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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은 ‘식물정당’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한 채 식물정당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수백억원의 국고보조금과 후원금 등 국민혈세 성격의 돈으로 살림을 꾸리면서도 직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휴업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민주당은 9일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10일엔 고위당직자회의를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소집했다.하지만 고위당직자들은 “신당 논란이 정리되어야 정상적인 당 기능을 되찾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어떻게 이런 심한 일들이” 민주당은 지난 1일 이후 당사에서 공식회의를 단 한차례도 열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9일 역시 ‘공식일정 없음’이 계속됐다.수뇌부는 “회의를 열어봤자 신·구주류가 싸움만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회의 개최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직무유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대통령선거가 끝난지 반년이 넘었는데도 대통령 당선자 사무실은 5개월째 텅비어 있다.비서실장실은 특정인이 사용 중이고,특보실도 그대로다.6개월 전 활동을 끝낸 당개혁특위 사무실도 멀쩡하다.과도기라고 하지만 공간 낭비와 무원칙이 지나쳐 보인다.당 인사나 국회직 인선을 둘러싼 불협화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중하위직 당직 인선이 은근슬쩍 단행되고,국회 예결위원 등의 편중 인선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최고위원 11명 중 올 초까지 한화갑 전 대표 등 4명이 물러났는데도 팔짱만 끼고 있는 기형적 지도부가 파행 인사의 원인 같다. ●기능정지 민주당,안팎 비난고조 이처럼 민주당이 정책 기능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도덕적 해이와 기능정지 상태가 심화되면서 “국민과 당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란 비난이 들끓고 있다.아무리 신·구주류가 신당문제로 싸우고 있다지만 정당으로서 최소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6·13 지방선거와 8·8재·보선에서 철저히 망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총력전을 펼치지 않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망가질 수 있는 데까지 망가져야 당이 재생할 길이 열린다.”는 말이 나오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자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민주당 의원들 세비 반납하라.”는 등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당은 싫고,유권자 보기가 민망해 지역구에도 갈 곳이 없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WMD 과장’ 美대선 쟁점화

    |시카고 AFP 연합|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22일 미군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을 들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쟁동기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이끄는 무지개·PUSH 연맹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우리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 전쟁은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9명의 민주당 대선 출마자중 7명이 참석한 이 토론회에서 반전운동가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 지사는 미군이 50일 이상 이라크를 장악한 상태에서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의 증거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정부가 우리에게 정직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흑인과 라틴계가 청중의 대다수를 이뤘는데, 이 자리에서 유일한 여성이자 흑인 출마자인 캐럴 모슬리 브라운(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선택해서” 한 일이며 “미국의 젊은이들을 합당한 이유 없이 위험으로 내 몬 처사”라고 비난했다. 브라운 의원은 부시 정부가 9·11 테러의 여파로 조성된 테러공포를 조작,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극단적인 정치 의제”를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흑인인 앨 샤프턴 목사도 “클린턴 전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처럼 국민을 전쟁으로 오도했다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우리가 이미 점령한 50개 주에 쓸돈도 없는데 어떻게 이라크 재건 비용을 마련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딕 게파트(미주리) 하원의원과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조지프 리버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애국심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라크 전쟁 문제를 피하고 경제와 교육,보건,감세,소수계 우대정책 등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공격했다.
  • 다시 밝힌 ‘자주평화의 촛불’ / 효순·미선양 1周忌 추모식

    효순·미선양의 1주기를 맞아 시민들은 촛불과 비둘기로 넋을 달래고 자주 평화의 뜻을 되새겼다.서울 도심은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 행렬로 물결쳤다. ▶관련기사 9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양을 추모하는 촛불집회(사진)가 13일 전국에서 열렸다.이날 오후 서울 시청앞 추모대회에 참석한 대학생,시민단체 회원,노동자 등 2만 5000여명은 세종로 미 대사관 쪽으로 진출하려다 경찰이 원천봉쇄하자 시청과 광화문,종로 일대에서 밤늦게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와 경찰간에 한때 몸싸움이 빚어졌으나 양쪽 모두 격렬한 마찰은 피했다.시민들은 이날 집회를 계기로 대통령선거와 북핵파동을 거치며 물밑으로 가라앉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를 공론화할 것을 주장했다.또 남북정상회담 3주년인 15일을 맞아 대북 화해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미군장갑차 두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전국 38곳에서 3만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대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도 오후 서울 용산기지내 사우스포스트에서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예배를 가졌다.경기 북부 소재 미 2사단은 이날 하루 영외 훈련을 하지 않았다. 글 구혜영 이세영기자·사진 남상인기자 koohy@
  • 국제 플러스 / 부시, 재선자금 2억弗 모금 시작

