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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툭하면 결제 밀려도 지연이자 안줘”

    “매년 정기적으로 납품단가를 5% 이상 인하했고, 중국 현지 생산단가와 비교해 인하를 요구받고 있다.”(전자부품 A기업) “원자재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가 조정되지 않아 거래 단절을 무릅쓰고 항의를 하고 있다.”(자동차부품 B기업)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과 고질적인 인력난, 빡빡한 대출 기준 등으로 경영 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또 중소기업의 절반만이 지난해보다 경영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지식경제부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달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시한 562개 중소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보고했다.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C업체 관계자는 “60일 이내에 납품대금을 받는 경우는 50%에 불과하고, 60일이 넘을 때에도 지연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말에 지연 이자를 지급하더라도 다른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하는 편법까지 동원된다.”며 실상을 토로했다. 인력난과 자금 문제도 심각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업체인 D사는 2007년 연구인력 확충을 위해 대졸인력 19명을 뽑았지만 현재 이들이 모두 퇴사했다고 밝혔다. 조선기자재업체인 E사는 금융기관 창구에서 조선업종이라는 이유로 대출심사를 꺼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영 환경은 차이가 없었다. 조사기업의 50.3%만이 지난해보다 경영 상황이 개선됐다고 밝혀 대기업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금융권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대형화의 빛과 그림자

    [금융권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대형화의 빛과 그림자

    2008년 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쓰러질 때 구제금융안을 놓고 논란이 뜨거웠다. 곤경에 처한 부자를 국민의 혈세로 살리는 게 과연 옳으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구제금융안은 승인됐다. 금융기관들이 무너지면 미국을 지탱하는 시스템 전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일반은행 자산 9년새 3배로 이론상으로 은행은 클수록 좋다. 자금중개, 정보화 투자, 신상품 개발 등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은 극대화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 수립과 맞물려 불거졌던 ‘메가뱅크(초대형은행)론’은 거센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확대시키고 소비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3일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은행의 평균 자산규모는 2000년 30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6조 6000억원으로 3배 정도 증가했다. 은행 평균 자산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5.0%에서 지난해 말 8.1%로 3.1%포인트 늘어났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합병을 통해 대형화됐고 다른 부문에 비해서도 은행의 평균자산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은행이 지나치게 대형화될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거나 가계의 대출 비용이 늘어나는 등 금융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도 있다. 먼저 대형 은행은 자산·부채·영업행태 등이 복잡해 정보의 불투명성이 높아진다. 대형 은행이 부실해지면 금융 전체 시스템의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 감독당국은 이를 피하기 위해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中企 대출 줄고 금융비용 소비자 몫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은 대개 주거래 은행과 오랜 관계를 맺어 축적한 내부정보에 바탕을 둔 관계대출에 의존하는 반면 대형 은행은 표준화된 대출심사 기준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은행이 커질수록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다. 홍수완 금융노조 산하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의 한 실증 연구에 따르면 은행 대형화로 독점이 심해질수록 금융 소비자의 대출 가격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홍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은 해외 메가뱅크에 비해 자산은 적지만 전부 국내에서 운용하기 때문에 규모 자체는 큰 편”이라면서 “은행의 대형화가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처음으로 돌아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뉴스&분석] ‘DTI 규제완화’ 필요한가… 전문가 진단

    [뉴스&분석] ‘DTI 규제완화’ 필요한가… 전문가 진단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주택시장 침체의 해법으로 DTI 규제를 풀어 달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는 부동산경기 활성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는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이 ‘하반기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해 언급하자 조만간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16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DTI 한도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고 나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 “효과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완화생각 없다” 못박아 DTI는 지난해 9월 부동산 과열에 따른 대책으로 서울(투기지역 제외) 50%, 인천·경기 60%로 강화된 상태다. 주택업계는 DTI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가계부실의 위험은 적다고 주장한다. 주택담보대출에서 발생하는 연체율이 0.1%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 대출 비율을 올리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DTI를 10% 포인트 올리면 연간 2000가구 정도의 주택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수도권의 미분양이 4000가구라고 봤을 때 2년이면 미분양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선임연구원은 “대출을 통한 수요창출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출 규제완화는 과도한 (주택)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시장 왜곡 가능성을 지적했다. 규제완화의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주택거래가 실종된 것은 대출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장 대출한도가 늘어나더라도 주택구매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출 통한 수요창출은 후유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DTI 규제를 풀었을 때 상징성이나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주택경기 하락을 반전시킬 만한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도 “최근 수요자들이 굉장히 냉정해졌다. 시장에 대한 기대도 없고 가격민감도가 커졌기 때문에 무턱대고 빚 내서 집을 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규제완화 효과가 서울 ‘강남3구’ 등 일부 지역이나 소형 주택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새집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분양 주택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데 굳이 헌 집을 비싼 값에 사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느냐는 얘기다. 특히 하반기 출구전략으로 금리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지규현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비율에 전세금까지 포함하면 지금보다 1.5~2배 정도 부채가 늘어난다.”면서 “금융기관에서는 지금도 가계부채의 위험이 높다고 보는 만큼 대출심사를 지금보다 엄격하게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3구에만 혜택 갈 수도 대출 규제를 풀 경우 정부정책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 교수는 “시장상황에 따라 규제를 풀고 묶고 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완화보다는 거래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박재룡 연구위원은 “재건축, 세제 등 풀어야 할 다른 규제들이 있다. 대출보다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로 수요를 만들고, 건설사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공급을 창출하는 방식이 맞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DTI를 풀더라도 지역별, 소득별로 차등을 두어 극히 제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DTI보다는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LTV(주택가격대비 인정비율) 규제를 먼저 풀어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DTI를 풀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국토해양부 한만희 토지주택실장은 “지난 4·23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수출보험公 유령회사 보증 100억 떼여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수탁보증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100억원대의 대출금을 가로챈 일당이 적발됐다. 조작된 수출면장이나 허위세금계산서를 첨부해 대출승인서를 내도 은행 측이 현장방문 등 꼼꼼한 심사 없이 대출승인을 해주고, 수출보험공사도 철저한 관리·감독 없이 보증을 서 준다는 점을 노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노숙인 등을 대표로 내세워 유령회사를 차리거나 부도 직전의 회사대표와 짜고 거래실적을 조작해 수출보험공사의 100억원대의 대출금을 챙긴 권모(55)씨 등 8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M무역회사 대표 유모(41)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유령회사 바지사장 임모(47)씨 등 2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법인 간 거래를 한 것처럼 실적을 조작한 뒤 수탁보증제도를 통해 7개 은행에서 총 46회에 걸쳐 100억원 상당의 무역금융 대출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사기는 ▲우리은행 10억 9000만원 ▲신한은행 1억 5000만원 ▲제일은행 7억 4000만원 ▲하나은행 17억 6000만원 ▲외환은행 7억 4000만원 ▲기업은행 5억원 ▲국민은행 2억 6000만원 등이 발생했다. 수출보험공사와 16개 시중은행간 협약에 따라 운영되는 수탁보증제도는 무역업체가 대출을 신청하면 대출금의 80%를 보험공사가, 20%는 은행에서 부담하는 제도다. 해당 은행이 수출보험공사에서 위임받아 수탁보증서 발급부터 대출까지 직접 처리한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은 대출금의 20% 이상을 강제로 예치시키는 ‘꺾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심사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거액의 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총책과 법인총책, 자료상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 작업책인 김씨는 노숙자에게 500만~300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려 유령회사를 만들었고, 빚이 많은 회사 대표에게는 대출금의 20~30%를 주겠다고 꾀어 범행을 공모했다. 자료상인 윤씨는 법인간 허위거래를 통해 금융거래실적을 조작하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드는 등 대출 서류를 작성했다. 은행작업책 최씨는 바지사장들에게 대출신청 방법 등을 가르쳤다. 이들은 건당 1억 5000만~2억 5000만원을 빌리고 이자를 갚지 않은 채 폐업하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액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수출보험공사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면서 “2000년부터 운영된 수탁보증제도의 누적손실액은 1471억원에 달하며, 이중 불법 대출로 인한 손실액은 이 사건을 포함해 2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 대출담당자들을 상대로 대출심사 과정의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수사확대 방침을 나타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미소금융을 살리자] 해외 마이크로파이낸스 사례·현황

