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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불안한 후지산

    일본의 화산 분화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가고시마 현 남쪽의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 화산 분화로 발생한 연기인 분연이 상공 9000m까지 치솟으며 일본 열도를 또 놀라게 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화산 분화가 더 활발해지면서 불안감도 커졌다. 가장 큰 우려는 후지산의 분화다. 산이 워낙 큰 데다 대도시 도쿄 인근에 있어 이 산이 분화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1707년 호에이 대분화와 비슷한 규모의 분화가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 68만 9000명이 피난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일 야마나시 현은 후지산의 갑작스러운 분화를 가정한 대피 경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오는 23일부터 후지산 인근 산장과 현내 관련 시설에 지도를 배포한다. 인근 시즈오카 현도 다음달 15일 후지산의 분화에 대비한 방재 훈련을 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주민 약 2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내각부와 시즈오카, 가나가와, 야마나시 등 후지산 주변 3개 현이 합동으로 첫 대피 훈련을 했다.일본에 있는 활화산은 110개로 지구촌 활화산의 7%에 이른다. 일본 기상청이 24시간 태세로 감시하는 화산은 현재 47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30곳의 화산에 대해 기상청이 주민과 등산객 등을 위해 5개 단계의 ‘폭발 경계 수준’을 발표하면서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지난달 규모 8.1 지진에 열도 전체 ‘흔들’… 30년 안에 ‘제2 동일본대지진’ 엄습하나

    [글로벌 인사이트] 지난달 규모 8.1 지진에 열도 전체 ‘흔들’… 30년 안에 ‘제2 동일본대지진’ 엄습하나

    일본 도쿄 등 간토 지역을 중심으로 올 들어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십수차례 발생했다. 지난달에만 이런 규모의 지진이 여러차례 발생하면서 지진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진앙은 홋카이도에서 난세이 제도까지 일본 전역에 걸쳐 있었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최근 “수도인 도쿄 등 간토 지방에 앞으로 30년 안에 규모 6.8의 강진이 올 가능성이 60% 이상”이라며 동일본대지진에 버금가는 지진의 엄습에 대한 대비를 촉구했다. ●도쿄서 엘리베이터 멈추고 지하철 운행도 정지 실제로 지난달 30일에 오가사와라 제도 서쪽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은 약 870㎞ 떨어진 도쿄 등 간토 지방을 흔들어 대면서 전국에 영향을 끼쳤다. 진원 깊이는 682㎞, 규모 8.1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관측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진도 1 이상의 진동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최북단 홋카이도까지 일본 전체가 흔들렸던 것을 처음이다. 오가사와라 제도의 서쪽은 2013년 11월부터 니시노시마 등에서 해저화산 활동이 확대돼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등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데다 진원 심도가 깊어 피해는 미미했다. 하지만 단층대가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 줘 불안감을 키웠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진원은 깊이가 23.7㎞에 불과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수반한 쓰나미를 일으켰다. 기상청은 필리핀판 밑으로 파고들어가는 태평양판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휴일 저녁을 보내던 도쿄 시민들은 고층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서고, 도쿄와 신오사카를 오가는 신칸센과 도쿄 도심을 지나는 JR 야마노테센 등 주요 지하철도 운행이 정지되면서 지진 공포에 빠졌다. NHK는 당일 오후 9시부터 시작하려던 전후 70주년 특집 방송을 30분 늦추면서 지진 방송을 계속했다. 도쿄 도심을 비롯해 수도권 가나가와현 동부 등에서는 진도 5로 고층건물이 세게 흔들렸다. 가나가와현 일부 지역에서는 걷기 어렵고 행동에 지장을 느끼는 수준인 ‘장주기지진동(長周期地震動) 2’에 해당하는 흔들림이 관측됐다. 이번 지진은 일본이 지진 관측을 시작한 1885년 이후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도쿄 도심의 명소인 지상 54층의 롯폰기힐스 모리타워는 엘리베이터 5대가 모두 서면서 관람객이 2시간 넘게 건물에 갇히는 소동도 있었다. 도쿄에서만 1만 9000대의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쓰나미 위험은 없다”는 자막 방송이 나오면서 도쿄 시민들과 일본 국민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최근 지진과 화산 폭발이 끊이지 않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예민하다. 이 지진은 동해에서 시코쿠, 규슈 앞바다에서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대지진의 가능성을 연상시켰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구 지진’이라고 명명한 지진이 일어나면 3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난카이 해구 지진’ 일어나면 사망자 32만명 예측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지진 발생 시 대책 점검 및 보완책 마련에 부산하다. 지진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고층 건물에서의 대피, 엘리베이터 정지에 따른 안전 대책 마련, 거대지진 발생 시 수도권 등의 비상교통망 및 도로 운영 점검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손해보험 회사들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가정용 지진보험의 보험료를 현재 15.5%에서 19%로 올리기로 했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 수도권 직하지진(진원지가 그 지역 바로 밑에 있는 지진)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반영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그만큼 지진 발생 가능성을 크게 보게 됐다는 것이다. 2016년 가을부터 보험료를 19%로 올리고, 그다음 단계적으로 가정용 지진 보험료를 평균 20~30% 상향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진 보험료의 인상은 거대지진에 대한 대비 태세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지진조사위원회는 도쿄 및 수도권 일대의 도시 바로 아래에서 발생하는 지진인 수도 직하지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도 직하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가미 해구 일대의 지진 활동을 평가한 결과 앞으로 30년 안에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규모 7의 지진은 1995년 6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한신 대지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규모 7의 지진보다 30배 이상 충격이 큰 규모 8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도 최고 5%에 이른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일본의 지진 공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창의상 수상 도봉 공무원 네팔 이재민에 상금 기부

    창의상 수상 도봉 공무원 네팔 이재민에 상금 기부

    공무원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받은 상금을 네팔 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올해 서울 창의상 제안실행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부동산정보과의 박계완 팀장과 박석준 주무관이 상금을 네팔 지진 돕기 성금으로 내놨다고 15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올해 우리 구에서 추진한 ‘세입자의 주거불안을 없애는 전·월세 확정일자 바로 확인시스템 구축사업’을 주도한 팀”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도 칭찬받을 일인데, 이를 통해 받은 상금을 기부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기탁한 금액은 200만원. 박 팀장은 “네팔에서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웠는데, 마침 서울 창의상 수상 소식을 듣고 그 상금을 네팔 대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좋지 않은 뉴스만 듣다가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래도 세상을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의 기부 외에도 구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네팔 국민들을 돕기 위해 모금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구청 직원 1061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1081만 2000원을 모았다. 이번에 모인 성금은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네팔 정부에 전달될 예정이며 네팔 지진 피해 복구 지원에 전액 사용된다. 이동진 구청장은 “이번 사례를 본받아 솔선수범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직원과 구민들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면서 “직원들의 작은 정성으로 모아진 성금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 아픔을 겪고 있는 네팔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하루빨리 삶의 희망을 찾아 재건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진보다 무서운 메르스/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진보다 무서운 메르스/한준규 사회2부 차장

