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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오늘 투표하면 트럼프 승리 확률 58%”

    “美, 오늘 투표하면 트럼프 승리 확률 58%”

    미국 공화당이 오는 11월 열리는 대선에서 이기고 연방의회 상·하원의 다수당까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분석업체 ‘디시즌 데스크 HQ’는 29일(현지시간) 자체 예측 모델을 돌린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확률이 58%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 제도는 각 주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전부(네브래스카와 메인주 제외) 가져가는 구조라서 대선 승패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세가 비슷한 경합주에서 결정된다. 자체 예측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6개 경합주 중 미시간을 제외하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주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2명을, 바이든 대통령이 256명을 가져갈 것으로 더힐과 ‘디시즌 데스크 HQ’는 전망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게서 가져올 확률은 79%로 평가됐다. 모델은 각 당의 등록 유권자 수, 인구통계, 과거 선거 결과, 선거자금, 여론조사 평균 등 200여개 데이터를 토대로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예측이라 선거일까지 남은 약 5개월 동안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 과학 담당인 스콧 트랜터는 “사람들은 오늘 투표하지 않으며, 누구도 대통령을 뽑거나 상원의원을 뽑지는 않는다. 만약 사람들이 오늘 투표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에 기여한 주요 유권자층인 젊은이들과 유색 인종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경제 상황과 이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도 불만족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캠프는 여론조사 결과를 걱정하기에는 아직 선거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보고 있으며, 다수 전문가가 공화당 압승을 전망했던 2022년 중간선거를 민주당이 이긴 사실에 주목한다.
  • [데스크 시각] 연내 구조개혁 불발 땐 ‘모수개혁’이라도

    [데스크 시각] 연내 구조개혁 불발 땐 ‘모수개혁’이라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연금개혁을 둘러싼 한국의 정치 상황을 안다면? ‘부러움 반, 질투 반’이지 싶다. ‘기가 막힌다’는 반응도 나올 수 있겠다. 지난했던 그의 연금개혁 행보에 비추어 내린 개인적 추론이니 논리적으로 급발진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죽자고 따지지 말아 달라. 지난해 4월 연금개혁을 추진하던 마크롱 대통령의 상황은 이렇다. 국회 과반인 야당과 강성 노조가 연금개혁 반대의 주도 세력이었다. 그리고 시민 열에 일고여덟은 연금개혁을 반대했다. 백년대계의 연금개혁안이 나온 것도 아니다. 연금 수령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64세로 올리고, 연금 100%를 받기 위한 보험료 납부 기간을 기존 42년에서 2027년부터 43년으로 연장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사실상 2년 더 일하고 연금 받는 십년소계(十年小計)의 개혁안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이득 보는 곳과 손해 보는 쪽이 확연히 나뉘었다. 지방과 생산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두드러지면서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그는 ‘대통령의 말을 안 듣겠다’며 프라이팬을 두드리는 시위대에 “프라이팬으로는 프랑스를 전진시킬 수 없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부결이 확실한 만큼 국회를 패싱하고 ‘헌법 특별조항’이라는 우회 꼼수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켰다. 대가는 컸다. 지지율은 20%대로 곤두박질쳤고, 국회 패싱에 따른 민주적 절차 문제로 프랑스는 여전히 시끄럽다. 이런 험한 꼴을 겪은 그에게 노동자와 서민을 지지 세력으로 둔 거대 야당이 연금개혁을 제안했다면 얼마나 반가워했을까. 정치적 술수와 꼼수가 잔뜩 묻어 있다고 해도 두 팔 벌려 환영했을 것이다. 총대 메고 국민 욕받이로 나서겠다는데 이를 마다할 리 있겠나. 물론 상상 속의 일이다. 그러나 전혀 기대하지 않던 그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이 제시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안’을 받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치적이 될 수 있는 연금개혁에 거대 야당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그럼에도 연금개혁안은 21대 국회 문턱에 다가가지도 못했다. 정부와 여당이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과 구조개혁을 함께해야 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22대 국회에서 청년과 미래세대를 포함해 국민적 공감을 얻어 가면서 논의하자고 한다. 지난해 10월 단일안 없이 24개 시나리오를 국회에 제출한 뒤 뒷짐만 진 정부가 이제서야 청년세대 참여를 들이미는 건 소가 웃을 일이다. 모수개혁이 쉬운 것도 아니다. 1998년 보험료율 9% 적용 이래 26년간 단 1%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도 2007년 국민적 저항에 보험료율을 건드리지 못했다. 소득대체율만 40%로 낮춰 기금 고갈 시점을 늦췄을 뿐이다. 전문가들이 기회 왔을 때 모수개혁이라도 하자는 이유다. 당정의 큰 그림처럼 한 방에 70년, 100년을 내다보는 구조개혁까지 이룬다면 얼마나 좋겠나. 기초연금, 직역연금(공무원·군인연금)과 연계해 연금제도의 틀을 새로 짜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하고,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고된 작업이다. 21대 국회에서 대타협의 기회를 잃었다고 손을 놓을 순 없다. 불씨를 살려야 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모수개혁뿐 아니라 구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의 앞선 제안이 진정이었다면 협의체를 주도하시라. 여야 모두 국민께 약속하자. 서로 치열하게 논의하고 설득했음에도 구조개혁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연내에 모수개혁이라도 하겠다고. 연금개혁은 지난 17년간 제자리였다. 지금은 그 어떤 대의명분보다 한 걸음 내딛는 게 윗길이다. 김경두 정치부장
  • ‘경제적 아파르트헤이트’ 심화… 남아공 만델라당 30년 집권 끝나나

    ‘경제적 아파르트헤이트’ 심화… 남아공 만델라당 30년 집권 끝나나

    ‘세계 최초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를 배출한 뒤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30년간 이끈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29일(현지시간) 치른 일곱 번째 총선에서 처음으로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유색인종차별정책) 체제 종식 뒤 국제사회에서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맹주’를 자임해 온 남아공은 누적된 부정부패로 지지층인 흑인들에게 심판을 받게 됐다. 남아공 총선은 이날 오전 7시 전국 9개주 2만 3292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오후 9시에 마무리됐다.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투표 종료 직후 개표를 시작해 중간 집계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6월 1일쯤 공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ANC는 1994년 총선에서 62.7%의 득표율로 집권한 뒤 1999년 66.4%, 2004년 69.7%, 2009년 65.9%, 2014년 62.2%를 기록했다. 2019년 총선에서도 57.5%를 얻어 400석 가운데 230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복수 여론조사에서 ANC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50%를 밑도는 결과가 나왔다. 남아공은 의원 비례대표제 국가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5년 임기(중임 가능)의 대통령을 정한다. 이대로라면 ANC는 과반을 얻지 못해 소수정당과 손잡고 연립내각을 꾸려야 한다. ANC는 ‘모든 기업의 국유화’를 주장하는 친러 성향 민주동맹(DA)과 ‘대연정’을 택하거나 포퓰리즘 정당인 경제자유투쟁당(EFF),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킹메이커’로 나선 음콘토웨시즈웨(MK) 등과 ‘소연정’에 나설 수 있다. 2800만 남아공 유권자의 정권 심판 여론이 비등한 건 이른바 ‘민주화 세력’의 국정 실패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남아공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로 분류했다. 남아공의 살인율은 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높아졌다. 반면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022달러로, 6459달러였던 2008년보다 더 낮아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실업률도 32.9%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CNN방송은 “30년 전 ‘정치적 아파르트헤이트’는 종식됐지만 ‘경제적 아파르트헤이트’는 오히려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남아공 인구의 81%를 차지하는 흑인은 공교육 실패로 평생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사립학교를 나온 소수 백인은 고소득 직업을 구해 윤택한 삶을 살아간다. 이코노미스트는 “집권당인 ANC는 능력보다는 파벌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공직을 임명하는 ‘엽관제’로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자연스레 정치인들은 ‘정당정치’에 포획됐고 국익과 민생을 위한 개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남아공 매체 뉴스24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2014~2019년 당내 인선을 정하는 위원회장을 맡았다. 전임 내각에서 장관을 지낸 음체비시 조너스는 탈당하며 “ANC에 속한 이들은 한때 소수의 백인 계층만 누렸던 고위층의 삶을 누리는 걸 권력 쟁취의 유일한 목표처럼 행동했다”고 일갈했다. 만델라의 후계자인 타보 음베키의 대변인은 “나는 가난해지려고 투쟁한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치부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 “선 안 넘었다” 또 이스라엘 감싼 바이든… 아랍계·무슬림 표심 요동

