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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기둔화 맞물려 더블딥 오나 촉각

    美 경기둔화 맞물려 더블딥 오나 촉각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기가 최근 빠르게 식어 가는 시점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난 만큼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무디스는 3일(한국시간) 성명에서 “미국이 몇 주 안에 차입 한도를 높이는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현재 부여받고 있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가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국가채무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단기적인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되는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가 양당 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 의회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금융 시장에서는 무디스의 경고에 즉각 반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6개월 사이 최저치인 전날 2.94%에서 3.03%로 상승했다. 가격과 반대로 가는 수익률 상승은 그만큼 미 국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특히 무디스의 경고는 최근 미국 경기의 둔화와 맞물려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의 5월 제조업지수는 전월(60.4) 대비 크게 하락한 53.5로 나타났다. 5월 민간고용도 전월 대비 3만 8000명 증가에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만 5000명)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고용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월 공장 주문도 전월 대비 1.2% 감소해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또 S&P 케이스실러의 20개 도시 3월 주택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 하락해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고용, 주택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것이다. 이러자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미국의 2분기 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의 2분기 성장 전망치를 2.5%로 종전(3.0%) 대비 0.5% 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BOA메릴린치도 2.0%로 종전 전망치(2.8%)에서 0.8% 포인트 낮췄다. 일각에서는 회복 국면에서 경기가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소프트 패치’를 넘어 ‘더블딥’(이중침체)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무디스의 경고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여기에 2차 양적완화가 이달 종료되면서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수요 둔화 속에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1차 양적완화가 완료됐을 때에도 더블딥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2분기에 경기 둔화가 나타난 것은 국제유가의 상승 탓으로 하반기엔 점차 회복세의 모습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더라도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돈을 푸는 효과가 있다.”면서 “미국이 현재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지만 더블딥 상황으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2분기에 ‘소프트 패치’를 지나는 것”이라면서 “하반기엔 점진적인 경기 회복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지난 5월 중순에 일본을 방문했다. 3·11 대지진 이후의 첫 방문이어서 그런지 일본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이 쏠렸다.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불야성을 이루던 도쿄의 번화가는 종전보다 어두웠다. 전철역 내 에스컬레이터가 부분 운행되고 있었다. 전차 속 가득했던 광고 포스터는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변화는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도쿄시민들에게 센다이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더 이상 이야기의 주제가 아니었다. 의도적인 침묵 그리고 무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뉴스를 통해 접했던 것보다 훨씬 안정을 찾고 있다. 의연한 도쿄시민들을 보면서 불현듯 하나의 잔영이 스쳐 지나갔다. 일본 유학시절 가미코치(일본 북알프스의 일부 지역)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계곡 상류지역 다리(갓파바시) 앞에 있는 관광 상품가게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갓파(물 속에 사는 상상 속의 동물)의 눈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무엇인지 궁금했다. 뜻밖이었다. 작은 비닐 봉지 안에 병 조각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왜 저것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지 의아했다. 판매 수익금은 이곳의 환경보호사업에 쓰인다는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새삼 일본인의 ‘국민성’에 감탄했다. 위기에서 일본인의 시민의식은 더욱 빛났다. 리히터규모 9.0 지진과 20m의 제방을 뛰어넘은 쓰나미 앞에서 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과 공동체의식은 ‘인류의 진화’라는 찬사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2년 뒤에 센다이와 후쿠시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일본은 지금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한국에서 만난 한 일본기업인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 극복과정에서 ‘파괴적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엄존해 있다. 유동성이 취약한 재정에서 비롯된 복구 재원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관료제적 한계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정부가 쓰나미와 원전 사태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관료주의로 대변되는 국가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가령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알펜루트의 주차료도 일본 관료주의 문제점의 방증일지 모른다. 2009년 일본의 알펜루트에 갔을 때의 일이다. 3000m 가까운 고지대까지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뛰어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알펜루트의 다테야마를 다녀오는 동안 자가용 승용차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 까닭을 물었다. 하루 주차비가 5만 6000엔이라고 했다. 한국 돈으로 거의 70만원이다. 턱없이 비싼 주차료는 훌륭한 관광 인프라의 기능을 제한하는 듯했다. 자연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운 행정 편의주의가 일본의 관료주의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관료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한 게 이번 방문의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일본의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도 점차 대두하고 있다. 그 중심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등 뉴리더들이 자리잡고 있다. 패전 이후 ‘전후일본’을 건설한 것처럼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재후(災後)일본’을 새로이 건설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내가 본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체르노빌 사고가 고르바초프 정치의 ‘결정적인 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체르노빌은 그 자체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다. 