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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백악관 경호원/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백악관 경호원/김상연 논설위원

    미국 대통령 경호원이 얼마나 삼엄하게 일하는지를 살짝 느껴 보고 싶다면 백악관 후문 쪽에 가 보면 된다. 하얀 백악관 중앙관저의 지붕 위에 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한 검은색 유니폼의 경호원 2~3명이 어슬렁거리며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백악관 정면을 찍은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장면이다. 그들 앞에서 수상한 행동을 했다가는 바로 총탄 세례를 받을 것 같은 섬뜩함이 든다. 백악관 경호원의 이미지가 깊게 각인된 것은 1981년 3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다.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노동계 지도자들과 오찬을 하고 나오는 레이건 대통령에게 존 힝클리라는 청년이 권총을 발사하자 일제히 경호원들이 총을 빼들고 달려들어 범인을 진압했다. 말쑥한 양복 차림에 콧수염을 기른 경호원이 기관총을 들고 사방을 경계하며 뭔가를 외치는 장면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그와 동시에 다른 경호원은 레이건 대통령을 짐짝처럼 거칠게 전용차 뒷좌석으로 밀어넣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대통령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경호원들은 야수와 같이 거칠어지며, 심지어 그 대상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 장면이었다. 그런 경호실의 ‘위력’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다시 연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몇 걸음 옆에 서 있던 경호원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통령님, 지금 나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잘 안 들린 듯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경호원은 “나가야 합니다”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군말 없이 바로 경호원들을 따라 나갔다. 말 많고 따지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순한 양처럼 만드는 게 백악관 경호실이다. 북한과 휴전 상태인 한국 대통령의 경호도 삼엄하다.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했을 때 인파 속에서 한 경호원이 외투 속에 기관총을 쥔 모습이 사진에 찍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경호시범을 보다가 눈물을 흘린 일이다. ‘탕!’이라는 한 발의 모의 총성이 울리자 경호원들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일제히 대통령을 향해 몸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그 숭고함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을 가진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경호원 중 누가 더 행복할까를 묻는 질문은 우문일 것이다. 다만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던지는 직업의 무게는 세상의 어떤 직업보다 더 무거울 것이다. carlos@seoul.co.kr
  • “세월호 아이들에 고맙다?” 진중권에…신동근 “오로지 조국 악감정”(종합)

    “세월호 아이들에 고맙다?” 진중권에…신동근 “오로지 조국 악감정”(종합)

    진중권 “대통령의 문제는 주변이 아니라 자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며 비판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신동근 이원욱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9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문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계기에 대해 “첫 번째는 대선 후보 토론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라고 밝혔다. 또 “두 번째는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고 적은 것을 보았을 때”라며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결정적인 것은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라며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분명해졌다. 이게 그냥 주변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근 “진 전 교수, 조국에 적개심” 그러자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진 전 교수는 오로지 친구 꾸기(조국 전 장관)에 대한 악감정, 불타는 적개심에 휩싸여 있다”며 “꾸기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렌즈가 끼워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김문수 차명진 전 의원을 거론하며 “노동운동가, 진보주의자였던 그들이 지금은 광장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고 있다”며 “한번 탈선하면 나중에 가닿을 곳은 지금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이원욱 “생각 없이 지껄여…통탄, 애석” 이원욱 의원은 ‘오즈의 마법사’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진 전 교수를 맹공했다. 그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수아비에게 도로시가 물었다. ‘뇌가 없는데, 어떻게 말을 해’. 그러자 허수아비가 말한다. ‘인간들도 생각 없이 지껄이지 않나?’”라고 인용한 뒤 “왜 지금 허수아비의 일침이 갑자기 떠오르는지. 혹여 진 전 교수의 과거의 명징함을 떠올리는 분들이 이래서 통탄하고 애석해하고 있는지 싶다”고 밝혔다.진 전 교수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다들 부들부들 떨어요” 진 전 교수는 “하여튼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다들 부들부들 떨어요. 그럴 바에는 아예 대통령 심기 경호실장으로 발령을 내달라고 하든지”라며 “의원들이 일개 유권자 스토킹이나 하고 있으니, 나라 꼴이 이 모양”이라고 적었다. 특히 신 의원을 향해 “어설픈 궁예질 그만하시고. 세상을 증오의 프레임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그러자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을 어쩜 이렇게 하실 수 있나. 한마디만 하겠다. 반사!”라며 SNS 공방을 이어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40년 만에 김재규 유족 재심 신청… “10·26은 반역 아닌 혁명”

    40년 만에 김재규 유족 재심 신청… “10·26은 반역 아닌 혁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건으로 사형에 처해진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유족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사법부 선고 및 형 집행이 이뤄진 지 40년 만이다. 김 전 부장의 유족과 재심 변호인단은 26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내란죄)로 기소된 지 6개월 만인 이듬해 5월 사형에 처해졌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초유의 국가원수 피살 사건이었다. 김 전 부장은 당시 법정에서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나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한 것이었다. 아무런 야심도, 어떠한 욕심도 없었다”고 말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변호인단은 “최근 언론 보도에서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 보안사령부가 쪽지 재판으로 재판에 개입하고, 공판조서에 피고인들의 발언 내용 등이 그대로 적혀 있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며 다시 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입장문에서 “재심을 통해 구하고자 하는 바는 판결이 아닌 역사”라며 “10·26과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논의의 수준이 진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족은 “그동안 재심을 청구해 보라는 권유는 많았지만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재심이 받아들여질 경우 김 전 부장에게 내란죄를 확정해 사형을 선고한 재판에 전두환 신군부가 개입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호인단은 “유신의 취지를 사법적 의미에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면서 “김 전 부장에게 적용된 내란목적 살인 혐의에서 ‘내란목적’만이라도 무죄를 밝혀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법원에서 내란목적 범죄 사실에 대해 8대6으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변호인들조차 대법원 판결문을 열람하지 못했다”며 “은폐된 사실을 다시 다투겠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포토] ‘잘 부탁드립니다’ 문 대통령, 경호처장 임명장 첫 공개 수여

