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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 남경필 지사 첫 ´토크배틀´

    박원순 시장, 남경필 지사 첫 ´토크배틀´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1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토크 배틀’을 벌였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거대 지방자치단체를 이끄는 두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으로 당적은 다르지만, 대권에 대해서는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여러분 행복하십니까’란 제목으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박 시장은 “당이 다른 걸 의식 못 하고 그동안 잘 협력해왔다”, 남 지사는 “일할 때는 당이 필요 없었으면 좋겠다”며 전반부에는 훈훈한 덕담을 나누었다.  하지만 대권 도전과 같은 민감한 질문에는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꼭 지금이 아니라도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하면 저것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질문하자 두 사람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공적인 일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고, 국가 사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부연 설명을 했다.  막상 대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말을 아꼈다. 남 지사는 “박 시장은 나가실 것 같다. 나가실 것 같으니 나가셔야죠”라면서 “저는 (도지사) 임기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렇게 골치 아픈 질문 묻지 마라”며 “시장을 4년간 하며 배운 건 절대 그런 유도신문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현행 대통령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두 사람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남 지사는 “혹시라도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이란 자리를 없애고 싶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가 안 맞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제를 없애고, 의회 여러 당이 연합한 연정으로 국정을 끌어가는 형태가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막상 일할 만하면 레임덕이 와 정책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내각제나 4년 중임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통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견해 차이를 보였다.  남 지사는 “도민들이 앉아서 갈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 버스가 좀 많이 서울로 들어가도록 허용해달라”고 말하자 박 시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다 허용하면 대기 질·교통 혼잡의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은 “수도권 지하철 운영 주체만 하더라도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코레일 등으로 나뉘어 있다”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각자 가진 권한을 통합 조정해 수도권교통청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도 “지난해 지방선거 때 수도권교통청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서로 반대 의견이 만만찮은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변호에 나섰다.  남 지사는 박 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 프로젝트에 대해 “뉴욕 하이라인 파크에 가보고 무릎을 탁 치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청계천사업도 그랬지만 이해관계만 잘 조정되면 모두 ‘윈윈’ 할 수 있고 명소가 될 것 같다. 성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기도청사의 광교 신도시 이전 추진과 관련해 “10여년 전 손학규 전 지사 때 도청사에 가봤는데 이미 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단순히 도청만 옮기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함께 가는 것은 큰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같은 현안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남 지사는 “역사는 그렇게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정교과서는 시대 방향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국가의 가장 중요한 발전 경쟁력은 다양성”이라며 “국가가 특정 교과서를 정해 이것만 교육받으라고 하는 건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중앙정부가 지방의 목소리를 수용해 달라며 공통된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이 최근 서울시 부시장을 7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남 지사는 “우리도 어제 도의회를 통해 책임부지사를 2명 더 늘려 부지사직을 현재 3명에서 5명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냈다”고 옹호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서울시 소셜방송 라이브서울(http://tv.seoul.go.kr)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유승민과 정도전/김상연 특별기획팀장

    [데스크 시각] 유승민과 정도전/김상연 특별기획팀장

    최근의 ‘유승민 사태’는 한 생애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고차원적 권력투쟁이었다고 규정하고 싶다. ‘대권 주자로서의 인기를 노린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정치적 계산’이라는 둥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인적 감정싸움’이라는 둥의 부박한 정치평론들을 걷어 내고 보면, 의회권력과 행정권력(대통령)의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이번 사태의 진면목이 눈에 들어온다. 의회가 행정부를 실질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견해와 의회의 행정부 견제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는 선진국형 논쟁의 성격에 정치적 소신(또는 고집)이 유독 강한 두 정치 지도자가 배수진을 치고 정면충돌한 게 이번 사태의 실상이다. 같은 배를 탄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의 정면 충돌은 지난 60여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는 물론 의회권력이 우리보다 강한 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세기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이번 사태는 차라리 수백 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가 조선왕조 초기 태종(이방원)과 정도전(鄭道傳)의 권력투쟁에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방원과 정도전은 조선왕조 개국의 1등 공신이자 동지들이었지만,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끝난다. 조선왕조를 설계한 정도전은 신권(臣權)이 왕권(王權)을 컨트롤하는 권력구조를 이상적 국체로 추구한 반면 이방원은 신권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강력한 왕권을 추구했고, 결국 정도전은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한때 ‘원조 친박(親朴)’으로서 박근혜 정권 탄생에 공을 세운 유 전 원내대표가 감히 서슬퍼런 현직 대통령과 정면충돌한 것은 상당 부분 소신에 힘입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단순히 정치적 계산의 발로였다면 유 전 원내대표는 일부 비박계 의원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는 최저점에 이르기 전 적절한 시점에 ‘쿨하게’ 사퇴했을 것이다. 또 오로지 대통령과의 감정싸움이었다면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의 진심은 그가 단말마적 사퇴의 변에서 밝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그가 말한 민주(民主)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1차적 의미보다는 민의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행정권력을 컨트롤해야 한다는 2차적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목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게 묻고 싶다. 과연 그가 지향한 의회권력의 강대화는 우리 현실에 맞을까. 나라마다 정치체제가 제각각인 것은 고유의 환경과 역사, 국민성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통령제 대표 국가인 미국에 비해 의회권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구심력이 허약한 축에 속한다는 특성이 있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국왕이 없고, 압도적 종교(불교와 기독교의 교세가 한국처럼 비슷한 나라도 드물다)도 없는 데다 이념적 분화(이념적으로 정반대의 집단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고 통일을 이뤄야 한다)마저 심한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이런 현실에서 권력의 구심점이 둘(대통령과 의회)로 나뉘어 가파르게 대척하는 게 과연 효율적일까. 이런 고민스런 질문에 대한 유 전 원내대표의 답변을 들어 보지도 못한 채 사태가 황망하게 끝나 버린 게 아쉽다. 하긴 600여년 전 정도전도 척살되기 전 태종과 무슨 정치적 토론을 주고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역사는 늘 미완의 숙제들을 남겨 놓고 비틀비틀 앞으로 나아가는가 보다. carlos@seoul.co.kr
  • [특파원 칼럼]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부러운 이유/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부러운 이유/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그는 이제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4일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여소야대’가 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두고 한 말이다. 4년씩 연임해 8년까지 할 수 있는 미국 대통령제에서 마지막 2년은 대부분 야당에 주도권이 넘어가 대통령의 레임덕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워싱턴 정가 분위기와는 맞지 않을 정도로 패기가 넘치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개월여간 너무나 달랐다. 오히려 선거에 다시 나가지 않으니 눈치 볼 것이 없다는 듯 거침이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반대에도 이란 핵협상에 나섰고, 54년간 국교를 단절했던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추진을 선언했다. 이란 핵협상은 지난 4월 초 잠정 합의한 뒤 오는 7일까지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쿠바와는 관계 정상화 선언 6개월여 만인 지난 1일 대사관 재개설을 통해 국교를 다시 맺는다고 발표했다. 외교 정책에서 낙제점을 받아 온 오바마 대통령이 레임덕 기간에 오히려 외교력의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주간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2기 주요 정책인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핵심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자신이 속한 민주당의 반대로 난항을 거듭하자 이를 찬성하는 공화당과 손잡고 TPP의 선결 조건인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부여 법안을 통과시켰다. 행정명령 ‘남발’로 공화당과 각을 세워 온 오바마 대통령이 적과의 동침으로 실리를 추구한 것이다. 이어 미 연방대법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작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의 정부 보조금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고, 논란이 돼 온 동성결혼도 합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 줬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의 순간’은 지난달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 교회의 총기 난사사건 희생자 장례식에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른 순간이 아닐까 싶다. 흑인 대통령 시대를 열었지만, 흑백 갈등이 오히려 더욱 심해진 상황에서 희생자 가족이 보여 준 은총을 노래함으로써 분열된 미국 사회를 위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이스북 등에는 “대통령의 찬송가를 듣고 울컥했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발표된 CNN 여론조사에서 2013년 5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지지율 50%를 회복했다. 그래서일까. 오바마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매체와의 창고 인터뷰에 이어 백악관 관광객에게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앞마당을 걸스카우트 캠프장으로 내놨다. 그의 자신감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쌓은 정치적 자산을 어떻게 쓸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마지막까지 할 일의 명단이 길다. 다음주는 더 좋은 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오바마 대통령을 부러워하면서 한국 대통령과 정치를 생각했다. 세월호·메르스 사태로 국민은 힘들기만 한데 ‘친박’이니 ‘비박’이니 ‘배신정치’니 하며 정쟁을 일삼는 모습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임기가 1년 반 남은 오바마 대통령보다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박근혜 대통령이 더 레임덕에 빠져 보이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chaplin7@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꼼수정치는 결코 원칙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꼼수정치는 결코 원칙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