센다이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처럼 일본의 국가주의 체제의 모순을 압축하고 있을지 모른다. 고르바초프는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지향적 국민성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재난을 새로운 체제로 승화시키려는 각성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에 못지않게 관료주의적 병폐를 안고 있는 한국 역시 일본의 모순 극복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경제 블로그] 똑같은 사례 아전인수 해석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의 인수·합병이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지를 놓고 양측의 논리 싸움이 치열하다. 양측 모두 해외사례를 총동원해 설명하지만, 같은 사례를 놓고 정반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산은금융 측은 싱가포르개발은행(DBS그룹)을 통합 지주사 모델로 제시한다. 정책금융기관에서 대형 상업투자은행(CIB)으로 탈바꿈한 모델을 산은금융이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28%) 등 정부 우호세력이 지분 100%를 보유한 DBS그룹은 1958년 설립돼 정책금융 기능을 맡다가 1998년 우체국은행(POSB)과의 합병으로 수신 기반을 확보했다. 이어 중화권 상업은행 인수를 통해 성장했다. DBS그룹은 우리나라 외환은행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권을 확대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산은과 우리금융 합병안이 이 사례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강태욱 산은 노조위원장은 “우체국은행과의 합병은 여신을 제외한 수신 기능 보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상업은행을 통째로 인수한 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통합 지주사 아래 산업·우리은행을 두는 ‘듀얼뱅크’ 모델을 놓고도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왔다. 산은금융 고위 관계자는 2일 듀얼뱅크 모델로 다이이치간교은행(DKB)·후지은행·니혼고쿄은행이 합병한 예를 제시했다. 이에 강태욱 위원장은 “대지진 이후 전산팀 등을 중심으로 3개 은행을 통합하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은 측은 “세 은행의 법인체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합병은 2016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통합 지주사의 공공·정책기능 수행에 대한 미래상을 놓고도 대립각은 여전했다. 산은금융 측은 남북통일 시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을 중개하고 북한 재건산업을 뒷받침할 대형 금융기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통합 지주사가 탄생하면 통일비용을 중개할 대형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비판론자들은 과거 대북경협을 주도했던 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합병할 경우 오히려 공적 역할을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간 총리 “지진복구후 사퇴”… 퇴진시기 논란일 듯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부결됐다. 일본 중의원(하원)은 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자민당과 공명당, 일어나라 일본당이 함께 제출한 ‘간 나오토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찬성 152표, 반대 293표로 부결했다. 찬성표는 이번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한 세 당의 의석수 141표에 불과 11표만 추가된 것이다.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1일 밤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에서 간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불신임 결의안에 찬성 의사를 보이면서 결의안 가결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판 간 총리가 동일본 대지진 복구 이후 자진 사퇴할 의사를 밝혀 대반전이 이뤄졌다. 간 총리는 불신임 결의안에 대한 투표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재해와 원전 사고 복구에 어느 정도 전망이 보이는 단계에서, 젊은 세대 여러분에게 여러 가지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며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는 머지않아 자진 사퇴해 당내 다른 인사에게 대표와 총리직을 물려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간 총리를 몰아세우던 오자와 전 간사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발언을 이끌어 냈으니 (불신임안 표결은) 자율로 판단하면 될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번복했다. 오자와파 의원 상당수는 본회의 직전 모임을 열고 불신임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표결에 불참했다. 간 총리는 오전 하토야마 전 총리와 연립 파트너인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 대표를 만나 수습책을 논의했다. 가메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22일까지인) 이번 국회 회기를 연장해 원전 사고나 대지진 대응을 확실히 한 뒤에 퇴진하는 게 좋겠다.”고 요구했고, 간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와 ‘민주당을 깨지 않는다.’, ‘자민당에 정권을 내주지 않는다.’ 등의 ‘간-하토야마 합의’를 작성한 뒤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간 총리가 퇴진 시기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대지진 복구 이후’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 퇴진 시기를 둘러싼 당내 잡음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은 불신임안이 부결되긴 했지만, 조만간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 간 총리 문책결의안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어 정국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참의원의 문책결의안은 통과되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는 권고 수준인 데다, 간 총리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의미가 반감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간 총리가 조만간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차기 총리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이는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관련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푸석한 얼굴로 브리핑하는 모습이 국민의 큰 지지를 받았고, 최근에는 총리감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다. 간 총리가 2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젊은 세대 여러분에게 여러가지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고 거론한 것도 올해 47세로 총리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에다노 장관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과 오카다 가쓰야 당 간사장도 차기 총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외국인(재일 한국인)의 정치 헌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각료직에서 물러난 뒤여서 총리 자리를 바로 이어받기가 쉽지 않다. 특히 퇴임 이후 인기가 낮은 간 내각과 일정한 거리를 뒀다는 점에서 발탁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오카다 간사장은 깨끗한 이미지가 호감을 주긴 하지만, 파벌을 만들지 않는다는 소신으로 인해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게 약점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희망로드 대장정’ 아프리카 말리서 만난 이병헌

