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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 인도주의 군사작전 돌입 검토

    미국과 영국이 리비아에 대한 모든 범위의 제재 마련에 합의하면서 군사개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럽연합(EU)도 9일(현지시간) 인도주의적 차원의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본격적인 군사개입을 위한 첫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거듭 불태웠다. 유엔은 카다피 측의 반정부 세력 고문·처형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8일 전화통화에서 리비아 사태에 대한 모든 범위의 제재 조치를 취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카다피는 9일 터키 공영방송 TRT 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들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경우 “리비아 국민들이 무기를 들고 싸울 것”이라면서 “이런 제재들은 서구의 진짜 의도가 우리의 석유 자원과 자유를 빼앗아 가기 위한 것임을 보여 준다.”면서 서방 음모론을 다시 끄집어냈다. 미·영 두 정상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유엔의 무기 금수 조치, 정찰기를 통한 리비아 감시, 인도주의적 지원 등 여러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최고위급 국가안보 보좌관들은 9일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다른 군사대응의 효과를 검토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미국 주도가 아닌 유엔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국가원수가 평화적으로 퇴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나설 것이며, 동의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아닌 유엔이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 논의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유엔의 승인 없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적법한지를 논의 중이라고 9일 보도했다. 또 미국과 유럽은 카다피 정부에 대한 무기 수송을 막고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해군력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EU는 지난 8일 리비아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리비아투자청(LIA)과 리비아중앙은행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내린 데 이어 인도주의 군사작전 수행을 검토, 카다피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대표는 9일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공동안보·국방정책(CSDP)에 근거한 군사작전을 검토 중”이라면서 “EU 회원국 국민의 대피와 구호활동을 지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후안 멘데즈 유엔 고문 특별조사관은 카다피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와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총격, 고문 등 잔혹한 수단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알자지라 “ 카다피, 반정부군에 퇴진 논의 제안”

    알자지라 “ 카다피, 반정부군에 퇴진 논의 제안”

    수세에 몰렸던 무아마르 카다피 세력이 반군에 맹공을 퍼부으며 전세를 뒤집자 미국과 영국 등이 군사 개입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와중에 카다피 측은 ‘협상을 통한 퇴진 가능성’을 흘리고 측근 등을 통해 정치협상을 제의하는 등 치열한 외교전으로 맞서고 있다. 카다피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8일(현지시간) 공중조기경보관제기(AWACS)를 투입해 리비아 상공을 24시간 감시하는 체제에 돌입했다. 유엔 주재 영국·프랑스 대사는 이번 주 내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담은 유엔 결의 초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美, 군사 지원 등 시나리오 점검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토는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대응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10~11일 회원국 국방장관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군사적 지원, 유엔 무기금지 규정의 강력한 시행 등 세 가지 옵션을 놓고 리비아에 대한 군사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미 6함대와 7함대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리비아 연안으로 일부 항공모함과 상륙함 등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지원, 공중 폭격 및 장거리 함상 포격, 특수 부대 투입 등 각종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아랍연맹도 12일 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카다피 측이 역습에 나서면서 수세에 몰린 반군은 무기 제공과 병참 물자 공중 투하 등 군사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를 비롯한 반정부 세력은 카다피 군의 민간인 포격 등을 비난하면서 하루빨리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과도정부 격인 국가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유럽국 대표단과 만나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서방국가의 군기지 공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가위원회 관계자가 7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정부 세력이 제공권을 장악한 카다피의 공군력을 묶어 달라고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카다피 친위부대는 수도 트리폴리의 서쪽 관문인 자위야와 석유시설이 있는 미스라타를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우고 진격해 들어가 반정부 세력을 몰아붙였다. 동부 전선 빈자와드 지역 전투에서도 그동안 승전만을 거듭하며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하던 반군 세력은 첫 패배를 맛보며 수세에 몰리고 있다. 카다피 정예부대는 내친김에 빈자와드 동쪽으로 30㎞ 떨어진 석유수출항 라스라누프를 점령하기 위해 반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카다피의 맹공으로 전세가 뒤집히자 서방세계에서도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해서는 국내적으로도 이견이 많아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아직 공개적으로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을 무장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한 발 빼고 있다.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국내외 목소리가 높아지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무기 제공은 옵션 중 하나이지만 우리는 너무 앞서 나가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각 부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리비아가 새로운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듯하다. ●리비아 개혁관리, 카다피 임기중단 로비 게다가 이해관계가 다른 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두 상임이사국은 서방의 군사 개입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군사 개입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군사적 옵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카다피 세력 간의 외교전과 ‘정치 공작’도 막후에서 뜨겁다. 특히 카다피 측근들을 움직이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서방국가들이 카다피 측근들을 통해 카다피 퇴진 압력을 넣고 있다. 유럽 외교관들 역시 카다피 이너서클 멤버들에게 접촉해 카다피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 개혁 성향의 리비아 정부 관리들이 실무위원회에 카다피의 임기를 중단하기 위한 계획을 로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명예롭게 자리를 떠나고 제3국에서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알자지라 방송도 카다피가 반정부 세력의 의회에서 자신의 퇴진을 논의하자고 반군 측에 제안했다고 8일 전했다. 카다피가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대신 반군이 퇴임 이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 재판에 회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반군 역시 카다피에게 적당한 탈출구를 내줘 리비아 소요국면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위원회 대표인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8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72시간 안으로 리비아를 떠나고 폭격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그를 형사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다피 측은 반군에 협상을 제안한 적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래저래 리비아 사태는 지루한 장기 내전 및 2개 국가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U, 리비아 투자청·중앙銀 등 자산 동결 한편 유럽연합(EU)은 리비아투자청(LIA)과 리비아중앙은행 등 5개 법인을 제재대상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7개 회원국이 합의사항을 문서로 공포하면 LIA 등은 EU 역내에 보유한 자산을 인출하거나 이체하지 못하게 된다. 신규투자는 물론 투자에 대한 배당금도 받을 수 없다. 지난 2006년 출범한 LIA는 현재 700억 유로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팀인 유벤투스 지분을 7.5% 갖고 있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소유주인 피어슨 그룹의 지분도 3%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사우디 시위 전면 금지 예멘 대통령 퇴진 거부

