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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설] 지자체장 무리한 空約 남발하지 말라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6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거 기간 중 내건 공약(公約)들이 상당 부분 실현이 불투명한 공약(空約)으로 확인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본지가 민선 6기 전국 시·도지사 및 교육감의 공약실천계획서를 공동 평가한 결과다. 민선 6기 전국 17개 지자체장들의 총공약 수는 2138개, 총소요 예산은 33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민선 5기에 비해 공약 수(100개)와 소요 예산(136조원)이 줄어든 것으로 민선 지자체 도입(1994년) 20년이 넘으면서 나름대로 재정을 고려한 정책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욕심이 앞서 대부분 광역단체장들이 인기몰이성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자리 공약이다. 17개 광역단체장들은 재임 기간 내에 모두 277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는데 이는 실현 가능한 최대치의 3배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200만개 일자리보다도 무려 77만개나 많았다. 무분별한 국책사업 공약은 더욱 가관이다.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정 중 국비가 171조원인데 지난해 말 공공부채가 1209조원, 정부 세수 결손이 3년간 25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착수조차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업 성격상 임기 후에도 지속적으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 비율도 50%에 달한다. 재정 부실이 장기적으로 구조화되고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다. 복지 공약도 재정 부실의 뇌관이다. 복지예산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분담하는 구조인데 여야 정치권과 함께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공약의 단골 메뉴였다. 지난해 8월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이 “기초연금 등 복지비 부담이 과중하니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재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선심 공약으로 재정을 낭비하고는 중앙정부에만 손을 벌리는 것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경기도가 4000억원의 빚으로 신청사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물의를 빚거나 이용객도 별로 없는 경전철이나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 등도 비일비재하다. 선심성 공약 탓에 재정 부실이 가속화되면서 지자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리한 공약(空約)의 전반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내재화된 재정 낭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 그녀들 때문에 군기잡는 양안

    그녀들 때문에 군기잡는 양안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해이해진 군대의 기강 잡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홍콩 명보(明報)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장교 부인들의 모바일 채팅을 검열하는 별도의 부대를 창설했다. ‘해방군 모바일 기무부대’로 알려진 이 부대는 얼마 전 20여단 장교 부인들에게 일괄적으로 “군사 기밀에는 사소한 게 없다. 사모님도 책임이 있다. 제3자가 사모님을 훔쳐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부인들이 무슨 기밀을 누출했기에 모바일 기무부대까지 만들었을까. ●사모님들 무심코 “우리 남편 이번에 ○○부대 가잖아” 훈련기밀 노출 원인은 장교 부인들의 단체 채팅방에 있었다. 20여단 장교 부인 50여명이 웨이신(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수다를 즐겼는데, 어떤 부인이 “다음주 월요일 우리 남편 부대가 OO 지역으로 훈련을 가는데 꽃샘추위가 심해 털옷을 준비했어”라고 말했고, 다른 부인은 “보름만 있으면 웨이허부대가 출동하는데, 준비물 함께 공유해요”라고 응했다. 군 당국은 이 같은 대화 내용이 부대의 훈련 날짜와 장소, 이동 경로를 고스란히 노출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웨이신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가입과 초대가 자유로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다”면서 “부인들의 웨이신을 일일이 폐쇄하면 더 큰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창설된 기무부대가 대화 내용을 감시하고 이방인의 접근을 차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이 해군기지서 몰카까지… 대만, 전군 기강해이 조사 착수 대만 군대는 여성 연예인의 군사기밀 유출 해프닝으로 쑥대밭이 됐다. 지난달 29일 육군 항공특수부대는 연예인 리첸룽(李?蓉)과 그녀의 가족 및 외국인 친구들을 초청해 최신형 아파치 헬기에 탑승시켰다. 리첸룽은 헬기의 조종석에 앉아 기내 곳곳의 사진을 찍은 뒤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장 여론이 들끓었다. “아파치 헬기가 놀이기구냐”는 비아냥이 쏟아졌고, 사병들이 군 막사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사진들도 잇따라 폭로됐다. 육군본부는 즉각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해당 부대 사령관 등 관계자들을 문책했다. 하지만 리첸룽 일행을 안내한 라오나이청(乃成) 중령이 최신형 비행 헬멧을 집에 가져가 핼러윈 파티 때 썼다는 사실과 리첸룽이 과거에도 해군기지에 몰래 들어가 사진을 찍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급기야 7일 가오광치(高廣圻) 국방장관은 “모든 부대에서 기율 감찰 토론회를 열어 그동안의 기강 해이와 기밀 유출 사례를 밝혀내고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한 장교와 사병을 모두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영상]겁없이 퓨마에 덤벼든 개들, 결국…

