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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앞까지 지켜주니 안심” 주민, 파출소 귀환에 웃다

    “집앞까지 지켜주니 안심” 주민, 파출소 귀환에 웃다

    지령실:“280호, 압구정 XX 절도 발생, XX 현장 확인바람” 순찰차: “XX” 2009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2시. 순찰차에 설치된 무전기로 지령실의 다급한 명령이 떨어졌다. 운전대를 잡은 서울 강남경찰서 압구정동 한양파출소 소속 안원노 경장의 동작도 빨라졌다. 민간인들이 알아들을 수 없도록 음어(암호)로 전달된 무전 내용은 관내의 한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다. 사건 장소에 범인이 있는 급박한 상황. 지령을 받은 순찰차는 2분이 못 돼 현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단순 오인 신고로 밝혀졌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경찰의 신속한 대처에 “집 앞 파출소 덕분에 혹시 모를 범죄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구대체제’ 6년만에 폐지 한양파출소는 지난달 1일부터 지구대 개념의 치안센터에서 파출소로 탈바꿈했다. ‘치안의 최전선’ 역할을 담당했던 파출소가 6년 만에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 경찰청은 치안의 효율성을 위해 지난 2003년 3000여개의 파출소를 묶어 800여개 지구대로 개편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지구대 숫자가 줄어 시민들과의 대면 접촉은 떨어진데다 관할지역만 넓어지면서 출동 지연과 순찰 감소 등으로 각종 범죄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결국 올해부터는 서울 시내도 파출소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관할구역 줄어 치안공백 덜할 듯 이날 한양파출소가 운영하는 순찰차를 기자가 직접 타고 현장을 돌아본 결과 주민들의 호응은 컸다. “무엇보다 집 바로 앞에 파출소가 생기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이 든다고 하더군요.” 순찰차에 같이 오른 조영효 경위의 설명이었다. 순찰차는 압구정동 로데오 골목을 지나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향했다. “이 지역은 고급주택과 아파트가 밀집한 동네다 보니 어린이나 여성을 노린 납치사건이 많은 편입니다.” 조 경위의 설명이 이어졌다. 도산공원을 지난 순찰차는 파출소 앞을 지나 한양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수고하십니다. 오늘도 이렇게 안쪽까지 샅샅이 돌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경비실에서 수위를 보던 60대 노인이 인사를 전했다. 한양파출소는 압구정동 일대의 치안을 담당한다. 면적은 1.14㎢, 상주인구는 4500가구 1만 2000명으로 지구대가 있을 때보다 순찰 구역이 약 3분의1로 줄었다. 그만큼 보다 촘촘하고 꼼꼼하게 방범순찰이 가능해진 셈이다. 주민 이혜정(60·여)씨는 “전에 오토바이 날치기를 당했는데 치안센터는 부재중 표시만 붙여 놓아 도움이 안 됐다.”면서 “파출소가 범죄예방 효과는 훨씬 큰 것 같다.”고 말했다. ●5명 3교대 근무여건은 열악해 다만 파출소 체제 가동 이후 인원보충 등 근무여건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경찰관은 “1일 4교대인 지구대와 달리 3교대로 돌다보니 5명이 한팀으로 구성돼 일주일에 12시간 주간근무 3번, 야간근무 2번까지 돌다보면 젊은 사람도 힘겹다.”면서 “인력보강 없이 기존 지구대에서 근무자를 뽑다보니 파출소 근무를 자원하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파출소장은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들러서 먹을거리도 주시고 인사도 자주 하다 보니 보람이 크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채용한파 속 전문직 자격증 시험 지원도 희비

    채용한파 속 전문직 자격증 시험 지원도 희비

    경기침체에 따른 극심한 취업난 속에 수험생들이 조금이라도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 시험으로 몰리고 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공인회계사, 관세사 등은 지원자수가 대폭 증가한 반면 부동산 침체 등으로 인해 감정평가사, 세무사는 선호도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CPA 원서접수자 9103명 공인회계사(CPA)는 상종가다. 850명 이상 뽑는 데다 실무수습 연봉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올 1차 시험 지원자수가 크게 늘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공인회계사(44회) 원서접수자는 9103명으로 전년 대비 46% 늘어났다. 지난해보다 30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 공인회계사는 지난해에도 6234명이 응시해 전년 대비 40.3%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년 전 도입된 학점이수제와 영어시험대체제에 수험생들이 적응하면서 지원자가 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취업난 가중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식실업자인 ‘백수(78만 7000명)’와 취업준비자·구직 단념자 등 ‘반백수’ 규모는 333만명에 달했다. 특히 오는 2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이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 만큼 수요 급증에 따라 공인회계사의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미 올해부터 희망 기업들에 대해 국제회계기준 적용을 허용했다.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과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같은 맥락에서 관세사 시험 역시 수험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량진 고시학원 관계자는 “한·미 FTA 영향으로 관세사는 물론 7·9급 공무원 시험에서도 세무직에서 관세직쪽으로 방향을 트는 수험생들이 20% 이상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사 원서접수는 16~20일이며 4월5일 1차 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지원자는 1522명(최소합격인원 75명)으로 2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허권,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산업재산권 전문가인 변리사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2차 합쳐 4310명(최소합격인원 200명)이 지원했다. 이중 1차 시험 지원자는 3722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변리사 1차 시험은 이달 22일, 회계사는 28일 치러지며 매 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자 중에 최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가 결정된다. 공인영어성적의 경우 변리사는 PBT 560·토익 775점 이상, 회계사 PBT 530·토익 700점 이상이면 지원가능하다. ●감평사 영어시험 토익·토플로 반면 감정평가사와 세무사는 정 반대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가 좀체로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수급 불균형 등으로 인해 기업을 비롯한 각 기관의 선발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 여기에 올해부터는 둘 다 공인영어성적으로 영어시험이 대체되면서 미리 점수를 확보하지 못한 수험생들의 지원이 줄 전망이다. 감평사는 토지·건물·증권 등 유·무형 재산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판정해 액수를 정하는 일을 한다. 올 들어 감평 일감은 늘어났다. 물가상승을 반영해 사업자산을 재평가하는 ‘자산재평가제’ 실시 등 호재 때문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게는 별 이득이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감평사 법인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데다 기존 감평사들이 일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신규진입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무사도 마찬가지다. 국세청은 지난해 세무사 미개업 등 수급현황을 감안해 최소합격인원을 10% 감축해 630명으로 정했다. 세무사 증가율이 납세자 및 경제활동인구 증가율보다 4배가량 높고, 개업하지 못한 인원도 연평균 36%를 넘어섰기 때문이라는 것. 감평사 원서접수는 5월18~27일이며 1차 시험은 7월5일 치른다. 지난해 지원자는 6557명(1차 지원자 4737명)으로 3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세무사는 3월 넷째주 원서접수, 5월 초 1차 시험을 실시한다. 지난해 9700여명(1차 7869명)이 지원해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인영어성적은 둘 다 PBT 530·토익 700점 이상이면 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전월세 뜀박질… 쇠고기 값은 하락