    “선 안 넘었다” 또 이스라엘 감싼 바이든… 아랍계·무슬림 표심 요동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상전의 군사작전 수위를 높여 지금까지 최소 66명이 숨졌다는 현지 당국 주장이 나왔다. 그럼에도 미국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 지원 정책은 불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스라엘에 지나치게 관대한 워싱턴의 ‘고무줄 잣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의 ‘눈 가리고 아웅’식 이스라엘 감싸기로 중동정책 기조가 꼬이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집권 민주당의 ‘집토끼’인 진보층과 아랍계·무슬림 유권자의 표심 이탈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날 이스라엘 탱크의 포격으로 라파 서부 알마와시 난민촌에서 21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45명이 숨진 지 이틀 만에 대규모 사상자가 또 발생한 것이다.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전에 돌입한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 “(이스라엘 관련)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탱크 한 대, 장갑차 한 대 정도로 벌이는 작전은 ‘지상전’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라파 중심부 인구밀집 지역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지상전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설정한 ‘레드라인’에 해당한다. 지난 3월 그는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번 공습으로 수십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음에도 ‘아직은 괜찮다’고 판단했다. 대신 미국은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표적 전투’라고 규정한 뒤 되레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피해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에 따르면 라파에는 여전히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생사의 기로에서 고통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피란민 45명이 숨진 공습 지역 탈알술탄은 이스라엘이 발령한 ‘대피 명령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조치 없이 공격을 감행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성향은 ‘민주적 세계질서 수호’를 강조하는 그의 정치적·도덕적 신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원의원 시절부터 당시 미국 주재 이스라엘 부대사였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40년 가까이 친분을 쌓아 온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두둔할수록 그의 대선가도에는 먹구름이 짙어지는 형국이다. 그는 최우방인 이스라엘 지원 입장을 밝히면서도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아랍계 유권자를 의식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2국가 해법 지지’를 발표하는 등 나름 균형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도를 넘은 공습까지 눈감아 주면서 무슬림들의 지지가 크게 빠졌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친이스라엘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대학가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이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대규모 반이스라엘 시위가 예고된 것도 바이든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입소스의 지난 17~20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외교갈등·테러 정책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29%에 불과해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36%)보다 낮았다.
  • “파행적 대결 구조화 땐 의회주의 후퇴… 포퓰리즘·독재 양상 갈 수도”[박성원의 직설대담]

    “파행적 대결 구조화 땐 의회주의 후퇴… 포퓰리즘·독재 양상 갈 수도”[박성원의 직설대담]

    상생과 협치의 실패로 불신 심화尹 ‘특검=탄핵사유 찾기’ 의구심巨野 ‘힘의 논리’ 역풍 맞을 수도‘의장 당적 이탈’ 법정신 충실해야개헌 필요… 논의 빠를수록 좋지만‘오해’ 없게 시기·정치상황 고려돼야윤 대통령, 野를 동반자로 여기고이 대표는 양보하는 자세 보이길 21대 국회가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 속에 막을 내렸다. 22대 국회는 더 강경해진 171석 거대 야당과 총선 참패로 수세에 몰린 여당 사이에 강대강 대치가 예고돼 있다. 여야는 무한정쟁의 수렁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대화정치를 복원할 수 있을까? 5선 의원에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대철 헌정회장은 “파행적 대결이 구조화되고 의회민주주의가 후퇴할까 걱정”이라며 “의회주의가 흔들리면 포퓰리즘과 독재적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회장은 또 “상생·협치의 실패에서 불신과 대결이 심화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여기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서둘지 말고 양보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헌정회는 역대 국회의원 1200여명으로 구성된 법정단체다. 인터뷰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 있는 헌정회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사망 사건 특별검사법’에 대한 재의결 표결이 진행되고 있었다.-‘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이번 표결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민주당은 부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장외집회와 22대 국회 재발의 등 총력 대처를 하겠다는 태세입니다. “(깊은 숨을 내쉬며) 새로운 (22대) 국회가 이렇게 시작된다면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여야가 만나고 대화하고 토론·타협해서 상생의 정치를 해 줄 것을 기대했는데.” -여든 야든 다 상생의 정치를 말하는데 왜 안 되는 걸까요. “첫째, 민주주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돼야 하는데 지금은 서로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단정하고 시작을 해요. 둘째, 진영 논리가 지역주의와 맞아떨어지면서 보수, 진보가 서로 이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셋째, 여야가 너무 힘의 논리를 빨리 쓰려 해요. 야당은 다수결을, 여당은 거부권을 너무 빨리 쓰는 것 같아요.” 여야 간 불신도 결국 상생·협치의 실패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상생·협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정치가 자꾸 파행과 대결로 치닫게 된다는 게 정 회장의 요지였다. “지금은 아예 정치 실종, 정치 상실 상태가 됐어요. 여야 격돌로 파행적 대결이 구조화되면 의회민주주의가 후퇴할까 걱정돼요. 의회주의가 흔들리면 여든 야든 포퓰리즘과 독재적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상상하기도 싫다는 듯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어 보임).” -해결책이 있을까요. “채 상병 특검법은 국민의 70% 가까이가 찬성하는 사안이므로 윤 대통령이 수용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게 못 할 겁니다. 민주당의 특검 공세가 결국 탄핵 사유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민주당도 그런 걸 기대하면서 특검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아요.”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 등을 놓고 “이제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묵적, 정치적 예의는 깨지고 국민적 유행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 스스로가 점점 탄핵의 방향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특히 자신과 부인에 대한 특검법 거부는 탄핵 사유라며 ‘탄핵열차’에 시동을 거는 듯한 모습인데요. “야당이 총선에 승리했다고 그런 태도를, 힘의 논리를 보이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고 역풍을 맞을 수 있어요. 대통령이 거부권을 자주 행사하는 것이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위법이나 위헌으로 인한 탄핵 사유는 아니잖아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초선 당선자들에게 “(민주당에서는)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을 ‘수박’으로 부르고 역적으로 여긴다.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 했습니다. 또 “여당에는 대통령에게 ‘노’(NO)라고 하는 사람이 없고, 야당에는 당대표의 주장이나 당론을 거스르는 사람이 없다”고 했어요. “크게 공감합니다. 민주정치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대통령에게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전한 비판세력, 반대세력이 있어야 건강한 여당이 될 수 있어요. 야당도 마찬가지예요. 민주당에 비주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건 제가 기억하기론 거의 처음입니다.” -요즘 민주당은 당심(黨心) 위에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마음), 명심 위에 ‘개심’ 즉 개딸(개혁의 딸)들 마음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이른바 ‘팬덤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허허 웃으며) 건강한 팬덤은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을 ‘수박’이라 부르고 역적이나 배반자로 여기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해요.” 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지지모임 ‘노사모’와 이 대표의 강성 지지모임 ‘개딸’들에 대해서도 차이점을 강조했다. “노사모는 이라크 파병 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때처럼 사안에 따라 노무현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소신파가 다수였어요. 노 전 대통령도 노사모에게 ‘노무현을 버리고 역사 속으로 들어가라’고 당부했죠. 노사모는 한마디로 건강한 팬덤이었어요. 개딸들은 이재명과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을 겨냥해 맹공을 퍼붓곤 했잖아요. 이 대표는 위기의 순간 개딸 소집령을 내렸고 앞으로도 내릴 겁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는 “민주당의 국회가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법안을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할 것”이라면서 “기계적 중립은 없다”고 했는데요.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입법부의 수장이면서 국회 내 여야 정당의 대립되는 주장들을 중재해 국회의 단일 의사를 확정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융통성 없는 기계적 중립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당적을 떠나도록 한 국회법 정신에 충실해야죠.” -우 후보는 대통령 중임제와 감사원의 국회 이관, 의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를 위한 개헌에 앞장서겠다고 주장해 왔죠. “개헌 논의는 빠를수록 좋다고 봐요. 개헌한 지 37년 됐는데 제왕적 대통령제가 돼서 비민주적입니다. 개헌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정치개혁이라고 확신해요. 개인적으론 내각제로의 개헌을 찬성하나 국민적 지지나 요구가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므로 이원집정제나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이라도 하면 좋겠어요.” -개헌을 찬성하는 이들 가운데도 지금 개헌론을 꺼내는 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정략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그런 행태를 보이는 개헌론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암수(暗數)가 있다고 의심받을 수 있죠. 시기와 정치 상황의 문제가 고려돼야 합니다. 헌정회에서도 개헌특위를 만들었는데, 개헌의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할 겁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열리면 이재명 대표의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씩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행정부나 사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처분적 법률’ 형태로 추진하려 하는데요. “(허허 웃으며) 이것도 과하면 안 돼요. 그 필요성, 긴박성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아요. 선거를 위한 포퓰리즘 아닌가 생각되고요. 13조원의 세금을 갖고 나눠 주고 또 거둬야 해요. 처분적 법률이라고 하지만 결국 추경 예산 편성을 해야 하잖아요. 예산 편성은 정부에 권한이 있어요. 사실상 어렵죠. 최근 여론조사도 찬성 43%, 반대 51%로 반대가 더 많던데요.” -지난 4·10총선에서 여당의 역대급 참패 요인을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런 여당 참패는 사실 나도 처음 보는데요(웃음). 대통령중심제에서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일 수밖에 없어요. 참패 요인은 먼저 대통령이 야당을 동반자로 여기고 협치, 상생, 통합의 정치를 끌어내지 못했다, 또한 국민, 언론과 적극적 대화의지가 없었다, 정치 경험이 없는 데다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4% 안팎에서 고착화돼 있는데요. “현재와 같이 즉흥적, 일방적,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지지율은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정치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내각과 비서진에 기용해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해요. 야당을 동반자로 생각하고,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야당을 만나 대화, 경청, 설득, 타협하는 게 필요합니다. 야당을 불순세력으로 몰아가거나 질책해서는 안 되고요.” -끝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에게 한마디씩 조언을 한다면. “윤 대통령께는 좀 정치친화적으로, 야당을 동반자로 여기고 폭넓은 인사를 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고요. 이 대표에겐 너무 서둘지 마시라, 당내 민주화, 상향식 민주정치를 좀 하고 사법리스크로 오해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총선에서 압승했으면 개원벽두부터 밀어붙이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정대철 회장은 ▲80세 ▲서울대 법학과·대학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정치학박사 ▲9, 10, 13, 14, 16대 국회의원 ▲국회 문화공보위원장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대한민국헌정회장(현)
  • 차이잉원보다 더한 독립론자… 라이칭더 앞에 놓인 ‘미중 고차방정식’ [글로벌 인사이트]