    [미소금융을 살리자] 해외 마이크로파이낸스 사례·현황

    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마이크로파이낸스(저신용·저소득층 대상 소액 대출) 사업이 시작됐다.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입됐기 때문에 주로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개발도상국에서 이뤄진 특이한 케이스인 셈이다. 해외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사례와 현황을 소개한다. ●미국1994년 클린턴 정부가 지역개발금융기관(CDFI·Community Development Financial Institutions) 기금법을 만들어 낙후지역의 지역밀착형 금융기관들에 보조금과 융자금을 제공하면서 미국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은 만개하기 시작했다. 미 재무부에서 CDFI 기금을 만들어 지원하고, 또 시중 금융기관들이 수신 지역에 일정 비율 이상 투·융자해야 하는 지역재투자(CRA)법상 내는 기금의 일부도 지역의 서민금융기관에 지원된다. 시카고 쇼어(Shore) 은행을 비롯한 지역사회발전은행(CDB) 32곳, 신용협동조합(CDCU) 265개, 융자기금(CDLF) 159개, 벤처캐피털 21개 등 총 477개의 대안금융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쇼어 은행은 미국 최초의 지역개발은행으로 CDFI 기금을 법제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73년 로널드 글린스키 현 회장 등 시카고 지역의 은행원 4명이 “지역사회를 도우면서도 수익성을 살릴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설립했다. 1970년대 당시 인구의 70% 이상이 이민자였던 탓에 사회적·경제적으로 황폐화됐던 시카고 남부의 사우스 쇼어 지역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시카고 지역 건설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줘 낙후된 시카고 남부 흑인밀집 거주지역의 건물들을 재개발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또 흑인들에게 싼 이자로 주택 관련 대출을 해주거나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기도 했다. 2005년 현재 총 자산 1563만 달러(약 170억원), 12개 지점, 348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마이크로파이낸스 단체는 ‘액시온(Accion)’이다. 1961년 ‘일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세워졌다. 주 사업무대는 남미였다. 1991년부터는 제3세계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미국 내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작해 이후 시카고, 뉴멕시코, 샌디에이고, 애틀랜타, 보스턴, 마이애미 등에 잇따라 지점을 냈다. 이들 지점은 액시온 인터내셔널 산하 액시온 USA 소속이지만, 인력과 자금을 별도로 운용하는 독립된 비영리법인들이다. 1991년부터 2006년 현재 15년간 액시온 USA의 전체 대출액은 1억 5400만달러(약 1720억원)에 달한다. 1만 6000여명이 대출혜택을 봤다. 그 공로로 액시온은 소규모사업 발전을 위한 혁신프로그램 대통령상(1998년)과 미국 100대 최고 자선상(2001년)을 받았고 2004년부터 3년 내리 사회문제해결에 공을 세운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받는 사회책임상을 수상했다. ●영국 1993년 설립된 글래스고 갱생펀드(GRF·Glasgow Regeneration Fund)가 가장 대표적이다. 영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글래스고의 7개 지역을 대상으로 ‘수익성이 있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 지역 주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줘 창업을 독려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졌다. 초기에 GRF에 자금을 지원한 기관은 글래스고발전청(GDA), 스트라스클라이드 지방의회, 글래스고 지역 의회,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보디숍 인터내셔널, BP, 스코티시 홈즈 등이었다. GRF를 운용하는 기관인 DSL(Developing Strathclyde Ltd)도 1993년 설립됐다. GRF는 2001년 6월 청산될 때까지 372개의 고위험 기업에 300만파운드(약 50억원)를 투자, 2126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고 1000개가 넘는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 GRF는 2004년 ‘DSL 비즈니스 파이낸스(DSL Business Finance)’라는 브랜드로 통합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자선은행(The Charity Bank Limited)도 유명하다. 1995년 자선보조재단(CAF·Charities Aid Foundations)이 사회투자의 한 방법으로 자선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재단 내 ‘사회투자자들(Investors in Society)’이라는 특별신탁기금을 설치한 데서 기원했다. 2002년 4월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수신 기능을 취득하고 자선은행이 됐다.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아 그 돈을 대출해 수익을 꾸리는 구조는 일반 은행과 똑같다. 자선은행이 다른 은행과 다른 점은 고객들로부터 유치한 예금을 싼 이자로 취약 계층에게 빌려준다는 것이다. 대출 이자가 2% 안팎의 저리이다 보니 예금이자는 그보다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자선은행에 돈을 맡기는 2000여명의 고객들은 수익성보다는 기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아디’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경제권리연합(ADIE·Association pour le Droit L´initiative Economique)’이 대표적 대안금융기관이다. 1988년 설립돼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 대한 지원,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 등을 목적으로 저리의 소액대출 서비스를 한다. 약 4000유로(약 600만원) 이내의 창업자금, 장비·시설대여를 해주며 시장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매긴다. 대출 기간은 2년으로 설정하고 대출금 50%에 대한 5명의 보증인을 요구하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대출심사, 사업진행 상황 정기보고 등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회수율은 7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 세계 최초로 대안금융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중은행인 ‘윤리은행(Banca Etica)’이 있다. 1994년 22개 이탈리아 금융기관들이 ‘윤리은행 설립을 위한 연대’를 결성해 은행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본금인 650만유로(약 95억원)를 모으고,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1998년 12월 윤리 은행을 시중 은행으로 공식 승인했다. 이후 1999년 3월 8일 이탈리아 파도바에 첫 지점을 내고 업무를 시작했다. 윤리은행은 은행예금을 토대로 사회책임투자(SRI)를 진행하는 투자회사 ‘Etica SGR’와 마이크로크레트 업무를 전담하는 ‘ETIMOS’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자본금은 일반 예금주의 저축과 초기 투자자들의 지분 참여를 바탕으로 한다. 일반 예금주들의 저축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5%에 이를 정도로 안정적이다. 