    리비아 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에서는 정부가 시민과 야권의 민주화 요구에 잇따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5일(현지시간) 일체의 행진과 집회, 시위를 불허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현행법상 어떤 형태의 시위도 불법에 해당한다.”며 공공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대규모 민주화시위를 겨낭한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11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의원 직접선거 도입, 여성 인권 확대,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우디에서는 시아파가 밀집한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사우디에서는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시아파 무슬림이 다수인 수니파의 차별 행위에 불만을 제기하며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지난달 23일 주택건설과 결혼 자금 지원, 창업 지원, 국가 공무원 급료 인상 등의 유화책을 제시했지만, 시위대가 요구하는 사회·정치 분야 개혁에는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예멘에서는 33년째 집권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연말 이전에 자진 사퇴하고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라는 야권의 요구를 거부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에서 “평화적인 권력 이양은 혼란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한 국민의 의지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수도 사나를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살레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2013년 이전에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멘에서는 지난달 이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2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정부는 6일 군수품과 식량을 차량에 싣고 이동 중이던 정부군 소속 병사 4명이 6일 마리브 주에서 알카에다로 보이는 무장 대원들의 매복 공격을 받아 숨지면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가뜩이나 알카에다 때문에 골치를 앓는 마당에 전국적인 민주화시위를 진압하느라 군 병력이 각지로 분산되면서 대테러 작전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카다피 고향 턱밑서 충돌 정부군, 자위야 다시 탈환

    ‘피의 금요일’은 어김없이 반복됐다. 이슬람권의 휴일인 4일 리비아는 물론 대통령의 연내 퇴진 가능성이 보였던 예멘까지 중동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이 충돌했다. 이날 리비아에서 가장 격렬한 교전이 벌어진 곳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장악을 위한 마지막 전선으로 꼽히는 라스라누프와 서부도시 자위야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장한 시위대 60~70명이 ‘선발대’로 이곳에 진입했다. 이어 브레가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지원군이 뒤를 이었다. 저녁이 가까워지면서 폭탄과 자동화기 소리가 이곳을 가득 채웠고,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 어느 쪽이 승리했는지와 상관없이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BBC는 친정부군이 이곳에서 철수했고 반군이 이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 병력은 금요 예배 후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트리폴리 시내 주요 지점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이날 도심 녹색광장에서는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이 충돌했다. 또 동부 타주라 지역에서 주민 1500명이 정오 예배를 마친 뒤 정권 퇴진을 외치며 시내를 향해 행진했다. 로이터통신은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지만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군은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 외치며 트리폴리 진입을 시도했다. 정부군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자위야를 또다시 공격했고 전략적 요충지인 동부 도시를 재탈환하기 위해 사흘째 공습을 감행했다. 국영방송은 자위야가 정부군의 손에 넘어갔다고 보 도했다. 한 목격자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반군지도자 하산와르복을 포함 최소 50명이 죽고 30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바이 알아라비야 방송은 의료진의 말을 인용,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1억 6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리비아 화폐를 실은 선박이 트리폴리를 향해 출항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AP통신이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돈의 출처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자산 동결로 돈줄이 막힌 카다피 일가가 은행에 예치되지 않은 돈을 빼돌리려고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멘에서는 북부 암란에서 군이 시위대에 발포, 4명이 숨졌다. 수도 사나에서도 시위대 수만명이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사나 대학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시아파 중심의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성향의 수니파 무슬림이 충돌,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카다피 운명 친위대 충성심에 달렸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시민들이 4일(현지시간) 또다시 금요예배 시위를 천명한 가운데 반정부 대표단체 국가위원회도 3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퇴진해야만 대화에 나서겠다.”며 결사항전에 돌입했다. 결국 카다피의 운명은 친위대의 충성심이 언제까지 버텨줄지에 달렸다. 현재 카다피는 자신이 속한 카다파 부족과 대대로 정치인을 배출해 온 알아와퀴르 부족 등의 지지와 용병 6000명(국제인권연합 추산)의 호위로 비교적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 아들 카미스와 무아타심이 각각 지휘하는 제32여사단과 대통령경호대로 모을 수 있는 군인만 1만~1만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카다피 일가를 호위하는 혁명수비대도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할 충성심 높은 조직이다. 하지만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부족 간의 분열과 석유자원 파괴, 거주민 600만명의 대규모 엑소더스가 리비아를 파탄으로 몰아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카네기평화연구소의 중동국장 마리나 오타웨이는 “카다피는 이미 사면초가에 빠졌다.”면서 “카다피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그를 방어해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아 브라히미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아직 카다피에게 충성하는 군인 수천명이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시민들로 이뤄진 반정부군이 조직력과 전투력이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카다피 친위대 역시 전문적인 훈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서열싸움 때문에 맨파워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정부군과 반정부군 모두 사정이 이렇다 보니 힘의 균형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내전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카다피가 군부 쿠데타의 싹을 미리 잘라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군대의 힘을 약화시켜 온 것이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앤서니 코데츠먼은 “현재 군수품을 쓸 능력이 있는 군인은 대략 5만명으로, 무기 재고량이 사용 규모의 3배 이상으로 남아돌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에 투입된 용병도 국제사회의 제재로 돈줄이 끊기면 카다피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예멘 평화적 정권교체 되나

