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통령 퇴진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정경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단일화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김근태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헌재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37
  • [사설] 정수장학회, 정쟁 벗어나려면 환골탈태해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더 이상 의혹을 받지 않고 공익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사진은 장학회의 명칭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최필립 이사장 등 이사진의 퇴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들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 모양새다. 이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아무 관계가 없고, 자신이나 야당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더 나갔다고 하겠다. 사실 박 후보는 그동안 원칙적인 입장만 견지해 오다가 최근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문제가 불거지기까지 논란의 불씨를 더 키운 측면이 있다. 우리는 박 후보가 진작에 장수장학회의 면모 일신을 정면으로 거론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정수장학회가 정치적 논란이 됐던 것은 현 이사진들이 박 후보 자신과 직간접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 출신인 최 이사장은 박 후보가 2005년까지 10년간 맡았던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이런 특별한 연고로 인해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아무리 법적인 연결 고리가 없다고 강조해도 야당의 정치적 공세 표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런 만큼 공익재단인 정수장학회를 박 정권의 인물들이 계속 운영한다면 정쟁의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장학회가 5·16 직후 박정희 정권이 부산 기업인 김지태씨로부터 ‘헌납’받은 자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만큼 박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 이사장이 박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일찍이 물러났어야 했다고 본다. 이제라도 최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 5명이 자진 사퇴하는 것만이 공익재단의 설립 취지를 살리고, 박 후보에게도 부담을 덜어 주는 길이다. 5·16의 어두운 유산으로 비치는 정수장학회란 간판부터 바꿔 달고, 이를 운영할 이사진도 누가 봐도 중립적인 인물로 포진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박 후보 스스로 정서적 부분까지 포함해 장학회와 완전히 결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나라의 운명을 가를 대선이 정쟁에서 벗어나 정책 선거로 전환될 수 있다고 믿는다.
  • “내년 3월 사퇴…오명도 물러나라” 서남표 KAIST총장 회견

    “내년 3월 사퇴…오명도 물러나라” 서남표 KAIST총장 회견

    한때 대학 개혁의 상징으로 인식됐던 서남표(76)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이사회와 교수, 학생 등 안팎의 퇴진 요구에 굴복한 모양새다. 하지만 서 총장은 자신을 압박해 온 오명(72) KAIST 이사장에게 같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사퇴의 시점도 지금 당장이 아니고 내년 3월로 멀찌감치 잡았다. 학내 분란이 쉽게 잦아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서 총장은 17일 서울 인사동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임기는 2014년 7월까지다. 서 총장은 “제가 고국에 돌아온 이유는 KAIST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만들어 고국의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신념 때문이었고, 2006년 부임 이후 6년간 KAIST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다.”면서 “숱한 수모를 당하면서도 KAIST 발전을 위해 가장 적절한 퇴임 시기를 고민해 왔고 오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정부와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이 후임 총장으로 선임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작심한 듯 오 이사장의 동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서 총장은 2010년 9월 오 이사장이 취임한 뒤 줄곧 마찰을 빚어 왔다. 그는 “오 이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하면서 총장직 사퇴를 종용했다.”면서 “협박의 수단으로 (근거 없이) 대통령 이름을 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서 총장은 영어강의 전면 도입, 교수 영년직(테뉴어) 심사 강화,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별 징수제 등을 도입하며 KAIST 개혁을 추진해 왔다. 2010년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총장 재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개혁 정책에 제동이 걸렸고, 올 초에는 모바일 하버와 관련된 특허 도용 사건에 연루되면서 학내외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지난 7월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계약해지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개최 직전 서 총장과 오 이사장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퇴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서 총장의 퇴진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수협의회와 학생회는 19일 국정감사와 25일 이사회를 앞두고 쫓겨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책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25일 이사회에서 서 총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비상총회를 여는 등 교수협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학생회도 서 총장의 즉각 해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총장실 점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NLL·정수장학회’ 여야 갈등 고조

