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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부, 27일 0시부터 대구·청도 체류 이력 외국인 입국 거부

    日정부, 27일 0시부터 대구·청도 체류 이력 외국인 입국 거부

    일본 정부가 지난 25일 코로나19(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들에게 한국의 대구와 청도에 가지 말라고 권고한 데 이어 26일에는 대구·청도에 머문 적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선별적으로 거부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열고 일본 입국 신청 이전 2주일 동안 대구시와 경북 청도군에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 27일 0시부터 입국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후베이성과 저장성 체류 이력이 있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거부한 바 있지만, 중국 이외 지역에 대해 관련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감염이 확대되는 지역으로부터 일본으로의 유입을 막는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와 청도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본국 이송을 위한 전세기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앞서 전세기를 보냈던 중국 후베이성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현 시점에서 대구와 청도에서 일본국민이 자신의 의사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에는 대구와 청도에 대한 감염증 위험정보를 ‘레벨2’로 높이고 자국민의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 이외의 나라에 대해 레벨2 수준의 위험정보를 발표한 것은 처음으로, 레벨3인 후베이성·원저우시를 제외한 베이징 등 중국 여타 지역과 같은 수준이다. 일본의 감염증 위험정보 중 ‘레벨1’은 방문에 주의를 촉구하는 단계, ‘레벨3’는 방문을 중지하라고 권고하는 단계, ‘레벨4’는 대피를 권고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아베 총리는 또 이날 회의에서 “향후 1~2주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2주 동안 많은 사람이 모이는 전국적 스포츠 및 문화 행사의 중지나 연기, 또는 규모 축소를 해달라고 국민들에게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9주년 추모식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 확산기 반영 안 됐는데… 다시 얼어붙은 소비심리

    코로나 확산기 반영 안 됐는데… 다시 얼어붙은 소비심리

    메르스때와 같은 낙폭… 역대 세 번째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올 초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가 다시 얼어붙었다. 국내 확진환자 수가 급증한 이달 20일 이전에 조사된 지표여서 코로나19 후폭풍이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2015년 6월 메르스 발생 때와 같은 수준으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12.7포인트),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11.1포인트) 이후 세 번째로 컸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0~17일 시행됐다. 국내에서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부터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이 모두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지금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은 66으로 한 달 전보다 12포인트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도 76으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은 106, 가계수입전망은 97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씩 떨어졌다. 특히 자영업자의 가계수입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87로, 2009년 3월(79)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나빠졌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했고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며 “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부분은 반영이 덜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원전 의존도 70%인 프랑스, 6월까지 첫 원전 폐쇄

    원전 의존도 70%인 프랑스, 6월까지 첫 원전 폐쇄

    프랑스가 오는 6월까지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독일 접경지에 세워진 프랑스 최고령 페센하임 원자력발전소를 6월 말까지 완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2018년 원자력생산 에너지와 재생가능 원천을 활용한 전력 생산 양쪽이 균형을 취하는 에너지 전략 방침을 발표하고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석탄 발전소를 2022년까지 모두 폐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필리프 총리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 계획의 첫 단계 실행이라면서 페센하임 원전 1호기를 폐쇄하겠다고 설명했다. 페센하임 원전의 1호기는 오는 22일 운전 정지되며 원전의 전 시설 단지는 6월 30일 문을 닫는다. 이어 페센하임 원전 2호기도 연내 폐쇄할 방침이다. 독일과의 접경지에 있는 만큼 독일은 오래 전부터 이 페센하임 원전의 폐쇄를 요구해왔다. 현재 프랑스 내 운영 중인 원전은 58기이며 1기는 건설 중이다.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71.7%에 이른다. 프랑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뒤 2012년 원전 발전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줄이고 1977년과 1978년 준공된 페센하임 원전 1·2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등 현실적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2018년 11월 원전 비중 축소 목표 시기를 2025년에서 2035년으로 10년 연기하고 가동 중지 원전을 기존 최대 17기에서 14기로 조정했다. 지난해 9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에너지기후법이 의회를 통과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후쿠시마 식재료, ‘그 나라’보다 깨끗”…한국 겨냥한 일본 부흥상

    “후쿠시마 식재료, ‘그 나라’보다 깨끗”…한국 겨냥한 일본 부흥상

    日부흥상, 기자회견서 후쿠시마 식자재 발언“한국 식재료의 방사능 수치도 알고 있다” 일본의 고위 당국자가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일본은 ‘그 나라’보다 훨씬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다나카 가즈노리 부흥상은 18일 기자회견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후쿠시마현의 식자재 수출 문제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다나카 부흥상이 한국을 겨냥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다나카 부흥상은 “후쿠시마의 식재료는 일본 내에서도 유통이 문제가 없는 낮은 (방사능) 수치를 보인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식재료) 방사능 수치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2012년 10월부터 방사성 물질인 세슘의 농도 기준을 1㎏당 100베크렐(Bq)로 강화했다고 덧붙였다.한국의 세슘 농도 기준은 1㎏당 100베크렐(영유아용 식품·우유 및 유가공품·아이스크림류는 1kg당 50베크렐)이다. 미국은 1㎏당 1200베크렐, 유럽연합은 1㎏당 1250베크렐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유통을 허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4월 국제무역기구(WTO) 상소기구에서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분쟁과 관련해 일본에 승소했다. 우리나라 외에도 대만, 중국, 홍콩, 마카오 등 5개 국가·지역에서 현재 일본 식자재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 외에 인도네시아와 EU 등 15개국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제한적인 규제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다나카 부흥상은 최근 한국의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연상시키는 도쿄올림픽 관련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한 것을 두고 “현실과 전혀 다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이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드피플+] 영상통화로 돌아가신 어머니 배웅…코로나19와 싸우는 中 간호사 사연

