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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소규모 민간 건축물 지진 대책 마련하라

    지금 태평양 주변 국가는 지진의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일본 구마모토에서 지난 16일 규모 7.3의 강진이 일어난 직후 남미 에콰도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다시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대만, 필리핀, 바누아투에서도 크고 작은 지진이 잇따랐다. 이른바 ‘불의 고리’라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마모토 지진은 우리나라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부산은 구마모토에서 불과 300㎞ 남짓 떨어져 있을 뿐이다. 한반도와 구마모토를 포함한 일본 규슈 지역은 같은 유라시아 지각판에 속한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는 최근 백두산 천지 아래 서울시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지진의 위협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일본은 1923년 간토대지진이 일어나자 내진 설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24년 건축법에 관련 내용을 담았다. 1981년에는 ‘신(新)내진기준’을 채택하는데, 그 효과는 1995년 고베 대지진에서 입증됐다. 신기준이 적용된 건물의 80%는 피해가 없거나 가벼운 피해에 그친 반면 구(舊)기준에 따른 건축물은 80%가 피해를 보았고 대파된 건물도 상당수였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내진 설계를 건축물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진설계 대상을 꾸준히 늘려 지금은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500㎡ 이상의 건축물은 내진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그 결과 공공시설물은 미흡한 대로 내진율을 높여 가고 있지만 민간 건축물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1988년 이전 건축물과 내진 의무 대상이 아닌 2층 이하, 500㎡ 미만 건축물은 사실상 지진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벽돌로 지은 소규모 주택은 지진과 같은 진동에 특히 취약하다.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에서도 벽돌 구조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건축물의 54%가 지진에 약한 구조로 돼 있고, 그 대부분은 민간 주택이라는 것이다. 이런 건축물의 내진 보강은 시급하다. 먼저 민간 건축물의 지진 안전성에 대한 단계적 전수조사가 불가피하다. 만에 하나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얼마나 견딜 수 있는 건축물에 살고 있는지 거주자 스스로 알아야 한다. 그다음은 자발적으로 내진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개발은 취약 건축물 밀집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 [프로야구] 10K 니퍼트 벌써 3승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홈런 4개를 터트리며 한화를 누르고 단독 1위를 질주했다. 두산은 14일 대전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에서 장단 18안타(4홈런)로 폭발한 팀 타선에 힘입어 한화를 17-2로 대파하고 원정 3연전을 ‘싹쓸이 승’으로 장식했다. 두산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득점을 달성했다. 니퍼트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 10탈삼진 역투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시즌 첫 선발 등판한 김용규는 3분의2이닝 동안 1피안타 4볼넷 4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도 4와3분의1이닝 9피안타 (4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2실점(10자책)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2승9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1회 5점, 2회 3점, 3회 5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1회 민병헌의 득점을 시작으로 오재원, 양의지, 에반스가 오재일의 만루 홈런으로 홈을 밟았다. 2회 양의지의 적시타로 허경민과 정수빈이 득점을 올렸고, 김재호가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4회 김재환이 솔로 홈런을, 전날 만루포를 쏘아올린 민병헌은 5회 투런포를 추가했다. 민병헌은 홈런 4개로 김주형(KIA)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한편 한화 김성근 감독은 경기 중 심한 어지럼증을 느껴 5회를 마치고 병원에 가 벤치를 비웠다. 김광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승천이냐 추락이냐… 여야 잠룡들의 운명 ‘4·13’이 가른다

    승천이냐 추락이냐… 여야 잠룡들의 운명 ‘4·13’이 가른다

    4·13 총선은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의 잠재적 대통령 후보들에게도 중대한 갈림길이다. 총선 결과에 따른 대선주자들의 명암을 미리 전망해본다. ●김무성, 과반수 승리 이끄나 20대 총선 승리, 특히 수도권 성적표는 김무성 대표에게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마지막 성과물’이자 대권 행보를 위한 첫 도약대다. ‘총선 승리를 이끌어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한때 개헌 가능 의석인 180석까지 넘봤던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 수도권 민심 악화로 ‘130석도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 아래 김 대표가 직접 ‘읍소전략’의 총대를 메고 나섰다. 특히 지역구 253석 중 48.2%(122석)가 걸린 수도권의 완패 위기가 짙어지자 서울·경기 지역 유세만 하루 10여곳씩 소화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앞서 공천파동으로 총선 완패 위기의 문턱까지 갔던 새누리당이 김 대표가 감행한 옥새투쟁의 과정을 통해 그나마 수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데에는 당 내외 이견이 없는 편이다. 김 대표는 이미 “총선 승패와 상관없이 선거가 끝나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수도권 의석 수는 전체적인 총선 승패와 직결되는 만큼 의미심장하다. 당 관계자는 “‘더 큰 정치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힌 김 대표의 앞길에 총선 결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은 그다음 순서다. ●오세훈, 종로에서 날개 달까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서울 종로 지역구 입성은 정치적 재기를 의미한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책임지고 서울시장직을 내려놓은 지 거의 5년 만이다. 오 후보는 동시에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도 얻게 된다. ‘정치 1번지’ 종로는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등용문’이기도 하다. 다만 국회 재입성 후 당분간은 낮은 자세로 임하며 암중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친박근혜계에서 미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물밑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의원 시절 ‘오세훈계’를 만들지 못했던 오 후보가 국회 입성 이후 자력으로 세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재선 서울시장 출신 대선주자급이나 다선 중진들이 즐비한 당내에서 입지를 구축하려면 난관에 부딪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20대 국회에서 친박계 및 비박계 간 계파구도, 친박계의 입장 변화에 따라 오 후보의 입지는 다소 유동적이다. 반면 오 후보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한다면 재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충청권 대망론’ 불붙이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충청 대망론은 임기가 끝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커질 전망이다. 이미 반 총장의 이름을 내건 정당들이 등장했고(물론 반 총장과 관계는 없다) 그의 고향인 충북에선 ‘반기문 마케팅’을 벌인 후보들이 선전 중이다.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당선자가 많이 배출될수록 충청 대망론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 이후 잠룡들을 중심으로 대선 레이스가 가속화되면 반 총장을 향한 청와대와 친박계 그리고 다른 정치 세력들의 ‘접근’도 조금씩 구체화될 전망이다. 물론 당내 유력 주자들과의 경쟁구도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30일 관훈토론회에서 반 총장을 향해 “정체성 맞는 정당을 골라 당당히 선언하고 활동하라”면서 “새누리당은 환영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의해 도전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격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대표의 행보와 반비례해서 그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기반을 둔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선 후보 ‘영전’ 과정에서 당내 불만이 제기될 수도 있다. ●문재인 ‘호남 지키기’ 성공할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 지난 8일 광주 방문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밝힌 이유에서다. 호남과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계한 ‘배수진 정치’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호남의 지지’가 구체적으로 몇 석을 의미하는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광주에서 단 1~2석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를 비롯해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완패한다면 ‘내뱉은 말에 책임지라’는 공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새누리당의 과반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및 야권분열에 대한 ‘문재인 책임론’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호남에서 반전에 성공하고, 더민주가 총선에서 선전한다면 문 전 대표의 정치 행보는 탄력을 받는다. 그는 앞서 “당권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비주류 의원들이 상당수 탈당한 상황에서 당내 역학구도는 ‘친문재인’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는 사실상 ‘문재인 원톱’ 체제로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들어가는 셈이다. ●안철수 ‘양당 동시 견제 30석’ 돌파할까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현재 기세로는 ‘최소한 20석(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넘어 30석 이상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20석 이상만 얻어도 안 대표의 총선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향후 대선 행보에는 가속도가 붙게 된다. 이 경우 안 대표의 가장 큰 수확은 ‘대권주자로서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앞서 더민주의 야권 통합·연대 제안에 국민의당은 한때 휘청였다. 그러나 안 대표는 당내 ‘연대파’를 제압하고 ‘마이웨이’ 의지를 관철시키며 선거를 총지휘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더 나아가 교섭단체 구성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다면 안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국민의당은 단순히 ‘제3당’ 이상의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되면서 동시에 안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도 다질 수 있다. 당장 안 대표와 제3당 교섭단체의 영향력은 총선 직후 19대 국회 마지막 회기부터 기대해볼 수 있다. 반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다면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는 ‘빨간불’이 들어온다. 야권 패배의 책임도 안 대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박원순 ‘측근 생존’ 얼마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당내 영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측근 그룹은 더민주 공천과정에서부터 고배를 마셨다. ‘박원순 키즈’ 가운데 본선에 나선 것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서울 성북을) 후보,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강북갑) 후보 정도다. 이들 외에 비례대표 11번에 배정된 권미혁 후보가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당선되더라도 원내에서 박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숫자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 시장이 당장 대선주자로서 힘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물론 더민주의 총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당이 다시 격랑에 휩쓸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박 시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해야 한다’는 여론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 입성한 ‘박원순 키즈’들이 박 시장과 당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베네수엘라 대통령, 전력난에 ‘헤어드라이어 쓰지마’…퇴진 논란 자초

