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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11~14일 철도파업 대비 비상대책 가동

    철도노조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파업을 예고하자 국토교통부가 이 기간 동안 광역전철 운행률을 88% 수준으로 유지하는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공사 직원과 군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출퇴근 광역전철과 고속철도(KTX)에 우선적으로 투입해 주어진 여건하에서 열차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화물열차는 수출입과 산업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예고된 기간 중에는 경의선, 경원선과 같은 광역전철은 평시 대비 88.1%로 운행할 예정이다. 단 파업이 종료되는 14일 출근길에는 평시와 같은 수준으로 정상 운행에 나선다.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72.4%로 낮아지지만 파업을 하지 않는 수서고속철도(SRT)를 포함한 전체 운행률은 평시 대비 81.1% 수준이다.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필수유지운행률이 60% 수준, 화물열차는 철도공사 내부에서 대체기관사 358명을 투입해 평시 대비 36.8%로 운행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와 버스업계 등의 협조를 통해 고속버스·시외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대체 수요가 여유 좌석을 초과하는 경우 예비 버스 125대와 전세버스 300대를 투입해 초과 수요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서울시는 철도공사와 연계해 운행하는 지하철 1·3·4호선 열차운행 횟수를 24회 늘리고 열차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하면 예비용 차량 5편성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또 시내버스 수요가 20% 이상 증가하는 노선에 대해서는 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 돌입…“대체인력 정상운행”

    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 돌입…“대체인력 정상운행”

    서울 지하철 9호선 2·3단계 노조가 3일 간 파업에 돌입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9호선 2·3단계를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운영부문 노조는 미리 예고한대로 이날 오전 5시30분부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사측과 5월부터 임금 및 단체교섭 협상을 펼쳤지만 연봉제 폐지, 호봉제 도입, 민간위탁 운영방식 폐지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업을 결정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개화~신논현역 구간 25개역을 포함하는 1단계와 언주~중앙보훈병원역 구간 13개역을 포함하는 2·3단계로 나눠 운영된다.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1단계는 시행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이 운영도 담당하고, 재정사업으로 건설된 2·3단계는 서울교통공사가 사내기업 9호선운영부문을 통해 운영한다. 지하철은 철도, 수도, 전기, 병원 등과 함께 필수공익 사업장으로 구분돼 파업 때에도 최소한의 인원을 유지해 업무가 중단되지 않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열차 운행 간격이 벌어져 평상시보다 혼잡이 가중될 수 있다. 서울시와 공사는 정상 운행이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비상수송 대책도 마련했다. 우선 운행률이 90∼99%인 경우 9호선 노선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24개 노선에 예비차량 24대를 투입하고, 기존에 운행 횟수를 단축해 운행 중인 차량 36대를 정상 운행한다. 다람쥐버스 3개 노선(8331, 8551, 8761)도 1시간 연장 운행한다. 운행률이 90% 아래로 떨어지면 시내버스 46개 노선에 예비차량 57대를 투입하고, 단축 차량 63대를 정상 운행하는 한편 출근 시간대 전세버스 2개 노선(중앙보훈병원∼여의도역, 개화역∼여의도역)을 운행할 계획이다. 택시 부제도 해제해 택시 공급을 늘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강화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나흘만에 5건… 파주? 강화? 원발점 미스테리

    강화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나흘만에 5건… 파주? 강화? 원발점 미스테리

    나흘 연속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이 인천 강화군에서만 발생하면서, 당초 국내 ASF 첫 확진이 나온 경기 파주시가 시작점이 아니라 강화군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들어온 ASF 의심 신고 5건을 확인한 결과 강화군에서 접수된 2건의 신고가 양성(확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도 “강화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어떤 경로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강화군에서 집중적으로 있는 상황”이라면서 “강화군에 대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강화군과 김포시를 잇는 도로 등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지자체와 함께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나흘간 인천 강화군에서만 5건의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이제까지 ‘매개지’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강화군이, 국내 ASF의 시작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질병의 경우 인근 지역으로 먼저 확산이 된 후 먼 거리에 있는 지역으로 옮겨가는데, 현재 확진이 나온 돼지농장 9곳 중 5곳이 강화군에 있다.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 수의사는 “개체별로 잠복기와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살펴보면 파주와 연천 발생 농가의 돼지들과 강화군 발생 농가 돼지의 감염시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확진 판정이 나온 파주와 연천, 김포 등 다른 지역의 경우 방역조치 이후 ASF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강화의 경우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지역 안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 농가가 늘고 있다. 때문에 바이러스 방역 실패로 파주에서 강화도까지 확산됐다기보다 북한과 한강 하구를 사이에 둔 강화 일대에 ASF가 지난 17일 이전부터 유포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 회장은 “신고 순서가 곧 발생 순서는 아니다”라면서 “특히 방역조치 이후 감염 농가가 늘었다는 것은 이전에 상황이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조만간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명확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화에 확진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SF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도 돼지 농가에 확진이 집중되고 있지만, ASF 유입 경로로 강하게 의심을 받는 임진강 물줄기와 멀기 때문에 발원지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 5월 환경부가 작성한 ‘한강하구·강화도 북한 멧돼지 유입 가능성 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과거 북한에서 살아있는 소와 멧돼지, 사람 사체가 유입된 것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유입 가능성을 희박하나 없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일 한국양돈수의사회 ASF비상대책센터장도 “중국에서 떠내려온 돼지가 대만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면서 “돼지가 강줄기와 바다를 타고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전국 전체 돼지농장, 출입 차량, 사료농장, 도축장 등을 대상으로 28일 정오까지 발령된 전국 돼지 일시이동제한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주말N극장가]가장 먼저 웃었던 ‘타짜3’ 추락...왜?

    [주말N극장가]가장 먼저 웃었던 ‘타짜3’ 추락...왜?

