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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신용등급의 오해와 진실

    소득이 낮은 사람은 당연히 신용등급도 낮을까. 그렇지 않다.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소득 수준이나 수신정보(예금·펀드 등)는 고려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8일 신용평가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개인 신용등급은 연체 여부(25%), 부채 수준(35%), 거래 기간(16%), 신용 형태(24%) 등에 따라 결정된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도 연체 여부(40.3%), 부채 수준(23.0%), 거래 기간(10.9%), 신용 형태(35.8%) 등에 따라 신용등급을 매긴다. 연체를 적게 하고 과도한 빚을 지지 않는 게 신용등급 관리의 기본이다. 금융기관과의 거래 기간이 길고 저축은행보다는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두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을 동시에 활용한다. 2001년 10월 이전에는 신용조회 이력이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개인신용평가 때 신용조회 이력 정보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신용등급을 여러 차례 조회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틀린 얘기라는 뜻이다. KCB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신용거래가 전혀 없던 사람이 자기 신용등급을 조회할 경우에만 일부 평가에 반영한다”면서 “그 외의 사례라면 2011년 10월부터는 신용평가를 여러 차례 조회하더라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금이 체납된 경우엔 어떨까. 핵심은 500만원이다. 법원의 공공기록 정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 국세·지방세·관세를 500만원 이상 체납하면 여기에 등록된다. 499만원을 체납했다면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500만원을 체납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신용등급에 ‘연좌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남편의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부인의 신용등급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를 할 때 신용평가는 개인에 국한된다. 연체 대금을 다 갚았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곧바로 오르는 건 아니다. 연체 기록은 일정 기간 보존돼 신용평가에 영향을 준다.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5영업일 이상 연체할 경우 이 정보가 금융회사에 공유된다. 90일 이상 연체했을 경우 신용정보법에 따라 상환일로부터 5년간 신용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KB증권이 자산 8배 우리증권 인수한다면

    KB증권이 자산 8배 우리증권 인수한다면

    KB금융 회장에 지난 5일 임영록 현 사장이 내정되면서 KB금융과 우리금융의 인수합병(M&A)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KB금융이 그룹 내 업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을 고려하면 증권, 보험 등 2금융권을 인수할 공산이 크다. 현재 KB금융은 국민은행이 그룹 전체 자산의 90.1%를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하다. 정부가 우리금융을 분리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시장은 KB금융이 우리투자증권과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광주·경남은행은 지방에 근거를 둔 그룹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 내정자는 6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정부가 확정할 때까지 일단 기다리겠다”면서 “지금은 국민은행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증자를 해 자본금이 3조 4535억원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24조 2116억원이다. KB투자증권 자산총액 3조 2288억원의 8배에 가깝다. 기업 영업을 주로 하는 KB투자증권은 지점이 10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은행 내 지점 형식으로 들어가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점을 하나씩 키우는 방식으로 KB투자증권의 소매영업을 강화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며 인수를 통한 외형 확대의 필요성을 밝혔다. 여기에 변수는 KDB대우증권이다. 박근혜 정부가 산업은행 민영화 방침을 철회함에 따라 KDB대우증권은 조만간 개별 물건으로 매각될 방침이다. KB금융 측은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오는 시기와 가격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우리파이낸셜도 KB금융이 눈독을 들이는 우리금융 계열사 중 하나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우리파이낸셜 주식을 사들여 현재 2대 주주(10.77%)까지 올라왔다. 1대 주주는 우리금융지주(52.02%)다. 우리파이낸셜은 자동차 등 할부금융, 시설 대여, 가계·기업 대출 등을 하는 회사다. KB금융에 없는 사업영역이라 인수에 따른 내부 반발도 없다. KB금융은 생명보험사 인수도 꾸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격이 안 맞아 ING생명 인수가 무산됐지만 생명보험 업무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 현재 KB생명은 은행 영업점을 통한 저축성 보험 판매에 국한돼 있어 업계 순위가 15위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의 우리아비바생명도 있지만 이 또한 업계 순위가 낮아 시너지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우리은행과의 합병이 최대 관심사이지만 여기에는 적잖은 걸림돌이 있다. 우선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그룹 내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진다. 현재 우리은행은 직원이 1만 5000여명, KB국민은행은 2만 1000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두 은행이 합해지면 전체적으로 1만 5000명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장 KB금융 외에는 인수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KB금융이 인수를 하더라도 우리은행은 가장 늦게 인수하는 곳이 될 전망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70% 탕감책… 전액면제 파산이 낫다

    70% 탕감책… 전액면제 파산이 낫다

    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외환위기(IMF사태) 신용불량자’ 구제책을 놓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다른 채무자들과의 상대적 형평성은 물론 실제 구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추가적인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크게 4개로 나눠 쟁점을 짚어 본다. ① 파산·회생이 더 낫지 않은가? 국민행복기금 때 제기됐던 것처럼 법원의 파산이나 회생절차가 부채 탕감보다 낫다는 주장이 만만찮다. 파산의 경우 개인 사정에 따라 빚을 전액 면제받을 수 있지만 이번 구제안은 최고 70% 탕감책이라 어떻게든 빚은 남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채무상환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채무 재조정 방식인 파산, 개인회생제도 등을 통해 빚을 탕감하고 채무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도 굳이 행복기금에 이어 임시방편식 구제방안을 내놓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② 추가 부실대출 가능성은 없는가? 이번 구제책에 따라 신용불량자 1104명의 은행연합회 연체 정보가 삭제되면 ‘신분 회복’을 한 사람들이 다른 금융기관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더라도 이를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대상자들에 대한 연체기록이 없어지면 신용정보 부족으로 다른 은행들이 대출을 잘못 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빈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들에 대한 대출심사를 강화해 금융기관 부실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③ 15년 묵은 빚 갚을 수 있나? 국가적 재난 탓에 오랜 기간 고통받은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준다고는 하지만 이미 다른 채무조정 시스템이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를 볼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많다. 특히 15년 가까이 갚지 못하던 빚을 어느 정도 깎아준다 해도 갚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상빈 교수는 “그렇게 사정이 어려웠던 사람들인데 기록을 삭제하고 채무를 줄인다고 해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④ 부실채권 처리 혼란 없을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 매입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캠코는 13조 3000억여원인 탕감대상 채무 중 이미 보유한 6조 3000억원을 제외한 6조 9000억원을 약 0.25%(173억원) 수준에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부실채권의 성격에 따라 매입가 협상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런 지적들에 대해 “파산은 금융거래 제한 등 경제적 불이익이 남기 때문에 구제라는 취지에 맞지 않고, 추가 부실대출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연체정보를 대출심사에 활용하는 것은 원래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캠코의 채권 매입도 금융사가 오래전에 포기한 것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中企 재창업지원 석달간 달랑 1건