    친한 후배의 일본인 아내가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며칠 전 도쿄 친정으로 떠났다고 한다. 아내의 친정 여행으로 ‘프리’한 시간을 즐기는 후배에게 “좋아 죽네, 아주~” 하고 농을 던졌다. 후배는 정색하며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고 받아쳤다. 한국에서 10년을 넘게 산 후배의 아내는 “한국의 메르스보다 일본 지진이 훨씬 안전하다”는 말을 남기고 일본으로 갔다고 한다. 일본인에게 ‘지진’의 공포는 엄청나다. 어려서부터 크고 작은 지진을 직접 느꼈고 각종 언론을 통해 지진의 무서운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엇 때문에 일종의 감기라는 ‘메르스’가 순식간에 건물과 고가도로를 무너뜨리고 엄청난 해일로 수백 명의 목숨을 집어삼키는 ‘지진’보다 무섭다고 느꼈을까. 반정부 세력의 유언비어 때문일까, 언론에서 너무 침소봉대해서일까. 아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1995년 6000여명이 숨진 고베 지진 때도, 2011년 1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 대지진 때도 일본 정부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침착하게 대처했다. 일본 정부는 일사불란했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래서 그녀가 메르스보다 일본 지진이 더 안전하다고 느낀 건 아닐까. 허둥대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우리 정부의 대처 방식이 국민을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충분한 정보도 없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다. 어린 학생들이나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이야기하고 선원들만 살겠다고 도망치고, 그 선원을 조타실에서 구조하면서 선원인 줄 몰랐다고 어이없는 답변을 늘어놓는 해경을 보면서 우리는 모두 분개했다. 사고 수습을 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제대로 구조 상황을 알리지 않아 유가족의 공분을 샀다. 그래서 정부는 ‘국가안전처’라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거대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 정부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발생 병원과 발생 지역, 발생한 사람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정부만 믿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소통의 부재와 안일함으로 세월호 참사처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메르스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러고도 ‘공포감 확산’이라는 우산 뒤에서 쉬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한 국가안전처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무능한 보건 당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메르스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보건 당국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직접 나서겠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정부는 서둘러 24개 메르스 관련 병원 이름을 공개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메르스 관련 정보를 모두 공유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을 비난하던 청와대와 여당도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초당적 대처를 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정치적 행동이다’, ‘공포감을 확산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박 시장을 비난할 수 있지만, 누구도 메르스 예방에 대한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과잉대응이 늦장대응보다 낫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7일 정부와 서울,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손을 잡았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힘을 합쳐 메르스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지금은 누구의 공과를 따질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메르스 확산을 막고 빨리 우리 사회를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를, 이 도시를 떠나는 시민이 없을 것이다. hihi@seoul.co.kr
  • 낯선 日 연극… 익숙한 울림

    낯선 日 연극… 익숙한 울림

    20년 동안 방구석에서 살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쓰레기를 뒤집어쓴 히키코모리는 “세상과 어우러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임종을 앞둔 82세 아버지와 60대, 50대, 40대, 30대, 20대의 아버지가 거실에 모여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려는 아들을 나무란다.(‘허물’) 코믹한 캐릭터 혹은 재기발랄한 발상으로 일본 사회를 들여다보는 연극 두 편이 한국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가볍고 유쾌한 터치로 어루만지면서, 한국 관객들도 공감할 만한 메시지와 울림을 준다.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두산인문극장 ‘예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는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들의 고군분투기다. 일본의 극단 ‘하이 바이’의 대표이자 배우, 소설가, 연출가로도 활동하는 작가 이와이 히데토는 16세부터 20세까지 히키코모리로 살았던 경험이 있다. 연극은 히키코모리를 향한 편견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의 히키코모리를 사실적으로 무대 위에 세운다. 히키코모리였던 ‘토미오’는 히키코모리 출장 상담원이 돼 의뢰인들을 만난다.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사는 20대 ‘타로’는 부모에게 발길질을 하고,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사는 40대 ‘카즈오’는 무엇이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강박에 가까운 고민에 빠져 있다. 연극은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로 이들을 묶어 규정하려는 무성의한 태도를 거부하고, 이들 개개인의 내면에 귀를 기울인다. “레스토랑에서 ‘개구리 왕눈이 파스타’를 주문하고 싶지만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 두렵다”는 카즈오의 말처럼, 이들은 남들과 ‘조금’ 다르고 여리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쉽게 배제된 존재들이라고 항변한다. 타로와 카즈오는 집에서 나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일자리도 구한다. 그러나 타로의 아버지가 실직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예상 밖의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연극은 히키코모리의 아픔에서 이들을 매몰차게 내치는 사회로 관객들의 시선을 돌린다.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삶이 전쟁이 돼 버린 일본의 모습은 한국 관객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허물’ ‘허물’(14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은 일본의 전후 세대인 아버지의 삶과 ‘잃어버린 세대’라 할 수 있는 아들의 삶을 서로 마주 보게 한다. 그런데 그 아버지의 삶을 펼쳐 내는 방식이 기발하다 못해 황당하다. 치매로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82세 아버지가 매일 허물을 벗으며 젊어진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허물을 벗을 때마다 육신은 껍데기가 돼 방 한구석에 널브러져 있다. 아버지는 다정다감한 60대, 성실히 일하던 50대, 우쿨렐레를 치며 여유를 누리던 40대, 젊음의 혈기가 넘치던 30대, 패전의 기억에 갇힌 20대의 모습으로 아들 앞에 선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해 최악의 위기에 빠졌던 일본은 ‘한국전쟁 특수’를 시작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누렸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동일본대지진까지 경험한다. 이 모든 풍파를 거쳐 온 아버지는 직장에서 해고되고 이혼을 앞둔 아들에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어깨를 두드린다. 허물을 벗는 아버지를 마주하면서 자신의 내면 속 허물마저 벗어던지는 아들을 통해 어떻게든 삶은 이어진다는 관조와 깨달음을 전달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글로벌 시대]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지난 4월 네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8000명이 숨지고 중요 유네스코 문화유산 4곳이 파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살아 있는 여신으로 알려진 ‘쿠마리’의 거처는 멀쩡해 눈길을 끌었다.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의 문화 유적지가 파괴됐지만 올해 아홉 살의 쿠마리가 거주하는 사원은 대지진은 물론 계속되는 여진에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마리는 ‘처녀’를 뜻하는 말로 힌두교 여신의 환생으로 믿어진다. 관례상 네 살에서 일곱 살 사이의 소녀 중 경전에 적힌 32가지 신체 조건을 심사해 여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선별한다. 보리수 같은 몸, 사슴과 같이 가는 허벅지, 소 같은 눈꺼풀 등의 조건을 충족한 쿠마리 선별의 마지막 관문은 소, 돼지, 양, 닭, 버팔로의 시체와 피가 놓인 어두운 방에서 하룻밤을 울지도 소리 지르지도 않고 버텨 내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과하면 여신의 분신으로 추앙받게 된다. 쿠마리는 왕보다 높은 직급으로 대우받으며 신성시되다 보니 웃거나 울거나 본인의 발로 땅을 밟아서는 안 되며 교육도 받지 못한다. 초경이 시작되면 쿠마리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쿠마리였던 여자와 결혼하면 단명한다는 속설과 부정한 여자라는 인식 때문에 결혼도 못 하고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하다 보니 생존을 위해 창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최근 쿠마리를 소재로 한 웹툰 ‘시타를 위하여’가 인기다. 시타는 싯다르타의 네팔식 발음이며 쿠마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이름에 들어가야 하는 글자다. 이 웹툰은 2013 대학만화 최강자전 8강 진출작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그림체를 자랑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작가 ‘하가’는 네팔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쿠마리의 존재를 알게 됐고 사람들의 사랑과 추앙을 받지만 그 끝이 너무 슬픈 쿠마리의 삶을 소재로 한국인 청년과 전직 쿠마리의 운명적 사랑을 그려 냈다. 우리에게 낯설고 납득하기 어려운 네팔의 문화는 힌두 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다. 네팔은 힌두교를 국교로 인정하던 유일한 국가로 인도와 함께 대표적인 힌두교 국가다. 2008년 신헌법이 발효돼 국교를 폐지했으나 현재 전 국민의 80% 이상이 힌두교를 믿고 있다. 수도 카트만두에는 2500여개의 사원과 신전이 있고, 1년에 50여개의 힌두교 관련 축제도 개최하는 등 종교성이 상당한 나라다. 2008년 네팔 대법원은 쿠마리의 교육, 행동, 식사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후 지금은 쿠마리에 대한 미신이 많이 사라지고 쿠마리의 공교육 필요성, 은퇴 후 지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생겼다고 한다. 현재 네팔에는 약 11명의 쿠마리가 있다. 왕실 소속인 카트만두와 파탄 지역 쿠마리는 땅을 밟지 못하고 외출도 제한된 것에 반해 카트만두에서 약 10㎞ 떨어진 붕그마티 쿠마리는 걸어서 학교에 다닌다. 지진 발생 후 임시 숙소인 텐트에서 생활하던 초등학교 1학년 붕그마티 쿠마리가 5주 만에 등교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최근 현지 신문에 공개됐다. 인구 3000만명의 약 30%가 하루 1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나라.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히말라야 트레킹 등 관광산업이 주산업인 네팔은 강진 이후 수입이 끊긴 채, 우기를 앞두고 50만 이재민의 피난처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재건을 위한 모금도 목표의 20%에 그쳐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촉구되고 있다. 다음 여행지를 네팔로 정해 그 땅을 밟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달 15일부터 일부 유적지가 재개장한다고 하니 끊겼던 관광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길 기원한다.
  • 늦게 나타난 놈이 더 무섭다, 지구 ‘판의 전쟁’에선…

