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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4)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의원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4)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의원

    |파리 함혜리특파원|좌우파를 막론하고 프랑스의 정계에는 ‘세골렌 경보’가 내려져 있다. 모든 정치인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유독 사회당 소속의 여성 정치인 세골렌 루아얄(52)은 끄덕없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거품에 불과할 줄 알았던 그녀의 인기는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2007년 대통령선거 유력주자로 거론된 루아얄은 이어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회당에서 1위다. 일부 조사에서는 좌우진영을 통틀어 정상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 주간지 르 푸앙에 보도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루아얄은 지지도 57%를 기록, 여권내 강력한 주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56%)과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55%)를 앞섰다. 루아얄은 당내의 대권주자들을 따돌리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9일 일간 르피가로 보도에 따르면 루아얄은 BVA의 최근 조사에서 프랑스인의 43%로부터 사회당 최선의 대통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당은 오는 11월쯤 2007년 대선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루아얄이 사회당의 후보로서 집권 UMP의 사르코지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칠레의 미첼 바첼렛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여성이 정부의 최고지도자로 탄생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루아얄은 1953년 세네갈에서 육군 대령의 딸로 태어났다. 프랑스 엘리트 관료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정권 때 관계(官界)에 들어가 가족장관과 환경장관을 역임하며 전통적인 가족 가치 수호와 아동 보호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푸아투 샤랑트 주(州) 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ENA 동기인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와 정식 결혼이 아닌 파트너 형태로 살며 4자녀를 키우고 있다. 특출한 재능에 세련된 외모까지 갖췄다. 어머니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정치적으로도 성공한 점이 대중의 호감을 사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실패와 외곽지역의 소요사태, 올봄의 최초고용계약(CPE) 파동 등 집권당의 총체적인 정책 실패에 식상한 대중이 신선한 인물과 정책을 원하는 현상도 루아얄이 부상한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루아얄은 ‘미래의 희망’이란 이름의 싱크탱크를 가동하며 점차 치열해질 당내 경선과 대선에 대비하고 있다. 정치인이라기보다 인간적으로 솔직하게 속을 터놓고 얘기할 줄 아는 그녀는 언론에 적절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잘 알고 있다.‘미래에 대한 갈망’이라는 블로그를 마련, 젊은이들과 온라인 토론을 벌일 정도로 인터넷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데에도 뛰어나다. 그러나 루아얄에겐 넘어야 할 벽도 많다. 가장 높은 벽은 프랑스 정계의 남성중심적인 전통이다. 프랑스 정계를 지배해 온 남성 정치인들과 대비되는 여성 특유의 강점으로 대중의 호감을 샀지만 실제 선거전에서는 그 점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중앙 무대에서 루아얄의 정치력이 입증되지 않았고 그녀가 어떤 정책을 지향하는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루아얄은 대권 도전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파격적인 정책 노선을 잇따라 발표해 연일 뉴스거리를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루아얄이 대중에 직접 호소해 지지를 이끌어 내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선거,대선,그리고 정치이념/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5·31지방선거의 결과는 예상대로 한나라당의 압승, 열린우리당의 참패였다.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은 정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이다. 혹자는 열린우리당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조만간 대규모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선거 후 쏟아져 나온 다양한 주장과 전망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내년 대통령선거 결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암묵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두 선거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방선거 결과를 가지고 대통령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진다. 두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특성도 다를 뿐만 아니라, 두 선거에서 유권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도 다르며, 선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여론주도층 또한 다를 수 있다. 먼저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선거에서는 자발적 투표에 대비되는 소위 ‘동원된’ 투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연령이 높을수록, 그리고 농촌 거주자일수록 이같은 동원 압력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대통령선거에 비해 지방선거에서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유권자의 투표율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대도시보다는 농촌 거주 유권자의 투표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 모두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또 다른 차이점은 유권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에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이념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누가 뭐래도 지방 일꾼을 뽑는 행사이다. 따라서 정치이념과 같은 추상적 원리보다는 구체적인 정책과 성과가 유권자 선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국가의 최고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진보-보수와 같은 정치이념이나 정치철학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다고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분명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이념에 대한 평가보다는 구체적인 정책과 업적에 대한 평가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유권자의 보수화를 반영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근거가 없다. 