    지난달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세값이 3년 4개월만에 최고로 많이 올랐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의 본격 유통으로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값은 크게 떨어졌고, 기름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올랐다.7월보다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1.7%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5%,5월 2.3%,6월 2.5%,7월 2.5% 등 2%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밑돌았다.품목별로 보면 전세와 월세 상승률이 각각 2.4%,1.0% 뛰었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폭은 2004년 4월 2.7% 이후 최대치다.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재개되면서 쇠고기를 비롯한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값은 5.4% 하락했다.쇠고기 값은 4.1%, 수입쇠고기는 8.1% 떨어졌다. 특히 대체제 성격인 돼지고기 값도 6.8% 하락했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오르는 데 그쳤다.7월보다는 0.4% 떨어졌다. 채소값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 떨어졌다. 공공서비스는 많이 올랐다.시내버스료12.7%, 전철료 11.3%, 시외버스료 10.7%, 상수도료 4.3%, 도시가스 2.7%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경구용 금연치료제 국내시판

    식약청은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의 경구용 금연치료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의 국내 시판을 허가했다.화이자 측은 “챔픽스는 기존 니코틴 대체제와 달리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모두 해소해 주는 새로운 원리의 금연치료제”라며 “니코틴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뇌의 쾌감중추에서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드는 수용체에 작용해 담배를 피워도 흡연으로 인한 즐거움을 느낄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임상시험 결과 챔픽스의 12주 금연 성공률이 59.5%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오는 5월부터 발매 예정이다.
  • [‘공무원 열풍’ 나도 해볼까](下) 신림·노량진 학원별 강점

    [‘공무원 열풍’ 나도 해볼까](下) 신림·노량진 학원별 강점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고시든,7·9급 공무원 시험이든 처음 준비하려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그래서 찾게 되는 곳이 학원이다. 하지만 학원도 제대로 선택해야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시험 종류나 과목에 따라 학원의 강점과 취약점 등을 제대로 알아보고, 원하는 시험에 가장 적합한 학원을 골라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신림동 고시 학원가는 지난해까지 한국법학원과 한림법학원 양대체제로 꾸려져 왔다. 하지만 올해 한국법학원에서 베리타스가 떨어져 나오면서 3강체제로 재편될 예정. 베리타스는 이승일 강사 등 PSAT에 강한 진용을 갖추고 있어 고시 1차 분야에선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법학원은 작년까지 2차 종합반의 경우 행시반 150명, 외시반 60명, 사시반 65명으로 운영했다. 합격자는 최근 수년간 2차 기준으로 연평균 행시 30∼40명, 외시 10명, 사시 9명 정도를 배출했다는 게 학원측 설명이다. 이곳은 특히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에서 강하다. 지난해 종합반(1년과정) 수강생 총 200명 중 45명이 합격, 전체 합격자 55명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자랑한다. 양질의 강사와 학생 밀착관리를 비결로 내세운다. 하정필 부원장은 “올 1월 학원 옆에 착공한 기숙사가 7월 완공되면, 침식과 강의가 한 건물내에서 이루어져 이같은 밀착관리가 더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한림법학원은 사시와 행시 2차에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합반 수강생의 50% 합격률을 자랑한다. 사시와 행시 각각 100명씩 운영하는데,50여명씩의 합격생을 내 왔다고 한다. 외시 종합반은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종합반 과정은 1년 또는 1년 6개월 과정으로, 단계별 순환개념으로 운영한다. 보통 5순환이 끝나면 1과정이 끝난다. 변호사와 법학박사 등 유명 강사진 포진을 내세운다. 학원 인근에 별도의 독서실을 두고, 스터디매니저가 철저한 성적 및 출석 관리를 한다. 춘추관법정연구회는 5급 기술직 공무원을 뽑는 기술고시에 강점이 있는 학원이다. 기술고시에 필요한 전과목 강좌를 둔 곳으로 거의 유일하다는 게 학원측 설명.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단계와, 합격의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전수하는 단계로 강의를 2원화함으로써 합격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고 설명한다. 총 9개반 450명의 기술고시 2차 종합반을 운영 중이다. 그중 지난해 44명의 합격자를 냈다고 한다. 7,9급 시험은 수강생 및 합격자가 많고, 중복 수강도 많아 학원별 합격률을 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2005년까지 한교고시학원과 남부행정고시학원 양대체제였으나 지난해 1월 이그잼이 진출하면서 3강 체제로 재편되는 중이다. 한교는 9급직 중 특히 법원·검찰직에 강한 편. 권인곤 한교 과장은 “법원·검찰 9급 합격자 중 80% 이상은 우리 학원을 거쳐 갔을 것”이라고 설명한다.7급은 20여개 직렬이 있지만 1∼2과목만 직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3개의 종합반만 운영한다. 소수 직렬은 공통과목은 그대로 하고, 나머지 과목은 다른반에서 듣는 시스템이다. 남부행정고시학원은 7급 행정직과 경찰공무원반이 강세를 보인다.7급 행정직은 2개 종합반(총 1000명 정도)을 운영한다. 최종 합격자의 70%가 남부의 강좌를 들었다고 내세운다. 남부는 특히 경찰공무원반으로 유명하다.3000명 정도가 수강하고 있으며, 남부에서 가장 합격률이 높다고 학원측은 설명한다. 이그잼은 2005년까지 인터넷강의에 주력하다가 작년 초 노량진에 본격 진출했다. 올해 스타급 강사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면서 ‘노량진 평정’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작년까지 9급에선 비교적 강했으나 7급은 취약했다는 게 자체 평가. 강사진 보강으로 올해 비약적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7·9급 기술직도 모든 직렬에 필요한 강좌를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0) 수평적 계열화로 일군 양돈조합 신화