    정권퇴진 시위가 불붙은 예멘에서 야권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연내 퇴진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평화적 권력이양 방안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만약 살레 대통령 측이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중동의 민주화 도미노 과정에서 처음 합의에 의한 정권이양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예멘 야권 연합체인 ‘공동회합당’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말 이전까지 대통령의 퇴진 일정과 부자세습 금지 당위성 등을 담은 제안서를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 “살레 대통령은 이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야권과 성직자들이 함께 채택한 제안서에는 평화적 집회 허용, 시위대 강경 진압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강경진압 책임자 처벌, 시위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보상책 마련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살레 대통령이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퇴진한다면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 이어 중동 시위사태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는 세 번째 대통령이 된다. 하지만 최고권력자가 떠밀리듯 하야하거나 망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정부 세력과 합의해 평화적으로 퇴진하는 첫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33년째 장기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현재의 7년 임기가 끝나는 2013년 이전에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야권의 평화적 권력이양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지난 두달 가까이 중동에서 현장연구를 하고 막 돌아왔다. 잘못된 정권을 뒤엎으려는 거센 분노와 새 세상을 만들려는 뜨거운 열기의 한가운데서 나도 새로운 공부를 하고 왔다. 9·11테러 이후 10년간 세상이 바뀌었듯이 중동의 아랍국가들도 엄청나게 변했음을 느꼈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를 종파 간·부족 간 권력 갈등과 소외의 문제로 분석하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번 아랍 민주화 시위는 50년 동안 억눌려 왔던 민주, 인권, 복지, 삶의 질을 향한 근원적 변화의 문제이다. 아랍세계이니 다른 세계와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잘못되었다. 다만 독립 이후 최초로 경험해 보는 민주화 실험의 서투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왜 튀니지에서 촉발된 정권 퇴진 시위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42년 철권통치의 카다피까지 무너뜨리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이웃 왕정 산유국으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가? 아랍은 80년 전만 해도 하나의 공동체였다.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으며 아랍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1300년 동안 하나라는 집단의식이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아랍세계가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22개의 개별국가로 쪼개져 버린 것이다. 더러는 왕정을 유지하고 더러는 군사 쿠데타를 통해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거듭났다. 통치체제는 각각이지만 그들을 묶어 두는 아랍정신은 지금도 맥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거대한 변화의 욕구가 이슬람식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부르짖고 있다. 첫째,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그들의 생각 중심에는 이념이나 종교 대신 철저하게 삶이 들어와 있었다. 치솟는 물가와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청년실업 문제, 30~40년 한결같이 억눌러 온 권위주의 왕정과 군사독재정권을 향한 극에 달한 불만과 분노, 자유롭게 말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희구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둘째, 그들은 새로운 삶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소셜네트워크의 힘이고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20대 후반 이하 젊은 층의 요구였다. 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처절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선전화 시대를 거치지 않는 파격적인 변화의 속도다. 록카페에서 몸을 흔들고 여성들의 히잡 색깔이 화려해졌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회사들이 연이어 명품 히잡을 출시하면서 이슬람 여성들의 패션도 첨단을 달리고 있었다. 셋째, 그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1세대 지도자들은 비록 장기집권과 독재적 통치형태를 밟았어도 기본적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으로서, 혁명 지도자로서, 국부로서 최소한의 국민 공감대와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공헌도 못한 그의 자식들이 권력을 세습하고 호화로운 사치행각에 국가의 부를 탕진할 때 그들은 좌절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인내해야만 했다. 넷째는 미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주문이다. 독재정권에 시달려온 아랍 민중들은 권력자들을 비호해온 미국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동시에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 구도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구가 또한 묘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이 종래처럼 이스라엘 안보와 석유 이익이란 두개의 축을 지키기 위해 독재정권과도 협력하고 지원해 주던 중동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랍 국민들은 미래의 세계질서는 미국-서구, 중국-동아시아 축과 함께 중동-이슬람 축이 굳건히 자리잡아 함께 공존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이제는 우리도 중동-이슬람 세계를 무지와 편견 속에 주변부로 몰아내기보다는 주류세계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인구 15억에 57개국을 거느린 세계, 자원과 자본을 가진 거대한 시장을 버려두고 진정한 글로벌 경쟁을 논하는 것은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 이슬람 수장 지지 철회 예멘 대통령 사면초가

    예멘의 영향력 있는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32년간 장기집권해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이에 따라 ‘미국 배후설’까지 제기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살레 대통령도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뒤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분노의 날’ 집회에서 셰이크 압둘 마지드 알진다니는 “살레 대통령은 무력으로 권력을 잡았고 무력으로 그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를 없앨 유일한 길은 국민의 힘”이라고 시위대를 격려했다. 살레 대통령은 1978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예멘의 학자이자 정치인이며 이맘대학과 야당인 이슬람당을 설립한 그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AK47 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 10명과 햇빛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들고 있는 보좌관 2명을 대동하고 연단에 오른 그는 “이슬람 국가가 다가오고 있다.”고 외쳤고 시위대는 “신은 위대하다.”고 화답했다. 예멘 최대 부족인 바킬과 하시드가 이미 시위대 편에 섰고 전날 야당이 통합정부 구성안을 거절했다. 여기에 오랫동안 살레를 지지해 온 알진다니까지 퇴진 운동에 힘을 실어준 것은 현 정권의 지지 기반이 얼마나 빨리 무너질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AP통신은 전직 사나 주재 대사의 말을 인용, 살레 대통령이 정권 유지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살레 대통령은 사나 대학 강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랍권 시위를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는 (시위 집중 보도로) 아랍권에 혼란을 주려는 미디어 작전실이 있다.”면서 “이는 미 백악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책임 전가 대신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치 개혁에 더 집중하라.”고 꼬집었다. 이날 살레 대통령은 21개 주 가운데 시위가 격화됐던 5개 주의 주지사를 해임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들을 산업부 차관 등 다른 자리에 임명, 민심 달래기에는 실패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리비아 내전] 국제사회 ‘군사 개입’ 놓고 복잡한 셈법

