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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지상논쟁

    ■ 찬성-진선미 변호사 ●대체복무 1.5배 한다는것 병역회피로 오해말기를 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두고 온 나라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그 자체만으로도 판결의 의미는 크다.모쪼록 2002년에 관련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루어진 이후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했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관한 활발한 논의의 출발점이길 기대해 본다. 이 판결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는 입장은 대부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게 되면 병역기피자를 양산하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급기야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또한 병역거부는 양심에 따른 것이고,국방의무를 다하는 사람은 양심이 없는 거냐라는 비난 또한 드높다. 그러나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왜곡되어 전달된 데 기인한 면이 많은 듯하다.우선 이들은 병역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것이다.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복무기간의 1.5배가량의 장기간 동안 근무하겠다는 것이다.어떤 이는 죽음에 직면하여 가족들도 포기한 에이즈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도 한다. 지금도 현행 병역법상으로 공익근무요원,병역특례자로 공장,회사에 다니기도 하는 등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게 인정되고 있다.또한 신체상의 이유 또는 경제상의 이유 등으로 병역의무를 면제해주기도 한다.대체복무 역시 병역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병역기피자 양산 위험은 대체복무제도를 확립시키면 충분히 방지될 수 있을 것이다.어느 기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나도 우려했다.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군대에 가는 대신 소록도에서 4∼5년씩 환자를 간호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봤는데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가족을 위하여 당연히 총을 들어 적과 싸워야 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고,그 결정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도저히 총을 들 수 없다는 결정을 할 수 있고,그 결정이 존중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는 것이지,어느 한 쪽만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이 문제는 또한 군대 내의 인권상황 개선 문제가 재검토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군대 내의 폭력,의문사 등 열악한 인권상황이야말로 병역기피의 주범이다. 이번 판결 역시 병역거부자들을 바로 병역의무에서 면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의무가 당사자들이 아닌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주었을 따름이다. 소수의 다름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성숙이야말로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최상의 수단이지 않을까.이 판결을 계기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하루빨리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될 수 있길 바란다. ■ 반대-김경민 漢大 교수 ●특정종교 국방의무 면제 비슷한 이유 거부자 늘것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사상 최초로 무죄선고가 내려져 양심의 자유냐,국방의 의무냐를 놓고 여론의 공방이 치열하다.이번 판결을 지켜보면서 29년 전 훈련소에 입대하기 전 신체검사를 다시 한 번 받는 수용연대의 일이 떠오른다.감옥살이를 할망정 입대는 하지 않겠다는 ‘여호와의 증인’신도가 마치 큰 범죄자 취급당하는 것에 인권차원에서 동정심이 갔고,한편으론 모든 일 제쳐놓고 입영하는 나의 처지와 비교할 때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고 반감을 갖던 기억이 새롭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병역의 의무는 공명정대하고 명명백백하게 시행되어야만 한다.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개인생활을 접어두고 따뜻한 부모님의 품을 떠나는 일은 크나큰 희생이다.특정 종교 신도를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 하여 국방의 의무를 면제해 준다면 이런 경로로 병역을 회피하려는 사람이 급증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첫째,시대가 변하여 개인의 인권과 이익이 신장되고 있는 추세에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그 대신 사상·종교상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인정한다면 대단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우리나라도 앞으로 제대로 월급을 받는 자원입대의 병역자원 충원형태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이 문제를 징병제라는 절대적인 기준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두번째,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인정한다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시급한데 개인의 자유를 좀 더 제한받는 현역병들이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대체복무는 중증 장애인을 보살피거나,이 사회에 힘이 미치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에 봉사하는 이른바 사회봉사와 직결된 일들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면 이 사회의 보다 낮은 곳에서 대체복무기간을 이수할 수 있어야 ‘양심’이라는 병역 거부 이유에 걸맞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대체복무기간이 현역병의 복무기간보다 반드시 더 길어야 한다.휴가도 제대로 한 번 나오지 못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병역의 의무를 감당하는 일은 고된 훈련만큼이나 인내와 희생이 뒤따른다.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라도 복무기간은 길어야 한다.현역병들은 낮 시간의 교육일정 이외에 야간에는 보초나 불침번 등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말이 8시간 수면이지 실제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만큼 현역병들이 겪는 고초가 크다.현역병 복무는 한창 두뇌회전이 잘 되는 시기에 본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회를 유보 내지는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체복무는 이런 상대적 박탈감도 고려하여 기간이 상당히 연장되어야 할 것이다. 사상·종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국방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는 대승적 견지에서 바라볼 때 지혜로운 처방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 與워크숍 ‘파병-재검토’논쟁 다시 점화

