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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안은

    전문가들은 사회 각 분야의 세대 갈등이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인 만큼 세대 간 이해와 타협을 이끌어낼 사회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노인 등 일부 세대의 표심을 자극하는 것을 감시할 시민사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11일 “세대 갈등은 역동적인 사회에서 항상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관리하고 조정해 공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세대 갈등은 경제적 이해관계나 가치관의 차이 등 다수의 원인이 겹쳐서 나타난다”면서 “우선 갈등의 주체들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갈등에 대해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은 “50대 중심의 일자리가 늘고 청년층 일자리가 줄었다고 해서 50대가 청년층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각 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의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갈등 관리의 근본적인 방안으로 양보와 타협, 이해 등을 거론했다.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양보와 타협을 위한 대화를 이끌어 나갈 협의체처럼 사회적 리더십을 구현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체들을 대화 테이블로 데려와 협의를 모색하는 사회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노·사 갈등을 대화와 협상으로 조정한 아일랜드의 사회연대협약이나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이 좋은 선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사회 대타협 사례처럼 반대편에 서서 서로를 비판하기보다 양쪽 테이블에 의견이 다른 당사자들을 모아 놓고 대화하고 합의를 추진하면 세대 갈등를 관리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청년과 노년의 대결 양상을 과장하고 노년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방식으로 세대 갈등을 이용하는 행태는 큰 문제”라면서 “정치권의 자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시민사회가 정치권의 의도를 경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日, 작년 위안부 사죄금 지급하려 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해 가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보상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두고 최종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일본 국회 해산 등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금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피해자 한 명당 사죄금 300만엔(약 3300만원)을 지급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당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이후 한국 측에서 일본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 협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는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차관을 한국으로 보내 위안부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주한 일본대사의 사과와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다 총리가 이를 설명하는 것, 보상금 등 인도적 자금 지원은 100% 일본 정부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세 가지 조건가 들어 있었다. 우리 정부는 여기에 일본 총리가 피해자에게 서신을 보내는 방안을 추가, 양측이 표현 수위 등을 놓고 협의하기도 했다. 이후 재개된 협상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 특별예산을 편성해 1인당 사죄금 300만엔을 지급하려 했다. 일본 정부가 민간 차원에서 기금을 모금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200만엔을 지급한 ‘아시아 여성기금’과는 달리 정부의 예산으로 지급하려 한 셈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위로금’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우리 정부는 ‘사죄금’으로 사용하라고 요구, 일본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외교채널로 대화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민간채널이 직접 나서 양국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막바지 협의를 하던 중 노다 총리가 갑자기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겠다고 밝혔고 한국도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타협은 무산됐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인 일정만 없었다면 과거사에 대한 양국 간 대타협이 이뤄져 한·일 관계가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는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종락 기자 jrlee@seoul.co.kr
  • “나홀로 인사… 국정 혼선 朴대통령, 쇄신에 나서라”

    “나홀로 인사… 국정 혼선 朴대통령, 쇄신에 나서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8개월을 ‘국민불안, 국민기만의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하고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인적 쇄신을 통해 전면적인 국정쇄신에 나설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부터 지적되었던 박 대통령의 수첩인사, 나홀로 인사의 결과가 지금의 국정 혼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 불안·인사 불안·경제 무능과 혼선 등은 8대 국민 불안으로, 경제민주화 포기·기초연금 약속 파기·4대 중증질환 무상치료 포기 등은 8대 국민기만”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고 국민행복시대를 기대했던 국민은 ‘국민파행시대’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대선공작 사건에 대해 끝까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권의 모든 불안의 원인이자 불통의 씨앗이 될 것이며 결국 실패의 이유가 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또 국회 내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와 정치개입 관련자 전원 사법처리,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과 관련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강행한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거듭 주장했다. 전 원내대표는 공약 후퇴 논란을 빚는 기초연금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민·관·정이 참여하는 ‘기초연금 국민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전 원내대표는 과거 서독이 동독의 정치범을 데려오며 지원했던 ‘프라이카우프’를 적용한 ‘남북 인도주의 문제 대타협’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북한에 현물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생존해 있는 납북자, 국군포로까지 포함된 이산가족 7만여명이 10년 내에 전원 상봉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의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전시작전권 환수 재연기 문제와 관련, “민주당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MD) 참여와 연계된 전작권 환수 재연기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론] 한국형 복지국가를 위한 성공의 조건들/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론] 한국형 복지국가를 위한 성공의 조건들/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나라다. 