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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집값 거품, 빠질 때가 더 위험하다

    집값은 가치 이상으로 올라도 문제지만, 거품이 급격하게 걷히면 그 충격은 더 심각하다. 집값 거품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다. 정책적으로 완만한 하락을 유도해서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집값 급등을 주도했던 서울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14주째 하락세를 타고 서울과 수도권, 전국의 집값이 2년 4개월만에 동반하락했다고 한다. 이런 추세가 더 이어진다면 집값은 일단 잡혔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특히 서울 강남과 용인·분당·평촌 등 이른바 ‘버블지역’에서 집값 하락이 확산되고, 서울 강북도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잇따른 신도시 발표, 투기색출에 영향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합부동산세 시한(6월1일)과 양도소득세 중과에 쫓긴 급매물 속출, 분양원가 공개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의 입법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집값이 오를 때는 고강도 억제정책이 주효할 수 있다. 그러나 내릴 때는 다르다. 하락 속도에 정책적으로 대비하지 못하면 시장안정에 쏟은 노력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집값이 폭락하면 당장 은행 빚을 내서 집을 산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고, 자산가치의 폭락은 소비위축과 금융기관 부실화 등 경제전반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20∼30% 떨어져도 은행권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최근 5∼6년 사이에 55조원에서 217조원으로 급증하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이 자그마치 51조원이나 된다. 금융기관들은 선제적 관리를 장담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금리와 주택수급 조절에 각별히 신경써서 하락기 집값의 정책적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 강남 재건축 급매물 나온다

    아파트 공시가격과 보유세 급등으로 서울 강남권의 고가 재건축 단지에서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2∼3배 늘면서 사정이 급한 사람들이 최고 5000만원가량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다. 오는 6월1일 종부세 과세 기준일까지는 급매물이 나오겠지만 매수자들은 관망할 것으로 보여 추가 하락도 전망된다. 또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재산세가 더 많이 나오는 ‘재산세 역전’ 현상이 올해에도 재현될 전망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정부가 공시가격을 발표한 이후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중 최고 5000만원가량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의 경우 종전보다 5000만원 떨어진 12억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또 지난주 초 15억 2000만원이던 36평형도 4000만원이 떨어진 14억 8000만원에 나와 있다. 손지령 부동산써브 팀장은 “월급쟁이와 은퇴자 가운데 대출상환 압력을 받는 사람들의 급매물이 나오는 듯하다.”며 “잠실주공의 전체 평형의 평균 매물이 10개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30여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도 종부세 과세 대상 아파트의 호가(呼價)가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 공시가격 발표 전에 9억원이던 15평형은 1000만원,13억원이던 17평형은 2000만원이 각각 떨어졌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기존에 나왔던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분위기”라며 “대출규제와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가 겹쳐 가격을 더욱 낮춘 매물이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다른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바람에 생긴 재산세 역전 현상도 올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6억 6400만원에서 올해 9억 8400만원으로 48%가 오른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34평의 올해 재산세는 전년보다 최대치인 50%가 오르더라도 83만 4000원에 그친다. 반면 공시가격이 6억 4800만원에서 8억 7200만원으로 35% 오른 경기 안양시 범계동 평촌 목련신동아아파트 55평형은 올해 최대 119만 7000원의 재산세를 내야 한다. 지난해에 탄력세율을 적용받지 못한 목련신동아아파트는 은마아파트보다 공시가격과 가격상승률이 낮은 데도 은마아파트보다 24만 2000원 더 많은 79만 8000원의 재산세를 냈다. 올해에도 은마아파트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강남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탄력세율을 적용해 재산세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재산세가 직전연도의 납세액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행 제도로는 이런 불형평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고가 아파트값↓