    주말 극장가 이슈를 얄팍하게 살펴보는 ‘주말N극장가’ 코너다. 심도 깊은 분석보다 의식의 흐름을 타고 수다 떠는 코너인지라, 딴죽 거시려면 살포시 ‘백스페이스’ 눌러주시면 감사하겠다. 추석 한국영화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웃었던 ‘타짜3’가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무릎을 꿇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전작들에 비해 작품성도 현격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석 개봉 이후 보름 동안 세 영화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2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박판 승부사들의 세계를 그린 ‘타짜: 원 아이드 잭’은 11일 개봉 후 보름 동안 모두 218만 258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타짜는 추석 시즌에 맞춰 11일 나란히 개봉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함께 올 추석 극장가 ‘빅3’로 꼽혔다. 타짜는 개봉 첫날인 11일 일 관람객 32만 5558명으로 세 영화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예매율도 무려 전체의 45.93%를 차지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딱 ‘삼일천하’였다. 이후부터 축축 처지기 시작하더니 19일에는 브래드 피트 주연 새 영화 ‘애드 아스트라’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이어 27일에는 ‘양자물리학’,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에 밀리며 현재 6위로 밀려났다. 26일부터는 일 관객도 7000명대로 고꾸라졌다. 이런 분위기라면 손익분기점인 260만명 고지조차 넘지 못할 흥행 실패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11일 당시에는 2위로 출발했지만, 3일 만에 타짜를 따라잡은 뒤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호송차량 탈주 사건이 벌어지자 경찰이 사라진 흉악범을 잡는 극비 프로젝트로 ‘특수범죄수사과’를 다시 소집한다는 내용으로, 동명의 드라마를 토대로 만들었다.개봉 첫날 23만 9753명을 동원해 2위로 출발했고, 예매율 역시 전체의 28.66%로 타짜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3일만에 타짜를 메다 꽂았다. 24일에는 전체 관람객 400만명을 돌파하고, 25일 새로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1위를 내주고 현재 2위로 밀렸다. 그러나 일 관객수가 4만 5000명을 넘어 흥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새로 개봉한 장사리가 이번 주말 이후 힘을 못 쓸 때에는 1위 탈환 가능성도 있다. 타짜와 나쁜녀석들의 희비를 가른 것은 무엇일까. 화려하게 시작한 타짜는 영화 평점이 5.49점에 불과하다. 특히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영화 내내 개연성이 단 1도 없고 악역들도 도대체 왜?? 라는 반문밖에 안들고”라는 댓글을 비롯해 “타짜2는 잘 만든 영화였다”, “이거 볼 시간에 타짜1을 한번 더보겠다”는 식의 비판이 많다.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준 전작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나마 “도일출로 나온 박정민의 연기는 좋았다”는 식의 댓글도 눈에 띄지만, 다른 캐릭터에 관해서는 “연기가 엉망”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타짜에 비해서는 좀 낫지만, 나쁜녀석들 평점 역시 6.63으로 준수하지 않다. 타짜의 가장 큰 문제였던 ‘개연성’ 역시 이 영화의 문제로 삼는 평가가 많다. “개연성이 떨어지고, 마동석 캐릭터만 믿고 만든 영화. 너무 뻔한 전개”라는 댓글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액션 하나는 볼 만 했다”, “마동석의 복수 장면이 시원하다”는 식의 평도 많았다. 개연성이야 떨어지더라도 영화관에서 시간 떼우기 용으로는 타짜보다 낫다고 분석하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가장 큰 피해자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일 것이다.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 차승원을 적극적으로 내세웠지만, 보름동안 고작 115만여명을 동원하는 데에 그쳤다. 27일 현재 일 관객 수가 4500여명 수준이어서 앞으로 흥행 역시 암울한 수준이다. 코미디 영화 황제였던 차승원의 티켓파워가 예전만 못함을 보여주며, 그의 입장으로선 세월이 참 야속할 수 있겠다. 그나마 평점은 7.62점으로 빅3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정도에만 만족해야 할 듯 하다.다소 뻔한 이야기지만, 좋은 영화라고 흥행까지 잘 되는 법은 없다. 맞다, 영화판이 이렇게 냉혹하다(그래서 재밌긴 하지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갑자기 꽉 막히고 뻥 뚫리고… 고속도로 ‘유령정체’ 왜

    갑자기 꽉 막히고 뻥 뚫리고… 고속도로 ‘유령정체’ 왜

    옆 차들이 자기차 가로질러 간다고 생각 조바심에 잦은 차선 바꾸기·끼어들기로 다른 차에 영향 미쳐 ‘이상한 정체’ 유발 폭탄의 연쇄 반응처럼 시작되면 못 멈춰 도로 신설·확장해도 효과는 오래 못 가 “운전자 태도따라 도로 정체 여부 달라져”올해도 어김없이 민족 대명절 ‘한가위’ 연휴가 찾아왔다. 자동차를 이용해 고향으로 내려가야 하는 사람들은 꽉 막힌 도로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당일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607만 2525대다. 대체휴일을 제외한 추석 연휴 사흘 동안 고속도로 이용 차량 수는 1565만 571대로 하루 평균 521만 6857대였다. 차들이 한꺼번에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때에 운전을 하다 보면 이상한 교통 현상들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옆 차로의 차들이 내가 있는 차로보다 더 잘 달리는 것 같고 쌩쌩 달리던 도로가 갑자기 꽉 막혀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뻥 뚫리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하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교통 분야를 연구하는 공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실험심리학자들은 ‘교통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캐나다 토론토대 전염병학자와 미국 스탠퍼드대 통계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몇 년 전 교통 정체가 잦은 2차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운전자 대부분은 자신이 차로를 바꿔 다른 차들을 앞서간 것보다 옆 차로에서 자기를 앞질러 간 차가 더 많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이야기한 ‘손실 혐오’ 심리가 발동한다는 것이다. 손실 혐오란 자신이 얻은 이익보다 손해를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집착하는 심리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 역시 도로가 막힌다고 차로를 계속 바꿔 가면서 운전하는 것이 차선을 바꾸지 않고 이동하는 것과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바심과 손실 혐오 심리에 의한 잦은 차선 바꾸기와 끼어들기는 다른 차선의 차량까지 영향을 미쳐 느닷없이 차가 밀리는 ‘유령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이 같은 유령정체 현상은 폭탄의 연쇄반응처럼 일단 시작되면 멈추기 어렵고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 한편 평소에는 조용하고 순한 사람이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차들이 꽉 막혀 있는 정체 구간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더 강해지기도 한다. 실험심리학자들은 이런 ‘도로 위 분노’를 ‘커뮤니케이션의 불균형’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운전 중 다른 운전자를 볼 수는 있지만 말을 들을 수 없고 앞차의 꽁무니만 바라보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구걸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좌절감과 함께 적대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하면 교통 정체가 덜할 것 같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도로의 교통 수용량이 한정돼 있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다가 수용 능력이 새로 만들어지면 숨겨져 있던 잠재 수요가 밖으로 표출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부분을 다시 메우기 때문이다. 교통공학자들은 이를 ‘잠재 수요 출현 현상’이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도로는 자동차를 위한 서비스 상품인데 이를 사용하는 운전자의 태도에 따라 서비스 품질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도로가 인공지능으로 통제되고 자동차가 모두 자율주행차로 바뀌기 전까지 도로 정체 현상은 사라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령자가 낸 사고 10년 새 2.5배… 아버님, 이제 운전대 놓을 때입니다

