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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는 보수 매체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최근 촛불시위 정국에서 ‘보수’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와 정부에 이롭게 해석될 수 있는 몇몇 사례에 대해 네티즌들이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네이버 불매’ 운동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5일까지 뉴스 댓글난과 게시판 등에서 동영상(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사이트 ‘아프리카’를 금칙어로 설정,‘www.afreeca.com’이 들어갈 경우 글 작성이 되지 않도록 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명이 이곳에서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했을 정도로 네티즌 최고의 현장 미디어로 기능했다. 네티즌들은 “아프리카로 접속이 몰리자 이를 방해하려고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금칙어 설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정종교를 비하한 ‘개독교’가 네이버에서 금칙어로 설정된 데 대해서도 네이버의 편향성을 보여 주는 사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아프리카의 경우 2006년 독일월드컵 때 홍보성 댓글 차단을 위해 금칙어로 설정했던 것을 지금까지 잊고 단순방치한 것으로, 이미 아프리카 운영사인 나우콤도 이해한 대목”이라고 말했다.‘개독교’ 차단은 이미 1년 넘게 지속된 조치라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초에도 ‘이명박 탄핵’ 등 검색어와 관련,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부터 제기돼온 뉴스편집 편향성 논란 역시 이번 일들과 맞물려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연의 일치로 일어난 몇몇 사안들에 대해 네티즌들의 오해가 일고 있다.”면서 “네이버는 여론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시도도 하고 있지 않으며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시작페이지 바꾸기 운동’을 펼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네이버 카페 등 주요 커뮤니티에서 지난달 말부터 시작페이지 바꾸기 운동이 시작됐으며, 많은 회원들이 이에 동참하고 글을 퍼나르고 있다.네이버와 2위 ‘다음’간 격차도 좁혀지는 추세다. 뉴스 섹션의 경우 지난 4월 둘째주 네이버의 페이지뷰는 6억 9065만건으로 다음의 6억 1952만건에 7000만건 이상 앞섰으나 5월 들어 역전돼 5월 마지막 주에는 10억 6650억건의 다음에 비해 3억건 이상 뒤처졌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2008 美 대선] “이제 다시 경제야, 멍청아!”

    “이제 다시 경제란 말이야, 멍청아.(It’s the economy,stupid,again)” 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새 슬로건’을 들고 나섰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 때 만든 이 슬로건은 쿠웨이트와 이라크 전쟁 승리로 인기 절정이었던 당시 조지 HW 부시 대통령을 겨냥해 경제정책의 실패를 부각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9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는 11월 본선 최대 이슈는 경제라는 응답이 82%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국내 휘발유 가격이 처음으로 1갤런당(3.79ℓ) 4달러를 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경제문제가 다시 미국 대선의 최대 현안이 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퓨리서치센터가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88%가 최대 현안으로 경제를 꼽았다고 밝혔다. 교육과 이라크 전쟁을 제친 것이다. 신문은 또 같은 조사에서 국내 경제를 가장 잘 살릴 후보로 오바마가 51% 지지를 받아 36%에 그친 매케인 후보를 따돌렸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도 오바마가 2주에 걸친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양당이 번갈아 승리한 지역) 유세를 시작하며 매케인의 경제공약을 공격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오바마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매케인 후보를 싸잡아 “미국 역사상 재정적 문제에서 가장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깎아 내렸다. 그는 이어 “매케인은 거대기업에 대한 세금감면과 이라크 영구주둔을 위해 예산 수천억달러를 쓰는 행정부엔 도무지 문제의식이 없다.”면서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빚더미를 유산으로 남겨줄 것”이라고 맞섰다. 반면 매케인 진영의 대변인 터커 바운즈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오바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까지 세금을 높게 매길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공화당은 오바마가 내건 ‘우리는 변화를 믿는다’에 빗대 ‘우리는 그런 변화는 용납할 수 없다’라는 슬로건을 올렸다. 매케인 캠프는 오바마 쪽 부통령 후보 선정위원장이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WSJ 보도를 내세워 맹공을 퍼붓는 등 대권을 향한 두 당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고] 교육감선거,관심이 필요합니다/정병운 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

    [기고] 교육감선거,관심이 필요합니다/정병운 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국민의 의사를 집약하고, 이를 기초해 정치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핵심적 장치’라고 정의된다. 이런 점에서 유권자의 선거참여는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치러진 제18대 총선에서 우리는 투표율 46.1%를 통해 많은 국민이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점을 알았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유권자의 뜻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다. 다음달 4일에는 서울 강동구청장 보궐선거 등 전국 52개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또 시·도 교육감 선거가 같은 달 25일 충남을 시작으로 전북 7월23일, 서울 7월30일, 대전 12월17일에 각각 실시된다. 교육감 선거는 그동안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선출했으나,2006년말 개정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금은 주민이 직접 뽑는다. 시·도 교육감은 교장·교육장 등에 대한 인사권과 초·중등 교육정책 집행권은 물론 학교 인가, 교육과정운영 결정권까지 행사한다. 이른바 ‘교육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다.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육감을 뽑는 선거의 투표율이 무엇보다 걱정된다. 지난해 2월 치러진 부산시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이 15.3%에 불과한 데다가 전북과 서울시교육감 선거일이 여름방학과 휴가철과 겹치지만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개정 후 교육감선거는 정당 공천이 배제돼 기호가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순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북·경남·울산·제주 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정당의 후보 4명이 모두 당선돼 구설에 휩싸인 바 있다. 선관위는 정당공천 여부에 대한 유권자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기호결정 방법과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하게 따져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놓은 교육감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교육감선거가 주민직선제로 치러지면서 후보자는 시·도지사 선거와 동일한 선거운동방법(다만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없음)으로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다. 서울시 교육감선거의 예비후보자는 현재 명함 교부 등 한정된 범위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또 7월15일부터 이틀간 후보등록을 마치면 17일부터 29일까지 선거운동 기간에 TV토론과 거리연설, 선거공보, 선전벽보 등 공직선거법의 규정에서 정한 다양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다. 다만 제18대 총선에서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금품이나 음식물제공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공직선거 후보자의 경우와 동일하게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 선관위는 금품제공 행위, 사조직 등의 불법선거운동, 공무원의 선거관여 행위, 비방·흑색선전 행위에 대한 예방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깨끗한 선거는 선관위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생활 주변의 불법행위 감시에는 유권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선거는 나를 대표할 후보자를 뽑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투표를 하지 않고 정치와 교육이 잘되길 바랄 수 없다.6·4 재·보궐선거와 4개 시·도 교육감선거에서 국민의 진정한 힘을 보여 주자.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하지 않는가. 진정 교육이 백년대계라고 생각한다면, 유권자 모두는 ‘묻지마 투표’를 외면하고 내 자녀의 교육을 책임질 참되고 바른 후보자가 누구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선거 참여가 교육 자치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정병운 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
  • BLACK vs WHITE

