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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초심 각오로 민생 챙기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취임 4주년을 맞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한다. 지난 4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1년의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코로나19와 부동산 등 민생 문제, 북핵 등 한반도 평화, 한일 관계 등 외교, 검찰개혁과 국정 쇄신 등 광범위한 현안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20여분간의 연설 후에는 기자들의 질문도 받는다고 하니 국민의 각종 관심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벌써 임기 중 5분의4를 소화한 문 대통령의 심정은 그리 편치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2년째 국민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고 부동산 불안과 줄어든 일자리 등으로 국민의 삶이 고달픈 데다 임기 초반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 협상도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 초 80%를 넘었던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진 현실도 문 대통령의 마음을 무겁게 할 것 같다. 물론 임기 초 고공 행진하던 지지율이 임기 말로 갈수록 추락하는 것은 문 대통령만의 현상은 아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당선된 6명의 전직 대통령들 모두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제든, 내각책임제든 국가 정상의 지지율은 시간이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국민 입장에서는 이번만큼은 다르기를 바라기 마련이다. 특히 현 정권은 국민들의 ‘촛불’에 힘입어 등장했던 만큼 보다 더 공정하고 보다 더 국민의 심정을 헤아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내로남불’ 현상이 잇따른 데다 부동산 폭등 등으로 서민들의 삶이 힘겨워지면서 실망감을 안겨 줬다. 코로나19에 비교적 잘 대처해 ‘K방역’이라는 찬사도 들었지만 백신 수급 문제에서 오판을 해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남은 1년은 민생을 회복시켜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데 집중돼야 한다. 부동산 관련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신뢰감 있는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백신 수급에 대해서도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경계하고 반대편 목소리도 들어서 통합의 정치를 펴야 한다. 북핵 문제도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차근차근 순리대로 추진해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는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아직 1년이 남았다. 오늘 특별연설은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대통령이 취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진심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한다면 민심도 분명 호응할 것이다.
  • 진중권 “윤석열, 국민의힘 가면 끝…완전 도떼기시장”

    진중권 “윤석열, 국민의힘 가면 끝…완전 도떼기시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순간 끝”이라고 전망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 출연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여러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떠난 뒤 사면론과 당권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지율이 흔들리는 국민의힘에 대해 “더 좋은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가 제도와 1987년 체제 때문에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완전히 도떼기 시장이 됐다”고 지적했다.진중권 전 교수는 “양당제의 폐해가 있고, 국민도 이를 알고 있다. 선거 때마다 정몽준, 안철수, 반기문, 윤석열 등 제3의 후보는 끊임없이 나온다”며 “윤석열은 제3지대를 노리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정강정책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두고 “인적 개선도 안 됐다. 5060세대와 영남 기득권 세력을 유지하겠다는 이들이 또 당권을 투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들어온다고 하고, 국민의힘은 또 들어오라고 한다. 완전히 도떼기 판”이라며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러한 점을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본인이 바꿔보려고 했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확인한 것”이라고 짚었다.그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관해 “선거에서 승리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떠났다. 다른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이분이 바라보는 건 국민의힘이 아닌 것 같다. 제3지대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본인의 욕망이 있다면 ‘대통령제는 안 된다. 내각제로 가야 한다’는 의제를 던지는 게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큰 인물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언급했다. 그는 “김동연 전 부총리는 스토리는 있다. 다만 자신의 상징자본을 갖고 있지 않다”며 “코로나19 이후는 경제 문제다. 이러한 점을 국민의힘에 어필하려고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내년 대선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는 “야권 후보 1명, 여권 후보 1명의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 단일화는 될 것이다. 후보가 만들어지면 그 중심으로 당이 바뀔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의 문제는 (제3지대) 후보가 커버할 수 있다. 단일화라는 게 사람들이 가진 불만족을 미래에 대한 기대로 치환하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저런 식으로 간다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의전용 총리와 책임총리 사이…42명이 걸어온 ‘영욕의 역사’

    의전용 총리와 책임총리 사이…42명이 걸어온 ‘영욕의 역사’

    1948년 제헌헌법 제정때 이승만 ‘몽니’대통령중심제 덧붙이며 총리도 선출제2공화국서 의원내각제 개헌 덕분에총리도 국가원수로서 위상 갖추게 돼 정일권 6년 최장수·김종필 46세 최연소서울 출신 8명… 이북 출신 12명 눈길일부 나치즘 추구·친일파 명단 오점도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제47대 국무총리로서 문재인 정부와 임기 말까지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만 놓고 보면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총리의 권한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의전용 총리’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고 ‘책임총리’라는 말 자체가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의미로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일인지상 만인지하’라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조선시대 영의정보다 더 실권이 없는 게 국무총리다. 그런 속에서도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국무총리 78년 영욕을 되짚어 본다.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매우 독특한 자리다. 보통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국무총리가 없다. 그렇다고 의원내각제 국가처럼 국정 최고책임자도 아니다. 이유는 1948년 제헌헌법 제정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헌헌법 초안만 해도 의원내각제를 구상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질 권력을 원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막판에 몽니를 부리면서 초안에 대통령중심제 요소를 덧붙이는 식으로 절충이 됐다. 이 때문에 초대 대통령과 총리 모두 국회에서 선출했다. 파행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목사 출신인 이윤영 국무총리 후보자가 뒤집어써야 했다. 제헌의회 다수당이던 한국민주당은 김성수 당대표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고, 이 후보자는 결국 총리 인준투표에서 부결돼 초대 총리 자리는 이범석 전 광복군 참모장 차지가 됐다. 이 전 후보자는 그 뒤로도 1950년 4월, 1952년 4월과 10월 총리 후보가 됐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총리 낙마 4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만 세우게 됐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권한이 막강했던 총리는 단연 장면 전 총리다. 제2공화국이 의원내각제 개헌을 한 덕분에 총리가 국가원수로서 위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 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이끌었던 김종필 전 총리, 노무현 정부 당시 ‘책임총리’를 표방했던 이해찬 전 총리 정도가 꼽힌다. 결국 총리 권한은 대통령이 힘을 실어 주는 정도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 후보자 이전까지 총리를 역임한 인물은 모두 42명이다. 4명(장면, 백두진, 김종필, 고건)은 총리를 두 번씩 맡았다. 정일권 전 총리는 1964년부터 1970년까지 6년이나 재직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정부별 총리 현황을 보면 전두환·노태우 정부 5명, 김영삼 정부 6명이었다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4명, 이명박·박근혜 정부 3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역대 최고령 총리는 현승종·박태준 전 총리로 각 74세에 취임했다. 김정렬·한승수 전 총리는 73세였다. 반면 백두진·김종필 전 총리는 각 46세로 최연소였다. 정일권 전 총리가 47세로 뒤를 잇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명으로 가장 많다. 충남·전북·경남이 각 5명이다. 이북 출신이 12명이나 되는 것도 눈에 띈다. 특히 노태우 정부는 총리 5명 중 3명이 이북 출신이었다. 정일권 전 총리는 유일한 재외동포 출신 총리다. 그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태어나 만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청주 한(韓)씨는 37대 한명숙 전 총리부터 39대 한승수 전 총리까지 3번 연속 총리를 배출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역대 총리 중 여성은 한 전 총리가 유일하다. 역대 가장 단명한 총리는 이완구 전 총리로 2개월 만에 물러났다. 역대 총리 중에는 떠올리기 싫은 기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초대 이범석 전 총리는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군인이었지만 동시에 히틀러를 존경하고 나치즘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일권·김정렬·장면 전 총리는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파 4776명에 이름을 올렸다. 정일권 전 총리는 만주군에서 장교로 복무했고, 김정렬 전 총리는 조종수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다. 장면 전 총리는 종교계 총동원을 논의하는 시국간담회에 천주교 대표로 참석한 이력이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난항...대한민국 총리 42명 ‘영욕의 역사’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제47대 국무총리로서 문재인 정부와 임기 말까지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만 놓고 보면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총리의 권한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의전용 총리’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고 ‘책임총리’라는 말 자체가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의미로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일인지상 만인지하’라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조선시대 영의정보다 더 실권이 없는 게 국무총리다. 그런 속에서도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국무총리 78년 영욕을 되짚어 본다.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매우 독특한 자리다. 보통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국무총리가 없다. 그렇다고 의원내각제 국가처럼 국정 최고책임자도 아니다. 이유는 1948년 제헌헌법 제정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헌헌법 초안만 해도 의원내각제를 구상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질 권력을 원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막판에 몽니를 부리면서 초안에 대통령중심제 요소를 덧붙이는 식으로 절충이 됐다. 이 때문에 초대 대통령과 총리 모두 국회에서 선출했다. 파행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목사 출신인 이윤영 국무총리 후보자가 뒤집어써야 했다. 제헌의회 다수당이던 한국민주당은 김성수 당대표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고, 이 후보자는 결국 총리 인준투표에서 부결돼 초대 총리 자리는 이범석 전 광복군 참모장 차지가 됐다. 이 전 후보자는 그 뒤로도 1950년 4월, 1952년 4월과 10월 총리 후보가 됐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총리 낙마 4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만 세우게 됐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권한이 막강했던 총리는 단연 장면 전 총리다. 제2공화국이 의원내각제 개헌을 한 덕분에 총리가 국가원수로서 위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 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이끌었던 김종필 전 총리, 노무현 정부 당시 ‘책임총리’를 표방했던 이해찬 전 총리 정도가 꼽힌다. 결국 총리 권한은 대통령이 힘을 실어 주는 정도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 후보자 이전까지 총리를 역임한 인물은 모두 42명이다. 4명(장면, 백두진, 김종필, 고건)은 총리를 두 번씩 맡았다. 정일권 전 총리는 1964년부터 1970년까지 6년이나 재직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정부별 총리 현황을 보면 전두환·노태우 정부 5명, 김영삼 정부 6명이었다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4명, 이명박·박근혜 정부 3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역대 최고령 총리는 현승종·박태준 전 총리로 각 74세에 취임했다. 김정렬·한승수 전 총리는 73세였다. 반면 백두진·김종필 전 총리는 각 46세로 최연소였다. 정일권 전 총리가 47세로 뒤를 잇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명으로 가장 많다. 충남·전북·경남이 각 5명이다. 이북 출신이 12명이나 되는 것도 눈에 띈다. 특히 노태우 정부는 총리 5명 중 3명이 이북 출신이었다. 정일권 전 총리는 유일한 재외동포 출신 총리다. 그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태어나 만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청주 한(韓)씨는 37대 한명숙 전 총리부터 39대 한승수 전 총리까지 3번 연속 총리를 배출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역대 총리 중 여성은 한 전 총리가 유일하다. 역대 가장 단명한 총리는 이완구 전 총리로 2개월 만에 물러났다. 역대 총리 중에는 떠올리기 싫은 기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초대 이범석 전 총리는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군인이었지만 동시에 히틀러를 존경하고 나치즘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일권·김정렬·장면 전 총리는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파 4776명에 이름을 올렸다. 정일권 전 총리는 만주군에서 장교로 복무했고, 김정렬 전 총리는 조종수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다. 장면 전 총리는 종교계 총동원을 논의하는 시국간담회에 천주교 대표로 참석한 이력이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장관의 손수건/이종락 논설위원