    고가 아파트값↓

    올들어 최근까지 6억원 이상 강남 고가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보유세 충격’으로 강남 아파트가 소폭 추가 조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번 주 강남을 비롯한 서울 아파트 값은 떨어졌다. 16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6억원을 초과하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는 평균 0.36% 떨어졌다.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의 약세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연초 대비 3월초의 서울 고가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은 참여정부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18%나 올랐었다. 특히 이같은 하락세는 강동구(-1.65%), 송파구(-1.32%), 강남구(-0.60%), 서초구(-0.01%) 등 강남권에서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강남권 가운데 떨어진 곳은 양천구(-0.92%)와 중랑구(-0.11%)뿐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4단지 31평형은 연초 8억 8500만원에서 현재 8억 2000만원으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56평형은 연초 16억 5000만원에서 현재 15억 2500만원으로 내렸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65평형은 현재 33억원으로 두달 동안 3억원 떨어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01평형도 현재 53억원으로 연초 보다 2억 5000만원 정도 빠졌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35평형도 10억 5000만원으로 연초보다 1억 7500만원 내렸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급매물이 쏟아져야 시세가 떨어지는 것으로 봐야 하는데 지금은 급매물은 몇개 나오고 대출규제로 매수세가 없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서 “‘규제가 풀린다.’,‘안 풀린다.’ 는 등 정부가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이 오락가락해 대통령선거 이후에나 판가름 나겠지만 매수세가 없어 당분간 약보합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소형 아파트값 상승률 중대형 추월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올해 들어 소형 평형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중대형 평형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피드뱅크가 지난 1월6일부터 2월24일까지 서울지역 일반 아파트(재건축 대상 제외) 매매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20평형 미만이 1.1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고 1일 밝혔다.이어 20평형대가 0.94%,30평형대가 0.62%를 기록해 중대형으로 분류되는 40평형대(0.39%)와 50평형 이상(0.22%)에 비해 상승률이 높았다.특히 올해 들어 소형 평형의 강세는 강남, 송파, 분당 등 인기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경우 20평형대 미만이 1.68% 오른 반면 30평형대와 40평형대는 각각 0.1%와 0.03% 오르는 데 그쳤다.50평형 이상은 0.02%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0평형 이상이 2.07%,40평형대가 1.73% 올라 30평형대(1.5%),20평형대(1.16%),20평형 미만(0.99%)에 비해 상승폭이 컸던 것과 대조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1·11 부동산대책은 미완성의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효성을 거두려면 보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7개 항목의 원가공개는 허점 투성이다. 서울대 김용창 교수는 “사실상 공개가 아니다.”면서 “폭리구조가 드러나도록 정보를 공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데, 이런 시스템으로는 원가를 공개해도 검증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 ‘미완의 정책’ 한계 및 대안 세종대 부동산경영학과 변창흠 교수도 “핵심은 비교와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인데, 공개를 해도 그 가격이 비싼 건지, 싼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이 업계에 자율성을 주는 선에서 절충돼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공개를 하더라도 대형건설사는 느긋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검증 불가한 원가공개 1·11대책에 따라 민간이 공개하게 되는 7개 항목은 공공기관이 공개하는 61개 항목을 7개의 광주리에 담아놓는 식이다. 까닭에 공개 내역이 두루뭉술해지는 데다, 공공과 민간이 다른 기준으로 원가를 공개하는 탓에 비교·검증이 불가능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국장은 “감리자 모집 단계에서 이미 민간의 58개 항목별 공사비가 공개되는 마당에 구체적 공개를 피하는 이유가 뭐냐.”며 “정말 원가공개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에까지 확대한 원가공개 내역은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이다. 전면공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불명확한 공개기준 항목별로 살펴보면 택지비 문제가 첫 손에 꼽힌다.1·11대책에서는 감정평가액을 택지원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감정가로는 택지비에 포함된 거품을 걷어낼 수 없고, 투명성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순철 국장은 “감정가는 주변시세가 반영된 가격”이라며 “민원처리비, 리스크(위험) 비용 등에다 미래가치까지 포함돼 있어 실제 매입원가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감정가는 토지 매입비보다 높기 마련이어서 원가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10년 전 평당 10만원에 사뒀던 땅이 평당 100만원으로 올랐을 경우 감정가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게 된다. 원가는 10배로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감정가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된다. 변창흠 교수는 “감정가는 감정평가사의 시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데, 문제는 사업주가 감평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입김이 반영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주가 원하는 대로 감정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토지 감정 비리 사건은 이같은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둘째로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되는 기본형건축비의 문제도 지적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이석우 조사부장은 “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원가가 뻥튀기 되는데, 땅 파는 토공사에 실제 40억원이 든다면 200억원이 들었다고 원가를 매기는 식”이라며 “공사비 부풀리기는 100% 다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부 공정에서도 이렇게 부풀리기가 만연되고 있는데, 수십개나 되는 공사 항목을 큰 묶음으로 모으게 되면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로 가산비 내용도 불분명하다. 가산비는 체육시설이나 도서관 등 아파트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비용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호화롭게 짓는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산비도 부풀릴 수 있다. 브랜드 가치 차이를 누가 검증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심사위 활동이 관건 결국 1·11 대책의 성공 여부는 이런 허점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렸다. 서울시립대 서순탁 교수는 “원가 공개 내역을 검증할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자체별로 구성하는 심사위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허실을 가려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창 교수는 “단순히 분양원가를 검증만 한다는 건지, 분양승인도 거부하는 효력까지 부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정부 정책의 불분명한 점을 지적했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1·11대책의 허점은 많지만 그래도 기본형건축비를 크게 낮추면 원가의 거품을 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형건축비 재조정을 촉구했다. 현행 기본형건축비는 중소형 기준 344만원으로 터무니없이 높아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또 원가인하에 따른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해 “감리가 바로 서면 해결된다.”고 했다. 감리회사가 건설사의 하수인 비슷하게 돼 있는 현행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감정가에 대해서 우리은행 이성규 부부장은 “택지를 매입했던 시점의 감정가냐, 아니면 분양이 이뤄지기까지 금융비용이 포함된 감정가냐에 따라 그 차이가 엄청나다.”