정치이념과 같은 근본적인 정치적 태도가 불과 몇년 사이에 크게 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수 세력이 결집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보수층이 크게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진보적 이념 자체의 패배라기보다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업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근본적 가치와 이념의 충돌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의 선거관심도가 높고 정치이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선거 분위기를 주도하는 여론주도층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열정적이고 신념에 찬 소수의 젊은 정치 참여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새로운 여론주도층으로 등장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들의 역할이 미미했기 때문에 기존 여론주도층이 거의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서는 다시 새로운 여론주도층과 경쟁을 해야 할지 모른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와 구별되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들에 유의한다면, 한 선거 결과를 가지고 다른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자명해진다.2002년에도 지방선거가 끝나자 대부분의 언론과 관측자들이 그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점쳤으나,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번 역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오늘의 눈] 라틴아메리카의 고독/이세영 국제부 기자

    1982년 노벨문학상 시상식장에 등장한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열정적이고 단호한 어조로 ‘라틴아메리카의 고독’이란 수상연설문을 읽어내려갔다. “서구인들만이 독립과 독창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문학의 독창성은 그렇듯 쉽게 인정하면서 우리가 시도하는 사회변혁은 왜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까.” 이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를 절망케 한 것은 라틴아메리카를 미개하고 잔인하며, 비합리적 열정에 사로잡힌 땅으로 낙인찍은 서구의 오만이었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결과를 전하는 서구 언론의 반응에서도 ‘1세계 문명인들’의 무례함은 어김없이 묻어난다. 중도좌파 알란 가르시아를 선출한 페루인을 향해 이들은 “최악을 피해 차악을 택했다.”며 냉소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경제매체들이 최근까지 보여준 보도행태는 특정 후보의 낙선을 노렸다는 혐의를 두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가 선두로 부상한 3월부터 그의 집권이 가져올 ‘재앙’을 경고하며 선거구도를 ‘공포와의 대결’로 몰아갔다. 과연 라틴아메리카인들은 외국인과 부자에 대한 적대감에 정치적 잔혹극을 일삼는 우중(愚衆)일 뿐인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분배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주권행위를 음험한 포퓰리스트와의 야합으로 단죄한다면, 대체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의 경계는 어디인가. 24년 전 마르케스는 ‘다른 세계’를 향한 노력을 용인치 않는 서구의 편협함이 라틴아메리카를 고독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들이 20년 전 페루 경제를 거덜낸 가르시아에게 재차 기회를 준들,16년 전 미국에 의해 ‘축출’된 다니엘 오르테가에게 니카라과의 운명을 다시 맡긴들 또 어떤가. 이미 그들은 피노체트와 콘트라, 워싱턴 컨센서스로 상징되는 서구의 개입으로 충분히 고통받았다. 이제 지긋지긋한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그들을 해방시킬 때도 됐다. 이세영 국제부 기자 sylee@seoul.co.kr
  •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1) 힐러리 美 상원의원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1) 힐러리 美 상원의원

    세계 정계에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사상 첫 여성총리가 나왔으며 올 초에는 칠레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각각 2008년과 2007년에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여성 리더들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인생이란 우리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역할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나에게는 가족과 일(변호사) 그리고 퍼블릭 서비스(정치)라는 역할이 주어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은 ‘프런티어’를 개척하는 삶을 살아왔다. 명문여대인 웰슬리를 졸업하면서 학생대표로서 졸업사를 했다. 예일대 법학지의 편집자였으며, 리처드 닉슨 대통령 탄핵을 준비하는 민주당의 최정예 법률 자문단에 참가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또 전문직업을 가진 첫 퍼스트 레이디였으며, 역시 처음으로 선거에 나섰던 영부인이었다. 뉴욕주에서 당선된 첫 여성 상원의원인 힐러리는 2008년에 여성 최초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꿈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힐러리는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양극화된 평가를 받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좋아하든 싫어하든 힐러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뚜렷한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다. 지난해 갤럽이 미 유권자들을 상대로 힐러리의 정치적 성향을 물어본 결과 54%가 진보적,30%가 중도적,9%는 보수적이라고 답변했다. 힐러리는 상원의원으로서 의료·교육·노동·연금위원회와 환경 및 공공업무위, 고령화특별위, 국방위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가 대선의 주된 이슈와 관련된 위원회들이다. 특히 힐러리는 국방위를 통해 ‘여성 총사령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전투가 진행중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직접 날아가 미군 장병을 위문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정치 컨설턴트인 마크 멜먼은 힐러리의 강점이 인지도와 모금 능력 그리고 최고의 전략가인 남편 빌 클린턴의 도움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2008년 대선에 나설 후보는 적어도 1억달러(약 1000억원)의 모금이 필요하다고 예측하고 있지만 힐러리는 5억달러(약 5000억원)를 넘게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힐러리는 선거구인 뉴욕주에서만 무려 9개의 지역 사무실을 운영중이다. 엄청난 모금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힐러리의 백악관 입성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그는 힐러리가 자신보다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상원의원 경험이 있고 ▲8년간의 백악관 경험이 있으며 ▲더 성숙하다는 점을 들었다. 힐러리가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희망이지만 대부분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다. 보수층은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보다는 힐러리의 낙선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힐러리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서적이 쏟아져 나온다. 힐러리가 공화당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슈는 낙태와 의료보험이다. 힐러리는 낙태를 허용한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여성의 ‘선택권’을 옹호해 왔다. 또 힐러리는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부터 국민 전체를 의료보험에 가입시키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구해 오고 있다. 힐러리는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정책에 대해 중도적인 목소리를 내며 보수층을 끌어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힐러리는 ‘계산만 있고 가슴은 없는(All Calculation,No Heart)’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새롭게 나오고 있다. dawn@seoul.co.kr
