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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골검사에서 대통령 된 尹…비상계엄으로 파면까지

    강골검사에서 대통령 된 尹…비상계엄으로 파면까지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정치권에 파격적으로 입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지 1060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파면된 역대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강골 검사’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대통령까지 올랐던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과 강경 대치로 일관하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자충수를 두며 몰락했다. 윤 대통령은 1960년 12월 18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현 삼선동)에서 고 윤기중 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최성자 전 이화여대 교수 사이에서 태어났다. 1남 1녀 중 장남이다. 엄격했던 부친에게 윤 대통령은 경제학과 자유주의 사상을 교육받았다. 사상적 근간으로 언급한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도 부친이 대학 시절 선물한 책이다. 유년 시절 경제학자를 꿈꿨던 윤 대통령은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부친의 권유로 1979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고, 9수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검사 생활하며 처음 주목을 받았던 때는 2013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으면서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수사 문제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 등 윗선과 충돌했고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이때 나온 말이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였고, 국민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듬해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로 좌천됐지만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맡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 2019년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며 승승장구했으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며 정권과 충돌하고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일로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린 윤 대통령은 단숨에 야권 1위 후보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은 2021년 6월 29일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며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를 내걸었다. 이후 254일 만에 열린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73% 포인트 차로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 해결을 강조했고, 청와대를 민간에 개방하고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는 등 ‘제왕적 대통령제’와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집권 초기에는 탈원전 정책, 보편복지, 확장 재정 등 문재인 정부 기조를 뒤집으며 시장경제 복원에 중점을 둔 정책을 선보였다. 이후 ‘워싱턴선언’, ‘캠프데이비드 선언’ 등으로 한미동맹 강화는 물론 한미일 3국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다만 임기 내내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명품백 수수 사건’, ‘한남동 라인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고, 민심은 등돌렸다. 지난해 11월 임기 반환점을 앞둔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는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김 여사도) 자기를 의도적으로 악마화하고 (의혹을) 침소봉대하는 부분에 억울함도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4월 총선 참패는 윤석열 정부의 몰락 전조였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는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했다. ‘정권심판론’을 주장한 야권은 192석을 확보한 데 반해 여당에서는 개헌저지선 100석을 겨우 넘긴 108석을 얻은 데 그쳤다. 이후 김 여사 문제 등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불화가 일며 당내 지지 기반을 잃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4(연금·의료·교육·노동)+1(저출생)’ 개혁이라는 카드를 내세우며 “저항이 있더라도 완수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으나 여소야대의 한계와 일방적 추진으로 힘을 받지 못했다. 야당과 협치도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윤 대통령은 임기 동안 ‘김건희 특검법’ 등 총 25건의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고,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은 29명이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사건’과 ‘채상병 순직 사건’은 윤석열 정부에 직격타였다. ‘바이든 날리면’ 사건으로 곤혹스러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부터 정치권에서 불거지기 시작한 ‘명태균 게이트’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불렀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며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라고 했던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조명되면서 질타를 받았다. 결국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최악의 수를 뒀다. 명목은 ‘자유대한민국 수호’와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이었지만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는 등 민심을 완전히 잃었다. 155분 만에 국회의 요구로 계엄은 멈추었으나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계엄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당당했다. 지난해 12월 12일 담화에서는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멈추도록 경고”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됐다.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후에는 지지층을 ‘애국 시민’이라 칭하며 결집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 갈등은 극심해졌고, ‘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일기도 했다. 지난 7일 법원은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고 윤 대통령은 석방됐다.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 심판 최후진술에서 “개헌과 정치 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겠다”라고 밝힌 만큼 직무 복귀를 꿈꿨으나 이변은 없었다. 헌재에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받은 윤 대통령은 짧은 정치 인생을 마감하고 대통령의 자리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 韓 ‘계엄 위법성·내란’ 판단 안 한 헌재… 尹 탄핵심판 향방 안갯속

    韓 ‘계엄 위법성·내란’ 판단 안 한 헌재… 尹 탄핵심판 향방 안갯속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적법성 등尹심판과 연관된 쟁점 결론 안 내려40쪽 결정문 중 계엄은 1쪽에 그쳐공동 국정 운영·재판관 미임명 등韓 파면 정당화 사유로 보지 않아 헌법재판소는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해선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계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비롯해 수사기록 증거 채택, 내란죄 철회 논란 등 쟁점에 관한 헌재의 판단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한 대행을 탄핵소추하면서 사유로 든 건 ▲12·3 비상계엄 선포 묵인·방조 ▲헌법재판관 3인 미임명 ▲‘김건희·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 건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공동 국정운영 ▲내란 상설특검 임명절차 회피 등 5가지다. 이 중 ‘비상계엄 선포 묵인·방조’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와도 맞닿아 있어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특히 주목받았다. 하지만 헌재는 비상계엄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을 하지 않은 채 계엄 선포 전후 한 대행의 ‘행위’에만 초점을 맞췄다. 헌재는 한 대행이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미리 알았거나 계엄 선포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한 대행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위법인지, 선포 전 국무회의가 실체를 갖춘 적법한 회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특히 총 40쪽의 한 대행 결정문에서 계엄 선포에 대한 판단은 1쪽만 할애하는 데 그쳤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의 성격이 어떻든 한 대행이 선포 계획을 미리 알지 못해 공모 행위가 없었고 이후 찬성하지 않아 묵인·방조 행위가 없었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헌재는 ‘내란죄 철회’ 논란에 대한 판단도 명시하지 않았다. 한 대행 사건은 윤 대통령과 유사하게 국회 측이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여부를 따지지 않겠다고 중간에 철회해 절차적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 측에서 주장하는 여타 절차적 쟁점에 관한 내용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작성한 수사기록이 얼마나 인정됐는지 등도 한 대행 사건 결정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아울러 헌재는 한 대행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 건의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을 조장·방치했다고 볼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한 전 대표와의 ‘공동 국정 운영 체제’ 설립 시도와 관련해서도 “(한 대행이) 행정부와 입법부 간 ‘독립성의 원리’에 의해 이뤄지는 대통령제 정부 형태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내란 상설 특검 후보자 추천 지연에 대해선 “후보자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정이 엿보인다”며 위헌·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계선 재판관은 한 대행이 후보자 추천을 제때 의뢰하지 않아 ‘수사권 논란’이 해결되지 않는 등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3인 미임명에 대해서는 재판관 4인(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이 위헌·위법에 해당하지만 파면 사유는 안 된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한 대행이 ‘여야의 합의를 전제로 재판관을 임명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임명 거부 의사를 미리 밝혔고, 헌법상 의무를 위반했다”면서도 “헌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반면 김복형 재판관은 “대통령(권한대행 포함)에게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의무가 있더라도 국회가 선출한 ‘즉시’ 임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 “중도보수 안방 내주고, 강경보수에 휘둘리는 건 바보짓”[박성원의 직설대담]

    “중도보수 안방 내주고, 강경보수에 휘둘리는 건 바보짓”[박성원의 직설대담]

    尹·이재명, 국민에 승복 천명을다음 주자, 3년 임기로 개혁 집중尹·黨 일체론은 정치적 자해행위변화 몸부림은 경선룰과 후보로尹 출당은 무슨… 백지서 새출발‘혁신 성장’ 뼈깎는 구조조정해야저는 중도서 李 이길 자신 있어朴 전 대통령과 오해 풀고 싶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마지막 선고 일정만 남겨 놓고 있다.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는 또 한번 엄청난 소용돌이를 겪을 것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뒤 강성 보수층의 비난에도 일관되게 ‘보수 혁신’의 목소리를 내온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잇단 ‘중도보수’ 발언과 관련해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의 안방에 와서 다 들고 가는데 대문 활짝 열어 놓고 밖에 나가 맨날 시위나 하면서 강경보수에 휘둘리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도와주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저는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 왔다. 계엄 포고령이나 군경을 동원하는 거 전부 헌법 위반이라고 생각했다.” -야당에서는 “그러한 윤 대통령을 탄생시킨 여당, 국민의힘은 더이상 집권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윤 대통령 개인이 잘못 판단한 것을 갖고 보수 전체, 국민의힘 전체의 책임이라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 줄탄핵을 하고, 예산을 멋대로 삭감 통과시키고, 도저히 통과시키지 못할 법안들을 무더기로 통과시켜서 거부권을 행사하게 만드는 야당은 잘했나.” -헌재 선고가 난 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은 무엇일는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승복하겠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국민 앞에 분명하게 천명해야 한다. 나라가 이렇게 두 쪽이 나는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치유, 통합의 노력을 하지 않고 거리에서 자꾸 선동하는 건 잘못이다.” -만약 탄핵이 기각된다면 윤 대통령에게 조언하고픈 말은. “탄핵이 기각돼도 정상적으로 남은 임기를 다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최후진술에서 헌법개정을 하고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개헌과 임기 단축 일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을 어떻게 통합시켜 나가겠다, 그런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는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1987년 이후로는 조직적이고 기획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의 불신은 증거가 없다는 것만으로 해소될 차원이 아닌 것 같다. 과할 정도로 선거 관리를 투명하고 엄격하게 하고 선관위 자녀 채용 특혜 등 비리도 철저히 개혁하고 감시 견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여야의 잠재적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개헌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성사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만일 탄핵이 기각된다면 여야 정치권이 개헌에 합의해서 대통령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을 한다면 대선 후보들이 불가피하게 개헌 약속들을 할 것이다. 4년 중임제로 하되 다음 대통령은 3년 임기 동안 헌법개정과 꼭 필요한 개혁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4년 중임제 개헌을 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극복될까. “5년 단임제냐 4년 중임제냐 여부보다 대통령의 인사권, 사면권을 감시·견제받게 하고 제왕적 국회의 입법과 예산을 다수당이 독재로 밀어붙이는 권한 남용을 못 하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양극단의 사생결단식 대결을 야기하는 소선거구제도 개혁해야 한다.” -요즘 거리의 숫자로만 보면 탄핵 반대 집회가 더 많아 보이는데 여론조사에서는 탄핵 찬성과 정권교체론이 더 많이 나온다. “여론조사를 더 믿어야 한다. 보수 결집은 최대치에 이르렀다. 이 상태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경우 우리는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뛸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과 공동운명체, 한 몸이 돼 가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건 정치적 자해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도층에서 탄핵 찬성, 정권 교체 지지 여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지. “중도층은 계엄이 헌법위반이다, 잘못됐다, 윤 대통령은 파면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 국민의힘이 여기에 눈을 감고 강경 보수층만 좇아서 탄핵에 반대한다, 계엄이 뭐가 잘못됐냐고 하거나 우리가 똘똘 뭉쳐 조기 대선을 치러도 이길 수 있다고 한다면 위험한 시그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이나 ‘잘사니즘’을 놓고 말과 행동의 불일치 논란도 많다. 그 효과를 어떻게 보나.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이 대표는 말의 신뢰감이 약하고 경제·안보 정책이 불안하다는 여론이 중도층에서 강하다. 하지만 우클릭이다, 중도보수다 이러면서 온갖 세금 다 깎아 주겠다 하고 경제성장 강조하고 기업인들 만나고 이러면서 중도층 일부가 분명 흔들리는 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 잘하고 있나. “이 대표가 중도보수에까지 야금야금 다 들어와서, 남의 안방에 와서 다 들고 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냥 대문 활짝 열어 놓고 밖에 나가 맨날 시위나 하고 있다. 강경보수에 휘둘리고 국민 눈에는 더 극우화되는 이런 상태로 우리가 만일 조기 대선을 맞게 되면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나. 이건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도와주는 것, 바보 같은 짓이다.” -탄핵 반대에만 전력투구하다가는 야당의 ‘탄핵심판론’ 프레임에 갇혀 버릴 수 있다는 건가. “20~25일 사이에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는 후보가 누가 되느냐로 결정될 것이다. 이 짧은 기간에 정책을, 말을 갑자기 어떻게 바꾸겠나. 우리의 각오와 변화를 보여 주는 방법은 경선룰을 어떻게 해 갖고 어떤 후보를 뽑느냐 하는 게 유일한 카드다. 특히 중도층 입장에선 탄핵 이후 우리가 완전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기려고 몸부림을 치는구나 하는 시그널을 보내는 방법이 경선룰과 후보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앞으로 어떤 관계로 가야 할까. “무슨 제명, 출당 그런 거 해 봐야 우리가 배출했던 대통령이다. 다만 2016년 탄핵 사태 이후 우리가, 보수가 진짜 혁신하고 개혁하고 변했어야 하는데 용병을 데려와 후보로 만들어서 쉽게 이기려 했던 게으름과 안이함 이런 게 우리한테 있었다. 우리의 정치철학과 정책, 기본적 도덕성 이런 것을 진짜 깨부수고 바로 세우는, 백지 상태에서 새출발하는 각오로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경제다. 지금 우리 경제는 단기적 위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다. 경제를 살린다는 게 이재명 대표처럼, 무슨 도깨비방망이같이 하늘에서 엔비디아가 뚝 떨어지면 되는 게 아니다. 굉장히 힘든 혁신성장을 해야 하는 거다. 교육, 노동, 복지 세 축의 개혁을 해서 인재를 키우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되 뒤처진 사람들한테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해 주는 걸로 바꿔 나가야 한다.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가 다시 성장하는 쪽으로 반등을 하면 일자리 문제도 해결되고 저출산 문제나 양극화 문제도 해결의 길이 열린다. 이를 위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런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만일 탄핵이 인용돼 2개월 안에 대선이 치러질 경우 유 전 의원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는 이유나 근거는 무엇인가. “다른 어떤 후보보다 중도에서 이재명을 이길 자신이 있다. 또 저는 여의도에 많은 율사 출신이 아니라 평생 경제와 안보, 이 두 가지에 집중해서 제 자신을 준비해 온 사람이다. 이재명 대표에 비해, 또 명태균 사건을 포함해 도덕적으로나 사법적 혐의가 없이 깨끗한 정치를 해 왔다. 중도의 사람들은 제발 이제 좀 멀쩡한, 정상적인 사람이 국가지도자가 되는 걸 원한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중도층이 중요하다는데, 중도 소구력이 높다는 유 전 의원이 아직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도층만 따로 놓고 보면 제가 제일 낫다는 생각을 하는데, 보수에서는 제가 박 전 대통령과의 불화 이후 보수층 지지가 약한 것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이재명을 이기고 싶다 할 때 누구를 내세워야 이기겠느냐, 그러면 저는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이 전략적인 생각을 하시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당내에선 아직도 유 전 의원을 ‘배신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언젠가 만나서 그동안 쌓인 오해나 이런 걸 풀고 싶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가져왔다. 정치적 일정과 관계없이 저도 나이를 먹어 가고 박 전 대통령도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다.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겪었던 고초나 그런 부분을 위로해드리고 싶고, 저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거나 조금 잘못 알고 계신 부분도 가능하다면 좀 바로잡고 싶다.” ■유승민 전 의원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에 발탁된 뒤 17, 18,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과 당 정책조정위원장, 최고위원,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경제·안보통이다.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 바른정당을 창당해 2017년 5월 대선에 도전해 6.76%를 득표했다.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지낸 뒤 2020년 총선 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복귀했다.
  • [황수정 칼럼] 탄핵 설거지할 지도자 보이는가