    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로 행정입법에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문구를 ‘요청한다’로 바꿔 개정안을 정부로 송부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국회가 개정안의 강제성과 위헌성을 해소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박 대통령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에 맞서면 곤란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반박의 대표 주자인 이재오 의원조차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이 재의(再議)에 부치는 건 곤란하다”며 동조하고 있다. 13대 국회 이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모두 14번(노태우 대통령 7번, 노무현 대통령 6번, 이명박 대통령 1번) 있었다. 7번은 재의가 무산됐고, 7번은 재의돼 6번은 부결, 1번은 가결됐다. 집권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2003년 11월에 처리된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 특검법안’만이 가결됐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이 국회에서 재의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폐기하는 게 옳은가. 이것은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헌법 제53조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언제까지 재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정상적인 국회라면 당당하게 재의에 부쳐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제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회법 재개정이 삼권분립을 훼손했기 때문에 모든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거부하려고 하는데 정작 집권당이 재의를 피한다면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집권당이 스스로 청와대의 여의도 파출소로 전락하는 것이다. 단언컨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의에 부치는 것은 결코 대통령과 여당이 맞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재의결 절차를 거쳐 책임을 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법적 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집권당이 대통령의 심기만을 살피면서 정치적인 목적과 당파적 이익만을 좇아 헌법을 무시하면 정도 정치가 아니다. 더 심하게 표현하면 정당 민주주의를 죽이는 것이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재의결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진짜 이유가 미래 권력인 김무성 대표를 길들이고 유승민 원내 대표를 찍어 내려는 것이라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아무리 정치적 해석과 판단에 대한 무한 자유가 있더라도 박 대통령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 투쟁에서 보듯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엄동설한에 장외 투쟁까지 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마다 특유의 승부수를 던져 모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적 이익과 감정보다는 원칙을 갖고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음모론적이고 공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당·청 간의 불필요한 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수용한 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최상이다.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 실제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회법 재개정의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끝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여당 지도부에 반드시 재의결에 부쳐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정 국회의장도 “과거에는 재의에 안 부치고 깔아뭉개고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 않은가. 대통령의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 27일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 대비법(하)

    27일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 대비법(하)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지방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이 오는 27일 동시에 치러진다. 지난 4월 국가직 9급에 이어 13일로 예정된 서울시 공무원시험이 끝난 뒤 2주 만에 실시되는 터라 수험생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으로 지방직 9급 공무원시험 선택과목의 과목별 특징과 대비법을 집중 분석했다. 지난주 수학, 회계, 세법에 이어 선택과목의 ‘빅3’로 불리는 행정학·행정법·사회 과목의 출제 경향과 남은 기간 마무리 전략 등을 싣는다. 수험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인 행정학과 행정법은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 문제의 중요성이 매번 시험마다 강조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무원 지방직 시험의 행정학 문제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문항 구성이나 문제 수준도 까다롭지 않았다. 조은종 강사는 “이러한 경향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5년치 지방직 기출 문제를 모두 풀어 보는 것은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행정학은 지나치게 지엽적이고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굵직한 주제들 위주로 개념을 이해하는 학습이 중요하다. 특히 지방직 공무원 시험 문제는 제도·이론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일부 출제되는 사례형 문제의 경우에도 이론이나 제도의 배경 등을 알고 있으면 정답을 빠른 시간 내에 찾아낼 수 있다. 조 강사는 “남은 기간 동안 매일 10~20개 정도의 주제를 정해 개념과 비교 대상, 주요 특징, 장단점 등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그동안 공부하면서 만들었던 오답 노트, 요약 노트를 하루 한 번 이상씩 읽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조 강사는 “요약 노트는 반드시 한 번에 모든 내용을 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시간 내에 행정학 관련 전체 내용을 한 번에 보는 것은 수험생에게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법은 공무원시험 과목 가운데 공직 생활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과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종 인허가, 기속·재량 행위에 관한 내용이 행정실무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학 과목이다 보니 이른바 리걸마인드가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법학 이론을 알기까지 학습 초반이 힘든 과정이지만, 용어를 정리하고 익숙해지는 단계가 지나면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다. 김진영 강사는 “법률 용어와 개념 등에 익숙해지면 다른 어떤 과목보다 학습이 수월하고, 고득점이 가능한 과목”이라고 말했다. 행정법은 이론적인 학설보다는 법조문과 판례 위주로 출제된다. 법령과 판례는 개념이 명확하고, 변동이 없기 때문에 초반에 집중적으로 학습하면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체의 3분의2 이상이 판례로 출제될 만큼 기출 판례와 중요 판례가 강조되고 있다. 김 강사는 “세부적인 판례보다는 중요 판례와 빈번하게 출제된 판례 중심으로 학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7급 공무원시험이나 국회사무처 시험 등 다른 공무원시험에서 이미 출제된 문제도 자주 나오기 때문에 기출 문제 학습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행정입법, 행정행위, 행정소송 분야 등 중요 쟁점이 되는 분야는 물론 행정조사기본법, 질서위반행위규제법, 행정절차법, 정보공개법, 행정심판법 등 개별 법령에 대한 학습도 마지막까지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법조문이나 법령, 판례 등 내용이 혼동되거나 비교 대상이 되는 내용 등에 대해서는 요약 노트에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 강사는 “남은 기간 동안 올해 상반기에 치러진 공무원시험 행정법 문제는 모두 풀어야 하고, 이와는 별도로 학원 등에서 제공하는 최종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이수 과목인 사회는 2013년부터 공무원시험에 편입된 터라 기출 문제가 2013년, 2014년, 2015년 상반기에 국한돼 있다. 그동안의 출제 경향을 분석하면 대체적으로 빈출 개념 위주로 문제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혁 강사는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기보다는 다른 수험생이 맞힐 수 있는 15~16문항을 짧은 시간 내 해결할 수 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실제 시험장에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선택과목의 시간 조절을 통해 5과목 전체에 대한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회는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3분야로 나뉜다. 분야별로 빈출 개념을 살펴보면 ‘법과 정치’에서는 사회계약설에 대한 학자 견해 구분, 기본권의 변천 과정에 대한 시대별 흐름과 이해,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 원리, 선거구, 헌법과 법률의 제·개정 절차, 대통령제의 특징, 노동기본권과 노동3권, 행정상 손해배상과 손실보상의 구별 등이다. ‘경제’에서는 기회비용의 계산과 합리적 선택, 자본주의의 변천 과정, 생산가능곡선,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른 결과, 최고(저)가격제의 특징 등의 개념이 자주 출제되고, ‘사회문화’에서는 사회집단 및 사회조직의 구별, 사회계층과 구조, 사회보장제도(사회보험·공적부조), 산업사회와 정보사회의 차이 등이 주로 나온다. 무엇보다 선택과목에서는 빠른 풀이와 적절한 시간 안배가 중요하다. 국어·영어·한국사 등 공통과목을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택과목 사이의 난도 편차 등에 따라 다른 과목 풀이와 시간 배분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험 당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터키, 대통령제 전환 제동… 집권당 단독 과반 실패

    터키, 대통령제 전환 제동… 집권당 단독 과반 실패

    ‘강력한 대통령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려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7일 치러진 총선에서 그가 속한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했다. AFP 등에 따르면 이슬람주의 성향의 AKP는 41%의 득표율을 기록해 의회 550석 가운데 과반(276석)에 못 미치는 258석을 얻어 13년 만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에르도안의 ‘강력한 대통령제’ 계획에 대한 신임 투표였다. 에르도안과 AKP는 정부의 효율성을 주장하며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을 공약했지만, 야당은 헌법 개정은 에르도안의 독재정치로 나가는 길이라고 맞섰다. 권위주의 통치 강화를 우려한 표심은 세속주의 성향의 공화인민당(CHP), 우익 성향의 민족주의행동당(MHP), 소수민족인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 등 야당으로 쏠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터키 국민은 강력한 대통령제 대신에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는 연립 정치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AKP의 연립 정부 구성은 험로가 예상된다. 3곳의 야당은 이미 AKP와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AKP 관계자는 “AKP가 소수당 단독정부를 세운 뒤 조기 총선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선 3차례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했던 AKP의 참패 요인으로는 HDP의 약진이 꼽힌다. HDP는 13%의 득표율로 80석을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원내 진출을 이뤘다. 터키의 선거제도는 비례대표제로 득표율 10% 이상을 받은 정당에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한다. HDP는 에르도안의 권위적 통치에 염증을 느낀 세속주의·자유주의 유권자들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공격에 소극적인 터키 정부에 실망한 쿠르드족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계 정당의 첫 의회 입성으로 터키 정부와 쿠르드 무장반군 간 평화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것이란 희망도 무르익고 있다. 수감 중인 쿠르드 무장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측근인 HDP의 시리 쉬레야 온데르 의원은 총선 전인 지난 4일 “평화 협상 재개를 위해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국회법 개정안 논란] ‘위법 시행령’ 손볼 권리 있다는 국회 vs 정치공세 될 거라는 靑