    늦게 나타난 놈이 더 무섭다, 지구 ‘판의 전쟁’에선…

    미국 최대 규모의 후버댐. 콜로라도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이 거대한 댐이 미확인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마치 레고 블록처럼 힘 없이 무너져 내린다. 후버댐을 무너뜨린 지진이 캘리포니아주를 가로지르고 있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까지 영향을 미쳐 규모 9라는 최악의 지진을 일으킨다. 건물이 무너지고 지진해일(쓰나미)까지 발생해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는 초토화된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대형 재난영화 ‘샌 안드레아스’의 내용이다. 지질학자들은 영화의 소재가 되고 있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지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30년 내에 규모 9의 대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 네팔에서는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8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네팔 지진 발생 한 달 뒤인 5월 25일 일본 사이타마현에서는 규모 5.6의 지진이, 30일에는 일본 도쿄 남쪽 870㎞ 해역에서 규모 8.5의 지진이 일어났다. 잇따른 대규모 지진이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화산대에 영향을 미쳐 ‘지구의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지진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지진이 잦아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초대형 지진이 발생하면 여진이 계속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진 발생의 빈도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며 “초대형 지진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지진 에너지의 불균형이 점차 균형을 맞춰 가면서 차차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진은 지구 내부의 힘으로 인해 땅속의 거대한 암반이 갑자기 갈라지면서 그 여파로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급격한 지각변동은 ‘지진파’라고 하는 파동을 발생시켜 지반을 진동시키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면 넓은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느끼게 된다. 지진파는 잔잔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졌을 때 물결이 퍼져 나가는 것처럼 파동이 땅을 통해 퍼져 나간다. 지진파는 ‘P파’와 ‘S파’로 나뉘는데, 지진이 시작될 때 발생하는 P파는 지면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속도는 빠르지만 파괴력은 약하다. P파가 끝난 뒤 발생하는 S파는 지면과 직각인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달 속도는 느리지만 파괴력이 비교할 수 없이 강하다. 지진에 의한 피해 대부분이 S파로 인해 생긴다. 지진 경보는 이런 지진파 발생의 시간차를 이용해 S파의 도달시간을 예측하는 것이다. 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표면 이하 100㎞ 두께의 딱딱한 층인 암석권에 있는 판의 움직임이다.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탄성반발론’과 ‘판구조론’으로 설명한다. 탄성반발론은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질학자인 해리 필딩 레이드가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조사한 뒤 제기한 이론으로, 지진이 단층운동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각 일부는 지구 내부의 힘으로 인해 변형되는데, 그 힘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암석층이 급격히 파괴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독일 지질학자 알프레트 베게너가 제기한 판구조론은 지진이 단층 운동으로 발생한다고 할 때, 단층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을 설명해 주고 있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껍질이라고 할 수 있는 암석권은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북아메리카판 등 10여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다. 이들은 각각 서로 부딪치거나 밀리고 포개지기도 하면서 매년 몇㎝ 정도의 속도로 맨틀 위를 이동하고 있다. 이런 판의 운동은 다른 판과의 마찰력에 의해 저항을 받는데, 판의 운동에너지가 마찰력을 뛰어넘는 순간 갑작스러운 미끄러짐이 발생하며 이것이 지진이란 설명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일본에서 지진이 잦은 이유도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필리핀판의 경계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은 태평양 쪽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충돌하고 있어서다. 한국지진공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네팔에서 발생한 강진은 유라시아판이 인도판을 타고 올라가는 형태의 충상단층 현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더군다나 네팔은 일본처럼 지형상 두 지각판이 만나는 곳 바로 위에 있다. 충상단층은 알프스나 히말라야 같이 깊은 습곡을 가진 산맥을 만드는데 히말라야 정상 높이가 1년에 1㎝씩 높아진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끊임없이 밀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판 경계에서만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1976년 중국 탕산 대지진(규모 7.8)이나 1978년 우리나라 홍성 지진(규모 5.0),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규모 8.0)은 모두 판 경계와는 떨어져 있는 판 내부에서 발생했다.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판 경계부에서 생긴 지진 에너지인 ‘응력’(應力)이 판 내부에도 전달돼 오랜 기간 쌓여 있다가 약한 지각 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드물지만 한 번 발생하면 규모가 큰 지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전문가들은 한반도는 중국이나 일본의 단층과 지진으로 응력이 축적되지 않고 해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지진 발생 확률이 높은 위험지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홍 교수는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규모 7에 해당하는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지진 발생 주기가 길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지만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300년 전 대분화 후지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300년 전 대분화 후지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300년 전 대분화 후지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29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남쪽에 위치한 섬인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의 산 정상 부근에서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했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9분쯤 산정상 부근 화구에서 검은 분연이 분출했으며 화쇄류(火碎流)까지 발생해 해안 부근까지 도달했다. 화산에 의한 연기(분연)는 9000m 높이까지 치솟은 가운데, 폭발은 계속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NHK는 분연의 폭도 2km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 경보’를 발령하고, ‘분화경계레벨을 ‘3(입산규제)’에서 주민 피난이 필요한 ‘5’로 격상했다. 