    고령자가 낸 사고 10년 새 2.5배… 아버님, 이제 운전대 놓을 때입니다

    일반인 비해 출발 반응시간 17% 지연 도심 돌발상황 대응 땐 0.71초 더 걸려 “노인 대다수가 면허증 반납에 소극적 가족들이 신체 능력·운전 패턴 살펴야”지난달 5일 오후 4시 30분 대구 동구 진인동 팔공로에서 A(81)씨가 운전하던 오피러스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의 B(55·여)씨가 운전하던 아우디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후 A씨의 승용차는 도로변 고압선 전봇대에 부딪혀 A씨와 옆에 타고 있던 부인 C(78)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맞은편 차에 탔던 B씨 등 여성 2명은 손목 등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면허증을 보유한 65세 이상 고령자가 늘어나며 고령 운전자의 미숙한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추석 명절을 계기로 집안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 패턴을 집중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인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9년 118만 4941명이었으나 지난해 307만 650명으로 2.6배(연평균 11.17%) 늘었다. 같은 시기 고령 인구가 517만 6886명에서 738만 510명으로 1.4배(연평균 4.02%)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09년 23만 1990건에서 지난해 21만 7148건으로 6.4%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1만 1998건에서 지난해 3만 12건으로 10년 새 2.5배 늘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의 75%가 차량 간 충돌 사고로 나타났다. 이 밖에 자동차가 사람을 친 사고가 19.4%, 차량이 단독으로 구조물과 충돌하거나 전복된 사고가 5.6%로 나타났다. 조성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차간거리나 속도 등에 대한 인지 반응 능력이 신체 노화에 따라 저하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차선 변경, 추월, 끼어들기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일반 운전자가 자동차를 출발시킬 때 반응시간이 0.63초인 반면 고령 운전자는 0.73초로 17% 느리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심에서 반응하는 시간은 일반 운전자가 0.70초, 고령 운전자는 1.41초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의 경우 일반 운전자가 1.07초, 고령 운전자는 1.26초가 걸린다. 고령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망자를 유발한 사고는 운전 미숙이나 전방 주시 태만과 같은 안전 의무 불이행에 의한 것이 69%로 가장 많았다. 중앙선 침범(9.7%), 신호 위반(8.2%), 교차로 통행 위반(2.3%)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령 운전자의 평균 운전 속도가 일반 운전자보다 21% 느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체적 능력의 차이가 결정적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정부는 고령 운전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5년 주기로 돼 있던 면허 갱신 주기를 3년 주기로 단축하고 2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2016년부터 고령 버스운전자에 대한 자격 유지 검사를 시행해 온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올해 2월부터 택시업종으로 대상을 넓혔고, 내년 1월부터는 화물업종도 자격 유지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책만큼이나 고령 운전자 본인이 신체 능력이나 운전 행태 변화를 잘 살피고 가족들도 이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조 연구원은 “고령 운전자 대다수가 운전을 자신의 독립성이나 자존심의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에 다소 방어적이 될 수 있다”며 “가족들은 인지, 관찰, 대화, 장려, 지원 등 5가지 권고 사항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가족들은 고령 운전자에게 이동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운전 중에 정지하는 사례가 없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고령 운전자들에게 솔직히 고민을 털어놓고 의학 전문가에 의한 평가를 장려해야 한다. 진단 결과 고령자가 운전을 그만두는 것이 타당하면 운전을 대체할 다른 대중교통수단 등을 활용하라고 설득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의 주미정 박사는 “고령 운전자에게 익숙하던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는지, 차량에 손상이 난 것을 알아차렸는지, 교통신호를 지나쳐 버린 적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하나라도 해당되면 진지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교통안전공단의 운전 적성 정밀 검사장을 방문하면 검사를 받고 자신의 운전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군 폭탄 테러 희생에 ‘발끈’…트럼프 “탈레반과 협상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협상 진행 중에도 탈레반의 폭탄테러로 미군이 숨지는 등 협상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협상 재개 가능성도 재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요 탈레반 지도자들과 아프간 대통령을 각각 비밀리에 만나려 했으며 그들은 오늘 밤 미국에 올 예정이었다”면서 “불행하게도 탈레반이 미군 병사 1명 이외에 다른 11명의 생명을 앗아 가는 테러를 벌였고, 나는 즉각 비밀회담을 취소하고 평화협상도 취소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그들의 협상 지위를 강화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느냐”고 비난하면서 “이러한 매우 중요한 평화협상 와중에도 정전에 동의할 수 없고 심지어 12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면 아마 그들은 중요한 합의를 할 권한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아프간 수도 카불 미대사관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자살폭탄테러로 미군 1명 등 모두 12명이 숨졌다. 2일에도 국제기구들이 모여 있는 카불 그린빌리지 인근에서 탈레반이 연루된 차량폭탄 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탈레반 테러가 이어지면서 그들의 신뢰성을 우려하는 미국과 아프간 내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단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협상 중단은 미국의 인명과 자산의 추가적인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협상 취소로 미국인들이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은 지날 몇 달간 큰 진전을 이룬 상태였다. 탈레반 측과 평화협상을 계속해 온 잘마이 칼릴자드 아프간 미특사는 최근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며 협정 초안을 공개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탈레반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확인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의 계속되는 테러에 협상 중단을 선언해 평화협정 체결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면서 “그렇다고 협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라고 관측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저출산 초고령화의 대한민국, 소멸할 수도

    [최만진의 도시탐구] 저출산 초고령화의 대한민국, 소멸할 수도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세계적인 생태수도이다. 1970년대 초에 원전에 반대하여 에너지 자족도시를 천명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이에 태양의 광과 열, 풍력, 바이오매스, 지열 등을 이용한 대체 에너지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건물 에너지의 소비를 스스로 충족하는 ‘제로에너지하우스’나 더 생산하는 ‘잉여에너지하우스’도 고안하였다. 화석연료 소비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통행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망과 환승시스템을 확충하였다.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나 도보로 편리하게 갈 수 있도록 만들었고, 승용차 사용은 불편하며 많은 비용이 들도록 바꾸어 놓았다. 이를 통해 사람, 기술, 환경이 공존하는 포용도시를 구축하였다. 보봉은 이러한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동주택단지인데, 에너지 절약 주택이 수두룩하게 있다. 단지 내 차량 출입은 대부분 금지되며, 대중교통이 잘 연결되었다. 단지에서 자전거와 보행거리 안에 어지간한 생활이 다 해결되는 자족도시이다. 곳곳에 생태공간이 있고, 어린이 특화공간도 많다. 자연 속에서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행복하게 사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삶의 가치가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녀를 많이 가지는 현상이 나타났고, 도시 전체 출산율도 더 높아지게 되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약 117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합계출산율이 1 이하로 떨어지는 심각한 국면을 맞고 말았다. 이대로 가게 되면 인구 감소로 지역 및 국가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그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가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대다수 시골은 이미 소멸 고위험 지역이 되었고, 많은 중소도시도 소멸 위험에 진입하였거나 주의 지역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 현상은 일부 대도시에서마저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인구의 수도권 쏠림현상도 심화되어 급기야는 비수도권을 초월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넓은 땅이 있는 시골 지역은 사람이 없어 척박해져 가고 있고, 수도권은 콩나물시루처럼 초과밀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 국토 어디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없어 보이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이런 곳에서의 지치고 피곤한 삶을 후세에게는 도저히 물려줄 수가 없어 출산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출산 장려 정책은 장려금, 축하용품, 휴가, 난임 부부 지원, 무료 건강 검진 등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그리 현명해 보이지는 않는다. 독일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척박해진 정주환경을 개선하여 아이를 가질 마음이 스스로 들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일본은 되먹지도 않은 군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국제사회에서 도태될 위험 앞에 서 있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저출산 초고령화로 인한 고사 위기 직전에 와 있어 보인다. 이제는 정말 우리의 도시정책이 큰 전환점을 맞아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 [판깨스트] ‘국정농단’ 상고심…박근혜 2심 김문석 vs 이재용 2심 정형식 판결 재조명