    [월드피플+] 영상통화로 돌아가신 어머니 배웅…코로나19와 싸우는 中 간호사 사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전선 우한으로 달려가 밀려드는 환자를 돌보는 사이,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병마로 세상을 떠나셨다. 비보를 접한 간호사는 당장이라도 어머니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폐쇄된 우한에서 나갈 도리는 없었다. 결국 영상통화로 어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한 간호사는 눈물을 쏟으며 고향 집을 향해 절을 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관영 CGTN 등은 지난 11일 우한 훠선산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우야링이 모친상을 당한 뒤에도 고향 집에 갈 수 없어 영상통화로 어머니와 작별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세워진 임시병원 한쪽에서 간호사 한 명이 휴대전화를 든 채 오열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간호에도 눈물 한 번 보이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청천벽력같은 모친의 부고에 무너졌다.대동맥파열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다음 날 화장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폐쇄된 우한에서 고향 집인 윈난성 쿤밍으로 갈 길은 요원했다. 영상통화로나마 눈 감은 어머니의 모습을 본 간호사는 감출 수 없는 슬픔에 눈물을 쏟으며 고향 집을 향해 허리를 굽혀 세 번 절을 했다. 어머니는 간호사인 딸이 우한에 간 사실도 모르고 계셨다. 노모가 걱정하실 것을 우려해 알리지 않은 탓이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을 꾸린다는 소식에 자원한 우한행이었다. 쓰촨성 대지진 당시 의료인력으로 일한 경험이 전염병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눈물이 멈추지 않았지만 별수는 없었다.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동료들의 위로 속에 이내 눈물을 훔치고 다시 병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며칠 쉬라는 병원 측 배려도 사양하고 환자들 곁을 지켰다. 그녀가 일하고 있는 훠선산병원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임시로 지어진 병원으로, 단 10일 만에 완공됐다. 각지에서 모인 의료진이 1000개의 병상을 지키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의료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14일 닝보일보에 따르면 우한으로 긴급 파견된 의료진들은 현재의 중국 상황이 상상보다 더 끔찍하다고 말한다. 우한 격리 병실에서 근무하는 한 의료진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환자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인공호흡기도, 산소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의료진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중국 국가질병통제센터는 11일 기준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이 171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의심 환자도 1300명이 넘는다. 이런 가운데 17일 우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병원장 사망자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우창의원 병원장인 류즈밍(50)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다 자신도 감염돼 결국 사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산케이 “아베 정부, 코로나19 대응 문재인 정부에게 배워야”

    산케이 “아베 정부, 코로나19 대응 문재인 정부에게 배워야”

    “TV뿐만 아니라 버스·지하철서 예방수칙 수시 안내”마스크 착용·1339도 언급…“모든 재난이 인재” 인식 일본의 우익 성향 매체 산케이신문이 아베 신조 총리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18일 게재했다. 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은 ‘모든 재난은 인재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를 막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구로다 위원은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내면서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해 일본 극우의 시각을 거침없이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칼럼에서 사업, 관광 등을 통한 교류와 한국계 중국인, 유학생 등의 왕래로 한국의 중국 접촉이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배경에 2015년 다수의 사망자를 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얻은 교훈도 있다면서 이번에는 한국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초기부터 대대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구로다 위원은 거국적인 대응의 한 사례로 TV와 신문 등의 매체들이 매일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데 보도 내용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는 점을 꼽았다. TV에서 매 시간 예방책을 방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동차나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할 때의 에티켓 등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하는 내용이 계속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뿐만 아니라 심지어 거리의 현수막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가는 곳마다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구로다 위원은 지하철에서 승객의 80~90%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마스크 착용을 싫어하는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은 ‘비국민’(매국노)으로 내몰릴 정도로 차갑다고도 언급했다. 전국 공통의 상담전화번호인 ‘1339’가 잘 운용되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구로다 위원은 이 상담전화 번호를 한국인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구로다 위원은 담당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모두 노란색 방재 점퍼를 입고 등장하는 것이 한층 비상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이를 남북 분단 상황에 연결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방역은 군사작전처럼 전력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속전속결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은 병력을 조금씩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실패하고 있다”는 한국군 출신 인사의 말을 소개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해야 올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적 절박감이 대응을 잘하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면서 세월호 침몰 사고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모든 재난이 인재’이고 인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극심한 자연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임금(지도자)의 덕’을 문제 삼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설명했다.구로다 위원은 결론적으로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를 야기한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당시 민주당 정권이 몰락했다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은 아베 정부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지난 3일부터 요코하마항에 선상 격리된 채 검역을 받다가 선내 확진자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감염자 454명을 포함해 전체 감염자 수가 17일 현재 520명에 달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대통령 전용기를 이날 급파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 중인 한국인 4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을 국내로 이송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우리는 안전할 수 있을까

    [유정훈의 간 맞추기] 우리는 안전할 수 있을까

    1923년 9월 간토대지진이 일본 수도권을 덮쳤다. 조선인이 방화하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헛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천재지변을 틈타 조선인이 집단으로 일본인 공격에 나섰다는 얘기가 심각해졌다. 조선인을 극도의 위험으로 여긴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했고, 일본 정부와 언론은 유언비어를 방관했다. 수많은 무고한 희생이 뒤따랐다. 1941년 12월 진주만 공습으로 일격을 당한 미국은 대일본 선전포고와 함께 2차대전에 참전한다. 미국 정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일본계 미국인들을 모하비사막과 같은 오지에 설치된 캠프에 강제 수용한다. 적대국 출신 혈통을 가진 미국 시민의 존재 자체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험으로 판단한 것이다. 20세기 미국은 구조적인 인종분리 정책을 시행했다. 학교, 교도소 등의 공공시설은 물론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상업시설 또한 인종분리 대상이었다. 흑인과 백인의 주거 지역 구분은 단순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치밀한 인종분리 법령과 정책 때문이었음이 밝혀졌다. 소수 인종을 내 삶에 대한 위험으로 느낀 주류 백인의 정서가 근저에 있음은 물론이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특정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다. 명분은 테러리스트의 위험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다 틀렸다. 조선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지진 피해 극복에 도움이 될 리 없다. 미국이 진주만에서 기습을 당한 것은 일본계 스파이 때문이 아니었고, 이후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것도 내부의 적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수용소에 가두어 버렸기 때문은 아니었다. 민권법 제정과 일련의 연방대법원 판결로 인종분리가 철폐됐다고 하여 백인들의 삶이 더 위험해진 것은 아니다. 무슬림 테러리스트에 의해 본토에서 사망한 미국인보다 총기난사 사건(공교롭게 대부분 범인은 백인 남성)으로 스러진 미국인이 훨씬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20년이다. 유럽에서 한국인 여행자 또는 교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 현지인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한편 한국에서는 중국인 입국 금지 국민청원 서명이 70만에 달하고, 중국인 혹은 중국인 밀집 지역에 대한 노골적인 기피가 드러나고 있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하자 서울 지역 6개 여대 21개 단체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혐오가 아니라 그저 여성들의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를 원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오류를 반복한다’, ‘사람들은 낯선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와 같은 뻔한 말로 넘어가기에는 슬픈 장면이다. 트랜스젠더가 여대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면 여성의 안전이 지켜질까? 바이러스 발생 지역과 뭔가 관련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적대시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서 몰아내면 과연 우리는 안전할 수 있을까?
  • 스타킹 꿰매 신는 함소원, 마스크 1만 개 기부