    미국의 2004년 대통령선거 캠페인이 공식적으로 막이 오른 가운데 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선거자금 모금에 들어갔다고 뉴스위크 최신호(16일자)가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선거캠프는 ‘레인저’로 알려진 새로운 재정 후원자들을 동원하면서 앞으로 2주 동안 본격적인 대선자금 모금 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에서는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선거자금으로 거둬들였던 1억달러의 두배 가량 많은 자금을 모집,신기록을 수립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따라 민주당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서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다. 이 법은 전국 규모의 정당에 무제한으로 헌금할 수 있는 이른바 ‘소프트 머니(정당후원금)’에 제약을 가하고,주(州)와 각 지방정당에 대한 헌금을 대폭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반면,개인 또는 정치단체로부터 ‘하드 머니(후보후원금)’는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제한 폭이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 월드컵 1주년 특집 / 붉은 악마는 지금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둔 지난 1997년 초.조직적인 응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한 PC통신의 축구 동호회에 올라오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탄생했다.같은 해 8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 붉은 옷으로 갈아 입고 첫 응원에 나선 이들은 불과 몇 백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5년 뒤 이들은 한반도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였고 ‘대∼한민국’의 함성을 이끌어내면서 월드컵의 주체로 변모했다. 폴란드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이들이 쏟아낸 구호와 함성은 들불처럼 전국을 휩쓸었다.전율을 느끼게 할 만큼 조직적이고 열광적인 이들의 응원과 ‘꿈★은 이루어진다’ 등의 카드섹션은 2002월드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이들의 몸짓 하나하나는 월드컵 이후에도 ‘어울림’과 ‘함께 즐기는 문화’로 뿌리내렸다. 그러나 2002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외풍을 맞게 된다.‘보이지 않는 문화권력’으로까지 평가된 이들을 상업적·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등장한 것.결국 신인철 전 회장은 전격 사퇴했고,붉은악마는 대선 기간 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회장이 주도하는 사무국 중심의 중앙 운영체제를 과감하게 해체,집단운영체제로 바꿨다.회장직과 사무국을 없애고 서울 등 4개 지부와 2개 특수지회,50개 소모임 대표들로 구성된 대의원회의를 최고 의결기구로 대체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도 주시할 대목.축구회관의 사무실을 반납하고 대학로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협회로부터 받아온 편의(입장권 할인,지정좌석 등)도 포기했다. 붉은악마의 한 관계자는 “초기의 열정과 순수함으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월드컵에서의 감격을 재현하기 위해서라도 붉은악마가 갈 곳은 오직 축구장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청탁·부정한 거래 없었다”

    노무현(사진)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돼 온 생수회사 ‘장수천’의 투자배경과 형 건평씨의 부동산투기 의혹 등과 관련,“이런 저런 의혹을 불러일으켜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많은 거래를 한 것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이 과정에서 어떤 청탁이나 청탁의 대가를 수수한 일이 없다.”면서 “부정한 정치자금의 거래도 없고,어떤 범법행위도 없었다는 점을 명백히 해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면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직하지 못한 변명만 늘어 놓아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며 노 대통령 취임 100일이 되는 다음달 4일까지 구체적 실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면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회견에서 “지난 96년 말 사실상 장수천을 인수했으나 사업에 실패해 저를 위해 리스에 담보를 제공했던 형님과 (후원회장을 한)이기명씨 등이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건평씨 재산의혹에 대해 “구구한억측이 많지만 다른 재산은 모두 형님의 것”이라며 “다만 진영의 대지와 상가중 일부는 형님 제의로 제 돈을 보탠 것이었는데 그 뒤 형으로부터 많은 액수의 돈을 장수천 사업투자를 위해 갖다 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님 재산이 됐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은 “장수천 가압류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선거 때 남은 자금을 쓴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대선자금은 한푼도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97년 장수천의 대출과 관련해 한국리스여신에 거치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간청을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당시는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한 ‘백수’였다.”고 ‘압력설’을 부인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은 생수회사 경영과 건평씨 등의 부동산 매매를 ‘사적 경제활동’이라고 강변했으나 실제로는 치부를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의 회견이 국민과 야당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한 만큼 검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문수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장수천을 실제 경영했으며,건평씨가 사전정보를 입수해 김기호씨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러나 친인척 명의신탁 등을 통해 은닉한 재산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NEIS 재검토 이후’ / “어차피 들어줄텐데 집단행동 전에 해주자”공직사회 냉소 기류

