤러리┃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죽림리 300 문의 061-544-0071 Q. 진도개? 진돗개? ‘진도개’는 진도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1993년 5살짜리 진도개 백구가 대전으로 팔려갔으나 주인을 잊지 못하고 7개월간 팔백리길을 달려 옛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얘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에서는 똑똑한 진도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명연기부터 조련사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고난이도 묘기도 부린다. 여기서 잠깐! 진돗개와 진도개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사이시옷 맞춤법을 따르자면 ‘진돗개’가 맞지만 진도 사람들은 진돗개를 ‘진도개’라 부른다. 1963년 진도개가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될 당시 진돗개가 아니라 진도개로 등재됐기 때문이란다. 진도개라는 단어에는 ‘진도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진도 군민의 자부심이 배어 있는 셈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주소 전남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홈페이지 dog.jindo.go.kr Q. 홍주는 섞어야 맛있다? 진도의 특산품은 헤아리기 어렵다. 꼬들꼬들하고 튼실한 돌미역,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불리는 구기자, 한겨울에도 잘 자라는 대파 등…. 수많은 특산품을 비집고 진도 토속주인 ‘홍주’가 무형문화재 26호로 지정됐다. ‘지초’라는 약초를 가미해 색을 낸 홍주는 이름 그대로 새빨갛다. 도수가 무려 40도를 웃돌기 때문에 주당이 아니라면 그냥 마시기 쉽지 않다. 맥주잔에 맥주를 70% 가량 채운 뒤 홍주를 약간 부으면 마치 맥주 위에 해가 뜬 것 같은 ‘일출주’가 된다. 맥주가 든 맥주잔 안에 홍주가 든 소주잔을 넣으면 ‘일몰주’. 또한 투명한 사이다와 홍주를 섞으면 접점 부분이 분홍빛으로 바뀌어 상당히 곱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하더라 가무歌舞 “진도 앞에선 서화가무를 자랑하지 마시오”라는 충고는 허풍이 아니었다. 예술이라는 향수를 얼마나 뿌린 것인지, 나중에는 예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특유의 진도 내음이 풍겨 왔다. 아리랑마을 관광지 내 아리랑체험관에서 아리랑은 물론이고 사물놀이, 진도씻김굿 등을 간접 체험했다. ‘지잉’ 징이 울면 바람이 불고, ‘둥둥’ 북이 울면 구름이 따라왔다. ‘꾕꾕’ 꾕과리가 소리치면 천둥이 밀려왔고, ‘덩기덕’ 장구가 움직이면 비가 쏟아졌다. 논밭을 일궈 살기 위해 그들은 악기를 쳤다. 자연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드는 우리 민족의 지혜다.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에서 전승된 ‘남도 들노래’는 아예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남도 들노래 하면 지산면 인지리의 조공례 할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소리에 미친 조공례 할머니의 윗입술은 “노래하지 말라”는 남편의 돌팔매에 찢겼다.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곽 시인은 입술이 찢기던 순간을 “그날 흘린 피가 꼭 매화꽃잎처럼 송이송이 서럽고 고왔는디”라 묘사한다. 윗입술이 찢기고도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한 그녀는 남도들노래 창 기능 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51호가 됐다. 농사지으랴, 밥하랴, 아이 키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진도의 부녀자들은 때론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남도들노래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강술래의 탄생기다. 이곳저곳 정처 없이 진도를 염탐하다 보니, 해日와 이별할 시간이 오고 있었다. 해와 만나고 헤어지는 건, 먹고 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 아니던가. 그러나 진도에선 해조차 특별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 진도의 해는 애잔하게 바다의 품에 안긴다. 떠나가는 해를 보려 세방낙조 전망대로 달렸다.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공백기를 달래 준 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공연이었다. 중중모리 가락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관람객의 몸 사위를 따라 흘렀다.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아이고 아니로구나.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흥부가> 중 화초장 대목. 부자가 된 동생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온 놀부가 화초장을 ‘고초장’이라고 했다가 ‘초장화’라고도 했다가 정신없이 소리 질렀다. 흥부가가 끝나기 무섭게 북을 맨 세 사람이 등장했다. 양손에 북채를 쥐고 북을 장구처럼 양쪽으로 치는 ‘진도북놀이’는 잔가락이 많기로 유명하다. 두 손에 북채를 들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심장도 북의 장단에 맞춰 쿵쿵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쩌렁쩌렁 울리던 소리가 자취를 감출 무렵, 해가 서서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숨을 멎을 듯 말듯 해가 어느 순간 바다에 스며들었다. 아리랑마을 관광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아리랑길 95-5 문의 061-544-8839 세방낙조┃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문의 061-544-0151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진도군청 www.jindo.go.kr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 작지만 놀라운 영화제 몰려온다