일본 기상청이 ‘분화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07년 12월 분화 경계의 단계가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구치노에라부지마는 가고시마현 남쪽 해상의 야쿠시마(屋久島)에서 서쪽으로 12㎞ 떨어진 면적 38㎢의 섬으로 섬 전체가 야쿠시마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야쿠시마 당국은 구치노에라부지마 주민 약 80가구 130여명에게 섬 밖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가 있는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초(町) 총무과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분화에 의한 사상자 정보는 들어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관저 대책실을 설치했고, 해상보안청은 대형 순시선을 파견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는 작년 8월 3일에도 분화가 발생, 주민들이 섬 밖으로 대피했다. 한편 이번 분화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더 활발해진 듯한 일본 내 화산 활동이 재차 주목받게 됐다. 전 세계 활화산의 7%에 해당하는 110개 활화산이 있는 일본에서는 근년 들어 주목할만한 규모의 화산 분화가 잇따랐다. 가깝게는 작년 9월 27일,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쳐 있는 온타케산(御嶽山)에서 대규모 수증기 폭발이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6명이라는 전후(戰後) 최악의 화산 관련 인명 피해를 낳았다. 입산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의 활화산 사쿠라지마(櫻島)에서는 2013년 8월 분연 높이가 5000m에 이르는 분화가 발생했다. 사쿠라지마의 쇼와(昭和)화구는 올해만 500회 이상의 분화를 기록했다. 또 2013년 11월에는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니시노시마(西之島)에서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직경 약 200m, 해발 약 20m의 새로운 육지가 생긴 것이 확인됐다. 아울러 도쿄 방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하코네온천이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산에서는 지난달 하순 이후 화산성 지진이 수천 회 탐지되고, 일부 지점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지난 6일자로 하코네산에서 화산분화 경계 수준이 평시의 ‘1’에서 ‘2’로 올라간 상태다. 일부 학자들은 300여년 전 대분화를 일으킨 후지(富士)산의 분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후지산에서 1707년 호에이(寶永) 대분화 때와 비슷한 분화가 발생해 용암이 흘러나올 경우 68만 9000명이 피난 대상이 될 것으로 일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주민 약 2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정부 기관인 내각부와 시즈오카(靜岡), 가나가와(神奈川), 야마나시(山梨) 등 후지산 주변 3개현이 처음 합동으로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내각부의 의뢰를 받은 화산 전문가들은 2013년 5월 정리한 화산 재해 대책 관련 제언에서 동일본대지진 후의 일본 열도가 혼슈(本州) 북부의 산리쿠(三陸) 앞바다에 큰 지진이 발생한 뒤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9세기 상황과 비슷해 대규모 분화가 단기간에 연속해서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20세기 이후 일본에서 규모 9 이상을 기록한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해 모두 6차례였고, 이 가운데 5차례 지진의 경우 발생 다음날∼3년에 걸쳐 가까운 화산이 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도 위험하다?” 대분화 발생시 예상 피해는?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도 위험하다?” 대분화 발생시 예상 피해는?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도 위험하다?” 대분화 발생시 예상 피해는?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29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남쪽에 위치한 섬인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의 산 정상 부근에서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했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9분쯤 산정상 부근 화구에서 검은 분연이 분출했으며 화쇄류(火碎流)까지 발생해 해안 부근까지 도달했다. 화산에 의한 연기(분연)는 9000m 높이까지 치솟은 가운데, 폭발은 계속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NHK는 분연의 폭도 2km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 경보’를 발령하고, ‘분화경계레벨을 ‘3(입산규제)’에서 주민 피난이 필요한 ‘5’로 격상했다. 일본 기상청이 ‘분화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07년 12월 분화 경계의 단계가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구치노에라부지마는 가고시마현 남쪽 해상의 야쿠시마(屋久島)에서 서쪽으로 12㎞ 떨어진 면적 38㎢의 섬으로 섬 전체가 야쿠시마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야쿠시마 당국은 구치노에라부지마 주민 약 80가구 130여명에게 섬 밖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가 있는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초(町) 총무과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분화에 의한 사상자 정보는 들어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관저 대책실을 설치했고, 해상보안청은 대형 순시선을 파견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는 작년 8월 3일에도 분화가 발생, 주민들이 섬 밖으로 대피했다. 한편 이번 분화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더 활발해진 듯한 일본 내 화산 활동이 재차 주목받게 됐다. 전 세계 활화산의 7%에 해당하는 110개 활화산이 있는 일본에서는 근년 들어 주목할만한 규모의 화산 분화가 잇따랐다. 가깝게는 작년 9월 27일,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쳐 있는 온타케산(御嶽山)에서 대규모 수증기 폭발이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6명이라는 전후(戰後) 최악의 화산 관련 인명 피해를 낳았다. 입산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의 활화산 사쿠라지마(櫻島)에서는 2013년 8월 분연 높이가 5000m에 이르는 분화가 발생했다. 사쿠라지마의 쇼와(昭和)화구는 올해만 500회 이상의 분화를 기록했다. 또 2013년 11월에는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니시노시마(西之島)에서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직경 약 200m, 해발 약 20m의 새로운 육지가 생긴 것이 확인됐다. 아울러 도쿄 방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하코네온천이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산에서는 지난달 하순 이후 화산성 지진이 수천 회 탐지되고, 일부 지점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지난 6일자로 하코네산에서 화산분화 경계 수준이 평시의 ‘1’에서 ‘2’로 올라간 상태다. 일부 학자들은 300여년 전 대분화를 일으킨 후지(富士)산의 분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후지산에서 1707년 호에이(寶永) 대분화 때와 비슷한 분화가 발생해 용암이 흘러나올 경우 68만 9000명이 피난 대상이 될 것으로 일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주민 약 2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정부 기관인 내각부와 시즈오카(靜岡), 가나가와(神奈川), 야마나시(山梨) 등 후지산 주변 3개현이 처음 합동으로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내각부의 의뢰를 받은 화산 전문가들은 2013년 5월 정리한 화산 재해 대책 관련 제언에서 동일본대지진 후의 일본 열도가 혼슈(本州) 북부의 산리쿠(三陸) 앞바다에 큰 지진이 발생한 뒤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9세기 상황과 비슷해 대규모 분화가 단기간에 연속해서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20세기 이후 일본에서 규모 9 이상을 기록한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해 모두 6차례였고, 이 가운데 5차례 지진의 경우 발생 다음날∼3년에 걸쳐 가까운 화산이 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상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 지켜야만 했다