    中企 재창업지원 석달간 달랑 1건

    실패한 중소기업인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된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 1년이 넘도록 여전히 겉돌고 있다. 프로그램 신청 이후 사업성이 인정돼 지원받은 것은 지난 석 달간 1건에 불과하다. 유명무실이란 지적에 금융위원회가 여러 계획을 내놨지만 현실적이고 뚜렷한 개선책은 아직 없다. 정부가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각종 투자를 장려하고 있지만 수출 역군이 될 수 있는 중소기업 재창업 활성화는 아직 요원한 셈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와 신용회복위원회는 지난해 4월 2일부터 중소기업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해 지난 3월까지 82건을 신청받아 이 중 16건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 1월 초 금융위가 발표한 신청 65건, 승인 15건보다 신청은 17건 늘었지만 승인은 1건 증가에 불과하다. 재창업 지원은 주채무와 보증채무를 합쳐 30억원 이하의 빚을 진 대표이사나 경영 실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원이 결정되면 채무 원금의 최대 50%와 이자 전액을 감면받고 재창업을 위해 시설·운영자금 용도로 3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신복위가 신용보증기금(신보)·기술보증기금(기보)·중소기업진흥공단에 사업성 평가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탈락자 대부분이 1단계 사업성 평가에서 ‘실패했던 사업을 고집한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탈락한다. 때문에 “심의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지난 1월 제기됐다. 금융위가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사업성을 평가할 재창업지원위원회에 외부인을 참여시키고, 음식·미용업 등 지원 제한 업종도 기술력·혁신성이 인정되면 선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준이 모호한 실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은 심사할 때 배제 업종이라고 무조건 탈락시키지 말라는 지침만 내린 상태”라며 “어떤 기준과 예외성을 인정할지에 대해선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고충을 토로한다. “아무래도 대출 담당 기관 쪽에서는 기관 돈이 나가는 만큼 (승인에) 소극적인 데다가 적절한 외부인사로 추천될 창업·재창업 전문가 인력풀이 적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중소기업인이 소액자금을 신청할 경우, 사업성 평가 대신 외부 컨설팅으로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쉽지 않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신·기보 전문가들이 조사를 통해 사업성을 따지는데 외부 컨설팅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기관 간 자존심이 걸려 있어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외부 컨설팅 결과를 얼마나 반영할지도 숙제다. 금융위 측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올 상반기까지 두 달 정도 남아 있는 만큼 박차를 가해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지자체 예산낭비 막을 길 아직도 ‘산 넘어 산’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기업이 다른 법인에 새롭게 출자하거나 신규 투자를 할 경우 반드시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해 지자체장에게 보고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바뀐다. 지자체장의 정치적 이해 득실 속에서 속출되는 지방예산 낭비를 막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같은 내용을 주로 하는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일명 ‘세빛둥둥섬 법’으로 통하는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은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진선미(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공약 사업 이행 과정에서 노출한 여러 문제점을 입법 배경으로 삼았다. 세빛둥둥섬은 총 사업비 1390억원이 들어갔고, 이 중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128억원을 출자하고 239억원의 대출 보증을 서는 등 총 367억원의 재정을 직간접 지원해 완공했다. 반면 오 전 시장 측은 ‘전액 민간투자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써 의원들이 발의한 지자체 예산 낭비를 막을 네 가지 법안 중 하나가 비로소 통과된 셈이다. 하지만 지방공기업법을 제외한 지방자치법, 지방공무원법, 공공감사법 등 나머지 세 가지 법안은 여전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지방자치법과 지방공무원법은 안행위 소위에 머물고 있는데 여러 법안과 함께 논의되고 있어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다. 공공감사법 역시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지자체장의 공약·시책사업을 사전에 통제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발의됐다. 주민의견표명권과 지방의회 사업심의권을 강화해 지자체장이 자치단체나 주민에게 중대한 재정부담을 지우는 사업을 추진할 때 주민들 의견을 듣고 이를 지방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지방공무원법과 공공감사법은 사후적 통제 수단이 될 전망이다. 지자체장 공약사업의 담당자는 해당 지자체장 재임 중 공무원 징계시효가 중단되도록 했다. 역시 서울시 세빛둥둥섬 사업이 반면교사가 됐다. 서울시는 자체 감사를 통해 지방공무원 15명이 위법행위를 했다고 밝혔음에도 9명은 시효가 경과돼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진 의원은 “지방의회의 심사권을 강화함으로써 ‘제2의 세빛둥둥섬’을 막는 등 지방공사의 부실화를 막고, 지자체 재정의 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네 가지 법안은 별개의 법안들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묶인 법안인 만큼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일반 징계시효는 3년이고, 금품 수수 징계시효는 5년이다”면서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이 이 내용으로 통과된다면 재선, 삼선 지자체장이 즐비한 상황에서 담당 공무원들로서는 사업 시행과는 별개로 8~12년씩 추가로 불특정한 징계 대상에 놓이는 등 불안과 두려움에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제 프리즘] 하루 한도 5000만원 ‘무인대출신청기’ 재등장