    [서울포토] ‘잘 부탁드립니다’ 문 대통령, 경호처장 임명장 첫 공개 수여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연상 신임 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자리를 이동하기 앞서 부인인 안현미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연상 신임 경호처장은 대통령 경호실이 공개채용을 시작한 1988년 이후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호처장까지 올랐다.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 새 대통령 경호처장에 유연상… 공채 출신 첫 수장

    새 대통령 경호처장에 유연상… 공채 출신 첫 수장

    문재인 대통령이 새 대통령 경호처장에 유연상(54) 경호처 차장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4일 밝혔다. 유 신임 처장은 이르면 15일 공식 임명된다. 전북 고창 출신인 유 신임 처장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경호처(당시 경호실) 공채 3기로 들어와 28년간 경호본부 경호부장, 감사관, 경비안전본부장 등을 지냈다. 1988년 대통령 경호처가 전면 공채를 실시한 이후 공채 출신이 수장에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유 신임 처장은 문재인 정부의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내실 있게 추진해 대통령 경호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조직 혁신과 환경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경호 제도·문화 정착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주영훈 처장은 2017년 5월 경호처장을 맡아 만 3년간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주 처장은 총선 전 “이제 쉬고 싶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4%… 분발이 필요한 2년

    14%… 분발이 필요한 2년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동안의 공약이행률이 14.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전, 대통령 직속 경호실 폐지 및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위상 조정 등의 공약은 이미 폐기됐다. 10일 문재인 정부 대선공약체크 사이트인 ‘문재인미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총 774개의 공약 중 108개의 공약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 중인 공약은 431개로 55.7%를 기록했다. 지체된 공약은 162개로 20.9%였다. 파기됐다고 판단된 공약은 21건으로 2.7%였다. 분야별로 보면 ‘적폐청산’ 분야에서 총 9건의 공약을 마무리하면서 두각을 보였다. ‘민간기업에 대한 법령에 근거 없는 기부금 징수 행위 금지 추진’, ‘역사교과서 다양성 보장을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한 무분별한 사이버사찰과 도·감청 남용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의 공약이 이행됐다. 일자리와 관련한 공약도 성과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약속하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실 설치’,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 설치 및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 정책 총괄’ 등을 세부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1호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업무 지시하며 공약을 이행했다. 반면 성 평등, 비정규직 문제 등의 분야에서는 대부분 공약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집권 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100대 과제로 선정했지만 이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추진’으로 후퇴시켰다. 국무총리실 산하 ‘양성평등위원회’가 존재하지만 2018년에 단 두 차례 서면 회의가 열렸고 지난해에는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간판 공약이었던 ‘비정규직 비율 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은 ‘지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분야를 평가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따르면 2016년 8월 비정규직 비율은 44.3%였고 지난해 8월에는 41.5%로 큰 차이가 없었다. 더욱이 비정규직 규모는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외에도 ‘위법한 행위로 인한 국가 예산 낭비에 대한 손해 예방이나 회복을 위한 국민소송제도 도입’,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 ‘대통령의 24시간 공개’, ‘개헌을 통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의사표현 보장’ 등은 진척되지 못한 채 지체되고 있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文 공약 이행률 14%···분발이 필요한 2년

    文 공약 이행률 14%···분발이 필요한 2년

    文 정부 3년 공약 이행률 살펴보니문재인 정부 집권 3년 동안의 공약이행률이 14.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전, 대통령 직속 경호실 폐지 및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위상 조정 등의 공약은 이미 폐기됐다. 10일 문재인 정부 대선공약체크 사이트인 ‘문재인미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총 774개의 공약 중 108개의 공약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 중인 공약은 431개로 55.7%를 기록했다. 지체된 공약은 162개로 20.9%였다. 파기됐다고 판단된 공약은 21건으로 2.7%였다. 분야별로 보면 ‘적폐청산’ 분야에서 총 9건의 공약을 마무리하면서 두각을 보였다. ‘민간기업에 대한 법령에 근거 없는 기부금 징수 행위 금지 추진’, ‘역사교과서 다양성 보장을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한 무분별한 사이버사찰과 도·감청 남용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의 공약이 이행됐다.일자리와 관련한 공약도 성과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약속하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실 설치’,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 설치 및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 정책 총괄’ 등을 세부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1호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업무 지시하며 공약을 이행했다. 반면 성 평등, 비정규직 문제 등의 분야에서는 대부분 공약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집권 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100대 과제로 선정했지만 이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추진’으로 후퇴시켰다. 국무총리실 산하 ‘양성평등위원회’가 존재하지만 2018년에 단 두 차례 서면 회의가 열렸고 지난해에는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간판 공약이었던 ‘비정규직 비율 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은 ‘지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분야를 평가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따르면 2016년 8월 비정규직 비율은 44.3%였고 지난해 8월에는 41.5%로 큰 차이가 없었다. 더욱이 비정규직 규모는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외에도 ‘위법한 행위로 인한 국가 예산 낭비에 대한 손해 예방이나 회복을 위한 국민소송제도 도입’,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 ‘대통령의 24시간 공개’, ‘개헌을 통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의사표현 보장’ 등은 진척되지 못한 채 지체되고 있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협의하고 오라” 일주일째 청운효자동 코로나 방역 막은 靑