    [영상]겁없이 퓨마에 덤벼든 개들, 결국…

    주택가에 내려온 맹수 퓨마를 개들이 쫓아내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퓨마는 미주 대륙의 숲 속에서 살지만 근래 들어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멧돼지처럼 주택가로 내려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2분 남짓한 영상을 보면 캐나다 빅토리아시 교외의 한 가정집에 퓨마 한 마리가 찾아왔다. 퓨마는 앞마당까지 들어왔고 그 집에서 키우는 셰퍼드와 시베리안허스키가 바로 경계하며 짖기 시작했다. >덩치로 보나 습성으로 보나 아메리카호랑이·아메리카표범으로 불리는 퓨마가 투지를 발휘하면 개들을 쉽게 제압할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퓨마는 싸움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천천히 집 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두려움 속에 짖어대던 개들은 내심 퓨마의 후퇴를 반겼을 것임이 틀림없다. 결국 양측은 탐색전만 거듭하다 퓨마가 현장을 떠나면서 대치 상황을 마무리한다. 한편 사슴, 비버, 고슴도치, 토끼, 야생돼지, 곤충 등을 주식으로 하는 퓨마는 보기보다 성격이 온순해서 사람을 해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 정동영 등판으로 분열… “이번 선거는 야권의 위기”

    정동영 등판으로 분열… “이번 선거는 야권의 위기”

    서울 관악을은 이번 4·29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야당의 텃밭으로 ‘서울의 호남’이라고 불려 온 관악을은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의 등판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전패 위기론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관악을은 이해찬 의원이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배지를 단 후 내리 5선을 했다. 이후 김희철 전 의원이 18대에 당선됐고 2012년 19대 때는 야권연대로 이상규 옛 통합진보당 의원이 날개를 달았다. 그야말로 27년간 야당의 요새였던 관악을 민심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이번에는 야당에서 여당으로 말을 갈아타자는 바닥 정서가 강세를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 지지층은 무엇보다 분열 구도에 실망감을 쏟아 냈다. 10년 넘게 서원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이모(52)씨는 7일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눠 먹어서 (당선) 되겠어”라고 반문했다. 이어 “야당 표만 80%씩 나오는 곳인데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등 출마 후보가 몇명이냐”고 고개를 저었다. 관악을에서 현재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의원 등 7명이다. 야권 분열로 인한 오 후보의 ‘스포트라이트 효과’도 적지 않았다.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난향동은 물론이고 야권 지지층이 포진한 삼성동, 서원동 등에서도 ‘기호 1번’을 외치는 이들이 상당했다. 삼성동 시장에서 만난 서재설(55)씨는 “이해찬 의원이 5선을 했지만 제대로 개발한 게 뭐가 있냐”며 “40대의 젊은 오 후보가 뭘 해도 열정적으로 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광철(67)씨는 “다음 총선까지 1년 임기이니까 한번 뽑아 봐도 괜찮지 않겠냐”며 여당 일꾼론을 폈다.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측은 위기론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선거후보 등록(9~10일)이 시작되면 3자 간의 지지율 조정이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젊은 층이 많고 유선전화가 거의 없어 여론조사에서도 잘 잡히지 않는 서울대 인근의 ‘고시촌 표심’과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30~40대 지지층에서의 막판 ‘사표 방지 심리’에서 동력을 찾고 있다. 이날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지원 결정도 호남 표심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호(40)씨는 “정태호 후보가 서울대 출신으로 현재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지역을 잘 알고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첫 출마라 인지도가 낮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원의 정치 인생을 건 승부수에도 민심은 쉽사리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신림역 근처에서 만난 서정우(67)씨는 “옛날 말로 하면 ‘밤에는 여당, 낮에는 야당’ 소리 듣지 않겠냐”면서 “대통령 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 전 의원으로서는 ‘철새 정치인’ 이미지 극복이 난제인 셈이다. 정 전 의원 측에서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조금씩 수치가 오르면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곡동 우림시장에서 만난 이모(55·여)씨는 “단일화 변수도 있어 이번 선거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여야 후보마다 쏟아 내는 총선급 공약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많았다. 새누리당은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 경기 활성화를 타깃으로 ‘사법시험 존치, 당론 추진’등을 공약했고 새정치연합은 ‘난곡선(난향동~보라매 공원) 경전철 조기착공’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0년째 사법시험에 도전해 온 이모(35)씨는 “로스쿨 제도가 도입돼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시 제도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며 선거용으로 규정했다. 사법시험은 2017년 폐지를 앞두고 있다. 오 후보의 ‘관악에서의 여야 교체’ 호소에 정 후보의 ‘박근혜 정부 견제론’과 정 전 의원의 ‘새정치연합 심판론’이 맞붙으며 선거 프레임 각축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이 관악을 탈환 기대치를 높이고 있고 새정치연합과 국민모임 등 야권도 총력전 태세여서 아직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뉴스 분석] ‘평균의 함정’에 빠진 월급쟁이 205만명 평균 8만원 더 냈다