    스타킹 꿰매 신는 함소원, 마스크 1만 개 기부

    함소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하는 선행을 했다. 배우 함소원이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도 의왕시청을 통해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했다. 함소원이 기부한 마스크는 면역력이 취약한 독거노인 및 어린이, 그리고 저소득층 가정 등 보건-의료 취약 계층에 배포될 예정이다. 함소원은 과거 쓰촨성 대지진 당시, 남몰래 베푼 기부가 뒤늦게 세간에 알려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어려운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 여러 차례 기부를 해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초기부터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방법을 생각해왔던 함소원은 소외계층에게 가장 필요하면서도 구하기 힘들다는 마스크 지급을 행동에 옮겼다. 함소원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를 도울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향해, 작으나마 나눔의 손길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침마당’ 이광기, 아들 사망 보험금 아이티에 전액기부 “어떻게 쓰냐”

    ‘아침마당’ 이광기, 아들 사망 보험금 아이티에 전액기부 “어떻게 쓰냐”

    배우 이광기가 아들의 사망 이후 선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11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에는 배우 이광기가 출연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언급했다. 이광기의 아들 석규 군은 7살이던 2009년 신종플루로 세상을 떠났다. 이광기는 이날 “아픈 가족사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날 표현할 때 꽃으로 표현했다. 그 계기를 통해 신앙을 갖게 됐고, 기도가 나올 때마다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면 ‘다시 제가 아름다운 꽃으로 필 수 있을까요’, ‘우리 가족이 시들어가는데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을까요’를 항상 물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픔이 있고 나서 신앙을 갖게 됐고, 주변 신앙인들과 신앙을 가지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광기는 아들을 보낸 후 아이티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음을 전하며 “그때가 2010년 1월이었는데 아이티에 진도 7.0 대지진이 일어났다. 그때 나도 아프고 힘들 때인데 어떠한 계기가 돼서 아이의 보험금을 아이티에 기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매체에 보도가 되니 ‘사랑의 리퀘스트’ PD님이 아이티 모금 방송을 할 예정인데 함께 가자고 제안하셨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가겠다는 말을 못하겠더라. ‘기도해볼게요’라고 간접적으로 거절했는데 정말로 기도가 나오고 마음이 아이티를 향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광기는 “어떻게 보면 아이가 제 곁을 떠난 후부터 그 아이가 제게 남겨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선물처럼 모든 것이 다가왔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하고,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 안에 쏙쏙 들어왔다. 그것들이 너무 신비롭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서 이광기는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니까 아내와 나는 죄짓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전날까지 멀쩡하던 아이가 시름시름 앓았다. 병원에 가니 신종플루라고 해서 ‘치료하면 낫겠지’ 했는데 심폐소생술 하는 모습을 내 눈앞에서 봤다. 아내와 나는 죄를 진 느낌이었다. 갑작스럽게 아이를 떠나보냈다. 내 눈앞에서. 나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병원에서 한없이 울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어렵게 주민등록 말소를 하고 아들의 보험금이 통장에 들어왔다. 통장을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 돈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부단체에 아들 보험금을 전액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광기는 현재 사진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쑥스러운데 어떻게 하다 보니 사진작가로 활동하게 됐다. 2016년에 그룹전을 하고 2017년 3월에 첫 개인전을 열었으니 4년 정도 된 것 같다”면서도 “연기를 너무 하고 싶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연기 준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연기에 대한 갈증도 드러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누굴 잡으려고 그 폭염에 날을 잡았나… 도쿄의 배짱 왜?

    누굴 잡으려고 그 폭염에 날을 잡았나… 도쿄의 배짱 왜?