    ‘희망로드 대장정’ 아프리카 말리서 만난 이병헌

    아프리카 오지 여행은 마음만 앞선다고 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여정도 험난하다. 의식주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이다. 자칫하면 풍토병에 걸릴 수도 있어 황열병, 뇌수막염 예방주사를 미리 맞고 체류기간 내내 말라리아 예방약도 챙겨 먹어야 한다. 한류스타를 넘어 월드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톱스타 이병헌이 지난달 2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남부에 있는 말리에 봉사여행을 다녀왔다. KBS 특별기획 ‘희망로드대장정’에 합류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나눠 주기 위해서였다. 그가 모험에 버금가는 수준의 아프리카 여행을 결정한 것부터 관심을 모은다. 그는 새벽부터 밤까지 꽉 짜인 스케줄에 따라 오지의 마을을 방문하고 그곳 사람들을 만났다. 찜통 같은 더위와 모래바람 속에서의 일정이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아닌 실제 상황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곳을 방문하면서 무엇을 느꼈고 아프리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말리 일정을 함께하며 틈틈이, 그리고 마지막 일정이었던 수도 바마코의 니제르강에 있는 원주민 마을에서 이병헌에게 물었다. →이전에도 빈곤국 봉사 여행에 참가한 적이 있나. -처음이다. 많은 단체들에서 참가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다. 빈곤국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나까지 다른 연예인들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나서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생각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이런 좋은 의도의 기획에 참여해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을 다른 많은 이들에게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게 참여 동기라면 동기다. 어떻게 진정성 있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많이 고민했다. →열흘 가까이 스케줄을 빼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6월 말부터 영화 ‘지아이조 2’ 촬영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5월 중에 일본에서 4개 도시를 순회하며 팬미팅을 할 계획이었는데 일본 대지진 때문에 취소했다. 갑자기 생긴 천금 같은 시간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마침 타이밍 맞춰 이런 좋은 의도의 기획과 함께 촬영 제의가 왔다. →떠나기 전과 며칠 지낸 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나. -사실 말리에 대해서는 사전 지식이 많지 않았다. 187개국 중 171번째로 가난한 나라이며 심하게 사막화되어 기후나 환경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라는 정도. 처음 도착했을 때 온통 검은 얼굴을 한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에 놀랐는데 그런 놀라움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며칠간 여러 마을을 방문하고 실제로 이곳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정말 순수하고 맑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놀라울 정도였다. 내 영혼이 맑게 씻기는 느낌을 받았다. →날씨가 무척 덥다. 기후에 좀 익숙해졌나. -추위보다 더위에 잘 견디기 때문에 기후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속으로 ‘이 정도 더위쯤이야’ 했고, 도착한 날 푹 찌는 열기를 접했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실제로 생활해 보니 그 이상이었다. 지표온도 47도, 48도까지 올라가는 찜통 더위 속에서 바위산을 오르면서 이러다가 탈진이 와서 쓰러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적응하려야 적응할 수 없는 더위다. →더위와 모래바람 등 악천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나. -며칠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느껴서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덥고 척박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버텨 내는 것이 용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환경에서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 텐데 이들의 생활 속에 들어가서 보니 사람들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열심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희망의 빛을 봤다고 할까. 아주 느리고 조금씩이지만 사람들의 그런 모습이 감탄스러웠다. →이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보는가. -사람이 힘든 환경에 있으면 모두가 힘들어하고 규율도, 질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름대로 질서와 규율이 있었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땀을 흘리면서 일하는 모습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들에게 분명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순수하고 맑다는 것을 느꼈다. 피부는 검지만 하얀 도화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졌다. →말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인상에 남는 사람들을 꼽자면. -두 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서 만난 도곤(Dogon)족 사람들이 인상에 남는다. 멀리서는 절벽에 아파트 창문처럼 구멍이 뚫린 것이 보였는데 40분 정도 바위산을 올라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절벽 안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원시인들을 그대로 보는 것 같기도 했고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같기도 했다. 정말 신기했다. 콜라병을 들고 너무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부시맨이 떠올랐다. 우리가 눈 수술을 시켜준 7살 남자아이 바이수의 아버지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을 제외한 세 식구 모두가 앞을 보지 못한다. 처음엔 고지식하고 보수적이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가부장적인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장 힘든 사람이 그였다. 부인과 아들이 수술받은 뒤 앞을 보게 되자 행복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절대적 빈곤에 처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양부족과 기후, 환경 등이 이들에게는 극복할 수 없는 요인이다. 아픈 곳을 수술해 주고, 병을 고쳐주고, 전기를 설치해 주는 것이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일이겠지만 이런 일회성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치기보다는 눈을 고치는 방법, 전기를 만드는 방법 , 경제적 이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도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시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쳐 준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전기를 활용하도록 도움을 줬다. 느낌이 어땠나. -전기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고마움도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작은 도움이었지만 그들에게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어서 기뻤다. 우리가 할 일이 아직 많다는 것,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백내장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수술을 지원했다. 수술 후 시력을 되찾은 아이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눈이 보이지 않았을 때는 무표정하고 슬퍼 보였던 아이가 수술 후 거울을 들여다 보며 환하게 웃었다. 눈 수술을 한 것이 이들에게 큰 미래를 준 것이라는 생각에 굉장히 행복했다. 불편했던 눈을 고치고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만큼 그들이 더 큰 꿈을 품고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그런 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 사진 바마코(말리)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곁에서 지켜본 그는… 출발부터 귀국까지 8박 9일 동안 전 일정을 함께 하면서 곁에서 지켜 본 이병헌은 한마디로 ‘매력적인 남자’였다. 환한 미소로 말리 어린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때로는 수준 높은 유머로 지친 스태프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싸줬다는 고추장을 함께 나누고 깔깔한 전투식량도 마다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비포장 도로를 몇 시간 달리고 땡볕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릴 때에도 불평 없이 일정을 소화해 냈다. 가슴 설레게 만드는 이 남자. 믿기지 않지만 어느새 불혹의 나이를 넘겼다. 모잠블레나 마을로 가는 랜드크루저 안에서 결혼에 대해 슬쩍 물었다. “절실하게 하고 싶다.”고 한다. 상대의 나이는 25~34세면 좋겠단다. 조건을 물었더니 “코드가 맞는 사람”이면 된단다.
  • [서울시 공채 D-9] 과목별 최종점검 가이드

