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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갑씨 신당 불참 안팎 / 민주 분당 ‘소용돌이’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가 25일 신주류가 추진 중인 신당 불참을 공식 선언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방향과 대북정책 등 국정운영 방식 전반을 정면으로 비판,여권 전체의 내분양상이 중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그동안 민주당 사수 입장을 밝히면서도 신당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한 전 대표가 신당에 급제동을 걸고 나서,신·구주류 양측은 이제 타협 가능성보다 ‘완패’ 아니면 ‘완승’의 정면승부를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분당이냐,내분봉합이냐 신·구주류의 균형추 역할을 해온 한 전 대표가 신당 불참을 선언,민주당은 분당이냐,내분봉합이냐의 선택만을 남겨두게 된 형국이다.일견 지난해 말부터 촉발된 민주당 해체와 신당 창당 추진으로 초래된 여권의 대혼돈이 조속히 정리될 소지도 있다. 정파별 입장정리도 숨가쁘게 이어질 전망이다.통합신당을 타협점으로 신당참여를 선언했던 중도파들이 일시적 혼돈에 빠질 수 있다.당무회의 결의 등을 통한 합법적인 신당 창당 일정을 짜놓았던 신주류 강경파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따라서 대타협에 실패하면 당을 뛰쳐나가야 할 처지다.“어떤 경우에도 분당 반대”라는 입장인 정대철 대표와 김원기 고문 등 신주류 온건파는 정말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한 전 대표의 신당 불참 선언은 민주당의 적자(嫡子)로서 정통성과 법통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신주류측과 명확한 전선을 형성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한 전 대표가 “민주당은 해공 신익희 선생과 유석 조병옥 박사로부터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과거 야당의 맥을 이어온 정통 정당”이라고 강조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어느 한쪽은 큰 상처 위기 한 전 대표가 회견에 앞선 청와대측의 신당 참여 요청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정치적 의미는 복잡해 보인다.대통령제 아래서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 성격이라 통상적인 정치 상식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노 대통령과 정치적인 결별 선언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호남 대표성을 무기로 향후 정치지형의 변화를 봐가며 ‘큰 꿈’을 도모할 전주곡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나 동교동계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승부수를 던지게 했을까.그는 지난 주말 사석에서 청와대측에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대선 때 자신이 큰 상처를 입으며 도와주었는데도 청와대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으려 하는 등 부도덕한 행태에 분개했다는 귀띔이다.이런 정황으로 볼 때 민주당은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분당수순에 돌입할 분위기다.한 전 대표가 던진 승부수가 ‘지역주의 고착화 기도’로 비쳐질 경우 한 전 대표의 정치생명이 위협받고,반대의 경우엔 신당 강경파가 정치적 위기에 몰릴 것 같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세상] 대통령 당적변경 금지해야

    “지난 100년 간 기존의 대통령제가 의원내각제로 변경된 사례는 세계에서 단 하나도 없다.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숱하게 있다.” 이는 슈가트와 캐리(Shugart & Carey)가 함께 쓴 ‘대통령과 의회’라는 전문서에서 밝힌 연구 결과의 한 부분이다.여기에 40여년 전 9개월의 단명으로 그쳤던 한국의 민주당 내각제는 그 기간이 짧아 아예 통계에 잡히지도 않았다.이같은 경험적 연구에서 되새겨 볼 대목이 있다.현실 정치의 일상적 운영에서 대통령제는 국회가,그리고 의원내각제에는 정당이 그 중심 무대가 되기 마련이다.따라서 정당 발전이 미숙한 제3세계의 내각제 정치가 뒤뚱거리는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근년 들어 시행착오 끝에 가이아나,나이지리아,짐바브웨 등이 대통령제로 선회하지 않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일곱 해나 되는 우리의 정치를 들여다보자.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거나 선거철이 가까워질 때면 개헌으로써 국면 돌파를 시도하는 애드벌룬을 띄우곤 했다.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총선 후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를시행해 보겠다느니 또 책임총리제를 시도해본 뒤 형편에 따라 의원내각제로 가겠다는 등 이에 관한 언급을 해온 바 있다. 논리적 순서대로라면 그는 그때까지 제도의 중심축을 이룰 정당 발전을 계속 도모해야 마땅하다.현재 의석의 열세는 대통령이 그처럼 소중하게 여긴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극복할 길을 직접 국민 속에서 찾아야만,전임자들과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정계는 그 역방향의 길로 마구 치닫고 있다.사상 초유의 국민 경선까지 도입하며 뽑은 후보자를 대선에서 승리로 이끈 바로 그 정당은 이름하여 ‘새 천년’민주당이다.2000년 1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새 시대에 걸맞은 정당이라고 요란하게 북치며 만들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바로 이 새천년당을 ‘헌 천년시대’의 방식으로 부수고 ‘개혁’적 신당을 만든다고 연일 아우성이다. 나팔을 아무리 높이 불어대도 흘러간 노래로 들릴 뿐이다.5년마다 들어온 옛 가락이고 맞춘 음계는 그때도 지금도 어김없이 개혁이기 때문이다.잠시 돌이켜 보자.민정당 후보로 당선된노태우 대통령은 2년도 안 돼 3당 합당의 깜짝쇼를 발표했고,퇴임 반년에 앞서서는 대선 중립과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당적을 이탈한다.민자당으로 당선된 김영삼 대통령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당을 리모델링해 신한국당을 창당했으며,이 당은 또다시 합당을 통하여 한나라당이 되고 그 명예 총재로 추대된다.뒤이은 김대중 대통령 또한 재임 중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 그리고 탈당으로 무소속,이렇게 세 번이나 지위 변동을 기록한다.노무현 대통령도 벌써 그 대열에 깊숙이 들어섰으니 딱한 생각이 앞선다.당선 이후 대통령의 당적 변경과 이탈 금지를 헌법의 취임 선서에라도 넣든지 혹은 달리 법제화할 길이라도 이제 모색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현재 전국구 국회 의원이 당적을 변경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끔 법제화하고 있다.이 제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유권자와 의원 또는 의원과 소속 정당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은 단순히 뽑기만 할 뿐이며 당선 이후는 ‘자유로운 위임 관계’에 놓인다고 본다면 당을 바꾸어도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반대로,선거가 인물만 본 것이 아니라 정당과 정책 정강까지 포함된 선택이라면 정당 기속성에 비추어 정당 변경은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의원직을 뺐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현행 비례 대표 의원들은 바로 이 후자에 해당된다.법제화를 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법리상으로는 대통령의 경우 또한 그 연장 선상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정치의 판도 스타일도 달라졌건만 구습의 ‘대통령당’만들기는 오히려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 [이경형 칼럼] ‘野大’ 국회의 고삐

    고영구 국정원장의 임명을 둘러싸고 빚어진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힘 겨루기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한나라당은 지난 28일 고 원장에 대한 사퇴권고결의안 추진과 인사청문회법 개정 등을 위해 5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다.이어 29일엔 민주당 몫으로 추천된 황태연 동국대 교수를 국가인권위 신임 위원으로 뽑는 선출안을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부결시켰다. ‘야대(野大)’국회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노 대통령은 30일 국정원 기조실장에 야당이 기피 인물로 지목한 서동만 상지대 교수를 임명함으로써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앞으로 한나라당은 다수당의 힘을 과시하고 싶은 유혹을 받겠지만,국회 운영을 표결 만능주의로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대통령제 권력구조에서 집권당과 국회 다수당이 서로 다른 이른바 ‘분할 정부’구도 아래서는 대통령이 야대 국회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설령 국회가 대통령의 인사 고유 권한을 제약하는 듯한 의견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정권시녀 시절’식으로 직격탄을 쏘아대서는 곤란하다.소수당 출신의 노 대통령이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다.반대당이자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끝까지 타협하고 지겹더라도 협상을 벌여야 한다.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다짐했고,국회 국정 연설에서는 “국회를 존중하고 의원 개개인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한때 ‘참여 정부’와 야대 국회의 밀월 관계를 예고해주는 듯했다.그러나 ‘밀월’은 고 국정원장 임명 논란으로 2개월만에 깨지고 말았다. 대통령과 국회가 명실상부한 견제와 균형의 관계로 재정립되는 것은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필요하다.우리 헌정사에서 민주화 이행기였던 1987년 6·10항쟁 이후 한국 정치는 여소야대 구도의 변경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1988년 13대 총선 이래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총선이 실시됐으나 단 한번도 대통령 소속 정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여소야대에 시달려 온 노태우정부는 1990년초 3당 합당으로,1992년 14대 총선 후엔 무소속 영입으로 여소야대를 변경했다.김영삼정부 시절인 1996년 15대 총선 후에도 무소속 영입으로 ‘여소(與小)’를 타개했다.김대중정부 역시 2000년 16대 총선 후 이른바 DJP 정당연합과 의원 영입으로 ‘여소’를 ‘여대(與大)’로 만들었다. 역대 정권이 구사한 여소야대의 변경 방법은 합당이거나 의원 빼내오기,혹은 밀실 연합이었다.YS,DJ 민주 정부도 야대 국회에 의한 행정부 견제를 대범하게 수용하지 못했다.왜 그랬을까? 정치의 형식은 ‘민주주의’였으나 정치 의식은 과거 독재정권의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여당의 ‘제왕적 총재’로서 국회를 지배하던 시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제왕적 대통령’을 버리고 권력 분점의 대통령을 추구해왔다.일찍이 당권과 대권의 분리 정신에 따라 일체 당직을 맡지 않았고,실제로 여당을 통제하지도 않는다. 상향식 공천제 도입으로 내년 17대 총선에 나설 당 후보의 공천권도 없다.더욱이 민주당은 신당 창당의 회오리에 휩싸여 대통령의 의중이 먹혀들기도 어려운 처지다. 노 대통령이 야대 국회를 다룰 수 있는 고삐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당장 정계개편을 통해 여소야대를 변경하기도 어렵다.결국 ‘고삐’는 국민의 지지 확보,정책 추진의 합리성,야당보다 우월한 도덕성 및 개혁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대통령 자신의 정치 역량,폭넓은 리더십이 아닌가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부처 정보공개 총리 훈령 제정”/ 高총리 첫 언론브리핑