    [농업 희망을 쏜다] (10) 수평적 계열화로 일군 양돈조합 신화

    “돼지를 기르는 것은 농업이 아니라 공업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소를 키웠는데 소값 파동으로 쫄딱 망했죠.”국내 협동조합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도드람양돈조합의 진길부(61) 조합장은 지난 1982년 축사도 없는 경기도 이천에서 소 대신 돼지를 키우기 시작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당시 용인 자연농원에서 돼지 4만∼5만마리를 키웠는데 축산법상 1만마리로 제한받자 양돈 기술자들이 이천 등지로 몰리면서 돼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지금의 초석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영세 축산농가의 틀을 벗어난 계기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른 농산물 시장개방이라고 설명했다. ●위기 의식에서 싹튼, 농민이 주인된 양돈조합 제주 출신인 진 조합장은 서울 농과대학을 졸업한 뒤 3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농업에 뛰어들었으나 현실은 너무나 냉엄했다. 송아지를 밴 젖소를 180만원에 샀는데 소값 폭락으로 본전마저 다 날렸다. 때마침 용인 자연농원의 돼지들과 기술자들이 근처로 분산되면서 돼지 30마리를 빌려 키울 기회가 생겼다.“지금 생각해보면 실패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소값 파동을 겪으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쌓았다고 할까요. 풀을 먹는 소와 달리 곡물을 먹는 돼지는 손이 많이 가 게으르면 망한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80년대 말 돼지 수입이 결정되면서 진 조합장은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 일단 친하게 지내던 양돈농가 5∼6명과 ‘무명회’를 조직했다. 정보를 나누자는 친목적 성격이었다. 이후 뜻을 함께 하는 양돈농가 13명을 중심으로 1990년 이천양돈조합을 결성했다. 임의조합이기 때문에 등록은 안됐지만 돼지 1만 7000마리를 키우면서 공동대응에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생산에서 가공, 유통 등으로 번진 수평적 계열화 진 조합장은 돼지 수가 불어나면서 사료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돼지 사육에는 사료의 비중이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그래서 양돈농가를 설득, 사료공장을 세우기로 했지만 자본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사료생산업체인 S산업에 지분을 출자하는 합작형태로 ㈜도드람을 출범시켰다. 문제는 양돈조합의 지분이 20%에 불과해 농가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영상 이익을 추구하는 S산업측과 사료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양돈조합의 이해관계는 처음부터 엇갈렸다. 더욱이 S산업은 창투사의 지원을 받은 벤처기업으로 농가의 사정에 밝지 못했다. 진 조합장은 생산된 사료의 70∼80%를 쓰는 양돈농가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2000년 9월1일 결별을 선언했다. 앞서 96년 공식적인 양돈품목조합으로 경기도에 등록하면서 S사료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사료를 주문, 미리 내실을 다진 결과였다. 돼지 사육에서 기틀을 잡았지만 시장 교섭력은 한참 떨어졌다.“생산이 부족한 50∼80년대에는 생산에 매달리면 됐으나 90∼2000년대에는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해답은 양돈산업의 역할분담과 수평적 계열화로 귀결됐다. 먼저 전문경영인을 영입, 기업형 협동조합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이후 조합은 종돈과 사료, 양돈기술을 책임지고 농가는 돼지 출하에만 전념토록 했다. 현재 ‘파레스피드’라는 사료공장 이외에 농협 등 전국 7개 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사료를 공급받고 있다. 도축은 도드람 LPC, 가공은 바른터, 유통은 ㈜도드람푸드 등의 자회사가 맡고 있다. ●브랜드 돼지고기로 10년내 시장 10% 장악이 목표 도드람조합은 도축된 돼지의 70∼80%를 ‘도드람포크’라는 브랜드로 내놓는다. 전국 766개 농가로부터 생돈을 공급받고 있다. 이들 농가가 키우는 돼지들은 전국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16%에 이른다. 하지만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진 조합장은 “도축시설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드람조합은 위생적이고 첨단의 도축시설을 갖췄습니다. 때문에 브랜드육에는 1마리당 도축비가 1만원 남짓 들어갑니다. 하지만 중간 상인들은 비위생적인 도축장에서 돼지를 잡기 때문에 도축비를 절반 이하로 제시합니다.”살아있는 돼지의 가격은 조합이나 일반 농가나 큰 차이가 날 수 없다. 사료비 때문에 기껏해야 1000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 하지만 중간 상인들은 도축비를 크게 낮춰 일반 양돈농가에 비싼 가격을 제시해 돼지들을 사기 때문에 시장에서 브랜드육은 클 수가 없다고 진 조합장은 지적했다. 피해는 비위생적인 돼지고기를 먹는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를 관리·통제 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 정육점에서 팔리는 모든 육류가 마치 비위생적인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1년 ‘도드람 한마당’이라는 직영음식점을 개설, 소비자로부터 직접 신뢰를 얻고자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월에는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으로부터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을 받았다. 앞서 세계식품박람회에서는 세계 최고의 고기로 호평받기도 했다. 도드람양돈조합은 10년내 ‘도드람포크’의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도드람’ 성공요인 분석 협동조합과 회사의 장점을 결합한 기업형 조합으로 생산 농가들이 합심해 ‘규모의 경제’를 일군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은 최고경영자에게 위임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조합은 지주회사처럼 자회사들의 소유권을 확보했다. 그 결과 책임경영이 이뤄졌고 실현된 이익은 조합원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한 리더십보다는 지속적인 교육과 조직활동을 통해 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한 게 특징이다. 도드람은 양돈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위생과 품질인증, 생산성 향상, 정보화, 환경개선 등을 경영 목표로 삼았다. 전통 경영에 젖어 조직화가 쉽지 않은 농촌사회에서 조합원 766명이 강력한 리더십을 형성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지금은 브랜드를 통한 마케팅 전략이 일반화했지만 80년대 후반에 도드람이 브랜드를 마케팅에 접목시킨 것은 당시 양돈업계에서는 최초이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게다가 돼지고기를 지육 형태로 일본에 수출함으로써 우리 농산물도 해외에서 팔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통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을 개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워낙 품질과 위생관리가 철저했으며 돼지고기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처음부터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구제역 발생으로 대일 수출이 중단됐지만 머지않아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에 바라는 벤처농기업의 소리 농기업 대표들은 하고 싶은 말들이 적지 않다. 금융지원 문턱이 제조업체보다 턱없이 높고 신기술 인증이 쉽지 않다. 농업일을 하면서도 근로자들은 농업인으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생산제품들이 제조업과 농산물의 경계선에 있어 당국으로부터 이중규제를 받기도 한다. 유통이 선진화되지 않아 판로를 확보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드러내 놓고 속사정을 말할 수도 없다. 열악한 농업 환경에서 자칫 당국의 ‘미운 털’이라도 박히면 경영에 막대한 타격을 받기 십상이다. 매출이 50억원이 넘는 농기업이 200여개,30억원 이상인 농기업이 500개에 이르지만 제도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장치는 많지 않다.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 회장은 9일 “정부가 각종 농업·농촌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사항은 농촌이 아닌 농업인”이라고 강조했다. 농업 체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농촌을 사업화하는 것은 좋지만 사람이 아닌 기존의 농촌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효율성이 없다고 했다. 예컨대 정보화마을이나 신활력산업, 농촌종합개발 등 각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농촌 회생책을 내놓고 있지만 책임질 주체가 60살을 넘긴 농민이라면 처음부터 한계가 있다는 것. 따라서 우수한 농업인을 키우기 위한 각종 지원과 교육시설이 선결돼야 하며 면(面)단위로 도시계획을 짜되 30∼40대가 중심이 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농기업 대표들도 “무엇보다도 정부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자각을 바탕으로 산·학·연과의 연대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농민, 시장 등이 따로 움직이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시너지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혁신 중소기업체인 ‘이노-비즈(inno-biz)’ 대상에 농업경영체도 새로 포함시켜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농기업을 평가하는 지표가 개발되면 이같은 불만들이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표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생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느냐가 관건이며 ‘이노-비즈’로 선정되면 담보없이 신용대출만으로 30억원을 받을 수 있고 각종 연구비 지원에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기업이 아닌 제조업으로 이노-비즈에 선정된 농기업들은 “이노-비즈 지원을 받으면 2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원자재값도 폭등… 中企 ‘죽을 맛’

