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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잔인한 이자율의 역사와 포용금융

    [기고] 잔인한 이자율의 역사와 포용금융

    저신용·저소득 계층일수록 높은 이자율을 부담시키는 것은 합리적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자율의 역사는 은행의 역사보다 오래됐다. 기원전 이자율 논쟁은 과도한 부채와 부채를 갚지 못해 채무노예로 전락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기원전 이자율 논쟁의 대표적인 두 사례는 함무라비법과 그리스 솔론의 법이다. 기원전 1800년경 함무라비법은 대출의 연간 이자율 한도를 20%로 정하고 이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계약은 원금 상환 의무를 없애 버렸다. 채무노예 기간은 3년으로 제한했다. 기원전 600년 그리스는 솔론의 법으로 이자율 제한을 없애고 채무노예는 금지했다. 함무라비법은 국가 통제의 역사적 기원이고, 솔론의 법은 자유방임의 전통이 됐다. 로마는 기원전 450년경 과도한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함무라비법 방식에 따라 이자율을 연간 8.33%로 제한했고 이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하는 경우 채권자에게 4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했다. 15세기 이탈리아와 베네치아의 개인대출 법정이자율은 20%였으나 시장이자율은 6~43.5%였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의하면 잉글랜드의 법정이자율은 16세기 10%에서 18세기 5%로 낮아졌다. 이 기간 중 한때는 종교적 열광으로 일체의 이자를 금지했으나 오히려 고리대가 심해져 법정이자율이 부활했다. 국부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이자율은 법정이자율 5%보다 낮은 3.5~4%였다. 더 부유한 네덜란드에서는 시장이자율이 3%였다. 현대 사회의 이자율은 전통과 포용금융의 혼합이다. 영국은 솔론의 법 전통을 따라 1854년에 고리대법을 폐지해 일반적인 법정 이자 상한을 없앴다. 대신 저소득 계층에 대한 무이자 소액 및 생계성대출에서부터 특정 시장 유형과 기관에 따라 이자 상한을 두고 있다. 미국은 함무라비법 전통에 따라 고리대법을 유지하고 일반적 이자율 제한 정책을 도입했다. 특히 지역재투자법으로 잠재적 대출 재원을 확대해 매년 은행 전체 신규 대출의 15% 수준이 제공된다. 이자율의 역사에 의하면 저신용·저소득 계층이라도 그가 속한 사회가 어디냐에 따라 그들이 부담하는 이자율은 달라진다. 금융자본의 규모, 계약의 법적 안정성, 무이자 혹은 저이자 프로그램 여부, 확장적 포용금융 여부 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자금은 부족하지 않고, 민법은 강제이행을 원칙적으로 보장한다. 반면 무이자 지원 프로그램과 확장적 포용금융은 부족하다.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초과 수요를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포용금융의 재원이 확대되도록 전체 예대기관을 대상으로 지역재투자법이 제정돼야 한다. 또한 상호금융은 주택담보대출보다 협동조합 가치 실현을 더 중시해야 한다. 서민금융정책기관은 저신용·저소득 계층이 참여하는 사회연대 경제활동을 신용평가의 대상으로 포섭해야 하고, 활동에 참여하기 힘든 개인에게는 무이자 지원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 소득 활동이 없는데 높은 이자율은 심적 고통만 안길 뿐이다. 투자성 있는 활동은 은행이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중앙회를 통해 금융의 상호부조가 가능하도록 협동조합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러한 개선으로 인위적인 공급 제약이 해소돼야 한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약달러에도 7거래일째 1400원대… 한국 경제 흔드는 ‘환율 복병’

    약달러에도 7거래일째 1400원대… 한국 경제 흔드는 ‘환율 복병’

    대미 투자 둘러싼 한미 갈등 원인금융·무역·내수 전반에 불안 확산‘불장’ 코스피에 악영향 가능성도“관세 협상 타결만이 유일한 해법”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금융·무역·내수 등 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통상적인 ‘달러 강세 속 원화 약세’가 아니라 ‘달러 약세 속 원화 약세’가 나타났다는 점에 시장이 더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원화값 하락’이라는 변수가 돌출하면서 한국 증시는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불안한 불장(강세장)’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통화당국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새벽 2시 1407.0원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연속 1400원대 고공 행진을 이어 갔다. 반면 달러인덱스(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표)는 현재 97~98선에 머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109까지 치솟았던 달러인덱스는 미 행정부의 관세전쟁 이후 100 아래로 떨어졌다. 100 이하면 달러 약세를 뜻한다. 보통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 가치는 오른다. 지난 6~7월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러 약세 상황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대를 다시 뚫었다. ‘나 홀로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원화값 하락은 지난달 말 3500억 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갈등이 불거진 시점부터 본격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제안하며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3500억 달러는 선불(Up front)”이라고 맞받았다. 3500억 달러는 한국 외환 보유액(8월 기준 4163억 달러)의 84%에 이르는 거액이다. 이 발언 이후 달러 유출 우려가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달러 약세 속 원화값 하락은 올해 말 한국 경제를 위협할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거침없이 오른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 환차익 감소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장 대탈출’을 감행해 코스피는 다시 3000 초반대로 밀릴 수 있다. 수출 기업은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져 무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수입 업체의 경영난이 심화할 수 있고, 국내 물가가 반등해 소비 심리가 위축될 우려도 커진다. 그러면 한국 경제는 올해 0%대 성장률에 갇힐 수밖에 없다.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원화값 하락을 막고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킬 유일한 해법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500억 달러 투자를 현금이 아닌 대출·보증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하거나,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같은 성과가 나면 원화 가치가 반등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러중 2인자 모이는 北 열병식… ‘화성-20’ 등 새 무기 총동원하나

    러중 2인자 모이는 北 열병식… ‘화성-20’ 등 새 무기 총동원하나

    러 메드베데프·중 리창 평양 도착‘사실상 북핵 용인’ 북러 공동성명도 미사일·전차 등 대규모 이동 포착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종 개발초음속순항미사일, 한국 서해 위협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는 가운데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체계들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무력 과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는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주년(5년·10년마다 꺾이는 해)에 해당하는 데다 러시아와 중국의 2인자까지 함께 참석해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내외에 체제의 공고함을 선전할 것이란 분석이다. 군 소식통은 9일 “정찰위성 등 한미 감시자산으로 김일성광장을 비롯한 평양 일대의 열병식 준비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에 수만명의 군중과 대규모 무기 장비가 집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미사일과 전차 등 무기 장비의 전개 상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 러시아 서열 2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중국 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 베트남 서열 1위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이 각각 평양에 도착하는 등 초청 인사에도 공을 들였다. 통상 북한은 열병식을 계기로 각종 무기체계를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해 온 만큼 이번에도 해외 귀빈들 앞에서 각종 첨단무기들을 대대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미를 겨냥한 전략무기가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 70주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 2023년 2월 건군절 75주년 때 화성-18형 등 열병식에서 신무기를 선보여 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지난 4일에는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를 열고 신형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 등 각종 신형 무기를 공개했다. 이튿날인 5일에는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를 찾아 함에 탑재된 주요 무장 장비 등을 점검했다. 북한은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할 신형 ICBM 화성-20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실물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최초 공개됐던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마’, 가속분리형 탄두 초음속 순항미사일, 신형 대잠미사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경험한 북한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첨단 무인전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 해방산거리에 있는 당창건사적관을 찾아 “당의 영도적 권위를 훼손시키는 온갖 요소들과 행위들을 제때 색출, 제거하기 위한 공정을 선행시키면서 당내에 엄격한 기강과 건전한 규율 풍토를 계속 굳건하게 다져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간부들에게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등 기강을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정당인 통합러시아당과 북한 조선노동당은 공동성명에서 “통합러시아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가 나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메드베데프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과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 평양에서 회담한 뒤 체결된 것으로,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부동산세 늘리고 대출 더 죄나… 李정부 5개월 만에 세 번째 카드