윤리은행은 ▲사회적 건강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소외계층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 ▲환경과 시민사회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 창업자들을 돕는다. 윤리은행의 고객들은 윤리은행과 거래하는 이탈리아 내 금융기관의 창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투자분야나 이자율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부동산 등 민생경제 초점 정부정책 쓴소리 쏟아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4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국정자문회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전날 끝났다. 전인대 대표 2800여명과 정협 대표 2100여명 등 5000여명의 중국 각계 및 각지 지도자들은 12일동안 베이징에서 중국의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8% 안팎으로 유지하고, 소비자물가를 3%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내용의 정부업무보고를 발표했다. 경제를 과열보다는 안정에 초점에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재정적자를 지난해보다 1000억위안(약 17조원) 확대함으로써 내수확대를 통한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양회 기간동안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을 잠시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내수확대와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나섰다. 부동산 가격폭등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에 부동산 해결책을 요구했다. 지난해 무섭게 오른 부동산 가격은 지난달에도 무려 10.7% 상승, 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난제로 떠올랐다. 정책 당국은 대출심사 강화 등을 통해 가격 억제에 나서고 있을 뿐 보유세 신설 등의 새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경제 문제와 관련, 회복세가 완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 출구전략 역시 아예 논의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밖에 3농(농업, 농촌, 농민) 대책, 호구제(호적제) 개혁,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노동자) 지원 등 민생문제에 대한 대표들의 주문이 전에 비해 부쩍 늘었다. 특히 대표들의 거침없는 발언이 여과없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다. 황멍푸(黃孟復) 정협 부주석은 “신흥산업 정책은 말만 많고 실제는 없는 데다 투입량은 많은데 효율성은 떨어진다.”며 정부를 힐난했다. 가오창(高强) 전인대 예산업무위원회 주임은 “납세자들의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예산 투명도를 높여야 한다. 예산안과 집행예산, 부문예산 등 모든 종류의 예산은 전인대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표들은 정부의 지원으로 국유기업만 발전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 및 국유기업 임직원들의 과도한 급료 등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15년만에 도농 대표권 비율을 1대1로 평등하게 조정한 선거법 개정도 성과라면 성과다. 중국은 1953년 선거법을 제정하면서 인민대표를 도시에서는 10만명 당 1명, 농촌은 80만명당 1명을 선출토록 했고, 1995년엔 현행 4대1로 줄였다. 표현의 자유와 인권 등의 분야에선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양회를 앞두고 공안 당국은 여전히 민원인의 상경을 막고, 인권운동가들을 격리시키는 구태를 재연했다. stinger@seoul.co.kr
  • 대부업체 텃밭에 저축銀 도전장

    대부업체 텃밭에 저축銀 도전장

    대형 저축은행들이 정상급 연예인을 동원해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마다 무보증·무담보에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하는 쉽고 빠른 대출을 강조한다. 언뜻 대부업체 광고를 연상시킨다. 이유가 뭘까. 저축은행들이 대부업체의 텃밭인 소액대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15○○-△△△△가 저축은행 광고?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배우 이보영을 모델로, 최근 출시한 소액 신용대출 ‘콜뱅크 알프스론’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은행 방문 없이 전화 한 통만 하면 바로 돈을 보내준다는 내용이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도 가수 장윤정을 모델로 ‘와이즈론’ 등 쉽고 빠른 대출을 선전하는 데 한창이다. 솔로몬은 지난달 본사 1층에 신용대출 전용센터를 여는 한편 지점 차원의 개인 신용대출도 빠르게 늘려나갈 방침이다. 인터넷에 기반한 ‘토마토론’을 지난해 말 출시한 토마토저축은행도 개인 신용대출 강화에 힘쓰고 있다. W, 한성, 신라, 제일 등도 새로 만든 개인대출 상품을 알리는 데 정신이 없다. 저축은행들이 막대한 비용의 공중파 광고까지 하며 소액 신용대출을 강화하는 것은 그동안 없던 일이다. 2000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란 단맛을 본 저축은행에 개인 신용대출은 계륵(鷄肋) 같은 존재였다. 돈은 안 되면서 품은 많이 들었다. 자연히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담보대출에 무게중심을 뒀고 소액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 이는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이 평균 1조원이 넘는 반면 저축은행업계 상위권인 솔로몬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3000억~4000억원에 불과한 데서 잘 나타난다. ●6~7등급 대출 경쟁 치열할 듯 그러다 지난해 대부업계 1위와 2위인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가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내면서 저축은행의 영업전략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서민대출을 늘리라는 정부의 압박도 강화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개인 신용대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서민대출이란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다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 대출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한 신용 4~7등급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중 6~7등급은 대부업체의 주 고객층이기도 하다. 결국 대부업계와의 치열한 고객 유치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대부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자신들의 주고객층인 신용 6등급자들을 저축은행에 빼앗길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조달금리에서 차이가 나는데 저축은행이 낮은 금리로 싸움을 걸어오면 우리가 불리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우수고객(6~7등급)을 앉아서 빼앗길 수는 없는 만큼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쉽게 뚫고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한 대형 대부업체 관계자는 “저신용자 신용대출은 수요가 많은 만큼 위험도가 높고 인건비도 많이 드는 시장”이라면서 “신용평점시스템(CSS) 등 노하우 없이 무턱대고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미소금융을 살리자] 창업뒤에도 지속적 사후관리 필수

