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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으로 번지는 시국선언…“국정 파탄시킨 朴대통령 하야하라”

    전국으로 번지는 시국선언…“국정 파탄시킨 朴대통령 하야하라”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는 대학가와 시민단체의 시국선언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경북대 교수 50명과 비정규직 교수 38명은 27일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정을 파탄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교수들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사전 유출 등 ‘최순실 게이트’는 민주적 통치 체제의 기본을 무너뜨린 경악을 금치 못할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부 총학생회도 이날 대전 본원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정운영의 업무와 권한이 한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박 대통령이 ‘KAIST 명예박사’ 자격이 없다고 규정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2008년 2월 KAIST 학위수여식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제주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제주대 학생회관 앞에서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가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과 시국선언도 전국에서 잇따랐다. 대전 7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27일 오전 새누리당 대전시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초유의 국정농단, 국기문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최순실 씨가 대한민국 국정 운영 전반을 좌지우지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민주권과 헌정 질서를 유린한 행위로 박 대통령은 탄핵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충남 5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국회에 박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북 30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북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도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이 단체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등 의혹의 도미노 끝에 상상을 초월하는 최순실 일파에 의한 국기 문란 사건을 마주했다”며 박 대통령 퇴진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울산의 진보적 정당과 시민·노동단체 등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 대통령 하야,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 새누리당 사과 등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국선언 이어져…‘최순실 의혹’에 교수들도 “朴대통령 탄핵이 마땅”

    시국선언 이어져…‘최순실 의혹’에 교수들도 “朴대통령 탄핵이 마땅”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점차 확산되면서 주요 대학의 총학생회에 이어 교수들도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김정탁 교수(신문방송학과)를 비롯한 성균관대 교수들이 27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 32명이 연명한 시국선언문을 내놨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통령이 권력을 사적으로 오용하고 국기를 문란시킨 비정상 사태를 접하고 교수들은 사회 구성원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현재의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탄핵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았고 현안이 산적했으므로 탄핵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이 일괄 사퇴하고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대통령이 국정을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6월민주포럼’ 소속 회원 20명은 오전 10시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이 총체적 국정문란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사생활뿐 아니라 연설문·경제·외교·안보·인사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최순실이 개입하고 좌지우지했다는 데 대해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임옥상 화백이 ‘블랙리스트’라고 적힌 옷을 입고 참석해 검은 천에 ‘박근혜 하야’라고 붓글씨를 쓰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캘리그래퍼 강병인씨는 ‘총체적 국가 문란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는 글씨를 써 보였다. 서울대와 한양대, 홍익대, 중앙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각 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청소년 단체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과 비정규직없는세상, 대한민국을사랑하는사람들 등은 오후 6∼7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과 동화면세점 앞, 청계광장 등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집회·행진을 벌인다. 앞서 26일에는 이화여대와 서강대, 건국대, 동덕여대, 경희대 총학생회가 박 대통령의 사퇴와 특검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냈고,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서대문구 신촌에서도 청년·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시국선언문 “수준 낮다” 지적에 철회…보완 후 재발표 예정

    서울대 시국선언문 “수준 낮다” 지적에 철회…보완 후 재발표 예정

    서울대 총학생회가 ‘글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교내외 비판여론에 시국선언문을 내렸다. 발표 6시간여만이다. 서울대 총학은 ‘주권자의 이름으로 정권에 퇴진을 명한다’는 제목으로 지난 26일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철회하며 수정을 거쳐 재발표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이에 총학생회 역시 수정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국선언문을 수정하고자 한다”며 “중대한 사안이고 중요한 시기이기에 신중하고 꼼꼼하게 수정해 완성도 높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돼있던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총학은 전날 저녁 10시 30분쯤 총학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공개했다. 시국선언문은 “대통령이 아닌 어두운 그늘 아래 있는 누군가가 국가를 사유화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국가권력의 칼날이 향할 곳을 통제는커녕, 짐작할 수조차 없음을 의미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그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시국은 정국을 평론할 지성이 아니라 정국을 바꿔낼 지성이 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며 “우리는 공화정의 구성원으로서 저항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국선언문이 공개된 후 교내 학생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 등에는 시국선언문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한 서울대생은 “한 글에 의미가 불분명한 ‘공화정’이란 단어가 9번이나 반복되고 현 시국에 비해 선언문의 내용이 힘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선언문에서 사용한 ‘선봉’이라는 단어 사용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학생은 총학생회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앞서 시국선언 등을 했던 학교들을 언급하며 “취지는 좋지만 ‘선봉’이란 단어 사용에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 역사를 주체적으로 이끄는게 서울대생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총학은 이날 새벽 4시쯤 시국선언문 철회를 발표해 “총학 측은 새로운 시국선언문이 준비되는대로 다시 시국선언 발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탄핵” 촛불 든 시민들…주말 청계광장 등서 대규모 촛불집회 열릴 듯

    “박근혜 탄핵” 촛불 든 시민들…주말 청계광장 등서 대규모 촛불집회 열릴 듯

    시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씨 관련 의혹들이 점차 커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및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민중의 꿈 회원들은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회원들은 박 대통령 풍자 퍼포먼스 등으로 최씨를 둘러싼 의혹들을 비판했고 특별검사 도입 지지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이들은 27일에는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원시민연대 회원들도 지난 2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 탄핵!’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주말인 2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 새달 20만 총궐기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 새달 20만 총궐기