    부동산세 늘리고 대출 더 죄나… 李정부 5개월 만에 세 번째 카드

    공시가·공정비율 상향 유력한 듯공정비율 80% 복원 땐 보유세 ↑DSR 40%→35% 하향 방안 논의주담대 한도 6억→4억 강화 검토한강벨트 중심 규제 확대도 거론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에도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부동산 패키지 후속대책’을 준비 중이다. 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는 대출 한도 축소와 규제지역 확대를 포함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조율 중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5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부처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세제 카드’다. 금융 당국과 국토부는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정작 주무 부처인 세제 당국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차관급 회의에서도 보유세 관련 논의가 비중 있게 오간 것으로 전해지지만 과거 정권 때처럼 세재가 오히려 부동산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계심리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가능하면 세제는 부동산 시장에 쓰는 것을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율이나 공제·과세표준을 손보는 대신,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 상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항목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세법 개정 절차가 필요 없다. 윤석열 정부가 80%에서 60%로 낮췄던 공정비율을 다시 80%로 복원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세율 인상 없이도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해 대출을 더 조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SR 한도를 현행 40%에서 35%로 낮추고, 전세·정책대출 등 예외 영역에도 DSR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소득의 40%를 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4억원으로 강화하거나, 일정 가격 이상 주택에 LTV 0%를 적용하는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 다만 전자는 대출 제한이 되레 선수요를 자극해 지금처럼 ‘패닉바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처 간 이견이 크고, 후자는 과거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가 헌법소송으로 번졌던 전례가 있어 현실 적용이 쉽지 않은 정책으로 평가된다. ‘한강 벨트’ 중심의 규제지역 확대도 거론된다. 성동·광진·마포·영등포·양천·강동·동작구 등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평균 시세가 15억원이 넘는 성동·광진·마포는 이미 대출 한도 6억원에 묶여 규제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동작·강동·양천·영등포 등은 LTV가 70%에서 40%로 강화될 경우 대출 가능액이 5억원대로 줄고, 자기자본 부담이 최대 6000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역시 투기수요는 일정 부분 억제할 수 있다는 평가에도, 중위소득층의 내 집 마련 부담이 한층 커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전남도, 맞춤형 출생 정책 성과

    전남도, 맞춤형 출생 정책 성과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현장 수요 중심 맞춤형 출생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전남도의 합계출산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0명을 넘는 1.04명을 기록하는 등 전남도는 2년 연속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남도는 이 같은 성과가 출생 기본 수당과 난임 시술 지원, 전남형 24시 돌봄 어린이집 등 맞춤형 출생 정책의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결혼·주거-임신·출산-양육·돌봄의 현장 수요 중심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전국 최초로 월 1만 원으로 입주 가능한 ‘전남형 만원주택’을 건립하고 ‘신혼부부·다자녀가정 보금자리 지원’을 추진, 대출이자 월 최대 25만 원을 3년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아이 출산·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할 뿐 아니라 전남에서 태어난 도민을 위해 전국 최초로 ‘출생기본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재산·소득·노동 활동에 관계없이 2024년 이후 전남에서 태어난 모든 도민에게 성인이 되는 18세까지 매월 20만 원을 지급하는 전남형 기본소득 모델이다. 또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난임부부에게는 가임력 검사, 무제한 난임시술 지원, 가임력 보존 사업 추진, 교통비 지원,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운영 등 ‘난임 극복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난임부부 임신은 838건으로 전체 출생자 중 10%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저비용 출산과 쾌적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최다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하고, 모든 출산가정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서비스’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양육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맞벌이 가정 지원을 위해 ‘전남형 24시 돌봄 어린이집’을 지정·운영하고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도 중위소득 150% 이하에서 200% 이하로 확대했다. 또 올해부터는 ‘전남형 조부모 손자녀 돌봄’ 지원사업도 추진해 맞벌이 가정 등의 양육 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조부모와 손자녀 간 유대감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의 출생 돌봄 정책들은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출생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돼 제2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저출생 극복 분야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전남도의 현장 수요 중심의 맞춤형 출생정책은 국가적인 저출생 추세 속에서 지자체가 선도적 장기 지원책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결혼-임신-출산-양육의 생애주기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민대출 연체율 36%… 年 15.9% 금리 손본다

    서민대출 연체율 36%… 年 15.9% 금리 손본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려운 사람 대출(이자)이 더 비싸다. 너무 잔인하다”고 비판한 정책서민금융 연체율이 36%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민금융진흥원이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예방대출(옛 소액생계비대출)의 연체율은 2023년 말 11.7%에서 지난 8월 35.7%로 세 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1.3%에서 25.8%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14.5%에서 26.7%로 상승했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다. 연체 이력이 있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워도 최대 100만원까지 당일 대출이 가능해 ‘최후의 금융 안전망’으로 불린다. 성실 상환과 금융교육 이수 시 금리를 9.4%까지 낮출 수 있지만, 최초 금리는 연 15.9%다. 햇살론15와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상품의 최초 금리 또한 연 15.9%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을수록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것은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이라면서도 “정부가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비강남 한강벨트 몰려… 15억 초과 거래 다시 늘었다

    비강남 한강벨트 몰려… 15억 초과 거래 다시 늘었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줄었던 서울지역의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가 지난 9월 이후 다시 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이어 마포·성동구 등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비강남권 한강 벨트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출 규제 이후 크게 늘었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다시 감소했다. 8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총 5186건(공공기관 매수·계약 해제 건 제외)으로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21.1%(1070건)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의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17.0%)에 비해 4%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중에서도 15억 초과∼30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19.4%를 차지하며 8월(14.6%)보다 늘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 규제 이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의 감소 추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6월 28.2%였던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7월에 24.1%로 줄었고, 8월에는 17.0%로 감소했으나 9월 들어 다시 20%를 넘긴 것이다. 이는 9·7대책 이후 토허제 등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진 성동·마포구와 광진·동작구 등 비강남권 한강벨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다. 9·7대책 이후 정부가 토허제 지정 권한을 갖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이곳도 토허제 지정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그 전에 서둘러 전세를 끼고 사두려는 매수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9억∼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비중은 지난 6월 34.5%에서 7월에는 29.1%로 감소한 뒤 8월 32.2%에 이어 9월에는 36.3%로 늘었다. 이에 비해 강남 3구 아파트가 집중된 30억원 초과∼50억원 이하 비중은 지난 9월 1.5%로 8월(2.0%)보다 감소했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지난 9월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6·27 대출 규제 이후 가장 낮은 42.6%를 기록했다.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거래량이 급증했던 지난 6월 37.3%에 그쳤으나 대출 규제 후 7월에는 46.7%로 늘고, 8월에는 50.7%였다.
  • 비강남 한강벨트 몰려…15억 초과 거래 다시 늘었다