    BLACK vs WHITE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첫 흑백 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20일(현지시간) 오리건주 예비선거에서 58%의 지지율을 얻으며 선출직 대의원의 과반수를 확보하면서 민주당 대통령 경선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같은날 열린 켄터키 경선에서 65%의 지지율로 30%를 얻은 오바마를 눌렀으나 판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CNN은 오바마가 이날 선출직 대의원 1648명을 확보, 전체 선출직 대의원 3253명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양자 대결구도를 굳혔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선출직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한 직후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6000여명의 지지자들에게 “여정은 길고 힘들지라도 미국을 위대한 변화로 이끌 것”이라며 매케인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다짐했다. 디모인은 지난 1월 민주당 첫 경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대파란을 예고한 곳이다. 연설에서 오바마는 매케인의 정책을 공격하는 한편 교육·의료보험·세금 정책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입장 등을 언급하면서 “현재 상태를 택할지 변화를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오바마의 공식적인 경선 승리 선언은 힐러리에 대한 예우와 힐러리 지지자들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다음달 3일 경선 종료 뒤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힐러리는 켄터키주 승리가 확정된 뒤 “경선은 끝나지 않았다.”며 거듭 완주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경선은 다음달 1일 푸에르토리코(63명)를 비롯 3일 몬태나(24명) 사우스다코타(23명) 3곳만이 남아 있다. 여기에는 선출직 및 슈퍼대의원들을 합쳐 총 110명의 대의원들이 걸려 있으나 힐러리가 이들 지역을 석권한다고 해도 역전 가능성은 없다. kmkim@seoul.co.kr
  • 강남 재건축 아파트 한달새 7000만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매물은 늘지만 수요가 끊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가격을 더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20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강남 4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2월말 80조 4618억원에서 이날 현재는 79조 2138억원으로 1조 2480억원 빠졌다. 특히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이 기간 17조 1144억원에서 16조 3913억원으로 7231억원 떨어졌다.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는 최근 한달 동안 부르는 값이 4000만원 정도 빠졌다. 가락 시영 1차 49.59㎡는 5억 5000만원으로 한달 새 7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3577억원이 하락했다. 둔촌 주공아파트 큰 평형은 한달 새 최고 1억원 이상 떨어졌다. 고층 112.39㎡는 지난달 10억 5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9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102㎡는 한달 전 8억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7억 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 시가총액도 1897억원 떨어졌다.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는 224억원 정도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송파, 강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이유로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회피 매물을 꼽았다.특히 잠실 1∼3단지, 시영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1가구 2주택 해당자들이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고 있다. 양도세를 많이 내는 것보다는 집값을 깎아서 파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입주 이후 집을 팔면 1가구 2주택자로 분류돼 양도세를 10배 가까이 더 내야 한다. 종부세 과세일(6월1일 기준)이 다가오면서 종부세를 피하려고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 전에 재건축 규제 완화 부풀어 올랐다가 기대감이 식은 것도 가격 하락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김태호 부동산랜드 대표는 “양도세·종부세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일반 아파트값 하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을 서두르자/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개헌을 서두르자/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2007년 대통령선거와 2008년 국회의원선거를 연거푸 끝내고 난 뒤 아쉬움이 너무 크다.2007년 12월 대선에서 지지율로 보았을 때 압도적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반년이 다 되도록 정치다운 정치, 정책다운 정책, 어떤 거 하나 속 시원하게 못 펼치고 있다. 지난 반년 동안, 대통령직 인수위가 계속해서 헛발질을 해댔고, 국무위원 임명과 청와대 비서진을 고르는 과정에서 ‘강부자’니 ‘고소영’이니 하는 비난을 받으면서 위신이 깎이고 체면을 다 잃어 버렸다. 게다가 청와대에서 첫 밤을 보낸 다음부터는 새 정부가 총선에 골몰했다. 이게 다 바로 비동시선거 때문이다. 작년 초 동시선거와 대통령연임제를 채택할 개헌의 기회를 날려 버린 게 너무 아깝다. 만약 그때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일지라도 그 개헌안을 마지 못한 척 받아들였더라면 이번에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3분의 2선의 국회의석을 장악하는 쾌거를 이뤘을 게다. 그렇다면 지금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내걸었던 공약들을 하나씩 힘차게 실행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남은 임기동안 이 대통령은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치이지 않고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헌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제 이 대통령은 비동시선거와 단임제 대통령제로 인해 가장 골머리를 썩일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두 번의 총선과 한 번의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미 첫 국회의원선거로 인해 임기 초 금쪽 같은 6개월을 훌쩍 까먹었고 차기 당권과 대권 쟁탈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한·미 FTA 비준, 한반도 대운하, 공무원 감축 및 연금법 개혁, 공적보험 개혁, 각종 규제법 개혁 등 험난한 길을 헤쳐 가다 보면 곧 2010년 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한다.2012년 4월 총선 이미 이 대통령의 선거가 아니라 차기 대선 주자의 선거판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이 대통령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해를 맞이하기 전에 일찌감치 개헌을 준비해야 한다.AI 확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파동으로 개헌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벌써부터 20%대 지지율로 힘이 빠졌지만 임기 중반부터는 더욱 힘을 잃고 임기 말에는 진정성에 의심을 사기 때문에 초기부터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향후 20년 동안 한국정치는 다시 비효율성과 불안정성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최근 제18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개헌이라고 지적한 홍준표 의원의 감각은 남다르다 하겠다.2012년에 국회의원 임기를 6개월 연장시켜 대통령 임기와 4년씩 같이 선거를 치르게 만들자.2010년부터 지방선거는 자연히 4년마다 중간선거가 된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한국정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동시선거를 치르면서 대통령 후보선출과정과 국회의원 후보선출과정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다. 공직선거법을 바꿔서 현재 10여일밖에 안 돼서 턱없이 부족하고 너무나 형식적인 국회의원 공식선거운동기간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정당도 당헌·당규를 고쳐 시·도당 단위에서 대통령 후보경선을 하는 동시에 국회의원 후보경선도 실시하면 올해 공천심사위원회가 범했던 문제점들을 없앨 수 있다. 이렇게 명실상부한 상향식 공천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도 끌어들일 수 있고, 후보의 대표성과 경선의 공정성도 높일 수 있다. 유권자와 당원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자질, 공약, 업적 등을 천천히 밑에서부터 검증할 수 있다. 그리고 비례대표 후보자도 명부를 미리 제출해서 시·도당 단위에서 뽑아 나가면 올해 같이 국회를 열기도 전에 구속되는 비례대표가 없어질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MB “姜·朴, 같은 목표 가졌다고 생각”