    [황수정 칼럼] 탄핵 설거지할 지도자 보이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 생중계 방송에서 공개 수모를 당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트럼프와 설전할 수 있는 배포의 지도자가 우리한테는 있나, 없나. 100년쯤 뒤 21세기를 상징할 장면은 무엇일까.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설전이 들어갈 것이다. 또 있다. 트럼프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막내동생처럼 한쪽 팔로 끌어안은 모습,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눈을 내리깔고 악수하는 모습. 80년간 익숙했던 경제·안보의 세계질서가 힘의 논리로 깨진 장면들이다. 두 시퀀스는 두고두고 21세기 초반을 복기해 줄 것이다. 눈 뜨고도 코를 베일 변혁의 시대에 우리는 혼수상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며칠 뒤면 나온다.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미망을 못 버린다.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스스로 하야를 선언한다면. 구속 취소 결정을 받고 윤 대통령은 불끈 쥔 주먹을 들었다. 저러다 어퍼컷까지 날릴까 아슬아슬했다. 그런 사람이 명예를 택할 대반전은 기대난망이다. 죽은 나무에서 봄꽃이 피는 일이다. 대통령제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대통령 4명이 하원에서 탄핵소추됐다. 앤드루 존슨,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다. 이들 누구도 최종 탄핵되지는 않았다. 존슨, 클린턴, 트럼프는 모두 상원에서 부결됐다. 미 합중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선례만은 피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의 소산이었다. 닉슨만은 하야했다. 위증, 사법 방해로 1년 8개월간 여론은 악화일로. 상원의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커지자 깨끗이 사임했다. 닉슨은 스스로 죽어서 다시 살았다. 토머스 제퍼슨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정치 원로. 폴 존슨은 역저 ‘미국인의 역사’에서 살뜰한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의 학습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8년 만에 복습하는 탄핵에 정치도 국민도 뻔뻔해졌다. 더 노골적으로 찬탄, 반탄을 선동하고 줄을 선다. 많은 것들은 그때의 데자뷔다. 문제는 우리 안팎의 정세는 8년 전과 천지차이라는 사실이다. 그때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무차별 경제보복을 퍼부었다. 한한령이 난폭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보호무역 조치들을 밀어붙였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했다. 그 정도였다. 그래도 건국 이래 초유의 위기라며 기막혀했다. 지금은 미국의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라고 도발한다. 핵을 반납하고도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가 되레 반성문을 쓴다. 변질된 힘의 질서를 보면서 중국이 웃고 있다. 세계 석학들은 3차 대전이 내일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자유무역 무대는 대단원의 막을 거의 내렸다.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트럼프의 밥상에 올려놓기 직전이다. 탄핵 여부와 별개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을 잃었다. 탄핵 이후는 누가 수습할 수 있나. 환란급 위기를 설거지할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영웅을 찾자는 말이 아니다.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는 ‘대통령감’인가 아닌가. 헨리 키신저는 2차 대전 이후 재편된 질서 속에서 리더십이 탁월했던 정치 리더들을 간추렸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직접 수행하며 수십년 겪은 세계적 지도자들의 면모를 저술로 남겼다. 키신저는 “계산기를 두드려 볼 여유가 없는 격변기에는 직관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전략적 리더십은 줄타기 곡예 같은 것. 너무 소심해도 너무 대범해도 줄에서 떨어진다. 지도자의 순간적 판단이 국가 좌표를 수십년 정체시킨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반도체산업이 발아한 1960년대 초. 소련이 스파이를 풀어 기술 도둑질을 하지 않고 경쟁 대열에 어떻게든 합류했다면. 베끼지 않고 경쟁했다면 지금의 반도체 판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말하게 된다. 이 대표는 8년 전 그때도 조기대선 후보였다. 그의 직관력은 얼마나 튼튼해졌을까. ‘좌우 좌표’를 어디쯤 찍어 트럼프의 전방위 발작에 대응하려 할까. 그때 이 대표는 중국 방송에까지 나가서 “대통령이 되면 사드 철회”를 약속했다. 밑도 끝도 없이 나는 왜 그 해프닝이 생각날까. 황수정 논설실장
  • [서울 on] ‘그날’은 어떤 날로 남을 것인가

    [서울 on] ‘그날’은 어떤 날로 남을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심판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계엄군이 국회를 봉쇄하지도,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하지도, 정치인을 체포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보낸 것은 영장 없이 서버를 압수수색하거나 직원을 체포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선거 시스템 전반을 살펴보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야당의 줄탄핵, 예산 삭감, 입법 독주를 경고하고자 계엄을 선포했고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자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이 12·3 비상계엄의 전모라고 윤 대통령은 항변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주장에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만 남았다.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엄이 헌법상 기본권 보호, 삼권분립의 원칙을 제한하는 조치이기에 선포 요건을 엄격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은 채 줄탄핵, 예산 삭감, 입법 독주를 통해 국정을 마비시키는 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간주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의 이러한 판단을 인정할지 안 할지는 차치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의 누군가가 비상대권의 개념을 확장시켜 남용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여야 대립을 확대해석하고, 계엄을 선포해 야당의 합리적 견제마저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1987년 민주화 이후 정착된 대통령상(像)이 변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부 독재를 경험한 한국 사회는 대통령에게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입법부·사법부와 균형을 이루고 야당과 대화 및 타협을 통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로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국가적 위기 여부를 판단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비상대권을 행사하는 ‘결단하는 주권자’의 모습이 부각됐다. 따라서 헌재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정당한 통치행위였다고 인정하면 국민을 ‘영도’하기 위해선 비상조치도 마다하지 않는 지도자가 바람직한 대통령상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12월 3일을 어떤 날로 평가할지는 헌법재판소의 몫이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윤 대통령이 복귀한다면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공약했듯 임기 단축 개헌과 정치 개혁을 추진하며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민주적 대통령제의 균열을 치유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 파면되더라도 헌재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지지자들을 향해 승복을 설득함으로써 헌정 질서 유지에 마지막 정치적 자산을 쏟아야 한다. 이후 여당과 야당은 비상계엄으로 드러난 현행 대통령제의 구조적 모순을 개혁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박기석 사회부 기자
  • [서울광장] 탄핵심판 후 尹·李에 관한 발칙한 상상

    [서울광장] 탄핵심판 후 尹·李에 관한 발칙한 상상

    “국민 여러분. 오늘 헌법재판소가 내려 주신 탄핵 기각 결정은 누구의 승리도, 누구의 패배도 아닙니다. 오직 이 나라 헌정을 파국이 아니라 정상적인 정치로 복원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누구도 원치 않는 적대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청산하고 헌법의 아버지들이 꿈꿨던 대화·타협의 의회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개헌에 즉시 착수할 것을 여야 정치권에 정중히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이 나올 경우 윤 대통령이 이와 같은 대국민 담화를 내놓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실제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겠다”고 했었다. “잔여 임기에 연연해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했다. 실제 과도한 대통령 권력과 의회의 권한남용이 빚어낸 계엄과 국회 폭주라는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와 극한 대결로 상징돼 온 87년 체제 청산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또한 대통령 스스로가 어떠한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위한 마중물 역할에만 충실하다면 탄핵 기각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까지 끌어안는 국민통합의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 지방분권화 등 개헌의 큰 방향에 대해선 이미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면 시행 시기는 복수의 선택지가 가능할 것이다. 반대로 탄핵심판이 인용으로 결정 나고 60일 안에 대선을 치르게 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때 정국의 ‘키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될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내란 극복이 먼저”라며 개헌에 소극적 입장이었다. 대선 공약으로 ‘임기 중 개헌’을 내놓는다 해도 과거 대통령들이 그랬듯 이 대표 스스로도 진짜 할 거라고 믿지 못할 것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내놓는다면 어떠할까. “국민 여러분. 이제 이 나라를 짓눌렀던 계엄의 공포는 종식됐고,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헌정질서가 작동하는 민주국가의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면 대선을 통해 주권자의 뜻에 따른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저에게 주어져 있는 각종 사법절차와 관련한 결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비록 정치검찰이 제게 이러저러한 혐의들을 씌워 기소했지만,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재판을 회피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겠습니다. 선거법 재판도, 사법리스크가 국민의 선택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신속·공정하게 결론을 내 주실 것을 사법부에 요청드립니다. 만일 제가 당선되더라도 권력을 방패 삼거나 (대통령의 재직 중 형사소추 금지를 규정한) 헌법 84조를 빌미 삼아 진행 중인 재판을 중단시키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대표가 이처럼 사법질서 준수를 선언한다면 거리를 메웠던 탄핵 반대 세력의 분노와 반발도 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무법자 낙인찍기에 의해 형성됐던 ‘이재명 포비아’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는 26일로 잡혀 있다. 여기서 1심처럼 의원직 상실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 대표는 이 밖에도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리한 환경에서도 30% 초중반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는 그에게 헌법수호와 법치주의 구현의 최고책임을 맡길 수 있느냐 하는 중도층 유권자들의 법감정도 작용하고 있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방식을 전격 수용해 후보 단일화 경선과 본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최대 리스크를 ‘담대한 승부수’로 바꿔 낸다면 대선판은 물론 우리 정치도 원칙과 상식이 지배하는 세계로 급속한 진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 [서울광장] 지방분권형 개헌의 성공 조건

