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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심적 병역거부 5명 무죄 구형-전국 최초

    검찰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전국 최초로 무죄를 구형했다. 전주지검은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김모(20)씨 등 5명에게 무죄를 구형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이 종교적 사유로 인한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구형한 것은 전국 최초 사례다.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김씨 등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검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 판례를 새로 정립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무죄를 구형했다. 무죄를 구형받은 5명 중 2명은 아버지까지 종교적 이유로 처벌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대체복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며 “대검찰청이 제시한 해당 종교의 구체적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피고인이 교리 일반을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등의 판단 지침을 근거로 충분한 심리를 통해 무죄를 구형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7명 모두에게 무죄를 구형하려 했으나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소명 부족을 이유로 변론을 재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문 대통령 “인권 무시하면 야만의 역사 되풀이”

    문 대통령 “인권 무시하면 야만의 역사 되풀이”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반도에서 냉전의 잔재를 해체하고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우리 민족 모두의 인권과 사람다운 삶을 위한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의 자유·정의·평화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인권을 무시할 때 야만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인권선언 채택 70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세계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 “평화를 통해 인권이 보장되고, 인권을 통해 평화가 확보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세계인권의 날 기념식 참석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식민지배·독재·전쟁을 겪은 국가 중 대한민국 정도의 인권 수준을 가진 국가는 거의 없다”며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한반도의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평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이 함께 실현되길 기대한다”며 “우리의 노력은 전 세계에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또한 “한때 국가인권위가 사회의 중요한 인권현안에 눈과 귀를 닫고 관료화돼 간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었지만, 다시 약자 편에 섰던 출범 당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반갑다”며 “대통령으로서 약속한다. 국가인권위는 앞으로도 독립적인 활동을 철저히 보장받을 것이며, 정부도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다름을 차별이 아니라 존중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어우러져 조화·균형을 이루는 것, 어떤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변화를 완성하는 것이 인권”이라며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기념식에서는 평생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하다가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정의당의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한 대한민국인권상(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상도 있었다. 수상은 노 의원의 아내 김지선씨와 동생 노회건씨가 대신 했다. 아울러 기념식에서는 세계인권선언 채택 70주년을 기념해 우리 사회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주요 조항을 선정하고, 이와 관련 깊은 이들이 조항을 낭독했다. 1조(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인권위 명예대사인 가수 이은미씨가, 2조(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다문화가정 출신 모델 한현민씨가, 7조(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며 차별 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한종선씨가 낭독했다. 대체복무자인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 5·18 광주민주화운동 고문 생존자 차명숙 씨, KTX 승무원 김승하 씨, ‘땅콩회항 사건’으로 고초를 겪은 대한항공 승무원 박창진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씨 등도 무대에 올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개종 이유부터 교리까지…檢, 병역거부자 10대 검증 기준 세워

    검찰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10가지 기준을 마련했다. 공판,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피의자가 주장하는 병역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따져보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전날 일선 검찰청에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대법원 판결 선고에 따른 조치’ 공문을 내려보냈다. 검찰은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한 이후 한 달간 대법원 판례를 분석하고, 하급심에서 변호인이 낸 자료와 일선 의견 등을 고려해 기준을 마련했다. 총 10가지로 구분된 판단 요소는 ▲종교의 교리가 어떠한지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고 있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종교가 피고인을 정식 신도로 인정하고 있는지 ▲피고인이 교리를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교리에 따른 것인지 ▲피고인이 종교를 신봉하게 된 동기와 경위 ▲피고인이 개종한 것이라면 경위와 이유 ▲피고인의 신앙 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이다. 검찰은 현재 하급심에서 진행되는 약 930개 재판에서 이러한 지침을 기준으로 삼고 공소유지를 할 예정이다. 판단 요소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재판부에 요청한 뒤 충분히 심리하고 소명된 경우 무죄를 구형하기로 했다. 검찰이 특정 서류를 요구할 경우 피고인의 기본권이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할 수 있어서 판단 요소만 제시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는 내년 말까지 1년 1개월간 검찰의 공판부와 형사부 업무에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와 고의 병역기피, 검찰의 판단기준은