    “어차피 줄 것이면,시간 끌지 말고 처음부터 주자.” 요즘 공직사회에서 나오는 냉소적인 말이다.참여정부 출범 후 집단이기주의와 각종 시위에 정부가 무기력하게 ‘백기(白旗)’를 드는 현상이 잇따르자,일부 공무원들이 터뜨리는 불평이다. 압력단체와의 협상을 매번 이런 식으로 이끌면 공직사회가 무기력해지고 말 것이란 게 이들의 걱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당시 노무현 당선자를 만나 “5년간의 경험에 비춰보니 공무원을 믿는 게 좋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어렵게 협상하는데 양보하라니… 중앙부처의 고위관계자는 27일 “오랜기간 정부에 몸담았던 이들이 제시하는 공직인사 방안은 난세에는 공무원을,치세에는 학자 등 공직사회 밖의 인사를 발탁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시급한 현안이 생기거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수습하고 챙기는 데는 경험 많은 공무원들이 가장 유용하다는 것이다.이 관계자는 “현재는 경제나 안보면에서 치세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직자들의 경험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공무원을 별로 믿지 않는 것 같다.A 공무원은 “어렵게 협상하는데 갑자기 양보하라는 말을 듣고 좋아할 공무원이 누가 있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시위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집단이기주의에 대해서는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가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몇시간이 지난 뒤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전교조안을 수용한 셈이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4월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파업을 미리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일이 있을 때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화물연대의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가 단호하게 대처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노 대통령이 말하는 ‘원칙’은 무엇인지 매우 헷갈릴 수밖에 없다. B 공무원은 “나도 공무원이지만,원칙도 없는 대응에 걱정이 많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C 공무원은 “최근의 결과를 보면 사회변화과정의 비용”이라며 “그동안 언론이 이익단체의 힘을 지나칠 정도로 세게 해놓고 정부의 힘은 떨어뜨린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원칙없는 대응이 더 큰문제” 불만 공무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관료도 물론 있다.한 고위 공무원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부족했던 공무원들의 문제도 많다.”고 말했다.중앙부처의 한 관계자는 “관료들이란 원래 변화무쌍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개혁의 선봉이 될 수도 있고,개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결국은 공직을 이끄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소렌스탐 男못지않은 스타트 / PGA콜로니얼 1R 초반 10위권 ‘순조’

    여자선수로는 58년 만에 미프로골프(PGA)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대회(총상금 500만달러)에 출전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2일 밤(이하 한국시간) 개막된 대회 1라운드 초반 공동 10위권을 달리는 등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소렌스탐은 전체 출전선수 114명 가운데 56명이 출발한 23일 새벽 0시30분 현재 4번째홀까지 1언더파를 기록하며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10번홀(파5)에서 출발한 소렌스탐은 12번홀까지 모두 파를 세이브한 뒤 13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는 등 침착하게 플레이를 펼쳐 9번홀까지 3언더파를 기록하고 있는 올린 브라운,브라이언 게이 등 공동 1위에 2타 뒤진 공동 10위권을 달렸다. ●자신의 출발 시간에 앞서 연습장에서 샷을 점검한 뒤 첫홀 티잉그라운드에 오른 소렌스탐은 자신의 남자대회 출전을 놓고 벌어진 논란을 의식한 듯 줄곧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렌스탐의 역사적인 PGA 도전 사실은 미국 언론이나 팬들로부터 타이거 우즈의 프로 데뷔 때보다도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을 정도.PGA 투어의중견인 제이 하스는 “우즈가 데뷔할 때도 그 사실이 신문 한 페이지를 장식하진 않았다.”며 “아마도 우즈의 첫 프로대회 출전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스는 그러나 “우즈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즈의 데뷔 때는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투어 정상에 설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지만 소렌스탐에게는 단지 ‘어떤 성적을 낼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회 코스인 텍사스주 콜로니얼CC(파70·7080야드)에 이틀 동안 계속 비가 내리면서 흠뻑 젖은 코스 상태는 소렌스탐에게 불안감과 희망을 동시에 안겨줬다. 비가 내리면 공이 구르는 거리가 크게 줄어 들어 단타자에게 절대 불리하지만 빠르고 단단한 그린이 한결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퍼팅이 손쉬워진다.소렌스탐은 “300야드는 더 길어진 느낌”이라면서도 “그린이 젖어 핀을 바로 겨냥해 공격적인 샷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PGA 선수들이 제기한 ‘PGA 투어 여성출전 금지 조항’ 신설 주장에 대해 PGA 투어 정책위원인 데이비스 톰스가 제동을걸고 나섰다.소렌스탐이 스폰서 초청 선수 몫으로 출전함에 따라 PGA 투어 선수 1명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는 불만에 대해 “이번 한번 뿐인데 굳이 여성 배제 규정까지 만들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도박 사이트는 100달러를 베팅해서 소렌스탐이 우승할 경우 300배인 3만달러를 주기로 했다.사실상 소렌스탐의 우승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더 베이거스’라는 이 도박 사이트가 2004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을 제외한 제3의 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도 75배의 배당금(소렌스탐 우승 배당의 4분의1)을 걸어 놓은 점만 봐도 도박사들은 사실상 소렌스탐의 우승 가능성을 ‘0%’로 보고 있음이 드러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최규선씨 ‘이회창 대선문건’ 작성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연루된 ‘권력형 스캔들’로 구속된 최규선씨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전략 문건을 만들어 회사 비밀금고에 보관하다 검찰에 압수당했다고 ‘월간중앙 6월호’가 보도했다. 월간중앙은 최씨가 지난해 3월초 ‘2002 대통령선거 전략 수립시 고려사항’이란 8쪽 분량의 문건을 만들어 보관해오다 10월 검찰에 압수당했으나 검찰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또 “최씨는 문건에서 지역구도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네거티브 캠페인이 선거운동의 핵심기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 문건이 이 전 총재측에 건네졌다면 도덕적으로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평수 부대변인은 “이 전 총재와 최씨가 밀접한 사이였음이 드러났다.”면서 “한나라당은 이 전 대선후보의 20만달러 수수 여부와 대선전략문건의 비밀을 국민 앞에 고백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측의 이종구 전 특보는 “최씨가 당시 지지도가 높았던 이 전 총재에게 접근하기 위해 자의로 문건을 만들어 보관했는지는 모르겠으나,그 문건이 실제 있더라도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홍원상기자
