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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보수연정 휘청 조기총선론 솔솔

    설마하던 내부의 반란이 현실화되면서 유럽을 호령하던 독일 여걸, 앙겔라 메르켈(56) 총리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대통령 간접선거에서 크리스티안 불프(51)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자민당 등 연립정권이 내세운 불프 당선자는 연방총회의 3차 투표에서 623표를 얻어 494표를 얻은 사민당·녹색당 연합의 요아힘 가우크(70) 후보를 이겼다. 선거를 앞두고 제기됐던 연립정권의 내분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메르켈 리더십에 큰 상처 불프 당선자를 지지한 연립정권은 과반수(623석)를 훨씬 뛰어넘는 644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1, 2차 투표에서 600표와 615표씩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가우크 후보는 각각 499표와 490표를 얻었다. 또 다른 후보였던 좌파당의 루프 요힘젠(74) 후보는 1, 2차 투표에서 126표와 123표를 받은 뒤 사퇴했다. 과반수 득표에 실패함에 따라 결선투표인 3차 투표까지 치른 것이다. 요힘젠 후보가 가우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면 결과가 바뀔 수도 있었던 처지였다. 그러나 좌파당은 “가우크 후보가 보수적”이라면서 3차 투표에서 대부분 기권했다. 독일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선거 결과에 대해 ‘메르켈의 창피’, ‘메르켈의 처형식’이라는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메르켈 총리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겨졌던 선거였던 만큼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1949년 이후 열린 13차례의 독일 대통령 선거에서 3차투표까지 간 사례는 이번을 포함해 단 세차례에 불과하다. ●자민당 연정이탈 가능성 제기 1, 2차 투표결과에 충격을 받은 메르켈 총리는 3차 투표 직전 독일 축구대표팀을 주제로 연설하며 대의원들의 이탈을 막는 데 애썼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대표팀은 남아공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세르비아에 패했지만 결국 16강에 올랐고, 잉글랜드를 대파했다.”면서 “이제 우리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불프 후보의 당선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가 연정 내부의 불협화음을 그대로 노출시켰다면서 연정 붕괴, 조기 총선, 메르켈 퇴진 등의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dpa통신은 “그리스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메르켈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한 데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투표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일간지 빌트는 “메르켈 총리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고, 정국이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고 관측했고, 슈피겔은 “선거 결과는 메르켈 최대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의 이탈표가 대부분 자민당에서 나왔고, 최근 자민당이 연정 내부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을 들어 자민당의 연정 이탈이나 자민당 당수의 교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獨 30일 대선… 메르켈 시험대에

    ‘유럽연합(EU) 수호의 투사’를 자임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시험대에 오른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가 실시하는 대통령 선출 표결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립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결 결과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조기퇴진이나 연정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독일 의회의 대통령 선거에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의 집권 연정이 지지하는 크리스 티안 불프(50) 니더작센주 총리와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지지하는 요아힘 가우크(70) 전 슈타지 문서관리청장, 좌파당의 루크 요힘젠(74) 후보가 출마했다. 당초 연방 하원의원 및 같은 수의 16개 주의회 대표 등 총 1244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선출기구 ‘연방 총회’ 대의원 구성상으로는 불프 후보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집권 연정은 과반수(623석)를 훌쩍 넘는 644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사민당과 녹색당은 462명, 좌파당은 124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외신들은 연정 소속 대의원들의 ‘반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연정 지도부에 불만을 가진 기민당, 기사당, 자민당 대의원 중 일부가 가우크 지지를 천명하고 나서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작센주 대의원으로 선정된 3명의 자민당 대표는 “가우크에 투표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일부 기민당 의원들은 가우크의 유세를 따라다니고 있다. 독일 대통령 선출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를 하고, 여기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3차 투표에서 최다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로이터는 “3차투표까지 갈 경우 좌파당의 표가 가우크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설사 불프가 당선되더라도 연정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도 연정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우크 후보는 59.8%의 지지를 얻어 29%인 불프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특히 독일 국민 48%는 “불프 후보가 낙선되면 연정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연정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극도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는 “독일 국민들은 실권은 없지만 나라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하며, 이런 이유로 메르켈의 측근인 불프보다는 청렴한 이미지를 가진 가우크를 보다 적합한 인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사민당의 토마스 오퍼만 원내의장은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우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며 “가우크가 인기를 끈 것만으로도 큰 정치적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윤대 회장, 임기 채워야 한다/주병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어윤대 회장, 임기 채워야 한다/주병철 경제부장