    MB “姜·朴, 같은 목표 가졌다고 생각”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강재섭 대표든, 박근혜 전 대표든 작은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임고문단과 만찬에서 “우리 모두 한 배를 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나라당의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당외 친박 인사들의 일괄 복당 문제로 박 전 대표와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고 당내 화합에 전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누구와도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만큼 앞으로 당정과 협조하면서 국민을 바라보고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을 잘 살피고 외교를 통해 국익을 챙기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어려울수록 규제개혁 등 개혁작업을 철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만찬에선 당외 친박 인사 복당 문제에 대한 고언도 나왔다. 김용갑 의원은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 하나 끌어 안지 못하느냐.”면서 “친박 인사들의 복당문제를 대통령께서 정치력을 발휘해 잘 수습해 당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전했다. 유한열 상임고문도 “애당심이 있는 분들은 복당을 해서 화합을 하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중위 고문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복당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조금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스무스하게(원만하게)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언급 외에는 말을 아꼈다. 배석한 강재섭 대표 역시 반응이 없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고문단의 조언을 경청하는데 주력했고, 고문단도 덕담 위주의 격려와 조언으로 ‘이명박 기 살리기’로 일관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상임고문단은 당 소속 당선자 초청 만찬 때와는 달리 복분자 와인을 1∼2잔 마시면서 집권 초반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 마련에 주력했다. 이날 만찬은 이 대통령이 지난주 전직 언론인 모임인 ‘세종로 포럼’ 회원들과 만난데 이어 외부 인사들의 진솔한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쇠고기 문제로 대국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 탓이다. 만찬에는 강재섭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권영세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와 신영균·김수한·나오연·최병렬·박관용·정창화·하순봉·김용갑 등 원로의원들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측근인 정두언 의원과 대통령선거 기간 홍보업무를 맡았던 정병국 의원, 강승규·진성호 당선자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정부의 홍보기능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이클론’ 수습 뒷전… 영구 집권 골몰

    미얀마 군부가 최악의 사이클론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장기집권 연장을 꾀하는 그들에게는 민주화운동 세력의 도전이 가뜩이나 만만찮은 짐이다. AP, 로이터는 6일 미얀마 국영 라디오를 인용, 중남부를 휩쓴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한 사망자가 2만 200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실종자도 4만명을 넘어섰다. 인명피해 규모는 2004년 말 인도양을 강타한 해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때에 버금가는 규모여서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나라로 불리는 미얀마 군부도 국제사회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BBC는 군부가 사이클론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사이클론이 할퀴고 지나간 곳에서 경찰, 군병력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시민들만 쓰러진 나무를 잘라 걷어 내는 등 복구에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군부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관련 국민투표를 강행한다고 6일 밝히는 등 초강수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 뉴델리에 본부를 둔 미치마 뉴스(www.mizzima.com)는 ‘재앙 속에 투표 실시하는 무자비한 군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력하게 정권을 비난하고 나섰다. 미치마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망명 민족민주동맹(NLD)의 뇨온 민 외무담당이 “국민들의 참상을 외면한 채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제 정신이 아니다.”고 꼬집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이클론으로 쉴 겨를조차 없어진 국민들이 투표에 무관심한 틈을 타 신헌법을 통과시키려는 속셈이 군부에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가결 투표율 규정이 없는 점을 악용, 참가자의 과반만 넘기고 보자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투표 참가자가 적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이미 지지자들 결집에 총동원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미얀마 군정에 대해 재난지원 활동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초기 자금지원에 이어 실종자 수색 등 추가 지원을 하고 싶다.”며 미얀마 군정이 미국 지원팀의 접근을 허락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미얀마엔 50여개 기업체를 포함, 교민 850여명 등 한국인 1000명이 머물고 있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은 6일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과 관련,“현지 우리 교민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얀마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텐트·의약품 등 10만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물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송한수 김미경기자 onekor@seoul.co.kr
  • [68혁명 40돌] (2) 혁명은 살아있다-佛 대표적 68세대 이냐시오 라모네 교수 인터뷰