    양심적 병역거부와 고의 병역기피, 검찰의 판단기준은

    대법원 판례와 하급심 판결, 변호인 의견 등 고려해 기준 정해검찰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10가지 기준을 마련했다. 공판,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피의자가 주장하는 병역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따져보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전날인 5일 일선 검찰청에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대법원 판결 선고에 따른 조치’ 공문을 내려보냈다. 검찰은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한 이후 한달간 대법원 판례를 분석하고, 하급심에서 변호인이 낸 자료와 일선 의견 등을 고려해 기준을 마련했다. 총 10가지로 구분된 판단요소는 ▲종교의 교리가 어떠한지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고 있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종교가 피고인을 정식 신도로 인정하고 있는지 ▲피고인이 교리를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교리에 따른 것인지 ▲피고인이 종교를 신봉하게 된 동기와 경위 ▲피고인이 개종한 것이라면 경위와 이유 ▲피고인의 신앙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이다. 앞서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심리와 판단을 위해,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간접사실과 정황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은 삶 전체를 통해 형성되고, 어떤 형태로든 실제 삶에 표출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하급심에서 진행되는 약 930개 재판에서 이러한 지침을 기준으로 삼고 공소유지를 할 예정이다. 판단요소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재판부에 요청한 뒤, 충분히 심리하고 소명된 경우 무죄를 구형하기로 했다. 검찰은 특정 서류를 요구할 경우 피고인의 기본권이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할 수 있어서 판단요소만 제시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는 내년 말까지 1년 1개월간 검찰의 공판부와 형사부 업무에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규정 없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후 검찰에 진행중인 사건 처리를 보류하라고 일선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인 병역법 위반 사건 23건에 대해서도 같은 지침이 적용된다. 종교·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피의자들이다. 피의자에게 같은 자료를 요구한 뒤 충분히 소명될 경우 무혐의 처분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헌재 결정 이후로 병무청의 고발이 줄어 수사 중인 사안은 많지 않은 편이다. 다만 검찰의 무죄 구형이나 무혐의 처분은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사건에 대해 창원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류기인)의 판단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 중 소명이 되면 무죄를 구형하지만 아닐 경우 현재와 마찬가지로 항소하고, 수사 중 혐의가 없으면 무혐의 처분하지만 아닐 경우 기소한다”고 원칙을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국민들은 대체복무 기간에 분노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국민들은 대체복무 기간에 분노할까