    [리비아 내전] 국제사회 ‘군사 개입’ 놓고 복잡한 셈법

    반정부 세력의 승리로 금세 끝날 듯 보였던 리비아 사태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무아마르 카다피가 강한 반격에 나선 탓이다. 리비아 내전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반정부 세력조차 명확한 향후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 행정부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리비아가 몇년 내 민주화하지 못하면 오랜 내전을 겪거나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중동·아프리카 담당인 제임스 매티스 미 중부군 사령관도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NFZ)을 설정하려면 먼저 리비아의 대공 방위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 군사작전을 벌여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해·공군 전력을 리비아 인근에 전진배치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선 카다피 이후 리비아의 불확실성에 휩쓸려 들어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리비아 국민 다수가 외국의 개입을 꺼리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소말리아 학습효과’ 탓도 있다. 미군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 터지자 이듬해 전쟁에 개입했지만 지방 군벌 간 패권싸움에 끼여 상처만 입고 퇴각했다. 당시 상황을 영화화한 ‘블랙호크다운’ 같은 일이 리비아에서 다시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군 개입을 쉽게 선언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리비아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국제사회가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다. 카다피는 예상보다 강한 전력을 뽐내며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고 반정부세력은 혁명의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리폴리 중심의 트리폴리타니아 지역과 서남부의 페잔 지역의 부족들이 여전히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리비아 사태를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이제 그가 물러나야 할 때”라며 카다피의 퇴진을 촉구했다. NFZ 설정을 비롯해 군사 개입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군사개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에도 여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리비아 정부에 많은 무기를 수출해 온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대사 드미트리 로고진은 “외국의 군사력 사용 결정은 전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권한”이라고 전제한뒤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나토가 군사적 대응 측면에서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도”라고 피력했다. 프랑스는 “안보리의 명백한 위임이 없다면 현 시점에서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아랍연맹도 리비아 유혈사태에 대한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결의안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반정부 세력 내에서도 서방사회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할 지를 두고 격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임시정부 격인 국가위원회의 압델 하피드 고가 대변인은 “2~3개 정도의 계획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만약 유엔 주도로 공격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외국의 개입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위대 일각에서는 외국군이 들어오면 “서방사회가 리비아 침공을 위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카다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대근·오달란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3·1운동과 SNS/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3·1운동과 SNS/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때는 92년 전 3월 1일, 조선의 민족대표 29인은 늦게 온 4명을 제외하고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인사동 태화관에서 조선이 독립국임을 선언하였다. 선언 후 총독부 정무총감 야마가타 이자부로에게 전화를 걸어 독립선언 사실을 알렸고, 60여명의 일본 경찰들이 태화관으로 몰려와서 우리 대표들을 남산 경무총감부와 현재의 중부경찰서로 연행하였다. 거사 당일 당연히 통신수단의 미비로 민족 대표들끼리의 연락도 쉽지 않았지만, 대표들과 학생 시위대와의 소통도 전혀 원활하지 않았다. 더욱이 시위학생들과의 원래 약속장소는 태화관과 300m 떨어진 탑골공원이어서, 민족대표 33인이 나타나지 않자 당황한 학생대표는 단독으로 팔각정에 올라가 독립선언서 낭독까지 했다. 3·1운동으로 말미암아 상해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였고, 전 세계에 우리민족의 독립에 대한 결의와 의지를 전파하는 큰 성과가 있었다. 여기서, 필자는 좀 엉뚱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시계를 반대로 돌려 92년 전 3·1운동 당시 요즘과 같은 정보통신(IT) 기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존재했다면 3·1운동의 시위 양상과 그 결과 역시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본다.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도미노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역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92년 전 한반도에는 조직화된 반정부 세력이나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았고, 요즘의 튀니지·이집트·리비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 3개 국가에서 시위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여 시위를 주도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시위장면을 생중계하면서 부패 청산, 장기 독재정권 퇴진, 기본권 보장 같은 실질적인 주장을 전파하니 그 효과가 아주 절대적이다. 대학까지 나왔지만 취직이 안 돼 튀니지 인구 4만의 소도시 시드 부지드에서 청과물 노점상을 하던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경찰의 단속으로 청과물을 압류당했고, 이를 항의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자 분신을 선택했다. 이러한 불행한 소식이 금방 SNS를 타고 가공할 실업률, 부정부패와 장기독재로 얼룩진 튀니지에서는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발전되고, 곧 23년 독재자 벤 알리 대통령에 대한 전국적 정권퇴진 운동으로 발전했다. 벤 알리 대통령은 인터넷을 차단하고, 비판적 인사들의 이메일과 SNS 계정을 해킹하면서까지 이러한 반정부 시위를 막고자 했지만, 도리어 우회 경로를 통해 페이스북 등으로 시위가 확산되었고, 결국 시위 2개월 만인 지난 1월 15일 외국으로 야반도주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튀니지의 인구가 1000만명 정도인데, 이중 페이스북 가입자가 무려 180만명 정도로, 18%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의 핵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집트 역시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제안된 반정부 집회에 엄청난 시민들이 호응을 했고, 휴대전화·스마트폰·노트북 등으로 무장한 시위대들은 집회 장소와 시위 상황 등을 SNS를 통해 생중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 역시 인터넷 차단과 주요 시위 주도자에 대한 감금으로 대응했지만, 결국 2월 11일 헬기를 타고 휴양지로 도망을 가는 신세가 되 고 말았다. 지식정보사회에서 무서운 것은 일반 대중이 총으로 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디지털 카메라·노트북 등으로 무장한 대중이 이러한 정보를 다시 SNS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SNS가 민주화와 개방화에 기여만 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왜곡된 정보도 정말 효과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나 권력집단에 의한 정보 왜곡은 정말 두려운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요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매달리고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사회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물론 정부나 정치인들의 정보 왜곡은 일반 시민들과 미디어의 개방적 네트워크에 의한 지속적 검증으로 막는 방법 외에는 없다. 왜냐하면, SNS의 진정한 위력도 민주화와 개방화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의식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 이른 중동의 거대한 민주화 물결이 중동 지역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치솟는 유가, 세계 증시의 충격에 이어 아랍 세계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뒤흔드는 역사적 국면이 형성되고 있는 것.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이후 한층 탄력받은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이웃 리비아로 번져 내전과 대규모 유혈 참사로 이어졌다. 권력의 사유화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리비아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일 밤 10시 방영되는 KBS 1TV ‘시사기획 10-중동 민주화 폭풍, 세계를 흔들다’에서는 중동에서 거세게 부는 민주화 열풍을 진단하고 민주화 이후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중동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지, 제3의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집트가 무바라크 퇴진 이후 새로운 이집트 건설 준비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면 리비아는 독재와 부패, 빈부 격차라는 이집트와 공통된 문제점 외에도 부족 간 갈등과 차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노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권력의 사유화를 거부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이웃 중동 나라들을 강타해 모로코, 요르단, 이란, 알제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사기획 10 제작진은 이집트 시민혁명의 진원지인 카이로와 수에즈 운하 일대, 홍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자발린 빈민가 지역과 같은 주요 현장을 밀착 취재해 중동 민주화 폭풍의 도화선에 대해 조명한다. 리비아로 옮겨 간 민주화의 폭풍은 대규모 유혈 참극 양상을 띠고 있다. 리비아 국가 원수인 카다피의 강경한 진압으로 리비아 내 사상자 수는 현재 수천명에 달한다. 탱크는 물론 전투기까지 동원해 친위대와 용병들의 무차별적인 시위대 진압을 허용했다. 잔혹한 살상으로 점철된 리비아 사태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일부 유전지대의 가동이 중단되고 리비아에 있던 외국 기업들이 속속 철수하면서 유가는 치솟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등 중동 사태의 파장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동 정책의 지각변동은 우리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에서 주요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반도에선 오일쇼크와 경제위기론이 부각하며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핵 문제와 평화 정착 문제 등 주변 4강이 얽힌 외교 안보적 주요 사안들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한 평행선을 달렸다. 제작진은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명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중동 혁명파고 東進… ‘왕정’ 사우디까지 덮치나