  • 페루 대선 ‘反차베스’ 역풍

    남미 대륙에 확산되던 급진민족주의에 제동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알란 가르시아 후보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최근 이 지역에서 미국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것에 전전긍긍하던 부시 행정부와 월스트리트는 ‘최악’이 아닌 ‘차악’의 결과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반면 우말라 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하며 역내(域內) ‘반미전선’의 확대를 꾀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위신과 정치력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중남미의 정치적 역학구도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한다. 정치신인 우말라의 급격한 부상은 지난해 볼리비아 대선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좌파돌풍’의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우말라, 중산층 불안 극복 못해 개표가 77.3% 마무리된 상황에서 우말라 후보는 44.5% 득표에 그쳐 가르시아 후보에 10%포인트의 큰 차로 뒤졌다. 이로써 4월 1차투표에서 3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던 우말라의 집권은 좌절됐다. 무엇보다 부유층의 거부감과 중산층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우말라의 패인으로 꼽힌다. 정치 부패를 청산하고 부를 재분배하겠다는 공약으로 빈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지만 기업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와 에너지 부문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같은 급진적 의제를 제기하면서 부유층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반발을 자초했다. HSBC와 JP모건,S&P 등은 우말라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 3월 페루 채권의 평가등급을 하향조정, 위기감을 고조시켰다.●우파 ‘가르시아 지지’로 판세 역전 1차 투표에서 우말라에 6%포인트 차로 뒤졌던 가르시아가 전세를 뒤집은 데는 결선투표 국면을 사실상 ‘차베스 요인’에 대한 국민투표로 전환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진단도 있다. 대선 초기국면부터 우말라와의 유대를 과시했던 차베스는 가르시아가 당선되면 페루와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가르시아는 우말라에 대해 “페루를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스트 경제와 반미주의의 나락으로 빠뜨릴 위험인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차베스와 페루 정부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결선진출이 좌절된 우파진영이 우말라 당선을 막기 위해 가르시아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것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차베스 효과’ 분수령은 7월 멕시코 대선 일부에선 가르시아가 최근 안데스 지역에서 힘을 얻는 자원국유화와 재분배에 대한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가르시아 역시 우말라와 유사하게 가스 등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기업과의 재협상 및 과세강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가르시아 집권을 ‘반(反)차베스 노선의 승리’로 단정하는 일각의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이 ‘차베스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되리라고 본다. 미국과의 무역협정 재협상과 국가복지 확대 등을 내걸고 선거전 돌입 후 줄곧 선두를 달려온 좌파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지난 4월 TV토론 불참을 계기로 집권여당의 칼데론 후보에게 추월당한 뒤 1개월 넘게 피말리는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5·31 이후] “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낮춘 한나라

    [5·31 이후] “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낮춘 한나라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의 기류에는 두 가지 ‘표정’이 공존한다. 현상적으로 목도되는 것은 선거에 크게 이겼다는 기쁨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방선거에 이긴 뒤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지난 2002년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묻어난다. 허태열 사무총장도 1일 기자들에게 ‘압승’ 뒤에 다가올 ‘덫’을 우려했다. 그는 서울시의 경우를 들며 “시장을 비롯, 구청장·시의원 모두 한나라당이 독식하다시피 했으니 견제 세력도 없고 핑계를 댈 요인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잘못 하나하나가 모두 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주 말고 ‘낮은 자세’ 강조 한나라당 승리의 ‘견인차’인 박근혜 대표가 1일 ‘낮은 자세’를 주문하며 미리 일침을 가한 것도 ‘악몽’을 다시 꾸지 말자는 경고음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당직자들에게 “선거 기간 중 국민과 한 약속은 목숨같이 생각해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지킬 것과 여기서 안주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자칫 들떠 있을지 모를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어 박 대표는 “선진 한국을 이룰 때까지 낮은 자세로 모든 것을 던져 일하고 국민 속에 들어가달라.”고 강조했다. 주요당직자를 비롯, 많은 의원들도 ‘낮은 자세’를 ‘합창’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국민의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심판받는지 목격한 만큼 각별하게 유의하자.”며 “당선자들은 선거운동 코스를 그대로 돌면서 인사하고 모든 당원은 외부적으로 겸허하고 내부적으로 단합과 화합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조심스러운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시선은 더 많은 변화를 주문한다.‘2002 악몽’을 막으려면 당 쇄신을 위해 자신에게 더 가혹한 채찍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 원장은 “상대도 안 되는 파트너와의 선거에서 이긴 것에 만족해서는 절대 안 되고 국민이 놀랄 정도로 쇄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는 국회활동에서 조세·복지·교육 등의 분야에서 나라 살림과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법안을 제기하면서 국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구체적 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치컨설턴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예상보다 더 크게 이긴 게 독이 될 수 있다.”며 “겸허, 낮은 자세 등 추상적 수준의 주장만으로는 모자라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잇단 대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보수진영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며 ‘날개’를 단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대권 레이스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권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당장 당헌·당규에 따라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달 말 광역단체장 임기를 끝내고 당으로 돌아오는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와 이른바 ‘계급장을 뗀’ 상태에서의 경쟁이 시작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지방행정 한나라당 책임 막중하다