    열린우리당이 24일 개최한 2차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의 핫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5개 정책조정위원회별로 해당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과 추가파병,사법개혁,추경 편성과 유가 급등 등의 해법을 놓고 당선자간에 자유토론을 벌였다.이들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한다. 1. 이라크 추가파병 이날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은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와 관련,“파병 철회나 전면적인 재검토는 어렵다.”는 데 정부와 인식을 같이했다. 당선자들이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통일·외교통상·국방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들과 가진 2차 당선자 워크숍에서 추가파병 재검토 문제를 논의한 결과다.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정부에서 파병을 결정했고 16대 국회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이라크 주변 상황이 악화됐다고 해서 파병을 철회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신뢰나 한·미동맹 관계를 볼 때 맞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정부측은 다국적군 대신 유엔평화유지군(PKO) 형태로 파병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PKO로 파병하려면 유엔 안보리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유엔은 현 단계에서 PKO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며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이 논의하는 유엔보호군은 이라크내 유엔시설,요원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평화유지군과는 다르다.”고 밝혔다.또 한·미양국 정부간에 군사이동 문제를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을 이른 시일 내에 구성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일치를 봤다. 앞서 당내 진보성향의 당선자들은 물론 여성 당선자들은 파병 철회를 포함한 ‘전면 재검토론’를 주장,“여권내 파병기류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진보성향인 임종인·이은영 당선자 등은 인권유린 등 이라크 상황을 고려,파병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소장파인 임종석 의원도 전남도지부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느라 워크숍에 불참했으나 파병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워크숍에 앞서 따로 모임을 가진 유승희·이경숙·이은영·장향숙 등 당내 여성 당선자들도 “이라크전의 국제적 명분 상실로 평화재건부대의 성격이 바뀐 데다 16대 국회의 파병결정 과정에서 정보 공유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7대 국회에서 파병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결국 여당내 전반적인 기류는 파병은 하되,파병 시기와 규모,파병지 등은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2. 사법개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진행된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은 국가보안법 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사법개혁의 우선순위로 ‘사법부의 불신 해소’와 ‘인적 청산’을 꼽았다.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시기 상조’와 ‘대체복무제 허용’ 등의 엇갈린 입장이 나왔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법무부에 요청했다.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야당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16대 때부터 이미 개정 논의는 이루어졌다.”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김덕규 의원도 “정부가 발의하든 국회에서 의원입법을 하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현안과 관련,당 사법개혁추진단은 다음주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최종적인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이은영 당 사법개혁추진단장은 “여당의 사법개혁은 부패 추방이 핵심”이라면서 “불법정치자금 수수와 관련된 자금의 국고환수는 물론,국회의원의 주식 백지신탁제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웅 의원은 “우리 사법부는 현재까지도 일제시대의 인적구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법조 인력 충원방법과 임용까지 시민사회적 요소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희상 당선자는 “최근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나 사법부 개혁을 위해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4선의 이용희 당선자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하고 “남북이 대치하고 북핵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국방의 의무가 강조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민변 출신의 임종인·이원영 당선자 등은 대체복무제 도입 등 제도적인 차원의 보완책만 갖추면 문제없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구혜영기자 koohy@ 3. 경제분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 경제분야 워크숍에서 일부 당선자가 정부의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방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이에 따라 향후 여당내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채수찬 당선자는 워크숍에서 “연·기금의 수익 관리를 위해 주식투자를 허용하겠다고 하는데,연·기금의 입장에서 주식투자가 아니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며 사실상 반대입장을 밝혔다.그는 또 “정부가 제시한 자료나 설명을 보면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으로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만한 근거도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정책위의장 출신 정세균 의원은 “이 문제는 당내에서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당선자들은 또 정부측에 추경예산 편성을 거듭 촉구했다.김진표 당선자는 “올 상반기에 경기 조절을 위해 예산을 앞당겨 썼기 때문에 하반기에 예산이 비게 된다.”며 “추경 편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강봉균 의원도 “상반기 집중적인 예산집행으로 몇천억원씩 쓰던 공사가 하반기에 예산이 떨어지면 중단될 우려가 있는 만큼,추경을 편성해서 내수를 진작하고 공사 기간도 앞당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힘을 보탰다. 정세균 의원은 “고유가와 중국쇼크,미 금리인상 등 최근 발생한 대형 악재들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비상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송영길 의원은 “현 경제상황에서는 분배냐 성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상돈 당선자는 “최근 청년 실업이 급증한 것은 대학 정원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그는 “대학 배출 인력을 늘리려면 취업 가능성도 병행해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정부측 설명을 보면 실업대책·기업대책은 있는데 중산층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지병문 당선자는 “재래시장 문제가 시급한데도 정부측 6월 입법 예고안에는 이 문제가 빠져 있다.”면서 “서둘러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광원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개발독재 시대 이래 정부와 기업이 싸우는 시스템으로만 인식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 회견·집회 잇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법원 선고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는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과 항의집회를 갖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속히 대체복무제 마련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노동당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심적 병역근무자를 위한 대체복무법안을 마련해 17대 국회개원에 맞춰 입법청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정하기 위해 독립적 지위의 대체복무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체 법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 말고도 평화운동 등 윤리적 사유도 포함할 것,대체기간은 현역 사병에 준하거나 1.5배 수준으로 할 것,사회복지시설·병원·장애인보조·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근무토록 할 것,대체복무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사면복권할 것 등을 주장했다. 2002년부터 초안을 만들어 온 국민대 법학과 이재승 교수는 “6,7월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토론회,공청회를 거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민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2년이 넘도록 계류 중인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에 대해 조속히 전향적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누가 군대에 가겠느냐” 반면 재향군인회 회원 400여명은 이날 오후 군복 차림으로 판결이 있었던 서울 남부지법 앞에서 무죄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이들은 ‘국방의무 팽개치는 사이비 판사 각성하라’,‘수백만 호국용사 분노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일훈 재향군인회 안보부장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종교적·양심적으로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650만 향군과 60만 국군 장병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규탄 발언을 하던 이봉주 해병대 전우회 서울연합 사무처장이 “선배들에게 부끄럽고 볼 면목이 없다.”며 회원 50여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세살배기 외손자에게 군복을 입혀 데리고 나온 김용래씨는 “앞으로 도대체 누가 국방을 맡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사설] 양심적 병역거부 정책대안 시급하다