면서 “현재로선 기준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성을 위해 감정평가사 선정 과정도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동산시장 기상도 1·11 부동산 대책에 이어 1·31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집값이 잡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을 할지, 경착륙을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뜸하고,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동산시장 급랭기류가 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상승 가능성이 항상 잠재해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상반기는 분양가 및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가격이 더 오르지 않고, 하반기에는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면서 “투기 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중요한데, 이번 대책도 별 게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곧바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인하를 중심으로 한 공급확대 정책 등으로 광풍은 잦아들 것”이라면서도 “연말 대통령선거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거래 급감 현상은 곧 해결되겠지만, 가격 급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설이 지나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거래의 절대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다시 강세로 전환되더라도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한 1·31대책으로 장기적으로 중소형의 가격은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내용이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중소형의 시장가격이 훨씬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준비수요는 늘어나겠지만, 당장 무리하게 집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거나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민영아파트 건축이 줄게 되는데, 그러면 어차피 집을 한 채 사는 입장에서 더 좋고 큰 아파트를 찾게 된다.”면서 “30평 이상 중대형 평형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 5∼6월쯤 가격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되짚어 본 부동산정책 정부의 아파트 분양가격 정책은 경제사정과 맞물려 규제와 자율화를 되풀이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8일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1963년 공영주택법에서 공영주택의 입주금과 임대료를 건설원가에 연계해 결정하도록 하면서 정부의 가격통제가 시작됐다.1973년에는 가격통제 대상이 민영주택으로 확대됐다. 1977년에는 주택규모나 공영·민영에 관계없이 정부가 획일적으로 가격을 정해주는 강력한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다. 국민들이 분양대금을 미리 내는 선분양 제도를 일반화시켜 집값을 확실한 정부 통제 하에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1989년에 원가연동제로 완화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는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18평 이하 소형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에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됐다. 시민단체들은 “선분양으로 인해 파생된 모든 규제를 철폐했다면 당연히 후분양으로 선회해야 했다.”고 지적한다.‘선분양-상한제’,‘후분양-가격자율화’가 시장원리에 맞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아파트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정부는 그동안 선분양에다 분양가 자율화는 물론 국가가 강제로 수용한 택지를 헐값에 민간업체에 넘기고, 분양가를 부풀려 신청해도 아무런 통제 없이 승인해 줬으며, 미분양 대책까지 세워줬다.”면서 “공급자가 리스크(위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82년부터 18년간 대형 건설업체에 몸담았던 부동산 전문가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존 아파트의 가격까지 끌어 올리자 참여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2005년 3월에 공공택지의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원가연동방식의 상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가 이번에 민영아파트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민간의 자율에 맡겼던 분양가격을 정부의 통제에 두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정부의 이번 대책을 놓고 “건설업체의 폭리를 합법화시킨 ‘무늬만 원가공개’”라고 비난한다. 반면 건설업계는 “원가를 공개하고, 가격을 통제받는 제품이 어디 있느냐.”며 반(反)시장적 정책이라고 반발한다.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중소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1·11 대책 발표 직후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반발했다. 대형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도 “민간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입법화하면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부동산 정책’ 이런 점은 걱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칫 건설경기 위축과 아파트 공급 축소, 부실시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1·11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면 결국 건설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급이 축소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익이 적어지면 값싼 건설자재를 쓸 수밖에 없어 아파트의 품질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소비자만 골탕을 먹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평균 105.9%에 이르지만 수도권은 90%대에 머물러 주택수요가 여전히 많다.”면서 “원가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로 수익이 줄어들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는 기업의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적재적소의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에서는 대기수요가 너무 많은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정부의 신도시 계획과 공공주택 확대 계획은 몇년 내에 이뤄지기 어려워 결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원가공개로 일단 분양가는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사업을 발주하는 시행사들의 이익이 불투명해지면 개발을 추진하려는 시행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값싼 중국산 자재를 쓰고 비숙련공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원가를 맞출 수 있고, 결국 아파트 품질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현재의 주택수요 중에는 투기적 가수요가 많다.”면서 “부동산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데 유독 한국에서만 짓기만 하면 ‘대박’이 터지는 저위험 고수익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에 1000개도 안 되던 건설사가 1만 3000개로 급증한 사실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했는 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건설업계의 폭리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소비자가 공개된 원가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지 못하게 한 것과, 강제수용으로 이뤄지는 공공택지개발에 민간업체의 참여를 허용한 것은 오히려 민간업체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업계의 주장이 일방적인 하소연과 으름장만은 아닌 듯하다.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도 “공급위축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파트 공급위축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위원간 가격깎기 경쟁이 빚어질 수도 있고, 이는 공급을 늦추고 결국은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부처 한 국장은 “부동산에 거품이 없다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발언은 집값 거품붕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경제정책 당국의 바람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원가공개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 주택대출 증가액 11개월만에 최저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1월중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7000억원에 그쳐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잔액도 12개월 만에 2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5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다.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296억원으로 전달 증가액 3조 1841억원의 5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2월 증가액 684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5조원이나 급증했던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은 1월에 2109억원이 감소, 총 잔액이 345조 4313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에는 부동산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 예금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부동산대출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도 파악할 수 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도권 미분양 한달만에 증가세