    [서울광장] 지방분권형 개헌의 성공 조건

    12·3 비상계엄 이후 개헌론이 재부상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4년 중임제, 책임총리제, 지방분권형 개헌 등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개헌 논의의 주체 변화이다. 기존 중앙 정치인 중심의 개헌 논의에 자치단체장들이 가세하면서 논의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4일 시도지사협의회는 기초단체장협의회, 기초의회 의장협의회와 함께 헌법 전문에 우리나라를 ‘지방분권 국가’로 명시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양원제 도입, 지방정부 권한 강화 등을 담은 자체 개헌안을 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자체 개헌안을 낸 이후 두 번째다. 지자체가 정부 정책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데서 벗어나, 주민 삶의 틀을 능동적으로 재구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지난 7일 시도지사협의회가 주최한 지방분권형 개헌 토론회는 아쉬움을 남겼다. 17명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협의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만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은 한 명도 없었다. 여당 소속의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략적 개헌론’이라는 비판도 했다. 정파를 떠나 단체장들의 이해관계가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개헌 논의는 번번이 무산됐다.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도 개헌안을 냈으나 정치적 반목과 불신 속에 좌초됐다. 이번 개헌론도 논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내란 종식과 국정 혼란 수습이 우선’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중앙 정치권 중심의 개헌 논의에 지방이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정치개혁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권력 주체 간 이해 다툼이 치열해질수록 지방은 오히려 입법부의 횡포를 견제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2006년 도입된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했지만 국회는 강행했다. 민선 자치 30주년을 맞이했으나 중앙정치 중심의 입법이 민심과 괴리되면서 지방자치는 여전히 자리를 못 잡고 있다. 만약 자치단체장도 중앙 정치인처럼 개헌을 권력 쟁취 수단으로 삼는다면 분권형 개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분권형 개헌은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국민 중심형’일 때 속도를 낼 수 있다. 87년 직선제 개헌은 1000만명의 서명이 밑거름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계엄 사유가 아닌데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일상이 멈춰지는 공포를 경험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분권형 개헌은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이 아닌 내 삶에 어떤 도움을 줄지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지방분권이 비수도권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지, 재정자립도는 높일 수 있는지 등 실질적인 변화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개헌은 우리 사회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개헌하더라도 정치 풍토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개헌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국회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법을 제때 보완하지 않아 ‘입법 공백’을 초래하면서도 지자체의 주민 생활에 필요한 조례 제정은 통제한다. 대통령의 형식적인 법 준수도 문제다. 헌법상 국무위원 제청권은 총리에게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1969년 미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달 탐사에 성공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었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충격 이후 항공우주국(NASA)을 만들고 10차례 아폴로 발사를 시도하는 등 끈기 있게 달 탐사에 도전한 결과였다. 분권형 개헌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일지라도 장기적인 관심에서 꾸준히 추진해야 해낼 수 있다. 지방분권형 개헌은 더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국민과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앙정부의 통치수단으로 전락한 지방자치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로 구현할 필수 요건이다. 지방분권을 원한다면 주민이 권리를 주장하며 정치 참여를 확대할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정보 비대칭성과 정치 불신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분권형 개헌이 특정 정치세력을 위한 권력 도구가 아닌 국민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반영할 때, 진정한 주권재민을 실현할 것이다. 박현갑 논설위원
  • “기로에 선 헌재… 절차적 공정성 논란으로 신뢰 위기 초래” [최광숙의 Inside]

    “기로에 선 헌재… 절차적 공정성 논란으로 신뢰 위기 초래” [최광숙의 Inside]

    수명 다한 87년 체제 잦은 여소야대는 5년 단임 폐해대통령·국회 대립하고 국정 정체대선·총선 같이 치르면 문제 해결 중간평가는 지방선거로 대체해야헌재 왜 공격받나선관위 감사 위헌 결정은 편향적청렴의무 등 신뢰성 고려했어야대통령 탄핵심판 신속성만 중시헌재가 ‘신뢰의 위기’ 자초한 꼴헌법해석 정치적 논쟁재판관, 법률학자로 확대 필요독일, 특정 성향 강하면 임명 불가정치인이 헌법·헌재 정치 도구화헌재의 논거, 설득력·공감 얻어야목소리 커진 개헌론내각제는 타협의 정치서만 작동대통령제보다 더 큰 부작용 우려 한국은 극도의 적대적 정치 문화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불가피헌법과 헌법재판소가 요즘같이 국민적 관심사가 된 적은 일찍이 없었다. 계엄·탄핵 국면을 맞아 개헌 논의가 분출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헌재의 신뢰성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헌재는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정치적 위력을 떨치고 있는 현실과는 정반대로 위기에 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혼란상을 헌법 정신으로 볼 때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할까. 헌법학 권위자인 양건 전 감사원장은 지난 5일 서울신문과 만나 “헌재가 이번 탄핵심판에서 절차의 공정성과 결정의 설득력을 보여 주지 못하면 추후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나든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했다. 헌재 결정이 설득력을 보여 주지 못한 사례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위헌으로 결정한 것을 들었다. -헌법학자로서 계엄과 탄핵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87년 헌정 이래 성공한 대통령은 없었다. 누적된 적대 정치 폐해의 민낯이 이번에 드러났다.” ●87 체제 키워드는 5년 단임제·헌재 신설 -이런 사태의 근본 원인이 ‘87년 체제’라는 주장이 많다. “87년 체제의 키워드는 ‘대통령 5년 단임제’와 ‘헌법재판소 신설’이다. 12·3사태는 이 둘과 모두 관련돼 있다. 5년 단임제로 의원 임기와의 불일치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이 빈발하면서 대통령과 국회가 대립하고 이로 인한 국정 정체 현상이 벌어졌다. 또 정치권력의 갈등과 자체적 해결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치적 분쟁이 헌재로 이전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화됐다. 이 현상은 다시 ‘사법의 정치·정략화’ 현상을 초래했다.” -탄핵 찬반 여론이 극단으로 대립하고 있다.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후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헌재의 권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헌재 재판관의 신뢰성과 재판 절차의 공정성, 결정의 설득력이 관건이다. 하지만 요즘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보면 재판의 신속성만 일방적으로 중시하고 절차적 공정성은 소홀히 하는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여론이 둘로 더 확연히 갈라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 절차가 문제가 되면 ‘절차의 문제’가 ‘결정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절차의 중요성이 중요한 이유다. 미국 법심리학자인 톰 타일러의 경험적 연구 결과 법 집행당국 결정의 정당성을 좌우하는 것은 재판 결과보다 절차적 공정성이 얼마나 보장되는가가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례 없이 헌재를 공격하는 이들도 있다. 헌재의 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헌재는 재판 절차의 공정성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런 고려가 부족해 보인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면 헌재의 결정 이후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금 헌재는 신뢰와 불신의 기로에 서 있다.” -헌재 결정의 설득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최근 헌재는 감사원의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과 관련, 감사원은 그런 권한이 없으니 위헌이라고 했다. 이 결정은 설득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 결정 이유가 편향되고 빈약해 보인다.” ●‘선관위 감사 위헌’ 결정, 설득력 떨어져 -헌재의 논거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중요 쟁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 제외 기관을 국회, 법원, 헌재 세 기관으로 규정(감사원법 24조 3항)한 부분이다. 헌재는 이를 ‘열거’ 규정이 아니라 ‘예시’ 규정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선관위도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그럼 그것이 예시 규정이라는 근거를 대야 하는데, 예시가 아니라 열거라고 볼 수 있는 감사원법 개정 당시의 국회심의 과정, 이른바 입법사를 무시했다. 핵심 쟁점에 대한 결정 논거가 빈약하고 편향적이다.” -감사원의 선관위 감사 문제가 이전에도 논란이 있었다는 건데, 당시 결론은. “1995년 감사원법 개정 당시 이시윤 감사원장은 선관위의 사무 성격은 본질적으로 행정작용이기 때문에 직무감찰 제외 대상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후 선관위를 직무감찰 제외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개정안 시도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예시’가 아니라 ‘열거’라는 유력한 근거인데도 헌재는 이런 입법 과정을 도외시했다. 편향적 결정이다.” -선관위에 관한 헌재의 결정이 편향적이라고 했는데. “헌재는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 기관이라는 점과 선관위의 독립성만 강조했다. 선관위의 독립성도 중요하지만 선거관리가 온전하려면 청렴 의무 등 넓은 의미의 신뢰가 필요한데, 이런 고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 기관이어서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논리만 내세웠다. 감사원법에 규정된 감사원의 ‘직무 독립성’을 무시한 것도 편향됐다.” -헌재는 이번 결정이 헌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규정은 명확하지 않다. 직무감찰 대상에 관해 ‘행정기관 및 공무원’이라고만 규정할 뿐이다. 구체적인 법률 규정은 소흘히 하는 반면 불명확한 헌법 조항만 내세우는 것은 헌재 결정의 논거, 설득력 부족을 자인하는 셈이다. 이런 편향적 결정이 재판관 전원일치라는 점도 놀랍다. 재판관 전원일치 판결을 헌재의 기관전략적인 방편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헌재 결정, 관련 법익 두루 살펴야 -헌법 해석을 놓고 정치적 논쟁이 잦아졌다. “헌법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헌법제정이든 헌법재판이든 헌법의 영역에서 정치성은 피할 수 없다. 그렇지만 ‘헌법의 이름’으로 치장된 논거가 얼마나 설득력을 지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폭넓게 관련된 법익을 두루 살피고 균형적으로 봐야 한다.” -일부 헌재 재판관의 정치 성향에 대한 논란도 있다.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감안해 재판관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법관 자격에 제한을 둘 것이 아니라 외국 사례처럼 법조인 외에 법률학자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독일은 재판관 전원을 의회에서 선출하되 3분의2 찬성을 받도록 규정, 특정 정치 성향이 강하면 재판관이 되기 어렵게 했다.” -헌재는 여론도 의식하는 것 같다. “헌재의 결정은 국민 의사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이때 국민 의사는 그때그때 부침하는 여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국민 의사는 ‘헌법 속에 내재한 국민 의사’이다. 헌재는 진정한 국민 의사를 올바로 인식하고 종국적으로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정치권에서 헌법, 헌재 운운하는 일이 많아졌다. “정치인들이 헌법을 존중해서 그런 게 아니다. 이들은 헌법과 헌법재판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적대 정치의 산물이다. 뿌리 깊은 이념적 갈등이 적대 정치를 불러왔고 사회적 양극화를 매개로 전 사회가 적대 사회화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헌의 목소리가 커졌다.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는데 권력구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운영’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대통령제의 실패라기보다 ‘5년 단임제’의 부작용이 컸다고 본다.” ●내각제는 대통령제보다 부작용 더 커 -5년 단임제의 폐해는. “가장 큰 병폐는 1987년 헌법 시행 이래 여소야대 현상을 빈발시켰다는 점이다. 일부 대통령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탄식한 것도 여소야대 정치 지형 때문이다. 대통령 임기 중 총선이 치러지다 보니 중간평가 성격을 갖게 되고, 총선은 집권당 비판 여론이 강세를 이루다 보니 여소야대가 통례가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선과 총선을 같이 치르고 중간평가는 지방선거로 대체하면 된다.” -요즘 이런 사태를 겪고도 또 대통령제를 하냐는 주장도 있다. “거론되는 의원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는 의회 중심 제도다. 국정이 의회 중심으로 돌아가면 우리 현실에서 대통령제의 혼란보다 더 극심한 부작용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바람직한 권력구조 방향은. “우리 실정에 맞는 권력구조를 찾기 위해 대안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먼저 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어떻게 작동될지는 이를 운영하는 정치문화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타협, 절제를 모르는 극도의 적대적인 정치 문화이다.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는 타협의 정치 위에서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4년 중임제가 불가피해 보인다.” -개헌으로 한국 사회가 바뀔까. “가장 큰 문제인 적대 정치가 개헌으로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그 폐해가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심각한 통증을 완화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양건 전 감사원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한양대 등에서 35년간 법학 교수로 헌법과 법사회학을 강의한 헌법의 권위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초대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아 ‘공익신고자보호법’ 제정을 추진했고 2013년 제22대 감사원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후 평생 연구 과제인 헌법학·법철학·법사회학 저술에 몰두해 왔다. 온화해 보이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단 있는 성품이다. 저서로는 ‘법사회학’, ‘헌법 강의’, ‘법 앞에 불평등한가? 왜?’ 등이 있다. 87년 헌법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담은 ‘헌법의 이름으로’(2018년)에서는 일찌감치 대통령 5년 단임제의 부작용과 헌재의 문제점에 대해 정확히 진단했다. 최광숙 대기자
  • 한동훈도 오세훈도 홍준표도… 여권 주자들 연일 개헌 여론전