    베네수엘라 대통령, 전력난에 ‘헤어드라이어 쓰지마’…퇴진 논란 자초

    심각한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다소 황당한 대처방안을 제시했다가 원성을 사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기상이변으로 가뭄이 장기화되자 국가 전체 전력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남동부 볼리바르 주 구리 댐(Guri Dam)의 수위가 크게 하강, 심각한 수준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에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태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달 일부 공장의 운영을 중단시키고 근로자들에게 특별 휴가를 부여하는 등 전력소비량 축소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 전력 위기는 계속적으로 악화됐으며,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기 사용 제한 특별법을 추가로 공포했다. 법안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4,5월에 걸쳐 금요일을 한시적 공휴일로 삼고 주4일 근무제를 실시하게 된다. 또한 실내온도를 상향조정해 냉방에너지를 아낄 것을 지시하기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해당 법안을 공포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함께 내놓은 한 가지 ‘개인적인’ 제안이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베네수엘라 여성 국민들에게 ‘특별한 상황’ 이외에는 헤어드라이어 사용을 자제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 대통령은 “나는 항상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머리를 말리는 모습이 더 멋지다고 생각했다”면서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불만과 겹치면서 일부 베네수엘라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정말 헤어드라이기 사용 제한이 전력위기 완화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 것이라면,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대통령의 사태인식 능력에 의심을 제기했다. 그간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엘니뇨와 같은 범지구적 이상기후 현상, 그리고 반대당들의 비협조에 있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사전에 충분한 투자와 대비가 이루어졌다면 지금과 같은 극단적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번 사태는 심지어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요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대파 정치인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파리스카는 대통령의 이번 법안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이 일주일 내내 일하지 않는다고 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까지 더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속적 근로와 마두로 대통령의 퇴임을 원한다”면서 대통령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헷갈리지 마세요…꽃축제 일주일 빨리 활짝

    구로구에서 벛꽃이 가장 흐드러지게 피는 곳인 구로5동 거리공원의 벚꽃축제를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겼다. 개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 벚꽃을 즐기기 충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하게 축제 날짜를 변경한 것이다. 구로구는 오는 10일 구로5동문화축제추진위원회 주관으로 벚꽃축제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축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한다. 시작 시간 1시간 전부터 8시간 동안 현대파크빌(공원로 41)에서 애경빌딩(공원로 7)까지 왕복 8차선 중 남쪽 방향 4차로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축제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풍물놀이와 난타, 벼룩시장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먹거리 장터와 구로구 자매도시의 특산품 직거래 장터도 운영, 눈과 입이 즐거운 시간을 만든다. 구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부스도 설치해 금연 캠페인을 펼치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7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자전거 무료대여소도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축제가 열리는 거리공원에선 여느 벚꽃거리 부럽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벚꽃을 즐길 수 있다”면서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어린이, 어르신 등 남녀노소가 안전하고 여유롭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부고]

    ●성표환(성균관 부관장)씨 별세 백열(한미글로벌 상무이사)백건(현덕지역주택조합 이사)기용(상현철강 대표이사)씨 부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40분 (02)3010-2232 ●명경재(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항상성연구단장)씨 동생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50분 (02)3010-2262 ●김기풍(전 유진건설공단 부사장)씨 별세 영배(현대파워텍 기술연구소 실장)씨 부친상 김기호(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씨 장인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30분 (02)3410-3151 ●김동진(김천경찰서 대덕파출소 경위)광진(아웃피아 대표)씨 부친상 박태해(세계일보 사회2부장)씨 장인상 6일 김천의료원, 발인 8일 오전 8시 (054)429-8284 ●윤덕규(파주시 기업지원과 공장설립팀장)씨 부친상 6일 파주병원, 발인 8일 오전 (031)940-9370
  • ‘해결사’ 문창진 2골… 신태용호, 알제리 3-0 대파

    ‘해결사’ 문창진 2골… 신태용호, 알제리 3-0 대파

    ‘왼발의 달인’ 문창진(포항)이 두 경기 연속 골로 ‘리우 해결사’ 자리를 굳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2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옮겨 치른 알제리와의 2차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이창민(제주)의 선제골과 후반 14분과 30분 문창진의 연속 골을 엮어 3-0으로 완승,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에서 열린 최종 모의고사에서 2연속 합격점을 받았다.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도운 김현(제주), 왼쪽에서 볼 공급과 압박을 소화한 류승우(빌레벨트),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찬동(광주)과 박용우(서울)의 공존도 돋보였다. 자신감을 장착한 신태용호는 6월 A매치 기간에 와일드카드를 모두 기용해 최종 실전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카타르와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에 중점을 둔 스리백(3-back) 카드를 꺼내든 신 감독은 김현을 최전방에 세우고 좌우 날개에 류승우와 권창훈(수원)을 배치하는 3-4-3 전형을 들고 나왔다. 이찬동과 이창민이 중원을 맡고 좌우 윙백으로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이 출격했고, 스리백으로 송주훈(미토 홀리호크), 박용우, 김민재(연세대)가 섰다.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 14분 심상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을 김현이 골지역 정면에서 감각적인 왼발 힐킥으로 공의 방향을 살짝 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분 뒤 박용우가 전방으로 찔러준 공을 골키퍼가 뛰어나와 헤딩으로 처리한 것을 류승우가 텅빈 골대를 향해 슈팅했지만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22분 선제골은 심상민이 알제리 진영 왼쪽에서 길게 던져준 공에서 시작했다. 김현이 몸을 솟구쳐 머리에 맞혀 뒤로 떨궈준 것을 2선에서 돌아 들어간 이창민이 가볍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문창진(포항)과 박동진(광주), 구현준(부산)을 교체 투입한 신태용호는 추가 득점을 얻기 위해 거세게 밀어붙여 14분 상대 왼쪽 진영에서 류승우와 김현의 거친 패스를 받은 문창진이 수비수 둘을 동시에 벗겨낸 뒤 왼발슛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문창진은 16분 뒤 박인혁(프랑크푸르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연결해 완승을 매조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야구] ‘이빨 빠진 사자’ 14년 만에 시범경기 1위