    [서울시 공채 D-9] 과목별 최종점검 가이드

    9급 공채 준비생들은 이제 ‘제2의 국가직’인 서울시 필기시험을 9일 앞두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시 공채는 예년과 달리 7급도 같은 날 치르는 만큼 7급 공채 준비생들도 시험일인 11일에 맞춰 최종 마무리 학습과 체력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시험 전문 에듀스파와 함께 주요 과목별로 남은 기간 동안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분야를 알아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국가직 7, 9급 공채와 서울시를 제외한 15개 시·도 지방직 9급 공채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서울시 7, 9급 공채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주관하는 만큼 전반적인 출제 경향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국어는 행안부 주관 시험과 서울시 공채의 차이가 가장 뚜렷한 과목으로 꼽힌다. 행안부 주관 국어시험은 국어생활과 비문학이 중심을 이루는 반면, 서울시 시험은 국어생활과 문학을 중심으로 출제되고 있다. 여기에 국문학사 암기형 문제가 출제되는 것도 서울시 시험의 특징이다. 지난해는 20문제 중 국어생활 분야에서 10문제, 문학 분야에서 10문제가 나와 각각 50%의 출제 비율을 보였다. 정채영 남부행정고시학원 국어 강사는 남은 기간 동안 “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서울시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보면 표준어 규정에서 ‘표준발음법’의 원리와 ‘복수 표준어’ 여부를 묻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특징이 있었다.”면서 “외래어 표기법은 비교적 쉬운 수준에서 출제되고 있는 만큼 한글맞춤법 규정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문학 시기별 특징·詩경향 중요 국문학사에서는 국문학의 시기별 특징과 작가의 개인적인 시적 경향을 정리할 것을 권했다. 영어는 행안부 주관 시험에 비해 서울시 시험에서 시사 관련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 남은 9일 동안은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자주 틀렸던 부분을 다시 확인하고, 지난달 28일 치러진 서울시 교육행정직 시험을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행정직 출제 경향을 통해 이번 시험 출제 방향을 미리 읽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상대 영어 강사는 “최근 시행된 서울시 교육행정직 시험의 출제 포인트는 전면적이라고 할 정도로 독해 중심의 문제가 나왔다는 것”이라면서 “영국 왕세자의 결혼에 관한 것과 같은 최근 시사 주제 등을 포함해 9급의 경우 20문항 중 19문제가 독해였고, 단 1문제뿐이었던 독해 문제도 결국 지문을 해석해야 풀 수 있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서울시 공채에서도 시사를 바탕으로 한 독해 문제가 대거 출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심 강사는 시험 전까지 다시 정리해야 할 시사 주제로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대지진과 쓰나미 등 기후변화 ▲원자력 발전소의 딜레마 ▲독도 영유권 논란 ▲카이스트 자살 문제 등을 꼽았다. ●“명백한 오답부터 제거… 정답 접근” 한국사는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등 모든 공채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부담을 많이 느끼는 과목이다. 학습 범위가 방대하고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흐름에 따라 정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 유형은 공무원 시험 중 가장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행정이념·지방 재정도 출제 가능성 오태진 한국사 강사는 “서울시 한국사 시험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시험 문제를 분석하다 보면 국사 강사들도 당황스러워할 만한 문제가 종종 발견된다.”면서 “이러한 문제는 과감히 넘겨 다른 문제를 먼저 푸는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문제는 “보기 중 명백한 오답을 먼저 제거해 정답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정학과 행정법은 특정 분야의 깊이 있는 내용을 묻기보다는 전 분야에 걸쳐 주요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출제되고 있다. 특히 행정학은 행정 정보화나 전자정부와 관련된 내용이 매년 출제되고 있으며, 법령에 관한 문제가 비교적 까다롭게 나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 밖에 행정 이념과 정책 유형, 조직 유형, 인사 제도, 지방 재정 등도 출제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행정법은 최신 판례와 자주 인용됐던 법조문을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 조은종 행정학 강사는 “특정 분야의 깊이 있는 내용보다는 행정법의 전반적인 내용을 판례와 함께 정리하고 최근에 자주 출제됐던 문제를 통해 법리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울시의 선발 인원은 모두 1192명으로 7·9급 일반행정직 등 1088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는 모두 8만 8690명이 응시 원서를 내 평균 8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도움말 에듀스파
  • “할리우드의 문화침략”…中 ‘쿵푸팬더2’ 관람 거부운동