    최근 금융계 안팎의 눈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게 쏠려 있는 듯하다. 내달 13일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이 되는 어 내정자가 어떤 행보를 내보이느냐에 따라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 내정자의 임기는 3년이다. 어 내정자로 정해진 것은 KB금융지주 내부적으로는 적잖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옛 국민·주택은행을 통합한 2001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KB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지냈거나 재임하고 있는 사람은 3명이다. 이들 가운데 초대 행장은 김정태 전 동원증권 사장이었고, 2004년부터는 강정원 행장이다. 김 행장은 증권 출신이고, 강 행장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현지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해외파다. 2008년7월 출범한 KB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을 지내다 중간에 물러난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또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면서 해외파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금융권을 장악했던 5대 시중은행인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 시대가 마감하고 우리·신한은행 등과 함께 리딩뱅크로 급부상한 국민은행의 행장과 회장은 불행히도 마무리가 개운치 않았다. 김 행장은 주주중심의 경영기치를 내걸고 정부에 반기를 들다 중도 하차했고, 황 회장 역시 우리은행장 시절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 강 행장 역시 지주 회장 후보로 추천된 지 2개월 만에 이사회의 불공정 시비에 휘말려 철회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들은 은행권에 증권 출신이 들어와 시장질서를 어지럽혔다는 비난과 ‘대단한 줄 알았던 해외파도 별볼일 없네.’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반면 어 내정자는 국내에서 공부한 토종 CEO에 속한다. 게다가 시장에서 진두진휘해본 경험도 없다. 이를 두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은행장이 되는 데 은행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만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어 내정자는 자신을 둘러싼 불안감을 털어내고 리딩뱅크 CEO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그런 점에서 어 내정자는 몇 가지 점을 분명히 밝혀둬야 한다. 우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중도에 물러나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MB(이명박 대통령)정부 실세인 어 내정자가 그동안 이런저런 매력적인 곳에 지원했거나 언론에 오르내린 점을 두고 언제든 다른 자리로 또 옮길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어 내정자 스스로 KB지주 회장으로 추천된 데 대해 ‘행복한 선택’이 아니라 ‘용감한 선택’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이 그동안 밝혀온 KB금융지주에 대한 비전도 재확인해 줘야 한다. 간헐적으로 자신의 비전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여전히 어 내정자의 속내를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래서 좀더 구체적으로 비전의 실천 일정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접을 위한 비전은 어디까지인지, 실천에 옮기기 위한 비전은 어디까지인지를 알려줘야 시장의 충격이 덜할 수 있다. 강 행장 등의 거취와 차기 행장 인선 등에 대한 구상도 마찬가지다. 차기 행장은 내부에서 뽑기로 하고, 전·현 행장 등을 통해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역시 차기 행장의 기준과 범위를 좀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전·현 부행장들은 지금 행장 후보가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어 내정자를 도왔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 내정자가 회장 후보로 내정된 15일 이후 KB금융지주는 외국인의 잇단 매도로 주가가 줄곧 떨어진 이후 지난 주말 이후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5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어 내정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부족한 탓이 아닌가 싶다. KB지주를 ‘금융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고 한 어 내정자의 다짐이 헛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bcjoo@seoul.co.kr
  • [서울광장] 민심의 바다 얕보지 말라/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민심의 바다 얕보지 말라/이춘규 논설위원

    민심의 바다는 넓이와 깊이를 측정하기 어렵다. 6·2지방선거 결과는 민심의 절묘한 선택이었다. 낡은 상식으로는 민심에 다가서지 못한다. 국민의 마음, 민심을 얕보다가는 큰코를 다치게 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키기 힘든 공약으로 국민을 현혹해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끌었던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결국 집권 8개월 만에 바닥이 드러나 퇴진했다. 세상 민심은 무섭지만 현명하기도 하다. 오만을 용납하지 않지만 예방주사도 놓아준다. 누구의 독주도 허락하지 않는다. 특정 세력이 오만하면 매섭게 심판한다. 한쪽으로 기울면 균형을 잡아준다. 1997년 정권교체가 그랬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압도적 당선도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참여정부 심판이었다. 그 민심이 지방선거로 경보음을 냈다. 국민들은 냉정하다. 과거 대중매체가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엔 민심이 조작의 대상이 된다고 인식됐다. 이제 민심은 누구도 조작할 수 없다. 국민은 북풍에도, 노풍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집권세력을 무섭도록 냉철하게 평가해 성적을 매긴다. 독주하던 여당을 견제했다. 민주당을 택한 게 아니라 제1야당에 힘을 보태 여당을 견제하게 했다. 차기 대권경쟁도 적절한 균형을 잡아줬다. 지난 6·2지방선거는 ‘낡은 상식’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주었다. 전통적인 여론조사 기법에 의지했던 기성 언론과 제도 정치권은 바닥민심을 읽어내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 집권 2년의 종합성적표를 토대로 정치권, 제도권 언론에 민심의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기성언론과 정치권력이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려 해도 결코 이끌려가지 않았다. 국민은 기성언론보다, 정치권보다 몇 걸음이나 앞서갔다. 상식은 진화한다. 개인이나 조직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상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낡은 상식을 고집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지방선거가 입증했다. 한 대학교수는 “기성언론과 정치권은 유권자를 계몽의 대상으로만 여겼다. 낡은 상식에 안주하는 오만함의 극치였다. 오히려 국민은 투표로 이런 기득권세력을 계도했다.”고 분석했다. 여러 대학교수들을 만나 민심의 흐름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젊은이들의 인증 문화에 대해 들었다. 그들에 따르면 변화무쌍한 대학생들은 사생활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다. 비밀스러운 사생활은 추구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을 친구들이나 또래들로부터 인증받으려 한다. 개념 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투표하고, 인증받으려 한 것이 위력적인 인증샷이다. 기성세대는 이러한 젊은 표심의 변화를 놓쳤다. 21세기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20세기의 낡은 상식으로 신세대를 이끌려 한다. 여당은 신세대가 보수화한 것으로, 야당은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봤지만 둘 다 틀렸다. 달동네에서 야당이 강하다는 상식이 바뀌며 표밭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낡은 상식에 새로움을 입히자. 진보도 보수도 낡은 상식에 매달리면 유권자의 버림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일본을 보자. 어린이 수당 등 진부한 대중영합주의로 정권을 교체했던 민주당 하토야마 총리는 초기 지지율이 70%대였다. 이후 공약의 허구성에다 우왕좌왕하던 오키나와 후텐마기지 문제, 정치자금 문제로 민심이 이탈해 10%대로 추락했다. 결국 퇴진하며 국민들에게 대등한 미·일관계 실현을 외쳤지만 민심은 냉랭했다. 55년 전 일본 총리였던 그의 할아버지 이치로도 자주외교, 자주헌법, 자주방위를 추구했지만 뜻을 못 이루고 물러났다. 일본에서처럼 잠깐 국민의 눈을 가릴 수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침묵하는 다수, 민심의 정치적 집단사고력은 놀랍다. 아무리 조종하려고 해도 안 된다. 계몽하거나 유도할 수 있다는 낡은 상식으로는 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심의 바다를 얕보지 말라. 그것이 6·2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낸 준엄한 경고다. taein@seoul.co.kr
  • [사설] 당·정·청 쇄신, 네탓 말고 뼈 깎는 자성부터