    [국회법 개정안 논란] ‘위법 시행령’ 손볼 권리 있다는 국회 vs 정치공세 될 거라는 靑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청 사이의 ‘3각 논란’이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다. 현재로선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988년 이후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 행사의 뜻을 표명한 뒤 뽑아든 칼을 다시 거둬들인 사례 역시 단 한 번도 없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을 질의응답(Q&A) 형태로 살펴봤다. Q. 법과 시행령은 어떻게 다른가. A. 법이 특정 제도나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마스터 플랜’(청사진)이라면 시행령·시행규칙 등 행정입법은 이러한 법을 뒷받침하는 ‘액션 플랜’(추진 계획)이다. 법은 국회 본회의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해야 확정되고, 시행령 등은 정부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무회의 의결만 거치면 성립된다. Q. 국회법 개정안으로 무엇이 바뀌나. A. 국회가 시행령에 대한 수정권을 갖는 게 핵심이다. 기존 국회법은 시행령 등이 법 취지나 내용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국회는 행정기관에 이를 통보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 국회법은 시행령에 대한 수정·변경을 요구하고 행정기관은 이를 처리한 뒤 소관 국회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Q. 지금까지는 행정입법이 근거가 되는 법에 어긋나면 수정할 수 없었나. A. 있다. 헌법에 위배되는 법은 헌법재판소가, 법에 위배되는 행정입법은 대법원이 심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위배 여부를 가리려면 소송을 거쳐야 했다. 개정 국회법이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도 이러한 사법부의 권한을 규정한 헌법 107조 2항 때문이다. Q. 사법부 권한을 침해한 것인가. A. 반반이다. 법무부는 국회법 개정안이 갖는 강제성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공식 논평을 자제하고 있지만 법무부와 유사한 입장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입법부의 변경 요구를 행정부가 따르지 않을 때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Q. 사법부가 해온 일을 왜 국회가 나섰나. A. 정부의 ‘위법 시행령’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법 취지에 맞지 않는 시행령이 있더라도 국회가 이를 시정할 수단이 마땅찮아 ‘사후약방문’에 그쳤다는 것이다. 입법권이 침해돼 왔다는 주장이다. Q. 청와대가 반발하는 이유는. A. 국회의 ‘행정입법권 침해’를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가 시행령 제·개정에 시시콜콜 관여할 경우 정책 추진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Q. 국회법 개정안에 포함된 ‘처리하고…보고한다’ 규정의 강제성은 있나 없나. A. 제각각이다. 여당은 없다고, 야당은 있다고, 청와대는 여야의 입장을 통일해 달라고 각각 주장한다. Q. 여·야·청이 규정의 강제성 여부에 목매는 이유는. A.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법이 갖는 모호성과 시행령이 갖는 구체성 때문에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시행령을 매개로 한 정치 공세를, 야당은 시행령에 근거한 정부의 ‘정책 전횡’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향후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청 대타협 가능성은. A. 희박하다. 청와대는 ‘수용 불가’, 야당은 ‘재논의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야당은 재의결 절차를 밟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6월 임시국회 보이콧’ 주장까지 나온다. 여당은 재의결과 재논의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 Q.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는 처음인가. A. 과거에도 있었다. 1997년 1월 행정입법의 국회 송부 의무화 규정이 만들어진 것이 국회가 행정입법을 통제하기 시작한 첫 사례다. 이후 2000년 2월 국회법 개정으로 상임위별로 행정입법에 대해 위법 여부를 검토해 해당 기관장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했다. Q. 행정입법 통제에 대한 해외 사례는. A. 미국은 행정입법 시행 60일 전에 의회 등에 제출하는 ‘의회심사법’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원 의결로 거부도 가능하다. 내각제 국가들은 대통령제 국가에 비해 의회의 통제수단이 더 광범위하다. 독일은 일부 행정입법 제정 시 의회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으며 의회는 수정·거부 권한도 갖는다. 영국은 행정입법을 심사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 상원, 하원 각각에 행정입법위원회 등을 운영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씨줄날줄] 오바마의 @POTUS/문소영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두 가지 보도로 어제 한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뜨거웠다. 첫 번째 화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18일 자신의 계정(@POTUS)을 만들어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보도였다. 그는 “안녕 트위터! 저 진짜 버락입니다. 6년 만에 드디어 대통령 계정을 받았네요”라며 첫 트윗을 날렸다. @POTUS는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미국 대통령)의 약자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오바마 개인이라기보다는, 미국 대통령의 개인 계정으로 백악관을 떠날 때 남겨 두고 가야 한다. ‘트친’(트위터 친구)이 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에 “@POTUS 아이디를 백악관에 남겨 두고 가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오바마 대통령은 “좋은 질문, 핸들은 백악관이 쥐고 있다”고 답변했다. 계정이 만들어지자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를 비롯해 각 부처 장관과 백악관 참모들, 일반인들의 팔로가 잇따르면서 15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두 번째 화제는 미국의 네트워크 TV채널인 ABC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유일하게 우산을 들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제목의 동영상인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가운데 직접 우산을 쓰면서 헬기에서 내린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째 출구 앞에서 백악관 수석보좌관과 부비서실장이 내려오길 기다렸다가 함께 우산을 쓰고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손에 접이식 우산을 든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우산에 들어갈까 말까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사이 좋은 모습을 연출했다. 대통령이 직접 우산을 들고 자신들의 스태프를 기다린 게 카메라를 의식한 ‘연출’ 장면이라고 해도 훈훈하고 보기 좋았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4월 콜롬비아 방문 때 직접 우산을 들긴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허름한 차림의 청소부와도 서로 주먹치기하며 경쾌하게 인사한다. 지난 4월 말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만찬에서는 ‘분노의 통역사 루터’라는 코미디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코믹하게 전달하게 하는 등 다양하게 의사소통했다. 지난 12일 조지타운대에서 열린 빈곤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는 패널로 참석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기도 했다. 첫 발언을 대통령에게 주는 예의를 지켰을 뿐 사회자는 “대통령의 발언을 막고 토론해도 좋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친미 사대주의자’냐고 묻는다면, 좋은 것은 수입해서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제가 제왕적이니 어쩌느니 하지만, 대통령제의 원조는 미국이 아닌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리저리 지시만 하고, 여당 소속 의원들조차도 설득하지 못한 채 정무수석을 사퇴하도록 해 정국을 경색시켜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SNS로 다양한 소통을 하더니 요즘 페이스북의 공식 계정도 지난 2월 18일 설날 이후로 게시물이 없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총리공백 한달] ‘총리의 자질’ 전문가 제언

    새 총리 후보자 지명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갈등 관리 능력이 후보자의 최대 덕목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첩 인사’에서 벗어나 도덕성과 개혁성을 갖춘 인물에 대한 갈증도 내비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통합을 위한 지도력’을 중요한 자질로 거론했다. 그는 “경제 분야 전문가 등 총리가 갖춰야 할 자질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은 일단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자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때보다 사전 검증이 중요하다”면서 “후보자를 지명하고 나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민심을 되돌리지도 못하고 공직사회에서 영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청문회 통과가 가능할 정도로 도덕적으로 흠결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개혁성을 갖추고 내각을 통할할 수 있는 총리가 필요하다”면서 “너무 도덕적 흠결에만 집착하다 보면 간판 총리라든지 대독 총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색깔이 지나치게 강한 인물보다는 중도 성향 인물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공직 윤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에서 도덕적 청렴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입법팀장은 “수첩 인사에서 벗어난 총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리 지명이 늦어지는 게 박 대통령이 믿을 만한 사람을 찾는 것 때문이라면 그건 또 다른 실패한 인선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총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헌법이 보장하는 총리 권한을 제대로 구현하도록 총리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통령제에서 책임총리라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의견으로 갈렸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헌법 제86조 제2항을 보면 총리가 내각을 통할하게 돼 있다”면서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해 놓고 아무런 권한도 주지 않는다면 총리 자리가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최 교수는 “지금 같은 대통령제에서는 책임총리라는 게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 시점에서 새 총리가 주력해야 할 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국민 통합과 갈등 관리를 꼽았다. 박 처장은 “총리가 청와대를 견제하고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국민의 다양한 생각을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조정 통합력을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정치적 공정성을 거론했다. 그는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주류에서 소외된 시민들까지 포괄할 수 있는 민주적인 지도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부패·경제 침체’ 늪에 빠진 호세프

