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타협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박영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포스트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체육회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상임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82
  • [서울광장] 산을 옮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산을 옮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이동구 논설위원

    날마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초기 현상이지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임기 내에 완전히 없애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또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함에도 결과에 대한 확신은 크지 않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틀 만인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공사 사장은 곧바로 1만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해결될 듯한 분위기다. 지자체를 비롯해 미래부 출연 연구소 등 각급 공공기관들의 비정규직 제로화 계획도 이어졌다. 한발 더 나아가 SK브로드밴드가 5200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롯데그룹도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추세라면 5년쯤이면 비정규직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더이상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물론 역대 정부의 출범 초기에도 대기업들은 수천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최근의 움직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비정규직 문제는 개선의 기미는커녕 기업과 근로자(노동조합)간의 입장 차로 갈등만 키워 왔다. 지난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영배 부회장이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며 “중소기업들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비정규직을 위해 정규직에 고통 분담을 요구한다면 조만간 노동조합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게 뻔하다.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만 없는 일이다. 앤 크루거 전 국제통화기금 수석 부총재는 한 포럼에서 “한국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노동시장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량해고 등 노동시장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고용 불안과 임금 격차 해소에 있다. 이에는 돈이 필요하다. 자금 사정이 좋은 공기업과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업체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에 나서고 싶어도 능력이 없다. 따라서 하청 단가를 현실화해 주는 것은 임금 격차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제도적,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한 부분이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제로화도 낙관하기 어려운 게 바로 돈(예산) 문제 때문일 것이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이낙연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법은 (임금·고용)차별 해소에 있는데 정부는 이에 필요한 비용부담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역대 정부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원칙론에 발목 잡혀 허송세월만 한다면 이번 정부에서도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장담할 수 없다. 세제 혜택이나 재정 지원 등 정부가 할 일을 먼저 해 놓고 기업과 근로자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에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나서는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게 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근로방식개혁안’을 마련,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 등 큰 틀만 제시하고 기업과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근로 형태를 결정하도록 해 양쪽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것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정책 추진 의지가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규제 전봇대, 박근혜 정부의 푸드트럭 등은 새 정부 출범 당시 상징적인 정책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면서 용두사미로 끝났다. 비정규직 문제 또한 정권 출범 초기의 반짝 관심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 추진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yidonggu@seoul.co.kr
  • [사설] 인센티브 주며 고용창출 자율 참여 유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매월 개별 기업별로 재계의 일자리 동향을 보고받겠다고 밝혔다. 공공 부문에 이어 대기업들의 일자리 만들기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다. 일자리 창출이 공공 부문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은 민간 영역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일자리 상황판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늘리고, 줄이고, 높이고’ 정책의 압축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일자리는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은 높여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이다. 아무래도 대통령이 직접 매일 수치를 확인하게 되면 단순히 보고받고 지시하는 것보다 일자리 정책을 더 고민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용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고용시장의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는 일은 지표 확인만으로는 어렵다. 현장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고용 동향까지 챙기겠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음을 의미한다. 청년실업률은 11%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이나 취업 활동 중단자까지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24%다.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추정한 실제 청년 체감실업률은 무려 34%다. 청년 셋에 한 명이 사실상 백수다. 대기업의 일자리 동참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보는 이유다. 그러나 재계의 고용 창출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제하기보다 기업들의 자율 참여로 이뤄지는 것이 옳다.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 기업이 인센티브를 확연히 많이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세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제도 등을 확 뜯어고칠 때가 됐다. 지금까지는 국내에 연구개발(R&D) 인력을 남기고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도 R&D 세액공제 혜택을 줬지만 이제는 국내 일자리 창출 기업에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 고용 창출 실적에 따라 법인세를 차등화해 일자리 창출을 물 흐르듯 유인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일이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는 무엇보다 대기업 노조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일자리위원회에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을 모두 참여시켜 머리를 맞댈 것을 당부한다. 일자리위를 당분간 임시 노사정위원회처럼 운영해 ‘노사정 일자리 대타협’을 이끌어 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만하다. 일자리 만들기에 기여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은 그간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법안 처리에서부터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의료 등 부작용과 시비의 소지가 큰 조항은 빼더라도 법안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통과시켜 교육·관광 등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길 바란다.
  • 文대통령 “임기 내 공공 비정규직 제로 시대”

    文대통령 “임기 내 공공 비정규직 제로 시대”

    첫 외부 행사로 인천공항공사 방문…“정규직 전환 실적, 경영평가에 반영” 실태조사·구체적 로드맵 마련 지시…인천공항공사 “연내 1만명 정규직화”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도록 기획재정부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찾아가는 대통령 1편,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어서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로 사회통합을 막고 있고,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천공항공사 방문은 취임 후 첫 외부 공식 일정이자 현장 방문이란 점에서 비정규직 해결을 위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절반 정도는 비정규직이고,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이 100만명 정도 늘었다”면서 “새 정부는 일자리를 통해 국민 삶을 개선하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비정규직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안전과 생명 관련 업무 분야는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겠다”며 “출산이나 휴직·결혼 등 납득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하반기 중에는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 고통 분담과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에 부담될 수도 있고, 노동자의 경우에도 기존 임금구조를 그대로 가져간 채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초과 노동 수당으로 유지했던 임금이 줄어들 수 있어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자들께서 한꺼번에 다 받아 내려고 하진 마시고 차근차근히 해 나가면 임기 중에 확실하게 바로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운영평가 원칙과 기준을 전면 재조정해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가점 대상이 될 수 있게 함으로써 비정규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현장간담회에서 “금년 내 인천공항공사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임기 안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열겠다”