    [뉴스 분석] ‘평균의 함정’에 빠진 월급쟁이 205만명 평균 8만원 더 냈다

    올해 연말정산에서 직장인 61.7%가 세금을 돌려받고 19.5%만이 세금을 추가로 토해냈다. 환급받는 직장인이 999만명으로 지난해(938만명)보다 61만명 늘었고 추가납부 직장인은 316만명으로 전년(433만명) 대비 117만명 줄었다. 세(稅) 부담액도 정부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근로소득 5500만원 이하에서는 1인당 평균 3만 1000원 줄었다. 5500만~7000만원에서는 3000원 늘었고, 7000만원 초과에서는 109만원을 더 냈다. 1인당 늘어난 평균 세금은 7만원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0일까지 국세청에 제출된 근로소득자 1619만명의 연말정산 자료를 전수 분석해 7일 내놓은 이 결과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꼈던 ‘세금 폭탄’ 연말정산과 거리가 좀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62% 세금 돌려받고 20% 토해내 우선 정부와 국민의 ‘눈높이’가 달랐다. 정부는 세법 개정에 따른 세 부담 변화만을 분석하기 위해 2013년 세법인 ‘소득공제’와 지난해 세법인 ‘세액공제’ 방식으로 최종 세금(‘결정세액’)을 비교 산출했다. 반면 직장인들은 세 부담액을 절대치로 비교했다. 작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냈으니 증세로 느낀 것이다. ‘평균의 함정’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연봉 5500만원 이하 구간은 세 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구간의 205만명(15%)은 평균 8만원의 세금이 늘었다. 특히 근로소득 2500만~4000만원 구간의 142만명은 평균 8만 5000원의 세금을 더 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5500만원 이하) 증세 비중이 15%가 아니라 24%에 이를 것”이라면서 “(정부가) 감세 효과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감세효과 부풀려졌을 가능성” 지적 소득세 원천징수세율이 ‘더 내고 더 받던 것’에서 ‘덜 내고 덜 받는 것’으로 바뀐 것도 착시 효과를 가져왔다. 정부는 앞으로 맞춤형 원천징수제를 도입해 간이세액의 80%, 100%, 120%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삼모사식 선택을 유도해 불만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세법 개정이 ‘세금 폭탄’이라는 다소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더라도 제도 변경의 주된 목표였던 소득 재분배와 과세 형평성 개선에 문제점을 일부 드러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진정으로 소득 재분배를 원한다면 연말정산 제도를 누더기로 만들지 말고 간단하고 명확하게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올리거나 최고세율 구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씨줄날줄] 네임 콜링의 정치/문소영 논설위원

