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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길후보 관훈토론/ “부유세 반대 1~2%뿐 11조거둬 국민80% 혜택”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는 9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저의 이미지가 머리띠,삭발투쟁,집회 등 과격한 것과 연결돼 있지만,그간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해 온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다만 과격한 이미지는 차차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권 후보는 진짜 노동자라기보다는 인텔리 출신 노동운동가 아닌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만을 노동자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우리는 사무직,전문직종도 노동자로 본다. ◆노동문제와 관련,‘과격한 행동이 필요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는데. 잘못 전달됐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노동자편이라지만 지난 정권보다 노동자,농민을 더 탄압해 왔다.과격한 행동이 필요없는 상황은 아니다.필요없을 상황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지율이 1∼3%에 불과한데. 민노당 후보의 활동은 언론에서 배제돼 있다.언론이 보수와 진보 진영을 균등 배분해줘야 한다. ◆권 후보는 2020년쯤 진보정당의 집권이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9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아직 척박한 땅이라서 집권 목표기간을 최대한 잡아보면 2020년까진 되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그랬다.그러나 최근에는 10년 안에 집권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연대가 유리하다면 힘을 합칠 생각이 있나. 노 후보가 연대를 제의한다면 본질적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노 후보는 진보주의자가 아니라 중도개혁이라고 얘기했다.그런데도 연대를 제의한다는 것은 스스로 중도주의가 아니고 진보진영 후보라는 것을 얘기하는 셈이 된다.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하나.활동비는 얼마나 되나. 아파트 담보 대출은 한계에 부딪혔다.어머니 집을 전세 놓아서 해마다 인상되는 부분을 생활비로 썼다.원고료,강연료가 한 달에 100만원쯤 들어온다.활동비는 별로 들지 않는다.지방을 돌아다니고,행사를 가져도 당원들이 갹출을 한다. ◆대선 선거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예상 소요비용은. 1만원 당비 내는 당원들이 1만여명이다.이들로부터 5만원씩의 특별당비를 선거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그러면 40억∼50억가량이다.이것으로 충분히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부유세는 국민 저항 때문에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의 80%는 찬성한다.1∼2%의 저항 때문에 80%가 혜택보는 제도를 안할 수 있나. ◆현 정권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보나. 우선 용어가 적절치 않다.흡수통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교류에 중점을 두었다.그러나 교류만 가지고는 안된다.평화협정 체제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평화공존은 뒤로 하고 교류만으로 풀릴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순서가 어렵더라도 평화공존 먼저 나가는 게 맞다. ◆서해교전 때 ‘침소봉대로 남북관계 해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북한에 비판할 건 해야 하지 않나. 우리가 비판 안 했나.당시는 진상이 규명되기 전에 그걸 이용해서 긴장을 조성하려는 데 대한 지적이었다.남북 관계를 전쟁상태로 몰고가서는 안된다는 것은 확고하다. ◆민노당은 국정원,기무사 등 억압적인 국가기구를 폐지하겠다고 했다.국가정보기관이 없는 나라는 없지 않나.정보기관의 권력남용 방지책이 더 현실적이지 않은가. 억압적인 요소가 있음은 국민이 잘 알고 있다.해체 속에서 실질적으로 국가안보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정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현재의 억압기구는 바뀌어야 한다. ◆미군 철수와 관련,즉각 철수를 주장하다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 적도 있고,지금은 단계적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왜 오락가락하나. 일관적으로 단계적 철수를 주장했다.한·미상호방위조약 개정부터 접근하자는 것이다.주한미군은 현재 1차로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보다는 중국에 대한 군사력 억지 차원에서 유지되는 것이다.그래서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해서 중국을 견제할 게 아니라 우리의 주도로 러시아·일본·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안보체제를 새롭게 구축하자는 것이다.여기서 군사적 균형상태를 이뤄야 한다.미군철수는 바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군축은 너무 이상적이지 않은가. 후방 병력 정비를 통해 전력의 효율성을 높이고,북한의 군축을 이끌어낼 수 있다.이 바탕 위에서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등을 포괄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 ◆민노당 강령을 보면 민중 개념을 자주 쓰는데. 노동자,농민,도시빈민을 민중이라는 용어로 정리했다.당은 이름이 아닌 정책으로 평가해야 한다.대중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민노당이 남미식 포퓰리즘 정책을 펼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포퓰리즘을 어떻게 보나. 남미는 아르헨티나 페론당 때를 제외하고는 포퓰리즘 정책을 쓰지 않았다.오히려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폈고,이로 인해 무너진 것이다.포퓰리즘 때문에 남미가 무너졌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상가 임대차보호법의 의도는 좋지만 도리어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사실이다.그렇지만 그것은 보증금 인상폭을 5%로 하고 즉각 실시를 주장한 우리의 요구를 국회가 팽개쳤기 때문이다.책임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있다.본의 아니게 피해본 것이 사실이다.올바른 법 만들자고 한 게 잘못인가. ◆병력 20만명 감축을 주장했다.가능한가. 병력 감축이 전력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감군을 위한 선행적 조치는 손실없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는 어떻게 보나. 거부권은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이는 지난 98년 유엔인권위에서 결의된 것이고 회원국은 이를 준수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됐다.또한 이런 문제는 민노당이 제안한 모병제를 수용하면 다 해결된다. ◆대학의 무상교육이 가능한가.재원과 실시계획은. 부유세로 11조원의 징수가 가능하다.임기 첫해에는 고교까지 무상교육이 가능하다.1조 5000억원만 있으면 된다.대학은 수업료 일부 보조로 국민들의 걱정을 덜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일간지 조사에서는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1위인데. 동의하지 않는다. 이지운기자 jj@ ■ 대표토론자 이목희 대한매일 정치팀장,박영균 동아일보 논설위원,고종석한국일보 편집위원,김영미 연합뉴스 여론매체부장,김진석 KBS정치부차장 ■이모저모/ “결혼전 장인 타계… 처가덕 못봐”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 후보는 9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에 비해 진보적인 정책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특히 토론 경험을 살려 패널들의 다양한 질문에도 피해가지 않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답변했다.하지만 민노당 강령에 나타난 ‘과격성’이 잇따라 지적되자,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면 내부 토론을 거쳐 정정할 수도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를 본 문창극(文昌克) 관훈클럽 총무는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리는 권 후보를 토론회에 초청할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권 후보의 비중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지향하는 정책이 분명해 초청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이에 권 후보는 “(초청해 줘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재벌 집안인 부인(강지연씨) 때문에 처가덕을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기업간의 문제라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장인이 갑자기 타계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넘어가 처가덕은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장인이 결혼을 극력 만류해 살아 계셨더라면 아마 결혼을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한 토론자가 정당의 강령에 직접민주주의를 한다고 나와 있는데 어찌된 셈이냐.”고 묻자 “국회를 부정하지 않는다.