    지난 13일자 여러 일간신문에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수건으로 눈 주위를 닦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은 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변 장관의 손수건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눈물을 닦는 것인지,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느라 흘리는 땀을 닦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수건은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변 장관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했다. 대통령제인 미국에서 장관은 대통령의 비서라는 뜻인 ‘세크러터리’(Secretary),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봉사한다’라는 뜻의 ‘미니스터’(Minister)라고 칭한다. 장관은 ‘봉사하는 비서’인데 한국 사회가 장관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거는 건 아닌지. 변 장관은 장관 임명 전부터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교양이나 도덕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임명됐지만 결국 LH 사태로 단명할 운명에 처했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자신들에게도 맞는 자리가 있는 모양이다. 변 장관의 손수건은 자리 욕심을 냈다가 오히려 몇 배로 호되게 당하며 불명예 퇴진하는 공직자의 상징물 같아 보인다. jrlee@seoul.co.kr
  • ‘풀뿌리법’ 개정했지만… 조직 신설·충원 자율권 없어 ‘반쪽 성과’

    ‘풀뿌리법’ 개정했지만… 조직 신설·충원 자율권 없어 ‘반쪽 성과’

    자치단체 기관구성 다양화 확보 의미국제교류 지방사무 명시한 것도 쾌거주민감사 청구인수 완화 등 긍정평가 부단체장·의회 전문인력 증원은 불발‘법령 범위 내 조례 제정’ 유지 아쉬움주민자치회 설치 규정 빠진 것도 문제“지방자치법의 전부개정으로 진정한 지방자치에 한발 더 다가섰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두고 지방중심의 대전환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여전히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15일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이뤄졌다. 전부개정이란 굵직한 내용 등이 신설돼 지방자치법의 틀이 크게 바뀌었다는 의미다. 개정의 핵심은 주민주권 강화와 지역중심의 자치분권을 위한 제도적 보장, 지방의회의 독립성 확보 등이다. 시도지사협의회가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다양화다. 현재는 자치단체와 의회 간 관계가 지역특성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의회가 자치단체를 견제감시하는 대립형 구조인데, 이번 전부개정에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양 기관의 관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구 등 지역사정에 따라 통합형 거버넌스를 구성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셈이다. 현재의 대립형 자치단체 구조가 대통령제와 비슷하다면 통합형은 의원내각제에 가깝다. 지방의 국제교류와 협력에 관한 사무를 지방 사무로 명시한 점도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성과로 꼽힌다. 자치단체들은 1996년 경북도를 시작으로 자신들이 유치 또는 설립한 국제기구 및 단체에 운영비를 지원했지만 ‘법령에 근거가 없으면 운영비 등을 교부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지방재정법이 2014년 개정되면서 감사원의 주의 처분을 받아 왔다. 개정 당시 자치단체의 국제기구 지원 내용이 빠졌던 것이다. 법 개정으로 해 오던 지원을 중단하면 국제적인 신뢰도 하락과 외국 도시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등 부작용이 불가피했다. 결국 자치단체의 국제기구 지원 논란은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근거가 마련되면서 지방의 승리로 끝났다. 2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쓰레기, 환경, 교통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과 정부와 자치단체가 협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신설 근거 조항 마련 등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인구 100만명 대도시 등 자치단체에 특례부여, 주민감사 청구권 기준연령 및 청구인수 완화, 주민조례 발안제 도입 등도 의미 있는 개정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개정된 내용은 시행령 마련과 별도법 제정 등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단 ‘자치단체 기관 구성 다양화’는 아직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아 시행이 늦어질 수도 있다. 진일보한 내용이 많이 신설됐지만, 부단체장의 정원 확대가 반영되지 않아 지자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행정수요의 다양화 등을 고려할 때 부단체장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빠졌다. 주민들이 고위직 신설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게 이유였다. 충북도 관계자는 “자치조직권은 자치권의 본질적 요소지만 현행법은 부단체장의 정원을 명시하고 있고, 대통령령은 실·국·본부의 수까지 규정하고 있다”며 “지방의 조직권은 자율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령 안의 범위에서만 조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치입법권의 근본적인 제약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점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자치단체들은 법령 범위 밖이라도 주민복지와 지역발전 등에 도움이 된다면 조례를 만들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자치회 설치 규정이 빠진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자치단체들이 운영 중인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의 문화·복지·편익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거나 읍·면·동 행정의 자문역할을 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자치회를 만든 뒤 주민세로 주민자치회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게 하는 등 이름에 걸맞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회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보좌관에 가까운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배치되지만, 의원 정원의 50%만 채용할 수 있어서다. 한 도의원은 “의원 2명당 1명꼴이다 보니 의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쌍쌍바’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자치학회 박기관(상지대 교수) 회장은 “지원인력 부족으로 의회의 예산심사와 행정사무감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돼 결국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광역의회의 지원인력이 의원당 최소 1명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부엉이 모임’ 친문 현역 대거 발탁… 임기 말 ‘친위 내각’