따라서 국가에 의한 모든 활동이 ‘국민 행복’을 지향해야 함은 당연하다. 광복 이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통해 국민 행복의 근간이 착실히 확충된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복지가 미뤄지면서 국민 행복의 업그레이드에 실패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강의 기적’에 관한 공통의 경험과 기억이 복지 정도는 또 다른 기적을 통해 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한 것도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발전 국가로서의 성공 신화가 최근에는 복지 지체의 근본적 원인으로 탈바꿈해 버린 것이다. 복지에 관한 시대 정신에 제때 부응하지 못하면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됐고 중산층 복원에 문제가 생겼다. 또 여성의 사회 참여를 뒷받침하지 못해 저출산과 고령화의 늪에도 빠졌다. 복지 미비가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새로운 위기로 떠올랐고, 이는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가 복지를 부르짖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 복지 축소를 거론하는 성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대통령부터 꿋꿋이 버텨줘야 할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을 톡톡히 누려왔다. 하지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의 발전 전략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모방과 추격에서 벗어나 창조와 선도를 향한 대전환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복지 국가를 향한 노력도 선진국의 경험에서 배우되 우리의 상황에 맞춰 속도와 수준을 조절하는 한국형의 전략에서 시작돼야 한다. 현금 복지와 사회서비스 복지의 균형,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조화, 민과 관의 역할 분담, 세대·계층 간 공정한 부담에 대한 국민적 대타협을 통해 한국형 복지국가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동일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 여러 개 존재할 때는 현금 복지보다 서비스 복지를 먼저 써야 고용 친화성이 높은 대안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금 급여가 근로 동기를 침해해서 복지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면 사회서비스는 고용과 성장, 재분배 등에서 성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노인 빈곤을 기초연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고, 사회서비스의 노인 일자리부터 챙겨야 하는 까닭이다. 보편주의와 선별주의를 넘어 분별력 있는 정책 시행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인간의 욕구에는 생애주기적으로 누구나 겪게 되는 ‘기본 욕구’와 더불어 주로 취약 계층과 관계되는 장애와 빈곤 같은 ‘특수 욕구’의 두 가지가 존재한다. 기본적 욕구에 대해서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보편주의를 지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항상 예산 제약이 있으며 취약계층의 욕구에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선별 복지가 윤리적으로 옳을 때가 많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기초연금을 70%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재정적 사정에 대해 대한노인회가 고개를 끄덕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 대 시장’의 구도를 극복하는 공사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풀뿌리 시민사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지역복지운동과 생활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의 착한 서비스 공급자를 발굴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정부 역할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 쓰레기급식 어린이집이나 보조금으로 장난치는 요양원을 몰아낼 ‘착한 일꾼’들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재정 확충을 위한 국채 발행과 같은 임시방편의 대책보다 서비스 이용료와 사회 보험료 등 세금을 더 걷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조세 정의의 큰 틀부터 다시 깔아야 증세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 함께 내고 함께 받는 복지를 지향하되, 더 많이 가진 계층이 부담을 더 지는 재원 마련의 방향성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압축 성장에 이은 압축 복지는 그만큼의 재원이 필요하며 증세를 위한 대타협의 정치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 [사설] 노사정委 실질적 협상력 확보 방안 강구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회의에 참석해 선진적 노사관계의 정립을 강조했다. 국정운영의 역점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양보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위론적 언급에 새삼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현직 대통령이 노사정위 회의에 참석한 것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10년 만이라는 상징성에 주목할 만하다. 대화기구를 만들어만 놨지 그동안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얘기 아닌가. 마땅히 참석해야 할 회의에 대통령이 가는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우리 현실이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노동시장을 혁신하는 과정은 노와 사 모두에게 ‘알을 깨는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가 정말 중요하다”며 노사정위가 사회적 대화기구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사실상 사과를 한 마당에 핵심공약인 ‘고용률 70%’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노사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 이상으로 정부의 고통스러운 노력이 있어야 한다. 립 서비스 차원의 ‘격려’가 아니라 노동계 현안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이 담긴 로드맵이 필요하다. 정부의 실천적 의지가 가시화돼야 노사정위는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는 국민의 기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출범 15년이 됐지만 노사정위의 위상은 여전히 초라하다. 민주노총의 이탈과 함께 협상력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식물기구’라는 소리까지 듣는 형편이다. 노사정위가 새 정부 들어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여성, 청년층 등으로 참여 주체를 넓히고 의제도 고용노동정책으로 다양화하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노사문제 전반의 합의를 도출하려면 취업 몸살을 앓는 청년층,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노사정위는 큰 틀에서 방향을 바로잡았다. 노사정위를 사회갈등 해소의 한 축으로 키워나가는 것은 대통령을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다.