    중국 내 일부 예술인과 지식인들이 최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한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2’ 관람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할리우드가 중국의 고유문화를 훔쳐가 상업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3년 전 전작 ‘쿵푸팬더’ 상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판다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 온 전위예술가 자오반디(趙半狄·45)가 총대를 멨다. 자오는 “쿵푸팬더2는 중국에 대한 할리우드의 문화침략”이라고 규정한 뒤 남방도시보 등 일부 신문과 잡지에 ‘나는 쿵푸팬더2를 보지 않겠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그는 또 대형 영화관 300여 곳에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서한도 보냈다. ●영화관 300곳에 상영중단 요구 대표적 보수논객인 베이징대 쿵칭둥(孔慶東) 중문과 교수 등도 자오의 주장에 동조했다. 쿵 교수는 “중국의 신성한 무술인 쿵푸와 ‘중국의 국보’인 판다를 결합해 ‘미국식 쿵푸팬더’를 만들어 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베이징영화학원 쿵리쥔(孔立軍) 애니메이션학과장과 쿵 교수는 연명으로 “어린이날인 6월 1일,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쿵푸팬더2를 보여 주지 말라.”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틀간 200억원 수입… 흥행몰이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순풍에 돛단 듯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봉 후 첫 주말 이틀간 1억 2000만 위안(약 200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려 지난해 ‘탕산 대지진’이 세웠던 기록을 깼다. 많은 네티즌들은 “쿵푸팬더2는 한편의 영화일 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운동을 일축했다. 일부 언론들도 “우리 영화인들은 왜 이런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오히려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쿵푸팬더2’를 보는 한·중·미 3국의 시선은?

    ‘쿵푸팬더2’를 보는 한·중·미 3국의 시선은?