    ‘부엉이 모임’ 친문 현역 대거 발탁… 임기 말 ‘친위 내각’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의 친문(친문재인) 재선 의원인 황희(54)·권칠승(56) 후보자를 각각 지명했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사들을 전진배치해 임기 말 관료사회 분위기를 다잡고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6명을 교체한 데 이어 추가 개각으로 전체 부처(18곳)의 절반이 바뀐 집권 5년차 진용을 ‘친위 내각’으로 꾸린 셈이다. 황 후보자는 문화체육 분야와 접점이 없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인사로 평가된다. 문화계는 즉각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조직법(35조)상 문체부 장관이 국정 홍보를 관장하는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게 돼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홍보위원장 등을 맡았던 그의 소통·기획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황 후보자는 참여정부 비서실 출신 정치인 모임인 ‘청정회’의 대변인 겸 간사와 친문 인사들이 집결한 ‘부엉이모임’ 간사를 맡는 등 친노와 친문을 아우르는 핵심으로 꼽힌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지금은 해체된 ‘부엉이 모임’은 2017년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계파조직으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칠승 후보자도 이 모임 소속이었다. 기업에 몸담고 노동운동을 하다가 청와대와 지방의회를 거친 권 후보자도 황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친문계이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황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 86학번이고 권 후보자는 고려대 경제학과 84학번이어서 ‘86세대’라는 공통점도 있다.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과 당 중기특위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역구(경기 화성)에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정책과 현장에 두루 밝다. 코로나19 대응과 맞물려 박영선 전 장관 시절 위상이 높아진 중기부에 추진력과 정무적 능력이 있는 현역 의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세 차례 개각을 포함하면 각료 18명(후보자 포함) 중 현역 의원이 무려 6명(이인영 통일, 전해철 행안, 박범계 법무, 한정애 환경 등)에 이르러 의원내각제를 방불케 한다. 특히 이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친문이다. 현역 전진배치는 임기 말 당정청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관료사회에 대한 그립을 강화해 성과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1주택자’ 등 검증 기준이 강화된 데다 인사청문회 문턱이 높아진 현실도 반영됐다. 청와대는 “정의용·권칠승 후보자는 1주택이고 황희 후보자는 무주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역 의원의 대거 입각이 대통령제의 삼권분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행정부와 코드를 맞추기엔 용이하지만 입법부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 사람만 쓴다’는 비판도 피해 가기는 어렵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 등 누가 적임자냐 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출신인 이정희(67·사시 32회) 전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1급)에 이신남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중소벤처비서관에 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장, 농해수비서관에 정기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정책보좌관을 각각 내정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친문·현역의원 대거 입각 ‘의원님 내각’

    친문·현역의원 대거 입각 ‘의원님 내각’

    ‘부엉이모임’ 간사를 맡는 등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황 후보자는 참여정부 청와대 정무·소통수석실에 몸담았고,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냈다.기업에 몸담고 노동운동을 하다가 청와대와 지방의회를 거친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과 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역구(경기 화성)에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정책과 현장에 두루 밝다는 평가를 듣는다. 코로나19 대응과 맞물려 박영선 장관 시절 한껏 위상이 높아진 중기부에 추진력과 정무적 능력이 있는 현역 의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세 차례 개각으로 발탁된 인사들을 포함하면 각료 18명(후보자 포함) 중 현역 의원이 무려 6명(이인영 통일, 전해철 행안, 박범계 법무, 한정애 환경 포함)에 이르러 의원내각제를 방불케 한다. 특히 이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친문이다. 임기 말 당정청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관료사회에 대한 그립을 강화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1주택자’ 등 검증 기준이 강화된 데다 인사청문회의 문턱이 높아진 현실도 반영됐다. 청와대는 “정의용·권칠승 후보자는 1주택이고 황희 후보자는 무주택”이라고 설명했다. 관료들이 임기 말 개각에서 장관을 선호하지 않아 선택지가 좁아진 측면도 있다. 다만 현역 의원의 대거 입각이 대통령제의 삼권분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 입각이 늘어나면 행정부와 코드를 맞추기엔 용이하지만 대정부 질의 등 입법부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도 ‘우리 사람만 쓴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역 의원 5명뿐 아니라 정 후보자 역시 친문이라고 봐야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 등 누가 적임자냐 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文대통령, ‘오경화’ 대신 ‘한국의 키신저’ 발탁한 까닭?

    [뉴스분석]文대통령, ‘오경화’ 대신 ‘한국의 키신저’ 발탁한 까닭?

    참여정부 출신 ‘친문’ 황희·권칠승 문화·중기부 발탁 내각 중 현역의원 ⅓… 임기말 국정동력 확보 포석 여성장관 16.7%로 하락… ‘30% 공약’ 숙제로 남아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란 말이 회자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사령탑에 정의용(75)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의 황희(54)·권칠승(56) 의원을 지명했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을 전진배치해 임기 말 느슨해지기 쉬운 관료 분위기를 다잡고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6명을 교체한 데 이어 추가 개각으로 전체 부처(18곳)의 절반이 바뀐 집권 5년차 진용을 갖추게 됐다. 다만 여성(후보자 포함)이 3명(16.7%)에 그쳐 ‘여성 장관 30%’ 공약을 무색하게 한 점은 숙제로 남게 됐다. 가장 눈에 띈 인선은 정 후보자의 발탁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라인을 재정비하는 한편 멈춰 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 18일 신년회견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미 대화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하겠다”던 문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이다. 두 차례나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북 메시지 성격도 있다. 외시 5회 출신인 정 후보자는 정통 외무 관료로 문재인 정부에서 3년간 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특히 2018년 ‘한반도의 봄’ 당시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매개해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취임하면 역대 최고령 외교 장관이 된다. 유일한 원년멤버였던 강 장관의 교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년 이상 했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주요국의 변화에 맞춰 외교라인에 활력을 넣고 전열을 정비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친문 의원들의 입각도 주목된다. 황 후보자는 문화체육 분야와 접점이 없다는 점에서 문화계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조직법(35조)상 문체부 장관이 국정 홍보를 관장하는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게 돼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말 국정 성과를 알리기 위한 소통·기획 능력에 방점을 뒀다는 의미다. 친문 인사들이 집결했던 ‘부엉이모임’ 간사를 맡는 등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황 후보자는 참여정부 청와대 정무·소통수석실에 몸담았고,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냈다. 기업에 몸담고 노동운동을 하다가 청와대와 지방의회를 거친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과 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역구(경기 화성)에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정책과 현장에 두루 밝다는 평가를 듣는다. 코로나19 대응과 맞물려 박영선 장관 시절 한껏 위상이 높아진 중기부에 추진력과 정무적 능력이 있는 현역 의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세 차례 개각으로 발탁된 인사들을 포함하면 각료 18명(후보자 포함) 중 현역 의원이 무려 6명(이인영 통일, 전해철 행안, 박범계 법무, 한정애 환경 포함)에 이르러 의원내각제를 방불케 한다. 특히 이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친문이다. 임기 말 당정청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관료사회에 대한 그립을 강화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1주택자’ 등 검증 기준이 강화된 데다 인사청문회의 문턱이 높아진 현실도 반영됐다. 청와대는 “정의용·권칠승 후보자는 1주택이고 황희 후보자는 무주택”이라고 설명했다. 관료들이 임기 말 개각에서 장관을 선호하지 않아 선택지가 좁아진 측면도 있다. 다만 현역 의원의 대거 입각이 대통령제의 삼권분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 입각이 늘어나면 행정부와 코드를 맞추기엔 용이하지만 대정부 질의 등 입법부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도 ‘우리 사람만 쓴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역 의원 5명뿐 아니라 정 후보자 역시 친문이라고 봐야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 등 누가 적임자냐 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강력한 대통령제·지독한 지역주의… 한국선 제3당 뿌리내릴 수 없었다