    원자재값도 폭등… 中企 ‘죽을 맛’

    고유가에 환율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산업계가 원자재값 폭등까지 겹치며 거의 ‘실신’ 상태에 빠졌다. 환율, 유가, 원자재값 세 가지 악재가 모두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외부변수라 사실상 무대책이다. 수건걸이, 수도꼭지 등의 제조업체인 삼원금속 관계자는 10일 “원자재인 아연과 전기동이 지난해 9월 대비 현재 100% 이상 올랐지만 제품 단가는 겨우 6% 올리는 데 그쳤다.”면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원자재 확보도 여의치 않아 중소기업들을 이중고에 빠트리고 있다. 황동봉 제조업체인 대창공업 관계자는 “제품 수요처에 원자재값 상승분을 반영시키지 못하는 점도 어렵지만 공장 가동을 위한 원자재 확보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최근에는 수입업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자동차부품 아연도금을 담당하는 B사 관계자는 “아연값은 2배로 뛰었지만 원청업체와의 관계 때문에 납품단가에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동차부품업체들도 환율 등으로 워낙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들어 납품가 인하를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회사는 아연가격 폭등과 납품가 인하로 수익성이 거의 ‘제로’로 떨어지자 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를 해가며 설비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비철금속협회에 따르면 전기동 가격은 지난해 12월 평균 t당 4576달러에서 올 1월 4734달러,2월 4982달러,3월 5102달러, 지난달 6386달러,5월에는 7635달러로 치솟았다. 최저점인 2002년 9월 t당 1478달러에 견줘 6배가량 뛴 셈이다. 김수봉 부장은 “다른 대체제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서 “최근에는 생산량을 줄이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들어간 아스콘업계도 비상이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자금난과 가동중단 위기에 몰렸다. 아스콘연합회 김덕현 전무는 “정유사들이 지난해 3월 ㎏당 210원이었던 아스팔트 공급가격을 1년새 360원으로 무려 71.4%나 올렸다.”면서 “이 기간 국제 유가가 26% 오른 것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횡포”라고 주장했다. 산업자원부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최근 대책회의를 갖고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원자재 구매자금 3635억원을 조기 배분토록 하고 담보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원자재신용보증특례제도(1000억원 규모)를 이달 중 도입키로 했다. 연광, 알루미늄스크랩, 아연괴, 전기동, 니켈괴, 주석괴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적용, 수입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특정 화랑-경매회사 분리해야”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신임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특정 화랑의 영향권하에 운영되는 현행 미술품 경매 시스템을 강력 비판하는 등 화랑의 경매회사 참여문제가 미술계의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은 13일 저녁 인사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가진 화랑협회 새 집행부와 미술기자들과의 상견례에서 “특정화랑을 기본 베이스로 설립된 경매사들이 소속 작가 작품이나 소장 미술품 등 위주로 경매를 진행, 미술시장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건전한 거래를 통한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당 화랑들은 경매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화랑과 경매사 분리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이제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등 지방에서도 경매사 설립 움직임이 있다.”며 “지금과 같은 형태로 경매사가 계속 설립되면 여기 참여하지 못하는 화랑들은 결국 고사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 “화랑은 미술품 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작가를 발굴하고 키우는 산실의 역할을 해왔다.”며 “미술시장이 거래와 투자 개념의 경매회사로 넘어가면 한국 미술 발전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엔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 및 K옥션과 관계를 맺고 있는 화랑 관계자들이 참석했음에도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박은 없었다. 다만 K옥션에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학고재 우찬규 대표는 “다양한 협의를 통해 미술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원론적 의견만을 개진했다. 하지만 경매사 지분을 갖고 있는 한 화랑 관계자는 14일 “경매사가 화랑운영에 나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유통시장을 투명화해 미술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경매횟수나 출품 작가군 조절 등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로는 8년 역사의 서울옥션, 지난해 설립된 K옥션, 한국미술품경매 등 3곳이 있으나 사실상 서울옥션과 K옥션 양대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옥션엔 국내 최대 화랑으로 꼽히는 가나아트센터가,K옥션엔 현대화랑과 학고재 등이 주요 지분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삐걱거리는 전문대학원 정책