    한동훈도 오세훈도 홍준표도… 여권 주자들 연일 개헌 여론전

    韓 “李 5년 임기 못 버린단 태도론 안된다”吳 “대통령 임기 한정 불소추 특권 인정해야”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 발언 이후, 여권 주자들은 연일 ‘개헌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압박하며 공세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대한민국헌정회에서 정대철 헌정회장 등을 만나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87 체제가 대단히 위대한 체제였다. 결국 대한민국이 거기서 민주주의를 이뤘고, 선진국을 이뤘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이대로 두다가는 탄핵 29번과 계엄까지 나온 상황에서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일 또 겪을 수 없지 않으니 시대를 바꿔야 하고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분권형 대통령제, 국회 상하 양원제 도입, 상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언급했다. 이어 한 대표는 “이 대표 측도 개헌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5년 임기는 버리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런 자세로는 할 수 없다”면서 “총선과 대선 임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 3년 단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정치적 혼란 시국은 헌법상 구조적 문제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면서 “헌법상 내각의 의회해산권이나 의회의 내각 불신임권 하에 이뤄질 수 있는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계엄도 없었을 것이고 그 전에 의회 폭거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개헌안을 제언하고 개헌을 성사시킬 노력에 대한 의견을 말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우리 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분들은 임기 단축 개헌을 약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대통령 임기 중 있었던 일에 한정해서 형법상 불소추 특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헌법에 분명히 들어간다면 헌법상 해석으로 불거질 수 있는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대선에 출마하는 이 대표를 겨냥했다.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같은 토론회에서 “현행 헌법은 지금 대한민국의 몸에 맞지 않다. 헌법을 개정해 국민이 편안하고, 나라의 미래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면서 “개헌으로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이 대표만 동참하면 개헌은 바로 이뤄진다. 이 대표가 얘기하는 수도 이전 문제도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개헌 논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7체제가 40년이 됐다. 이제 좌우가 공존할 수 있고, 국민 통합할 수 있는 제7공화국으로 가야 한다”며 “국회의원 숫자를 200명으로 줄이되 상·하원으로 나누는 양원제를 도입하고,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홍 시장은 “지금은 어렵다. 민주당은 가만히 있으면 정권을 되찾는다고 생각해서 개헌에 동의해줄 리가 없다”며 “차기 대통령이 7공화국을 위한 개헌안을 마련한뒤 2028년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고 2030년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 이낙연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 소극적”…이재명 “내란 종식이 우선” 신중

    이낙연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 소극적”…이재명 “내란 종식이 우선” 신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 국가 원로들이 한데 모여 개헌을 주제로 한 정치개혁 대담회를 갖고 개헌 논의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개헌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내란 종식이 우선이란 입장에서 개헌론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연구원장은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국가 원로들, 개헌을 말하다’ 정치개혁 대담회에서 “우리의 자부심이었던 한국 민주주의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은 우리의 정치적 상황이 시대 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우리가 당장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위기뿐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통한 정치 시스템의 변혁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는 정세균·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운찬·김황식·이낙연·김부겸 전 총리,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김종인 전 의원 등 여야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환영 인사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큰 성취도 이뤘지만, 민주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역사적인 교훈은 그리고 변하지 않는 정치학적 진리는 주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참석한 국가 원로들은 개헌이 필요하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개헌 각론에 있어서는 백가쟁명식 해법을 제시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개헌의 목표는 정치 복원”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모으는 자린데 사실은 개헌보다 정치를 잘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박병석 전 의장은 ‘분권형 대통령제 4년 중임제’를 제안하면서 “첫 대통령은 임기를 3년만 하되 3년 후에 재임 기회를 터준다면 그것은 중간 평가의 성격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개헌이 꼭 필요한 건 개헌을 통해서 어떻게든 대화와 타협을 제도화하고 협치를 제도화하는 각론적인 수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책임총리제, 감사원 개편, 선거제도 개정 등을 언급했다. 반면 김황식 전 총리는 “의원내각제가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언급하면서 “정치권 내부에선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에 소극적이고 나머진 전부 개헌하자고 한다”며 “저는 그분을 위해서라도 개헌하는 게 좋겠다”고 이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개헌은 이번에 반드시 해야 한다”며 “정치 지형이 독일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정치 의사가 사장 안 된다는 사회 효용성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야 국가 원로들이 개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열리게 될 조기 대선 정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여권 잠룡 주자들은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전 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야권 잠룡 주자들도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지사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내란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지기 이전까지 개헌론 언급을 하는 것은 자칫 현 정국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개헌 요구에 대해 “지금은 내란 극복과 헌정질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개헌을 이야기하면 블랙홀이 된다”며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보수세력)이 좋아하고 헌정 질서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권 잠룡 후보 중 홍준표 경남지사도 이날 3년 임기 단축 개헌안을 발표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개헌 주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이며 신중론을 폈다. 홍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유 시장이 추진하는 개헌안에 반대한다”면서 “우후죽순 난무하는 정략적인 개헌론보다는 차분하게 1년 이상 충분히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위한 제7공화국 헌법이 논의되고 난 뒤 여야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태흠 충남지사 “제왕적 대통령제 폐기”, 국가 대전환 제안