    유럽의 제3지대 열풍은 한국에는 닿지 못했다. 막강한 대통령제와 영남·호남 지역주의 구도에 기반한 거대 양당이 수십년간 공고한 입지를 다져 왔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양당 사이 무당층을 흡수한 제3당이 득세한 적도 있지만 기성 세력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잦았다. 지난해 21대 총선 결과는 여당(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180석, 야당(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103석으로 거대 양당이 전체의 94.3%를 차지했다. 범여권인 열린민주당(3석), 거대 양당에서 이탈한 무소속 5석 외에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이 전부였다. 2016년 20대 총선만 해도 국민의당이 제3당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에 이어 38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이라는 기치 아래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대세를 좌우할 결정표)의 존재감을 내세웠다. 그러나 2017년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3위(지지율 21.4%)로 패배한 뒤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2018년 바른정당이 합당해 바른미래당으로 개편됐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통일국민당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창당한 이 당은 한 달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31명의 당선자를 내놓으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14대 대선에서 3위(16.3%)로 패배한 이후 정 회장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했고 의원들도 탈당하면서 소멸됐다. 스위스,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녹색당의 약진도 한국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한국에서도 2012년 녹색당이 창당했지만 19대 총선 이후 비례득표에서 0.48%, 0.76%, 0.21%를 기록하며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대통령 중심제에서 파생된 거대 양당 정치로 인해 제3당이 출현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제3당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과 통일국민당 모두 총선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대선에서 패배하며 사라지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대선 승리로 정권을 잡지 않으면 정당이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호남과 진보, 영남과 보수가 결합하는 지역주의 프레임도 한몫했다. 20대 총선에서 중도실용을 표방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23석을 차지하며 주목받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다시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석권했다. 언론과 학계에서도 여야 대결 구도에 큰 관심을 두는 것도 현실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13일 “유럽 같은 의회 중심 체제가 아닌 대통령제에서는 새로운 세력이 선거를 통해 진출하기 어렵다”며 “국민들 머릿속에 기호 1번이나 2번과의 싸움이 고착화돼 제3지대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인물이 나와도 이내 거대 양당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제3당은 반짝 인기만 끌 뿐 계속해서 유지하기 힘들다”며 “안철수 대표도 처음에는 ‘거대양당의 폐해를 극복한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러 가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광장] ‘문파’가 대통령을 넘어뜨린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문파’가 대통령을 넘어뜨린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권위가 무너지는 사태는 달가울 수 없다. 권위의 추락은 지지율 추락과는 다른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며칠 전 강원도 원주의 친환경 고속열차 시승식에서 마스크를 내내 거꾸로 썼다. 점잖은 댓글 두 개만 옮긴다. “탁현민(의전비서관)씨가 디테일에는 약하네요. 이 시국에 대통령 마스크를 저렇게 두다니요.” “전기 기차여서 탄소 배출이 적다고요? 대통령님, 그 전기는 뭘로 만드나요? 원전 줄이면 화력발전소가 대부분 아닌가요?” 마스크가 뭐라고. 거꾸로 쓸 수 있다. 지금의 문 대통령 사정은 다르다. 지지율이 급락 중이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을 편하게 바라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노변정담의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국민 라디오 담화를 할 때마다 경미한 쇳소리 발음까지 없애려고 의치를 했다. 녹음실 마이크 앞에서도 국민을 응접실에서 만나듯 웃음을 머금고 말을 했다. 측근 장관의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런 섬세한 대국민 설득의 리더십이 뉴딜 정책을 강력하게 견인했다. ‘한국판 뉴딜’을 전개하는 우리 모습은 다르다. 검찰총장 징계로 나라가 벌집일 때 대통령은 내내 침묵했다. 그 와중에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흑백 영상의 생중계 이벤트를 했다. 전월세 난민이 아우성인데 하필 임대주택 세트장을 찾아 부적절한 발언으로 원성을 샀다. 명민한 매니저는 팬심이 흉흉할 때 스타를 잠시 숨긴다. 보편적 민심을 읽지 못하는 참모는 대통령을 욕보일 수 있다. 국민을 설득할 수 없는 불요불급한 자리를 스스로 분별하는 직관은 국가 지도자의 미덕이다. 루스벨트는 감동을 못 주겠다고 판단한 연설은 라디오 방송을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 메시지에서 “한 사람의 손도 절대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걷겠다”고 했다. 구어체에 체온을 담는 특유의 아름다운 화법이다. 문제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 오늘부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사가 명치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다. 문빠 혹은 문파와 그 나머지 ‘기타 국민’으로 갈라진 나라는 3년 반 동안 거의 기능부전에 빠졌다. 이 현실을 외면하면서 국민 모두와 함께 걷자는 주문은 빈말로 들린다. 청와대와 여당의 ‘갑툭튀’ 박근혜 사면 논란을 보자.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을 걸었지만 지지율이 다급해서 꺼낸 외통수인 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국민 합의가 필요한 국가적 사안에도 지지층 심기 살피기가 셈법의 근거다. 문파의 거센 반발에 하루 만에 논의는 쑥 들어갔다. 정작 촛불을 들었던 국민 다수 의견은 끼어들 틈이 없다. “누구 마음대로 사면이냐”, “촛불이 당신들 거냐”는 원성이 터진다. 민주주의에 치명상을 입히는 비상식 정치 언행들은 강성 친문 지지자들과 교감한 결과다. 공수처법 개정안을 여당 단독으로 밀어붙일 때 원내대표는 “많은 분들이 문자를 보내 주시는데 걱정 마시라”며 문파와 공개 교신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파가 “검찰총장 정직 부당 판결을 내린 판사를 탄핵하라”고 주문하면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이 “담벼락에 욕이라도 하자”고 화답한다. 검찰총장을 탄핵하자 했다가, 검찰 수사권까지 싹 다 뺏자 했다가, 검찰청을 아예 없애자고 한다. 공적 공간을 마구잡이 말로 어지럽히면서도 미안한 줄 모른다. 국민 앞에 최소한의 품위도 염치도 없다. 그들 나름의 질서를 따져 보자면 극성 지지층의 존재는 문 대통령의 ‘양념론’보다는 이낙연 대표의 ‘에너지론’이 사실에 더 가깝다. 진보학자 강준만은 신간 ‘싸가지 없는 정치’에서 문파의 집단사고를 ‘파킨슨법칙’으로 설명한다. 늘어난 공무원이 사회를 위해 일하지 않고 자신과 자기 부서 파워를 중시하듯 문빠의 작동 원리가 그걸 닮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을 위한다지만 그들이 더 원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생각이 다른 상대를 공격하는 즐거움이다. “문재인 정권은 문빠의 덕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문 정권 진영 내부에서 이걸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문빠에게 암묵적 지지를 보내는 문재인의 신념을 거스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문파 등에 업힌 여권 인사들에게 이 책을 밑줄 그어 보여 주고 싶다. 눈 밝은 해외 정치학자가 한국의 문빠 현상과 대의 민주주의의 상관성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을지 모른다. 트럼프 극렬 지지 시위대가 미국 의사당에 난입했다. 미국을 대변할 수 없는 한 줌 집단이 250년의 최고 민주주의 국가를 ‘바나나 공화국’으로 허물었다. 남의 얘기 같지 않다. sjh@seoul.co.kr
  • 3년 만에 등 돌린 민심… 58% “文, 촛불정신 계승 못하고 있다”

    3년 만에 등 돌린 민심… 58% “文, 촛불정신 계승 못하고 있다”