    비강남 한강벨트 몰려…15억 초과 거래 다시 늘었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줄었던 서울지역의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가 지난 9월 이후 다시 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이어 마포·성동구 등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비강남권 한강 벨트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출 규제 이후 크게 늘었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다시 감소했다. 8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총 5186건(공공기관 매수·계약 해제 건 제외)으로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21.1%(1070건)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의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17.0%)에 비해 4%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중에서도 15억 초과∼30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19.4%를 차지하며 8월(14.6%)보다 늘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 규제 이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의 감소 추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6월 28.2%였던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7월에 24.1%로 줄었고, 8월에는 17.0%로 감소했으나 9월 들어 다시 20%를 넘긴 것이다. 이는 9·7대책 이후 토허제 등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진 성동·마포구와 광진·동작구 등 비강남권 한강벨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다. 9·7대책 이후 정부가 토허제 지정 권한을 갖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이곳도 토허제 지정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그 전에 서둘러 전세를 끼고 사두려는 매수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9억∼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비중은 지난 6월 34.5%에서 7월에는 29.1%로 감소한 뒤 8월 32.2%에 이어 9월에는 36.3%로 늘었다. 이에 비해 강남 3구 아파트가 집중된 30억원 초과∼50억원 이하 비중은 지난 9월 1.5%로 8월(2.0%)보다 감소했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지난 9월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6·27 대출 규제 이후 가장 낮은 42.6%를 기록했다.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거래량이 급증했던 지난 6월 37.3%에 그쳤으나 대출 규제 후 7월에는 46.7%로 늘고, 8월에는 50.7%였다.
  • ‘코인 지옥’서 사라진 5억원…파산 위기 놓인 은퇴자, 친구를 끌어들이다 [파멸의 기획자들 #28]

    ‘코인 지옥’서 사라진 5억원…파산 위기 놓인 은퇴자, 친구를 끌어들이다 [파멸의 기획자들 #28]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오후 2시였다. 성갑은 새벽까지 술을 마셔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어제 친구들에게 영웅처럼 우월감을 뽐내던 환희는 다 사라졌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주머니 속에 100만원 넘게 나간 영수증 꾸러미가 남아 있었다. 텔레그램 알림이 울렸다. 친목방 방장 김성갑 대표의 메시지였다. “오늘 좋은 투자 신호가 잡혔습니다. 거래에 참여하실 분들은 채팅방에 ‘333’을 눌러주세요.” 성갑은 전날 탕진한 술값을 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거래에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참여자는 성갑을 포함해 네 명뿐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김 대표의 다음 메시지가 올라왔다. “RIM 코인 매수하시기 바랍니다.” 성갑은 아직 IEKAF 거래소 앱을 다루는 데 서툴렀다. RIM이라는 코인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한참을 헤매다 어렵사리 RIM을 찾아 투자금의 20%, 100X 배율로 매수 주문을 넣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이었다. 성갑은 스마트폰을 식탁에 내려놓고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냈다.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을 들이켜고 있는데, 텔레그램 알림이 폭포수처럼 울려대기 시작했다. ‘혹시 매도 신호를 놓쳤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화면을 켰다. 매도 신호가 아니었다.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한 내용이었다. “망했어요.” “강제 청산인가요? 투자금이 모두 사라졌어요.” “대표님, 도와주세요.” 일련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절망을 쏟아냈다. 성갑은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망했다니? 강제 청산은 또 무슨 말이야?’ 일단 자신의 계좌를 확인했다. 믿기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몇 분 전까지 찍혀 있던 38만 달러(약 5억 3000만원)가 깨끗이 사라지고, ‘-40,000 USDT’(-5600만원)가 적혀 있었다. 마이너스 통장도 아닌데 이런 거액의 적자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 몇 주간 누린 슈퍼리치의 환희가 한순간에 끔찍한 현실로 바뀐 순간이었다. 친목방 방장 김성갑 대표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오늘 손실은 두 말할 필요없이 제 잘못입니다. 저도 오늘 거래로 10억원 가까운 돈을 잃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여러 번의 손실 경험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척하며, 파멸의 덫을 놓는 메시지를 던졌다. “오늘 저 때문에 손실을 보신 분들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추가 투자금만 준비되면 일주일 안에 반드시 원금을 되찾도록 도와드릴게요. 새 투자금은 오늘 잃은 금액의 50%로 시작하겠습니다.” 돈을 날린 다른 회원들은 김 대표에게 아무 원한도 없는 듯 했다. 원금 회복만 된다면 별 문제 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였다. 되레 그를 응원하며 최대한 빨리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갑은 선뜻 약속할 수 없었다. 조금 전 날아간 코인 잔고가 5억원이 넘었다. 그 돈을 되찾으려면 사라진 금액의 50%인 2억 5000만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데, 당장 그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코인에 투자하고 남겨놓은 퇴직금 7000만원을 모두 끌어와도 2억원 가까이 부족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아내 정숙 명의로 된 아파트와 상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정숙이 이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 2억원을 내줄리 만무했다. TV에서만 보던 ‘황혼이혼’이라는 단어가 성갑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꿈만 같던 지난날의 희망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가족의 파멸을 예고하는 끔찍한 현실이 쓰나미가 돼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아내에게 알리고 수모를 당하느니, 차라리 혼자서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손톱을 씹으며 고민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새벽 룸살롱까지 따라와 코인 선물 거래 방법을 이것저것 물어보던 친구 차영호였다. 마음이 심란해서 통화를 거부하려다가 고민 끝에 전화를 받았다. “어, 영호야. 지금 내가 좀 복잡한 일이 생겨서 그런데… 다음에 전화하면 안 될까?” 친구의 목소리는 어제와 달리 무척 들떠 있었다. “성갑아, 네가 어제 말한 그 코인 거래, 나도 할 수 있냐?” 순간, 성갑의 머릿속이 섬광처럼 맑아졌다. ‘이거다. 내가 부활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절망의 끝에서 만난 친구의 전화가 악마의 속삭임처럼 느껴졌다. 이 친구들을 잘만 이용하면 2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은퇴자 친구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자신의 파산을 막으려 하는 또 다른 가해자로 변모하고 있었다. (2부 끝·29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코인 청산’ 빚 갚으려 전세 보증금에 손대…‘파멸의 길’로 찾아가는 워킹맘 [파멸의 기획자들 #26]