    5·31 지방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에 기회이자 위기다. 당내에서도 압승을 자축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지방행정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싹쓸이하다시피 석권했다. 지방권력을 독점한 상황에서 자치행정에 문제가 생기면 한나라당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몰표가 급격히 빠질 여지는 언제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무능과 실정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여야 정당 모두가 민심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있다. 그 와중에 부작용이 발생했다. 과거 영·호남에서 나타났던 특정정당의 독식현상이 수도권·중부권까지 확장되었다. 전국적으로 한나라당은 광역·기초 단체장, 광역의원 중 3분의2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시의 예를 보자.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장은 물론 96명의 지역구 시의원을 한나라당이 완전히 휩쓸었다. 그나마 비례대표 시의원이 있어 시의회 100% 독식은 안 되었다. 전체 시의원 106명 중 10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래서야 지방행정의 견제·균형 장치가 작동하기 어렵다.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는 패배했다. 이번 승리는 2002년을 넘어선다. 참여정부 심판론 바람으로 한나라당 간판을 달면 자질과 관계없이 당선된 후보가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이들을 관리하지 못해 지방권력이 엉망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중앙권력 도전에 또 실패할 수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지방행정 모니터링시스템을 가동해 비리나 행정농단이 없도록 감시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에서는 시민옴부즈맨제 활성화 등 행정 및 의정활동을 자체적으로 견제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같은 정당 출신의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토호세력과 담합해 불법·부정을 저지르지 않는지 호랑이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 새로 도입한 주민소환제를 유효한 견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외신들도 ‘5·31선거’ 야당압승 부각

    |도쿄 이춘규특파원|외신들은 5·31 지방선거의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이를 인용해 야당의 압승을 부각시켰다. 일본 교도통신은 31일 내년 대통령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할 이번 선거결과로 정계 재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노 정권의 강경한 대일정책은 오는 9월 고이즈미 총리의 퇴진 때까지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은 인터넷판에서 “지지율 저하가 계속되고 있는 노 정권의 구심력이 한층 저하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정세”라며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내년 대통령선거를 위한 체제 재구축 등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환경운동가인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됐다고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승리에는 박근혜 대표의 피습에 대한 동정과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북한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보수적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남북 관계가 경색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민주 조선일보를 인용해 북한 정부는 한국인들에게 친미정책을 고수하는 한나라당을 찍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주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들어 열차 시험운행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여당의 선거 참패가 열린우리당의 분열과 함께 앞으로 18개월 남은 노무현 정권에 레임덕 현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대선 이전에 열린우리당은 분해되고 새로운 정당이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연세대 김성호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노무현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문제없다는 말을 반복해 유권자들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taein@seoul.co.kr
  • [사설] 이제 지방자치 주민감시가 중요하다

    5·31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전국 단위의 마지막 선거여서 여야 정당 모두 전력투구한 탓에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이란 지방자치제의 본령에서 크게 벗어난 게 사실이다. 공천장사나 막판 불법·혼탁선거가 기승을 부린 것도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오염된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당사자 모두 선거의 승패를 떠나 지방자치 본래의 이념과 목표를 실천하는 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지방자치가 더 이상 중앙정치에 예속되지 않도록 도와주려는 각 정당의 노력 역시 중요하다. 더욱이 이번 임기부터는 지방의원 유급제가 시행된다. 주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시·도 의원과 시·군·구 의원이 월급을 받는 것이다. 지방의원들이 주민들의 편익과 복리 증진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하겠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주민들은 4년마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에 참여해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는 게 고작이다. 막대한 예산을 단체장이 어떻게 쓰는지, 또 의원들은 견제활동을 똑바로 하고 있는지 알 방법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올바른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의식과 함께 현재 엉성하기 이를데 없는 주민감시체계를 폭넓게 제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다. 특히 내년 7월부터 도입되는 주민소환제가 성공을 거두려면 이같은 주민감시체계가 제대로 가동돼야 할 것이다. 주민감시제의 활성화는 각 자치단체의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고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남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주민소환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옴부즈맨 칼럼] 언론,‘오버’하지 마세요/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 지난 20일 토요일 저녁에 일어났다. 불행한 일이었다. 신문사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고약한 시간에 이 사건이 일어났다. 다음 날짜 신문이 없는 날이니 이 소식을 전하려면 월요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월요일 아침 신문을 받아든 독자들은 그 소식이 얼마나 구문이었겠는가. 그래도 이 사건은 신문이 독자의 관심을 끌 거의 모든 요건을 갖췄다. 선거를 10일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의 대표였다는 점, 현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매김돼 버린 이미지 연출의 상징적 부위인 얼굴에 자상(刺傷 )을 당한 점,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 등등. 인포테인먼트성 기사에 길들여진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22일 월요일자 모든 신문의 1면 톱을 장식했다.4∼5개면에 걸쳐 적게는 15꼭지, 많게는 20꼭지가 넘는 기사를 쏟아내면서 이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전했다. 