    문 대통령 “임기 안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인 12일 첫 외부 공식 일정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임기 안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면서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인천국제공항 4층 CIP 라운지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어서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로 사회통합을 막고 있고, 그 때문에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전체 노동자의) 절반 정도는 비정규직이고,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이 100만명 정도 늘었다”고 지적하면서 “새 정부는 일자리를 통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경제를 살리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는데,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일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안전과 생명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겠다”면서 “출산이나 휴직·결혼 등 납득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전부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인천국제공항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직원 7400여명(2015년 6월 기준) 중 약 84%(6300여명)가 외주업체에 소속돼 있다. 특히 보안경비(대테러 업무, 폭발물 반입 차단 등), 순찰, 소방 등 안전 관련 업무는 인천공항공사가 위탁계약을 한 민간업체 직원들, 즉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맡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기본적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관련기사 공항 불나도 문고리 못 따는 ‘하청’소방대).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더 늘리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방안이 쉬운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업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노동자의 경우에도 기존 임금 구조를 그대로 가져간 채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그간 초과노동 수당으로 유지했던 임금이 줄어들 수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해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적어도 하반기 중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약으로 본 문재인 시대의 과제와 변화] 아동수당 10만·기초연금 30만원… 年7조 ‘재원 로드맵’ 짜야

    [공약으로 본 문재인 시대의 과제와 변화] 아동수당 10만·기초연금 30만원… 年7조 ‘재원 로드맵’ 짜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교육제도를 크게 흔드는 교육 공약을 많이 내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를 비롯해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일부 공약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리는 부분은 대입제도 개선이다. 문 대통령은 대입전형을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수능으로 단순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입 기준 전체 선발인원의 3.7%를 차지하는 논술전형과 8.5% 수준인 실기전형을 점차 없애겠다는 뜻이다.[교육] 외고·자사고 일반고로 전환 수능 절대평가 논란 불가피 현재 중3 학생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능은 9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5등급의 자격고사로 바꾼다. 현재 수능에서 영어와 한국사만 절대평가인데, 국어와 수학 영역은 물론 새로 도입하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도 절대평가가 될 수 있다. 전면 도입할지, 부분 도입 후 전면화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모든 영역을 한꺼번에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달 공청회에서 절대평가 단계적 도입을 비롯한 3개 정도 방안을 내놓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올 7월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선거 캠프 관계자도 “일부 언론에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전면적으로 도입한다고 하는데,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다. 단계적 도입도 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시의 축인 수능 절대평가, 나아가 자격고사화까지 예고되면서 수능의 영향력은 앞으로 약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에 무게중심이 급격히 쏠릴 가능성이 크다. 고교 수업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고교 학점제’ 도입도 예고했다. 초·중·고 필수교과를 최소화하고 학생이 원하는 교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다. 4단계에 걸쳐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대입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지금 고교 체제에선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대입 경쟁 완화의 연장선에서 고교 체제 개선도 내놨다. 외국어에 특화된 인재를 기르는 외고,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주는 자사고가 대입에만 몰입한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는 물론 입학을 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대선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우선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외고와 자사고가 자율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도록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학교 지원도 눈에 띄는 공약이다. 문 대통령 교육 공약을 설계한 김상곤(전 경기도교육감) 공동선대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학생부 교과·학생부 종합전형 강세와 맞물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만 환영받는 혁신학교가 고교에서도 늘어날지 주목된다. 영유아 단계에서는 ‘국가 책임 강화’를 강조했다.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 비율을 늘려 원아 수용률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비용 부담 갈등으로 ‘보육대란’을 촉발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비용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학생 간 학력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교과목 수업에 교사 2명을 배치하는 ‘1수업 2교사제’ 도입도 지켜볼 만하다. 사범대 등에서 교직이수 중인 예비 교사 인력을 활용하는 등 초·중·고 교사 수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학교에서 기초학력 낙오자가 없도록 학부모, 교사, 학생 면담을 의무화해 개인별 맞춤 학습을 지원하고 학습 지원 전문교사와 학습지도팀을 자체적으로 구성하도록 한다. 지난해부터 전면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진보와 보수 모두 환영하는 정책이다. 문 대통령도 꾸준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의 기능 개편도 예고했다.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로 이양하고, 교육부 기능은 고등·평생·직업교육 중심으로 축소·개편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교육회의를 구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법률 개편을 통해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의 기능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복지] 육아휴직 급여 2배 인상… 저출산 해결에 집중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복지 과제는 ‘저출산’이다. 지난 10여년간 저출산·고령화 분야에 100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7명에 그쳤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고령화 국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2007년 1.25명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후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따라서 해마다 초라한 성적표를 내고 있는 저출산 대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모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동수당’ 신설을 공약했다.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한 뒤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관련 법안을 입법하고 내년 하반기 수당 지급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을 전체 아동의 40%까지 끌어올리고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 2배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은 첫째 아이 100만원, 둘째는 200만원인데 내년부터는 모든 육아휴직 급여를 200만원으로 통일한다.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하기 위해 자녀 수에 상관없이 부부가 육아휴직을 연속으로 사용하면 6개월까지 최대 200만원을 제공하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을 빚었던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부담한다. 어린이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은 현행 20%에서 5%로 낮춘다. 다만 아동수당과 육아휴직 급여 확대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해 재정지출 개혁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추진할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동수당에는 연평균 2조 6000억원, 육아휴직 확대에는 4600억원이 소요된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확대에도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특히 육아휴직 급여는 일반 예산이 아닌 근로자와 기업이 부담하는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하고 있어 기금 고갈 우려도 나온다. 일단 문 대통령은 재정 압박을 줄이기 위해 모든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출산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 칼퇴근법 제정 등 노동정책과 병행해야 하는데, 재정 여건과 반발 여론 때문에 여러 정책의 추진 시점이 일치되지 않을 경우 효과가 낮을 수 있어 추진 시점 조절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8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최장 24개월 동안 임금 삭감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연근무를 시행하는 방안 등 보완 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고령화 대책도 예산 부담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 월 20만원에서 내년 25만원, 2021년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지급액이 깎이는 제도도 고쳐 국민연금을 얼마나 받든 기초연금 30만원은 보장한다. 노인 치매 의료비는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한다. 여기서 기초연금 인상에만 연간 4조 4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인 소득 확보 등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우선 재정을 투입하고 보다 많은 전문가를 동원해 정책 효과와 추진 시점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정책 강화를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국민들의 ‘증세 공포’를 어떻게 완화하느냐도 핵심 과제다.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등을 지방정부에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갈등이 촉발되지 않도록 증세 로드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방산 비리 조사와 최순실·해외자원개발 예산을 대폭 감축하는 방식의 지출 개혁으로 연평균 22조 4000억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세금은 6조 3000억원만 더 걷겠다는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노동]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1만원… 사측 반발 클 듯 문재인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노동 분야 핵심 과제는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처우 개선으로 요약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 코스타리카(2230시간)에 이어 3위를 기록할 만큼 장시간 근로가 만연한 상태다. 특히 운송, 방송, 사회복지서비스 등 특례업종 근로자가 200만명에 이르고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시간 제한 규정에서 예외로 분류돼 있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은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합한 52시간이지만, 정부 행정지침상 휴일근로 16시간을 포함하면 최장 68시간을 일할 수 있다. 장시간 근로는 일·가정 양립에도 악영향을 미쳐 만혼과 비혼, 저출산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우선 근로기준법 개정안 입법 등을 통해 1주일 근로시간 상한선을 52시간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만약 야당 반대로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어려울 경우 행정지침 폐기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근로시간 상한선 해석은 대법원에도 계류돼 있다. 정부는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와 연차휴가 사용 촉진도 추진한다. 이런 방식으로 5년 임기 안에 근로시간을 1800시간 이내로 줄인다는 목표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가장 큰 걸림돌은 경영계의 반발이다. 경영계는 2015년 노사정 대타협에서 이미 합의했듯이 기업 규모에 따라 2020년까지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고 이후 4년 동안 특별연장근로를 주당 8시간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들도 근로시간 단축이 인건비 증가와 구인난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반발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 대책과 여론 조성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여론을 감안해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근로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에 따르면 연평균 최저임금은 15.7%씩 인상하도록 돼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6470원인 만큼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내년도 최저임금은 7486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6.0~8.1%였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과 마찬가지로 경영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침체의 중심에 있는 소상공인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988년 발족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사례가 7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해마다 노사 마찰이 심했던 만큼 어느 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하락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마찰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청년, 노인 등 노동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정책도 경영계와의 마찰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8%로 2014년 이후 3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대기업에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을 부과하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도 약속했다. 아울러 정원의 3%를 채용하도록 하는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 비율을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5%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기 위해 ‘희망퇴직남용방지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65세 이상 노인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노인 일자리 수당은 2020년까지 월 40만원 수준으로 인상한다. 유해·위험한 작업의 사내 하도급을 전면 금지하고 비정규직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이 노동조합 대신 가입할 수 있는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도 추진한다. 이런 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은 대체로 우호적이지만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경영계의 반발 등 험로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2015년 대타협처럼 정부 주도로 끊어진 노사정 대화 채널을 하루빨리 복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이 지난해 1월 정부의 양대 지침 발표에 반발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1년 넘게 노동계와 정부의 대화는 중단된 상태다. 여당은 지난해 정부에 일반해고 등을 담은 양대 지침 폐기를 요구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통합정부 추진위원회 출범…“보수 진보 뛰어넘어 정의 바로세울 것”