    17일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논란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화록 일부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폐기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날 “참여정부의 문서 결재 관리 시스템을 전혀 몰라서 하는 소리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충북 청원 지식산업진흥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만 되면 북풍 색깔론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언론도 비판해야 한다.”며 “대화록과 회의 일지 등은 다 보고되고 결재되기 때문에 한 부분만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새누리당은 의총에서 ‘민주당과 문 후보는 국정조사와 대화록 열람을 즉각 수용하라.’는 요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보위 차원에서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을 열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국정조사는 물론 정보위 차원의 대책 역시 민주당 협조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의총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추진키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듯 상대의 수가 뻔히 읽히는 상황에서 여야는 막말 수준의 설전만 주고받았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의총에서 정수장학회 이창원 사무처장의 통화내역을 근거로 “정수장학회 측이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주말 박근혜 후보 측과 대책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사실무근이며 (민주당 측이)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불법 침입해 도촬(도둑 촬영)한 것”이라면서 “비열한 정치이자 막장 정치”라고 몰아세웠다. 한편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자진 사퇴하고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분을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했고,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사퇴를 종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아마디네자드, 서방 제재 덫에 몰락하나

    서방의 제재로 리알화가 일주일 새 40%나 폭락하자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3년 만에 부활하며 이란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란산 원유 금수에 이어 가스 수입도 금지하는 새 제재안을 오는 15일 외무장관회의에서 채택할 것으로 알려져 경제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때부터 정권 지지층이자 자금줄 역할을 해온 이란 전통시장 ‘바자르’의 상인들마저 30년 만에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에 합류하는 등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전례없는 퇴진 압박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 등 외신들은 이번 사태로 향후 이란에서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로 ▲현 정권 몰락 가능성 ▲핵무기 개발 후퇴 혹은 주력 가능성 ▲경제 붕괴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경제 실책에 대한 분노가 팽배해 있다. 최측근이 금융사기로 체포되는 등 극심한 레임덕을 겪고 있는 아마디네자드가 내년 6월 대선 전에 하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보다 이념 논쟁에 치우쳐 있다.’는 비난의 화살은 아마디네자드 뿐 아니라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최고 지도자도 함께 겨누고 있다. 호메이니의 지지층마저 아마디네자드에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한 호메이니가 아마디네자드의 임기가 끝나면 정권을 교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마디네자드의 정적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종파 분쟁으로 혼돈을 겪고 있는 이라크나 시리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체제 유지를 선호한다. 반정부 시위의 격화로 정권 존립마저 벼랑 끝에 몰리면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장기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패트릭 클로슨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 소장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이란 지도자들이 핵에 대한 입장을 바꿀 것이라는 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반대로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이란 전문가 알리 알포네는 “이란 정부는 일단 핵 보유국이 되면 (서방의) 제재가 거둬질 것으로 확신하고 핵무기 개발에 더 매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만 이란산 원유 2000만 배럴을 사들인 중국의 예에서 보듯 중국, 러시아 등 이란의 핵심 동맹국들이 이란 경제를 막후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온다. 하지만 이런 ‘제재의 구멍’을 막기 위해 EU가 금융 및 에너지 등을 포함한 대(對)이란 추가 제재 채택을 검토 중이고, 미국도 새 제재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이란은 장기간 경제적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또 학살… 40명 사망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27일(현지시간) 친정부 세력이 다시 학살극을 벌여 40명 이상이 숨졌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26일에는 다마스쿠스 중심부에 있는 군 사령부 건물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해 군 경비대원 4명이 숨지고 민간인과 군인 14명이 다치는 등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이 격해지고 있다. 시리아 활동가들은 이날 친정부 성향의 보안군이 다마스쿠스 외곽의 드히야비아 마을에서 반군 소탕을 명목으로 학살을 저질렀다며, 수십 구의 시신 장면이 담긴 비디오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시신들은 피범벅이 돼 담요에 덮여 바닥에 나란히 뉘어 있었다. 현지 활동가들은 이날 학살의 희생자가 107명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확인 가능한 사망자 수를 40명으로 추정했다. 일부 활동가들은 희생자 중 여성과 어린아이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SOHR은 또 시리아에서 26일 하루에만 최소 343명이 사망해 7월 19일(302명)의 기록을 깨고, 가장 많은 일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숨진 사람 가운데 199명은 민간인이다. SOHR은 지난해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정부군의 유혈 진압과 내전으로 민간인 2만 2000여명, 정부군·반군 8000여명 등 3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진보 교육감 “李장관 퇴진 요구” 전면전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문제를 두고 빚어진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 대해 ‘교육 파괴 종결자’라는 용어까지 써 가며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 방침에 긍정적이던 일부 교육감까지 기재 거부로 입장을 바꾸면서 대학입시를 앞두고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보수 교육감은 집단행동 거부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은 4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과부의 학교 폭력 사실 학생부 기재 지침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서울·경기·강원·전북 등 교과부 방침에 반대해 온 교육감들은 “법적 근거도 없이 이뤄진 학교 폭력 사실의 학생부 기재 지침은 인권 침해이자 위법 행위”라며 시행을 중단할 것을 교과부에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교육감들이 학교 현장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며 집단행동을 거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시도 교육감들은 오는 7일 신학용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학교 폭력 가해 사실 학생부 기재 지침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지난 3일 학교 폭력 기재 거부와 함께 이 장관에 대해 탄핵을 요구하고 나선 데 이어 이날도 일부 교육감들의 강도 높은 반발이 잇따랐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의 교과부에 교육은 없으며 교과부 장관은 교육 파괴의 종결자임을 스스로 선언했다.”면서 “교육자들의 양심을 모독한 책임을 지고 이 장관 스스로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교육감은 “이제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도 “교과부의 정책 취지를 반영하면서도 위헌·위법성과 인권 침해 소지를 없애는 방향으로 국회 차원의 입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국회 교과위원장과 면담 교과부 방침에 따르기로 했던 광주교육청도 입장을 바꿨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오늘 이후 학교 폭력 관련 학생부 기재는 국회의 입법에 따른 법률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시행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선언했다. 광주교육청은 당초 학생부 기재를 거부하면서도 고3 학생에 한해서는 입시 전형 등의 불이익을 들어 기재하기로 입장을 바꿨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英, 무바라크 불법자금 은닉 모른척?