    작지만 놀라운 영화제 몰려온다

    작지만 알찬 영화제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찾는다. 가장 먼저 주목할 만한 영화제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국제실험영화제다. 오는 5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과 광진구 건국대 시네마테크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7개의 경쟁 섹션과 10주년 기념 상영 프로그램,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아시아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실험 영화를 선보인다. 개막작으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가 김구림의 1969년 작품 ‘1/24초의 의미’와 일본 전위 영화의 개척자 마쓰모토 도시오의 1968년 작품 ‘찢어진 오른쪽 눈을 위하여’가 국내 최초로 상영된다. 이행준 프로그래머는 변재규의 ‘사진측량’과 베아트리스 깁슨의 ‘타이거스 마인드’, 자장커 감독의 촬영감독 출신인 유릭와이의 ‘원평’ 등을 주목할 작품으로 꼽았다. 모든 작품이 무료로 상영된다. 6일부터 15일까지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대단한 단편영화제’는 단편영화에서 맛볼 수 있는 재기 발랄함을 마음껏 발산한다. 연애와 청년 실업, 성장담 등을 다룬 작품 551편이 출품돼 25편이 최종 경쟁 후보에 올랐다. 영화제 측은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하거나 교육의 부조리함을 비판하고 고발한 작품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배우 특별전에서는 ‘감시자들’의 진경, ‘창피해’의 김상현, ‘밀양’의 조영진 등 상업 영화에서도 자주 만나볼 수 있는 배우들의 주연 단편 5편을 선보이고, 감독 특별전에서는 개막작 ‘남자들’을 비롯해 남궁선 감독의 작품 5편을 상영한다.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연기’, ‘숨바꼭질’을 연출한 허정 감독의 ‘주희’ 등 상업 영화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감독들의 단편도 만날 수 있다. 지방에서도 영화 팬들을 위한 축제가 열린다. 지난달 29일 개막해 메가박스 광주점 등에서 2일까지 이어지는 광주국제영화제는 세계 영화계의 신작을 소개하는 월드비전, 가족의 문제를 다룬 패밀리 시네마 등 다양한 섹션을 통해 세계 영화의 흐름을 짚는다. 지난달 30일부터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스크린 씨눈 등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단편영화제는 단편경쟁 23편과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제작된 애플시네마 부문 7편 등을 선보인다. 어느 날 해변에서 40m 크기의 대파가 출현한다는 내용의 ‘대파맨’, 자신의 학생이 집에서 폭탄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교사의 이야기 ‘겨울의 폭탄’ 등 독특한 일본 단편 4편도 초청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프로야구] 100만 관중, 곰과 함께 춤을