    통합정부 추진위원회 출범…“보수 진보 뛰어넘어 정의 바로세울 것”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3일 당사에서 박영선, 변재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정부 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자문위원단장으로, 새누리당 3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희수 전 의원이 부단장으로 함께 한다. 문 후보는 “대통령 스스로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세워야 한다”며 “또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인재들을 폭넓게 기용해 국민대통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이날 통추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문 후보가 제안하는 ‘통합정부’는 △각 부처는 장관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장관책임제’ △내각은 총리 중심으로 연대책임을 지는 ‘연대책임제’ △국정의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감당하는 ‘대통령책임제’로 운영된다. 박 공동 추진위원장은 “지역간·세대간·노사간 갈등을 청산하고, 사회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 국정농단세력은 엄히 책임을 묻되, 국민통합의 가치는 지켜야 한다”며 “민주당은 모든 세력, 모든 지역, 모든 세대가 참여하는 ‘용광로 정부’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추진위원장은 “다른 정당이라 하더라도 통합과 개혁의 대의에 동의하는 좋은 분들은 모셔와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 ‘통합드림팀 국민내각’으로 대한민국의 르네상스를 열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의 인사기득권을 내려놓고 문턱이 낮은 정부, 누구에게나 열린 원형정부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경제’는 허망인가/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촛불경제’는 허망인가/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5월 1일 노동절에 청년들이 대학로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파업’ 시위를 한다. 세 대선 후보는 2020년까지, 다른 두 후보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삼포족을 빨리 면하고 싶어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2022년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한 후보는 ‘그럼 대선 출마도 2022년에 하시라’는 비아냥을 알바 청년에게 들었다. 촛불혁명으로 단죄된 정경유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금의 대선 국면에서 이 적폐를 청산하려는 단호한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후보들의 공약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관한 부분은 아예 없거나 ‘순환출자 금지’를 포기해 약화되거나 오히려 ‘재벌 청부입법’으로 비난받는 ‘규제프리존특별법’ 찬성으로 역행하고 있다. 국회에 설치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의 논의에서도 기본권, 지방분권, 권력구조에 관심이 집중돼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은 실종됐다. 오히려 경제민주화 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제119조를 개정하려다 자칫 개헌 자체가 안 될 수 있다는 패배주의적 자기 검열의 분위기가 강하다. 두 유력 후보가 이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힌 개헌에 대한 입장에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차기 정부에서도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가 그다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다. 하지만 돌이켜볼 때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에 현행 헌법이 원인(遠因)으로 작용했다면 개헌은 이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 당연히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이 장치 없이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분산된 정치권력으로 집중된 경제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버거운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수출 주도 경제성장의 기조가 지속되는 한 한국 경제는 재벌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수출 주도 경제성장은 불가피하게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래서 임금에 대해 주로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미국 다음으로 불평등이 심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수출산업의 낙수 효과도 미미하다. 수출입은행의 2016년 비공개 연구용역 ‘수출의 국민경제 파급 효과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수출 대기업의 매출액 1% 증가에 따른 하청업체의 매출액 증가는 1000분의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는 ‘글로벌 아웃소싱의 증가, 부당한 납품 단가 인하 요구의 지속, 그리고 하도급 기업 간 경쟁 심화 등’이 지적됐다. 지난 몇 년 사이에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경고도 여기저기서 울리고 수출 주도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자 정부도 내수를 진작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에서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공무원의 금요일 4시 퇴근까지. 경총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5월 초 징검다리 연휴에 종업원들이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연차 사용을 적극 허용하라고 회원사들에 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정작 절박한 소득 증대가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은 시간이 없거나 값이 비싸서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 아니라 쓸 돈이 없어서 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백화점들이 ‘이래도 안 살래’식 대규모 할인행사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롯데백화점이 진행한 봄 정기세일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2.1% 줄어든 실적을 냈다. 미시경제학의 수요 법칙이 효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의 논리가 아니라 국민 경제의 논리에 따라서 소득 증대에 힘을 써야 하는 이유다. 그 핵심에 임금소득이 있다. 한국 경제의 미래 비전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대선 후보들은 정부 주도론과 민간 주도론으로 다투고 있지만 그 원조에 해당하는 독일의 4차 산업혁명은 산학연정노의 사회적 대타협 프로젝트다. 여기에는 ‘산업 4.0’뿐만 아니라 ‘에너지 4.0’, ‘농업 4.0’, ‘물류 4.0’, ‘노동 4.0’, ‘공동결정 제4.0’ 등이 동시에 포함돼 있다. 우리가 기술에 관심을 집중하는 사이 독일은 사람에, 노동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살아 있는 노동이 배제된 4차 산업혁명은 반인간적이다. 사람을 살리는 경제를 살려야 하지 않을까.
  • 홍석현 “문재인과 최근 만남…외교특사라면 내각참여 가능”