    ‘부패·경제 침체’ 늪에 빠진 호세프

    집권 5년차 지우마 호세프(왼쪽) 브라질 대통령이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불과 5개월 전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과 하야에 더해 정치·경제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서 비롯된 국민의 반정부 정서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급기야 2018년 대선에 같은 집권 노동자당(PT) 소속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오른쪽) 전 대통령이 73세의 고령에도 ‘구원투수’로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페르난두 카르도주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의 통치 시스템은 이미 붕괴됐다”며 룰라의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도 우파인 카르도주는 재임 기간(1995~2002) 서방 경제체제를 적극 도입했고, 이를 중도 좌파인 룰라 정부(2003~2010)가 계승해 브라질 역사상 최고의 경제 성적을 거뒀다. 카르도주는 “광범위한 부패 스캔들과 침체된 경제, 호세프 정부와 의회의 부조화가 문제”라며 “집권 PT당이 8개 연정 정당에 부통령과 장관직을 배분한 왜곡된 대통령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브라질 경제는 호세프 취임 이후 악화일로에 놓였다. 호세프 취임 전 7.5%에 이르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0%대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7%, GDP 대비 재정 적자는 5%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브라질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각종 인프라에 투자하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호세프를 후계자로 내세웠던 룰라는 최근 외곽 지원단체인 ‘미래를 위한 그룹’을 결성했다. 호세프를 돕겠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호세프의 딜레마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국정홍보/문소영 논설위원

    한국 국정홍보의 역사는 기만과 술수의 ‘흑역사’에 가깝다. 독재 정권의 선전 도구로 활용된 탓이다. 독재국가나 전제국가가 아닌 민주공화국에서 갈등과 분열은 당연하다. 갈등을 조정하기 못해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정책을 밀어붙이면 그 정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단임제 대통령제에서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되기 십상이다. 노무현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했지만 여야 정권교체가 되고 나서 백지화됐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정권을 계승한 박근혜 정부의 부담이다. ‘공보’는 1945년 광복 후 미 군정에서 시작된 이래 주로 정권 유지의 도구로 이용됐다. 이승만 정부는 정적 제거와 독재에 대한 저항을 무마하고자, 박정희 정부는 5·16 쿠데타의 당위성을 주지시키고 반대세력을 제압하는 데 활용했다. 특히 ‘삼권분립이 와해’된 유신체제에 돌입한 1972년부터 박정희 정부의 장기 집권을 정당화했다. 정권을 비판한 기자들을 해직시킨 1974년 ‘동아일보의 백지광고 사태’가 대표적이다. 전두환 정부도 국정홍보라는 명분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왜곡 선전을 일삼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에 의한 폭동’으로 매도해 지금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시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은 사건·사고의 보도 여부를 ‘가·불가·절대불가’로 구분한 뒤 보도방향·논조·형식까지 구체화했는데, 이는 계엄령 아래서의 언론 사전 검열의 연장이었다. 1986년 월간 ‘말’이 폭로한 ‘보도지침 사건’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비서실의 정무수석이 개입했다. 노태우 정부 말인 1990년 문화부와 공보처가 분리됐다. 공보처는 신문·방송 등 언론 통제를 담당했다. 김대중 정부는 1998년 악명 높은 공보처를 폐지했다가 1999년 국정홍보처로 부활했다. 노무현 정부는 국정홍보처를 계승했는데, 각 부처 기자실 폐쇄와 브리핑룸 신설 등으로 기자들과 크게 갈등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 프렌들리’를 내세워 이 부처를 해체해 문화체육관광부로 흡수했다. 이명박 정부 내내 국정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지만, 부처를 신설하지는 않았다. 박근혜 정부 중반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 직제를 신설한 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의 목적은 ‘국민 소통 강화’라고 했다. 그러나 이 차관보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나라를 마비시키고 있다”거나, “반미 반체제 좌파 인사들이 파리 떼처럼 달라붙어 반정부 투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좌파 시민단체는 악마의 집단 같다”고도 했고, ‘땅콩회항’을 두고 “조현아는 한국의 ‘앙투아네트’가 됐다”고도 했다. 국정홍보를 담당하는 자리에는 통상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발탁해 왔으니 어찌 보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면 “대국민 소통 강화”라는 명분은 떼어내야 하지 않겠나.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직격 인터뷰] “막강한 대통령 아래 총리는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직격 인터뷰] “막강한 대통령 아래 총리는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어떤 자리일까. 박근혜 정부 출범 2년 3개월 만에 여섯 번째 총리 인선을 앞두고 있다. 세간에서는 ‘총리 잔혹사’라는 말도 회자된다. 국정 2인자로 대통령 유고 시 계승 서열 1위인 총리 위상은 ‘가속도가 붙은 채’ 추락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책임 총리’ 구현이었지만 현실 정치 속의 총리는 ‘하루살이보다 못한 생명’으로 비친다. 이명박(MB) 정부에서 2년 5개월간 재임하며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김황식 전 총리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듣게 된 이유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의 개인 사무실. 인터뷰 5분 전이어서일까. 막 넥타이를 매고 있던 김 전 총리는 시선이 마주치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든 후 언론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다. 표정은 밝고 환했다. 김 전 총리는 여느 정치인 인터뷰와 달리 사전 질문지를 요구하지 않았다. 70분간 ‘즉문즉답’이 이어졌다. 먼저 ‘장수 총리의 비결이 궁금하다’고 묻자 “운이 좋았다”는 싱거운 답이 나왔다. 스스로 답변이 부족했다고 느꼈는지 “나 자신의 노력보다는 대통령과 주변에서의 지원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얼핏 대통령에게 가린 ‘국정 2인자’의 현실이 느껴졌다. 그는 총리 재임 때 스스로를 “조용히 내리지만 땅속에 스며드는” ‘이슬비 총리’라고 불렀다. 김 전 총리에게 ‘국민들 눈에 총리는 없어도 그만인 자리처럼 보인다’고 하자 “총리직은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라면서도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한 정치 현실에서 대통령이 권한과 책임을 총리에게 부여하지 않으면 굉장히 왜소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런 생각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다시 총리직 제안이 오면 뜻이 있느냐’고 묻자 “이미 했던 사람이 다시 하는 건 맞지 않는다. 국민들은 새 사람이 새롭게 잘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제도를 넘어 우리 권력 구조의 전반적인 변화를 해법으로 봤다. 그는 “현행 헌법에 간단하게 규정된 것만으로는 총리 역할과 지위가 불안정하다”며 “대통령을 보좌하고 협조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견제도 할 수 있는 그런 총리제가 되지 않으면 하나의 장식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의 여러 폐단이 현실적으로 보이고 있다. 그걸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직설적으로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총리 후보들의 잦은 낙마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나. -누구나 장점과 약점이 다 있다. 그동안 보면 괜찮은 분도 많았는데 본격적인 검증이 이뤄지기도 전에 흠결부터 부각되면서 동력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네거티브 쪽에 초점이 많이 맞춰지다 보니 능력이나 자질은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아울러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선 문제도 있었다. →어떤 총리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해 각 행정부처와 중앙, 지방정부 간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에 경륜이나 업무 능력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국민, 언론, 정치와 소통하고 통합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정치권에서 호남 총리론 얘기도 나오는데. -총리를 어느 시점에 호남에서 해야 한다, 충청에서 해야 한다는 건 맞지 않는다. 전체 인사에서는 지역 균형과 탕평이 필요하지만 이 국면에서 특정 지역 출신을 총리 후보자로 물색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그 시점에서 가장 국가 운영에 도움이 되는 분을 뽑는 게 중요하다.(전남 장성이 고향인 김 전 총리는 정부 수립 후 첫 전남 출신 총리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의 “(장관직에 대해) 아무나 와도 되는 자리 같다”는 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 눈에 총리가 그런 자리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 -대통령 권한이 아주 막강한 우리 정치 현실에 비춰 대통령이 소정의 권한과 책임을 총리에게 부여하지 않으면 총리 제도는 굉장히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현행 총리제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 운영상의 문제도 있지만 헌법의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총리제의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나.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국가와 달리 우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관으로 총리를 두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권력 구조가 있는데 국가 운영과 관련해 총리가 대통령과 분업하고 협조하며 필요하다면 견제까지도 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헌법에서는 간단하게 총리 역할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총리 역할과 지위가 불안정하다. 막강한 대통령중심제에서 총리가 하나의 장식에 불과할 여지가 분명히 있다. →개헌을 전제로 하는 말로 들린다. -1987년 헌법은 장기 독재를 막는다는 시대적 사명을 담았고, 충실히 이행했다. 지금 시대와 사회에 맞는 권력 구조를 생각해 볼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왕적 대통령중심제의 여러 폐단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의 장기 계획을 갖고 있는 비전 있는 지도자라면 10년이라도 할 수 있고 잘못하면 중간에 바꿀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기보다는 분산된 권력이 타협하고 절충하는 과정에서 국민을 통합하는 힘도 생긴다고 본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꼽자면. -대통령의 생각이 국가 운영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시스템 자체를 지적하고 싶다.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국가와 사회의 방향이 설정되는데 그런 역할은 필요하지만 권한이 너무 집중돼 있다.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수렴하고 걸러내는 그런 부분보다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건 지금 시대에 배치된다. →정치권 내부에서 개헌 논의 요구는 많지만 잘 발화되지 않는다. -특정 시점을 정해 두고 개헌 논의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평시에 정치권에서 자유롭게 논의돼야 한다. 공감을 얻으면 개헌할 수 있고 아니면 늦어질 수도 있다. 일도양단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 장래와 직결된 만큼 후다닥 해치우기보다는 항상 논의가 돼야 한다. →여야, 보수, 진보를 떠나 박 대통령의 소통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박 대통령 나름대로 소통 통로가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이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소통이 된다고 평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은 해외 자원외교 수사가 결정적이었다. MB 정부 총리로서 해외 자원개발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부 안에 있었지만 해외 자원외교는 관여하지 않아 잘 모른다. 국가 장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투자를 하다 보면 실패할 수 있고, 그런 걸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투자를 하는 데 비리가 있다거나 부당한 투자가 이뤄진 건 엄중히 밝혀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검찰 조사가 나올 때까지 자원외교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지난해 7·30재보선부터 차출설이 나오곤 했다. 출마 고려한 적이 있나. -출마 생각을 해 본 적 없고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바도 없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최근 “김 전 총리는 정치적으로 할 일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이 어떤 취지로 한 말씀인지는…. 선의로 해석한다면 내가 정치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신 말씀인지, 아니면 뭐라도 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인지…(웃음). 지금은 한마디로 정치에 뜻을 두고 있지 않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문제는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이 인터뷰는 6일 밤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무산되기 전 이뤄졌다.)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나름대로 진전 있는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한다. 정치권이 합의를 통해 개혁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국민연금 문제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논의의 장을 열어 국민 전체의 의사와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야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결정한 것인지, 정치적 이해나 포퓰리즘적 접근은 없었는지 자문해야 한다. 나로서는 최근 노사정 대타협 논의가 결렬된 게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7월에 열리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남북 단일팀 가능성은. -이미 시간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북한도 단독으로 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남북 교류 차원에서 백두산에서 채화한 성화를 육로를 통해 남쪽으로 가져오고 무등산에서 채화한 성화와 합화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북한 선수단뿐 아니라 응원단 방문 문제도 협의할 생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 대독·식물·방탄총리 오명… 멀고 먼 분권형·책임총리