    ‘언론 브리핑은 이렇게….’ 18일 고건(高建) 국무총리의 첫 언론 브리핑에는 100여명의 취재·사진기자는 물론 행정자치부 등 일부 부처 공보관들까지 몰려와 브리핑에 귀기울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기자실 폐쇄와 브리핑룸제 도입을 앞두고 총리가 이례적으로 직접 브리핑에 나서면서 내용보다는 브리핑을 하는 것 자체가 안팎의 관심사였다.특히 20분 남짓 진행된 짧은 브리핑에서 고 총리는 각종 정부 현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목요연하게 답변했다. 고 총리는 직접 브리핑에 나선 배경에 대해 “브리핑제 정착과 내실화를 위해서는 총리와 각료들이 적극적으로 정부의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언론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브리핑룸제 도입 취지에 맞도록 각 부처 장·차관들은 주 1회,실·국장은 일상적으로 브리핑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규제개혁에 대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종 규제를 5년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크게 완화하겠으며,7520건의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박기종 규제개혁조정관이 배석했으나 그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자신있게 대답했다. 고 총리는 국무조정실 차관급 자리 신설과 관련,‘필요한 자리’라고 강조했고,정보공개법 논란에 대해선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 훈령을 만들 것”이라며 소신을 피력했다.이어 “각 부처도 정보공개 규정을 만들어 실천하도록 하겠다.”며 총리 훈령이 ‘강제적 실천조항’임을 밝혔다. 고 총리는 그러나 ‘신설 예정인 차관급 자리에 재정경제부 출신이 임용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다소 껄끄러운 질문에는 “국조실이 그만큼 인기있는 부서가 아닌가.”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또 책임총리제의 위상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분권형 대통령제 하에서의 책임총리와 현행 헌법 하에서의 책임총리는 성격이 다른 만큼 현재로선 헌법이 보장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켜갔다. 이후 기자들의 질문이 집요하게 쏟아지자 “첫번째 브리핑인데 가볍게 해줘야 자주할 것 아니냐.”며 브리핑을 끝낼 것을 제안하는 등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고 총리의 브리핑을 지켜본 공보실 직원들은 “역시 ‘행정의 달인’이라면서 브리핑에 대해 많은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국제플러스 / 블레어 초대 EU대통령 유력

    유럽연합(EU)의 인구 대국들은 회원국이 6개월씩 돌아가며 맡는 현행 순번의장제 대신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5년 임기의 선출직 대통령제로 바꾸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제안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2006년부터 집무를 시작할 EU 초대 대통령 후보로는 2005년 차기 총선을 치르는 블레어 총리가 가장 유력하게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도 후보감으로 거명되고 있다.
  • [사설] 총리 국정범위 스스로 넓혀야

    고건 총리가 정부종합청사 별관 브리핑룸 설치에 제동을 걸면서 항간에 나돌던 ‘총리는 부재중’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사라지는 전기를 맞게 됐다.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50여일밖에 안 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총리 자리는 막중하다.더구나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고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총리제’ 공약에 따라 발탁된 안정형 총리로서 그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이 크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고 총리의 브리핑룸 설치 제동에 때맞춰 총리의 국정조정력을 강화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노 대통령이 아무리 책임총리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대통령제 아래서 총리의 역할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총리인선을 앞두고 ‘몽돌’ 대통령을 잘 받쳐주는 ‘나무받침대’ 역할을 강조한 바 있어 고 총리에게는 이러한 책무도 부여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총리가 그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내각의 분위기를 다잡고,필요하다면 국정 조정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리실의 조직개편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총리실 비대화라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국정의 조정 및 효율성의 측면에서 접근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예컨대 총리 주재의 주무장관회의를 정례화하고,행정각부의 국정업무 수행능력을 평가해 이를 예산 배정 때 반영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방안이 되리라고 본다. 책임총리제의 근본 취지는 권력분점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고 국정의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그렇다고 총리가 국정방향과 정책내용을 놓고 사사건건 제동을 걸라는 뜻은 아니다.따라서 고 총리 스스로 헌법에 부여된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신문에 보도된 뒤 알았다고 화낼 게 아니라,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펴야 할 때다.
  • EU 헌법초안 6월말 공개