    대법원이 일관되게 부인해온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하급심이 인정함으로써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건강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복무를 하는 국민개병제의 현실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반감이 강한 것은 당연하다.병역의 의무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다.그렇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기피로 몰아세우는 사회분위기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젠 이 문제를 공론화해 정책대안을 함께 찾아볼 시기가 됐다.어떤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만큼 한국 사회는 성숙해졌기 때문이다.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이 진실하다면 다수의 위세로 덮어누를 시기는 지난 것이다.각국의 입법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유엔인권위원회 결의안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고 유럽의회가 각국에 이를 인정하도록 권고한 것은 오래 전이다.한 보고서에 따르면 114개국은 인정,48개국은 불인정 쪽이라고 한다.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대체로 인권후진국이거나 전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다. 남북이 갈라져 있는 우리 실정이 외국과 같을 수는 없다.선열들은 전장에서 피를 흘렸고 병사들은 불철주야 전선을 지키고 있다.그러나 안보논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정부가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마냥 뒷짐만 지고 ‘안된다.’는 말만 반복해서 될 일인가.먼저 여론을 수렴하고 대체복무제 등 정책적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다만 누구나 걱정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다.군복무만큼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은 많다.치안·소방 등 군복무에 상응하거나 더 어려운 분야에서 군복무기간 이상 복무토록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엄정한 판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인권신장 쾌거” vs “병역기피 악용”

    법원이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양심적 자유’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적지않은 논란을 몰고올 전망이다. 그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인권단체들은 “획기적인 인권신장”이라며 환영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성우 양지운(56)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기적 병역기피자를 구분하여 내린 명쾌한 판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역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그의 아들은 교리를 내세우며 병역을 거부하여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병역보다 힘든 대체복무제 도입을” 무죄판결을 받은 당사자인 정모(23)씨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존중해 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면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반면 병무청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병역거부권’을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재향군인회가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어느정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도 찬반이 엇갈렸다.인터넷의 각종 토론방에는 오히려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듯 했다. “누구는 양심이 없어서 군대를 가느냐.”는 다소 감정적인 반론에서부터 “개인과 양심과 종교는 국가가 안전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반응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존재를 생각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들이 있었다.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논쟁이 빚어질 것에 어느정도 대비한듯 판결문에 예상되는 반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담아놓았다.판결 이후 병무청이 내놓은 반박에 대한 구체적인 재반박은 이미 판결문에 담겨 있는 셈이었다. 이 판사는 네티즌이 자신의 군복무 여부에 관심을 갖자 판결문에 특전사 출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사시 33회인 이 판사는 1994년 입대하여 특수전사령부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한해 징병인원 30만여명의 0.2%에 불과한 600명 안팎으로 국가 방위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첨단과학 무기가 주도하는 현대전에선 징병인원이 줄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안보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 병역의무 이행의 기본질서가 와해되어 국가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병무청의 지적에 대한 사건 반박이었다. 이 판사는 이번 판결에 따른 평등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독일·영국·이탈리아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병역의무 보다 힘든 대체복무를 마련한다면 고의적인 병역거부자를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양심을 합법적인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에 대한 ‘해답’이었다. ●‘양심의 범위’ 치열한 논쟁 불보듯 이 판사는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했다.병역 거부자가 ▲양심적 결정 과정을 분명히 밝히고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특별한 사정을 설득력있게 설명해야 하며 ▲거부 결정 전후 이와 관련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판결에서 조모(23)씨에 대해서는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도 이런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인지를 조씨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가의 형벌권과 개인의 양심 자유권이 충돌할 때는 자유권이 우선한다.”는 선고 이유 때문이다.실정법에 앞서는 양심의 자유가 종교를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양심의 범위’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 정은주기자 redtrain@seoul.co.kr
  • “인권신장 쾌거” vs “병역기피 악용”