    [커버스토리] 대독·식물·방탄총리 오명… 멀고 먼 분권형·책임총리

    “역대 힘센 총리라는 말은 맞지 않아요. 본래 힘센 자리가 아닌데 뭘…. 총리가 무엇을 하려고 들면 안 됩니다. 실제로 무엇을 할 것도 없지만,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통령의 깊은 의중을 잘 헤아려야 하기 때문에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 조문의 그 ‘통할’(統轄·통괄과 관할)이라는 말처럼 애매모호한 게 총리의 역할입니다. 한자 뜻은 거느리고 다스린다는 것인데, 그게 어디 총리의 몫입니까.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의 권한이지.” 과거에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지낸 한 원로의 말씀이다. “총리가 무엇을 하려고 들면 안 된다”는 말에서 왠지 현재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칩거에 들어간 제43대 이완구 총리가 떠오른다. 3대 정부 과제(공공, 민생, 경제·금융), 해외자원 개발비리 수사 촉구, 부정부패 척결, 일본 역사왜곡에 ‘팩트 대응론’ 등 재임 두 달여 동안 무엇에 쫓기듯 여러 이슈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총리의 권한에 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국무위원에 대한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지녔고, 중앙행정기관장의 명령이나 처분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총리가 장관들을 거느리기는 하는데, 반드시 대통령의 명을 받아 관할하도록 했다. 또 장관들에 대한 임명과 해임은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모두 행사한다. 이에 대해선 대통령이 총리보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더 많이 숙의를 하는 게 현실이다. 총리가 공공기관의 책임자를 제어하는 것도, 그 책임자를 그 자리에 앉도록 배려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중심제는 의원내각제의 수반인 국무총리를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과 남미의 일부 국가에만 대통령과 총리가 병존한다.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사생아’라고 불리는 우리 체제에서는 장관이 전권을 갖고 고유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층층시하의 처지이기 때문이다.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부의장이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처럼 부통령이나 국무부 등 선임 장관이 맡으면 된다. 장관이 언제든 대통령과 대면보고를 하고 상의하는 미국식 방식에서는 ‘소통 부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다. 총리라는 자리는 국가 정책을 집행하는 직무가 아니기 때문에 서열이 높아도 그만큼 실제 위상이 높지 않다는 자조 섞인 말이 떠돈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저서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2001년)’에서 “1990년 초 남북총리회담 당시 정원식 총리가 북한 연형묵 총리에 대해 ‘이름만 총리지, 당 서열이 10위도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총리실 서기관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그건 남한도 똑같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 책은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게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선물한 책이기도 하다. 과거 15년 동안 총리실에서 18명의 총리와 일했던 정 의원은 저서를 통해 그나마 권한과 기능을 제대로 행사한 총리로 ‘강영훈’, ‘이회창’을 꼽았다. 총리에게 권한이 없고 총리실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불분명하니까,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총리실 직원을 ‘스템플러’(종이찍개)라고 조롱한다. 자료를 독촉하기에, 올리면 스템플러로 다시 찍어 위에 보고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과거부터 이런 힘없는 총리에 대해 ‘대독(代讀)총리’, ‘식물총리’, ‘방탄(防彈)총리’, ‘의전총리’, ‘고진욕래(苦盡辱來·갖은 고생을 다해도 욕만 먹는) 총리’ 등 온갖 비아냥이 있었지만, 의미 있는 시도도 있었다. ‘분권형 총리’와 ‘책임총리’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2기 때부터 이해찬 총리에게 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내치(內治)를 맡겼다. 대통령 자신은 통일·외교·안보·국방 등 외치(外治)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의도대로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시도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책임총리도 ‘급한 일이 생기면 대통령 대신 옷 벗고 나가는 방탄총리’가 아니라 국정 운영에 권한을 지닌 총리를 말한다. 잘해 보려다 세월호 참사, 공공 개혁, ‘성완종 리스트’ 등에 가려 의미가 퇴색됐지만, 나중이라도 되새겨볼 만한 시도를 했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총리 인사청문회 무대에 기꺼이 서겠다고 나서는 후보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총리는 장관과 달리 청문회에서 국회의 동의(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를 얻어야 대통령이 임명한다.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총리 역할을 한 김대중 정부 시절의 장상 총리 서리 등 역대 19명의 서리가 헌정 기록에 안타까운 이름을 남겼다. 따라서 총리 후보자로서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갖추고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함께할 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어느 정도 인정받는 인물, 청문회에서 본인은 물론 가족의 신상마저 노골적으로 털려도 신망에 금이 가지 않는 원로급 인사, 이런 총리 후보자를 찾는 고민을 지금 박 대통령이 다시 해야 할 순간에 이르렀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지금은 영도적 대통령이 아니다/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부교수