    김태흠 충남지사 “제왕적 대통령제 폐기”, 국가 대전환 제안

    김태흠 충남지사가 대통령제 폐기를 골자로 한 개헌과 행정 통합을 통한 ‘국가 대전환’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지난 1일 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제10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해방 이후 찬탁, 반탁으로 싸울 때보다 더 극심한 진영논리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와 같은 구조는 서로 승복하지 않고, 갈등과 분열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나라 앞날을 위해 하루빨리 정치를 복원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는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는 폐기하고, 승자독식의 권력 구조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국가균형발전과 성장의 기회 만들어 내야 한다는 뜻도 담겨있다. 김 지사는 국가 대전환을 향한 또 하나의 길로 행정통합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의 17개 시도 행정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서울, 경기, 충청, 전라, 대구경북, 부울경 등 전국을 대여섯개 권역으로 묶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6년 전 우리 선조들은 어둡고 암울한 식민지 현실에서도 민주공화국의 여명을 밝혔으며, 고통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았고 그 희망이 나라를 새롭게 일으켰다”며 “이제는 우리 차례”라고 강조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발판으로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내놨다. 김 지사는 “서울, 수도권 나아가 샌프란시스코, 오사카 등 전 세계 초광역경제권과 경쟁할 수 있는 거대 경제·문화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모든 것을 건다는 각오로 충청이 하나 되는 길에 제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이 재판을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84일이 지났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여전히 저를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못하셨습니다. 지금도 어리둥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 윤석열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대통령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굳이 벌이지 않고 사회 여러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임기 5년을 안온하게 보내는 것입니다. 일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치열하게 싸울 일도 없고 어려운 선택을 할 일도 없어집니다. 그렇게 적당히 일하면서 5년을 지내면, 퇴임 대통령의 예우를 누리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 개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거센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저는 비상계엄을 결심했을 때 제게 엄청난 어려움이 닥칠 것을 당연히 예감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제가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입니다. 정말 그런 생각이었다면, 고작 280명의 실무장도 하지 않은 병력만 투입하도록 했겠습니까? 주말 아닌 평일에 계엄 선포를 하고 계엄을 선포한 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했겠습니까? 심판정 증거 조사에 의하면, 그나마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전에 국회에 들어간 병력은 106명에 불과하고, 본관까지 들어간 병력은 겨우 15명입니다. 15명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이유도, 자신들의 근무 위치가 본관인데 입구를 시민들이 막고 있어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 꺼진 창문을 찾아 들어간 것입니다. 또한, 해제 요구 결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즉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투입된 군 병력이 워낙 소수이다 보니, 국회 외곽 경비와 질서 유지는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부상당한 군인들은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단 한 명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국방부장관에게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신속히 뒤따를 것이므로, 계엄 상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사전에 군 지휘관들에게 그대로 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병력을 실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투입함으로써, 군의 임무를 경비와 질서 유지로 확실하게 제한한 것입니다. 많은 병력이 무장 상태로 투입되면, 아무리 조심하고 자제하라고 해도 군중과 충돌하기 쉽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고, 실제 결과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소수 병력, 비무장, 경험 있는 장병, 이 세 가지를 국방부장관에게 명확히 지시한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이것을 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병력 투입 2시간이 불과 시간도 안 되는데,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방송으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시작한다고 알리고, 국회가 그만두라고 한다고 바로 병력을 철수하고 그만두는 내란을 보셨습니까?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고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거대 야당의 주장은, 어떻게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정략적인 선동 공작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법적 권한인 계엄 선포에 따라 계엄 사무를 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한 공직자들이, 이러한 내란 몰이 공작에 의해 지금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이 분들이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위해 일을 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장기독재를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분들이고, 이미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더 바랄 것도 없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대통령의 법적 권한 행사에 따라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한 것뿐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자리에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국정을 살피다 보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얼마 뒤면 큰 위기로 닥칠 일들이 대통령의 시야에는 들어옵니다.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보였습니다. 언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위기가 돌발 현안 수준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 존립의 위기, 총체적 시스템의 위기라는 점에서 그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습니다.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그리고 에너지 부족 등 미국이 당면한 위기에 맞서,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하여,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짜뉴스,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당장 2023년 적발된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만 봐도, 반국가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여 직접 지령을 받고, 군사시설 정보 등을 북한에 넘겼습니다. 북한의 지령에 따라 총파업을 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이태원 참사 반정부 시위 등 활동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 탄핵의 불씨를 지피라”면서 구체적인 행동 지령까지 내려왔습니다. 실제로 2022년3월26일 ‘윤석열 선제 탄핵’ 집회가 열렸고, 2024년 12월 초까지 무려 178회의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에는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언론노조 등이 참여했고, 거대 야당 의원들도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지령대로 된 것 아닙니까?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첩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체제 전복 활동으로 더욱 진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첩 활동을 막는 우리 사회의 방어막은 오히려 약해지고 곳곳에 구멍이 난 상태입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의 입법 강행으로 2024년 1월 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박탈되고 말았습니다. 간첩단 사건은 노하우를 가진 기관에서 장기간 치밀하게 내사 수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경찰에 대공수사권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간첩이 활개치는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게다가 애써 잡아도 재판이 장기간 방치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간첩 사건이 민노총 간첩단, 창원 간첩단, 청주 간첩단, 제주 간첩단 등 4건이나 됩니다. 그런데, 청주 간첩단 사건은 1심 판결까지 29개월이 넘게 걸렸고, 민노총 간첩단 사건도 1심 판결에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구속 기간 만료 후 석방되어, 1심 판결로 법정구속이 될 때까지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습니다. 현재 창원 간첩단 사건은 2년 가까이 재판이 중단되어 있고, 제주 간첩단 사건도 1년 10개월 째 재판이 파행 중입니다. 이들도 모두 석방된 상태입니다. 간첩을 잡지도 못하고, 잡아도 제대로 처벌도 못하는데, 이런 상황이 과연 정상입니까?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민노총을 옹호하기 바쁘고,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대공수사에 쓰이는 특활비마저 전액 삭감해서 0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간첩을 잡지 말라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중국인들이 드론을 띄워 우리 군사기지, 국정원, 국제공항과 국내 미군 군사시설을 촬영하다 연이어 적발됐습니다. 이들을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하는 산업 스파이도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술 유출 피해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데, 3분의 2가 중국으로 유출됩니다. 중국은 사진 한 장만 잘못 찍어도 우리 국민을 마음대로 구금하는 강력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거대 야당은 산업 스파이를 막기 위한 간첩죄 법률 개정조차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방산물자를 수출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산 비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거대 야당이 반대하면 방산물자 수출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국회에 제출된 방산 비밀 자료들이 제대로 보안 유지가 되며, 적대 세력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방산 기밀 자료가 이렇게 유출되면 상대국에서 우리 방산 물자를 수입하겠습니까? 북한, 중국, 러시아가 원치 않는 자유세계에 방산 수출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닙니다. 수출 상대국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자유세계 많은 국가들과 국방협력을 이뤄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산 수출을 권장하기는커녕 방해하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군을 무력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며, 러시아와 군사 밀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살피기 위해 참관단을 보내려하자 거대 야당은 당시 신원식 국방장관 탄핵까지 겁박하며 이를 결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은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 대북 확성기와 오물 풍선 대응 검토 등, 우리 군의 정당한 안보 활동까지 외환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대통령을 ‘전쟁광’이라고 비난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합동 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 라고 매도했습니다. 1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것이 탄핵 사유라고 명기하기까지 했습니다.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편이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이뿐이 아닙니다. 거대 야당은 핵심 국방 예산을 삭감하여 우리 군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전체 예산 가운데 겨우 0.65%를 깎았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0.65%가 어디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마치 사람의 두 눈을 빼놓고, 몸 전체에서 겨우 눈알 두 개 뺐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거대 야당이 삭감한 국방예산은 우리 군의 눈알과 같은 예산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자산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핵심 전력인 지위정찰사업 예산을 2024년 대비 4852억원 감액했고, 전술 데이터링크 시스템 성능 개량 사업은 무려 78%를 삭감했습니다. 우리 국민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KAMD, 즉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도 예산 삭감으로 개발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장거리 함대공 유도탄 사업을 위해 예산 119억 5900만 원을 책정했지만, 96%를 삭감하고 5억원만 남겼습니다. 정밀유도포탄 연구개발 사업은 84%를 삭감했습니다. 아무리 주먹이 세도 앞이 보이지 않으면 싸울 수 없듯이, 감시정찰 자산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도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드론 공격이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드론 방어 예산 100억원 가운데 무려 99억 5400만원을 깎아서, 사업을 아예 중단시켰습니다.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이렇게 핵심 예산만 딱딱 골라 삭감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지난 민주당 정권은 국군 방첩사령부의 수사요원을 2분의 가1 량 대폭 감축하여, 군과 방산에 대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또, 과거 간첩사건과 연루된 인물을 국정원의 주요 핵심 간부로 발령내서, 방첩 기관인지 정보 유출 기관인지 모를 조직으로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 이런 일들을 주도한 인물들이, 여전히 거대 야당의 핵심 세력으로서 국가 안보를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가안보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였고, 국군 방첩사의 역량 보강을 위해 힘썼습니다만, 아직 문제의 뿌리를 제대로 다 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부수고 깨뜨리기는 쉬워도, 세우고 만들기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시·사변에 못지않은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야당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탓하기 전에, 공당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신뢰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원칙, 국가안보, 핵심 국익 수호만 함께 한다면, 어떤 정치세력과도 기꺼이 대화하고 타협할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에 좌파, 우파가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자유를 부정하는 공산주의, 공산당 1당 독재, 유물론에 입각한 전체주의가 다양한 속임수로 우리 대한민국에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이런 세력과 타협하고 흥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와 교역도 할 수 있고, 국제협력, 상호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 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그것이 국방안보만큼 중요한 정치안보입니다.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공당이라면 이런 세력을 옹호하고 이런 세력과 손잡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거대 야당은 이러한 폭주까지도 국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국회의 헌법적 권한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부여된 것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데 그 권한을 악용한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제가 비상계엄으로 국회의 권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며 내란 몰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정부의 권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마치 정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것처럼 국회의 권한을 마구 휘둘러 왔습니다.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출입도 막지 않았고 국회 의결도 전혀 방해하지 않은 2시간 반짜리 비상계엄과,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로 정부를 마비시켜 온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상대의 권능을 마비시키고 침해한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국무위원은 물론이고, 방통위원장, 검사 감사 , 원장에 이르기까지 탄핵하고, 탄핵하고, 또 탄핵했습니다. 탄핵 사유가 되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 대표를 노려봤다고 장관을 탄핵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탄핵해서 직무를 정지시켜놓고, 정작 헌재 탄핵심판에서는 탄핵 사유를 변경하는 황당한 일도 반복해 왔습니다. 얼마 전 중앙지검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심판을 재판관 여러분께서 직접 진행하시지 않았습니까? 기자회견장에서 거짓말을 했다는데 실제로는 그 기자회견에 나오지도 않았고, 국정감사에서 허위증언을 했다는데 정작 국정감사에 출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탄핵사유조차 틀렸는데도, 일단 직무부터 정지시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입니까? 거대 야당의 공직자 줄탄핵은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차원을 넘어, 헌정질서 붕괴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거대 야당은 연일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참사를 정쟁에 이용했습니다. 급기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민노총 간첩단에게 보낸 지령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특대형 참사를 계기로 사회 내부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과 같은 정세 국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한 분출시켜라’ 거대 야당이 북한 지령을 받은 간첩단과 사실상 똑같은 일을 벌인 것입니다. 이야말로 사회의 , 갈등과 혼란을 키우는 ‘선동 탄핵’이라 할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자신들의 당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들도 줄줄이 탄핵하고,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검사 탄핵은 그 자체로도 수사 방해지만, 검사 탄핵을 지켜보는 판사들에 대한 겁박이 되기 마련입니다.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고, 야당 대표의 범죄를 심판할 판사들까지 압박하기 위한 ‘방탄 탄핵’인 것입니다. 급기야 거대 야당은 지난 정부의 이적행위를 감사하던 감사원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에 ‘사드 정식 배치 고의 지연 의혹’ 감사를 탄핵 사유로 포함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민주당 정부의 안보 라인 고위직 인사 4명이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에게 사드 배치, 작전명, 작전 일시, 작전 내용 등 국가 기밀 정보를 넘겨준 간첩 사건입니다. 감사원은 이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감사 조치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이 탄핵 사유라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간첩 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이적 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헌법 파괴 행위지만, 이적 행위까지 탄핵으로 덮는 것을 보며 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 한편 정부 각 부처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사용 집행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산하기관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처의 수장들을 탄핵소추로 직무정지시켜 그 부처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심각하게 저해한다면, 기회비용과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입히는 것이 되겠습니까? 거대 야당은 공직자를 무차별 탄핵소추하고 소추인단 변호사 비용도 국민 세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억울하게 탄핵소추된 공직자들은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자기 개인 자금으로 변호사 비용까지 조달해야 합니다. 정부 공직자들은 거대 야당의 이러한 폭거에 한없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기간도 가장 길고 국민적 관심도 가장 큽니다. 그만큼 직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은 다른 선출직 공직자에 비해 그 무게가 다릅니다. 과거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은 한마디로 대통령 직선제 확보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동조세력과 연대하여,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선제 탄핵, 퇴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지난 2년 반 동안 오로지 대통령 끌어내리기를 목표로 한 정부 공직자 줄탄핵, 입법과 예산 폭거를 계속해 왔습니다. 헌법이 정한 정당한 견제와 균형이 아닌, 민주적 정당성의 상징인 직선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을 쉼 없이 해온 것입니다. 이것이 국헌문란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국헌문란 행위이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거대 야당의 이런 지속적인 국헌문란 행위는, 국가 정체성과 대외 관계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과 동떨어진 인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는 어느 면에서 보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대통령 중심제 권력구조를 가지고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계엄 이후 벌어진 일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정말 제왕적 대통령이라면, 공수처, 경찰, 검찰이 앞 다퉈서 저를 수사하겠다고 나서고, 내란죄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영장 쇼핑, 공문서 위조까지 해가면서 저를 체포할 수 있었겠습니까? 비상 계엄에 투입된 군 병력이 총 570명에 불과한데, 불법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 체포하겠다고 대통령 관저에 3000~40000 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했습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결단한 이유는, 이 나라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주권자인 국민들께 이러한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리고, 국민들께서 매서운 감시와 비판으로 이들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자 했습니다. 국정 마비와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가 위기 상황과 비상사태에 처해있음을 선언한 것입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께서 비상사태의 극복에 직접 나서주십사 하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제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계엄을 해제한 그날부터 탄핵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은 범죄가 아니고,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행사입니다. 저는 긴급 국무회의를 거쳐 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국회에 최소한의 병력을 투입했으며, 국회가 해제 요구 결의를 하자 즉각 병력을 철수하고 국무회의를 소집해서 계엄을 해제했습니다. 다 알고 계시다시피, 2023년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국가기관들이 북한에 의해 심각한 해킹을 당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사실을 국정원으로부터 통보받고도 다른 국가기관들과 달리 점검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한 일부 점검 결과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전산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보낸 것입니다. 선거의 공정과 직결되는 중앙선관위의 전산시스템 보안 문제는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핵심 공공재이자 공공 자산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선거 소송에서 드러난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그리고 투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과 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중앙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런 조치들의 어떤 부분이 내란이고 범죄라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비상계엄 자체가 불법이라면 계엄법은 왜 있으며, 합동참모본부에 계엄과는 왜 존재합니까?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2021년 6월 29일 처음으로 정치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영광의 길이 아니라 형극의 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직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어떤 분은, 우리나라 대통령직은 저주의 길이라면서, 저를 만류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라는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국민께 드린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분들, 이런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드렸습니다.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하는 데 맞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드리겠다고 국민 앞에서 다짐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이 약속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된 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대외 환경의 어려움이 계속 됐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소주성 정책과 부동산 정책은, 우리 경제와 민생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계속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라도 노력하면 풀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우리 기업, 우리 국민과 함께 뛰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쁘고 보람있는 일도 많았고, 부족하고 아쉬운 일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지키는 제복 입은 공직자에 대한 처우 개선 추진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은 반일 선동에만 열을 올렸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1인당 GDP가 일본을 앞질렀고, 우리 인구의 두배 반이 넘는 경제강국 일본과 수출액 차이가 이제 불과 수십억 불 규모로 좁혀졌습니다. 20년 전에 비해 100분의 1, 지난 민주당 정부에 비해 수십분의 1로 줄어든 것입니다. 또, 작년에 서른 번이나 열었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 기억이 많이 납니다. 국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많은 일을 현장에서 해결해 드리면서, 국민과 같이 웃기도 했고 같이 울기도 했습니다.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제주까지, 전국 모든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 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전국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서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다시 그렇게 일할 기회가 있을까, 마음이 아립니다. 1박 4일의 살인적 일정으로 미국에 가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발표했을 때는 정말 보람이 컸고 마음도 든든했습니다. 방산 수출의 물꼬를 트고,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쉬웠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기업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법안들은 하염없이 뒤로 미뤄놓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위헌적 법안, 핵심 국익에 반하는 법안들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될 때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국방, 치안, 민생을 위해 꼭 필요한 아킬레스건 예산들이 삭감됐을 때는 막막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잠시 멈춰 서 있지만, 많은 국민들, 특히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주권을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들께서 나서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진심을 이해해주시는 우리 국민, 우리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 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로 이미 많은 국민과 청년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나라 지키기에 나서고 계신데, 계엄을 또 선포할 이유가 있습니까?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동안 심판정에서 다뤄진 쟁점들 가운데, 두 가지 쟁점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세세한 사실관계를 언급하기보다 상식의 선에서 간단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국회의 , 원을 체포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해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의원들을 체포하고 끌어내서 계엄 해제를 늦추거나 막는다 한들, 온 국민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그 다음에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계엄 당일 국회의장의 발언대로, 국회는 어디서든 본회의를 열어서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에는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하려면 군으로 국가를 완전 장악하는 계획과 정치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 그랬습니까? 계엄 사무를 담당할 주요 지휘관들이 비상계엄 직전에 어디에 있었는지 심판정 증거 조사에서 다 드러났습니다. 장관 재가를 받아 지방 휴가를 가거나, 부부 동반 만찬, 간부 만찬 회식을 하다가 계엄이 선포된 직후에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습니다. 준비된 치밀한 작전 계획이나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과 허술함도 있었습니다. 국방부장관이나 지휘관들이나 경험이 풍부한 군사 전문가들인데 왜 이랬겠습니까? 12.3 계엄 선포는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이고 과거 계엄과 다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민주주의를 수십 년 경험하고 몸에 밴 우리 50만 군이,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의 사병 역할을 할 리가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국회의 망국적 독재로 나라가 위기에 졌으니, 이를 인식하시고 감시와 비판의 견제를 직접 해주십사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화국의 대의제 위기에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가 직접 나서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의원을 체포하거나 끌어내라고 했다는 주장은,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만 계획한 상태에서,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국회가 비어있는 주말도 아니고, 회기 중인 평일에 이런 병력으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만 300명이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을 합치면 몇 천 명이 넘습니다. TV 생중계를 보더라도, 계엄 선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국회 경내와 본관에는 수천 명의 국회 관계자와 민간인들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계엄 선포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질서유지 병력이 도착하였고, 국회 경내에 진입한 병력이 106명, 본관에 들어간 병력이 겨우 15명인데,이렇게 극소수 병력을 투입해 놓고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끌어내라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게다가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니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데,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반합니다. 본관에 진입한 군인들은 본회의장이 어딘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무엇 하나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단 한 사람도 끌려 나오거나 체포된 일이 없었으며, 군인이 민간인에게 폭행당한 일은 있어도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위해를 가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기해서 선포된 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둔갑시켜 탄핵소추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는 헌법재판소 심판에서는 탄핵 사유에서 내란을 삭제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기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긴 시간의 복잡한 심리를 통해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판례에서 보듯이 실제 일어난 일과 진행된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고, 누가 봐도 쉽게 바로 알 수 있어야 내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소추단이 헌재 심판 대상에서 내란을 삭제한 이유는, 심리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내란의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12.3 계엄은 발령부터 해제까지 역사상 가장 빨리 종결된 계엄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엄사령부 조직도 구성되지 못했고, 예하 수사 본부 조직도 만들어지지 못한 채, 그냥 계엄이 종료되었습니다. 겨우 몇 시간 평화적으로 진행된 계엄을 내란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어서, 비상계엄 국무회의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계엄 당일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무회의를 할 것이 아니었다면, 12월 3일 밤에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에 도대체 왜 온 것입니까? 국무회의가 아니라 간담회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그날 상황이 간담회 할 상황입니까? 간담회는 의사정족수도 없는데, 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겠습니까? 당일 저녁 8시 30분부터 국무위원들이 차례로 오기 시작했고, 저는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에 대해 설명하고, 국방부장관이 계엄의 개요가 기재된 비상계엄선포문을 나눠주었습니다. 국무위원들은 경제적,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각 부처를 관장하는 국무위원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가 비상상황이고 비상조치가 필요함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각 부처 장관의 우려 사항, 예를 들어 경제부총리의 금융시장 혼란 우려와 외교부장관의 우방국 관계 우려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무위원들이 과거의 계엄을 연상하고 있어서, 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의사정족수 충족 이후 국무회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충분히 논의를 한 것입니다. 다음날 새벽 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소요시간이 단 1분이었습니다. 실제 정례, 주례 국무회의의 경우에도, 모두 발언 마무리 , 발언 등을 하고 많은 안건을 다루기 때문에 1시간 가량 걸리지만, 개별 안건의 심의 시간은 극히 짧습니다. 또한 비상계엄을 위한 국무회의를, 정례, 주례 국무회의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보안 유지가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혼란도 줄이고 질서유지 병력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지난 심판정에서 “국무회의를 100 여 차례 참석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실질적으로 열띤 토론이나 의사 전달이 있었던 것은 처음” 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국무회의 배석을 위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을 대통령실로 나오도록 했고, 국가안보의 문제이기도 해서 국정원장도 참석시켰습니다. 1993년 8월 13일 김영삼 대통령께서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금융실명제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국무위원들은 소집 직전까지 발표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국무회의록도 사후에 작성됐습니다. 그때 상황은 이인제 당시 노동부장관께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두고 국무회의가 없었다고 하지 않았고, 당시 헌법재판소는 긴급명령 발동을 모두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밖의 여러 쟁점들에 대해서는 변호인단의 변론으로 갈음하겠습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언젠가 해야 하고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지금 제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래서, 임기 전반부 동안 역대 정부들이 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교육, 노동, 연금의 3대 개혁을 중심으로 국정개혁과제를 과감하게 추진했습니다.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보통합의 첫걸음을 떼었고, 늘봄학교와 융복합 고등교육, 그리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과감한 권한 이전 등 교육개혁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노사법치의 틀을 새롭게 세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동 유연화와 노동보호의 노동개혁 물꼬도 텄습니다. 국가적 난제였던 연금개혁도, 역대 정부 최초로 방대한 수리 분석과 심층 여론 조사를 진행하였고, 수용성이 높은 방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국민과 유권자에게 약속한 공약과 국정과제의 실천, 민생에 영향이 큰 사회개혁의 추진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러한 스케줄에 맞춰 일해 온 것입니다. 어느 정권이나 임기 초기에는 선거 공약과 국정과제 이행이 우선이므로,정치개혁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전직 대통령들의 5년 임기가 금방 다 지나갔고,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87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와 행정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합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미 대통령직을 시작할 때부터, 임기 중반 이후에는 개헌과 선거제 등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헌법 개정과 정치개혁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이를 해내자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는 여러 전직 대통령들이 후보 시절 공약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청와대 국민 반환도 당선 직후 바로 추진하고 이행한 바 있습니다.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여,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결국 국민통합은 헌법과 헌법가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제게는 크나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정, 업무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하여,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입니다. 우리 경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의 급변과 글로벌 경제 안보의 , 불확실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국가노선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중추 외교 기조로 역대 가장 강력한 한미동맹을 구축하고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냈던 경험으로, 대외관계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먼저, 촉박한 일정의 탄핵심판이었지만, 충실한 심리에 애써주신 헌법재판관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심리는, 내란 탄핵에서 내란 삭제를 주도한 소추단 측이 제시한 쟁점 위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 제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드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면으로 성실하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으니, 대통령으로서 고뇌의 결단을 한 이유를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많은 국가 기밀정보를 다루는 대통령으로서 재판관님들께 모두 설명드릴 수 없는 부분에까지 재판관님들의 지혜와 혜안이 미칠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재판관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합니다. 저는 대통령에 출마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12.3 계엄과 탄핵 소추 이후 엄동설한에 저를 지키겠다며 거리로 나선 국민들을 보았습니다. 저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잘못을 꾸짖는 국민의 질책도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재형 “친구야 미안하지만 尹 탄핵 불가피”…박민식 “崔 불가피론 반대”(종합)