    [프로야구] ‘이빨 빠진 사자’ 14년 만에 시범경기 1위

    ‘이빨 빠진 사자’ 삼성이 시범경기 1위로 건재를 과시했다. 삼성은 KBO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전에서 11-1로 이겨 1위(11승5패)에 올랐다. 삼성의 시범경기 1위는 현대와 공동 1위를 이룬 2002년 이후 14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다. 삼성은 주포 나바로와 박석민, 마무리 임창용이 이탈했다. 또 도박 파문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력 투수들이 결장했음에도 투타의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다. 주포 최형우는 이날 3점포로 홈런 공동 2위(5개)에 올라 ‘포스트 박병호’임을 거듭 뽐냈다. 새 외국인 발디리스는 타율 1위(.400)로 기대감을 높였다. 막내 kt는 수원에서 롯데를 5-3으로 꺾고 5연승, 2위에 우뚝 섰다. 김사연은 4회 레일리를 2점포로 두들겨 6호 아치를 그렸다. ‘한솥밥’ 김상현을 1개 차로 제치고 홈런 단독 1위의 기쁨을 누렸다. kt는 비록 시범경기지만 김사연, 김상현, 문상철(4개)이 홈런 상위권에 포진해 정규시즌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태세다. 롯데는 6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마쳤다. 한화는 광주 KIA전에서 10-5로 승리해 4위를 차지했다. 한화의 새 용병 로사리오는 9회 2점포(4호)를 날려 홈런 판세의 변수로 떠올랐다. 4경기(15이닝)에 선발 등판한 한화 신예 김재영은 평균자책점 0.60으로 선발의 한 축으로 확정됐다. 우승후보 NC는 고척돔에서 넥센을 8-3으로 제압하고 5위에, 두산은 잠실에서 LG를 1-0으로 꺾고 3위에 올랐다. 두산 보우덴은 탈삼진 1위(17개)를 기록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설] 공천 내홍 봉합하고 민심 심판대 오른 與

    공천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지속된 새누리당의 내분 사태가 우여곡절 끝에 봉합됐다. 그제 공천장 날인을 거부하면서 이른바 ‘옥새 투쟁’을 일으켰던 김무성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공천이 보류된 5개 지역구 후보자 중 정종섭(대구 동구갑), 추경호(대구 달성) 후보와 이날 공관위가 단수 추천한 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반면 공천이 배제돼 탈당한 이재오(서울 은평을)·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의 지역구는 공천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막판까지 낯 뜨거운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극적으로 타협을 한 것이다. 이번 타협으로 친박·비박계 간의 내분이 일단 수면 아래도 내려갔고 당 분열에 따른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하지만 그 후유증은 너무도 심각하다.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집권당의 민낯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계파 간 갈등이 권력투쟁으로 번지면서 공천관리위위원회와 최고위원회는 순식간에 멱살잡이 난장판으로 변하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들이 연일 터져 나왔다. 어제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된 최고위원회는 오후 4시까지 5개 지역구 공천 안에 직인을 ‘찍내, 안 찍내’ 하며 옥신각신 입씨름을 벌였다. 집권당 수뇌부의 이런 행태는 시정잡배만도 못하다고 해도 반박하지 못할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집권당의 위상이 이 지경까지 추락한 것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앞세운 친박계와 청와대가 비박계를 찍어 내는 표적 공천을 밀어붙인 탓이 크다. 공천의 실권을 쥔 친박계는 당의 정체성 확립을 내세워 친유승민계와 친이명박계를 대거 탈락시켰다. 친박 핵심부와 청와대를 등에 업고 칼날을 휘두른 집권당 권력 실세들의 전횡에 여론은 비등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친박 일색의 공천안을 밀어붙였다. 야권 분열로 총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통령 눈 밖에 난 인사들을 마구 쳐내고 그 자리에 자기 사람들을 내리 꽂는 밀실 공천을 자행했으니 이런 사달이 일어난 것이다. 공관위가 적잖은 지역에서 친박계 후보를 단수 추천하며 경쟁력을 갖춘 반대파 후보들의 경선 기회조차 막아 버린 것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천 탈락한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낸 공천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은 불공정 공천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 김 대표 역시 공당의 지도자로서 처음부터 과감하게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후보 등록일 마감에 맞춰 대표 직인을 거부한 것은 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처사였다. 어제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4·13 총선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최악의 공천이란 따가운 질책 속에 새누리당은 민심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공천 과정에서 보인 무책임하고 오만한 행태가 남은 선거 기간까지 지속될 경우 집권 세력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마저 등을 돌릴 것이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 세력의 분열과 이에 따른 혼란은 결국 국가 전체로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웬만해선 못 막는 잭슨…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

    웬만해선 못 막는 잭슨…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

    KCC 사상 두 번째 역스윕 위기 “우리 선수들이 스피드에 앞서 승리할 수 있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 23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1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KCC를 92-70으로 대파한 뒤 취재진에게 건넨 말이다. 오리온은 국내 최장신 센터인 하승진(221㎝)이 버티고 있는 KCC를 누를 해법으로 ‘빠른 농구’를 들고 나왔다. 빡빡한 수비로 실점을 최대한 막은 뒤 곧바로 역습을 통해 ‘발이 느린’ KCC를 공략하겠다는 것이었다. 오리온 ‘빠른 농구’의 중심에 조 잭슨(24)이 있다. 잭슨은 이날 팀 내 최다인 20득점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더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3쿼터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정규리그 4라운드 코트 밖에서 다툰 적이 있는 전태풍(KCC)이 3점을 집어넣자 11초 만에 바로 만회하는 3점슛을 꽂아 넣었다. 3쿼터 종료 1분 38초를 남기고는 속공 상황에 ‘투핸드 백덩크’를 작렬해 홈 관중을 일제히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게 만들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은 30점을 앞선 채 3쿼터를 마무리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추승균 KCC 감독도 경기 뒤 “우리 선수들이 오리온의 슈터들과 잭슨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빨리 이겨내야 한다”고 털어놓았을 정도였다. 2차전 ‘히어로’였던 김동욱(오리온)도 팀 승리를 거들었다. 김동욱은 2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3점포를 꽂아 넣었고 종료 35초 전에는 공격 제한 시간 24초에 쫓겨 몸의 균형을 잃고 던진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은 7전 4선승제인 챔피언 결정전에서 2승 고지를 먼저 점했다. 반면 KCC는 두 경기 연속 큰 점수 차로 패배하며 1997년 프로농구연맹(KBL)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역스윕’을 당할 위기에 내몰렸다. 역대 챔프전에서 1패를 먼저 당한 뒤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건 원년인 1997시즌 나래를 꺾은 기아가 유일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왜 모인 건지… 경선 결과도 발표 못한 ‘심야 최고위’