  • [사설] 국민대타협위 빨리 구성, 복지·증세 선택하길

    정부와 공공기관의 빚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어제 열린 재정관리협의회에서 올해 정부가 책임져야 할 빚이 1000조원을 훌쩍 넘었다고 실토했다. 나랏빚 480조 3000억원에 공기업 부채 520조원, 국가보증채무가 33조 5000억원이다. 여기에 지방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100조원까지 합하면 1133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그제 나온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따르면 나랏빚은 내년에 500조원을 넘어선 뒤 2017년에는 610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면 나랏빚 증가속도가 GDP 증가속도보다 3배 빠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내년에 36.5%로 올라갈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08.8%)보다는 낮다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 투자국은 이 비율이 40%를 넘어서면 투자 기피 대상으로 분류되는 현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증세를 배제한 채 복지공약 재원을 조달하려다 보니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야기된 결과다. 그렇더라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미국 출구전략 불확실성 등 경제 불안요인은 아직도 곳곳에 널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 채무를 포함한 실질적인 나랏빚이 급증하면 재정지출 여력이 없어져 위기 대응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섣불리 대통령의 복지 약속을 구조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증세는 더더욱 경제팀이 먼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따라서 국민대타협위원회를 최대한 빨리 구성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가동 논의가 시작됐어야 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라도 서둘러 빚을 더 내 복지를 계속 할지, 아니면 세금을 더 걷어 복지와 건전재정을 지킬지, 그도저도 아니면 보편적 복지를 포기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단언컨대 빚을 더 안 지고 세금도 안 내면서 복지를 누릴 ‘솔로몬의 지혜’는 없다. 혹여 당장의 비판여론을 의식해 국민대타협위 카드를 던져놓고 시간을 끌려 하거나, 특정 방향성을 갖고 여론을 유도하려 들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각 방안별로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미칠 긍·부정적 영향을 최대한 충분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경기 불황기에 증세는 안 된다”고 아예 빗장을 치는 현오석 경제팀의 태도는 곤란하다.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의 사표 소동도 무책임해 보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점에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국민대타협위 구성원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뽑는 데 있다. 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결론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공기업 구조조정 등 나랏빚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대타협委로 ‘복지·세금 딜레마’ 탈출구 찾나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국민대타협위원회’(대타협위)가 복지와 세금이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복지공약 후퇴 논란에 이어 증세 논쟁을 불러올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타협위 구성 문제는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공약집에 이어 올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백서에도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복지 제도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대타협위를 만들어 국민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증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복지 강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증세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대타협위를 통해 복지 수준과 조세 부담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대타협위는 ‘국민적 합의기구’라는 명분이 있는 만큼 정부가 논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주도할 때 생길 수 있는 국민적 저항이나 반감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대타협위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된 상태다. 다만 복지 확대가 재정 확충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접근법이나 방법론은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론’을 펴 왔다. 세금 인상보다는 세출 구조조정이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곤 했다. 증세는 염두에 두지 않고, 설령 세금을 늘린다 해도 사실상 ‘마지막 수단’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악화라는 ‘돌발 악재’를 만난 정부로서는 증세 문제를 계속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대타협위에서 증세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경우 또 다른 공약 파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박 대통령과 정부가 복지와 세금 문제 사이에서 논리적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인수위가 세출 감축을 위해 만들겠다고 제시한 ‘재정구조개편추진위원회’는 아직 출범조차 안 된 상태다. 정부가 자구노력 없이 국민들에게 손부터 벌린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증세 논의가 경기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 ‘대타협위=증세기구’라는 인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타협위 구성과 관련, 27일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유보적으로 한발 물러섰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朴대통령 “노사 상생”… 고용률 70% 배수진