    여권이 6·2 지방선거 참패로 심판한 민심을 아직도 헤아리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중지란에 빠지고 심지어 권력투쟁의 양상까지 노출하는 행태는 민의를 거역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 앞서야 하는 게 온당함에도 불구하고 당·정·청 어느 한 곳도 그런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로를 헐뜯고 서로에게 칼을 들이대는 처사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남의 무덤을 밟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시도하는 것은 공멸로 이어질 뿐이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절반이 연판장에 서명하고 청와대 참모진의 전면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들의 쇄신 주장에 수긍이 가는 부분이 없는 게 아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나 국정운영 방식 전환, 수평적 당·청 관계 구축, 4대강과 세종시 문제에 대한 민심 수용 등은 검토돼야 할 사안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물론이고 나머지 의원들도 선거 전엔 뭘 했는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쇄신파와 자성파, 청와대 엄호파로 갈라진 분열상을 치유하고 한몸이 되어야 한다. 정운찬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적 쇄신 건의를 하려다가 불발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친이 측근 인사가 이른바 거사설로까지 표현되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를 흘렸다고 전해진 것이 사실이라면 순수한 의도는 아닐 것이다. 무너진 위계질서를 바로 세우고 권력투쟁으로 번지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청와대 역시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게 한 핵심 참모들이 있다면 좌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내몬다면 마녀사냥식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청와대 수석들은 일괄 사표를 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재신임하면 된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정·청은 양날의 칼을 든 심정으로 국정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 그 칼을 잘못 휘두르면 스스로도 다친다. 이런 자해행위를 멈추고 먼저 반성한 뒤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게 민심을 따르는 도리다. 한나라당은 어제 가동된 비대위에서 총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전에 의원 전원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도 내놓고 새 다짐을 할 필요도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역시 그런 자세가 요구된다.
  • 청와대를 바라보는 두 시선

    청와대를 바라보는 두 시선

    ■ “靑참모진 재보선前 개편을” 與 정태근 의원 ‘민본21’명의 성명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8일 “정무·홍보·민정·국정기획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내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정 의원은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명의로 ‘변화를 위해 이제는 행동할 때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낸 뒤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국정쇄신의 출발은 청와대 수석들에 대한 개편이고, 그 시기도 7·28 재·보선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수평적 당·정·청 관계 정립을 위해 청와대는 더 이상 당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청와대의 국정운용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 들리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발언은 대단히 안이하고, 당의 쇄신 흐름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은 “내각 개편 요구는 조금 더 있다가 하겠다.”며 정운찬 국무총리의 퇴진도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당의 쇄신과 관련, “당이 쇄신하는 과정으로 새 지도부 구성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서도 “당·정·청 혁신을 위해 선거 패배의 책임이 큰 사람들은 자숙하고, 불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 역시 소위 친이계의 핵심으로서 이제까지의 과정에 책임이 있는 만큼 출마할 생각이 없고, 정두언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민본21’ 다수가 예정대로 하자는 쪽”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靑 제대로 쇄신할 시간 필요” 친이 김영우 의원 세대교체론 반대 한나라당 친이계인 김영우 의원은 8일 “청와대의 인적 쇄신은 반드시 필요하며, 그 규모도 국민들이 만족할 수준인 중폭 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근본적인 패인은 당에 있지만, 정부와 청와대가 왜 잘못한 게 없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쇄신 시기에 대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쇄신파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개혁을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청와대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거 패인과 관련, “경기도당 공심위원을 맡으면서 지켜보니 당시 당협위원장들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행태가 너무 심하더라.”면서 “이 때문에 공천이 늦어져 후보들이 선거 운동을 제대로 못했고, 이에 따라 당이 낙천자들의 불만을 충분히 해소할 시간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도가 50% 이상이면 선거 승리를 위한 기본 여건은 갖춰져 있었던 것”이라면서 “당이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했고, 안보 말고는 마땅히 유권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공약도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쇄신파 의원들이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지도자는 나이가 아니라 어떤 가치와 철학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 절차를 통해 수습해야 하고, 4대강은 구역별로 속도조절은 할 수 있지만 사업을 접으란 것은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쾰러 獨대통령 전격사임