    영국이 이집트 독재정권의 재산 은닉을 눈감아 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 2월 반정부 시위로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자국에 수백만 파운드 규모의 부동산 및 사업자산을 보유하도록 허용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폭로했다. 무바라크뿐 아니라 그의 차남 가말과 정부 인사 등 지난해 3월 영국 재무부가 금융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집트 주요 인사 19명의 자산 일부도 동결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은 무바라크 정권이 이집트에서 빼돌린 불법자금을 추적, 환수해 주기로 약속했던 터라 이집트인들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가디언과 BBC 아랍어 방송, 친중동계 신문 알하야트의 공동 취재 결과, 지난 6월 이집트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런던 첼시와 나이츠브리지에 호화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가 런던 도심에 등록한 사업체도 여럿 있었다. 차남 가말이 설립하고 2001년까지 책임자로 있던 런던 투자회사 메드인베스트 어소시에이츠의 자산도 동결되지 않았다. 해당 회사는 지난 2월 해체됐으나 자산은 해외로 빼돌려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영국 재무부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아흐메드 엘마그라비 전 관광장관의 부인 나그라 엘가잘리는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디자인 회사 설립까지 허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정부는 현재 무바라크 정권의 자산 환수를 미루고 있는 영국 재무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무바라크 퇴진 3일 뒤 이집트 과도정부는 공금 횡령, 부동산 은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무바라크 정권 주요 인사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환수해 줄 것을 서방국들에 요청했다. 당시 스위스 정부는 무바라크 하야 30분 만에 자산을 동결시킨 데 반해, 영국은 37일간이나 시간을 끌었다. 이를 두고 영국 정부가 이집트 지도부에 불법자금을 역외로 빼돌릴 시간을 준 것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이때 스위스 정부는 5억 파운드(약 9000억원)의 자산을 동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부고] 베트남전쟁 참상 전세계에 알린 종군 사진기자 맬컴 브라운 숨져