    |베를린 연합|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유럽이 분열해 있으나 유럽연합(EU)의 대대적 확대와 맞물려 추진되어온 EU 헌법 제정 작업은 계속 진행돼 오는 6월 말 초안이 공개될 전망이라고 14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카를로 아젤리오 치암피 이탈리아 대통령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前)프랑스 대통령이 6월30일로 예정된 로마 회의에 EU 헌법 초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14일 발표했다. 데스탱 전 대통령은 이탈리아 대통령실의 로마 회의 초청에 대한 답신에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헌법 초안을 마련해 로마회의에서 발표한다고 강조했다.데스탱 전 대통령은 EU가 동구권 등 10개국을 내년 5월1일 신규로 가입시켜 25개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헌법 개정 등의 준비작업을 하는 ‘EU의 미래를 위한 회의’를 이끌고 있다. 이에 앞서 데스탱 전대통령은 16일부터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릴 EU 정상회담에 참석해 기존 15개 회원국과 신규 가입 예정 10개국 관계자들을 만나 헌법 초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EU는 현 EU 헌장을 연방국가나 합중국의 헌법 수준으로 대폭 개정하고 대통령제와 외무장관직제 신설 등 지도권 강화 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 [여야 대표에 듣는다] (1) 정대철 민주당 대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30일 대한매일과 대표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가졌다.휴일 이른 아침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난 정 대표는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 문제로 전날 밤 늦게까지 소속 의원들을 만나고 다닌 탓에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이라크전 파병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골프장까지도 찾아갔다는 그는 “요즘은 하루가 여삼추(如三秋)”라고 말했다.대한매일은 정 대표에 이어 박희태(朴熺太)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도 인터뷰할 예정이다. ●이라크전 파병 비준 동의안 처리에 대해 여당 대표로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처리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파병에 반대하는 의원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제 계획은 반대 의원 가운데 5명만이라도 찬성쪽으로 뽑아내는 것입니다.노무현 대통령의 첫 작품인데 안좋은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설득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의원들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 꽤 부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어제(29일)는 밤 늦게까지 반대 의원들을 만나고 다녔습니다.며칠전에는 직접 골프장까지 쫓아간 적도 있습니다. ●대표 취임 후 한 달동안 굵직한 국정현안 처리를 놓고 혼선이 많은 것처럼 비치기도 했는데요 당 개혁안,대북송금 특검법,이라크 파병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을 놓고 당과 정치권이 의견이 나뉘면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임시로 있는 자리지만,노무현 대통령 초기에 당과 국가가 어떤 길로 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했습니다.그리고 저는 대표로 있는 한달 반 동안 주요 국정현안을 모두 해결하고 물러날 계획입니다. ●정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대해 평가가 엇갈립니다.대통령이 당에 너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저는 지금 상황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의견을 민주적이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내부적으로 조정,순화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대통령과 민주당은 서로 존중하되 과거처럼 상명하복이 아닌,자율적인 토론을 해야 합니다.(민주당엔) 집권여당으로서 정책적 공유 등 (정부와) 같은 정책을 함께 밀고 나가는 책임과 소명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주요현안에 대한 처리 결과를 보면,민주당이 너무 미약해 보입니다.특검법과 관련해서 당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했는데 안되고,문제가 있는 장관을 경질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권 초반기여서 그런지,지금까지 (당정간 정책적 공유에) 좀 서툴렀습니다.(당정협의에 대해선) 청와대도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그러나 당이 너무 강하게 주장하면 대통령과 각을 세워서 여권의 내분으로 보일까봐 조심조심 뒤로만 얘기했습니다.최근들어 (청와대가) 당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하는 등 괜찮아지고 있습니다.지난번 청와대 회동에서는 당정간 정책조율을 위해 5개의 채널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주요 현안들을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처리할 계획이십니까. 내달 10일 전까지는 이라크전 파병 비준 동의안 처리,당 개혁안 통과,특검법 개정안을 모두 마무리지을 작정입니다.이라크전 파병 문제도 2일쯤 통과시키려고 합니다.야당도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처리하자고 하니,(2일) 아침에 대통령 국정연설을 듣고 오후쯤 처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특검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결과는 못보고 (대표직에서) 떠나지만 개정안이 마련되면 내 소임을 다하고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새 지도부 구성시 당 의장 또는 원내대표에 도전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당 개혁안을) 좀 다 해놓고 봅시다. ●최근에 정 대표와 김원기(金元基) 고문간에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손사래를 치며)전혀 없습니다.(언론에서 만든) 인위적인 갈등이지요….김 고문이나 저나 서로 자리에 있어선 100% 양보할 생각이 있습니다.앞으로도 갈등이 있을 수 없습니다.99%도 아니고 100% 양보입니다. ●당내 신주류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당 개혁안이 좌초되면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신당 시나리오도 나오는데요. 저는 젊은 친구들이 개혁안을 잘 추진시키기 위해 말한 촉진형 발언이라고 봅니다.그런 말이 나온 뒤에 만나보면 “죄송하다.”면서 “개혁안 쪽으로 많이 끌고가려고 그렇게 했습니다.”고 말합니다.그러나 그런 발언은 자제해야 합니다.또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당 중심부에서 그런생각은 자제시키려고 합니다. ●구주류측에선 정 대표가 신주류의 정례모임에 참석하는 등 당 운영이 공정치 못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며칠 전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아침이나 함께 먹자고 11명 정도가 모인 것뿐입니다.대표가 된 이후에 항상 공정하려고 조심하고 있습니다.신주류 모임이 있어도 김원기 고문께 참석하라고 하고 저는 안 나가고 있습니다. ●구주류측은 신주류측이 정례 모임을 갖는 등 당내 분란의 소지로 비쳐질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반면 신주류측에선 정 대표가 너무 구주류를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도 나오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예전의 민주당은 상당히 권위주의적 정당,DJ정당이었습니다.지금은 거기서 개혁적 정당,민주적인 정당으로 만들어가는 자기 변화과정에 있습니다.김대중 정당에서 노무현 정당으로 가는 데 왜 저항이 없고 쉽게만 되겠습니까.그러나 금도(襟度)도 배우고,스스로 자제하는 것을 습관화하면서 민주화정당이 되는 것입니다.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노력과 여러 의견들이 백출하는 것을 변화의 원동력으로 끌어가려고 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념을 기반으로 한 정계개편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정당 구조가 너무 이념적인 색채로만 가는 것보다,한 정당에서도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게 분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너무 개혁,보수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중도 개혁,중도보수가 되는 게 건강해 보이고 국민들이 안심해 합니다. ●분권형 대통령제 및 내각제를 중심으로 한 개헌론도 나오고 있는데요 내년 총선에서 개헌을 한다는 것은 그리 슬기로워 보이진 않습니다.권력구조라는 점 때문에 그런지,결국 나중에 수혜를 입는 사람들은 정치인으로 비쳐질 것인 만큼,집권 초기부터 너무 여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 욕먹기 딱 알맞아 보입니다. ●중·대선거구제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좋다고 생각합니다.중·대선거구제를 해야 지역성도 탈피할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권역별 비례대표제도 망국적 지역감정을 탈피한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여기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노 대통령이 최근 언론개혁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혔는데요 진위는 잘 모르겠습니다.다만 국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 필요 이상의 정보들이 많이 흘러나오는 데 대한 걱정이라고 이해합니다. 이춘규 홍원상기자 wshong@ ◈민주당 정치일정 어떻게 지난달 24일 취임 뒤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해 온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30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개혁안의 실행일정을 상세히 밝혔다. 당내 상충되는 다양한 의견을 조정·통합해 다음달 10일까지 지구당위원장제 폐지가 핵심인 개혁안을 확정짓고,임시지도부가 6월말까지 실행을 준비,총선에 대비할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내용이다.정 대표는 특히 민주당 개혁안은 2월초 확정한 개혁안 원안의 중요 뼈대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직을 폐지,당의장과 원내대표란 양두 마차 체제로 하고,지구당위원장직을 폐지키로 하되 내년 총선만큼은 6개월이 아닌 3개월전 지구당위원장을 사퇴하는 안으로 절충점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구당위원장을 이번에 한해 3개월 전에 사퇴하는 절충안에 개혁안 조정위원회 소속 위원이나 당무위원들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며 “따라서 여야 대표연설,대정부 질문 등 4월 임시국회의 주요 일정이 마무리된 뒤 개혁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개혁안이 확정될 경우 정 대표는 약속대로 대표직을 사퇴하고 당초 6개월이내로 돼 있던 임시지도부 활동 시한을 2∼3개월로 단축,임시지도부를 구성해 기간 당원 구성 등 새지도부 확정 작업에 들어간다. 임시지도부 구성 문제는 상당한 진척이 있으며,6월말 이전엔 새로운 총선용 지도부가 구성될 예정이다. 새 지도부 정식 구성을 늦출 경우 여당이 지리멸렬해 효과적으로 정국 상황에 대처해갈 수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다만 개혁안을 확정하는 막바지 순간에 개혁안의 원안 통과를 주장한 신주류 강경파나,지구당위원장 폐지를 반대해온 구주류들이 반발할 수 있지만 “내가 입장표명을 자제하면서 설득 작업을 벌인 결과 큰 이변은 없을 것 같다.”는 게 정 대표의 전망이다.정 대표의 구상대로 절충형 개혁안에 신·구주류의 공감대가 확산된다면 개혁 무산을 전제로 신주류내 강경파와 청와대 젊은 참모진 사이에서 파상적으로 거론됐던 ‘개혁적 신당론’도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민주당의 리모델링식,혹은 외연확대식 신당창당은 별개 사안으로 계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뉴스 인사이드] 감사원 회계검사 기능 국회 이관

    감사원 회계검사 기능의 국회 이관 문제가 정치권과 행정부의 이슈로 떠올랐다.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하고 입법부의 행정부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회 이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번번이 ‘개헌’이란 걸림돌에 막혀 흐지부지됐었다.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1일 여야 대표들에게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도 인수위에 이의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법률적·정치적 난제는 있지만 우선 헌법 97조에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을 위해 대통령 아래 감사원을 둔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먼저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대통령이 감사원의 회계검사 기능을 국회에 이관하겠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헌법을 바꾸지 않고는 사실상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 국회에 이관되면 행정부 감시기능이 정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좌우되면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의 이원화에 따른 중복감사의 폐해도 지적된다.감사원은 지난 1월 인수위 보고에서 “감사원의 국회 이관은 정당간 이해가 엇갈려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가 어렵고,회계검사만 이관하는 것도 중복감사 폐해가 우려된다.”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예산연구처’를 국회 내에 신설해 감사원의 회계검사 기능의 국회 이관을 연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정치권에서도 박관용 국회의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헌법 개정을 하지 않고 국회법과 감사원법의 수정만으로도 국회 이관이 가능한지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치권의 유력한 대안으로 감사원 직원의 국회 파견과 국회 감사청구권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선진국은 행정부 소속 거의 없어 주요 선진국의 감사원은 의회 소속 기관이거나 중립기관이면서도 의회와 연관을 맺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우리나라처럼 행정부 소속인 경우는 거의 없다. 미국은 의회 소속의 독립기구로서 회계검사원(GAO)을 설치해 상시적인 회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GAO는 각 부처의 예산내역을 철저히 추적·감사해의회에 수시 보고하는 등 행정부 감시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의 회계검사원(NAO)은 독립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프랑스의 회계검사원은 사법기관의 지위를 가지며 정부의 예산 집행을 감독한다. 일본의 회계검사원도 독립기관이지만 양원의 동의를 얻어 내각이 임명한다.3명의 검사관에 대해서는 임기 내에서는 완전한 신분보장을 해주는 등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이 분리 운영돼오다 지난 1963년 감사원으로 통합됐다. ●공론화를 통한 점진적인 이관 필요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법부의 행정부 감시기능 강화 차원에서 환영하면서도 서둘러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한국행정연구원 서원석 박사는 “그동안 주먹구구식 예산심의라는 여론의 비난을 받아온 만큼 회계검사 기능이 국회로 이관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회에 회계검사 조직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감사원의 기능을 조금씩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예산감시위원회 조형준(회계사)위원은 “국회의 회계검사 기능이 필요하지만 중복감사의 폐혜 등의 문제가 지적되는 만큼 공청회 등을 거쳐 국회 이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열린세상] 임기제 공직자의 ‘줄辭表’