    수도권 미분양 한달만에 증가세

    ‘1·11 부동산대책’ 등에 따라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한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아파트가격이 안정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으로 보인다. 올들어 주택구입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6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총 1294가구로 전달인 2006년 12월(1081가구)보다 213가구 늘어났다.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말에는 279가구였으나 지난달 말에는 289가구로 늘어났다. 경기는 743가구에서 885가구로, 인천은 59가구에서 120가구로 각각 늘어났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7월 5869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었다. ●DTI 확대 적용으로 돈 줄 막혀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11·15대책을 통해 6억원 초과 고가아파트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40%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돈줄이 막혔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을 포함해 지난달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모두 4만 4962가구로 전달보다 3.8%(1666가구) 증가했다. 광역시의 지난달 말 미분양은 1만 7973가구로 전달보다 648가구 늘어났다. 지방중소도시는 2만 5695가구로 전달보다 805가구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의 집 전화 가입자중 1000가구를 조사한 ‘2007년 1분기 소비자 태도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구의 주택구입태도지수는 34.3으로 전분기보다 10.5포인트나 떨어졌다. ●주택구입 심리 급격 위축 주택구입태도지수란 ‘현재가 주택구입에 적절한 시점인가.’에 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지수가 기준치인 50을 밑돌면 현재는 주택구입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보는 가구의 비중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보는 가구의 비중보다 높다는 뜻이다. 정형민 수석연구원은 “전체가구 중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가구의 비중이 크게 줄어 상승과 하락전망이 비슷해지면서 각 가구에서 주택을 사는 게 좋은지, 좋지 않은지 헷갈리는 가운데 대출규제확대와 각종 대책 발표로 구입심리가 위축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 전체가구의 35.4%는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30.5%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34.1%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해 혼조를 보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부동산 값 경착륙 우려 ‘속도조절’

    금융감독원이 31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체계 선진화 방안(모범규준)’은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대책에서 한참 뒷걸음질친 것이다. 지난 1월 초 부동산 담보대출이 늘고, 부동산가격이 안정되지 않자 금감원이 칼을 빼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권의 운명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연초 금감원의 의지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지난 1월3일부터 국민은행이 전국적으로 아파트·주택담보 신규 대출시 40%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확대 적용한 것을 금감원이 전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달 가까이 지난 뒤 뚜껑을 열어보니 모범규준은 크게 달랐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속도조절’에 들어갔다고 본다. 금감원은 투기지역과 서울과 수도권의 투기과열지구 `아파트´에만 DTI 40∼60%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지적이고, 특정한 주거형태만을 규율한 것이다.●가계·금융기관 연쇄부실 우려 금감원은 최근 시중 금리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부동산 매매 시장이 얼어붙고, 연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럴 경우 가계부채가 부실채권으로 전락해 금융기관의 연쇄부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애초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에 DTI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던 방침과는 달리 이번 모범규준은 은행권에만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도 부동산 시장과 경기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강도높은 대출규제가 자칫 부동산 가격 경착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가계의 대출상환능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정부의 가계부채 해소 정책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시행되고 있어 자칫하면 내수부진 심화와 부동산 가격급락 등에 따른 가계부채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걱정이 제기됐다.●풍선효과는 막고, 서민도 아파트 살 수 있게 김대평 금감원 부원장보는 “수십년간 지속해 온 담보위주의 주택담보대출 심사관행을 전 권역에 걸쳐 일시에 채무상환능력 중심으로 전환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은행권이 규제되는 사이 보험사나 상호저축은행, 캐피털 등 다른 금융권역에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권역의 주택담보대출 취급 동향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실수요자의 아파트 구입자금을 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3억∼6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1억원 미만을 대출할 경우 DTI 60%까지 대출규모를 확대한 것은 주목할 만한다.5000만원을 대출할 경우는 아예 DTI적용을 배제하기도 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집값 안정책의 성공을 바라며/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집값 안정책의 성공을 바라며/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대 정부들에 있어 ‘집값 안정’은 언제나 국정의 최우선 목표였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절대적으로 협소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산악지형이라 이용 가능한 토지도 매우 한정적이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역에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집값 안정’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숙명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내놓고 보면 부동산정책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부는 많지가 않다.1990년대 초 대량 주택보급 정책에 따르는 집값 폭락, 외환위기 이후 경기진작책의 여파에 따른 부동산시장 과열 등 대부분의 정권들이 부동산시장 안정에 실패하거나, 안정책의 강도조절에 실패해 심각한 부작용을 겪어야만 했다. 지금이나 과거나 부동산가격이 폭등하는 바탕에는 시중 유동성의 급격한 확대가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시장 안정은 적절한 유동성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부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2005년 10월 이후 다섯 차례 정책금리를 인상한 것이나, 지난해 말 16년여 만에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주택수요를 억제하고자 직접적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있는 것도 필요한 조치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유동성 흡수정책과 대출규제 조치는 그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민간부문이 견실하다는 전제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재 가계부문은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최근 개인 파산자가 급증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2002년의 소비자 신용시스템 붕괴로 아직도 가계부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약 56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전부를 부동산투기에 이용되는 자금으로만 볼 수는 없다. 즉 급증한 가계부채에는 가계생활을 위한 자금, 생계수단 마련을 위한 대출 등이 함께 묻어 있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작용이 어느 정도인지 누구도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잘못된 개입으로 금융시스템의 작동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치유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 24일 대통령은 신년 특별연설에서 그동안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곧 안정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도 최근에 발표된 부동산 관련 정책은 시장의 안정과 투기억제라는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어, 어느 누구도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는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정부의 노력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정부의 주장대로 가계부문의 신용위기, 경기침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절대 없을 것이다. 우리 경제를 가장 잘 아는 정책 당국자들의 높은 식견과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분명 부동산정책 입안과 추진을 위한 정부내 논의과정에서 ‘신용위기나 경기침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더욱이 타산지석의 교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절대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부작용에 대한 경계를 항상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부동산 시장 ‘겨울잠’] 대형 분양 2순위 미달