  • 명계남씨 연극 본 盧대통령/ 유 정무 권유 마지막회 관람

    노무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노 대통령 내외는 취임후 처음으로 27일 저녁 문희상 비서실장,문재인 민정수석 내외와 함께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늘근 도둑 이야기’ 공연을 관람했다.최근 탈퇴했지만 ‘노사모’ 회장으로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맹활약을 벌인 명계남씨가 주인공을 맡은 연극이었다.게다가 마지막날,마지막회 공연이었다.연극은 늙은 도둑 2명이 대통령 휴양시설이었던 ‘청남대’에서 도둑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명씨는 연극에서 좀도둑인 자신이 간첩으로 몰리자 “왜 조선일보식으로 덮어씌우나.“라고 대본에 없는 대사를 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이 연극을 유인태 정무수석이 미리 보고와 노 대통령에게 관람을 권유한 것이며 특별히 초청받은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일반 관람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사전에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사모를 탈퇴한 명씨는 영화배우 문성근씨와 함께 ‘국민의 힘’을 조직,정가에서는 내년 총선 등에서 그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 “반대편도 수용” 인재풀 확대 시사 / ‘盧 코드’ 변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9일 국민 대통합을 강조,‘코드(Code)’중시방침이 변하고 있는지 주목된다.노 대통령은 이날 ‘인재풀(Pool)’의 확대도 다짐했다.마음에 맞지 않거나 반(反)개혁적인 사람을 기용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국정운용을 해나가는 데 있어 보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쪽으로의 변화가 감지된다. ●“반대편에도 손 내밀겠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각계 인사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설사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에게도 분노를 기억하지 않고,반드시 풀고 힘을 합치자고 손을 내밀겠다.”고 강조했다.“각료를 임명할 때 아무리 생각해도 노를 쥐어주면 거꾸로 기울 것 같은 사람은 기용하지 못했지만,대체로 노를 잘 저을 것 같은 사람들은 두루 기용했다.”면서 앞으로 인사 기용범위가 넓어질 것임을 시사했다.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왜 갈등이 생겨났는지,왜 풀지 못하고 있는지 다시 토론해야 한다.”면서 “토론의 결과를 갖고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구할 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은 “노 대통령의 통합 강조는 해묵은 지역갈등은 물론 이념 및 노사갈등과 각종 현안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대립 등으로 힘을 한쪽으로 모으는 게 쉽지 않아 국력의 낭비가 많다는 현실인식 아래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노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한 것은 여소야대(與小野大)와 경제불안,북한 핵문제 등 당면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된다. ●“새로운 대통령 인맥 형성” 노 대통령은 낮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26명에게 위촉장을 주면서 인재풀에 대해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노무현 인재풀은 왜 그리 좁은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여러분들이 저와 함께 일 많이 하게 되고 호흡맞고 일 잘 되면 노무현 인재풀 3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본격적인 대통령의 인맥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과거의 인맥도 중요하지만,새 정부 출범 후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재풀을 넓혀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은 “노무현 인재풀 1기는 386 중심의 민주화투쟁 경력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라면서 “2기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경선 때부터 (본격적으로)정책개발을 도와준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곽태헌기자 tiger@
  • 野당권주자들 “여론은 내편”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거꾸로 후보지지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난 이후 당내 경선에서도 여론조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이를 의식한 듯 한나라당 당권경쟁 주자들은 최근 들어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자기 진영 후보가 우세한 경우가 많아 ‘객관성’에 의심을 받으면서 판도변화에 미칠 영향은 불투명하다. 각 후보진영의 여론조사 활동은 사실상 선거운동을 겸하고 있다. 최병렬 의원측은 지난해 대통령 경선 선거인단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 의원 27.5%,강재섭 의원 23.8%,서청원 대표 21%,김덕룡 의원 8.5% 순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의원측도 대구지역의 한 조사기관이 대의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서 대표 22.8%,강 의원 22.1%,최 의원 21.4%,김 의원 11.1% 순의 지지율을 나타냈다고 말했다.하지만 당선 가능성은 강 의원 21.1%,서 대표 18.3%,최 의원 19.8%,김 의원 7.7% 순이라고 소개했다. 서청원 대표측도 전국 대의원 5만명 가운데 10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서 대표 24.7%,최병렬 의원 19.4%,강 의원 14.1%의 지지율을 얻었다고 밝혔다. 4룡(龍)중 김덕룡 의원측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내놓지 않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측근은 “전국 지구당위원장 및 대의원들과 매일 전화통화를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만명 이상 접촉한 결과 김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서울 등 수도권 50%,전국 35%를 훨씬 웃돈다.”