    [경제 프리즘] 하루 한도 5000만원 ‘무인대출신청기’ 재등장

    2011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무인대출신청기’가 재등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접근이 쉬워 신속하게 자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본계 대부업체가 얼굴만 바꾼 뒤 국내 서민금융에 무분별하게 침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친애저축은행은 지난달 23일 본점 영업부와 잠실 지점에 24시간 무인대출신청 서비스를 선보였다. 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퇴출된 미래저축은행을 일본계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가 인수한 뒤 이름을 바꾼 곳이다. 무인대출신청 서비스 시행 일주일여 만에 입소문이 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은행 측은 영업비밀이라며 이용객과 대출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긴급자금을 쉽고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고금리 즉흥대출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잖다. 금융당국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011년 결제대행업체인 밴(VAN)사가 대부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무인대출서비스를 제공, 서민들의 고금리 대출 피해가 급증하면서 서비스를 중단시켰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운영하는 데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대출이 가능한 만큼 문제는 없다”면서 “보이스피싱처럼 예금자 정보를 빼내 인터넷 대출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본인 신청 여부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의 우려는 더 크다. 기존 고객 외에 누구나 신청가능한 데다 1일 한도가 5000만원이나 돼 과잉대출을 양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출 경로에 비정상적인 루트를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특히 일본계 자금은 소비자 관련 단체 측에서 항의해도 듣지 않는 등 소비자 보호에는 관심이 없고 서민금융을 돈벌이로만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J트러스트 계열사인 KC카드사에서 인수한 만큼 엄격한 대출심사를 거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선진국 양적완화 단호히 대응”

    “선진국 양적완화 단호히 대응”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선진국의 양적 완화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지고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된다면 단호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주최 ‘한국 금융산업의 과제와 향후 금융정책 방향’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장은 “만일의 상황이 도래할 경우 시장의 기대를 압도할 만큼 단호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면서 “금융회사 차원의 외화유동성 확보와 차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자본 유출입 관련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는 ▲튼튼한 금융 ▲따뜻한 금융 ▲미래창조 금융 3가지를 강조했다. 튼튼한 금융을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만 시행 중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 시행하고 금융과 산업의 분리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앞서 출범한 국민행복기금뿐만 아니라 주택연금 가입연령 하향조정,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 설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연체 주택담보대출채권 매입 방안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금융을 위해서는 지식재산을 유동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도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금융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상반기 처리 가능 법안 50여개… 각 상임위 “무력화 됐다” 반발

    상반기 처리 가능 법안 50여개… 각 상임위 “무력화 됐다” 반발

    여야 6인 협의체가 공통 의제로 추린 총 83개의 법안 중 상반기 임시국회에서 처리 가능한 것으로 분류한 법안은 50여개지만, 실제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처리 법안 대상을 놓고도 여야 지도부와 해당 상임위 간 입장차가 뚜렷하거나 여야 간, 정치권과 정부·관련업계 간 이견이 큰 법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법안 통과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돼 추후 해당 상임위별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각 상임위에는 17일 “여야 6인 협의체가 상임위별 법안 논의 기류, 우선순위 등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논의 법안을 정해 버리는 바람에 상임위가 무력화됐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런 대표적인 상임위가 환경노동위와 정무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다. 환노위 차원의 현안 과제는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이다. 그러나 여야 6인 협의체는 채용 시 학력차별 금지, 공공기관 지방인재의무고용제 도입 등을 우선 요구하면서 환노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안 법안들도 여야 간 의견차가 커서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은 민주통합당이 반대하고 있다. 사내하도급 계약 때 적법 도급과 불법 파견의 구분 기준이 불분명해지는 등 불법 파견을 합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환노위 관계자는 “정년 연장 및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은 모두 대선 공약이지만 상임위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인 6월 4일까지 입법화를 못 박은 것은 상임위를 거수기 취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휴일 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고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정도가 그나마 상반기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위에서는 ‘방송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이 최대 이슈지만 여야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핵심은 공영방송사 이사·사장 선임제도다. 민주당이 사장 선임 등에서 3분의2 이상 동의를 필요로 하는 특별 다수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정무위 소속 법안들은 경제민주화 추진을 놓고 청와대 기류를 살피는 여당 지도부와 야당 지도부 간 입장이 첨예하다. 새누리당 위원들 내에서도 경제민주화 강경파와 보다 친기업적인 온건파가 갈린다. 청와대가 수위조절론을 제기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 논의가 험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산업자본 소유지분 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는 ‘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등도 법안소위에 회부된 상태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이날까지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이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ICL) 학생의 군복무 기간 이자를 공제하는 ‘취업후학자금상환특별법’ 하나뿐이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 확대안’은 여야 지도부가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상임위 내에서 여야 간 의견차가 크다. 새누리당이 예산만 지원되는 ‘무상교육’을, 민주당은 예산지원에 의무화를 더한 ‘무상의무교육’을 주장하는 탓이다. 이미 한 차례 부결된 ‘대중교통 이용촉진법’도 6인 협의체가 국토위 중점 법안으로 올려놨지만 4월 내 처리 전망은 부정적이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이 법률과 관련해 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택시업계 지원금 및 규제 추가를 놓고 정부와 업계 간 조율이 안 돼 당분간 상임위 처리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 공약으로 언급된 일부 복지 공약은 4월 국회 통과가 긍정적이다. 맞벌이 부부에 대해 우선적으로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의무 규정을 명문화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시설 미이용 영유아에 대해 일시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대통합 공약으로 제안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도 전망이 밝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자녀 육아휴직 신청가능 연령을 만 8세 이하로 상향 조정하는 ‘남녀고용평등법’ 등도 상반기 내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LG, 이번엔 2·3차협력사 지원 ‘2000억 펀드’

    LG, 이번엔 2·3차협력사 지원 ‘2000억 펀드’

    LG그룹이 상생 차원에서 2, 3차 협력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한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 등 LG그룹의 4개 계열사는 1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IBK기업은행과 ‘그린 컨설팅 및 2, 3차 협력회사 공동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LG 4개사는 2000억원을 출연해 펀드를 조성하고, IBK기업은행은 저금리 지원을 통해 LG의 500여개 2, 3차 협력회사를 지원하게 된다. 협력업체들은 시중 금리보다 1.9% 포인트에서 최대 2.4% 포인트 낮은 금리로 투자 및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가령 영세 중소기업이 시중은행에서 10억원을 대출받으면 시중 금리의 최저 수준인 5%를 감안해도 이자만 연 5000만원을 내야 하지만,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대출받으면 최대 2.4% 감면된 2.6%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진다. 연 이자는 2400만원이 절감된 2600만원에 불과하다. 또 대출심사 통과 3일 이내에 대출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상환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LG는 2010년 10월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8개사가 동반성장펀드에 참여해 1차 협력회사 중심으로 2500억원 규모로 운영해 오다 올 초 LG이노텍·LG하우시스·LG유플러스 등 3개사가 참여해 34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LG 관계자는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다 보니 주로 1차 협력회사에 대출이 이뤄졌고 2, 3차 협력사까지 자금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2, 3차 협력회사를 집중 지원하기 위해 별도로 펀드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LG는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총 54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게 됐다. LG는 IBK기업은행과 손잡고 2, 3차 협력회사의 에너지비용 절감을 위한 무료 컨설팅도 한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올라 중소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협력회사가 컨설팅을 신청하면 전기 및 열 진단, 원가절감 컨설팅 등을 통해 에너지비용 절감 방안 수립을 지원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계,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CDM 탄소저감사업 타당성 검토 등 청정기술 컨설팅도 제공한다. LG 관계자는 “2, 3차 협력회사들은 대부분 영세해 산업용 전기료가 오르면 원가 절감 노하우와 대응 전략이 있는 큰 규모 기업들과 달리 에너지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우스푸어용 임대리츠 이달 중 설립