    군 복무는 ‘고생’ ‘짐’일 뿐대체복무에 대한 불만으로흔한 할인 혜택조차 없어자긍심 높일 방안 찾아야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기간 산정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군 복무에 준하는 강도로 대체복무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부터 ‘현역보다 긴 기간을 근무하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 맞섰습니다. 국방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과 형태를 ‘36개월 교도소 합숙 근무’로 잠정 결정했습니다. 34~36개월을 복무하는 산업기능요원, 공중보건의사 등 다른 대체복무자와의 형평성을 맞춘 조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왜 많은 분들이 대체복무 기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을까요. 군 복무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 특히 남성들이 자긍심을 가져야 할 신성한 의무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군 복무를 ‘고생’, ‘짐’ 정도로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용한파…군 복무 ‘손해’ 인식 고용한파는 이런 인식을 굳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 2009년 금융위기 최대폭, 최장기간 고용률 하락은 청년들이 군 복무를 ‘손해’라고 여기게 했습니다. 헌법 제39조 제2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했지만 많은 청년들은 군 복무 자체를 ‘불이익한 처우’로 보고 있습니다. 2016년 국방부가 육·해·공군 현역병사 20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이 있습니다. 현역병사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복수응답)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65.1%가 ‘진로(취·창업)’을 꼽았습니다. 계급이 높고 고학력자일수록 진로 고민이 많았습니다.그 다음은 제대 이후 사회적응에 대한 불안감’(50.4%),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감’(48.8%)이었습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를 뿐 대부분 제대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 것입니다. 군 복무 관련 내용을 고민한다는 비율은 14.6%로 극소수였습니다. 수십년을 내다봐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20대 초반에 사회와 단절돼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는 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병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입영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입대 전 군에 대한 이미지로 ‘나빴다’고 응답한 비율이 46.6%나 됐습니다. 반면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12.6%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군 입대 전 이미지 “나빴다” 46.6% 군 복무를 마친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군무새’(군대와 앵무새를 합성한 신조어)라고 비하하거나 직장에서 “군대도 다녀온 사람이 왜 굼뜨게 행동하냐”는 비아냥을 받기 일쑤입니다. 군 복무는 오로지 의무나 고생스러운 것일 뿐 자긍심을 갖게 할 만한 요소가 보이질 않습니다.정부는 매년 10월 ‘제대군인 주간’을 마련하고 5년 이상 장기복무한 직업군인에게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에서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의무복무한 병사들은 수능시험을 치룬 학생들도 받을 수 있는 그 흔한 할인혜택조차 못 받습니다. 극소수 사례를 제외하면 제대 병사를 위한 지원책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그나마 최근 정부는 군 복무 고충을 헤아려 육군 기준 복무 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했습니다. 해군은 23개월에서 20개월, 공군은 24개월에서 22개월, 사회복무요원은 24개월에서 21개월로 각각 복무기간이 줄어듭니다. 병사 월급도 병장 기준으로 올해 40만원인 봉급을 2020년 54만원, 2022년 67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그렇지만 40만원은 올해 월 최저임금 157만 3770원의 4분의1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병사들의 자긍심을 높이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런 군에 대한 불만은 양심적 병역 거부 대체복무 기간에 대한 불만으로 옮겨갔습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8%가 병역 거부자의 무죄 판결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육군 복무 기간의 2배인 36개월에 대해 ‘부족하다’는 의견이 65.3%로 가장 많았고 ‘적당하다’는 의견은 34.7%에 그쳤습니다. ‘과하다’는 대답은 0%로 아예 없었습니다. ●군 복무자 수고로움 헤아려야 군 복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현역 복무자의 취업기간은 면제자 등과 비교해 빠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6년 학술지 ‘국방정책연구’에 발표된 ‘대학생의 군복무가 구직기간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역 복무자의 취업기간이 사회복무요원에 비해 1개월 빨랐고, 면제자보다는 5개월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그렇지만 1년이 넘는 복무기간과 비교해 줄어드는 취업기간은 너무 짧습니다. 이점이라고 하기엔 너무 미약한 수준으로, 연구진도 “군 복무 기간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취업기간이 짧지는 않다. 현역 복무자의 사회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정부는 대체복무 기간 논쟁 이면에 깔려 있는 군 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잘 살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군 복무자의 자긍심을 높일지, 국방의 의무를 지는 분들의 수고로움을 어떻게 더 깊이 헤아릴 수 있을지 고민할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자 30일 조기 가석방…6개월 이상 수감자 58명 출소