    ‘코인 청산’ 빚 갚으려 전세 보증금에 손대…‘파멸의 길’로 찾아가는 워킹맘 [파멸의 기획자들 #26]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진영은 김가영 비서가 소개해준 최세훈 대표의 선물 거래를 따라가다가 강제 청산을 당한 상황을 텔레그램 메시지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퇴근 인파가 지하철역 입구를 정신없이 오갔다. 진영은 그들 속에서 홀로 멈춰 그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손가락은 떨렸고 휴대폰 화면도 눈물로 얼룩졌지만, 그 와중에도 그녀는 놓친 단어가 없는지 몇 번이고 검토했다. 내용을 다 적고 나니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까 지하 창고에서 강제 청산당했을 때의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다시 되살아나 혼란스러움이 더해졌다. 진영은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텔레그램 화면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렇게 간절히 원하면 이성조 교수가 자신의 메시지를 읽어줄 것 같았다. 그러나 이 교수는 그녀의 바람을 비웃듯 평소와 다름없이 열정적으로 저녁 강의를 이어갈 뿐이었다. 9시 반이 조금 지나서 수업이 끝났다. 진영은 집에 돌아와 저녁도 먹지 않고 차가운 방 안에 누워 텔레그램 메시지 알림을 기다렸다. 바닥에 떨어진 유리 조각처럼 시간이 멈춘 듯 느껴졌다. 밤 10시가 넘어 마침내 이성조 교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학우님, 김가영 비서에게 상황을 전해 들었습니다. 지금 마음은 괜찮으신가요?” 누워 있던 진영은 이 교수의 메시지를 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그의 메시지가 너무도 따뜻하고 다정했다. “교수님 제발 도와주세요. 제가 원금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진영은 격앙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먹이며 답장했다. “학우님 걱정 마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저 역시 수많은 투자 실패를 경험했기에 지금 학우님이 느끼고 있는 고통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자신의 아픔을 공유한다는 이 교수의 메시지에 진영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강제 청산 이후 몇 시간 동안 홀로 지옥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 교수가 도와준다면 사라진 원금도 찾을 수 있고, 그동안 꿈꾸던 ‘경제적 자유’라는 미래도 다시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학우님, 일단 학우님의 자금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좌 정보를 보내주시겠습니까?” 진영은 일말의 의심도 없이 IEKAF 거래소 앱을 열어 파산의 증거를 캡처해서 텔레그램 채팅방에 첨부했다. “학우님, 저에게 잠시 시간을 주세요.” 진영은 이 교수의 다음 메시지를 기다리며 불안하게 손톱을 물어뜯었다. 15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진영에게는 15년도 더 되는 것 같았다. 이 교수의 짧은 침묵이 진영의 불안과 간절함을 극대화시켰다. 이 교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학우님의 자금 상황을 바탕으로 일주일 안에 원금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어요. 당분간 제가 학우님과 함께 매일 오후 직접 선물 거래를 진행하겠습니다. 제 휴식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학우님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요.” 진영이 그의 대답이 너무도 고마웠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메시지가 그녀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다만 학우님의 원금을 되찾기 위한 1대1 리딩 거래를 위해서는 추가 투자금이 필요해요. 제가 생각하는 적정 액수는 10만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약 1억 4000만원이다. 예비클럽 가입비 5만 달러(7000만원)도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제 그 두 배인 10만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단다. 진영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이성조 교수는 그녀의 절망적인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음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학우님, 10만 달러가 준비되면 언제든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학우님을 위해서 선물 거래를 시작하겠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진영은 미래가 막막했다. 하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1초라도 빨리 10만 달러를 준비하지 않으면, 가족을 위해 꿈꾸던 ‘방 세개짜리 아파트’의 미래도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 터였다. 그녀의 머릿속이 ‘빚을 갚으려면 더 큰 빚을 져야 한다’는 비논리적인 명제로 가득 찼다. ‘가만, 아파트 전세 계약서가 어디 있지?’ 진영은 지방 출장을 간 남편 송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래방에서 접대성 회식을 하던 정호는 늦은 시간 갑자기 걸려온 진영의 전화에 놀랐다. 그러나 저녁 내내 이어진 술자리 때문에 정확한 상황 파악이 쉽지 않은 터라 ‘전세 계약서가 어디에 있냐’는 진영의 질문에 이유도 묻지 않고 장소를 알려줬다. 진영이 곧바로 계약서를 꺼내 내용을 살피고는 스마트폰으로 전세보증금 담보대출 상품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성이 마비된 그녀는 가족의 마지막 보루인 보증금까지 끌어안고 지옥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27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김경민 교수 “내년엔 서울 강북 중심으로 오른다”...‘부동산 트렌드 2026’ 출간

    김경민 교수 “내년엔 서울 강북 중심으로 오른다”...‘부동산 트렌드 2026’ 출간

    2023년 초 서울 아파트 20% 폭락과 올해 서울 집값 신고가 경신 예측이 맞아떨어지면서 유명세를 탄 김경민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가 내년 강북 아파트 대폭 상승을 전망했다. 그는 최근 출간한 ‘부동산 트렌드 2026’(와이즈맵)에서 “과거 몇 년에 걸친 누적 상승률을 보면 강남과 강북의 움직임은 유사했다”며 “내년에는 서울 집값이 강북과 수도권 주요 거점으로 확산하는 ‘상승 도미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해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른 상승세로 설명했다. 서울 집값을 7주 주기 단기 이동평균선(이평선)과 24주 주기 장기 이평선으로 분석했는데, 두 곡선이 만나는 ‘골든크로스’ 지점이 올해 강남과 송파에서 뚜렷했다. 다른 구를 살펴보니 시차를 두고 모양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강남 3구에서 시작된 골든크로스는 이들 지역과 가까울수록 상승 시차가 짧아졌다. 실제로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 규제지역을 폐지하자 급격히 상승했고, 이 상승세는 강남과 인접한 용산, 성동, 마포, 영등포, 강동, 양천 등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이를 가리켜 “강남에서 상승이 시작돼 서울 외곽으로 퍼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집권 직후 내놓은 6·27 대출 규제에 대해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꺾겠다는 목표로 발표한 규제책이지만, 그 실효성과 시장에 미칠 단기·중장기적 파급효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계산이 빠른 수요층이 다시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27 대책과 이어진 9·7 공급 대책에 대해 “9억원 미만 실수요 아파트는 충분히 대출받을 수 있는 지역인 만큼 상승세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아파트 시장에 지역적으로 상승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는 데 더해, 더욱 낮은 가격대에서도 동일한 현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책에서는 관세 전쟁과 인플레이션, 시장 양극화, 공급 절벽, 전세상승률 추세, 주요 권역 가격 추이 등 ‘상승 도미노’를 일으키는 요인들을 소개한다. 또 ‘16개 대장 단지 리포트’를 통해 새로이 주목받는 9억 원 이하 단지도 함께 살핀다.
  • ‘사랑’이라 믿은 파멸의 덫, ‘연인의 구원자’ 자처하며 사채까지 손 뻗어 [파멸의 기획자들 #24]