    독재정권에 맞서 가부좌를 튼 채 분신한 스님을 촬영한 사진(위)으로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종군 사진기자 맬컴 브라운(아래)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81세. 브라운은 1963년 베트남의 고승이었던 틱꽝득 스님이 베트남 정부의 불교 탄압 조치에 맞서 자신의 몸을 불태우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응오딘지엠 전 베트남 대통령의 퇴진과 군부 쿠데타의 도화선을 마련했다. 친미 성향의 응오딘지엠 정권을 지원했던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신문의 1면에 이 사진이 실리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베트남 정책을 재평가했던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집트 “시리아 4자회담 열자”

    ‘중동판 4자회담’이 성공할까. 이집트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이란 등과 함께 중동지역 ‘4자회담’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므르 로시디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무함마드 카멜 아므르 외무장관이 4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터키, 사우디, 이란 등과 이미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로시디 대변인은 그러나 회담 개최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야세르 알리 이집트 대통령실 대변인은 4자회담을 통해 시리아 사태에 “진짜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이란을 “문제가 아닌 해법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와 이란은 이집트 정부의 4자회담 제안을 환영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4자회담 국가들 중 수니파가 우세한 이집트와 사우디, 터키 등 3개국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시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오히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등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이란 외무부는 4자회담을 비롯해 어떤 논의 석상에서든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이란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0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 대통령으로는 33년 만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집트와 이란 사이에 대화의 장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란과 이집트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발발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 관계가 단절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리아 “알아사드 퇴진 협상 가능” 美 “새 내용 아니다”… 시간끌기용

    ‘퇴진 불가’를 고집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퇴진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밝혀 진위가 주목된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카드리 자밀 시리아 부총리는 2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퇴진이 대화의 전제 조건이 될 수는 없다.”며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전제로 한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7개월간 자국민 2만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알아사드 정권이 협상 의제로 대통령 퇴진 카드를 꺼낸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자밀 부총리는 정작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퇴진 문제에 주안점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알아사드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후보의 대선 출마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향후 대선 프로그램을 러시아 측에 설명했다고 AFP가 시리아 정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더라도 또다시 대선에 출마해 정권을 유지할 계산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사회의 반응도 싸늘하다. 미국이 먼저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백악관 대변인은 “솔직히 눈에 띄게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알아사드가 갈 날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걸 여전히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자밀 부총리의 발언은 최근 측근들의 이탈이 계속되는 데다 미국이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지상군 파견 등 군사 개입 시나리오를 적극 검토하면서 궁지에 몰린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간 끌기용’으로 제시한 협상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퇴진을 조건으로 내걸어 망명 등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총리는 22일 “알아사드를 축출하기 위해 도와 달라는 반군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통신과 방호장비 등 ‘비살상용’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 지원 없이 프랑스가 단독으로 군사 개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새 해결사’ 시작부터 삐걱