    양심적 병역거부자 30일 조기 가석방…6개월 이상 수감자 58명 출소

    형 확정을 받고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 중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30일 대거 가석방된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 중 최근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58명이 이날 오전 의정부교도소, 수원구치소 등 전국 교정시설에서 출소한다. 앞서 26일 법무부는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열고 가석방 요건을 충족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중 수감기간이 6개월 이상 된 58명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심사 대상에 오른 대상자 중 5명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가석방이 보류됐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문하고, 이달 초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법무부는 판결 취지를 반영, 유죄 확정자의 가석방 시기를 앞당겼다. 기존에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통상 1년에서 1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1년 2~3개월가량 형기를 채운 뒤 가석방되는 경우가 많았다. 법무부는 “재판기록은 물론 수사기록과 형 집행과정 기록 등을 검증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맞는지를 철저히 가려냈다”면서 가석방 심사를 엄격히 했음을 강조했다. 법무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교정시설을 나온 뒤에도 가석방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사회봉사를 하도록 하는 등 특별 준수사항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날 58명이 가석방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수용 인원은 13명으로 줄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36개월 교도소 합숙근무 유력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방안이 36개월 교정시설(교도소) 합숙근무로 가닥이 잡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현재 대체복무제는 36개월 교정시설 합숙근무를 고려하고 있다”며 “다음달 13일 ‘종교 또는 개인적 신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으로 복무 기간 36개월과 27개월 두 가지 안을 고려해 왔다. 복무기관은 ‘교정시설 단일화’와 ‘교정시설과 소방서 중 선택안’을 제시했지만 현역 및 다른 대체복무자와의 형평성과 병역 회피 예방 차원에서 36개월 교정시설 합숙근무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이에 따라 대체복무자들은 교도소에서 합숙하며 취사나 물품 보급 등 수감자들이 교도소 직원과 함께 수행하던 업무를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정부안이 여론 수렴을 많이 거쳤던 만큼 이미 알려진 정부안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안이 국회에 오면 추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예정된 공청회와 간담회 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을 다음달 중순 발표할 계획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36개월 교도소 합숙’ 단일안 마련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36개월 교도소 합숙’ 단일안 마련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방안에 대해 국방부가 ‘36개월 교도소 근무’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다음달 13일 열리는 ‘종교 또는 개인적 신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 공청회’에서 정부 단일안을 설명할 예정”이라면서 “대체복무는 36개월 교정시설(교도소) 합숙근무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도입하도록 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관계부처 실무추진단, 민간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이번 공청회는 국민적 관심이 특히 큰 복무기간, 복무분야 등과 관련해 토론자들이 서로 다른 입장과 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주제별 심층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국방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으로 복무기간은 36개월(1안)과 27개월(2안), 복무기관으로는 ‘교정시설로 단일화’(1안)와 ‘교정시설과 소방서 중 선택’(2안)을 제시해왔다. 국방부가 복무기간을 36개월로 정한 것은 산업기능요원과 공중보건의사 등 다른 대체복부의 복무기간이 36개월 안팎인 점을 감안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복무기간을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36개월 복무는 현행 21개월에서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는 육군 병사 복무기간의 2배다. 대체복무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회 국방위원회도 대체복무 관련 병역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대체복무 제도 시행 초기에는 강화된 (복무) 기간으로 운영한 뒤 국제 기준과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의견에 맞춰 점차 대체복무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도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앞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징벌이 되지 않도록 현역 복무기간의 1.5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1년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는 육군 병사 복무기간의 1.5배는 27개월이다. 복무기관이 교정시설로 단일화된 것은 합숙근무가 가능하며, 군 복무 환경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교정시설에서 배치되는 대체복무자들은 취사나 물품 보급 등 수감자들이 교도소 직원과 함께 수행하던 업무를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도 “대체복무 분야는 공공성과 업무의 난이도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복무 분야가 너무 많고 복잡할 경우 난이도 조정이 어렵고 현역 또는 현재 보충역인 사회복무요원의 업무와 중복될 수 있어 대체복무 기간 설정에도 문제가 되므로 대체복무 분야는 현역과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단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때 검토됐던 소방서 복무는 대체복무의 다른 형태인 의무소방원(23개월 근무)과 업무가 중복되고, 복무기간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제외됐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중 대체복무 대상자를 판정하는 심사위원회는 국방부 소속으로 설치하는 방안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을 다음달 중 발표하고 관련 법률안(병역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결론은…다음달 공청회 ‘주목’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결론은…다음달 공청회 ‘주목’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방안을 정부가 연말까지 발표하기로 하면서 최종적으로 어떤 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정부는 36개월 근무기간과 교정시설 근무 단일안을 유력 검토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정부 기관과 시민단체 등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다음 달 초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 달 중순쯤 정부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진행했던 1차 공청회에선 신청을 받은 인원들만 참여하다 보니 편향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번 공청회에서는 신청자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군은 대체복무자 대상자 등과 간담회를 통해 이들의 의견도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대체복무자에 대해 36개월 안과 교정시설 합숙근무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전문연구요원과 공중보건의 등 다른 대체복무도 36개월을 근무하는 만큼 이를 근거로 ‘형평성’을 맞추고, 영내에서 생활하는 일반 용사들의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또 군은 대체복무자를 심사하는 심사위원회도 국방부 내에 두되 위원회를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위원장을 위원회에서 호선하는 등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인권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36개월과 교정시설 합숙근무 방안이 ‘징벌적 대체복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지난 1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찾아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최 위원장은 정 장관에게 현역 복무 기간의 1.5배가 넘지 않도록 설정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도 지난 22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대체복무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정은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정부안의 추진경과와 확정 시점에 대해 검토했다. 사안이 여론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만큼 각 기관과의 협의와 여론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쳐 되도록 이른 시일에 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충분히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정부 안이라 알려진 것에서 변동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치열한 다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나더라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안이 변경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현재 여당과 야당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법안들도 모두 제각각이다. 복무 기간에 대해선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복무 기관과 근무형태에 대해선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복무기간을 양보해 현역의 1.5배로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안에 담긴 복무형태가 현재 복무하고 있는 용사들과 대등하지 않아 정부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복무 형태와 장소 등에 대해 현역 군인들이 대등하다고 인정을 해야 하지만, 지금의 정부안이 통과되면 군인들이 불만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대체복무 36개월 교도소 근무 유력