    ‘사랑’이라 믿은 파멸의 덫, ‘연인의 구원자’ 자처하며 사채까지 손 뻗어 [파멸의 기획자들 #24]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다인의 연락을 받은 성진의 몸은 배터리에 전기가 100% 충전된 것처럼 활기로 넘쳤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자신이 다인의 사랑 덕분에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코인 선물 거래로 잃어버린 1000만원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임무는 다인을 행복하게 지켜주는 것이었다. 성진은 자신감을 갖고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빠는 네가 돌아와서 너무 기뻐. 아버님이 깨어나셔서 정말 다행이야. 혹시 내가 도와줄 일은 없을까? 꼭 알려줘.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 그의 문장에는 다인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성진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오빠. 대부분 문제가 순조롭게 풀렸어요. 이제 아빠 수술비만 해결하면 돼요.” 성진은 ‘수술비’라는 한 단어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느꼈다. “수술비? 얼마나 들어가는데?” 다인은 깊은 한숨을 쉬는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며 답했다. “아빠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셔서 1000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 같아요. 며칠 전 코인 거래에서 강제 청산만 당하지 않았어도 바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고모들이 다들 아빠 일을 모른 척해서 저도 무척 답답해요.” 아빠에게 보험이 없고 고모들까지 병원비 문제를 외면한다는 다인의 절망적 이야기는 성진의 ‘구원자 콤플렉스’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졌다. “다인아, 걱정 마. 오빠가 해결해 줄게.” 성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오빠, 무슨 말이에요. 그러지 말아요. 저번에 제 병원비도 대신 내줬잖아요. 오빠도 투자금을 모두 잃어서 형편이 여의치 않을텐데요.” 다인의 걱정 어린 우려가 성진의 허세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다인 앞에서 결코 무능력한 남자로 보여선 안 됐다. “다인아, 오빠를 믿는다면 하루만 기다려줘.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어. 아버님 수술비도 네 투자금도 모두 해결한 테니 딱 하루만 기다려.” 성진은 다인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고 원룸의 불을 켰다. 며칠간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공간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다인의 사랑을 얻을 수만 있다면 당장 수천만원의 돈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하고 거울 앞에 섰다. 옷장에서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었다. 다인을 만날 때 입으려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미리 사둔 가장 비싸고 세련된 옷이었다. 거울 속 성진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는 굳게 닫혔던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휴대폰을 검색해서 오래 전 저장해 둔 ‘김관조(우성캐피탈)’를 찾았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다인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마법처럼 두려움이 사라졌다. “사장님, 전에 만났던 연수 친구 성진이라고 합니다. 연수가 대출 받으려고 사무실 찾아갔을 때 같이 만났던…” “아, 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관조는 어렴풋하게나마 성진을 기억하는 듯했다. 성진이 말을 이어갔다. “그때 사장님께서 저한테도 ‘돈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전화 드렸어요. 지금 돈이 필요해서요.” “예, 긴급 대출은 이자가 좀 쎈데 괜찮으시겠어요?” 성진은 이자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아, 괜찮습니다. 금방 해결할 수 있어요. 당장 3000만원이 필요한데 가능할까요?” “그럼요. 사무실에 오셔서 몇 가지 정보만 제공해 주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할게요. 택시로 2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성진은 대출을 받아 다인이 부친의 수술비(1000만원)와 그녀가 청산당한 투자금(1000만원), 그리고 자신이 선물 거래로 날린 돈(1000만원)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생각이었다. 캐피탈 업체에서 빌린 3000만원이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성조 교수의 리딩만 잘 따라가면 오래지않아 갚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소중한 여인 주다인이 실제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이라는 것을. 성진은 스스로를 ‘다인의 위대한 구원자’라고 믿으며, 사채의 세계에까지 발을 담그고 있었다. (25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해커가 터뜨린 ‘러시아 수출 문건’…이란엔 Su-35, 알제리엔 Su-57?

    해커가 터뜨린 ‘러시아 수출 문건’…이란엔 Su-35, 알제리엔 Su-57?

    러시아가 이란에 수호이(Su)-35 전투기 48대, 알제리에 Su-57 스텔스 전투기 12대를 수출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해커 조직 블랙 미러가 러시아 국영 방산기업 로스텍의 내부 문건을 유출한 것을 통해서다. 문건에는 수출 대상국과 물량뿐 아니라 수출 가격 부풀리기 방식, 제재 회피 결제망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엔 Su-35 48대, 알제리엔 Su-57 12대…“수년간의 뜬소문 공식 확인”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3일(현지시간) 로스텍 산하 전자기술 지주사 크레트(KRET)의 ‘수출 요약표’로 추정되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객코드 364에 Su-35 전투기 48대 규모의 전자전장비(EW) 공급 계약이 기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유력한 수입국으로 지목됐다. 또 다른 고객코드 012에는 Su-34 폭격기 전자전 패키지와 함께 Su-57 전투기 12대분의 항전장비 세트가 포함돼 있다. 이는 알제리가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게 되는 정황과 맞아떨어진다. 해당 문건은 블랙 미러가 입수해 공개한 로스텍 내부 자료 중 하나로 그동안 소문 수준에 머물렀던 이란·알제리의 러시아 전투기 대규모 구매 계획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였다. “수출가 2배 부풀려” 러시아의 무기 수출가 산정 방식도 드러나이날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는 블랙 미러가 공개한 크레트 내부 서신을 인용해 러시아의 무기 수출가 산정 방식도 폭로했다.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내 생산가에 20%의 수출 할증을 붙이고 여기에 제조사 중간이윤·물류비·환율 위험·대출 상환비용 등을 더해 최종 수출가를 산정했다. 실제 L-256M10-02 ‘히빈니(Khibiny)-M’ 전자전 시스템은 이란에 수출될 때 270만 유로(약 44억 원) 규모의 제품이 540만 유로(약 89억 원)로 정확히 2배로 뛰었다. 알제리 계약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돼 1대당 가격이 최대 2.5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으로 드러난 ‘제재 회피’ 방산 수출망…결제망·물류 거점까지 상세히 기록같은 날 러시아 독립매체 인사이더는 블랙 미러가 공개한 300여 건의 로스텍 내부 자료에 러시아의 제재 회피 수출 전략이 상세히 담겨 있다고 전했다. 문건에는 스위프트(SWIFT) 결제망이 막히자 위안화·루블·유로를 활용한 대체 결제 방식이 도입된 정황, 두바이 알 막툼 공항 인근에 국제 물류 허브를 구축한 계획, 아프가니스탄·베트남·카자흐스탄 등지의 정비센터 네트워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란·알제리 전력 강화, 중동·북아프리카 군사 균형 흔들 가능성 이란은 Su-35 전투기 48대를 확보할 경우 노후화된 F-14와 미그(MiG)-29 전력을 대체하고 중장거리 공대공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걸프 지역 방공망에 중대한 전략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제리는 Su-57 도입으로 센서 융합과 저피탐 침투능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게 돼 서부 지중해에서 억지력과 원정 타격 능력을 동시에 강화할 전망이다. Su-34 폭격기 전력과 조합하면 해상 봉쇄와 에너지 인프라 방어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러, Su-35 48대·Su-57 12대 수출 추진 정황…이란·알제리 대상