    ■ 사우디아라비아 - 지식인·운동가 등 132명 “입헌군주제 전환을” 혁명의 파고가 중동의 보루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덮칠 기세다. 27일(현지시간) 사우디의 학계·재계 인사, 시민단체 활동가 132명이 압둘라 국왕에게 현재의 절대군주제를 입헌군주제로 교체하는 등 조속한 정권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사우디 웹사이트 여러 곳에 성명을 게재했다. 이는 사우디에서 긴장의 기류가 끓어오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AP, AFP 등이 이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중동 내 이란의 영향력을 억지하는 사우디 왕정이 붕괴될 경우 유가 파동은 물론 미국 등 서방국가의 중동정책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날 개혁진영의 인사들은 입헌군주제 전환과 선거를 통한 자문위원회(슈라위원회) 위원 선출, 구체적인 개혁 일정 제시, 여성들의 정치 참여 등을 촉구했다. 사우디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오는 11일 ‘분노의 날’ 시위를 열자고 부르짖고 있다. 이 페이지의 회원 수는 개설 초기 400명에서 27일 밤 1만 2600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다른 페이스북 페이지도 오는 20일 ‘사우디 혁명’을 내세우며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성명은 “우리는 사우디의 (중동) 지역 내 주도적인 역할의 약화와 부패, 정실인사의 만연, 파벌주의와 정부·사회 간의 괴리 심화를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국민들이 권력의 원천이 돼야 하며 석유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국민들에게 고루 배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지도자 축출 행진의 다음 타깃이 될까 떨고 있는 사우디 압둘라 국왕은 서둘러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도 압둘라 국왕은 정부 임시직 공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지시했다. 5만명이 혜택을 입는다. 중동시위가 격화되던 지난달 23일 3개월 만에 고국에 돌아온 압둘라 국왕은 이미 40조원가량의 경기 부양책을 약속했다. 이브라힘 알아사프 사우디 외무장관은 TV성명에서 새 인센티브로 외환보유고를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혁명 과실 가로챌 생각 없다” 튀니지 간누시 총리 퇴진 ‘재스민 혁명’의 성공으로 독재자를 몰아냈지만 튀니지 상황은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튀니지 과도정부를 이끌던 모하메드 간누시(69) 총리가 시위대 퇴진 요구에 굴복해 27일(현지시간) 사임하면서 튀니지의 혁명이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시위대는 “과도정부가 시민 혁명의 과실을 가로채려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과도정부를 이끌던 간누시 총리가 쫓겨난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오랫동안 권력을 누려온 탓에 국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한 것이다. 간누시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내가 사임하는 것은 내 책임에서 도망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튀니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나보다 더 여유를 가지고 활동하고자 하는 다른 총리에게 길을 터 주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나의 사임이 새 시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오는 7월 15일 실시할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진다고 덧붙였다. 간누시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푸에드 메바자 임시 대통령은 베지 카이드 에세브시 전 외무장관을 후임 총리로 임명했다. 앞서 지난 주말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재스민 혁명 성공 이후 첫 통행 금지령이 내려진 가운데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져 진압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로 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탱크를 동원한 군경은 폭력을 사용하면 실탄을 사용하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국왕 권력 의회에 더 나눠줘야” 오만도 시위 격화… 6명 사망 튀니지발 민주화 바람에서 비켜서 있던 오만에서도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북서쪽으로 240㎞ 떨어진 항구 도시 소하르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경찰이 고무탄을 발포해 6명이 숨졌다. 또 오만 남단에 자리 잡은 제2도시 살랄라에서도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만은 술탄 카보스 빈 사이드 국왕이 41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대표적인 왕정 국가다. 지난 19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300여명이 일자리와 의회에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할 것을 요구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하지만 소하르에서는 28일에도 700여명이 도로를 봉쇄하며 집회를 이어 나갔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슈퍼마켓을 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최루탄으로 해산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추가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무사 “다음 대선 출마하겠다” 이집트 개원위 “이달 국민투표” 유력한 차기 이집트 대선 후보로 꼽히는 암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 투표 날짜 발표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를 준비하는 이집트 정국이 급류를 타고 있다. AFP통신은 무사 총장이 2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다음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다. (공식) 발표는 적당한 시기에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관영 MEN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차기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곧 선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년간 외무장관을 지낸 무사 총장은 이집트 관료 중 드물게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물이다. 이집트 혁명 기간 중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나라를 위해 당연히 봉사하겠다.” 혹은 “아랍연맹 총장직에 남아 있지 않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을 뿐 후보로 나서겠다는 뜻을 직접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전날 개헌위원회가 대선 출마 자격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개헌위 위원인 소비 살레 변호사는 “일주일 내에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 날짜가 발표될 것”이라면서 “3월 내에 투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대통령 임기를 현행 6년에서 4년으로 줄이고 연임은 한 차례만 허용하며 계엄령을 6개월 이상 지속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집트 검찰은 28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 출국금지와 자산 동결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안보리, 리비아 제재결의안 의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가족,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리비아정부 제재결의안을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안보리는 또 정부의 민간인 살해 등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즉각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처음으로 카다피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나토가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리비아 내에서는 카다피 정권을 몰아내려는 시민들의 수도 트리폴리 ‘금요일 봉기’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트리폴리를 둘러싼 카다피 친위세력과 반정부군의 공방전이 주변 도시에서 다시 격화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반정부 세력이 트리폴리를 손에 넣기 위해 대규모 무장병력 파견 등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카다피 지지세력과 반정부 세력의 공방전은 트리폴리 인근 자위야의 정유시설 단지에서도 벌어졌다. 이날 새벽 반정부 시위대와 카다피 친위병력 간의 치열한 교전으로 60여명이 사망하는 등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카다피 친위대의 탱크부대는 25일부터 제3도시 미스라타에 있는 공군기지에 맹공을 가해 26일 기지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으며 이 과정에서 20여명이 죽고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반 카다피 진영에 가세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카다피의 퇴진 이후를 대비한 과도정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예멘·바레인·이라크서도 사상자 속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전역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로 주말 내내 들썩였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이 촉발한 아랍권 시민혁명 물결이 금요 기도회를 촉매제로 해 한 달 넘도록 이어진 것이다. 이슬람 휴일인 25일(현지시간) 이후 지난 사흘간 예멘, 바레인, 튀니지, 이라크 등에서 잇따른 시위·집회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지난 주말 가장 급박하게 돌아간 곳은 예멘이었다. 예멘의 수도 사나와 항구 도시 아덴 등에서는 금요기도회를 마친 수만명의 시민들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AFP 통신은 이날 시위로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하는 등 민주화 시위 사망자가 19명으로 늘어났다고 26일 전했다. AFP통신은 예멘의 한 부족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예멘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하시드 부족과 바킬 부족 등 예멘의 주요 부족 지도자들이 이날 사나에 모여 반정부 시위대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12일째를 맞은 바레인 반정부 시위도 지난주 경찰의 과잉 진압에 목숨을 잃은 7명의 희생자 추모식과 금요 기도회가 맞물리면서 열기가 고조됐다. 시위의 메카로 부상한 ‘진주 광장’에서는 고도의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군주제 국가인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도 5000명 이상의 시민이 대의 정치 보장과 하원 해산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요르단 주민들은 이로써 6주 연속 금요일 반정부 시위를 이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수니파 정권에서 소외됐던 시아파 300여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오는 11일을 ‘분노의 날’로 정해 지도자 선출제 전환,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재스민 혁명’의 진앙 튀니지에서는 지난달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10만여명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집회가 열려 과도정부를 이끄는 모하메드 간누시 총리의 퇴진과 즉각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5000여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물대포를 쏘는 진압 경찰과의 충돌로 15명이 사망했다. 시위대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 서비스도 제공 못하는 무능 정부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내 ‘해방(타흐리르)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한편 이집트의 군 최고위원회는 내달 중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개헌 작업에 참여한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27일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조용기 목사 ‘대통령 하야’ 발언 도 넘었다