    시리아 사태 해결사로 등장할 새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사가 취임도 하기 전에 시리아 반군과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정부 측의 비난 포화까지 맞으며 시작부터 삐거덕대고 있다. 논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유엔으로부터 신임 특사로 지명된 라흐다르 브라히미(78) 전 알제리 외무장관이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아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 발언은 줄곧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 입장을 고수해 온 전임자 코피 아난 특사와 뚜렷이 대비되면서 더욱더 반군의 반감을 샀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시리아 국민들이 흘린 피와 자기 결정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브라히미 특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브라히미 특사는 19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국제사회의)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만큼 시리아와 관련한 그 어떤 사안도 지금은 말하기 이르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리아국가위원회는 내 말의 진위를 직접 물어봤어야 했다.”며 되레 반군의 사과를 촉구했다. 20일에는 알아사드 정권마저 브라히미 특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를 ‘내전’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딴죽을 걸었다. 시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 사태를 내전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현실과 모순될뿐더러, 음모 가담자들의 머리에서나 나올 만한 얘기”라고 비난했다. 이날 휴가에서 복귀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브라히미 신임 특사와 파리 집무실에서 만나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아난 특사의 뒤를 이어 국제사회를 대표해 시리아 사태를 중재할 브라히미 신임 특사는 분쟁 전문가로, 알제리 외무장관(1991~1993년)과 아프가니스탄 유엔 특사(1997~1999년) 등을 지냈다. 난항을 겪던 유엔의 감시단 활동은 19일 밤 12시를 기해 파견 4개월 만에 공식 중단됐다. 같은 날 알아사드 대통령은 라마단 단식 기간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다마스쿠스의 한 모스크를 방문했다.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4일 의회 연설 이후 처음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손도 못 써보고…” 코피 아난 시리아특사 사임

    시리아 사태가 17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시리아의 해결사’로 나섰던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시리아 특사가 불명예 퇴진했다. 국제사회를 중재하던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면서 시리아 사태는 더 큰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아난 특사의 사퇴 사실을 알렸다. 아난 특사는 지난 2월 23일 반 총장으로부터 특사로 지명됐다. AP에 따르면 유엔 주재 외교관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 요구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이 빠진 유엔총회 시리아 결의안을 3일 표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2일 러시아는 외무부 논평을 통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행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시리아 반군의 수도 다마스쿠스 폭탄 공격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일 군 기관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군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독려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반군을 ‘범죄 테러집단’이라고 지칭하며 “시리아 국민과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운명은 반군과의 이번 전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부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부군에 대한 신뢰와 격려가 담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정부 수반이자 군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 사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믿을 만한 곳이 정부군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이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비밀 문서에 서명했다고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AFP가 이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 정보기관들이 터키와 그 동맹국들이 운영하는 시리아 반군 지원 지휘소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비(非)살상 자원인 암호화 통신 기술과 통신 장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2500만 달러(약 283억원), 인도적 지원을 위해 6400만 달러(약 724억원)를 배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을 대표해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지원단(SSG)이 시리아 반군 측을 위해 금융 거래를 하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여전히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이집트 민주 정부 첫 총리 ‘헤샴 칸딜’

    이집트 첫 민주 정부인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 출범 25일 만인 24일(현지시간) 헤샴 칸딜(50) 관개장관이 새 총리로 지명됐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침체에 빠진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경제 전문가가 발탁될 것이란 예상과는 다른 ‘깜짝 선택’이다. 무르시 대통령의 대변인 야세르 알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칸딜 신임 총리는 시민혁명 전후 어떤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 성향의 애국자”라고 소개했다. 칸딜은 새 내각 구성은 물론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축출된 뒤 17개월간의 소요사태로 인한 이집트 정정 불안을 해결하고, 경제 재건의 임무를 맡게 됐다. 칸딜은 이날 TV 연설에서 “이집트 국민은 중대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며 사회적 통합을 강조했다. 칸딜은 지난해 2월 무바라크 퇴진 후 7월 에삼 샤라프 총리가 이끄는 과도 정부에서 관개장관으로 일해 왔다. 칸딜은 199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관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칸딜은 지난해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이슬람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았으며, ‘중도주의자’”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알아사드 몰락 초읽기… 美, 시리아 내전 ‘출구전략’ 짠다