신문들은 소설식 기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1면에 컬러사진과 섬뜩할 정도로 자상부위를 그래픽으로 처리해 함께 실은 자칭 ‘유력 신문’도 있었다. 박 대표에게는 불행이지만 5·31 지방선거가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정당의 싹쓸이 가능성을 즐기는 듯했다. 흥분한 한나라당의 목소리를 검증없이 그대로 전달했다. 그 정점이 정당 대표의 경호문제였다. 현행법으로는 정당대표가 경호대상이 아니라는 법적인 허점을 짚은 신문은 많지 않았다. 박 대표가 병상에서 말했다는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말은 언론에는 먹혀들지 않았다. 한 신문은 기구한 박 대표 집안사를 소개하면서 1971년 4월25일 장충단 공원에서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7대 대통령선거 유세 때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유세장의 위험성은 박 대통령이 이듬해 대통령 간선제를 포함하는 유신헌법을 택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고 했다. 역사적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오버’였다. 또한 범인 지충호(50·구속)씨 지인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여과 없이 전달하면서도, 제2, 제3의 파장을 염두에 두지 않은 모습이었다. 언론보도는 단순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경우 취재원의 거짓말에 속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흥분된 취재원일 경우 이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이번 경우와는 다르지만 취재원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면 언론의 임무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한 때도 있었다. 저널리즘사의 오점으로 기록돼 있다. 바로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상원의원의 ‘빨갱이’ 발언을 단순 전달한 보도가 그것이다. 다행히 서울신문은 22일자 1면 머리기사에 박 대표가 상처부위를 왼손으로 감싸며 고통 짓는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처리하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맨몸’으로 대중에 노출된 정치인의 테러 위험성을 심도 있게 분석, 고민한 흔적을 보여줬다. 다음날인 화요일 1면에서도 보호관찰제도의 문제점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점도 돋보였다. 금요일(26일)자 사회면에 “지씨 친구들 말 한마디에 ‘들썩’”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로 선거판에 번지는 ‘지충호 나비효과’를 전함으로써, 신중한 보도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러나 서울신문도 ‘오버’하는 경우 있었다.24일 수요일자 1면,“지씨 지인 30∼40명에 용돈 받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연녀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것이 이번 범행의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진단을 기사에 넣은 것은 아무래도 견강부회였다. 지충호는 한나라당에 호감을 가지지는 않은 것 같다. 구속은 면했지만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으로 유세장에서 행패를 부렸던 박모씨와 더불어 ‘오버’해서 한나라당을 도운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한 신문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어느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한나라당이 80%가 넘었다.‘오버’가 남긴 교훈이다. 언론도 ‘오버’의 교훈을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5·31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선거권 연령 인하로 1987년 6월1일 이전에 출생한 19세의 학생 등 61만명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민주 시민으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 드립니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새로 편입된 젊은 유권자들의 사회·정치의식을 조사한 결과, 최대 관심사는 취업과 진학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실용주의적인 현실 인식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현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보다 분명하게 표현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과 투표 의향은 낮다고 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여러분을 철부지로 여기거나, 개인주의에 매몰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이 기우에 그친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분명한 정치적 의사를 표로써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고민하는 취업과 진학 문제를 우리 사회의 긴급한 의제로 만들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한국사회의 20대 여러분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관해 깊은 고뇌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대개 대학생·대학원생이거나 취업을 준비하거나 혹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새내기일 것입니다. 최근 몇년 새 대학생들의 재학 기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해지자 어학 연수, 인턴십 등으로 각종 취업에 대비한 준비를 하느라 4년제 대학을 6년만에 졸업하는 것입니다. 요즘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취업준비생’이라고 한다지요.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freeter·free+arbeiter)족’이 늘어나고 특별한 목표 없이 학원 수강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도 꽤 많습니다. 설령 직장을 가졌다 해도 이젠 평생 직장 개념은 사라졌지요.100대 대기업의 평균 직원 근속 연수도 11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이 여러분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방황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각자의 미래를 펼쳐갈 일자리 선택, 직장 구하기가 그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청년세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인 것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여야간에 ‘노 정권 중간 심판’‘지방권력 심판’이라고 서로 핏대를 올리지만 왠지 그들만의 정치판 같은 느낌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각종 잡음도 그렇고, 후보들이라고 나왔지만 세금 안 내고 전과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투표할 마음이 내키지 않겠지요.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첫해인 1995년에 68.4%,1998년 52.7%,2002년 48.8%로 점차 떨어졌고, 이번에도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표율은 대통령선거가 가장 높고, 다음이 국회의원 선거, 제일 낮은 것이 지방선거지요. 이처럼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한국 정치가 늘 중앙집권 정치, 대권 정치, 민주화·개혁 등 거대담론 정치가 정치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된 탓이 큽니다. 따져 보면 지방자치와 같은 생활 주변의 작은 정치들이 주민들의 이해에 더 직결되어 있습니다. 지역 개발, 환경, 상·하수도, 교통, 주택 문제들은 물론 지역의 일자리 창출 등도 지방자치 기능의 큰 몫입니다. 청년 여러분들의 힘은 한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19∼29세의 젊은 유권자들은 표로써 이념 과잉의 추상 정치를 민생 정치, 생활 현장 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공동체는 여러분들이 희망입니다. 무관심, 냉소주의로는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khlee@seoul.co.kr
