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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투표일 임시공휴일 지정

    정부는 1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제16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12월19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의결했다.정부는 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임명하도록 돼 있는 신임 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에 대한 ‘정부인사발령안’도 처리했다. 최광숙기자 bori@
  • [대선후보 정책검증] (2-2)경제분야

    1. 재벌정책 재벌정책처럼 후보의 이념과 경제관이 뚜렷한 것도 없다.권영길-노무현-정몽준-이회창 스펙트럼에서 왼쪽은 재벌 규제,오른쪽은 자율을 강조한다. 대표적 재벌규제책인 ‘출자총액제한제도’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관치경제의 뿌리이자 글로벌 시대 기업의 발목을 잡는 자유시장경제의 적으로 간주한다.향후 금융기관의 경영감시 능력이 강화되고 기업 투명성이 제고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화·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군에 한해 무리한 업종확대와 선단식 경영을 막기 위해 유지하자는 입장이다.그 근거로 97년부터 4년간 30대 재벌의 총출자액 41%가 여전히 적자계열사에 출자된 점을 들었다.다만 기업경영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고 정부 감독이 제대로 되면 단계적 폐지도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당분간 유지,장기적 재검토’라는 중간 입장에 섰다.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은 후 무리한 사업확장을 자제하면서 현금보유가 늘고 체질이 건전해졌기 때문에 이제는 기업들이 국제경쟁 속에서 신규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완화하자는 견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근 총액제한 대상이 축소되고 예외 인정이 많아져 출자액이 크게 증가한 데다,그룹총수가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해 여전히 그룹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집단소송제’는 언젠가 도입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그러나 이 후보는 당장 도입에는 반대한다.미국도 연간 250여개 기업이 소송으로 고전하는데 우리 기업의 현실로 볼 때 남소(濫訴)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한 후 도입하며,그 전에는 민법상 당사자 선정제도를 활용하자고 제시했다. 노 후보는 시급히 도입할 것을 주장한다.2조원 이상 상장기업의 분식회계,주가조작,부실감시 등 증권관련 범위 내에서 우선 도입하자는 견해로 ‘선(先)국회통과,후(後)보완’의 입장이다. 정 후보는 기업 스스로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이바람직하나 소송 남발 등 부작용을 막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도입 시기는 기업규모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권 후보는 즉각 도입 쪽이다.또 증권 부분에 한정하지 않고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집단구제 제도로 자리잡아야 하며,자산기준 요건도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경기자 olive@ ■전문가 분석/ 규제보다 환경조성이 중요 후보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난 비교였다.나름대로 자신의 정책을 편 것이므로 다 존중하지만 시장경제론자인 필자 입장에서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또 집단소송제는 필요하지만 아직 우리 경제의 현실에서는 시기상조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후보의 견해에 동감한다.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주장은 다소 급진적인 것 같다.정부가 지도하기에는 우리 경제의 규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출자총액제한제의경우 재벌들이 어떤 형태로든 규제를 빠져나가기 때문에 유효성이 적다.아들,동생을 시켜서라도 문어발 확장을 하기 때문이다.차라리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기업 스스로가 경쟁력 있는 업종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집단소송제 역시 기업을 무너지게 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보완장치가 마련되기 전에는 도입하기 어렵다고 본다.일본이 은행부실을 털지 못하는 이유도 경제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곽수일 서울대 교수 2. 부동산대책 최근 아파트값 상승에 대해 후보들은 ‘공급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저마다 임대주택 대폭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부동산 과열억제를 막기 위한 실거래가액 과세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 평가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공공임대·국민주택을 대폭 늘려 전월세 및 매매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총28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국민주택 규모의 경우 분양가를 30% 이상 내리고,장기주택 담보대출을 활성화해 분양가의 80%까지 실세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부동산 관련 조세정책에 대해서는 “재산세 및 양도세의 실거래가액 과세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과표가 되는기준시가를 재정비해 공평과세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주택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공급확대와 수요관리를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향후 5년간 국민임대주택 50만가구,일반 임대주택 25만가구 등 75만가구를 추가공급할 계획이다.또 영세민에 대한 주택구입자금 소득공제 확대를 추진하고,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과 부동산담보대출 비율 인하 등 제반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재산세 실거래가 과세에 따른 부담에 대해서는 “투기지역 거래에 대해 실거래가 중과세,고가주택 양도세 과세 등을 통해 지역간 형평성을 제고하고 투기지역을 제외한 일반지역에서는 재산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전 국토의 1∼2%를 택지로 추가조성,주택을 공급한다면 주택부족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세무조사나 양도세 강화 등 일시적인 수요억제책보다는 재건축 제한 완화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 투기과열지구 확대지정 및 취득세·등록세 인하,보유과세 상향조정,거래투명화를 위한 ‘실거래 가격 등기제’ 수립 등도 대안으로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분양권 전매금지,실거래가 과세 등 강력한 투기억제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주택임대인 보호를 위해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인근 주택보다 가격이 급등했을 경우 시정조치를 취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저렴한 주택공급을 위한 공영개발제 및 토지공유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부동산 실거래가 과세에 대해서는 “제도 미비 등으로 실거래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며,‘장기보유 특별공제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전문가 분석/ 신도시 지속적 개발 바람직 아파트 값이 상승한 결정적인 원인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공급량이 현격히 떨어져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정부가 발표하는 주택공급량은 입주시점이 아닌 사업계획 승인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외환위기로부터 약 3년 뒤인 2001년 전후로 주택문제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주택문제를 해결하려면 단기적으로 아파트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주택 공급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요를 관리할 수밖에 없다.현재 주택청약 1순위자가 200만명을 넘어섰으며,이에 따라 청약 경쟁률은 몇백대1씩 치솟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아파트 전매를 금지하고,무주택 기간이 길거나 가구주인 구입자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요령있게 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건설만으로 문제가 해소되길 기대하긴 어렵다.현재 주택수요는 공공임대주택부터 고급주택까지 여러 부문에서 터져나오고 있고,특히 중산층들은 삶의 질 개선으로 보다 양질의 주택에 살기를 원하고 있다.따라서 공공임대주택이 확충되더라도 주택 수요가 중고급 아파트로 옮겨져 이들 가격이 치솟을 우려가 있어,꾸준한 신도시 개발로 민간부문에서 주택건설을 함께 활성화해야 한다. 박헌주 국토硏 실장 오석영기자 palbati@ 3. 세제와 재정대책 주요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법인세율과 부유세 신설 등 세제분야에 대해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후보들의 성장배경과 각 당의 노선과 지지계층의 차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법인세율 인하와 관련해서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가 가장 적극적인 편이었다.아무래도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반면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오히려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입장은 그 중간이다. 정몽준 후보는 “기업경영에 활력을 주는 차원에서 법인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이회창 후보는 “필요하면 인하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다소 신중하게 말했다.권영길 후보는 “현재의 법인세율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낮은 편”이라며 “법인세를 감세할 게 아니라 오히려 증세쪽으로 조세개혁을 하는 게맞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후보는 “현재는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이 과거보다 현저히 낮고 기업 구조조정 결과로 기업들의 투자여건이 좋다.”면서 “법인세율을 인하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민노당의 공약인 부유세에 대한 입장도 물론 달랐다.다소 이례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회창 후보가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다소 긍정적으로 응답한 점이다.정몽준 후보는 “새로운 사회갈등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딱부러지게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부의 불평등 분배를 완화하는 데 장점은 있지만,자산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어렵고 자산의 종류도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유세를 신설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변했다.