    국방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자의 근무기간과 관련해 육군 병사의 2배인 36개월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현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36개월 근무가 ‘징벌적 대체복무제’란 비판이 일고 있지만 산업기능요원 등 다른 대체복무자(34~36개월)와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대체복무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36개월이 유력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도가 정착되면 복무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병역법은 현역 복무기간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승인을 얻어 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그런 방식의 조정 방안도 같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체복무기관은 합숙근무가 가능한 교정시설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군은 근무기관을 교정시설로 단일화하는 방안과 소방기관을 포함해 선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의무소방원은 비교적 자유로운 근무환경과 높은 선호도로 현역병과의 등가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현재 군은 교정시설 단일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군은 대체복무자를 심사할 심사기구를 국방부 안에 설치하되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권위원회, 법무부 등 관계기관의 분할 추천으로 수십명 규모로 구성하고, 2020년 1월 시행을 위해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게끔 할 방침이다. 군은 올해와 내년도 대체복무 신청 대기자원을 고려해 시행 첫해(2020년)에는 1200명의 대체복무자를 배정하고 이후 600명을 상한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체복무제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최적의 안을 내겠다”며 “대체복무자의 복무기간이 현역병의 1.5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유엔 인권 권고 사항과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국내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서울광장] ‘진정한 양심’을 검증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정한 양심’을 검증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지난 1일 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씨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뒤 후폭풍이 거세다. 대법원이 논란을 종결지은 게 아니라 외려 불을 붙인 모양새다. 재판부는 “진정한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입영 통지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오씨에 대한 무죄 판단은 그의 신념이 진정한 양심에 포함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의 처벌 여부는 대체복무제 도입과 별개란 의견까지 제시했다. 즉 대체복무 여부는 현역 입영과의 형평성 문제일 뿐 헌법상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본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3개월 전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에서 한참 더 앞으로 나갔다. 논란은 우선 재판부가 강조한 ‘진정한 양심’에서 출발한다. 헌법 제19조에 ‘양심의 자유’는 명시돼 있지만 진정한 양심이란 말은 없다. 진정하지 않은 양심은 이미 양심이 아니라는 점에서 굳이 대법원이 ‘진정한’이란 수식어를 붙인 것 자체가 억지스런 면이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반대하는 이들이 우려하는 ‘가짜 양심’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려 했겠지만, 그냥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라고 해도 무죄 판단 취지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양심은 어떻게 판단할까. 앞으로 종교적 신념뿐만 아니라 전쟁 반대 등 다양한 신념을 내세운 병역거부가 쏟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미 각급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만 989명이다. 대법원은 ‘진정한’이란 애매한 기준만 제시했을 뿐 그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들 사이에서 “양심을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걸 보면 앞으로 누가 그 역할을 맡든 양심검증 작업은 험난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과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국제적 인권 기준과 헌법에 명시된 양심의 자유를 위해 보장되는 게 마땅하다. 남북 분단이란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그렇다. 일각의 주장처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 병역체계가 붕괴될 정도로 대한민국 국력은 허약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는 전제 아래서다. 헌재가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합헌으로 판단하고, 단지 대체복무제가 빠진 병역의 종류 조항을 헌법불합치 판단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법원이 병역거부자 처벌과 대체복무제가 무관하다고 선을 그음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는 현실적으로 더 꼬일 가능성이 커졌다. 극단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마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게 됐다. 대법원으로선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보다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한 판단을 내렸겠지만, 앞으로 국방부나 검찰, 법원에선 대체복무와 무관하게 진정한 양심을 판정하고 ‘가짜 양심’을 처벌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그나마 혼란과 갈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대체복무제를 제대로 설계해 시행하는 일이다. 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교정시설에서 현역 복무 기간의 2배인 36개월간 복무하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징벌적이다”, “더 길어야 한다”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게 합리적인지는 시행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일단 헌재 결정의 취지와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설계할 수밖에 없다. 한시적 시행 후 특정 종교 신도가 폭증한다든가, 아니면 너무 가혹해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마저 거부하는 사례가 빈발한다든가 하면 그때 다시 제도를 손보면 된다. 병역거부 시 대체복무를 강제할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대법원이 대체복무제 도입과 무관하게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릴 때부터 필요한 ‘스펙’을 쌓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양심의 진정성’만 검증받고 대체복무까지 거부한다면 대처하기 어렵다. 자칫 병역기피 시비가 지금보다 더 심화되고 대다수 군 복무자들의 박탈감만 커질 수 있다. 대체복무제가 단순히 병역 대체 수단을 넘어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검증받는 시험장이 돼야 하는 이유다. sdragon@seoul.co.kr
  • 최영애 위원장“北인권 안 놓을 것…대체복무제, 징벌 개념 접근 안 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7일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와 계속 논의하고 있고 절대로 놓고 갈 생각은 없다. 북한인권재단이 빨리 발족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인권에 소홀해선 안 된다는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최 위원장은 또 류경식당 종업원 탈북 사건과 관련해선 “종업원에게 여권이 전부 발급됐고 거주 이전의 자유와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윤재옥 한국당 의원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탈북기자 취재 배제에 대한 직권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 최 위원장은 “현재 직권조사 계획은 없다”며 “진정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대체복무제도가 징벌적 개념으로 만들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체복무제에 대한 입장을 드리고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께 면담 요청을 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5·18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연내 출범을 촉구하며 한국당의 조속한 위원 추천을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밝혀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 행태에 “인권위가 사적 기관을 조사할 수는 없지만 실태를 조사해 관련 부처에 (개선 사항을) 권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군대 간 난 비양심? ‘양심적 병역거부’ 파헤치기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군대 간 난 비양심? ‘양심적 병역거부’ 파헤치기