    “협의하고 오라” 일주일째 청운효자동 코로나 방역 막은 靑

    구청 “경호실서 거절… 방역 타이밍 놓쳐” 일부 주민 “여긴 코로나 성역인가” 불안 부암·창신동서 확진환자 잇따라… 총 7명서울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7명)를 가장 많이 보유한 서울 종로구에서 청와대 앞쪽인 청운효자동 일부 지역은 청와대 측 반대로 일주일째 방역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0일 복수의 청운효자동 주민 등에 따르면 종로구보건소 직원들은 지역 내 확진환자가 5명을 기록한 지난 18일 청와대와 인접한 청운효자동 일대에 긴급 방역을 하려고 했으나 청와대 측이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해 방역을 하지 못했다. 이어 이틀 뒤인 20일 청와대 뒤쪽인 부암동과 동묘 인근인 창신동에서 확진환자가 연달아 나왔다. 청운효자동은 행정동이며, 관할 법정동으로는 청운동·신교동·궁정동·효자동·창성동·통인동·누상동·누하동·옥인동·세종로1번지 등이 포함된다. 이 지역엔 종로구민 1만 3090명이 살고 있다. 청와대를 경호하는 경찰청 101경비단과 경호동도 있다. 구 관계자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방역 요청을 하면 그때 와 달라고 해서 그날(지난 18일)은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보건소 입장에선 그 지역이 구 관할이라 특별히 청와대에 공문을 보낼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이후 보건소에서 청와대 경호실과 협의해 다시 방역을 하려고 했지만 20일 여섯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해 비상 상황에 돌입하면서 방역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방역복을 입고 출동한 보건소 직원들이 돌아가는 장면을 목격한 한 주민은 “청와대 인근 동네는 코로나19 성역이라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대통령도 ‘과잉 대응이 낫다’고 했는데, 주민 안전을 위해 출동한 보건소 직원들을 그냥 돌려보내게 한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로구보건소는 지난 13일 종로구가 청와대 사랑채 주변에 설치된 천막들을 철거했을 때 인근 지역을 한 차례 방역한 적은 있다.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은 부암동 거주 환자는 청운효자동과 바로 붙어 있는 광화문하나이비인후과를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오후에 창신동에 거주하는 76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까지 서울 지역 확진환자는 15명이며, 종로구가 7명으로 가장 많다. 종로구에선 지난달 30일과 31일 명륜1가동에서 3명, 지난 16일 숭인동에서 2명이 나온 데 이어 이날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종로구는 이날 도서관·복지관·경로당·체육시설 등 주민 이용이 많은 공공시설을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관내 전체 어린이집은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에 따라 휴원 권고를 내릴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는 “대통령경호처는 코로나19 감염에 대비 지난 1월말 종로보건소측에 관광객과 주민의 이동이 많은 무궁화동산과 청와대 앞길, 집회시위가 이뤄지는 분수대광장 일대 등에 대한 방역을 요청하여 최근까지 모두 4차례의 방역이 이뤄졌다”며 “경호처는 청운효자동에 대한 종로보건소측의 방역 활동을 막은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이아고와 김재규/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아고와 김재규/박록삼 논설위원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주인공은 당연히 오셀로다. 아프리카 무어인으로서 베니스의 용병이면서도 전쟁 영웅이었던 오셀로는 사랑과 질투 등 욕망에 범벅이 된 인물이다. 자신의 부하 이아고가 꾸민 계략에 사로잡혀 부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아고 역시 질투와 복수심에 사로잡혀 악의 본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중요한 조연이며, 결국 교수형에 처해지는 또 다른 비극적 인물이다.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400만명을 바라보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비극적 서사를 담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이 400여년 시간의 간극과 함께 유럽과 한국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이아고를 호출한 것은 총에 맞은 대통령, 대통령을 쏜 뒤 사형당한 부하라는 관계를 감안하면 얼핏 절묘한 비유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사건을 곧이곧대로 재구성하는 듯하면서도 실상은 역사 해석을 둘러싸고 절묘한 줄타기를 계속한다. 영화는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개인적 동기로 암살했다는 뉘앙스로 묘사하면서도 곳곳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신념을 가진 인물로 암시한다. 영원할 것만 같던 유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던 1979년 당시 대통령 박정희의 죽음은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이었다. 처음엔 독재 상층부의 권력 다툼으로만 여겨졌고 박정희 정권을 이은 또 다른 군부정권이 등장해 때때로 간과되기는 했지만, 그 변곡점을 만들어 낸 힘은 그해 10월 있었던 ‘부마항쟁’과 같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국민의 지향에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김재규가 그날 궁정동에서 ‘박통’에게 총을 쏜 것이 개인적 욕망에 눈먼 ‘이아고적 행동’이었는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대정신의 대리자 역할’이었는지 40년이 지난 지금껏 평가는 엇갈린다. 누군가는 그를 ‘의사’로 높게 평가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대통령 시해범’쯤으로 치부한다. 부질없는 가정을 해 본다. 김재규가 아닌, 부마항쟁의 결과로 유신정권이 무너졌다면 어땠을까. 경호실장 차지철의 말처럼 탱크로 밀어붙여 200만, 300만의 희생을 치렀을까. 1980년 광주항쟁의 비극은 없었을까. 시민들에 의한 민주주의가 진행됐더라면 전두환처럼 권력을 탐하는 정치 군인은 비빌 자리가 없었을까. 최소한 2020년 서울 광화문 복판에서 태극기와 성조기 흔들어 대며 ‘불쌍한 영애님’ 운운하는 이들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고무적인 건 15년 전 똑같은 소재를 영화로 만든 ‘그때 그사람들’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긴 한 걸까. youngtan@seoul.co.kr
  • [이슬기 기자의 볼까말까]설 영화 3대장을 분석한다