    공직에 관한 인사 하마평(下馬評)이 이처럼 어지럽게 춤추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예상과 추측이 적중하든 빗나가든 인사보도를 즐기는 독자나 시청자가 유독 많기 때문이 아니겠는가.이같은 인사정보중독증을 한층더 부채질한 계기가 최근 있었다.장관직 국민인터넷추천제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대통령직인수위의 모형이 된 유일한 사례라 할 미국의 대통령직교체위의 원래 주된 임무는 다른 무엇보다도 각료 및 참모진의 인선작업인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인수위는 내각과 국정원장 등 장관급 요직인선이 미처 끝나지도 않은 가운데 지난달 21일 그 활동을 마감하였던 것이다. 밖에서는 전쟁이 터지든 북한 미사일이 동해에 떨어지든 주식이 곤두박질을 치든 오늘도 내일도 인사타령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전대미문의 대통령·하급검사의 대좌(對坐) 역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인사문제 바로 그것이었을 뿐더러,생업에 바빠야 할 국민들까지 끌어들인 격이 되었음은 물론이다.생방송으로 중계된 대통령의 대(對) 국민 설득 이벤트가 비록 성공하였더라도,불과 몇 시간 뒤 또 하나의 장관급 ‘임기직’ 보장이 깨어졌다면 적어도 헌정운용의 차원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진 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를 보면서 ‘임기직’ 공직에 대한 우리의 왜곡된 인식을 이제는 가다듬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임기를 보장하지 않는 임명권자에 그 탓을 돌릴 수도 있겠지만 성실히 그러나 엄정하게 임기를 마치려고 하지 않는 당해 공직자의 미흡한 의지가 경우에 따라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2년 임기의 거의 대부분을 남겨둔 채 검찰총장이 사임한 바로 같은 날,또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표적 정부산하단체장인 한국방송공사사장이 70일 임기를 남겨둔 채 사임하였던 것이다.여기서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대통령제 운영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분명 흠잡을 것 없는 명제가 아닐 수 없다.그러나 다른 한편 ‘차등(差等)임기제’는 대통령교체에 따른 독식과 판갈이를 막기 위한 헌법제도라는 그 숨겨진 뜻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헌법상의 임기직이든 법률상의 임기직이든 그 기본 취지는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대통령 임기는 5년,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관 중앙선관위원은 임기 6년,국회의원과 감사원장 및 감사위원은 임기 4년으로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바,우연한 햇수의 선택이 아니며 그것이 바로 임기의 차등화임은 물론이다.주요 헌법기관의 임기를 이처럼 의도적으로 엇갈리게 함에 따라 정부 교체가 초래할 전횡을 차단하고 상호견제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법률에 따른 장관급 ‘임기직’만도 현재 10개에 이르고 있고 대통령소속의 위원회 장들의 경우도 똑같은 취지에서 제도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특히 이들 기관들은 그 성격상 기관독립성이 생명이라 하여 크게 틀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는 분명 대통령제 정부교체의 어김없는 요청이며 현상인 것이다.이념과 입장,정강과 정책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자리메움을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다만 정부교체에 따라 새 대통령이 행사할 차관급 이상 고위정무직 200여개 가운데 임기직은 오히려 극히 적은 수에 불과하다.다시 말해서 ‘임기’를 굳이 붙인 까닭은 주어진 직위의 성격상 필수적이므로 그처럼 제도화되었다고 보아야 마땅하다.요컨대 과거 정부의 관행이 어떠했든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임기제가 통째로 무시된다면 엇갈린 임기 주기가 보완해주기 마련인 견제기능도 기대할 수 없게 됨은 물론이다.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기제공직도 아니며,5년을 보장한다는 교육부총리도,2년 이상을 보장한다는 여타 장관직의 수명도 아니다.진정 바꾸어야 할 것은 인사에 관한 인식의 전환이다. 권 영 설
  • 盧회동 들뜬 자민련...‘송금특검’ 대안 제시하기도

    국민들의 기억속으로 사라지다시피 했던 자민련이 지난 11일 청와대 만찬회동을 계기로 동면(冬眠)에서 깨어나는 분위기다.유운영 대변인은 12일 “다 죽은 줄 알았는데 꿈틀거리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소개했다. 현역의원이 55명에 달했던 자민련은 16대 총선을 거치면서 그 수가 12명으로 뚝 떨어졌다.‘가볍고 빠른’ 정당화를 기치로 사무처 직원들도 절반쯤 내보냈다.여야 총무회담에서도 자민련만 제외돼 소수정당의 서러움을 톡톡히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전날 노무현 대통령과 김종필(얼굴) 총재의 청와대 회동 뒤 분위기가 확 바뀌어졌다.무엇보다 당직자들은 JP의 정치력을 정치권에서 재확인한 점을 성과로 꼽는다.노 대통령은 회동에서 자민련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내각제 개헌과 일맥상통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실시 의사를 밝혔다. 향후 JP가 여야를 넘나들며 보폭을 넓히면 당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가장 큰 현안인 대북송금 특검법도 공포 뒤 수정안 마련이라는 대안을 제시,청와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 같은 야당인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수완도 발휘했다. 자민련과 JP가 어떤 줄타기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청와대 만찬회동 안팎/JP “특검법 일단 수용을” 盧대통령 “유념하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김종필 총재 등 자민련 당직자들과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대북송금 특검법을 일단 공포한 뒤 국회에서 수정법률을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안에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유운영 자민련 대변인이 밝혔다. 김 총재는 “국회에서 통과시킨 특검법안은 일단 수용·공포한 뒤 여야가 특검법 수정안을 만들어 다시 통과시키자.”고 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중요한 말을 할 필요가 있을 때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좋으나 국회에 나와 국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더욱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유념하겠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해서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한 지역에서 한 정당이 3분의2 이상을 독식하지 않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분권형 대통령제를 2004년부터 실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지난번 허리 디스크 1단계 수술을 했기 때문에 2단계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소영기자 symun@
  • 정책진단/예산할당제

    예산편성 시기가 아니어서 동면에 빠져 있어야 할 기획예산처 예산실 직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오는 12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준비 탓만은 아니다.부처별로 예산총액을 정해주는 예산할당제(총액예산제)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정부 부처 예산담당 직원들도 예산처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산할당제는 예산처가 세세하게 사용처를 정해주지 않고 부처별로 예산총액을 정해주면 부처가 자율적으로 구체적인 사용처와 규모를 정하는 제도다.이를테면 예산처가 문화관광부에 예산 1조 2000억원(올해 예산에 해당)을 주고 문화부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짜서 배정하는 방식이다. 배국환 예산총괄과장은 “예산할당제는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적이 없고,시행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부처에 자율권을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예산할당제는 영국,스웨덴,뉴질랜드,호주 등 내각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원래는 부처에 자율성을 주기보다는 부처에 예산을 적게 주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복지국가인 이들 국가는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적게 주고 부처가 알아서 살림을 하라는 것이다. 정치적인 토양이 다른 데다 예산할당제를 도입하려면 부처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부처가 예산을 정하면 내각제의 특성상 의회에서 거의 그대로 통과되게 마련이다.하지만 우리같은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국회에서 다시 걸러지면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조세연구원 최준욱 연구위원은 “예산할당제가 성공을 거두려면 장관들이 예산집행에서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중장기 재정소요가 확대되는 것을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예산처는 각 부처의 예산운영 성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평가를 그 다음해 예산에 반영하는 등 예산편성 과정에서 ‘성과주의’를 강화하는 등의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예산할당제를 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도 같네요.”(과천청사 예산담당 사무관) 예산할당제가 부처에 자율권을 준다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부처 예산담당 직원들은 “예산한도를 할당받으려면 기초조사를 해서 근거를 제시해야 할 텐데,그 과정이 그동안 해왔던 예산편성 작업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부처마다 2명 안팎의 예산담당 직원으로 예산처가 하던 일을 떠맡아야 하고 감사도 별도로 받아야 할 판이다. 예산할당제는 이런 저런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실시보다는 시범실시 쪽으로 결론날 것 같다.최준욱 연구위원은 “부처별 예산총액을 배정한 뒤에 사업별로 예산총액을 주도록 하는 게 좋다.”며 점진적 도입을 권고했다.예산처도 비슷한 생각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EBS 12부작 ‘조지형의 미국사‘ 기획특강,역대 미국대통령 리더십 분석