    미국 ‘선전분석연구소’는 1938년 정치선전에 흔히 사용되는 7가지의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상대에게 강렬한 증오의 대상이 되는 ‘빨갱이’나 ‘독재자’, ‘매판자본’ 등으로 공격하는 ‘낙인찍기’ 또는 ‘매도하기’(name calling)이다. 둘째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육성’처럼 듣기 좋은 미사여구를 쓰거나 보편적 가치와 결합해 상대의 주장과 가치를 저하시키는 ‘미사여구의 일반화’(glittering generalitities)이다. 셋째는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상징을 활용하거나 할리우드 스타들의 명성이나 평판을 끌어오는 ‘전이’(transfer), 넷째는 명망가나 평판이 좋은 단체의 발언을 활용하는 ‘증언’(testimonial)이다. 다섯째는 ‘보통사람 노태우’와 같이 일반인의 평범한 이미지를 빌린 ‘서민화’(plain folks)인데 선거 때 대통령 후보들이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이유다. 여섯째는 모든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대목을 선별해 결과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카드 속임수’(card-stacking)를 사용한다. 마지막은 떠들썩한 분위기를 유도해 사람들이 부화뇌동하게 하는 ‘밴드 왜건’(band wagon) 전략 등이다. ‘정치선전’의 대가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의 괴벨스였다. 여론조작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붙은 선전(propaganda)은 사실이나 진실의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 흔히 ‘흑색선전’이라고 하지 않나. 따라서 어떤 사실을 진실에 가깝게 재구성해 알려줌으로써 시민이 합리적인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저널리즘이나, 특정한 정파나 정치인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공동체의 이익을 고려해 관계를 맺고 활동하는 PR과는 다르다. 현대정치에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건을 왜곡·조작하는 정치 전문가로 스핀닥터들이 활약하고 있다. 스핀닥터는 우회적인 표현도 만든다. 고문을 가혹행위로, 지구온난화를 기후변화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최종 해결책’이나 ‘특별취급’으로 표현하듯이 말이다. 한국 정치에서는 선전으로 반대세력을 향한 낙인찍기를 자주 활용한다. 유행에 뒤떨어진 지겨운 돌림노래 같다. ‘빨갱이’와 ‘종북세력’, ‘게으름뱅이’ 등이 한 묶음이고 ‘군부독재’와 ‘반민주세력’, ‘친일매국노’가 또 다른 한 묶음이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가 반대진영을 공격할 때 ‘종북세력·빨갱이’로 낙인찍는다. 당사자는 물론 지지자들까지 크게 위축될 정도로 파급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반면 ‘군부독재·친일매국노’ 같은 낙인찍기는 광복 70년에 민주주의가 성숙하면서 약화됐다. 요즘 한국정치는 보수가 대세다. 반대세력이 약화됐다고 세월호특별조사위를 ‘세금도둑’으로 매도하고, 유상급식 반대자를 ‘종북’이라고 낙인찍어서야 미래지향적인 정치가 되겠나 싶다. 서로 악감정만 쌓일뿐 공동체의 공영과 소통에 도움이 안 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단독] [여론조사-세월호 참사 1년] 10명 중 6명 “정부 안전불감증 달라지지 않았다”

    [단독] [여론조사-세월호 참사 1년] 10명 중 6명 “정부 안전불감증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정부의 ‘안전불감증’이 세월호 참사 전이나 후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들의 안전의식은 참사 이후 많이 변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들의 주관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그만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여전히 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5일 발표된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공동 실시한 세월호 참사 1년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국가의 안전의식이 변화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가 60.1%, ‘그렇다’가 33.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등 호남 지역에서 부정적 견해가 69.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대전·충청·세종(63.0%), 인천·경기(62.4%) 순이었고, 서울(59.3%), 부산·울산·경남(57.5%), 대구·경북(51.3%), 강원·제주(46.9%)는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 73.6%, 40대 70.0%, 20대 66.0% 순으로 젊은층에서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50대 49.8%, 60대 이상 43.6%로 고연령층에서는 정부의 안전의식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인의 안전의식 변화’ 조사에서는 ‘그렇다’가 51.5%, ‘아니다’가 42.6%로 조사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의 안전의식은 적잖이 변화됐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63.5%로 긍정적 반응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강원·제주(58.2%), 광주·전라(56.3%), 부산·울산·경남(55.1%) 순이었으며, 대전·충청·세종(50.7%), 서울(48.9%), 인천·경기(44.9%) 등 범수도권 지역에서는 안전의식 변화에 대한 긍정적 반응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잇따른 총기 사고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식에 대한 국민 개인의 경각심은 높아진 반면, 정부의 안전의식 변화는 국민들의 기대치에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여야 말로만 경제 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