    朴대통령 “노사 상생”… 고용률 70% 배수진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에 참석해 선진적 노사 관계 정립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 관행과 제도 정립을 당부했다. 현직 대통령이 노사정위 회의에 참석한 것은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이어 10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노사정위에서 열린 제84차 본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부의 경제 정책은 단순히 경제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고, 또 그 일자리의 질을 높여 성장과 일자리가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노동시장을 혁신하는 과정은 노사 모두에 ‘알을 깨는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근로자는 기업의 부당 노동행위 때문에 고통받고, 기업은 근로자의 불법 파업으로 경쟁력을 상실하는 악순환을 끝내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노사정위의 바람직한 개편 방안 등과 관련해서는 ‘선진적 노사관계 정립’,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근로 관행과 제도 정립’ 등 두 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노사정위를 찾은 것은 하반기 국정 운영의 최대 역점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고용률 70% 달성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을 국정과제로 내걸 만큼 노사정 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주도로는 통상임금이나 최저임금, 비정규직 문제 등 굵직한 고용노동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실상 사과를 한 만큼 핵심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노사정위에 참석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노사정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대통령 자문기구로 설치돼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의 역할을 해 오다 민주노총의 불참 등으로 사회적 대화기구로서의 기능이 크게 위축됐지만 이번 박 대통령의 참석으로 위상과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대한노인회 간부 등 노인 185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기초연금 공약 후퇴로 악화된 ‘노심(心) 다독이기’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초 계획했던 것처럼 모든 분들께 다 드리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저도 참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무회의에 이어 연이틀 기초연금 ‘공약후퇴’를 사과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래도 당장 내년부터 형편이 어려우신 353만명의 어르신들께 매월 20만원씩을 드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기초연금 축소 등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기초연금을)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세수 부족과 재정건전성의 고삐를 쥐어야 하는 현실에서 (기초연금 축소가)불가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죄송한 마음’이라는 표현으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에게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 이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것이 결국 공약의 포기는 아니며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면서 “비록 지금은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약속한 내용과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도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초연금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제도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대선 때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민생·복지공약 파기’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전면적인 예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4.6% 늘어난 357조 7000억원 규모의 2014년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이 105조 9000억원(29.6%)으로 가장 많았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경기 둔화 등으로 총수입은 올해(372조 6000억원)보다 0.5% 줄어든 370조 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새누리, 국회 선진화법 수정 속앓이

    새누리당이 국회 선진화법 수정을 놓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당내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론, 법 개정론 등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인 25일 황우여 대표와 남경필 의원 등 선진화법 통과 주역들이 ‘선진화법 수호’ 총대를 메고 나섰다. 황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여야가 선진화법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원내 지도부로서 때로는 너무 힘이 들고 어떤 때는 강경한 야당에 부닥쳐 무력감마저 느낄 테지만 (선진화법은) 선진 국회의 꿈과 원숙한 의회민주주의의 성취를 위해 어렵사리 탄생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 일각의 개정론을 들면서 “대화와 토론, 타협과 양보의 국회를 위해 여야 대타협으로 이뤄진 게 국회선진화법”이라면서 “야당이 여당의 발목을 잡고 투쟁 도구화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원내지도부는 위헌 여부 법리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가운데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이 법을 악용하려 든다면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면서 “법 개정에 60%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몽준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선진화법은) 몸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가 일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개인적으로 이 법안은 몸싸움을 방지하는 것뿐 아니라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개정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특히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일지라도 독자 입법이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국회의 입법 불임증(不妊症)이 우려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 같은 기만행위는 국회 몸싸움보다 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에서 선진화법 처리를 주도했던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선진화법을 식물국회법이라고 주장하지만 단 한 번도 이 법 때문에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적이 없다”면서 “새누리당은 대통령 입이 아니라 국민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사회갈등 풀 사회적 협의체 적극 가동해야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그제 전경련이 주최한 ‘국민통합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이 OECD 27개국 중 종교 분쟁국인 터키 다음”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영국·일본보다 두배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82조~24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갈수록 깊어지는 갈등의 골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우리 사회의 이런 일그러진 자화상을 바로잡을 해법을 한시바삐 찾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 갈등의 요인은 한둘이 아니며, 날로 복잡하고 첨예해지고 있다. 4대강 사업과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무상 복지, 층간소음 살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역 간, 노사 간, 이념 간, 정책 간 갈등이 복합된 것이다. 