    차이잉원보다 더한 독립론자… 라이칭더 앞에 놓인 ‘미중 고차방정식’ [글로벌 인사이트]

    의사 출신으로 1994년 정치 입문의원·시장·총리·부총통 모두 거쳐친미·독립 기조 강한 급진적 사상 ‘현상 유지’ 추구한 차이와의 마찰도민진당 첫 ‘12년 집권’ 성공했지만中압박 우려한 민심 여소야대 선택 ‘하나의 중국’ 놓고 양안 갈등 전망 당분간 美보호 아래 반도체만 올인 올해 1월 13일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65)가 지난 20일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대만에서는 1996년 총통 직선제 실시 뒤로 한 정당이 8년 이상 집권한 사례가 없었는데 민진당은 라이 총통의 승리로 차이잉원(68) 전 총통(2016~2024년 재임)에 이어 ‘12년 집권’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제 라이 총통은 전임자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물려받아 영광스럽지만 험난한 여정에 나서야 한다.●광부의 아들서 총통 오른 ‘흙수저 신화’ 28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행정원장(국무총리)과 부총통(부통령), 총통을 모두 맡은 인물이 됐다.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내에서도 가장 급진적이고 중국 혐오가 강한 ‘신조류계’의 대표 주자다. 차이잉원보다 더 강력한 독립론자로 평가된다. 그는 1959년 타이베이현 완리향(현 신베이시 완리구)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2세 때 부친이 탄광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 1978년 최고 명문인 국립대만대(의학원 재활학과)에 입학했고 1986년 타이난 소재 국립청쿵대(의학원 학사후의학과)에 다시 진학해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대만 정계에는 의사 출신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번 대선에서 라이 총통과 자웅을 겨룬 커원저(65) 민중당 주석도 국립대만대 응급의학센터장을 지냈다. 국민당 독재 시절 일반인의 정계 진출이 사실상 가로막히자 야심 있는 젊은이들이 자수성가를 위해 의사의 길을 대신 택했는데 이들이 대만 민주화 이후 뒤늦게 입문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라이칭더는 1994년 대만성 성장 선거에서 민진당을 도운 것을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1998년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타이난 지역구 후보로 당선돼 내리 4선에 성공했다. 2010·2014년에는 타이난 시장도 역임했다. 시장 시절인 2011년에는 당시 마잉주 총통이 추진하던 중국식 병음 표기를 거부했고 2014년에는 상하이 명문 푸단대에서 “대만 독립은 대만인 사이에서 완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선언하는 등 반중 행보를 보였다. 민진당 지도부가 그를 눈여겨봤다. 2017년 9월 대규모 정전 사태로 여론이 어수선해지자 당시 차이 총통은 라이칭더를 새 행정원장으로 기용해 정국을 수습했는데 이때부터 두 사람 간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가 생겨났다. ●차이잉원과 ‘애증의 동지’ 사이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6개 주요 단체장 가운데 2곳만 얻고 대패하자 라이칭더는 행정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이유를 댔지만 실제로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현상 유지’에 안주하는 차이 총통의 ‘뜨뜻미지근한’ 기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3월 그는 민진당 차기 총통 선거(2020년 1월)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만에서는 총통에게 연임 의사가 있다면 당에서 경선 없이 합의 추대를 모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의 경선 도전에는 ‘차이잉원의 재선을 막겠다’는 속내가 담겼다. 즉각적 대만 독립을 원하는 민진당 원로들이 그의 출마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흙수저’ 출신인 그는 대선 레이스에서 ‘금수저’ 출신 차이 총통과 대비돼 더 크게 주목받았다. 당시 민진당은 여러 부정부패 사건에 휘말려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당내에서도 ‘차이잉원 필패론’과 ‘라이칭더 대안론’이 빠르게 퍼졌다. 그런데 대선을 6개월여 앞둔 2019년 6월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다. 재선이 힘들어 보이던 차이 총통은 돌연 ‘반중 전사’로 재평가돼 지지율이 급등했다. 당 후보 경선에서 라이칭더를 물리치는 이변도 연출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모든 것이 중국 덕이었다. 차이 총통은 내키지 않았지만 당원 결속을 위해 라이칭더를 부총통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이렇게 이들은 ‘집권 2기’에도 협력과 반목을 이어 갔다. 차이 총통은 여러 잠룡을 ‘후계자’로 점찍어 대항마를 키웠지만 이들 대부분은 논문 표절 논란 등으로 스스로 무너졌다. 라이칭더는 특별한 경쟁자 없이 민진당 후보로 총통 선거에 나섰고 대권을 거머쥐었다.●친미도, 친중도 아닌 대만 민심 이제 그는 향후 국정 운영에서 차이 전 총통보다 훨씬 어려운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그가 맞서야 하는 중국은 갈수록 힘이 세지는데 그의 지지층은 전임자 때보다 크게 얇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총통 선거에서 차이 전 총통은 2016년 56.1%, 2020년 57.1%를 얻었다. 과반이 넘는 득표율 덕분에 베이징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독립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라이 총통은 이번 선거에서 40.1%를 얻는 데 그쳤다. 2000년 총통 선거에서 39.6%로 당선된 천수이볜(74) 이후 24년 만에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한 ‘약체 총통’이다. 민진당은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113석 가운데 51석을 얻는 데 그쳤다. 4년 전보다 10석이 줄어 국민당(52석)에 제1당을 내줬다. 전형적인 ‘여소야대’ 정국이다. 국회를 장악하지 못한 만큼 헌법·국호 수정 등 ‘레드라인’을 넘을 수 없게 됐다. 대만 유권자들은 친중 세력의 집권을 거부했지만 민진당도 심판했다. 라이 총통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거대 야당을 상대로 양안 정책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차이 전 총통 시절인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같은 ‘모 아니면 도’식 정치 이벤트는 불가능해졌다. ‘중국과의 전쟁을 감수하는 독립 시도는 원치 않는다’는 민심을 이번 선거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속 中 대화 재개 등 과제 산적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모두 ‘대만해협의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하는 만큼 중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대만을 군사 공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라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기에 중국 지도부가 대화를 제안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대만해협 분위기는 양안 관계보다 미중 관계에 더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공공연히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대만을 합병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에서도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항공모함을 이용해 남중국해 내 중국 인공섬을 폭파해 제해권을 빼앗는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현실화되면 동아시아는 말 그대로 ‘파국’을 맞는다. 왕젠웨이 중국 샤먼대 대만연구센터 정치연구소장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도움 없이 독립 추진이 불가능하기에 라이 총통은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조용한 행보를 이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그는 취임식 때 천명한 대로 ‘호국신산’(나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자국 패권의 핵심인 ‘첨단 기술’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제조 능력을 중국에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라고 보기 때문이다.
  • ‘마초’ 뿌리 깊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나온다