예산심의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국회의원이 당선 후 기업체 돈을 받고 구속되는 등 제 역할을 못하면 주민소환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노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된 뒤 방북 신청을 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다분히 ‘시위용’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면 시위적 효과가 실제 있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방북하면 6·15공동선언 합의 이행 등을 촉구할 생각인데 아직까지 정부에서 방북신청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성동본과 결혼한 장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혈통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사회적 ‘관념’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고,“하지만 6촌만 넘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에 생각을 바꿨으며,진보주의자라고 한다면 동성동본 결혼에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선에서 낙선하면 다음 총선에또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낙선을 생각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정부정책 Q&A] 의무소방대 폐지 결정 안돼

    ◆지난해 홍제동 화재를 계기로 도입된 의무소방대제도가 폐지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현직소방관(행정자치부 홈페이지) 국방부가 현역병 확보를 위해 전·의경과 의무소방대원 등 대체복무인력을 축소 또는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아직까지 관련 부처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소방국에서는 의무소방대의 규모를 3000명 정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전면 폐지가 아니라,축소 비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의할 방침이다.의무소방대원은 9월말 기준으로 852명이 배치됐고,올해말까지 1292명으로늘릴 예정이다. 소방국 방호과 (02)3703-5296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자에 대한 3차 공개가 이뤄졌는데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정되나.신상공개에 대한 이중처벌 논란도 궁금하다. 김현철(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먼저 법원으로부터 형확정을 받은 청소년대상 성범죄자의 자료를 접수해 신상공개심사위원회 1차 심사,당사자의 의견진술,2차 심사를 거친 뒤 청소년보호위원회 본회의에서 공개여부를 결정한다.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90일간의 행정심판·소송 등 이의신청 절차 이후 신상을 공개하게 된다. 신상공개는 청소년보호위가 행하는 행정처분으로,사법기관이 동일 사안에 대해 이중적으로 심리판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사부재리·이중처벌금지의 원칙과는 다르다. 청소년보호위원회 www.youth.go.kr ◆사회복지사에 대한 자격기준이 바뀌고 시험제도가 도입된다고 하는데. 송기수(행정자치부 홈페이지)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은 사회복지사를 1·2·3급으로 구분한다.올해까지는 시험없이 학력을 기준으로 자격증을 발급했지만,내년부터는 1급에 한해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1급 자격시험은 ▲대학원에서 사회사업·사회복지 전공자 ▲대학에서 관계법령이 정한 교과목 이수자 ▲외국 대학·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전공자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자 ▲2급 자격증 소지자로 1년이상 실무경험자 등에게 응시자격이 부여된다.[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 www.work.go.kr]
  • [열린세상] ‘자궁의 소리’ 축제 되려면

    여성단체가 ‘자궁의 소리’라는 주제로 기금 모집을 위한 음악회를 기획하고 이를 ‘여성의 힘을 세상에 드러내는 축제’라고 규정하고 있다.이는 여성의 출산 기능은 여성의 고유한 능력으로서 여성의 힘의 바탕이라는 기본적인 가치관을 깔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나라의 인구 동향에서 새로운 변화가 현저하게 드러나고 있다.우리나라 여성의 출산력이 1인당 1.3명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군대에 입영할 병사들의 부족으로 대체복무를 줄여 나가겠다고 얼마 전 국방부가 발표했다.이어 대학 입시를 위한 수학 능력시험에 응시하는 학생의 숫자가 사상 최저치를 보이면서 대학 정원보다 적어졌다는 보도도 있었다.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여성들이 자녀를 적게 낳는 데 있다. 그동안 자식을 낳는 것,특히 아들을 낳는 것은 우리 나라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책무였다.유교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 중심의 체계 속에서 여성은 효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계혈통을 잇는 임무를 일차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가족 내에서 온전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왔다.하지만 여성이 출산하지 못하면 벌을 받을지언정 출산 기능 그 자체가 가치를 높여 주는 근원이 되지는 못했으며,여성의 출산은 자녀양육의 임무로 연결되었고,이러한 기능과 역할은 사회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오히려 장애요소로 작용하였다.그리하여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기피되거나 인적자본에서 열등하게 취급되었다. 오늘날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데에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출산과 자녀양육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출산력 저하는 그동안 출산 능력을 사회적인 주요 가치로 인정해달라고 하는 여성들의 주장을 무시해 온 우리 사회의 자업자득의 결과이다.더 나아가 자녀양육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적으로 떠맡기고 그 어려움에 사회가 귀 기울이지 않은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핵가족 내에서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인 ‘사람을 키우는’자녀양육에 국가가 예산을 투입하여 이중 노동에 시달리는 취업여성들과 그 가족들을 뒷받침하라는 요구를 간과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작년부터 모성보호법의통과로 미비하나마 출산한 여성과 자녀를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었지만 실지로는 큰 효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여성이 종사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근로자들은 원천적으로 모성보호법의 수혜자에서 제외되어 있다.또한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교육 현장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이와 더불어 효 윤리의 붕괴로 자녀들로부터 노후에 부모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도 힘들게 임신 출산하며 자녀를 키울 이유가 없어진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출산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의 발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남아선호 사상은 약간 줄어든 것 같이 보이지만 아직도 가부장제를 지키고 있는 부계혈통주의가 굳건한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태아성감별에 이어 체외 수정을 통해 남아 염색체를 가진 수정란을 착상시키는 방법이 이미 우리 나라에도 시술되고 있어 곧바로 아들을 낳을 수 있게 되었다.일년에 약 일백만태아가 여아라는 이유로 낙태되고 있다는 비공식적 추정도 있는 터에 여기에 덧붙여 새로운 기술의 발달이 출산력을 떨어뜨리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보불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한 이유를 낮은 출산율에 크게 기인한다고 본프랑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으며 싱가포르에서는 리콴유 총리가 직접 나서서 고학력 여성의 출산을 독려한 바 있다.이번기회에 여성이 행하는 출산과 자녀양육이 개인의 일만이 아니라 인력이 유일한 자원인 우리 나라의 국가적인 존립이 걸려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가 깨달았으면 좋겠다.그리고 여성들도 개미 같은 허리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임신해서 불룩해진 배가 아름답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여성학
  • [사설] 머릿수에 집착하는 병력정책