    EBS는 12부작 연속 기획 특강 ‘조지형의 미국사를 통해 본 대통령의 리더십’을 3일부터 낸다.오는 20일까지 매주 월~목요일 오후10시에 방송된다.강의에 나설 조지형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미국법제사를 전공했다. 조교수는 워싱턴,링컨,루즈벨트,레이건,클린턴 등 역대 미국 대통령과 그들의 리더십을 시대상황과 연관지어 분석한다.성공한 대통령의 리더십,개인적인 특성과 리더십의 상관관계,미국 정치사에 전통으로 남은 리더십,대통령과 국가통합 등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누었다. 1강 ‘대통령직의 탄생’에서는 본격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의 사례를 살피기에 앞서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미국민에게 갖는 의미를 조명한다. 조교수는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선거전이 어떻게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 역사를 더듬어 설명한다.군주제를 거부하고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제를 창안한 만큼 대통령직이란 미국 혁명의 산물이라는 것이다.독립선언서와 미국헌법을 통해 대통령제가 어떻게 생겨났으며,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직 수행이 정치·역사·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2강 ‘미국 건국의 아버지’(4일)에서는 후대의 귀감이 되고 있는 조지 워싱턴,3강 ‘자유의 제국’(5일)에서는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4강 ‘보통사람의 시대’(6일)에서는 앤드류 잭슨의 낭만적 입신출세기를 곁들인 리더십을 소개한다. 특강은 10일 ‘에이브러햄 링컨,위대한 해방자’,11일 ‘시어도어 루즈벨트와 혁신주의 대통령’,12일 ‘우드로 윌슨과 세계평화의 이상’,13일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뉴딜정책’,17일 ‘존 F 케네디와 뉴 프런티어’,18일 ‘리처드 닉슨과 한계의 시대’,19일 ‘로널드 레이건과 냉전체제의 종식’,20일 ‘21세기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과 빌 클린턴’으로 이어진다. 권의정 PD는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에 맞춰 대통령의 리더십을 생각해보고자 했다.”면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미국 대통령 11명을 미국사에 접목시켜 올바른 리더십을 조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Look! 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5) 日’개혁만이 살길’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지금 금융·경제재정상을 겸하고 있는 게이오대 교수 출신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와 정치생명을 건 투톱 개혁실험을 하고 있다.2001년 4월25일 정권을 쥔 고이즈미 총리는 침몰하는 거함 일본호를 구하는 길은 개혁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이후 낡은 금융제도와 금권,파벌정치로 통하는 일본식 정치행태들이 모두 개혁의 도마위에 올려졌다.이들을 송두리째 뜯어고치지 않고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그는 확신했다.이 중에서도 고이즈미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금융 개혁이고,‘다케나카 플랜’으로 불리는 부실채권 정리가 그 핵심이다. “해답은 나왔다.남은 것은 실행뿐이다.”(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개혁에 보내는 일본 지식사회의 요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행’이다. 구조개혁은 고이즈미 총리가 만든 말이 아니다.1996년 하시모토 정권 때부터 나왔다.더 거슬러 올라가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0년전 미야자와 정권 때도 비슷한 말이 있었다.오부치의 급사로 총리에오른 모리도 빠짐없이 구조개혁을 외쳤다.“문제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개혁은 유야무야됐다.”(스가누마 겐고 도쿄신문 정치부장) 90%에 육박하기도 했던 정권 지지율은 1년9개월간 오르락내리락 했어도 여전히 높다.그것은 “기대감”(스가누마 부장) 때문이다.그러나 무엇을 했는지 따져보면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성적표(표 참조)를 보더라도 그가 50∼6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자체가 신기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아슬아슬하다.“주가,실업,도산이 곧 한도를 넘는다.고이즈미는 추락할 것이다.그가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입장에 있거나 그런 인재가 아니다.”(나카모리 다카즈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과장) “일본은 다케나카 플랜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세계에서 통용되는 은행경영을 하자.체력(돈)이 모자라면 공적자금을 넣어 튼튼하게 해주겠다.그 대신 부실을 만든 경영진은 물러나 달라.이런 주장이 잘못된 것인가.”(요네쿠라 세이치로 히토쓰바시대 교수) 지난해 10월 말 다케나카 플랜은 햇볕을 보기 전부터 자민당의 저항세력,그리고 그들의 엄호를 받은 은행장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학자 출신 주제에….”,“주가가 떨어지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어….”(아오키 미키오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라는 야유가 터졌다.연말에는 지방의원 600명이 개혁 드라이브에 반대하는 집회를 국회 앞에서 가졌다. 다케나카를 경질하라는 요구에도 고이즈미는 그를 지켰다.일본 경제가 되살아나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금융체질 개선→부실 정리→대량실업과 고실업→회생의 시나리오에 다케나카 플랜밖에 없기 때문이다.“금융 문제는 아이들도 알 정도로 해결방법은 충분히 제시돼 있다.이제는 하느냐,하지 않느냐 하는 결단만 남았다.”(금융평론가 나미카와 이사오) 그러나 속도는 답답할 만큼 더디다.“경제규모가 너무 커 한국같은 V자 개혁은 어렵다.”(나카모리 과장)는 점은 누구가 공감하고 있어도 “급격한 변혁을 거부하는 정치가·관료·기업·은행의 저항 때문에 속도감이 없는 것”(요네쿠라 교수)도 사실이다. 도로공단 민영화도 마찬가지.건설을 위한 건설이 돼버린 고속도로이지만지방 유권자 표,금권을 의식한 도로족 의원 때문에 질질 끌고 있다.민영화라는 국민적 합의가 있는데도 고이즈미는 지난해 6월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위원회가 낸 ‘민영화’ 결론을 다시 국토교통성에 보내 구체적 방안을 제출토록 하는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우정사업 민영화도 지난해 9월 이후 ‘개점휴업’ 상태이다.그래서 “개혁은 없다.”(사회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도요타 자동차 회장이자 일본 게이단렌 회장인 오쿠타 다케시는 고이즈미 정권을 “50점짜리 내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대담한 수술과 아픔을 겁내지만 문제해결을 늦추면 더욱 상황이 나빠지고 부담만 커진다.”(야스오카 오키하루 자민당 국가전략본부 사무총장)는 인식은 누가 뭐라든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성공이든 실패이든 “고이즈미 내각은 ‘실행내각’으로서 책임이 크다.”(우시오 지로 우지오전기 회장) 실행하느냐,포기하느냐.고이즈미 정권의 진로는 물론 일본호의 진로마저 좌우할 결단,실행만 남았다. marry01@kdaily.com◆다케나카 플랜이란 지난해 9월30일 뉴욕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고이즈미 총리는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에게 금융상을 겸임토록 했다.은행들로선 청천벽력의 개각이었다.그의 기용은 급속한 부실채권 정리를 의미했다.소프트랜딩(연착륙)을 기대했던 은행은 하드랜딩(경착륙)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됐다.“민간경영에 국가가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가진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경질됐다.국가의 간여 없이는 금융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고이즈미는 판단했던 것이다. 다케나카 플랜은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은행 자산사정을 미국식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기준(8%)이하로 떨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공적자금을 투입한다.15조엔의 자금도 준비해 뒀다.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보유한 은행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과감히 국유화도 하고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다케나카 플랜이 강행되면 미즈호·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시도쿄·UFJ 같은4대 은행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부실채권 정리를 원리원칙대로 할 경우 대형기업의 도산이 현실화되고 대형기업의 부채를 떠안은 대형은행도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그런 점에서 은행의 반발이 있고,급격한 붕괴를 겁내는 기업과 자민당 저항세력이 맹렬히 그를 비판하고 있다. ★개혁 성공할까 실패할까 ***성공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개혁의 앞날은 어떨까.대체로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숨어있는 낙관론도 만만찮다.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자민당)은 “40∼50%만 돼도 성공”이라고 보는 낙관론자.반면 가네코 마사루 게이오대 교수(경제학)는 “고이즈미로는 안된다.”고 독설을 뿜는다. ●고바야시 유타카 개혁은 진행중이다.한국 같은 기적적인 회복은 없을 것이다.특수법인 개혁이라든가,도로공단 민영화,산업재생 등 손을 썼어야 했으나 미뤄왔던 곳에 총리가 메스를 대고 있다.그래서 비명이 나오는 것이다. 전후 57년간 쌓인 고름을 짜내고 일본이 회생하는 과정이니까 국민이 밖에서 보면 별로 진행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착실히 개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대단히 위험한 상태이다.지금 제자리 걸음하면 경제적으로 2류국가가 된다.지금같은 디플레이션은 전후 어느 선진국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모델이 있으면 따라가면 되지만 정말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은 “어렵다.”고 해도 1400조엔에 이르는 개인 금융자산이 있으니까 브랜드 상품도 사고,한편에선 “괜찮다.”고 생각한다.연봉이 100만엔 줄어도 그만큼 물가가 내려가니까 생활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그래서 위기의식이 없다.고이즈미 개혁은 40∼50%는 이뤄질 것이다.헤이세이(平成)시대 들어 14년간 10명의 총리는 개혁을 못했다. 대통령제의 한국과는 달리 의원내각제의 일본에서 개혁의 100% 달성은 무리다.고이즈미가 아니었다면 지금같은 지경에도 와 있지 않았을 것이다.다케나카 플랜은 금융을 바꾸자는 단순한 개혁보다는 일본인의 행동을 바꾸는 그런 개혁이다.일본은 2∼3년내 집중적으로 개혁을 해서 서서히 회복궤도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고바야시 38세.와세다대 정치학과,마쓰시타 정경숙 출신.미 존스 홉킨스 대학원 국제관계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인터넷 관련회사 설립.2001년에 참의원에 당선.일·한 청년포럼 이사. ***실패한다 ●가네코 마사루 일본 경제 회복은 상당히 어렵다.10년 걸릴 각오를 해야 한다.감세라든가 공공사업을 해도 부실채권이 건설업체에 많으니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다.혈관이 막혀 있는데 근본 치료없이 이것저것 해봐야 피는 나오지 않는다.막히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것이 본래의 개혁이다.그것을 하자면 정치인·기업인·관료의 가장 더러운 곳에 손을 대지 않으면 안된다.고이즈미 정권은 그걸 할 수 없다.다케나카 플랜만 보더라도 실현에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준비한 공적자금 15조엔으로 충분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엄격히 따지면 은행의 부실채권은 130조엔에 이른다. 지금 일본 정부는 아무런 전략도 없이 전투에 진 병력을 조금씩 새 병력으로 바꾸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또한 부실은행의 경영책임을 묻는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플랜만으로 본다면 그렇지 않다.책임을 묻는 방법이 은행장직을 그만두면 되는 것으로 바뀌어져 있다.부정회계 의혹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단호하게 처벌할 수 있는 특별입법이 필요하다.지금 다케나카 금융상의 개혁이 은행경영자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전범은 바로 다케나카이다.지금 일본인은 70%가 고이즈미를 지지하고,70%가 고이즈미 경제정책을 신용하지 않고 있고,70%가 그럭저럭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지극히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네코 51세.도쿄대 경제학 박사(재정학).호세(法政)대학 교수를 거쳐 게이오대 교수.고이즈미 정권의 금융개혁에 비판적인 논객으로 유명하다.‘시장과 제도의 정치경제학’,‘일본 재생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1부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⑥ 국회.정댕 개혁