    지난 1일 대법원이 주목할 만한 판결을 내놨습니다. 14년 만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형사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건데요. 양심적 병역거부는 말 그대로 양심적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걸 말합니다. ‘양심이 그럼 뭐야!’ 이런 생각이 바로 들죠.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거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 저희가 일상에서 쓰는 착한 마음, 올바른 생각이라는 뜻과는 다릅니다. 정리해보면 단순히 착하고 안 착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궤적이 병역의무를 왜 질 수 없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요. 제가 앞서 말한 양심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 할 수 있다고 처음 선고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근차근 한번 풀어볼까요. 병역법 88조를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군대에 안가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처벌 조항인데요. 여기서 주목할 건 ‘정당한 사유’라는 부분입니다. 2004년 대법원 판결 때만 해도 양심적 이유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질병 같은 객관적인 기준만 인정을 했죠. 그런데 14년이 흐른 지금 정반대의 판결이 나온 겁니다. 물론 앞으로 양심이라는 주관적 사유를 어디서, 어떻게 측정할지, 얼마나 엄격하게 할지에 대한 과제는 남아있죠. 대법원 판례에 대해 잠깐 짚고 가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이 모여서 출석 인원의 과반수로 판결을 합니다. 그리고 이 판결은 1심, 2심과 같은 하급심 판단의 지침, 방향이 됩니다. 자연스레 대부분의 판사들이 판례를 따르게 됩니다. 강제성을 갖는 건 아니지만요. 앞으로의 판결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보면 그만큼 이번 판결이 중요한 겁니다. 대체복무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데요. 배경은 이렇습니다. 먼저 병역법 5조 1항을 보면 현역, 예비역 이런 식으로 병역의 종류를 나눠놨습니다. 근데 대체복무제는 여기서 빠져있습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이 부분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내년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명시해 병역법을 개정하라고 했습니다. 뭐 이런겁니다. “헌법에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해놓고 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가 택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는 법에 없냐. 이건 기본권 침해야”라고 한 거죠. 그래서 지금 정부는 부랴부랴 안을 다듬고 있습니다. 현재는 ‘교정시설에서 현역병 18개월의 2배 수준인 36개월 합숙 근무하는 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인권이사회는 1.5배(육군 기준 27개월)을 초과할 경우 징벌적 성격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어 더 논의가 필요할 듯 한데요. 앞으로 정부 안이 국회로 넘어갈 예정인데 입법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논쟁은 긴 시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상 대다수의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논의를 모아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정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vs 시민사회 “27개월 복지시설”