    국방부는 1980년대의 출산율 저하로 현역자원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는 2005년까지 산업기능요원과 의무소방제를 완전 폐지하고 전투경찰,경비교도,상근예비역 등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밝혔다.현재의 병력수준인 69만명을 유지할 경우 내년에 7000명의 현역 입영 자원이 부족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7만명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군대체복무 요원들의 숫자를 줄여 현역 입영 자원으로 돌리겠다는 뜻이다.현역과 대체복무 간의 형평성 문제도 감안됐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는 군사력을 양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국방부의 시각이 잘못됐다고 본다.출산율 저하에 따른 현역 자원 부족은 이미 20년 전부터 예고됐다.이 때문에 국방부는 지난 1998년 ‘국방개혁 5개년 계획’을 통해 2005년까지 군병력을 4만∼5만명 감축한 뒤 남북관계 개선 정도에 따라 추가감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었다.또 지난해 2월에는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중령급 이상 현역 장교와 4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 20%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군병력을 줄이는 대신 정보화,첨단화로 무장된 정예군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군내부의 반발 때문에 모두 백지화됐다.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군사대국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첨단화를 통해 소수 정예화하는 것이 현대 군사전략의 추세다.‘북한의 위협이 조금도 줄지 않았다.’는 군의 현상 유지 논리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비효율성을 부여잡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발상이 아닌지 모르겠다.전체 군병력의 60%가 행정병력이고 전투병력은 4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군은 머리 숫자로 전투력을 평가하는 잣대부터 바꿔야 한다.현대전은 첨단무기와 기술,정보화의 대결이다.군의 변화를 기대한다.
  • 軍대체복무 단계 폐지

    산업기능요원·전투경찰·해양경찰 등 현행 대체복무제도가 단계적으로 축소 또는 폐지된다. 국방부는 10일 “80년대 이후 계속된 출산기피 현상으로 20세 남성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현역병 충원을 위해 분야별로 대체복무요원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국방부에 따르면 현역입영 대상자는 내년부터 점차 감소해 2007년에는 7만여명 정도가 수요에 비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산업기능요원을 현행 1만 7000명에서 내년 8000명으로 줄이고, 2005년에는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또 연평균 1400명에 이르는 의무소방요원도 2005년에 없애기로 했다. 나머지 대체복무요원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2006년까지 ▲전투경찰 9000명 ▲해양경찰 500명 ▲경비교도 500명 ▲상근예비역 3000명씩 각각 축소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현역입영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남성들을 현역입영 대상자로 분류하는 방안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이에따라 현행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자였던 4급 판정자들도 앞으로는 입영 대상자로 분류돼 전투경찰과 경비교도 등 대체복무요원으로 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석영기자 palbati@
  • 병역특례 돈거래 의혹 조사, 병무청 “”사실확인땐 처벌””

    병무청은 연구기관 및 산업체에서 대체복무하는 ‘병역특례제도’가 수천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벤처기업 등 관련 업체를 상대로 조만간 실태조사를 벌여 그런 사례가 확인되면 강력 처벌하기로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22일 “병역특례제도가 수천만원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전제한 뒤 “의혹이 제기된 만큼 벤처기업을 포함한 대상업체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여 그런 사실이 확인될 경우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병역특례업체와 연구기관은 1만 8000여개에 이르고 있으나 병무청 실태조사 요원은 73명에 불과하다.”면서 “지방병무청에실태조사과를 별도로 설치하고 관련 업체를 불시 방문,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병무청은 또 ▲산업체 선정기준을 현행 종업원 5인 이상에서 30인 이상 업체로 강화하고 ▲실태조사는 중소 벤처기업,취약업체 중심으로 철저히 실시하기로 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 이공계 석·박사출신 전문연구요원 軍 대체복무 4년으로 단축

    정부는 12일 최근 기피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이공계 진학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공계 석·박사 출신 ‘전문연구요원’의 병역 대체기간을 현행 5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병역특례로 이공계 석·박사 출신들의 경우 기업 등 산업현장에서 5년간 대체 복무하고,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산업기능요원’은 3년간 대체복무토록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공계 인력 양성을 소홀히 할 경우 국제경쟁에서 뒤쳐질수 밖에 없다는 여론에 따라 우수 인재들이 이공계열 학과에 적극 지원토록 독려하기 위해 현행 5년인 군 대체복무 기간을 4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전문연구 요원들이 주로 벤처기업에 편중됐다.”면서 “이들을 다른 기업으로도 배치될 수 있도록 정원배정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군인력이 점차 감소되는데다 열악한 환경에서 복무하는 현역 군인과 산업기능요원과의 형평성 때문에 전문연구요원의 군복무 단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최광숙기자 bori@
  • NGO/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논란 확산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처럼 강한 폭발력을 갖는 이슈를 찾기란 쉽지 않다.본인이나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인기 절정의 가수가 국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고위관료들이 현직에서 낙마하기도 한다.각종 선거에서도 병역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종교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 역시 ‘병역기피자’라는 멍에를 쓰게 된다.그러나 올초부터 본격화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사회의 시각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무엇보다 사법부의 판단이 유연해졌으며,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이념의 자유를 내세우며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사람도 나타났다.양심적 병역거부가 확산되면서 찬반 논란도 거세다. ◇확산되는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는 불교신자 오태양(28)씨가 마련했다.오씨는 입영일이었던 지난해 12월17일 “신앙과 신념에 따라 입대를 포기하고 사회봉사에 전념하겠다.”며 병역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만의 문제로 치부됐던양심적 병역거부가 오씨의 선언 이후 종교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새로운 ‘인권 문제’로 부각됐다. 평화인권연대,인권운동사랑방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지난 2월 발족한뒤 꾸준히 운동을 벌여왔으며,대체복무제 입법안도 마련했다. 김수환 추기경도 “공공의 양식이 허락하는 한 종교적 이유에 의한 양심적인 병역거부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이에 힘입어 유엔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각국이 시행하고 있는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법부의 유연한 판단= 법원은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구속’과 ‘3년형 선고’를 관행처럼 지켜왔다.그러나 올해부터는 ‘불구속’이나 ‘보석’,‘선고연기’등의 판결이 많아졌다. 오태양씨의 경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2차례에 걸쳐 기각됐다.서울지법 동부지원은 지난달 19일 오씨의 첫 공판에서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병역법의 위헌 여부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밝혀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재판을 연기했다. 광주지법도 최근 정모(28)씨의 선고공판을 무기한 연기했으며,조모(20)씨에게는 직권보석 결정을 내려 석방했다. 지난해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248명 가운데 83.3%가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았다.이는 군 복무기간보다 긴 3년형을 선고했던 관행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 ‘맞춤 형량’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기준인 현행 병역법은 지난 1월 말 법원에서 위헌제청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져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논쟁은 계속=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하는 쪽은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군대 내 인권과 복지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분단에 따른 군사주의와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1600여명의 젊은이가 아직도 감옥에 있는 현실을 고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착잡한 심정으로 고위층 자제의 병역기피를 목격한 많은 국민들도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대 법대 성낙유 교수는 “개인의 양심과 신념은 존중해야 하지만 우선공동체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현역 복무와의 형평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병역거부 유호근씨 “동족에 총부리 겨눌 수 없습니다”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을 제 양심이 허락지 않습니다.” 