    세상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 지켜야만 했다

    “영화 초반에 아이를 살리고 희생하는 지질학자가 나옵니다. 너무도 처절하고 아름다운 장면이어서 내가 맡으면 안 되겠냐고 감독에게 물었을 정도였죠. 관객들에게 인간의 기본적인 선한 마음, 이타심을 믿게 하는 그런 영감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드웨인 존슨 “인간의 선한 마음 믿게 하는 영감 줄 수 있을 것”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5개 나라 기자들과 만난 배우 드웨인 존슨(사진 위)은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에서 쉬 떠올리기 힘든 섬세한 감성을 담아 영화 ‘샌 안드레아스’를 설명했다. 브래드 페이턴 감독 역시 “누구나 다 영웅이 될 수 있고,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죽음을 앞둔 이가 아이에게 마지막 순간 ‘눈을 감으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본적이며,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다”고 거들었다. 다음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지금껏 전례 없었던 진도 9.6 규모의 대형 지진이 빚어낸 대참사를 그리고 있다.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 1000㎞에 걸쳐져 있는 단층이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에서 거대한 지진이 단속적으로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다. 영화 시작부터 ‘미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후버댐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진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엿가락처럼 늘어지다가 툭 끊어지며, 건물 15층 높이의 쓰나미가 도시 전체를 덮친다. 실제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대재난이기에 영화의 설정은 충격적이다. 영화 속 레이(드웨인 존슨)는 대참사 속에서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역할에 본능적으로 집착한다. 베테랑 소방구조팀장이건만 몇 년 전 함께 떠난 래프팅에서 막내딸을 지켜내지 못한 채 아이가 숨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자책감이 너무도 큰 탓이다. 존슨은 “나도 실제 딸이 있고, 딸을 구해야 할 상황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영화지만 가족의 교감·갈등해소에 집중 영화는 재난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하지만 빈곤한 서사를 상쇄할 만한 컴퓨터그래픽(CG)은 대리 체험만으로도 대참사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만든다. 페이턴 감독은 “먼 거리에서 보는 재난 영화가 아니라 관중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서 배우들의 감정과 두려움을 직접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 “큰 규모의 재난 영화지만 가족이 서로 교감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지난해 4·16 세월호 참사에서 자유롭지 못할 한국사회에서 바닷물에 잠겨가는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의 모습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사실 영화의 짜릿함은 재난 그 자체가 주는 것이지만, 진짜 비참한 현실은 재난 그 이후에 펼쳐진다. 하지만 영화는 많은 죽음과 도시의 궤멸을 뒤로하고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보다는 희망에 주목한다. 금문교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대형 성조기가 나부끼고, 사람들은 손을 맞잡고 기도한다. 주인공 레이는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아내의 질문에 “이제 다시 세워야지”라고 대답한다. 미국의 재건을 뜻하고, 또한 해체됐던 가족의 복원을 얘기하는 장면이다. 실낱같은 생존의 가능성을 뚫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또 다른 희망을 기약하는 결말은 진부하지만, 어쨌든 현실은 반드시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노래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이다. ‘잠든 뒤에나 만날 수 있는 따뜻한 낙원’ 같은 캘리포니아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아비규환의 공간으로 바뀐 상황에서, 느리게 편곡된 채 흐르는 노래는 수많은 죽음에 대한 진혼곡이다. 12세 관람가. 베이징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 대분화 우려” 근거는 도대체 무엇?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 대분화 우려” 근거는 도대체 무엇?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 대분화 우려” 근거는 도대체 무엇?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29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남쪽에 위치한 섬인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의 산 정상 부근에서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했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9분쯤 산정상 부근 화구에서 검은 분연이 분출했으며 화쇄류(火碎流)까지 발생해 해안 부근까지 도달했다. 화산에 의한 연기(분연)는 9000m 높이까지 치솟은 가운데, 폭발은 계속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NHK는 분연의 폭도 2km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 경보’를 발령하고, ‘분화경계레벨을 ‘3(입산규제)’에서 주민 피난이 필요한 ‘5’로 격상했다. 일본 기상청이 ‘분화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07년 12월 분화 경계의 단계가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구치노에라부지마는 가고시마현 남쪽 해상의 야쿠시마(屋久島)에서 서쪽으로 12㎞ 떨어진 면적 38㎢의 섬으로 섬 전체가 야쿠시마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야쿠시마 당국은 구치노에라부지마 주민 약 80가구 130여명에게 섬 밖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가 있는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초(町) 총무과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분화에 의한 사상자 정보는 들어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관저 대책실을 설치했고, 해상보안청은 대형 순시선을 파견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는 작년 8월 3일에도 분화가 발생, 주민들이 섬 밖으로 대피했다. 한편 이번 분화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더 활발해진 듯한 일본 내 화산 활동이 재차 주목받게 됐다. 전 세계 활화산의 7%에 해당하는 110개 활화산이 있는 일본에서는 근년 들어 주목할만한 규모의 화산 분화가 잇따랐다. 가깝게는 작년 9월 27일,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쳐 있는 온타케산(御嶽山)에서 대규모 수증기 폭발이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6명이라는 전후(戰後) 최악의 화산 관련 인명 피해를 낳았다. 입산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의 활화산 사쿠라지마(櫻島)에서는 2013년 8월 분연 높이가 5000m에 이르는 분화가 발생했다. 사쿠라지마의 쇼와(昭和)화구는 올해만 500회 이상의 분화를 기록했다. 또 2013년 11월에는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니시노시마(西之島)에서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직경 약 200m, 해발 약 20m의 새로운 육지가 생긴 것이 확인됐다. 아울러 도쿄 방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하코네온천이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산에서는 지난달 하순 이후 화산성 지진이 수천 회 탐지되고, 일부 지점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지난 6일자로 하코네산에서 화산분화 경계 수준이 평시의 ‘1’에서 ‘2’로 올라간 상태다. 일부 학자들은 300여년 전 대분화를 일으킨 후지(富士)산의 분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후지산에서 1707년 호에이(寶永) 대분화 때와 비슷한 분화가 발생해 용암이 흘러나올 경우 68만 9000명이 피난 대상이 될 것으로 일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주민 약 2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정부 기관인 내각부와 시즈오카(靜岡), 가나가와(神奈川), 야마나시(山梨) 등 후지산 주변 3개현이 처음 합동으로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내각부의 의뢰를 받은 화산 전문가들은 2013년 5월 정리한 화산 재해 대책 관련 제언에서 동일본대지진 후의 일본 열도가 혼슈(本州) 북부의 산리쿠(三陸) 앞바다에 큰 지진이 발생한 뒤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9세기 상황과 비슷해 대규모 분화가 단기간에 연속해서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20세기 이후 일본에서 규모 9 이상을 기록한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해 모두 6차례였고, 이 가운데 5차례 지진의 경우 발생 다음날∼3년에 걸쳐 가까운 화산이 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 폭발하면?” 끔찍한 재앙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 폭발하면?” 끔찍한 재앙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분화 “후지산 폭발하면?” 끔찍한 재앙 일본 화산폭발, 가고시마 화산 29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남쪽에 위치한 섬인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의 산 정상 부근에서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했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9분쯤 산정상 부근 화구에서 검은 분연이 분출했으며 화쇄류(火碎流)까지 발생해 해안 부근까지 도달했다. 화산에 의한 연기(분연)는 9000m 높이까지 치솟은 가운데, 폭발은 계속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NHK는 분연의 폭도 2km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 경보’를 발령하고, ‘분화경계레벨을 ‘3(입산규제)’에서 주민 피난이 필요한 ‘5’로 격상했다. 일본 기상청이 ‘분화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07년 12월 분화 경계의 단계가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구치노에라부지마는 가고시마현 남쪽 해상의 야쿠시마(屋久島)에서 서쪽으로 12㎞ 떨어진 면적 38㎢의 섬으로 섬 전체가 야쿠시마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야쿠시마 당국은 구치노에라부지마 주민 약 80가구 130여명에게 섬 밖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가 있는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초(町) 총무과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분화에 의한 사상자 정보는 들어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관저 대책실을 설치했고, 해상보안청은 대형 순시선을 파견했다.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는 작년 8월 3일에도 분화가 발생, 주민들이 섬 밖으로 대피했다. 한편 이번 분화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더 활발해진 듯한 일본 내 화산 활동이 재차 주목받게 됐다. 전 세계 활화산의 7%에 해당하는 110개 활화산이 있는 일본에서는 근년 들어 주목할만한 규모의 화산 분화가 잇따랐다. 가깝게는 작년 9월 27일,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쳐 있는 온타케산(御嶽山)에서 대규모 수증기 폭발이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6명이라는 전후(戰後) 최악의 화산 관련 인명 피해를 낳았다. 입산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의 활화산 사쿠라지마(櫻島)에서는 2013년 8월 분연 높이가 5000m에 이르는 분화가 발생했다. 사쿠라지마의 쇼와(昭和)화구는 올해만 500회 이상의 분화를 기록했다. 또 2013년 11월에는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니시노시마(西之島)에서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직경 약 200m, 해발 약 20m의 새로운 육지가 생긴 것이 확인됐다. 아울러 도쿄 방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하코네온천이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산에서는 지난달 하순 이후 화산성 지진이 수천 회 탐지되고, 일부 지점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지난 6일자로 하코네산에서 화산분화 경계 수준이 평시의 ‘1’에서 ‘2’로 올라간 상태다. 일부 학자들은 300여년 전 대분화를 일으킨 후지(富士)산의 분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후지산에서 1707년 호에이(寶永) 대분화 때와 비슷한 분화가 발생해 용암이 흘러나올 경우 68만 9000명이 피난 대상이 될 것으로 일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주민 약 2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정부 기관인 내각부와 시즈오카(靜岡), 가나가와(神奈川), 야마나시(山梨) 등 후지산 주변 3개현이 처음 합동으로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내각부의 의뢰를 받은 화산 전문가들은 2013년 5월 정리한 화산 재해 대책 관련 제언에서 동일본대지진 후의 일본 열도가 혼슈(本州) 북부의 산리쿠(三陸) 앞바다에 큰 지진이 발생한 뒤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9세기 상황과 비슷해 대규모 분화가 단기간에 연속해서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20세기 이후 일본에서 규모 9 이상을 기록한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해 모두 6차례였고, 이 가운데 5차례 지진의 경우 발생 다음날∼3년에 걸쳐 가까운 화산이 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신 수습 못해 곧 우기 닥치면 전염병 속수무책”

    “시신 수습 못해 곧 우기 닥치면 전염병 속수무책”