고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盧 “언론戰線 확대시점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정부가 큰틀에서 언론정책을 제시할 계제도 아니고,전선을 확대할 시점도 아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녹지원에서 즉석 연설을 갖고 “언론에 대한 근본대책을 세워야지,쩨쩨하게 기자실(출입제한)이나 오보와 관련한 대응을하느냐고 책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한편으로 “언론정책은 원칙대로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설사 정부가 여유있어도 (언론정책을 제시하는 것이)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언론문화는 국민과 언론 스스로 시대의 기운처럼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정부가 언론정책을 펴는 것보다 언론 스스로 개혁을 하거나 국민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그는 “나도 야당 때에는 정부가 이렇게 하라고 떠들었는데,대통령선거를 지나면서 정부가 앞장서 깃발을 들면 언론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제한과 취재원 접촉 자제 등을 담고 있는 문화부의 홍보운영 방침을 그대로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긴장하면서 언론과 합리적인 관계를 만들어보라는 뜻”이라고 말한 데서도 읽혀진다. “원칙적으로 대상 전부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원칙대로 하겠다.”면서 “제 딴에는 원칙이라고 하는데 너그럽게 봐달라.”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그러면서 “처음에는 불편해도 익숙해지면 ‘한국의 취재문화를 이렇게 한번 당당하게 바꾸었다.’고 여러분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농담도 섞어가면서 말을 했다.연설을 마칠 무렵 “소주먹고 실수 두번 해야하는데,그게 취미인데 대통령이 되니까 실수하면 안된다고 해서 그만 가겠다.”면서 “도와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저녁 6시부터 녹지원에서 춘추관 출입기자들을 위해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노 대통령의 참석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노 대통령은 선약을 이유로 즉석 연설만 하고,파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이날은 문 실장의 생일날(음력 3월3일)이었다.문 실장은 “90여명의 기자들이 생일을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곽태헌기자 tiger@
  • 盧대통령 국정연설 분야별 내용/ 파병 ‘명분아닌 현실’ 중시

    노무현 대통령이 2일 취임후 첫 국회 국정연설을 통해 파병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또 정치·경제·언론개혁 등 국정의 주요분야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파병… 투자자들 한·미갈등 원치않아 노 대통령은 파병결정은 현실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저는 명분을 중시해온 정치인”이라고 말문을 연 뒤 “정치역정의 중요한 고비마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명분을 선택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명분을 중시하다 보니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기도 했다.”면서 “1990년 3당합당 때도 그랬고,95년 통합민주당이 분당될 때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통령선거때 정몽준 후보가 공동정부를 요구한 것을 거절한 것도 명분이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처럼)명분을 중시해온 제가 파병을 결정한 것은 저의 결정에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이해를 구했다.명분만 찾으려다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실을 선택했다는 고심을 말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본 결과 그들은 제 생각과는 달리 (한반도의)전쟁 위험보다는 한·미관계의 갈등요소를 더 큰 불안요소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우리의 파병결정은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정당·의회 변화 요구 사실 노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정치개혁 분야에 많은 부분을 할애할 생각이었다.하지만 파병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정치개혁 비중은 다소 줄었지만,노 대통령의 의지를 충분히 읽을 수는 있다. 노 대통령은 “이젠 정당이 달라질 차례”라면서 “정당을 당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를 없애려는 방안도 밝혔다.그는 “특정정당이 특정지역에서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 주면,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나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권한을 넘기겠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는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경제… 원칙·일관성 강조 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지만 인위적인 부양책을 쓰지 않고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는 원칙과 일관성이 중요하며,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를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불합리한 지배구조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 비효율적인 투자를 유발해 종국에는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89년말 6공 정부(노태우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주식시장에 쏟아부었고,이에 따라 집값 전셋값이 폭등했다.”고 지적했다.또 “93년 문민정부는 ‘신경제 100일 계획’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또다시 돈을 풀었고,5년후 우리 경제는 IMF 위기라는 파탄을 맞았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도 꼬집었다.그는 “가계부채의 부실로 인한 금융불안과 소비위축에 따른 수요부족이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의 정부가 2001년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혁의 고삐를 늦추고,심지어부동산 경기를 부추기고 무분별한 가계대출의 확대를 방치한 결과”라고 말했다. ●족벌언론… 시장 독과점이 권력화 불러 미리 배포된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문은 35쪽이었다.이중 언론분야는 6쪽이나 된다.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언론개혁이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그만큼 노 대통령은 언론,특히 일부 신문의 논조와 행태에 불만이 많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부당한 왜곡보도에 대해서는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청구로 대응하고,경우에 따라서는 민·형사상 책임도 물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언론은 또 하나의 권력”이라면서 “몇몇 언론사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군사정권이 끝난 이후에도 몇몇 족벌언론은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를 끊임없이 박해했다.”면서 “저 또한 부당한 공격을 끊임없이 받아왔다.”고 일부 신문사를 겨냥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盧 “대선공약 재검토”/부처별 재평가… 현실성없는 사업 백지화