    삐걱거리는 전문대학원 정책

    정부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입하려는 전문대학원체제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법무부 등이 도입을 추진 중인 전문대학원에는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이 있다. 하지만 대학들의 반발 등으로 당초 방침과 달리 정책 추진이 지연되는 등 진통이 적지 않다. ●법학전문대학원(Law-School) 도입, 멀고도 먼 길 정부 목표에 따르면 로스쿨은 2008년 3월부터 문을 여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초 일정대로 추진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이 통과돼도 시행령을 만들고 로스쿨 운영대학 신청 및 심사, 법학적성시험 주관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토종 MBA도입도 궁여지책 외국의 경영전문대학원(MBA)에 버금가는 국내 MBA를 도입한다는 방침은 두뇌한국(BK)21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당초 교육부는 국내 MBA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임차시설도 교육시설로 인정하고 경제단체 등에서도 운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설치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경제단체는 신청하지 않았다. 대학설립 운영 규정과 고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아 신청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3월말까지 BK21사업대상자를 선정해야 해 궁여지책으로 인가를 먼저 해 주고 수업연한 단축 등에 필요한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다시 인가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에서 2단계 BK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하는 대학은 4개 MBA에 불과하다. 결국 이번에 신청한 16개 대학과 기존의 6개 MBA대학 등 모두 22개 대학에서 4대 1의 경쟁률을 통과해야 한다. ●의학전문대학원도 대학 반발 2002년 1월 발표된 정부의 의·의학전문대학원 도입 기본계획에 따르면 의대체제(2+4)와 전문대학원체제(학사+4)의 운영성과와 문제점을 연차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 2010년에 우리나라에 적합한 의사양성 체제를 최종 확정한다고 되어 있다. 정부는 내면적으로 모든 의대를 전문대학원으로 바꾼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교육과정을 6년에서 8년으로 늘리는 것은 교육비를 높여 기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의사의 고령화를 가져와 결국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대학들의 반발이 나왔다. 서울대는 2010년에 기존 2+4체제로 전면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등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약 2006] (2)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도약 2006] (2)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지난 2일 오전 8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대강당. 정몽구 회장의 신년사가 강당을 쩌렁쩌렁 울릴 때마다 1000여 임직원들의 가슴도 덜컹 내려 앉았다. “지난해 우리는 많은 칭찬을 들었다. 비즈니스위크·타임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현대차가 이제 세계 자동차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고 치켜세웠고 JD파워 등 소비자조사기관들의 호평도 잇따랐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냉정히 파악해야 한다. 언론의 평가만큼 우리가 잘나가는 건 아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2005년 많은 일을 해냈다. 브랜드가치 35억달러로 처음으로 세계 100대 브랜드(84위)에 올랐고 미국 앨라배마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자동차 판매는 2004년 337만대에서 355만대로 늘었다. 지난해 수십차례의 국제적인 상을 받은데 이어 3일에도 ‘2005 중국 생활방식 최고 브랜드’에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쎄라토가 자동차부문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과도 정 회장의 ‘욕심’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또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해외생산 100만대 시대 개막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인도, 터키, 앨라배마 등 현지공장에서 63만 4000대를 생산했고 기아차도 중국공장에서 14만대를 생산, 총 74만 4000대를 해외에서 생산했다. 전체 판매량의 21%를 해외공장이 책임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현대차 92만 2000대, 기아차 14만대 등 106만 2000대로 해외생산 비중이 26%로 커진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첫 유럽공장인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연 30만대)이 올 연말 본격 가동된다. 기아차는 또 상반기 중 미국공장 부지를 확정짓게 된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중국 제2공장도 2007년 초면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앨라배마공장이 4월부터 신형 싼타페 생산에 돌입하면서 연 30만대체제로 가동된다. 체코공장(30만대)도 올해 중 기공식을 갖고 건설에 들어가 2008년이면 본격 가동된다. 이밖에 중국 제2공장(30만대), 인도 제2공장(15만대)도 올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 중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이에따라 지난해 인도-앨라배마-터키-앨라배마-광저우-호주 등으로 이어진 정 회장의 해외 현장경영이 올해도 숨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 ●품질, 차세대 기술로 일류에 도전장 정몽구 회장이 전 세계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은 자동차시장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미국 빅3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도 도요타·혼다 빼고는 유명무실해졌다. 볼보·피아트도 사정이 어렵다고 한다. 우리는 내수시장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출이 중요한데 원화절상과 해외시장의 경쟁격화 등 경영 환경은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에따라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의 성공을 뒷받침해온 ‘품질경영’에 또한번 방점을 찍었다.“거듭 강조하지만 품질은 제품의 근본적인 경쟁력인 동시에 우리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존재 이유다.”라고 못박아 스스로 ‘퇴로’를 차단했다. 지난해 현대오토넷·카스코 인수, 카네스 설립, 현대파워텍·다이모스·위아의 변속기 관련 R&D통합연구소 설립 등으로 부품 수직계열화 정지작업에 성공한 현대차가 올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 인수에 성공하면 도요타 못지않은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일관제철소 설립의 꿈이 이뤄지면 자동차 강판도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현대차 최초의 후륜구동 고급 대형차(프로젝트명 BH)를 내놓아 렉서스,BMW 등 세계의 명차에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연말에는 또 지금까지 시범생산에 그쳤던 베르나·프라이드 하이브리드카 생산물량을 대폭 늘려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줄기세포 논란’ 새국면] 줄기세포허브 직대체제 가동