    법원이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양심적 자유’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적지않은 논란을 몰고올 전망이다. 그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인권단체들은 “획기적인 인권신장”이라며 환영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성우 양지운(56)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기적 병역기피자를 구분하여 내린 명쾌한 판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역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그의 아들은 교리를 내세우며 병역을 거부하여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병역보다 힘든 대체복무제 도입을” 무죄판결을 받은 당사자인 정모(23)씨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존중해 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면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반면 병무청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병역거부권’을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재향군인회가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어느정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도 찬반이 엇갈렸다.인터넷의 각종 토론방에는 오히려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듯 했다. “누구는 양심이 없어서 군대를 가느냐.”는 다소 감정적인 반론에서부터 “개인과 양심과 종교는 국가가 안전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반응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존재를 생각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들이 있었다.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논쟁이 빚어질 것에 어느정도 대비한듯 판결문에 예상되는 반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담아놓았다.판결 이후 병무청이 내놓은 반박에 대한 구체적인 재반박은 이미 판결문에 담겨 있는 셈이었다. 이 판사는 네티즌이 자신의 군복무 여부에 관심을 갖자 판결문에 특전사 출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사시 33회인 이 판사는 1994년 입대하여 특수전사령부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한해 징병인원 30만여명의 0.2%에 불과한 600명 안팎으로 국가 방위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첨단과학 무기가 주도하는 현대전에선 징병인원이 줄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안보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 병역의무 이행의 기본질서가 와해되어 국가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병무청의 지적에 대한 사건 반박이었다. 이 판사는 이번 판결에 따른 평등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독일·영국·이탈리아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병역의무 보다 힘든 대체복무를 마련한다면 고의적인 병역거부자를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양심을 합법적인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에 대한 ‘해답’이었다. ●‘양심의 범위’ 치열한 논쟁 불보듯 이 판사는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했다.병역 거부자가 ▲양심적 결정 과정을 분명히 밝히고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특별한 사정을 설득력있게 설명해야 하며 ▲거부 결정 전후 이와 관련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판결에서 조모(23)씨에 대해서는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도 이런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인지를 조씨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가의 형벌권과 개인의 양심 자유권이 충돌할 때는 자유권이 우선한다.”는 선고 이유 때문이다.실정법에 앞서는 양심의 자유가 종교를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양심의 범위’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 정은주기자 redtrai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모임’ 활동하는 양지운씨

    재료가 좋다고 음식이 맛있는 것은 아니다.적절한 양념과 정성스러운 손맛이 어우러져야 훌륭한 요리가 된다.마찬가지로 목소리만으로 성우가 되는 것은 아니다.피나는 연기 연습과 목소리를가다듬는 노력이 뒤따라야 좋은 성우가 된다. 양지운(52).TV수상기와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목소리의 주인공.마이크 인생 35년 동안 끊임없이 노력하며 어떤 악기보다 맑고 다양한 음색으로 천의 목소리를 내는 얼굴없는 연기자.우리나라 최고의 성우가 누구냐고 물으면 언제나 손꼽히는 사람이다. ●“경상도사투리 교정 영어보다 힘들어” 그가 성우가 된다는 것은 애초에 꿈꾸지 못할 일이었다.경상도 ‘촌놈’으로 태어난 ‘죄 아닌 죄’때문.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중2때부터 큰 형이 사는 경기도 의정부로 올라와 줄곧 생활했지만,어릴적부터 몸에 밴 지독한 사투리 만큼은 떨어내기 힘들었다.우연히 고교시절 방송반 생활을 하면서 성우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변성기를 지나면서 목소리가 또래들과 다른 ‘걸걸한’음색으로 바뀌더라구요.주위에서는 물론 나 스스로도 성우나 아나운서에 적합한 목소리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의 꿈을 가로막았다.“매일 아침 저녁으로 신문배달과 과외를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어렵게 학교를 다녔어요.당시는 중동붐이 일 때였죠.적성과는 상관없이 돈을 잘 번다는 토목 기술자가 되기로 했습니다.”고교 졸업후 한양대 토목공학과에 진학했다.하지만 수업은 거의 듣지 않았다.“학과 공부엔 도통 관심이 없었어요.결국 1학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성우 시험을 준비했죠.”다시 꿈은 찾았지만,역시 ‘사투리’가 걸림돌이었다.성우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표준어 발음이 필수였기 때문.“잠 자는 시간만 빼놓고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 등에 가 하루종일 그들이 말하는 ‘표준말’을 유심히 듣고 따라했죠.영어회화 배우려고 외국인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처럼요.”그런 노력에 힘입어 그는 1969년 TBC 성우 공채(5기)시험에 합격,비로소 어릴적 꿈을 이뤄냈다. ●사람 냄새 나는 ‘600만불의 사나이’ 그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불후의 히트작 ‘600만불의 사나이’와 ‘스타스키와 허치’의 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최고 배우 중 한사람이었던 해리슨 포드와 멜 깁슨의 목소리 연기는 지금까지도 그만의 전매특허다.그의 연기 철학은 뭘까.“더빙 특유의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가 나도록 연기해야 합니다.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말만 갖다 붙이는 것은 ‘죽은 말’이에요.대중이 전혀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없거든요.” 성우는 철저히 ‘아날로그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지금은 모든 작업이 컴퓨터화되고 디지털화되는 바람에 목소리 연기가 전해 주는 ‘신비감’을 더이상 찾을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전엔 더빙하기 전에 모든 성우들이 한데 모여 미리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차례 반복해서 보고 배우들의 눈빛과 동작 하나하나까지 외우며 연습했어요.성우 한명씩 따로따로 녹음해 짜깁기를 하는 지금은 오히려 전체적으로 ‘불협화음’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대중들이 성우의 목소리보다 ‘자막처리’에 더 감동을 받고,점점 성우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꼬집는다. 힘든 고비도 있었다.“86년 MBC 라디오 ‘홈런출발’진행을 할 때였죠.당시 태릉 선수촌에서 여대생 자원봉사자가 성폭행을 당한 사건을 조명하는 방송을 했는데,청와대와 보안사에서 찾아와 제작진을 모두 연행해 갔어요.마침 그날이 전두환 대통령이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념해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는 날이었더라구요.” 주위의 시선 때문에 그는 다행히 풀려났지만,나머지는 모두 해고됐단다. 