    “최씨의 꿈만 이뤄지는 나라”… 서강·이화여대 등 규탄 성명전국서 진상 규명 촉구 집회… 29일 청계천서 대규모 시위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파문에 26일 대학가에서는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진상 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등은 다음달 12일로 예정한 민중총궐기 대회에 20만명이 참여해 정권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이름도 모르던 한 명의 비선 실세에게 농락당했다며 분노했고 일부는 자괴감마저 느껴진다며 허탈해했다. 또 ‘탄핵’, ‘하야’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 2위를 번갈아 차지할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이날 오전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을 열었다. 학생들은 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는 헌정 사상 최악의 국기문란·국정농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의혹이 아닌 실체가 됐다”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최순실에게 모두 넘겼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전했다. 한양대, 고려대, 동국대 총학생회 등도 27일 시국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집회도 이어졌다.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산, 대구, 경북, 경남, 충북, 전주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외교안보, 인사, 경제문화 정책 등 모든 사안을 결정할 때 최순실이 관여했다. 꼭두각시가 된 정권에는 그 어떤 것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금지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시민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회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다음달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뿐 아니라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2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분노와 허탈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노모(30·여)씨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 믿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국가가 한 사람에게 좌지우지됐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직장인 윤모(34)씨는 “억측과 찌라시, 소설로 치부했던 얘기들이 대부분 사실이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고 허탈하다”고 전했다. 김모(56)씨는 “보수 정권을 지지해 왔는데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박 대통령과 비서진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은신하고 있는 독일에서 유학 중인 이모(30·여)씨는 “독일 언론까지 최씨 사태를 보도하는 등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새달 20만 총궐기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새달 20만 총궐기

    최순실 패닉에 빠진 사회“최씨의 꿈만 이뤄지는나라” 서강이화여대 등 규탄 성명 전국서 진상규명 촉구 집회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파문에 26일 대학가에서는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진상 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등은 다음달 12일로 예정한 민중총궐기 대회에 20만명이 참여해 정권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이름도 모르던 한 명의 비선 실세에게 농락당했다며 분노했고 일부는 자괴감마저 느껴진다며 허탈해했다. 또 ‘탄핵’, ‘하야’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 2위를 번갈아 차지할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이날 오전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을 열었다. 학생들은 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는 헌정 사상 최악의 국기문란·국정농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의혹이 아닌 실체가 됐다”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최순실에게 모두 넘겼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전했다. 한양대, 고려대, 동국대 총학생회 등도 27일 시국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집회도 이어졌다.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산, 대구, 경북, 경남, 충북, 전주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외교안보, 인사, 경제문화 정책 등 모든 사안을 결정할 때 최순실이 관여했다. 꼭두각시가 된 정권에는 그 어떤 것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금지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시민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회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다음달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뿐 아니라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2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분노와 허탈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노모(30·여)씨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 믿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국가가 한 사람에게 좌지우지됐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직장인 윤모(34)씨는 “억측과 찌라시, 소설로 치부했던 얘기들이 대부분 사실이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고 허탈하다”고 전했다. 김모(56)씨는 “보수 정권을 지지해 왔는데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박 대통령과 비서진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은신하고 있는 독일에서 유학 중인 이모(30·여)씨는 “독일 언론까지 최씨 사태를 연일 보도하는 등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탄핵 목소리 커져…노회찬 “강제 모금 만으로도 탄핵”

    박근혜 대통령 탄핵 목소리 커져…노회찬 “강제 모금 만으로도 탄핵”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강제 모금 등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정의당 인천시당 주관으로 인천 YWCA 강당에서 열린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라는 주제의 시민강연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전경련에 속한 기업들에게서 900억원을 강제 모금한 건데 박 대통령은 전경련이 앞장서서 돈을 냈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법률을 위배한 중대한 혐의가 있을 때 탄핵이 가능한데 이 모금 건만으로도 탄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늘 실시간 검색어 1위가 탄핵, 2위가 박 대통령 탄핵, 3위가 하야였다”며 “정의당에도 대통령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전화가 많이 왔는데 이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 파문에 대해서는 “개인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인사와 정책 결정에 개입했다고 하는데 이는 국민과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상정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능…최순실 일당 구속해야”

    심상정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능…최순실 일당 구속해야”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25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이 대통령 메시지 관리를 넘어 국정전반에 대한 보고자료를 검토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면서 “대리통치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지금 실시간 검색어 1위가 ‘탄핵’이고, 2위가 ‘박근혜 탄핵’이다. 이제 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라는 사실이 명백해 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을 감싸기에 급급했다”며 “국민을 철저히 우롱한 회견이며 일곱 문장의 눈가림으로 무마될 일이 아니다.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은 최순실 일당을 구속수사하고, 우병우 민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 등 국기문란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라.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국민적 퇴진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은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대통령을 또 지켜봐야 하는 참담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심 대표는 기자들이 “이번 일을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다. 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새누리당은 12번도 더 탄핵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첫 불명예 퇴진’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누군가 보니…