국무조정실이 중점 관리해야 할 갈등 과제가 69개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이슈만 터지면 온라인상에 지역색과 정치색 문구가 난무하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한다. 합리적 견해나 대안 없이 자극적이고 자의적인 이분법적 주장이 넘쳐난다. ‘익명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그 정도가 심하다. 최근 온라인에서 만난 뒤 이념 차이로 살인까지 저지른 사건은 이를 잘 말해준다. 세상에 이유 없는 무덤은 없다고 한다.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도 마찬가지다. 갈등과 대립은 고착화되면 확대 재생산되게 마련이다. 특히 배려가 부족한 사회는 분위기가 경직되고 많은 사회적 비용 지불을 요구한다. 네덜란드와 독일이 노사 간 대타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겼지만, 국민 간 갈등으로 경제가 파탄난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보라. 합리적 중간지대가 있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갈등을 조율하고 봉합하기는커녕 정쟁의 도구로 삼아 왔다. 정책 당국도 갈등에 방관자적 자세를 가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회 갈등이 OECD 국가 중 4위이던 3년 전 정부의 갈등 조정능력은 23위였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갈등 1위국’을 꿰차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어쩌면 국민 모두가 내 탓이라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인 듯싶다. 사회갈등지수가 10% 낮아지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8∼5.4% 높아진다고 한다. 늦었지만 갈등해소, 혹은 갈등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적극 가동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에서 발족한 국민대통합위는 이런 점에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관련 조직들을 흡수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대통령은 대통합위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래야 휘발성 강한 국정 과제나 사회 갈등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다. 세계 최악 수준의 갈등구조를 안고 있다는 불명예를 언제까지 짊어지고 갈 텐가.
  • 무르익는 황우여· 김한길 회동

    여야가 지난 26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쟁’ 중단 선언에 이어 28일 양당 대표회담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파행했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가 이날 본궤도에 오르면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국제의원연맹(IPCNKR) 회의 주재차 출국하는 31일 이전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점쳐진다. 황 대표는 지난 27일 정전협정 60주년 일정으로 판문점을 방문한 직후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향해 “회의록 실종 사태와 NLL 포기 논란을 포함한 모든 정치현안을 주제로 양당 대표회담을 갖자”고 손을 내밀었다. 전날 김 대표가 NLL 수호 의지를 밝힌 데 대해 환영하면서 “이런 주장과 선언이 뒤따르는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제안은 전날 최경환·전병헌 원내대표가 NLL 논란 종식 선언을 한 지 만 하루 만에 나왔다. 두 달여 지속된 정치공방의 출구 앞에서 여당 대표로서 대타협의 제스처를 다시 한번 취한 것으로 읽힌다. 황 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회의록 부속문서 열람에 대해선 “회의록 열람위원들이 교섭 중이고, (회의록 실종이) 검찰수사로 들어간 만큼 이 부분(회의록 실종)을 전면에 크게 내세우는 것보다 조용히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자”면서 “정치인들의 총력은 경제·민생·재해·복지에 쏟아야 한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바는 과거 문제는 조용하게 정리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시기·의제를 놓고 고민을 했지만, 일단 테이블에 앉았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김 대표도 얽힌 정국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면서 “만남 여부는 원초적 문제이고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자칫 지난달 회동처럼 “모양새만 만들어주고 여당에 끌려가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높은 탓이다. 민주당은 황 대표의 제안이 강대강 여야대치 장기화에 부담을 느끼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이날 정상화되긴 했지만 증인 채택을 두고 여당과 기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이런 기류를 반영해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황 대표께서는 정쟁 중단, 국민기쁨 정치를 말씀하시기 전에 정국을 꼬일 대로 꼬이게 만든 데 대해 한 말씀 유감이라도 표시해야 한다”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내정에 노동계 반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내정에 노동계 반발

    박근혜 대통령이 산적한 노동 현안에 대한 해결사로 김대환(64) 전 노동부 장관을 발탁했지만 노동계는 김 전 장관과의 과거 악연을 들며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노동계와 대화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에 참여정부 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를 내정하면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 및 노동정책과 관련한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노동계의 신망도 높아 산적한 노사정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하고 처리해 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는 “실망이 대단하다”는 반응이다. 