    지난해 10월 25일 2020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한바탕 홍역을 겪었다. 일본 도쿄도청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만난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 위원장은 대회 마라톤·경보의 경기 장소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IOC는 열흘 전 이러한 의견을 이미 공개했지만 고이케 도지사는 “미리 듣지 못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이케 도지사는 경기 시간을 당초 오전 7시 30분에서 1시간 당긴 오전 6시로 하겠다고 대안을 내놓았지만 IOC의 입장은 강경했다. IOC는 앞서 카타르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더위를 피해 자정을 넘긴 시간에 경기를 열었지만 선수들이 탈진해 무더기 기권 사태가 벌어진 일을 상기시켰다. 마라톤 경기 준비에 이미 3000억원이나 들인 도쿄도였지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마라톤·경보 개최지, 삿포로로 급거 변경 11월 1일 코츠 위원장, 고이케 도지사,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 등이 참석한 IOC 조정위에서 도쿄올림픽 마라톤·경보는 결국 경기 장소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변경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일본 도쿄에서 두 번째 열리는 하계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린다. 그런데 이 기간은 우리나라로 치면 일 년 중 가장 더운 ‘삼복’ 기간이다. 일본의 대부분 지역은 한국보다 더 덥고 습하다. 한여름 일본의 직장인들은 출근할 때 속옷을 따로 한 벌 챙겨가는 게 일상화돼 있다. 더욱이 해가 갈수록 열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2015년 7일 31일부터 8월 7일까지 도쿄에는 ‘맹서일’이 8일 동안 계속됐다. 맹서는 일본기상청이 분류한 더위의 정도인데, 섭씨 35도를 넘는 더위를 말한다. 도쿄 도심이 여드레 연속 맹서에 시달린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기간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한 도쿄 지역의 사상자는 1857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2018년 도쿄는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해 6월 25일 간사이 지방의 교토가 첫 맹서를 기록한 데 이어 도쿄는 7월 14일 35도 이상의 맹서가 처음 관측된 이후 열흘이나 넘게 이어졌다. 7월 23일 도쿄 북쪽의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최고기온은 41.0도, 도쿄도의 최고 기온도 40.8도를 찍는 ‘역사적인’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일본의 기상 관측 사상 143년 만의 기록이었다. 이런 날씨라면 운동선수, 특히 올림픽에서 뛰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 세계기록 경신 등은 기대할 수도 없으며 여차하면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와 이를 보는 관객들이 열사병으로 실려 나가는 참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일본은 굳이 이런 가장 더운 기간에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일까. ●‘日의 올림픽 정치 도구화’ 논란 가열 거액의 중계권료를 탐하는 IOC와 이른바 ‘부흥 올림픽’을 어떻게든 성사시키려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기자 다마키 마사히로는 “폭염 올림픽은 IOC 탓이다. IOC는 미국 방송국으로부터 거액의 TV 방영권료를 받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등 인기 스포츠 시즌과 겹치는 가을을 피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NBC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부터 2032년 하계올림픽까지, 10회분의 올림픽 미국 방영권을 120억 달러(약 13조 9700억원)라는 거액을 지불하고 독점 계약했다. 사실 IOC가 큰손의 뜻을 무시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의 내셔널풋볼리그(NFL)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보통 9~10월에 시작된다. 대학미식축구 개막도 이 무렵이다. IOC는 대놓고 “하계올림픽은 7월 15일부터 8월 31일 사이 개최를 권고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올림픽의 정치적 역사’의 저자인 줄스 보이코프는 “한여름 도쿄올림픽은 경기의 주인공인 선수와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IOC의 큰손’을 구실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일본의 숨은 의도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유치 경쟁에서 “10월에 대회를 열겠다”는 카타르 도하에 맞선 도쿄는 “IOC의 뜻대로 7~8월에 대회를 열겠다”고 해 IOC로부터 개최권을 선물받았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과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은 득달같이 ‘재건’과 ‘부흥’을 이번 올림픽의 기치로 내걸었다. 3월 26일 시작되는 성화봉송의 출발점도 후쿠시마현으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올림픽을 재난 극복의 이미지로 포장해 전 세계에 내보이겠다는 심산이었다. IOC의 ‘권고 기간’ 중 일본이 택한 날짜를 보면 일본의 의도는 더욱 뚜렷해진다. 일본은 이 기간이 ‘이상적인 기후’라면서 대회 유치에 뛰어들었는데, 폐막일인 8월 9일은 1945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이다.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는 나가사키에서 열린 ‘평화기념행사’에서 “일본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전쟁 피폭국”이라고 강조하면서 도쿄올림픽을 통해 이를 세계에 알리고 일본이 세계평화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 신종 코로나 확산 땐 취소·연기 배제 못해 폭염과의 전쟁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지난해 9월 13일 조정·카누 경기가 열리는 도쿄만의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는 눈발이 날렸다. 대회조직위가 어느 정도까지 더위를 식혀 줄 수 있을지 시험 삼아 날린 약 300㎏의 인공눈이 관람석에 뿌려졌다. 눈발이 날리기 전후의 기온은 섭씨 25도 정도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조직위는 “관중의 기분 전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도쿄도는 앞서 70억엔을 들여 총 100㎞ 이상의 도로에 흰색으로 된 특수 열 차단제를 발랐다. 공중에서 차가운 수증기를 발사하고 물을 뿌려 지표의 열기를 낮춘다는 아날로그적인 대책도 세웠다. 경기장에 대형 냉각기를 설치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관중들의 입장 대기 시간을 ‘최장 20분’으로 줄인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요시로 조직위원장이 “도쿄올림픽을 일본의 더위 대책 이노베이션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결과는 7~8월 도쿄의 날씨에 달려 있다. 방사능 위험과 폭염의 우려에 더해 세계적으로 확산을 멈추지 않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도쿄올림픽의 새로운 위협이다. 개막은 5개월 넘게 남았지만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성화봉송이 문제다. 이는 사전 행사의 ‘꽃’이지만 이대로라면 세계인의 관심을 바이러스에 빼앗길 게 뻔하다. 무토 도시로 대회조직위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이번 사태가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우려했고 가와부치 사부로 올림픽선수촌장은 “순조로운 올림픽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 IOC와 대회조직위는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AP는 “선수 약 1만 1000명이 올림픽에 참가하는데 신종 코로나가 중국 밖으로 계속 확산한다면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인포데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인포데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희생된 한국인은 6000여명이 넘는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지진으로 인한 희생이 아니라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날조된 소문으로 피해가 컸다는 데 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당시 일본 군부 등이 조선인과 일본 내 사회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때마침 일어난 대지진을 빌미로 헛소문을 만들고 국민 감정을 자극해 저지른 반인륜적인 학살사건이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만들어 낸 헛소문을 대규모 학살의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대형 재난사고나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거짓소문, 괴담, 유언비어 등이 생겨난다. KAL858기 추락사고, 천안함 피격 사건 등을 비롯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메르스나 사스가 유행했을 때, 미국의 9ㆍ11 테러나 뉴올리언스 태풍 피해 때에도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가 난무했다. 전염병이나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대중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이를 악용해 정치·경제적 이득이나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의도에서 루머나 괴담 등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괴담이나 유언비언 등은 실시간으로 순식간에 확산된다. 특히 근거 없는 사실들이 전문성을 가진 정보 형태로 포장된 가짜뉴스가 수도 없이 만들어지고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통돼 그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전염병처럼 번지는 허위정보, 즉 인포데믹(Infodemic)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인포데믹은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에피데믹(Epidemic)을 합성한 것으로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나 인터넷 등으로 전염병처럼 확산돼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최근 중국에서 비롯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잘못된 정보 또한 급속도로 퍼져 전염병 퇴치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조성해 국제 경제질서 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경찰청은 어제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가짜뉴스와 개인정보 등을 유포한 혐의 20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사이트에 지상파 방송뉴스를 사칭해 “고등학생이 쓰러져서 병원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린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중국연구소가 유전자를 조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과학자 논문이란 것도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전염병에 의한 불안보다 거짓 정보에 의한 사회혼란이 더 큰 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yidonggu@seoul.co.kr
  • 후쿠시마 쌀 방사능 검사 종료 “가격 더 하락” 日 농민들 반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도호쿠 지방이라는 가뜩이나 낙후된 이미지에 더해 ‘방사능 위험지역’이란 멍에까지 쓰게 된 일본 후쿠시마현. 니가타현, 야마가타현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곡창지대였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일본 국민들 중에도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즈, 하마도리 등지의 ‘고시히카리’ 품종 쌀은 해마다 전국 최고인 ‘특A등급’ 평가를 받지만 후쿠시마 농민들은 그에 걸맞은 가격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6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원전 폭발 사고의 여파로 그동안 59개 시·정·촌(기초단체)에서 실시해 온 쌀 전수검사를 올해 수확분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표본추출 검사로 전환한다. 후쿠시마현은 원전 폭발이 일어난 그해 생산된 쌀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 농도가 기준치(1㎏당 100베크렐)를 최대 5배 이상 넘어서는 것으로 측정되자 2012년산부터 지역 내 모든 쌀에 대한 전수검사를 시작했다. 기준치 초과가 2012년산 71건, 2013년산 28건, 2014년산 2건 등으로 줄다가 2015년산부터 한 건도 나오지 않자 후쿠시마현은 연간 60억엔(약 64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검사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생산분부터 표본검사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 농민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나마 전수검사라는 이유로 후쿠시마산 쌀을 사 먹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더 커져 구입을 더욱 기피하고 덩달아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 농민은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안전하냐’고 물으면 ‘100% 검사한 것이니 문제없다’고 말해 왔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없게 됐다”고 도쿄신문에 하소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신종 코로나 특효약 사례금” 청룽, 1억 7000만원 걸었다