    ‘첫 불명예 퇴진’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누군가 보니…

    19일 전격 사임한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은 이 대학 첫 불명예 퇴진 총장 사례로 남게 됐다. 이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한 최 총장은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미국 템플대(Temple University) 대학원에서 물리학 석사, 과학교육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모교의 사범대학 과학교육과 교수로 부임했고 이 대학 학생처장,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2006∼2008년에는 노무현 정부 대통령 교육문화비서관을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직속통일준비위원회 통일교육자문단 자문위원을 맡았다. 최 총장은 2014년 8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52세에 총장 자리에 오른 그는 1980년 이후 이 대학 역대 최연소 총장이었으며 역사상 4번째로 젊은 총장이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법학, 신학 출신 위주로 총장을 선출한 이대에서 처음으로 공대 출신 학장이 된 점도 주목받았다. 최 총장은 취임 1년 만에 신산업융합대학을 신설하고 올해 들어서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인 프라임(산업연계교육활성화) 사업과 코어(인문역량강화) 사업 선정으로 80억원의 지원금을 타내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충분히 얻지 않고 일방적으로 각종 사업을 강행해 원성을 샀다. 학생과 일부 교수들의 불만은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결국 폭발했다. 학생들은 지난 7월 28일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에 돌입했다. 최 총장이 사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나 농성은 8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의 딸이 이 대학에 부정 입학했으며 학사 관리에서도 지속적인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결국 최 총장에게 결정타가 됐다. 최 총장은 4년 임기를 절반 정도만 채운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1886년부터 시작된 이대 역사에서 총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님, 부끄럽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 입학과 재학 중에 학사 관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대학 측이 해명에 나섰지만, 교직원과 학생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학교 측은 “특혜를 준 적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17일 오후 4시 교수 및 임직원들을 상대로, 오후 6시 30분에는 학생 및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서울 서대문구 캠퍼스 내 ECC 이삼봉홀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최경희 총장은 취재진에게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전혀 특혜는 없다. 이 점만 확실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간담회에서 승마가 체육특기자전형 선발종목으로 포함된 것은 정씨가 입학하기 2년 전인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라고 해명했다. 또 정씨를 비롯한 체육특기자 전형 학생들의 면접 평가를 앞두고 입학처장이 ‘금메달 딴 학생을 뽑아라’고 평가 교수들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대학 측은 “면접 대상자 가운데 여러 명이 국가대표 단복을 착용하고 메달을 들고 왔는데 이들은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라는 사실을 알려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수시 마감 이후 금메달 획득이 반영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입학처장은 메달 획득 사실을 반영하는 게 옳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실제 반영 여부는 면접위원의 재량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에 대해서는 “체육학부에서 필요성을 제기해 개정했으며 다른 대학도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올해 1학기 최씨가 정씨 지도교수를 만난 이후 교체된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지도교수가 먼저 학부장에게 고충을 알리며 더 이상 정씨를 맡고 싶지 않다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교수 및 임직원 간담회가 끝난 직후 송덕수 부총장도 취재진과 만나 “입시는 아주 엄정하게 진행됐고 전혀 특혜를 준 바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학사관리의 경우 일부 교과목에서 관리부실이 있긴 했다”면서 “레포트를 받는 문제 등에서 충실하지 못한 부분이 나타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정씨가 올해 1학기에 수강한 체육과학 전공 4과목 가운데 2과목의 성적 부여 근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파악했다.  송 부총장은 이어 “법인 중심으로 특조위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하고, 문제점이 드러나면 재발 방지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이날 간담회장 앞에서는 농성 학생 1000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모여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잘 키운 말 하나 열 A+ 안 부럽다’, ‘최경희 총장님, 부끄럽습니다’ 등의 손피켓을 들고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19일 교수 100여명이 참가해 최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열 예정인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이달 말까지 릴레이 1인 시위도 할 계획이다. 김혜숙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학교의 명예가 실추됐다. 본인으로 인해 벌어진 일들을 버티면서 해결하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씨 의혹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총장이 진두지휘하는 진상조사나 설명회를 신뢰할 수 없다”며 “총장 해임을 촉구하고, 교수협의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정씨의 입학전형 수상 실적에 2014년 수시 마감 기한 이후 획득한 금메달을 반영하고, 재학 중 대회 출전 기간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등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는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휴학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공헌의 통로인가, 권력의 망령인가… 안녕하지 못한 봉황들의 재단