    홍석현 “문재인과 최근 만남…외교특사라면 내각참여 가능”

    홍석현 전 중앙일보, JTBC 회장은 지난 1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났다면서 “만약 평양특사나 미국특사 제안이 온다면 그런 것은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대통령 출마설이 돌던 홍석현 회장은 최근 손석희 JTBC 앵커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나게 하려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면서도 “내 느낌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후보는 요즘 하는 게 조금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40석을 가진 당의 안철수 후보보다는 120석을 갖고 있는 당의 문재인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나라로서는 더 안정적이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회장은 문재인 후보와 최근 점심을 함께 했고 그 자리에서 문 후보로부터 내각 참여를 제안받았지만, 장관이 아닌 특사로서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라가 위기인 만큼 통일이나 외교문제 등에 대해 조언은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이후 행보에 대해 “싱크탱크를 만들어 국정현안에 도움을 주고 우리사회의 여러 갈등을 치유하는 사회적대타협에 앞장서겠다”면서 정치인 혹은 조언자 두 길을 놓고 고민하고 있으며, 광의의 정치인으로 불리는 것은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박근혜, 이재용에 “손석희 교체하라” 압박했다[영상]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기업 기부 새틀 짜자] 깜깜이 기부엔 ‘채찍’… 작은 금액도 성실 공시 땐 ‘당근’을