    “신종 코로나 특효약 사례금” 청룽, 1억 7000만원 걸었다

    홍콩 출신 영화배우 청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효약 개발자에게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원)의 사례금을 내걸었다. 청룽은 5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질병과 싸워 이기려면 과학기술의 지지가 필요하다. 조속히 특효약이 나와 병에 걸린 동포들의 생명을 구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동포들이 병에 걸려 영원히 이별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 중국인이 드높은 기세로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청룽이 2003년 사스 사태 때도 150만 위안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때는 1000만 위안, 2010년 칭하이성 지진 때도 300만 위안을 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친중파 연예인인 청룽은 지난해 홍콩 시위가 한창일 때 “나는 국기(오성홍기)의 수호자”라며 베이징 당국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화제가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종 코로나 특효약 사례금” 청룽, 1억 7000만원 걸었다

    “신종 코로나 특효약 사례금” 청룽, 1억 7000만원 걸었다

     홍콩 출신 영화배우 청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효약 개발자에게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원)의 사례금을 내걸었다.  청룽은 5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질병과 싸워 이기려면 과학기술의 지지가 필요하다. 조속히 특효약이 나와 병에 걸린 동포들의 생명을 구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동포들이 병에 걸려 영원히 이별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 중국인이 드높은 기세로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청룽이 2003년 사스 사태 때도 150만 위안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때는 1000만 위안, 2010년 칭하이성 지진 때도 300만 위안을 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친중파 연예인인 청룽은 지난해 홍콩 시위가 한창일 때 “나는 국기(오성홍기)의 수호자”라며 베이징 당국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화제가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정은, 中에 지원금·위문서한 보내…북중 혈맹 과시

    김정은, 中에 지원금·위문서한 보내…북중 혈맹 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과 접한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중국에 지원금과 위문서한을 보내며 북중 관계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형 코로나 관련 서한을 보내고 위문금도 보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위문금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우리 당과 인민은 중국에서 발생한 이번 전염병 발병 사태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한 집안 식구, 친혈육이 당한 피해로 여기고 있다”며 “형제적 중국 인민들이 겪는 아픔과 시련을 나누고 돕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지난 1일 베이징 공항에서 목격된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 이후 자력갱생에 나선 북한이 제재 국면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신경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중국 인민의 아픔을 함께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북중 혈맹 관계를 도약시킬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고 했다. 북한은 2008년 쓰촨성 대지진 시기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위문 전화를 하고 10만 달러를 보낸 바 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사실상 국경을 폐쇄하고, 의심환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시행하며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 북한 보건성 당국자는 2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아직 신종 코로나가 발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 전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금강산 지구 남측 시설 철거를 연기하자고 통보해 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팬지데이지, MoMA 홍콩 스토어 진출