    42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한 알아사드 일가의 몰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군의 급습으로 ‘국방부 장·차관의 몰살’이라는 최악의 타격을 입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망설까지 나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 16개월 만에 전환점을 맞은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해방시키겠다.”며 도심을 봉쇄한채 정부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행방이 묘연한 알아사드의 소재와 신변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전날 사건 현장인 다마스쿠스 중심가의 국가보안기구가 대통령 관저와 가깝다는 점에서 부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가 이미 다마스쿠스를 떠나 지중해 항구도시 라타키아로 피신했다는 설과 함께 모스크바로 망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아사드의 부인 아스마가 이미 시리아를 떠나 러시아에 머물고 있을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주재 시리아 대사는 아스마가 대통령과 함께 다마스쿠스에 머물고 있다며 러시아 도피설을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권 붕괴에 따른 비상대책으로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무기를 보유한 시리아 정권이 이를 민간인이나 반군에 사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 소식통들은 최근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무기시설을 공격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아사드가 이스라엘의 개입에 대한 국민 반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은 현재 이 방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시리아 유혈 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마련한 새로운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부결됐다. 새 결의안은 알아사드가 인구밀집 지역에서 10일 안에 병력과 중화기를 철수시키지 않으면 비군사적 제재는 물론 무력개입에도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표결을 하루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사드 퇴진 허용을 촉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는 별도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오는 23일 알아사드의 측근 26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알아사드 정권에 반군 진압용 무기와 물자를 나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항공기와 선박을 조사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새로운 변수들이 향후 시리아 사태를 가늠할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우선,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지휘했던 군 지도부의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지다. 숨진 다우드 라지하 국방장관과 알아사드의 매형인 아세프 샤우카트 차관은 반정부군에 대항할 전략을 짜온 컨트롤타워로,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아사드 이너서클의 심리 변화도 관건이다. 그간 시리아 사태에서는 측근들의 이탈이 리비아 사태 때보다 적었다. 가족까지 겨냥한 정부의 보복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반군이 알아사드의 심장부까지 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측근들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라크 주재 대사 망명 선언… 시리아 ‘이너서클’ 붕괴 가속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으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에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군 장성은 물론 대사·석유차관 등 정부 고위급 관리들까지 행렬에 동참하는 등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 붕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나와프 알파레스 이라크 주재 시리아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에 반대해 망명을 선언했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고위 외교관 출신의 망명자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알아사드 비난… 터키행 유력 알파레스는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시리아를 대표하는 대사 자리와 (시리아 여당인) 바트당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당원 동지들은 국민과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한 알아사드 정권에서 이탈하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군부는 대포와 총구를 국민을 살상하는 알아사드 정권의 범죄자들을 향해 겨눠 달라.”고 호소했다. 알파레스의 망명국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터키행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이) 그의 망명 국가에 대해 12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성·석유차관 등 잇단 탈출 그의 망명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친구이자 공화국수비대의 지휘관 중 한 명인 마나프 틀라스 준장이 지난 5일 터키로 전격 탈출한 뒤 이뤄졌다. 앞서 2일 대령을 포함한 14명의 장교와 군인 71명이 터키로 집단 망명했고, 지난달 21일에는 시리아 전투기 조종사인 하산 함마데흐 공군 대령이 미그21 전투기를 몰고 요르단 국경을 넘어 망명했다. 지난 3월에도 압도 후사메딘 석유차관이 알아사드에 반기를 들고 반군에 합류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부터 알아사드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는 정부군의 유혈 진압으로 1만 7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추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리아, 평화 찾아 ‘각개전투’