    왜 모인 건지… 경선 결과도 발표 못한 ‘심야 최고위’

    비박 최고위원들 “金대표가 표결 거부” 오전 회의선 “남의 눈 생각하자” 고성이한구, 공천 결정 미루며 유승민 압박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18일 오전과 심야 두차례에 걸쳐 4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가졌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심야 최고위 회의는 한때 취소됐다가 열리는 등 하루 종일 진통만 거듭했다. 최고위와 공천관리위원회는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핑퐁 공방’도 벌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심야 회의 직후 “결론 난 게 없다”면서 “최고위가 결정해야 공관위도 정상화되기 때문에 (파행이) 오래가면 곤란하다”며 조속한 공천 심사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표결이라도 해서 결정하자고 했지만 김무성 대표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공관위가 결정한 일부 단수·우선 추천 지역에 대한 추인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대표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공천 배제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했으나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들이 반대해 공방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공관위가 단수 후보로 선정한 유재길(서울 은평을), 유영하(서울 송파을), 정종섭(대구 동갑), 추경호(대구 달성), 권혁세(경기 분당갑) 후보에 대한 공천 의결이 유보됐다. 이에 앞서 오전에 열린 최고위도 2시간 30여분 동안 고성만 주고받다 성과없이 정회됐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을동 최고위원은 오전 회의에서 “정무적으로 (반대파를) 자르려는 목적을 가지고 그렇게 (공천안을) 해 오니까 반대하는 것 아니냐”며 “정치가 그런 것 아니냐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공격했다. 이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왜 그렇게 하느냐. 남의 눈을 생각하라”며 제지시켰다. 김 최고위원은 탁자를 치며 “지적할 것은 지적해야 할 것 아니냐”고 하는 등 고성이 회의장 밖까지 새어 나왔다. 김 대표 역시 친유승민계 이종훈 의원의 단수 공천 배제를 거론하며 “다 경선해야 한다”고 맞섰다. 친박계 지도부가 “공관위 외부위원들에게 사과하라”며 김 대표를 압박했지만, 김 대표는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외부위원들이 회의를 보이콧하며 공관위도 멈춰 섰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나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이한구 위원장이 ‘회의 취소’라고 (당 기획조정국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관위원은 “어제와 상황 변화가 없는데 회의에 참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공관위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외부위원들이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지목한 것이다. 당초 이날 김 대표를 비롯해 서청원·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의 지역구를 포함한 37개 지역의 경선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연달아 미뤄졌다. 공천 파행이 장기화하며 결과적으로 유승민 의원 ‘고사(枯死) 작전’도 공천 마감 시한을 향해 치달았다. 이 위원장은 총선 후보 등록(24~25일)까지 최대한 공천 결정을 미루며 유 의원 스스로의 선택을 압박했다. 그러나 유 의원의 최측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먼저 공천 발표가 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유 의원의 생각은 바뀐 게 없다”며 “우리(유 의원과 친유승민계)는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공천 일정이 미뤄지면서 이날 현재 전국 253개 지역구 중 103곳의 후보가 확정되지 못했다. 결선투표를 포함한 경선 지역이 92곳, 여성 우선추천 5곳, 장애인 우선추천 1곳, 경쟁력 우선추천 1곳 등이다. 우선추천 지역 선정에 따른 후보 재공모 지역은 기존 예비후보 외에 새 인물로 재배치될 공산도 높아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安·千·金 3두 체제 붕괴… 천정배·김한길계 黨 이탈사태 오나

    安·千·金 3두 체제 붕괴… 천정배·김한길계 黨 이탈사태 오나

    安 “하던대로 하면 만년 2등” 연대 일축 金·安 1시간 단독 회동… 이견 못 좁혀 윤여준, 구원 등판 요청받았지만 고사 국민의당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분열의 갈림길에 선 형국이다. 그동안 내부 갈등설 속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유지됐던 ‘안철수·천정배·김한길’의 3두 지도 체제는 야권 연대를 둘러싼 내분으로 창당 39일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당 지도부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천정배 공동대표 측 국민회의 세력과 ‘김한길계’ 의원들이 당을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세 사람이 야권 연대를 놓고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데는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이 깔려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제3정당 확립을 통한 양당 체제 타파’에 초점을 맞춰 왔다. 반면 천 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은 “‘제1여당 독주 저지’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이들은 국민의당과 국민회의 통합 당시 작성된 합의문의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합의한다’는 문구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안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안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던 대로 하면 만년 야당 2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연대 불가론을 고수했다. 그는 예비후보 지원을 위해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도 “야권 통합과 정권 교체를 위해 세 번(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대선 후보직 사퇴, 민주당과의 합당)에 걸쳐 희생과 헌신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더이상의 철수(撤收) 정치는 없다’는 각오로 이번에는 통합 및 연대 논의의 여지를 열어 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치 상황에서 3당 체제 시도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을 처음부터 알았다”며 “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않으면서 3당으로 우뚝 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나는 등 당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안 대표와의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끼겠다”면서도 “왜 오늘 영원히 이별하는 것처럼 말하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천 대표는 이미 안 대표에게 탈당을 포함한 ‘중대 결단’을 예고한 상태다. 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분당이나 대표직 사퇴 등의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설득에 진전이 없을 경우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표 측 관계자는 “천 대표의 고민은 총선 불출마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당적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발표를 놓고도 지도부 간 반응이 엇갈렸다. 안 대표는 더민주가 김 위원장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공천 발표를 보류한 데 대해 “국민의당 흔들기”라며 비판했다. 반면 천 대표는 “(더민주의 공천 심사 결과가) 연대나 단일화 노력에 심대한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과 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무소속 최재천 의원을 만나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최 의원은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했을 당시 양측의 통합 논의를 물밑에서 사전 조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던 인물이다. 최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연대 없이) 이대로 가면 다 죽는데 어쩌자는 것인지, 서로 한탄했다”고 전했다. 안 대표 측은 ‘야권 연대파’들의 이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통합 및 연대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안 대표 측 김성식 최고위원은 “본래 창당 취지대로 뚜벅뚜벅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여의도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동안 이뤄진 안 대표와 김 위원장 간 회동에서도 야권 연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은 “안 대표가 먼저 연락을 해서 만났지만 (논의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최근에는 당 일부 인사가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게 구원 등판을 요청했지만 윤 전 장관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대전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색에 빠지다, 四色 물결 속에 ‘쉼’

    사색에 빠지다, 四色 물결 속에 ‘쉼’