김 내정자는 장관 재직 당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모두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17일 양대 노총은 김 전 장관의 노사정위원장 내정에 대해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지만, 과거 노동계와 빚었던 갈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2004년 2월 취임 직후부터 노동계를 개혁 대상이라고 밝히며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해 10월에는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와의 대타협 논의에 대해 “구걸하듯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이 때문에 1999년 노사정위를 탈퇴한 민주노총은 노사정위 복귀 논의도 중단했다. 김 전 장관과 노동계의 갈등은 이듬해 5월 김태환 한국노총 당시 충북지역지부 의장이 특수고용직 관련 시위 도중 사측이 대체 인력으로 동원한 레미콘 차량에 치여 숨지면서 격화됐다. 양대 노총은 사고 후 “노동부 장관이 진상조사와 수습대책 마련은커녕 조문이나 위로전화 한 통 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고 비정규직 확대 및 고용불안 확산을 주도했다”며 정부에 장관 퇴진을 요구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노총마저 노사정위원회와 노동위원회 참여를 거부했고, 노동위원회에만 참여해 온 민주노총도 불참하면서 노사정 대화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김 전 장관은 2006년 1월 개각 때 교체됐다. 이와 관련,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노사정 대화의 걸림돌이었던 분이 다시 사회적 대화기구의 수장으로 내정됐다”며 “장관 재직 시에는 정부를 대표해 일방통행했겠지만 노사정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리의 성격부터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은 노동계의 신망이 높은 인물이 아니라 실망을 안긴 인물”이라면서 “노동계 불통 인사를 대화기구의 수장으로 앉힌 박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반쪽’ 노사정위 정상화로 ‘고용률 70%’ 달성

    박근혜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신인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을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에 발탁한 것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일자리 만들기와 비정규직 보호, 노동기본권 강화 등 노사관계 주요 쟁점은 노사정위에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통상임금 논란과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노동 현안이 주요 사회 의제로 떠올랐지만 노사정위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노사정위 출범 13개월 만인 1999년 2월 노동계의 한축인 민주노총이 당시 정부의 노동 정책에 반발해 탈퇴하면서 그 이후부터 반쪽 위원회로 전락해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김 내정자 또한 취임 직후 민주노총과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임기 내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노사정위가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았는데 누가 위원장이 된다고 해서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는 노사정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 출신의 김 내정자는 계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4년 2월~2006년 2월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노사정위공공특위원장, 인천지방노동위 공익위원, 한국공익정보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광장] 공직사회도 고통분담 동참해야/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직사회도 고통분담 동참해야/오승호 논설위원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지난 1998년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홍보실에 인원 감축 지침이 내려왔다. 직원 64명을 절반인 32명으로 줄이라는 내용이었다. 홍보실에서 살아남지 못한 이들은 퇴사하거나 다른 부서로 옮겼다. 홍보실 외에 구매부, 자재부 등 지원업무 부서들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다. 당시 홍보실 출신의 한 지인은 “그때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1999년부터 2000년 벤처붐이 불었을 때, 이 회사 출신들이 벤처기업을 많이 창업했다. 그러자 회사 측은 인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했다. 연말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 인력 유출을 막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 기업들은 상여금 삭감, 중복사업 통폐합을 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위기의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도 조직 혁신 등을 부단히 하지 않으면 단기간 내 무너질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공직 사회는 어떤가. 부실 덩어리 공기업들도 성과급 파티를 벌인다. 임금 모럴해저드의 극치다. 공무원들은 민간에 이래라저래라 간섭만 한다. 노사정 일자리 협약의 시행이나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노사의 비용과 고통 분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임금 삭감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현재 민간 기업의 정년은 평균 57세이지만, 퇴사하는 나이는 평균 53세다. 정년퇴직으로 직장을 떠나는 비율은 10% 정도다. 이런 관행이 이어지면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도 10명 중 9명은 56세에는 회사를 나가야 한다. 공무원들은 올해부터 정년이 60세로 늘었다. 정년 연장의 혜택을 확실히 누릴 이들은 공무원 또는 공기업 직원들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갑(甲)들이다. 공무원들은 경제가 어려워도 여간해서는 봉급이 깎이지 않는다. 2011년에는 5.1%, 지난해에는 3.5%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돈다. 올해엔 2.8% 인상됐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1%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데, 공무원 봉급은 3년 연속 물가 상승률 이상의 인상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미국 공무원들은 연방예산자동삭감(시퀘스터)으로 무급 휴가를 가고 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 S&P는 며칠 전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시퀘스터로 정부 지출을 줄인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발생 1년 전인 1996년에는 경제 주체별로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을 벌였다. 일본 엔저(低) 현상의 장기화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가계의 절약운동, 정부 조직의 생산성 높이기 등을 추진했다. 비록 이듬해 외환위기가 발생했지만, 경제 주체들의 허리띠 졸라 매기는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됐다. 1998년에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교원의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기도 했다. 