  • 박근혜 “새달16일 대표사퇴” 대선 출마 공식화

    박근혜 “새달16일 대표사퇴” 대선 출마 공식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0일 “다음달 16일 대표직을 사퇴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대권 출마 뜻을 공식화했다. 박 대표는 이날 본격적 지방선거 지원에 나서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대통령선거 1년 6개월 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당헌 당규상 대표직 사퇴 시한인 다음달 16일이 일요일이어서 이틀 전에 그만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어 “출마 선언이냐?”는 질문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정도”라고 뜻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시기상조”라고 말하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전날 관훈토론회에서는 “(지방선거 이후)결심을 밝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결심’이라는 표현을 처음 쓰는 등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현대車 대선무렵 52억 용처 추궁

    현대차그룹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8일 최한영 현대차 상용부문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최 사장은 현대차 부사장이던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고등학교 선배이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측 법률고문을 맡았던 서정우 변호사로부터 현금 100억원의 정치자금 제공 요청을 받았다. 최 사장은 이를 김동진 부회장에게 보고한 뒤, 마련한 100억원을 서 변호사에게 서울 양재동 만남의 광장에서 2번에 걸쳐 승합차째 전달하는 등 ‘차떼기’에 관여했었다. 최 사장은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 기소유예된 바 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최 사장을 그동안 여러 차례 불렀고 대선자금 부분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대선자금 부분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검찰은 특히 대선을 앞둔 2002년에 글로비스 비밀창고에 보관 중이던 비자금 중 246억원이 빠져나가고 대선을 3개월여 앞둔 9월과 10월 21억원과 31억 5000만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의 일부가 정치권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연휴 동안 구치소에서 지냈던 정몽구 회장을 이날 다시 소환, 대선자금 제공 가능성을 포함한 비자금 용처를 집중 추궁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한나라 공천비리 끝은 어디인가

    한나라당 공천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도 비리의혹이 제기되지만 한나라당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당지도부가 당황할 정도로 곳곳에서 악취가 풍긴다. 엊그제는 클린공천감찰단원인 고조흥 의원을 한나라당 스스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곪을 대로 곪은 것을 미봉하는 식은 곤란하다. 전국적으로 공천 전반을 재점검한 뒤 읍참마속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실련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선거전문가는 최근 나타나는 공천비리 유형을 13가지로 분류했다. 공천헌금을 달러로 주고 받는 외환치기, 측근이나 가족의 공천헌금 대리 수수, 명의를 도용한 사기행각 등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리백태의 대부분은 한나라당 소속원들이 저지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영남권은 물론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자 공천이 당선을 담보한다는 기대에 돈 보따리를 싸들고 공천을 받으려는 행태가 심해진 탓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말로만 환골탈태를 외쳐서는 안 된다.‘차떼기당’ 이미지가 남아있는 한 지방선거 결과는 의미가 없다. 강력한 정풍운동을 전개하지 않으면 내년 대통령선거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실명으로 제보된 의혹을 일괄공개한 뒤 문제가 있으면 당장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무엇보다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제도개선에 응해야 한다. 앞으로는 공천심사위를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하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을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돈을 준 사람을 내부고발자로 간주해 처벌을 완화하고, 공천비리 정당의 국고보조금을 삭감·환수하자고 제안했으나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佛 인종차별·정치쇼 논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주의 논쟁으로 시끄럽다. 논쟁의 발단은 극우 정치인인 필립 드 빌리에 프랑스운동(MPF) 당수가 펴내는 신간 ‘루아시의 이슬람사원들’이다.2007년 대통령선거 주자 중 한 사람인 드 빌리에는 이 책에서 프랑스의 이슬람화를 비난하면서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르와시의 드골 공항에 침투하고 있어 테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7일 출간되는 저서와 언론 회견을 통해 드골 공항에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취업해 수하물에 폭탄 설치, 항공기 납치 등 테러를 저지를 위험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또 공항내의 일반인 접근금지 구역에 드나들 수 있는 ‘알라의 일꾼들’이 수백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면서 활주로 지하 통로들에 비밀 이슬람 기도소들이 25개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나온 직후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는 지적과 함께 대선을 겨냥한 ‘정치쇼’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 정보당국은 드 빌리에가 인용했다는 정보 보고서가 실제로는 경찰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저서에는 많은 모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드골 공항 노조 중 하나인 쉬드 아에리앵은 성명에서 ‘대선 후보가 정치적으로 이목을 끌기 위해 벌인 행위’로 규정했다. 노조는 드 빌리에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관한 인종차별주의 및 편집증적인 주제를 개발, 극우 진영의 표를 확보하려고 시도한다고 비판했다. 프랑스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프랑스무슬림신앙평의회의 다릴 부바케르 의장은 드 빌리에가 이슬람을 터무니없이 희화화했다고 비난하면서 수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이민 통제 정책을 펴는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발언이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총재이기도 한 사르코지가 지난 22일 신규 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프랑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없이 프랑스를 떠나라.”는 취지로 말했다.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 정상선거로 가자/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아직도 우리 사회는 과거 독재체제의 후유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랜 독재체제가 남긴 상처와 뒤틀림이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결정적일 때마다 도지거나 꿈틀거리면서 우리를 한바탕 휘저어 놓곤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는 독재 패러다임과 그 주인공들 때문만은 아니다. 