    [68혁명 40돌] (2) 혁명은 살아있다-佛 대표적 68세대 이냐시오 라모네 교수 인터뷰

    |파리 이종수특파원|“모든 종류의 권위주의와 싸웠던 68혁명의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이 30주년이니 40주년 하면서 68혁명을 자꾸 ‘의례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앙가주망(현실 참여) 지식인으로 불리는 이냐시오 라모네(65) 파리7대 교수는 68혁명 40돌을 맞이한 심정이 약간 착잡한 듯했다.2일(현지시간) 파리 13구 ‘비판적 저널리즘의 상징’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건물에서 만난 그는 68혁명의 ‘계승’을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혁명 주역들의 ‘변신’을 뼈아프게 꼬집었다.“당시 학생운동 리더였던 다니엘 콘-벤디트가 녹색당의 일원으로 유럽의회에 진출한 것은 흥미로웠다. 그러나 정작 그가 한 일은 무엇인가. 현재의 그는 정치적 부르주아에 불과하다.” 68혁명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주의자로서 비판의 칼을 빼들었던 철학자 앙들레 글뤽스만에 대한 평가는 더 혹독했다.“그는 아예 신보수주의로 돌아섰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더니 지난해에는 사르코지를 공식 지지했다. 그의 모습에서 타락·부패를 연상했다. 깨끗하지 못한 ‘늙음의 형태’라고나 할까.” 인터뷰 도중 그의 휴대전화가 끊임없이 울렸다.1997년부터 10여년간 맡았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주간직을 지난 3월에 그만뒀지만 여전히 분주했다. 프랑스의 대표적 68세대로서 68혁명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68혁명의 본질과 현대적 의미를 물어보았다. 그는 차분한 어조(이제껏 인터뷰 한 인사 가운데 가장 듣기 쉬운 프랑스어였다는 느낌이었다)로 68혁명의 어제와 오늘을 정리해줬다.“68혁명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정치적 혁명이라기보다는 ‘삶을 변화시키자.’는 문화 혁명이었다. 칼 마르크스는 ‘세계를 변혁시키자.’고 했지만 68세대는 ‘삶을 바꾸자.’고 거리로 나섰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 서양사가 68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어 68혁명의 현대적 계승에 대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 특히 세계화라는 거센 물결과의 싸움은 매우 중요하다. 각국의 경제 주권을 훼손시키는 국제 자본의 거대한 야망과 싸우는 것은 68혁명과 맥이 닿는다.” 그는 1990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인연을 맺은 뒤 세계화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기고문을 남겼다. 또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민운동단체 ATTAC(Association for a Taxation of financial Transactions in Assistance to the Citizens)를 세워 세계화와 싸우고 있다.ATTAC는 지난해 5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등급을 결정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장 앞에 항의 시위를 하러 왔던 한국 농민단체와 함께 지지 시위를 했다. 이어 68혁명의 현재적 의미와 관련, 최근 벌어지고 있는 고교생들의 시위를 주목했다.“교원 정원 감축에 항의하는 고교생들의 시위는 겉으로 보면 교사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일방적으로 감원안을 밀어붙이는 정부 입장에 반발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68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은 움직임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지방 도시 보르도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파리 시위 현장에는 없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전역이 혁명의 열기에 휩싸였다. 보르도에서 열린 시위와 정치 논쟁에 참가했는데 ‘새 사회’의 대안으로 마오쩌둥주의, 체게바라주의자 등 다양한 이념들이 분출됐다. 당시 열기는 혁명적 낭만주의에 비유할 수 있다.” 이어 68년 5월혁명의 정점이었던 5월 ‘바리케이드의 밤’에 참여한 많은 친구들의 경험담을 들려줬다.“경찰과의 대치 속에 팽팽한 긴장이 오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 현장에 참여한 남녀노소가 모두 하나가 돼 갔다.”고 들려주었다. 화제는 프랑스의 현안으로 넘어갔다. 기자가 지난해 대통령선거 2차 국면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가 발전하려면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인 주장을 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고 환기시켰다. 그러자 라모네 교수는 즉각 냉소적 표정으로 “사르코지 대통령이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하자고 한 것은 자가당착이다.”라고 맞받았다. 구체적 이유를 묻자 “68혁명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이혼 경력이 있고 이민자 출신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프랑스와 한국 등 최근에 일고 있는 실용주의 ‘열풍’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을 네차례 방문할 정도로 한국의 시민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프랑스 대통령이 모두 ‘실용주의’를 주창하고 나섰는데 실용주의가 무엇인가. 돈이 되면 다 한다는 것 아닌가. 연대와 공동체 정신이 훼손될 가능성이 많아 걱정스럽다. 또 한 국가의 경제가 쉽게 개선될 수 있는가. 한 국가의 경제는 국제 경제와 맞물려 있다.” 그 연장선에서 자신이 비판해온 세계화가 첫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에서 시작한 세계 금융 위기는 결국 세계화의 위기를 의미한다. 또 석유·곡물 가격의 폭등과 환경 파괴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려 있어 국제 경제의 사이클이 달라지는 시기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미국 대통령 선거가 주목된다.” vielee@seoul.co.kr ●이냐시오 라모네는? 프랑스에서 68혁명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대표적 지식인.1943년 스페인 레돈델라에서 출생. 기호학자 롤라 바르트의 제자로 파리 고등사회과학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7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임용됐다.1997년부터 지난 3월까지 국제문제 전문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이 신문에 실은 세계화에 대한 날카로운 기고문으로 유명하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장과 단독 인터뷰를 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한국에도 번역 출간된 ‘커뮤니케이션의 횡포’를 비롯 ‘상업의 제물, 커뮤니케이션’‘세계의 새로운 권력과 지배자’‘조용한 프로파간다-대중, 텔레비전, 영화’‘마르코스, 반역의 존엄성’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佛 68혁명 40돌] (1) 계승과 단절