    [열린세상] 지금은 영도적 대통령이 아니다/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부교수

    국무위원 등에 대해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논거는 ‘대통령의 인사권은 견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을 국가의 영도자로 일컬었던 과거에는 타당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헌법 규정이나 시대 상황과는 맞지 않는 말이다. 1948년 7월 17일 제1호 헌법의 공포와 함께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모두 11명이 18대에 걸쳐 재임했다. 그동안 헌법은 아홉 차례 개정돼 현재는 1988년 2월 25일부터 10호 헌법이 시행 중이다. 제헌헌법부터 약 40년간 9개의 헌법이 제·개정됐으니 그때까지의 헌법당 평균 수명은 4.4년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현행 헌법은 벌써 28년째 최장수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평화적 정부 이양이라는 안정된 헌정 질서가 뒷받침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중 현행 헌법에 의해 5년 임기로 취임한 6명의 대통령과 직전 헌법 규정으로 7년 재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모두 헌정 중단 등의 사유로 임기 도중에 물러났다. 이처럼 민주공화정의 대한민국은 70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현대사 중 40년의 격랑을 거치고 나서 비로소 국가의 기본법 질서를 확립하게 됐다. 그래도 세계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룬 대표적 국가로 인정받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유신시대(제4공화국)의 8호 헌법과 제5공화국의 9호 헌법하에서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2500여명의 통일주체국민회의와 5200여명의 대통령선거인단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됐다. 당시 헌법은 대통령과 정부를 국회보다 먼저 규정하면서 간선 대통령에게 국회를 해산하고 헌법적 효력을 갖는 긴급조치와 비상조치 발령 권한까지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은 당 총재로서 여당 국회의원을 사실상 지명할 수 있어 국가 영도자의 지위에 걸맞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더욱이 그때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정보의 습득·유통 과정에도 상당한 통제를 가할 수 있어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 도입과 함께 제정된 현행 제6공화국 헌법은 한때 영도적 대통령에게 귀속됐던 국회 해산이나 비상명령과 같은 권한을 폐지해 민주 헌법으로 정상화하고, 국회를 정부 앞에 규정함으로써 7호 헌법 이전의 위상을 회복했다. 또 대통령은 여당 총재의 지위마저 내려놓고 권력기관을 정치에 활용하는 등과 같은 사실행위도 버렸다. 그간 변화된 국민 의식의 선진화, 정보사회의 진전, 지속적 경제발전 등의 요인이 함께 조화를 이룬 결과다. 이렇게 법치행정의 원리가 지배되는 민주적 대통령제가 정착된 것은 역대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헌법 제69조에 따라 취임 선서한 대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이란 직책은 헌법을 수호하는 기본 토대에서 국가 발전 과정에 거쳐야 할 시대적 과제를 성실히 수행할 사람에게 부여된 소명이었다. 이제 대통령이 국가 영도자는 고사하고 정부 수반의 지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헌법 제78조의 ‘공무원 임면권’뿐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의 이 인사권은 국회가 견제할 것이 아니라 도와야 할 대상이 됐다. 하지만 국회는 최근 ‘의원 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입법권을 통해 정부를 계속 위축시키고 있다. 우리 국민은 수십년간의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은 더이상 국가를 영도할 권능이나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국회는 대통령의 유일한 통치수단인 인사권을 위헌적인 인사청문회 ‘절차’를 만들어 임명 전부터 견제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굳이 제한하고 싶으면 그간 청문회에서 지적한 내용들을 간추려 국무위원 등의 임명결격 요건을 규정하는 법률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입법권 행사 방법이다. 만약 대통령이 그 기준에 따라 임명한 고위 공직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잘못이 있을 때 해임건의나 탄핵소추 등으로 정치적·법적 책임을 물어도 얼마든지 견제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 헌법이 규정한 3권 분립의 기본 정신이고 원칙이다.
  • [서울광장] 역사적 시효가 끝난 ‘1987년 체제’/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사적 시효가 끝난 ‘1987년 체제’/오일만 논설위원

    지금 우리의 권력 구조는 너무도 기형적이다. 글로벌 시대의 격한 흐름과 21세기 문명사적 전환기에 적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승자 독식의 선거 구조는 여야 간 극한 대립을 내재화시켰고 우파와 좌파로 나뉜 사생결단의 정치문화는 공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파괴시켰다. 이런 귀결은 권력의 핵심인 대통령과 국회의 권력을 만드는 시스템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87년 체제’로 불리는 우리의 권력 구조는 1987년 6·10 민주항쟁에 백기를 든 ‘전두환 군사정권’과 야권의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세력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군부의 장기 집권 종식과 민주화 실현이란 화두로 1987년 10월 9차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유신 선포 이후 17년 동안 지속된 체육관 선거(간접선거)를 종식시키고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자는 직선제 개헌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지만 5년 단임제는 시간에 쫓기면서 당리당략으로 결정된 측면도 적지 않다.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원로 정치인들은 5년 단임으로 결정된 배경과 관련해 “장기 집권의 폐해를 막는다는 명분도 컸지만 정치권을 장악한 3김의 대권 야망이 짙게 배어 있었다”고 증언한다. 당시 정치 평론가들도 “3김과 군부 어느 일방의 독주를 막고 견제와 균형 속에서 5년간 대통령직을 나눠 갖자는 의도가 이심전심으로 통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87년 체제, 특히 5년 단임제는 나름대로 시대적 사명을 적절하게 수행했다. 더이상 장기 집권을 걱정하지 않게 됐고 여야 간 정권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대학교 교정에서는 매캐한 최루탄 가스를 맡지 않아도 되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독재 타도를 마음껏 외치는 자유도 얻었다. 적어도 87년 체제가 역사적 소명을 충실하게 이행한 것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87년 체제가 만들어 낸 권력 구조는 28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기저기서 삐끄덕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노후화 현상이 확연하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여야 대통령 후보가 소리 높여 대통령 4년 중임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우리의 경제 규모는 10배 이상 성장했고 21세기의 변화와 사고를 담기에는 너무도 낡은 그릇이 됐다. 무엇보다 5년 단임제의 치명적 약점은 레임덕 자체가 너무 빨리 온다는 점이다. 숱한 정권을 경험했던 고위 관료의 말을 들어 보자. “보통 정권이 초기 2~3년 정도 힘을 갖고 정책을 집행한다는 말도 이제는 통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가 그 정권의 판을 짜는 작업을 끝내는 순간부터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고 보면 됩니다.” 그는 국정이 5년 단위로 바뀌면서 국가의 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항변한다. 김대중 정부의 지식정보화 육성 정책은 물론 노무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동반성장 등 심혈을 기울였던 대표적 정책들은 뿌리도 내리기 전에 다음 정권에서 사라졌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만큼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했지만 지속성을 상실하면서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킨 꼴이다. 모든 국가 권력을 대통령 1인에게 집중시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더 무섭다. 군대와 경찰, 검찰, 국세청,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 모든 권력의 칼자루를 대통령 한 사람이 쥐고 있다. 외교, 안보, 국방과 더불어 경제, 복지, 민생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한과 책임을 대통령 1인에게 부여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허무는 일이다. ‘브레이크 없는 주행’처럼 위험천만하다. 국가 경영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분권형 통치체제 개헌이 필요한 이유다. 3김 정치의 폐해로 꼽히는 지역주의와 우파와 좌파의 구도 안에서 안주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정치권의 행태도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인구 편차를 2대1로 조정하는 선거구 개편 정도로는 별 효과가 없다.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정도의 ‘판갈이’ 없이는 백년하청일 것이다. 권력의 틀을 정하는 문제는 국정의 방향과 국민 개개인의 사고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다. 집권 세력 입장에서 실익도 없는 개헌 논의가 달갑지는 않겠지만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시대를 선도하는 권력의 틀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정치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oilman@seoul.co.kr
  • “문재인, 2002년 이회창과 판박이…다음 정권 잡을지 의문”

    “문재인, 2002년 이회창과 판박이…다음 정권 잡을지 의문”