    [판깨스트] ‘국정농단’ 상고심…박근혜 2심 김문석 vs 이재용 2심 정형식 판결 재조명

    2016년 말, 전국에 들불처럼 촛불을 번지게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지난 29일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그리고 이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모두 다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2심 재판을 다시 해야한다고 사건을 돌려보내는 바람에 대법원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최종 판단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하급심에서 엇갈렸던 핵심 쟁점들에 대해서는 정리가 이뤄졌습니다. 대법원은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존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된 말 세 마리는 실질적인 처분권을 최씨가 가진 것으로 뇌물이 맞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대체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판결과 비슷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액의 액수가 이 부회장의 1심에서는 89억원, 2심에서는 36억원이었고 박 전 대통령의 1심에서는 72억원, 2심에서는 86억원이었는데 대법원은 86억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2심과 같은 거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항소심을 심리한 지난해 서울고법 형사4부의 재판장은 김문석 부장판사였습니다.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란 전 대법관의 동생으로 유명합니다. 지금은 사법연수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2심 선고뒤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정형식 회생법원장으로 이동 반면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석방되도록 한 2심 판결은 뒤집혔습니다. 이 부회장은 다시 실형을 선고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이었던 ‘삼성 뇌물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판단이 된 것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의 재판장인 정형식 부장판사는 이 판결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파면 청원이 올라가 23만여명이 동의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하며 파면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청원 내용을 대법원에 전달해 사법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고요. 정 부장판사는 지난 2월 고위법관 정기인사에서 서울회생법원장이 됐습니다. 물론 재판부의 판단은 재판장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세 명의 법관들의 합의로 이뤄집니다. 각각의 주심판사도 별도로 있죠. 그러나 1·2심에서는 대법원보다 재판장의 영향력이 크다고 여겨지니 판결에 대해선 재판장이 가장 주목받기 마련입니다. 지난해 2월 13일, 이 부회장 2심 판결이 논란을 키운 것은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기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1심에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지목한 삼성 뇌물 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뒤집어 “정치권력과의 뒷거래를 배경으로 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거액의 불법·부당대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 자금의 투입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모습을 이 사건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영진을 겁박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했으며 피고인들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거액의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법, ‘이재용 2심’ 뒤집어…일부 확정하면서도 “원심 판결이유 일부 적절하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로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했지만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은 최씨에게 넘어가지 않아 뇌물로 제공되지 않았고, 최씨가 사실상 소유한 코어스포츠에 준 용역대금 36억여원만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총 213억원에 달한 뇌물 약속금액과 말 보험료(2억여원), 선수단 차량 3대와 말 수송차량 1대(5억여원) 역시 최씨에게 뇌물로 전달됐다는 증명이 부족해 무죄로 판단됐습니다. 대법원은 말 세 마리를 제외한 다른 승마지원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 2심 판단대로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독일 KEB하나은행의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용역대금을 보낸 것이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2심의 무죄 판단도 이날 확정됐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받아들이는 혐의들에 대한 판단들에 이러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원심(2심)의 판결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표현은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대한 증거능력 판단을 비롯해 대법원 판결에서 총 다섯 차례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법을 잘못했거나 심리를 충실하게 하지 않아 잘못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고 대법원도 같은 결론의 판단을 하지만 그 이유나 과정에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에 대한 불만 또는 비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법원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세 명의 대법관은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이 옳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조희대·안철상·이동원 대법관은 “최씨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사이에 말들의 소유권이나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최씨에게 넘겨주기로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말 세 마리를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원합의체 다수 대법관들이 말의 처분권한이 최씨에게 넘어갔다고 인정한 근거들이 “막연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11월 말(살시도)에 대한 위탁관리계약서를 작성해 달라는 삼성 측 요구와 말 패스포트의 ‘마주(말 주인)’로 ‘삼성전자’가 적혀있는 것을 두고 최씨가 “삼성에서 말을 사주기로 다 결정이 났는데 왜 삼성 명의로 됐느냐”며 화를 낸 것, 그러자 이후 박 전 사장이 “기본적으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것” 등의 문자를 보낸 것,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단독 면담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승마 유망주에게 좋은 말을 사줘라”라고 말한 것 등만으로 최씨에게 말의 처분권이 넘어갔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주심 조희대 비롯 안철상·이동원 대법관 “이재용 2심 판결 옳다” 또 세 명의 대법관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승계작업이 있었다거나 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2심과 같은 판단을 내놨습니다. “(이날 선고된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원심판결 이유 중 부가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을 오해하여 원심의 판단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을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청탁과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니 2심과 같이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여원도 뇌물이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의견을 낸 세 명 가운데 조희대 대법관이 이 부회장의 상고심 주심이었습니다. 나머지 다수 의견의 판단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판결이 대부분 이어졌습니다. 특히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 쟁점들에 대한 판단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파기환송을 하게 된 결정적인 ‘실수’가 뒤늦게 지적됐습니다. 바로 공직선거법 때문입니다. 선거법 18조 3항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재직 기간 중에 받은 뇌물과 관련된 혐의들이 다른 혐의들과 재판을 받은 경우 형을 분리해서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뇌물죄 형량에 따라 선거권이나 피선거권 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시작돼 1·2심을 거치며 왜 한 번도 분리선고가 되지 않아 대법원에서 절차적 이유로 파기환송이 되었을까요. ●박근혜 파기환송… ‘뇌물죄 분리 선고’ 왜 놓쳤나 많은 판사들은 해당 조항이 공직선거법에 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포함돼 있으면 당연히 분리해 선고를 하지만, 다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또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의 여러 죄명과 혐의들이 방대한 가운데서 공직선거법의 조항을 놓칠 수 있다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의 범죄사실은 18가지로 적용되는 죄명은 5가지였습니다. 워낙 쟁점이 다양하고 복잡한 절차를 이어가다 보니 그야말로 기본적인 조항도 신경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검찰도 애초에 분리해서 구형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의 1·2심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1심에서 재임 시절 뇌물 혐의에 대해 분리 선고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 전 대통령의 사건은 현재 항소심 단계에 있으니 항소심에서는 뇌물 혐의를 분리 선고해 같은 이유로 재판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은 없을 듯 합니다. 2017년 10월부터 재판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법정에 나오지 않고 항소와 상고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또 다시 박 전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날 대법원이 뇌물 혐의 분리선고 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판단을 한 부분은 검찰과 특별검사팀이 상고한, 2심에서 무죄로 나온 부분들에 대해 상고기각 판결을 한 것이 전부입니다. 대기업 18곳에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총 774억여원을 모금하도록 한 혐의를 비롯해 2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기업들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대법원에서도 최종 확정됐습니다. ●‘박근혜 2심’ 분리 선고 및 강요죄 판단 외 대부분 확정될 가능성 대법원은 분리 선고를 위해 무죄를 확정한 부분 외의 나머지 2심에서 유죄 판단됐던 부분들을 전부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는데요. 아마 대체로 환송 전 2심 판결과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지만 한 가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을 비롯해 기업들에 대한 강요 혐의입니다. 1·2심에서도 직권남용은 무죄가 선고됐지만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기업들을 압박했다며 강요 혐의는 유죄로 판단이 됐는데, 대법원이 이날 선고에서 최씨의 사건에 대해 판단하며 일부 강요죄를 무죄 취지로 결론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뇌물 혐의를 따로 선고하지 않은 절차적 실수와 강요 혐의에 대한 판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판단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으니 박 전 대통령의 2심 판단이 매우 방대했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쟁점들을 비교적 제대로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 사람의 파기환송심은 이르면 9월 말부터 서울고법에서 열리게 됩니다. 대법원에서 사건기록이 넘어오고 파기환송심이 접수되는 데 2~3주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지금으로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 부회장의 형량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입니다. 지난해 2월 13일 석방돼 경영활동에 매진했던 이 부회장은 다시 올해 가을과 겨울, 법원을 오가며 실형이 선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쓸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부산의료원장이 뭐길래... 노환중 원장교수 겸직 논란

    부산의료원장이 뭐길래... 노환중 원장교수 겸직 논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딸 특혜장학금 의혹과 관련, 부산의료원장 자리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조 후보의 딸이 부산의전을 다닐 당시 개인 장학금을 준 교수인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전 양산부산대병원장) 은 지난 6월 26일자로 제 17대 부산의료원장으로 부임했다. 검찰은 지난 27일 오전 부산의료원장실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이날 노 원장의 컴퓨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의 면담 질의 내용 등이 담겨 있는 파일과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장은 양산부산대병원장 재직 당시 조국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 1200만원을 6차례 지급했었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가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되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노 원장은 양산부산대 병원장을 연임했고, 경력 등을 비춰볼 때 다른 2명의 후보자보다 모든 면에서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의료원장 급여(연봉)는 1억3100만원이며 수당 648만원이 지급된다.또 업무추진비(공동) 4800만원과 수행비서,차량 (제네시스 2010년식)등이 제공되며 임기는 3년이다.부산시 출자·출연기관 중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공공의료체계 구축 등 지역 의료계의 공익성을 대표하는 자리인 부산의료원장이 인기 있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지역 의료계 평가다. 부산대학 병원의 한 교수는 “급여 등으로 볼때 중진 의료인이 소위 정권 고위층에 로비까지 하면서 갈만한 자리는 아닌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의료원의 직원들은 노원장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부산대학병원장을 두차례나 역임해 병원 경영 경험이 풍부한 등 공공의료 실행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부산의료원의 한 간부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사람중심의 경영을 강조하는 등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라고 전했다. 그가 부임함에 따라 부산의료원의 이비인후과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있지만 노원장은 이비인후과 학계에서 지명도가 높은 명의반열에 속해 질 높은 의료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매주 한차례 의료원에 진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딸 장학금 특혜 의혹 때문에 노원장의 겸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노원장은 원래 교수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1주일에 한 차례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다. 부산의 19개 출자·출연기관 중 기관장이 겸직하는 곳은 부산의료원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부산의료원장이 재임 기간 휴직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역 의료계에서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관에 전임 규정을 두지 않았고 2002년부터 부산의료원이 부산대병원과 협진 체계를 구축하면서 부산의료원장이 부산대병원 교수를 겸임 하도록 하고 있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의료원은 1876년(고종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관립제생의원’으로 개원했다. 올해 143주년을 맞았다. 2001년 연산동에서 거제동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지하2층, 지상9층의 본관과 노인전문병원, 건강증진센터 등 21개 진료과, 743병상(부산의료원 555, 노인병원188)규모로 부산의 대표적인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포토] 제주 쓰레기 대란 예고…멈춰선 수거차량들