    노무현 대통령은 1일 “대통령선거 공약은 현실성 있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선공약은 객관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약에 대해 현실성 분석을 하도록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추진하는 게 무리가 있는 사안은 신중하게 접근해 사실상 백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파악한 대선 공약 1336건 중 인수위가 정부와 협의해 선정한 핵심과제 181건은 청와대 정책실과 총리실이 협의해 반드시 추진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여기에는 신행정수도 건설,이공계 대학 교육 및 연구지원법 제정,학력 차별 철폐,여성 일자리 50만개 조성 등이 포함된다. 이어 “예산이 많이 필요한 것은 기획예산처가 새로 조정하는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수립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환경관련 집단소송제 ▲산림재해보험제 ▲지하철 신규노선의 경우 국고지원을 50%이상으로 높이는 방안 등은 대표적으로 사실상 ‘백지화’되는 공약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선거 때에는 표를 의식한 공약이 있지 않느냐.”면서 “솔직히 공약이라고 해서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KBS사장 서동구씨 선임 진통...노대통령 대선캠프 언론고문 노조 “반대투쟁”

    KBS 이사회(이사장 지명관)가 서동구(66) 전 한국언론재단 부이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 제청키로 한 것과 관련,KBS 노조와 시민단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반대 투쟁에 나섰다.여기에 야당과 KBS 직원까지 가세해 진통이 예상된다. 서씨는 일간지 편집국장을 지낸 뒤 해직된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언론 고문으로 활동했다.KBS 노조와 시민단체는 한달쯤 전부터 불거진 ‘서씨 내정설’에 “KBS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를 피할 수 없다.”며 사장추천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KBS 이사회는 국민추천 방식을 택해 지난 19일까지 노조·시민단체가 추천한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등 3명을 포함,46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서씨는 3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사회는 서씨와 황규환 스카이라이프 사장,성유보씨,정연주 한겨레신문 논설주간,황정태 KBS 이사를 후보로 압축한 뒤 지난 22일 최종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서씨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키로 의결했다. KBS 노조는 이사회직후 ‘서동구 결사 반대’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김영삼 노조위원장은 “사장 후보 추천을 위한 사내 설문조사에서 서씨는 가장 적게 득표했다.”면서 “출근저지를 비롯한 거부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4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민중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 등과 서씨 임명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KBS 직원들도 PD총회를 비롯,실국별 총회를 열어 반대 운동을 펴기로 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5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현 KBS 이사회가 이라크 전쟁을 틈타 임명 제청을 강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KBS 이사회는 24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서씨의 임명을 제청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이번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인선에 간여한 적은 없다.”며 “서씨가 노 대통령의 언론고문을 지냈다는 이유로 사장 임명제청이 방송의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purple@
  • “도청 의혹 철저히 수사를”盧, 北송금·공자금등 3대의혹 규명 지시

    노무현 대통령이 17일 그간 제기된 의혹사건을 털어버리겠다는 정면돌파형 정치행보와 함께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진보적인 면을 다시 보여주었다. 국가정보원의 도청의혹 등 한나라당이 제기한 3대 의혹사건의 철저 규명과 함께 한총련의 합법화 검토 의사를 밝혔다.국정원 도청 의혹은 사실 여부가 밝혀지면 여권과 야권,한쪽은 큰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한 사안이다.한총련 합법화 문제도 사회적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여야가 타협할 문제 아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제기했던 국정원의 도청의혹 사건과 관련,“도청했으면 한 것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고,하지 않았는데도 했다고 하면 그것도 처벌해야 한다.”면서 “단호하고도 명명백백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도청문제는)여야가 타협해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국민들이 납득하는 수준의 예의를 갖춰 어디서든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불법도청 의혹 외에 대북 4000억원 비밀지원,공적자금 비리 등 한나라당이 제기한 3대 의혹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노 대통령은 측근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을 받아온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사건에 대해서도 “수사가 중지됐다고 하는데 내가 걸림돌이라서 그랬다면 전혀 그러한 정치적 고려를 할 필요없으니 (수사를)하라.”고 말했다. ●노동문제와 공안 분리 노 대통령은 “노동문제는 공안이 아닌 경제문제”라며 “과거에는 국가기관들이 경제를 받들어 주었으며 노동권은 제도의 운영에서 구박을 받아왔으나 (이제는)노동자만 구박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정부와 검찰 간의 과거 유착관계를 확실히 청산하자.”며 “검찰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두려워하고,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을 두려워하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가탄신일 이전 사면 검토 노 대통령은 현재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있는 한총련을 합법화하고 수배중인 한총련 소속 대학생을 사면하는 방안을 긍정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국민화해와 통합의 차원에서 오는 5월8일 석가탄신일 이전에 한총련 수배자를 포함,노동·학원·대공 등 보안사범에 대한 대통령 취임기념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 대통령은 “한총련을 언제까지 이적단체로 간주해 수배할 것인지 답답하다.”면서 “이는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으며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어제 TV에 한총련 학생들이 건강검진하는 장면이 보도되던데 아직도 한총련이 불법단체냐.”고 묻기도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법’모른 네티즌 벌금형 후폭풍