    팬지데이지, MoMA 홍콩 스토어 진출

    종합 디자인회사이자 관광 및 농축산물 상품 디자인 개발 전문 기업인 ‘팬지데이지㈜(대표 권윤상)’가 지난 2019년 4분기,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홍콩 스토어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뉴욕현대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은 미국 뉴욕 소재의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리테일 부문에서 운영하는 아트숍 또한 전 세계 디자인 상품들의 각축장이라 여겨질 만큼 큰 주목을 받는 곳이다. 팬지데이지는 2010년 영국 런던 전시에서 MoMA 바이어와 만난 후, 2011년부터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뉴욕현대미술관에 납품해오고 있다. 특히 팬지데이지의 여행 일러스트 브랜드인 ‘라프레미디(L’après-midi)‘를 통해 선보인 뉴욕트레벨저널이 2015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납품되며 스테디셀러로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을 기반으로 지난해 3월 팬지데이지는 홍콩 스토어 오픈을 계획 중이던 MoMA로부터 상품개발에 동참할 것을 요청받았다. 이에 뉴욕에서 호응을 얻은 라프레미디 트레벨 저널 시리즈의 선투입을 결정지었으며, 담당 아티스트인 한우란 이사가 홍콩에 급파됐다. 라프레미디는 한우란 작가가 실제 여행 경험과 감성을 바탕으로 그린 일러스트를 이용해 여행저널이나 마그넷 등 관광기념품 성격의 디자인 상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홍콩 버전인 홍콩트레벨저널을 신규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후 여행과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디자인과 견본도 2019년 8월 오픈이 예정되었던 뉴욕현대미술관 홍콩 스토어의 일정에 맞게 완성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였던 홍콩 시위로 인해 오픈 일정이 미뤄지며 무기한 대기가 이어졌다. 앞서 일본 진출을 앞둔 시점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진출 무산을 겪는 등 2015 메르스사태, 프랑스 IS테러, 2016년 사드 제재 등으로 굴곡을 겪었던 팬지데이지로서는 준비한 상품의 처리까지 걱정해야 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대외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인 만큼, 홍콩시위가 장기화되면서 난감한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현지 상황에 대한 걱정스러운 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가을이 도래하면서 팬지데이지는 1차 선적을 진행하게 됐다. 다행히 1차 선적분이 모두 판매되면서 재발주 요청이 들어오는 등 라프레미디는 홍콩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20년에 접어들며 팬지데이지는 홍콩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MoMA 스토어의 세계적 명성에 힘입어 홍콩 내 리테일 업계의 문의가 늘어남에 따라, 팬지데이지 권윤상 대표는 오는 4월 홍콩에 방문해 활발한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독자적인 브랜드로서 서유럽이나, 북미, 일본 브랜드와 동일한 가격대로 대등하게 판매한다고 할 때 아시아 시장은 생각보다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지데이지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거점으로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의 거점 마련을 통해 2020년 수출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도쿄올림픽에 학생 강제동원령… 학부모 강력 반발

    日, 도쿄올림픽에 학생 강제동원령… 학부모 강력 반발

    유치원생·초중고생·교사들 관전 강요 공립학교에는 “수업일로 처리” 지시 집단적 국가의식 고취할 기회로 판단 올림픽 열릴 7월 폭염·안전사고 우려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6개월여 앞둔 가운데 일본 교육당국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경기장 동원령’을 내려 국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폭염 올림픽’, ‘교통대란 올림픽’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도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이유로 어린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경기장을 직접 찾으라고 강요하는 것이어서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 불만, 불안이 팽배해 있다. 19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대회조직위원회와 도쿄도교육위원회는 1000만장 이상의 올림픽·패럴림픽 유료 입장권 가운데 130여만장(올림픽 60여만장, 패럴림픽 70여만장)을 ‘학교 연계 관전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각급 학교에 할당했다. 도쿄도에 속한 23개 구, 26개 시, 5개 정, 8개 촌 등 62개 기초자치단체 및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등의 유치원생, 초중고생 및 인솔 교사가 대상이다. 입장권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구입해 무료 배부하는 형식이다. 도쿄도교육위는 학생들의 경기장 참석을 ‘올림픽 교육의 집대성’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일선 학교에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겉으로는 ‘자율적 참여’를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학교평가 권한을 갖고 있는 윗선에서 하달한 의무사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쿄도교육위는 2016년부터 도내 모든 공립학교에 올림픽 일본 개최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등 내용의 ‘올림픽 교육’ 수업을 연간 35시간씩 강제해 왔다. 이번 대회 개최를 집단적 국가의식을 학생들에게 고취할 기회로 생각하는 보수세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도쿄도교육위는 특히 공립학교의 경우 경기장 방문일을 ‘수업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올림픽·패럴림픽 일정은 학생들의 여름방학과 겹친다. 학교별로 할당된 경기 관전에 빠지면 방학임에도 ‘결석’ 처리가 된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은 관전하고 싶은 종목에 대한 선택권이 전혀 없이 할당받은 입장권에 나온 대로 경기장을 찾아가야 한다. 요토리야마 요스케 니가타대 교수(교육행정학)는 “수업일을 어떻게 정할지는 학교 자율에 맡길 일이며 위에서 지도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슬 퍼런 학교평가 권한을 가진 교육당국이 현장에 대해 강요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사실상의 동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강제성 논란과는 별개로 폭염·교통난 속에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것과 경기 관전 자체에 대한 불안감도 퍼져 있다.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열사병과 식중독 등 사고가 우려된다”, “경기 관전을 원하지 않는 학생이 많다”, “경기규칙도 알지 못하는 게임을 보게 될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회조직위가 주차난 등을 이유로 경기장에 올 때 전세버스 대신 대중교통만 이용하라고 요구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혼잡한 전철·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미아 발생, 열사병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 환승을 2~3차례씩 해야 한다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인솔 교사에게 주어지는 입장권을 중학교 기준 학생 20명당 1장으로 제한한 데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각종 사고를 막기 위해 최대한 많은 교사가 따라붙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적은 수의 교사들이 많은 학생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은 무리다”, “대중교통으로 150명 이상의 학생을 동시에 승하차시키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등의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0년 전 30초 지진이 이 나라를 영원히 바꿨다