그는 처음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성우 양지운이 아닌 사회활동가 양지운”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알려졌다시피 그는 물론 아내 윤숙경(49)씨와 3남2녀의 자녀 등 가족 전체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아버지 그는 얼마 전까지 큰 아들 원준(25)씨가 종교적 신념으로 집총을 거부해 3년간 옥살이를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다.2001년 말부터는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 수형자 부모’ 대표격으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국가인권위가 출범하자마자 인권침해 사례로 진정서를 제출하고,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도 냈다.“군대가는 것과 감옥에 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편할까요?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신이 나가서 그러는 것도,종교적 도그마에 빠져서 그러는 것도 아니죠.‘무장해제’라는 진정한 평화를 이뤄내기 위함이에요.”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파렴치한 행위도 아닌데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단다.“하루속히 대체복무법이 마련돼야 합니다.총을 잡지 않더라도 사회에 대한 봉사로써 국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어요.종교적·양심적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한해에 900명씩을 전과자로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 때문에 이달로 예정됐던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미뤄져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머지 두 아들 원욱(15)과 원석(12)에게는 선택권을 줬단다.“감옥에 있는 형의 모습을 보고나서도 ‘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도 형을 따라 저자리에 가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그저 아들의 신념을 존중할 뿐이죠.” 그는 가정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지금도 매일 방송을 마친뒤 7시전까지 귀가, 온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다.“매주 월요일 8시반에는 ‘가족회의’를 하죠.각자 밖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스스로 반성하고 또 자랑도 하는 시간을 갖는 겁니다.” 그는 특히 아내에 대해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지금의 아내와는 82년 KBS 동료로 만났다.당시 영화 ‘햄릿’에서 그는 ‘햄릿’역을 아내는 ‘오필리어’역을 맡아 호흡을 맞추면서 사랑이 싹 튼 것.“아내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미안함도 갖고 있어요.저보다 성우로서 자질이 더 뛰어났죠.하지만 저의 꿈을 위해 정작 자신의 꿈은 포기하더라구요.저 하나만 바라보고 희생을 감수했지요.” “이제 성우로서는 더이상 욕심은 없습니다.그저 우리 가족 전체가 건강하게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목표지요.” 그는 50대라 여기기엔 젊음의 체취가 넘쳤다.그것은 종교적 신념과 가족 사랑 덕분인 것 같았다. ■ 이력 ▲1952년 경남 통영 출생 ▲69년 한양대 토목공학과 입학·중퇴 ▲69년 TBC 성우 공채 5기 ▲85년 제12회 한국방송대상 라디오 연기상 수상 ▲96년 제8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성우부문 수상 ▲2001년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표격으로 활동중 ■ 주요작품 ▲600만불의 사나이▲스타스키와 허치▲두얼굴의 사나이▲탐정 스펜서▲아차부인 재치부인▲MBC 사극 ‘조선왕조 500년’▲SBS드라마 ‘외계인 왕국’외 다수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무엇이 ‘쿨’한 선택일까?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이민을 떠났다.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 땅에서 함께 살 것으로 믿었던 친구가 느닷없이 이 땅을 떠나버렸다.친구는 ‘눈치’보도록 만드는 한국사회가 싫다고 했다.친구는 장차 두 아들의 군대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쿨’하게 이민을 택했다.이 땅에서 부르주아로 살면서 누릴 것은 누리고 챙길 것은 챙기면서도 구차스럽게 편법,탈법,불법까지 불사하여 아들의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모병제가 실시될 가망도,양심적인 대체복무도 가까운 장래에 허용될 것 같지 않아서 이 땅을 떠난다고 했다.아이로니컬하게도 미국으로 이민 가기 전까지 친구는 반미,반핵,반전 평화주의자였다. 원정출산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 남학생에게 물었다.그러자 그는 자신에게도 그런 어머니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그 학생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공적인 헌신과 애국애족을 거론하지 않았다.국익을 내세우면서 무조건적인 이라크 파병을 외치는 특정한 집단을 보고 있노라면 그 식민지 근성이 끔찍하다고 했다.지금의 젊은 세대는 국가와 민족과 같은 거창한 담론이 개인의 이해관계와 위배될 때에는 단호하게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인다.그들은 ‘쿨’한 국가를 원한다.국가가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의무를 강요하기 이전에 국가가 먼저 보험기능과 봉사기능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2030의 이민 열풍도 그런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이런 현상을 단지 젊은이들의 윤리적 인프라가 저하된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국적은 더 이상 생득적인 운명이 아니다.일본의 가라테를 세계로 수출한 최배달은 일본으로 귀화한 사실을 평생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으로 간직했다고 한다.소위 말하는 세계화 시대인 지금 한국 국적을 버린다고 해서 그것을 스캔들로 재단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타국으로의 귀화를 민족에 대한 배신이자 전향으로 단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행운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조만간 하나의 국적이 아니라 이중국적 혹은 다중국적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2030세대는 한창 예민한 나이에 ‘세계화’를 부르짖던 시절을 보냈다.그 시절 문민정부는 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젊은이들이여 드넓은 세계로 진출하라고 부추겼다.그들이야말로 90년대 초반 해외연수 붐을 일으킨 당사자들이었다.우리는 그 결과를 지금 목격하고 있다.‘세계는 드넓고 할 일은 많다’를 신조로 삼으면서 살았던 세대들에게 지금 한국은 비좁고 할 일도 많지 않은 사회일 따름이다.그래서 그들은 눈치보지 않고 ‘쿨’하게 이 땅을 떠난다. 그런데 과연 어떤 것을 ‘쿨’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가? ‘쿨’하다는 의미가 신파적인 감정 과잉에 사로잡히지 않으며,지나친 윤리적 잣대를 나와 남들에게 들이대지 않고,냉정하고 절제된 이성에 바탕한 ‘정서’라고 한다면,전세계를 통틀어 그처럼 쿨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눈치가 약자의 정치이고 의리가 강자의 논리로 군림하는 한 쿨한 공동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없이 사는 미국이 이라크 파병을 요청하면 약자인 한국은 눈치껏 정치를 해야 한다.강자는 의리를 내세우는 법이다.‘한때 너희를 도왔으니,너희도 우리를 도와야 해.’라고 강자는 강요한다.한국정부는 미국이 원할 때면 눈치껏 알아서 미국의 미친 전쟁을 무조건적으로 도왔다.그래도 언제나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강자의 논리다.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는 미국에서 사회적 약자로서 출발한 친구가 과연 눈치보지 않고 쿨하게 살 수 있을까?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의 삶은 쿨하지 않지만,그래도 쿨한 가을은 어김없이 되돌아온다.눈치보기 싫어서 이 땅을 떠난 친구가 과연 눈치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는지 이따금 궁금해지는 가을이다.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오피니언 중계석/국방연구원 ‘국방NGO 포럼’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9일 연구원 강당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이란 주제로 ‘국방 NGO 포럼’을 열었다.이날 발표된 발제문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임종인(변호사·민변 소속) 분단국가에서도 양심은 다양하게 형성된다.평화를 위해 총을 들고 싸우겠다는 양심,평화를 위해 총을 들 수 없다는 양심 등 전혀 상반된 양심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의 보장이 자유민주주의의 미덕인 것이다. 