종교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종전 사례와 달리 ‘비종교적’이유를 내건 병역거부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유호근(27)씨는 입영 당일인 지난 9일 군 부대로 가지않고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전쟁반대와 평화실현의 소신을 지키겠다.”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유씨의 결심에는 지난해 12월 오태양씨의 선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대학 시절부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유씨는 언론에서 오씨의 병역거부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평화인권연대’에 연락,자문을 구했다.지난달에는 인터넷 모임인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모임’에도 가입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서울 동작갑 지구당 사무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씨는 95년부터 통일문제연구소의 ‘흥사단 아카데미’에서 활동했고,99년에는 민간차원의 ‘평양 숭실 방문단’을 결성하는 등 통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당초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현역 복무를 대신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4주간의 군사훈련 때문에 포기했다는 유씨는 “내 소신과 양심에 반하지 않는다면 더 긴 복무기간과 더 어려운 조건이라도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대체복무 등을 통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자식을 결코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펄펄 뛰시던 아버지도 이제는 내 소신을 존중해 ‘끝까지버텨내라.’고 격려해 주신다.”고 했다.유씨는 “하지만 아직 내 문제로 마음 고생을 하고 계신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 국군장교를 꿈꿨다는 유씨는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는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내가 용기를 얻은 것처럼 나 하나의 행동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소신과 양심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대체복무제 입법안을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에게 지난 4일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는 무척 뜻깊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는 연대회의가 마련한 대체복무제도 입법안이 공개됐다. 병역법을 개정하는 형식을 취한 입법안은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역을 기존의 보충역 종류에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산업기능요원 등 현재 실시하고 있는 7가지 보충역에 대체복무역을 새로 포함시킨 것이다. 복무 영역은 군사적 성격을 띠지 않는 사회복지시설 봉사 업무로 정했으며,보건복지부장관의 지휘 감독을 받도록 규정했다.보충역의 기초군사훈련을 위한 교육소집에서 대체복무요원을 제외하는 대신 직무 교육을 받도록 했다.복무기간은 36개월 이내로 정했다. 연대회의는 대체복무요원 판정 절차법도 만들어 대체복무자 판정절차,관할기관,병역기피 방지 등을 명시했다. 절차법은 대체복무 문제를 총괄하는 대체복무위원회를 두고 중앙 및 지방위원회,군복무 중인 사람의 대체복무 신청을 받는 특별위원회 등을 설치토록했다.대체복무위원회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병무청과는 별도로 보건복지부에 속하도록 했다. 대체복무 신청 사유로는 종교뿐만 아니라 윤리·정치·평화주의·인도적 사유까지 포괄하는 양심적 이유로 정했다.입영대상자는 징병검사후 30일 전까지 신청토록 했으며,군복무 중인 사람도 입영 후 1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병역 거부를 이유로 처벌된 사람의 사면복권도 규정해 놓았다. 입법을 주도한 박서진 변호사는 “현행 병역법상 공익근무요원에는 예술체육분야 복무자,개발도상국 지원 업무자 등도 포함돼 있어 대체복무제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대체복무가 병역기피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대체복무제가 조속히 정착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편집자문위원 칼럼] 감동적 지면 구성에 박수

    한국 대표팀이 스페인을 누르고 ‘4강신화’를 이룬 뒤 월드컵 열기는 더한층 고조됐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있었던 지난주 초반은 온 국민 모두가 붉은 악마가 돼버렸다. 대한매일은 1면 외에 월드컵 관련기사를 3면부터 전진배치하면서 이를 상보(詳報)했다.다른 신문보다 발행지면이 적은 대한매일로서 지면조절을 매우 적절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별도 섹션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아 아무리 1면에 큼직하게 기사가 나갔다 해도 관련상보를 종전처럼 지면 뒤쪽에 배치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짜증냈을 것이다.이를 3면에 앞세움으로써 월드컵 상보를 섹션면에 처리한 다른 신문들보다 오히려 독자에게 훨씬 가까이 접근한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대한매일의 6월26일자 1면은 단연 압권이었다.준결승에서 독일에 0대 1로 석패한 기사를 모든 신문들이 1면에 크게 다루면서 ‘잘 싸웠다’는 등의 비슷한 제목으로,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등의 유사한 사진을 실었으나 대한매일은 달랐다.붉은악마 차림의 두 어린아이가 어느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의 사진을 클로즈업시켰다.사진만 보아도 우리에게는 오늘보다 더욱 값진 내일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사진 아래의 ‘꿈은 계속된다’는 큼직한 제목과 바로 옆 사진설명 ‘내일은 우리가…’라는 제목이 아주 잘 연결이 됐다.같은 기사로,공유(共有)한 사진으로 이처럼 차별화된 감동적인 지면을 구성한 편집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월드컵 폐막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서해교전 사태는 우리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한다.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7월1일자 대한매일의 1면은 서해교전 속보와 월드컵 브라질 우승기사를 같은 비중으로 나란히 세워놓았다.‘전쟁’과 ‘평화’의 공존을 실감케 해준다.어딘가 평화의 힘이 더욱 강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6월25일자 27면(NGO)에 눈길을 끄는 단신이 있었다.‘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주최로 6월2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소강당에서 대체복무제도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는 내용이었다.적지 않은 젊은이들이,특히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교도소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그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여론도 수렴하여 대안(代案)을 찾아보는 노력에 언론도 동참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13일에 발생했던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2명 사망사건은 미군측의 적절한 조치가 없는 가운데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이 사건도 월드컵 열기속에 묻혀버린 많은 사건 중의 하나지만,그 심각성은 크다. 대한매일은 6월28일자 사회Ⅲ(29면)에 숨진 여중생 2명의 아버지가 미군 관계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음을 보도했다. 월드컵에 가렸다가 이젠 서해교전에 가려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지만,대한매일이 이 사건의 속보에 성의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대표
  • NGO 행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는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강당에서 ‘대체복무제도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02)587-8996. ◇참교육 학부모회는 ‘맞는 아이,때리는 아이,우리 모두의 자녀입니다’라는 주제로 학교폭력 대책 토론회를 28일 오후 3시 성공회대에서 개최한다.(02)708-5894. ◇미래사회와 종교성 연구회는 ‘시민운동은 한국의 21세기를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시민단체 중견 활동가 및 학자들과 대규모 토론회를 29일 오후 3시 대학로 흥사단 3층 강당에서 개최한다.