    [포토] 제주 쓰레기 대란 예고…멈춰선 수거차량들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7시30분 제주시 봉개동 회천쓰레기매립장 입구를 막아서 음식물쓰레기 수거 등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나섰다. 애초 제주도와 제주시는 봉개동 주민들과 회천매립장 내 음식물·재활용품 처리시설 사용기한을 2021년 10월31일까지로 합의했다. 그러나 대체 시설 준공이 늦어지면서 2023년 상반기로 사용기한이 연장되자 주민들이 행정당국이 약속을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가 장기화할 경우 쓰레기 수거 자체가 불가능해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2019.8.19 뉴스1
  • ‘중국 인민해방군 10분 거리’ 무장시위 속 홍콩 주말 집회

    ‘중국 인민해방군 10분 거리’ 무장시위 속 홍콩 주말 집회

    교사 2만명 “학생 지키자” 평화행진‘반폭력’ 구호 세운 친중국 집회 열려18일 대규모 송환법 반대 집회 고비 중국이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을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까지 전진 배치한 가운데 홍콩에서 17일(현지시간) 주말을 맞아 다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철폐 요구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월 이후 11주 연속 대규모 주말 시위다. 17일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도심 센트럴에 있는 공원 차터가든에서는 주최 측 추산 2만 2000여명의 교사들이 모여 송환법 반대 운동에 앞장서 온 학생들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교사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비가 장대처럼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 ‘다음 세대를 지키자’, ‘우리의 양심이 말하게 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차터가든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 관저까지 행진했다. 오전에 시작된 교사들의 집회는 오후까지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쯤부터는 카오룽반도 훔훔 지역에서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홍콩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집회 및 행진이 이어졌다.이곳 집회와 행진은 경찰의 허가를 받았지만, 신고된 행사가 끝난 뒤에도 약 수백명의 시위대는 신고하지 않은 경로로 이동해 인근 몽콕 경찰서를 둘러싸고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항의의 표시로 레이저 포인터로 경찰서를 비췄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계란과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경고 방송을 한 뒤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력을 투입해 거리를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맞서 친중파 인사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홍콩수호대연맹은 오후 5시부터 홍콩 도심인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공원에서 ‘폭력 반대, 홍콩 구하기’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47만 6000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이들은 지난 6월부터 이어진 대규모 시위로 인해 홍콩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면서 폭력을 멈추고 중국과 홍콩을 분열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본 행사격인 대규모 집회가 18일에 예정돼 있어 홍콩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은 18일 오전 10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18일 집회는 빅토리아 공원 내 집회만 허용하고, 주최 측이 신청한 행진은 불허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불허한 행진을 강행할 경우 거리에서 시위대와 경찰, 친중 시위대 간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중국 정부는 최근 일부 시위대의 해동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육군은 홍콩 인근인 선전만의 춘젠 체육관에 군용 차량을 대거 대기시키고, 군중 진압 훈련을 벌이는 등 무력 시위를 벌였다. 몽콕 등 일부 지역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소규모 대치 상황이 빚어졌지만 16일 밤부터 이날까지 홍콩에서 진행된 일련의 송환법 반대 진영 시위는 중국군의 개입 경고를 의식한 듯 대체로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밤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대학생 등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지만, 최근 여느 대형 집회 때와는 달리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늘에서 떨어진 수백개 ‘금속 우박’…알고보니 비행기 파편

    하늘에서 떨어진 수백개 ‘금속 우박’…알고보니 비행기 파편

    하늘에서 ‘금속 우박’ 수백 개가 떨어져 1명이 다치고 여러 대의 자동차와 가옥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4시 40분쯤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의 이솔라 사크라 하늘에서 난데없이 금속 파편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주차돼 있던 차량과 가옥 등이 파손되고 놀란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가 난 이솔라 사크라 지역 주민은 이탈리아 유력 신문 ‘일 메사제로’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우박인 줄 알았는데 발코니로 나가 보니 하늘에서 쇠뭉치가 쏟아지고 있었다.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르며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총알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셔츠에 파편이 떨어져 불이 붙기도 했다”고 밝혔다. 주차돼 있던 차량은 찌그러지고 유리창이 깨졌으며, 주택 정원이 망가지고 지붕이 부서지는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현지 언론은 하늘에서 떨어진 크고 작은 금속 파편 때문에 차량 25대와 주택 12채가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또 54세 남성이 파편에 맞아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살아있으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하늘에서 쇠가 떨어진다는 주민 신고가 빗발치자 경찰과 소방대원이 일제히 출동했으며, 주민들은 안전이 확보된 뒤에야 거리로 나올 수 있었다. 주민들은 떨어진 파편을 앞다퉈 공개하며 그 크기가 10~20cm까지 매우 다양했다고 증언했다. 이 파편들은 대체 어디서 떨어진 걸까. 에스테리노 몬티노 로마 시장은 파편들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피우미치노 공항, 이하 다빈치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몬티노 시장은 “다빈치공항에서 이륙한 여객기의 비행기에서 떨어진 부품 잔해가 이솔라 사크라 지역에 피해를 입혔다”면서 “해당 여객기는 로마를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노르웨이항공 소속 보잉787기”라고 말했다. 노르웨이항공 대변인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로뉴스 측에 “엔진에 문제가 생겨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문제가 된 여객기는 다빈치공항으로 회항했다”고 설명했다.다빈치공항은 이솔라 사크라 바로 옆에 위치한 국제공항으로 이탈리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항이다. 그러나 공항과 인접한 이솔라 사크라와 프레제네 지역 주민들은 늘 비행기 관련 사고에 대한 불안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몬티노 시장은 “사고가 난 이솔라 사크라와 프레제네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항 측과 거듭된 논의 끝에 이른 아침 및 야간 시간대에 활주로를 개방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또 다른 위험성이 대두된 만큼 주민 보호를 위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한 주민은 “언젠가 비행기가 집 안에 착륙할 거라고 항상 말해왔다”면서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된 공항 인근 지역에 마땅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국인 1명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체포