청년층이나 중장년층의 일자리 만들기는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퇴직 공무원들의 산하기관 요직 장악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비리도 공무원이나 공기업 출신들이 원전부품인증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원전 마피아’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2009년에는 공직사회가 고통 분담을 선도해 주목을 받았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일자리 나누기를 합의한 노·사·민·정 대타협을 한 뒤였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급여의 일정 비율을 반납해 소외계층 지원과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섰다. 중앙 부처들도 동참했다. 일본도 동일본대지진 복구 재원 마련을 위해 2011년 공무원 월급을 삭감한 적이 있다. 국회의원 세비도 줄였다. 노사정 협약이 지난달 체결됐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노사정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대기업 사주나 노조의 양보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공직사회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osh@seoul.co.kr
  • 김한길, 갑을관계 정상화 대타협委 제안

    김한길, 갑을관계 정상화 대타협委 제안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갑을관계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또 주요 인사들의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 ‘역외탈세 및 조세도피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5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국민을 ‘갑과 을의 나라’로 분열시켜 왔다”면서 “갑을관계를 법과 제도를 통해 대등한 관계로 자리 잡게 할 때 비로소 편가르기가 아닌 사회통합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대리점 거래 공정화법’ 등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35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재벌들과 전직 대통령의 아들까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는 명단에 등장하고 있는데 이래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탱할 수 없다”면서 “저수지에는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아래 논밭은 타들어가고 있는 형상”이라고 역외탈세 진상조사 특위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위조부품 납품 논란을 빚는 원자력발전소 문제와 관련해서도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와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교안 법무장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묵살하고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재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은 법무장관 스스로 법과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강봉균 “일자리 창출 제자리 걸음” 쓴소리

    강봉균 “일자리 창출 제자리 걸음” 쓴소리

    새누리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31일 오후 경기 하남시 한국산업은행연수원에서 실시한 상임위원장·원내대표단 워크숍에서는 야권 중진인 전 재정경제부 장관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청와대 주요 수석들도 대거 참석해 경청하는 등 당·청 워크숍을 방불케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재경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전 민주당 의원은 ‘보수정당의 경제민주화 접근 방향’ 강연에서 “대선공약인 ‘민생경제’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인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의원은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 만드는데 대내외 불안요인이 겹쳐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고강도 세무조사는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최근 역외탈세 관련 대기업 조사를 비판했다. 그는 또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는 세무조사 강화인데 탈세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맞지만 세수가 모자란다고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건 맞지 않다”면서 “복지재원 조달은 세무조사 강화가 아닌 세제 개선으로 접근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경제활성화 단기대책으로는 “연말까지 한시적인 양도세 면제 대신 1가주 2주택에 대한 징벌적 양도세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전 의원은 통상임금에 대해 “우선 노사정 대타협에 부쳐 입법을 추진하는 게 순서”라고 조언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서는 “항목별로 정교하게 손질해야 한다”고 했다. 행사에는 이정현 정무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김선동 정무비서관이 참석하면서 당·청 워크숍 모양새가 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용률 70% 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

    ‘고용률 70% 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

    정부가 다음 주 초에 발표할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에 대한 군불때기가 한창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서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고용률 70%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비정규직 확충이란 손쉬운 카드로 성과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 확충 논의는 청와대가 불을 지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선진국을 보면 그런 일자리(시간제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 일자리들도 좋은 일자리들”이라고 부연했다. 28일에는 조원동 경제수석이 나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과 우리의 평균 근로시간을 비교하며 시간제 일자리 확충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조 수석은 “근로시간을 연 2100시간에서 1800시간으로 줄이면서 2100시간 일한 만큼 가져간다면 생산성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과 시간제 일자리 확충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도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에 시간제 근로자 5만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 확충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정규직’이라는 기존 일자리 기준으로는 고용률 70%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5~64세 고용률은 64.4%. 