    하우스푸어용 민관합동 임대주택 리츠가 이달 중 설립된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제1차 임대주택 리츠를 설립한다고 14일 밝혔다. 리츠는 국민주택기금에서 1000억원, 일반 금융기관에서 500억원 등15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LH가 하우스푸어 주택 500가구를 ‘역경매’ 방식으로 사들인 뒤 원소유자에게 5년간 보증부 월세 형태로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매입 대상 주택은 1가구 1주택 소유자가 보유한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매입 신청을 받은 주택을 감정평가해 감정평가액 대비 매도자의 매각희망가격 비율이 낮은 순으로 우선 매입한다. 국토부는 다음 달 리츠 인가를 내준 뒤 5~6월 매입 신청 접수와 감정평가 등 심사를 거쳐 7월 초 매매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임대료, 보증금과 월세 비율은 리츠와 원소유자가 자율적으로 정한다. 다만 월세 이자를 하우스푸어가 부담하던 금융기관 대출이자보다는 낮게 책정해 월세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5년의 임대기간이 끝나면 해당 주택은 리츠가 일반인에게 분양하되 원소유자가 다시 매입할 수 있도록 ‘재매입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재매입 가격은 임대 종료 후 처분 시점의 감정평가액이다. 임대기간 중이라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퇴거할 수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수직증축 세부안 6월까지 마련

    정부는 10일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4·1부동산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리모델링 수직 증축 제도 개선을 위해 12일 지자체 및 관련 전문가 등으로 특별대책팀을 구성해 허용범위 등 세부 시행방안을 6월까지 마련한 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5월 중에는 청약제도 개선(주택공급규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달 중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을 위한 임대주택리츠를 설립한 뒤 5~6월 매입공고·심사를 거쳐 500가구 규모를 우선 사들이기로 했다. 하우스푸어 부실채권 매입(지분 포함, 캠코) 및 담보대출 매입(주택금융공사) 제도도 다음 달 중 확정, 6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목돈 안 드는 전세는 세법 개정을 통해 집주인에 대한 세제인센티브 등이 확정되는 즉시 기금취급은행 등을 통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양도세 한시면제 대상 기존주택 범위 등에 대해서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 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준공공임대주택 도입(임대주택법), 정비사업 시 조합원에 대한 2주택 허용범위 확대(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법안도 이달 국회에 제출한다. 이달 국회에 제출할 주요법안은 이미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4·5 기발의), 소득세법(4·5 기발의) 등을 포함해 8개 법률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이르면 내년 재벌총수 개별 연봉 공개된다

    재벌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개별 연봉이 이르면 내년 사업보고서 작성 때부터 공개될 전망이다. 대기업 300여곳 600여명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의 투자은행(IB) 업무도 허용된다.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된다. 여야는 4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 공통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다수 통과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관련 상임위를 통과하기는 처음이다. 우선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이사 및 감사의 개별 연봉을 공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목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이다. 기존 사업보고서에는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만 공시되고 있지만 이를 등기이사의 개인별 보수로 바꾸는 것이다. 보수 산정 기준 및 방법도 함께 의무화했다.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져 왔던 총수 연봉 등도 공개해 대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대상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전자 미등기 임원이어서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계는 반발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개별 공개는 지나친 규제”라며 “일본도 공개 대상이 12억원(1억엔)인 만큼 기준이라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정 기준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이 IB 업무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IB를 육성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숙원 사업이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2011년 첫 발의된 지 3년 만이다. 대체거래소(AIS) 설립도 허용해 사실상 한국거래소와의 복수경쟁체제가 도입되게 됐다. 우선 자기자본금 3조원 이상의 자격을 갖춘 증권사를 IB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 경우 IB는 기업 인수합병(M&A) 자금 대출과 비상장주식 직거래 업무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 수탁수수료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대형 투자은행 업무라는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야당은 대형 증권사에만 신규 IB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경제민주화 추세에 역행하고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해 지난 정부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나 증시 침체 등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국내 자본시장 인프라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는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 등 19건의 법안도 처리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은 기존 대기업의 기술 탈취는 물론 부당 단가 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 행위에 대해서도 3배 범위 안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 당초 박근혜 정부의 방침은 ‘10배까지 배상’이었지만 기업 부담을 우려해 3배로 낮췄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악의적인 하도급 불법 행위에 대해 부담하는 손해배상 금액이 늘어나 예방 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도급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던 사안들이다. 이날 처리된 법안들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국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금지, 벌칙 조항 신설 등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오는 17일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 논의할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리장사에 눈먼 재향군인회… 4000억 빚더미

    재향군인회가 사업성 검토조차 하지 않고 무리하게 돈을 빌려주다 4000여억원의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군 고위 장성 출신인 재향군인회 간부들은 부실 대출의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8일 안모(55)씨 등 재향군인회 전 간부와 시행사 임직원 5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군 관련 위문행사, 안보교육 등을 해 오던 재향군인회는 2004년 6월 신규 수익사업을 찾겠다며 사업개발본부를 설립하고 금융기관에서 6~8% 이자로 대출받아 건설업자에게 20%의 높은 선이자를 떼는 방식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시작했다. 경기 평택 아웃렛 매장 등 10개 사업장에 2415억원을 대출했지만 2008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추가 대출과 지급 보증이 이뤄졌다. 모두 6185억원이 대출됐지만 2217억원만 돌려받았고 나머지 3968억원을 손실금액으로 떠안게 됐다. 재향군인회는 2011년 국가보훈처로부터 특별감사를 받고서 지난해 2월 검찰에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재향군인회의 PF 대출은 사업성 검토 등 대출심사에서 대출금 관리까지 총체적인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적으로 투자심의실무위원회 등이 있었지만, 검토 능력이 부족한 내부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거수기 노릇을 할 뿐이었다. PF 대출을 담당했던 안씨는 윤모(70·불구속 기소) 전 사업개발본부장과 함께 경기 평택의 아웃렛 사업장에 150억원 등 모두 370억원을 부실 대출해 준 대가로 시행사 대표 등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5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향군인회가 사실상 금융업을 했지만 현행 제도상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는 등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중소기업인 지원 ‘中企행복기금’ 만들자”