    [佛 68혁명 40돌] (1) 계승과 단절

    1968년 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68혁명이 40주년을 맞았다. 프랑스 낭테르 대학 교내시위로 첫 발을 뗀 혁명은 베트남전, 옛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물질 만능주의 등 국제적인 문제와 맞물려 독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에 문화적 충격을 줬다. ‘타는 목마름으로….’ 혁명은 멈추지 않는다.40년 전 세계를 뒤흔든 68혁명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적 의미로는 당대 시계에서 멈췄다. 그러나 당시 분출된 새 사회에 대한 열망은 이후 녹색당과 적군파, 시민운동, 성(性)혁명, 페미니즘, 전위적인 예술 실험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었다.40주년을 맞는 지구촌 표정과 당시 현장을 지켜본 석학들의 증언을 통해 ‘계승과 단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해마다 5월이면 프랑스 전역이 들끓는다. 세계를 뒤흔들었다고 평가받는 1968년 5월 혁명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열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의 정신사에 큰 자취를 남긴 대사건이었다. 특히 올해는 40돌이어서 열기가 더 뜨겁다.1400여곳에서 축제·전시회·토론회·영화제 등이 잇따른다. 최근 발행된 관련 신간만 60여종에 이를 정도다. 숫자의 의미만 아니라 올해 68혁명은 유달리 뜨거운 이슈로서 살아 숨쉬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2차 국면에서 당시 여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으로 주장하면서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것도 한 요인이다. 당시 사르코지 후보는 3만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68혁명의 유산이 영원히 이어갈지 청산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거”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프랑스의 ‘정신적 터부’를 건드렸다. 68혁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구체적 정황은 지난달 시작한 고교생들의 시위에서도 확인된다. 일주일에 두 차례 진행된 고교생들의 시위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파리 인근 고교생의 주도로 시작한 이번 시위가 교원 노조나 대학생 단체, 교육관련 노동조합이 가세하면서 3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2주 전에는 시위 현장에서 “새로운 68혁명이 필요하다!!!”는 벽보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5일과 24일에는 교육 관련 18개 단체들이 총궐기할 태세여서 앞으로 시위가 어떻게 확산·전개될지 주목된다. 일단 학생 시위에 노동조합이 가세한 양상은 68혁명과 비슷하다. 물론 이번 시위가 제2의 68혁명으로 확대된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68혁명은 프랑스인들의 ‘지금, 여기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40년 전 그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68혁명의 잔재가 이토록 깊고 오래 각인되고 있는 것일까? 출발은 단순했다. 진앙지인 파리 북서쪽 낭테르 대학.1964년 신설된 뒤 지나치게 많은 학생수, 비현실적 교육 내용, 가부장적 분위기 등에 반발한 사회학과 학생들이 67년 11월 수업을 거부하고 학장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담이 거부되면서 대학개혁 이슈는 파리 모든 대학으로 번졌다. 전국대학생연합의 주도로 시작된 수업거부에 대학측은 공권력 진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베트남 반전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8명이 체포되면서 학생운동은 조직적 양상을 띠었다. 다니엘 콘-벤디트가 결성한 ‘3·22운동’은 “오직 기존 체제의 파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투쟁 목표를 넓혔다.5월 들어 학생들은 소르본 대학 폐쇄에 맞서 10일 밤 인근 라탱지구 곳곳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를 벌였다. 진압 과정에서 수백병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차츰 교원 노조, 고등학생 단체가 가세했고 13일에는 노동총동맹이 연대하면서 ‘성난 물결’은 걷잡을 수 없었다. 21일에는 전국적인 노동자 총파업으로 확산됐다. 이에 드골 정부는 경찰을 동원했고 의회를 해산한 뒤 6월 23·30일 실시한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급진적 좌파조직을 불법단체로 규정하며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끝났고 좌파들은 ‘새로운 68투쟁’을 찾아 나섰다. 때마침 독일·스위스·벨기에 등 인근 나라에서도 68혁명의 불꽃이 타올랐다. 독일의 경우 명분없는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학생운동 지도자 루디 두치케의 피습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이에 정부가 긴급조치법 제정으로 강경 대응하면서 6만여명의 학생과 좌파 진영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노동계의 소극적 태도 탓에 대학생 시위로 분출되는 양상이었다. 대중과 유리된 운동 방식은 70년대 적군파 출현으로 이어졌다. 68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단순한 정치 혁명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문화 전반을 바꾸려는 문화혁명이었다. 프랑스의 대표적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은 “삶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고 했던 게 68혁명이었고, 실제로 그 이후로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68혁명 당시 학생운동이 노동운동으로 확산된 기폭제 역할을 했던 르노 자동차 공장의 한 노동자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혁명정신이 오롯이 녹아 있다. vielee@seoul.co.kr ■ 68혁명 프랑스-독일 연표 ▲1968년 1.31 프랑스 파리소재 대학 수업거부. ▲3.20 프랑스 소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폭파사건. ▲3.22 프랑스 낭테르 대학본부 점거. 학생조직 ‘3·22운동’ 탄생. ▲4.11 독일, 학생운동가 두치케 피습. ▲5.2 낭테르 대학 폐쇄. ▲5.3 프랑스 학생들, 소르본 대학 집결. 경찰 진입,527명 체포 뒤 소르본 대학 폐쇄. ▲5.6 파리 소재 대학들 폐쇄, 학생들 시위 격화,422명 체포. ▲5.11 독일, 긴급조치법 선포에 반대 시위. ▲5.13 프랑스 노동자들 총동맹 파업. 독일 경찰, 마르쿠제 강연 방해 및 강의실 진입. ▲5.21 프랑스 노동자들 전국적 총파업. ▲5.27 독일 학생들 프랑크푸르트 대학 점거. ▲5.30 드골 프랑스 대통령, 국회해산 선언. ▲6.12 프랑스 총파업 종결. 급진적 좌파조직 불법단체 규정. ▲6.13 프랑스 극좌파 계열 11개 학생조직 강제 해산. ▲9.22 독일 공산당 창당.
  • 소형 분양주택 30% 신혼부부 특별 공급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전국에서 공급되는 임대주택과 소형 분양주택의 30%가 신혼부부에게 특별 공급된다. 국토해양부는 30일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 공급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규칙개정안을 마련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을 다듬었다.2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보금자리주택 물량은 연간 5만가구로 사업지구별로 전체 물량의 30% 범위에서 특별 공급한다. 올해는 1만∼1만 5000쌍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청약통장(저축, 예금, 부금)에 1년 이상 가입한 결혼 전후 5년(이명박 대통령 공약은 3년) 이내의 저소득 신혼부부다. 아이를 낳아야 청약할 수 있다. 결혼 연차에 따라 3년 이내는 1순위,5년 이내는 2순위다. 같은 순위에서는 자녀 수가 많은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한다. 소득 기준은 도시근로자 연평균 소득(4410만원)의 70% 수준(3085만원, 배우자 소득이 있는 경우는 100%) 이하로 제한한다. 결혼은 혼인신고일, 출산은 출생신고일 기준이다. 입양 자녀도 출산한 것으로 간주한다. 재혼은 아이를 낳아야 자격이 생긴다.5만가구는 전국(대통령선거 공약에서는 광역·특별시)에 건설된다. 임대주택뿐 아니라 소형 분양주택도 포함된다. 유형별로는 ▲국민임대(서울시 장기전세주택 포함) 2만가구 ▲전세임대 5000가구 ▲10년 임대(분양 전환) 1만가구 ▲소형 분양(공공·민영) 1만 5000가구 등이다. 주택 크기는 저소득 신혼부부의 선호 및 부담능력을 고려,60㎡ 이하로 제한했다. 다만 10년 임대·전세 임대는 85㎡ 이하 주택도 일부 포함된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삼성 “올 27조원 투자”…작년보다 24%↑