    “인터넷에 정치적 의견을 썼다고 수백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니,답답할 뿐입니다.” 네티즌 양모(41)씨는 지난달 7일 서울지법에서 선거법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지난해 7월 모 언론사 토론방 게시판에 ‘내가 A대통령 후보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글을 남긴 것이 화근이었다. ●정치견해 올렸다고 수백만원 벌금형 양씨는 “욕설 같은 것은 한마디도 섞지 않고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언론에 공표된 사실을 열거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그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메일까지 공개했다.지난해 11월 비슷한 내용의 글을 30여차례 더 올리자 경찰관 3명이 그의 집에 들이닥쳤다.양씨는 경찰서에서 12시간동안 조사를 받고 난 뒤 3일간 유치장 신세를 졌다.12월에 다시 서울지검에서 이틀동안 조사를 받고 나서야 재판을 받을 수 있었다. ●사이버사범이 전체의 28% 제16대 대통령선거는 ‘인터넷 선거혁명’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참여자들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에 적용됐던 법 규정이달라진 선거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법규를 잘 모르는 네티즌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처벌받고 있는 것이다. 대검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전국의 대선사범은 모두 735명(구속 47명)으로 1997년 같은 시기의 346명(〃 34명)보다 두배 가량 증가했다.특히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을 이용한 선거사범이 전체의 28%인 203명(〃 35명)에 달해 금품관련 선거사범 128명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대생 김모(28)씨는 모 인터넷 홈페이지에 ‘A후보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22차례 게시한 혐의로 지난 13일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 김병운(金秉云) 부장판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불특정 다수가 시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고,손쉽게 복사할 수 있어 전파속도가 빠르다.”면서 “한정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반 위법행위보다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엄하게 다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선거법 제93조는 “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하기 위해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을 배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김 판사는 “네티즌 대부분이 ‘퍼온 글’ 형식으로 올린 게시물이나,지지·반대 의사를 밝힌 글도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그러나 그는 “현실과 법 규정 사이에 괴리가 있다면 법을 개정해야 겠지만 그 전까지는 엄격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대 뒤떨어진 선거법 개정해야 참여연대 김민영(37) 시민감시국장은 “선거법은 후보자들의 불법선거운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근거없는 비방을 제외한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법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낙후된 선거법이 인터넷을 통한 정치·선거혁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원 40여명이 재판을 받고 있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선거법이 세부적인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혼돈을 야기한다.”면서 “각 지역 선관위와 함께 공청회를 열어 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법학과 조국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 선거운동은 비용을 줄이고 금권·관권선거를 없애는 등 큰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허위사실에 근거한 비방이 아니라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 홍지민기자 ejung@
  • 한나라 ‘대북밀사설’ 파문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북밀사를 파견했다고 북한이 주장,파문이 일고 있다.한나라당은 11일 대북송금 특검저지용 공세로 일축했고,민주당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북밀사 파견했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밀사를 보내,현 정부(김대중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을 공격하는 것은 집권을 위해서라면서,이회창이 당선되면 현 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통 큰 대북지원을 할 것을 담보했다.”고 주장했다.이어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을 절대적 상호주의에서 신축적 상호주의로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통보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태평화위는 또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 이전부터 여러 경로로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청원을 들어주면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한나라당의 밀사 문제는 북남 사이의 특수 관계를 고려,비밀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 무산 노린 거짓말” 이에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6·25 북침 주장처럼 황당하고 특검을 무산시키려는 민주당에 대한 엄호”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오만한 국내정치 개입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이종구 전 후보특보는 “DJ정부에 정보가 넘어갈 텐데 어떻게 보냈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통인 정형근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의 성격상 그럴 분이 아니며 만약 했다면 내게 귀띔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여준 의원도 “이 전 총재는 밀사 파견을 부도덕하고 위험하며 북한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경계해왔다.”고 거들었다.박 대변인은 그러나 “외부 인사가 공치사를 위해 이 전 총재측을 사칭,접촉했을 개연성은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진상 가리자“ 민주당은 오랜만에 역공을 취했다.정대철 대표는 “관계 기구를 동원하면 알아낼 수 있다.”면서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고 규탄하겠다.”고 강조했다.문석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전매특허로 사용해온 게 신북풍”이라며 “진상규명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거나 형사고발하는 등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대북 밀사설은 월간지 신동아 3월호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지난해 9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가 이 전 총재 부친의 ‘친일행적’을 폭로한 직후 추가보도를 막기 위해 2차례 밀사를 보냈다는 주장이다.밀사로 거론된 인사는 정부 고위관리를 지낸 P씨,S씨와 모 대학 B교수 등이었으나 P씨 등은 밀사설을 부인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이 사람/’고속철 부산구간 백지화’단식 34일째 비구니 지율 스님