    ‘망하는 미소대출자를 줄여라.’ 미소 대출 창업자의 폐업률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미소금융의 지상 과제다. 낮은 폐업률은 미소 대출 창업자에게는 안정적인 생계를, 재단에는 기금을 보다 연속성 있게 운용할 수 있는 안정성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냉혹한 시장에서 소자본인 창업자가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통계청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5년 동안 해당 사업체를 유지하는 비율이 16.1%에 그치고 있다. 이중 58%는 문을 닫은 이유로 사업부진을 꼽았다. 조사대상은 연 매출이 48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이었다. 비슷한 시기(2007년 10월)에 발표된 다른 통계는 희망을 찾을 만한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안금융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이 은행 설립 이후 5년(2003~2007년 10월) 동안 지원한 391개 업체를 대상으로 폐업률을 조사한 결과 2007년 10월 현재 살아남은 사업체는 88.2%에 달했다.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업체들의 1년 예상 생존율은 94.1%, 2년 예상 생존율 87.6%, 4년 예상 생존율 81.4%를 기록했다. 8년이 지나도 살아남은 업체는 65.6%였다. 16.1%와 88.2%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날까. 우선 조력자의 중요성이다. 16.1%가 특별한 도움 없이 시작하는 일반 소상공인 창업의 평균 생존율을 나타낸다면, 88.2%는 대안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부터 창업 전후 컨설팅까지 창업지원서비스를 받은 상공인들의 생존율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미소금융이 성공적으로 출범하는 데 있어 현장실사 등 면밀한 대출심사와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경험 많고 사명감이 있는 다수의 상담역과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사회연대은행의 한 관계자는 “돈은 시작할 기회를 주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성패는 얼마나 준비했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결국 엄격한 대상 선정과 창업 뒤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생존율을 높이는 관건이라는 얘기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정부 “中企 미래보고 대출” 은행 “객관성 떨어져 무리”

    정부 “中企 미래보고 대출” 은행 “객관성 떨어져 무리”

    향후 성장 가능성보다는 당장의 재무상태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중소기업 대출 관행에 대해 정부가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한 가운데 현실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 성장성·기술력 등 평가 유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담보대출 심사 때 담보 같은 재무적 요인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업의 성장성, 기술력 등 비(非) 재무적 요인도 담보가치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권은 그게 가능하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잠재능력을 찾아 돈을 빌려주라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 적용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작은 기업일수록 잠재력이나 성장성을 제대로 전망하기 힘들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든다. 어떤 기업이 유망한 기술을 가졌는지, 경영진의 평판은 어떤지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어느것 하나 계량화된 수치로 뽑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심사역이 현장을 방문해 점수를 매기긴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100%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지금도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심사 때 경영진의 능력과 평판, 기업에 대한 업계의 평판, 영업망 구축 정도 등 비 재무적 요인을 40~50%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대출허용 여부는 자본, 부채, 영업이익 등 재무적 요인에서 갈린다. 비 재무적 요인에 의존해 대출을 했다가는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은행권은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비 재무적 요인을 평가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부분 재무 평가에서 결정돼 왔다.”면서 “성장성이나 기술력을 평가할 마땅한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을 하라는 것은 눈 감고 대출하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했다. 시중은행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도 비 재무적 요인을 마냥 확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내부 평가모형으로 대출 심사를 한 뒤 검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재무적 평가와 비 재무적 평가간에 균형이 맞는다.”면서 “중소기업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9월 현재 2.38%에 이르는 상황에서 기업의 잠재력만 보고 대출을 했다가는 부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대출문턱 높아 제도개선 시급 그러나 이런 은행권의 주장은 대출심사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고 부실 대출의 위험부담을 낮추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기 대출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보증기관들과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겠지만 은행도 공익을 위해 비 재무적인 기준을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은행마다 중기 대출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서 없이는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대출받기 힘든 것이 현실 아니냐.”고 말했다. 이미 일부에서는 비 재무적 요인에 대한 평가를 확대하고 있다. 신보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기존 평가 문항에 비 재무적 항목인 경영능력 검토표(50문항), 미래성장성 심사표(60문항)를 합쳐 보증 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기보도 전체 42가지 기준으로 보증 여부를 결정하지만 이중 재무 항목은 10% 미만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윤 재정 “대학등록금 인상 막겠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대학 등록금 잡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2일 오후 10시40분 KBS 1TV ‘국민대정부질문’ 프로그램에 출연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올 1학기부터 도입하려고 했으나 국회에서 합의가 안 된 상태”라며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할 여지가 있어 등록금을 과다하게 올리는 대학에 대해서는 학자금 대출 비율을 줄이고 나머지 재정 지원도 등록금 인상 비율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에 대해선 인상 근거와 1인당 학생 교육비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등록금 계정과 기부금 계정 등을 분리해 대학 등록금 인상을 자제하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면서 “향후 국회에서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와 등록금 상한제를 같이 논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선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 장관은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 “담보가 부족해 대출이 여의치 않은 부분은 대출심사 보증제도가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재무적 요인이나 담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의 성장성, 잠재력, 기술력, 사업주의 평판 등 비재무적 요인을 담보가치로 인정해 담보 대출 제도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여러모로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말 출범한 미소금융은 “친서민 정책의 백미”라며 “이미 전국에 11개 정도가 설립됐으며 올해는 미소금융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장관은 또 새해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해제,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자유롭게 해 투자가 왕성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일자리 창출, 미소금융 서민 체감하도록