    중소기업인을 돕기 위해 ‘중기행복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행복기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실패한 중소기업인의 재기를 지원할 수 있는 ‘배드뱅크’(부실채권 정상화 기관)를 설립하자는 것이 골자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연구원은 7일 발표한 ‘중소기업인 재기 지원 강화방안’ 보고서에서 배드뱅크 형태의 ‘중소기업인 재기 지원 펀드’(가칭)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협약 금융기관이 채권을 넘기고 채무자의 동의를 받아 채무를 조정하는 국민행복기금과 유사한 성격의 재단을 중소기업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캠코, 신용·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은행, 제2금융권 등이 협약을 맺어 펀드에 자금을 대고 최종적으로 펀드가 중소기업 대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금융회사에도 중소기업을 위한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있다. 캠코 등이 주장하는 펀드는 ▲여러 기관에 흩어진 채권을 한데 모아 ▲펀드가 일괄적으로 채권을 사들이고 연체자의 동의를 거친 뒤 채무 재조정을 하며 ▲재기지원 등 자활까지 연계하려는 것 등이 다르다. 현재 중소기업인의 신용회복 및 재기지원제도는 심사요건이 엄격한 데다 채무 감면이 소극적이라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기술보증기금의 ‘벤처재기보증’은 신청 대상이나 요건 등이 제한적이어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3개 업체에 5억원을 지원한 수준에 그쳤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재창업자금지원사업은’ 실패한 중소기업인의 법인 설립 재창업 시에만 도움을 주게 돼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재도전기업주 재기지원보증’ 역시 실적이 미미한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09년 12월 1.09%에서 2013년 2월 1.65%까지 높아졌다. 캠코, 신·기보, 중진공 등으로 꾸린 심사위원회가 해당 기업의 사업성과 도덕성을 따져 펀드 지원 여부를 정하며 대출금의 거치 기간과 상환 방식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협약 금융기관의 출자로 별도 재원이 마련되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재기를 지원할 수 있다”며 “실패한 중소기업인은 다중채무자가 많은데, 금융기관에 흩어진 채권을 펀드로 집중함으로써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10월까지 채무정리 특별캠페인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다음 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서민과 중소건설업체의 보증채무 이자를 깎아주고 상환 기간을 늘려주는 캠페인을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공사의 보증을 통해 은행 대출을 받았지만 이를 갚지 못해 공사가 대신 갚아준 고객이 대상이다. 채무에 대해 일시 또는 분할 상환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이자를 최대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 최대 8년(기업은 15년)인 분할상환 기간도 요청에 따라 탄력적으로 늘려줄 계획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이 사람의 부모는 자작농이었다. 세 누나와 형 하나, 노부모가 하루종일 밭일을 하고 간신히 풀칠을 했다. 세 시간 배를 타야 겨우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거제 촌놈’으로 자랐다. 해방 직전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채 다 자라지도 않은 곡물까지 쓸어갔을 그 무렵, 그래도 굶지는 않았다. 귀한 막내아들에게 쌀밥을 한 술씩 덜어주던 노모와 누나들 때문이었다. ‘가진 것 없는 섬 놈’으로 꿈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다 은사인 김기호 선생을 만났다. 섬 밖의 삶은 생각지도 못한 그에게 스승이 말했다. “섬은 커질 수 없다. 그러나 그 섬의 사람이 커지면 달라진다.” 그 이후 공부를 했다. 부산으로 나와 법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은행장이 됐다. 금융지주 회장까지 지냈다. 금융 외길 53년. 금융을 배웠고, 금융을 알았고, 금융에서 성공했다. 그래도 이 남자의 마음속엔 의문이 남았다. ‘더 가야할 길이 있지 않을까.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나’ 마음을 비웠다. 지금까지 받은 운과 복에 겨운 삶을 되돌려 줄 때라고 마음먹었다. 스스로 은행장 직에서 내려왔다. 남은 인생을 금융인력 양성에 바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FP(파이낸셜 플래너)협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나은행장, 우리금융 회장 등을 지낸 윤병철(76)씨다. 그는 ‘하나마나 한 은행’으로 불리며 국내 33번째로 출범한 하나은행을 4대 시중은행으로 올려놓는 데 초석이 됐다고 자부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때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이뤄냈다. 그를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국FP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 회장은 1937년 거제에서 태어났다. 모두가 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콩이 나면 그 기름을 짜서 남는 찌꺼기를 먹고 그렇게 살았지. 가뭄이 들어 농사도 잘 안 돼서 하루에 한 끼 먹는 게 힘들었어. 그 와중에도 누님들이 굶어가며 밥 덜어주고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줬어. 귀하게 컸지.” 8세. 늦봄이었다. 쑥을 캐러 가는 누나들 뒤를 따라갔다가 물 웅덩이에 빠졌다. 가뭄이 심해 군데군데 받아놓은 물 근처에서 놀다 발이 쑥 들어갔다. 한참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때부터 “덤으로 산다”고 생각해 왔다. 11세 때 후사가 없던 큰아버지 집에서 15리 떨어진 경남 하청초등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 하청중·고등학교를 세운 김기호 교장이다. “‘수처작주’라고, 세상 어디 가든지 간에 내가 스스로 주인이 되라는 뜻인데 그분께 배웠지. 자신을 갖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라 이런 말이오. 내가 살아온 그때, 돈·백·실력이 중요했지. 하지만 없는 걸 만들라고 하면 어떡하나. 가난한 섬놈이니 돈하고 백은 없는 걸. 그럼 실력이 2배, 3배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지.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거야.” 인생에서 귀한 사람을 1966년 또 만났다. 고(故) 김진형 한국개발금융 회장이다.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개발금융을 설립할 때 한국은행 총재 출신인 김 회장이 개발금융설립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그가 경제인협회 조사역으로 일하다 실무를 보좌했다. “참 소탈하셨지. 자기 손으로 꼭 문을 열었어. ‘차 문도 못 열면서 무슨 일선에서 일을 하겠나’라고 하셨던 분이었지.” 더 놀라운 일은 한국개발금융이 출범한 뒤 생겼다. 김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였다. 김 회장과 같은 경북 선산 출신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김학렬 경제수석에게 “금융계 원로가 하는 일을 적극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김 수석이 어떻게 도와줄지 묻자 김 회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되네. 안 도와주는 게 더 고마운 일일세”라고 거절했다. 누구나 바라던 ‘정부의 힘’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민간의 노력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게 참된 금융인의 자세를 배웠다. 앞서 금융계에 첫 발을 들인 것은 1960년, 24세 때였다. 농업은행 4기로 입사했다. “부산대 법대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떨어진 뒤 들어갔는데 서울대, 연·고대만 있더라고. 그래도 거기서 만난 동기들하고 지금도 가깝게 연락하고 지내지.” 그는 친분을 맺은 농4회(농업은행 4기 모임) 멤버들과 지금도 평생지기로 지낸다. 정영의, 조대형, 이상철, 김주익씨 등이다. 정영의씨가 훗날 재무장관을 지낼 때 그는 하나은행장을, 이상철씨는 국민은행장을 맡았다. 이들을 가리켜 ‘3인방’이라고 남들이 불렀다. 농업은행 출신 은행장 모임인 ‘동락회’도 있다. 신한은행장을 지낸 라응찬씨, 농협 회장을 지낸 원철희씨, 기업은행장이었던 김승경씨 등이 멤버다. 그렇게 농협은행에서 1년 반을 일하다 1961년, 농협은행을 나와 한국경제인협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본 경영 1세대들은 돈보다 꿈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지. 그래서 생각했어. 평생 월급쟁이였지만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지는 않겠다고. 지금까지 나를 버텨준 경영지론이지.” 김진형 전 총재의 권유로 1967년 그는 한국개발금융에 둥지를 텄다. 기업이 새로 하는 사업을 심사해 시설자금을 대출해줬다. 정부 지분이 전혀 없어 민간과 외국인 주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시장원리에 따라 자금배분이 이뤄지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미래 성장산업도 발굴했다. “1970년대 초 원양어업과 해운업이 은행권에서 소외돼 있던 시절, 직접 돈을 지원하며 밀어주기도 했지. 나도 같이 컸어. 그렇게 나 역시 승승장구해 1977년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어.” 1991년 7월 그는 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올랐다. 사람 모양의 로고는 그가 채택한 것이다. 자음 ‘ㅎ’을 사람 형태로 형상화하고 마치 원을 그리며 춤추는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다. ‘미친 사람 널뛰는 모습같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설득했다. 33번째 후발은행이니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고객이 편리하게 느끼는 장소만 찾아 점포를 냈다. 시장 인근, 아파트 단지 안 등을 파고들었다. 1995년 출혈경쟁 논란을 부른 ‘솔로몬 신탁’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상품이었다. 절세효과 덕에 1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대거 몰렸고 판매 1년 만에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01년 우리금융 회장이 됐다. ‘부실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밤낮으로 고심했다. 첫 목표를 뉴욕 증시 상장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이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해냈다.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는 3년 동안 적잖은 결실을 이뤄냈다. 부실자산 정리에 7조 2000억원을 쓰고, 1조 3000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총 자산도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아 직원들한테 고맙고 뿌듯하고 그랬지.” 2004년 3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임은 생각하지 않았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하면 안 돼. 매너리즘에 빠지거든. 나한테 어떻게 금융인으로 성공하는지, 부자가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자.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자’야.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른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자꾸 부딪쳐 보란 거지.” 요즘 논란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은행은 자주적인 경영이 돼야 하는 곳이라 언젠가는 꼭 민영화가 돼야 해. 근데 사업 부문 자금이 금융에 투입되도록 문호를 넓혀주고, 경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여건상 민영화가 힘들지.”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인생 2막’은 금융계 인재 양성이었다. “1969년 미국에서 시작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자격제가 일본이나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보급되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재무설계를 해주는 거야. 투자는 물론이고 세금, 은퇴, 상속설계 등을 설명해주더라고. 한국능률협회에서 운영자금을 빌려서 2000년 한국FP협회를 설립하고 CFP제도 도입을 추진했지.” 비영리 사단법인인 FP협회는 투자관리나 위험 방지, 부동산과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해 자격을 주는 곳이다. 올해로 출범 13년째. 지금까지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26만명에 이른다. “시작할 때는 후임 양성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개인과 가계에도 꼭 필요한 게 재무설계인거야.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식상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부자가 되는 법과 성공하는 법. 그는 한참을 소리내 웃다 진지하게 답했다. “부자라는 게 돈이 많은 게 아니더라고.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약간의 여유 속에서 준비를 해 나가며 사는 것이지. 결혼하고 살 집 마련하고 하는 것들 말이야. 수입이 얼마나 되고, 저축이 얼마만큼이고 이런 것들을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게 그나마 비결인 거지. 돈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만족이 안 돼서 계속 불행해지니까.”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커버스토리-협동조합 석달] 금융지원·노하우 상호 교환 위한 전담 기관 필수