    ‘마초’ 뿌리 깊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나온다

    공학 전공 과학자 출신 정치인멕시코시티 첫 여성 시장 역임살인 범죄 절반으로 줄이기도인기 높은 현 대통령 그늘 극복부패·빈곤·성평등 등 과제 산적 다음달 2일 열리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이 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여당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과 야당 후보 소치틀 갈베스(61)가 모두 여성이어서다. AP통신은 28일 오랫동안 마초(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지배한 멕시코에서 여성 대통령은 역사의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대선 승리가 유력한 셰인바움은 과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자부한다.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20년 여성단체가 낙태권을 주장하며 폭력시위를 벌이자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인정하지만 어떤 종류의 폭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들을 막아섰다. 1962년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멕시코 최초의 여성이자 유대인 대통령이 된다. 아버지는 화학자, 어머니는 생물학자, 오빠는 물리학자인 ‘과학자 가족’이다. 셰인바움 역시 남미 최고 대학인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에너지 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매진했고,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 등을 거쳐 2018년 멕시코시티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됐다. 시장 재직 시절 가장 인상적인 업적은 살인 범죄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을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멕시코 담당 국장을 파격 영입해 성과를 냈다. 자전거 도로와 전기버스, 빈민촌 연결 케이블카 등 눈에 잘 띄는 프로젝트를 대거 추진해 전국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은 같은 당 소속인 현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71)의 영향이 컸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임 기간 60% 아래로 지지율이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멕시코는 6년 단임제 국가여서 더이상 집권은 불가능하다. 현재 셰인바움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현 대통령의 후광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수렴청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셰인바움이 대통령이 되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1억명의 유권자는 높은 범죄율과 부정부패, 빈곤 문제로 신음하는 ‘멕시코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해 달라고 요구한다. 멕시코는 특히 심각한 성 불평등으로 여성에 대한 범죄율이 높다. 이 때문에 ‘여성 대통령’은 그 존재만으로도 역사의 진보로 해석될 수 있다. 2021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3만 4000건의 살인 사건 가운데 1000건 이상이 ‘페미사이드’(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현상)로 추산된다. 이번 대선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원, 지방정부 수장 등 2만여명의 공직자를 선출한다. 2018년부터 의회 남녀 비율을 5대5로 정하는 등 노력으로 멕시코의 여성 정치인의 수는 늘었지만 여성 대상 범죄는 여전하다. ‘마초 국가’인 멕시코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그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 [월드 핫피플] 여성 年1000명 살해당하는 ‘마초국가’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할까

    [월드 핫피플] 여성 年1000명 살해당하는 ‘마초국가’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할까

    다음 달 2일 열리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 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예정이다. 여론 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여당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과 야당 후보 소치틀 갈베즈(61)가 모두 여성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은 28일 오랫동안 ‘마초(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지배한 멕시코에서 여성 대통령은 역사의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셰인바움은 과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내세운다.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20년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인정하지만 어떤 종류의 폭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여성단체가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낙태할 권리를 주장하며 화염병 등을 동원해 폭력시위를 벌이자 이를 막기 위해 한 말이었다. 1962년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셰인바움의 부모는 유대인이다. 그가 당선되면 최초의 여성이자 유대인 대통령이 된다. 할아버지는 1920년대 리투아니아에서 멕시코로 이민왔으며, 어머니쪽 조부모는 1940년대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피해 불가리아에서 탈출했다.아버지는 화학자, 어머니는 생물학자, 오빠는 물리학자인 ‘과학자 가족’이다. 셰인바움 역시 멕시코 최고 대학인 멕시코 국립자치대에서 에너지 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재학하는 동안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으며,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과 틀랄판 구청장을 거쳐 2018년 멕시코시티의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된다. 시장 재직 시절 가장 인상적인 업적은 살인 범죄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범죄와 싸우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멕시코 담당 국장을 파격적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자전거 도로, 전기 버스, 빈민촌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등 눈에 잘 띄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인기를 끌었다. 셰인바움을 정치로 이끈 것은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복사본을 옷장에 숨길 정도로 열성적 좌파였던 부모와 현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영향이 컸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임 기간 60% 아래로 지지율이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6년 단임제인 멕시코에서 더 이상 집권은 불가능하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비교해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말하는 셰인바움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현재 셰인바움의 지지율은 현 대통령의 인기 덕이 크며, 당선되더라도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수렴청정’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오브라도르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 말고도 신임 대통령의 과제는 산더미다. 1억명의 멕시코 유권자는 높은 범죄율과 부패, 빈곤 문제 등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멕시코는 살인과 납치 범죄가 만연하며 폭력집단간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심각한 성 불평등으로 여성에 대한 범죄율이 높은 만큼 여성 대통령은 그 존재만으로도 역사적 발전이 될 수 있다. 2021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3만 4000건의 살인 가운데 1000건 이상이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페미사이드’로 분류됐다. 2일 대선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원, 지방정부 수장 등 약 2만여명의 공직자를 선출한다. 2018년부터 의회 성비를 5대5로 정하는 등의 노력으로 여성 정치인의 수는 늘었지만 여성 대상 범죄는 줄지 않고 있다. 여성 대통령의 당선은 마초 국가에서 여성 범죄와 성 불평등을 해결하는 최선의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 자유당에 러브콜 보낸 트럼프, ‘한미일 협력’ 자화자찬한 바이든