    [이슬기 기자의 볼까말까]설 영화 3대장을 분석한다

    설 대목을 앞두고 일제히 개봉한 한국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가족들과 보든 혼자 보든 아주 약간의 가이드가 되길 바라며.●미스터 주: 엉성하지만 착한 애 드디어 한국에서도 동물과 대화한다는 설정의 실사 영화가 등장했다. 그것도 오랜 기간 관련 분야 공력을 쌓아온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에 뒤이어. 이성민과 셰퍼드 종의 개 ‘알리’가 주연한 영화 ‘미스터 주’다. 영화는 국가정보원의 베테랑 요원인 주태주(이성민 분)가 군견 알리와 함께 중국에서 특사로 파견된 팬더의 행방을 쫓는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갑자기 얻게 된 동물과 소통하는 능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러닝 타임 113분 중 앞의 1시간은 지루하다. 동물이 말을 한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숨쉴 새 없이 웃음 포인트가 터져 나와야 하는데 영 느슨하다. 부장 검사, 국회의원 등 고위직 전문 배우였던 이성민의 좌충우돌 연기는 어딘가 모르게 익숙치 않고, 팬더 탈 쓰고 슬랩스틱을 벌이는 후배 요원 역의 만식(배정남 분)은 안타까우리만치 민폐 캐릭터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다채로운 동물 목소리 캐스팅이다. 평생 쳇바퀴만 굴리는 햄스터 역에 이순재, 기막히게 로또 번호를 점찍는 흑염소 역에 이선균, 근육질 수컷 고릴라를 밝히는 암컷 고릴라 역의 이정은 등은 싱크로가 높다. 이성민이 극찬해 마지 않았던 알리의 연기도 볼만하다. 아쉬움이 많지만, 영화의 착한 메시지만큼은 새겨들을 만하다. 영화 후반부, 딸이 데려온 고양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던 비정한 아빠 주태주의 개과천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거나 현재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후반부, 한 줄기 눈물 방울이 흐를 법하다. 이성민 스스로도 “애들 영화”라 한 만치, 아이들 손 잡고 보기 좋겠다. 별점 ★★●히트맨: ‘용두사미’ 액션 코미디 ‘방부제 액션 스타’ 권상우가 이번에는 골방 웹툰 작가가 됐다. 절대 평범한 작가일 리 없다는 관객들의 의심처럼 이 작가, 과거가 화려하다. 국정원에서 비밀리에 키워 온 암살요원 ‘방패연’의 일원 ‘준’이 그의 과거다. 어렵사리 국정원에서는 탈출해 자신의 꿈이었던 만화가의 길을 가지만, 흥행 참패 악플 폭발. 쉽지가 않다. 그가 술김에 맘 놓고 그린 그 시절에 관한 웹툰은 아내(황우슬혜 분)의 클릭 한 번에 업로드되고 그 만화로 준은 일약 ‘히트맨’이 된다. 동시에 숨겨뒀던 과거도 팝업되면서, 국정원과 그의 소싯적 숙적 모두 그를 쫓는다. 믿고 보는 권상우표 액션은 웹툰적인 상상력이 가미되면서 더욱 화려해졌다. ‘방패연’의 리더였던 천덕규(정준호 분)와의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중후반부부터 해도해도 너무한 헐거운 경비의 국정원과 시종일관 고함만 버럭버럭 지르는 보스 형도(허성태 분)의 존재는 안쓰럽다. 여기서부터 급격히 서사에 힘을 잃으면서, 몰입도가 떨어진다. 아내와 어린 딸을 지키려는 준의 고군분투와 가족애까지는 알겠는데, 가족중심주의가 지나쳐 혼자 사는 천덕규 같은 인물을 희화화하는 장면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영화가 끝나도록 머리를 맴도는 대사 하나, ‘방패연’ 꿈나무를 물색하기 위해 찾아온 덕규에게 어린 준이 하는 말이다. “만화를 그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결국 ‘하면 기분 좋은 일’을 따라 살려던 준이 겪는 풍파가 영화의 골자다. 희대의 유행어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를 떠오르게 한다. 별점 ★★☆●남산의 부장들: 스포의 사전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격으로 사망하기까지, 40일을 그린 영화다. 여기까지는 전혀 흥미가 안 생긴다. 한국인이라면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여기에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을 얹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남산의 부장들’은 올림푸스 신전에 오른 그리스 신들의 대전을 보는 듯 이들 연기가 주는 팽팽함이 영화를 압도한다. 박 대통령에게 방아쇠를 당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모티브로 한 김규평 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는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내비친다. 김형욱을 모티브로 한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 역의 곽도원은 외모부터가 흑백 사진 속 실존 인물과 거의 똑같다. 박통을 연기한 이성민은 전혀 다른 외모임에도 뉘앙스와 아우라로 실존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존재감을 지녔다. 영화는 독특하게 그들끼리는 ‘혁명’이었던 5·16 군사정변 등을 말하면서도 그 흔한 회상신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 굴곡진 역사를 배우들의 대사로만 처리한다. 제공되는 각 배역들의 전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김규평이 박통을 살해하기까지, 이해가 덜 되는 측면도 있다. “관객들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감독님이 일부러 차갑게 연출한 것 같다.” 청와대 경호실장 곽상천을 연기한 이희준의 말을 상기하면 마지막 장면까지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다 아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도 재밌다, 스포의 사전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 주는 영화다. 영화의 결말 뿐이 아니라 과정 자체도 영화니까. 별점 ★★★★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마! 영화는 한방… 코믹이 최고여… 거, 다큐도 있소