    1948년 제헌국회부터 2000년 15대 국회까지 법률안 가결 건수를 보면 정부가 제출안 법안은 총 5169건(52.9%)인 반면,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4594건(47.1%)으로 정부 제출 법안보다 적다.더구나 같은 기간 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가결 비율은 76.9%인데 반해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 비율은 45.6%에 불과했다. ●저조한 의원 입법 국회가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가 모여서 법을 만드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지경이다.작년 2월 한 보도에 따르면 1년간(2000년 6월∼2001년 5월) 한국 의원 1인당 의안 발의 건수가 1.96건인데 반해 미국 연방의원(2001년 1월∼12월)은 11.2건으로 우리 국회의원들의 ‘입법 생산성’은 미국의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회의 비생산성으로 인해 국민들의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은 제어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KSDC 조사 결과,일반 국민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62.1%가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매우 불만족 17.4%+약간 불만족 44.7%). 왜 한국 국회는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현격히 낮은가. 그 이유는 한국 정당이 그동안 1인 지배체제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었고,정당이 비대해지면서 의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즉 정당이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거수기’ 의원을 양산해왔기 때문이다. KSDC 조사 결과,의원들이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사항으로 ‘당 지도부의 운영체제 개혁’을 꼽은 응답자가 42.5%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당 지도부의 공천권 독점방지’가 21.2%였고,‘당론에 따른 줄서기투표 방지’ 10.7%,‘당 지도부의 국고보조금 독점사용 금지’ 10.6% 등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국회감시 보장해야 ‘국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가장 많은 47.3%가 ‘국민의 국회 감시기능 강화’를 지적했다. 다음으로 ‘당적을 마구 이동하는 철새정치인 방지장치 마련’ 17.9%,‘대통령과 당 지도부로부터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 12.8%,‘국회의 대 행정부 견제기능 강화’ 9.1% 등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회법에 의하면 위원회의 결정에 의해서만 국정감사 등 국회 활동에 대해 외부인사가 참관할 수 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모든 활동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철저한 감사를 받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소위원회 등 국회 소위원회의 회의록도 국민들에게 기록,공개해야 한다. 현재는 참여연대의 의정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들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일부 감시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법적 제약으로 인해 활발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정보공개법 및 국회 청원제도 등을 강화해 시민단체들이 국민의 편에 서서 중립적으로 국회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장 권한 강화 또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모든 국회 운영은 여야 합의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돼 있다.국회의장은 조정자의 역할만을 담당할 뿐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이 당적을 이탈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정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개정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강화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특히 여야간 당파적 대립으로 인한 파행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이 독자적으로 판단,국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미국 의회의 경우,의장이 우리의 법사위원회 같은 규칙위원회(rule committee)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입법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생산적인 국회를 수립하기 위해 중요한 사항은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와 대 행정부 견제 기능의 강화이다.행정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행정부와 비교해 대등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현재 우리 국회에는 연구·분석기능이 전무하다. 따라서 한국 국회가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 ‘입법 싱크탱크’의 설립이 시급하다.여야를 초월해 국회를 위해서만 일할 수 있는 ‘의정연구원’과 같은 국회판 KDI를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 ●국회 전문연구 기능강화 미국 의회의 경우 다양한 입법 전문지원 기구를 갖고 있다.우선 약 700명 정도의 연구직원들로 구성된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Center)’이 매년 65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의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또한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가 약 2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연방정부의 예산편성 및 심의를 돕고 있다. 우리 국회의 경우 정부가 기획예산처를 통해 일방적으로 편성한 100조원이 넘는 예산안을 하루 이틀에 몇 명의 의원들이 심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미국은 예산관련 3대 상임위(예산위원회,세입위원회,세출위원회)가 일반 상임위원회로 기능하고 있는 반면,우리는 예산결산위원회가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전문기구의 보좌 없이 50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수박겉핥기 식으로 예산을 심의·결산하고 있다.국회법을 개정해 예산위원회와 결산위원회를 분리하고 이를 일반 상임위원회로 전환해 내실 있는 예결산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편 미국 의회는 우리의 감사원과 같은 ‘일반회계국(General Accounting Office)’이 있어 약 3200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정부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하고 있다.우리의 경우 감사원을 국회에 예속시키는 것은 헌법 개정 사항이므로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이에 따라 현행 법제도 하에서는 국회의 행정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로 감사원에 대한 ‘국회감사요청제도’의 도입이 필요한데 최근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다행스러운 일이다.국회가 특정 사안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면 감사원은 이에 성실히 응하고,보고의무를 지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당위기 및 원인 현대 정치는 한마디로 ‘대의 민주주의’로 특징지을 수 있다.국민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자를 선출해 국정 운영을 담당하게 한다.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가에서 대통령과 의회는 국민 대표의 두 축이다.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정책을 집행하고,의회는 국민과 지역의 대표자들이 모여 법을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 한편 정당이란 국민이 선출한 대표기관이 아니라 같은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인 임의 결사체이다.정당의 목적은 공직 후보를 내서 당의 이념과 정책을 실현시키는 데있다.그런데 한국 정당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들이 진심으로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기능을 하지 못했다.정당이 오히려 국민의 약속을 지키는 장소인 국회의 발목을 잡는 역할만을 해 왔다. 당이 선출한 후보자와 유권자들은 다양한 약속을 하는데 정당은 후보자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도록 도와주는 기능 대신 소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당과 지도부의 지시를 강요해 왔다.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국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정당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의원들을 지배함으로써 국민의 정치불신과 정치냉소주의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헌법이 정당의 활동을 보호해 주고 있다.헌법 제8조에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해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의 정당 보호 및 보조의 전제 조건은 ‘정당의 목적,조직,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국민의 정치적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당은 그동안 1인 지배체제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돼 왔고 이러한 제왕적 정당구조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해 온 측면이 강하다.대통령은 정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했고,정당도 소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들을 지배했다.한국 의회·정당정치의 위기는 바로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국회개혁의 핵심은 정당의 순기능 회복과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이다.즉 의회정치와 정당정치를 정상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대한 정당구조 혁신 ▲제왕적 지배체제 청산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 확대 ▲생산적 의회개혁이 필수다. ★정상화 방안 정당개혁의 목표를 권력투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활성화와 정당정치 정상화에 두어야 한다.선거에서 패배했다고 마지못해 하는 개혁은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정치인 위주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입장에서,그리고 한국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입장에서 정당개혁의 문제점을 다뤄야 한다. 정당개혁은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야가 동반개혁을 해야 한다.예를 들어 ▲국회의원 후보선출을 위한 경선의 동시 시행 ▲지구당위원장 폐지 ▲철새정치인 방지 ▲당 정책위의 국회이전 등을 여야간 합의로 도출하고 이를 법적으로 제도화시켜야 한다. 정당 및 국회개혁,나아가 정치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혁에 대한 종합 청사진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과거처럼 각종 정치관계법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서 개혁안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정치개혁의 핵심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권력구조,선거법,정당법,국회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련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국회 내에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회에 정치개혁특위가 있고,여야 각각 정개특위가 활동하고 있으며,정권인수위에도 정치개혁연구실이 있다.한마디로 정치개혁안이 백가쟁명식이다. 대화와 타협에 의한 진정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정부가 독자적인 정치개혁안을 제안,주도하는 모습보다는 국회의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에서 여야 당사자뿐 아니라 학계,법조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의된 개혁안을 여야가 조건 없이 수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정당개혁 방향 이념정당에서 인중(引衆)정당(catch-all party)으로 전환돼야 한다.근대에는 이념을 축으로 정당체계가 구축됐지만 현대에는 정당의 틀 속에 이념이 녹아드는 인중정당을 지향한다.어떤 정책은 정당간 합의를 할 수 있고,어떤 정책은 견해를 달리할 수 있으며,한 정당 내에서도 다양한 정책적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이 현대 정당의 특징이다. 미국 정당의 경우,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 구도 속에서 민주당 내에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공존하고 있다.공화당도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함께한다. 따라서 특정 정책에 대해서 민주당내 보수적인 성향의 의원이 공화당과 협조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이른바 ‘보수연합’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1998년에는 보수연합이 하원에서 8번 투표해 95% 승리했으며 상원에서는 3번 투표해 100% 승리했다.다시 말해 여야 간의 교차투표(cross-voting)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보험의 문제를 살펴보자.어떤 정당은 다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것을 지지하고 다른 정당은 소수의 부유층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책문제에 대한 정당 간의 차이는 이념이라는 거창한 용어보다는 정책 선호라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이념으로 뒤집어 씌우면 합리적인 대화나 타협의 민주주의 장치가 훼손될 수 있다.한국 상황에서 유럽식으로 좌·우 이념대립이 첨예하게 표출되는 보혁구도를 상정하는 것은 무리다.한국은 분단 상황에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적었다.이념적 다원주의가 아니라 일원주의가 지배해온 사회이다. 따라서 보혁구도라는 표현을 쓸 때도 조심해야 한다.한국에서 보혁구도 논쟁은 자칫 색깔론을 야기시키고 불필요한 사회혼란 및 분열을 가져온다.왜냐하면보혁구도라는 용어 속에는 이념대립적인 요소가 강하게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이념적 대립이 뚜렷하게 정당이 재편된다면 과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당 운영방식 간부 중심의 정당에서 당원 및 서포터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전환돼야 한다.지구당위원장 또는 지구당 간부들의 동원 및 기획에 의해 형성된 허수 당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고 정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성당원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이를 위해 공천제도의 변화 및 지구당 운영체제의 개혁이 필수적이다. 이번 KSDC 조사 결과,이름만 당원인 허수 당원을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는 ‘진짜 당원’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당원들의 공직후보 선거참여 확대’가 꼽혔다.가장 많은 31.7%가 응답했다.‘지구당의 공동운영’은 24.3%,‘지구당은 존속하되 지구당 위원장직 폐지’ 19.2%,‘지구당 폐지’ 16.0%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비선거 기간에도 지구당 위원회(local committee)는 존재해 민원수렴,후보충원,선거기금 모집 등의 기능을 담당하지만 지구당 위원장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한편 캐나다의 경우,선거가 없는 기간에는 중앙당 사무국과 전국 집행조직 이외의 모든 조직이 해체된다. 비선거 기간에 당과의 연락이나 의사소통은 지구당 조직이 아니라 전국조직이나 원내정당 조직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이는 원외 정당조직이 선거가 없는 기간에도 계속 기능할 경우,지역구에서 선출된 의원이 지역구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파를 대표하기 쉽고 여야 원외조직 간의 대립과 갈등을 야기시켜 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어렵게 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정당정치에서 지구당의 존재는 제왕적 지구당위원장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고비용과 허수 당원을 양산시키는 주범이 되어 왔다.지구당 제도를 폐지하고 당원 및 경선 관리를 시·도지부가 맡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지구당은 존속시키되 지구당 위원장직은 폐지하고 지구당은 연락사무소 정도로 축소시키는 것도 방법이다.정치권 일부에서는 지구당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지구당내 파벌정치 등 부정적인 효과를 더 많이 유발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지방분권이다.중앙과 지방이 수평적인 입장에서 기능하는 지방분권의 시대 정신에 맞게 중앙당의 규모를 축소하고,중앙당의 권한을 시·도지부에 대폭적으로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도지부는 지구당 또는 지구당 위원장직이 폐지될 경우,선거구의 당원과 공직후보 선출을 관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현재 여야 정당에서 지역구 당원은 지구당위원장만이 관리함으로써 지구당이 위원장의 사조직으로 전락하고 일반 국민의 정치참여를 막는 역기능만을 해왔다.중앙당을 축소하고 지구당을 폐지할 경우 한국 정치의 고비용 주범을 개선하는 효과도 낳는다. ★정당체제 개편 원내중심 정당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보스 중심의 정당에서 의원 중심의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를 위해 당 대표의 제왕적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의원들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특히 당의 정책위 기능을 국회로 이전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중앙당의 슬림화(살빼기)를 유도하면서 정책 중심의 국회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 연방하원의 경우,1996년 19개 상임위 및 1개 특별위원회의 스태프는 모두 1367명으로 1개 상임위당 평균 68명에 이르고 있다.더구나 위원회 정책 보좌진은 각 정당에서 임명하고 있다.하원규칙에 의해 3분의2는 다수당에서,3분의1은 소수당에서 임명하고 이들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상임위원을 보좌한다. 2000년 조사에서 한국 국회의 상임위원회 인력은 215명으로 위원회당 평균 6명 정도의 입법지원 전문위원을 갖고 있다.게다가 이들은 모두 공무원 신분으로 국회 사무총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원내중심 정당의 정형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정당구조를 살펴보면,선거 기간에는 원외정당 조직인 선거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비선거 시기에는 원내총무단 등 원내정당 조직이 당의 실질적인 기구로 활동한다.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이 고비용의 전당대회를 열어 대의원들이 대표 및 최고위원 같은 지도체제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원내총무가 당의 대표로 기능하게 된다. ★의원후보 선출방식 과거 한국 정당에서 공천은 형식적으로는 지구당 대의원 대회를 통해 선출하게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당 지도부(당 총재)에 의해 결정되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1월7일 당무회의를 열어 당 쇄신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확정했다.이날 회의에서 확정된 ‘당쇄신을 위한 제도개선안’에는 국민 선거인단이 대선후보 예비선거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제’를 비롯해 당권·대권분리 및 국회의원 등 각종 선출직 공직후보의 상향식 공천,총재직 폐지 등 획기적인 내용을 담았다. 한나라당도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 공천에 지구당 대회 경선방식을 도입하여 지구당이 인구 1000명당 1명 비율로 각각 선거인단(최소 150명)을 구성,자유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자를 선출하는 ‘상향식’으로 전환토록 했다. KSDC 조사 결과,바람직한 국회의원 후보공천 방식에 대해서 압도적인 다수(65.2%)가 ‘당원뿐만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도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을 선호했고 ‘공천은 정당 자체 문제이므로 현행대로 당 지도부에 맡기는 방식’에 대해서는 7.3%만이 선호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후보 선출시 채택됐던 국민참여 경선제가 국회의원 공천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국회의원 공천을 위한 선거인단의 50%는 최소한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또한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에 의한 당원 가입을 허용하고,인터넷 투표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볼 만하다. ★기획 취지및 필진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수평사회를 만들자’란 연중 기획의 첫 시리즈로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를 마련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보도하고 있습니다.이번 여섯번째 주제는 ‘국회와 정당개혁’입니다.국회의 위상강화와 생산적 국회 및 정당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무엇이 필요한지 국민들의 선호도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대한매일-KSDC 자문교수팀의 분석을 실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KSDC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전국의 만20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번 기획물의 대표 집필은 숙명여대 정치학과 이남영(李南永·50·KSDC 소장) 교수와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金亨俊·45·KSDC 부소장) 교수가 맡았습니다.
  • 정가 벌써 선거열기/내년 총선 유례없는 대혼전 예고