    한국 감독이 중국의 고유문화를 소재로 만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가 예상했던 대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다양한 문화와 자본이 뭉쳐 만든 만큼 각국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비록 할리우드의 자본과 이름으로 만든 영화지만 총 지휘 감독이 한국 출신의 여인영 감독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쟁쟁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감독들을 제치고 인기 작품의 후속작을 총괄한 여 감독의 적극적인 홍보와, 전편의 감동을 기억하는 영화팬들의 시너지 효과가 한껏 발휘돼 개봉 첫 주말에 약 39만 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개봉 첫날 580만 달러를 벌어들여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개봉한 토드 필립스 주연의 ‘더 행오버2’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1편 개봉당시와 비교해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쿵푸팬더2’의 배경이자 국보(國寶)인 판다를 내어준 중국의 분위기는 다소 상반된다. 전편 개봉당시와 마찬가지로 자국의 국보가 할리우드의 돈벌이에 이용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으며 보이콧 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국 예술가는 현지 언론에 “쿵푸팬더2를 보지 않겠다.”는 광고를 게재하며 유명 상영관에도 이 영화의 상영을 중단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대학교의 중문과 교수도 “심신 수양 등을 위한 신성한 무술인 쿵푸와 중국의 국보인 판다를 결합해 단순한 폭력 영화를 만들어냈다.”면서 “미국이 중국문화 침략의 수단으로 중국의 상징물을 이용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 문화계가 할리우드의 ‘쿵푸팬더’로부터 문화를 활용하는 능력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광둥성 선전시의 한 일간지는 ‘우리가 쿵푸팬더2 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라는 사설에서 “할리우드의 드림웍스는 타 문화의 뿌리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와 재미를 결합해냈다.”면서 “이야기 속에서 모든 소재와 스토리를 ‘중국화’ 하는데에도 뛰어났다.”고 칭찬했다. 이어 “우리의 것을 빼앗아갔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들의 ‘정수’를 배우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지나친 국수주의는 배척해야 한다.”는 의견과 “중국만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고 미국의 문화침략에 동의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논란 속에서 중국 내 ‘쿵푸팬더2’의 성적은 나쁘지 않다. 2008년 전편 개봉당시에는 1억 8000만 위안의 성적을 냈고, ‘쿵푸팬더2’ 개봉 첫날에는 6000만 위안의 수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탕산 대지진’의 개봉 첫날 성적을 깬 기록이며, 개봉 첫 주말에는 1억 위안을 돌파해 ‘아바타’의 기록도 뒤집었다. ‘무술하는 뚱뚱한 판다’ 한 마리를 둘러싼 갑론을박 속에서 중국 영화사상 새로운 흥행기록이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산업활동지표 일제 하락… 경기둔화 조짐

    산업활동지표 일제 하락… 경기둔화 조짐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산업활동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고 경기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제조업의 체감경기는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나 유럽의 재정위기, 교역조건 악화 등 불안요인은 여전하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체들의 정비·교체 작업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부 부품 조달 차질로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증가했지만, 2월(9.4%)과 3월(9.0%) 이후 3개월째 한 자릿수 증가율에 머물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0.5%를 기록해 전월보다 2.0% 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1%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의 판매 부진으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설비 투자는 전월 대비 5.7%,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해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도 건설과 토목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제조업 가동률 하락으로 전월 대비 0.7% 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역시 1.1%로 지난달보다 0.5% 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수출이 매달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 부문으로 확산되지 못해 체감 경기 회복이 더디다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제품, 자동차, 선박 등 주력 수출제품의 생산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과 관계없는 내수 부문의 소비, 투자, 건설은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 “대외 위험요인이 완화된 것이 아니라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체감경기도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94로 전월(98)보다 4포인트 하락해 지난 3월(93) 수준으로 돌아갔다. 특히 대기업과 수출기업 업황 BSI는 각각 106에서 98, 101에서 94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측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4월에 대기업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좋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소멸돼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업황 전망을 나타내는 제조업의 업황 전망 BSI도 97로 전월(100)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계절 변동에 의한 요인들을 없앤 5월 계절조정 업황 BSI도 89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의 5월 업황 BSI는 86으로 전월(8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의 경우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내수 부진을 꼽았고, 비제조업은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지적했다. 김경두·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일본 국채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대상에

    일본 국채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대상에

    31일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일본의 국채 신용등급(Aa2)을 ‘하향조정 검토 대상’(review for possible downgrade)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정 적자 개선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 없으면 3개월 이후 신용등급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무디스보다는 약하지만 지난 4월 26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27일에는 피치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바 있다. 신용평가 3사가 일본에 대해 잇따라 부정적 조치를 하면서 일본이 재정위기에 다시 노출 된 것이다. 유럽 재정 위기에 시달리면서 안간힘을 다해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 경제 앞에 잠복했던 악재가 가시화된 것이다. 무디스는 “이번 조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경제 성장 전망이 악화했고 나약한 정책 대응으로 일본 정부가 재정 적자 감축 목표를 이뤄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며 “효과적인 전략 없이는 이미 다른 선진국을 웃도는 수준의 재정 적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단기적으로 일본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8.1%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10.5%), 그리스(10.5%), 스페인(9.1%)보다 근소하게 낮은 수준이다. 국가채무 비율도 GDP 대비 220%로 사상 최고치다. 천문학적인 대지진 복구비용도 재정 수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다. 하지만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 대해 야권의 내각불신임결의안이 제출되면서 재정건전화 목표 달성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지진 후 4월 일본 내 자동차 산업 생산량도 지난해 4월에 비해 60.1% 급감했다. 8월 이후에나 완전정상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10%를 상회하던 가계저축률이 2007년 이후 2%선으로 내려섰다. 그간 일본 발행 채권은 95% 이상 일본 내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것으로 판단됐지만 일본 내 국채 구입력이 줄어든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전문가들은 일본의 재정위기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환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장은 “일본 재정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그 영향은 금융위기를 초래한 리먼 사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대할 것”이라면서 “단,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대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된 사안이어서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그리스 재정위기 해소 기대감으로 동반상승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32%(48.68포인트) 오른 2142.47로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1.99%, 홍콩 항셍 지수는 1.77%, 중국 상하이 지수는 3.65% 각각 올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대지진이후 해외 백업센터 절실… 한국 기술력 신뢰”