취지에는 공감하지만,현실적으로 쉽지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이 될 경우 농어촌,수출 및 중소기업,사회복지,교육,과학기술 및 정보화,사회간접자본(SOC),국방 등 7개 분야 중 투자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후보들의 답변이 거의 비슷했다.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후보는 모두 교육,과학기술,복지분야에 대한 중점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권영길 후보는 사회복지와 교육을 중시하겠다는 점에서는 같았지만,농어촌을 꼽은 점이 달랐다.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방안과 해법을 놓고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이회창 후보는 “교육 및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연 평균 6%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노무현 후보는 “노동공급을 늘리고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과 경제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로 규모의 경제를 향상시키면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몽준 후보는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끊으면 연평균 6%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답변했고,권영길 후보는 “노동자들이 기업의 소유와 경영에 참가하면 경제성장률을 3%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대답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전문가 분석/ 재정적자 해소 밑그림 미흡 법인세를 둘러싸고 이회창·정몽준 후보는 기업들의 입장을,노무현·권영길 후보는 반대입장을 대변하고 있는데,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국가재정에 관한 청사진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극심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대선후보들은 법인세율 논의에 앞서 재정 적자를 어떻게 해소하고 정부예산을 운용할 것인지 밑그림부터 그려야 한다. 예산규모를 늘릴 계획이라면 법인세를 포함한 세수를 늘려야 할 것이고,예산규모를 줄인다면 전반적인 세수와 함께 법인세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정 이상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부유세를 걷겠다는 정책은 한국 현실에서 불가능하진 않다. 일부에선 ‘자산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부유세 도입은 불가능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한마디로 자가당착적인 논리다. 세금탈루를 봉쇄하려면 자산은 무조건 파악돼야 할 대상이다. 다만 부유세 도입은 부유층으로부터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고,저소득층의 계급의식을 강화하는 등 계급간 갈등을 초래할 정책이기 때문에,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에서 도입돼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 오석영기자 4. 공적자금과 구조조정 현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에 의한 구조조정과 관련,후보들은 엇갈린 평가 속에 상환대책에 대해서는 기간·방법 등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공적자금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고,미회수된 부분은 정밀실사를 통해 최대한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투입된 공적자금의 상환방법이나 분담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정부가 발표한 손실분 69조원의 내역을 전면 재검토,추가 회수가능 부분을 찾아야 한다.”면서 “상환기간은 여러 재정악화 요인을 고려,현행 25년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공적자금 투입시 어떤 비리와 낭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공적자금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도록 하겠지만 불가피한 경우 국회 동의를 거쳐 기존 상환자금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국가신용등급 회복 등 공적자금에 의한 구조조정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금융시스템을 완전히 복원시키고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보완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지적했다.공적자금상환방법 및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초기 연도 재정에서 허리띠를 졸라 많이 상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국정조사의 경우 정치공세만 벌일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과 함께 원인과 대책 등을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또 미회수 부분에 대해서는 재정 및 금융권의 상환대책을 철저히 추진,추가조성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부실기업에 자금이 투입되고 회수율이 상당히 저조해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킨 점은 부정적”이라면서 “국정조사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 및 기업을 대상으로 당장 실시가 어렵다면 대선이후라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미회수 부분에 대한 회수방안으로는 “5개 인수은행의 우선주를 조기상환하고 예금보험공사의 자산매각 등을 통해 회수한 뒤 주가가 상승할 때 주식시장에서 매각하는 방법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공적자금의 방만한 투입과 무리한 퇴출·매각정책,엄청난 손실 발생 등 현 정부의 구조조정은 총체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라면서 “손실부분 상환과 관련,49조원을 국민부담으로 전가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이어 “공적자금 문제는 국정조사만으로 부족하며 가칭 ‘공적자금 국민조사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면서 “수혜자 및 책임자 분담원칙에 따라 국민에게 추가부담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전문가 분석/ 실현가능한 상환대책 필요 공적자금 문제는 국민부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후보들이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현재 정부의 상환계획도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공적자금정책을 세워 실행하는 과정에서 보다 실현가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공적자금은 빨리 상환될수록 유리하다.그러나 조기상환하려면 예산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한 후보는 아무도 없다.구체적인 예산절감안 없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해 갚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앞으로 10년간 세계잉여금 30% 이상을 상환기금에 넣는다는 방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지만잉여금에 대한 재원도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는등 내용이 모호한 상황이다. 결국 예산절감 등 재원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면 국민부담만 커질 뿐 실질적인 상환은 기대하기 어렵다.공적자금 상환대책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접근해야 하는 민감한 문제다.효율만 내세우는 공약보다 앞으로의 실천의지와 실현가능성이 중요하다. 김경원 삼성硏 상무
  • 시민단체들 대선 정책제안 활발

    한달 남짓 남은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 진영을 겨냥한 시민단체의 정책제안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실련은 지난 8일 ‘차기정부 핵심개혁과제와 분야별 주요 개혁과제’를 제시했다.이에 앞서 녹색연합은 지난 5일 ‘녹색세상 만들기를 위한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13일에는 3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선유권자연대가 ‘인권·통일·보건의료 등 분야별 10대 정책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지난달 25일 출범한 2002 대선여성연대도 12일 후보별 여성정책을 평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부문별 10대 세부과제를 제시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그러나 ‘정책제안’에 대선 유권자 운동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 시민단체 진영 내부에서 이론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민단체 일각에서 이같은 정책캠페인 위주 방식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운동방식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시민단체의 대선 운동은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성격이 짙다.당시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둔 것은사실이지만 낙선 대상으로 지목한 당사자의 반발이 거셌고 법원에서도 특정인의 낙선운동에 제동을 걸었다.일부 보수층에서는 ‘정권의 2중대’,‘홍위병’ 등으로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지난 9월 출범한 대선유권자연대는 출범 당시 특정후보를 겨냥한 낙선·당선운동은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경실련도 지난 8일 핵심개혁과제를 발표한 자리에서 “정책과 관련한 후보별 평점을 공개할 수는 있지만 최종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라며 특정 후보의 당락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활동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한 지역환경단체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제안해도 후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런 대응수단이 없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정책캠페인이라는 활동방식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참여연대의 한 실무자도 “정책캠페인만으로는 지난 총선 때와 같은 유권자의 ‘폭발적 호응’을 얻기 힘들다.”면서 “대선연대가 처음부터 활동방식을 정책캠페인으로 한정,유권자 운동의 입지를 스스로 축소시켰다.”고 아쉬워했다. 대선연대와 시민단체들도 유권자의 호응도가 총선연대 활동 당시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대선연대의 인터넷 홈페이지(www.ivote.org)에는 지난 7일 ‘토론방’이 개설됐지만 올라오는 글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 사무처장은 “병역비리 공방과 검찰 쇼크사 등 현안들에 가려 좀처럼 ‘바람’이 일지 않고 있다.”면서 “각 후보의 정책과제가 발표되고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대선연대에 참여하지 않은 몇몇 단체가 특정후보의 낙선·지지운동을 공언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최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운동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국민연대도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의 개정에 소극적인 후보의 낙선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