    최근의 내수 시장은 ‘불타는 땅’과 ‘얼어붙은 지갑’ 두 가지로 정리된다. 부동산 시장은 초(超)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살아나는 모습이다. 주택 거래가 2006년 이후 근 10년 만에 가장 활발한 모습이고, 덩달아 집값도 완만하게나마 오르기 시작했다. 반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는 여전히 겨울잠을 깨지 못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의 매출 감소가 바닥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 덕분에 백화점들이 문을 닫지 않는다는 말이 더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상황이다. 지난해 각 가정에 쟁여 있는 돈이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인 91조 7000억원에 이른다니 지금 소비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닫아 놓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관건은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실물경제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과거엔 집값이 오르면 소비가 늘어나는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뚜렷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경제가 살아난다는 확신이 없는 데다 베이비부머의 노후 불안과 청년세대의 취업난 같은 구조적 침체 요인이 여전히 소비심리를 붙들어 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인 것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 활성화 정책자금 15조원 중 10조원을 상반기에 풀기로 하는 등 파상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일자리 확대를 위한 산업구조 재편 등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는 또다시 주저앉고 말 공산이 크다. 자칫 지금의 부동산 시장 회복이 외려 가계부채 증가와 하우스푸어 확대,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구조적 경기회복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다.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정책 차원을 넘어 입법 차원의 처방이 필요하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만 해도 서비스산업 현대화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35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법안이다. 그런데도 의료 민영화 논란에 발이 묶여 3년 넘도록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보건의료 관련 내용을 빼고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건만 4·29 재보선에 정신이 팔린 여야는 그 어떤 논의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새줌마’니 ‘국민지갑 지킴이’니 하는 입에 발린 구호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2월 국회도 모자라 4월 국회마저 허송해도 될 만큼 경제가 한가하지 않다. 여야는 즉각 경제법안 처리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 케냐 대학 ‘새벽의 비극’… 알샤밥 총격에 535명 생사불명

    케냐 대학 ‘새벽의 비극’… 알샤밥 총격에 535명 생사불명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에 소말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밥 소속 무장 대원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난입,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5명의 무장 괴한은 이날 새벽 캠퍼스에 잠입해 학생들이 잠자던 기숙사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학생과 보안요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 2명을 포함해 학생 등 최소 15명이 괴한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총상을 입은 부상자는 65명으로 이 중 4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케냐 경찰과 군 병력은 사태 발생 직후 캠퍼스에 진입했으나 6곳의 기숙사 가운데 1곳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괴한들과 대치 중이다. 케냐 당국은 대학 캠퍼스에 815명의 학생과 60명의 직원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학생 280명과 직원들 외에 나머지 535명은 생사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은 스와힐리어로 “알샤밥”이라고 밝힌 괴한들이 기숙사 방문을 열고 학생들이 무슬림인지 기독교도인지를 물었으며 기독교도라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사살했다고 전했다. 괴한들은 새벽 기도가 이어지던 이슬람 모스크는 건드리지 않았고, 인질로 잡혀 있던 학생들 중 15명의 무슬림은 풀어줬다. CNN은 알샤밥이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괴한 중에는 알샤밥의 1급 테러리스트인 무하마드 쿠노도 포함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알샤밥은 최근 케냐가 알샤밥 소탕을 위해 소말리아로 군대를 파병한 것을 놓고 복수를 다짐해 왔다. 가리사 대학은 소말리아 국경과 불과 145㎞ 떨어진 곳에 자리한 북동부의 유일한 정규 대학이다. 최근까지 알카에다와 연계돼 활동해 온 알샤밥은 2013년 9월 케냐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서 무차별 살상극을 벌여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해 67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밥집/최광숙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냉면집 ‘한주면옥’에 나타났다. 이곳에서 이 전 대통령은 최금락 전 홍보수석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과 청와대 출입기자 등 40여명과 함께 냉면과 삼겹살을 즐기며 망년회를 가졌다고 한다. 함흥냉면으로 유명한 이곳은 이 전 대통령이 종종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냉면집의 주인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 출신인 김재윤 전 국정홍보비서관이다. 그는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부터 이 식당을 운영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 냉면집은 친이계 인사들의 회합 장소로 자주 애용된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시민사회수석에서 물러난 뒤 2006년 4월 청와대 인근에 낸 횟집 ‘섬마을’도 정치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곳은 보통 횟집보다 다소 비쌌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주인이다 보니 권력에 줄을 대려고 하는 이들의 출입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력 정치권 인사와 고위관료들이 평소 잘 가던 한정식집을 마다하고 너도나도 이 횟집에서 식사 약속을 잡았다. 노 전 대통령도 유인태·원혜영 의원 등 7명과 함께 1996년 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강남에 고깃집 ‘하로동선’(夏爐冬扇)을 개업한 적이 있다. ‘풀무원’ 창업자인 원 의원이 당시 “주인 없는 장사는 반드시 망한다”고 반대했지만 이들은 의기투합해 각자 2000만원씩 투자금을 내 창업했다. 하지만 결국 2년 만에 망했다. 문을 닫으면서 7명의 주주들이 돌려받은 돈은 450만원이었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밥집 역사는 문교부 장관 등을 지낸 고 민관식 국회부의장의 부인 김영호씨가 1980년 중구에 낸 한식당 ‘담소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 출신으로 음식 솜씨가 좋았던 그는 이후 이화여대 후문 쪽에 ‘마리’, 삼청동에 ‘용수산’도 열었다. 그때 “장관 마누라가 무슨 음식 장사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지만 한 상 푸짐하게 내놓는 한식을 서양요리처럼 코스로 내놓은 선구자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의 부인 박현숙씨는 1989년부터 영등포 롯데백화점 내 돈가스 전문점 ‘오메가’를 운영하다 3년 전 접고, 현재 2000년 개업한 대치동 롯데백화점의 비빔밥 전문점인 ‘예촌’을 운영하고 있다.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최근 서교동에 해물 음식점 ‘별주부’를 개업해 화제다. 그는 “변호사나 공무원 같은 정신노동을 하는 게 무서웠다”면서 “정직하게 몸으로 때우고 살자는 결심으로 음식점을 차렸다”고 창업의 변을 밝혔다고 한다. “서비스업을 하면서 ‘을’(乙)의 생활을 하겠다”는 그의 말마따나 식당 경험을 통해 민심을 제대로 읽고, 을의 아픔도 느껴보길 바란다. 무엇보다 식당은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길.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신태용 “골에 목마르다”…U23 챔피언십 예선 조1위 귀국