    삼성 “올 27조원 투자”…작년보다 24%↑

    재계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투자를 당초보다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살리기를 내건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그룹이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와 채용 규모를 내놓은 것은 ‘특검’으로 악화된 반(反)삼성 여론을 추스르고 국가경제 살리기에 적극 앞장서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삼성,‘사랑받는 글로벌기업’ 재탄생 포석 삼성이 이날 밝힌 올해 투자 규모 27조 8000억원은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22조 4000억원)보다 5조 4000억원(24.1%)이나 많다. 이 가운데 시설투자가 19조 1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가 8조원 등이다. 시설투자는 메모리 반도체 투자액 7조원을 포함해 반도체 8조원, 디스플레이 5조 3000억원,TV 등 전자제품 및 부품 1조 2000억원, 조선 1조원 등이 핵심이다. 채용도 지난해보다 대폭 늘렸다.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7500명 뽑는다. 지난해(6800명)보다 700명(10.3%) 더 뽑는다. 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06년 8500명에는 크게 못미쳤다. 다만, 고졸 사원과 경력사원 등을 포함한 총 채용인원은 지난해 1만 6000명에서 올해 2만 500명으로 대폭(28.1%) 늘렸다. 삼성은 ‘X파일’ 홍역을 치렀던 2006년에도 총 2만명 이상을 뽑았었다. 삼성그룹 측은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경영여건도 어렵지만 국가 장래와 국민 경제를 위해 의욕적으로 투자와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사장단이 의견을 모았다.”고 투자·채용 확대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공격 투자로 현재 지멘스, 휼렛 패커드에 이어 세계 전기ㆍ전자 업계 3위 수준인 매출을 3년 안에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세계 21위인 브랜드 가치(169억달러)도 5년 안에 1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재계,MB에 적극 화답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허기’를 느끼고 있는 이 대통령에게 재계는 이처럼 ‘쏠쏠한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간담회가 있기 전까지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구애(求愛)’가 잘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였다. 재계가 ‘MB 프랜들리’로 화답하고 있다는 흔적을 찾기보기 어려웠다. 전경련이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두 차례 실시한 30대그룹 투자규모 조사에서도 ‘고용’은 빠져 있었다.‘MB가 뿔났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냉기류를 재계 관계자도 인정했다.“그럴 만도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간담회 준비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줄 수 있는 만큼 화끈하게 주자.”는 분위기였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30대 그룹은 부랴부랴 고용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1000명을 뽑을 예정이던 동부그룹은 1250명으로 25%나 채용 규모를 늘렸다.CJ도 지난해보다 42% 이상 더 뽑기로 했다. 몇몇 그룹을 빼곤 고용확대 대열에 섰다. 최용규 안미현기자 ykchoi@seoul.co.kr
  • [이용원 칼럼] 民心이 天心은 아니다

    [이용원 칼럼] 民心이 天心은 아니다

    4·9 총선이 끝나자 그 결과를 두고 ‘민심이 천심’이라는 둥 ‘절묘한 황금분할’이라는 둥 귀에 익은 평가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민심은 과연 천심일까, 그리고 총선 결과가 역시 황금분할일까. 천심(天心), 곧 ‘하늘의 뜻’이라는 표현은 절대적으로 옳다는 당위성을 내포한다. 또 황금분할이란 말은 더이상 바랄 게 없는 바람직한 구도를 지칭한다. 결국 이번 총선 결과가 절대적으로 옳고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그같은 평가의 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친박연대는 지역구에서 6석을 차지했다. 정당 투표에서는 13.2%를 얻어 비례대표 8석을 추가했다. 그 친박연대는, 지난달 21일에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명 사용 허가를 받았으니 그야말로 급조한 정당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치인들이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주장 하나로 뭉친 정당에 이념은 물론 정강정책이 있을 리 없고, 있을 이유 또한 없다. 그런 정당에 우리 ‘민심’은 14석을 안겨주었다.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도 다를 바 없다. 대통령선거에서 거듭 패한 정치인이 은퇴했다가 대선 국면에 느닷없이 다시 등장해 만든 당이다. 그러므로 대선 패배 후 사라지는 게 당연해 보였다. 이런 정당에도 대전·충남 유권자들은 국회 의석을 몰아줬다. 현대사회에서 정치는 정당이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기능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표심은 정당이 아니라 정파 보스를 뒤쫓아 움직인다. 그 당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우리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 후보가 누구 뒤에 줄 섰는지를 판단하는 대로 붓두껍은 옮겨간다. 혹자는 ‘지도자(보스) 중심의 정치가 어때서?’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면 앞으로 전개될 정치를 예측해 보자.4년 후에는 제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잇따라 진행된다. 자유선진당 이 총재는 대선 출마가 쉽지 않을 게다.4수라는 부담에, 연령이 77세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때 가서 그가 은퇴라도 한다면 자유선진당은 무슨 근거로 존재할 수 있을까. 또 이번에 그 당의 이름으로 금배지를 단 정치인들은 새로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한나라당·친박연대가 얽힌 범여권 사정은 더욱 심각해지리라. 친박연대가 한나라당과 합치든 별도로 존재하든,4·9 총선에서 확인된 박근혜 전 대표의 위력은 갈수록 강해질 터이다. 따라서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그늘에 있는 정치인들도 어느 시점엔가는 현재(이 대통령)와 미래(박 전대표) 어느 쪽에 투자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 무게중심이 미래로 기우는 순간 이 대통령의 레임덕은 시작될 테고 정치는 또한번 뒤틀리기 십상이다. 우리사회에서 민심이 곧 천심은 아니다. 때로 민심은 그저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민도(民度)일 뿐이다.‘민심이 천심’이라는 그럴듯한 수사에 현혹돼 선거 결과에 자족하지 말라. 통렬한 자기반성이 없다면 우리 정치는 만날 그 타령에 멈출 뿐이다. 앞으로도 정당 대신 정파 보스를 보고 그 대리인에게 투표한다면 국회의원이 국민을 두려워할 리 없다. 제 보스에게만 충성하면 언제라도 의원 자리는 떼놓은 당상일 테니까. 이번 총선에서도 철새들은 떼지어 날아다녔다.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급조 정당 역시 난무했다. 모두 ‘민심’의 결과물이다. 단언컨대, 민심이 천심은 아니다.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오바마=BMW Z4, 힐러리=볼보, 매케인=포드 픽업트럭

    미국의 대통령선거 후보들을 ‘브랜드 이미지’와 견준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홍보회사 체르노프 뉴먼과 마켓서치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브랜드의 인지도·유명세·호감도·매출·후보와의 관련성을 고려해 이들을 떠올리는 브랜드를 물었다.유권자들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역동적이어서 흥미로운 인물로 평가, 젊은이들에게 인기인 BMW Z4 컨버터블을 그의 이미지 상품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다는 얘기도 된다.유권자들은 또 오바마를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정작 성적은 신통찮으면서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시카고 커브스에 빗댔다. 오바마의 맞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적 능력과 경험을 겸비했지만 냉정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이유로 튼튼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볼보’에 가까우며, 야구 팀으로 치면 힘을 바탕으로 한 두꺼운 선수층을 뽐내는 뉴욕 양키스라고 유권자들은 봤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신뢰할 만하고 경험이 충분해 준비된 후보이긴 하지만 따뜻한 느낌보다는 ‘터프가이’ 이미지에 걸맞다는 점 덕분에 포드의 오랜 픽업트럭과, 질긴 제품으로 유명한 랭글러 청바지에 비유됐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문화마당] 사월혁명에 생각나는 대중가요/이동순 시인·영남대 국문학 교수