  • 민노당, TV토론 규정 반발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TV합동토론 규정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10일 “위원회가 토론 참가자격을 ‘교섭단체 후보 또는 여론조사 5% 이상 지지를 받은 후보자’로 제한,민노당 후보를 배제하려 하고 있다.”며 강력히 이의를 제기했다.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고작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8.1%를 득표,제3정당이 된 민노당의 후보를 배제할 수 있느냐.”면서 “여론조사와 수천만명을 상대로한 공식선거 결과 가운데 어떤 것이 민의를 대변하고 있느냐.”고 따졌다. 또한 “방송사들은 ‘4명보다 3명이 TV합동토론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올초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7명의 후보자가 토론을 한사례도 있었다.”면서 “4명은 안되고 3명은 된다는 논리는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지운기자 jj@
  • [사설] 사실상 증액된 내년 예산

    내년 예산이 정치권의 대통령선거 일정에 쫓겨 졸속 심의 끝에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했다.예산심의 일정이 워낙 짧은 데다 상임위와 예결위·본회의에서도 의원들이 선거전에 마음이 팔려 의석 숫자 채우기에 급급할 정도였다.의원들도 국민의 입장에서 나라살림의 씀씀이를 따지기보다는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지역·집단에 선심성 예산을 퍼주기에 여념이 없었다.그 결과 매우 부실한 예산을 만들었다. 그렇게 보는 첫번째 근거는 이번 예산이 흉내만 낸 균형예산이라는 점이다.국회는 정부안 가운데 세입을 2440억원(특별회계 포함) 삭감하고,세출부문도 여기에 맞춰 1조 2300억원을 삭감하고 9860억원을 증액(순삭감 2440억원)해 외견상으로는 균형예산의 틀을 갖췄다.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허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선심성 지역사업비를 마구 늘린 대신 예비비 등을 대폭 삭감했다.이는 예비비 재원을 사업비로 돌려 쓰는 것으로,실제로 예비비 지출이 필요해질 경우 그만큼 추경 부담을 키우게 된다.따라서 진정한 삭감으로 보기 어렵다. 증액된부문이 도로·전철·공항·항만 건설 등 각 당과 의원들의 지지 기반이나 출신지역과 관련이 있어 속이 들여다보이는 선심성 사업들이란 점도 문제다.정부원안에도 없는 사업들을 국회가 항목을 신설해가며 예산을 늘려야 했는지 의문이다.설혹 증액된 사업들이 꼭 필요하다 하더라도 다른 사업을 줄여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옳았다. 이번 예산심의는 정부가 깎일 것에 대비해 정부안에 숨겨둔 이른바 ‘삭감대비용’마저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졸속으로 이뤄졌다.국회는 이 점을 자성하고 차제에 예산증액과 항목 신설시에는 타당성 검토 등 보다 심도 있는 예산심의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 예산 국회서 사실상 증액

    새해 예산이 정부가 제출한 안보다 사실상 3000억∼4000억원이 증액됐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회 예산심의가 졸속이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정부측이 정치권의 삭감요구에 대비해 포함시켜 놓은 불요불급한 분야의 예산까지 국회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해 182조 8560억원규모의 새해예산안을 통과시켰다.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정부가 제출한 안에서 세출은 1조 2300억원 삭감하고,9860억원을 증액해 세출 순(純)삭감은 2440억원”이라고 밝혔다.일반회계 순삭감은 1749억원,특별회계 순삭감은 691억원이다. 그러나 내용을 따져보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세법 개정에 따라 국세 1822억원,지방교부금과 지방양여금 485억원이 줄어드는 등 세입감소분이 2307억원이나 된다.균형재정을 유지하려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당연히 그만큼 줄여야 한다. 예비비에서 모두 2200억원 삭감한 것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내년 예산에 반영된 예비비가 부족하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게 불가피하고 예비비가 남으면 불용(不用)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금리하락에 따라 줄어드는 국채이자 229억원을 비롯한 각종 이자의 삭감,재해대책융자금 479억원,공무원연금부담금 743억원,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출연금,한국은행 잉여금 500억원을 각각 삭감한 것도 의미가 없는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굳이 삭감하지 않아도 어차피 줄거나 불용으로 남을 부분 등을 감안하면 새해 예산은 2440억원이 삭감된 게 아니라 사실상 3000억∼4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실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불요불급한 부분에 대한 삭감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각종 선심성 지역사업 예산을 늘려 국민부담만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모(某) 국책은행의 경우 삭감에 대비한 예산 500억원을 출연금 항목에 넣어놓았으나 거의 삭감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국회는 이날 군인연금법 개정안 등 69개 법률안을 무더기로 통과시키고 올해 정기국회를 사실상 마감했다. ◆알림/ 이날 국회를 통과한 법안의 요지는 대한매일 홈페이지(www.kdaily.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곽태헌 오석영기자 tiger@
  • 국회 “마음은 票밭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열린 정기국회에서 법안의 졸속심의 현상이 너무 심하다.정족수 미달로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 통과가 연기되는 일까지 빚어지고있다.또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기금을 포함하면 300조원이 넘는 새해 예산을 단 나흘간 심의함으로써 예산겉핥기에 대한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각 정당들이 국회법개정 등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는 7일 본회의를 열고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45개 법안을 무더기로 통과시켰다.하지만 본회의가 열린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30분쯤 사회를 본 김태식(金台植) 부의장은 “정족수 미달로 산회를 선포한다.”고 선언해,당초 통과예정이었던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19개 법안 통과는 8일로 미뤄졌다.법사위는 전날 63건을 통과시킨데 이어 이날도 30여건을 처리했다. 국회의원들이 대선에만 관심이 있을 뿐 민생법안 등에 별로 관심도 없다가 회기 막판 제대로 심의도 않은 채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는 것이다.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영춘(金榮春)의원은 “정족수가부족해상임위가 제대로 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예산안 심의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특히 올해부터는 예산보다 규모가 큰 각종 기금에 대해서도 심의하기로 했지만,예결위 계수조정소위의 심의기간은 오히려 예년보다 짧았다. 내년 기금의 규모는 160조원으로 특별회계를 포함한 새해 예산안 156조원보다도 많다.하지만 계수조정소위는 기금과 예산 등 316조원에 대한 심의를 나흘만에 마쳤으니 제대로 심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기대하는 게 무리다.올해에도 계수조정소위는 비공개로 진행돼 나눠먹기 밀실심의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적지 않은 소위 위원들은 지역구사업과 민원에만 매달리는 행태를 버리지 못했다. 대선을 앞둔 정기국회의 날림현상이 유난히 심한 것은 여당인 민주당은 탈당을 비롯한 내분에 휩싸여 국회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는 탓이다.야당인 한나라당도 나사가 풀려있기는 마찬가지다.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전체삭감 목표도 없었고,법률안에 대한 뚜렷한 지침도 없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예산을 철저히 심의하라.”면서 “부패방지법 인사청문회법 의문사진상조사특별법 국회법 등 개혁입법은 오는 14일에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원순(朴元淳)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예산심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계수조정소위도 공개돼야 하고,미국처럼 국회의원들에 대한 인력 지원 등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계현(高桂鉉)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예결위를 실질적인 상설위로 운영해 매년 전반기부터 정부예산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림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 요지는 대한매일홈페이지(www.kdaily.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곽태헌 오석영기자 tiger@
  • [사설] 여수 엑스포 유치에 총력전을

    201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국제박람회 사무국(BIE) 88개 회원국은 오는 12월3일 모나코에서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한다.현재 한국의 여수와 중국 상하이,러시아 모스크바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5년만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박람회는 ‘경제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다.세계박람회 개최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는 올림픽의 3배,월드컵의 2배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16조원어치의 생산유발과 7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에다 23만명에게 새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에서 치러지는 ‘경제 월드컵’은 남북화해와 세계평화의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한마디로 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에 이어 세계인들에게 한민족의 저력을 떨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맞게 된다.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지난 수년동안 박람회 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그러나 정작 개최지 결정일이 임박한 지금에는 아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정치권은 대통령선거전에 몰입돼 유치활동에 전력투구하지 못하고 있다.유치활동 지원을 위해 구성된 국회 박람회특위는 개점휴업 상태다.정부도 대통령 선거전의 회오리 바람에 휘말려 투표권을 가진 회원국을 상대로 체계적인 유치활동을 펴지 못하고 있다.그나마 몇몇 재계인사들만이 여수시의 힘겨운 싸움을 측면 지원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로서는 한국의 여수가 세계적인 도시인 중국의 상하이보다 열세라고 한다.그러나 월드컵에서 민족의 열정적 에너지를 확인한 우리는 다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정부와 정치권,재계는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펴야 한다.오는 12월3일에는 또 한번의 축배를 들자.