    최재형 “친구야 미안하지만 尹 탄핵 불가피”…박민식 “崔 불가피론 반대”(종합)

    감사원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결코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최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도 보수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친구의 문자에 답신한 내용을 전하면서 “구국의 결단이라고 하더라도 군 병력을 국회의사당에 진입시키고, 국회의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령한 것만으로도 중대하고 명백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의 계엄이) 탄핵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우리 정치는 1960년대로 퇴행하게 될 지도 모른다”며 “정치력을 발휘해 나라를 이끄는 어려운 길보다 군 병력을 이용한 비상조치라는 손쉬운 수단을 사용하려는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전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그는 “비상계엄이 계몽령이고 부정선거 때문이라는 주장은 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보수 세력까지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했다. 이에 ‘친윤’(친윤석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최재형 의원의 탄핵 불가피론에 반대함’이라는 제목의 글로 최 전 의원의 의견에 반박했다. 박 전 장관은 “최 전 의원의 주장 요지는 국회에 군을 투입한 것이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 탄핵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비판하는 것과 민주적 정당성을 보유한 대통령 직위를 박탈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국회 다수파가 손쉽게 탄핵을 남발해도 견제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직무정지 또는 박탈시킬 수 있다면 이건 내각제이지, 대통령제가 아니다”라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결국 내란이라고 볼수 있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도대체 현직 대통령이 내란수괴가 될수 있나”라고도 했다. 판사 출신인 최 전 의원은 감사원장을 중도 사퇴하고 지난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 ‘미담 제조기’ 등 별명과 강직한 이미지로 주목받았으나 2차 컷오프에서 탈락했다. 박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보훈처가 62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면서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22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을에 출마했지만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했다.
  • 김동연 “이재명, 3년 전 개헌 약속 지켜라”···“개헌은 ‘블랙홀’ 아닌 새로운 나라 여는 ‘관문’”