    신태용 “골에 목마르다”…U23 챔피언십 예선 조1위 귀국

    ‘나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을 압도적인 승리로 장식한 한국 대표팀이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은 브루나이를 5-0, 동티모르를 3-0,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해 조 1위로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했다. 이 대회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한다. 3위까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는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그러나 100%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신 감독은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골을 더 많이 넣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체적인 경기력에는 합격점을 줬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기후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무난하게 잘 마무리해 줬다”면서 “모든 경기를 잘 풀어 나갔다. 나무랄 선수가 없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는 내 기대치의 80∼90% 정도가 충족됐으나 본선에서도 이런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경기력은 누가 만들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각자 소속팀에서 잘해 주기를 바란다”고 우려 섞인 당부를 잊지 않았다. 선수들도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다는 듯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2득점한 김승준(울산)은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결정력을 갖추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창진(포항)은 2골 1도움을 기록하고도 “약체를 상대로 골 감각을 많이 익혔어야 했는데 공격 포인트를 3개밖에 올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신태용호는 5월 초 베트남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주객전도된 황당한 세월호 시행령

    지난달 27일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하 세월호 시행령)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일 세월호 시행령과 관련해 “여야의 합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황당한 수준”이라며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사 범위도 대폭 축소되고 조사 대상인 해수부 공무원이 특위를 좌지우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석태 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은 2월 초 세월호특위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했다. 해수부는 당초 세월호특위가 제안한 진상규명국, 안전사회국, 지원국 등 3국 11과를 1실(기획조정실) 1국(진상규명국) 5과(조사1~3과, 안전사회과, 피해자지원점검과)로 최종 입법예고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사회국과 희생자 추모사업 등을 담당하는 지원국을 과로 격하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특위 조직인력도 최대치인 120명이 아닌 90명으로 축소됐고 예산도 192억원에서 130억원으로 깎였다. 사무처 내 해수부 공무원 수는 8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해수부는 “과거 다른 위원회의 사례를 비교했고 방향과 업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인력은 최대 120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박 안전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해수부가 자신의 소속 부처 공무원 수는 늘리고 줄어든 사무처 직원의 절반 가까이를 공무원으로 채운 것은 조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고의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은 특위를 옆에서 행정적으로 보조하는 정도에서 지원하는 게 맞지 주객이 전도되면 불필요한 오해만 더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희생자 추모와 피해 지원, 사고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정부와 특위 간 시각차를 보여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가족 세월호 피해 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최근 입법 예고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조위의 조사권을 무력화하고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가족 80여명을 포함한 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시행령은 특조위의 조사 권한을 정부 조사를 검증하는 수준으로 축소했다”며 “또 위원장과 위원들의 위상을 약화시켰고 기관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통제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바 있고, 같은날 가족협의회도 기자회견에서 독립성 훼손 등을 들어 시행령안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실종자들을 찾아내고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세월호 인양 계획을 당장 발표하라”면서 “정부는 선체 인양 검토를 이미 마쳤지만 인양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현 시행령안은 정부가 조사한 내용만 검토, 보고하라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며 “시행령 철회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이 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항의방문하려 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했으며,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을 요구하며 내달 16일까지 416시간 동안 이곳에서 노숙 농성과 촛불집회 등을 하고, 내달 4∼5일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특조위 조사권 무력화” 다시 농성장으로