  • [이경형 칼럼] ‘포스트 3김’ 카오스인가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러시는 ‘노·정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한발짝만 더 들어가 보면 대선 이후 17대 총선(2004년 4월)도 겨냥하고 있다.대통령선거가 4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탈당파의 진로 논의 수준이 단일화 방법론에서 맴돈다는 것은 이들의 속내가 여기에 머물지않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행보가 단일화 추진 외에 ‘중부권 신당’‘한나라당 입당’까지 세 갈래로 운위되고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이처럼 탈당의 저류는 향후 정계 개편 등 많은 변수가 얽혀 있어 매우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다.이것은 동시에 ‘포스트 3김’시대를 열기 위한 불가피한 카오스 단계로,대선 과정을 통해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번 대선을 두고 국민의 관심은 ‘1강(强)2중(中)’이니 ‘반 DJ 대 반창(反昌)연합’이니 하는 세력 대결 양상에 집중되고 있다.그러나 선거의 담론이 이 언저리에서 계속 맴돌아서는 안 된다. 오는 12월19일 치러지는 16대 대선에서 중요한 과제는 한국 정치사에서 ‘3김 시대’의 종식에 따른 정치적인 큰 공간을 어떤 리더십으로 메워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다.여기에 더해 ‘3김 정치’의 청산과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해 선택해야 할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에 관해 논쟁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반세기에 걸친 한국 정치사에서 3김 시대는 매우 독특하다.특히 민주·반민주 대결 구도에서 YS·DJ 양김(兩金)의 정치는 자신들의 카리스마를 십분 활용,민주화를 쟁취했다.군부 개발 독재와 맞서 민주화를 추구하던 시절에는양김이 구사한 투쟁 도구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화가 이룩된 이른바 문민 정부,국민의 정부 아래서는 더 이상 과거에 사용했던 도구는 적합하지 않았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사용한 데서 두 정권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과거의 도구는 지역할거주의에 바탕한 보스정치,제왕적 친정(親政)체제에 의한 내부 통제,권력의 사유화 등이었고 그런 점에서 JP도 3김 정치로 묶을 수 있는 것이다.YS,DJ 정권의 권력부패 원인도 과거의 ‘도구’를 개혁하지 않은 데 있었다. 여기서 포스트 3김 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은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며 회의체등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 의사를 결정하는 리더십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이런 기준에 가장 적합한 대통령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후보 개인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과 그 진영의 운영 방식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다음은 3김 정치 청산의 과제다.이것은 3김이 구사했던 ‘도구’를 거부하고,새로운 방법론을 찾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할거주의를 배격하고,앞으로 지역주의에 의존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정치세력화도 반대해야 한다.그런 점에서 충청도를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중부권 신당론’은 거부해야 한다.보스에 의한 제왕적 통제와 권력 사유화를 막기 위해서는 하의상달식으로 정당 운영을 개혁하고,참모진 운용에서 이른바 가신(家臣)요소를 없애야 하며,대통령 친인척들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이에 관한 후보들의 분명한 복안을 들어야 한다. 국가발전 비전 제시는 보수에서 진보에 걸친 잡다한 정책의 백화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면한 핵심 과제에 대한 취사선택을 먼저 밝혀야 한다.그중에는 남북관계와 경제운영철학의 문제도 있다.남북문제는 더이상 화해 여부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그래서 속도에 대한 소신이 요구된다.경제 철학은 성장과 분배 가운데 어디에 체중을 실을 것인지 밝혀야 한다.누이 좋고 매부 좋은 ‘무지갯빛’ 정책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지금의 어지러운 탈당 사태와 불확실한 대선 구도는 3김 시대가 끝나는 시점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도기적인 카오스가 아닌가 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카오스를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는 어젠다를 분명하게 설정하고,그 해법을 찾는 일이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내년 경제환경 최악”삼성 위기경영 지침, 신정부 정책혼선 우려

    삼성이 내년도 국내외 경제환경을 처음 ‘최악의 상황(Worst Case)’으로 가정해 계열사들의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내년도 기업경영 위협요인으로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혼선을 꼽고있어 주목된다. 이같은 사실은 5일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과 관련된 일종의 지침서로 각 계열사에 내려보낸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경영전망 자료’에서 나타났다. 삼성은 이 자료에서 내년 우리 경제는 미국·이라크 전쟁 발발과 미국 경제의 재침체 가능성 등의 대외요인과 함께 정부의 정책혼선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및 부동산 버블 붕괴,개인파산 급증 등으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은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통치권 누수,대통령선거,신정부 출범 등을 들며 정부의 정책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부실기업 처리와 대기업 정책 등의 주요 이슈도 혼란과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4.0%로 가정한 상태에서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 사업계획을 세우라고 각 계열사에 지시했다. 삼성 계열사들의 내년도 사업계획은 이달말 공개될 예정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대선후보 정책검증] (1-2)정치·지방자치분야

    대한매일은 정치,행정,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326명으로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또한 공정하고 분석적인 여론조사,정책대결 유도 및 인물 검증을 위해 한국조사연구학회(회장 朴龍治 서울시립대교수),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소장 李南永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대선 여론조사위원회와 분석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대한매일은 이들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주요 대선 후보들의 정책검증 시리즈를 시작합니다.각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질문서는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들로부터 e메일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대선후보의 답변서를 놓고 대한매일 정책분석팀이 본지 명예논설위원들로 구성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정책 비교 및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대선후보들에 대한 정책탐구는 정치,경제,공공,교육,남북 및 외교,사회,의약분업 및 연금,문화·기타 등 8개 분야로 나눠 진행할 예정입니다. 1. 정치개혁과 개헌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해소하기 위해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보장하겠다는것에 주요 후보들의 의견은 비슷했다.후보들은 ‘좋은 대안’을 제시했지만,문제는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여부로 모아진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보장할 것”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은 참모와 보좌기능만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국회의 권능과 역할을 정상화하겠다.”며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관행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또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권력의 시녀가 아닌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도 총리의 헌법상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총리의 장관임명 제청권 및 해임건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또 국무회의 및 장관회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장관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대통령은 외교·국방·안보·통상분야를 책임지고,총리는 내치분야를 관장토록하겠다는 게 정 의원의 구상이다.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분권화,3권분립의 실질화와 국회의 권한강화와 활성화를 통해 대통령의 권력집중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내각제 개헌에 대한 입장은 조금씩 달랐지만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았다.이회창 후보는 “내각제로 개헌하지 않더라도 헌법 정신을 잘 살려나간다면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권영길 후보는 “내각제 개헌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노무현 후보는 “임기말에 개헌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고 국민적 합의가 있으면 개헌을 추진하겠다.”면서도 “개헌을 해도 내각제로 할지,프랑스식 대통령제로 할지,(순수)대통령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민의사에 따르겠다.”고 설명했다.정몽준 의원은 “국민다수의 의사가 수렴되면 집권 이후 생각해볼 일”이라고 답변했다. 중앙당과 지구당 폐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중앙당을 없애는 데 찬성하는 후보는 없지만,정몽준 의원은 중앙당사를 없애고 원내정당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이회창후보는 중앙당과 지구당을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노무현 후보는 “중앙당 기능은 정책·미디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지구당은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을 국회로 넘기는 안에 대해서는 약간의 시각차를 보였다.