    [기업 기부 새틀 짜자] 깜깜이 기부엔 ‘채찍’… 작은 금액도 성실 공시 땐 ‘당근’을

    우리 사회의 반(反)기업 정서가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이 재단을 세워 사회에 환원한다 해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대다. 일정 부분 기업이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과도한 기업 때리기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잘못한 기업에는 ‘채찍’을 가하더라도, 잘하는 기업에는 ‘당근’을 더 줘 선순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성숙한 기부 문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서울신문이 14일 공익법인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를 통해 기업재단 운영 현황을 받아본 결과 407개 기업 재단 중 성실 공시를 한 곳(별 5점 법인)은 19곳(4.68%)이다. 그러나 학교·의료법인, 기부금 3000만원 미만 법인 등 평가 제외 법인이 241곳에 달해 이들 법인을 감안하면 투명하게 운영하는 재단은 더 많아진다. 한 예로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두산연강재단은 기부금 수입이 3000만원 미만에 해당돼 평가 제외됐지만 재단들 사이에서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재단 이사장의 행보도 직함만 이사장인 다른 기업 총수와는 사뭇 다르다. 박용현(전 두산그룹 회장) 재단 이사장은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사 학술시찰 사업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물론 운영이 투명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공시를 하는 곳도 있다. LG연암문화재단, 롯데장학재단은 고유목적사업비, 관리 및 모금 비용 등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평가 대상에서 유보됐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15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긴 했지만 전문만 공개돼 구체적 내용은 확인이 안 된다. 기업 재단이 ‘깜깜이 기부’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권오용(효성 고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는 “사업비 지출에 어려움을 겪는 재단에 대해선 인수합병(M&A)을 허용해 재단의 규모를 키우고, ‘의무지출제’를 도입해 기본 자산의 5%가량은 의무적으로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업 재단이 활성화되려면 주고받기 식의 ‘빅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업의 상속세 부담 등을 경감시켜 주고 경영권을 안정화시켜 주는 장치를 허용해 준다면 기부는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 재단이 기업을 지배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단이라는 영속성을 가진 법인이 기업을 보유하면 기업 해체로 인한 고용 불안을 미리 막고, 지분 축소에 따른 경영권 위협 등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 전제 조건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다. 독일의 칼 자이스 재단, 스웨덴 발렌베리 재단 등이 대표 사례다. 고상현 대구대 법과대학 교수는 “기업은 사회 전체의 자산”이라면서 “비영리법인인 재단이 기업을 운영하면 사회와 공유하는 접점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최중경(전 지식경제부 장관)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여전히 우리 기업들은 ‘패밀리’ 중심의 경영을 한다”면서 “재단의 기업 지배 허용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In&Out] 근로시간 단축, 완충장치가 필요하다/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In&Out] 근로시간 단축, 완충장치가 필요하다/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근로시간 단축이 다시금 우리 노동시장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명분에 더해, 근로시간 총량을 제한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란 기대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성장과 투자,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정공법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그만큼 우리 일자리 상황이 시급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우리 실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매우 긴 편에 속한다.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어 왔지만, 장시간 근로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단기 압축성장의 디딤돌이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장시간 근로가 우리 경제의 취약점인 낮은 노동생산성과 부족한 유연성을 보완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31.8달러)은 OECD 35개국 중 29위로 미국 노동생산성(62.9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2015년 기준). 이렇듯 낮은 생산성과 불경기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절반으로 줄어도 고용 조정이 불가능한 높은 고용 경직성하에서, 산출량을 조절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초과 근로였던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초과 근로는 근로자들이 추가 소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우리 근로자들, 특히 제조업 근로자들은 비교적 높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하고 남성 외벌이 중심 가계, 높은 사교육비와 주거비, 노후대책 불안 등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일해서 소득을 높이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이에 더해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 국제노동기구(ILO) 권고보다 2배 높게 규정된 초과 근로 할증률 등 과도한 금전보상 제도가 장시간 근로를 유인하는 기제로 작용해 온 것 역시 현실이다. 이외에도 낮은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이 우리 근로시간을 더욱 길어 보이게 한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우리나라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은 10.6%로 일본(22.7%), 영국(24.0%), 네덜란드(38.5%) 등과 비교해 크게 낮다. 파트타임 비중이 낮다는 것은 국제 비교 시 근로시간이 상대적으로 과대 계상됨을 의미한다. 이른바 ‘평균의 오류’이다. 간단하게 우리나라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이 일본 수준이라고 추정하면, 전체 근로시간은 현재 2113시간(취업자 기준)에서 1940시간대로 줄어든다. 이렇듯 복합적 요인에 의해 정규직 위주로 장시간 근로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현실과 노사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근로시간 단축 입법은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만성적 인력난과 재정 여력이 취약한 중소·영세사업장은 초과 근로마저 과도하게 제약할 경우 생존기반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근로자들 역시 급격한 소득 감소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근로시간을 단축해도 생산량을 유지하고 근로자의 총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 처방은 생산성 제고뿐이다. 기업은 설비와 인력의 최적 활용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고, 근로자는 업무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 임금 체계 합리화도 필요하다. 단순한 근로시간이 아닌, 성과에 따른 보상이 가능한 임금 체계가 작동해야만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작금의 어려운 고용 상황에서 조금씩이라도 근로시간과 초과 근로수당을 줄이고 그만큼 고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 역시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는 기업과 근로자의 선의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 근로시간이 아직도 길고, 이를 줄여 나가야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시장에 급격한 충격을 주는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법정 근로시간 단축 시에는 한시적 특별연장근로 허용,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다양한 제도적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 노사정 대타협의 로드맵을 제쳐 두고 서둘러 강제하려다 산업현장의 갈등만 야기하는 실책은 곤란하다.
  • 김종인-홍석현-정운찬, 전격 조찬 회동…비문연대 가동?

    김종인-홍석현-정운찬, 전격 조찬 회동…비문연대 가동?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 3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전격적으로 조찬회동을 했다. 세 사람은 ‘비문연대’를 비롯한 대선 정국에 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세 분이서 오늘 (예정 없이) 급히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구체적인 논의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5월 9일 ‘장미 대선’을 앞두고 반문(반문재인) 빅텐트를 비롯해 이른바 ‘슈퍼 위크’ 이후의 대선 정국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 역시 대선에서 독자 출마를 선언했으며, 홍 전 회장도 최근 각종 강연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에 힘을 모으겠다”며 사실상 대선 정국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뜻을 내비친 바 있어 이들의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은 지난 23일 양자 회동에서 “내달 15일 전 중도·보수 단일화 후보를 낼 수 있다”며 반문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선 정계개편에 나선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지난 17일 홍 전 회장과 회동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최근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홍 전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총 “근로시간 단축법안, 중소·영세기업에 더 타격”

    경총 “근로시간 단축법안, 중소·영세기업에 더 타격”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23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 법안’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2015년 노사정 대타협은 2012년부터 3년간 수차례 합의 실패를 경험한 후 치열한 논의와 상호 양보를 통해 어렵사리 도출한 성과”라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방향은 합의 전 노동계가 요구했던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는 노사정이 2014년 12월부터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서로 조금씩 양보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해보자며 120여 차례 머리를 맞대 도출한 노사정 대타협을 국회가 거꾸로 돌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2019년 1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 2021년 1월부터 300인 미만 기업에서 1주일 근로시간 한도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 줄어드는 ‘정무적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추가 근로’가 유용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2015년 노사정이 1주 근로시간 한도를 5~8년에 걸쳐 68시간→60시간→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줄여가기로 했고, 1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 허용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국회는 법을 통과시키면 그뿐이지만 임금감소와 추가 고용의 부담은 고스란히 노사가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방식의 근로시간 단축은 대기업보다 중소·영세 기업에 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조기 대선체제에 돌입하면서 각종 선거정책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 근로자 이사제, 근로시간 단축, 재벌개혁 등 각종 정책공약이 남발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주68→52시간 ‘쉼’ 있는 노동을”… 추가고용·임금 해법엔 ‘쉿’