    마! 영화는 한방… 코믹이 최고여… 거, 다큐도 있소

    올 설 연휴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22일 한국영화 3편과 애니메이션 2편이 개봉했다. 23일에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도 관객을 맞는다.●한국영화 기대돼…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가 궁정동 만찬회 석상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권총으로 살해한 사건을 소재로 한다. 대통령의 충직한 부하였던 김규평(이병헌 분) 중앙정보부장이 권총을 쏜 이유를 추적하면서 사건 40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점, 박용각(곽도원 분)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국 청문회에서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한다. 규평은 경호실장과 함께 이를 막으러 나선다. 대통령 주변 세력도 요동치기 시작한다. 114분, 15세 관람가.‘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그만둔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 출신 암살요원 준(권상우 분)이 벌이는 코믹 액션극이다. 준은 사표를 내고 나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준은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소재로 그리고, 웹툰은 하루아침에 대박이 난다. 그러나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이중 타깃이 된다. 110분, 15세 관람가.‘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실수로 넘어진 뒤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이성민 분)가 펼치는 코믹 영화다. 국가의 VIP를 경호하다 잃어버린 태주는 군견 알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한다. 태주를 의심하는 민국장(김서형 분)과 실수 연발인 만식(배정남 분)이 힘을 보탠다. 113분, 12세 관람가.●애니에 빠질래… ‘스파이 지니어스’ ‘오즈의 마법사’ 애니메이션 ‘스파이 지니어스’는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정체불명의 악당 킬리언에 맞서는 스파이 랜스와 엉뚱한 천재 월터의 이야기다. 랜스는 월터가 실험 중인 의문의 액체를 마시고 비둘기로 변한다. 102분, 전체 관람가. ‘오즈의 마법사: 요술구두와 말하는 책’은 신비로운 마법 세계 오즈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교활한 악당 어핀은 왕이 되려고 사악한 계획을 세운다. 소식을 들은 도로시와 친구들은 다시 한번 환상의 세계로 떠난다. 77분, 전체 관람가.●다양한 시선은 어때요… 다큐·독립 영화 풍성 23일 개봉하는 독립영화 ‘작은 빛’은 뇌수술을 앞둔 서른여섯 진무(곽진무 분)가 흩어진 가족을 캠코더에 담으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진무는 떠오르지 않았던 아버지에 관한 기억과 마주한다. 90분, 12세 관람가.‘사마에게’는 감독 와드 알카팁이 자신의 딸 사마 알카팁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형태 다큐멘터리다. 민주주의 혁명과 내전으로 수많은 시민이 다치고 죽어나가는 시리아 알레포에서의 5년간을 엄마의 눈으로 담았다. 96분, 15세 관람가. 스위스 몬뇨의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 중국의 나자후 모스크 사원 등을 지은 건축가 마리오 보타를 담은 다큐멘터리 ‘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82분. 전체 관람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3번 연속 입성하고 그래미 어워드를 18번 수상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인생을 그린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134분. 15세 관람가)도 이날 개봉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5㎏ 찌웠던 몸무게만큼 세상 보는 시각도 넓어져”

    “25㎏ 찌웠던 몸무게만큼 세상 보는 시각도 넓어져”

    “대본을 봤을 때 제 대사는 다 윽박지르는 거였어요. 각하를 아버지처럼 믿고 의지하는 데서 나오는 거죠. 아무리 봐도 우직한 통나무 같은 덩어리감이 느껴져서 살을 찌우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1979년 10월 26일 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40일을 그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22일 개봉)에서 이희준(41)의 포지션은 좀 독특하다. 이희준이 맡은 곽상천 역은 ‘박통’의 충복이던 청와대 경호실장 차지철을 재구성한 캐릭터다. ‘박통’역의 이성민, 도미해 독재정권의 실체를 폭로하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의 곽도원, 현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은 이병헌 등 눈빛과 눈빛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살얼음판 속에서 그만 홀로 “레이어(층위) 없는” 연기를 한다. 전작 ‘마약왕’(2018)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 우민호 감독의 주문 없이도, 이희준은 스스로 25㎏을 찌워 100㎏이 넘는 ‘인생 무게’를 달성했다.“허벅지 사이가 안 붙으면서 걸음이 이상해지고 목소리 톤이 굉장히 낮아지는데 순간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체적 가면을 쓴 느낌이었어요.” 지난 15일 언론시사에서 공개된 스크린 속 풍채 우람한 곽상천을 보고 “이희준 맞아?” 하며 갸웃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곽상천을 연기하며 어려웠던 부분은 증량보다도 캐릭터 이해에 있었다. 곽상천은 곳곳에서 일어나는 독재 반대 시위, 소요에 ‘전차로 싹 깔아뭉개 버리겠다’, ‘캄보디아에선 300만명이나 희생시켰는데 우리가 100만, 200만명 희생시키는 것쯤이야 뭐가 문제냐’ 등 무자비한 발언을 일삼는 인물이다. “왜 나한테 이런 역할을 맡겼지?” 하며 그 스스로도 의아할 만큼. “감독님이 ‘마약왕’에서 (송)강호 선배님이랑 붙는 신을 찍으면서 병헌 선배님이랑 붙여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우 감독 바람처럼, 이희준은 이병헌과의 기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 도심에 탱크를 들이밀고, 국회의원을 ‘조인트’ 까는 곽상천의 안하무인에 분노한 김규평과의 몸싸움 신. 멱살을 바투 잡은 두 사람의 대거리는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다. “오후부터 새벽 3시까지 찍고 숙소 와서 샤워하려고 하는데 이병헌 선배한테 전화가 왔어요. “괜찮니?” 가슴팍에 멍이 다 들었더라고요. 내가 체구도 더 크니까 선배님은 나보다 더 심하겠다… 근데 ‘선배님은 괜찮으시냐’고 안 물어봤구나….” 연기를 하며 금과옥조처럼 지킨 것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만큼, 한 치의 왜곡도 없어야 한다는 거였다. 그 바람에 현장에서는 배우들 모두에게서 한 글자의 애드리브도 나오지 않았다. 남산에 위치한 중앙정보부를 비꼬는 의미로 내뱉는 “남산 돈까스 좀 먹어보자, 헤헤”라는 대사의 ‘헤헤’도 정확히 지켜서 할 만큼. 실제 그 40일을 사는 것 같은 이성민의 리얼리티,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옛 친구를 만나 ‘친구야’ 하며 훅, 친근감을 드러내는 곽도원, 권력 투쟁에서 뒤처진 이병헌의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얼굴 등 ‘남산의 부장들’을 찍으며 선배들에게서 ‘다 빨아먹고 싶을 만큼’ 많이 배웠다는 이희준이다. “일상에서 이희준은 곽상천 같은 사람이 있다면 말도 안 섞을 거 같지만, 영화가 끝나고 그 인물을 이해하려고 애쓰다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요. 작품이 하나 끝날 때마다 세상과 삶을 보는 시각이 조금씩 넓어지는 거 같아요. 배우로서 느끼는 큰 재미입니다.” 한때 불어났던 살만큼, 한 차원 더 성장한 배우의 대답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세월호 참사 당시 靑기록 공개돼야” 사참위, 대법에 의견서