이회창 후보는 “국회 본연의 기능인 예산감사 강화를 위해 감사원을 국회로 넘길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헌사항”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노무현 후보는 “찬성이지만 헌법개정사항”이라며 “헌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국회가 감사원에 대한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후보보다 적극적인 편이었다.정몽준 의원은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변했고,권영길 후보는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태헌기자 ■전문가 분석 - 개헌없으면 정치개혁 공염불 ‘실질적인 총리의 권한 보장’이든,‘책임총리제’든 후보들의 공약은 모두 1997년 대선에서 나온 것들이다.문제는 실천이긴 하지만,현행권력구조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우리는 대통령제의 많은 부작용을 봐왔다.지금까지 중론은 인치의 문제,즉 대통령이나 측근의 잘못으로 그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권력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데 있다.감사원의 국회 이전이든,중앙당·지구당 폐지든 정치개혁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여기에 걸린다.선거공영제법 등이 안 되고 있는 이유도 근본적으로는 권력구조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 없이는 정치개혁을 이루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공감대가 정치권에 형성되고 있다.현행 헌법은 지난 87년 정치권내 타협의 산물로,15년이 지나면서 많은 문제가 도출된 게 사실이다. 개헌논의는 이번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솔선해서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차기정권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도,건전한 야당 육성을 위해서도 내각제가 됐든 이원집정부제가 됐든 개헌논의가 바로 시작돼야 한다. 안순철 단국대 교수 2. 권력형 비리 척결 주요 후보들은 권력형 비리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대통령 친·인척의 부패와 비리를 막기 위해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별도의 감찰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위공직자는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고,감사원에 공직자의 재산등록사항을 실사(實査)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또 국회에는 ‘권력비리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권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공무원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권력형 비리를 뽑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및 고위공직자의 직계 존·비속 재산공개 의무화에 대해선 이회창 후보와 같다.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등의 비리를 감시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를 설치하고,부정부패 사범에 대한 사면과 복권은 엄격히 하기로 했다.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 등 주요 기관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확대도 공약으로 제시했다.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을 기부할 때에는 수표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도 권력형 비리를 막으려는 대안으로 제시했다.공직자윤리위원회의 기능 강화도 강조했다.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은 국가정보원장,감사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금융감독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 등 6대 권력기관의 장도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정치자금 실명법을 제정해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막고,공직자 비리척결을 위해 수사권을 가진 전담기구를 설치해 고위공직자 재산형성과정을 검증하는 안도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또 정치부패 및 권력형 비리 범죄자에 대한 공무담임권 및 사면권 제한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공무원 노조와 노동자의 경영 참가를 합법화·활성화해 부정부패에 대한 내부 감시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부패방지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과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고 보상기준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주요후보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국내금융거래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회창 후보가 다소 신중한 입장인 반면 다른 후보들은 모두 ‘찬성’이라고 답변했다.이 후보는 “정치적 오·남용 방지장치를 강구한 뒤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전문가 분석 - 공약입법화 실천의지가 중요 각 후보들이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대선공약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공약과 별도로,대선기간을 앞두고 각 정당 의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정치개혁법안을 처리하는지가 더 관심이다.후보가 아무리 좋은 대선공약을 발표해도,각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입법화하지 않는다면 대선공약은 지켜질 수 없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후보와 별도로 각 정당의 실제 움직임과 동향을 대선후보 선택기준으로 삼고,이들이 정치개혁법안 처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금융거래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섣불리 도입을 주장하기보단 신중론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FIU 정보에 접근하기 쉬운 여당이 야당 탄압 수단으로 계좌추적 정보를 이용할 우려가 크기때문이다.따라서 현 금융실명제 법안과 적당히 조율해,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정희 외대 교수 3. 지역감정 해소 각 후보들은 지역감정 해소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은 지역간 갈등의 원인인 특정지역 인사편중을 막기 위해 인사탕평책을 대안으로 내놓았다.이 후보는 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지역균형발전 심의위원회’를 설치,인사와 예산의 편중 현상을 방지할 방침이다.정 의원은 예산지원에 있어서도 편향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지역감정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특정정당이 특정지역을 싹쓸이하는 현상을 막아 지역감정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장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 ‘국가균형원’도 설치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을 대안으로 보는 점에서 노 후보와 비슷하다.그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대선거구제로 바꾸고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대통령선거를 결선투표제로 바꾸는 것도 지역감정 해소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주요 후보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한 노무현 후보는 물론 적극적이지만,다른 후보들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이다. 노무현 후보는 효과적인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이전 비용은 토지매입과 청사건축 등에 물가와 지가상승률을 고려해도 5조 50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중앙정부 이전은 서울에 꼭 있을 필요가 없는 부처부터 이전하되,행정수도 전체를 옮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대신 ‘균형분산 5개년 계획’을 수립,각 지역의 특장을 살려 기능별 수도를 건설하는 균형분산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정몽준 의원은 중앙정부 이전은 중앙행정기능과 연관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되,대기업 본사도 지방으로 옮기도록 유인책을 마련할 방침이다.그러나 청와대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반대했다.오히려 청와대의 비서실 기능을 축소,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권영길 후보는 행정수도이전은 필요하지만,지방분권화가 선행된 뒤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전문가 분석 - 일관성있는 해소방안 밝혀야 각 후보들이 지역감정 해소 및 행정수도 이전 등에 대해 내놓은 제안들이 현실적으로 이뤄진다면 나름대로 지역감정 해소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다.제안된 정책들이 실현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후보가 추구하는 전체 정책방향과 모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각 후보 및 정당이 제시하는 정책이념과의 일관성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아쉽게도 정책 대부분이 참모들과 자문팀에 의해 좋은 것들로만 모자이크 처리된 느낌이 든다.지지율이 떨어지는 지역을 선심성 정책으로 공략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이 다른 정책과 충돌되거나 전체적 정책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후보들은 큰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일관성 있는 지역감정 해소방안을 밝혀야 할 것이다. 정용덕 서울대 교수 4. 지방자치 개선 각 후보들은 모두 신중한 입장 속에 사안별로 구체적인 보완책을 제시하고 있다. 시·도와 시·군·구,읍·면·동 등 현행 3단계 지방조직을 2단계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개편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지자체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초단체장의 임명직 전환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반대,정 의원은 신중 검토 입장이다.