고용노동부 추산에 따르면 이를 현 정부 임기 내에 7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5년 간 238만개, 매년 47만 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매년 7%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가능한 수치다. 지난해 성장률 2%의 3.5배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4%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강조하면서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간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는 처방은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근로환경의 개선인데도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은 탓이다. 더구나 기업들에 시간제 일자리를 강요할 수도 없고, 기업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정규직 채용을 줄이면 나라 전체적으로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기 어렵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의 양에만 집착하는 대신 시간제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4대보험 보장 등 좋은 일자리로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재호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수출·대기업 위주에서 내수·중소기업의 균형성장으로 고용효과를 제고하는 게 일자리 창출의 해법”이라면서 “임금 유연화와 고용안정, 일자리 나누기 정책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유아교육기관 정보 공개해 비리 차단”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기관 비리와 관련, “특별활동 학습비 등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련 정보를 전부 공개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비리나 잘못을 바로잡는 데는 일일이 하나하나 따라다니면서 할 수 없다”며 “법도 만들고 규정도 만들어 감독하지만 그 시발점이 (정보)공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유아교육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데도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정보공개 등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유아교육비 문제 이외에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과 지방분권, 교원평가제도, 북극항로 개척 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개선과 해법을 주문했다. ‘윤창중 블랙홀’에서 벗어나 국정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창출의 포석으로는 노사 현안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고용률 70% 달성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산적해 있는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이슈들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져야만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들이 상호 신뢰와 자기 양보를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도출,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고용의 선순환 구도를 제시한 것이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노력보다는 가시적 성과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노력은 했는데 안 된다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면서 “새 정부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박 대통령은 아이와 일자리를 비유해 “아이를 튼튼하고 쑥쑥 자라게 하기 위해 정성을 다했는데도 아이가 잘 자라지 못한다면 노력한 것을 자랑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정책 실명제의 확대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 실명제를 예로 든 뒤 “다른 부처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정책 실명제 도입을 통해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고, 나중에 어떻게 잘못됐는지 과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공서열에서 탈피한 교원평가제도의 개선 방향도 주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교사가 우대받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연공서열이 아니라 학생 지도에 우수한 교사가 실질적으로 우대받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에너지, 자원개발 등 북극 정책 전반에 대한 종합 청사진을 마련토록 지시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도 중앙정부와 같은 수준으로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어린이 영어교육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어려운 집안의 어린이들도 돈 안 들이고 배울 수 있도록 TV만 켜면 얼마든지 직접 배우는 것 못지않게 습득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통상임금에서 상여금 제외해야” 윤상직 장관 발언 논란

    “통상임금에서 상여금 제외해야” 윤상직 장관 발언 논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통상임금에서 상여금을 제외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장관은 15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쉐라톤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제20회 G밸리 CEO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잠정적이라도 정기 상여금만은 통상임금에서 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임금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장관으로서 중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이 공식 행사에서 통상임금 범위에 관한 의견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13일 방미 성과 브리핑에서 “(통상임금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에서도 한참을 나아갔다. 재계와 노동계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할지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을 감안하면 중앙 부처 장관으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산업부 장관이 법원의 판결을 뒤집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낸다며 비난에 나섰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법원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판결을 내놓는 시점”이라면서 “산업부 장관이 법과 원칙을 무시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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