    배 한 번 타면 네 섬을 여행하며 즐길 수 있다. 돌팔매질 한 번에 참새 네 마리 잡는 격이랄까. 전남 신안의 자은도와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이야기다. 저 유명한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의 북부권에 속한 섬들이다. 다도해 위에 떠 있는 네 섬은 모두 다리로 연결돼 있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면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물수제비 뜨듯 네 개 섬을 오가는 여정이다. 섬은 아련함이다. 누가 찾아올 것도 아닌데, 자신이 떠날 것도 아닌데 섬 사람들은 늘 기대 섞인 시선으로 여객선을 바라본다. 사람이 없는 만큼 사람이 그리운 곳. 그래서 섬이다.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는 신안에 속한 비금, 도초, 안좌 등 9개 면의 섬들이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펼쳐진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 가운데 북부 지역에 속하는 네 섬은 연도교로 이어져 있다. 맨 위의 자은도는 은암대교를 통해 암태도와 연결됐다. 암태도와 팔금도는 중앙대교로, 팔금도와 안좌도는 신안1교로 각각 이어져 있다. 송공항에서 출항한 페리가 닿는 곳은 암태도 오도 선착장이다. 여행객 대부분은 여기서 자은도를 먼저 둘러본 뒤 아래로 훑어 내려가는 여정을 선호한다. 어느 섬을 가더라도 잊지 말고 찾아볼 것 하나. 옛 정취 가득한 돌담이다. 멋 부리지 않은 돌담들이 집과 집, 마을과 마을을 구분 짓고 있다. ●열두 번째로 큰 자은도… 고운 모래·해송 품은 보물 해변 자은도는 전국의 섬들 중 열두 번째로 크다. 섬이긴 하나 어업보다는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월등히 많다. 2000여명의 주민 대부분이 대파와 양파 등의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지금은 대파 수확철. 밭고랑마다 러시아, 중국 등에서 온 이방인 일꾼들로 빼곡하다. 섬의 자랑은 아름다운 해변이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해변도 있고, 오래 묵은 해송들에 둘러싸인 해변도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이면 목포 등 남도에서 온 행락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분계해변이다. 해안 길이는 1㎞ 정도로 짧은 축에 속하지만 모래와 펄이 섞인 바닥이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는다. 경사도 완만한 편. 한참을 나가도 허리춤에서 물이 찰랑인다. 무엇보다 해송숲이 일품이다. 수령 200년은 족히 넘었을 소나무 100여 그루가 해변 뒤에 빼곡하다. 늘씬한 여인의 다리를 닮은 한 소나무 덕에 ‘여인송 숲’이라고도 불린다. 201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천년의 숲 부문)을 받았다. 자은도 맨 아래의 백길해변은 모래가 유난히 곱고 희다. 규사 성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밖에 둔장, 신성, 내치 등 크고 작은 해변이 섬 곳곳에 널려 있다. ●바위가 병풍이 된 암태도… 소작농들 치열한 투쟁의 역사 자은도 아래는 암태도다.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황량하고 척박해 예부터 유배지로 이름 높았다. 한데 일제강점기 때 마명방조제를 조성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드넓은 갯벌이 옥토로 변하는 과정에서 많은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이는 1924년 소작쟁의의 도화선이 됐고, 치열한 싸움 끝에 소작인들의 승리로 쟁의는 끝났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일제강점기 대표적 항일농민운동으로, 이후 전국에서 일어난 소작쟁의의 기폭제로 평가받는다. 매향비도 유명하다. 향나무를 묻고 1000년 뒤 다시 떠오른 향나무로 향을 피우면 미륵이 출현한다는 전설이 담긴 곳이다. 장고리 인근 바다에 있다. 추포도 노두가 사라진 건 애석하다. 암태도와 추포도 사이에 놓였던 일종의 징검다리다. 300년 전 주민들이 울력으로 돌을 날라 조성했다. 한데 노두 위로 포장도로가 놓였다. 이를 알리는 안내판이 더 기막히다. 차 안에서 노둣길을 감상하며 가란다. 노두 위에 시멘트로 길을 내놓고 무엇을 보라는 것인지. 섬 주민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놓으려면 노두를 살리면서 옆으로 나란히 놓았어야 했다. 이제 옛사람들이 힘 모아 만든 노두는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8개 섬이 하나로 메워진 팔금도… 낡은 풍경이 客을 반겨 암태도에서 중앙대교를 건너 내려오면 팔금도다. 오래전 팔금도는 매도, 거문도, 거사도, 백계도, 원산도, 매실도, 일금도 등 8개의 섬으로 분리돼 있었다. 이 섬들 사이 갯벌이 간척으로 메워지면서 하나의 섬이 됐다. 팔금도는 네 개의 섬 가운데 가장 작다. 인구도 가장 적다. 그만큼 차분하고 조용하다. 마을에 들면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나무 창틀, 녹슨 대문 등 낡은 풍경들이 객을 반긴다. 팔금면 소재지인 읍리 마을 초입에 삼층석탑이 있다. 고려 때 세워진 석탑으로 추정된다. ●예술의 섬 안좌도… 김환기 화백도 ‘천사 다리’ 건넜을까 안좌도는 흔히 예술의 섬이라 불린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작가 수화 김환기(1913∼1974) 화백의 고향이라서다. 한국적 정서를 추상화한 그를 세인들은 흔히 ‘한국의 피카소’라 부른다. 1910년 백두산 나무로 지었다는 그의 생가가 안좌도 가운데에 남아 있다. 마을 이곳저곳과 포구 등도 벽화, 조형물로 장식됐다. 대리마을 우실도 볼만하다. 60여 그루의 팽나무가 마을을 감싸 안고 있다. 400여 년 전 방풍림으로 조성됐던 숲의 일부다. 세 개가 남아 있다는 성기 바위도 찾아보시라. 마을 여자들의 바람기를 잠재우기 위해 세웠다는 남근이 둘, 소나무 사이에 숨긴 여근이 하나다. 안좌도에선 ‘천사 다리’를 걸어야 한다. 바다 위로 길을 내 섬과 섬을 이어 준 나무 다리다. 안좌도와 부속 섬인 박지도, 반월도를 잇고 있다. 박지도와 반월도는 이웃해 있으면서도 섬기는 신이 다르다. 반월도는 할아버지 당을, 박지도는 할머니 당을 섬긴다. ‘할배섬’ ‘할매섬’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이유다. 오랜 기간 다른 문화 속에 살다 나무 다리가 놓이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고 한다. ‘천사 다리’로 차량은 건널 수 없고 사람만 오갈 수 있다. 안좌도와 박지도까지 547m, 박지도에서 반월도까지 915m, 왕복 3㎞쯤 된다. 갯벌을 가른 나무 다리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먼바다의 섬들이 진주처럼 봉긋봉긋 솟았고, 발 아래 물골마다 에메랄드 빛 바닷물이 들어 차 보석처럼 빛난다. 이런 물빛, 장흥에서도, 강진에서도 본 적 있다. 우리 청자가 이 물빛을 표현한 것이라 했던가. 저 물골 아래에 인어가 산다면 비늘은 필경 옥빛일 터다. 글 사진 신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압해도 송공항을 찾아가는 게 관건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에서 압해대교를 건너면 송공항이다. 철부선이 송공항에서 암태도, 팔금도 등을 오간다. 승객 3600원, 승용차(3000㏄ 이하) 1만 8000원. 평일에도 섬을 오가는 차가 많다. 특히 암태도 오도 선착장이 붐비는데, 제 시간에 가도 배를 놓치는 황당한 경우가 생긴다. 당연히 주말엔 더하다. 늘 이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송공항 271-0090. 섬에 들면 마을버스가 배 도착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 섬마다 개인택시도 많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새천년대교는 2017년 완공이 목표다. →잘 곳:일반 숙박업소와 펜션, 민박 등이 비교적 흔한 편이다. 각 섬의 면사무소에 알아보고 출발하는 게 좋겠다. 자은도의 경우 요즘 대파 수확을 위해 고용된 외국인 등 외지인이 많은 탓에 민박조차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드시 숙소를 예약한 뒤 찾아야 한다. 자은도 나무늘보펜션(010-9132-5459)이 깨끗하다. 갓 문을 연 데다 고급 침구류를 써 정갈한 느낌을 준다. 자은면사무소 뒤에 있다. 팔금도에서는 유성모텔(261-1223)이 알려진 편이다. →맛집:사월포횟집(271-3233)은 자연산 회를 파는 집이다. 거의 ‘미꾸라지만 한’ 멸치젓이 딸려 나오는 등 토속적인 반찬들도 맛깔스럽다. 요즘 횟감으로 좋은 제철 생선은 숭어다. 고향식당(271-4805), 수라간(246-5455), 솔식당(271-6200) 등은 삼겹살 등 주 메뉴 외에 백반도 판다. 반찬 가짓수가 어지간한 한정식집에 버금간다. 알아둘 것 하나. 섬에선 ‘예약이 필수’다. 면소재지에 있는 일반 식당의 경우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열지만 회 등을 파는 식당들은 오후 7시가 되기도 전에 문을 닫는 경우가 흔하다.
  • 트럼프 유세 긴급 취소, “이런 깊은 증오 처음 목도” 대체 무슨 일?