    아파트 분양시장의 평형별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40평형 이상의 대형아파트 분양에는 미달 사태가 잇따르는 반면 중소형에는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는 중대형은 대출규제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의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26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경기 이천시 설봉1차 푸르지오의 경우 33평형은 지난 23일 이천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46평형과 52평형은 이천시 및 수도권 2순위에서도 절반가량 미달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청약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바뀌면서 무주택자 등이 관심을 보이는 중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대주건설이 경기 시흥시 미산동에 분양한 대주피오레도 마찬가지다. 지난 23일 1순위 청약에서 38평형은 마감됐으나 47∼71평형은 2순위에서도 미달됐다. 대주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강남 대체 신도시 발표 등을 앞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중대형 아파트 청약 예정자들은 관망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삼성물산이 지난 24일 분양한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6단지 래미안 23평형은 일반 1순위에서 마감됐다.지난 17일 분양한 경기도 서수원 자이도 32평형(674가구)은 1순위에서청약이 마감됐다. 반면 중대형 평형 분양은 인기가 없는 편이다.SK건설이 서울 중구 회현동에 분양한 42∼91평형 주상복합아파트와 최고 분양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서초구 서초동 서초아트자이 54∼101평형 주상복합은 3순위에서도 미달됐다. 해밀컨설팅 황용찬 대표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청약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가점제에서 불리한 청약 예·부금 가입자들이 중소형 아파트 청약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적 경기변동 경계해야/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금년 경제를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유가나 환율 등 대외적 여건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통령 선거는 이른바 ‘정치적 경기변동’이라 하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4년 중임 제도의 미국의 경우 대통령선거 2년 전부터 정부는 재집권을 위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당선 후 2년 동안은 경기가 침체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5년 단임제의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먼저 대통령 임기 시작 후 처음 3∼4년간은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을 사용하고, 임기 마지막 해에 경기를 침체시키는 것이다. 이는 재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경기부양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게 된다. 노태우 정부나 김영삼 정부도 임기 전반기에는 경기부양정책을 사용하다가 임기 마지막에는 경상수지 적자와 기업부채가 문제가 되자 기업구조조정을 시도하면서 경기를 위축시킨 경우다. 특히 김영삼 정부에서는 임기 1년을 남겨놓고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다가, 결국 주가가 폭락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외환위기를 당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김영삼 정부의 위기를 교훈삼아, 예외적으로 임기 마지막 해에 오히려 경기를 적극적으로 부양시켰다. 건설경기부양과 신용카드 발행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킨 결과 임기 마지막 해에 7%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이다. 또 다른 특성은 그동안 사용된 경기부양 정책의 부작용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해 임기 마지막 해에 강도 높은 정책을 조급하게 실시한다는 점이다. 김영삼 정부에서도 노태우 정부 이래 문제가 되던 기업의 부실경영을 단기간에 해결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기 마지막 해에 기업에 대한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그리고 환율상승 억제를 통해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을 시도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고 재건축을 허용해 주었으며 신용카드를 남발하는 과도한 경기부양정책을 사용했다. 이러한 임기 말 과도하고 조급한 정책사용은 결국 김영삼 정부에서는 외환위기를 초래하게 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카드채 문제를 발생시켰고 그 후 부동산가격 폭등의 원인을 제공했던 것이다. 이러한 5년 단임제 하에서의 경제정책의 특성은 현 참여정부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참여정부 역시 임기 마지막 해인 지금 경기를 침체시키고 있다. 그동안 저금리와 고환율로 경기부양을 시도한 결과 발생한 과잉유동성으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금융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2002년부터 5년 동안 오른 부동산 가격을 단기간에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금융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지급준비율을 높였으며 대출한도와 대출자격을 제한하는 등 사용하지 않던 창구지도까지 동원해 과잉유동성을 급격히 회수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과거경험을 돌이켜 보더라도 위험한 정책구상이다. 경기가 심하게 위축되거나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경우 결국 금융위기를 당할 수가 있으며 금리가 높아지면서 환율이 급락할 경우 수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외환위기를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임기 말에는 언제나 불안정한 정치상황 때문에 경제 역시 불안정하다. 따라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정책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과도한 긴축 금융정책 사용을 자제하여 경기와 환율 그리고 부동산가격을 서서히 연착륙시키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경제위기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발생했다는 점을 참여정부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집값 폭락 현실화땐 4%대 성장 힘들것”

    주택가격 폭락 등 국내외 위험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한국경제의 4%대 성장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9일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4.3%는 한국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리스크(위험)요인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가능한 수치”라면서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경우 4%대 성장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내 리스크 요인으로 국내 주택가격 폭락,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등을 꼽았다. 대외 요인으로는 세계 금융시장 및 부동산 시장의 불안,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을 들었다. 권 연구원은 “특히 전 세계 부동산 및 주식시장이 조정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에서 주택가격의 안정을 위해 지나친 대출규제나 추가 금리인상 등을 통해 과잉대응한다면 주택가격의 급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에 관해서는 “현재 엔화나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997년 수준이지만 그동안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훨씬 높았다.”면서 “따라서 10년 전과 같은 환율로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고분양가 아파트 인기 ‘시들’