    한국인 1명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체포

    홍콩 정부에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 한국인 1명이 체포됐다. 4일 주홍콩 한국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쯤 한국인 1명이 전날 저녁부터 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열린 홍콩 몽콕 지역에서 체포돼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한국인은 취업비자를 받아 식당에서 일하는 20대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총영사관은 영사를 보내 체포된 한국인과 면회를 했다고 전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단순히 시위를 지켜봤는지, 아니면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등은 경찰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홍콩 경찰에 사실관계에 기초해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지난 6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송환법안 반대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저녁부터 홍콩의 번화가 중 한 곳인 몽콕과 침사추이 일대에서는 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열렸다. 홍콩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2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홍콩에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우리 국민은 시위 장소 방문을 피해달라”면서 “부득이하게 시위 장소 인근을 방문할 경우 검은 옷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시위대로 오인당할 수 있고, 시위 장면 등을 촬영하면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으니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홍콩 정부가 추진해 온 송환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사안에 따라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홍콩 남성 범죄인을 대만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많은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자칫 홍콩에 있는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을 중국으로 연행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송환법안 완전 철폐를 외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계속 있었고, 지난달 1일에는 홍콩 시민들 중 일부가 의회를 점거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의회를 점거한 날은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년이 되는 날이었다. 여론의 반대에 직면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9일 주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송환법안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요구하는 송환법안의 완전한 철회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대체로 평화롭게 이뤄졌던 송환법 반대 시위는 최근 들어 일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갈수록 격렬해지는 모습이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28일 도심 시위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시위 참가자 49명 중 44명을 폭동 혐의로 기소했다.12만명(시위 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전날 몽콕 시위도 당초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허용한 행진 경로를 벗어나 침사추이 지역 등으로 행진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카오룽 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터널을 바리케이드로 막아 1시간 이상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벽돌, 화염병, 우산 등을 경찰에게 던진 것은 물론 불을 저지르고 경찰차량 20여대를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검은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 4명은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져 홍콩 정부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중련판 건물 앞까지 가 중국 국가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백색국가 제외 강행…사실상 전 산업으로 뻗은 위기

    백색국가 제외 강행…사실상 전 산업으로 뻗은 위기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 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산업 현장이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수출 규제 대상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서 1000여개로 늘어서나면서 사실상 거의 모든 산업으로 악영향이 확산됐다. 일본 정부는 2일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를 골자로 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 후 21일 시행되기 때문에 이달 하순부터 한국은 더는 백색국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일본은 전략물자는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지만 백색국가에는 ‘비민감품목’의 경우 3년에 한번 포괄허가만 받으면 되는 완화된 규정을 적용한다. 전략물자 1120여 중 비민감품목은 기존 규제 대상이었던 반도체 3개 품목을 포함해 857개다. 백색국가에서 빠지면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이 3개에서 857개로 늘어나게 된다. 비전략물자 중에서도 일본 정부가 대량살상무기(WMD)나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품목은 자의적으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에 달하며 이들 품목의 대일 총 수입액은 27억 8000만달러이다. 업종별 대일 의존도는 방직용 섬유 99.6%,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의 생산품 98.4%, 차량·항공기·선박과 수송기기 관련 물품 97.7% 등이었다. 일본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53개, 대일 총 수입액은 158억 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부터 이미 수출규제 대상이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중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일본 의존도가 93.7%이었고, 포토리지스트는91.9%가 일본산이었다. 에칭가스는 일본산 수입이 43.9%를 차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추가로 규제할 가능성이 높은 품목은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로 일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50%,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소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적합성 테스트를 하는 데에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위기는 공작기계, 정밀화학, 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인 파우치형 배터리를 감싸는 필름은 상당 부분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자동차나 선박 등에 필요한 기계 부품을 만드는 정밀 장비인 공작기계도 소프트웨어가 주로 일본 제품이다. 자동차나 항공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탄소섬유는 시장의 70% 이상을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수급선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긴장감을 높여 시나리오별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기계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공작기계의 60%가 일본이 분류한 전략물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기계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은 25% 수준이며 고정밀 가공 부문에 특화됐다. 국산이나 독일 제품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독일산은 일본산과 비슷한 품질 수준에도 가격은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규제에 직면하면서 중소기업계의 불안감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초 일본과 거래하는 중소제조업 269개사를 대상으로 한 ‘일본 수출제한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59%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지속할 경우 6개월도 버티지 못한다고 답했다. 반면 수출규제에 대한 자체적인 대응책을 묻는 말에는 ‘없다’는 응답이 46.8%로 가장 많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국 백색국가 제외.. 부산시·산업계 긴급대책

    한국 백색국가 제외.. 부산시·산업계 긴급대책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에서 제외하면서 수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경제계 등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부산상의는 지난달 말 수출규제 확대 움직임에 대비해 지역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산업 피해 관련 모니터링을 한 결과 공작기계,화학,자동차 부품 등 대부분 주력업종에서 직·간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니터링 결과 지역 기업별들은 재고 추가 확보,대체재 마련,우회 수입경로 타진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수출규제 피해 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개별 기업 피해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부산시는 전날 오거돈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따라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수출규제 지원대책반을 피해기업조사팀,긴급자금지원팀,산업육성지원팀,관광지원팀으로 확대 편성하고 분야별 실태조사와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100억원 규모 긴급특례보증을 시행하고,피해기업의 지방세 부담을 경감하고자 6개월 범위에서 납기연장,징수유예 등도 추진한다. 또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지역 제조업 기업 수입국 변경을 위한 판매처 발굴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부산시 무역사무소를 활용해 일본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지역기업들에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부산에서 연 수입액 10만달러 이상인 수입 품목은 전체 703개 가운데 95개 품목이 90%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기계류 및 전기기기(98.6%),화학공업(97.6%),차량·항공기·선박 및 관련품(96.6%) 등이다. 일본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27개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한일 간 경제 문제가 첨예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 방향에 발맞춰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핵심 부품소재산업 자립과 기술경쟁력 강화로 지역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미세먼지 측정·저감 기술 국산화… ‘환경시대’ 가치 창출할 것”

    “미세먼지 측정·저감 기술 국산화… ‘환경시대’ 가치 창출할 것”