    정부가 내년 경제운용의 최우선 순위인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서민·고용분야 4개 부처 합동 업무 보고회에서는 각종 경제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인 고용사정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발표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은 현재 위기 이전 정도로 (경기회복 기운을) 체감하는 것 같지만 서민들은 아직 체감을 못 한다.”면서 “아마 내년 하반기쯤 되면 서민들도 체감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서민의 경기회복 체감을 중점 과제로 삼아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보건복지부는 일자리 15만개를 통해 취약계층의 빈곤탈출을 돕는 방안을, 여성부는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확대와 유연근로제도(퍼플잡) 확산을 일자리 창출 대책으로 제시했다. 노동부는 노사 간 일자리 상생협력 모델과 일자리 중개기능 강화를 내세웠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급한 불은 끄겠지만 고용문제의 근원적 해결인 민간부문의 고용 창출 없이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한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최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연 근로제나 단시간 노동제가 여성 고용의 질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고 대기업들이 참여해 15일 문을 여는 미소금융도 눈여겨볼 만하다. 실직했거나 자영업에 실패한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로 소액대출을 해 주는 미소금융은 저소득층의 생활과 자활의지를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하지만 명확한 대출심사 기준이 없거나 사후관리가 부실할 경우 도덕적 해이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 눈먼 돈 인식 없애야 ‘미소’

    눈먼 돈 인식 없애야 ‘미소’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에게 담보·보증 없이 낮은 금리로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美少) 금융’(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이 15일 닻을 올린다. ‘눈먼 돈’이라는 인식을 차단할 수 있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업장 오늘 개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5일 경기 수원시에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미소금융재단 사업장이 처음으로 문을 연다. 현대·기아차와 SK, LG, 포스코, 롯데 등도 이달이나 다음달 안으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우리·신한은행이 17일 각각 대전, 서울, 인천에서 사무소를 개설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하나희망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은행도 이달 안으로 경기 안산시에 사무소를 낸다. 이들 6대 그룹과 5개 은행은 각사의 이름을 내건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대기업과 은행을 제외하면 지난 9월 출범한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사업을 총괄한다. 중앙재단은 지역별로 지역재단을 두고, 지역재단은 다시 해당 지역에 지점을 운영하게 된다. 정부는 내년 5월까지 지역법인 20~30개를 설치하고, 이를 200~30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올 재원 3000억 우선 투입 사업 재원으로는 향후 10년 동안 기부금 형태로 재계에서 1조원, 금융계에서 5055억원을 각각 댄다. 여기에 휴면예금 7000억원을 합쳐 총 2조 2055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올해에는 3000억원이 우선적으로 쓰인다.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 전체 10등급 가운데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이다. 특히 사업 초기에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도록 9등급 이하에 우선 대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출 종류에는 ▲자활추진단체 공동대출 ▲사회적기업 운영자금(이상 최고 1억원) ▲창업자금 ▲프랜차이즈(이상 최고 5000만원) ▲영세사업자 운영자금(최고 1000만원) ▲전통시장상인 운영자금(최고 500만원) 등 6가지가 있다. 대출 금리는 시장 금리보다 2~3% 포인트 낮은 연 4.5% 이하가 될 전망이다. 대출 심사에서는 신청자의 자활 의지와 사업계획의 타당성, 상환능력 등이 중요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소금융사업을 통해 자활 의지는 있으나 신용이 낮은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자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서 “향후 10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출심사 기준 등 마련해야 혜택이 큰 만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대기업과 은행들이 운영하는 미소금융재단에는 대출 심사 등과 관련된 통일된 기준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재원은 한정된 상황에서 대출 희망자가 몰려 대출 거부율이 상승할 경우 원성만 키울 수도 있다. 또 지나치게 낮은 금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금융권 저신용자 대출금리(연 20~30%)의 4~5분의1 수준인 데다 돈을 갚지 않아도 신용등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연 5% 이하인 사회연대은행 등 기존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자들의 금리 수준을 고려해 이자율을 정했다지만, 그만큼 대출 희망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연체율 상승으로 재원이 조기에 바닥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보증 없이 5% 미만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누가 제도권 금융기관의 고금리 대출을 받겠냐.”면서 “기존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 성실하게 갚아온 대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비은행지주사 설립 쉬워진다

    보험이나 금융투자지주회사 등 비은행지주회사 설립이 은행지주회사에 비해 쉬워진다. 지주회사의 사외이사 자격이 강화되고,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에 단순 대출심사 업무를 맡길 수 있게 된다.금융위원회는 5일 비은행지주회사 인가 요건 등을 담은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개정안은 오는 12월부터 비은행지주회사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 출자하는 금액의3분의 2까지는 차입금으로 채울 수 있게 했다. 지금은 은행지주회사의 대주주는 차입금으로 출자를 못하게 돼 있다. 또 비은행지주회사의 경우 대주주의 자기자본이 출자금의 4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게 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나 증권사 등을 계열사로 둔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이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나 금융투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금융그룹의 비은행지주회사 전환을 촉진하고 다른 개별 법률의 규정과 형평성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대부업체 “미소금융 한판 붙자”

    대부업체 “미소금융 한판 붙자”