    자유당에 러브콜 보낸 트럼프, ‘한미일 협력’ 자화자찬한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치러진 자유당 전당대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당선 시 자유주의자를 내각에 임명하겠다”고 러브콜을 보냈지만 당원들의 야유로 망신을 샀다. 이번 대선이 초접전으로 흐를 것으로 보고 제3당 행사까지 직접 챙기며 표심을 모으려 했지만 창피만 당했다. 자유당은 재정 보수주의와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미국의 세 번째 정당이다. 다양한 계층과 이념을 모두 끌어안는 ‘빅텐트 정당’으로 분류된다. 2020년 대선 때 조 조센슨 후보가 출마해 전국 득표율 1.2%를 기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유당 전당대회 연사로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행사에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대선은 바이든·트럼프의 리턴 매치가 부각돼 소수 정당들은 유권자의 관심에서 밀려났다. 자유당은 이렇다 할 대선 후보군도 내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틈을 노려 적진까지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공약 가운데 고율 관세와 이민 단속, 국가 부채 확대 등은 자유당의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전부터 소음발생기를 동원해 야유를 보냈다. 진행자들이 장내를 진정시켰지만 소용없었다. 행사장은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트럼프’를 외치는 지지자들과 이에 항의하는 자유당 당원들로 양분됐다. 기존 트럼프 유세 행사가 종교집회 같은 열광적 환호와 지지 속에서 치러진 것과 대비됐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과잉 규제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며 표현의 자유가 없으면 자유국가가 아니라고 믿는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에게 4년을 더 줄 수 없다. 내가 백악관에서 자유당의 친구가 되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장내 야유가 이어지자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화가 난 트럼프는 “아마도 당신들은 (대선에서) 이기고 싶지 않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4년마다 계속 3%(자유당 지지율)만 받으라”고 비꼬았다. 자유당이 트럼프를 초청해 당의 신념과 상충되는 내용의 연설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자 일부 당원들이 극심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축사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국내외 적’을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를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로 평가하며 외교 치적으로 내세웠다.
  • 尹 지지율 24%…총선 패배 이후 20% 중반 답보

    尹 지지율 24%…총선 패배 이후 20% 중반 답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4%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24일 나왔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패배 이후 연속해서 20%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한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4%로 직전 조사와 같았다.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총선 패배 이후인 4월 셋째주 23%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24%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11%)’, ‘의대 정원 확대’(11%), ‘전반적으로 잘한다’(6%), ‘주관/소신’(4%),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4%), ‘경제/민생’(4%) 등이 거론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거부권 행사’(7%), ‘외교’(5%), ‘김건희 여사 문제’(5%), ‘의대 정원 확대’(4%) 등이 꼽혔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인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거부를 시사한 탓으로 풀이된다.
  • 멕시코 대선후보 유세 중 무대 붕괴…최소 9명 사망(영상)

    멕시코 대선후보 유세 중 무대 붕괴…최소 9명 사망(영상)

    멕시코 차기 대선을 10여일 앞둔 가운데 야권 대선후보가 참석한 정치유세 중 무대가 무너지면서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주 산페드로 가르자 가르시아에서 열린 중도좌파 정당 시민운동당(MC) 정치행사 도중 갑작스럽게 무대가 붕괴했다. 현장에 있던 MC 소속 대선후보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돌풍이 불면서 무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마이네즈는 이 사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던 팀원들 중 일부가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이네즈는 이번 사고로 선거 유세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건 사고 희생자들을 보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X) 등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지지자들이 마이네즈의 이름을 연호하자 이에 호응해 마이네즈가 손을 흔들다가 갑자기 위를 올려다보는데 뒤이어 대형 스크린과 금속 구조물 등이 그를 향해 무너져내렸다. 마이네즈는 뒤로 몸을 피했지만, 유세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모여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비명을 지르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이 사고로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 지역에 강한 뇌우(雷雨)가 몰아치고 있는 만큼 최소한 두시간 동안은 외출을 자제하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무대 붕괴 원인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현장 붕괴 영상에서도 당시 강풍이 불고 있었던 모습이 보인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희생자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는 내달 2일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기관 오라쿨루스에 의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알바레스 마이네즈는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선두는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55%)였고, 2위 주자는 우파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 후보(33%)였다고 EFE 통신은 소개했다. AP 통신은 이번 총·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멕시코 곳곳에서 20여명에 이르는 지방자치단체장 후보가 잇따라 피살되는 일이 있었지만, 안전사고로 사망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 트럼프, 나치식 표현 논란… 바이든, 지지율 36% ‘바닥’

    트럼프, 나치식 표현 논란… 바이든, 지지율 36% ‘바닥’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캠페인 동영상에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등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SNS)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 뒤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주제로 30초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가상의 신문기사 제목 형식의 영상은 ‘경제 호황’ 등을 다루며 ‘통일된 제국’(reich·라이히)의 탄생으로 산업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문구가 나온다. 독일어로 ‘제국’을 의미하는 단어 ‘라이히’는 통상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의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남부 국경을 무단으로 넘는 이민자들을 향해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발언해 유대인 말살정책을 추진한 히틀러와 비슷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캠프 측은 “캠프에서 만든 영상이 아니라 임의 계정에서 만들어진 영상이며, 문구를 확인하지 못한 직원이 공유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동영상을 삭제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미국이 아닌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가 미국을 이끌려고 출마한 게 아니라 복수하기 위해 나왔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국정수행 지지율이 또다시 재임 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대선을 5개월여 남기고 상황이 녹록지 않다. 21일 로이터 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2022년 7월의 최저치와 동일했다. 고물가 지속에 따른 ‘체감도 낮은 경제 성과’가 발목을 잡는 와중에 대중 무역장벽을 높이고 고율 관세를 추진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반하는 행보 중이라는 지적이다.
  •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어… 대북 제재 탓하는 文 주장은 잘못”[글로벌 인사이트]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어… 대북 제재 탓하는 文 주장은 잘못”[글로벌 인사이트]