    文정부 출범 6개월 땐 69.8%가 “잘 계승”조국 사태·집값 폭등·檢 개혁에 위기 자초국민 “전보다 나아진 것 맞나” 실망감 커“전면 개각·쇄신 통해 국민의 마음 얻어야”“새 정부는 촛불 혁명의 정신을 이을 것입니다. 국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국민의 나라, 모든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일소하고,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 70여일 만인 2017년 7월 19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면서 힘주어 한 말이다. 무능하고 부도덕한 현직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촛불 시민들의 분노와 열망을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로부터 3년 6개월이 지났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현 정부의 출범에 환호했던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한때 70%대를 찍었던 국정지지율은 40%를 밑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현 정부가 촛불정신을 잘 계승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58.2%에 달했다. ‘잘 계승한다’는 의견은 37.8%에 그쳤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 30대를 뺀 전 연령대, 여당 지지자를 제외한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런 결과는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 후인 2017년 11월 참여연대와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와 정반대다. 당시 조사에서 69.8%는 ‘현 정부가 촛불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의견은 23.6%에 그쳤다. 이는 집권 3년차인 2019년 8월 터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부정 스캔들을 시작으로 집값 폭등, 검찰개혁 갈등을 거치면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 정신’은 이 정부의 성격을 대변하는 키워드이므로 국정평가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국민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는데 현 정부는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다. 해결책을 내놓을수록 오히려 악화하지 않았나”라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절정에 달했고, 코로나19 상황도 ‘K방역’이라며 자찬하더니 위기를 맞았다. 국민들은 ‘전보다 더 나아진 것 맞나’ 하는 회의를 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촛불 혁명을 “진보뿐만 아니라 보수와 중도층까지 폭넓게 참여한 국민통합 현상”이라고 진단한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조국 사태, 윤석열 징계 사태에서 진영 논리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국민통합과 거리가 멀어졌고, 현 정부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정유라 사건’으로 분노한 시민들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기득권이 된 진보 진영에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입시 문제 등에서 진보·보수 할 것 없이 계층의 구조화가 공고한 상태”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미국 사회처럼 기득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과 반발이 일어나고, 극단적 성향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 정부가 민심의 이탈과 정권 말 권력 누수를 막으려면 여론을 반영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구 교수는 “국민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정권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 의심하는 상황”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장은 교체하고 정책실장은 그대로 두고, 법무부 장관은 여론에 등 떠밀리듯 마지못해 바꾸는 식의 인사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전면 쇄신과 전면 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 시민들은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에서 벗어나 수평적 소통과 정치가 가능한 정부를 원했던 것이였지만 정작 눈에 띄는 소통은 없었다”며 “촛불 정부만의 소통 방식을 찾아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이나 인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거대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많은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충족되기 어렵다”면서 “다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여당에 180석을 몰아 준 것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였는데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남은 임기 동안 정부가 가장 공을 들여야 할 정책 과제로는 공통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이 꼽혔다. 박 교수는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정책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시 짜야 한다”며 “한반도 문제 등도 국지적인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새해 여론조사]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12월 28~30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각각 524명, 488명 등 101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은 지역·성·연령별 유의 할당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했다. 지역별로 서울 191명, 인천·경기 312명, 대전·세종·충청 108명, 광주·전라 104명, 대구·경북 97명, 부산·울산·경남 155명, 강원·제주 45명이다. 무선 임의전화걸기(RDD)와 유선 KT DB를 활용한 무작위 1대1 전화면접조사(유선 29.2%·무선 70.8%)로 진행했다. 가중치는 2020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셀가중 방식으로 부여했다. 전체 응답률 11.8%(유선 9.4%·무선 13.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인류 역사는 권력을 향한 투쟁의 역사이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역사를 이끌었다. 권력은 정통성의 원천이자 정의의 토대였고 역사는 승자의 전리품이었다. 권력이 없거나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권리가 없었고 목숨조차 보장받기 어려웠다. 언제나 그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고 지금은 달라졌다. 권력이 작은 사람이나 권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권리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권리는 권력과 무관한 천부인권으로 간주돼 법의 이름으로 보장됐고 권리를 위협하는 권력은 분산되고 견제됐다. 이 지점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하는 것으로, 부패한 권력은 반드시 붕괴하는 것으로 정식화됐다. 이 모든 주장은 국민의 이름으로 정당화됐다. 이름하여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통제이자 보루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이자 권력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루이다. 지금까지 권력은 인민(people)과 대립했는데 지금은 권력과 인민이 하나가 됐다. 민주주의는 인민이 곧 지배자인 정치 방식이다. 민주주의는 인민의 권력 혹은 인민의 지배를 의미한다. 영어의 people은 우리말로 국민으로 번역되지만 국민보다는 인민에 부합한다. 인민의 지배는 권력을 인민의 통제하에 둠으로써 가능해지는데, 이 통제를 위해서 권력을 제한하고(제한권력), 권력을 분산하고(권력분립), 권력의 책임자를 직접 선출하고(직접선거), 선출된 권력을 감시하고(권력감시), 권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정보공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촘촘하게 배치했다. 그리고 이 과정이 4년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도록 설계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한에서는 절대권력, 무한권력, 비밀권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구현된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레임덕을 유추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미국 정치에서 유행한 레임덕이라는 용어는 우리말로 권력말기증후군을 의미한다. ‘절뚝거리는 오리’, ‘뒤뚱거리는 오리’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권력 말기에는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권력 중심부에서 스캔들이 발생하고, 집권층의 내적 단결력이 약화돼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고, 공무원들의 충성심이 낮아지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하락하면서 정치사회의 원심화 경향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레임덕이 민주적인 대통령제에서만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부산물은 아니다. 임진왜란 직전에 후계자를 세우자는 정철의 건저의(建儲議)에 대로한 선조가 정철과 서인들을 몽땅 조정에서 몰아낸 것도 레임덕에 대한 대응이었다. 의회정치의 본산인 내각제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레임덕이라는 용어 자체가 내각제 국가인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영국의 내각제가 미국으로 건너가 대통령제로 탈바꿈하면서 레임덕은 정치학의 용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대통령제가 한국으로 건너왔고 한국의 대통령제는 단순한 레임덕을 넘어 권력말기증상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인 실험장이 됐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에도 ‘레임덕’ 여전 이승만 정권은 연이은 불법 개헌과 조봉암에 대한 사법살인의 연장선상에서 국민의 저항을 받아 4월혁명으로 붕괴됐다. 19년이나 이어진 박정희 철권통치의 말기는 반유신 투쟁과 부마항쟁에 이어 권력 최측근 수호자에 의한 10·26 대통령 피살로 끝났다. 12·12와 5·17의 연속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의 말기는 6월항쟁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해방 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곧 붕괴와 파멸이었다. 그 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돼 정권의 절차적 정통성이 부여됐지만 레임덕은 여전했다. 군사정권과 대통령 직선제의 양면성을 가진 노태우 정권은 취약한 정통성을 3당합당으로 기워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었다. 김영삼 정권 말기는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의 국정농단과 각종 스캔들 속에서 미증유의 IMF 환란에 뒤덮였다. 김대중 정권 말기에는 고급옷 로비 사건과 3형제 논란이 뒤따랐다. 노무현 정권은 초기에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시달렸고 말기에는 대연정 논란으로 끝내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은 광우병으로 시작해 집권 기간 내내 4대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퇴임 후 구속됐다. 박근혜 정권 말기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을 거쳐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끝났다. 민주화 이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정치적 대립과 불안정이었다. ●트럼프 딸·사위 중용 우리나라에선 불가능 헌정 70년을 넘어선 한국 정치에서 정권의 붕괴, 사망, 탄핵, 구속을 면한 대통령은 김영삼과 김대중, 즉 양김 두 사람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포용적 정치가 아니라 대결과 투쟁의 배제적 정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단과 전쟁의 토대 위에서 군사독재를 겪었으니 일견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6월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되고 정치발전을 위한 수많은 제도개혁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도 정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정권말기증상이 지속되는 상황은 비정상이다. 민주주의와 정치안정이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환경이 제도를 뒷받침하지 않거나 대립하는 당사자들이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언제나 휴지조각이 돼 버린다. 국회선진화법이 무용지물이 된 이유이다. 그 이유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결여된 척박한 정치문화를 거론할 수도 있지만 척박한 정치문화의 배경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기득권층의 배신과 변화에 대한 저항에 있다. 인류 역사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세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 최초의 해법은 기득권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득권의 저항을 제압하면서 정치를 안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마지막 해법은 사전 노력으로 레임덕을 예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기득권 해소 전략의 핵심은 국민의 뜻을 살피고 따르는 것이다. 더 능동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의 뜻을 조직하는 것이다. 국민이 곧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국민만이 기득권에 우선한다. 두 번째로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정치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중간지대를 장악하는 것이다. 정치적 대결의 결론은 누가 중간지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중간지대를 장악한다는 것은 다수파가 된다는 것이고 상대방을 소수파로 고립시킨다는 뜻이다. 이런 연후에 마지막으로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레임덕을 예방해 정권말기증후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를 멀리하는 오무처방(五無處方)이 필요하다. 첫째, 부패 스캔들을 멀리한다. 부패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은 분노하고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둘째, 성(性) 스캔들을 멀리한다. 성 문제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는 최근 여러 사례를 통해서 입증됐다. 셋째, 가족 스캔들을 멀리한다. 트럼프는 딸과 사위를 측근으로 두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문민정부의 김현철, 이승만의 양자 이강석,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등 사례가 많다. 넷째, 측근 스캔들을 멀리한다. 이승만의 이기붕, 박정희의 차지철, 박근혜의 최순실 등 호가호위하는 측근은 분란의 씨앗이다. 다섯째, 말 스캔들을 멀리한다. 권력자의 말은 지뢰가 되고 폭탄이 된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이 세속의 권력자들에게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역사의 진보를 신봉하는 선의의 권력자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의의 권력자라고 말했다. ●권력 말기에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 권력 말기에 접어들면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여당은 동상이몽이고, 공무원은 말을 듣지 않고, 언론은 제멋대로 쓰고, 국민들은 관심이 없고,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를 한다. 사회는 시끄럽고, 논란은 끝이 없고, 갈등은 증폭되고, 정책은 실종되고, 국정은 무질서해지면서 나라는 길을 잃는다. 한마디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돼 버린다. 그러나 기득권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포착해 중간지대를 선점하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캔들을 예방하는 오무처방을 세심하게 적용하면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가 가능해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승불태(百勝不殆)다. 상지대 총장