    쾰러 獨대통령 전격사임

    호르스트 쾰러(67) 독일 대통령이 31일 최근 독일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한 발언 파문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대통령이 임기 중간에 사임하기는 처음이다. 후임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는 옌스 뵈른젠 상원의장이 권한 대행을 맡는다. 대통령궁은 성명에서 “쾰러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최근 아프간 파병 관련 발언에 대한 비판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아프간을 전격 방문했던 쾰러 대통령은 도이칠란트 라디오 쿨투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포함(砲艦) 외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포함외교’는 분쟁 당사국의 한쪽이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다른 나라에 함대를 파견하여 압력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외교 정책으로 흔히 정치 강대국이 쓰는 수단인 탓에 ‘무력외교’로도 불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출신인 쾰러 대통령은 라디오 인터뷰 때 “독일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예를 들어 자유무역 루트를 지키고 무역·고용·수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지역 불안정을 막기 위해 긴급시 군사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밝혔었다. 발언이 알려지자 나치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데다 아프간 파병에 부정적인 독일의 여론이 악화되면서 쾰러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다. 쾰러 대통령은 발언과 관련, “아프간 파병이 아니라 소말리아 해적을 막기 위한 해상경계를 염두에 둔 말”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비판의 소리는 잦아들지 않은 탓에 결국 사임 카드를 꺼냈다. 기민당 출신인 쾰러 대통령은 지난 2004년 7월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지난해 5월 재선에 성공했다. 쾰러 대통령은 좌우를 아우르는 포용력과 식견으로 국민들에게 높은 신뢰를 받아왔었다. 특히 재선 이후 독일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날카롭게 지적, ‘큰 정치가’로서 위상도 굳혔다. 지난 2월에는 한국을 방문,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의 협의를 논의한 동시에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긴밀히 협의하기로 약속했었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대외적 국가원수로 권한이 제한돼 있지만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인지 결정하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지금이 진짜 위기” 이건희회장 경영복귀

    “지금이 진짜 위기” 이건희회장 경영복귀

    이건희(68) 전 삼성그룹 회장이 거의 2년 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 부사장은 24일 “이건희 회장이 오늘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의 복귀는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22일 퇴진을 선언한 이후 23개월 만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24일 이 회장에게 전달하고, 이 회장이 한 달여간 고심한 끝에 어제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사장은 “사장단이 도요타 사태를 지켜보며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면서 “경영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 회장에게 복귀를 요청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 자신도 이날 삼성그룹 공식트위터(@samsungin)를 통해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이 회장의 복귀에 맞춰 사장단 협의회 산하의 업무지원팀과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브랜드관리실과 윤리경영실 등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 특검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해 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단독 사면을 받고 경영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부사장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나 등기이사가 아닌 회장직으로 복귀하는 만큼 주주총회 등 별도의 절차는 거치지 않는다. 김경운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오렌지/박대출 논설위원

    오렌지는 감귤류의 일종이다. 운향과(芸香科, Rutaceae) 귤속(橘屬, Citrus)에 속한다. 인도가 원산지라고 한다. 말레이 열도라는 주장도 있다. 당분이 7∼11%, 산이 0.7∼1.2% 들어 있다. 100g 중 비타민C가 40∼60㎎이나 되고 비타민A도 풍부하다. 브라질이 세계 1위의 생산국이다. 50∼80년 넘는 나무도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세계 생산량은 연 3600만t 정도다. 네덜란드는 오렌지 나라다. EU에 상당량을 공급한다. 오렌지군단은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애칭이다. 3색 국기에도 오렌지색이 있었다. 스페인과의 독립전쟁 때 오렌지공 윌리엄의 깃발이 유래다. 바다에서 식별하기 어려워 빨간 색으로 바뀌었다. 2004년 11월 우크라이나에 오렌지혁명이 일어났다. 빅토르 유셴코는 오렌지를 상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지자들은 서로 오렌지를 선물했다. 그러나 올 대선에선 역전됐다. 권력 다툼을 국민들이 심판한 결과다. 당시 패배한 빅토르 야누코비치는 오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오렌지는 식단에서도 환영받는다. 한 포털사이트엔 요리법이 3314개나 실려 있다. 이미지는 상큼, 달콤이다. 긍정을 깔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는 오렌지 주스로 건배도 했다. 유독 한국 정치인과 연결되면 바뀐다. 부정이 깔려 있다. 비아냥이 되고, 모욕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때도 그랬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오렌지를 ‘아륀지’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이 원조 격이다. 16대 국회 때 일부 386의원들은 오렌지로 빗대어졌다. 홍준표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은 “오렌지 386도 물갈이 대상”이라고 했다. 정형근 전 의원은 자신의 퇴진을 주장한 386에게 ‘오렌지족’이라며 반격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주성영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 이해찬 전 총리를 ‘오렌지 좌파’라고 공격했다. 논란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연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오렌지 시장’이라고 했다. 둘 다 386 출신들이다. 한라봉은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이다. 한국에 맞게끔 토착화됐다. 남경필 의원은 한라봉을 자처한다. 이젠 386이 아니라 486이다. 중진 4선에 걸맞게 진화를 시도 중이다. 세종시 정국에선 중도파로 절충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란 말이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그보단 지화위귤(枳化爲橘)이 더 낫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닐까. 괜한 오렌지 논쟁 대신에.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美-中, 해킹 공방전 2라운드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해킹 실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중국 언론이 즉각 반박하는 등 양국 언론들의 ‘대리전’까지 치열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까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자 1면과 10면에 ‘해킹인민공화국’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해킹 실태를 다뤘다. 신문은 지난 2006~2007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판다 바이러스’를 만든 해커 리쥔(李俊·27)의 사례를 들며 중국 내 사이버범죄 네트워크를 집중조명했다. 중국의 해킹 조직은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해커마다 전문화된 분야가 있고, 다단계판매 네트워크나 피라미드 조직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신문은 정부기구의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9일자에서 구글 해킹사건 조사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과 산둥(山東)성의 란샹(翔)고급기공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란샹고급기공학교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컴퓨터 전문가 훈련기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발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대학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뉴욕타임스가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 대변인은 “요즘처럼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IP 주소가 일치한다는 이유로 그같이 주장하는 것은 객관성과 균형감을 상실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란샹고급기공학교의 당 서기도 인민해방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두 학교의 해킹 연관성 부인 주장을 게재했다. 구글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이 이미 정부 차원에서 한 차례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해킹 진원지에 대한 미국 측의 자체 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도 주목된다.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한 달라이 라마는 19일 미국 ‘민주주의재단’이 마련한 메달 수여식에 참석,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집권 공산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회주의보다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동안 달라이 라마가 중국 지도부에 대해서는 비난 발언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진전이 없는 중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아직까지 달라이 라마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과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수출에 이어 해킹 논란까지 다시 불거져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tinger@seoul.co.kr
  • ‘2월 인사설’ 술렁이는 검찰