    김동연 “이재명, 3년 전 개헌 약속 지켜라”···“개헌은 ‘블랙홀’ 아닌 새로운 나라 여는 ‘관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3년 전 자신(김동연 지사)과 함께 국민 앞에 합의한 개헌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며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김동연 “7공화국 개헌, 취임 전 선거제 개편안 발의” 합의>라는 3년 전 기사와 함께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여는 ‘관문’이다. 탄핵은 탄핵이고 개헌은 개헌이다”라며 최근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개헌을 논의하면 ‘블랙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개헌보다 내란 극복이 우선”이라고 말한 것에 각을 세웠다. ‘개헌에 대한 의지가 있냐’는 패널의 질문에 이 대표가 “현재 개헌 얘기를 하면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국민의힘)이 좋아하게 돼 있다”며 “(개헌 논의를 할 경우) 헌정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발뺌 우두머리 윤석열의 탄핵은 이미 정해진 결론이다. ‘빨간 넥타이 맨 분들의 ‘물타기 개헌’은 이제 불가능하다”라고 적었다. 김 지사는 “불법 계엄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할 ‘계엄 대못 개헌’, 불평등 경제를 기회의 경제로 바꿀 ‘경제 개헌’, 정치 교체를 완성할 ‘권력구조 개편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에 한국 정치의 고질을 드러낸 12·3 비상계엄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4년 중임제·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며 ‘계엄대못 개헌, 경제 개헌, 권력구조 개편 개헌’ 3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또 “완전한 내란 종식도 개헌으로 완성된다. 개헌으로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님, 지금이 바로 개헌을 이야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3년 전, (김동연과 이재명이) 두 손 잡고 국민 앞에서 약속드렸다. ‘제7공화국 개헌’,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내자”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기사는 지난 2022년 3월 1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정치 교체 공동 선언’에 전격 합의한 내용이다. 당시 두 후보는 “87년 체제를 바꾸는 개헌을 위해 20대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해 2026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헌법개정 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별도 기구를 설치하고, 새 정부 출범 1년 이내에 ‘제7공화국 개헌안’을 만든다”면서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 등의 내용을 개헌안에 포함하겠다고 합의했다.
  • [사설] 분출하는 분권형 개헌 논의, 민주당이 적극 동참해야

    [사설] 분출하는 분권형 개헌 논의, 민주당이 적극 동참해야

    ‘1987년 체제’의 한계와 극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그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 위기의 근본적 해결책은 개헌”이라며 “문제 해결의 핵심은 권력의 분산을 통한 건강한 견제와 균형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면 극단적 정쟁이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계속될 수밖에 없으니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자고 제언했다.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도 함께 고민하자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가세했다. 어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열어 같은 맥락의 공개 제언을 했다. 대통령에게는 외교 안보와 국방 권한만 남겨놓고 내치 관련한 모든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이양해 제왕적 대통령제와 의회 폭거를 막자는 요지였다. 지난해 연말 계엄과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골간으로 하는 현행 헌법은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대야소일 때는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식 정치로, 여소야대에서는 거야의 입법 독주와 국정 발목잡기로 대화와 타협의 의회민주주의가 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현행 헌법 시행 이후 선출된 대통령 8명 중 3명이 탄핵소추를 당하고 4명이 구속됐다.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한 역대 국회의장, 국무총리, 당대표 등 정계 원로 9명이 지난 3일 “분권형 권력구조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적 공감대도 크게 확장했다. 현행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3.1%,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응답은 29.5%였다. 대통령제 개혁 방향에 대해선 43.6%가 대통령 권한을 강하게 분산해야 한다고 했고, 현상 유지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36.7%였다.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여당 대선주자들만이 아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야권의 유력 주자들도 개헌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표만 운을 떼지 않고 있다.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개헌론과 혼자 거리를 두는 이유를 짐작할 수는 있다. 본인에게 유리한 현재의 정국 흐름을 흔들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개헌이 없다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비극은 윤석열 대통령에서 그치기 어렵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업이라면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인 이 대표가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다.
  • 출정식 방불케 한 오세훈 ‘개헌’ 토론회… 원희룡·홍준표도 대선 채비

    출정식 방불케 한 오세훈 ‘개헌’ 토론회… 원희룡·홍준표도 대선 채비

    국민의힘 차기 대권 주자들의 대선 채비가 빨라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는 현역 의원 50명 가까이가 참석하면서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공개 행보를 재개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 시장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개헌 토론회와 조기 대선을 연결 짓는 데 손사래를 쳤으나 과감한 지방분권을 핵심으로 한 그의 개헌 구상은 추후 주요 대선 공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 현장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포함해 50명 가까운 현역 의원들이 모였고 수도권 원외위원장 20여명도 함께했다. 오 시장은 예산과 인력, 규제 등 3대 권한의 과감한 지방 위임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대통령에게는 외교·안보와 국방 권한만 남겨 놓고 내치 관련한 모든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과감히 이양해야 제왕적 대통령제와 의회 폭거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기 대선에 대해선 “헌법재판소의 결정 후 조기 대선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해선 “헌법재판관들이 어떤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극도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절차적 법치의 공정성이 완벽하게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명태균특검법’과 관련해선 “그 질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 시장은 “일개 범죄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정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놔 두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재차 촉구했다. 원 전 장관은 국회 소통관으로 달려왔다. 지난해 7· 23 전당대회 낙선 후 잠행하던 원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장을 내 왔으며 국회를 찾은 것은 7개월 만이다. 원 전 장관은 “지금의 헌재는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잃고, 헌법의 기본 원칙을 피해서 도망다니는 헌법도망소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헌재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권한대행 당시 탄핵안 국회 의결정족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조기대선 관련 질문에 “대통령 복귀가 우선이다. 13일 헌재 변론기일이 끝날 수도 있는 시급성 때문에 (국회로) 나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충분히 공정한 헌법재판이 이뤄진다면 대통령이 복귀해서 대한민국의 헌법적 사태를 수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층의 요구와 가장 맥이 닿는 발언인 만큼 원 전 장관도 추후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내세워 대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차기 주자들의 MB 예방도 줄을 잇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 3일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새해를 맞아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보수 진영 주자들이 MB 예방을 대선 출마 첫 관문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거론하며 “세 분은 똑같이 당내 배신자들 때문에 치욕을 당했다”면서 “더이상 당내 이런 배신자들이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찬성했던 차기 주자들과 선을 긋고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조기 대선 채비에 속도가 붙으면서 당내 현역 의원과 원외위원장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의 ‘세 경쟁’도 시작됐다. 거론되는 주자들 모두 일단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론까지는 물밑에서 조용히 ‘맨파워’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22대 총선표 42% ‘死票’… ‘승자독식’ 소선거구제 판을 바꿔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22대 총선표 42% ‘死票’… ‘승자독식’ 소선거구제 판을 바꿔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문을 연 13대 국회부터 유지돼 온 소선거구제는 지역 기반의 거대 양당 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안 정당’이 출현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기득권 정당은 각 지지층의 목소리를 대변해 갈수록 협치가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탄핵 정국에서 이들 양당의 끝없는 정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이 많아지자 정치권에서도 선거제도를 확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지역기반 양당체제 굳힌 소선거구제 민심마저 날리는 ‘사표’ 대거 생산협치도, 다양한 의견 반영도 어려워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거대 양당이 너무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이상, 특정 정당이 과반수 의석을 가져간다는 게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당제 기반의 정치 환경이 조성되면 높은 수준의 협치를 해야 해 지금과 같은 극단적 갈등의 정치 상황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구는 대표를 선출하는 지역 단위를 말한다. 선거구당 1명을 선출하면 소(小)선거구, 2인 이상이면 중대(中大)선거구라 한다. 우리나라는 1948년 첫 총선부터 소선거구제를 채택했으나 5대와 9~12대 국회에선 중대선거구제로 운영된 적이 있다. 소선거구제는 지역구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후보자가 당선되다 보니 승자독식의 선거제로도 불린다. 상대 후보자들보다 1표라도 더 많으면 당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선거구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표’(死票)를 대거 생산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22대 총선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전국 254개 지역구에서 무효표와 기권표를 제외한 유효표 수는 2923만 4129표로 집계됐다. 이 중 당선되지 못한 후보를 찍은 사표는 전체 유효 득표수의 41.5%인 1213만 6757표로 나타났다. 경기 화성을 지역구의 경우 사표 비율이 57.6%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이 당선과 무관한 표로 전락한 셈이다. 유권자의 의사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투표의 효능감마저 저하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을 어렵게 하고 양당제를 강화한다는 점도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22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00석 가운데 283석을 차지했다. 전체의 94.3%에 달한다. 이런 양당 구도에서는 국회가 정권 사수 혹은 정권 탈환을 위한 당리당략에 매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도 “‘승자독식’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바꾸지 않으면 반쪽 개혁에 불과하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커지는‘중대선거구제’ 개편 목소리 여러 지역구 묶어 2명 이상 대표 선출경쟁 과열· 계파 갈등 등 부작용도전문가들은 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다당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중대선거구제는 이를 위한 가장 유용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중대선거구제는 여러 지역구를 하나로 묶어 2명 이상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선거구를 확대하면 지지도가 약한 정당도 당선인을 낼 수 있다. 다양한 정당의 정책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는 셈이다. 후보 선택의 외연 확대, 선거구 획정의 용이함도 중대선거구제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선거구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정당에서 한 지역구에 여러 명을 공천하면 후보자 간 경쟁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 정당 내 계파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이러한 부작용으로 1996년 총선 때 중대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전환했다. 다당제 정착한 선진국 살펴보니 獨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이 동일서유럽국은 비례로만 의원 선출도이에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가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요 선진국들은 비례대표제를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 수단으로 삼아 왔다. 다당제가 비교적 잘 정착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스웨덴은 국회의원 349명을 모두 비례대표로 선출하고 있다. 2022년 치러진 총선에서는 사회민주노동당이 107석, 민주당이 73석, 온건당이 68석, 좌파당과 중앙당이 각각 24석 등을 차지했다. 이 밖에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비례대표제로만 의원을 선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혼합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국가로는 독일, 일본 등이 있다. 독일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 수가 각각 299석으로 동일하다. 비례 의석이 충분히 반영돼 있어 위성 정당의 난립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교수는 “한국 정치를 바꾸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비례적인 선거제도”라며 “독일의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가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한다고 양당제가 깨지지 않는다”며 “몽골의 경우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현재 양당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 김태흠 충남지사 “물실호기, 대선 전 권력구조 개편해야”

    김태흠 충남지사 “물실호기, 대선 전 권력구조 개편해야”

    김태흠 충남지사는 3일 “차기 대선 전에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권력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여야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고 정치는 실종됐다”면서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 기각되든 결과를 승복하겠느냐”며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승자 독식의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자는 주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직 광역단체장으로서 ‘개헌론’에 힘을 보탠 것이다. 김 지사는 “진영 논리와 무법, 무질서가 판치는 현 상황은 마치 해방 이후 정국 혼란을 보는 듯하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후유증과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대선 전에 새로운 권력 시스템을 만들고 그 틀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해야 한다”며 ‘물실호기’(勿失好機), 모든 것에 때가 있듯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지방 분권도 제언했다. 김 지사는 “여야는 정치를 복원시키는 데 힘을 모으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개헌 로드맵을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며 “진영 논리에 갇힌 갈등을 종식하고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대통령 계엄권 제한·4년 중임제로… 국회에 총리 제청권 부여를[K이슈 플랫폼]