    서방과 아랍 국가들로 구성된 ‘시리아의 친구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3차회의를 가진 이후 시리아를 둘러싼 주요 당사자 간의 접촉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9일 러시아 정부와 시리아 야권 대표단은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가졌고, 시리아 특사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세 번째 회동했다. 하지만 당사자 간 동상이몽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의미 있는 해결책이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 아난 특사는 알아사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며,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새로운 구상에 합의했다.”면서 “새 접근법을 반군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반군은 “아난 특사가 ‘시리아의 친구들’ 파리 회의에는 불참하고 시리아 정권의 얼굴들을 만났다. 시리아 국민은 이런 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한편 시리아 야권 대표단의 미셀 킬로 단장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을 만난 뒤 “건설적이고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진전된 대화를 위해서는 알아사드의 퇴진이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시리아의 이해당사자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킬로 단장은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알아사드 정권에 무기를 공급하면서도 ‘외세 개입 반대’를 고수하는 자국의 입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의 조속한 종식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최신식 훈련 및 전투용 항공기 ‘야크 130’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강기훈의 탄원/임태순 논설위원

    조선 중기 한글소설 구운몽(九雲夢)은 고대소설로는 보기 드문 명작이다. 꿈에서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는 중층적 서사구조에 공(空)과 선(禪), 충(忠)의 불교·도교·유교 사상까지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교중기’(轎中記) 또는 ‘일야제지’(一夜製之)와 같은 가벼운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교중기는 저자인 서포 김만중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 오다 소설을 사오라는 어머니 부탁을 잊고 부랴부랴 가마에서 썼다는 구전 이야기다. 일야제지는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실려 있는데 “구운몽은 서포가 귀양갔을 때 대부인의 근심을 덜어드리기 위해 하룻밤에 지었다고 세상에 전해진다.”는 내용이다. 서포가 중국에 사신으로 간 적이 없고 아무리 대천재라도 장편소설을 하룻밤에 쓸 수 없는 만큼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한 국무위원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다는 말은 아부의 대표적 사례로 오늘날까지 회자된다. 자유당 시절 야당의원이던 유옥우(작고) 의원이 이익흥(작고) 내무부 장관이 경기도 지사 때 낚시를 하던 이 대통령이 실례를 하자 이런 말을 했다고 국회에서 폭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으며, 뒷날 법정소송을 벌여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유 의원도 야당을 탄압하는 내무장관이 미워 한 방 먹였다고 실토했다. 이 장관은 다행히 명예회복을 했지만 그에겐 아부꾼이라는 오명이 평생 붙어다녔음은 물론이다. 친일 등 그의 삶의 궤적과 행태로 봐선 그가 욕을 먹는 것도 당연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강기훈씨의 변호인단이 3년째 재심 개시 여부 결정을 미루고 있는 대법원에 판단을 서둘러 달라는 의견서를 냈다. 이 사건은 1991년 5월 전민련 사회국 부장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분신하자 검찰이 동료였던 강씨가 유서를 대신 써줬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진위 여부는 물론 운동권의 도덕성을 놓고 오랫동안 논란을 벌여왔다. 강씨는 유서는 김씨 본인의 것이라는 필적감정결과와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다는 과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재심을 청구했다. 강씨로선 이념을 위해 남의 생명까지 이용했다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싶을 것이다. 특히 그는 암 투병 중이라고 한다. 대법원의 결정이 서둘러 내려져 명예회복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시리아 헬기 3대 국경지역 출몰 터키 전투기 6대 발진 ‘맞대응’

    시리아 헬기 3대 국경지역 출몰 터키 전투기 6대 발진 ‘맞대응’