  • 월드컵대표 병역혜택 준다

    정부는 한국팀이 월드컵축구 ‘16강 신화’를 일궈냄에 따라 병역을 미필한 선수들에 대해 병역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관련기사 13면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은 15일 오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 고위간부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뒤 16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복무하는 병역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키로 결정했다. 황의돈(육군준장) 국방부대변인은 “국방부는 한국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계기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병역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국민의 뜻과 대표팀이 지속적으로 실력을 배양해야 할 필요성을 고려,이들에게 병역혜택을 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이른 시기에 병역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국무회의에 올려 의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병역혜택이 주어질 경우 해당 선수들은 송종국과 설기현,박지성,이천수,최태욱,차두리,안정환,이영표,현영민,김남일 등 모두 10명이다. 현행 병역법시행령은올림픽(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1위) 입상자에 한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이 경우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3년간 자기분야에서 활동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병역자원 줄어 특례인원 축소, 산업기능요원 축소배경·개선 방향

    중소기업체에서는 산업기능요원을 한명이라도 더 충원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현실이다.기능인력들의 극심한 이직(移職) 현상속에서도 평균 임금 85만원 정도만 받고 3년 동안 의무복무하는 저비용 숙련공이기 때문이다. [문제점] 감사원은 지난 3월 병역특례 지정업체 26곳을 선별조사한 결과,일부 벤처기업들의 사장이 자신의 아들 등을 산업기능요원으로 채용한 뒤 몰래 유학을 보낸 사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3년동안 의무 복무하는 점을 악용,임금을 체불하는 등의 불법운영 사례도 드러났다. 사실상 일부 중·소업체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규모만 갖추면 손쉽게 산업기능요원을 지원받을 수 있고 정부의 실태조사마저 허술했기 때문에 편법운영 사례가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이다.산업기능요원 중의 하나인 농업인후계자 제도의 경우 자신을 병역특례자로 신청하고 농지구입자금까지 대출받은 뒤 서울에서 버젓이 직장 생활을 하는 일도 있었다. [요원 선정] 산업기능요원들은 지정업체가 부도로 폐업하거나 본인이 회사를 그만두면 바로 현역입영대상자로 군대에간다.하지만 군에서 받을 수 있는 복무혜택은 업체에서 1년이상 근무했을 때에만 4개월에 군복무 1개월씩을 감면해 준다.즉 1년6개월동안 업체에서 일하다 그만둬도 현역 복무기간 26개월중 4개월만 면제받아 꼬박 22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바로 이런 점이 악덕 업체로부터 열악한 근로조건을 강요받을 수 있는 빌미가 되기 때문에 업체를 선택할 때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원 자격은 고졸 이상의 학력으로 분야에 관계없이 기능사·산업기사·기사 자격증 소지자로서 지원 당시 지정업체의조건을 갖춘 회사에 재직하고 있어야 한다.후계농업인·기능올림픽대회 3위 이상 입상자도 가능하다. 지원서류는 산업기능요원 편입원서·성실종사 서약서·자격증 사본 등으로,업체가 입영일 5일전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제출한다. 흔히 업체들은 해마다 1∼5명의 원서를 접수하지만 지정업체로 선정되어도 배정인원은 1∼2명에 그친다. [지정업체 신청] 선정기준은 공업·에너지산업·광업·건설업·수산업·해상화물운송·방위산업체 등7곳이다.이들중대기업이나 2년간 제조·매출 실적이 없으면 제외된다.선정희망업체는 지원서,법인등기부등본,사업자 등록증 등을 7월31일까지 분야별 추천권자에게 제출한다.추천권자는 대부분분야별 협회나 조합이 맡고 있다. 이를 토대로 주무부처가 희망업체를 4등급으로 분류,8월31일까지 병무청에 제출한다. 병무청은 자체심사를 거쳐 이듬해 필요한 인원과 업체를 12월초에 선정,병무청 인터넷(www.mma.go.kr)등을 통해 알린다.지정업체는 연 1회 이상 지방병무청 등으로부터 운영실태를 조사받아야 한다. [개선방안] 산업기능요원을 채용,관리하는 지정업체에 대한자격요건을 크게 강화했다.종업원수가 30인 이상의 법인이어야만 회사내의 인사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지정업체 선정방식을 A∼D 4등급중 자격미달업체(D급)를 골라내는 방식에서 우수업체(A급)를 우선 꼽는식으로 바꿨다. 선발 인원도 절반 이상 줄고 업체 선정방식도 바뀌어 업체간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된 셈이다.선발 제외대상을 업체 대표의 직계비속뿐만 아니라 친·인척으로 확대했고 불법관리업체와 대표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특히 처벌기준으로 주의·경고·고발 외에 지정업체 자격박탈 조치를 신설했다. [향후 전망] 내년부터 병역자원이 해마다 5000∼4만 6000명씩 줄기 때문에 산업기능요원 연간 선발인원도 지난해 2만여명,올해 1만 7000여명으로 감소했고,내년에는 절반이하인 8000여명으로 줄어 2008년쯤에는 제도 자체가 아예 폐지될 방침이다.올 3월 현재 산업기능요원 수는 7만 3000여명에 이른다. 오는 7월 지정업체 선정 및 인원배정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공익성이 짙은 방위산업체·수산업 분야 등이 우대받을것으로 알려졌으며,그동안 혜택을 누리던 정보통신분야 벤처업체에 대한 배려는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업기능요원과 함께 대체복무제의 하나인 전문연구요원(석사학위 이상·자연계 학사로서 5년동안 연구기관 등에 종사)제도는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중소기업계 반응]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재학(李在學)산업환경부장은 “군 인력이 줄고 있다는 현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계의 삼각한 인력난 속에서 다른 대책도 없이 산업 지원인력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산업기능요원만 대폭 줄이지 말고 공익근무요원이나 전투경찰 등과 균형있게 감소시켜 산업계의 충격을 완화해 달라는 건의를 정부측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이경 병무청사무관 “산업기능요원 병역특례 공익성 적어” 병무청 산업지원과 이경(李京·35)사무관은 17일 “병역특례 대상 가운데 산업기능요원이 상대적으로 공익성이 제일적다고 판단돼 우선 줄이기로 했다.”고 축소 이유를 밝혔다. 현재 군복무를 대신하는 제도는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공중보건의·예체능 특기자 등 대체복무 인력과 전투경찰,경비교도대,의무소방대원,상근 예비역 등이 있다. 이 사무관은 “지난 73년 처음 도입된 산업체 병역특례제도는 그동안 국가발전에 기여한 바가 컸지만 경제규모가 단순히 기능인력만을 중시하기 어렵게 변했고 병역자원이 해마다 감소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지정업체 선정방식이우수업체 등급제로 바뀌어 그동안 산업기능요원을 해마다 채용해오던 기업들 가운데에도 탈락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당부했다. 그는 “정부 부처와 사회 일부에서 병역특례제도를 문제해결의 한 방식 혹은 인센티브제 등으로 오·남용하는 사례가많아 안타깝다.”면서 “병역의무 부과는 형평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만큼 현역 복무를 대신하는 대체복무는 축소 또는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운기자