    #유엔 제재가 北문제 해답北, 경제 협력해도 핵 포기 안 해제재가 있기에 협상장에 나온 것핵·경제 ‘상충 구조’ 만들어 가능#향후 3~5년간 한반도 위기북한 경제 위기로 내부 불만 커져언제 다시 도발 일으킬지 불확실제재 효율성 높이고 美 설득해야#北과 주변국 행보에 주목러, 무기 거래 위한 일시적 밀착中, 제재 위반 수준은 지원 안 해美대선 전 북일 회담 쉽지 않아“북한 제재가 문제라는 건 잘못된 시각이자 터널 속 논리입니다. 제재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협상장에 나온 겁니다. 핵개발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가지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림수를 핵을 포기해야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상충 구조로 만든 게 바로 제재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병연(61)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지난 20일 일본 도쿄 주오구 교바시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두 시간 가까이 인터뷰하며 대북 제재의 의미를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외교안보 회고록인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발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국면마다 애로로 작용했다”며 대북 제재를 비판한 데 대해 김 교수는 “제재가 답”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8일 도쿄 신주쿠구 와세다대 캠퍼스에서 와세다대 일미연구소 등 주최로 열린 ‘김정은하에서의 북한 체제’(The North Korean Regime under Kim Jong-un) 출간 기념 강연을 위해 일본을 찾았다. 김 교수는 앞서 2월 동명의 학술편서를 해외에서 발간한 바 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문 전 대통령의 책이 출간돼 겸사겸사 그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김 교수는 “책의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기사에 언급된 부분이라는 점을 전제로 말을 이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은 핵과 경제를 모두 가지고 있으려 했지만 이 둘을 상충 구조로 만든 게 바로 제재”라며 “문 전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김 위원장이 원하는 대로 핵과 경제 모두 가질 수 있게 된다”며 “경제협력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와세다대 강연에서 향후 3~5년 내 한반도 문제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주의 독재 국가들을 보면 경제위기가 10년 이상 계속된 국가는 없다. 구소련의 블라디미르 레닌조차도 무지막지한 사회주의 정책을 폈다가 국내총생산(GDP)이 70% 줄어들자 경제정책을 유턴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 후 방역을 위해 주민과 물자의 이동을 금지하고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후 국가 상업체계를 강조하며 시장 활동을 제약했다. 그 결과 북한 주민의 중위소득은 2022년 말 기준 제재 이전(2014~2015년)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GDP는 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위기가 계속되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김 위원장이 핵실험을 재개할지 국지 도발을 일으킬지 불확실한 상황이 만들어질 듯하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중국이 도와주고 있지 않나. “러시아의 북한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시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포탄을 만들기 위한 공장 가동에 시간이 걸리니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단기 차입한 것일 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도 아니고 전쟁이 끝난 후 러시아도 북한보다 경제 수준이 100배 이상 높은 한국을 다시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주러 한국대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간 이유이기도 하다(미국 등 서방국가 대사는 불참). 북중 관계는 미중 관계의 부분 집합이다. 중국은 북한에 적절하게 경제 지원을 하지만 제재를 크게 위반하는 수준까지 할 수는 없다. 중국 민간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리스크(위험성)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김 교수의 말은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은 일시적이며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도 미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 있지만 경제 리스크를 떠안을 정도로 북한을 밀어주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한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며 돌아섰고 일본에 대해서는 한때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암시하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1일 또다시 북일 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밝혔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을 움직여 한미일 공조와 대북 제재를 약하게 한 뒤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현실적으로 인정해 주길 바랐지만 실패했다. 현재 한미일 공조 중 가장 약한 고리이자 북한이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나라로 여긴 게 일본이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일본을 이용해 미국을 움직여 보려는 기대가 있다. 다만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북한과의 회담 성과(일본인 납북 피해자 송환)가 없으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북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당선에 대비해 일본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 북일 회담 이슈를 끌고 가는 게 서로 더 유리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한미일 공조가 강조되지만 대북 정책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보이지 않는다. “현 상황에서 북한이 같은 민족이라고 호소하는 힘은 약해졌다. 같은 민족임을 강조하며 우리 주도로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려면 북한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우리가 북한에 적대적 국가로 여겨지고 있어 쉽지 않다. 우리 힘으로만은 어렵다는 것을 이미 확인하지 않았나. 일본을 이용하든 국제사회를 통하든 우회해 북한에 접근해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과 관련된 플러스는 ‘사고를 안 친 것’이다. 반대로 이 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된다. 북한에 관심을 갖고 3~5년 사이 발생할 북한 문제를 예방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대북 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이 해체돼 제재가 어려워진 것 아닌가. “지금은 제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때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2017년 하반기처럼 강력하게 하기(해외 파견 노동자까지 제재)는 쉽지 않고 감시 인력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북한에 해온 제재 가운데 효과적인 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 이를 골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제재 효과를 데이터로 분석해 새로운 패널을 만들고 제재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게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문제, 중국 견제 등으로 북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으며,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현상 유지만 원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와 같은 상황이라는 비판이 많다. 김 교수의 조언은 언제 어떤 식으로 폭발할지 모르는 북한 정세에 대비할 수 있도록 북한과 관련된 리스크가 가장 큰 한국이 국제관계 등을 이용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결국 핵심은 김 위원장이 왜 핵을 만들었느냐는 점이다. “3000여명의 탈북민을 조사해 보면 노동당 출신만 충성심이 있고, 나머지는 통제에 의한 것일 뿐 자발적으로 국가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김 위원장도 알고 있을 것이다. 독재자로서는 권력을 유지하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시장과 경제 등을 더욱 통제하고 있고, 핵무기 완성을 북한 주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치적으로 삼고 싶어 한다. 딸 김주애를 등장시킨 건 차기 후계자를 선보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린아이를 내세워 이러한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도 자신의 치적이 없으면 북한 주민의 불만이 가득한 상태에서 저 어린아이가 차기 후계자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이어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에식스대 조교수,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 등을 거쳐 2006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국내에서는 북한 체제와 경제 상황을 심도 있게 연구한 북한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대가 학문적 업적으로 명성이 있는 교원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임교원 7명을 석좌교수로 임용하면서 김 교수도 포함됐다. 니어재단 니어학술상, 대한민국 학술원상 등을 받았다. 서울대에서 국가미래전략원장, 통일평화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직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국가미래전략원 초대 원장을 맡아 고사했다.
  • 라이칭더 “中과 현상유지·공동번영”… 견제하되 갈등 피할 듯

    라이칭더 “中과 현상유지·공동번영”… 견제하되 갈등 피할 듯

    차이잉원 정부 기조 계승“中 위협에 국가수호 결심 보여야대등하게 관광 시행·취학 허용을”취임 연설에서 ‘독립’ 언급은 없어中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 비판SNS 총통 관련 내용 게재도 차단 대만 전문가 3인의 분석당분간 中 직접 자극하지 않을 것美 대선 결과, 총통 행보에 변곡점우중리 “野 아우를 안정 추구할 것”줘정둥 “美도 주권 충돌 안 원해”차이둥제 “독립 선언 가능성 제로” 친미·반중 성향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전임 차이잉원 정부가 8년간 이어 온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현상 유지’ 기조를 이어 간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베이징과의 대화·교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라이 총통은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군사행동과 회색위협(전면전 수준은 아니지만 상대를 괴롭히고자 자행하는 무력 위협)도 세계 평화와 안정에 최대 도전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아직도 대만 무력 침공을 포기하지 않았다. 국인(대만인)들이 중국의 바람대로 주권을 포기해도 대만을 (공산화해)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중국의 여러 위협에 맞서 국가 수호 결심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라이 총통은 “양안의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면서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해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언급한 ‘네 가지 견지’는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상호 불예속, 주권 침범·병탄 불허, ‘중화민국 대만’ 미래 견지 등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원칙을 가리킨다. 중국은 이 원칙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해 왔다. 라이 총통은 “중국이 이제부터라도 중화민국(대만)의 존재를 직시하고 (중국과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길 바란다”면서 “대만이 선출한 합법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신해 협력을 진행하자”고 했다. 이어 “우선 양측이 대등하게 관광·여행을 시행하고 (중국) 학생의 대만 취학을 허용해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지위에 서서 지정학적 변화가 가져온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 반도체와 인공지능(AI)·군사·보안·차세대 통신 등 ‘5대 신뢰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30분가량 이어진 취임 연설에서 ‘민주’가 31회 언급됐다. 차이 전 총통의 2016년(24회)·2020년(9회) 연설 때보다 횟수가 늘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예속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도 79회로 2016년(41회)·2020년(49회) 연설을 뛰어넘었고 ‘중화민국’ 역시 9회로 2016년(5회)·2020년(5회)보다 많이 언급됐다. 차이 전 총통의 연설에 등장하지 않은 ‘중국’도 7회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베이징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독립’ 관련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며 “어떤 간판, 어떤 기치를 걸든 대만 독립 분열을 추진하는 것은 모두 실패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엑스)도 라이 총통 취임 관련 내용 게재를 차단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대만 외교 전문가들은 당분간 라이 총통이 대만 독립을 주장하거나 중국을 직접 자극하는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국책연구소인 중앙연구원의 우중리 정치연구소장은 “이전 천수이볜, 마잉주 전 총통의 임기 말 지지율이 10~15%대였던 것에 비해 차이잉원은 퇴임 직전까지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차이잉원이 몸담은) 민주진보당은 국민당에 제1당을 빼앗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일단 라이 총통은 정국 안정을 추구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줘정둥 국립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만을 지원하는) 미국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이라면서 “(워싱턴은) 대만이 중국과 주권 문제로 충돌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줘 교수는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면담을 거론하며 “미중 양국은 대만의 행보와 대응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차이둥제 대만 국립 중싱대 국제정치연구소 교수는 “라이칭더가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은 ‘제로’”라면서 “지난 8년간 모호한 거리를 유지해 온 양안 관계의 현상을 타파하는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미 대선이 라이 총통 행보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차이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중 관계가 훨씬 나빠질 것이다. 향후 2년 정도는 대만에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의 당선이) 장기적으로 대만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 [단독]“라이칭더의 ‘현상 유지’, 차이잉원과 다르다”…대만 전문가 3인이 본 새 정부의 양안관계