    세계줄기세포허브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직무대행으로는 서울줄기세포은행장을 맡고 있는 임정기(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황우석 교수팀은 황 교수의 허브 소장직 사임과 병원 입원 등으로 허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日 3·16도발] “위안부·원폭피해 도의적 책임 묻겠다”

    [日 3·16도발] “위안부·원폭피해 도의적 책임 묻겠다”

    “불행히도 최근 일련의 사태로 볼 때 이런 우리 정부의 노력이 혼자 힘으로 가능하겠나.”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은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이 ‘신 대일 독트린’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같이 반문하면서, 독도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향을 설명했다. 과거사 문제를 외교쟁점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백지화한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쟁점화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우리 정부의 전향적 자세에 부응하는 일본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였다. 그러나 일본의 의지에 심각한 의구심이 든다. 미래 건설은 두 당사자가 손을 붙잡고 나아가야 한다. 이번 성명은 약속의 번복이라기보다는 일본이 사죄하지 않는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실망을 표현한 것이다. 독도 문제를 과거사 왜곡 차원에서 대응할건가. 국제사회를 향한 홍보는 연대체제 구성을 말하나. -일본이 식민지시대 때의 행동을 다시 한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문제시한 것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게 일반적 원칙이다. 독도 문제로 한·미·일 3자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한·미·일의 동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근간이다. 한·일 관계가 정립되고 올바른 인식 위에 이뤄졌을 때 한·미·일 관계도 올바르게 정립될 수 있다. 일본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를 의미하나. -유엔 안보리의 확대를 위해서는 민주성 등 국제사회의 염원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일본이 주도적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이웃나라와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한일협정에서 해결할 문제는. -65년 대일 청구권 협정과정에서 모든 게 해결됐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시 제기되지 않았던 종군 위안부나 사할린 교포, 원폭 피해자 문제 등은 청구권 협정 8개 항목에 미포함됐다. 우리 정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고 일본도 도의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경우 해결해야 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中企연구소 대학내 설치 지원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지원이 이뤄진다. 중소기업청은 10일 지난해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인력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03년 9월 제정된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을 토대로 정부 10개 부처 합동으로 마련됐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력 활용과 병역대체제도 등을, 장기적으로는 작업환경 개선과 복지수준 향상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생산직 및 연구 개발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 내 산학협력 기업부설 연구소 설치를 지원하는 한편 80억원을 들여 460명의 석·박사 과정에 중소기업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7월부터 전문연구요원의 대체복무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시키는 등 우수 인력의 중소기업 유입 촉진책도 내놓았다. 기업 수요에 맞는 일자리 연계 차원에서 단체형 인턴제도 및 직무·현장교육을 병행한 청년채용패키지 사업에도 17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직무능력이 가장 높은 공고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대학 진학 후에도 복귀할 수 있도록 병역 연기와 학자금 등의 지원책도 마련했다. 업계와 대학간 협력을 통해 특정기술 또는 분야에 대한 학과, 학부과정 개설도 허용된다. 올해부터는 중소기업 장기 근속자들에 대한 주택특별 공급도 확대된다. 공공·민영주택에 국민임대주택이 추가되고 대상 물량도 지난해 618채에서 올해 1700채로 약 2배 증가했다. 국·공립 보육시설 우선 설치 지원 대상에 중소기업 밀집지역을 포함시켰고, 고교생 자녀 장학금 지원(융자)도 9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올 행정·외무고시 평균 44대1 경쟁

    올해 행정·외무고시 평균 경쟁률은 44대 1로 집계됐다. 25일 중앙인사위에 따르면 지난 12일 마감된 2005년도 고등고시 원서접수현황을 최종 집계한 결과,313명 모집에 총 1만 3902명이 지원해 평균 4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등고시 지원자 1만 9664명보다 30% 정도 줄어들었다. 직렬별로 살펴보면 221명을 모집하는 행정·공안직에는 9979명이 지원해 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술직은 72명 모집에 2732명이 지원,3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외시는 20명을 뽑는 데 1191명이 몰려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사위 관계자는 “1차시험 면제제도 폐지, 행시 PSAT(공직적성평가) 및 영어대체제 도입 등으로 인한 과도기적 현상으로 지원율이 낮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영어대란’ 행정고시 덮쳤다

    ‘영어대란’ 행정고시 덮쳤다

    지난해 사법시험에서 빚어졌던 영어 대란(大亂)이 올해 행정고시에서 재연됐다. 사법시험·행정고시·외무고시 등 3대 고시 원서접수가 12일 일제히 마감된 결과 사시 지원자가 소폭 늘어난 반면 행시 지원자는 크게 감소했다. 중앙인사위에 따르면 12일 밤 9시 현재 행시에 1만 27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마감 직전 접수분과 우편접수분을 포함하더라도 1만 3000명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만 7985명이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행시 지원자가 매년 10% 이상씩 늘어나던 최근의 추세를 뒤집는 결과다. 반면 지난해 영어대란을 겪었던 사시의 경우 지원자가 다소 늘었다. 지난해 사시 지원자는 전년 대비 40% 정도나 급감했지만 올해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번 47회 사법시험에는 총 2만 1000여명(우편접수분 제외)이 지원한 것으로 법무부는 잠정 집계했다. 지원자가 지난해 1만 8894명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어대체제 여파로 지원자 뚝 올해 행시 지원자가 급감한 주된 원인은 행정·공안직과 기술직에 처음 도입된 영어대체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1차시험 과목 가운데 영어가 토플, 토익 등 공인영어시험 성적으로 대체됐으나 이에 대비하지 못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이 지원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잠정집계 결과 행정·공안직은 9900여명이 지원해 지난해 1만 4047명보다 30%나 급감했다. 기술직도 2800여명 지원에 그쳐 지난해 3938명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인사위 인재채용과 관계자는 “행시에 영어대체제와 PSAT가 처음 도입되고 1차시험 면제제도가 폐지되는 등 올해부터 시험제도가 바뀌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상당수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원자 급감 현상은 외무고시도 마찬가지다.1200여명이 지원해 지난해의 1543명보다 20%나 하락했다. 다만 외시는 지난해부터 영어대체제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지원감소 이유가 영어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행시생 여전히 영어공부중 이같은 분위기는 학원가에서도 포착된다. 서울 신림동의 윈글리시어학원 관계자는 “미처 토익, 토플점수를 따지 못한 행시 수험생들이 학원가로 몰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영어강좌 수강신청이 늘었다.”고 전했다. 원서접수 때 영어성적표를 함께 제출하는 사시와 달리 행시는 1차시험 전날인 2월24일까지만 영어점수를 얻으면 돼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1월에도 영어강좌를 찾는 수험생이 많다는 것이다. 신림동의 법학원 관계자 역시 “아직 토익 700점 이상을 받지 못한 학생들도 상당수가 이번에 행시 지원서를 낸 것으로 안다.”면서 “행시 수험생들은 사시 수험생들에 비해 영어시험에 자신감을 보이지만 필기시험 때까지 점수를 못 받는 수험생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사위측은 “1차시험에서 다른 과목성적이 좋더라도 영어성적표를 제출하지 못하면 과락으로 불합격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행시와 달리 지난해 영어대체제가 도입되면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사시는 올해 비교적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2만 1000여명이 사시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면서 “이제는 수험생들이 영어대체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고시계 올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고시계 올 10대뉴스