    지난해 8월 인사 이후 6개월 만에 ‘2월 인사설’이 흘러나오면서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7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 수요가 있고, 인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었지만, 6월 지방선거의 과열·혼탁 양상에 대비해 검찰이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점과 대전고검 차장 등 공석인 검사장 자리가 있기 때문에 2월 인사설이 불거졌다. 법무부는 8일 이 법무장관의 발언을 “일반적인 내용의 답변”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검찰 안팎에선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 장관은 “순환보직 인사를 할 경우 (검사장급 검사가) 퇴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엄격한 보직서열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 장관의 말이 액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순환보직, 즉 동일한 검사장급 자리로 수평이동해도 당사자가 ‘좌천성 인사’로 받아들이면 사표를 내는 등 공석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검찰의 순환보직 인사는 대부분 승진인사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촉발된 지난해 8월의 갑작스러운 인사로 지방 검찰청이나 지청으로 발령났던 검사들과 검사장 승진을 앞둔 검사들은 2월 인사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당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검사들은 하나같이 “6개월짜리 인사”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당시 대검이나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했던 검사들은 인사에 대한 언급을 삼갔고, 검사장급 검사들 일부는 어떤 형태의 인사라도 퇴진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눈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코뼈 부러진 伊총리… 위기탈출 호재되나

    ‘스캔들 제조기’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3) 이탈리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고향인 밀라노 광장에서 시위자가 던진 조각상에 얼굴을 맞아 피투성이가 됐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와 BBC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집회에서 연설한 뒤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사인을 하던 도중 반대편 시위대에서 날아온 조각상에 맞아 쓰러졌다. 이탈리아 국영TV는 그가 피습 뒤 눈과 코, 입술에 피를 흘리며 승용차에 급하게 오르는 모습을 방영했다. 잠시 뒤 차에서 내려 시민들에게 괜찮다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차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인근 산라파엘레 병원으로 옮겨진 베를루스코니는 응급처치와 각종 검사를 받은 뒤 의사의 권유로 하루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병원 대변인 파올로 클룬은 “날아온 조각상에 맞아 심각하게 멍이 들었다.”며 “코와 치아 2개가 부러졌고 입술 안팎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의 주치의인 알베르토 장그릴로는 완치하려면 몇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 마시모 타르타글리아(42)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금속으로 된 두오모 성당 모형을 던진 그는 체포 당시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nsa통신은 타르타글리아가 10년 동안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고 전했다. 이번 피습사건이 잇단 성추문과 마피아 연루 혐의, 퇴진 요구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그에게 동정론이 일면서 거세지고 있는 비난 여론을 무마할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탈리아 정치권이 이날 폭력행위를 일제히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베를루스코니와 친분이 두터운 움베르토 보시 북부동맹 당수는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도 “오늘은 이탈리아에 참으로 나쁜 날”이라며 “모든 정치 세력이 우리가 폭력이 난무하던 이전 시절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案] 연기군 주민·시민단체 반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의 정부 건의안에 대해 충남 연기군 주민들과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행정도시 원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새로운 것처럼 호도하면서 생색 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원안 또는 원안+α’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과학벨트는 정치논리에 불과” 대전·충남북도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정도시 무산음모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 이상선 상임대표는 “당초 행정도시 계획에서 행정기능만 뺀 것에 불과해 자족기능이 원안보다 더 떨어진다.”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내놓을 때부터 정치논리 개입으로 논란을 부른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처음에 (행정도시를) 기업도시로 바꾼다고 했다가 전국의 혁신·기업도시에서 들고 일어나자 경제신도시로 바꾸는 등 좌충우돌하며 ‘억지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연기군 남면 방축리가 고향인 김지춘(42)씨는 “정부에서 ‘명품도시’를 만든다고 해 내 손으로 고향을 묻으면서도 마음이 아리지 않았는데…”라고 하면서 “행정도시를 처음 추진할 때부터 밤마다 세뇌시켜서 동면에 의료단지, 금남면에 대학 추진 등 지금도 머릿속에 다 남아 있는데 현 정부에서 내놓는 것이 (행정기능을 빼고) 이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덤프트럭을 몰고 있다. 그는 “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하던 마을 어르신들은 다 세상을 뜨고, 요즘은 하도 답답해 조그만 희망이라도 찾아볼까 하고 인터넷과 신문을 뒤지는 게 하루 일과”라고 하소연했다. 남면 고정1리 주민 정헌도(60)씨는 “행정부처 대신 공장만 더 늘린 것”이라면서 “명품도시는커녕 공단도시가 될 텐데 어찌 들어가서 살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은 “정부에서 열번 넘게 (세종시 계획이나 유치시설을) 바꾸고 있는데 새로운 고민,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알파는 고사하고 원안만이라도 지켜야 한다.”면서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충남도의회 정권퇴진 촉구 성명 한편 충남도의회는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 정권퇴진과 정운찬 총리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류우익 1년5개월만의 귀환