    [문화마당] 사월혁명에 생각나는 대중가요/이동순 시인·영남대 국문학 교수

    사월혁명이 나던 해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대구의 2·28을 도화선으로 해서 마산을 거쳐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져갔던 사월혁명. 이후 나는 사리분별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외쳤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그들이 뿌렸던 깨끗하고 순결한 피의 의미가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차츰 알게 되었다. 4·19를 겪으며 문단이 정신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오히려 대중문화의 첨단이라 할 수 있는 가요계에서 놀라운 작품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가수 남인수가 취입한 음반 ‘사월의 깃발’은 지금 들어도 놀랍다. 당시 학생들이 뿌렸던 혈흔을 강하게 연상시키려는 듯 음반의 상표를 붉은 빛깔로 처리하였다.SP음반으로 발매된 이 음반을 들어보면 마치 씩씩하고 격렬한 분위기의 행진곡을 듣는 듯하다. 사월의 깃발이여 잊지 못할 그 날이여/ 하늘이 무너져라 외치던 민주주권/ 그 주권 찾은 날에 그대들은 가셨나니/ 임자 없는 책가방을 가슴에 고이 안고/ 눈물 눈물 눈물 속에 어린 넋을 잠재우리 손인호가 불렀던 ‘남원 땅에 잠들었네’도 사월혁명을 다룬 특별한 노래이다.3월15일 선거 당일에는 마산에서 학생들이 데모를 벌였고, 자유당의 작태를 목격한 시민들도 선거포기선언을 한 민주당 당사 주변에 모여 “협잡선거 물리치자.”라고 외치면서 학생 데모에 합류하였다. 경찰과 자유당 정권은 이를 무자비하게 탄압하여 많은 사상자와 행방불명자가 속출하였다. 흉흉한 풍문은 마산시민들을 극도로 흥분시켰다.4월11일, 그동안 행방불명이 된 마산상고생 김주열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무참하게 살해된 시체로 바다에서 발견되었다. 전국의 학생과 국민들의 흥분은 극에 달하였다. 가요 ‘남원 땅에 잠들었네’는 이러한 역사적 경과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사월혁명을 다룬 가요가 썩 드문 현실 속에서 이런 작품의 출현은 놀라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가수 손인호의 거의 절규에 가까운 창법과 호소력이 느껴지는 애절한 분위기로 이 노래는 취입되었다. 대개 구체적 사건이나 실명을 다룬 노래들은 그리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거나 유행을 타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노래 또한 앞의 ‘사월의 깃발’과 마찬가지로 가요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대중적 유행을 탔건 못 탔건 간에 우리가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당대의 삶을 얼마나 어떻게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진지한 삶을 살아갔던가 여부를 추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가요는 때로 민중의 갈망이나 당대 정치현실을 은근한 풍자와 암시의 수법으로 담아서 구체적 내용을 반영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손인호가 불렀던 ‘비나리는 호남선’과 박재홍이 불렀던 ‘유정천리’의 경우가 바로 그 표본이 아닌가 한다.‘비나리는 호남선’은 1956년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발매된 작품으로 대중들은 1960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세 중 세상을 떠났던 해공 신익희 선생의 정치적 불운을 담아서 추모곡으로 노래가사를 바꾸어 불렀다.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 박사도 떠나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당선 길은 몇 구비냐/ 자유당에 꽃이 피네 민주당에 비가 오네 오늘의 우리 가요들은 이런 역사와 정신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가? ‘4월학생혁명기념탑’ 앞에 서서 나는 돌덩어리에 새겨진 다음 구절을 큰 소리로 읽어본다.‘해마다 4월이 오면 접동새 울음 속에 그들의 피 묻은 혼의 하소연이 들릴 것이요, 봄을 선구하는 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마다 되살아 피어나리라.’ 이동순 시인·영남대 국문학 교수
  • [4·9 총선] 부동산 정책기조 변하나

    ‘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뒀지만 부동산 규제완화는 일반적인 예상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당초 부동산 전문가들과 건설업계는 규제완화와 실용정부를 표방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 대통령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에 따라 각종 규제들을 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올들어 강북 집값 폭등이라는 복병 탓에 이른 시일 내 규제완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칫 규제를 풀면 불안한 강북 집값에 불을 댕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 규제완화가 아닌, 집값 대책을 정부가 먼저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를 풀더라도 집값에 영향을 덜 미치게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태호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관은 최근 열린 부동산학회 세미나에서 “(강북 집값이)일부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대책을 강구 중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강북 집값이 불안해 집값 안정 기조를 되찾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규제완화는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집값이 올라 운신의 폭이 좁아졌지만 부동산정책의 부분적인 손질은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은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6억원에서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내년부터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공제 한도를 80%까지 확대했지만 추가로 1가구 2주택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취득·등록세율은 하반기쯤 현행 각각 1%에서 0.5%로 내릴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물론 통합민주당도 취득·등록세율 인하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분형이나 신혼부부 주택의 경우 예정대로 차질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초미의 관심사는 재개발·재건축과 용적률·층고 등의 완화 여부지만 이들 규제를 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 기준 완화는 가뜩이나 불안한 강북의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풀더라도 지금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용적률이나 층고 규제완화도 마찬가지다. 용적률이나 층고를 풀면 강북의 뉴타운이 혜택을 보고, 결국 강북의 집값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층고 규제는 풀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분양가상한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 완화는 신혼부부 주택이나 지분형 주택, 집값 인하 등을 통해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30대그룹 투자 더 늘린다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부의 등장으로 투자확대 의지를 밝혔던 30대그룹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등 기업규제 완화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당초보다 투자를 더 늘리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말 삼성, 현대·기아차,LG,SK 등 30대그룹을 대상으로 올해 최종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년 실적(75조 4827억원) 대비 22.9% 늘어난 92조 8311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특히 대통령선거 직후인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30대그룹 투자액 89조 9019억원에 비해서도 3.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전경련 한동률 투자고용팀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투자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출총제, 금산분리 등을 비롯한 각종 규제의 개선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총 투자비 5조 2400억원 가운데 올해 1조 7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SK그룹은 SK에너지의 신규 원유정제 고도화설비 투자(총 투자비 1조 8549억원)에 올해 46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LG그룹은 LG디스플레이 P8라인(총 투자비 2조 5350억원) 건설을 위해 올해 중 2조 1231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은 행정관청의 허가가 나는 대로 제2롯데월드 건설(총 투자액 1조 7000억원)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10년 12월까지 철강제품 이용기술 및 차세대 첨단융합기술 연구개발 확대를 위한 ‘글로벌 R&D 센터’ 건립에 2797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MB “산은 총재 호칭 부끄러워해야”