    [대선이슈 집중분석] “주68→52시간 ‘쉼’ 있는 노동을”… 추가고용·임금 해법엔 ‘쉿’

    ‘연간 2113시간’. 한국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이다.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인 1766시간보다 347시간이 길며, 2113시간을 하루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으로 나누면 OECD 평균보다 두 달을 더 일한다.‘3061명’, 최근 5년간 과로사로 추정되는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규모다. 연평균 600명에 이르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로자살’ 사건도 속출하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내세운 ‘저녁 있는 삶’이란 슬로건이 직장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만큼 쉼에 대한 바람은 절절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사회의 노동시계는 주5일제가 도입된 2004년에 멈춰 있다. 수년간 쳇바퀴만 도는 ‘쉼 있는 노동’ 논의에 다시 불을 댕기려면 이전의 감성적 접근법에서 벗어나 기업과 근로자를 모두 고려한 현실적이고 치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최대 주 68시간인 근로시간을 현행법 취지대로 주 52시간으로 줄이자는 데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후보 모두가 동의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육아시간을 확보해 저출산 문제까지 해결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새로운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법정 노동시간 초과 사업장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연 근로시간 1800시간대’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칼퇴근법’을 제정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특히 칼퇴근 뒤 근로일 사이에 ‘최소휴식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를 약속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야근 없는 날’을, 손학규 전 대표는 정시 퇴근제, 최소 휴식시간제, 노동시간 상한제를 묶은 ‘저녁 있는 삶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선 같은 공약이다. 하지만 근로시간을 줄였을 때 사용자 측엔 추가 고용이, 노동자 측엔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난제에는 누구도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 주당 근로시간을 최대 52시간으로 정하자는 게 대선 국면에서 새롭게 제기된 논의는 아니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주당 52시간 근로시간을 규정한 법안이 발의됐고 현재 소관 상임위에서 장기 표류 중이다. 대선 주자들의 결심이 확고하다면 지금이라도 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년에 1년은 쉬자는 ‘전 국민 안식년제’ 공약을 내놨다. 그는 20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대선 때 저녁 있는 삶에 ‘심쿵’하게 공감을 얻었다면, 국민 안식년제는 그런 공감의 실천 행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대타협을 통해 실현 가능한 대기업과 공공 분야부터 안식년제를 도입해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한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나온 공약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지만 일부에선 공약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근로자 평균 근속 기간은 5.6년으로, 10년 일하고 1년 안식년을 가질 수 있는 근로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10개월 단위로 쪼개 근로계약을 맺는 얌체기업들이 적발되는 와중에 경영진의 ‘선의’에 기대 유급 안식년(월)을 근로계약서에 넣는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노조 조직률은 10.2% 수준으로, 사측과 ‘대타협’할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는 그림의 떡이다. 일자리 자체가 불안한 비정규직에게는 더욱 그렇다. 다만 사회적 관심을 촉발하고, ‘성실이 곧 직장인의 미덕’이란 통념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대선 주자들의 쉼 있는 노동 공약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족과 도란도란 모여 앉아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소박한 일상이 왜 사치인지에 대한 물음이 시작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22조 탕감”, “1년 안식년” 실현 가능성 얼마나 큰가

    대선 주자들이 또 선심성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어 우려스럽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달콤한 유혹에 유권자들은 이미 짜증을 낼 정도로 식상해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그저께 제시한 ‘가계부채 7대 해법’에 따르면 가계부채 총량관리제를 통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빚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장기연체금 등 22조원이 넘는 부채를 탕감해 203만명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자율 상한을 현행 25%에서 20%로 내리는 방안도 내놨다. 우리 경제의 위협 요소로 꼽히는 가계부채에 대해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 것은 유력한 대선 주자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 보지 않은 장밋빛 공약을 내놓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선 22조원이란 큰 금액을 탕감해 주려면 금융기관의 손실과 성실한 금융 소비자의 희생을 요구한다. 부채 탕감이 실현된다고 해도 1344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규모를 고려하면 일과성 고육책에 불과하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현 정부의 두 비율 완화 정책을 공격하던 민주당이었다. 근본을 무시한 처방은 선거를 기다리며 부채를 갚지 않으려는 모럴해저드를 부추기는 부작용만 키울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전 국민 안식제’도 시선이 곱지 않다. 10년을 일하면 1년을 쉬게 하자는 데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재원 마련을 위해 2~3년간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방안에 수긍할 수 있는 근로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안 지사가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사회적 대타협’은 노사정의 관행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 아닌가. 다른 대선 주자들이 제시한 모병제, 군 복무 기간 단축, 기본 소득제 등도 선심성 공약으로 비친다. 우리 국민은 정치인을 크게 믿지 않는다. 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정치인들은 나라 걱정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직업군별 신뢰도 조사에서도 정치인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꼴찌다. 정치인들이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았기에 빚어진 정치 불신 풍조다. 대선 주자라면 실현 가능한 국가 백년대계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5·9 장미대선] 安 “문재인 대세론 존재하지 않아” 10년 일하면 1년 유급휴직 공약도