    공헌의 통로인가, 권력의 망령인가… 안녕하지 못한 봉황들의 재단

    “봉사보다 퇴임 후 영향력” 비판 커 육영재단 활동 활발… 운영권 분쟁 ‘비리 오명’ 일해재단 세종연구소로 DJ의 아태재단 대선 승리 이끌어 노무현재단, 盧 업적 계승에 초점 청계재단, 장학금 지출 6년새 ‘절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2016년 국정감사를 놓고 ‘미르·K 국감’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아직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실제 설립자가 누구인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직접 설립했거나, 혹은 관련을 맺고 있는 재단들은 항상 이런저런 논란을 불러왔다. 설립 의도가 무엇이든 퇴임 뒤 갈 곳을 미리 만들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영향력을 이어가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美 퇴임후 사회공헌 활발… 존경받는 카터재단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퇴임한 뒤 재단 설립을 통해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재임 기간의 인기나 업적과 무관하게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재단들은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심지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기념하는 닉슨 재단도 2013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벌인 기념관 건립기금 모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정도다. 미국의 퇴임 대통령 재단 가운데 가장 널리 인정받는 곳은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가 퇴임 이듬해인 1982년 설립한 카터 재단이다. 카터 재단은 전 세계 인권과 환경 문제는 물론 다양한 국제분쟁에 개입해 평화를 실현했고, 카터 전 대통령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또 2002년 8월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해비타트 운동의 일환인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가해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재임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됐던 카터가 현재 ‘가장 존경받는 전임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들이 만들었거나 관련을 맺고 있는 재단들의 설립 목적을 요약하면 대부분 ‘인재 양성’이다. 이들 중 일부는 본래의 설립 취지에 따라 잘 굴러가기도 하지만, 다수는 논란을 불렀거나 정치적·법적인 문제 때문에 해체되기도 했다. ●最古 정수장학회… 설립과정서 재산강탈 오명 전직 대통령이 설립하고,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정수장학회다. 1962년 설립 당시 ‘5·16 장학회’였다가 1982년 박 전 대통령의 이름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 한 자씩 따서 이름을 바꾼 정수장학회는 ‘불우한 영재 지원’을 목표로 설립됐다. 실제로 현재까지 4만명이 넘는 장학생이 배출됐다. 그러나 장학회 설립 과정에서 고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 재산 강탈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2014년 2월 대법원은 김씨 유족 등 6명이 설립 과정에서 강제로 기부된 주식을 돌려 달라며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등 청구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결정을 내림으로써 “강압으로 재산이 넘어간 사실을 인정하지만, 시효가 지나 반환 청구는 할 수 없다”고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육영재단은 1969년 4월 영부인 육 여사가 어린이 복지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최근까지도 재단 설립이나 운영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없었고, 현재도 어린이 국제친선활동 및 체육대회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재단의 운영권을 놓고 박 전 대통령의 장녀인 박근혜 대통령, 차녀 박근령씨, 장남 박지만씨 사이에 분쟁이 벌어지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재벌 돈 뜯은 일해재단, 미르·K스포츠와 닮은꼴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3년 10월 발생한 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의 사망자 및 부상자, 유가족 지원과 1986·1988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비한 스포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그해 12월 자신의 아호인 ‘일해’(日海)를 붙인 일해재단을 설립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과 일해재단을 닮은꼴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당시 재단 이사에 재벌 그룹 회장들이 대부분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측근인 장세동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을 앞세워 재벌 그룹을 대상으로 모금을 했다. 결국 일해재단은 1988년 여소야대 정국에서 5공 비리 청문회의 중심에 놓여 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최초로 청문회에 불려 나왔고, 재단 연구소는 세종연구소로 전환됐다. ●당선 전 설립한 아태재단 ‘비자금 관리본부’ 오명 대통령 관련 재단들은 재임 중이거나 퇴임 이후에 설립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아태재단)은 유일하게 당선 전에 만들어졌다. 아태재단은 햇볕정책의 토대를 설계한 김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성격이 강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에게 패한 뒤 정계를 떠나 영국에 건너갔다가 이듬해 귀국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강경화 조짐을 보이는 등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는 때였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가 갖고 있던 서울 영등포역 근처 땅을 팔아 서대문구 창천동에 아태재단 사무실을 차렸다. 한반도의 평화 민주 통일, 동아시아 민주화, 세계평화 등 3가지 목표를 내세운 아태재단은 향후 김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와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2년 재단 부이사장을 맡았던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측근 이수동 전 상임이사가 권력형 비리사건인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고, 불투명한 후원금 관리가 도마에 오르면서 아태재단은 ‘DJ비자금 관리본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아태재단을 연세대학교에 기증했다. 2003년 아태재단은 김대중도서관으로 거듭났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직 대통령도서관이기도 하다. ●풀뿌리 ‘노무현재단’ 친노 정치적 구심 한계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5개월 뒤인 2009년 10월에 설립됐다. 재단은 교육·연구 및 사료편찬, 지역사회 공헌 등 목적도 있지만, 가장 큰 설립 취지는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기업이나 유력한 독지가의 지원이 아니라 1만 9000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기부로 재단의 기초를 놨고, 현재는 4만 3000여명의 시민회원이 후원을 하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풀뿌리 재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색이 강하다 보니 재단이 이른바 ‘친노’ 진영의 정치적 구심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사재 출연 청계재단… 채무 문제로 골머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호를 붙인 청계재단의 시작은 2007년 대선이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은 BBK(주가조작 파문을 일으킨 인터넷 증권회사)가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동영상이 유포돼 큰 위기를 맞았다. 선거가 열흘 남은 상황에서 그는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청와대에 입성한 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인 2009년 7월 사재 331억 4200만원을 출연해 청계재단을 세웠다. 청계재단은 국가유공자, 독립운동가 자손, 다문화가정, 새터민 자녀 등 청소년 장학사업을 표방했다. 올 초 청계재단은 채무 압박 때문에 부동산을 처분했다. 이 전 대통령의 출연금은 현금이 아니라 서초동의 영포빌딩·대명주빌딩, 양재동 영일빌딩 등 이 전 대통령 소유의 건물 3채였다. 이 전 대통령은 건물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 30억원까지 재단에 떠넘겼고 재단은 빚을 갚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청계재단의 장학사업 실적은 추락하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억 2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 청계재단은 지난해에는 3억 5000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6년 새 장학금 지출이 반 토막 난 셈이다. 청계재단은 지난 7월 복지사업으로 주력 분야를 바꾸려 했지만 보건복지부의 퇴짜를 맞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기흥 前수영연맹 회장 첫 ‘스포츠 대통령’으로