툭하면 색깔 시비와 이념 공세로 경쟁자를 몰아붙이는 그들의 못된 버릇들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실은 낡은 패러다임에 맞서 정상 사회를 꿈꾸던 국민들도 이리저리 뒤틀려 있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독재 타도’라는 큰 싸움을 위해 작은 것들을 무시해 온 관행이 여전히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과 사람과 사물들 사이의 작은 차이를 꼼꼼하게 배려하는 섬세함과 관용은 여전히 사치로 해석되기 일쑤다.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관행과 제도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를 온전히 청산하는 것이 이토록 고통스럽고 긴 시간을 요구할 줄은 미처 몰랐다. 바야흐로 선거철인데 선거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를 일궈 냈지만, 선거판은 여전히 과거 독재시대의 관행들로 가득 차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검은 돈으로 벌써부터 선거판을 어지럽히고 있다. 역사를 거스르는 지역감정의 망령도 걱정이다. 중앙 정치무대에서부터 지역주의적 선거전략과 선거공약이 버젓이 판치고 있다. 어엿한 민주사회라고 하지만 유권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정책과 인물 중심의 선거는 아직도 멀어 보인다. 선거 때마다 보게 되는 독재시대의 잔재가 또 하나 있다. 모든 선거를 마치 대통령선거 치르듯이 한다는 사실이다. 선거에는 대통령선거가 있고,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다. 대통령선거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정권과 최종 권력의 향방을 가늠하는 선거라면, 국회의원 선거는 4년간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의회 권력을 재구성하는 선거다. 지방선거 역시 4년간의 지방 정치권력을 평가하고 지역사회 발전의 정치적 기틀을 새롭게 구성하는 선거인 것이다. 물론 대통령 중심제와 정당정치의 구조 위에서 치러지는 모든 선거가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심판의 측면을 갖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부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치러지는 모든 선거는 철저하게 대선과 정권 싸움에 종속되어 있다. 심지어는 전국에서 몇명 뽑는 재ㆍ보궐선거도 마찬가지다. 크고 작은 모든 선거들에서 중앙당이 나서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차기 대선 후보들이 선거판을 진두지휘한다. 아직 차기 대선 주자가 결정되지 않았을 때는 중앙당의 실력자들이 선거를 지휘하고 그 성적표에 따라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능력과 가능성을 평가받는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덩달아 모든 선거를 대선의 전초전이나 연장전쯤으로 인식한다. 중앙당과 대선 주자들의 큰 싸움 논리에 철저하게 압도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갖는 고유의 의미와 역할은 증발해 버리고 만다. 어느덧 5·31지방선거가 한달 남짓 남았다. 또다시 그런 구태들, 과거 독재시대의 잔재와 관행이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내년에 있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이다. 차기 대선에서 얼마나 쓸모가 있느냐를 기준으로 후보공천도 이루어진다. 대선 주자와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다. 엄연히 지방선거고, 지역의 지도자와 일꾼을 뽑는 선거지만, 지역주민의 생활정치에 대한 염원과 지역사회의 과제목록들은 증발해 버리고 없어진다. 지방선거를 대선과 대선 주자들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지방선거를 지방선거이게 해야 하는 것이다. 독재권력을 무너뜨린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각종 선거들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하고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이다.5·31 지방선거가 그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이길 기원해 본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佛 사회당 루아얄 “대선 도전” 공언

    |파리 함혜리특파원|사회당 소속 세골렌 루아얄(53) 의원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뉴스전문채널 LCI가 기획한 인터넷 실시간 대담에서 루아얄 의원은 ‘대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전망이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루아얄 의원이 공개적으로 대선 도전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녀는 사회당 인사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강력한 대선 주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최근까지 말을 아껴왔다.루아얄 의원은 “좌파의 승리를 이끌 만한 더 강력한 후보가 나올 때에는 대권도전을 포기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차기 대선에 도전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11일과 12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루아얄 의원은 ‘지금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총재 겸 내무장관을 앞섰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루아얄은 사회당 주자 중 지지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루아얄은 지난 6일 공개된 CSA의 조사 결과에서 41%의 지지율로 2위인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21%)를 크게 앞섰다.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색의 정치/이목희 논설위원

    우리 선거판이 흑백에서 벗어나 알록달록해진 때는 1987년 대통령선거였다. 신문에 컬러지면이 생기고, 컬러 TV방송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치른 직선제 선거였다. 당시 여당의 노태우 후보는 보수파가 애용하는 파란색을 택했다. 김영삼(YS) 후보는 적홍색, 김대중(DJ) 후보는 노란색, 김종필(JP) 후보는 녹색으로 유세장을 뒤덮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DJ의 노란색.DJ는 대선에서 3등을 했지만 다음해 국회의원 총선에서 제1야당을 만들어내면서 ‘황색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정치에서 이전부터 색깔론은 있었다.18세기말 프랑스대혁명에서 급진파들은 빨간 깃발을 애용했다. 그것이 러시아로 건너가 공산혁명의 대표색이 되었고,‘빨갱이’ 논쟁은 한국정치에서 지금까지 이어진다. 한국인 스스로 의미를 둔 첫 정치색은 노랑이었다.YS·DJ가 노란색을 민주화 추진의 상징으로 삼아 전두환 정권 타도에 손을 잡았다. 군사정권의 색깔공세에 시달렸던 DJ는 노란색을 고수, 평화와 통합의 이미지를 주려 했다. 사상문제에 자유로웠던 YS는 빨간색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다가 파란색으로 변신했다. 1노3김 대결 이후 색은 보수·진보를 나눔과 동시에 지역으로 구분되었다. 파랑은 보수진영이면서 영남쪽을 대변했다. 노랑은 진보·호남을 상징했다. 녹색은 충청권의 보수쪽이면서 파랑·노랑 누구와도 합작할 수 있는 색이 되었다. 현재의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색깔은 노랑,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파랑이다.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후보들이 소속 당색을 멀리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보라색, 경기지사 예비후보 진대제 전 정통장관은 파란색을 각각 자신의 색으로 내세웠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선 오세훈 전 의원은 녹색이 뼛속까지 박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색깔파괴’는 한국정치의 기회이자 위기라고 본다.‘87년 체제’의 후유증인 지역대결·이념대립을 희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문화·과학기술·환경 등 다른 차원의 색깔정치를 편다면 고무적인 일이다. 반면 기성정치 혐오증을 이용해 튀고 보자는 식이라면 무책임하다. 엉터리로 덧칠하면 결국 회색, 검정색이 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힐러리 연설도 ‘부창부수’