    고분양가 아파트들의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다.대출규제가 강화된데다 당분간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주변 시세와 차이가 없는 고분양가 아파트는 당첨되더라도 차익실현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평당 3400만원대의 국내 최고 분양가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트자이’는 전날 실시한 서울·수도권 1순위 청약에서 164가구 모집에 49명이 접수, 평균 경쟁률은 0.3대 1에 불과했다.54평형은 56가구 모집에 17명,62평형은 104가구 모집에 26명이 신청했다.4가구를 분양한 펜트하우스 101평형만 4명이 신청, 모집가구수를 채웠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강남구 삼성동에서 분양했던 이수건설의 브라운스톤레전드는 아직까지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총 54가구로 이뤄진 이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주력 평형인 76평형(최고 평당 3100만원)·77평형(최고 평당 3100만원)·83평형(최고 평당 3200만원)에 미분양이 쌓여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부동산發 ‘일본식 불황’ 논란 재연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자 일본식 불황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무리한 정책에 따른 부동산 거품 붕괴로 10년간 장기 불황에 빠졌던 일본을 답습할 것이라는 주장과 일본을 거울 삼은 올바른 정책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연구위원은 최근 ‘가계발 금융위기, 해법은 있다’라는 보고서에서 “일본의 90년대 장기 불황은 정부의 무리한 긴축적 통화정책과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 강화로부터 시작됐다.”면서 “이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콜금리 인상, 지급준비율 인상 등 긴축 통화정책 등이 90년을 전후로 한 일본의 공정 할인율(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 인상과 주택대출 총량 규제, 토지 세율 인상 등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주 연구위원은 “만약 가계 부채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근로소득 정체와 부동산 가격 급락 등이 동반될 경우 일본형 장기 불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자산 시장과 금융 시장의 혼란, 개인파산자·신용불량자 양산, 금융기관의 부실화, 기업 파산 급증 등의 과정을 통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재정경제부 이찬우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수요가 급랭하지는 않기 때문에 상업용 건물이 부동산 가격 급등을 가져온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거품 붕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책 때문에 일본식 불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일본식 불황 논란이 거셌던 지난 2005년 7월에도 보고서를 내고 반박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산 버블 가능성이 크지 않아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일본과 같은 장기 복합불황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쏠림현상과 정부실패/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학 연구위원

    [시론] 쏠림현상과 정부실패/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학 연구위원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 해라는 소문 때문인지 2007년 정해년을 맞는 국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하지만, 정책담당자들은 새해 벽두부터 가계부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금융시장의 쏠림현상이 금융위기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정책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 총재, 금감위원장은 물론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철저한 관리를 언급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9월말 개인금융부채가 559조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9월말 186조원을 3배나 넘었다. 한 가구당 3500만원의 빚을 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은행권 신규가계대출 36조원의 66%인 24조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집값 급등을 봐온 국민이 너 나 할 것 없이 빚을 내 부동산을 마련하는 데 안간힘을 쓴 셈이다. 이처럼 시중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급준비율 인상이나 대출규제 강화 등의 정책들을 다양하게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시장의 쏠림현상을 탓하며, 시장실패를 은연중에 강조하던 정책당국이 이제는 정책의 쏠림현상을 고민해야 할 판이다. 최근 은행권 부동산담보대출의 97% 정도가 변동금리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대출자들은 금리인상에 취약한 편이다. 만약 경기침체로 가계소득이 크게 줄고 이자비용 부담이 늘면 버티지 못하는 한계대출자가 속출할 수 있다. 여기에 국민들사이에 향후 집값 급락 예상이 확산되면 부동산을 투매하거나 대출변제 대신 부동산담보를 포기하는 상황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일제히 하락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집값 급락에 따른 가계 부실화가 금융기관 부실화로 이어지는 가계부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정부는 걱정하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시장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과 같은 쏠림현상은 단기적 시야를 가진 시장참여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일종의 시장실패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쏠림현상은 정부정책에 의해 유발되는 측면도 크기 때문에 시장실패가 아닌 정부실패로 볼 수도 있다. 정부가 부동산가격 안정화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오히려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지켜봤던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정책을 믿지 못하고 있다. 시중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쏠려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현상은 시장실패일 뿐 아니라 정책실패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1일 정부는 분양원가 공개 등을 담은 부동산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정부의 기존 주장을 180도 선회한 내용이다. 부동산값 급등에 당황한 나머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들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는 모습도 정책당국의 쏠림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쏠림현상은 다른 나라보다 더 뚜렷할지 모른다. 그게 우리의 국민정서이고 시장성격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걸 탓하기에 앞서 정책담당자는 그런 시장의 특성과 정책의 효과나 시차 등을 충분히 감안해 그런 시장에 걸맞은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수립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시장만을 탓하는 정책당국마저도 쏠림현상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학 연구위원
  • ‘1·11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1·11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정부가 투기지역 기존 대출을 1인당 1건으로 줄이는 ‘1·11대책’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금방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하락 조짐이고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잔액은 감소세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1월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44조 377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631억원이 줄었다. 그러나 올 들어 시행된 두 가지 중요한 규제, 즉 동일차주 대출 1건 제한은 15일, 전 금융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는 일러야 2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파급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내놓은 ‘소나기식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경제 전체에 충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면에 이런 대책들이 지금까지 시행된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반짝 정책’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다. ●‘소나기 규제´에 신규대출 감소 ‘1·11’ 대책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이 꺾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도 2001년 1월 이후 매월 증가해 오다 7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은행들의 대출규제가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대출금을 회수했을 뿐만 아니라 신규 대출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잇단 대책들이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데서 나아가 자금시장에 경색을 불러오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은 16년 만에 예금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올렸다. 이에 시중금리가 상당폭 올랐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콜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 연구위원이 15일 “빈대(투기 및 거품)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실수요 및 경기)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번에도 일시적 ‘약발’? 참여정부가 투기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2003년 10·29 대책을 내놓은 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정책은 1년5개월간 지속됐다. 다시 정부는 보유세를 강화하는 ‘5·4대책’, 기존 대출자가 투기지역에서 신규 담보대출을 못하는 ‘6·30대책’,‘부동산대책 종합선물세트’라는 ‘8·31대책’을 내놓았다.6억원 이상 주택 종부세 부과와 1가구 2주택 양도세 50% 부과였다. 약발은 7개월 정도 갔다. 지난해 3월 투기지역에서 DTI를 40%로 규제하는 ‘3·30대책’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결국 금융감독 당국이 지난해 6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액한도를 제한했다.‘1·11’ 대책에 대해 국민은행 임병수 개인소호여신부장은 “금융 쪽에서 본다면 당국이 소프트랜딩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주택담보대출 과열도 일단 잡힌 것 같다.”고 말한다. 신한은행 이규주 가계여신팀 부부장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한 건만 낮은 가격으로 매매가 돼도 바로 반영되는 만큼 현재 규제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1·11’ 대책이 마지막 부동산대책이 된다면 그동안의 일련의 정책들과 상호 작용을 해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은행 가계대출 200조 돌파