    세월호 유가족 “특조위 조사권 무력화” 다시 농성장으로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 “특조위 조사권 무력화” 다시 농성장으로 세월호 피해 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최근 입법예고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조위의 조사권을 무력화하고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가족 80여명을 포함한 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시행령은 특조위의 조사 권한을 정부 조사를 검증하는 수준으로 축소했다”면서 “또 위원장과 위원들의 위상을 약화시켰고 기관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통제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바 있고, 같은날 가족협의회도 기자회견에서 독립성 훼손 등을 들어 시행령안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실종자들을 찾아내고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세월호 인양 계획을 당장 발표하라”면서 “정부는 선체 인양 검토를 이미 마쳤지만 인양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현 시행령안은 정부가 조사한 내용만 검토, 보고하라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며 “시행령 철회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이 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항의방문하려 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했으며,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단원고 희생자 고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씨가 경복궁역 인근에서 자신을 제지하는 경찰의 모자를 벗기고 가슴팍을 밀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을 요구하며 내달 16일까지 416시간 동안 이곳에서 노숙 농성과 촛불집회 등을 하고, 내달 4∼5일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표류하는 4대개혁] 비정규직·해고 요건 등 밤샘 대치… 노사정 대타협도 빈손 우려

    [표류하는 4대개혁] 비정규직·해고 요건 등 밤샘 대치… 노사정 대타협도 빈손 우려

    노사정은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 시한을 불과 24시간 앞두고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해 시한 내 합의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사정이 참여한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기본 원칙과 방향에 합의하면서 대타협 시한을 3월 말로 정한 바 있다. 30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제16차 특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노·사·정·공익위원으로 구성된 8인 연석회의에서 이날 전체회의 직전까지 합의를 위한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노사정은 각기 입장을 초안 형태로 정리해 논의를 시작했다. 자정을 넘겨 31일 새벽까지 진행된 밤샘회의에서는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3대 현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한 막바지 의견 조율이 계속됐다. 김대환 위원장은 “논의 과제가 방대하고 복잡해 (합의문 초안 도출)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며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대타협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당초 예정된 31일까지 합의를 이뤄 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노사정은 통상임금, 정년연장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 방안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특히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관련해서는 저성과자 해고 요건 완화와 비정규직 대책, 3대 현안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기간제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고 파견 대상을 확대하는 정부안은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성과가 낮은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상시·지속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면서,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근로자 해고 요건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주 52시간 외 추가연장 근로에 반대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주 52시간 외에 주 8시간 추가연장 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에 타협이 이뤄진다 해도 모든 과제에 대한 일괄 타결 대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의 알맹이가 빠진 선언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특위가 민감한 과제에 대해 별도 기구를 설립해 추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타협 자체가 다음달 혹은 상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사정위에 불참한 민주노총이 노사정위 중단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한 내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내부의 반발 등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권익 대신 다른 어떤 사익을 챙길 의도가 없다면 노동시장 구조개악 논의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며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라는 정치적 구실을 정부와 사용자에게 주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배신 행위”라고 압박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다시 농성장으로…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다시 농성장으로…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 다시 농성장으로…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피해 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최근 입법예고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조위의 조사권을 무력화하고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가족 80여명을 포함한 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시행령은 특조위의 조사 권한을 정부 조사를 검증하는 수준으로 축소했다”며 “또 위원장과 위원들의 위상을 약화시켰고 기관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통제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바 있고, 같은날 가족협의회도 기자회견에서 독립성 훼손 등을 들어 시행령안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실종자들을 찾아내고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세월호 인양 계획을 당장 발표하라”면서 “정부는 선체 인양 검토를 이미 마쳤지만 인양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현 시행령안은 정부가 조사한 내용만 검토, 보고하라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며 “시행령 철회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이 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항의방문하려 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했으며,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단원고 희생자 고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씨가 경복궁역 인근에서 자신을 제지하는 경찰의 모자를 벗기고 가슴팍을 밀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을 요구하며 내달 16일까지 416시간 동안 이곳에서 노숙 농성과 촛불집회 등을 하고, 내달 4∼5일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최근 입법 예고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조위의 조사권을 무력화하고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가족 80여명을 포함한 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시행령은 특조위의 조사 권한을 정부 조사를 검증하는 수준으로 축소했다”며 “또 위원장과 위원들의 위상을 약화시켰고 기관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통제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바 있고, 같은날 가족협의회도 기자회견에서 독립성 훼손 등을 들어 시행령안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실종자들을 찾아내고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세월호 인양 계획을 당장 발표하라”면서 “정부는 선체 인양 검토를 이미 마쳤지만 인양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현 시행령안은 정부가 조사한 내용만 검토, 보고하라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며 “시행령 철회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이 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항의방문하려 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했으며,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을 요구하며 내달 16일까지 416시간 동안 이곳에서 노숙 농성과 촛불집회 등을 하고, 내달 4∼5일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시 광장으로 간 세월호 가족들