노 후보는 임명제 전환보다 기초단체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주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했다.권 후보는 선출직 유지를 주장했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에 대해선 이 후보와 정 의원은 긍정 검토 입장인 반면,노 후보와 권 후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책임정치를 위해 원칙적으로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원의 유급화와 정책보좌관제 도입은 ‘신중 검토’ 입장인 이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긍정적이다. 노 후보는 지방의원 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전환,의원 정수 축소를 전제로 유급제를 도입하되 보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각 지자체가 재정 여건을 고려해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책보좌관제는 국회의 동의를 거쳐 광역의원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기초·광역 의회의 통폐합 문제와 지방재정 문제 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현행 무보수 명예직이 소규모 지자체에만 어울리는 제도인 만큼 대도시 지역만이라도 유급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전문가 분석 - 학계개선안 대부분 수용 안돼 전반적으로 지방자치 관련 정책이 미약하고 그동안 학계를 통해 제안된 지방자치제도 개선책이거의 수용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주민직접발안제’와 같이 참정권을 강화하는 제도나 교육·경찰자치 등 지방분권형 장치가 고려돼 있지 않아 과연 자치활성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지방자치를 좀더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하나의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다.기초단체장의 임명직 전환은 지방자치를 하지 말자는 발상과 다름 없다. 또 지방의원 유급화와 정책보좌관제 도입도 기초·광역에 차등을 둬서는 안 된다. 오히려 농촌이나 기초단체가 전문화를 더 필요로 하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는 양론이 있다. 암암리에 내천되고 있는 기초의원까지 전면 허용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우리 정당정치의 현실을 볼 때 책임정치 구현보다는 각종 폐단이 더 많아 일시적으로 정당공천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학계와 시민단체의 중론이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
  • 공기업 개혁 4년/ 성과와 과제

    ■경영효율성·서비스 ‘업그레이드' ‘고비용·저효율’을 상징하던 공기업에 ‘개혁의 칼날’이 가해진 지 만4년.공기업들은 저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 끝에 이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대표 기업들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영화와 경영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구조개혁을 추진해온 공기업 개혁은 ‘국민의 정부’가 이룬 최대 경제성과의 하나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바닥으로 떨어진 국가신용등급을 높이는 데도 김대중 정부의 공기업 개혁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4년간 이룬 공기업 개혁이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주인없는’ 공기업을 책임경영 체제. = 공기업이 민간기업에 비해 경영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민간기업은 생존을 위해 스스로 변화해야 하지만 공기업은 도산할 위협이 없기 때문에 굳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변화를 꾀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점에서 공기업 민영화는 경영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높이는 공기업 개혁의 핵심과제로 제기됐다. 11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998년부터 추진된 민영화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담배인삼공사가 지난달 해외 DR(주식예탁증서) 발행으로 정부보유 잔여지분 9.8%를 모두 매각하면서 민영화 대열에 합류한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포철,한국중공업,한국통신 등 8개 기업의 민영화가 완료됐다.나머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지역난방공사,가스공사 등 3개 공기업에 대해서는 민영화가 추진중이다. 지금까지 추진된 민영화를 통해 107억달러의 외자유치 효과 및 14조에 가까운 재정수입이 발생했다.국책은행 지분매각 등까지 포함하면 매각수입은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획예산처는 추산하고 있다.민영화된 공기업은 민간의 경영활력 도입 등으로 효율성이 제고되는 등 당초 민영화 목적에 부합되는 성과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 4년간의 민영화 실적보다 남은 3개 공기업의 민영화가 공기업 개혁 전체의 성패를 판가름할 정도로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가스공사의 경우 경쟁여건 조성을 위한 가스산업 구조개편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심사가 아예 보류되는가 하면 지역난방공사는 이해 당사자들간의 치열한 다툼으로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병천 강원대 교수는 “민영화 정책이 세부적인 체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성급하게 추진된 탓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민영화를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산업별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정립하고,이해 당사자들간에 충분한 의견조율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하드웨어 개혁에서 소프트웨어 개혁. = 공기업 민영화와 함께 추진된 구조개혁의 1단계 작업(1998∼2000년)은 그동안 공기업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방만한 조직과 인력의 대수술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 이 기간 중 경영혁신 대상 공기업 인력의 25%에 해당하는 4만 1704명이 감축됐다.경영혁신 대상 공기업의 자회사 61개 중 고유·핵심업무를 제외한 56개 자회사가 정리대상으로 선정됐고 현재까지 44개에 대한 정리가 완료됐다.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한국통신기술,매일유업 등이 민영화되고 ㈜한양,한국가스엔지니어링,한국송유관공사 등은 통폐합되는 과정을 거쳤다. 기획예산처는 파워콤,한국토지신탁 등 시장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자회사 12개도 조속히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다.비업무용 부동산 등 5600여건의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고,1500여건은 민간에 위탁했다.‘군살빼기’로 공기업에 대한 하드웨어분야의 개혁이 마무리된 데 이어 2001년 이후부터는 소프트웨어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기획예산처 김경섭 정부개혁실장은 “1단계 구조개혁에서 거품과 비효율을 제거했다면 2단계 구조개혁에서는 공기업 내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자율·책임경영을 본격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공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전력·가스산업 민영화 아직도 ‘먼길' 에너지산업 재편의 핵심인 전력·가스산업의 민영화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수준이다. 한국전력이 지난 40년간 독점해 온 전력산업의 경우 경쟁상대가 없어 경쟁력과 효율성이 떨어지고,조직 또한 방대해져 자회사의 민영화가 추진됐다.전력산업에 경쟁을 도입한 나라가 세계적으로 40여개국에 이르고,1980년대 중반 이후 기술발달로 대규모 전력설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값싸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 점이 민영화 추진의 계기였다. 한국가스공사 민영화 계획도 산업자원부가 불가피성과 시급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였지만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결국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될 형편이다. 한전 자회사 가운데는 파워콤㈜이 하나로통신,데이콤과 막바지 협상 중이다.발전회사 중에는 한국남동발전㈜을 첫번째 민영화 대상으로 지정한데 머물고 있다.당초에는 파워콤과 한전기술㈜,한전기공㈜,한전산업개발㈜ 등 4개 자회사를 지난해 말까지 민영화할 계획이었다. 파워콤의 경우 지난 9월 하나로통신을 우선 협상대상자로,데이콤컨소시엄을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동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하나로통신이 AIG등 외국투자자들로부터 외자유치에 성공한다면 파워콤 인수 가능성이 큰 상태다.이달 안에 결판이 나겠지만 데이콤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결과 예측이 어렵다. 민간업체간 경쟁 도입으로 가스요금 인하를 목표로 추진된 가스산업 민영화는 지난달 24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서 관련법(한국가스공사법·도시가스사업법·에너지위원회법) 제·개정안의 통과가 무산되는 바람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민영화 의견이 대세이긴 하지만 민영화 이후 민간업체의 가격담합으로 오히려 가스값이 오를 수 있다는 반대의견도 많아 어려움을 겪고있다. 산자부는 이같은 지적사항들을 면밀히 검토,대통령선거 이후 개최될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안이 통과되도록 해 민영화 일정의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육철수기자 ycs@
  • 편집자에게/ 정치적 관심 불러오는 참신한 기획