    순복음교회 원로인 조용기 목사가 그제 “정부가 이슬람채권법의 입법화를 계속 추진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고 법이 통과되면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근본주의적이고, 위험천만한 발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성직자로서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발언이 신출내기 목사도 아닌 순복음교회의 창립자인 원로목사에게서 나왔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얼마나 노력했는데….”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의 개신교계 내에서의 위상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이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다면 더더욱 그는 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곁에서 돕는 것이 옳다. 교회의 큰 어른으로서 국익과 사회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가 할 일이다. “법 제정에 나서면 여차하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며 종교적·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개신교계 목사들을 자제시켜야 하는 책무도 우리 사회 원로인 그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스스로 자신과 종교적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부가 오일머니 유치 등을 위해 추진하는 이 법을 놓고 정권퇴진 운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이 법은 개신교계의 반대로 지난해 정기국회에 이어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어렵게 됐다. 그것도 모자라 여차하면 대통령까지 끌어내리겠다는 발언은 종교가 본연의 자리를 크게 벗어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죽하면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교회는 정치를 협박하지 말라.”고까지 했겠는가. 우리나라는 헌법 제20조에서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며 정교분리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개신교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점차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자연 다종교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는 얘기다. 개신교계가 정치적 파워를 내세워 다른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거나 정치와 일정 거리를 두지 못한다면 그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일이다. 개신교계 지도자들은 진정한 기독교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기길 바란다.
  • 카다피 “석유생산시설 폭파” 지시

    카다피 “석유생산시설 폭파” 지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퇴진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자국 내 주요 석유생산시설을 폭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내전을 공식화하는 것이자 리비아를 극도의 혼란상태로 몰아넣어 위기 국면을 벗어나려는 뜻으로,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2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 “카다피가 (반대 진영 부족장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석유 관련 시설들을 파괴하라고 보안군에 명령했다.”면서 “보안군이 일부 송유관을 폭파하고,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원유 수송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서방과 반정부 시위를 일으킨 부족들에 경고의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타임은 덧붙였다. 카다피는 이날 국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에서 “내 조상의 땅에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면서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내각의 두 번째 서열인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내무장관은 이날 사임을 공식 발표하고 반정부 시위대에 합류한다고 선언했으나 이후 벵가지에서 납치됐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리비아와의 경제교류 중단과 제재를 촉구했다. 페루는 리비아 시위사태 이후 처음으로 리비아와의 외교 단절을 선언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난 영원한 혁명 지도자… 조국서 순교자로 죽을 것”