    “세월호 참사 당시 靑기록 공개돼야” 사참위, 대법에 의견서

    송기호, 세월호 참사 당일 靑기록 공개 청구대통령기록관장 ‘비공개 대상’ 공개 거부1심 승소, 2심 패소 대법 판결만 남아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인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의 대응을 알 수 있는 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참위의 의견서 제출이 대법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참위는 지난해 8월 “다시는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적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 비공개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을 심리하고 있다. 사참위는 “이 사건의 정보 공개를 통해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보다 원활히 파악할 수 있고, 행정기관 역시 공개된 정보를 기초로 참사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앞서 송 변호사는 2017년 5월 대통령기록관장에게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에서 구조 활동과 관련해 생산·접수한 문건의 ‘목록’을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대통령기록관장은 해당 문건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이관돼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송 변호사의 청구를 거절했다. 이에 송 변호사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는 승소했으나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대통령기록관장이 기록물 보호 기간을 이유로 송 변호사의 공개 청구를 거부한 데에는 위법이 없다는 취지였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최근 세월호 유족들과 시민단체 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진행된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의 이관과 보호기간 지정(비공개기간 설정) 조치에 반발해 낸 헌법소원을 각하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족사찰 보고 받은 김관진, 크게 칭찬 후 격려금 건넸다”

    “유족사찰 보고 받은 김관진, 크게 칭찬 후 격려금 건넸다”

    기무사, 통장사본·TV 시청내역까지 사찰 6개월간 TF 운영… 사찰문건 627건 생산 靑·국방부에 대면보고 35회 등 지속 보고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유족의 불법 사찰을 공모하고 실행에 옮긴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 71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할 계획이다. 특조위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및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혐의를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4월 28일부터 같은 해 10월 12일까지 약 6개월 동안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세월호 사찰 관련 문건 627건을 생산했다. 당시 기무사령관은 고 이재수 전 사령관이었다. 기무사는 민간인 사찰이 위법하고 직무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예하부대인 610부대(전남 진도 담당)와 310부대(경기 안산 담당)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족들의 사소한 동향까지 샅샅이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기무사는 세월호 유족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에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수집을 요구했다. 일례로 2014년 6월 26일 610부대에 ‘진도 실내체육관에 남은 유가족 현황, TV 시청 내용, 음주 실태, 신경질을 내는 사례 등’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610부대는 같은 날 ‘유족 중 일부가 야간에 음주했다’는 내용의 사찰 동향을 보고했다. 310부대는 사령부 지시에 따라 2014년 5월 20일 ‘(세월호 유족들이 실종자) 생일날 미역국을 요구했다’, ‘화장장 및 장지까지 리무진 조치를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또 다른 예하부대인 212부대는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의 생년월일과 학적, 거주지, 인터넷 활동 내역, 통장 사본, 주민등록증 사진 등을 사찰한 결과를 사령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특조위는 기무사의 불법 사찰 정보가 청와대·국방부에 지속적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전 청와대 경호실장, 김관진 전 장관, 한민구 전 국방장관 등 5명이 2014년 4월 18일~같은 해 9월 3일 대면 보고 35회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기무사가 불법 사찰로 수집한 정보를 보고받고 언론 대응에 활용했다는 것이 특조위의 설명이다. 특조위가 공개한 문건(기무사가 2014년 5월 10일 청와대에 보고)에는 “보고 직후 ‘비서실장(김기춘)께서 아주 만족해하신 듯함’”이라고 적혀 있고, 다른 문건(기무사가 2014년 5월 23일 국방부에 보고)에는 “장관님(김관진 전 장관) ‘기무사 보고서가 아주 잘되었다’며 크게 칭찬 후 격려금 하사”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공모를 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국장은 대면 보고 자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배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 재현 위해 25kg 증량”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 재현 위해 25kg 증량”