    [단독]“라이칭더의 ‘현상 유지’, 차이잉원과 다르다”…대만 전문가 3인이 본 새 정부의 양안관계

    미국과 중국은 20일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취임사에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 총통이 ‘현상 유지’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독립주의자’인 그가 ‘본색’을 드러내지 않을까 주시할 수밖에 없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국제정치학회와의 교류를 계기로 서울신문과 만난 대만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라이 총통이 현실적으로 이전 차이잉원 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독립을 주장하거나 중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공통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독립에 대한 입장이 보다 강경한 라이 총통의 ‘현상’이 차이잉원 전 총통과는 다를 수 있고,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로 미중 관계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라이 총통의 행보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안 관계의 ‘현상’은 지켜지더라도 대만과 중국, 미국 간 긴장은 더욱 팽팽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대만 국책연구소인 중앙연구원의 우중리(吳重禮) 정치학연구소장은 16일 우선 라이 총통이 차이잉원 정부의 유산을 이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짚었다. “퇴임 직전까지 60%를 기록한 차이잉원의 높은 지지율과 국민당이 의회 제1당을 차지하게 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 천수이볜, 마잉주 전 총통은 임기 말 지지율이 10~15%대로 곤두박질친 것에 비하면 차이잉원의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은 대만 국민들 역시 ‘전략적 모호성’을 통한 현 상황 유지를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 1월 대선에서 라이 총통의 지지율은 40%대에 불과했고, 함께 치러진 지난 1월 치러진 총선을 통해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51석으로 다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국민당(52석)이 1석을 차지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제2야당 민중당(8석)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여소야대’ 국면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지고 있다. 일단 집권 전반기는 연임을 목표로 둬야 하는 만큼 지지율과 의회 움직임에 집중해야 한다. 우 소장은 “녹색 진영(민진당)과 청색 진영(국민당)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만큼 일단 출발은 안정을 추구하는 데 발걸음을 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 소장은 라이 총통이 기존 중국의 ‘일국양제(하나의 중국 안에 두 체제)’ 방안과 이에 대해 합의한 중국과 국민당의 ‘92합의’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중국과의 긴장은 계속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국양제’는 선전의 일종일 뿐이며 홍콩, 마카오와 대만의 상황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을 ‘분리독립주의자’로 여기며 대화를 차단했고, 그의 취임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도도 높였다. 차이잉원 정부 출범 때는 단체관광 제한, 과일 수입 금지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했는데 이러한 사실상의 제재가 라이 정부에서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우 소장은 “대만은 중국의 제재에 대응하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2016년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제재로 대만을 찾던 매년 1000만명 이상의 중국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었지만 국내 여행, 유럽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또 “양안 관계는 정치적으로는 어느 정도 대립을 이어가지만 경제적으로는 매우 긴밀하게 상호 의존하고 있는 역설이 있다”며 “중국이 대만과의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를 깨지 않는 것은 중국 역시 그만큼 대만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크다는 것”이라며 긴장 속에서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상 유지’ 차이잉원 퇴임 시에도 60% 높은 지지율여소야대 국면·연임 과제… “첫 발은 안정을 택할 것” 다만 ‘일국양제’·‘92합의’에는 단호한 입장 유지“제재 시 유럽·동남아 등과 활로 모색” 전망에 국민당 당직자 출신 교수 “‘친구’있어도 중국과 신중해야” 반면 17일 만난 줘정동(左正東) 국립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차이잉원의 신(新) 남향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마잉주 시기 대만과 동남아 각국 간에 새로운 협정을 맺고 대표처를 설립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당에서 당직을 지내기도 했던 줘 교수는 “라이 총통은 대만 독립을 위한 실용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항상 말해왔지만 민진당은 중국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계속 힘을 유지하려면 라이 총통 역시 주권과 지역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잘 지내기 위한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줘 교수는 “주권 문제에 관해선 중국이 대만에 즉각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기 때문에 대만은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국제적 ‘친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줘 교수는 라이 총통이 친미·반중 성향을 계승하지만 미국 역시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인 만큼 라이 총통이 대만의 독립을 선언하는 등 중국과 주권 문제로 충돌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방중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한 것을 거론하며 “미중 양측은 이미 라이칭더 정부가 어떻게 미중관계를 다룰 것인지, 양측이 대만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도 풀이했다. 차이둥제(蔡東杰) 대만 국립 중싱(中興)대 국제정치연구소장은 18일 “라이칭더가 앞으로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지난 8년간 모호한 거리를 유지해 온 양안 관계의 현상을 타파하는 키는 오히려 중국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0년 사이 경제적 위협을 무기로 압박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적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는 대만을 직접 공격하기 위한 것보단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언급하면서도 2027년 건군 100주년의 목표로 대만과의 통일 능력을 갖춘다거나 군 현대화로 대만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은 미국이 보다 명확한 입장으로 대만을 지지해주길 바라고 한 편으로는 중국과 대화를 원할 것이라고도 차이 교수는 설명했다. 다만 “미국 역시 양안 충돌이라는 예외적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 명확한 지지를 표하기 쉽지 않고, 중국 입장에서 양안 대화에는 92합의의 인정이 전제가 돼야 하는 만큼 역시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면 이를 인도·태평양 지역이나 특히 유럽과 새로운 관계를 기회 삼아 활로를 찾으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우선 라이 총통의 행보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도 입을 모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될지 가늠이 어렵다는 점도 라이 총통의 ‘현상 유지’ 기조를 지속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국제사회의 대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대만 학계 등에서도 미국을 자주 오가며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차이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면 미중 관계는 훨씬 더 악화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2년 이내에는 대만에 유리할 수 있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로 수색 난항, 생사 불명”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로 수색 난항, 생사 불명”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오후 추락했다. 대통령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알자지라와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뒤를 잇는 ‘이란의 2인자’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서 댐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테헤란으로 복귀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란 내무부는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 TV는 악천후가 사고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구조대 등이 급파돼 수색,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라이시 대통령의 생존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수색 중 날이 저문 데다 비와 짙은 안개 탓에 구조 헬기는 물론 드론을 띄우기도 어려워 도보로 접근하고 있어 사고 헬기 추락 지점을 파악하고 탑승자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사고 헬기 수색과 구조를 위해 모든 자원과 병력 동원령을 내렸다. 이란 국영방송은 수색작업에 산악 훈련을 받은 공수부대가 투입됐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선 구조와 수색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사고 헬기에 탑승한 라이시 대통령과 관리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했다면서 “이번 사고가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이란 국민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사안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경보수 성향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6월 대선에서 62%의 지지율로 당선됐으며 같은 해 8월 취임했다. 취임 2년 뒤 이란 정부는 2022년 시작된 이른바 ‘히잡 시위’ 국면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또 이란은 가자지구 전쟁 와중에 벌어진 시리아 주재 영사관 피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초강경 이미지를 굳혀왔다.
  • 고령 리스크 vs 사법 리스크… 새달 美 대선 ‘첫 맞장’