    “시신 부패하는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을 합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는 아우성이 카트만두 외곽 지역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당장은 해결책이 없으니 난감할 따름이죠.” 드비에 자(51) 네팔 인권위원회 법무관리담당관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신두팔초크, 고르카 등 지진 피해 지역의 건물 잔해에서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심하게 부패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 발생이 아직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56분(현지시간) 네팔 대지진 참사가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났다. 자 담당관과 현지 한인 선교사 문광진(45)씨 등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네팔은 홍수, 산사태, 전염병 등 2차 피해 가능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각국 구조대와 의료진은 대부분 자국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지진 당시부터 예고됐던 우기(雨期)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려는 한층 깊어지고 있다. 2주~30일 내로 우기가 본격화되면 식수, 해충 등을 통해 콜레라, 장티푸스 등의 질병이 유행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 기간 전염병은 지진이 없을 때에도 항상 골칫거리였던 터다. 수시로 일어나는 산사태는 지진에 버금가는 공포 그 자체다. 지난 23일 밤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140㎞ 떨어진 람체 마을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칼리간다키강이 막히면서 길이 2㎞가량의 ‘호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홍수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네팔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난도 커져 가고 있다. 각국 비정부기구(NGO) 구호팀들은 쌀, 천막 등 1차 구호를 마무리하고 의약품, 방역, 재건 등 2차 구호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네팔 정부는 아직도 쌀을 나눠 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제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자금과 인력에 한계가 큽니다. 모기장과 의약품을 나눠 주고 방역을 해 줘야 하는데 공급이 너무 부족하네요.”(문 선교사) 트라우마(외상후스트레스)는 이미 확인된 2차 피해 중 하나다. “많은 주민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국민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정신과 치료를 담당할 의료진도 거의 없는데….”(자 담당관) 이런 가운데 수도인 카트만두 시내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도시 기능이 거의 정상화됐다. 부서지지 않은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열었고, 학생들도 29일부터 다시 등교할 예정이다. 시내 가장 큰 규모로 형성돼 있던 라트나 파크의 이재민 텐트촌도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무너졌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타워’와 더르바르 광장의 ‘쿠마리 사원’ 등도 잔해가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다. 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의 김미영(51) 선교사는 “유네스코의 허가와 지원 없이 복구 작업을 할 순 없다”면서 “복원이 결정돼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지진과 여진에 따른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사망 8600여명, 부상 1만 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일본 지진 발생, 규모 5.6 강진..나리타 공항 활주로 폐쇄 ‘불의 고리’ 봉인 해제?

    일본 지진 발생, 규모 5.6 강진..나리타 공항 활주로 폐쇄 ‘불의 고리’ 봉인 해제?

    일본 지진 발생, 규모 5.6 강진..나리타 공항 활주로 폐쇄 ‘불의 고리’ 봉인 해제? 일본 지진 발생, 규모 5.6 강진..도쿄 나리타 공항 활주로 폐쇄 ‘위치 보니..’ ‘일본 지진 발생’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오후 2시 28분께 일본 간토(關東)지방에 규모 5.6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원지는 간토지방 사이타마(埼玉)현 북부로 진원의 깊이는 약 50㎞다. 이날 발생한 일본 지진으로 도쿄 등 수도권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쿄 나리타 공항은 피해 점검차 활주로를 일시 폐쇄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수도 도쿄에서도 진도 4의 진동이 감지됐으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발생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 지진·화산대가 몰려 있는 환태평양 ‘불의 고리’가 최근 들썩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일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인근 바다에서는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곳에서는 최근 8일 새 규모 7 안팎의 강진만 네 차례 발생했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네팔에선 지난달 25일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규모 6이 넘는 여진까지 이어져 사망자만 7000명을 넘겼다. 이외에도 뉴질랜드·대만·남태평양 섬 지역 등 ‘불의 고리’ 지역에선 최근 잇따라 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강진이 이어지자 ‘불의 고리’를 틀어막던 봉인이 풀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진 전문가들 사이에선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인근에서 대지진(규모 9.1~9.3)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강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유례없는 대규모 재앙을 우려할 수준은 아직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진=기상청(일본 지진 발생)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서울시, 지구촌나눔축제 수익금 네팔 대지진 피해 돕기에 기부

    서울시는 네팔 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지난 2∼3일 열린 ‘지구촌나눔한마당축제’ 수익금 1000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다고 24일 밝혔다. 수익금은 행사에 참여한 주한대사관에서 각 나라 전통음식과 풍물을 판매해 마련했다. 66개국 주한대사관 중 33개 주한대사관에서 행사 수익금을 전달했다. 주한독일대사관은 참여 대사관 가운데 최고액수인 270만원을 냈고 프랑스와 과테말라,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등이 기부에 동참했다. 시는 행사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김치를 홍보하기 위해 김치덮밥 등을 판매한 수익금 104만원도 함께 모금회에 기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작은 금액이지만 주한대사관과 서울시민의 마음을 담았다”며 “네팔 지진 피해가 잊히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1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네팔 돕기 일일장터에서 모금된 1044만 7000원을 네팔의 학교를 복구하는 데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대외협력기금을 통해 10만 달러를 지원했다. 한판 네팔에서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12일 잇달아 발생한 강진으로 8567명이 숨지고 1만 6000여명이 다쳤다. 파괴된 건물은 75만 9000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예외란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탐침봉

    예외란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탐침봉

    예외/강상중 등 9인 지음/문학과지성사/324쪽/1만5000원 이충형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내놓은 문제다. ‘이번 겨울 독감A가 유행할 확률은 90%, 독감B가 유행할 확률은 10%다. 두 독감 모두 치사율은 100%다. 두 백신을 모두 맞으면 부작용으로 사망하게 되니 하나만 맞아야 한다. 당신은 독감A의 백신을 맞을 것인가, 독감B의 백신을 맞을 것인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독감A의 백신을 맞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합리적인 선택을 했는데, 10% 확률로 독감B가 유행하고 말았다면? 인류는 절멸이다. 그때 예외적으로, 사실은 비합리적으로, 독감B 백신을 맞은 이들이 있다면 그를 통해 인류는 지속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삶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세상은 규칙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인류의 진화와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을 돌아보면 예외적인 선택에서 비롯된 일들이 허다하다. 공자와 예수, 부처는 법과 제도 등 당대의 사회질서에 순응했던 이들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규칙에 맞서고 기존의 가치를 전복하며 새로운 예외의 영역을 개척했던 이들이었다. 예외가 보여준 긍정적 기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떨까. 4년 전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을 예외적인 사건일 뿐이라며 근본적 변화와 대책 마련 등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예외’가 오히려 보편성, 일반성의 존립 근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그것들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된 대표적 사례들이다. 예외(例外). 책은 ‘경계와 일탈에 관한 아홉 개의 사유’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 김기창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 김항 연세대 HK교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등 9명의 필진이 ‘예외’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놓고 과학, 역사, 정치, 사회, 철학 등 각자가 익숙한 창을 통해 세월호, 유신체제,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 지역주의 문제, 돌연변이, 양성인 존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역사 속에서 탐구한 결과는 큰 흐름에서 볼 때 예외는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탐침봉이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김항 교수는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73)이 전쟁, 내전, 소요사태 등 체제를 위협하는 긴급 상황에서 비롯된 법률 개념으로 제시한 ‘예외상태’를 들며 1970년대의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를 설명했다. 깊고 다양한 접근을 통해 내린 결론은 예외를 막을 수도 없지만 예외를 잊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예외’의 개념과 사유를 주체적으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긍정 에너지 전도사’ 선플운동본부 민병철 이사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긍정 에너지 전도사’ 선플운동본부 민병철 이사장