  •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가에 모든 질서의 근간이자 최상위 법인 헌법이 있듯, 정당에도 집권을 위한 가치를 문구로 규정한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당헌당규의 경우 시대정신을 반영해 수시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뒤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두 곳의 보궐선거가 발생한 상황에서 치열한 반성이 담긴 혁신안을 내놓기는커녕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기존 약속까지 뒤엎자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명분과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엿장수’라도 된 듯 당헌당규를 바꿔 선거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한탕주의’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문재인표 혁신안’ 스스로 뒤집은 민주당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리 물러나며 내년 보궐선거가 생기자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혁신안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당헌 96조 2항에 반영한 혁신안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당헌을 손보지 않는 이상 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불가능해진 민주당은 명분 대신 실리를 택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1만 1804명(26.35%)이 참여해 86.64%가 찬성했다며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이후 당원의 26%만 참여한 설문조사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지만 결국 당헌 96조 2항에는 ‘단, 전 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낙연 대표는 당헌 개정에 대해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스스로 강조했던 ‘책임정치’를 보란 듯이 폐기하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고, 김웅 의원은 “그때그때마다 편한 대로 바꾸는 엿장수 당헌당규라면 이미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손바닥 뒤집듯 저렇게 (당헌을)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며 “(지난 4·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저쪽(국민의힘)에서 만드니까 ‘천벌 받은 짓’이라고 해놓고 (똑같이) 천벌 받은 짓을 했다. 이번 당헌당규를 뒤집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이 만들었던 공천 감산 기준 당규도 고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규 35조에는 ‘각급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해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의 100분의25를 감산한다’고만 돼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갑자기 생기자 지난 8월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에는 감산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현역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현역을 제외할 경우 후보군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급히 당헌당규에 손을 댄 것이다.●선거만 앞두면 눈 감고 귀 막는 정당들 선거를 앞둔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손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때도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정당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을 앞 순번인 ‘기호 3번’에 올리기 위해 한국당 의원 일부를 머릿수 채우기용으로 건너가게 한 것이다. 문제는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이 제명을 해줘야 하는데 해당행위도 하지 않은 의원을 제명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제명은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로, 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비례대표의 징계를 논할 윤리위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고 한국당은 의원총회만 열어 제명을 의결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의 차이일 뿐 모든 제명을 꼭 윤리위에서 의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대표를 제명하려다 보니 어색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당헌당규가 ‘돌려쓰기’ 식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은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통합을 알렸는데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었던 만큼 당헌당규도 ‘뚝딱’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민생당 당헌은 국민의당 당헌과 내용이 상당 부분 유사했는데 이유는 민생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옛 국민의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에 있다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 뒤 다시 합치면서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차용한 셈이다. ●‘오만’ 與·‘무능’ 野…‘거대양당’ 독식 구도가 악순환 원인 민주당이 비판을 감수하며 내년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밀어붙인 건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슈퍼여당’과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무능 야당’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과도 관련이 깊다 보니 민주당은 비판을 받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현실 정치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궁색한 사과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최근 4번의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우리가 후보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지금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내는 물론이고 여론전에서도 민심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거대양당 체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가 몰염치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다당제가 아닌 양당체제하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하나의 상대만 꺾으면 모든 걸 독식하는 구도가 유지된다”며 “당헌당규를 바꾸든, 질타를 받든, 당원들과 똘똘 뭉쳐 선거 승리를 따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정치구조를 바꿔서 제대로 된 다당제를 시작해야만 몸집이 큰 정당들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본적으로 ‘너 하나만 이기면 돼’라는 생각이 사라졌을 때 상식적인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가에 모든 질서의 근간이자 최상위 법인 헌법이 있듯, 정당에도 집권을 위한 가치를 문구로 규정한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당헌당규의 경우 시대정신을 반영해 수시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뒤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두 곳의 보궐선거가 발생한 상황에서 치열한 반성이 담긴 혁신안을 내놓기는커녕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기존 약속까지 뒤엎자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명분과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엿장수’라도 된 듯 당헌당규를 바꿔 선거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한탕주의’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문재인표 혁신안’ 스스로 뒤집은 민주당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리 물러나며 내년 보궐선거가 생기자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혁신안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당헌 96조 2항에 반영한 혁신안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당헌을 손보지 않는 이상 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불가능해진 민주당은 명분 대신 실리를 택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1만 1804명(26.35%)이 참여해 86.64%가 찬성했다며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이후 당원의 26%만 참여한 설문조사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지만 결국 당헌 96조 2항에는 ‘단, 전 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낙연 대표는 당헌 개정에 대해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스스로 강조했던 ‘책임정치’를 보란 듯이 폐기하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고, 김웅 의원은 “그때그때마다 편한 대로 바꾸는 엿장수 당헌당규라면 이미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손바닥 뒤집듯 저렇게 (당헌을)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며 “(지난 4·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저쪽(국민의힘)에서 만드니까 ‘천벌 받은 짓’이라고 해놓고 (똑같이) 천벌 받은 짓을 했다. 이번 당헌당규를 뒤집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이 만들었던 공천 감산 기준 당규도 고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규 35조에는 ‘각급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해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의 100분의25를 감산한다’고만 돼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갑자기 생기자 지난 8월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에는 감산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현역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현역을 제외할 경우 후보군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급히 당헌당규에 손을 댄 것이다.●선거만 앞두면 눈 감고 귀 막는 정당들 선거를 앞둔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손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때도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정당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을 앞 순번인 ‘기호 3번’에 올리기 위해 한국당 의원 일부를 머릿수 채우기용으로 건너가게 한 것이다. 문제는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이 제명을 해줘야 하는데 해당행위도 하지 않은 의원을 제명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제명은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로, 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비례대표의 징계를 논할 윤리위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고 한국당은 의원총회만 열어 제명을 의결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의 차이일 뿐 모든 제명을 꼭 윤리위에서 의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대표를 제명하려다 보니 어색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 당헌당규가 ‘돌려쓰기’ 식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은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통합을 알렸는데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었던 만큼 당헌당규도 ‘뚝딱’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민생당 당헌은 국민의당 당헌과 내용이 상당 부분 유사했는데 이유는 민생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옛 국민의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에 있다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 뒤 다시 합치면서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차용한 셈이다. ●‘오만’ 與·‘무능’ 野…‘거대양당’ 독식 구도가 악순환 원인 민주당이 비판을 감수하며 내년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밀어붙인 건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슈퍼여당’과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무능 야당’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과도 관련이 깊다 보니 민주당은 비판을 받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현실 정치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궁색한 사과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최근 4번의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우리가 후보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지금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내는 물론이고 여론전에서도 민심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거대양당 체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가 몰염치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다당제가 아닌 양당체제하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하나의 상대만 꺾으면 모든 걸 독식하는 구도가 유지된다”며 “당헌당규를 바꾸든, 질타를 받든, 당원들과 똘똘 뭉쳐 선거 승리를 따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정치구조를 바꿔서 제대로 된 다당제를 시작해야만 몸집이 큰 정당들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본적으로 ‘너 하나만 이기면 돼’라는 생각이 사라졌을 때 상식적인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과반서 1명 넘긴 아들 부시… 대법 결정으로 백악관 입성