    ‘고속철 부산구간 백지화' 단식 34일째 비구니 지 율 스님 꽃샘 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 앞 광장.이곳 한 편에 한 달 둘러쳐져 있는 초라한 ‘비닐천막’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경남 양산시의 천성산을 관통하는 경부고속철 부산구간의 노선 백지화를 요구하며 10일로 34일째 단식농성 중인 지율(知律) 스님의 거처다.속세에서 뭘 했는지,언제 출가했는지는 물론 나이조차 알리지 않는 비구니 스님이다.그러나 그는 자그마한 ‘우거’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부산고속철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노선을 재검토하라는 의외의 성과물(?)을 끌어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기자가 들어가 본 지율 스님의 천막살림 가재도구는 천성산 모형도,생수와 보온병에 담긴 육모초,환경관련 서적,담요 몇 장이 전부다.운수행각에 나설 때보다 더 단출하다.벽에는 병원 응급실과 아는 사람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을 뿐이다. 온기라고는 전혀 없는 냉방에서 2월 추위를 꼬박 견뎌낸 지율 스님은 최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다녀간 뒤부산시에서 전깃불을 설치해줘 그나마 다행이라고 힘없이 웃었다.전기가 없어 밤에도 불을 켜지 못한 것은 물론 바닥에 깐 스티로폼으로 냉기를 버텨왔다.처음 천막칠 때 몸싸움을 벌였던 시청 직원들이 그나마 해준 것이 고맙다는 뉘앙스다. 곳곳을 꿰맨 잿빛 누더기 승복과 빵모자를 눌러쓴 지율 스님은 건강을 걱정하자 “아직까지는 버틸 만하다.”고 했다.단식 뒤 몸무게가 10㎏이나 빠지고 혈당치가 위험수준으로 떨어져 얼굴이 매우 수척해 보였다. 눈빛이 맑고 고요한 스님은 고속철 이야기를 꺼내자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천성산의 지형을 세밀하게 담은 스티로폼 모형도를 내놓고 열변을 토했다. “천성산 상층부에는 22곳의 고층늪과 사철 마르지 않는 13개의 계곡이 있습니다.만약 이곳을 터널이 관통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늪과 계곡이 마르고 사라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그런데도 조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항변했다. 터널의 활용도가 극히 낮은 데도 굳이 생태계를 훼손하고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노선을 끝까지 고집하는 정부의 방침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기존 경부선 노선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8일 문 수석이 방문,건강을 걱정하고 단식을 중단할 것을 부탁하는 등 관심을 가져준 데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그러나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금정산 천성산 노선의 백지화 없이는 결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수석이 “당시 대통령선거 공약 때에는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지만 국정수행을 해 보니 현안이 중요하고 사실상 대규모 국책사업이라 백지화는 힘들다고 솔직히 말하고 진지하게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보자고 말했으면 협상테이블에 참석할 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솔직히 말해 단식에 들어가기 전 많은 고민을 했고 또 무서웠습니다.” “산과 풀벌레들과 교감을 갖는다.”는 지율 스님은 이들이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를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자신이 천성산 지킴이가 되기로 작정했다고 털어놨다. 지율 스님이 천성산과 인연을맺은 것은 3년 전.수행차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 높은 내원사 선방을 찾고부터다.당시 천성산에는 관광개발이 한창이었다.산 정상과 능선이 온통 파헤쳐지고 도로와 주차장이 건설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산을 공부하면서 고속철도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고속철도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율 스님은 그동안 국토순례,정부 과천청사에서의 일인 시위,성명서 발표,삼보일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다.그러나 정부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자신이 단식 농성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할 때에는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 들어가는 듯했다.“목숨 걸고 할 수 있는 일이라서 행복하다.”고 말한 그는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으나 지금은 견딜 만하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지율 스님의 어머니(69)와 남동생,여동생 등 속세의 가족들이 서울에서 찾아왔다.지율스님은 어머니에게 “불효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이틀 전 TV에서 초췌한 지율 스님을 보고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왔다는 어머니.지율 스님의 양손을 꼭잡고 “괜찮니?”를 연발하며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애틋한 모정을 전했다.지율 스님은 산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듯이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조용히 산사로 돌아가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오기를 바란다며 말끝을 맺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과 부산 경남 시민대책위는 오는 18일 범어사와 통도사 주관으로 부산시청 앞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불자환경대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지율 스님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울리는 듯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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