    류우익 초대 대통령실장이 주중 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정치적 역할이 재개될지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에 터진 ‘쇠고기 파동’의 여파로 취임 3개월 만인 지난해 6월 불명예 퇴진한 뒤 1년 5개월 만의 귀환이다. ●두터운 신임… 정무감각 지녀 류 내정자가 주중 대사를 한때 고사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4강(强) 대사로 복귀한 배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북핵 6자회담 의장국으로 한반도 안보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무적인 감각을 지닌 인사의 발탁이 필요했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는 게 외교가의 인식이다. 류 내정자가 청와대를 떠난 뒤에도 이 대통령에게 국정에 관한 직·간접 조언을 할 정도로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상대국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거론된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긴밀한 한·중 관계를 위해 고위급 인사를 희망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3일 “류 내정자는 대통령의 국정 및 외교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4강 대사의 경우 국익 증진을 위해서도 중량급 인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中정부 고위급 인사 희망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을 맡아 한반도 대운하 등의 밑그림을 그린 류 내정자는 지난 ‘9·3 개각’ 때 교육과학기술부와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물망에 올랐다. 한편으로는 불명예 퇴진했던 청와대 1기 참모진의 복귀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이 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국면 세종시·미디어법 주도권잡기… 요동치는 정치권

    새국면 세종시·미디어법 주도권잡기… 요동치는 정치권

    ■절정으로 치닫는 세종시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세종시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세종시 문제에 드라이브를 걸자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정작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엇갈린 기류가 흐른다. 일단 수도권 지역 의원과 친이 주류 진영에서는 10·28 재·보선도 끝난 만큼 세종시 수정론을 본격 제기,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미룰 수 없고, 대안 제시가 늦어질수록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만 가열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당장 세종시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 올해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 쪽의 한 핵심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판단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방치를 막기 위해 정부 안을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당에서도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인 임동규 의원은 세종시의 성격을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 복합도시로 바꾸고 행정도시로 중앙부처를 이전하는 계획의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을 전날 발의해 논의에 불을 댕겼다. 하지만 당내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미 ‘원안 고수’ 입장을 천명한 상황이다. 충청 출신의 비례대표 정진석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종시를 수정한다면 모법인 행정도시특별법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원안 고수’ 의견을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야당이 바라는 것은 여권의 분열이다. 당에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남경필 의원 등 일부 수도권 의원도 ‘원안 고수’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자칫 야당의 ‘꽃놀이패’가 될 수 있는 만큼 마냥 속도를 높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주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원안 고수’를 위해 총력 투쟁할 태세다.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걱정하는 일부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는 처음부터 제기된 것으로, 법 제정 당시 한나라당과 합의하에 정부가 그 대책을 마련하도록 법에 명시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변 부의장은 이어 “더 이상 충청권 주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수도권 주민도 더 이상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것은 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천안갑 출신인 양승조 의원은 “세종시 건설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500만 충청인에게 약속한 것이며,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 온 국민에게 공약한 내용”이라면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충청인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의 정권퇴진 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세종시 백지화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한나라당 임 의원 등 10명을 ‘세종 10적’으로 규정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붉은넥타이’ 맨 미디어법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30일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5월 이후 5개월 남짓 만이다. 10·28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탄력을 받은 정 대표가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야성(野性)’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문 기간을 마치고 ‘상복’을 벗은 셈이다. 특히 전날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무효청구 기각 결정에 따라 정 대표의 야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헌재 결정에 반발하며 ‘미디어법 재개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또 한차례 원내 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헌재가 미디어법 처리 과정의 심의·의결권 침해,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 등 절차상 위법을 인정한 만큼 국회에서 정치적인 재협상을 통해 미디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화가 가능하면 대화를 통해, 여당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국민과 함께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언론악법 재개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결기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과 율사 출신인 이춘석·조배숙 의원 등을 중심으로 ‘무효 언론악법 폐지 투쟁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최고위원은 “1996년 당시 신한국당이 날치기 처리한 노동법과 안기부법에 대해서도 헌재의 판시 요지에 따라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협상해서 1997년 3월20일 재의결했다.”면서 “선례가 있고, 미디어법도 위법성이 인정됐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폐지 작업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늦어도 다음주 중반까지 미디어법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미디어법 재개정 논의를 위한 원내대표 협상을 한나라당에 제안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단호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헌재의 미디어법 결정에 승복하지만, 미디어 산업발전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어떤 요구를 해도 재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헌재 결정을 ‘정치적 판단’이라고 규정하면서 헌법기관을 부정하고 법 제도에 불복종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아바스 사임카드 평화협상 득될까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사임의사를 나타냈다.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는 평화협상에 진전을 가져올 수 없다.’는 명분이다.아바스 수반은 오바마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수년간 평화 협상을 진행해 왔다. 무장정파 하마스가 협상을 끈질기게 반대했지만 지난달 3자 회담을 성사시켰을 정도로 논의는 꽤나 진척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했다. 애초에 미국은 정착촌 문제가 평화로 가는 로드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했지만 정작 3자 회담에서는 말을 아꼈다. 괜히 이스라엘의 심기를 건드려 평화회담을 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는 커졌고 아바스에 대한 신뢰도 바닥을 쳤다.특히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골드스톤 보고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 표결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유엔 조사팀은 가자 전쟁에서 두 나라가 모두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이 보고서를 마련, 유엔 총회에서 필요한 조처를 취하도록 표결에 부쳤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표결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평화협상 진행에 전범 문제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압박한 결과다. 결국 아바스의 정치적 수세로 몰아간 서안지구 정착촌 문제나 골드스톤 보고서 모두 그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던 셈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바스도 미국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주민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미국에 협조를 했음에도 돌아오는 것은 여론의 뭇매였다. 즉 자신의 자리를 내놓는 모험을 통해 미국을 압박, 평화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아바스 자신이 유용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행동으로 분석된다. 미국 입장에서도 아바스의 퇴진은 부담스럽다. 아바스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평화 협상의 판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이란의 국영방송인 프레스TV는 “오바마는 취임 당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정착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지만 아직 진전된 게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10·28 재보선의 승리 방정식