    트럼프 유세 긴급 취소, “이런 깊은 증오 처음 목도” 대체 무슨 일?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69)가 11일(현지시간) 저녁 시카고에서 계획 중이던 대중 유세를 보안 상의 이유로 긴급 취소했다. 트럼프는 ‘미니 수퍼화요일’을 나흔 앞둔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대강당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지지자들과 반대파 사이의 논쟁으로 폭력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더해 행사장 밖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들 간의 대치상태가 첨예화되면서 유세를 포기하고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트럼프의 대변인은 오후 6시 30분쯤 행사장 연단에서 “조금 전 시카고에 도착한 트럼프와 비밀경호국, UIC 측이 수만 명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오늘 밤으로 예정됐던 유세 일정을 다시 잡겠다”고 밝혔다. 시카고 ABC방송은 “약 1만 명에게 트럼프 집회 입장권이 배포됐고, 행사 취소 시점에 약 7000 명이 입장한 상태였다”면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건물 인근 여러 블록 아래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행사장 밖에서는 히스패닉계 유권자 1000여명이 트럼프의 ‘반(反) 히스패닉’ 막말 등에 항의하며 평화시위를 벌였고, 트럼프의 지지자들도 이에 맞섰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말싸움과 몸싸움이 일었고 일부는 연단에 뛰어 올라가 ‘안티트럼프’ 주장을 펼치다 강제로 끌려 내려온 뒤 주최 측이 행사 취소를 발표하자 행사장 안에 있던 트럼프 반대파들은 “우리가 트럼프를 멈추게 했다”고 소리치며 환호했다. 시카고 폭스뉴스는 “일부는 경찰에 연행됐고 유권자 2명과 경찰 1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있던 한 종교지도자는 트위터에 “이런 깊은 증오를 일생에 처음 목도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트럼프는 “미국이 분노 상태”라며 “꼭 나를 표적 삼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끓어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사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세를 취소했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13 총선 격전지] 서울 은평을

    [4·13 총선 격전지] 서울 은평을

    은평을은 9일 현재 서울에서 유일하게 4당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5선 아성’에 더불어민주당 임종석·강병원 예비후보, 국민의당 고연호 예비후보,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각각 도전장을 냈다. 서울 서북부 끝자락의 중산층·서민 베드타운인 은평을은 불광1·2, 갈현1·2동과 진관·구산·대조동을 포함하며, 기본적으로는 야권 성향이다. 최근 5~6년 새 은평 뉴타운에 20·30대 인구 유입도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 개인기로 다져진 지지기반이 견고한 ‘특이 지형’이다. 지역구 경계조정으로 야권표가 우세했던 역촌동을 은평갑에 떼어주며 여당이 좀더 유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2012년 19대 총선에선 야권 통합 바람이 이재오 의원을 위협했다. 야권 단일후보였던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는 1.2% 포인트(1459표) 차로 이 의원에게 석패했다. 최근 여론조사 역시 야권 후보 세 명의 총지지도와 이 의원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고 있다. 20대 총선도 야권 연대 여부, 현역 교체 열망이 막판 승패를 가를 2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선 이재오, 빈집엔 포스트잇 유세 이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신청자 면접을 치렀던 8일 오전에도 아침부터 구산동 일대를 훑었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나 홀로 자전거’ 행보를 하느라 닳아빠진 헌 운동화 대신 지난달 지역 주민에게서 선물받은 새 운동화를 신었다. 가정방문한 집이 비어 있으면 대문에 포스트잇 메모를 붙여 놓고 다음집으로 이동했다. 이 의원은 “은평을은 격전지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며 “정치를 시작한 은평에서 정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닥 민심을 다져 놓은데 대한 자심감이 묻어났다. ●연대파 임종석 “이재오 피로도 커” 파란 목도리를 두른 임종석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구산동 누오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했다. 영·유아 자녀를 둔 젊은 계층을 공략해 보육·교육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쌓은 경험·인맥을 재산 삼아 통일로 축을 따라 ‘통일로 경제밸리’를 만들겠다며 ‘박원순 키즈’ 꼬리표를 떨어내려고 했다. 임 예비후보는 “은평에 연고는 없지만 부시장 시절 구청장과 구정 협의를 하며 애정이 쌓였다”고 했다. 그는 야권 연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유권자들의 절대적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 이 의원에 대한 피로도가 높은 은평의 상황에서 야권 연대는 절대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식당 아들 강병원 “토박이인 내가” 같은 당 강병원 예비후보는 파란색 점퍼 차림으로 연신내역에서 길마어린이공원 쪽으로 이동하며 연신 명함을 내밀었다.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로 은평구 대성중·고를 졸업, 식모살이와 식당운영을 한 어머니 뒷바라지로 서울대를 나온 자수성가형이다. 그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운동권이면서도 토박이로 지역밀착형 후보임을 앞세웠다. 강 예비후보는 “새누리당에 대한 교체 열망도 높지만 주민들은 무엇보다 은평이 ‘아무나 내려오는 낙하산 지역’이라는 데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며 “토박이인 제가 낙점되면 단일화 물꼬도 쉽게 트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연호 “낙하산 더민주와 연대 못 해” 국민의당 고연호 후보는 유동인구가 많은 연신내역 앞 물빛공원에서 오후 인사에 나섰다. 건너편 상가 외벽엔 ‘진실한 사람 고연호’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고 예비후보는 10년간 몸담았던 더민주가 총선철마다 낙하산 후보를 내려보내 지역위원장인 자신을 밀쳐낸 데 대해 서운함이 아직도 커 보였다. 악수를 받아주는 주민들도 “이번엔 잘돼야 할 텐데”라며 아는 체를 했다. 그는 “머슴도 10년 부려먹으면 살림 차려 내보낸다더라. 그런데 (친정인) 더민주는 4년 전에 실패한 연대 전략을 또 들고 나온다”며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제남 “의정 활동 성적표 자신” 정의당 김제남 예비후보는 쌀쌀한 바람을 노란 점퍼와 어깨띠로 여미고 불광역 횡단보도에서 허리를 굽혔다. 그는 서울 지역에 출마한 당내의 유일한 현역의원이다. 김 의원은 “현역 의원을 심판하는 무대가 총선인데 제 성적표는 좋다”며 자신했다. 진보정당답게 연신·불광·대조 삼각상권 연계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시장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한 40대 주부는 김 후보에게 “그 (필리버스터) 토론했던 사람이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직장인 최일남(45)씨는 “이 의원이 20년 배지를 달았지만 은평에 기여한 게 없다”며 “새누리당만 아니라면 이번엔 누구라도 좋다”고 했다. 갈현동 길마공원에 산책 나온 김모(78)씨도 “세대교체를 할 때도 됐다. 젊은 사람이 한 번 바꿔줘야지”라고 말했다. 반면 불광2동 주민 송모(61)씨는 “골프도 술도 안 하는 이재오가 낫다”며 “야당 의원이 힘이 있겠느냐”고 했다. 대조시장에서 20년째 순대장사를 해 온 주모(67·여)씨는 “‘(이 의원이) 이번이 마지막인데 6선 달고 국회의장을 시켜줘야 한다’는 손님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돼지국밥과 육개장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돼지국밥과 육개장