    러, Su-35 48대·Su-57 12대 수출 추진 정황…이란·알제리 대상

    러시아가 이란에 수호이(Su)-35 전투기 48대, 알제리에 Su-57 스텔스 전투기 12대를 수출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해커 조직 블랙 미러가 러시아 국영 방산기업 로스텍의 내부 문건을 유출한 것을 통해서다. 문건에는 수출 대상국과 물량뿐 아니라 수출 가격 부풀리기 방식, 제재 회피 결제망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엔 Su-35 48대, 알제리엔 Su-57 12대…“수년간의 뜬소문 공식 확인”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3일(현지시간) 로스텍 산하 전자기술 지주사 크레트(KRET)의 ‘수출 요약표’로 추정되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객코드 364에 Su-35 전투기 48대 규모의 전자전장비(EW) 공급 계약이 기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유력한 수입국으로 지목됐다. 또 다른 고객코드 012에는 Su-34 폭격기 전자전 패키지와 함께 Su-57 전투기 12대분의 항전장비 세트가 포함돼 있다. 이는 알제리가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게 되는 정황과 맞아떨어진다. 해당 문건은 블랙 미러가 입수해 공개한 로스텍 내부 자료 중 하나로 그동안 소문 수준에 머물렀던 이란·알제리의 러시아 전투기 대규모 구매 계획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였다. “수출가 2배 부풀려” 러시아의 무기 수출가 산정 방식도 드러나이날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는 블랙 미러가 공개한 크레트 내부 서신을 인용해 러시아의 무기 수출가 산정 방식도 폭로했다.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내 생산가에 20%의 수출 할증을 붙이고 여기에 제조사 중간이윤·물류비·환율 위험·대출 상환비용 등을 더해 최종 수출가를 산정했다. 실제 L-256M10-02 ‘히빈니(Khibiny)-M’ 전자전 시스템은 이란에 수출될 때 270만 유로(약 44억 원) 규모의 제품이 540만 유로(약 89억 원)로 정확히 2배로 뛰었다. 알제리 계약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돼 1대당 가격이 최대 2.5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으로 드러난 ‘제재 회피’ 방산 수출망…결제망·물류 거점까지 상세히 기록같은 날 러시아 독립매체 인사이더는 블랙 미러가 공개한 300여 건의 로스텍 내부 자료에 러시아의 제재 회피 수출 전략이 상세히 담겨 있다고 전했다. 문건에는 스위프트(SWIFT) 결제망이 막히자 위안화·루블·유로를 활용한 대체 결제 방식이 도입된 정황, 두바이 알 막툼 공항 인근에 국제 물류 허브를 구축한 계획, 아프가니스탄·베트남·카자흐스탄 등지의 정비센터 네트워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란·알제리 전력 강화, 중동·북아프리카 군사 균형 흔들 가능성 이란은 Su-35 전투기 48대를 확보할 경우 노후화된 F-14와 미그(MiG)-29 전력을 대체하고 중장거리 공대공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걸프 지역 방공망에 중대한 전략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제리는 Su-57 도입으로 센서 융합과 저피탐 침투능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게 돼 서부 지중해에서 억지력과 원정 타격 능력을 동시에 강화할 전망이다. Su-34 폭격기 전력과 조합하면 해상 봉쇄와 에너지 인프라 방어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체불액 1위 ‘경기도’, 서울도 3400억… 과연 우리 동네는?

    체불액 1위 ‘경기도’, 서울도 3400억… 과연 우리 동네는?

    우리 사회에서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노동 문제인 임금체불이 올해 들어서도 대규모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불 금액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됐으며, 경기도가 체불 규모 1위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6일 발표한 ‘17개 시도별 임금체불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임금체불액은 1조 3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체불 피해 노동자는 17만 3057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540억원(26.4%), 서울이 3434억원(25.6%)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두 지역만 합쳐도 전체 체불액의 52.0%인 6974억원에 이른다. 체불 피해 노동자도 서울 4만 7006명, 경기 4만 3229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수도권에 체불이 집중된 이유는 사업체와 노동자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계청의 ‘2023년 전국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의 25%가 경기에, 18.8%가 서울에 있다. 노동자 비중도 경기 24.3%, 서울 22.8%로 높다. 수도권 외 지역 중에서는 경남(756억원), 부산(745억원), 광주(672억원)가 체불액 상위권에 올랐다. 경남과 부산에서는 각각 1만여명이 넘는 노동자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 반면 세종의 체불액은 39억원(0.3%)으로 가장 적었다. 이는 정부 부처와 국책연구기관 등이 밀집한 행정 중심지라는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도별 임금체불 현황 공개는 노동부가 처음으로 지방정부에 세부 데이터를 공식 공유한 사례다. 중앙정부 차원을 넘어 지역별 맞춤형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노동부는 앞으로 매월 시도별 체불 현황을 정례적으로 공유하고 지자체의 대응 역량 강화와 협력 체계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유진 노동정책실장은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지자체이므로, 이들과 협력해 노동권 사각지대를 줄이고 체불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을 위한 집중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임금체불 집중 청산 기간’을 운영하며 생계비 대출과 사업주 지원을 병행한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최대 1000만원까지 연 1% 저금리 생계비 대출이 가능하다. 고용위기지역 노동자는 최대 2000만원,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은 최대 1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체불로 인해 자금난을 겪는 사업주에겐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저리 대출이 지원된다. 담보대출은 연 1.2%, 신용·연대보증 대출은 연 2.7% 금리로 가능하다. 산재보험에 6개월 이상 가입된 사업장이 대상이다.
  • 세금 먹는 하마? 한강버스 손익 계산 해보니

    세금 먹는 하마? 한강버스 손익 계산 해보니

    지난 9월 29일 한강버스의 운항이 중단됐다. 운항을 시작한지 열흘만이다. 운항 열흘만에 한강버스 운항이 중단되면서 일각에서는 세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한강버스 선착장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한강버스는 2023년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 출장에서 ‘리버버스’를 탄 뒤 사업을 추진한 사업이다.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 구간을 시속 23㎞로 운항한다.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서울의 수상 대중교통으로 사업을 설계했다. 한강버스 요금이 성인 3000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각각 1800원, 11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이유다. 기후동행카드에 추가로 5000원을 내면 무제한 탈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여러 우려 속에 시작한 한강버스의 초반 운항은 탑승률만 보면 나쁘지 않다. 운항 첫날 4361명이 탑승해 좌석 점유율 80.3%를 기록했고, 운항 사흘만에 탑승객 1만명을 돌파했다. 당초 서울시는 초기 승선률을 35%, 3년 뒤 승선률을 46%로 잡고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 흥행돌풍을 하자 생각보다 사업성이 좋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 나왔다. 그런데 암초가 있었다. 바로 고장이다. 지난달 22일 잠실행 한강버스가 방향타 결함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은 이후, 같은 날 마곡행 노선에서는 전기 계통 이상이 발생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재발하면서 결국 지난달 29일 운항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10월 한달 동안 운항 점검을 진행해 고장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고장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한 겨울과 여름에는 승선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봄과 가을이 날씨가 좋으니 아무래도 더 많은 시민들이 한강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고장 문제로 운항 초반 성수기를 놓치게 된다는 뜻이다. 승객이 예상을 웃돌더라도 추가적인 세금 투입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는 하루 예상 이용객 수으로 잡고 있는 5500~6000명을 달성하더라도 수입이 5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간 운영비 200억원의 25%에 불과하다. 한강버스가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쪽은 운영 수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강버스 선박의 감가선박비 등을 감안하면 손실이 불가피 하다고 본다. 참고로 서울시의 또다른 한강운송 사업이었던 아라호의 경우 사업 13년 만에 선박 건조비 112억원의 절반 가격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 하고 있다. 서울시도 복안이 있다. 나머지 150억원을 선착장 광고와 부대시설 수입으로 충당하면 적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간 운영비 200억원은 금융권 대출 500억원과 SH 대여금 856억원 등에 대한 금융비요과 인건비, 선박 유류비 등이다. 서울시는 이중 한강버스 운용 수입으로 50억원을 벌고, 선착장 등 내부 편의시설 임대수입 90억원, 선착장 옥외 및 선박 내외 광고 등 부대 시설을 활용한 수입으로 80억원을 합하면 운영비는 뽑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강버스 편의시설 설치 과정에서 서울시는 한강변의 편의점 등 기존 편의시설을 철거했는데, 이는 기존 사업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부대 시설과 광고 수익에서 이 줄어든 기존 사업 수입을 빼는 것이 맞다. 사업비도 논란이다. 한강버스가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쪽은 사업비를 1500억원으로 보는데, 금융권 대출금 500억원, SH 대여금 856억원 등을 모두 사업비로 본 것이다. 반면 서울시는 대출금과 대여금은 회수 가능한 자금이기 때문에 금융비용만 사업비로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 ‘62세’ 김장훈 “통장에 10원도 없어”… 생활고에 시장통서 노래? 입 열었다