    -‘대선후보,이 사람이 좋다’(11월1일자 4,5면)를 읽고 생동감 넘치는 파격적인 편집으로 신선한 감동을 주었던 대한매일이 이번에도 한발 앞서 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론 지지정당과 지지후보가 정해져 있다.하지만 ‘대선후보,이사람이 좋다’를 읽으며 대선후보들의 또 다른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정치가의 입장이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 가깝게 대선후보들을 지지하는 글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신했다. 사실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대통령선거에 대한 그간의 대다수 언론 기사가 대선후보들의 하루하루 동정을 중계하는 식으로 흐르기 십상이었다.게다가 정책 분석이나 무슨무슨 검증을 한다는 명분으로 딱딱하고 네거티브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판단기준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려 들면서 선거의 주인이 되어야 할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멀어져 가는 주객이 전도된 현실을 낳고 있다. 대선관련 언론의 역할이 대선후보들의 능력,정책적 차이에 대한 치열한 논의와 정보제공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와 같은 정치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한 접근과 국민들이 주인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통해 행복한 내일을 위한 ‘범국민적 희망 만들기’에도 관심과 지면을 할애하길 바란다. 문치웅/ 청년세계탐구단 사무국장
  • 대선정국 재편 급물살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이 본격화되면서 대선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민주당 김명섭(金明燮)·강성구(姜成求) 의원은 1일 지구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김원길(金元吉) 공동대표와 박상규(朴尙奎) 이윤수(李允洙) 이희규(李熙圭) 의원도 4일 동료 의원들과 함께 집단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섭 의원은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탈당후 거취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다.앞서 강성구 의원은 한나라당 행을 예고한 바 있어 두 탈당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두 의원의 탈당은 이들의 한나라당 행을 사전에 막기 위해 후단협측에서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와 후단협 소속 의원들의 후속 탈당도 잇따를 것으로 점쳐진다.이와 관련,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당내 의원 5명 정도가 한나라당 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나머지 후단협 의원은 탈당 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의원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단협 최명헌(崔明憲) 공동대표는 “현재 탈당에 동의한 의원은 17∼18명에 이르고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전혀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후보단일화나 민주당 탈당에 대해서 입장 표명을 유보해 오던 이인제(李仁濟) 의원측도 조만간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처럼 반노(反盧) 의원들의 탈당이 본격화됨에 따라 민주당은 사실상 분당(分黨) 상태에 돌입했으며,정치권의 이합집산으로 대선구도가 또 한차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의원의 ‘통합21'이 탈당인사들을 대상으로 영입작업을 가속화할 예정이고,탈당인사 일부는 한나라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어 주요 대선후보간 세대결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몽준 의원은 1일 저녁 이윤수 의원을 만나 “도와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고 광주 방문 후 후단협 인사들을 적극 접촉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이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현격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경운 김재천기자 kkwoon@
  • 빅3 “충청권을 잡아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의 표심(票心)이 최대 변수로 새삼 부각되고 있다.충청권은 영·호남보다 특정 후보에 대한 호(好)·불호(不好)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이어서 ‘캐스팅 보트’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충남 예산 출신이고,청주에서 중학교를 다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최근 이 후보의 충청권 지지율이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뒤진 것에 불만이 많다.이후보의 고향이 충청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 부친 이홍규(李弘圭)옹의 별세에 따라 이 후보의 고향이 충남 예산이란 사실이 충청권 유권자들에게 각인되면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청권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공약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세웠다. 노 후보가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민주당은 분석하고 있다.노후보는 지난달 29일에는 “내가 집권하면 (대통령휴양지인) 청남대(충북 청원군 문의면 소재)를 낚시터로 개방해 그동안 삼엄한 경비 등에 따른 이 지역 주민의 불편을 덜어 주겠다.”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민주당은 충청권 개혁세력을 묶어 조직기반으로 삼는다는 전략도 세웠다. 정몽준 의원은 충청권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의원은 선친인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충남 서산에 간척지 개발을 하는 등 충청권에 도움을 준 사실을 강조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지난 97년 대통령선거에서 국민회의(현 민주당) 김대중(金大中) 후보는 충청권에서 108만 6252표를 얻어 이회창 후보보다 40만 8319표를 더 얻었다.전체 표 차이(39만 557표)와 충청권의 차이가 비슷했던 셈이다.충청권의 우세가 대권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곽태헌기자 tiger@
  • 이회창후보 상가 이모저모/ ‘조문 정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친 이홍규(李弘圭)옹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에는 1일 김석수(金碩洙) 총리 등 정·관·재계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특히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이 빈소를 방문,조문정치(?)를 방불케 했다. ◆조문정치(?) 이날 오후 8시30분쯤 빈소를 찾은 노 후보는 분향을 마친 뒤 한나라당 의원들과 접객실에 마주 앉아 2일 부산에서 열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놓고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노 후보가 “부산은 바람이 자주 바뀌죠.돛배 타고 나갔다가 바람이 멈추면 꼼짝 못해 새로 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고 하자,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틀리죠.”라며 맞받아쳤다. 이에 앞서 김종필 총재는 분향을 마친 뒤 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 고문과 의미심장한 대화를 주고받았다.양 고문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하자,김총재는 귀엣말로 “사돈 남말하네.부의금을 가져왔는데 못냈다.”고 되받았다.이에 양 고문은 “그럼 다른 것으로 주시죠.”라며 은근한 말투로 받아넘겼다. 또 이 후보와 박근혜 대표의 만남도 관심을 모았다.그러나 박 대표는 이날 조문과 한나라당 복당과의 연계를 부인하려는 듯 기자들에게 “예우를 갖춘 것뿐”이라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오후 6시10분쯤 수행원 30여명을 대동하고 나타나 빈소를 가득 채웠다.전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곧 도착할 것이라는 연락이 오자,한나라당 의원들은 장례식장 건물 앞에서 미리 기다리는 등 예우를 갖춰 전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전 전 대통령은 분향을 한 뒤 접객실에서 이 후보와 마주앉아 “선친께서 중요한 시기에 상당히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며 말을 건넸다. 한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조문,이 후보는 휴대폰으로 일본에 있는 김 전 대통령에게 “일부러 박 의원도 보내주시고,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조문객 행렬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은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또 97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관계가 소원해진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를 비롯해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황인성(黃寅性) 전 총리,이종찬(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김창성(金昌星) 경영자총협회 회장,리빈(李濱) 주한중국대사 등이 빈소를 찾았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밤 11시30분 빈소에 도착했으나 이 후보가 귀가한 뒤라 조우하지 못했다. 한편 이 후보 아들 정연씨가 이날 오후 6시30분쯤 빈소에 도착,경호원 10여명에 둘러싸인 채 분향소로 황급히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검은 양복을 입은 정연씨는 예전보다 마른 모습으로 초췌한 표정이었다.정연씨가 분향소로 들어가는 동안 경호원들은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으며,당직자들도 이날만큼은 취재를 자제해줄 것을 부탁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 한나라 “의원영입 속도조절”