    이기흥 前수영연맹 회장 첫 ‘스포츠 대통령’으로

    이기흥(61)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4년 동안 대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이 전 회장은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제40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재적 선거인단 1405명 중 8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투표에서 294표를 얻어 214표에 그친 장호성 단국대 총장 등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전병관 경희대 교수가 189표, 이에리사 전 의원은 171표, 장정수 전 민주평통위원은 25표에 그쳤다. ●“머슴 되겠다”… 임기 2021년 2월까지 이로써 이 당선인은 2021년 2월까지 연간 6000억원의 예산과 150만 엘리트 체육인, 500만 생활체육인이 소속된 체육회를 지휘하는 ‘체육대통령’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 한편 엘리트와 학교,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한국체육이 나아갈 새로운 100년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충남 대전 출신인 그는 1985년 신민당 이민우 총재 비서관으로 일하다 1989년부터 개인사업을 했다.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을 맡아 체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카누연맹 회장,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을 맡았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체육회 부회장으로 일했다. 지난 3월에는 회장으로 있던 수영연맹 비리가 불거지면서 사실상 불명예 퇴진해 체육계를 떠났다. 그는 투표에 앞서 소견 발표를 통해 “통합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지고 불합리한 의사 결정을 하게 해 모든 경기단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며 “당선되면 모든 제도를 정비하고 재정 자립을 확보해 체육회를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입 논란을 빚은 것도 체육인끼리 똘똘 뭉쳐 위기를 돌파하자는 그의 호소가 먹히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당선 제일성으로 “모든 것을 제자리에 갖다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우리는 하나로 모든 것을 녹여 내야 한다. 누구는 되고 안 되고 식으로 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덧셈을 하는 조화로운 체육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처분 인용해 출마… 당선 무효 ‘불씨’ 이 당선인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 과정에서 생긴 잡음과 함께 인사 문제, 양 단체 조직원들의 형평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또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와의 갈등도 풀어야 한다. 체육 단체 통합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문화체육관광부에 맞서 체육회 입장을 대변하며 수시로 브레이크를 걸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총론에 일치했고 각론에서, 즉 방법과 절차에 이견이 있어 그런 것”이라며 “대화로 풀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법원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출마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낙선자나 정부 쪽에서 본안 소송을 제기해 받아들여지면 당선 무효로 이어질 수 있어 불씨는 남아 있다. 이날 선거는 선거인단 상당수가 개막을 이틀 앞둔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에도 63%의 참여율을 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기흥 前수영연맹 회장 첫 ‘스포츠 대통령’으로

    이기흥 前수영연맹 회장 첫 ‘스포츠 대통령’으로

     이기흥(61)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4년 동안 대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이 전 회장은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제40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재적 선거인단 1405명 중 8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투표에서 294표를 얻어 214표에 그친 장호성 단국대 총장 등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전병관 경희대 교수가 189표, 이에리사 전 의원은 171표, 장정수 전 민주평통위원은 25표에 그쳤다. ●“머슴 되겠다”… 임기 2021년 2월까지 이로써 이 당선인은 2021년 2월까지 연간 6000억원의 예산과 150만 엘리트 체육인, 500만 생활체육인이 소속된 체육회를 지휘하는 ‘체육대통령’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 한편 엘리트와 학교,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한국체육이 나아갈 새로운 100년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충남 대전 출신인 그는 1985년 신민당 이민우 총재 비서관으로 일하다 1989년부터 개인사업을 했다.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을 맡아 체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카누연맹 회장,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을 맡았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체육회 부회장으로 일했다. 지난 3월에는 회장으로 있던 수영연맹 비리가 불거지면서 사실상 불명예 퇴진해 체육계를 떠났다. 그는 투표에 앞서 소견 발표를 통해 “통합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지고 불합리한 의사 결정을 하게 해 모든 경기단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며 “당선되면 모든 제도를 정비하고 재정 자립을 확보해 체육회를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입 논란을 빚은 것도 체육인끼리 똘똘 뭉쳐 위기를 돌파하자는 그의 호소가 먹히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당선 제일성으로 “모든 것을 제자리에 갖다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우리는 하나로 모든 것을 녹여 내야 한다. 누구는 되고 안 되고 식으로 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덧셈을 하는 조화로운 체육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처분 인용해 출마…당선 무효 ‘불씨’ 이 당선인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 과정에서 생긴 잡음과 함께 인사 문제, 양 단체 조직원들의 형평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또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와의 갈등도 풀어야 한다. 체육 단체 통합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문화체육관광부에 맞서 체육회 입장을 대변하며 수시로 브레이크를 걸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총론에 일치했고 각론에서, 즉 방법과 절차에 이견이 있어 그런 것”이라며 “앞으로 조화로운 관계를 이뤄 내겠다. 국민체육진흥법이 제정된 지 오래됐고, 거기에도 체육회의 자립을 위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 대화로 풀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법원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출마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낙선자나 정부 쪽에서 본안 소송을 제기해 받아들여지면 당선 무효로 이어질 수 있어 불씨는 남아 있다. 이날 선거는 선거인단 상당수가 개막을 이틀 앞둔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에도 63%의 참여율을 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靑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는 야당의 부당 정치공세…수용 못해”

    靑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는 야당의 부당 정치공세…수용 못해”