    배우 이희준이 역할을 위해 25㎏을 증량했다고 밝혔다. 이희준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의 제작보고회에서 “실존 인물이 몸이 있는 인물이다. 체중 증량이 필요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민호 감독이 ‘강요는 안 한다. 찌우면 좋겠지’라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찌울 수밖에 없었다. 식단은 자는 것 이외에 계속 먹기였다”고 전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의 암살 사건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따라가는 영화다.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 원작은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엮었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성민이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박통을 연기했다. 또 곽도원이 권력의 정점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의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오는 1월 개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곽도원-이성민..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곽도원-이성민..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연기파 배우들이 ‘남산의 부장들’로 뭉쳤다.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우민호 감독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의 암살 사건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따라가는 영화다.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 원작은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엮었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성민이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박통을 연기했다. 또 곽도원이 권력의 정점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의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우민호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시나리오 작업할 때부터 같이 했으면 하는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운이 좋게 이 훌륭한 배우들을 다 한 영화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큰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적지 않은 시간 연기를 했던 것 같은데 곽도원, 이희준, 이성민, 김소진씨 다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배우들이더라”면서 “더욱 놀란 것은 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있을까? 나도 사실은 영화를 통해 늘 봐오던 팬이었지만 막상 앞에서 호흡을 맞추니 섬뜩할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특히 곽도원에 대해서는 “리허설을 하면 상대가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느껴지고, 기본적으로 이 신에서 두 인물이 어떻게 흘러가겠구나 하는 게 예상된다. 곽도원의 경우에는 정말 빠른 스피드로 서브가 들어올지 깎아서 칠지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변수들을 많이 보여주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냐면 자기를 저 상황 속에, 감정 속에 던져놓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곽도원과 연기를 처음 해보지만,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고 칭찬했다. 곽도원 또한 “선배님을 뵙고 놀란 것은 많은 감정을 쏟아내는데 그 감정이 이성적으로 절제돼 잘 깎인 다이아몬드 같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앞에 서면 그 사람이 보이게 마련이다. 배우의 일상이 보이게 마련인데 안 보이더라. 그 역할, 인물로 앞에 나타나시니까 미치겠더라. 그 시대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생소하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감탄도 했다”면서 “나는 늘 잘 정제되고 깔끔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 많이 배웠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1월 개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시민 싸가지 없이 검찰 난도질”…서병수는 누구

    “유시민 싸가지 없이 검찰 난도질”…서병수는 누구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로 검찰을 난도질한다”며 맹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병수 전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씨.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하는데 지금은 대놓고 ‘싸가지 없는 소리를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로 검찰을 난도질하며 법원을 욕보이고 언론을 단죄하고 있다”고 썼다. 서 전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을 때만 하더라도 노 대통령을 두고 ‘윤리적인 잘못이 있다면 그에 따르는 비판을 받아야 하고,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합당한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해 그때는 옳은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밖으로는 북한 김정은을 구하기 위해 동맹을 흔들고 우방 관계를 파탄 냈고 안으로는 386 운동권, 참여연대, 민변, 민노총 일자리 만들어주느라 서민 경제를 파탄 냈고 급기야 친문과 좌파가 누려온 특권과 특혜와 위선을 평등과 공정과 정의라고 바득바득 우겨대는 이들이 이제는 무섭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서 전 시장은 “그 장단에 또 놀아나는 게 KBS 사장이라는 사람”이라며 “결코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다.새삼 각오를 다진다”고 말했다. 서 전 시장은 새누리당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으로 2014년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재임 기간 부산국제영화제 외압 의혹, 위안부 소녀상 도로법 위반 발언 등으로 논란이 있었고 2017년 3월 전국 시도지사 긍정평가 전체 꼴찌를 하며 지역 민심을 잃었다. 2018년 부산시장 재선에 도전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현 시장에게 패해 재선이 좌절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부마민주항쟁’ 10월16일 40년 만에 국가기념일 지정