  • ‘16강진출’ 병역혜택 논란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병역면제 혜택을 주자는 주장에 대해 찬반 논란이 뜨겁다. 그동안 일부 국회의원과 네티즌의 혜택 요구에 대해 대응을 자제해 오던 국방부와 병무청은 조만간 반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국방부 관계자는 12일 “2004년이후 병역 대체복무를 가능한 폐지 또는 축소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면서 “월드컵 축구대표팀에 대한 조건부 병역특혜 방안은 다른 스포츠종목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커 관련 법규정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등 국회의원 146명은 지난 9일“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현역입영 대상 선수들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병역법 시행령 개정 건의문을 국무총리에게 전달했다. 이번 월드컵 축구대표팀에선 안정환·차두리·이천수 등 10여명이 대상이다. 국방부와 병무청 홈페이지에는 요즘 하루 10개 이상씩 찬반 주장이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축구대표팀의 허진(許鎭) 언론담당관은 “현재 모든 선수가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열망을 이루기 위해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찬반 논란의 확산을 우려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기고] 軍에도 인권개념 도입을

    김훈 중위 사망사건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자,여태껏 숨죽이고 남몰래 한을 달래고 있던 많은 군 사망사건 관련 유족들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인권단체까지 찾아와 도대체 왜 죽었는지 이유만이라도알아봐 달라며 호소하는 가족들이 접수한 사망사건만 무려 120건이었다.그러나 세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군 폭력은 줄어들지 않았고,가족들은 군폭력 피해자모임까지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귀신잡는 해병부대’에서 구타를 견디지 못한 어떤 병사가 제 몸에 스스로 불을 댕기고 목숨을 끊으려 했다.실탄 400발을 도둑 맞고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그 부대는 끔찍한 분신자살조차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사고는 일단 숨기고 보자는 보신주의가 만연한 군대가 또다시국민과 피해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것이다.분신자살을불러온 구타 이유는 ‘청소상태 불량’‘군기 빠짐’이었다고 한다.군기가 들었느니,청소상태가 어떠니 하는 것은전적으로 상관이나 고참병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고,“졸병 시절에는 나도 그랬다.”는 식의 보상심리가 개입됐다고 할 것이다. 징병은 신성한 국민의 의무로 강조되고,거부하면 꼬박 3년을 징역살거나,매년 연장되는 공소시효 때문에 평생을쫓겨다녀야 한다.그래서 일정한 연령의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에 가야 하지만 군대는 이미 기피의 대상이 됐다.유력인사들도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으려고 돈을 주고 이리저리 빼돌리는 일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만을 강조했지,군의개혁을 위해 최소한 구타라는 비인간적인 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적과 싸워 이길수 있는 강한 군대가 되기 위해선 엄정한 군기가 확립돼야 한다.미군은 구타 없이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니고 있지않은가. 구타의 진짜 이유는 전적으로 상관·고참병들의 편의 때문이다.내가 편하기 위해 후배를 때리는 상황이 반복되는한 군대는 기피 대상일 수밖에 없다.이렇게 해선 국민이바라는 믿고 안심할 만한 강군이 결코 될 수 없다는 점을명심해야 한다. 첨단 무기와 미사일이 날아 다니는 상황에서 구타가난무하는 구식 군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구타는 군에서건 민간에서건 명백한 범죄다.그것도 인간을 파괴하는 죄질이 나쁜 범죄다.그러나 보신주의가 만연하고 경직된군은 구타가 있어도 문제삼지 않거나 분신으로 항거해도일주일씩이나 은닉하는 또 다른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다. 구타 등의 가혹행위는 더욱 엄하게 처벌돼야 한다.최소한 사단장급까지 지휘책임을 물어야 하고,범죄는 반드시 처벌되며,언젠가는 밝혀진다는 확실한 교훈을 만들어야 한다.또한 군에서 진행되는 정훈교육 과정에 반드시 인권교육과정도 포함시켜야 한다.군인들도 나와 이웃의 인권이 소중하다는 교육을 받아야 하고,구타 등의 가혹행위가 비열한 짓이란 것을 분명히 배워야 한다.차제에 최근 논란이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 문제를비롯한 징병제 전반에 대해서도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할것이다. 이제는 군에도 ‘인권’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근심거리나 안겨주는 부담스러운 짐이 아니라,국민들이 편하게 생업에종사할 수 있게 돕는 진정으로강한 군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 [사설] 병역특례는 사후관리가 중요

    국무총리실과 병무청 합동조사반이 밝혀낸 벤처기업 등 26개 병역특례 지정업체의 불법·부당 운영은 국민의 분노를 살 만한 사건이다. 어떤 산업체 업주는 자신의 아들을 병역특례 요원으로 편입시킨 뒤 경영 수업을 시키거나 출근은 커녕 해외여행을 시키면서 대체복무로 보고했다고 한다. 꼬박꼬박 병역의무를 이행한 보통사람들이 이 보도를 접했을 때 심경이 어떨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현대사회의 국방은 단순히 영토방위의 소극적 개념에서 벗어나 국가의 지식기반 확장,산업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등으로까지 확대 해석되고 있다. 병역특례제도는 이처럼 확대된 국방의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공공서비스 확대,산학협동을 통한 산업발전,지식기반사회의 구축에 필요한 이공계·유전공학 석·박사,인터넷등 벤처기업 전문인력에게 주는 대체복무인 것이다. 이처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특례제도를 악용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불행하게도 그런 사례가 전에도 있었고,지금도 이런 편법이 통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병무행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깊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교육부에서는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공계 석·박사의 대체복무를 현행 5년에서 기능요원과 같이 3년으로 축소하고,3천명인 특례자를 더 늘리는 병역특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이공계 학문은 물론 국가 산업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병역 의무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 특례제 활용으로 이공계뿐 아니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특수분야 전문인력 양성에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제도의 