    대통령 계엄권 제한·4년 중임제로… 국회에 총리 제청권 부여를[K이슈 플랫폼]

    대통령에 총리 해임 권한 부여하고재적 3분의2 반대 땐 해임 못 하게국회의 국무위원 탄핵 제한도 필요국회에서 단수 후보로 제청한 총리국무위원 제청권·해임 건의권 보장대통령 계엄엔 국무회의 의결 의무K이슈플랫폼은 다툼만 있고 해결이 없는 우리 사회에 합의를 통한 정책 방향 제시를 목표로 기획됐다. 주최자인 ‘진실과 정론’은 K정책플랫폼(이사장 전광우), 한반도선진화재단(박재완), 안민정책포럼(유일호), 경제사회연구원(최대석)으로 구성된 싱크탱크 연대이다. 의제 : 통치구조, 어떻게 바꾸어야 하나?토론자 :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대통령제) 장진혁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내각제)사회 : 박명호 안민정책포럼 회장(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원고 : 박진 K정책플랫폼 공동원장(KDI대학원 교수) 작금의 정치적 혼란은 많은 국민에게 현행 헌법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1987년 탄생한 우리 헌법은 많은 개정 논의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바뀐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했다.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의 권한과 국회·행정부 관계이다. 우리에게 적합한 통치구조는 무엇인가? 1. 대통령의 권한[사회] 지금의 정치적 불안정은 개인의 문제인가요, 제도의 문제인가요. [모두]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전혀 수긍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제도를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그렇다면 먼저 우리 대통령의 권한은 적절한가요. [내각제 찬성, 장진혁 교수] 우리 대통령에게는 있지만 미국 대통령에겐 없는 것이 있습니다. 선전포고권, 계엄령, 긴급명령권 등 비상대권과 입법권 및 예산편성권이 그것입니다. 나머지 권한도 미국에선 주지사에게 대폭 위임돼 있지요. 그래서 우리 대통령을 제왕적이라 하지 않습니까. [대통령제 찬성, 지성우 교수] 여소야대의 대통령은 전혀 제왕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야당이 입법·예산·탄핵소추로 독주하는 경우 대통령은 이 중 법률안 거부권만 있을 뿐 예산과 탄핵은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야당 의석이 200석 이상이면 그나마 거부권도 효과가 없고요. [사회]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은 매우 강력한 반면 여소야대에선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 문제네요. 그렇다면 대통령 권한은 축소하면서 여소야대에서도 국회와 행정부 간 협치를 가능케 하는 통치제도를 만들어야겠군요. [장 교수] 일단 계엄 등 비상대권에 대해선 국무회의가 단순 심의가 아니라 의결을 하도록 명문화하는 등 행사요건을 더 엄격히 규정해야 합니다. 또 입법권과 예산편성권도 지금은 국회와 행정부가 공유하지만 이를 미국처럼 아예 국회로 일원화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 교수] 비상대권의 요건 강화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입법권과 예산편성권은 지금 같은 역할 공유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아직 우리의 국회가 미국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 제한을 제안합니다. 지금은 야당이 과반(151석) 찬성으로 총리나 장관을 쉽게 탄핵할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의 판결 전까지 행정부 마비 상태가 계속됩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국회가 200석 이상 찬성으로 재의결하면 거부권도 무력화되겠습니다만. [장 교수] 여야 대치 상태에선 탄핵이 정쟁 수단으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회] 그러면 대통령과 국무위원의 탄핵 절차가 결과적으로 ‘200석 이상’으로 같아지는 것인가요. [지 교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 기준이 국무위원과 대통령 간 다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헌재의 대통령 탄핵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대통령 탄핵은 하원에서 과반 의석, 상원에서 3분의2 이상으로 결정합니다. 닉슨 전 대통령이 상원 탄핵 직전 자진 사임한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탄핵으로 물러난 미국 대통령은 없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역사상 탄핵된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사회] 대통령의 비상대권은 견제돼야 하지만 잦은 국무위원 탄핵은 제한돼야 하며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리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공감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2. 통치구조[사회] 우리의 입법부·행정부 관계를 평가하신다면. [지 교수] 현행 헌법은 여소야대를 고려하지 않고 만든 헌법이 아닌가 합니다. 과거에는 그래도 여야 간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로 버텼는데 최근 이 관행이 약화되면서 갈등이 첨예화된 거지요. [장 교수] 국민이 여소야대를 만든 것은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의도이니 대통령은 이를 존중하고 국회와 협치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그러나 이를 대통령의 선의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를 통해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사회] 그렇다면 통치구조를 하나씩 파악해 볼까요. 먼저 이원집정부제에선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고 총리는 국무위원을 임명하지요. 의회는 내각에 대한 불신임을 할 수 있고, 반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할 수 있습니다. 통상 대통령은 외치, 총리는 내치로 역할을 분담하지요. [모두] 이원집정부제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갈등을 행정부 내 대통령과 총리의 갈등으로 전환합니다. 내치와 외치의 구분이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외치이자 내치이지요. [사회] 대통령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장 교수] 대통령제에선 여소야대 가능성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국회와 행정부 간 갈등으로 국정이 마비되는 경우가 발생하지요. 게다가 대통령제는 국정 마비 상태가 있어도 고정된 임기를 종료시킬 제도적 수단이 부족합니다. 승자독식으로 인해 정파 간 타협이 어렵고, 대선에서 개인의 명망이 우선시돼 정치 경험이 부족한 인사가 급부상해 권력을 잡기도 쉽습니다. [지 교수] 대통령의 고정된 임기는 단점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기반입니다. 그리고 협치만 원활하면 여소야대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내각제하의 장관은 모두 국회의원이 차지하지만 대통령제에선 관료나 학자 등 다양한 인재 발탁이 가능합니다.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대통령이라면 과감한 국가개혁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무엇보다 국민 여론은 아직 대통령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회] 내각제의 장단점을 말씀해 주시지요. [장 교수] 행정부와 입법부가 일체가 되므로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 수 있습니다. 총리가 잘못하면 임기 중간에 불신임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 아니라 책임정치의 장점입니다. 반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영국의 대처(11년), 독일의 메르켈(16년) 총리처럼 롱런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가의 기틀을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정당 간 연합을 촉진해 국민통합에도 유리한 제도지요. 국회의원으로 오랜 경륜을 쌓은 정치인이 총리가 되므로 지도자 개인으로 인한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 교수] 내각제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장악하는 모델인데 이는 입법부가 잘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선 행정부의 정책마저 포퓰리즘 혹은 정당의 이익으로 오염될 우려가 있습니다. [사회] 합의 가능한 대안을 부탁드립니다. [지 교수] 내각제의 취지에는 공감합니다만 아직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아 국민이 내각제를 선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면서 국회가 총리를 추천토록 하면 어떨까요. [장 교수] 현실을 고려해 대통령제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단, 국회가 총리를 복수 추천하면 여당이 미는 한 사람이 포함될 테니 지금과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국회가 총리 후보 한 명을 제청토록 하고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국회 재적 3분의2 이상 재의결이면 대통령이 무조건 받는 것으로 하고요. [지 교수] 좋습니다. 대신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할 수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국회 재적 3분의2 이상이 해임에 반대하면 해임을 못 하고요. [장 교수] 좋습니다. 대신 총리는 현행 헌법이 규정하는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5년 단임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 교수]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합니다. 5년 단임제는 대통령이 국민의 평가에 둔감하고 정책 단절, 짧은 정책 시야, 긴 레임덕 등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장 교수] 대통령제라면 4년 중임제가 낫긴 하지요. 저는 아울러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러 정부와 국회가 같은 민심 구도 위에 구성됐으면 합니다.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면 대통령의 임기는 2028년까지 3년으로 제한돼야 합니다. [사회] 4년 중임 대통령제로 바꾸면서 국회가 총리를 제청하고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른다는 합의가 가능하겠습니다. 합리적 토론을 보여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민심 묻고 국회 견제할 무기인데… 10년째 버려진 국민투표제[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민심 묻고 국회 견제할 무기인데… 10년째 버려진 국민투표제[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헌법불합치 10년 사문화 기로“국가 안위 등 투표 땐 법률과 대등”헌재, 재외국민 기본권 침해 지적이후 여야 대치로 대안 입법 무산국민투표 현실화하려면의결정족수·투표권 연령 보완해야‘투표운동’ 관련 조항 신설도 필요대통령의 국민투표 권한 재논의를1987년 체제 정비를 위한 개헌을 하려면 절차적으로 ‘국민투표제’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1987년 9차 개헌을 끝으로 시행된 적 없는 국민투표는 2014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기점으로 현재 사실상 사문화의 기로에 놓였다. 반복되는 정치적 대립을 넘어 국민들이 직접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선 형식적 기반인 국민투표제부터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황도수(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건국대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를 견제하기 위해 극단적인 비상계엄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투표를 활용했어야 한다”며 “국민투표제는 특히 현재와 같은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 헌법은 크게 개헌안과 대통령이 회부하는 안건에 대해 국민투표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헌법 제72조는 ‘외교·국방·통일 및 기타 국가의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황 교수는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기 때문에 국민투표로 결정되는 사안은 적어도 국회의 권한인 법률의 효력과 대등하거나 더 높다고 봐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거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위해 시행하고 싶은 정책이 있었다면 국민투표에 부쳐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예방’할 수도 있었던 국민투표제는 2014년 헌법불합치 이후 입법 공백 상태를 이어 오고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재외국민 중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체류) 신고가 돼 있지 않은 사람은 국민투표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한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하지만 국회는 입법 기한인 2015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투표는 투표인명부 작성 기준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려운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4월 10차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에 6·13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함께 시행하기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을 제안해 논의에 불이 붙는 듯했지만 여야가 대치한 끝에 결국 무산됐다. 2022년 4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민주당이 추진하던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띄웠으나 민주당이 반발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추가 입법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꾸준히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성과는 없었다. 20대 국회에서 16건, 21대 국회에선 9건의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 들어선 3건이 발의됐다. 이 중 주목을 받은 법안은 지난해 11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투표법 일부개정안으로 헌법불합치 조항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투표법상 투표인을 공직선거법과 동일하게 준용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에 대한 임기 단축을 핵심으로 한 야권의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함께 추진 동력을 잃었다. 40년간 시행되지 않았던 국민투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재외국민 투표권 이외에도 시대에 맞춰 규정을 보완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국민투표제도 개정 방안’ 보고서에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는 의결정족수에 대한 규정이 없어 중대한 흠결”이라며 “개헌 절차의 의결정족수(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 투표·투표자 과반수 찬성)와 동일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세로 명시한 국민투표권 연령 제한도 대통령 선거권자에 맞춰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봤다.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장은 ‘국민투표법 개정 논의의 주요 내용과 쟁점’ 보고서에서 “선거운동 기간이 아닐 때 인터넷 홈페이지, 메일,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투표운동은 상시 허용하고 세미나나 강연회, 집회 등 옥내 모임에 참석해 토론하는 것도 자유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투표권에서 나아가 ‘투표운동’에 대한 조항도 신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투표권 보장이라는 헌재의 판결 취지에 맞춰 보완 투표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선관위는 2017년 10월 국회에 제출한 ‘국민투표법 개정 의견’에서 “선상 장기 거주 선원을 위한 선상투표, 국민투표일에 투표할 수 없는 투표인을 위한 사전투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역대 국민투표가 오히려 ‘제왕적 대통령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됐던 만큼 정교한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창룡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주요국 국민투표제도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통령이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권한을 독점하는 법령(헌법 제72조)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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