    ‘부마민주항쟁’ 10월16일 40년 만에 국가기념일 지정

    1979년 10월 부산과 창원 일대 시민들이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섰던 부마 민주항쟁 발생일이 4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행정안전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부마 민주항쟁이 시작된 1979년 10월16일을 기리고자 10월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16 민주항쟁 기념일은 51번째 국가기념일이 됐다. 행안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정신을 기념하고자 최초 발생일인 10월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0주년을 맞은 올해부터 정부 주관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부산과 창원 지역의 부마항쟁 기념사업 관련 단체들이 따로 기념식을 열었다. 국가기념일로 처음 치르는 올해 기념식은 10월16일 경남 창원시에서 ‘부마1979, 위대한 민주여정의 시작’을 주제로 열린다. 구체적인 장소는 이달 안으로 확정된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체제에 저항해 1979년 10월 16일부터 닷새간 부산과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회원구)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말한다. 10월16일 부산에서 5000여명의 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시민들이 합세해 유신헌법과 긴급 발동 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다.10월18일에는 마산, 창원, 진주 지역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당시 정부는 계엄령과 위수령을 내려 1천560여명을 연행하고 120여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이후 부마항쟁 발생 열흘 만인 10월26일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부마사태의 수습책을 둘러싸고 차지철 대통령경호실장과 심한 언쟁을 벌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차 실장을 총으로 숨지게 함으로써 유신체제는 막을 내리게 됐다. 시위 기간은 짧았지만 군사정권 철권통치 18년을 끝내는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대한민국 현대사를 대표하는 민주화운동 가운데 하나로 불리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국가기록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 언론에서 ‘나랏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고 국가의 것”이라면서 공공물인 대통령기록물의 안정적·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도 개별 대통령기록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통령기록물법(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법의 영향을 받아 대통령기록물을 이전보다 열심히 생산했고, 이 때 생산된 대통령기록물들을 (청와대로부터) 이관받아 저희(국가기록원)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 전에 15명의 대통령 때는 대통령기록물이 국민과 국가의 것이라는 인식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퇴임 후에 많이 태우기도 하고, 아무래도 불안한 내용들이 담겨 있을 수 있으니까 많이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한 건, 요즘도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대통령기록물들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혼자서 생산하는 기록물이라고 볼 수 없고 대통령비서실, 청와대 경호실,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들의 기록물이 다 포함돼 있어서 대통령기록물 생산자는 굉장히 많다. 이게 (외부에) 흘러흘러 관리가 안 될 정도”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법이 제정된 때가 2007년 4월(시행은 2007년 7월)이었는데, (이 법 시행 이후 이 법에 따라) 대통령기록물을 첫 번째로 이관해야 되는 시점은 2008년 2월이었다. 8개월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는 통합 대통령기록관이든 개별 대통령기록관이든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조차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당시 국가기록원 서고에 임시로 공간을 만들어 (대통령기록물을) 일단 이관하고, 이후 통합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다보니 2015년에야 개관을 했다”면서 과거에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지 못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4월 제정된 대통령기록물법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국가기록원장을 가리킴)은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치 근거는 오래 전에 마련됐지만 그동안 설립이 추진되지 않았다가 국가기록원이 문 대통령 기록관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원장은 “국가기록원이 지난 10여년 동안 믿음직하게 대통령기록물, 특히 지정기록(대통령지적기록물)을 보호하지 못했다”면서 “제가 취임하고 나서는 국민들께 최대한 (대통령기록물 보호에 있어) 안심을 드리려고 했지만 이전에 열리면 안 되는 대통령기록물들이 너무 많이 열렸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NLL 대화록 파문’을 언급하자 이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군사·외교·통일에 관한 비밀기록물, 대내외 경제정책 또는 무역거래, 재정에 관한 기록물,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을 표현한 기록물 등에 대해 열람·사본제작 등을 허용하지 않거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기간(보호기간)을 따로 정한 대통령기록물이 ‘대통령지정기록물’(지정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정문헌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2009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지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중 일부 내용을 추려 만든 ‘NLL 대화록’ 발췌본이 청와대에 보고됐고, 대선을 앞둔 2012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누군가가 대화록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2017년 11월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의 기록물을 관리하는 현 대통령기록관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기념관을 따로 짓겠다며 내년 예산에 32억이 넘는 돈을 편성했다”면서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은 공공의 것인데 민간에서 관리하라고 관리권을 넘겨주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흔히들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랄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공과 과를 단순히 당사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당시에 업무를 하면서 만들었던 기록에 근거해서 평가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러 대통령기록물이 한 곳에 있는 것이 갈등과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법(대통령기록물법)에 이미 제정 당시 있었던 조항이 뭐냐하면, 대통령기록관의 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정기록을 포함해서 맡기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그 원칙은 1년 만에 무너져서 지금은 사실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정기록은 최장 15년까지 보호되지만, 15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퇴임직후에 가장 취약해져 있는 상태에서의 기록은 책임지고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열쇠를 맡기는 취지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 증가 추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보존 공간이 부족해졌다. 통합 대통령기록관 증축 비용보다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이 훨씬 예산이 적게 든다”면서 “전임 대통령도 요청한다면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민 품에 안긴 저도, 애국 휴양지로 뜬다

    국민 품에 안긴 저도, 애국 휴양지로 뜬다

    9홀 골프장·모래해변·전망대 등 ‘매력’ 섬 일주하는 백사장 산책로도 준비 중 日관광 외면 속 국내 명소 탄생 ‘주목’‘금단의 섬’ 경남 저도(猪島)가 오는 9월 16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대통령 휴양지로 이용돼 수십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본 관광이 외면받는 때에 국내 새 여행 명소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거제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저도를 방문해 ‘대통령 휴양지 저도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식으로 밝힘에 따라 개방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전체 면적 43만 4181㎡, 해안선 길이 3150m 규모의 섬에는 대통령 휴양소인 숙소 건물을 비롯해 경호원 숙소, 군 장병 휴양소인 콘도, 9홀짜리 골프장, 모래 해변, 전망대 등의 시설이 있다. 국방부 소유로 해군이 관리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녹음이 우거지고 생태계가 잘 보존된 게 특징이다. 대통령 숙소는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로 지었다. 2층 높이지만 주변 조경으로 가려져 근처 모래 해변과 골프장 등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은 화강암으로 지은 이 건물을 보고 “너무 호화롭게 지었다”며 경호실을 나무랐으면서도 섬 풍광에 매료돼 바다 위 청와대라는 의미로 청해대(靑海臺)란 이름을 붙여 애용했다고 한다. 저도 모래 해변은 대통령 별장을 지을 당시 하동 섬진강의 깨끗한 모래를 운송해 조성한 길이 200m쯤 되는 인공 해수욕장이다. 해군 측은 모래가 바닷물에 쓸려나가 해마다 다른 곳에서 모래를 운송해 보충한다. 대통령 숙소 인근에는 장병 휴양소인 4층 규모 콘도가 있다. 저도를 거쳐 거제도~부산 가덕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2010년 개통) 시공업체가 건립해 기부채납했다. 66㎡(20평형), 99㎡(30평형), 116㎡(35평형) 타입의 42실이 있다. 모래 해변 안쪽으로 9홀 규모 골프장도 있다. 이 골프장은 여름 휴가기간에 저도 장병 휴양소를 이용하는 군 장병들이 유료로 이용한다. 1인당 이용요금은 카트 이용료 포함 2만 5000원이다. 해변과 우거진 숲을 따라 가파르지 않게 조성돼 있는 산책로가 있다. 인근에는 주변 바다와 부산신항, 거가대교가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와 팔각정도 있다. 조만간 저도를 일주할 수 있는 백사장 산책로도 조성한다.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온나라가 힘을 모으는 때에 일본 여행 대신 저도로 놀러와 달라”면서 “저도는 아름다운 섬의 모습과 대통령 휴양소라는 유명세까지 있는 만큼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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