    지난 3일 경남 창원에는 비가 내렸다. 눈송이도 섞여 있었다. 날씨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경남도청 2층의 집무실에서 기자를 맞는 홍준표 지사의 표정과 말이 이전보다 차분해 보였다. 재선된 지사의 여유일지도 모른다. 일단 인터뷰가 시작되자 홍 지사 특유의 ‘파이터’ 느낌이 되살아났다. 비와 눈은 이런저런 생각을 부른다. 홍 지사는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그 목표에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목표를 성취하는 방법을 놓고는 생각이 무척 많은 듯했다. 홍 지사와의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의 대담으로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도에서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예산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돈 많은 집 자녀에게 밥을 못 주겠다는 뜻인가. -두 가지 다 맞는다. 과연 무상급식이 옳은가? 무상급식은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의 문제다. 국가 재정 능력이 따라갈 수 있으면 전 국민을 무상급식해야 한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조항을 들어서 얘기하는데, 판례를 보면 급식은 의무 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 2010년 전교조에서 무상급식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학교 시설자금, 교원 처우 개선, 학력향상 프로그램 지원에 예산이 40% 이상 줄었다. 학교에 공부하러 가야지 밥먹으러 가나. 이런 파행적 예산 집행은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이어 계속 논란이 이어지는데. -한국 사회에서 거대한 힘을 가진 조직이 둘 있다. 하나가 민주노총이고, 또 하나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다. 두 조직은 집단적으로 저항하기 때문에 정치권도, 언론도 함부로 못할 만큼 강력하다. 내가 그 둘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진주의료원 노조는 민주노총의 핵심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민주노총 강성 귀족노조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무상급식은 전교조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일부 급진적이고 조직화된 집단이 겁이 난다고 해서 잘못된 정책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 →무상보육 정책은 어떻게 보나. -그것도 옳지 않은 정책이다. 요즘 일부 부유층에서 명품계가 유행하고 있다. 보육비 20만원을 모아서 한 사람한테 몰아주고, 그 사람이 그걸로 명품 가방을 사는 계다. 왜 명품계를 만드는 계층에도 돈을 주나. 차라리 그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얹어서 50만원씩 주는 게 낫지 않나. 그러면 정말 가난한 사람이 생계를 유지하면서 육아도 할 거 아닌가. 무상시리즈는 북한의 배급제도와 다를 바 없다. 일종의 사회주의다. 북유럽 국가가 보편적 복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소득과 담세율이 높고 빈부 격차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같은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는 보편적 복지가 어렵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결국 연금 총액의 이자율을 내리는 문제일 것이다. 개혁을 하지 않으면 재원 자체가 파산이 나니까 해야 한다. 4월까지 처리하기로 야당과 합의했는데, 4월에는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에 합의를 지키기가 정말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국가 백년대계이므로 끊임없이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야당도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으려면 욕먹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정치하는 분들이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눈치만 보니까 사회 문제가 풀리지 않고 혼란만 거듭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른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지지율도 비슷한가. -경남에도 박 대통령에 대해 실망하는 그룹이 늘었다. 측근 챙기기가 과도하다는 게 문제다. 국민들은 과도한 측근 정치를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정책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연말정산 문제도 그 법을 통과시킬 때는 부담 안 된다 했는데 나중에 봉급 생활자들이 엄청난 재정 부담을 안게 되니까 분노를 한 것이다. 대통령은 단임제이기 때문에 지지율에 신경 쓰지 말고 소신대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은 국회에서 의원들이 정부 정책을 밀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은 어떻게 생각하나. -박 대통령은 집권 초반기에 여의도 정치를 멀리한다고 하면서 2년 동안 굉장히 어려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여의도를 멀리했지만, 그에게는 당을 이끌어줄 이재오와 이상득이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는 당을 관리할 대통령의 사람이 없다. 그래서 소위 비주류가 당을 장악한 것이다. 과거에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떨어지거나 여의도 정치가 대통령을 배척하면 대통령은 반드시 사정카드를 꺼내 들었었는데, 지금은 사정카드가 통하지 않는다. 이미 국민들이 보복 사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도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없는 조직이 됐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 여의도와의 공조체제 강화라고 본다. 그래서 총리도 의원, 국무위원도 의원, 특보도 의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병기 실장은 검사 시절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에 파견됐을 때 2차장이었는데, 능력 있는 분이었다. 여의도 정치를 아는 분을 비서실장으로 앉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불가피한 조치였다. →정무특보 인선은 문제 없나. -우리나라 헌법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내각책임제 요소가 강하다. 국회 독립성을 강조할 거라면 헌법에다 의원이 장관 겸직을 못하도록 규정을 뒀어야 한다. 따라서 의원이 정무특보로 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각책임제 요소가 다 가미돼 있기 때문에 장관으로 가는 건 괜찮고, 정무특보로 가는 건 안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새누리당 김무성·유승민 체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나. -지금은 당보다 국회를 잘 이끌어야 하는데 선진화법 때문에 되는 게 없다. 다수결이 통하지 않는 국회가 됐기 때문에, 야당과 협력하고 야당을 잘 설득해서 정책을 통과시켜야 한다. 내가 원내대표, 당 대표를 했을 때에는 야당 설득이 안 되면 소위 날치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청관계는 어떻게 될까. -당·청은 한몸이다. 청와대를 비판하고 정책을 뒤집어 엎는다고 해서 당이 살아나는 게 아니다. 내년 총선이 있기 때문에 당·청이 한마음이 돼서 정책을 추진하고 협력관계로 가야 한다. 당은 일방적으로 청와대나 정부를 끌고 갈 능력도, 전문성도 없다. 행정부에 전문가들이 많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꼬집어서 고치고 가야 한다. 당이 정부를 밟는 모습으로는 당·청을 끌고 가기 어렵다. 서로 힘겨루기를 하면 내년 총선에서 같이 망한다. →연초에 2017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뭐가 그리 급했나. -출마 선언을 한 게 아니고, 천천히 준비하겠다는 얘기다. 김영삼, 김대중 두 분은 물론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10년 이상 준비했다. 나는 계파 없이 원내대표, 당 대표 다 했고, 도지사도 두 번이나 했다. 국가 경영의 꿈이 왜 없겠나. 기자들이 묻길래 3년이 남았으니까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당내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나는 정치할 때 라이벌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할 일만 한다. 내가 국민으로부터 인정 못 받으면 소용이 없다. →여권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줄곧 선호도 1위를 기록 중이다. -반 총장도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해야 한다. 우리는 10년을 집권했기 때문에 재집권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2017년 경선에서 후보들끼리 진짜 국민들 관심을 끄는 쟁투를 벌여야 한다. 혼전으로 몰고 가야 재집권의 길이 보인다. 그렇게 보면 반 총장이 들어와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옛날처럼 추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독주하는 듯하다. -친노(친노무현)는 한국 정치사의 마지막 이념집단이라고 본다. 보수 우파는 파벌성이 다 사라졌고, 사실상 소멸됐다고 봐야 한다. 친노 좌파의 중심인 문 대표가 다음에 정권을 잡을지는 의문스럽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의 대립 시대가 가고 있다. 국민들이 마지막 남은 이념 집단을, 노무현 노선을 또다시 선택할까. 지금 문 대표는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라고 보면 된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총재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7년 대통령’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래도 결국 대선에서 낙선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요즘 문 대표에게서 본다. 세 아들 부정사건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때 이 전 총재가 대안이 된 거였다. 현재 문 대표가 바로 그때의 이 전 총재라는 것이다. 2017년에 국민들이 노무현의 분신을 선택할지는 가 봐야 안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창원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美, 짝수 해마다 하원 전원·상원 3분의1 뽑아… 獨, 연방의원 598명 중 절반 비례대표로 선출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美, 짝수 해마다 하원 전원·상원 3분의1 뽑아… 獨, 연방의원 598명 중 절반 비례대표로 선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석패율제’는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을 비롯해 다양한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나라 대부분 의원내각제 국가다. 때문에 선관위가 제안한 개선안이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토양에 적합한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는다. 대통령제인 미국의 의회는 ‘상원’(임기 6년)과 ‘하원’(2년)으로 구성된다. 50개 주에서 다수 득표자 2명이 상원이 되며, 짝수 해에 정원의 3분의1을 새로 뽑는다. 하원 선거는 짝수 연도마다 435개 선거구에서 실시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참의원’(6년)과 ‘중의원’(4년)으로 의회가 구성된다. 참의원은 242명이며 지역구 146명, 비례대표 96명씩이다. 3년마다 의원 정수의 절반(121명)을 새로 선출한다. 지역구 의원은 47개 선거구별 다득표 순으로 1~5인을 뽑는다. 비례대표제는 유권자가 직접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방식인 ‘비구속명부식’을 채택하고 있다. 중의원은 모두 480명이다. 300개 선거구에서 지역구 300명을 뽑고,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나눠 정당 투표를 실시한 뒤 나머지 비례대표 180명을 뽑는다. ‘혼합형다수제’ 방식이다. 의원내각제인 독일은 정해진 임기가 없는 ‘연방상원’ 69명과 임기가 4년인 ‘연방의원’ 598명으로 의회가 구성된다. 연방상원은 주 총리, 주 장관 등 16개 주 정부에서 임명하는 인사가 맡는다. 지역별로 인구수에 따라 3~6개의 의석이 배정된다. 연방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지역구 후보와 선호 정당에 1표씩 투표하며, 299명은 단순다수제로, 나머지 299석은 정당별 비례대표로 채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국정의 책임성을 높일 내각제형 정부/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정의 책임성을 높일 내각제형 정부/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3개 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했다. 그중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명이다. 모두 임명되면 현 정부의 국무회의 구성원 20명 중 여당 의원이 국무총리와 부총리 둘을 포함해 6명이 된다. 인사청문회 부담을 감안했겠지만 내각제형 정부 형태의 시도로 볼 만하다. 국가는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시원적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인격체다. 그러기에 특정 정책 사안을 놓고 국가의 통치 권력을 분담 행사하는 국회와 정부, 법원 등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안 된다. 물론 시차적으로 국회의 입법이 선행되고 정부가 정책을 집행한 후 법원의 판결이 있을 경우 최종 확정되지만, 입법과 정책은 대체로 같은 방향이다. 그런데 국가의 각 기관은 가치관과 성향 등이 천차만별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 매사 만장일치 결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단일 의사를 만드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해 우리 헌법은 각 통치 기관의 의사형성 방법을 직접 규정하고 있다. 국회에 대해서는 헌법 제49조에 따라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다수결 원칙이 적용된다. 법률로 특별히 달리 정하려면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정부에 대해서는 헌법 제66조에서 대통령을 ‘수반’이라 함으로써 대통령의 결심이 정부의 최종 의사가 된다. 여기에서 정부의 공무원들은 상관의 합법적인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파생된다. 법원에 대해서는 헌법 제101조에서 대법원을 ‘최고’ 법원으로 명시함으로써 대법원 판결이 사법부의 최종 의사가 된다. 각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지만 개별 사안에 관해서는 상급 법원 판결에 기속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헌법 제113조에 따라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하므로 역시 다수결 원칙이 적용된다. 이처럼 각 기관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를 밟더라도 외부로는 하나만 표시돼야 한 인격체인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모든 국가 기관에 공식 의견을 발표하는 대변인을 두는 논거이기도 하다. 소송이 제기돼야 시비를 가리는 소극적 입장의 법원과 달리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선출된 권력이므로 공약 사항을 정책으로 실행해야 하는 적극적 입장에 있다. 정당의 이념에 따라 지향성 차이는 있지만 국회와 정부는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절대 권력을 독점했던 왕으로부터 입법권과 행정권을 차례로 찾아온 입헌군주제 국가 대부분이 의원내각제인 배경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도 제헌 헌법 초안에는 내각제였으나 막바지에 대통령제로 바뀌면서 대통령 권한에 속하는 중요 국책을 국무원에서 ‘의결’토록 하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막지 않은 것은 두 제도의 절충물이다. 여당 의원이 국회 과반수이면 국회와 정부의 의사를 하나로 만들기 쉽다. 그러나 대립형인 우리나라 대통령제하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늘 협조적이지는 않다. 더러 긴장 관계가 조성되는 이유는 5년 단임의 대통령과 4년의 연임 제한이 없는 국회의원 임기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당 의원이더라도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정부 비판을 서슴지 않고 심지어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기도 한다. 요즘 어딜 가나 대로변 목 좋은 곳에는 정당의 현수막이 경쟁하듯 걸려 있다. 이미 정부의 부처 이름이 거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됐다. 국정의 추동력이 정부로부터 정당 또는 국회로 사실상 넘어간 정치과잉 시대의 정부3.0 모습이다. 정부의 존재감이 급격히 줄어드는 오늘의 상황을 보면서 차라리 국무위원 모두를 여당 의원으로 구성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국가 의사의 단일화 및 책임행정 구현 측면에서는 장점이 많을 것 같다. 또한 대통령 재임 중 정부와 여당은 실질적 운명공동체가 돼 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대통령에게 당을 떠나라는 말도 사라질 것이다. 현행 헌법하에서도 가능하므로 의지만 있으면 된다. 그러면 정당도 내각제형 정부의 예비내각을 염두에 두고 분야별 전문가를 적극 찾아 공천할 것이다. 다만 ‘공직선거법’상 총선 전에 국무위원을 사임해야 하는 문제는 있으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운영의 묘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 “서울시장 위상, 대통령 다음으로 높아져”