    [김형준 정치비평] 10·28 재보선의 승리 방정식

    내일부터 10·28 재보선의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각 당 지도부는 이미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가을 전투 체제에 돌입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당 역학 구도가 크게 출렁거릴 것이다. 우선 미디어법 투쟁 실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당 지지율 정체, 친노 그룹의 신당 창당 움직임 등의 악재로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선거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드세질 것이다. 반대로 결과가 좋으면 유력한 대권후보의 반열에 오를 뿐만 아니라 민주세력 대통합의 구심점으로 부상하면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또한 선거에 지면 당내 개혁성향의 초선 의원들로부터 조기 퇴진의 압박에 시달릴 것이다. 반대로 이기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잠룡(潛龍)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번 재보선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현상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재보선=중간평가’라는 전통적인 선거 등식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집권당이 0대5로 참패했을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여당에 유리한 선거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듯하다. 친서민 중도 실용노선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 성공과 같은 외교적 업적을 기반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과연 여당이 16년 만에 ‘재보선 필패 징크스’를 깰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1993년 민자당이 6월에 승리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승리의 기준이 무엇이든 여당이 3곳에서 이기면 승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5개 선거구 중 여당에 불리한 수도권 2곳과 충청 1곳이 포함돼 있는 ‘미니 총선’이기 때문이다. 한국 선거는 특유의 변수들 때문에 예측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이번 재보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응집력 변수이다. 진보와 보수 중 누가 어느 이슈로 자신의 고정층을 투표장으로 더 많이 끌어내느냐이다. 민주당은 “서민경제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남북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민주개혁 진영이 꼭 승리해야 한다.”는 논리로 지지층에 접근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탄력을 받고 있는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심판과 경제살리기 중 어느 이슈가 먹힐지가 관건이다. 둘째, 중도층의 선택이다. 지난 7월 KBS와 동서리서치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경우 진보에 대해 ‘좋다’는 비율이 28.7%인 반면, ‘보수가 좋다’는 비율은 16.7%에 불과했다. 한편 진보에 대해 ‘나쁘다’는 비율은 19.7%인 반면, 보수에 대해 ‘나쁘다’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29.7%였다.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 실용노선 채택 이후 중도층의 기존 태도가 어떻게 투표에 반영되느냐가 관건이다. 셋째, 국정감사 변수이다. 남은 국감 기간 최고 권력과 연계된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여당에 치명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재보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여당과 야당의 어느 한쪽이 몰락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당도 강해지고 야당도 강해져서 정치가 정상화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 지도부가 벤치마킹할 대상은 U-20 월드컵에 출전했던 청소년 축구 대표팀이다. 비록 4강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찬사와 인정을 받았는가. 각 당 지도부도 과정을 존중하면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선거도 국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데스크 시각] 성공할 인사, 실패할 인사/이종락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성공할 인사, 실패할 인사/이종락 정치부 차장

    지난 2006년에 장관에 오른 A씨는 31년 동안 세종로정부청사 계단을 걸어 올랐다. 거의 매일 새벽 6시30분쯤 청사에 들어섰다. 바로 19층 국무회의실까지 내달렸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굳게 닫힌 국무회의실 문 고리를 잡았다. 기도를 올렸다. 반드시 장관이 되게 해 달라고. 이 회의실에서 국사(國事)를 논할 수 있게 해달라고. A씨는 지방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근 자신의 무덤앞에 세울 묘비명도 정했다고 한다. ‘공문서의 밑줄 하나, 글자 한 줄까지에도 국가와 국민, 역사를 생각했던 공직자 여기 잠들다.’라고. A씨의 예를 드는 것은 인사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청와대 개편과 개각이 이르면 다음주 초에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총리와 장관, 수석비서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 눈길이 쏠린다. 성공할 총리와 장관, 수석비서관들을 발탁해야 순탄한 이명박 정부의 2기를 맞을 수 있다. 우선 A씨의 경우처럼 투철한 사명감은 성공할 고위 공무원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장관과 수석비서관이 되어야 할 소명의식이 뚜렷한 사람들에게만 기회를 줘야 한다. 정책목표, 정책의 우선 순위 및 정책구도가 담긴 청사진을 지니고 있는지 옥석을 가려야 한다. 소명의식이 뚜렷한 인사들은 퇴임 이후에도 공직에 몸 담은 것을 자랑스러워할 가능성이 높다. 장관의 경우는 정치력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정치권, 이익집단 및 시민사회 등과의 ‘정치적’ 교섭을 발휘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번 개각에 정치인 2~3명의 입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에 비해 대학교수를 중용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다행스럽다. 도덕성은 두말할 필요없다. 불명예스럽게 낙마한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공방과 검증으로 얼마나 많은 행정력을 허비했는가. 언론과의 관계설정도 중요하다. 대통령의 인사는 통치행위의 핵심이다. 언론보도의 주요 대상이다.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언론은 그러나 이율배반적 요소를 겪게 된다. 청와대는 인사의 적절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보안을 유지할 필요성도 있다. 언론은 정확한 취재가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비중있는 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인사 혼선과 후유증을 걱정한다. 언론은 오보의 부담을 고민한다. 이런 측면에서 고려해 볼 만한 방안이 ‘인사예고제’다.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인사 정보를 언론에 적절한 방법으로 사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언론은 그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인사에 대한 부정확한 보도를 자제한다. 그동안 무분별한 인사기사는 공직사회의 동요와 개인의 명예훼손 등 부작용을 낳았다. 청와대와 언론이 신사협정을 맺어 올바른 인사 보도 관행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성공할 인사를 위해서는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의 인사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국정쇄신이니 민심수습이니 하며 ‘깜짝 인사’를 반대하는 이 대통령의 생각에 공감한다. 개인적인 업무능력보다는 정치적 이유로 물러나야 했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총리를 포함한 이명박 정부의 장관 평균 수명은 현재까지 약 13개월이다. 역대 평균 14개월보다 한 달이 짧다. 어떤 이유로 물러나든 대상자가 명예스럽게 퇴진하도록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 뭔가 열패감을 느끼면서 쫓기듯 사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실패한 공직자는 퇴임 후에도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락 정치부 차장 jrlee@seoul.co.kr
  • [미디어법 통과] 정치권 향후 행보