    과반서 1명 넘긴 아들 부시… 대법 결정으로 백악관 입성

    일주일 앞으로 임박한 올해 미국 대선은 역대급 혼란이다. 미 역사상 59번째 대선인 올해는 코로나19의 재유행에 따라 우편투표와 사전투표가 급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현재 이미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가 6000만명에 육박한다. 사전투표나 우편투표가 많으면 선거 당일의 출구조사를 빗나가게 할 수 있다. 경합주인 위스콘신 등 14개 주의 경우 우편투표의 최종 개표 결과가 12월에서야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우편투표와 현장투표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때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개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초박빙의 표차도 당락을 좌우할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트럼프가 0.7% 포인트를 더 얻으면서 선거인단 20명을 독식했다.대통령제 민주주의를 창안한 미국에서 대통령 선출이 항상 공정하고 신사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어 밀실 흥정과 매수, 후보자의 사망 등의 혼란도 많았다. 미국 역사상 기묘했던 대선 결과를 되짚어 본다.25일 CNN과 BBC 등에 따르면 미국 대선의 혼란은 토머스 제퍼슨과 존 애덤스가 경쟁한 18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거인단은 2명에게 투표할 수 있었다.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 차점자가 부통령이 되는 구조였다. 대선에 나설 때 제퍼슨은 러닝메이트로 애런 버를 선택했다. 그런데 소통의 착오인지, 버의 반란인지 이들의 선거인단 수가 73표로 같았다. 현직인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65표였다. 선거인단 과반 확보자가 없어 대통령 선출은 의회로 넘어갔다. 제퍼슨의 정적이자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하원에 제퍼슨에게 표를 몰아주도록 설득했다. 해밀턴에 의해 제퍼슨에게 대통령 자리를 놓친 버는 3년 뒤 해밀턴에게 복수했다. 부통령 신분인 그는 결투에서 해밀턴을 살해했다. 이후 헌법은 개정을 통해 선거인단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투표하도록 규정했다. 대선 투표에서 더 많이 득표하고도 대통령 자리를 놓친 것은 1824년 앤드루 잭슨이 처음이었다. 전쟁 영웅 잭슨은 최소 3만 9000표를 더 얻고 선거인단 99명을 확보한 상태였다. 경쟁자 존 퀸시 애덤스 국무장관이 선거인단 84명을 붙잡아 차점자였다. 나머지 두 후보가 78명을 차지했지만 과반 확보자가 없어 대통령 선출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워싱턴 아웃사이더’ 잭슨은 투표와 선거인단에서 가장 앞섰던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으로 믿었다. 한 달이 넘게 걸린 밀실 협상에서 하원은 애덤스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당시 헨리 클레이 하원 의장이 애덤스를 밀어주는 대가로 국무장관에 임명됐다. 미국식 민주주의의 대명사 에이브러햄 링컨의 대통령 선출 과정은 노예 해방 문제로 찢긴 미국의 분열상을 고스란히 보여 줬다. 1860년 대선 당시 민주당은 스티븐 더글러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그러나 노예 문제로 찢어진 당시 남부 주들은 존 브레킨리지 부통령을 후보로 내세우면서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2명이 됐다. 링컨이 승리하자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연방에서 독립한다고 투표했고, 남부 6개주가 이에 가세했다. 결국 남부 주들은 1861년 2월 제퍼슨 데이비스를 남부연합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 중인 올해 후보들의 연령대가 70대 후반으로 만만찮다. 대선 후보가 도중에 사망하면 어떻게 될까. 1872년 대선에서 언론인 호러스 그릴리는 대선 출마 욕심이 없었지만, 현직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의 인기가 너무 떨어져 있었다. 그릴리는 민주당 후보였지만 공화당 일부가 그랜트에게 반기를 들고 자유공화당을 만들고, 그릴리에게 베팅을 했다. 2개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그릴리는 투표 5일 전 부인이 사망하자 유세를 중단했는데도 일반투표에서 약 300만표 즉 44%를 차지했다. 그는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1872년 11월 29일 사망하면서 적법한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그가 확보한 선거인단 표가 나머지 후보들에게 가면서 그랜트는 재선에 여유 있게 성공했다.4년 뒤인 1876년 대선은 대법관 한 명이 대통령을 결정한 선거로 기록된다. 민주당 후보 새뮤얼 틸던이 공화당의 리더퍼드 헤이즈보다 투표에서 25만표, 선거인단에서는 19명을 더 확보했다. 문제는 선거인단 과반인 185명에 1명이 부족했다. 플로리다·루이지애나·사우스캐롤라이나·오리건주가 개표 논란이 일면서 4개주 선거인단 20명의 행방이 결정되지 않았다. 민주·공화 양당은 서로 이겼다면서 상대 당을 사기라고 비난했다. 선례가 없었던 두 당은 15명의 선거위원회를 구성했다. 공화당 7명, 민주당 7명에 무소속 대법관 한 명으로 구성, 주별 선거 결과를 결정하기로 했다. 선거위원회의 주별로 표결을 한 결과 8대7로 공화당의 헤이즈가 4개주 선거인단 20명을 모두 차지했다. 중립을 지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소속의 대법관 조지프 브래들리가 골수 공화당원이었던 것이다. 대선 결과에 대한 여론조사와 매체의 보도가 크게 빗나간 것은 2016년에 앞서 1948년이 있었다. 공화당의 해리 트루먼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 남짓했다. 2년 전의 중간 선거에서 상·하원이 거의 20년 만에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반면 경쟁자 토머스 듀이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소련에 대한 트루먼의 외교정책에 반기를 든 상무장관 헨리 월리스가 제3당을 만들어 출사표를 던졌다. 흥미로운 점은 10월 중순에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듀이가 5%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선거 전날에서야 공개됐다는 점이다. 자신의 패배를 예상하고 잠든 트루먼은 경호원이 새벽 4시 잠을 깨워 승리 소식을 전하고서야 알았다. 당시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은 사설에서 선거 준비에서 투표까지 투르먼을 ‘바보’라고 불렀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쇄공의 파업 때문에 조간판을 평소보다 몇 시간 당겨 인쇄했던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의 발행인 로이 말로니는 현대 역사에 길이 남는 헤드라인에 인쇄 ‘오케이 사인’을 남겼다. “트루먼, 듀이에게 패하다(Dewey defeats Truman).” 몇 시간 뒤 라디오에서 나온 소식에 이 신문사의 당혹감은 짐작이 간다. 초판 15만부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은 ‘민주당 휩쓸다’라는 제목으로 급히 바꿨다.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해 대통령을 결정한 경우도 있었다. 2000년 대선 결과는 플로리다주가 갈랐다. TV 매체들은 처음엔 앨 고어가 유리하다고 전하다 승패를 알 수 없는 초박빙이라고 보도했다. 불과 537표 차로 ‘아들’ 조지 W 부시가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에서 승리해 선거인단 과반(270명)보다 한 명 더 많은 271명을 차지하면서 백악관에 들어갔다. 플로리다주 선거 결과는 투표 후 36일간 논란이 됐다. 부적절한 펀칭 기표와 유권자 등록 명부 실종 등 논란에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를 명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이 “모든 투표는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명령하면서 재검표는 중단됐다. 이에 사법부 결정에 법관들의 정치적 견해가 담기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비판을 여태껏 받고 있다. 당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부시의 동생 젭 부시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남운선 의원, 정당발전소 용역 착수보고회 개최