    ‘62세’ 김장훈 “통장에 10원도 없어”… 생활고에 시장통서 노래? 입 열었다

    연예계 대표 ‘기부 천사’로 꼽히는 가수 김장훈(62)이 생활고 루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에는 지난 1일 ‘김장훈과 션이 만나면 벌어지는 일. 촬영 중 1000만 원 기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김장훈은 “생활고 루머가 꽤 오랫동안 있었다”는 션의 질문을 받고 “모 방송을 했는데 PD가 친한 동생이다. ‘인간극장’ 찍는다는 느낌으로 했는데 ‘그 연예인 지금 어떻게 됐나’ 이렇게 불쌍하게 해서 (보여주는) 방송이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장훈은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거기다가 좀 끼워맞춘 게 있다. (관련 기사 제목이) ‘밀린 월세 갚느라 시장통에서 노래해’라고 나갔더라”며 “밀린 월세는 맞다. 시장통은 뭐냐면 제가 재래시장 자칭 홍보대사다. 방송 나오면 항상 재래시장 영세상인들한테 뭘 사는 걸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가 코로나 때는 (대면으로 물건 사는 걸 방송하는 게) 안 되니까 시장 방송실에서 노래 부르는 걸 찍었다”며 “그런데 (해당 방송) 조회수가 엄청 나와서 전국에서 계좌번호 달라는 전화가 매니저한테 빗발쳤다”고 부연했다. 김장훈은 “사실 통장에 10원도 없긴 하다. 모아둔 돈 없고 집도 없다. 총재산이라고는 월세 보증금 3000만원, 목돈이라면 그거 하나다. 그런데 그렇게 걱정할 건 없다”고 밝혔다. ‘7억원 대출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장훈은 “아닌데. 더 됐을 것”이라며 “우리한테는 사실 대출이라기보다는 행사하고 광고해서 얼마 들어올 게 있다고 하면 금방 갚으니까 빚이라고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편하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에서 (기부)하고 지금은 빚을 내서 그렇게는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김장훈은 이날 션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특정 단어를 쓸 때마다 출연료가 차감되는 형식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차감된 액수는 그만큼 기부에 쓰인다. 긴 대화 끝에 김장훈은 1100만원의 최종 기부금을 쌓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김장훈은 황당해하면서도 웃음을 터트렸다. 김장훈은 “이러면 여기 누가 나오겠냐”면서도 “이거 되게 재미있다”고 션의 아이디어를 칭찬했다.
  • 수요 늘고 공급 줄고… 서울 전셋값 불안불안

    수요 늘고 공급 줄고… 서울 전셋값 불안불안

    서울 아파트 시장의 전세 수급 지수가 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전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매물은 줄고 있어 가을 이사철 전세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지난 30일 KB부동산 서울 전세 수급 지수는 154.2로, 전월보다 2.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1년 8월(177.0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 수급 지수는 KB부동산이 부동산 중개사들을 대상으로 전세 수요와 공급을 파악해 만드는 수치다. 100을 초과해 커질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150을 넘으면 ‘전세 대란’ 위험 단계로 본다. 전세 수급 불균형이 커지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계절적 요인이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바뀌는 시즌에 학군지로 이사를 가는 경우와 결혼으로 인한 신규 수요가 가을에 많은 편”이라면서 “최근 혼인 건수가 늘면서 집을 구하는 수요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정책 이슈도 있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로 전세 물건 숫자는 준 것이다. 6·27 대책에 따라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면 실제 거주를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전세 매물이 나오는 일이 크게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27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 감소했다. 특히 성북구(-40.4%), 관악구(-35.5%), 중랑구(-34.7%), 강북구(-29.0%) 등 서민 주거 수요가 많은 중저가 단지 밀집 지역의 감소 폭이 크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하니 전세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전셋값을 예측하는 전세 가격 전망 지수는 9월 118.2포인트를 기록했다. 7월(109.4), 8월(114.2)에 비해 껑충껑충 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5680가구로 2분기(1만2224가구) 대비 53.5% 줄어든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도 2만4462가구로 올해 전체(4만6710가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전세 역전된 경제부처… 존재감 커진 국세청·공정위