    은행 가계대출 200조 돌파

    부동산 ‘광풍’으로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40조원을 돌파했다.2002년 카드대란 이후 최고치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200조원을 넘어섰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중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0조 9000억원을 기록,2002년 61조 6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급증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지난해 연간 주택담보대출은 26조 8000억원이 늘어나면서 217조 41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도 2002년 45조 5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12월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감독당국의 잇단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3조 2000억원이 늘었다.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11월 4조 2000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최근 5년간 월 평균 증가액 2조 2000억원(한은 추산)과 비교하면 1조원이나 많은 액수다. 한은 관계자는 “각종 대출규제 조치에도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은 11월 이전에 승인된 대출이 12월 들어 실행됐기 때문”이라면서 “신규 대출은 거의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에 주택담보대출 신규 수요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이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폭은 전월 1조 5000억원에서 1조 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통상 연말에는 상여금 등이 지급되면서 대출금을 갚기 때문에 증가폭이 줄어드는데 지난 12월에는 오히려 늘어났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부동산 거품붕괴론 점검(상)] “강남아파트 실질가치보다 51% 고평가”

    [부동산 거품붕괴론 점검(상)] “강남아파트 실질가치보다 51% 고평가”

    지난해 말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부동산중개업소에는 급매물이 쏟아졌다. 올해부터 1가구 2주택자에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부동산중개업자는 “집값의 상승 여력이 꺾였다는 심리가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에선 거품 붕괴론이 대세를 이뤘다. 집값 상승을 걱정하던 분위기가 1∼2개월 사이에 급반전됐다. 거품의 실태는 어느 정도이고, 꺼진다면 위기가 생기는지, 당국과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3차례에 걸쳐 싣는다. 삼성금융연구소는 지난 8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품이 존재하며 금융권의 대출규제 등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금융권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근거로 이정원 수석연구원은 전국적으로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 6.5배에 이르며 서울은 13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 등 수도권은 지방보다 집값이 3배 이상 고평가됐음에도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방에서 집값이 먼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수바라만은 10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67%로 1년 전의 64%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집값 하락으로 카드위기가 발생한 2002년 전후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계, 연구소, 금융권,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낀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곧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며 거품이 서서히 꺼지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흥식 금융연구원장은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렸고 주택 공급이 당초 예상보다 못미친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까 이같은 경고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경고는 좋지만 가격 폭락의 측면만 강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며 정치권의 섣부른 정책 발표도 위기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원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국내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낮지만 주택공급의 지연으로 버블 문제는 1∼2년 안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지속적인 잠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과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내재가치(전세소득+자본이익 기대값)보다 15%와 51%씩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집값이 더 오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더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 비해서는 최고 2배 정도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지수(PTI)를 보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1년 연봉의 9∼10배인데 한국의 강남권은 18∼19배에 이른다.”면서 “강남권은 선진국의 2배 정도가 거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거품을 인정하자니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시인하는 것 같고, 부정하자니 현실 인식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시의 주당순이익(PER)에 빗대어 거품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예컨대 20억원짜리 집을 보유하는 것은 연이율 5%를 감안할 때 1년에 1억원의 수익을 올려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해 거품은 있다는 것. 다만 지금까지 자본이익을 통해 그 이상의 수익을 올려 거품으로 보이지 않았으나 집값이 안정되면서 자본이익 기대치도 줄어 거품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논리다. 하지만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종완 대표는 급격한 거품붕괴는 없을 것이며 2∼3년 이상 장기적으로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지난 2∼3년간 거품 논쟁이 계속됐지만 지금에서야 집값이 빠지고 있다.”면서 “시장에 혼란을 주기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에 당국이 차분히 신경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재경부의 관계자는 “거품 붕괴 경고는 거시적인 트렌드를 말한 것으로 주택이 공급되면 집값이 올라갈 소지가 적고 인구구조 변화로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도 증가,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다만 교육과 주거환경, 치안 등이 차별화된 지역에선 집값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 폭락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부의 바람이 함축된 분석이다. 한편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중과세 정책으로 투기수요를 죽이려 한 것이 결과적으로 기존 주택의 공급마저 죽이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고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가격이 오른다고 모두 거품현상으로 볼 수 없다.”면서 “지금 주택시장이 거품이라면 일본처럼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부동산 거품붕괴론 점검(상)] 빚 부담에 소비·생산·성장 ‘연쇄타격’