    고령 리스크 vs 사법 리스크… 새달 美 대선 ‘첫 맞장’

    공식 후보 지명 전 격돌 ‘이례적’ 올해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첫 맞장 토론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CNN이 제안한 6월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을 받아들인다”고 밝혔고 트럼프 역시 일정에 동의했다. 대선 후보 토론은 양당이 전당대회(민주 8월·공화 7월)를 열어 후보를 공식 지명한 후에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앞서서 열린다. 1960년 처음 TV 토론을 시작한 이후 가장 빠른 일정이다. 앞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유튜브 영상과 서한으로 ‘9월부터 세 차례 예정된 대선후보토론준비위원회 주관 토론 대신 6월과 9월 두 차례 TV 토론으로 맞붙자’고 제안했다. 두 번째 토론은 오는 9월 10일 ABC 방송으로 잡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바보 같은 조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의향도 있다”면서 “두 번 이상 토론을 강력히 추천하며 흥행을 위해 매우 큰 장소를 제안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언제든 말만 하라. 그곳에 있겠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일정을 당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고 정치 무관심층에 ‘트럼프 복귀 가능성’을 환기해 지지율에 보태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토론 횟수를 2회로 줄인 것도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90분 생방송 토론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TV 토론 날짜만 정해졌을 뿐인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로를 향한 비아냥을 쏟아 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악의 토론자”, “두 문장도 잇지 못한다”고 조롱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날을 잡자. 수요일에는 한가하다고 들었는데”라면서 1주일에 4일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트럼프의 상황을 비꼬았다. 양측은 이번 토론 준비를 위해 몇 주간 비공개 논의를 이어 왔다. 무소속 후보들은 지지율 등 조건 미달로 토론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 ‘20% 득표 저력’ 헤일리 ‘부통령 노려보고, 차기 대선 간다’

    ‘20% 득표 저력’ 헤일리 ‘부통령 노려보고, 차기 대선 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겨뤘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사퇴 후에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화당 내 ‘반트럼프’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표심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치러진 메릴랜드, 네브래스카, 웨스트 버지니아 등 3개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최대 20%에 이르는 득표를 기록했다. 그는 네브래스카에서 20%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메릴랜드와 웨스트버지니아에서도 각각 18%와 9.4%의 지지율을 보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 화요일’ 다음날인 3월 6일 공화당 경선 사퇴를 선언했지만, 사퇴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같은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경선 승리가 확실시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사퇴 이후 본선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었지만, 이어지고 있는 일부 주 경선에서 공화당 중도 지지층의 트럼프를 향한 반발 기류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치러진 인디애나주 프라이머리에서도 헤일리 전 대사는 21.7%의 득표를 올렸고,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에서도 15만표 이상 얻었다. 일각에서는 중도층을 비롯한 외연 확대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부통령 후보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나, 트럼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헤일리는 최근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핵심 지지자 100여명 및 캠프 관계자들과 이틀에 걸친 회합을 갖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보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자리잡은 이후 향후 행보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헤일리가 남은 경선에서 계속 지지율을 끌어모아 선거인단 등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뒤 2028년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행은 확정했지만 사법 리스크가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닥칠 수 있는 만약의 상황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 이스라엘 전차, 라파 주택가 진입… 바이든 ‘무기 지원’ 의회 통보

    이스라엘군 전차가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의 주택가까지 진입하며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10억 달러(약 1조 3650억원) 이상 무기를 지원하는 안을 의회에 통보했다.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4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라파 동부 지역으로 진격했으며 일부는 주택가로 밀고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은 라파 동부의 알살람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수송 차량을 미사일로 공격했으며 안에 타고 있던 인원 일부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중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날 새벽 알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최소 36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있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라파 지상전을 개시하면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의회에 이스라엘과의 신규 무기 거래 추진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안에는 7억 달러 규모 전차 탄약을 비롯해 전술차량, 박격포탄 등의 이전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사이에 달라진 바이든 행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를 두고 전쟁 지원에 반대하는 민주당은 물론 중동 적대세력 확장을 우려하는 공화당까지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바이든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재선 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개헌 외치는 野, 속내는 尹 힘 빼기?

    개헌 외치는 野, 속내는 尹 힘 빼기?

    4·10 총선에서 대승한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제한’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을 빼앗거나 축소하는 개헌론을 쏟아 내고 있다. 국민 열망에도 37년간 공전한 개헌 논의가 또다시 정쟁으로 소모돼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개헌 추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면 선거 주기를 조정하는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 문제가 따라온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진행하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한 뒤 2026년에 지방선거와 대선을 치르고 2028년에 차기 총선을 치르는 등 2년 주기로 큰 선거를 진행하자는 의미다. 만일 신임 대통령이 2년간 국정운영에 성공하고 중간평가 격인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정운영 동력을 얻고 재선에 나설 수 있는 구조다. 박 원내대표는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제7공화국 헌법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국회의장 경선 후보 중 추미애 당선인은 대통령 본인과 가족 관련 이해충돌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제한을 주장했다. 우원식 의원은 감사원의 국회 이전 등을 공약했다. 윤호중 의원도 대통령의 당적을 없애는 내용의 개헌을 주장했다. 여권은 개헌을 제기하는 민주당의 저의를 비판한다.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4년 중임제 개헌안의 목표는 결국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또다시 탄핵 국면으로 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대안으로 추진한다는 해석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개헌 등에 대해서도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의회 독재를 강화하겠다는 야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제에서 거부권 행사는 국회의 입법권을 통제하는 장치인데 이를 제한하면 삼권분립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며 “대통령 임기 단축이나 감사원을 국회 산하로 두는 문제는 헌법상 가능하나 여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면 개헌 시도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실제 개헌은 힘들 것이라는 민주당 내 시각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결심해야 (개헌이) 가능한데 정치적 신뢰 형성이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개헌안을 받을 가능성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에서 개헌안을 통과시키려면 국회 재적 의석수의 3분의2인 200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제22대 국회에서 민주당(171석)을 포함한 범야권은 192석으로 8석이 모자란다. 또 개헌안이 통과돼도 국민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에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레임덕이 가속화할 경우에 대비해 사전 정지 작업 중이라는 시각도 있다. 개헌을 두고 거대 양당이 정치적 셈법에 집중하면서 전문가들은 개헌의 적기를 또다시 정쟁으로 소모한다는 입장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개헌 논의는 정권 말이나 대선 때 나오는데, 지금은 (총선 패배로) 윤 대통령의 임기 5년차 같은 상황이어서 야권에서 개헌 논의가 나오는 것”이라며 양측의 협의가 어렵다고 했다. 그나마 거대 양당이 개헌 논의에서 접점을 보이던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정쟁 속에서 논의가 부진하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4일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이를 요청하자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 매듭짓겠다”고 했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5·18을 포함해 개헌 논의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으나 통치구조, 기본권 등 논의 대상이 많고 더 숙성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 논의가 옳고 그름을 떠나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 치우치면서 소모적 정쟁을 유발하고 중요한 양극화, 저출생, 연금·노동개혁 등의 생산적 주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논의는 진행하지 못하게 한다”며 “여야 간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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