투명한 운영은 국방뿐 아니라 국가발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물론 병역대상자의 감소로 병역특례도 축소되는 추세라고 하지만 잘만 운영하면 남북 긴장해소 이후에도 준병역의무처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확대나 축소가 아니라 더욱 합리적인 운용방법의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제도를 지능적인 병역기피로 악용할수 없도록 관리·감독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 사후 엄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아버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막는 것이 헌법에 보장된 취업의 자유와 배치된다면 관련법을 고쳐서라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편법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기능요원의 경우 병역특례자라는 점을 악용해 부당한 지시,임금 착취를 일삼아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업주의 불법도 근절돼야 한다. 불시 점검으로 적발된 업체의 세무조사는 물론 일정기간 대체복무자의 교육도 필요하다. 특례를 특혜로 생각하는 의식에서 편법이 싹트기 때문이다.
  • [대한광장] 他집단에 말걸기

    동서고금을 통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문제적인 개인’이다.이들이 특히 그 시대상이나 시대정신을구현함에 있어서,또는 인간성의 한 전형을 형상화함에 있어 보편성을 획득하면 그 인물은 시공을 초월하여 천의 얼굴로 부활한다.우리의 경우에는 ‘춘향’이 그러하다.홍명희의 ‘임꺽정’에 상응하는 황석영의 ‘장길산’이 각각일제하의 감옥속에서,유신독재 암흑기에 씌어진 사실은 우리 소설사를 관류하는 짙은 사회성과 정치성을 웅변한다. 이 시대의 사랑받는 작가인 은희경의 소설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삶이 펼쳐지고 있다.그녀들의 삶에서는 ‘도덕’과 ‘윤리’와 ‘공동체’가 없다.그들의 사랑은 늘 어긋나며,짐작과는 다르며,정형과 상식으로부터 이탈한다.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된 삶은 그래서 끔찍하게 외롭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어법은 실로폰연주처럼 경쾌하고 발랄하다.은희경은 전시대처럼 소설가가 지식인이고 스승이라면 자신은 소설가가 될 수 없었을거라고 말하고 있다. ‘타인에게 말걸기’의 “검고깊은 구멍처럼 벌어진”텅빈 눈의 주인공은 사랑의 허위의식을 부수고 외로움의진실로 귀환하면서 냉정함을 통해 편안함을 깨닫는다.타인과의 소통이 부재하는 삭막하고 황폐한 현실을 조롱하며부유하는 삶의 방식.이에 대한 동의와 대리만족이 은희경인기의 코드이다.부연하자면 이는 사회와의 소통에 상처입고 단자화된 개인들의 풍속도이기도 하다. 길고도 참혹했던 독재시대를 지나 민주화 이행기에 있는우리 사회에 지금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에게 말걸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소설의 주인공은 타인과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유목민처럼 떠돌 수 있지만 집단은 결코 그럴 수 없는 운명을 안고 있다.개인과마찬가지로 집단 역시 생존본능을 지니고 있다.지루한 의약분업 사태에서 목격했고,현재도 그칠 새 없이 분출하고있는 집단이기주의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은 대화와 소통에 의하지 않고는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인 합의와 조정에이를 수가 없음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이 합리성과 도덕성으로부터 일탈하여 부패하고 타락하듯이 생존본능에 얽매인 집단은 그 힘이 개인에 비해 훨씬 더 팽창적이며 권력적임을 기독교 윤리학의 거장 ‘라인홀드 니버’는 경고한다.개인은 천부의 양심으로 인해도덕적일 수 있으나 집단의 경우는 자기초월능력이 부족해서 무제한의 이기심을 절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인권과 관련한 몇 가지 국가적 의제가 있다.한국의국가보안법에 대한 국제인권기구의 지속적인 폐기 요구,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합리적 연수제도로 인한 차별적 대우와 인권침해,장애인의 낮은 고용률,성적 소수자 등. 그런데 문제는 분단국가의 냉전의식이 가로놓인 문제에서는 대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 데 있다.이 심각하고도 중요한 의제를 두고 진지한 논쟁이 쉬이 형성될 수 없다는 점이다.막대한 국고를 들여 건립하려는 박정희 기념관을 둘러싸고 논쟁이 들끓자 모방송사에서 토론회를 기획했지만기대에 못미친 적이 있었다.찬성하는 측의 논객들이 줄줄이 출연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사회의 의사소통에 기여해야 할 지식인의 책무를 망각한무책임한 짓이 아닐 수 없다.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비롯한 여러 국민의 권리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 헌법정신을 위반하는 법률에 대한 사회적 심의와 통찰이 필요하다.그것은 다름아닌,부단히 ‘타인에게말걸기’와 같은 시도를 지속하고 그것이 일상화될 때 가능해진다.냉전의식의 덫에 포획된 몇 가지 용어부터 걷어내는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사회집단이 결여하고 있는 이기심에 대한 자기초월능력은 구질서를 개혁하려는 쪽에서 훨씬 더 많이배양하지 않으면 안된다.소설 속의 개인은 단절과 괴리의황야 속에서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지만 현실의 개인과 집단에게 그것은 곧 마비와 부패와 파멸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유시춘 작가·국가인권위원
  • [저자와의 대화] ‘칼을 쳐서 보습을’ 펴낸 김두식 한동대교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기독교평화주의에 그 뿌리가 있습니다.기독교계가 이 문제를 특정 이단종파의 문제로 깎아내려 문제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큰 유감입니다.”지난 99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종교와 병역문제를 다룬 ‘여호와의 증인과 그 인권’ 논문을 써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공론화했던 김두식(35)한동대교수.그가 기독교평화주의에 대한 이론적인 고찰과 선진 외국의 사례들을 담은책 ‘칼을 쳐서 보습을’(뉴스앤조이,8000원)을 펴내 다시한번 교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현재 국내에서는 한해 500∼600명의 젊은이들이 종교적 양심에 따라 군입대를 거부,전과자가 되는 길을 택하고 있다.군복무 대신 다른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복무제’의 입법이 국회의원들에 의해 추진되기도 했으나 ‘이단종교에 대한 특혜’라는 이유로 기독교계가 강력히 반대,암초에 부딪혀있는상태다. “기독교평화주의는 ‘여호와의 증인’이 있기 훨씬 전부터 있었습니다.어떤 종류의 전쟁에도 반대하는 ‘평화주의’는 따지고 보면 스스로 비폭력주의를 실천해 죽음을 당한 예수의 산상수훈에서부터 연원하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책에서 기독교평화주의의 역사적 맥락과 이론적 배경,‘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발전과정 등을 상세히 정리하고 남북전쟁시기인 1864년부터 메노나이트·아미시·퀘이커 등 평화주의 종파들에 대해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스위스,대만 등 선진 외국들의입법 례를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다.그는 특히 “매일매일전쟁의 포화 속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까지도 ‘선택적 거부’를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남북대치상황 등을 앞세워 ‘예외 반대’를 외치는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민주주의란 맘에 안드는 ‘소수자’마저 감싸 안는것 아니냐.”며 “우리도 이젠 성숙한 관용을 보일 때가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정통 기독교인. 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군법무관시절 여호와의 증인 국선변호인으로 이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됐다고. 신연숙기자yshin@