    22일 새벽(한국시간) 국영TV에 등장한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무려 75분에 걸친 장광설을 쏟아내며 자신에 대한 국내외의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카다피는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해 가며 “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 외교적 고립 등의 카드로 리비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다피는 이날 연설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쥐새끼로 표현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쥐새끼를 잡아라.”라고 강경 진압을 주문했다. “집을 나와 은신처에 숨어 있는 그들(시위대)을 공격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다피는 영원한 혁명 지도자다. 공식적인 자리가 없어서 물러날 수도 없다.”면서 “나는 내 조국, 내 조상의 땅에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카다피가 연설한 곳은 1980년대 미국의 폭격으로 파손된 트리폴리 관저의 한 건물 앞이었다. 그는 “나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진압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권력 핵심부에서 이탈자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카다피 연설 직후 사퇴를 선언한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내무장관이 22일 벵가지의 폭력배들에게 납치됐다. 리비아 현지TV는 이 소식을 전하며 “유네스 장관을 납치해 간 이들을 추적할 것”이라는 보안군의 멘트도 함께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는 이날도 계속됐으나 카다피가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와 동부지역의 모습은 완전 딴판이었다. 시위대가 장악한 벵가지 등 동부 지역은 축제 분위기인 반면, 트리폴리는 유혈진압의 공포에 떨고 있는 시민들이 대부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시신이 나뒹구는 유령도시로 변했다. 상당수 군인들도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고 국제사회도 카다피에게 등을 돌렸다. 초강경진압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대량학살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3일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부가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북부지방 키레나이카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면서 “리비아 전역에 걸쳐 유혈충돌이 계속되면서 내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비아에서 1000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시민 편으로 돌아선 솔리만 마무드 알오베이디 장군은 “며칠 안에 카다피가 축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2일 유엔이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을 강력 규탄하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한 가운데 각국이 리비아에 대한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 정부가 폭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리비아 군 비행장에 대한 폭격,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직접적인 군사조치를 비롯해, 카다피와 측근들의 자산 동결, 출국금지 등의 카드도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23일 프랑스까지 EU 차원의 제재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리비아는 경제적, 외교적 고립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EU와 북아프리카국가가 리비아와의 모든 경제·산업적 교류를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루도 22일 리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EU는 유엔이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리비아 보안군의 시위대, 인권운동가 학살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핀란드, 그리스 등은 즉각적인 리비아 제재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몰타, 키프로스 등 일부 유럽국들은 불법 이민자 문제를 우려, 제재에 난색을 보였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때 거둬들인 리비아 제재조치를 다시 부활시킬 것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이에 백악관 측도 “(케리 의원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집트나 바레인과 달리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원조 규모가 미미해 경제 제재 효과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 미국의 리비아 원조액은 1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불확실한 ‘포스트 카다피 체제’ 역시 고민거리다. 강국진·정서린기자 betulo@seoul.co.kr
  • ‘재스민 민주화 혁명’ 강풍 북한까지 갈까?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 이어 이집트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독재정권이 무너졌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랍권에 반정부 시위가 번지면서 이란에서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예멘과 바레인 등에서도 유혈사태가 이어지는데요. 18일 오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은 진경호 국제부장을 초대해, 중동에서 거침없이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 바람의 원인은 무엇인지, 과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들었습니다. 더불어 식량난 등으로 중동 못지 않게 집권세력이 벼랑 끝에 매달릴 소지가 있는 북한에도 이런 민주화 흐름이 스며들지 알아봅니다.   튀니지와 이집트 정권을 무너뜨린 반정부 시위가 중동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먼저 지금의 중동 상황을 한번 짚어주시죠. -한마디로 조용한 나라가 단 한 곳도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시는대로 지난 주말에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진 데 이어 반정부 시위 물결이 지금 중동 전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예멘, 바레인, 알제리 등 대략 9개 나라에서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고 사상자도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했는데요. 먼저 이집트 상황부터 짚어보죠.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고 군부가 권력을 이양 받았죠. -사실 이집트에서 군부는 무바라크의 독재권력을 뒷받침해 온 집단입니다만 그러면서도 무바라크와 달리 국민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게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이런 군부가 권력을 이양받아 과도정국을 이끌고 있는데요. 일단 군부는 이집트 의회를 해산하고, 현행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다음 주에 개헌위원회가 새 헌법안을 마련하면 두 달 안에 국민투표에 부치고, 새 헌법에 맞춰 오는 9월까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게 이집트 군부가 내놓은 계획입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거취도 관심인데요, 중병설에다 망명설 등 갖가지 소문이 무성한데,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퇴진 후 이집트의 유명 휴양지인 셰름 엘 셰이크의 별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말기 암을 앓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고, 퇴진 성명을 발표한 뒤로 몇차례 혼절해서 혼수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합니다.이집트 사태가 일단락되나 싶더니 곧바로 이웃 나라로 번졌습니다.   무엇보다 이란이 관심이 아닐 수 없는데,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야권과 반정부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날이 바로 오늘(18일)입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이 서울과 5시간30분 시차가 나니까, 우리 시간으로 대략 오늘 밤부터 시위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앞서 지난 14일 테헤란 등에서 수만명이 참여하는 유혈 시위가 벌어져 1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는데, 이번 시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가 향후 이란 정국의 분수령이 될 듯 합니다.   이란은 여러모로 이집트와 대비되는 나라인데요. 당장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다는 점부터 다른데,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어떤 이유로 일어나고 있는 건지요. -이란은, 미국과 관계를 놓고 보면 북한과 더불어 대표적인 반미 국가라는 점에서 이집트와 대척점에 있습니다. 철권 통치와 심각한 경제난이라는 점에서는 이집트와 유사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란은 1979년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호메이니 혁명 이후 강력한 이슬람 정권이 통치를 해오면서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등 강압 통치를 해온 대표적 나라로 꼽힙니다. 때문에 2년 전 대선 직후에도 ‘그린 무브먼트’라는 대규모 유혈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억압정치에 대한 불만에다 최근 단행한 정부의 재정긴축 조치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된 것이 직접적인 시위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란 말고도 바레인이나 예멘 같은 다른 나라들의 시위 상황도 심상치 않던데요. 사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과연 북한이 이런 민주화 열기를 비켜갈 수 있느냐는 겁니다. 북한에서도 이런 반체제 시위가 가능할까요. -지난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9회 생일잔치가 평양을 중심으로 성대하게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합니다. 500만명의 주민이 올해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유엔의 전망도 나옵니다. 그만큼 주민들의 불만은 증폭돼 있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앞서 언급한 중동 국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국가란 점입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여전히 철저하게 통제돼 있고, 이 때문에 설령 반체제 움직임이 일더라도 북한 전역으로 조직화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당장 중동의 민주화 열기가 아시아 대륙을 넘어 북녘으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서울신문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격랑의 중동] 리비아軍 미사일까지 동원 진압… “최소 200명 사망”