    전세 역전된 경제부처… 존재감 커진 국세청·공정위

    기획재정부에 뿌리를 둔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반면 영원한 우량주일 줄 알았던 ‘경제사령탑’ 기재부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경제 정책의 양대 축인 ‘예산·금융’을 모두 놓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마치 경제부처의 전세가 역전된 모습이다. 국세청은 1948년 재무부 사세국으로 출발해 1966년 3월 3일 국세청으로 분리됐고, 개청일을 기념해 1967년부터 ‘세금의 날’(1968년부터 ‘조세의 날’, 2000년부터 ‘납세자의 날’)로 정했다. 공정위는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 공정거래과에서 출발해 1981년 4월 1일에 공정위로 거듭났다. 두 기관의 뿌리가 공교롭게도 모두 현 기재부인 까닭에 최근 엇갈린 위상의 대비가 유독 두드러진다. 물가 잡고, 집값 잡는 국세청… ‘존재감 UP’5일 관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7월 23일 임광현 청장 취임 이후 경제 현안 대응력과 존재감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정부의 ‘확장 재정’으로 국가채무가 늘어나고, 세수 상황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체납자를 전수 조사하는 ‘국세 체납 관리단’을 꾸리고 미납 세금 추징에 나섰다. 또 가공식품과 과일, 빵 등 먹거리 물가가 올라 국민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생활 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를 상대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원재료 가격을 마음대로 올려 폭리를 취하며 물가 상승을 초래해 놓고선 이익을 숨기고 세금을 내지 않은 악성 탈세자를 겨냥했다. 그런가 하면 대출 규제와 주택 공급 정책에도 서울의 아파트값이 잡히지 않자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초고가 주택 거래 5000여건을 전수검증 한 뒤 탈세자 104명을 솎아내기도 했다. 국세청이 각종 경제·사회 현안에 발빠르게 대응하자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국세청이 물가도 잡고, 집값까지 잡으면서 기재부와 국토교통부가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있다”면서 “임 청장이 실세라서 그런지 기재부 외청으로 늘 기재부 눈치만 보던 국세청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보름 만에 현장만 5번… 공정위원장 ‘광폭 행보’공정위도 지난달 16일 주병기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먼저 공정위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인력이 150명(23%) 늘어난다. 주 위원장은 취임 후 보름 만에 릴레이 현장 간담회를 다섯차례 진행하며 광폭 행보 중이다. 위원장 첫 행보로 지난달 18일 ‘중소기업인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를 열고 납품 대금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가맹본부의 갑질에 시달리는 가맹점주들과 소통하며 ‘가맹점주 권익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어 25일에는 중소벤처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기술 탈취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9일에는 유통 분야 납품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대금 지급 기한 단축 방안을 마련하고 대형 유통 업체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다음날 공공임대주택 건설 하도급 공사 현장을 찾아 중소 건설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공사 현장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주 위원장은 현장에서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일한 대가를 제때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지급보증제도를 비롯해 대금 지급 안전망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2023년에 도입된 하도급 대금 연동제의 범위를 에너지 비용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 위원장에게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공정위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희망 회로’에 갇힌 농부, 코인으로 날린 원금 찾으려 여동생까지 속여 추가 대출 [파멸의 기획자들 #19]

    ‘희망 회로’에 갇힌 농부, 코인으로 날린 원금 찾으려 여동생까지 속여 추가 대출 [파멸의 기획자들 #19]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남자가 종이컵에 재빠르게 믹스 커피를 타서 승현에게 건넸다. “제 소개가 늦었네요. 법률사무소 블루의 김대유 사무장이라고 합니다. 우리 변호사님은 금융 거래, 사기 등 분야에서 상당히 유명하신 분입니다.” 승현은 사무장이 내민 명함을 받았다. 앞면에는 모든 글자가 한자로 쓰여 있었고, 뒷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승현은 김대유의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한 눈빛을 읽으며 믹스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사무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이성조 교수 사건의 피해자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이게 피해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변호사님 블로그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일단 사무장님의 설명을 듣고 상담 여부를 결정하려고요.” 승현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설명했다. SNS 광고를 보고 이 교수의 카카오톡 채팅방에 가입한 뒤 텔레그램으로 이동했고, 5만 달러(약 7000만원)로 코인 선물 거래 ‘예비클럽’에 가입해 잠시 큰 수익을 냈다가, 이 교수의 수제자라는 이호철 대표의 잘못된 리딩 판단으로 모든 것을 날리고 거액의 빚까지 지게 됐다고. 이 대표가 원금 회복을 위해 5만 달러를 추가로 입금하라고 요구해 고민하던 차 블루의 블로그 글을 보고 여기로 찾아왔다고. 사무장은 그의 이야기를 미동도 없이 듣더니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안타깝지만 사기를 당하신 게 맞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 변호사님은 이 분야 최고 전문가시니까요. 이런 종류의 사기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돈을 되찾아 드린 경험이 아주 많습니다. 일단 여기 서류부터 작성해 주세요.” 김 사무장의 설명 방식이 이 교수의 비서 김가영의 텔레그램 말투와 판박이였다. ‘두 사람이 동일 인물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순간 승현의 머릿속에 ‘내가 새로운 종류의 사기 사건에 휘말리는 건 아닐까’라는 싸늘한 생각이 스쳤다. 이 변호사의 사무실이야말로 ‘신길동에 똬리를 튼 또 다른 협작꾼들의 소굴’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런데 말이죠… 변호사 수임료는 얼마나 되나요? 아까 말씀드렸듯 제가 5만 달러를 날려서 당장은 돈이 없거든요.” “수임료는 피해 금액에 따라 다르긴 한데요.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셨으니 가격은 충분히 조정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얼마인가요?” “500만원까지 해드릴 수 있습니다.” ‘500만원’이라는 말을 듣자 승현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어제 이호철 대표와 함께한 선물 거래에서 강제 청산을 당했을 때처럼 불쾌하고 위협적인 느낌이었다. ‘이 사람들도 변호사와 사무장의 탈을 쓴 수임료 기계들이구나.’ 사무장의 주장대로 이 교수 일당이 자신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게 맞다면, 그간 자신이 거래한 가상화폐 거래소와 코인이 모두 가짜여야 했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오고자 짐을 챙기면서 승현은 뭔가가 명쾌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이야말로 이성조 교수를 활용해서 변호사 수임료나 한탕 뜯어내려는 작자들이 틀림없다는 확신 말이다. ‘결국 가상화폐 강제 청산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어. 이 대표는 그저 나에게 더 많은 수익을 챙겨주려고 아무 대가도 없이 선물 거래를 리딩한 것 뿐이잖아. 극심한 가격 변동 때문에 본인 역시 수억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회원끼리 서로 믿고 의지해야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현실을 합리화한 승현은 마음을 단단히 고쳐 먹었다. 이제 그에게 ‘주적’은 이 교수가 아니라 신길역의 이름 모를 변호사와 그 일당이었다. “일단 생각 좀 해보고 다시 오겠습니다.” 여기 더 있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판단한 승현이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등 뒤에서 사무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400만원까지 해 드릴게요!”라고 외쳤지만 그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 외침은 오히려 신길동 일당이 수임료로 서민들의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증거로 들릴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그는 당장 다음 주에 지급해야 할 농기계 거래대금 3000만 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3000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결론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떻게든 1억원을 구해서 다시 IEKAF에 밀어 넣어보자. 이호철 대표의 도움을 받아서 투자금만 되찾으면 거래대금 3000만원은 아주 쉽게 복구할 수 있잖아. 이 대표가 최대한 빨리 원금을 회복시켜 준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를 한 번 믿어보자.’ 승현은 곧바로 농협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연락해 집과 농장을 담보로 9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부산에 사는 여동생 지혜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과수원 사업이 잘돼서 대형 마트들과 납품 계약을 맺기로 했는데, 보증금으로 3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지혜는 자신의 오빠가 진짜로 성공을 거둔 줄 알고 크게 기뻐하며, 주택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전부 보냈다. 그날 밤, 승현은 전날 강제 청산의 충격 때문에 못 이룬 잠까지 보상받듯 평소보다 더 평안한 밤을 보냈다. 자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제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이호철 대표의 도움으로 농기계 거래대금은 물론 대출금까지 다 갚을 수 있다. 3000만원을 돌려주면서 늘 마음에 걸리던 여동생 가족의 낡은 TV도 바꿔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그는 현실의 위기를 외면한 채 스스로 창조한 ‘희망 회로’ 속으로 더욱 깊숙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20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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