    터키와 시리아 국경지역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른다. 터키 전투기가 지중해 연안에서 시리아 군에 격추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30일, 이번에는 시리아 헬기가 터키 국경 지역에 출몰해 터키 전투기가 세 차례나 긴급 발진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500마일(약 804㎞)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양국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BBC와 AP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시리아 헬기들이 국경지역인 하타이주와 마르딘주에 세 차례 접근해 하타이 인근 인시르리크 공군기지와 바트만 근처 기지에서 모두 6대의 전투기가 출격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군 당국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헬기들이 국경에서 6.5㎞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시리아 헬기들이 터키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경 지역에 접근한 시리아 헬기들은 러시아산 다목적 헬기인 M1-17 1대와 M1-8 2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2일 시리아는 하타이주 근처 지중해 연안에서 자국 영공을 침범한 시리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터키는 국경에 접근하는 시리아 군을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고 대공포와 미사일 발사기 등을 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 배치했다. 이와 관련, 2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자국 외교 소식통이 러시아가 당시 터키 전투기가 시리아 영공을 침범했음을 확인하는 객관적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헬기 출몰 사태는 시리아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제네바 국제회의 직후 일어났다. 회의 참가국들은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에 합의했으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이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시리아 정부와 야권 모두 회담을 보이콧했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다시 이달 러시아와 시리아 야권 단체 2곳,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의 회담에 쏠리고 있다. 2일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시리아 야권 정치인 미셸 킬로가 이끄는 시리아 야권 대표단이 4~5일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달 중순에는 또 다른 야권 단체 시리아국가평의회(SNC) 지도자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난 특사도 이달 중순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시리아 과도정부案 정부·반군 모두 반발

    국제사회가 시리아에 과도정부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은 물음표로 남겨둬 사태의 근본적인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회의에서 시리아에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며, 현 정부와 반정부세력 인사가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난 특사는 “권력 이양은 상호 동의 아래 진행되며 결과는 1년 안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군인 시리아지역협력위원회(LCC)와 정부를 대변하는 여당지 알바스 모두 회담 결과를 ‘실패’로 규정하며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합의의 성사 가능성은 낮아졌다. 문제는 알아사드의 거취다. 러시아의 반대로 당초 서방과 아랍국가들이 계획했던 ‘알아사드 퇴진’은 합의 내용에서 빠졌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서로 반박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에 알아사드를 위한 미래는 없다.”면서 “이번 회담은 알아사드가 퇴진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권력 이양 과정에서 어떤 세력이 배제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합의문에서도 그런 결론(알아사드 퇴진)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제사회는 과도정부에 전면적인 행정권한을 부여하는 데 합의해 알아사드의 퇴진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권한을 축소시킬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담에 앞서 알아사드는 “국제사회가 강요하는 어떤 해결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배수진을 쳤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국과 터키,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외무장관들이 참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집트 첫 ‘이슬람 대통령’

    이집트가 군부 통치 60년 만에 치른 민주적인 선거에서 이슬람 세력이 처음으로 대권을 차지했다. ‘아랍의 봄’ 여파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진한 지 500일 만이다. 파루크 술탄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오후(현지시간) 카이로의 선관위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60) 후보가 대선 결선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무르시 후보는 51.7%인 1320만표를 얻어, 1230만표를 차지한 아흐메드 샤피크(70) 후보를 따돌렸다. 80만표는 무효 처리됐다. 이슬람 세력이 아랍 최대 국가인 이집트의 대권을 장악함으로써 수십년에 걸친 서방 및 이스라엘과의 관계 재설정 등 역내 역학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과거 군부와 가까이 지냈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슬람 세력의 권력 장악으로 이집트가 반(反)서방 행보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은 지난해 아랍 지역을 뒤흔든 민주화 시위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 16~17일 결선투표 이후 군최고위원회(SCAF)가 노골적인 정치 개입과 임시헌법 발동 등으로 실권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터여서, 향후 군부와 이슬람 세력 간 격렬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이에 따른 이집트내 정정(政情) 불안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특히 결선투표 이후 무슬림형제단은 군부가 대선 결과를 무바라크 정권의 총리 출신인 샤피크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작하기 위해 선거 결과 발표를 당초 21일에서 지연시켰다고 주장하며 SCAF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무바라크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샤피크 후보는 공군사령관 출신으로, 당선시 군부 주도의 강압 통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에서 이슬람주의자 대통령의 탄생은 18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이라면서 “향후 중동 정세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선관위의 발표는 무르시 후보와 샤피크 후보의 지지자들이 각각 수도 카이로와 인근 나스르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