    협동조합이 소상공인과 지역 상인, 소외계층 등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대기업과의 경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제도가 시작된 지 넉 달도 안 돼 전국에 500여개의 협동조합이 생겨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협동조합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금융 등 체계적인 지원과 공공사업 참여 확대, 기술력 확충을 위한 경쟁력 향상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협동조합 발전을 위한 가장 큰 과제는 금융 지원 인프라 확충이다. 현행 협동조합기본법상 협동조합은 금융과 보험 분야의 진출이 제한돼 있다. 주식도 발행할 수 없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기업 심사 때 중요한 지표인 순이익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 등이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은행 대출도 쉽지 않다. 장종익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외국의 발전한 협동조합은 탄탄한 금융 지원이 뒷받침되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협동조합의 미래 가치나 상환 가능성 등 서류상 나타나지 않는 가치를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전담 금융기관을 만들거나 기존 신용협동조합을 활용하는 방안 마련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합 지원 시스템 구축도 숙제로 손꼽힌다. 장승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협동조합이 발달한 유럽은 19세기부터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마련해 새 협동조합이 설립되면 종합 지원이 이뤄졌다”면서 “협동조합 간 연대를 통한 금융, 교육, 재정관리 등의 노하우가 체계적으로 상호 교환될 수 있는 시스템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혁진 사회적기업진흥원 본부장은 “정부의 주요 사업에 협동조합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면 협동조합은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체계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설광언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조합원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정부가 지원해 주기를 바라지만 이는 협동조합의 이념과 어긋난다”면서 “자기 힘으로 일어서는 자조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해 설립 초기부터 일반 기업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남봉현 재정부 협동조합정책관은 “현재 교육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 전국 7개 협동조합 권역 센터를 개설, 충실한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국민행복기금 긴급진단] (하) ‘도덕적 해이’ 논란