    청와대는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가결과 관련해 ‘건의안을 그대로 수용해 김 장관을 사퇴시키는 일은 없다’는 강경한 의지를 내보이는 한편, 야당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은 부당한 정치공세로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김 장관을 사퇴시키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수용불가 사유로 ▲ 취임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상대로 정치적 목적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점 ▲ 거대 야당의 힘의 정치를 방치할 경우 국정이 마비된다는 점 ▲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제기한 저금리 특혜대출 의혹 등 김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이 해소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한 관계자는 “장관 직무 수행 중에 과실이 있거나 역량 부족이 입증되면 해임건의를 받아 물러나게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직무를 시작하려는 김 장관을 해임하라는 것은 정치공세이자 해임건의안의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거대 야당이 숫자의 우위를 내세워 횡포성 해임건의안을 처리했고, 이것을 정부가 수용하면 앞으로 어느 장관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는가”라며 “국정 마비로 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당한 해임건의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모는 “야당은 김 장관이 주택매입 과정에서 1%대 대출금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실제 대출 당시 6.6∼6.7%의 변동금리로 융자를 받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부당한 의혹제기에 장관을 사퇴시킬 순 없다”고 밝혔다. 이 참모는 “더욱이 김 장관은 농정 경험이 풍부하고 농정을 잘할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을 정치적인 이유로 희생양을 만들면 결국 농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해임건의 수용불가’ 원칙 아래 야당의 공세를 정면돌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재수 장관 등 장ㆍ차관 80여명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해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를 점검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정치공세용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해임건의안은 말 그대로 해임건의일 뿐이고 장관을 퇴진시킬 아무런 사유가 없는 만큼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개헌 이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장관이 모두 물러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은 해임건의안 통과 후 ‘장관 퇴진’을 수용하지 않은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야당의 ‘김재수 사퇴’ 공세가 거세질 경우 이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87년 개헌 이후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년) 등 두 차례다. 임 장관은 해임건의안 가결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해 사흘 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부분개각을 단행하며 물러났다. 또 김 장관은 해임건의안 통과 14일 만에 사표를 제출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틀 뒤 사표를 수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앞선 두 장관은 적어도 5∼6개월간 업무를 수행하던 중 해임건의안이 가결돼 사퇴했던 반면, 이번에는 야당이 업무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상대로 ‘국정 흔들기용’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임건의안 자체가 장관을 사퇴시킬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87년 개헌 이전에 해임안 통과로 물러난 장관은 임철호 농림장관(1955년), 권오병 문교부 장관(1969년), 오치성 내무장관(1971년)이었으나 당시에는 ‘즉시 사직해야 한다’ 또는 ‘해임 건의시 대통령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응해야 한다’고 규정해 대통령의 해임 조치에 사실상의 강제적 구속력을 부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중남미 좌파 정권의 성쇠/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남미 좌파 정권의 성쇠/서동철 논설위원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는 중남미에서 가장 성공적인 교육 운동으로 꼽힌다. 오르간 연주자이기도 했던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1975년 주창한 음악 교육 운동이다.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각종 악기를 가르쳐 베네수엘라를 일약 클래식 음악 신흥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베네수엘라 어린이는 2~3세부터 누클레오라는 지역 엘시스테마센터에서 음악 교육을 받는다. 일주일에 6일, 하루 3~4시간 원하는 악기 연주를 배우니 음악 영재 교육이 따로 없다. 현악기든, 관악기든, 건반악기든 자유롭게 직접 고를 수 있다. 혜택을 받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한 해 50만명을 넘는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에 오른 구스타보 두다멜 같은 천재 음악가가 나오지 않았다면 오히려 비정상이다. ‘엘시스테마’의 본격적인 성공은 우고 차베스의 집권과 관련이 있다. 차베스는 좌파 정당 연합인 애국전선 후보로 1998년 대통령에 오르자 이 교육 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세계 1위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다. 유가가 천장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올랐으니 친(親)서민 정책도 가능했다. ‘페트로 달러’의 힘이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는 추락했다. 세계 최악의 물가상승률로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생계형 범죄와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2014년 4월 배럴당 106달러이던 유가가 2016년 1월 30달러 선으로 수직 낙하했기 때문이다. 차베스의 뒤를 이은 좌파 마두로 대통령은 과반수 야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엘시스테마’도 ‘실정(失政)을 호도하는 정치쇼’라는 비판이 불거진다. 2000년대 중남미는 좌파의 시대였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 파라과이, 에콰도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에 잇따라 중도·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콜롬비아와 파라과이가 예외였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어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의 좌파 정권이 선거에서 졌다. 여기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어제 소식은 좌파 몰락의 분위기를 가속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중남미 좌파 정권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소외계층 위주의 복지 정책을 편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산유국이고, 꼭 석유가 아니더라도 자원 부국이다. 고유가와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에 따른 호황이 지나가고 수요 감소에 따라 원자재 값이 크게 하락하자 위기를 맞은 것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유가 하락에 결정타를 날렸다.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우고자 국책은행 자금을 끌어 썼다는 호세프의 탄핵 이유도 정치적 성격이 짙어 보인다. 어떤 이념을 가진 정권의 흥망성쇠이건 국제 정치·경제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확정…구심점 잃은 ‘남미벨트’ 흔들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확정…구심점 잃은 ‘남미벨트’ 흔들