    10년 전 30초 지진이 이 나라를 영원히 바꿨다

    100억弗 기부금 아이티에 직접 지급 10%정부 “있지도 않은 시설에 다 썼다” 보고서대통령은 “10년간 복구 진전 없었다” 인정트라우마 주민에 정부부패, 생활고, 전염병 2010년 오늘(현지시간 12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30초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발생한 규모 7.0 지진은 나라 전체를 10년간 악몽으로 몰아넣었다. 일주일 새에 7만명이 매장됐으며, 이후 수십만 명이 이들을 따라 무덤 속으로 들어갔다. 이 나라 역사는 지진 전과 후로 나뉘게 됐다. 지진 이전의 역사는 나폴레옹의 군대를 이긴 노예혁명의 자존심으로 독재와 침략에 저항한 역사다. 이후 역사는 아무것도 적지 못한 빈 종이다. CNN은 지진 뒤 10년이 흐른 아이티를 찾았다. 희망은 있었다. 당시 현장 기사를 소화한 CNN 산제이 굽타는 “세계 모든 곳은 아니지만, TV를 켜거나, 신문을 펼치거나, 동료와 얘기를 나눌 때 항상 아이티에 대한 지지와 연민이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뉴욕시에선 소방관이, 아이슬란드에선 구조대원이, 이스라엘에선 병원 천막이 왔다. 중국은 구조견을 보냈고 베네수엘라는 연료용 기름을 보냈다. 아이티와 다른 국가 사이에 연대가 확산되며 주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이미 아이티에 들어와 있던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을 뛰어다니며 행동에 들어갔다.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달러씩 기부하겠다는 행렬이 이어졌다. 국가 재건을 위한 기부 약정이 100억 달러(약 11조 5700억원)를 넘어갔다. 아이티 북부도시 마일로의 산부인과 의사인 헤럴드 프레빌은 “지진 직후 엄청난 희망을 느꼈다”면서 “이 재앙에서 벗어난 뒤 나라의 공공 서비스를 통해 모두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절망은 더 컸다. 지난 11일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은 아이티가 10년 동안 거의 발전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했다. 그는 성명에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나라를 부양할 기본 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하다”면서 “지진 이후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이 비극적 사건의 상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청사인 국립궁전을 포함해 2010년 파괴된 뒤 아직도 복구되지 못한 곳이 즐비하다. 재건된 건물들도 혹시 또 지진이 났을 때 주민들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견고한지 알 수 없는 상태다. CNN는 아이티 주민들이 10년간 자연재해와 정치 재해를 모두 겪으면서 정신적, 정서적으로 재건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지진 뒤 사지를 잃은 환자나 참상을 목격한 사람들과 함께한 현지 심리학자 마르라인 나로미 요셉은 “시체가 트럭에 떨어지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울린다”면서 “몇년 동안 길을 걸을 때마다 이 길에서 인부들이 시신을 아이와 어른으로 분류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남의 정신 외상을 치료하는 자신조차 외상 환자였다는 증거다.조셉에 따르면 지진 이후 지난 10년간 계속된 이 나라의 불행은 이미 정신적 충격을 받은 주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쌓아 올렸다. 허리케인, 홍수, 가뭄이 연이어 찾아왔다. 콜레라가 창궐한 뒤 정부 부패가 드러났다. 정부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떠는 분노는 지금까지 아이티를 정치 불안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조셉은 지진 이전보다 더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거리에 살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기아와 물가상승, 연료 부족으로 지진 발생 10주년 기념일엔 씁쓸한 좌절감만 드러났다. 프레빌 박사는 “지진 10년 뒤 내과 의사인 나는 210개 병상을 보유한 의료시설의 최고 경영자지만, 나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엔 재해구제기구(OCHA)에 따르면 아이티 물가 상승은 이제 가난한 사람은 기본적인 물품조차 살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아이티인 40%는 오는 3월까지 식량 불안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10%는 식량 불안정이 긴급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이즈 대통령은 성명에서 “초기에 받았던 국제적 관심은 순식간에 잠잠해졌고 당시 금융 공약은 상당 부분 답지하지 않았다”면서 “받은 원조 중 아이티인 손에 전달된 것은 극히 일부이며, 그 많은 돈은 제대로 된 사업과 장소에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유엔 아이티 부특사를 지낸 폴 파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기부 약속 중 64억 달러가 실제 지출됐으며, 첫 2년간 지출 보고서엔 아이티 정부에 직접 지급된 금액은 10% 미만, 단체와 기업에 보조금으로 지급된 것은 0.6% 미만에 불과했다. 아이티는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부패 대응에 관한 문제로 약 2년간 시위를 겪었다. 시위는 연료 가격 인상 불만으로 일어났지만 대규모로 폭발한 것은 과거 정부 때문이다. 전 정부는 기간시설 건설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고, 건설되지도 않은 도로와 건물에 대해 대금이 지불된 것처럼 조작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아이티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카리브 해에서 아이티는 허리케인 벨트 한가운데에 있다. 아이티 경제 연구자인 엣저 에밀은 “만약 아이티 재건이 성공적이었다면 훌륭한 사례 연구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겠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프레빌은 “여전히 사람들이 발 밑에서 땅이 움직이는 느낌을 떠올리는 아이티에 다시 한 번 지진이 오면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난 일단 책상 밑에 숨었다가 내 비상 계획대로 바로 출발해 가능한 많은 사람을 구할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니까”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방사능 오염 후쿠시마, 인간은 떠나고 야생동물은 북적