    [프로야구] 100만 관중, 곰과 함께 춤을

    유희관(두산)이 눈부신 호투로 선두 경쟁에 불씨를 지폈다. 잠실벌에는 2만 2398명이 찾아왔고, 두산은 5년 연속 홈 관중 100만명을 돌파했다. 신인왕을 노리는 유희관은 1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과 3분의1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유의 느리지만 정교한 피칭으로 삼성 타선을 농락한 유희관은 시즌 8승째를 따내며 신인왕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3이닝 동안 집중 5안타를 얻어맞고 4실점(2자책)해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4-0으로 이겨 3연승을 달린 3위 두산은 선두 삼성에 3.5경기 차로 접근해 삼성, LG의 선두 싸움에 뛰어들었다. 두산은 1회 상대의 연속 내야 실책으로 얻은 무사 2·3루에서 김현수의 희생플라이와 최준석의 땅볼로 가볍게 2점을 선취했다. 2회 김재호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탠 두산은 3-0이던 4회 홍성흔이 장원삼을 시원한 1점포로 두들겨 승기를 잡았다. 이날까지 56번의 홈 경기에 101만 7667명이 찾아온 두산은 올 시즌 9개 구단 중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넘어섰다. LG는 사직에서 8회 정성훈의 값진 내야 땅볼에 힘입어 롯데에 3-2로 역전승했다. LG는 삼성에 승차 없는 2위로 따라붙었다. LG는 2-2이던 8회 1사 후 정주현의 볼넷과 이진영의 안타로 맞은 1·3루에서 정성훈이 2루 땅볼로 결승점을 낚아올렸다. 8회 등판한 봉중근은 32세이브째로 이날 역시 구원에 성공한 선두 손승락(넥센)에게 4개 차를 유지했다. NC는 광주에서 홈런 3방 등 장단 16안타를 퍼부어 KIA를 12-3으로 대파했다. 2연승의 8위 NC는 속절없이 3연패에 빠진 7위 KIA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신인왕 후보 이재학은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5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버텨 8승째를 챙겼다. KIA 선발 서재응은 5이닝 동안 3점포 등 장단 12안타를 얻어맞고 9실점(6자책)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NC는 2-0이던 2회 연속 5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려 4득점했다. NC는 4회 조영훈이 3점포를 폭발시킨 데 이어 6회 이호준-모창민의 연속 타자 홈런 등으로 3점을 더 보태 승부를 갈랐다. 넥센은 대전에서 타선의 집중력으로 한화를 7-3으로 꺾었다. 4위 넥센은 두산에 1경기 차를 유지했다. 넥센 박병호는 4-3으로 리드하던 7회 2사 후 김혁민을 상대로 1점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6호 홈런을 작성한 박병호는 최정(SK)·최형우(삼성)를 2개 차로 제치고 선두를 질주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축구] 엎치락뒤치락 출렁이는 순위… 알 수 없는 K리그

    [프로축구] 엎치락뒤치락 출렁이는 순위… 알 수 없는 K리그

    25라운드 K리그클래식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잡았고, 느긋했던 상위권 팀들은 제자리를 걸었다. 순위표는 요동쳤다. 상하위 그룹으로 갈리는 분수령인 새달 1일 K리그 클래식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상암벌에서 열린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서울와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의 대결은 1-1로 우위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3위(승점 45)로 한 계단 떨어졌고, 서울은 4위(승점 43)를 지켰다. 2010년부터 맞대결에서 4승3무1패로 우세를 보인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으로 체력소모가 컸지만 괜찮았다. 최강희 감독 복귀 이후 상승세의 전북도 맞불을 놨다. 포문은 전북이 먼저 열었다. 후반 12분 레오나르도의 코너킥을 수비수가 걷어내자 케빈이 달려들며 논스톱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도 질세라 4분 뒤 ‘멍군’을 외쳤다. 몰리나의 코너킥에 이어진 혼전을 데얀이 끝내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시즌 10호골. 2007년 국내 무대에 데뷔한 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썼다. 반면 ‘라이언킹’ 이동국의 발끝은 이날도 조용했다. 1만 7515명이 찾은 상암벌 외 다른 경기장도 박빙이었다. 울산은 김영삼과 한상운의 연속골을 앞세워 선두 포항을 2-0으로 꺾어 2연패에서 탈출, 7연속 무패(5승2무)의 포항에 이어 2위(승점 45)를 재탈환했다. 9위 벼랑으로 몰렸던 제주는 부산을 2-1로 누르고 상위 스플릿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인천은 수원을 3-1로 대파하고 2011년부터 이어오던 수원전 4연패 악몽을 지웠다. 매각설로 뒤숭숭한 성남은 강원을 2-0으로 누르고 5연속 무패(3승2무)의 무서운 상승세를 뽐냈다.‘하위권 빅뱅’에서는 대구가 대전을 3-1로 꺾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의 아픔 씻었다… 男양궁, 美 꺾고 金