    한동안 웅크려 있던 대형 대부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신규고객 확보에 나섰다. 오는 12월 등장하는 미소금융이 소액 신용대출 시장을 잠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더해지면서 대부업계의 마케팅은 복마전 수준이다. 19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트는 이날부터 신규 대출자 중 매회 1000번째 고객에게 500만원 한도에서 대출금액만큼을 덤으로 주는 이벤트에 돌입했다. 1000번째, 2000번째 등의 고객에게 대출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상금으로 주는허것이다. 월컴관계자는 “1000번째 고객이 500만원을 빌렸다면 통장에 1000만원을 넣어주는데 고객은 500만원에 대한 원금과 이자만 갚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규 고객에게 주는 혜택은 더 크다. 신규고객 추천인에겐 현금 5만원을, 고객에겐 대출액의 1%를 현금으로 준다.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코프도 올해 말까지 신규 대출고객에게 액수와 관계없이 자사주(10주)를 무료로 준다. 대출신청 후 공인인증서를 통해 계약서 자필 기재를 신청하면 주유할인권 또는 무이자 5일 이용권도 지급한다. 기존 고객이 새 고객을 추천해 대출로 이어지면 최소 10만원씩 지급한다. ●미소금융에 소액 대출시장 뺏길라 국내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는 최근 국내 대부업체 최초로 ‘론카드(대출전용카드)’를 도입했다. 한번 대출심사를 받으면 총 대출한도 안에서 시중은행 모든 자동화기기(CD/ATM)에서 언제든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러시앤캐시 측은 “마이너스 카드(통장)를 생각하면 쉽다.”면서 “추가 대출을 위해 별도의 상담이 필요없어 출시 한 달도 안돼 1만장 이상이 나갔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사 현금서비스 금리는 최대 연 31.7%(수수료 포함)인 반면 론카드 이자는 49% 수준이다. 한동안 중단했던 ‘무(無)이자’ 마케팅도 한창이다. 미즈사랑은 여성고객을 대상으로 30일 이자 면제 혜택을 준다. 케이제이아이대부금융도 신규 신용대출자는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무조건 이자를 절반으로 깎아준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무이자 마케팅은 단기적으론 손해이지만 추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대부업체가 고객 확보에 필사적인 배경에는 올해 말 출범하는 미소금융이 자리잡고 있다. 이재선 대부소비자금융협회 사무국장은 “저신용층 가운데 우량고객은 미소금융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이라면서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미소금융 파장에서 어떤 대부업체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크다.”고 말했다. ●“급전 필요하면 대부업체에 기댈 것” 미소금융은 전국 200~300개 지점에서 연간 2000억원대의 자금을 저신용층에게 공급한다. 지원대상도 신용등급 7등급 이하로 대부업체의 주된 공략층과 겹친다. 금리는 시중은행 수준으로 대부업체보다 훨씬 저렴하다. 상품 경쟁력만 놓고 보면 대부업체는 미소금융의 경쟁상대가 못 된다. 하지만 ‘급전’이 필요한 서민은 대부업체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한 대형 대부업체 임원은 “국내 사금융시장 규모가 연 16조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반면 미소금융 규모는 연간 2000억원, 10년을 합쳐도 2조원 정도”라면서 “미소금융 혜택을 볼 수 있는 서민은 소수에 불과해 (대부)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주말화제] ‘대박영화’ 은행에 물어봐!

    [주말화제] ‘대박영화’ 은행에 물어봐!

    새해 벽두부터 영화배우 조인성의 ‘뒤태’로 여심을 뒤흔들어 놨던 영화 ‘쌍화점’. 최근 인기몰이 중인 ‘국가대표’와 ‘해운대’ 등 올해 대박난 한국 영화에는 공통 분모가 있다. 깐깐한 은행 문턱을 통과했다는 점이다. 수십억원의 제작비를 대출받는 데 성공한 것이다. “흥행 여부가 궁금하면 은행 창구로 가라.”는 말이 서울 충무로에서 유행하는 이유다. 1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총 제작비 90억원 가운데 22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은 ‘국가대표’는 이번 주말 누적 관객 7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한국영화 사상 다섯 번째로 1000만 관객(관객동원 순위 역대 4위)을 돌파한 해운대도 종잣돈은 은행에서 나왔다. 377만명의 관객이 찾은 쌍화점은 수출보험공사(수보) 보증을 통해 총 제작비 118억원 중 2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톱5’ 가운데 과속스캔들(3위·828만명)과 7급공무원(4위·407만명)을 제외한 3편이 모두 은행 자금으로 일어선 셈이다. 이렇다 보니 ‘대출심사 통과=흥행 보장’이라는 공식까지 회자되고 있다. 은행권의 영화 대출이 활발해진 것은 지난해 초 정부(수출보험공사)가 문화 콘텐츠 육성에 역점을 두면서 대출보증을 서주면서부터다. 최근에는 수출입은행과 기술보증기금도 보증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고 아무 작품에나 보증서고 대출해줄 수는 없는 일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108편의 평균 수익률은 -30%. 손익분기점을 넘겨 그나마 투자한 돈이라도 건진 작품은 15편(13.8%)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금융회사들은 어떻게 ‘대박 작품’만 골라내는 것일까. 관계자들은 “필연과 우연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필연은 영화만을 위해 차별화된 대출심사 기준을 만든 점을 의미한다. 예컨대 기존 재무제표 대신 시나리오 완성도나 감독의 연출 능력, 배우들의 연기력 및 스타성 등에 점수를 매긴다. 영화사가 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해외판매 가능성이 있는지, 개봉관은 얼마나 잡을 수 있는지 등 사업성도 꼼꼼히 점검한다. 이들 항목의 심사는 영화를 잘 아는 전문가 집단이 맡는다. 홍보나 광고비 규모의 적정성, 자금조달 계획, 자금관리 투명성 등은 자체 평가한다. 운(우연)도 따라줘야 한다. 손지모 수보 글로벌영업팀장은 “은행권 대출금리는 창업투자회사 등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고 상환조건 등도 좋다 보니 영화계 내의 경쟁률이 치열하다.”면서 “대출심사 기준을 통과한 영화기획사들 사이에서도 최소 10대1의 경쟁률을 다시 뚫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실패 사례도 있다. 최근 수보가 투자보증형 문화수출보험 지원 1호로 삼은 공포영화 ‘요가학원’은 8월20일 개봉 이후 관객 동원에 실패해 수보가 전체 제작비 31억원 7000만원 중 상당액의 손해를 감수할 위기에 처했다. 수보가 지난해 11월 5억 4000만원을 투자한 영화 ‘추방’도 제작이 무산돼 현재 법정 싸움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은행들 충무로 큰손으로 뜨다