    방사능 오염 후쿠시마, 인간은 떠나고 야생동물은 북적

    방사능 오염으로 인간의 발길이 끊긴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 야생동물이 북적이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와 일본 후쿠시마대학교 연구팀은 6일(현지시간) 후쿠시마 출입금지구역(FEZ) 이른바 ‘레드존’이 야생동물 차지가 되었다고 국제학술지 ‘생태학-환경 프런티어’(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에 보고했다. 조지아대학교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 필립 라이온스 교수와 후쿠시마대학교 환경방사능연구소 토머스 힌튼 교수 등이 포함된 연구팀은 2016년 5월부터 2017년 2월 사이 120일 동안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 원격카메라를 설치하고 생태환경을 관찰했다.연구팀은 총 106대의 카메라에서 확보한 26만 7000여 장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너구리와 멧돼지, 마카크 원숭이, 꿩, 여우, 일본 산토끼, 일본 산양 등 약 20여 종의 야생동물이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26만 7000여 장의 사진 중 4만 6000장 정도는 인간과 적을 두고 있는 야생 멧돼지의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비즐리 부교수는 “방사능 오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대피지역 전체에 수많은 야생동물이 번성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인간과 자주 충돌하는 동물, 특히 멧돼지는 주로 접근금지구역(FEZ)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 일대를 출입금지구역(FEZ) ‘레드존’, 오염이 덜 된 ‘옐로우존’(전면 마스크 착용 필수), 사람이 살 수 있는 ‘그린존’ 3구역으로 나누어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4만 6000장의 멧돼지 사진 중 2만 6000장 이상은 사람의 접근이 제한된 ‘레드존’에서 확보됐으며, 1만 3000장은 옐로우존, 7000장은 그린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담비와 너구리, 마카크 원숭이도 다른 지역보다 ‘레드존’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이뿐만이 아니다. 출입금지구역 ‘레드존’에 서식하는 멧돼지에게서는 행동수정 현상도 엿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사람이 없는 레드존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옐로우존과 그린존 등 인간이 활동하는 지역에 분포하는 멧돼지보다 낮에 더 활동적이었다”라고 보고했다. 원전 사고 이전 야생동물 개체 수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이 없는 곳에서 야생동물이 더 잘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오염 지역의 방사성 물질이 개별 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파악되지 않았다.조지아대학교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 측은 2016년에도 원전 사고 이후 ‘죽음의 땅’으로 변한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CEZ)이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30대의 카메라를 94개 지점에 설치해 5주 동안 관찰한 연구팀은 사람이 살지 않는 제한구역에 회색늑대를 비롯해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곰 등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사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에서는 규모 9.0 대지진이 발생해 2만 50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지진 여파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유출됐으며 1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 사고 이후 햇수로 9년이 넘었지만 아직 약 5만 명의 주민이 피난 생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내일을 발견하자’ 도쿄올림픽…10-10 뛰어넘을 원팀 코리아!

    ‘내일을 발견하자’ 도쿄올림픽…10-10 뛰어넘을 원팀 코리아!

    다시 하계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근대 이후 서른두 번째 인류 대제전이198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17일간 펼쳐진다. 33개 종목에 339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1964년 이후 56년 만이다.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 하계 올림픽이다. 아시아 같은 국가, 같은 도시에서의 복수 개최는 처음. 특히 일본에서는 동계와 하계를 더해 네 번째 열리는 올림픽이다.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는 하계 패럴림픽이 이어진다.●가라데·서핑 등 처음 만나는 종목 수두룩 종목 변화가 눈에 띈다. 4년 전 리우 대회에서 치러졌던 28개 종목에 5개 종목이 추가됐다. 그러면서 금메달은 모두 33개가 늘었다. 한국이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던 야구(남자)가 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로 복귀한다. 소프트볼(여자)도 함께다. 또 일본이 추천한 가라데, 서핑, 스케이트보딩, 스포츠 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첫 선을 보인다.성 평등 정책으로 혼성 종목이 상당수 추가되는 등 세부 종목이 조정된 것도 특징이다. 여성 선수 비율이 전체의 48.2%에 달해 역대 가장 성비 균형에 가까운 대회(금메달 남자 165개, 여자 156개, 혼성 18개)가 될 전망이다. 양궁과 유도에서 혼성 단체전, 탁구에서 혼합 복식이 신설됐다. 육상과 수영, 트라이애슬론에서도 각각 혼성계주 4X400m, 혼성 혼계영 4X400m, 혼성 단체계주가 추가됐다. 복싱·사격·카누·조정에서는 일부 남성 종목이 여성 또는 혼성 종목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의 주종목인 50m 권총이 폐지되기도 했다. 반면 펜싱은 플뢰레, 사브르, 에페 남녀 단체전이 사상 처음으로 한꺼번에 치러지며 금메달이 기존 10개에서 12개로 늘었다. 농구에는 남녀 3대3이 새로 도입되었고, 사이클에서는 남녀 BMX 프리스타일과 남녀 트랙 매디슨 등 4개의 세부종목이 추가됐다.●과거사 문제에 방사능 논란까지 대한체육회는 ‘10-1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5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리우 대회 때보다는 금메달 1개를 더 얹었지만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13개 금메달을 따냈던 것에 견주면 낮은 목표치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인 메달밭이었던 양궁, 태권도, 유도 등에서 글로벌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며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전략 종목이 상당 부분 겹치는 일본의 텃세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전이라면 태극전사들에게서 솟아나는 플러스 알파(+α)의 힘과 투지는 기대되는 대목이다. 대한체육회는 메달 포상금으로 현재까지 45억원을 마련해 놓았다.‘내일을 발견하자’(Discover Tomorrow)는 대회 모토가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과거사 문제와 보복성 경제 제재 등으로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일 관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논란이 적지 않다. 전범기인 욱일기 응원 허용이 대표적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의 강력한 항의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며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한다고 선언했다. 방사능 오염 관련 우려도 크다. 특히 야구·소프트볼 보조 경기장으로 일부 경기가 열릴 예정인 아즈마 구장은 2010년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누출 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에 위치하고 있다. 축구의 일부 경기는 후쿠시마에 인접한 미야기에서 열린다. 특히 도쿄 조직위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선수촌 식재료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직위의 성화 봉송 계획에 따르면 성화는 3월 26~28일 후쿠시마를 지난다. 대한체육회는 현지 선수촌 인근에 호텔을 통째로 임대해 한국 선수단만을 위한 식당으로 활용한다. 국내 식자재를 공수하고 진천 선수촌 조리사도 파견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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