    남자 양궁대표팀이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당했던 패배를 설욕했다. 이승윤(강원체고), 임동현(청주시청), 오진혁(현대제철)이 나선 남자팀은 25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세계양궁연맹(WA) 4차 월드컵 결승전에서 미국을 225-196으로 대파했다. 지난해 올림픽 4강에서 미국에 패해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던 아쉬움을 29점 차 승리로 화끈하게 설욕했다. 한국은 ‘고교 궁사’ 이승윤을 에이스 격인 첫 궁사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전술로 허를 찔렀다. 베테랑 임동현은 중간 사수로 안정적으로 버텨 줬고, 세계 랭킹 1위 오진혁은 실질적 에이스로 깔끔한 마무리를 자랑했다. 임동현이 1엔드 6점을 쏜 게 유일한 실수일 뿐, 심한 바람에도 9~10점을 안정적으로 쏘았다. 반면 미국의 브레디 엘리슨, 제이크 카민스키, 조 팬친은 너도나도 8점, 6점을 연발하며 자멸했다. 그러나 앞서 열린 경기에서 여자 대표팀은 은메달에 그쳤다. 윤옥희(예천군청), 기보배(광주광역시청), 장혜진(LH)으로 구성된 여자팀은 인도에 215-219로 맥없이 졌다. 16강(225점), 8강(222점), 4강(224점)까지 안정적으로 고득점을 쏘았지만 결승전에선 많이 흔들렸다. 한국 잔치로 치러진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는 윤옥희가 세트포인트 6-2로 기보배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는 이승윤이 진재왕(국군체육부대)을 6-2로 눌렀다. 혼성부에서는 오진혁-윤옥희 조가 우승을 차지해 한국은 리커브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4개를 쓸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현대차, 美에 부품공장… 제3공장으로 이어지나

    현대차, 美에 부품공장… 제3공장으로 이어지나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부품 공장을 새로 짓는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 중인 터라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해외공장 증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차 북미공장 인근 부지에 최대 3500만 달러(약 392억원)를 들여 2년 안에 부품공장과 관련 시설을 세운다. 트랜스미션, 시트, 자동변속기 등을 만드는 현대다이모스는 약 3개월 전부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투자 협상을 해 왔다. 현대다이모스는 자동차 시트를 생산해 기아차 북미공장에 납품할 예정이다. 미국의 현지고용 규모는 350명으로 결정됐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지난 21일 한국을 찾은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와 회동하기 직전에 전격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웨스트포인트시는 반색하고 있다. 최근 주민의견 수렴을 마친 시의회는 조만간 현대 다이모스 공장 설립을 위한 채권 발행안과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시가 마련한 현대차 투자 유치안에는 다이모스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을 수송하는 철도 시설 건설 등 파격적인 지원 대책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노조 파업이 한창인 가운데 나온 현대차의 결정이 북미 제3공장 건설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와 정치권은 이 같은 움직임을 적극 반기고 있다. 그룹 안팎의 반응이 어떻든 현대차 측은 “아직까지 미국에 완성차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앨라배마주의 현대차 북미공장과 조지아주의 기아차 북미공장 주변에는 이미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현대하이스코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의 현지 공장을 포함해 협력부품업체 30여개가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추가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 22일 재개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수위를 높여 23일과 26일 하루 8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으며 잔업과 주말특근도 거부한다. 이로 인해 2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KBL 챔피언 모비스 ‘경희 왕조’에 진땀승

    KBL 챔피언 모비스 ‘경희 왕조’에 진땀승

    KBL 디펜딩챔피언 모비스가 ‘경희 왕조’에 혼쭐이 났다. 3점차 진땀승을 거뒀다. 모비스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8강에서 경희대를 76-73로 꺾었다. 문태영(28점 12리바운드)과 함지훈(22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슈팅을 꽂았다. 진검승부였다. 지난 시즌 대학리그, 올해 정규리그까지 제패한 경희대의 끈질긴 근성과 겁 없는 외곽포에 모비스도 쩔쩔맸다. 경기 종료 4분을 남겼을 때까지 동점(71-71)으로 팽팽했다. 확실한 센터 김종규를 보유한 경희대가 리바운드에서 압도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형님들의 노련미가 빛났다. 경기 종료 3분 53초를 남기고 문태영이 김민구의 공을 스틸하더니 이어 함지훈이 2점을 보탰다. 김민구는 골대로 파고들다 실책을 했고 모비스는 천대현이 3점포를 폭발시키며 종료 휘슬 2분을 남기고 5점차(76-71)까지 달아났다. 경희대는 김종규의 덩크로 따라붙었지만 결국 고배를 들었다. ‘빅3’ 두경민(21점), 김종규(13점 13리바운드), 김민구(12점 6어시스트)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을 뿐 승리까지는 한 뼘 부족했다. 앞선 경기에선 지난 대회 우승팀 상무가 KGC인삼공사를 90-52로 대파하고 4강에 합류했다. SK와 결승 티켓을 다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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