    22일로 3차 입법전을 마무리한 여야 정치권은 앞으로 하반기 정국 주도권을 장외에서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권퇴진운동 등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며 동조 세력을 키워 나가고, 한나라당은 야당의 세몰이를 차단하며 서민 행보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야당 없는 국회’, ‘소통 부재 정치’에 대한 책임을 정부와 한나라당에 따지겠다는 태세다.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채택된 의원총회 결의문에서도 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조종이 울렸다.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이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만행으로 국회 존립 이유가 위협받고 언론 자유가 말살됐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한 반감 여론을 장외투쟁의 동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미디어 관련법 저지를 위해 주춤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검찰 개혁 등 5대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면서 본격적인 ‘장외 달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 정부는 야당 총수의 단식에 대해 별다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후의 수단을 빼든 야당이 여론의 동조를 이끌어 내면서 장외투쟁을 벌일 때는 돌이킬 수 없는 난관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은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따른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여론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내에선 경남·호남 지역의 수해 현장을 찾아 피해 서민을 보듬고, 서민경제 살리기 법안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도 청와대 및 내각 개편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개각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공개적으로 개각을 언급한 것도 계산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민 통합방안을 발표함으로써 여권 쇄신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에 따라 여권은 8·15 특사의 범위 확대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법안이란 점을 홍보하고 민생행보에 더욱 주력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한 당직자는 “미디어법은 이념법안이 아니다.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걸맞게 미디어산업을 발전시키는 경제법안·일자리창출 법안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세청 조직개편만으론 안된다/오승호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국세청 조직개편만으론 안된다/오승호 경제부장

    기자로서 국세청을 출입해 보면 독특한 조직 문화에 놀란다. 상명하복 관계가 철저하고 권위 의식도 강하다. 국세청 관련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과 신경전을 펼치거나 힘겨루기도 시도한다. 지방국세청장은 1년쯤 되면 스스로 자리를 비켜주거나 명예퇴직으로 물러나는 이들이 많다. 국세청 내부에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정권이나 청장이 바뀔 때마다 ‘개혁’이나 ‘혁신’이 화두가 되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문화는 전통으로 이어진다. 외부 출신이 청장으로 기용되면 국세청 직원들은 조직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세무조사보다는 대외 이미지 개선 등에 무게 중심을 두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외부 출신 청장이 물러나면 세무조사 기능을 많이 약화시켰다며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백용호 차기 청장 내정자는 “국세청은 권력기관이 아니라 행정기관”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세청은 모든 개인과 기업의 소득이나 재산과 관련한 어머어마한 자료를 갖고 있다. 이런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 자체가 곧 권력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미국 국세청(IRS)도 미 연방수사국(FBI)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한다. 선진국일수록 국세청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청와대 국세행정선진화 태스크포스(TF)의 국세청 조직 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외부감독위원회를 설치하고 6개 지방국세청을 지방조사청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나 인사의 큰 원칙 등을 정할 외부감독위원회 신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외부인들의 감독이나 감시를 받는 것을 반길 리 있겠는가. 그러나 민간인들을 중심으로 외부위원회를 둔다고 해서 집행기관인 국세청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방국세청을 조사청으로 재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무조사를 일선세무서에서 하든, 조사청에서 하든 대민 접촉을 할 실무 담당자들의 직급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조직을 쪼개든 합치든 세무조사는 6급 이하 실무진들이 한다. 세법이나 시행령이 미국에 비해서는 간결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이들의 재량이나 해석에 따라 징수할 세금이 달라진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조직 개편만으론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국세청 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권력과의 유착 관계를 끊는 것이다. 권력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업이나 정치인들을 손보기 위해 국세청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국세청이 권력기관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청장들이 줄줄이 불명예 퇴진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국세행정 선진화 방안에 선언적으로라도 국세청이 중립을 지킬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담겼으면 한다. 국세청이 정치적으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시 세무조사 대상 기업을 편견 없이 선정하는 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산으로 처리되는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수시 세무조사는 자의적으로 선정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백 청장 내정자는 이른바 ‘MB(이명박 대통령)맨’이어서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역으로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는 만큼 청장의 의지만 있다면 오히려 외풍을 막기에 유리한 여건일 수도 있다. 국세청에 몸담은 적이 없기 때문에 청장에 취임하면 내부 인사를 할 때 공정성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백 내정자는 서울시내 모처에서 하루 두 차례 업무보고를 받으며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문회에서 국세청이 흔들리지 않을 복안을 제시하길 기대해 본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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