    은행들 충무로 큰손으로 뜨다

    은행이 ‘충무로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 영화에 대한 직접투자나 대출은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보통 창업투자사나 캐피털,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몫이었지만 최근엔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들까지 영화산업에 대한 대출과 보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화 ‘해운대’가 주말 관객 1000만명 돌파를 앞두는 등 관객몰이를 이어가자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수은)이 웃고 있다. 수은은 지난 6월 영화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올 하반기 영화제작 지원비로 100억원을 대출해 줬다. 100억원은 하반기 이후 기획 중인 8편의 영화에 투자할 계획인데, 일부는 첫 작품인 해운대에 투자했다. 대출 대상이 국내 1위 투자배급사라고는 해도 은행이 영화계에 한꺼번에 100억원을 대출해 주는 일은 이례적이다. 수은 관계자는 “영화판이 워낙 투자위험이 높은 분야라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첫 작품부터 대박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물론 투자가 아닌 대출 형식이라 흥행 대박이 추가의 수익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큰돈 빌려간 사람의 장사가 잘되니 돈 빌려준 사람도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분위기다. 과감한 투자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지난 4월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새 대출심사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경자 수은 신성장산업팀장은 “기존의 대출기준은 제조업 중심이어서 아무리 능력있고 좋은 기획을 지닌 영화사도 대출 신청이 거절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새 기준은 시나리오의 완성도나 출연진, 과거 흥행실적과 배급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수은은 유력 영화제작사에 대해 대출을 해주는 현재의 방식을 넘어 좋은 영화를 골라 작품별로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흥행 2위로 이번 주말 관객 500만명 돌파가 예상되는 영화 ‘국가대표’는 금융공기업인 한국수출보험공사(수보)가 밀어준 작품이다. 수보는 영화제작사인 케이엠컬처와 20억원 규모의 문화수출보험 계약을 맺었다. 문화수출보험은 영화 등 문화 콘텐츠 제작업체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투자 유치를 원할 때 수보가 일종의 지급을 보증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해외 수출이 가능한 문화 콘텐츠를 지원하려는 목적인데 이 제도를 이용하면 자금을 빌리거나 투자를 유치하기가 한층 쉬워진다. 수보는 지난 20일 개봉한 공포영화 ‘요가학원’의 투자업체인 유나이티드 픽처스에도 투자형 문화수출보험을 제공했다. 수보는 이미 서울 충무로에선 귀하게 여기는 ‘에인절(angel) 투자자’다. 2007년 12월 이후 영화와 드라마 등에 걸쳐 총 11개 작품에 200억원을 지원했다. 현재도 2건의 영화와 1건의 게임에 대한 지원을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도 대출에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 드라마론에 이어 하나 영화 전문 대출인 시네마론을 출시했다. 올해 초 영화 ‘가비’에 4억원을 대출한 데 이어 오는 10월 KBS 2TV에서 방영 예정인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에도 총 제작비의 5분의1인 40억원을 대출했다. 지난해 영화제작자를 위한 전용 대출상품인 웰컴투시네마대출을 출시한 신한은행도 지난해 ‘쌍화점’, ‘순정만화’, ‘추방’ 3편에 총 34억원을 대출한 데 이어 올 하반기 드라마, 공연, 게임 등 문화상품 제작을 지원하는 문화콘텐츠 대출을 출시했다. 올 하반기에만 2편의 영화에 30억원 정도의 대출을 검토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CD금리 들썩… 대출금리 들썩들썩

    CD금리 들썩… 대출금리 들썩들썩

    기준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중금리가 들썩이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저(低)신용자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실수요자 위주의 집단대출에 과도한 가산금리를 물리고 있어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 6일과 13일에 각각 0.01%포인트, 0.03%포인트 오른 데 이어 14일에도 0.02%포인트 오르면서 거래일 기준으로 1주일 만에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3개월 변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월 말에 비해 0.04%포인트 올랐고 씨티은행의 1년 만기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1주일 전에 비해 0.12%포인트나 치솟았다. 일부 은행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 때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대출에 대해 3%포인트 가까운 가산금리를 붙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최근 용인 일부 분양 아파트에 대해 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였다. 하나은행도 0.3%포인트를 올려 3개월 변동대출금리가 각각 연 5.47%, 5.17%에 달했다. 현재 이들 은행의 개별 담보대출 금리가 연 4.5~5.6%인 점을 고려하면 집단대출 금리가 개별 담보대출 금리와 비슷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단체로 제공하는 집단대출은 개별 담보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주택 대출 자제 권고 이후에도 쏠림 현상이 계속돼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단대출은 신규나 재건축 분양단지의 실수요자들이 많아 금융당국도 담보인정비율(LTV)을 60%로 유지하는 등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상황이어서 은행들이 규제를 빌미로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저신용자들에게 추가로 가산금리를 붙이거나 대출을 자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외환은행은 지난달부터 대출심사 기준에서 개인신용등급 7~10등급을 제외했다. 농협도 7등급 이하에 대해 별도의 심사를 하고 있다. 신한·하나은행은 최하위 신용등급을 주택담보대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개인여신담당자는 “주택담보대출 총량을 줄이면서 건전성도 확보하려면 신용도가 떨어지는 고객의 대출을 제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 이지언 금융시장연구실장은 ‘우리나라 기업부문 부실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단기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부실기업은 4개 늘고 부실이 가능한 단기 차입금도 1360억원 증가한다.”면서 “부실 기업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함께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영세 자영업자 울리는 은행들