    브라질 상원의회가 지우마 호세프(68)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차기 대통령으로 ‘우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마셰우 테메르(75) 대통령이 ‘권한 대행’ 방식으로 새로 취임하면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좌파벨트’가 흔들릴 위기에 몰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미에서 온건 사회주의 좌파 물결이 강하게 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다. 1999년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의 전 대통령의 당선을 시작으로 브라질(2002년), 아르헨티나(2003년), 우루과이(2004년), 칠레·볼리비아(2006년) 등에서 좌파가 줄줄이 정권을 잡았다. 남미 좌파는 2010년을 전후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같은 해 10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의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당선돼 건재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불어닥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과도한 복지 재정 지출 등으로 경제위기가 불거졌다. 여기에 장기 집권에 따른 부패 스캔들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줬다. 젊은 시절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무장 게릴라 활동을 펼쳤던 호세프는 ‘남미 좌파의 아이콘’인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남미에 형성된 이른바 ‘좌파벨트’에서 일종의 구심점 할을 해온 브라질 좌파 정권이 우파 성향으로 교체됐다는 것은 그만큼 남미 역내 정치 판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호세프의 퇴진을 계기로 한때 남미를 물들였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남미 좌파벨트를 흔드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친(親) 기업 성향의 우파 정치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12년간 지속된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같은해 12월에 치러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중도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야권 연대 민주연합회의(MUD)가 전체 의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해 17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에 압승을 거뒀다. 3선 중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자신의 4선 연임을 위한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했지만 혼외 자식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부결의 쓴맛을 봤다. 페루도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가 지난 6월 결선투표 끝에 당선돼 우파 정권으로 바뀌었다. 칠레에서는 한때 80%가 넘었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지지율이 경제침체와 각료 사퇴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22%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정권 재창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남미 대륙 12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뺀 10개국이 좌파정권이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정권이 우파로 교체됐다. 한편 테메르 정부는 출범 하자마자 주변 좌파 정권 국가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 외교부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브라질리아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퇴진… 좌파 정권 13년 만에 막 내리다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퇴진… 좌파 정권 13년 만에 막 내리다

    브라질 상원이 31일(현지시간) 탄핵심판 개시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에서 탄핵으로 물러나는 두번째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이번 탄핵으로 13년 동안 좌파 정권을 이끌었던 집권 브라질 노동자당도 정치적 존립을 위협받게 됐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이끄는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탄핵심판 속개를 선언하고 닷새에 걸친 탄핵심판 관련 토론을 마무리한 뒤 최종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상원은 81명의 의원 가운데 찬성 61명, 반대 20명으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표결에서 상원의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앞서 호세프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시도는 사실상의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여론 환기에 나섰지만, 상원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진 못했다. 그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남은 임기인 2018년 12월 말까지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그간 호세프 탄핵을 주도해 온 테메르 부통령이 속한 중도 성향 민주운동당은 이번 탄핵을 계기로 경제 회복과 국민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헌법질서 회복’에 나서겠다며 안정을 강조했다. 하지만 호세프가 대통령에서 물러나더라도 브라질의 정치 불안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자신에 대한 의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위헌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힌데다, 소수 정당이 난립하는 브라질 정당정치 특성상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어 위기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어서다. 1985년 군부 통치 종식 이후 31년간 지속된 브라질 민주화 역사에서 탄핵 투표는 정치 발전보다는 정치에 대한 환멸만 더욱 키울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브라질의 고질적인 정당 난립 구조다. 상원의 경우 의원을 배출한 정당은 17개이며 하원은 25개다. 하지만 호세프가 속한 노동자당은 상원 81석 중 11석, 최대 의석을 가진 민주운동당도 18석에 그쳐 모든 정당이 군소 정당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통령은 여러 정당과 연립정부를 세울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이합집산과 장관직 나눠 먹기를 피할 수 없다. 군소 정당 난립의 원인으로는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하원의원 후보를 선출하는 대선거구제와 지역별, 인종별, 계층별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정치 풍토가 꼽힌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정국을 안정시키기 힘든 구조다. 레온 바보사 캄피나그란지대 교수는 “브라질 정치는 끊임없이 연정 파트너를 찾아 이합집산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호세프를 비리 혐의로 내몬 브라질 우파 진영 역시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또한 정치 불안의 원인으로 꼽힌다. 친기업 성향의 테메르 부통령도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 하원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의장직을 사임했다. 비리 혐의로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해 1992년 사임했던 페르난두 콜로르 지멜루 전 대통령이 2006년부터 상원의원을 맡았고 이번 호세프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도 역설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호세프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이유인 경제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우파 진영에도 없다는 점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주앙 아우구스투 데 카스트루 네베스 연구원은 “테메르 부통령은 재정적자 해소와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라는 두 가지 개혁 과제를 안고 있지만 부패와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속에서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확정…3시간 만에 ‘권한대행’ 테메르 정식 취임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확정…3시간 만에 ‘권한대행’ 테메르 정식 취임

    브라질 헌정사상 두번째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한 가운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이 31일 오후(현지시간) 정식으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테메르의 취임식은 상원 전체회의 탄핵안 최종표결이 끝나고 나서 3시간 만에 ‘신속히’ 이루어졌다. 상원 의사당에서 10여 분간 진행된 취임식에는 탄핵심판을 이끈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과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 각 정당 지도부 등이 참석했다. 칼례이루스 의장은 테메르의 임기가 “2016년 8월 3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라고 공식 선언했다. 테메르는 “대통령직을 맡아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간단하게 소감을 밝혔을 뿐 별도의 취임연설은 하지 않았다. 테메르는 9월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테메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해 브라질 고속철도(TAV) 건설 사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참여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메르의 지지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은 앞으로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초에 나은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3%, 부정적 39%, 보통 36%로 나왔다. 테메르 개인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말에는 66%가 ‘신뢰하지 않는다’, 27%가 ‘신뢰한다’, 무응답 7%로 나왔다. 상원의 탄핵안 최종표결과 호세프 퇴진, 테메르 취임식이 진행된 이 날도 상파울루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테메르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퇴진… 좌파 정권 13년 만에 막 내리다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퇴진… 좌파 정권 13년 만에 막 내리다