    이젠 외국인들도 곰탕, 설렁탕, 삼계탕 등 우리 고유의 뜨끈한 탕반(장국밥)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제법 즐긴다. 하지만 아직은 눈치를 보며 손사래를 치는 게 돼지국밥과 육개장이다. 돼지국밥의 약간 비릿한 냄새, 육개장의 얼얼한 매운맛이 낯설 것이다. 돼지국밥은 돼지 뼈와 머릿고기 등으로 곤 육수에 내장 등 잡육을 숭덩숭덩 썰어 넣고 끓이며 밥을 토렴해 먹는다. 토렴이란 밥을 담은 그릇에 국물을 부었다 빼는 것을 반복하면서 탱글한 밥알에 국물이 배도록 하는 조리법이다. 국밥에는 삶은 잡육을 삼베 보자기에 싸서 누른 뒤 가지런히 썬 제육편육을 넣기도 한다. 여기에 새우젓, 부추, 양파 등을 곁들인다. 본래 순대를 넣으면 순대국밥이라고도 하지만 순대는 만들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부산 등 경남 지역에선 머릿고기와 오소리감투라는 별칭을 지닌 위장, 허파, 염통, 간, 곱창 등을 넣는다. 이를 또는 내장국밥이라고도 한다. 육개장은 본래 개고기와 대파, 고춧가루 등으로 땀을 흠뻑 내면서 즐기던 보양식이었다. 개고기는 식용을 하는 데 호불호가 갈리니까 조선 후기 궁중 등에서 소고기의 양지머리로 대체됐다. 마늘, 숙주, 부추, 고사리 등 약성이 강한 채소에 고춧가루와 고추장, 고추기름을 넣고 팔팔 끓인다. 오래전부터 한반도 북부와 만주에서 주로 사육되던 돼지가 갑자기 남쪽인 부산에 나타나 돼지국밥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더 아래로 내려가 제주나 오키나와에 돼지가 등장했던 사연은 무엇일까. 우선 6·25전쟁 직후 부산엔 함경도에서 배를 타고 남하한 피란민이 많았다. 돼지국밥이나 순대는 그들의 고유 음식이다. 부산에 밀집된 미군 부대에서 돼지고기의 안심, 등심 등 질 좋은 살코기를 제외한 뼈나 잡육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실향민들이 고향의 맛으로 재현했다. 1960~70년대엔 경제 부흥기를 맞은 일본에서 돼지고기의 등심과 안심으로 만드는 돈가스가 유행한 덕분에 김해 등지에 수출용 축산단지가 조성되기도 했다. 제주 북부의 삼성혈에는 선사 시대에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라는 3명의 신이 땅에서 솟구쳐 탐라왕국을 건국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을나’는 고구려의 고위 직함이다. 고씨는 고구려 왕족이고, 양씨는 양만춘 장군처럼 중국 요동 지방의 군벌 세력이다. 또 부씨는 평양의 지방 토호 세력이다. 고구려 역사에서 서로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던 3개 집안의 어떤 이와 그 식솔이 제주에 느닷없이 등장한 것은 본국의 변란을 피해 망명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발해만에서 배를 타고 남하하면 제주 북부에 닿는다. 이때 고향에서 즐기던 돼지고기가 함께 전해졌을 것이다. 오키나와의 돼지 불고기는 제주 등에 머물다가 추격을 피해 탈출한 몽골 저항군 삼별초의 후손들에 의해 개발됐을 가능성이 있다. 소고기는 남하한 돼지고기와 달리 벼농사가 발달한 아시아 남방에서 북상했다. 조선 시대에 한양에선 소고기를 먹었으나, 평양 등에선 돼지고기를 즐겼다. 일제강점기 때 경북·대구에는 소 사육장이 많았다. 골목의 허름한 가게에서 손마디가 굽은 주인 할머니가 말없이 국자로 퍼주는 돼지국밥이나 육개장이 언젠가는 그 시대 주인공들의 입맛에 맞게 바뀌겠지만, 음식 문명의 뿌리는 꼭 흔적을 남긴다. kkwoon@seoul.co.kr
  • 전북, 10년 만의 亞 정상 향한 포효 시작

    전북, 10년 만의 亞 정상 향한 포효 시작

    ‘이동국 결승골’ FC도쿄에 2-1 승리…고무열·로페즈 등 이적생 활약 돋보여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전북이 고무열과 이동국의 전·후반 릴레이골을 앞세워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전북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도쿄와의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9분 고무열의 선제골과 후반 38분 이동국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 김신욱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김보경, 슈틸리케호의 오른쪽 풀백 김창수, 호주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파탈루, K리그 ‘영플레이어’ 고무열 등을 영입해 막강 전력을 꾸린 ‘스타 군단’답게 시즌 첫 공식 경기부터 이적생들의 화끈한 플레이가 돋보인 전북은 이로써 10년 만의 아시아 패권을 위한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2006년 첫 정상에 오르고 2011년 결승에 진출했던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선발 명단 11명 가운데 파탈루, 김창수, 고무열, 임종은, 김보경, 로페즈 등 6명의 ‘이적생’을 선발로 내세웠다. FC도쿄는 지난 시즌 J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올라왔지만 지난해 J리그 실점 3위의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이동국을 원톱에 세우고 고무열-로페즈를 양 날개로 가동시켜 공격을 전개한 전북의 선제골은 이적생 공격수 고무열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39분 중원에서 ‘마르세유 턴’으로 수비진을 따돌린 김보경이 건네준 공을 로페즈가 벌칙지역 중앙 왼쪽에 버티던 고무열에게 다시 찔러 줬고, 고무열은 이를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꽂았다. 후반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전북은 두 차례 실점 위기를 넘긴 뒤 18분 로페즈를 빼고 김신욱을, 23분 김보경 대신 이종호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추가골의 주인공은 이동국이었다. 32분 골키퍼 선방에 막혀 흘러나온 공을 노리고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무위로 돌린 이동국은 6분 뒤인 38분 이재성이 내준 패스를 벌칙지역 왼쪽에서 잡아 오른발 터닝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북은 후반 42분 FC도쿄의 아베 다쿠마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기어코 1골 차 승리를 확정했다. 태국 부리람주 I-모바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첫 경기에서는 3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리는 FC서울이 4골을 폭발시킨 이적생 아드리아노의 활약에다 복귀생 데얀, 이석현이 한 골씩을 보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를 6-0으로 대파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관절 질환 우습게 봤다간 큰 코, 관절 수술 잘하는 정형외과는?