    [5·9 장미대선] 安 “문재인 대세론 존재하지 않아” 10년 일하면 1년 유급휴직 공약도

    문재인에 공세 강화 ‘경선 흔들기’ 이재명도 끝장토론 거부 文 비판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정면 공세를 통해 경선 판도를 흔들려 하고 있다. 마침 ‘선한 의지’ 발언으로 하락했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반등 기류를 보이고 있다. ●박수현, 文캠프 향해 “적폐 어른거려” 안 지사는 16일 서울 문래동 JK아트컨벤션에서 열린 ‘유권자 시민행동’ 초청강연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이야기하는데 문재인 대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단 한 번도 민주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지지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안 지사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문 전 대표가 김종인 전 의원 등 탈당한 사람들을 향해) 개혁에 동의하지 않아서 나갔다고 하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 캠프 박수현 대변인도 이날 문 전 대표 경선캠프 특보단을 겨냥해 “청산해야 할 적폐들이 어른거린다”며 거칠게 비판했다. 안 지사는 그동안 문 전 대표에 대한 정면 비판을 자제하며 비교적 ‘점잖은’ 비판으로 일관해왔다. 그런데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권역별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적극 공세로 태도를 바꾸며 전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안 지사의 의원멘토단 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도 이날 전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 이후 안희정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추격세를 주목해달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종복 충남벤처협회장 등 충남지역 기업인 248명도 이날 안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또 그동안 다른 후보에 비해 정책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던 안 지사는 이날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10년을 일하면 1년을 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 국민 안식제’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전방위적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모습이다.●이재명 “현 토론방식은 생각 못 읽어” 한편 정책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17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4차 합동 토론회를 앞두고 끝장 토론 등을 거부하는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 시장은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 자체를 읽어 낼 수 없는 방식이라 토론이 아니다. 학예발표회”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안희정 정책 공개…“10년 일하면 1년 유급휴식”

    안희정 정책 공개…“10년 일하면 1년 유급휴식”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시대교체’를 내걸고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이 담긴 정책을 공개했다. 안 지사는 16일 국회에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5대 기조 아래 13가지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안 지사가 이날 발표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과로 시대에서 쉼표 있는 시대로’라는 주제 아래 내건 ‘전국민 안식제’다. 안 지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10년을 일하면 1년을 쉴 수 있는 ‘전국민 안식제’를 만들겠다”며 “회사 눈치 보지 않고 학습·여가·돌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2∼3년간 동결해 재원을 마련하면 10년 근무 뒤 1년을 유급으로 쉬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공공부문에 이 제도가 안착하면 사기업 등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 측에 따르면 임금동결에 따른 재정감축분을 신규채용과 비정규직 지원에 사용해 ‘전국민 안식제’에 뒤따르는 결원을 보충한다는 방침이다. 민간기업은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이 제도를 확산하되 10대 재벌 기업, 상호출자제한그룹군, 금융기관 순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단 기업의 경영환경과 근속년수에 따라 7년 근무 후 1년 휴식, 5년 근무 후 6개월 휴식 등의 형태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안 지사 측 정책단장인 변재일 의원은 “‘전국민 안식제’는 대량실업과 청년실업이 문제인 상황에서 ‘일자리 나누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지속해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주4일 근무제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가 재원 없이 안식제를 도입할 수 있겠느냐는 평가와 함께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안 지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외교·안보 사안을 초당적인 국가안보최고회의에서 논의해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안 지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도 신설해 중앙-지방 간 격차도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안 지사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도입해 특권 없는 법치국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한 강연에서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관련해 “공정과 투명 등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부패의 고리가 없어진다”면서도 “이걸 잡으려고 또 수사처를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라고 비판한 것과는 결이 다른 정책이다. 안 지사는 기자들을 만나 “당시 공수처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었다”며 “공수처 설치를 약속한 당론에 특별히 무리가 없어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순환출자 등을 근절해 재벌 체제를 개혁하고 공정노동위원회와 노동법원을 설립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치분권 시대를 구체화할 공약으로는 9개 지방 거점국립대학을 시작으로 모든 지방 국공립대학의 학비를 무상으로 하는 것을 비롯해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연정만이 대개혁 해법”…안희정, 민주당 경선후보 등록

    “대연정만이 대개혁 해법”…안희정, 민주당 경선후보 등록

    안희정 충남지사는 13일 ‘대개혁·대연정·대통합’을 앞세워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안 지사는 이날 민주당 경선후보 등록 절차를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롭게 하나되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며 “바로 대개혁·대연정·대통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지사는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 우리 사회에는 청산해야 할 수많은 적폐들이 있다”며 “낡고 부패한 관행과 의식이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대개혁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19대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가름할 중요한 계기가 바로 이번 민주당 경선”이라며 “민주당이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분열과 고립의 수렁에 빠져있을 것인가가 경선 결과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합을 통해 안보위기를, 대연정을 통해 정치위기를,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희정의 승리는 안희정 캠프의 승리가 아닌 민주당의 승리, 더 나아가 민주당의 승리를 넘어 국민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임박한 탄핵 선고, 차분하게 ‘결정’ 기다리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최후 심판의 날’이 임박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9일 탄핵 소추를 의결한 지 90여일 만에 탄핵 심판 사건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인용이냐, 기각이냐의 결정만 남겨 둔 셈이다. 헌재는 어제 평의를 통해 탄핵 선고 기일을 지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고 기간이 길수록 찬반 세력들이 더 민감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기일 공개를 미루기로 했다고 한다. 헌재가 최종 선고일에 심판정 생중계를 허용한 것은 국민의 높은 관심을 고려한 조치로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탄핵 선고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여론이 한층 들끓을 것이란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탄핵 정국 전개 과정을 미뤄 볼 때 정치권과 찬반 세력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헌재를 압박하고 나설 것이다. 자신들 쪽에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내고 심판 이후 불복의 명분을 만들어 내려는 의도가 있음이 물론이다. 어제도 서울 재동 헌재 주변은 즉각 탄핵 촉구 회견과 탄핵 반대 보수단체들의 시위로 종일 소란스러웠다. 원하는 결정이 안 나오면 불복하겠다는 기류가 번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제부터는 이성을 찾고 냉정해야 한다. 그리고 자제하자. 정치인과 촛불, 태극기, 국민 모두 과열된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고 차분히 헌재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헌재 결정이 국정 공백과 국민 분열을 종식시키는 종착역이 돼야 한다. 가뜩이나 우리는 지금 중국·북한과 사드 배치와 미사일 도발 문제로 긴장 관계에 놓여 있고, 미국·일본과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소녀상 이전을 놓고 갈등을 겪는 등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 아닌가. 그런데도 정치권이 ‘포스트 탄핵 심판’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것은 유감이다. 대선 주자들은 이해만 따지지 말고 국가적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대타협 메시지를 내놓고 법치 존중을 선언해야 한다. 그것을 어떤 후보가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느냐는 대선에서 표로 심판받을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도 기회는 남아 있다. 그제 박영수 특검팀이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등 국정 농단 사건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고 발표하자 박 대통령 측이 ‘황당한 소설’이라고 즉각 발발하고 나선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그동안 억지와 편법을 내세우며 비협조적이었던 박 대통령도 이제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적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 ‘시흥캠퍼스 설립 갈등’ 서울대 본관 점거농성 150일… 대학과 총학에 묻다