    영세 자영업자 울리는 은행들

    올 1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게임방을 창업한 기모(43·서울)씨는 주변에 대형게임방이 들어오면서 개업 석 달 만에 손님이 뚝 끊기는 어려움에 처했다. 당장 매달 돌아오는 대출이자부터 갚을 길이 막막했다. 마음이 급해진 기씨는 수소문 끝에 서울시에서 영세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대출 보증을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3주간 매달린 끝에 어렵사리 승인을 받아냈다. 하지만 보증서를 들고 찾아간 SC제일은행으로부터 억장이 무너지는 대답을 들었다. “20만원짜리 적금과 신용카드에 가입해야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은행으로 가면 대출심사에 2주가 더 걸린다는 말도 나왔다. 기씨는 “대출이자도 갚아야 하고 당장 하루가 급한 처지라 어쩔 수 없이 적금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꺾기’(대출 조건으로 예금 등을 강요하는 행위) 영업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현장에서는 꺾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한 푼이 아쉬운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도 막무가내 꺾기를 강요하는 양상이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은행들”이라는 극단적 원성까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의 단속 실효성과 의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14일 금융권과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또 다른 한 시중은행은 정부 보증서를 들고 온 자영업자에게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해 주기 힘들다.”며 대출을 받고 싶으면 자신들의 은행에서 파는 보험에 가입하라고 요구했다. 보장성 보험은 적금상품과 달리 중도에 해약하면 원금 손실이 커 쉽게 해지하지 못한다. 이 점을 이용해 은행들이 꺾기 수단으로 보장성 보험을 자주 요구한다는 게 피해자들의 하소연이다. 신용재단의 보증서를 힘들게 받아 내더라도 정작 취급 은행들이 대출을 미끼로 상품판매를 권유하면 마음이 급한 대출자들은 은행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꺾기로 판매하는 펀드나 보험상품은 고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들기 때문에 설명도 대충 들은 채 서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은행들의 무리한 판매 때문에 보험과 펀드에 대한 고객 민원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증은 서울시에서 일부 이자를 보전해 주지만 보증 자체가 금리가 낮고 대출금액도 적기 때문에 일손은 많이 드는 반면 수익은 일반 대출에 비해 매우 적다.”면서 “펀드나 보험 가입 권유를 통해서라도 차익을 일정부분 보전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올 4월 경기악화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을 위해 서울시가 이자 상한선을 연 4.5%로 제한하자 신한·하나은행 등은 대출 취급 업무 자체를 아예 포기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서울시와 은행간 협약을 통해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로 보증 대출을 시작했지만 일부 은행 지점에서 끼워 팔기를 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해당 은행에 공문을 보내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단속 권한이 없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은행들 ‘부실채권 1%룰’에 대출 몸 사린다

    은행들 ‘부실채권 1%룰’에 대출 몸 사린다

    하반기 은행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1%룰’로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이 대출 심사와 기존 채권 회수활동을 강화하는 등 하반기 영업전략을 수정할 태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우량 담보를 가진 기업이나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서가 달린 대출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신규대출을 자제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도 앞으로 성장 유망기업 위주로 대출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수입신용장 개설 때 일괄적으로 적용하던 수수료율(0.25%)을 6일부터 기업의 신용상태에 따라 5개 등급(0.23~0.35%)으로 차등화한다. 하나은행도 건전성 확보를 위해 무리한 대출 확대를 자제하고 안정적인 우량 자산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이 6월 말 현재 1.5%인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말까지 1%로 낮추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결과다. 1%를 맞추려면 분모인 총 여신(대출+보증)을 늘리거나 분자인 부실채권을 줄여야 한다. 하반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출을 늘릴 경우 자칫 또 다른 부실을 초래할 수 있어 은행들은 분모를 늘리기보다 분자를 줄이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신규대출은 억제하고 부실채권은 털어낸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고, 기존 대출금의 만기연장도 까다로워질 수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 비율을 낮추려면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좋은 개인과 영업 및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 위주로 대출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 대출금 가운데서도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이나 가계 대출은 이른 시일 안에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7일부터 수도권 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낮춘 데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가뜩이나 집값 급등을 우려하는 정부가 관련 규제 강화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부실채권 축소 숙제까지 떠안은 은행권으로서는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B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장 대출심사 기준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잠재 부실을 막으려면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개인의 신용도와 채무상환능력 등 심사 잣대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담보(집)가 확실해 떼일 우려가 적은 만큼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은행들의 빚 독촉도 심해질 전망이다. C은행 관계자는 “이미 연체가 발생한 부실채권은 시장에 공개 매각하거나 자산관리공사 등에 넘겨 손실을 최소화하되, 연체자를 대상으로 한 채권 추심(회수)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출심사가 강화되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면서 “단순히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획일적 심사보다 성장동력과 기술력 등을 고려해 대출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부실채권이 늘어나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국가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이는 곧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부실채권 정리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집값 급등지역 담보대출 선별규제 검토

    집값이 빠르게 오르거나 담보 대출이 크게 늘어난 지역에만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일괄적으로 규제할 경우 생계비 마련을 위해 집을 잡히는 서민들을 압박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이나 수도권 등 ‘버블세븐’ 지역이 거론된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강남 3구 등 지난해 11월 투기지역에서 풀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특정 지역에 대해서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거나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투기지역의 아파트 LTV는 40%, 투기과열지구는 50%, 기타 지역은 60%로 제한돼 있다.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은 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40%가 적용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0% 범위 내에서 이들 규제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제는 투기지역 구분 단계에 따라 일괄 적용된다. 그럴 경우 부동산 경기의 지역별 온도차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일부 지역은 집값이 오르고 있지만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소화되지 않고 있는 등 여전히 얼어 있다. 한국은행 등이 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수도권지역 주택담보대출은 6조 6000억원이나 늘어났지만 비수도권지역은 1000억원이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투기지역 해제에 따라 수도권에 대출이 몰린 탓이다.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여전한데다 이로 인한 집값 하락 걱정 때문에 은행이 대출 자체를 꺼리고 있다. 윤증현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지방에까지 획일적으로 부동산 대책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점을 감안, 행정 구역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남 3구에만 LTV·DTI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역별 주택 가격과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모니터링 결과를 축적하면서 지역을 선별해 규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가능할지 등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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