    “대지진이후 해외 백업센터 절실… 한국 기술력 신뢰”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54) 소프트뱅크 회장. 한국계 3세인 그는 동일본 대지진 후 사재 100억엔(약 1300억원)을 내놓은 ‘통큰 기부’로 일본 국민의 신망을 받는 기업인이다. 보수적인 일본 재계에서는 비즈니스 혁신의 리더이자, 팔로어가 110만명에 이르는 트위터 소통의 대명사다. 그는 최근 사재를 털어 기부하고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적극 나서는 이유를 밝히면서 고객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성선설이 아닌 성악설을 믿게 됐다고 고백했다. 손 회장은 30일 도쿄 베르사르 시오도메의 한·일 데이터센터 세일즈 콘퍼런스에서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미국에서 교육받았지만 부모님은 한국인의 피를 가진 한국 혈통이고 23대 조상은 중국에서 살았다.”며 “내 정체가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업인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권리에 공헌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소프트뱅크는 일본 데이터 부문의 1위 사업자다. 대지진이 없었더라도 KT와 합작을 했을까. -많은 일본 기업들이 데이터 안전을 위해 백업 센터를 해외에 구축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다. 이 아이디어를 KT에 제안한 것이다. 일본 전역에서 동시에 대지진 등 큰 재해가 발생할 경우 일본 국내의 데이터센터만으로는 불안정하다. 원격지 백업이 필요하다. 지진 발생 전에는 해외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생각하지 못했다. 대지진으로 전력난을 겪으면서 대규모 재난이 또 발생하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게 됐다. 한국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다. →한국이 일본 기업의 개인정보 등을 보호할 수 있는 어떤 강점이 있나. -소프트뱅크 자회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2009년 4월 당시 자회사인 소프트뱅크DB에서 80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소프트뱅크는 40억엔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을 겪으며 보안만큼은 성선설로 접근해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그 이후 사람이 어떤 일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성악설을 믿게 됐다. 보안 사고는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다.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법과 제도가 잘 갖춰진 나라로 세계에서 손꼽힌다. 일본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이 세계 최고로 발달한 국가다. 한국의 데이터센터에 일본 기업 고객의 데이터를 유치하는 건 한국의 기술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지진 이후 상상하기 싫은 가능성도 고민하게 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 전역에서 전력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반대하는 일본 국민이 늘고 있다. 계획 정전이나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본 국내 데이터센터가 정지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한국으로의 백업 데이터센터 이관이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본다. →소프트뱅크와 KT의 협력 방안과 데이터센터 운용 규모는. -한국에서 데이터센터(서울 목동과 김해)는 두 군데 가동된다. 소프트뱅크 기술 인력도 KT와 함께 손잡고 구축할 것이다. 소프트뱅크뿐 아니라 자회사인 일본 야후도 KT의 데이터센터와 협력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게 될 기업 고객은 확대될 것이다. →대지진 후 100억엔을 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소프트뱅크 그룹은 인터넷뿐 아니라 통신·정보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다. 단순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기보다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생명줄을 제공하는 공익적인 기업이다. 대지진 이후 정전이 되고 통신 네트워크도 일순간 멈추는 초유의 경험을 했다. 원자력이 아닌 태양광발전소 등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대지진을 극복하려는 계기에서다. 한국의 데이터센터는 일본 기업들에 고객 정보를 지켜 줄 최후의 생명줄이 될 것이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일본 국적을 가졌다. 그러나 내 부모님은 모두 한국 혈통이다. 23대 조상은 중국에서 살았다. 나에게는 한국, 중국의 피가 흐른다. 내가 어디에 소속되고 내가 누군인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모든 인간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헌하는 기업인이 되고 싶다. →한국과의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 목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 조금씩 꾸준히 늘려 가려고 한다. 도쿄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KT·소프트뱅크 합의 뒷얘기