    “어쩐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더라.”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오른쪽) 뉴욕주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한 모임 연설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사를 거의 그대로 베껴 눈길을 끌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히스패닉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입법 콘퍼런스에 참석, 연설 말미를 “미국에 대하여 선(善)으로 치유되지 못할 악(惡)은 없습니다.”라고 장식했다.1993년 1월 클린턴 전 대통령 취임사의 유명한 구절 ‘미국과 더불어’ 선(善)으로 치유되지 못할 악(惡)은 없습니다.’를 빌려와 전치사 하나만 살짝 바꾼 것이다. 의도했건 안 했건 간에 힐러리 의원의 이같은 재치(?)는 ‘클린턴 데자뷔’의 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데자뷔란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을 이미 어디선가 본 것처럼 느끼는 기시(旣視)효과를 의미한다. 힐러리 의원측이 남편의 후광을 활용하려는 전략짜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도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정치적 동반은 흥미로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통신은 짚었다. 마침 그녀가 연설한 시각, 남편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린 ‘글로벌 박애 포럼’ 연단에 서 있었다. 공화당 인사들도 놀랄 정도로 유연한 클린턴의 말 솜씨는 이날도 돋보였다.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연설한 그는 “골프나 색소폰 실력도 변변찮은데 일해야 한다는 욕심은 많으니 재단을 만들어 세계문제를 다뤄볼 수밖에 없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전직 대통령은 뭘하든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퇴임 후에도 의원으로 일했던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을 빗대 “우리 가족은 의회에서 일하는 한명으로 충분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연설 시각에 제때 도착한 남편과 달리 힐러리 의원은 20분이나 늦었고 연단 모서리를 손으로 움켜쥐는 등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설 중반을 넘기며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청중에게 모두 연단으로 올라오라는 듯 두 팔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민자들이 미국 법을 준수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1920년대를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한다면, 그것은 아마 넓게 퍼져 허리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춤을 추는 젊은 여인의 모습일지 모른다. 때는 바야흐로 ‘플래퍼(flapper)’라 불린 신종 여성들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반란의 시대’.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 모순이 공존한 1920년대 미국은 요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대였다. 금주법을 시행하고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일었는가 하면, 한편에선 성의 자유를 외치고 스윙재즈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미국사는 이 시기를 ‘광란의 1920년대(the Roaring Twenties)’로 규정한다.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앨피 펴냄)는 바로 이 1920년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책이다. 알 카포네,KKK단, 할렘 르네상스, 빨갱이 사냥, 잃어버린 세대, 라디오와 포드 자동차….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하퍼스 매거진’ 등 유명 잡지 편집자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극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미국의 젊은 시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1931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1920년대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린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Only Yesterday’다. 책은 1918년 11월11일 1차대전이 끝난 때부터 이른바 ‘쿨리지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13일 주식시장의 대폭락까지 11년간을 다룬다. 이 ‘전후 10년기’는 미국사에서 특별한 의미와 독특한 풍취를 지닌 시기로 기록된다.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제왕’ 아메리카의 정체성이 형성돼 가던 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반동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을 맞게 된다.1920년대 미국의 보수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적색공포’. 윌슨 대통령 유고 당시 ‘반공주의 전사’로 맹활약한 미첼 파머 법무장관은 1920년 ‘빨갱이 사냥’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가들은 “빨갱이에 대한 나의 모토는 S.O.S(ship or shoot, 추방이냐 사살이냐)다.”라는 위협적인 선언을 예사로 했다. 물론 이처럼 국수주의적이기까지한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1920년대 미국의 전부는 아니었다.1920년대 미국은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시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는 새로운 차원의 소비재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全)국민적 스포츠시대가 열린 것도 이 때였다. 특히 라디오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감동상자’였다.1920년 11월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가 피츠버그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상업 라디오방송 KDKA는 하딩과 콕스의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처음으로 중계해 관심을 모았다. 라디오 상업방송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라디오는 미국인의 필수품이 됐다. 라디오는 모든 걸 ‘쇼’로 만들었다. 가수 겸 배우 루디 발리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콧소리의 크룬(croon) 창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날의 오빠부대 격인 ‘플래퍼’들을 가는 곳마다 몰고 다닌 그는 대중매체가 낳은 20세기 최초의 팝스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사람’이 살아 있는 비공식 역사를 지향한다. 시시콜콜한 사건까지도 소상히 다룬다. 책에는 알 카포네가 뉴욕에서 시카고로 진출한 뒤 처음 들고 다니던 명함 문구(‘알폰소 카포네 중고가구 판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혹과 광기의 1920년대. 어느 때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1920년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 보여준다. 그 그림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인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도시 중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씌어진 만큼 이민자나 산업노동자, 흑인문제, 농촌 사정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 ‘제국의 오만’과는 좀 다른 1920년대 젊은 미국의 풋풋한 모습에 ‘원더풀’이란 말이 슬몃 새어나오는 흥미로운 책이다.1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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