    다시 광장으로 간 세월호 가족들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특조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도 시한부 농성에 돌입했다. ‘4·16 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가 지난 27일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을 즉각 폐기하고 세월호 인양 계획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시행령안은 특조위 조사 권한을 정부 조사를 검증하는 수준으로 축소하고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통제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특조위의 활동을 정부 조사 검증 수준으로 축소하는 시행령안으로는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는 이날부터 세월호 참사 1주년인 다음달 16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른바 ‘416시간 농성’에 착수했다. 또 다음달 4~5일 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광화문광장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세월호 인양의 필요성 등을 알리는 유인물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세월호 가족들은 이날 해수부 시행령안 폐기를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 이완구 국무총리, 여야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기자회견 후 유가족 등 100여명이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인양을 외치며 청와대로 향했지만 세종대왕상 앞에 미리 통제선을 설치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 가족들과 시민들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와 경복궁역, 광화문광장 등에서 경찰과 대치했으며 단원고 희생자 고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씨가 경복궁역 인근에서 자신을 제지하는 경찰의 모자를 벗기고 가슴팍을 밀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오후 5시 40분쯤 종로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고 정동수 군의 아버지 정성욱씨는 이날 오후 10시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부근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빚어 같은 혐의로 은평경찰서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한편 해수부는 시행령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아직 조사 계획이나 방향, 필요 인력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 90명으로 (특조위를) 운영하다가 필요에 따라 (세월호특별법이 정한) 120명으로 늘릴 수 있다”며 “(해수부 등) 특정 부처 공무원들이 많다는 지적은 다음달 6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에 여러 의견을 수렴해 조정할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선체 인양” 요구…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선체 인양” 요구…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시행령 폐기·선체 인양” 요구…416시간 농성 돌입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최근 입법 예고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특조위의 조사권을 무력화하고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가족 80여명을 포함한 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시행령은 특조위의 조사 권한을 정부 조사를 검증하는 수준으로 축소했다”며 “또 위원장과 위원들의 위상을 약화시켰고 기관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통제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바 있고, 같은날 가족협의회도 기자회견에서 독립성 훼손 등을 들어 시행령안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실종자들을 찾아내고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세월호 인양 계획을 당장 발표하라”면서 “정부는 선체 인양 검토를 이미 마쳤지만 인양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현 시행령안은 정부가 조사한 내용만 검토, 보고하라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며 “시행령 철회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이 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항의방문하려 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했으며,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을 요구하며 내달 16일까지 416시간 동안 이곳에서 노숙 농성과 촛불집회 등을 하고, 내달 4∼5일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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