    올해 수험가는 어느 해보다 논란거리가 많았다. 사법시험 영어대란을 시작으로 최근 공인중개사시험 파문까지 크고 작은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공무원시험 열풍이 거세게 불었고, 여성의 약진도 역대 최고였다. 각종 시험의 수석도 여성이 휩쓸다시피 했다. 서울신문이 선정한 고시 10대 뉴스를 요약한다. 법무부가 올해 처음 사시에 영어대체제를 도입하자 수험가는 발칵 뒤집혔다. 영어시험을 없애고 토익 700점 이상 취득자에게만 사시 응시자격을 부여하자 지원자가 예년의 60% 수준으로 급감했다. 매년 3만명 이상 달하던 지원자가 올해는 1만명대로 뚝 떨어졌다. 경쟁률 역시 19대 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험생들의 반발도 극심해 위헌소송도 잇따랐다. 공무원 임용시험에 공직적성평가(PSA T) 시스템이 처음 도입됐다. 그 첫 대상은 외무고시. 내년부터 행정고시로 확대실시된다. 헌법·영어·한국사 등의 1차 필기시험을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 등의 적성시험으로 교체했다. 암기력이 아닌 사고력을 측정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수험생들은 시험과목이 없어지자 우왕좌왕했다. 지난 10월 로스쿨 도입이 확정됐다.10년 전부터 설왕설래하던 로스쿨 도입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 수험생들은 로스쿨과 사시 중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고, 학원가도 초비상이다. 무한경쟁체제에 놓이게 된 변호사들의 영역다툼도 가시화됐다.2008년 도입이라는 큰 틀 외에 세부안이 결정되지 않아 해결과제가 산더미다. 그야말로 열풍이었다. 불황 탓에 공무원 시험의 인기는 어느 해보다 높았다. 올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역대 최고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1700명을 뽑는 9급 공채에는 지난해보다 35%이상 늘어난 16만여명이,470명을 뽑는 7급에는 6만여명이 몰렸다.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차원에서 채용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시험마다 100대 1의 경쟁률은 예사였다. 면접 때문에 떨어졌다는 얘기가 공무원 시험에서도 나왔다. 형식적으로 치러지던 면접시험이 대폭 강화돼 수험생들을 당혹케 했다. 개별면접시간도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개인발표, 사례형 문제 등의 평가방식이 대거 도입됐다. 면접을 치른 응시자들은 특히 개인발표가 어려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올해 공인중개사시험은 16만 수험생들의 분노를 샀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데다 문제유출 의혹까지 불거져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기 때문. 주관부처인 건교부는 결국 올해 시험을 사실상 무효화(?) 처리키로 했다. 올 시험 불합격자만을 대상으로 내년 5월 추가시험을 실시하고,1차 면제자격도 그대로 인정키로 했다. 행시, 외시 등 국가시험과 변리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 주요 자격시험에서 수석합격의 영예를 여성들이 휩쓸었다. 올해 사법시험 2차합격자 1009명 중 여성은 246명(24.38%)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군법무관 합격자 15명 중 과반(8명)이 여성이었다. 행시 및 7급 공채에서도 여성 합격자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여성 돌풍을 일으켰다. 교원임용시험을 중심으로 가산점 논란이 거셌다. 올 초에는 사범대 가산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사범대생들이 대규모 집회를 벌이며 반발했다. 반면 연말에는 올해부터 교원시험에 도입된 유공자 가산점이 도마위에 올라 일반 수험생들과 유공자 자녀간의 갈등이 빚어졌다. 균형인사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읽혀졌다.5급 시험에서 지방대 출신을 20% 의무 선발하는 ‘지방인재채용목표제’ 도입방안이 확정됐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장애인 공직 참여율 역시 1.94%까지 끌어올렸다. 과학기술직과 여성부문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고시촌이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사시 메카인 서울 신림동이 공무원 시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공무원시험 열풍과 로스쿨 도입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사시 학원들은 행시,7·9급, 경찰시험 등으로 전략상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영어가 강조되면서 전문어학원도 등장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행시필기 합격자 “개인발표가 가장 어려웠다”

    행시필기 합격자 “개인발표가 가장 어려웠다”