오늘날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간디는 영국의 식민지 치하에 있던 조국 인도에서 그의 비폭력 사상을 완성하였고 실천하였으며,이 때문에 무장 투쟁파에 의해 죽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간디가 총칼을 들고 영국에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하지 않는다.오히려 그는 지금 성인의 반열에 올라 있다. 우리는 간디를 비롯,역사 속의 수많은 인물과 사례들을 통해 결국 양심이란 ‘현실상황’에 따라 저울질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지배이다. 그러나 다수의 지배는 소수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우리와 다른 소수자(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여성,장애인 등)를 차별하고 심지어 처벌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다수의 권리와 자유라면 그것은 결코 자유나 권리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없는 것일 것이다. 불살생 계율과 반전·평화의 사상,그리고 여호와의 증인교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인정은 그들을 감옥에 가두고 얻을 수 있었던 우리들의 우울한 권리를 진정한 권리로 거듭나게 해줄 것이고,우리에게 천금같은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다. 또 유엔 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를 채택한 만큼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결국 우리 나라가 국제 인권규약상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박경규(병무청 징모국장) 양심적 병역 거부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에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와 대체복무를 연관시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체복무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는 잘못이다.양심적 병역거부는 곧군 복무의 거부이다. 따라서 대체복무는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다만,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될 경우 생각할 수 있는 제도의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양심적 병역 거부권의 인정 여부는 양심이나 종교의 자유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자연권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헌법 해석의 문제를 넘어서 주권자인 국민 모두의 헌법적 결단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 일각에서는 우리와 안보환경이 비슷한 타이완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사례를 거론하기도 한다.하지만 타이완의 경우 감군(減軍)계획의 일환으로 남는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도입한 제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병력의 수와 질(質)에 영향을 주지 않고,병역제도의 공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제가 달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또 우리보다 안보 환경이 좋은 40여개국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의 인정 여부는 한 나라의 병역제도가 그 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정치·경제나사회·문화적 여건,안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는 만큼 양심적 병역 거부권의 인정 여부도 그러한 종합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 병역제도는 헌법과 병역법의 형태로 표시되므로 결국은 헌법과 병역법을 개정할 것인지 여부는 주권자인 국민이 결단할 문제이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씨줄날줄] ‘로봇 보초’

    현역병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노무현 대통령의 선거공약에 따라 오는 10월 군 입영자부터 육군의 경우 26개월서 24개월로 주는 등 현역병의 군 복무기간이 2개월씩 줄기 때문이다.하지만 전체 병력규모는 변동이 없어 연간 2만명의 현역 입영이 더 필요하다.게다가 1980년대 이후 계속돼온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이미 연간 5만 1000명의 현역병 부족사태가 예견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금까지 4급 보충역으로 편입시켰던 신체 1∼3급의 중졸·고교 중퇴자까지 현역으로 전환,연간 1만 8000명을 보충할 계획이다.또 연간 8500명을 배정하는 산업기능요원을 폐지하는 등 대체복무요원을 현재의 6만 6000명에서 2006년까지 2만 9000명으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경찰이 2001년 이후 군 면제자에 대해 수사를 벌여 현역 입영을 피하기 위해 문신을 한 109명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것도 같은 맥락의 조치다.멀쩡한 몸에 ‘龍’자를 새겨 군대 안 가겠다는 엄두를 아예 내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다.병무청은 문신을 했더라도 현역 입영 판정이 가능하도록 징병신검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병역특례제도를 아예 폐지하려는 국방부의 방침에 대해 윤진식 산자부장관이 ‘로봇 보초’ 대안을 제시했다.윤 장관은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고급인력 1만명을 추가로 병역특례 요원으로 확보해야 한다.”면서 “부족한 병역자원을 메우기 위해 군 부대 보초를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관련업체에 따르면 3∼5년안에 인공지능을 통해 목표물을 구분한 뒤 스스로 사격까지 하는 보초용 로봇 생산이 가능하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맥아더 장군의 명언처럼 경계는 가장 중요한 군인의 임무다.경계근무를 맡은 보초는 유사시 미묘한 적정(敵情)까지 감지해 적의 기습공격으로부터 부대를 보호해야 한다.아무리 첨단 로봇이라고 해도 고도의 윤리의식과 종합적인 판단력이 요구되는 발사까지 결정할 수 있을지 선뜻 이해가 안 간다.자칫 암구호(暗口號)를 잊은 장병이 로봇 보초에 입력된 발사프로그램에의해 무고히 희생을 당하는 끔찍한 사태가 빚어질까 우려된다. 김인철 논설위원
  • 의무경찰 폐지 딜레마

    경찰이 의무경찰제 폐지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방부와 경찰청은 이르면 내년부터 의무경찰(의경)을 신규 모집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 감소시키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중이다.현재 의경 숫자는 3만 2000명으로 만약 내년부터 모집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만 1만 4000명이 줄어들고 2006년에는 완전히 의경이 없어지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월만 해도 9000명의 전·의경을 줄이는 것으로 국방부와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으나 최근에는 국방부측에서 의경을 전원 없애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원래 의경은 국방자원으로 시위진압과 교통소통 등을 위해 경찰에 파견근무하도록 돼 있다. 직업 경찰관은 3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현재 의경이 하던 일을 직업 경찰관이 그대로 하려면 9만 6000명의 신규인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그러나 현행 공무원법상 이 인원을 채용하는 것이나 운용하는 것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경찰은 일단 교통,유치장,검문소 등 대민접촉부서부터 차차 순경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의경폐지 문제는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국방인력의 부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국방부측은 “출산율 감소,군복무 기간 2개월 단축 등으로 병역자원이 크게 감소하게 돼 의경 등 대체복무 인원을 줄이고 현역 군인을 많이 뽑을 수밖에 없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와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공익·산업기능요원도 복무기간 2개월 단축