    정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vs 시민사회 “27개월 복지시설”

    시민단체 “정부안은 명백한 형벌” 비판 심사기구도 “국방부 산하” “총리실” 맞서 인권위 “현역 2배 과도… 1.5배 바람직” 정부 “국민감정·현역 형평성 무시 못해”대법원이 종교·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후 ‘대체복무안’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와 시민사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민감정을 고려해 엄격한 대체복무안을 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안이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5일 국방부·법무부·병무청 등에 따르면 애초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병역 거부자 대체복무안 확정안이 이달 내 발표로 연기됐다. 정부는 그동안 대체복무 기간을 육군 병사의 2배(36개월)로 하고, 교정과 소방시설에서 합숙 형태로 복무하며,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방부 산하로 두는 것을 검토해 왔다. 이 같은 정부안은 앞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5개 단체가 정부에 제출한 ‘시민사회안’과 차이가 크다. 지난 7월 5개 단체는 복무기간은 현역 복무의 1.5배 이내, 복무분야를 의무소방과 치매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 지원 등 사회공공분야로 제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심사기구는 독립성 확보를 위해 총리실 산하에 두거나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 둘 것을 요구했다.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대체복무안 발표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오전 53개 사회·종교단체들은 국방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은 “대체복무제는 징벌의 방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하는 마음으로 병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할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대체복무안에 처벌적 요소가 많다고 본다. 특히 ‘복무기간’이 화두다. 36개월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있는 것은 명백한 형벌이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금지 협약 내용(1.5배)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36개월 교정시설 복무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약 1년 6개월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기간만 늘리는 것으로,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배의 복무기간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9월 국회에 ‘군과 관련 없는 영역에서 현역 복무 기간의 1.5배가량 복무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여론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 복무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도출하려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서울포토] 국방부 앞에서 열린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기자회견

    [서울포토] 국방부 앞에서 열린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기자회견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기자회견에서 사회단체회원들이 대체복무 제안 수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서울포토]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기자회견에서 사회단체회원들이 대체복무 제안 수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감옥 갈 각오로 소송… 종교 없는 ‘신념의 병역거부’ 통할까

    “모병제 안 하고 강제징집은 위헌” 주장 입영 거부자 1·2심서 징역형 선고받아 대법 2부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진행중 여호와의증인 신도 이어 무죄 여부 촉각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성립되면서 종교뿐 아니라 일반적 신념 역시 합법적 병역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병역 거부자도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일반적인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A(22)씨 상고심을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중이다. A씨는 지난 2016년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는데도 대체복무제 없이 강제징집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현역 입영을 거부했다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의무에 의한 법익보다 더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며 강제징집에 의한 개인의 선택권 침해를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병사의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진 않아 A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 거부와 관련,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이라는 점만 증명되면 병역법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거부)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함에 따라 A씨 병역 거부에 대한 하급심 판단도 뒤집힐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종교적인 이유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해 하급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 상고심에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은 양심의 정의를 “신념이 굳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이며 상황에 따라 타협하거나 전략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것”,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제시했다. 현재 법원에 계류된 양심적 병역 거부 관련 피고인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지만, 대법원이 정의한 양심은 꼭 ‘종교’라는 조건 안에 국한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A씨가 2016년 입영 거부 뒤 지금까지 하급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도 확고하게 입영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신념이 ‘굳고 확고하고 진실한 신념’임을 적극 주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 소부 판결이 전원합의체 판례를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앞서 전원합의체 판단이 종교에 국한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류 중인 소부 사건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도 “한 해 전체 병역 거부자 500~600명 중 종교적 사유가 아닌 사람은 4~5명 정도”라며 A씨 사건의 이례성을 설명하면서도 “A씨에게도 같은 (무죄 취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란 측면에서 A씨의 신념은 집총 자체를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신념과 결이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설]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 대체복무제 서둘러야