    내년 4월 치러질 17대 총선을 앞두고 표밭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17대 총선은 유례없이 정당간,세대간,이념집단간 혼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한나라당·민주당 등 각 정당은 총선승리를 위한 내부개혁 논의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개별 의원들도 서둘러 표밭으로 달려가고 있다.일부 의원들은 설연휴가 끝나는 대로 때이른 총선체제를 가동할 태세다.386주자,소장개혁파 등 각종 연대도 집단세력화를 적극 모색중이다.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국지적인 신호음도 속속 들려온다. ●한나라당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형성된 세대교체의 바람이 영남권에 불어닥치고 있다.현재 한나라당 영남권 의원들은 60대가 주축.63명의 의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6명이 60대다.40대 신진인사들은 전면적 물갈이를 외친다. 이 지역에선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까닭에 그 어느 때보다 빨리,그리고 10대1 이상의 치열한 경쟁도 펼쳐지고 있다.특히 당개혁논의를 통해 상향식 공천제가 전격 도입될 경우,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한 소장파 당직자는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퇴진으로 1인 지배구조가 사라진 만큼 총선 득표력만이 공천의 제1조건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당 안팎에서 몰아치고 있는 세대교체의 거센 파고를 맞아 한나라당내 상당수 중진들이 17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소리도 나돈다.한 당직자는 “마음을 접은 중진들은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물갈이’니 ‘청산론’이니 하는 말만은 자제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당개혁특위에서 지구당위원장들의 일괄사퇴 등 환골탈태 논의가 치열해지고 있다.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총선에서 승리한 정치세력이 총리를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의지를 천명,긴장감도 높다. 총선 발걸음도 빨라졌다.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일찌감치 총선출마 의지를 천명했다.김홍일(金弘一) 의원도 3선고지 도전의지를 확정,지역구행이 잦아진 것으로 알려졌다.상당수 호남출신 의원들도 공천단계부터 경쟁이 치열하고,‘공천=당선’이란 등식도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지구당상주 체제를 조기에 굳힐 태세다.서울지역 한 의원은 28일 보좌진에게 설연휴 뒤,곧바로 총선준비 체제를 가동토록 지시했다.조직을 정밀점검하고,의정보고회를 자주 가질 기세인 것이다.전국구 의원 상당수는 의원 탈당으로 궐위중인 지역구를 노린 탐색전이 분주하다.공천경쟁도 뜨거워 전북지역 한 지역구는 벌써 인지된 공천경쟁 주자만 38명이라고 한다. ●각종 연대 활발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지역에 각종 연대 추진이 활발하다.전북지역에만 ‘전주포럼’‘신지식포럼’‘전북정치개혁포럼’ 등 연대모임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노 당선자의 386비서진들도 연대를 구축,역할 분담을 통해 최대한 총선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이들은 수도권 386그룹 중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과 정당을 떠난 세력화를 통한 물갈이에도 함께 도전키 위해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당내 연대 움직임도 활발하다.40대 원외인사 중심인 ‘통합개혁포럼’은 총선 공천에 공동보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반면 중진의원들도 기득권 보호를 위한 당 대표 밀어주기 등 공동전선을 펼 분위기다. 이춘규 진경호기자 taein@
  • [이경형 칼럼]선거구제와 ‘헤쳐 모여’