    ‘시흥캠퍼스 설립 갈등’ 서울대 본관 점거농성 150일… 대학과 총학에 묻다

    8일은 서울대 학생들이 대학본부 건물인 행정관를 점거한 지 150일째 되는 날이다. 서울대 역사상 최장 기간 점거 농성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이화여대 학생들이 벌였던 본관 점거 농성(86일)보다 2달 이상 길다. 화두는 시흥캠퍼스 설립이다. 서울대는 시흥시 배곧신도시 66만 1000㎡ 부지에 2018년 3월부터 차례로 캠퍼스 조성 계획을 세웠다. 시흥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라건설이 건설비용을 지원한다. 대학 측은 세계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시흥신도시에 국제캠퍼스 및 산학 연구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지난해 10월 10일부터 농성에 들어간 학생들은 시흥시와 한라건설의 신도시 조성 수익사업에 대학이 이용돼서는 안 되며,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신문은 임수빈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준호 학생처장을 만나 합의점은 없는지 물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임수빈 총학생회장 직무대행 “점거 농성 놓고 견해 엇갈려… 새달 총회 열어 의견 모을 것” “다음달 4일 열리는 학생총회에서 지난해 8월 서울대·시흥시·한라건설이 맺었던 시흥캠퍼스 실시 협약에 대한 철회 요구를 지속할지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묻겠습니다. 점거 농성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흥캠퍼스의 철회 가능성을 낮게 보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철회 요구를 지속할지, 철회보다 시흥캠퍼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다른 요구를 할지 결정해야 할 단계라고 봅니다.”지난 6일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만난 임수빈(26·조소과)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은 학생들 사이에서 점거 농성을 두고 여러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9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는 본부 점거를 지속하자는 의안과 학교 측과 교섭을 하자는 의안이 동시에 상정됐지만 모두 부결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전학대회에서는 본부 점거 지속안이 또 부결됐다. 임 대행은 “본부와 교섭하자는 학생들도 당장 점거 농성을 해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흥캠퍼스 철회가 아니어도 학교 결정에 대한 학생 참여권 확대 등 학교의 약속들이 관철될 때까지는 본부 점거가 필요하다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흥캠퍼스 철회 요구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달라도 문제의 원인이 학교의 소통 부재라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행은 “성낙인 총장이 점거 사태 이후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학내 구성원과의 협의 없이 처리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 학생과 대화하겠다고 말했지만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측은 간담회, 실무협의회 등을 열자고 하면서 동시에 점거 농성과 상관없는 총학생회의 학생복지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점거 농성에 참여한 학생 29명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며 “학교 측의 이중적 태도가 양측의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학생 측이 점거 해제의 조건으로 실시협약 철회를 고수하면서 대화와 협상이 어려워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그는 “학생 사회 내에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고, 새 학기 이후 새로운 구성원도 들어왔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모으고자 한다”고 말했다. ■ 이준호 학생처장 “일부 기구 3월 중 본부 이전… 충돌 대신 평화적 사태 해결” “현재 본관의 행정기관들이 여러 건물에 분산돼 있는데 중소기업청과의 사업을 위해 적어도 해동관에 있는 기구들은 본부로 3월 중에 옮겨야 합니다. 학생들을 최대한 설득해 충돌 없이 이전하도록 하겠습니다.”7일 서울대 임시 학생처장실에서 만난 이준호(55) 학생처장은 학생들과 더이상의 충돌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은 학교와 학생 모두가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충돌 없는 이전을 위해 학생들은 총장실이 있는 본부 4층에서 계속 점거 농성을 하고, 2·3·5층에는 행정기구가 들어가는 타협안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소통의 부재가 유례없이 긴 반목을 초래했다고 했다. 학교는 시흥캠퍼스 갈등이 점거 사태로 악화되기까지 학생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못했고, 학생들은 본관 점거 이후 학교와의 대화에 소극적이거나 때론 적대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점거 농성을 해제하는 대신 평의원회, 기획의원회, 재경의원회 등 학교의 주요 결정을 내리는 기구에 학생 참여권을 대폭 확대하고 이사회 참관을 가능케 한 성낙인 총장의 대타협안이 무산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지난 1월 26일 제안된 타협안에 학생 측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의 전면 철회가 먼저라며 거부한 바 있다. 이 처장은 “당시 총학생회 산하 총운영위원회에 직접 가서 대타협안을 설명하고 학생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며 “대타협안의 이행에 대해 불신하던 학생들에게 총장과 총학생회장이 서명한 합의문을 만들어 공개 발표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학생들은 요지부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측이 대화와 타협의 의지는 없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외 점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교직원은 점거 학생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처장은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해 학생들이 결국 본부에서 쫓겨난다면 학교는 소통을 포기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고 학생 사회도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 원유철 “헌재 8인 체제 공정성 문제… 후임 인선해야”

    원유철 “헌재 8인 체제 공정성 문제… 후임 인선해야”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원유철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관 8인 체제로 탄핵 심판을 내리면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후임 인선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나중에 8인 체제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이 권한대행도 2014년에 재판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 의원은 “유력 대선 주자들이 대충돌의 참화가 예고된 두 기차를 세울 생각은커녕 그 기차에 올라타서 기름을 더 부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면서 “여야 정치권이 ‘빅 테이블’에 앉아 정치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