    MB “산은 총재 호칭 부끄러워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관치금융의 폐단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금융기관 민영화는 눈치 보지 말고 자신감 있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금융업은 무슨 큰 권력단체인 것처럼 해 왔다.”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관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밖에서 감독 받아온 사람 입장에서 감독하고 정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이어 민간 출신을 금융위원회 수장에 임명한 과정을 예로 들며 “공직자 출신에서 인재가 컸지 민간에서 인재가 클 수 없게끔 이제까지 돼 있었다.”면서 “금융위원장을 인선하면서 관치하고 관주도로 하던 공직자 출신이 아닌 사람을 찾으려니까 참 힘들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 민영화가 특정 재벌과 연결지어 이해되는 것과 관련,“금융기관 민영화와 관련된 여러 계획을 특정 재벌과 연관지어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 때문에 위축돼 자꾸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대통령선거를 거론하며 “이번 선거는 역사적 처음으로 대기업이 선거에 10만원도 내놓지 않고 치른 선거”라면서 “자신감을 갖고 (금융기관)민영화를 추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산업은행 ‘총재’ 호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은행이 지금은 일반은행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여전히 은행장 명칭을 총재로 쓰고 있다.”면서 “은행장이 자신을 총재로 부르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95년에 (이 문제를) 지적했더니 ‘대외신용상 총재가 명칭이 좋다고 하더라.”라면서 “과거사회 뿌리 깊은 권위의식을 버리고 금융산업이 서비스 산업이라는 것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지난 20일 경제점검회의 때 강만수 장관이 아이디어를 낸 ‘쌀 샌드위치’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밀가루보다 낫지. 쌀을 소비토록 개발해야지.”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입법·사법부] 정몽준 총액·증가액 압도적 1위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지난해 17대 국회의원 평균 재산총액과 증가액을 대폭 끌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지난해 말 기준 정 의원의 재산은 3조 6043억여원이다.2006년 말보다 무려 2조 6068억여원이 늘어 의원 298명 가운데 재산총액, 증가액 모두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현대중공업 주식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소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821만여주는 값어치가 1조 344억여원에서 3조 6329억여원으로 뛰었다.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각종 주식 배당금으로도 금융권 예금이 22억 9000여만원에서 91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채무는 445억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정 의원 덕택에 전체 의원 평균 재산총액과 평균 증가액이 각각 142억 7723만원과 89억 2645만원으로 집계됐다.2006년 말 기준으로 51억 2100만원,28억 5800만원이었던 점에 견줘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정 의원을 빼고 계산하면 평균 재산총액은 22억원, 평균 증가액은 1억 8000만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재산은 2300여만원이 줄어 21억 9700여만원이 됐다. 서울 삼성동 자택과 대구 소재 아파트의 전세권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으나, 예금이 5900여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 감소한 탓이 컸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재산은 83억여원에서 11억 9000여만원이 늘어나 94억 9000여만원이 됐다. 재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권 예금이 이자소득 등으로 6억 6000만원가량 부풀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건물 4곳과 토지 36곳은 모두 1억 9000여만원, 골프·헬스 회원권 7장은 2억 5000여만원이 뛰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15억 6900여만원에서 올해 18억 8900여만원을 신고했다. 성남 분당 자택 값이 3억원가량 올라 10억여원이 된 점이 반영됐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의 재산은 3억 500여만원에서 3억 1000여만원으로 조금 늘어났다. 임채정 국회의장도 3억여원이 늘어난 13억여원을 신고했다. 해외투자상품의 이자와 저축으로 예금이 주로 증가했다. 반면 이해찬 전 총리는 당내 대통령선거 경선을 거치며 쓴 비용 때문에 재산이 4억 8800여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김근태 통합민주당 의원도 약 5300만원이 줄어든 5억 1700여만원을 신고했다.이용희 부의장의 재산은 전세 계약 종료 등으로 1억 1000여만원이 줄어 17억 900여만원이 됐다. 이밖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10억 7300여만원을,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의원은 각각 2억 7000여만원,4억 1200여만원을 신고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경인운하 잰걸음

    경인운하 잰걸음

    대통령선거에 이어 총선에서도 핫 이슈로 떠오른 한반도 대운하와 달리 경인운하 건설사업은 새정부 들어 잰걸음을 하고 있다. 26일 국토해양부와 관련기업 등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달 초 정부를 대신해 한국종합기술에 ‘경인운하 사업계획 보완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용역은 운하 외에 육상 유료도로의 교통량 측정, 민자사업으로 추진했을 때의 재무성(財務性)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다음주쯤 용역결과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넘길 계획이다.6월쯤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투자 타당성 검토가 끝나면 사업자 공모를 거쳐 올해 말쯤 경인운하 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수공 관계자는 “경인운하를 재정투자가 아닌 민자로 추진했을 때의 재무성 평가에 중점을 두어 용역을 발주했다.”고 설명했다. 1999년 경인운하 건설을 위해 설립됐으나 경제성과 환경단체 반대 등을 이유로 2003년 사업자 지정이 취소된 경인운하㈜는 사업 재개에 대비해 올 2월 말 현재 310억원인 자본금을 5000억원으로 증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인운하㈜는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증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 경인운하㈜ 관계자는 “증자규모는 경인운하 사업비(2조원 추정)의 25%인 5000억원선을 검토 중”이라며 “물류회사나 레저회사, 선사 등이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 등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경인운하 민자사업 그랜드 컨소시엄이 구성될 전망이다. 경인운하㈜의 주주는 모두 12개사이다. 현대건설의 지분이 52.3%로 가장 많다. 수공(19.4%), 코오롱건설(10.1%),KCC(6.1%) 등의 순이다. 한편 2003년 12월 옛 기획예산처가 민간투자사업 지정심의위원회에서 경인운하㈜의 사업자 지정을 취소할 당시 부대의견으로 ‘사업을 재개할 경우 경인운하㈜의 그동안 경험 등을 활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사업재개 때 경인운하㈜의 사업자 재지정이 유력시되고 있다. 경인운하는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서 인천 서구 시천동을 거쳐 서해로 이어지는 길이 18㎞, 폭 80m의 물길로 2004년 8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네덜란드 DHV사와 삼안이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경제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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