    관절 질환 우습게 봤다간 큰 코, 관절 수술 잘하는 정형외과는?

    관절 질환은 많은 직장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다. 가장 흔한 것이 어깨 관련 관절 질환인데, 장시간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의 경우 잘못된 자세로 인해 석회화 건염이나 오십견 등의 어깨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석회화 건염은 어깨 힘줄에 석회가 생기는 질환으로 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롭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젊은 층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어깨관절의 관절낭이 오그라들면서 발생하는 오십견은 통증과 함께 어깨 사용 범위를 축소시켜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 직장인이나 자주 걸어야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무지외반증, 발목인대파열, 퇴행성 관절염 등 무릎, 족부 관련 관절 질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중에서도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면서 관절을 둘러싼 조직이 부어 통증을 느끼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수술이 복잡해진다. 정형외과 전문의 새길병원 이대영 대표 원장은 “실내에서 업무를 하는 직장인이나 외부 활동이 많은 직장인 모두 관절 질환의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절 질환으로 고통을 느끼면서도 시간이 없어 그냥 방치해 두는 직장인들이 많은데, 이는 더 큰 고통과 치료를 불러온다”며 “통증 발생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질환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영등포 정형외과, 여의도/당산역 정형외과로 소문난 새길병원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일일 수술과 당일 입퇴원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는 병원이다. 비혈관적 수동술(오십견), 관절경을 통한 석회제거술(석회화 건염), 무지외반증 교정술, 발목인대 강화술 등으로 직장인들의 관절 질환을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재발을 막아준다. 무엇보다 일일 수술 시스템을 통해 직장인들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새길병원의 일일 수술절차는 ▲외래진료 후 당일 수술결정 ▲상담 후 수술 전 검사진행 ▲입원수속 ▲수술 및 회복 ▲퇴원 등의 순서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또한 새길병원은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해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내과 등의 의료진이 서로 협업을 통해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1:1 개인별 증상 및 원인을 찾아 맞춤 치료를 진행해 환자들 사이에서 관절 수술 잘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대영 원장은 “의료계의 상업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환자와 인간적으로 소통하고 환자의 아픔을 가족처럼 공감하는 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의 질환을 정확히 이해하고 돕는 병원, 환자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병원, 환자가 질환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병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형외과 관절 전문의 새길병원 이대영 원장은 시사매거진이 선정한 100대 명의에 선정된 바 있으며, 탁월한 수술실력과 더불어 환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차별화된 진료 철학을 가지고 새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분열과 동맹 파기의 대가

    [고전으로 여는 아침] 분열과 동맹 파기의 대가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세 차례의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하고 난 기원전 5세기 중엽 평화와 번영을 구가했다. 하지만 눈앞에 있던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내부에서 새로운 위기가 싹텄다. 그리스 전체의 패권을 잡기 위해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격돌한 것이다.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민주정을 추구하던 아테네가 주축이 된 아테네 동맹과 과두정을 채택한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뭉친 펠로폰네소스 동맹으로 나뉘어 대립했다. 두 진영이 각 정치체제를 확장해 나가면서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BC 404)을 불러왔다. 투키디데스(BC 460?~BC 400?)는 이 참화를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증언했다. 전쟁은 온갖 무자비한 살상과 파괴를 낳았고 숱한 도시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아테네의 혈맹인 그리스 중부 지방의 도시 플라타이아는 중부 지방 보이오티아 연맹의 맹주인 이웃 도시 테베와 맞섰다. 스파르타와 동맹을 맺은 테베는 아테네가 다른 전선에 몰두하는 동안 오랜 앙숙인 눈엣가시 플라타이아를 계속 공격했다. 테베의 줄기찬 공략과 회유에 지친 플라타이아의 유력자들은 아테네와의 동맹을 파기하고 몰래 테베와 평화협정을 맺고는 성문을 열어 테베인들을 받아들였다. 뒤늦게 테베인의 세력이 크지 않음을 알게 된 플라타이아인들은 성안의 테베인들을 살해했지만 상황을 돌이킬 수 없었고 결국 테베의 동맹국 스파르타군의 봉쇄 작전에 굴복했다. 스파르타인들은 항복한 플라타이아인들을 모조리 붙잡아 약식재판에 회부했다. 재판관들은 스파르타와 그들의 동맹군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느냐는 짧은 질문을 던지고, 그런 적이 없다고 대답하는 자를 모두 죽였다. 투키디데스는 이 참극들이 지도층의 ‘탐욕과 야심에서 비롯된 권력욕’에 기인했다고 말한다. “정파 지도자들이 반대파를 누르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극단적인 잔혹 행위를 일삼았으며, 정의나 국익 대신 그때그때 자신이 속한 정파를 즐겁게 해 주는 것만을 행동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플라타이아는 아테네의 동맹국이 된 지 93년 만에 처참하게 끝장났다. 시민들의 분열과 동맹 파기의 대가였다. 적을 앞에 두고 내부 분열보다 무서운 적은 없다. 한·미 동맹과 북·중 동맹이 부딪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흘려들을 얘기가 아닌 듯싶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아직 늦지 않았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아직 늦지 않았다

    임진왜란 무렵 경상 감사(한효순으로 추정)가 일본 대마주 태수 도요토미 요시토시(豊臣義智)에게 보낸 답신에 나오는 말입니다. 한반도를 초토화시킨 대전란은 일단락되었지만, 아직 전운이 감돌던 당시, 중국이 나서서 양국의 화친을 추진하는 중이었습니다. 도요토미 요시토시가 보내온 편지 내용은 전란의 책임을 일본 본토와 우리나라에 전가하기에 급급하고, 구구절절 자신들의 무죄를 변명하여, 오직 차후의 불이익을 모면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경상 감사는 질책을 최대한 자제하고 시종 회유하는 말로 일관하다가, 앞의 구절로써 일침을 놓고 글을 맺었습니다. 처음의 실수를 나중에 만회하는 것을 ‘상유지수’(桑楡之收)라고 합니다. 이는 중국 동한 때 풍이(馮異)가 적미(赤眉) 군사를 효산 아래에서 대파하자 광무제가 치하하는 글을 내리기를 “동우에서는 잃었지만 상유에서 거두었다고 할 만하다” 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합니다. 동우(東隅)는 동쪽 모퉁이로 해가 뜨는 곳이고, 상유(桑楡)는 뽕나무와 느릅나무로 이들 나무 끝에 서쪽 해가 남아 있다고 하여 해가 지는 곳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동우와 상유는 일로는 처음과 끝이 되고 인생으로는 초년과 노년이 되므로, 옛사람의 글에 다양한 의미로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한효순(韓孝純·1543∼1621)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면숙(勉叔), 호는 월탄(月灘), 본관은 청주.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왜군을 격파하고 군량을 조달하였다. 통제사 이순신과 함께 수군 강화에 힘썼으며 전선을 만들어 해상 방비에 공을 세웠다. 경상도 관찰사, 순찰사 등을 거쳐 좌의정에 이르렀다. 오세옥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보다 상세한 내용은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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