    [격랑의 중동] 리비아軍 미사일까지 동원 진압… “최소 200명 사망”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19일(현지시간)과 20일 내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장기 독재정권의 강경 진압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사상자가 속출하는 유혈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민주화 열기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독재정권의 강압에 오래도록 억눌린 시민들의 저항의식이 아랍권의 지형과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리비아 병 원, 수혈할 피 모자라 발 동동 리비아 동부에 위치한 2대 도시 벵가지에서는 20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다. 보안군이 중화기까지 동원한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치면서 시민들은 “이것은 학살”이라며 치를 떨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와치는 이날 누적 사망자 숫자가 최소한 104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20명은 19일 살해됐다고 밝혔다. 반면 알자지라방송은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벵가지 한곳에서만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희생자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 각지에서 사상자가 잇따르면서 병원들은 수혈할 피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리비아 정부는 시위가 확산되거나 외부에 구체적인 시위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BBC방송은 19일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문상객들이 14.5㎜ 대구경 기관총 공격을 받아 최소한 15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현지 병원 의사의 말을 인용, 희생된 시위 가담자들이 머리와 가슴에 조준사격을 당했으며 한 희생자는 지대공 미사일에 머리를 맞았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벵가지는 마치 시위대와 보안군이 대치하는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예멘 보안군, 시위대에 발포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20일 사나대학교 학생 수백명이 학교 근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근에서 살레 대통령 지지 시위를 벌이던 100여명과 충돌이 벌어졌다. 19일에는 보안군이 수천명 규모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면서 시위 가담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보건부 당국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는 목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아덴에서도 16세 소년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예멘의 시위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AFP통신은 20일 주요 야당 지도자 하산 바움이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남부 도시 아덴에 도착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은 주말을 분기점으로 정부가 유화 국면을 조성하면서 지난 11일 이후 계속된 민주화 시위는 20일 모처럼 별다른 충돌 없이 진행됐다. 17일 수도 마나마 중심부 진주광장에서 야영하던 시위대를 무력진압해 사망자 5명과 200여명에 이르는 부상자를 냈던 보안군은 19일 셰이크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세자의 지시에 따라 군 병력과 장갑차를 진주광장에서 철수시켰다. 진주광장에 다시 모인 시위대 수만명은 “우리는 오늘 바레인의 일부를 해방시켰다. 이제 전 바레인을 해방시키겠다.”며 기뻐했다. 광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이들은 20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이어갔다. 알칼리파 왕세자는 19일 “모든 정파와 모든 이슈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반대세력과의 대화를 제의했다. 이에 대해 시아파 정당 소속 야심 후세인은 “(대화 제의는) 정책이 180도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화답했지만 대화를 거부하는 인사들도 있어 시위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야당 지도자들은 20일 회합을 갖고 정부 측 제안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도 보안군의 재진입에 대비해 진주광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다시 설치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란 야당 진영 웹사이트들에 따르면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 테헤란 발리 아스르 광장과 국영방송 앞에는 각각 1000여명과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곧바로 최루탄을 쏘며 강제해산에 나섰고 이후 경찰과 시위대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반복되며 기습시위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언론매체들의 테헤란 내 시위 취재가 금지된 상태이며, 이란 관영 매체들은 이날 시위와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모로코 “모하메드 왕 권력 이양하라” 모로코에서는 20일 수도 라바트 에서 2000여명, 최대도시 카사블랑카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민주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모하메드 왕에게 새로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일부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19일 3000여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시도하다 진압 경찰과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을 포함, 12명의 시위자가 부상했다. 현재 알제 도심에 자리한 ‘5월1일 광장’에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9개 경찰 부대 2만 6000여명이 배치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현행법상 불법인 정당 설립을 추진하면서 웹사이트에서 총선 실시와 투명한 정부 등을 요구하던 운동가들을 대거 잡아들였다. 사우디에서는 다음 달 13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계획돼 있다. 지난 3개월간 미국·모로코 등에서 치료를 받던 압둘라 이븐 압둘 아지즈 국왕은 오는 23일 급거 귀국할 예정이다. 박찬구·강국진·정서린기자 ckpark@seoul.co.kr
  • “北 고위간부 신문 이집트 시위 보도”

    북한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퇴진과 관련해 최근 시위 상황을 간부들에게 부분적으로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8일 한 대북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 간부들에게 배포되는 ‘참고신문’(소식)에 이집트 시위 소식이 실렸으며, 이 신문은 무바라크 대통령 체제를 무너뜨린 이번 사태의 동기를 이집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무바라크 대통령이 중동에서 친미 외교정책을 펴면서 장기집권을 했지만, 오히려 무바라크가 축출될 위험에 처하자 미국이 손을 떼고 배반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위의 촉매제 중 하나인 무바라크 대통령의 권력세습 기도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신문’은 북한 내 고위 간부들에게 국제정세를 알려주기 위해 외국 언론을 취합해 배포하는 것으로 당 간부와 군 당급 책임비서, 조직비서 이상 간부들만 볼 수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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