    “한국의 환경기술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국내와 개발도상국에 집중됐던 사업을 선진국으로 확대하는 도전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개원 10년을 맞아 ‘글로벌 환경전문기관’으로의 도약 목표를 밝혔다. 환경분야 ‘싱크탱크’로서 환경이슈에 대한 해결방안과 정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2030년까지 국내 환경기술을 선진국 대비 90~100%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환경수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기업이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제작을 지원받고 신기술 인증을 통해 판로를 개척한 후 해외로 진출하는 ‘성공신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남 원장은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교두보 역할을 강화하겠다”면서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스타 기업 100개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환경산업기술원(환기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환기원은 국가적 연구개발(R&D) 기획·평가·관리 및 환경신기술 인·검증 업무 등을 수행하던 환경기술진흥원과 친환경 인증, 친환경제품 보급 업무를 맡은 친환경상품진흥원을 통합해 2009년 4월 출범했다. 환경기술 개발부터 친환경 생활 촉진에 2014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업무를 맡게 되면서 환경보건까지 사업영역이 추가됐다.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외형적 성장은 이뤘으나 질적 성장이 미흡했다. 지난 10년은 씨를 뿌리고 가꾸는 시간이었다. 필(必) 환경시대에 환경은 더이상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미세먼지와 쓰레기, 기후변화 등은 이미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기술 발전과 환경산업, 환경시장은 환기원의 역사와 같이한다. 새로운 환경가치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난 10년의 성과는. “환경 R&D에서 100% 외국산 장비에 의존하던 미세먼지 측정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버스정류장 미세먼지 저감 기술과 차량에 집진장치를 부착해 도로 위 미세먼지를 줄이는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환경산업에서는 한중 미세먼지 저감 실증 협력사업이 있다. 최근 다자개발은행(MDB)과 녹색기후기금(GCF)과 같은 국제기구 협력사업을 ‘블루오션’으로 발굴 중이다.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마셜제도 지속가능 용수공급사업’이 자금지원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나미비아 친환경 축산생태계 구축사업’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 기관이 참여한 녹색기후기금 사업 대부분이 금융투자나 기술지원에 국한된 반면 사업 발굴단계부터 참여해 본 사업제안서 개발, 최종 자금지원 승인 성과까지 거둔 것은 처음이다. 2017년 11월에는 친환경 제품을 사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다양한 혜택을 받는 ‘그린카드’ 제도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한국 최초로 ‘유엔 기후 솔루션 어워즈’를 수상했다.” -환경산업 육성이 강조되지만 체감도가 떨어진다. “국내 환경기업의 평균 매출액이 17억원, 직원이 7.7명으로 영세하다. 더욱이 매출액 10억원 미만 사업체가 전체 50%, 직원이 1~4명인 사업체가 52%를 차지한다. 국내 환경시장은 98조원을 넘어섰지만 개별 기업은 소·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대표할 만한 환경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환경산업은 매력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주목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면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규제에 뒤따라오는 게 새로운 시장이다. 오염물질 배출 규제와 기술을 따로 생각할 수 없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세계 환경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다. 환경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 -환경기업의 해외 진출을 강조했는데. “국내 환경산업은 과도기다. 과거 상하수도 건설 붐이 일었을 때 건설사에 환경본부가 있었지만 사라졌다. 동남아지역에서 소각과 하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기지개를 켜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은 빈약하다. 반면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정부 주도 사업으로 개별 기업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우리는 건설에서 운영까지 다양한 경험 및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자본)과 중소기업(기술), 공기업(유지·운영)이 삼각편대를 구성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 해외 주요 발주처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관심을 두고 연구 개발 중인 기술은. “미세먼지와 폐기물 등 국민 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환경 문제 해소 분야다. 생활폐기물 재활용과 상하수도 혁신, 환경시설 피해예방 등에 올해 예산이 반영됐다. 미세먼지 저감 및 예방,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친환경 대체물질 개발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물관리 일원화에 따라 국토교통부의 연구개발사업을 이관받아 물 분야 통합관리에 필요한 안정적인 연구기반을 구축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현황은. “2013년부터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를 시작했고 2014년부터 환기원이 피해자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피해인정자에게는 구제급여를 지원한다. 구제급여를 받는 조건에 해당되지 않지만 구제급여에 상당한 지원 또는 긴급 의료지원 필요성이 인정되는 대상자에게 특별구제계정을 활용해 지원하고 있다. 7월 현재 건강피해인정자는 835명이며 이 중 570명에게 구제급여 99억원을 지원했다. 특별구제계정을 통해서는 현재까지 2144명이 확정돼 1199명에게 지원된 금액이 354억원이다. 지난해 5월 환기원이 석면피해구제 업무도 맡게 되면서 가습기 살균제·환경오염피해·석면피해 등 환경분야 피해구제 업무가 일원화됐다. 쉽고 편리하게 피해 신청 등을 할 수 있어 환경보건 분야의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복지 사회를 실현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구제 확대 요구가 있다. “구제 확대를 위한 진도가 늦어 답답하지만 전무후무한 사건이고, 사례가 없어 실험을 통해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불가피한 측면이다. 생명과 건강 피해를 당한 피해자 및 그 유족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난 26일 건강피해에 독성간염을 추가해 폐질환·태아피해·천식 등 4개 질환에 대해 구제급여를 지원하게 된다. 또 특별구제계정 대상으로 폐질환(3단계)에 더해 아동·성인 간질성폐질환, 기관지확장증, 폐렴, 천식을 추가했다. 나아가 특별구제계정 질환 중 역학·독학·임상 등 중 2개 이상 근거가 있으면 구제급여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5개 질환(독성간염·비염·결막염·중이염·아토피피부염)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남광희 원장은 ‘재활용 홍보’ 광고상까지 휩쓴 정통 환경 관료 남광희(59) 원장은 정통 환경 관료 출신이다. 행시 34회로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과 자연보전국장, 대변인, 중앙환경분쟁위원장 등을 거쳤다. 깔끔한 매너와 업무 처리로 ‘환경부 신사’로 불렸다.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분쟁을 다루는 위원회를 지휘하면서 정확하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건을 처리해 호평을 받았다. 대변인 시절에는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공익광고 ‘아이 엠 유어 파더’ 시리즈를 제작해 국내 광고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환기원이 웹 드라마(내추럴 로맨스)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백팩을 메고 다니는 등 깨어 있는 감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통하면 아프지 않다는 ‘통즉불병’(通則不痛)과 많이 듣는 것이 사람을 마음을 얻는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을 실천하고 있다. 2017년 2월 제4대 환경산업기술원장에 임명됐다.
  • “조은누리 찾기 지역전체가 나섰는데 도대체 어디에”

    “조은누리 찾기 지역전체가 나섰는데 도대체 어디에”

    지난 23일 오전 청주서 실종된 지적장애 여중생 조은누리(14)양 찾기에 지역사회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지만 조양의 흔적은 사건발생 8일째가 되도록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범죄연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30일 청주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 소방당국, 군 병력 등 300여명의 인력과 수색용 드론 9개, 수색견 6마리가 조양이 사라진 청주 가덕면 내암리 인근 산 주변을 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유관기관들이 속속 힘을 보태고 있다.군은 이날 특공과 기동부대원 250여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경찰이 군에 특전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군은 산악수색에 특공과 기동부대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29일부터 본청 미래인재과를 시작으로 현장에서 수색에 투입된 인원들에게 음료와 빵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간식마련을 위해 부서별로 성금도 모았다. 또한 청주시내 주요 사거리에 실종현수막을 걸고 전광판을 통해 조양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고 있다. 청주시도 지원에 나섰다. 시는 이날부터 청주적십자와 함께 현장에서 민간자원봉사자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수색을 돕기위해 19명을 현장주변 풀베기작업에 투입했고, 시보건소 직원들을 파견해 의료지원도 하고 있다. 또한 시내버스정류장 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조양 실종을 알리는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전단지 10만부를 제작해 43개 읍·면·동에 배포하기로 했다. 충북산악구조대 등은 폭염과 싸우며 직접 조양 수색에 나서고 있다. 청주새마을회 등 몇몇 민간단체들은 현수막을 제작해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1주일간 투입된 연인원은 경찰, 소방, 의용소방대원, 군인 등 2100여명이다. 시민 상당수는 지난 24일 경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하자 실종전단지 등을 SNS로 전파하는 등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1주일이 넘도록 지역 전체가 조양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조양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야간에 이뤄진 열화상카메라 장착 드론 수색에서는 고라니·멧돼지 등 야생동물만 확인됐다. 잠수부를 동원해 인근 사방댐도 살펴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형사 40여명을 동원해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차량을 추적해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있다. 조양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 이후 3시간 동안 인근 생수공장을 지나간 차량은 50여대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종 장소를 빠져나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실족, 범죄 연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은 지난 23일 오전 11시를 전후해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하이트진로 공장 인근 산속에서 사라졌다. 조양은 어머니 등 일행 10명과 산에 오르던 중 혼자 산을 내려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휴대폰도 없어 위치추적도 불가능한 상태다.당시 조양은 물놀이를 위해 계곡을 찾았다가 1Km쯤 떨어진 무심천 발원지를 보기 위해 어머니 등 일행 10명과 산행에 나섰다. 산행길은 임도로 험하지가 않다. 조양은 500여m 올라왔을때 벌레들이 많다며 먼저 물놀이를 하던 곳으로 하산했다. 오전 10시40분쯤이다. 일행들은 무심천 발원지까지 산행을 계속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일행 가운데 남자 아이 2명이 오전 11시쯤 산을 내려갔고, 조양의 어머니 등 나머지 일행들은 낮 12시쯤 하산했다. 물놀이 장소 도착시간을 기준으로 따지면 조양과 남자아이들 간에 대략 40분정도 차이가 난다. 남자아이들은 “내려왔을때부터 조양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산을 하다보면 삼거리가 나와 조양이 길을 잘못 들어갔을수도 있다. 조양은 키 151cm에 회색 상의와 검정색 치마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깨 정도 긴 머리를 묶었고 파란색 안경테를 착용했다. 지적장애 2급이지만 일반 학교에 다니며 학교 생활에도 큰 지장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체전 수영종목에 출전해 입상을 하기도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1] 강명구 “폭염 속 40㎞씩 뛰어 평화 앞당긴다면”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1] 강명구 “폭염 속 40㎞씩 뛰어 평화 앞당긴다면”