    2018년까지 부통령이 권한 대행 호세프 “탄핵 불복 위헌 소송 청구” 브라질 상원이 31일(현지시간) 탄핵심판 개시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에서 탄핵으로 물러나는 두번째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이번 탄핵으로 13년 동안 좌파 정권을 이끌었던 집권 브라질 노동자당도 정치적 존립을 위협받게 됐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이끄는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탄핵심판 속개를 선언하고 닷새에 걸친 탄핵심판 관련 토론을 마무리한 뒤 최종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상원은 81명의 의원 가운데 00명이 표결에 참가해 찬성 61명, 반대 20명으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표결에서 상원의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앞서 호세프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시도는 사실상의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여론 환기에 나섰지만, 상원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진 못했다. 그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남은 임기인 2018년 12월 말까지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그간 호세프 탄핵을 주도해 온 테메르 부통령이 속한 중도 성향 민주운동당은 이번 탄핵을 계기로 경제 회복과 국민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헌법질서 회복’에 나서겠다며 안정을 강조했다. 하지만 호세프가 대통령에서 물러나더라도 브라질의 정치 불안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자신에 대한 의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위헌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힌데다, 소수 정당이 난립하는 브라질 정당정치 특성상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어 위기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어서다. 1985년 군부 통치 종식 이후 31년간 지속된 브라질 민주화 역사에서 탄핵 투표는 정치 발전보다는 정치에 대한 환멸만 더욱 키울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브라질의 고질적인 정당 난립 구조다. 상원의 경우 의원을 배출한 정당은 17개이며 하원은 25개다. 하지만 호세프가 속한 노동자당은 상원 81석 중 11석, 최대 의석을 가진 민주운동당도 18석에 그쳐 모든 정당이 군소 정당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통령은 여러 정당과 연립정부를 세울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이합집산과 장관직 나눠 먹기를 피할 수 없다. 군소 정당 난립의 원인으로는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하원의원 후보를 선출하는 대선거구제와 지역별, 인종별, 계층별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정치 풍토가 꼽힌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정국을 안정시키기 힘든 구조다. 레온 바보사 캄피나그란지대 교수는 “브라질 정치는 끊임없이 연정 파트너를 찾아 이합집산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호세프를 비리 혐의로 내몬 브라질 우파 진영 역시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또한 정치 불안의 원인으로 꼽힌다. 친기업 성향의 테메르 부통령도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 하원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의장직을 사임했다. 비리 혐의로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해 1992년 사임했던 페르난두 콜로르 지멜루 전 대통령이 2006년부터 상원의원을 맡았고 이번 호세프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도 역설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호세프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이유인 경제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우파 진영에도 없다는 점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주앙 아우구스투 데 카스트루 네베스 연구원은 “테메르 부통령은 재정적자 해소와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라는 두 가지 개혁 과제를 안고 있지만 부패와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속에서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막말 트럼프 만든 ‘두 명의 로저’

    막말 트럼프 만든 ‘두 명의 로저’

    공화 정치컨설턴트 ‘로저 스톤’ 비방전 등 네거티브 전략 이끌어 전 폭스TV회장 ‘로저 에일리’ 새달 TV토론 ‘진흙탕 싸움’ 전망 대통령선거 전쟁에는 항상 ‘킹메이커’가 있기 마련이다. 미국 대선판에서 유명세를 탄 킹메이커는 2008년 대선에서 정치 신예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두 명의 ‘데이비드’가 꼽힌다. 8년 전 오바마 선거캠프의 선임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61·CNN 해설자)와 캠페인 매니저를 맡았던 데이비드 플러프(49·우버 전략고문)가 그들이다. ‘오바마의 남자들’인 두 데이비드에 견줄 만한 킹메이커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안팎으로 돕고 있다. 이들은 두 명의 ‘로저’로, 공화당의 오랜 정치 컨설턴트이자 로비스트 로저 스톤(왼쪽·64)과, 최근 폭스뉴스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 캠프에 합류한 로저 에일리(오른쪽·76)가 그들이다. 29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선거 전문가 등에 따르면 로저 스톤은 대선판에서 ‘악명’이 높다. 1972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을 위한 전략 컨설턴트 역할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1980년과 1984년 로널드 레이건 선거캠프를 거쳐 최근까지 공화당과 자유당 대통령 및 의원·주지사 후보 등을 위한 선거 전략을 짜 왔다. 특히 스톤의 주요 전략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막말을 일삼으며 ‘정치적 올바름’을 거부하는 트럼프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트럼프 캠프에 킹메이커로 뛰어든 또 한 명의 로저는 공화당의 오랜 미디어 컨설턴트이자 폭스TV 설립자인 로저 에일리 전 폭스TV 회장이다. ‘여직원 성희롱’ 추문의 책임을 지고 최근 퇴진한 에일리와 트럼프의 유착 가능성은 예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에일리가 폭스TV를 떠나 트럼프 캠프에 공식 합류하면서 확인됐다는 것이 선거 전문가들의 평가다. 에일리는 닉슨·레이건을 비롯,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의 캠프에서 미디어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의 가장 큰 임무는 새달 26일부터 세 차례 열리는 TV토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압도할 수 있는 자극적 전략을 짜는 것이다. 한 선거소식통은 “미 대선이 상호 비방전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악명 높은 두 명의 로저가 트럼프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면서도 “이들의 자극적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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