    “서울시장 위상, 대통령 다음으로 높아져”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을 다룬 ‘서울정치학’ 분야 1호 박사가 탄생한다. 노주석(55) 서울신문 선임기자는 ‘서울정치학과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에 관한 연구’로 다음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변화한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과 리더십 문제를 실증적 방법으로 본격 연구한 것은 노 기자가 처음이다. 논문에는 조선시대 한성판윤부터 관선·민선 서울시장의 위상에 대한 역사적 연구, 관련 법·제도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 국제도시 간 비교 연구 등 다양한 방법론이 동원됐다. 특히 노 기자는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을 입증하기 위해 국회의원과 서울시의원, 공무원, 기자 등 총 3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분석까지 수행했다. 조사 결과 서울시장의 위상이 대통령에 이어 선출직 ‘빅2’로 꼽을 만하다는 응답은 82.7%, 국무총리를 능가한다는 답은 72.5%로 나왔다.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후보로 거론할 만하다는 응답은 84.7%로 압도적이었다. 논문에서는 박원순 시장 등 역대 시장들의 리더십 특성도 분석했다. 더불어 “서울시장 공천 및 선출을 축으로 한 미래 대통령 육성 방안이 마련되면 훈련된 대통령 후보의 등장이 가능해져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며 정치 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노 기자는 29일 “기존 정치학은 너무나 중앙지향적이기 때문에 서울 정치를 설명하기에는 부적합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앞으로 꾸준히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 기자는 올 3월부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서울정치학을 강의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힐러리가 대통령 되면 남편 클린턴의 호칭은 무엇?

    힐러리가 대통령 되면 남편 클린턴의 호칭은 무엇?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남편 빌 클린턴은 어떤 호칭으로 불리게 될까?최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레이첼 레이가 진행하는 CBS 방송사의 요리 토크쇼에 출연해 이에대한 의견을 밝혀 화제에 올랐다. 그간 국내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클린턴'으로 통칭되는 두 사람의 호칭 때문에 헷갈려 하는 사람이 있을만큼 이에대한 '교통정리'는 미국에서도 중요한 모양이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유력시 되면서 호사가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만약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 내년에 열리는 차기 미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 최초의 부부 대통령도 현실화되는 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랜 대통령제를 자랑해 온 미국에서 아직 여성 대통령의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의 남편을 부르는 호칭도 마땅치 않은 것이 문제. 보통 영부인의 경우 미국에서는 ‘퍼스트 레이디'(First lady)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에 맞춰 '퍼스트 맨'(First man)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마뜩잖다. 더 큰 문제는 잘 알려진대로 빌 클린턴이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으로 지금도 그는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라는 호칭으로 자주 불린다. 결과적으로 '프레지던트 클린턴' 이라고 누군가 부른다면 부부가 모두 "나 불렀어?" 하며 돌아볼 수도 있는 것. 이에대해 빌 클린턴은 "(뭐라고 불릴지) 잘 모르겠다" 면서도 "만약 부인이 당선돼 대통령이 된다면 아담(Adam)이라 불릴 수도 있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현지언론에서는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사용하는 '퍼스트 젠틀맨'(First gentleman) 혹은 '퍼스트 맨'(First man)도 언급하고 있으나 힐러리의 뜻에 달려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사실 빌 클린턴의 호칭 언급은 지난 2007년에도 있었다. 당시 인기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한 빌 클린턴은 이에대해 "'퍼스트 래디'라고 하면 될 것 같다"고 답한 바 있다. ‘래디'(laddie)란 스코틀랜드에서 많이 쓰는 젊은이를 뜻하는 말로 클린턴은 "퍼스트 레이디에 가장 가까운 말이 퍼스트 래디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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