    지난 1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경영학과 201호실. 강의실 밖으로 유창한 영어가 새어 나온다. 능수능란한 발음의 주인공은 이 대학 국제학부 민병철(64) 교수였다. 학생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영어로 진행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강좌를 마련했다는 민 교수는 198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생활영어 열풍을 불러일으킨 ‘민병철 생활영어’의 주인공이다. 현재 사단법인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 선플운동본부를 조직, 전국 초·중·고를 대상으로 선플 달기 운동에 이어 선플을 통한 한류 확산에도 열심인 민 이사장을 건국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선플운동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5년 무렵이다. 잘 아는 재미한인회장이 있었다. 이분 이야기가 회장 선거를 하는데 서로 투서가 있어 검찰에 불려갔다 왔다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걸핏하면 고소고발하는데 그런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느냐. 우리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데 쓸데없이 딴지 걸지 말고, 발목 잡지 말자는 차원에서 상대방 얘기에 귀 기울여 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추임새 운동을 했다. 그러다 2007년 1월 가수 유니가 악플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접했다.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당시 중앙대 교수로 영어 수업 중이었는데,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 570명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각자 연예인 10명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찾아가서 선플을 달도록 했다. 단순히 ‘좋아요’ ‘힘내세요’ 가 아니라 악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악플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힘이 될 수 있는 댓글을 달도록 했다. 일주일 만에 5700개의 선플이 달렸다. 이 과제를 통해 학생 자신들이 악플의 폐해와 선플의 중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변화됐다. 여러 언론에서도 좋은 취지의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내가 선플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동기다. →서울이 아닌 제주도에서부터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이유가 있나. -개인적으로 제주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도는 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적으로 인터넷 이용 빈도가 높은 지역이다. 제주도의 중앙중학교 컴퓨터실에 ‘선플방’을 만들고 학생들이 선플을 달게끔 유도했다. 양성언 당시 제주교육감을 만나 ‘선플 달기’ 활동을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활동도 봉사활동 시간에 포함해 달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선플을 달려면 우선 악플을 분석하고, 어떤 말을 써야 할지 고민하게 돼 시간이 많이 걸린다. 독거 노인 방문이나 쓰레기 줍기만큼 선플을 다는 행위도 중요한 사회적 활동 아닌가. 제주교육감이 그 제안을 수락했고,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 6000여곳의 학교가 선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이 학교들에서는 학생들의 선플 달기 활동을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선플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가정에서도 어른이 잘해야 하듯 정치권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정치를 잘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민들의 질타를 받는 이유는 정책과 비전 대신 막말과 고성이 오가서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들이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현재 국회의원 98%인 294명의 의원이 서명을 끝냈다. 물론 서명을 했다고 막말 등의 현상이 바로 사라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서명을 한 의원들은 “발언 시 좋은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의미 있는 변화 아닌가. 선플운동본부에서는 지난해 11월 아름다운 말을 쓰는 국회의원 22명을 선정해 선플상을 수여했다.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이 대상을 받았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104명으로 구성된 ‘전국 청소년 선플 SNS 기자단’이 직접 뽑았다. →지금까지 성과를 정리해 본다면. -현재 인터넷상에 청소년들이 올린 선플이 600만개를 넘어섰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1000만개, 아시아 전역에서 1억개의 선플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50만명인 선플회원을 10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100만 선플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에서도 선플 달기 운동을 펼친다고 들었다. -배경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중국 스촨성 대지진으로 7만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고, 2013년에 쓰촨성 야안시에서 또다시 대지진이 발생했다. 그때 희생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추모의 글 1만개를 모아 추모 책자를 만들었다. 중국어가 서툰 학생들이 많아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의 도움을 받아 교정 작업을 거쳤다. 지난해 1월 베이징에서 이 추모 책자를 중국 공영방송 CCTV를 통해 전달했다. 그리고 쓰촨성 야안시에 청소년 문화센터 기금을 전달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선플 운동이 중국에 소개됐고, 그해 2월 소치 동계올림픽 때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이 양국 선수들을 동시에 응원했다. 최초의 동반 응원이었다. 또 세월호 사건 때는 중국인 5만여명이 추모의 뜻을 전해 왔다. 중국에는 모든 인터넷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장관을 만났더니 “중국에도 선플 달기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하더라. 그 산하에 인민일보와 인민망 뉴스 포털이 있는데, 지난해 4월 인민망 TV에서 선플운동을 소개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중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베이징 어언대학교에서 선플 강연을 했다. 어언대 강의를 마치자 한 학생이 내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창하는 것이 긍정 에너지 전파로 중국인의 꿈을 실현하는 것인데, 선플운동도 강의를 들어 보니 같은 맥락이라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나 이를 통해 중국에서 선플운동을 전파하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중국에서의 활동 계획은. -지난해 11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에서 100만명 선플자원봉사단 발대식을 한다고 하자 판공실 측의 담당 국장이 중국에서는 1000만명 봉사단 발대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베이징 자금성에서 1000만 선플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져 보자고 의견을 낸 상태다. 발대식을 하게 되면 케이팝 스타들과 함께하고 싶다.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나라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하는 건 긍정의 힘을 전파하는 것이다. 선플 달기 운동은 새로운 한류가 될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힘을 얻기 위해서도 응원과 배려의 선플 운동 확산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플이 한류’라는 인식은 독특하다. -선플은 한류 3.0이다. 선플 문화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응원해 긍정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배려는 남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배려의 힘을 갖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했다. 당시 나도 장롱에 있는 금붙이를 방송사에 전달했다. 자신이 가진 귀금속을 기꺼이 내놓는 국민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한국인에게만 그런 정신문화가 있다. 또 하나가 응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많은 사람들이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시청 앞 광장에 나와 국가대표팀을 응원했다. 이러한 배려와 응원의 문화가 바로 한류다. 이를 세계에 알림으로써 역한류, 반한류 감정을 없앨 수 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수입을 제한하는 등 규제가 적지 않다. 하지만 선플은 중국에서 관심이 많다. 한국인의 DNA인 배려와 응원이 선플 운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정신문화 운동으로서 배려와 응원을 근간으로 하는 것이 선플 운동이다. 앞으로 일본에서도 선플 달기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중·일 청소년 선플 평화 선언식을 갖는다고 들었다. -그렇다.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000명의 선플 청소년이 참가하는 ‘한·중·일 청소년 선플평화선언 및 선플응원 문자 보내기’를 한다. 3국은 역사 문제, 위안부 및 독도 문제 등 정치적으로 긴장 관계에 있으나 이는 정부 간 문제이고,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은 우호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중국의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수석국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문자는 “한·중·일이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싸우지 말자”, “사랑합니다” 등의 평화와 우호 증진을 도모하는 내용이다. 국내 청소년들은 이런 문자를 친구나 가족들에게 보내게 된다. 중국 현지에서는 어언대학교 학생들이 같은 행사를 하는데 행사 내용을 중국 인민망 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규수대학교 학생들이 우호를 다지자는 문자를 우리 선플 사무국으로 보내게 된다. 또 이날 세계 최초의 걷기대회도 한다. 핸드폰을 보느라 목이 휘어지는데 이를 바로 펴는 걷기운동이다. →선플이 확산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삼성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갈등 비용이 국가의 1년 예산에 임박하는 300조원이라고 한다. 그런 비용을 줄이면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초연결 사회로 가고 있다. 스마트폰 등으로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다. 나쁜 글도 빠르게 퍼진다. 중국도 최근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한 청년이 SNS상에서 자살 생중계를 했다고 한다. 댓글의 절반은 이 청년이 장난하는 것이라고 믿지 않는 내용이었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도 있었다. “네가 죽으면 아이폰을 달라”는 내용의 글도 있었다. 결국 그 청년은 자살했다. 만일 “너는 죽어선 안돼. 살 가치가 있어. 더 좋은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어”라고 긍정적인 댓글을 달았더라면 그는 자살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좋지 않은 것 대신 좋은 것을 많이 퍼트려야 한다. 비판은 하되 근거 없는 말로 비방하는 것은 심장에 못을 박는 일이다. 좋은 것을 빨리 퍼트리는 방법이 선플 운동이다. →선플 확산을 위해 보완할 점이 있다면. -우선 연예인들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청소년들에게는 연예인이 부모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 공헌 차원에서 선플운동에 동참하면 좋겠다. 현재 서경석과 유동근, 정준호, 사유리, 알리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연예인들이 함께해 주면 좋겠다. 정부에서도 선행을 실천하는 착한 기업인들에게 ‘착한 기업인상’을 줘서 격려하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선플운동의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 같다.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 eagleduo@seoul.co.kr ■ 민병철 이사장은 ‘선플 전도사’로 나선 민 이사장은 원래 방송 영어강사로 더 유명했다. 1980년대 초반 문화방송에서 ‘굿 모닝 에브리원. 하우 아 유’(Good morning everyone. How are you?)라는 인사말로 시작하는 생활영어 방송을 했는데 당시 문법과 독해 위주의 국내 영어교육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강좌였다. 이 강의를 계기로 ‘민병철=영어교육’이라는 공식까지 생겼다. 그는 이후 민병철교육그룹이라는 교육 기업까지 세운다. 현재는 명예회장으로 있다. 민 이사장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미 노던 일리노이대에서 교육학 석·박사를 했다. 건국대에서 언어교육원장을 거쳐 지금은 국제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선플운동을 이끌고 있다. 배려와 응원의 에너지가 넘치는 선플의 소중함을 다룬 ‘결국 착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걱정 날리고, 활력 살리고… 1만명 숨어 있던 질주 본능 뽐내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걱정 날리고, 활력 살리고… 1만명 숨어 있던 질주 본능 뽐내다