    [국민행복기금 긴급진단] (하) ‘도덕적 해이’ 논란

    국민행복기금이 6개월 이상 연체채무의 원금을 50~70% 탕감해 주기로 하면서 꼬박꼬박 빚을 갚아 온 성실 채무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부업체 등의 채권도 떠안아 주기로 해 금융기관이 엄격하게 대출을 심사할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푸념도 터져 나왔다. 역대 정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기금은 가장 포괄적인 채무 탕감 대책이란 평가를 받는다. 채무자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연체기간이나 원금 탕감률 중 하나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마련인데, 국민행복기금은 양쪽 모두에 관대하기 때문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은 3개월 이상 연체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원칙적으로 원금 감면 혜택이 없다. 금융기관이 이미 추심업체 등으로 넘긴 채권에 대해서만 원금을 최대 50% 탕감해줄 뿐이다. 3개월 미만 연체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워크아웃은 연체이자만 없애준다. 캠코는 원금을 최대 30%까지 감면해 주지만, 빚이 5000만원 이하인 사람만 대상으로 한다. ‘카드사태’ 뒤 급증한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시적으로 운영한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 역시 일시상환자에 한해 원금을 30%까지 깎아줬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캠코의 바꿔드림론은 연체 중인 빚이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빚에 허덕이면서도 연체를 하지 않은 가구는 100만 가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구는 그 ‘성실성’ 때문에 되레 원금 탕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저소득층 가계부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민행복기금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연체가구 수는 49만 7000가구”라고 추정한 뒤 “월평균 가처분소득 72만 3000원 중 원리금 상환액이 71만 8000원으로 한계상황에 처했지만 빚을 연체하지 않아 국민행복기금의 구제 대상이 안 되는 가구는 106만 7000가구”라고 집계했다. 빚을 갚지 않고 버틴 사람은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탕감받고, 빠듯한 형편에도 꼬박꼬박 빚을 갚아 온 사람은 원금은 커녕 이자도 깎아주지 않는 캠코의 바꿔드림론을 써야 하는 모순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중채무자들이 모인 인터넷 게시판에는 현재 시행 중인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국민행복기금을 비교하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빚을 안 갚으면 행복해지는 이상한 나라’라는 성토성 냉소도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빚 잔치’를 하게 된 금융기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정부가 나서서 금융기관의 부실·악성채권을 떠안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금융기관의 ‘묻지마 대출’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영일 한국개발원(KDI) 연구위원은 “대출심사 체계 개선과 도덕적 해이 방지, (기금 수혜자에 대한) 일자리 연계 등 근본적인 대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이름만 바꾼 국민행복기금이 계속 필요할 수밖에 없고 그 과실은 따먹는 사람만 계속 따먹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단순한 빚 구제가 아닌, 자립·자활 유도에 초점을 맞춘 구제책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국민행복기금 긴급진단] (상) 풀어야 할 난제들

    [국민행복기금 긴급진단] (상) 풀어야 할 난제들

    빚 진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국민행복기금’ 운용방안 얼개가 나오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훨씬 많다. 가장 큰 난관은 정부가 금융사로부터 일괄적으로 사들일 연체 채권의 가격이다. 정부는 시장가보다 조금 낮게 구매하겠다는 심산이지만, 은행들이 손해를 감수할지는 미지수다.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민행복기금은 6개월 이상 연체자의 빚을 금융사로부터 4~8%에 사들여 원금의 50~70%를 탕감해줄 계획이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B은행에서 1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못하고 있다면 정부가 B은행에 80만원(할인율 8%)을 주고 1000만원 대출금을 넘겨받은 뒤 A에게는 500만원(탕감률 50%)만 갚도록 하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생각하는 이 할인율이 시장 현실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들은 대체로 1년 이상된 연체 채권을 추심회사에 싼값에 판다. 넘기는 가격은 최소 10%다. 연체가 1년 이상 지속되면 영영 떼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한 푼도 못 받는 것보다는 10%라도 건지는 게 낫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권의 1년 이내 단기 연체 채권은 회수율이 일반적으로 높다는 데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3개월에서 1년 된 연체 채권은 회수율이 30~50%”라면서 “이걸 8%에 팔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어이없어했다. 정부의 할인율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일단 괴리가 꽤 큰 셈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추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정부에 (연체 채권을) 대량으로 넘기는 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연체 채권 기준이 6개월로 확정된 만큼 할인율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지나치게 헐값에 연체 채권을 사들일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 등 다른 방법을 통해 그 부담을 다수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행복기금은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만큼 최대한 금융당국은 채권을 싸게 사들이려고 할 텐데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받아들인 금융기관들이 다른 방식을 통해 손익을 맞추려 들 것”이라면서 “예대마진을 높이거나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무 규제 등을 풀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로 인한 부담은 행복기금의 혜택을 받지 않는 다수의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거꾸로 대부업체의 악성 채권을 정부가 떠안아주는 부작용도 있다. 대부업체가 ‘체념’하는 연체 채권 기준은 통상 180일이다. 즉, 6개월 이상 된 연체 채권은 대부업체도 두 손 들고 추심업체로 넘기거나 아예 포기하는데, 앞으로는 가만히 앉아서 이런 악성 채권을 정부에 떠넘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협약 자체에 강제성이 없는 만큼 금융사가 가격이 안 맞아 부실채권 매각을 거절하면 빚 탕감을 받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비싸게 사들이면 기금이 부실해져 ‘양날의 칼’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팔기 싫다는 채권을 강제로 빼앗아 올 수는 없으니 최대한 타협 가능한 기준선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의 수혜 대상자들이 다시 연체할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 또한 기금 부실로 이어져 결국 ‘혈세로 빚 돌려막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정부가 1년 이내 단기 연체 채권을 대량 매입할 경우 기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혈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 “금융당국 감독 기꺼이 받겠다…저축은행 인수 9전10기 도전”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 “금융당국 감독 기꺼이 받겠다…저축은행 인수 9전10기 도전”