    1920년대 미국의 대공황과 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모두 부동산 거품의 붕괴에서 시작됐다. 빚을 내서 앞다투어 집을 샀다가 금리가 오르면서 원리금 상환에 부담이 생긴 게 주요 단초가 됐다.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고 일본과 달리 과잉투자 등의 문제가 없어 경기침체와 연관짓는 것은 ‘기우’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리 대처하지 않으면 큰 화(禍)를 부를 수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거품 붕괴가 급속히 진행될 때 그 폐해가 단순히 빚을 내 집을 산 대출자들에게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계의 경우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빚 독촉에 나서면 소비를 줄이든가 소득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의 절반도 안 되는 2%를 밑돌았다. 결국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소비는 줄고 산업 생산이 감소해 성장이 부진하고 다시 소득과 소비가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그 효과는 장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재정경제부도 가계대출이 실물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지난해 이후 가처분 소득에서 차지하는 지급이자의 비율은 2002∼03년 수준인 9%를 넘어섰다. 미국의 8%나 일본의 5%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특히 소득 수준을 5단계로 나눴을 때 저소득층인 1분위 계층의 가처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60%에 이른다. 정부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4.2%에서 3.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거품이 생기면 금융기관들은 당연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회수하려 한다. 당국이 경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능력(DTI) 심사를 강화토록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나아가 대출규제로도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면 일본처럼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가계의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융기관들의 수익구조와 자산 건전성은 크게 악화할 소지를 안고 있다. 예컨대 국내 은행의 총 대출금 가운데 가계대출 의존도는 50%에 이르고 가계대출 가운데 95%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때문에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거품 붕괴가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만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가 자산증가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어 2002년을 전후한 ‘차입형 소비’와 같은 대란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의 비율도 2004년 말 2.12에서 지난해 6월 말 2.13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다. 기업 측면에서 부동산 가치의 하락은 보통 투자감소를 유발한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위한 담보 가치와 증시에서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자금조달 기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실효성 없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실효성 없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 시절은 물론 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건설교통부 장관들도 대체로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실패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와 소위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분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조세 정책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서울신문이 8일 박승·이환균·이정무·김윤기·최종찬·강동석 전 건설교통부장관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반값 아파트보다 임대 확대 공급 바람직 강동석·최종찬 전 장관은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등 반값 아파트는 사실상 반(半)만 갖는 아파트여서 집을 소유 개념으로 인식하는 국민 정서상 수요가 있을지 의문스럽다.”면서 “반값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는 임대아파트를 획기적으로 확대해 집없는 서민에게 공급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정무 전 장관은 “재정에서 토지임대료를 무슨 돈으로 충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박승 전 장관은 “분양원가를 공개해도 기업이 공개한 원가 내역의 정확성을 믿을 수 없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행정 낭비도 심하다.”고 말했다. 이환균 전 장관은 “경제원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강동석 전 장관도 “결국 분양가 인하는 못하고 사회적 논란만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유세 “더 인상” VS “제한적 적용” 박승 전 장관은 “우리나라 보유세 부담률(선진국은 시가의 1∼2%, 한국은 시가의 0.1%)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낮다.”면서 “보유세 강화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역사적 개혁 조치”라고 찬성했다. 이어 “양도세를 내리면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강동석 전 장관도 “집값에 비해 부동산 관련 세금이 너무 낮은 만큼 앞으로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종찬 전 장관은 “(세금을 올리는 게)옳은 방향이지만 너무 급진적”이라면서 “새로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등 시간을 갖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택보유자에게는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등 주택 공급 순환이 잘되도록 하는 보완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기 전 장관은 “주거목적인 1가구 1주택자는 종부세·양도세를 모두 감면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환균 전 장관은 “집값이 너무 오른 만큼 과세 기준(6억원)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기 들어갈것” 정책은 실패했지만 올해 집값은 지난해보다는 오르지 않거나 내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강동석 전 장관은 “정책의 방향은 옳았지만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미 너무 많이 올랐고 부동산 관련 세금이 중과됨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게 되어 집값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박승 전 장관은 “머지않아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거품붕괴를 대비한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기 전 장관은 “공급을 무시하고 세금으로 때려잡겠다는 발상은 출발부터가 잘못된 정책”이라며 “그러나 세금 중과, 대출 옥죄기 등 규제책이 나오고 있어 가격이 더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종찬 전 장관은 “일부 지역 집값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세금 중과, 대출 규제 등 올해 집값이 내릴 요인이 많지만 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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