    요즘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표정은 너무 좋다.표정관리를 할 정도다.오만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있다.빨리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시간이 가지 않는다고 푸념 아닌 푸념도 나온다.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2위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게 물론 주요인이다. 이에 따라 의원 영입은 될 수 있는 대로 늦추려는 기미가 보이기도 한다.한나라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29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8일까지는 될수 있는 대로 영입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예산안과 민생관련 법안도 제때 처리해줄 것”이라고 밝혔다.마치 한나라당이 여당인 것처럼 착각하게 할 정도의 멘트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나오는 배경은 무얼까.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민주당이나 자민련 의원이 입당해 정치권이 시끄러워져서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다.지난 14일 전용학(田溶鶴)의원과 이완구(李完九)의원이 각각 민주당과 자민련을 탈당한 직후 국회는 공전됐다.물론 정기국회가 예정대로 폐회돼야 의원들이 각 지역구에서 득표활동을 하기에도 좋다. 영입속도를 늦추려는 것은 이런 점보다는 대선에서의 자신감 때문이다.이회창 후보가 2위와 10% 포인트 차로 앞서면서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의원들을 일찍 영입해도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이 후보 측근이 “써야할 카드를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민주당노무현(盧武鉉) 후보나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의원의 지지율 추이를 보고 적당히 견제할 때가 될 때 거물급을 비롯한 영입카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한편 한나라당은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 영입과는 별개로 전직 부총리 출신 등 고위관료들의 영입 시기에는 별다른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 곽태헌기자
  • 대선 D-50/ 각당 모금 어떻게

    ‘선거는 돈’이라는 말이 있다.각 정당은 대통령선거 자금 모으기와 관련,묘안을 짜내느라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면서 대세잡기에 성공했다고 보고,후원금이 시간이 갈수록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29일 열린 당의 후원회에는 100억원 이상이 모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측은 이날 후원회에 김각중 전경련 회장,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포함해 모두 7000여명이 참석하자,상당히 고무된 인상이었다. 또 100만 당원들이 1만원씩 내는 캠페인으로 100억원을 모금한다는 계획도 세웠다.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보다 당원들이 당비를 내도록 하는 게 실제 지지표로 연결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중앙당 후원회와 당비에다 국고보조금 100억원 정도를 합하면 30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모으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이 후보나 김 총장 모두 짐짓 자금사정이 여유가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민주당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정치자금으로 이번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이를 위해 중앙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본부장 鄭東泳·秋美愛)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국민후원금 전달식’을 갖고 그동안 전국에서 보내온 온라인 소액 후원금과 ‘희망돼지 저금통’,후원금 약정서인 ‘희망티켓’ 1차 정산금을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전달했다.이날 현재 온라인 후원금은 13억원을 넘었고,희망티켓 약정액은 20억원에 달한다고 운동본부측은 밝혔다. 노 후보는 후원금 전달식에서 “정치는 돈이 많이 들고 무리하게 돈을 모으다 보면 온갖 의혹과 무관할 수 없다.”면서 “‘세풍(稅風)’ 등 모든 부정부패 얘기는 돈 얘기이며,돈이 깨끗해야 정치도 깨끗해지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된다.”며 ‘깨끗한 정치’를 다짐했다. ◆국민통합21 공식 창당하지 않은 만큼 아직 당비 모금은 없다.지난달 17일 출마선언 이후 선거캠프 운영과 각종 행사에 따른 비용 대부분은 정몽준(鄭夢準) 의원 자비로 충당되고 있다.정 의원은 현재 서울여의도 CCMM빌딩(3개층 1065평)과 서소문동 명지빌딩(324평)을 선거캠프로 쓰고 있다.CCMM빌딩 사무실은 보증금 5억 8000만원에 월 6000만원의 임대료를,명지빌딩 사무실은 보증금 1억 8000만원에 월 18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실무인력은 식비 외에는 자원봉사라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가장 적은 선거자금과 조직을 사용할 것”이라며 “다음 달 5일 창당한 뒤 일주일 안에 중앙당후원회를 개최,걷힌 후원금을 당비로 쓰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45억∼50억원을 모금목표로 잡았다.정당사상 처음으로 채권을 발행해 모금하는 게 돋보인다.주당 3만원인 국민채권 3만장을 발행해 일단 9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정치적 후원모임인 ‘진보사랑’에 가입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적어도 5억원을,민주노총과 전국빈민연합 등 가까운 유관단체로부터 6억원을 각각 모금한다는 계획도 세웠다.또 다음 달 15일 중앙당 후원회를 개최해 10억원을,당원들의 특별당비로 10억∼15억원을 각각 모금한다는 생각이다. 곽태헌 진경호 홍원상기자 tiger@
  • ‘선거자금 투명화’ 政資法개정 미적미적 올 大選도 ‘돈잔치’ 우려

    올 12월19일 실시되는 제16대 대통령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에도 투명한 선거자금 조성 및 운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다소 나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막판 금권선거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자금의 수입·지출을 선관위에 신고된 단일계좌를 통해서만 하도록 규정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다음 달 8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내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법위반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선거법과 함께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가 불투명한 것은 주요 정당이 선거자금 조달 및 사용에 있어 엄격한 규제를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기국회 회기와 관계없이 선거공영제의 전면 도입과 정치자금법 개정이 신속히 이뤄져 이번 대선부터 개정법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런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은 저마다 투명한 후원금 모금과 사용내역 공개를 다짐하고 있지만 선거제도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막대한 선거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번 대선 법정 선거비용은 현행법으로 350억원 안팎으로 고시될 것으로 보이나 주요 정당의 실제 직·간접 선거비용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29일 서울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대규모 중앙당후원회를 열었으며,이날 선거자금 모금 목표액은 100억원이라고 밝혔다.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투명하게 후원금을 모아서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모두 공개해 투명한 선거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도 인터넷 등을 이용한 ‘국민모금’ 1차 정산대회를 가졌으며,40억원을 모은 것으로 추산된다.노무현(盧武鉉) 후보는 “돈이 깨끗해야 정치가 깨끗하고 정치가 깨끗해야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된다.”고 투명한 선거자금운영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광주 5·18국립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반드시 법정선거비용 이내에서 선거를 치르고,사용내역을 다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길(權永吉) 후보를 내세운 민주노동당은 3만원짜리국민채권 3만장 발행계획을 발표했었다. 중앙선관위 김호열(金弧烈) 선거관리실장은 “적잖은 국민 세금을 선거공영비용으로 갖다 쓰려면 정치권도 나름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이 납득하고 후보에게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선거법과 함께 정치자금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사설] 정몽준의원이 밝혀야 할 대목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관한 ‘도쿄 발언’이 대선가도에 또 한차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그는 그제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사건에 정몽준 후보가 개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4년전에 일어난 사건으로,검찰 수사가 진작 종결된 사안을 대통령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그가 다시 제기하고 나선 배경이 아리송하다.그러나 그의 폭로발언이 어떤 정치적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와는 별개로 정후보가 문제의 사건에 개입됐었는지에 관한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은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 현대그룹이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현대전자 주식을 불법 매집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사건이다.여기에 현대중공업의 자금 1800억원이 투입됐는데,이 부분에 대해 정후보의 지시 없이는 자금이동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이 전 회장의 주장이다.우리는 우리나라의 재벌기업 관행에 비추어 정 후보가 당시 이 사건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했을 것이라는 심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본다.따라서 정 후보가 스스로 현대중공업 자금이 현대전자의 주식매집에 쓰인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자신은 당시 현대중공업의 고문이었으며,중요한 결정은 대표이사가 했다고 설명했다.특히 문제의 주가조작 사건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이전에 있었던 일로 그룹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재벌그룹에서 전문경영인이 그룹 오너와 상의 없이 18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독단으로 동원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미국에 머물던 이 전 회장이 왜 4년이 지나서야 갑자기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 후보의 사건 관련설을 주장하고 나섰는지 그 배경도 궁금하다.대선을 눈앞에 둔 정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그가 이런 의심에 대해 떳떳하다면 스스로 입국해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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