    대법원이 어제 병역 거부자인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대법원이 정당성을 부여한 첫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는 현 병역법 제5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금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반적인 병역 기피와 동일시해 기계적으로 형사처벌해 온 관행에 쐐기를 박은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본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국민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는 대체복무제를 서둘러 도입하는 등 논란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법원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이 조항은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것인지는 대체복무제의 존부 논리와 필연적 관계에 있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체복무제와 무관하게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으로, 대체복무 도입에 초점을 맞춘 헌재보다 ‘양심의 자유’ 측면에서 한발 앞선다. 14년 만에 기존 판례를 뒤집은 이번 판결은 당장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에 영향을 줄 것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대기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상고심이 200여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1000여명이다. 젊은이 대다수가 군에 가는 현실에서 이들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 박탈감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 검토가 마무리 단계”란 입장을 냈다. 교정기관 등에서 복무하게 하되 복무 기간은 현역병의 1.5배와 2배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이라고 한다. 국민 공론화 등을 통해 병역 기피 악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징벌적 가혹함을 피할 수 있는 합리적 안을 도출하기를 바란다.
  • 국방부, 대체복무 36개월 검토… 업무는 교정·소방 가능성

    대법원이 종교·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한 가운데 국방부가 대체복무 기간으로 현역병 기준 두 배인 36개월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징벌적 대체복무제라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이른 시일 내에 대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며 발표 후 법안을 준비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대체복무 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는 육군 병사 복무 기간을 기준으로 1.5배인 27개월이나 2배인 36개월을 고려하고 있다. 36개월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복무 분야는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기관이나 소방기관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대체복무제가 징벌적 성격을 띠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내년 12월 31일까지 도입하라고 결정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소극적 양심’ 처벌은 기본권 침해… 수감자 71명 구제 힘들 듯

    ‘소극적 양심’ 처벌은 기본권 침해… 수감자 71명 구제 힘들 듯

    ‘대법관 13명 중 9명 다수의견… 무죄 판단양심의 진정성’ 어떻게 가늠할지 논란될 듯 반대 4명 “진정한 양심 존재 심사 불가능” 檢, 양심적 병역 거부자 무혐의 처분 전망 법원서 계류 930여건도 무죄 판단 가능성 일각선 “수감자들 특별 재심 등 구제해야”대법원이 1일 종교와 신념이라는 ‘양심’이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14년 만에 판례를 변경한 데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가 국방의 의무라는 공익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소극성’에 주목했다. 현재의 병역제도 아래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불이행에 따른 어떠한 제재도 감수하겠다는 이들의 입장이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적극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사실 이 지점까지는 이번 전합과 2004년의 전합이 같은 판단이었지만 ‘그렇다면 소극적 양심의 실현을 국가가 제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정반대의 답을 내놨다. 이번 전합은 “국가가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한 것에 대해 단지 소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경우에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가해 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상 병역의무의 가치를 뒤흔들지 않는 이상 개인들의 양심의 실현까지 국가가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이번 전합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에도 맞지 않다고 봤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민주주의도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있어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시는 그동안 인정되지 않은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신념도 포용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역설한 것이다. 권순일·김재형·조재연·민유숙 대법관은 “최소한의 소극적 부작위조차 허용하지 않으면 헌법이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게 사실상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양심의 진정성’을 어떻게 가늠할지는 새로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합은 “양심이란,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기 인격적 가치가 파멸될 거라는 진정한 마음으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며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야 하며 삶의 전부가 신념의 영향력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살펴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은” 신념을 지켜왔는지를 통해 ‘양심의 진정성’이 증명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반대(유죄) 의견을 표명한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진정한 양심의 존재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다수의견이 제시한 사정들은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검찰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27건을 비롯해 전국 법원에 계류 중인 930여건도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처벌이 확정되어 복역 중인 71명의 경우 구제가 힘들 수 있다. 대법 판결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도 지난 6월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도 처벌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면·복권하거나 특별 재심 등의 규정을 만들어서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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