    올 10월부터 현역병 복무기간이 2개월 단축됨에 따라 병역 대체 복무자의 복무기간도 줄어든다. 병무청은 11일 공익근무요원과 산업기능요원의 복무기간을 현행보다 2개월씩 줄이고,전문연구요원은 1년 줄이되 오는 10월 이후 소집되는 사람부터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익근무요원 중 행정관서 근무자는 복무기간이 28개월에서 26개월,국제협력봉사요원은 32개월에서 30개월,예술·체육요원은 36개월에서 34개월로 각각 단축된다.또 산업기능요원에 편입될 경우 현역입영 판정을 받은 사람은 36개월에서 34개월,공익근무요원 소집 대상자는 28개월에서 26개월로 복무기간이 줄어들게 된다. 이공계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인 전문연구요원은 5년에서 4년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공익요원 중 6개월 복무대상인 전·공상자 가족과 18개월 복무대상인 종전(94년 이전) 병역법에 의한 독자 등은 단축 혜택을 받지 못한다. 현재 대체복무 중인 사람들도 1주(공익·산업요원) 또는 1개월(전문요원) 단위로 단계적으로 조기 소집해제 혜택을 받게 된다. 한편대체 복무중인 병역의무자는 공익요원 6만 7000여명,전문연구요원 1만 3000여명,산업기능요원 7만 6000여명 등 총 15만 6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사회플러스/ 대체복무자도 2개월 단축 검토

    공익근무요원을 비롯한 대체 복무자들도 현역병과 마찬가지로 2개월의 복무기간 단축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성 병무청장은 18일 “현역병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대체 복무자인 공익근무,산업기능,전문 연구 요원의 복무기간 단축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른 부처의 의견을 수렴,조만간 시행시기 등을 포함한 세부안을 만들어 국방부에 이의 시행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사람/양심적 병역거부 18년간 변론 맡아온 임종인 민변 부회장

    지난 2001년 12월 ‘종교적 신념’과 ‘평화’라는 인생관을 이유로 오태양씨가 입영 거부를 선언한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85년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 50여명의 법정 변론을 맡아온 민변의 부회장 임종인(林鍾忍·46) 변호사는 국내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의 산증인이다.80년대 군 법무관 시절부터 병역거부에 관심을 갖고 법과 제도의 최전선에서 이들을 지켜왔다. 13일 낮 서울 중구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임 변호사를 만났다.지난 11일부터 열린 이번 국제회의에는 UN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외국 인권단체 회원 8명과 국내 인권운동가·학자·변호사 등이 자리를 같이 했다. 임 변호사는 로펌으로 진출해 사회적 명예를 좇을 수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소외된 약자를 위해 전문성을 발휘하고 싶어 선뜻 병역거부자의 변호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현행 법체계에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예외 규정이 전무해 ‘군사 항명죄’와 ‘병역법 위반자’로 고발되어 일괄적으로 징역에 처하고 있다.”며 인권침해의 현실을 비판했다.현재 항명죄와 병역법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700여명.매년 600여명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발생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이들이 ‘사회의 이단자’로 낙인찍히는 현실이 징역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81년부터 10년 동안 논산훈련소 등에서 법무관 생활을 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그는 “징역형을 선고 받은 병역거부자의 표정이 너무 밝아 이들의 생각을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91년 6월 전역한 뒤에는 주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투옥된 재야인사와 학생들의 변호를 맡았다.그러던 중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던 2001년 법무관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민변내 양심적 병역거부자 변호인단을 구성,단장을 맡게 됐다. 그는 3군사령부에서 4주간의 병역훈련과 집총을 거부한 박사와 전문의 등 25명의 병역거부자를 변론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특히 이날 아침 UN인권위원회 대표 레이첼 브랫과 함께 서울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박모(22)·최모(22)씨를 면회한 그는 “가족에게 까지 냉대를 받는 이들의 고충을 직접 보고 들으니 새삼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안타까워 했다.임 변호사는 “사람 모양의 사격판을 향해 얼굴과 심장을 정조준하여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싫었고 불특정 대상을 향해 총검술을 익힌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대체복무를 원했지만 이들이 양심과 소신을 지키기에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이첼로부터 외국 실상을 전해듣고 몹시 부러웠다고 말했다.많은 유럽국가들은 물론 우리와 정치·경제적 사정이 비슷한 타이완도 지난 2000년 대체복무제를 도입했다. 임 변호사는 “새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도 혁신적인 정책을 펼치길 기대한다.”면서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의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대체복무제 입법화와 국제적 연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정부정책 Q&A]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학부모입니다.얼마 전 딸아이가 체육시간에 넘어져서 앞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치료비를 학교에서 부담한다는 말을 들었는데,가능한지요.(교육부 묻고 답하기 네티즌) 학교 수업중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일정한 절차에 의해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구체적인 절차는 담임교사,보건담당교사와 상의하기를 바랍니다. ●신용카드로 열차표를 구입했다가 사정이 있어,승차권을 반환했는데 대금을 환불받지 못했습니다.(철도청 종합민원창구 네티즌) 신용카드로 구입한 승차권을 반환할 경우 반환한 다음날 곧바로 신용카드사로 내역이 통보됩니다.신용카드사는 이를 토대로 고객의 결제일에 반환금을 입금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신용카드사에서는 반환금을 승차권 구입대금과 상계처리,수수료만 청구하거나 반환내역을 이용내역서에 표시하지 않기도 합니다.반환 내역은 각 카드사의 철도승차권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됩니다. ●지난해 11월 공익근무 소집해제가 됐는데 아직도 예비군복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소집해제 되기 전 군복을 지급한다며 신체치수를 물어 봤는데,예비군 동대에 문의해 보니 여유분이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군복을 스스로 구입해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하나요.(국방부 홈페이지 민원상담실 네티즌) 지난해 공공봉사요원(공익근무요원,산업기능요원,전문연구요원 등)으로 대체복무를 마친 자에게 피복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민원인의 경우 예비군으로 편성돼,병무청에서 해당 사단으로 지난해 12월 말에야 명단이 통보됨에 따라 피복 지급이 늦어지고 있는 것입니다.절차에 따라 처리중인 만큼 예비군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해당 동대를 통해 군복이 지급될 것입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 실형/서울대생 1년6월 형 선고...비종교적이유론 처음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반전 평화주의를 내세우며 병역을 거부한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첫 선고공판에서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지법 형사8단독 이민영(李珉榮) 판사는 9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울대생 나동혁(26·수학과 3년)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보석 신청도 기각했다.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자신의 신념에 투철한 피고인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하지만 대체복무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사회적으로 약속된 처벌은 피고가 감당해야 할 짐”이라고 밝혔다.재판부는 또 “양심에 기초해 누구나 병역을 거부할 수 있다면 누가 특별한 희생을 감당하려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날 판결은 지난 9월 나씨와 함께 “전쟁반대주의자에게 장기사회봉사 같은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라.”며 입영거부 기자회견을 가졌던 염창근(26)씨등 18명의 사법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기자 icarus@