    권역별 비례대표제 효과적 정치개혁 기운 새롭게 분출 올해도 작년 대통령선거 과정에 못지않게 정치가 넘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내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당 개혁,선거제도 개혁 등으로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때를 같이하여 한국 정치의 큰 흐름이 대변혁의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사회 전체의 움직임이 세대 교체의 물결을 타고 있는 가운데 ‘3김 정치’로 대변되는 지역할거주의 정치구도도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새로운 정치 구도는 영남·호남·충청권 등 지역 기반에 의해서가 아니라,민주노동당의 세력 확장 등 이념적 스펙트럼에 의해 형성될 수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참여 민주주의 바람은 서서히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변화를 희구하는 바람은 필경 국회의원 충원 방식도 변경하도록 만들 것이다. 노 당선자는 ‘국민과의 TV 토론’에서 내년 총선후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담하는 프랑스식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제) 운영 의사를 밝혔다.그러면서 정치의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언급은 국회의원 선출 방식의 변경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면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전국구 대신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그러나 소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바꾸는 것은 현역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매우 어렵다.또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에 비해 정치 신인들의 진출을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에 반해 현행 시·도의회 비례대표 의원 선출에 적용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을 것이다.지역주의도 극복하면서 이념적으로 차별화된 정당의 원내 진출도 촉진하는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지난 15∼17일 선거구제 등에 관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1지역구 1인 선출의 소선거구제는 51.5%의 지지를 얻은 반면,2인 이상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는 40.3%에 그쳤다.또현행 전국구 비례대표제(35.2%)보다는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의석 독식을 막는’ 권역별 비례대표제(62.4%)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좌우하는 선거구제를 기꺼이 바꾸기는 어렵다.그렇다고 온 세상이 새로운 물결로 넘실거리는데 현행 제도를 철밥통처럼 껴안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현행 ‘1인1표식’ 투표제로 전국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그런 만큼 ‘1인2표제’로 각기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뽑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결국 소선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 지역주의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전국을 서울,인천·경기,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호남,충청,강원,제주 등으로 나눠 권역별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이 경우 현행 광역의회 비례대표제 의석 배분처럼 제1당이 아무리 득표를 많이 해도 3분의2이상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면제2,3당도 특정 지역에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의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는 의석수가 지금의 전국구 의석(46석)보다는 크게 늘어나야 의미가 있다.지방분권적 역사가 깊은 독일은 지역구와 권역별 비례대표 의석이 균등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도 기존 선거 제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분출되는 정치 개혁의 기운을 잘 읽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대한매일·KSDC 조사/1인2표 권역별 비례대표 응답자 62% 도입 찬성

    국민들은 현행 전국구제도 대신 1인2표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만20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 결과,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을 찬성한 응답자가 62.4%로 과반수를 훨씬 넘었다.현행 전국구제 유지는 35.2%만 찬성했다. 1인2표형 권역별 비례대표란 현행 소선거구제 하에서 유권자가 지지하는 지역구 의원과 정당을 함께 표시하면 권역별 지지정당 비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다.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의 의석을 독식하는 현상을 막게 돼 지금의 지역대결 구도를 완화시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더욱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는 데 찬성한 응답자도 59.9%에 달했다. 국민들은 또 소선거구제와 대통령제를 중·대선거구제와 내각제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지역구에서 1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51.5%의 지지를 받은 반면 2명 이상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한 응답자는 40.3%에 그쳤다. 권력구조에 대해서는대통령제가 74.5%로 내각책임제(20.7%)보다 지지율이 훨씬 높았다.대통령제 지지자들은 4년 중임제(46.3%)보다 5년 단임제(53.2%)를 선호했으며,내각제 지지자들은 순수내각제(36.7%)보다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눠 갖는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59.9%)를 더 선호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박정경기자 olive@
  • [열린세상] 정부형태를 매년 바꾸면

    링컨이 각료회의를 소집한다.그러고는 주어진 의안에 대해 장시간의 토론 끝에 찬성하면 ‘가’,반대하면 ‘부’로 의사표시를 하라고 한다.전원이 ‘가’표를 던지고,오직 링컨 대통령 한 사람만이 ‘부’쪽에 선다.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이어 그 의안을 즉각 부결로 최종 정리한다. 이 유명한 일화는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 2주년에 즈음한 방송인터뷰에서 이를 인용함으로써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심오한 이론도 풍부한 사례도 다 필요없다. 바로 이것이 대통령제의 어김없는 진면목이요,본질이기 때문이다.모든 결정의 권한 못지않게 뒤따르는 법적 정치적 책임도 오직 대통령만의 몫인 까닭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요컨대 대통령에게는 위임할 권한은 있어도 나누어 가질 권한은 없다는 점을 대부분 사람들은 알면서도 쉽게 잊거나 아예 모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노무현 당선자는 후보시절부터 ‘책임총리제’를 내세우며 총리의 권한 강화를 주장해왔다.그리고 지난 18일 KBS TV토론회에서는 선거운동중의 후보자가 아닌 취임을 앞둔 대통령으로서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를 직접 언급하며 내년 총선 후 시행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가령 정부형태의 특정한 요소나 현상이 닮았다고 하여 거기에 붙여진 이름처럼 이 땅에서도 기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본다.우리와 헌법체계가 다르고 헌법관습이 같지 아니하며,더구나 그것이 딛고 있는 정치문화는 더욱 딴판이기 때문이다.바로 엊그제까지도 경선불복,지지철회,후보반대탈당·재입당 등을 보며 ‘분권형’이든 ‘동거정부형’’이든 그 경우 요청될 관용,자제,협조의 기초조건을 과연 한 해 안에 우리가 때맞추어 갖출 수 있겠는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차기 대통령의 구상대로라면 내달 말부터 1년 남짓은 ‘순수 대통령제’,그리고 자신이 개헌시한으로 잡은 2006년 말까지의 2년여 기간은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또 그 뒤 개헌 여하에 따라서는 ‘의원내각제’ 혹은 ‘대통령제’로 간다는 것이다.헌정의 틀을 바꾸어서라도 지향하는 정치개혁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며,더구나 이번 선거결과에 담긴 국민적명령이 아닐 수 없다.이때 정당개혁을 정치개혁의 출발점으로 잡겠다는 구상이 공염불로 끝난 지난 10년간의 양김정부와는 달리 이번에는 기필코 이루어져야 하겠다. 문제는 대통령제를 같은 헌법아래 ‘해마다 다르게’ 운용한다는 것이 초래할 혼란과 비효율성이 아닐 수 없다.지불할 그 정치적 경제적 비용은 엄청날 것이다.그 실현성 또한 더 두고 볼 일인 까닭에 전체적인 평가를 가늠하긴 어렵다고 본다.다만 각료 몇 명에 대한 제청권 실질화를 책임총리제로 부른다면 몰라도 불과 얼마전의 이른바 ‘공동정부’총리가 어떠하였는가는 기억에도 새롭다. 더구나 외교와 국방은 누가 맡고 경제와 행정은 누가 담당한다는 식의 정부제도는 소꿉장난의 경우는 몰라도 오늘의 현실 국가체제와 국가기능에,특히 압도하는 남북관계와 거대한 우리 경제규모에 비추어 일회용 실험에 그치지 않게끔 신중한 연구검토가 요청된다. 요컨대 정부형태의 변경이 모든 문제해결의 유일한 처방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해야겠다.지난 55년의 우리헌정을 지배해온 정부형태의 선택논쟁 같은 후진정치의 선정주의가 이번으로 마감되기를 기대할 뿐이다.노무현정부의 정치개혁을 약속대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정당제도와 선거제도의 대개혁이 요청되는바,그 제도적 접근으로서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이미 내놓고 있다.물론 이의 법제화가 결코 쉬울 수 없으며 더구나 현재의 국회구성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18일 차기대통령이 여야총무와 가진 3자회담은 실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일 만하다.이를 계기로 고질적인 여야관계의 대치구도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권 영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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