    “새끼손가락을 하늘로 뻗고 우리 모두 약속해요. ‘안전제일’이라고.”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이 펼쳐진 16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구수한 입담을 늘어놓던 개그맨 강성범씨가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기만 기다리는 참가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했다. 곧 이어 참가자들이 세는 카운트가 상암벌을 뒤덮었고, ‘와~’하는 함성과 함께 거대한 ‘사람 물결’이 출렁였다. 하프와 10㎞, 5㎞에 도전한 1만여명의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하게 출발선을 빠져나갔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속에서 따사로운 봄 내음을 물씬 들이마셨다. 아빠의 손을 잡고 뛰는 어린이,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 듯 웃통을 벗어부친 사나이, 운동으로 다져져 건강미를 숨길 수 없는 여성, 하얀 서리가 머리에 내렸지만 마음은 20대 청년에 뒤지지 않는 80대…. 모두 힘차게 한발 한발 내딛으며 결승선을 향했다. 예년보다 더운 날씨에 생수통을 머리에 끼얹으면서도 경쾌한 발걸음을 계속했다. 2주 일정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브램 프루임(61·네덜란드)은 “한국에 오기 전 인터넷으로 마라톤 개최 소식을 알았다. 좋은 추억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매주 세 차례 이상 훈련한다는 그는 “마라톤이야말로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운동”이라며 아내와 함께 출발선으로 향했다.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닉스테크는 최근 대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돕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수익금 일부를 네팔 어린이들에게 지원하는 기부 팔찌를 참가자 107명 전원이 착용한 것. 박동훈(54) 닉스테크 대표는 “마라톤은 인내심과 끈기로 고난을 극복하는 좋은 운동”이라면서 “1999년부터 각종 마라톤 대회에 단체로 참가해 왔는데 올해는 소중한 의미를 담은 기부 팔찌를 차고 참여하며 직원들의 단합까지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아빠와 함께 참가한 이철우(11)군은 웬만한 성인도 힘들어하는 10㎞ 코스를 선택했다. 2년 전 이미 10㎞를 뛰어봐 자신 있다며 취미가 암벽 타기와 축구라고 소개했다. 이군은 “마라톤에 나간다니 친구들이 부러워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법무부 남부구치소 교정공무원 한기조(49)씨는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결승선을 들어올 때의 기쁨은 마라토너만이 알 수 있다. 다이어트 효과도 좋아 또래들이 흔히 듣는 ‘배 나왔다’ 소리를 여태컷 한번도 듣지 않았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펼쳤다. 2004년 대회부터 해마다 참가한 경찰청마라톤동호회 김근배(49)씨는 “서울신문 마라톤의 하프코스는 한강을 보면서 뛸 수 있고 10㎞코스는 하늘공원과 공원 산책길을 일주할 수 있어서 좋다. 매년 크고 작은 대회에서 풀코스도 완주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신문 대회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노스닷컴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방방콕콕(bbkk.kr)’이라고 쓰인 빨간색 풍선 1000개를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국내 여행지와 숙소, 맛집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방방콕콕’은 이노스닷컴이 최근 개설한 사이트. 구본영(29·여)씨는 “서울신문 마라톤을 통해 직원들의 친목 도모와 체력 증진은 물론 회사 홍보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자연 재해 회복의 열쇠? 통제욕 버린 순응 속에

    자연 재해 회복의 열쇠? 통제욕 버린 순응 속에

    리질리언스 사고/브라이언 워커·데이비드 솔트 지음/고려대 오정에코리질리언스연구원 옮김/지오북/256쪽/2만원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일본 동북지방을 휩쓴 쓰나미, 2014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 지난 4월 네팔 대지진…. 이런 메가톤급 재앙들은 예측이 어렵고 원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심각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리질리언스 사고’는 그런 예측불가와 회복불능의 대재앙을 어떻게 수습해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지를 제시한다. ‘복원력’ ‘회복탄력성’쯤으로 번역되는 ‘리질리언스’는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일반에겐 생소한 개념. 어떤 시스템이 외부충격을 흡수해 구성 요소들의 기능을 원상태로 유지하려는 능력과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외부충격과 시스템 내부의 대응방식이다. 책은 생소한 개념의 리질리언스를 일반에 소개하는 개념서쯤으로 읽힌다.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기존 방식으로는 풀기 어렵다는 데 초점을 맞춰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에 닥쳤던 큰 교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조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들에서 얻은 교훈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미국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국립공원은 대표사례로 등장한다. 이 공원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습지로 유명하지만 연방정부에서 수십조원을 쏟아 부은 덕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100여년째 중대한 문제를 안고있는 사회·생태 시스템에 다름아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다른 문제를 지속적으로 낳는 이곳은 자연을 통제,지배하려는 욕심이 문제를 더 크게 키울 뿐이라는 교훈의 결정인 셈이다. 책은 효율성과 최적화만을 앞세운 지속가능성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그 예증의 끝에 이렇게 말한다. “통제를 좀 더 강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은 이제 버리고 자연 섭리를 파악하고 순응하는 환경과 인간의 공존방식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할 때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일본 규모 6.6 강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여진이 왜 이제 발생했나?”

    일본 규모 6.6 강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여진이 왜 이제 발생했나?”

    일본 규모 6.6 강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여진이 왜 이제 발생했나?” 일본 규모 6.6 강진, 일본 지진 13일 오전 6시12분쯤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8.9도, 동경 142.1도의 미야기(宮城)현 앞 바다며, 진원 깊이는 약 46km로 파악됐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이 지진으로 이와테(岩手)현 내륙 남부에서 진도 5가 넘는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고, 홋카이도(北海道)에서 혼슈 중부에 걸친 넓은 지역에서 진도 1∼4의 흔들림이 측정됐다. 도쿄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지진 해일(쓰나미)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진 영향으로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 일부 노선이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진앙과 가까운 이와테현과 미야기현의 경찰 및 소방 당국에 의하면, 부상자와 물적 피해 관련 정보는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또 도쿄전력은 동일본대지진때 사고가 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 하세가와 요헤이(長谷川洋平) 과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은 4년전 거대 지진(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1주일 정도 안에 최대 진도 5에 가까운 흔들림을 동반한 여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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