    “개인발표가 제일 어려웠어요.” 중앙인사위원회가 행정고시 면접시험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개인발표가 면접 전형 가운데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위가 지난달 29일 3차 면접시험을 치른 필기시험 합격자 227명 가운데 2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1%인 174명이 ‘개인발표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인사위가 최근 공채시험 전형을 쇄신하는 과정에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도를 조사하기 위해 처음 실시됐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필기합격자들의 65.6%가 면접시험에 대비해 그룹스터디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발표 성공적 도입 면접시험 응시자들은 이번 개인발표가 어려웠던 만큼 변별력도 높았다고 평가했다. 올해 면접전형에서 치러진 집단토론, 개인발표, 사례문제, 일반질문 중 어떤 시험방식이 가장 변별력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107명(49.8%)이 개인발표를 꼽았다. 인사위 인재채용과 관계자는 “면접위원들 역시 개인발표에서 수험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이 차별화됐다고 평가했다.”면서 “예를 들어 주어진 발표주제에 대해 미리 메모한 것을 보고 그대로 읽는 지원자가 있었던 반면, 주요 키워드만 정리해 논리적으로 면접위원들을 설득한 지원자들도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인재채용과 정윤기 과장은 “인사위의 당초 취지대로 수험생들 역시 개인발표 방식과 늘어난 면접시간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룹스터디 선호도 높아 행시 필기시험 합격자들은 그룹스터디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접시험 준비방법으로 그룹스터디를 택한 수험생들이 많았다. 응답자 215명 가운데 면접시험을 개별적으로 준비했다는 수험생은 66명으로 30.7%에 불과했고,65.6%에 달하는 141명이 그룹스터디를 통해 대비했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20명은 학원의 면접대비강의를 병행해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일반행정직에 합격한 이주현씨도 “2차 필기시험이 끝난 후 학원에서 마련한 공개 면접대비강좌를 듣고 나서 바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실전연습을 했다.”면서 “주위의 많은 수험생들이 면접을 위한 준비방법으로 그룹스터디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2차 주관식 필기시험에 대비해서는 응답자의 50.7%(109명)가 그룹스터디를 했고,49.3%(106명)는 혼자 준비했다고 대답했다. ●영어고득점 수험생 ‘다수’ 또 이들 필기합격자의 영어수준도 인사위가 정한 기준점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영어대체제 도입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필기시험 합격자 가운데 96명이 토익 점수를 취득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점수는 79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년도 기준점수 700점을 94점이나 웃도는 점수다. 또 텝스 성적을 가진 61명의 평균 점수는 716점(기준점수 625점),PBT 토플점수를 취득한 5명의 평균점수는 578점(기준점수 530점) 등으로 상당수 수험생이 영어시험에서 고득점을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기준점수에 미달되는 수험생은 10명 안팎이었다.”면서 “영어대체제 시행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2004서울광고대상 부문별 우수상 소감문]정수기-웅진코웨이 김기수 홍보실장

    이번 서울광고대상을 수상한 ‘깐깐한 물은 편하다!’ 는 업계 1위 업체로서 정수기 시장 크기를 키운다는 전략 하에 제작됐다. 정수기 이외의 대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정수기의 장점을 강조한 것이다. 즉 ‘더운 여름 물 끓이느라 힘드시죠?’라는 문구로 주부들의 여름날 고충을 상기시키고 정수기를 사용할 경우의 편리성과 경제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주부의 현실적인 고충을 표현한 광고문구가 특징. 고객과의 접점에서 주부들과 함께 느끼는 ‘코디(Coway Lady)’를 통해 지속적인 소비자 모니터링을 했던 것이 현실감 있는 광고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 군무원시험도 영어대체제 도입

    군무원시험에도 2006년부터 영어대체제도가 도입된다.사법시험과 행정·외무고시 등에 이은 조치다. 국방부는 8일 기존 영어필기시험을 토익·토플·텝스 등 민간어학능력평가시험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군무원인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5급은 토익 700점,토플 530점(CBT 197점),텝스 625점,지텔프 Level 2 65점 이상,플렉스 625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7급 응시자는 토익 570점,토플 480점(CBT 157점),텝스 500점,지텔프 Level 2 47점 이상,플렉스 500점 이상이어야 한다.9급 기준은 토익 470점,토플 440점(CBT 123점),텝스 400점,지텔프 Level 2 32점 이상,플렉스 400점 이상이다.이 점수는 기준 점수만 넘기면 되고 필기시험 평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영어성적은 시행 2년 전까지의 점수로 필기시험 전까지 확인 가능해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전 시험까지 당락을 가르는 과목이 종합독해와 문법 위주의 영어시험이었다.”면서 “그런 만큼 어학능력 평가로 대체하면 실용영어를 도입한다는 면에서도 적합하고 영어공부 걱정을 덜어낸 만큼 다른 과목에서 보다 전문적인 평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내년 군무원시험 때부터는 직렬별 필수과목을 2∼4과목에서 4∼6과목으로 늘리고 선택과목은 2과목에서 1과목으로 줄였다.직렬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행정직에는 행정법·행정학 등의 과목이 추가되는 등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늘었다는 지적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어·PSAT 소홀하면 스터디 모임 못낀다

    내년 고시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고시생들의 ‘자기 소개’가 바뀌고 있다. 올해 고시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신림동 고시촌 일대에서는 새로운 스터디모임 결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험 관련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새로 공부할 팀을 찾아 헤매는 수험생들이 자주 눈에 띈다.아무래도 친분있는 사람들끼리 하면 나태해지기 쉽다는 이유로 낯선 사람들과 모임을 꾸리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몇년간 공부해왔고 1차시험은 몇번이나 붙었다.’는 식으로 자기 소개를 했지만 이제는 ‘영어대체제로 인한 기준점수를 넘었고 공직적격성평가(PSAT) 점수도 제법 나온다.’는 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자신있게 보여주지 못하는 수험생은 스터디 모임에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몇몇 스터디그룹의 경우 기준을 넘긴 영어성적표를 제시하지 못하면 받아주지 않을 뿐더러 받아주되 언제까지 기준 점수를 넘겠다는 구두약속을 받는 경우도 많다. 사시 준비를 늦게 시작한 김모(31)씨는 “법학과목을 집중적으로 보느라 영어를 소홀히 했더니 받아주는 그룹이 없다.”면서 “석달 내에 기준 점수를 넘기겠다고 약속하고서야 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몇몇 대학 고시반에서는 아예 입실 기준으로 영어 성적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PSAT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스터디그룹에서 해결하기보다는 학원수강이나 개인적인 공부 등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수험생들간 편차가 심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시를 준비하는 박모(30)씨는 “아무리 공부해도 40∼50점대만 맴돌아 불안하다는 수험생이 있는 반면,별 다른 노력 없이도 80∼90점을 받는 수험생도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PSAT 모의평가를 한번 더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그러나 중앙인사위원회는 이미 실전을 치렀고,모의평가를 더 실시할 경우 문제구성과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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