    “대출금리를 20%대로 인하하기 위해서라도 저축은행 인수는 꼭 필요합니다.” 저축은행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최윤(50)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9전 10기’ 의지를 밝혔다. 아프로파이낸셜은 대부업체 러시앤캐시 등을 두고 있는 그룹이다. 언론 인터뷰에 좀체 나서지 않는 최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 만나 “서울·경기권 중대형 저축은행 인수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했다. 최 회장은 2007년부터 예한울·예쓰·중앙부산·프라임·파랑새·현대스위스4 등 9곳의 저축은행 인수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정서적 반감 때문이다. 언론사 개별 인터뷰에 응한 것이 “이런 세간의 오해를 벗고 싶어서”라는 최 회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부업체와 개인이 운영하는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면서 “(대부업체 감독권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대신 금융 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면 (러시앤캐시도)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인수에 왜 그렇게 매달리는가. -제도권 금융에 진입하게 되면 자금조달 비용이 대폭 싸진다. 그러면 대출금리를 낮출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동력이 확보되면) 소상공인 대출, 자영업자 전용상품 등을 내놓을 작정이다. 아직도 제도권 금융 문턱을 넘지 못해 고통받는 금융소외자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대부업체에 대한 국민 정서를 감안할 때 시기상조 아닌가. -대부업체라서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GE(제너럴일렉트릭), 씨티, SC(스탠다드차타드) 등은 모두 한국 내에서 캐피털 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20~30%대 금리로 금융업을 하는 회사들이다. 캐피탈, 대기업, 저축은행이 하면 소비자금융이고 대부업체가 하면 사채라고 매도하는 시각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부업체라는 것도 그렇지만 심지어 일본계 아닌가. -금융 당국이 이미 일본 대부업체의 국내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했다. J트러스트는 미래저축은행을, SBI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그런데 솔직히 두 회사는 일본인이 운영하고, 철저하게 일본에 기반을 둔 금융사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남’이다. 재일교포인 저는 굳이 비유하자면 ‘사촌’쯤은 된다. ‘남’에게는 (저축은행 인수) 기회를 주면서 ‘사촌’에게는 왜 계속 벽을 치는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으로 이해하고 넘어가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한국에서 고금리를 받고 있다고 해서 러시앤캐시에 저축은행 인수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럴수록 소비자의 권익을 더 잘 지켜줄 만한 곳으로 저축은행을 넘겨야 하는 것 아닌가.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러시앤캐시는 무조건 저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곳이 결코 아니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신용이 낮은 80여명 정도는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곳이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280만원, 평균이자가 한달 약 8만원 정도다. 제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택시론’이다. 택시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공공 교통 수단보다 비싸지만, 급할 때 요긴하고 또 반드시 서민에게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지갑에 택시비가 없는데 (상환능력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택시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러시앤캐시는 채권을 발행하거나 기존 자본금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어 택시비(금리)를 낮추기가 어렵다. 지난해 영업정지 이슈가 있었음에도 찾아오는 고객 수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자금 조달방식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 고통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제도권 문만 열어주면 엄청 잘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웃음) 큰소리 치는 건 아니지만 2002년 한국에 대부업법이 처음 생겼을 때를 생각해 보라. 제가 (아프로의 토대인) 원캐싱을 설립해 담보 없이 200만~300만원을 빌려주자 제도권 금융에서는 돈을 떼일 것이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10년 만에 자산 2조원대의 대형 대부업체로 키우지 않았나. 저축은행은 원래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이다. 그런데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등에 손을 대며 욕심을 내다가 망가진 것이다. 자영업자 전용대출 등 개척 가능한 상품이 굉장히 많다. →영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1심 법원은 부당하다며 러시앤캐시 손을 들어줬지만 금융 당국이 항소해 2심 법원에 계류 중이다. 2010년에는 검찰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사정기관에서 여러 차례 조사받은 것이 사실이다. 횡령, 탈세, 배임은 기본이고 일본 야쿠자 자금을 세탁했다느니, 조총련을 통해 북한에 자금을 송금한다느니 별별 혐의가 다 있었다. 지금은 웃지만 당시에는 너무 억울했다. 결국 아무것도 나온 건 없었다. 오히려 러시앤캐시의 결백을 입증시켜준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도 항간에는 (러시앤캐시) 순익의 상당액이 일본으로 빠져나간다는 의심이 많다. -2002년 원캐싱을 설립해 운영하던 중 일본 법원에서 A&O(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전신)가 매물로 나왔다. 그때 나고야와 오사카 재일교포 상공인들의 도움을 받아 J&K캐피탈이라는 법인 명의로 A&O를 인수했다. J&K가 서류상으로는 일본에 본사를 둔 페이퍼컴퍼니이기 때문에 일본계로 오해 받지만, J&K 지분 100%를 제가 다시 인수했기 때문에 사실 한국계 회사이다. 저는 알다시피 재일교포 3세다. 할아버지 때부터 100년이 넘게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1년 365일 중에 330일은 한국에서 산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10년 동안 저는 단 한 차례도 이익금 배당을 받지 않았다. 지금도 가장 억울한 오해가 국부 유출을 했다는 것이다. →공식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인지 국부유출설 외에도 유난히 루머가 많다. 모 여배우와의 소문도 끊이지 않는데. -그 여배우와는 회사 일로 딱 5분간 얘기한 게 전부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재외동포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도 났다.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생각했다. 거듭 말하지만 어려서부터 한국인임을 잊지 말라는 교육을 수없이 받았다. 또 결코 잊은 적도 없다. 체계적인 고객정보(CB) 구축 노력 등을 통해 사채 수준에 머물렀던 우리나라의 소비자금융업을 어엿한 금융업의 한 축으로 양성화시켰다는 데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 노하우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도 전파하고 싶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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