  • 李 “한나라의원 장관 기용 안해” 盧 “軍복무기간 22개월로 단축”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8일 각각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개혁 7대 방안과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 등을 밝혔다. 이 후보는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당선되면 임기중 개헌논의를 마무리짓겠다.”면서 “최선의 개헌방안이 도출되면 대통령임기 일부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공적자금비리,도·감청 등 국민적 의혹을 받는 모든 권력비리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병풍·세풍을 비롯해 저와 관련된 사항도 특검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저와 제 가족이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다면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것”이라고 강조했다.이 후보는 또 “3권분립 의미에 충실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현직 국회의원들은 새 정부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도 능력만 있다면 과감하게 중용해 ‘최고의 정부’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당선되면 저의전 재산(약 12억원)을 서민과,어렵게 생활하는국민을 위해 헌납하겠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즉시 각계 전문가와 양심세력으로 구성된 ‘정치개혁 국민위원회’를 구성,정치개혁을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새정부 정무직 공무원들은 임기 시작과 함께 모든 재산을 법이 정하는 금융기관에 맡겨 관리하는 ‘백지신탁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무현 후보는 오후 대전 엠페로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역병의 복무기간을 국민여론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단축,22개월로 조정하겠다.”면서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현 전력 수준의 하락을 막기 위해 현역병보다6∼12개월 긴 유급지원병제와 과학기술 사관(부사관) 후보생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또 “기술 분야에도 우수 여성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2%인 여군 충원율을 점진적으로 10%까지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비군 복부기간을 3년 단축하고 동원훈련을 2박3일로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2005년 이후 대체복무제도의 탄력적 운영,2004년까지 직업군인 보수의 현실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당선되면 대통령 직속으로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위’를 설치,1년내에 충청권 신행정수도 계획수립 및 입지선정을 완료하겠다.”면서 “신행정수도에는 청와대와 중앙부처는 물론 국회까지 이전할 것이며 전문가들의 검토결과 예비비까지 포함해 6조원이면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노 후보가 집권하면 2006∼2008년에 신행정수도 인프라를 구축한뒤 2009∼2012년에 행정수도 이전을 완료하는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당 관계자가 밝혔다. 곽태헌·대전 김재천기자 tiger@
  • “재산 30억넘으면 부유세”/민노당 100대 대선공약 발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 후보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기자회견을 갖고 ‘평등한 세상,자주적인 나라’라는 대선 슬로건과 함께 100대 공약을 발표했다.권 후보는 “십수년 동안 대통령이 세 명이나 바뀌었지만 어느 누구도 부익부빈익빈 철칙에 도전하지 않았다.”며 대선공약 1호로과세기준 10억 이상(시가 30억) 재산에 대한 부유세 부과를 약속했다. 또 군사정권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공약으로 ▲국가보안법 철폐 ▲국가정보원 폐지 ▲정치범 및 양심수 석방 등을 제시했다.아울러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에게 부과된 추징금을 즉각 징수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정치개혁을 위한 공약으로 전체 국회의석 중 50%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로선출,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국민소환제 실시 등을 제시했다. 또 주5일 근무제를 비롯해 근로자파견법 철폐,공무원 노조 합법화,외국인노동허가제 실시 등도 약속했다. 민노당은 ▲군병력 20만명 감축 ▲예비군제 폐지 ▲대체복무제 실시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석영기자 palbati@
  • [발언대] 양심적 병역거부 주장의 허구

    최근 대학가에서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 주장이 학생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주장은 과거 특정 종교단체의 문제로만 인식되어 왔으나,근래 일부 시민·인권단체에 이어 대학가에까지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려되는 것은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과연 양심적 병역거부의 본질과 우리의 안보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느냐 문제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과 우리의 병역문화를 도외시한 양심적 병역거부 수용은 자칫 국민개병제의 붕괴로 이어져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군 복무에 상응하는 기간만큼 사회봉사 등 대체복무를 함으로써 병역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또한 이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수자의 인권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얼핏 겉으로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대체복무란 소정의 기초군사교육도 받지 않으며,그 복무기간을 마치면 모든 병역의무가 끝나는 사실상의 병역면제인 것이다. 현재 군 복무나 산업기능요원 등 대체복무를 하는 사람들은 복무를 마친 후에도 8년동안 예비군으로서 훈련과 임무수행을 하며,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시에 즉시 소집되어 참전해야 한다는 것이다.45세까지 병역의무를 진다. 따라서 이들이 주장하는 대체복무를 통한 병역의 형평성이란 허구에 불과하다. 만약 적의 공격으로 우리 공동체의 존립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오직 하나뿐인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가족을 지키는 일에 뛰어들 것이다.과연 그때 양심의 자유를 주장하는 그들은 무엇을 할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양심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고,소수자에 대한 인권보호도 중요하다. 그러나 남과 북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180여만명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특수한 현실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우리 공동체가 존립해야만 양심의 자유도 보장하고 인권보호도 되는 것이다.그 어디에도 생존보다 우선할 수 있는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정섭 병무청 공보관
  • “국보법등 악법 전면 개폐해야”국제 앰네스티 워크숍서 한상범위원장 주장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워크숍이 12∼13일 이틀간 서울 보문동 노동사목회관에서 한국인권운동이란 주제로 열렸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사진) 위원장은 강연에서 “정치적으로 악용돼온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문제시되는 법령들을 전면 개폐해야 한다.”면서“정보 공안기관이 갖는 권한을 규제하고 그 활동을 국회와 정부가 보다 내실있게 정기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 위원장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사상 양심범의 수인,보안법에 부수된 악법의 전향제 등에 대해서도 한국의 NGO가 보다 조직화된 활동으로 대중의 인권의식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국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출범의의와 그간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면서 효율적 인권보장을 위해 인권위원회와 시민·인권단체의 협조를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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