    24일 아침 천안을 떠나 이제 서울 광화문이 코앞이다. 천안시청~수원 경기도청(61㎞), 다음날 경기도청~성남시청(28㎞), 26일 성남시청~광화문광장(32㎞) 기자회견 및 문화제, 27일 광화문광장 출정식 후 일산호수공원까지(24㎞), 28일 일산역~문산역 경의선 열차로 이동한 뒤 임진각까지 내달린다. 지난 7일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한 지 열이레째인 23일 천안에 이르렀다. 오전 8시 조금 넘어 청주시청을 출발해 오후 3시쯤 천안시청에 도착했다. 천안에 도착할 즈음 섭씨 32도였지만 습도가 무려 89%로 체감온도는 39도였다. 남부 지방에 머무르던 장마와 빗줄기를 뚫고, 중부 지방을 뒤덮은 후텁지근한 폭염을 뚫고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2)씨는 오늘도 달린다. 정전협정 66주년인 27일 광화문 문화제를 지낸 뒤 다음날 임진각까지 내달려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촉구 국민대행진’의 마침표를 찍는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연재할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시리즈의 첫 회로 소개하기에 매일 40㎞ 남짓을 내달리며 소금땀을 흘리는 그만큼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23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했다.Q. 왜 달리나? A. 달리는 일 밖에 할 수 없어서다. 지난 2017년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유라시아 대륙을 동진(東進)해 16개국 1만 4500㎞를 달려 지난해 10월 초 단둥에 이르러 북한 진입을 꿈꿨으나 실패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로 떠나 강원 동해에 입항한 뒤 임진각까지 내달렸던 그다. 강씨는 전화 통화를 통해 “제주부터 이곳 천안까지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늘 사람들이 환영해주고 환송해준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했는데 달리고 있으면 여기저기 의지와 뜻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하나씩 보태준다”고 흔감해 했다. 미국에서 여러 사업을 벌이다 포기하고 나이 쉰 넘어 귀국하기 전 미국 대륙을 뛰어서 횡단했던 그다. Q. 많이 힘들겠다. A. 어제(22일)와 오늘(23일) 정말 힘들었다. 오늘 청주~천안 구간은 51㎞였는데 40㎞만 달리고 나머지는 차로 이동했다. 하루 40㎞ 이상은 달리지 말자고 (일정과 운용 등을 상의하는) 송인엽 교수와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사실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출발한 상태라 체력적으로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오늘은 근육이 슬리는 현상이 특히 심해 테이핑을 한 것이 너덜너덜해져 힘들었다. Q. 유라시아 횡단 마지막 일정으로 동해~임진각을 뛰었을 때와 이번에 제주에서 북상한 일정에 달라진 점이 있나. A.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헤이그를 떠났을 때는 금방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터키쯤 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밝혀 기쁨과 희망을 안고 뛰었으며 중앙아시아를 지나며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소식들을들었다. 금방이라도 잘 될 것 같다가도 냉각되고, 그런 일이 반복돼 왔다. 이번 이벤트도 기획할 때는 도무지 잘 풀릴 것 같지 않다가도 준비 막바지 단계에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희망을 키우더니 또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 그런 것에 일희일비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역시 유라시아 횡단의 마침표는 광화문이 아니라, 북한 지역 통과일 수 밖에 없다.Q. 그래도 조금 달라진 일은 없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사람은. A. 열이레 동안 매번 운전자가 번갈아 지원 차량을 운전해준다.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 도착지에 적게는 20~30명, 많게는 60명이 미리 나와 환영해준다. 한우를 사주시는 분도 있고 복숭아 한 상자를 선뜻 건네시는 분도 있다. 카카오톡 단톡 방에는 폭염 속에서도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는 날 걱정하고 성원하는 분들이 많다. 미국에서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는 분도 있다. 김안수 선생님이 올해 일흔셋인가 되시는데 순천에서부터 전주까지 함께 달려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전주~논산 구간은 동호회 활동으로 친숙한 전마련(전국마라톤연맹) 회원 50명이 시종 비를 맞으며 함께 달려줘 큰 힘이 됐다. 그분들 중에 여든 살을 넘긴 분도 계셨다. Q. 서울 광화문에서 27일 문화제를 하게 된다. A. 장소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도움을 얻어 구했는데 1000만원이 없어 문화제를 포기할까도 했지만 평화와 통일을 갈구하는 시민들이 한땀 한땀 정성을 보태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도 용기를 얻는다. 내 자신이 뭐 거창한 일이나 생각, 실천적 전략을 구사할 역량은 없고 유일하게 주어진 탈렌트가 달리기니 그 탈랜트를 평화와 통일 운동하는 데 쓰자는 마음가짐을 되새길 따름이다. Q. 28일 임진각까지 완주하면 앞으로의 계획은. A. 유라시아 횡단을 떠나기 전 치아가 좋지 않았는데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는 떠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다녀온 뒤에 치아 일곱 개를 뽑았다. 그런데도 남들이 더 젊어진 것 같다고 그런다. 나도 그렇게 느낀다. 며칠 체력을 회복한 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참여하는 DMZ 걷기 이벤트(27~8월 4일)에 합류할 생각이다. 앞으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곳에 내 탈랜트가 필요하면 달려가 도울 생각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택시·타다 갈등 완화하려다 새 규제 얹은 정부

    정부가 어제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사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택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고, 해당 사업자는 ‘운영 가능 차량 대수’를 할당받은 대가로 기여금을 내야 한다. 기여금은 택시 감차 등에 활용하며, 정부는 택시 총량을 관리한다. 이는 지난 3월 ‘택시·플랫폼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다.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출퇴근 시간대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법인택시의 월급제 시행을 규정한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와 국회가 마련한 일련의 개편안은 사회적 약자인 택시기사 보호에 중점을 뒀다. 2014년 우버엑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카카오 카풀, 올해 타다와의 갈등 과정에서 표출된 택시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전국 26만여명의 택시기사들이 받는 급여가 월평균 217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규 플랫폼 서비스의 잇따른 등장은 이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것으로 비쳤다. 택시기사의 분신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해법이며, 더 나은 절충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택시와 플랫폼 업계의 갈등이 규제 혁신의 바로미터처럼 간주됐다는 측면에서 보면 미봉책에 가깝고, 규제를 덧칠한 것과 다름없다. 당장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재개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평일 출퇴근 2시간씩 허용되는 카풀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렌터카를 활용하는 타다의 사업 방식도 개편안에서 빠졌다. 타다 측이 1000여대의 렌터카를 매입 또는 장기임대(리스)로 전환하려면 필요한 기여금만 750억∼800억원에 이른다. 이번 개편안으로 플랫폼 업계 1위 사업자가 설 자리를 잃을 판이다. 다른 플랫폼 사업자 역시 운송면허를 취득하려면 기여금 납부, 택시기사 자격 획득, 차랑 소유 등 부담이 만만찮다. 플랫폼 업계에서 “정부가 진입장벽을 더 높이 쌓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혁신경제 생태계 조성 방침은 어디로 갔나. 기업을 정부 규제나 정책에 억지로 꿰맞추는 일을 반복해서는 혁신성장을 이끌어 낼 수 없다. 기업끼리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 공유경제라는 신산업이 싹틀 수 있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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