  • FX기종 특정업체 선정압력 우려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과 관련,특정기종 선정 압력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6∼27일쯤 서울에서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 업무현안 보고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이달말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4∼25일 일본을 먼저방문한 뒤 한국에 올 예정이다. 김 장관은 F-X사업 추진일정에 대해 “2009년까지 4조 295억원이 투입되는 F-X사업은 이달말까지 4개 기종에 대한평가를 마친 뒤 4월에 기종을 결정해 곧바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겠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기종 결정에 앞서 서울에서 열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F-X사업에 대한 미국측의 요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군 일각에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에서 더글러스 J 페이스 당시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한국의 F-X 사업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매우중요하다.”면서 “상호운용성이나 성능 등을 고려할 때 F-15가 매우 좋은 항공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군의 F-X 시험평가단은 F-15에 대한 시험평가보고서에서 “F-15전투기는 미국의 감축계획에 따라 2030년폐기될 예정이어서 한국 공군이 이를 도입할 경우 2030년이후에는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평가한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국회 보고에서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압력을받은 일이 없으며,국방부 역시 (1차 평가기관에 대해) 압력을 가한 일도 가할 여지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 장관은 또 4개 기종에 대한 공군의 시험평가보고서가외부로 누출된데 대해 “문제의 보고서는 원본 1부,사본 2부 등 모두 3부가 작성된 3급 기밀 문서로 3개 군 기관에서 보관하고 있다.”면서 “복사본의 유출 경위를 군 수사기관에서 조사중이며 유출자가 드러나면 군법에 따라 엄중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위에 함께 출석한 최돈걸(崔燉傑) 병무청장은“(병역자원 감소에 따라)산업기능요원,전투경찰,경비교도대 등의 대체복무 인원을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양심적 병역거부’ 불구속 늘듯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양심적병역거부자’를 단순한 병역기피자로 보고 예외없이 중형을 내리던 사법부의 잣대가 최근 큰 변화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서울지법 동부지원은 17일 불교신자 오태양(28)씨에 대해 검찰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또다시기각했다.앞서 서울지법 남부지원도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모(21)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병역법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판단을 기다리고 있다.이에 따라앞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는 사례가늘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이미 일고 있었다.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입영 기피로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248명 가운데 83.8%가 1심 또는 2심에서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았다.군 복무기간 보다 긴 3년형을선고했던 법원의 관행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맞춤 형량’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1년6개월 이상 복역하면 군복무가 면제된다. 시민·사회·종교 단체도 힘을 얻어 양심적 병역거부에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참여연대 등 29개 시민·사회단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돕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불교운동연합 등 7개 불교 단체도 지난 15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고 나섰다.기독교계 역시 공론화에 가세하고 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가 18일 개최한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토론회에서도 활발한 논쟁이 이어졌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와 정진우 목사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에 보장된 인권의 문제”라면서 “양심에 따라집총과 군사훈련을 거부하는 젊은이들을 모두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라고 주장했다. 평화인권연대 최정민 간사는 “사법부의 전향적인 판단과 종교계의 활발한 논의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대체복무제 개발 등 대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법원, 양심적 이유 병역거부 2차영장도 기각

    지난해 말 불교 신자로는 처음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오태양(吳太陽·27)씨에 대해 검찰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다시 기각했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이성호(李聖昊)부장판사는 17일 “지난 8일 1차 기각 때와 다르게 판단할 만한 재청구 사정이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성 여부와는 별도로,오씨가 고의가 아닌 양심과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회피한 만큼 불구속 수사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오씨는 입영예정일인 지난해 12월17일 종교적인 이유로입영을 거부한 뒤 병역법 위반 혐의로 서울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8일 동부지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신병처리 문제가우리 사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현석 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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