    남운선 의원, 정당발전소 용역 착수보고회 개최

    경기도의회 연구단체 ‘정당발전소’(회장 남운선 의원, 더민주, 고양1)은 22일 경제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경기도의회-집행부 간 권력융합형 협치를 통한 도정 운영방안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남운선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정당발전소’는 협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정치양극화 해소를 위한 도의회와 집행부 간의 권력융합형 내각제 도정운영 정책과제 및 제도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으로 ‘지방자치시대를 여는 지방장관제도’라는 부제를 갖고 연구하는 경기도의회 연구 단체이다. 연구 발제자로 나선 사단법인정치발전소의 박상훈 학교장은 지방자치 시행이 30년을 맞았지만, 아직 행정부 중심의 도정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의회와 행정부의 불필요한 기관 간 대립을 초래한다고 설명하며 경기도가 지난 2014년 이후 연립정부를 시행한 바 있기에 다양한 해외 지방자치 모델에 입각한 내각제 모델을 개발하여 지방자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현삼 의원(더민주, 안산7)은 연정이 2014년 첫 시행 이후 연속적으로 연구되지 못하고 사장되어 아쉬웠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미진했던 부분들이 보완되어 다시 한 번 연정을 통해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김경일 의원(더민주, 파주3)은 작년에 호주 퀸드랜드 주를 연수차 방문 했을 때 지방마다 지방 장관제도가 있어 신선함을 느꼈었는데, 마침 정당발전소의 연구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하게 되어 이번 연구를 통해 선진국의 지방자치제도를 배우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원웅 의원(더민주, 포천2)은 권력이 융합하게 되면, 예산 나누기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시민의 문화적인 생각도 가능해야 하고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방향이 다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 하는 것이기에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연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남운선 의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방의회와 행정부 간의 협치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권력융합형 도정운영 모델을 위한 정책 및 제도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좋은 성과물이 도출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착수보고회에는 회장인 남운선 의원을 비롯하여 경기도의회 김경일, 김미숙, 김인순, 김현삼, 민경선, 이원웅, 진용복, 채신덕, 배수문 의원 등과 사단법인정치발전소의 박상훈 학교장, 이동영 센터장, 유의선 교육국장 등이 참석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도의회 정당발전소, 도의회-집행부 간 권력융합형 협치 도정 연구 착수

    경기도의회 정당발전소, 도의회-집행부 간 권력융합형 협치 도정 연구 착수

    경기도의회 연구단체 ‘정당발전소’(회장 남운선 도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1)은 22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경기도의회-집행부 간 권력융합형 협치를 통한 도정 운영방안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연구 발제자로 나선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지방자치 시행이 30년을 맞았지만 아직 행정부 중심의 도정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의회와 행정부의 불필요한 기관 간 대립을 초래한다”면서 “경기도가 2014년 이후 연정을 시행했기에 연립정부 즉 연정의 경험, 다양한 해외 지방자치 모델에 입각한 내각제 모델을 개발해 지방자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경일 도의원(민주당·파주3)은 “지난해 호주 퀸드랜드 주를 연수차 방문했을 때 지방마다 지방 장관제도가 있어 신선함을 느꼈다”면서 “마침 정당발전소의 연구도 같은 맥락에서 하게 돼 이번 연구를 통해 선진국의 지방자치제도를 배우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웅 도의원(민주당·포천2)은 “권력이 융합하게 되면, 예산 나누기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시민의 문화적인 생각도 가능해야 하고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방향이 다르다”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 하는 것이기에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연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당발전소는 협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정치양극화 해소를 위한 도의회와 집행부 간의 권력융합형 내각제 도정운영 정책과제 및 제도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으로 ‘지방자치시대를 여는 지방장관제도’라는 부제를 갖고 연구하는 경기도의회 연구 단체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오페라를 사랑한 법관/이재연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오페라를 사랑한 법관/이재연 국제부 차장

    사회부 기자 때인 2009년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전석 매진 행진 중이던 유명 피아니스트의 내한 공연을 보러 갔을 때다. 한껏 기대를 품고 자리를 찾아 앉던 찰나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앞으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출입처였던 지방검찰청의 간부 검사가 부인과 함께 들어오는 참이었다. 기자들에게 유독 말을 안 하는 것으로 악명(?) 높아 ‘벽창호’ 별명이 붙은 분이었는데, 공연장에서 마주치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사로는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음악과 세상사를 얘기한다면 통할 수 있겠구나 싶은 인상이 남은 건 그때였다. 8년여 시간이 흘러 2017년 3월 헌법 재판관 신분의 그는 다시 한번 뇌리에 남았다. 재판관 8명이 전원일치 의견을 낸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서 눈에 띄는 보충의견을 달아서다. “탄핵 심판은 보수·진보의 이념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고 우리와 자손이 살아갈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것”이라는 게 요지였다. 보수 성향, 공안검사 출신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그가 단 보충의견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하지만 진보 진영의 도래가 역사적 필연이라기보다 ‘민주, 정의, 인권’ 등 헌법적 가치를 추구한 세력의 순리적 결과이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습을 어떻게 반면교사 삼아야 할지 함축한다는 점에서 이 보충의견은 시간을 두고 짚어 볼 만했다. 지난 18일 87세로 별세한 미국의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별명은 ‘노토리어스 R.B.G.’(악명 높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였다. 우리와 달리 종신직인 미국 대법관 자리를 27년간 지키며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는 소수의견을 쏟아낸 결과 얻은 훈장 같은 별명이다. 발군이지만 늘 성차별의 벽에 부딪쳤던 그는 약자를 대변하며 진보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약자 편에서 세상을 바꿔 왔지만, 일방적으로 한 편만 들거나 상대 진영을 마냥 비난하는 판사는 결코 아니었다. 임신 중단을 금지한 텍사스주 법률을 폐지해 ‘임신 중단 합법화’를 이끌어 낸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에서 그녀는 오히려 비판적 의견을 낸다. 여성의 임신 중단 권리는 지지했지만, 법원이 너무 극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오히려 보수 세력의 임신 중단 반대 운동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는 게 그의 관점이었다. ‘홀어머니는 재산세 면제를 받을 수 있지만 홀아버지는 받을 수 없다’는 법 조항에 불복한 남성 멜 칸의 변론을 1974년 맡기도 했는데, 그가 극단적 페미니스트였다기보다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소수 계층과 인권 자체를 중요시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긴즈버그는 대법원 내에서 이념의 극단에 있었던 극보수 성향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가장 죽이 잘 맞았다. 사건을 놓고서는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지만, 2016년 스캘리아 대법관이 갑자기 세상을 뜨기 전까진 가장 돈독한 사이였다고 한다. 연결 고리는 오페라였다. 긴즈버그는 소문난 오페라광이었는데, 1994년 스캘리아와 함께 워싱턴 오페라 극단의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 단역으로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둘의 관계에서 본뜬 코믹 오페라 ‘스캘리아 긴즈버그’가 2013년 만들어질 정도였다. 긴즈버그는 “내가 중립적이라는 착각과 오만을 내려놓고, 판결할 땐 나조차 의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지침을 고수했다. “판사는 권위적으로 말하는 대신 설득한다”는 말도 남겼다. ‘반대한다’는 말이 적을 겁박하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세상임을 느끼게 해 주는 법조인이 넘쳐나는 나라를 꿈꿔 본다. oscal@seoul.co.kr
  • 최재성 정무수석 “충언 아끼거나 게을리하지 않겠다”

    최재성 정무수석 “충언 아끼거나 게을리하지 않겠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13일 “(대통령에게) 충언을 아끼거나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최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신임 수석비서관 취임 인사에서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이 성공하면 국민도 좋다. 대통령이 실패하면 국민도 어려워진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보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국민들을 하늘같이 생각하고 국민들께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대하겠다. 소통 아닌 대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례 없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와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민심 이탈 등 엄중한 시기에 새로 임명된 수석비서관들은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 초기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김종호 민정수석은 “엄중한 시기에 민정수석실로 오게 돼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춘풍추상’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추상같이 대하겠다. 권력기관 개혁을 차질없이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은 “청년들이 굉장히 낙심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우리 국정에 더욱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하고, 소통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창렬 사회수석 역시 “포용국가라는 큰 방향 속에서 세부 정책들을 잘 맞춰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코로나19, 장마, 부동산 문제, 경제 회복 등의 어려움이 겹쳤다”며 “정부의 노력을 국민에게 쉽고 빠르게 전달하고, 국민의 의견도 가감없이 행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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