    30일 일본 도쿄 베르사르 시오도메 이벤트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석채 KT 회장이 공동으로 주재한 데이터센터 세일즈 콘퍼런스에는 1200곳에서 온 일본 기업인 2000여명이 몰렸다. 당초 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행사에 두 배가 넘는 기업인이 몰리면서 자국 영토 밖의 해외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KT와 일본 거대 통신사인 소프트뱅크의 데이터센터 협력에는 한·일 두 정보기술(IT) ‘거두´의 의기투합이 주효했다. KT와 소트프뱅크에 따르면 양사는 한·일 양국의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컴퓨팅 합작사인 ‘KT·SB데이터 서비시스’를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지난달 14일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단 한 차례 만난 뒤 이뤄진 합작이었다. ●손회장, 이회장 도쿄 초청 손 회장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 회장은 주저없이 도쿄로 날아갔다. 전례가 없는 일본 국내 기업의 주요 데이터를 한국에 저장·구축하는 사업은 두 회장의 3시간에 걸친 도쿄 담판에서 타결됐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3월 11일. 대지진이 일본 기업에 미친 파장은 컸다. 그 순간 손 회장의 머리에는 지난해 5월 KT가 제안했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떠올랐다. 지진 발생 한달 만인 4월 11일 아타 신이치 소프트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손 회장의 특명을 받고 KT를 찾았다. 일본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구축하는 협력안이었다. ●“전기료 반 값·기술 최고” 손 회장은 12일 이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력 사업을 위해 도쿄에 오실 수 있습니까.”라고 의향을 물었다. 이 회장은 이틀 뒤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양사 CEO의 도쿄 면담은 불과 3시간. 두 회장은 그 자리에서 이번 사업에 대해 ‘줄다리기는 하지 말자.’, ‘선의의 프로젝트로 마음을 합치자.’고 의기투합했다. 실무 추진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소프트뱅크는 KT가 제시한 김해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과 합작 법인 경영안에 동의했다. 소프트뱅크는 자사 직원 2만 1000명의 PC 데이터를 KT에 저장하는 데스크톱 가상화(VDI)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양사는 올 10월 서버 1만대 규모인 6000㎾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 중 2만㎾로 증설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한국은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로 전기료는 일본의 절반, 데이터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도는 세계 톱 수준”이라고 격찬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토네이도 발생 전과 후 마을 사진 충격

    토네이도 발생 전과 후 마을 사진 충격

    최근 미국 미주리주를 강타한 초특급 토네이도로 142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집계 된 가운데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전과 후의 비교사진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진은 같은 장소를 놓고 토네이도가 일어나기 전 구글 스트리트뷰 사진과 현재 상황을 사진가인 아론 퍼만이 촬영해 비교한 것. 미주리주 조플린시의 한 거리를 담은 이 사진은 구글 스트리트로 보면 주위에 나무들이 우거지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론이 담은 사진은 집도 나무도 모든 것이 파괴돼 흔적도 없는 상태. 마치 동일본 대지진시 쓰나미가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후의 모습과 유사하다. 현재까지 이 비교 사진에 대해서 다른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조작의혹도 있으나 토네이도가 남긴 피해가 얼마나 처참한지는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이번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는 142명, 실종자는 900여명으로 미국에서 1953년 이후 최대 규모의 피해를 기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태풍 북상… 日 ‘방사능 대량유출’ 비상

    태풍 북상… 日 ‘방사능 대량유출’ 비상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태풍 비상령이 떨어졌다. 태풍 2호 ‘송다’가 일본 남부에서 북상하면서 30일 후쿠시마 원전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사고 원전을 강타할 경우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태풍으로 인해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강력한 태풍 2호가 29일 오전 일본 남부의 규슈지역에 상륙한 뒤 점차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태풍은 시간당 65㎞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으며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30m, 순간 최대 풍속은 40m에 달하고 있다. 30일에는 서일본에서 동일본으로 이동해 번개를 수반한 폭우가 내릴 우려가 높다. 규슈지역인 가고시마현에서는 40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지역인 도호쿠(동북부) 지역에도 80㎜ 의 강우량이 예상되면서 후쿠시마 원전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는 사고 당시 수소 폭발 등으로 지붕이 날아가거나 벽이 무너진 상태여서 비와 바람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때문에 빗물에 쓸린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바다에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 원전 곳곳에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증가도 예상된다. 이에 도쿄전력은 29일 하루종일 각종 장비를 높은 곳으로 옮기는 한편 창고 등 각 건물 입구에 흙을 쌓는 등 침수에 대비했다. 각종 기자재가 태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도 강화했다. 특히 이번 태풍이 우려스러운 점은 후쿠시마 원전이 태풍 피해를 받을 경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태풍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일본 지역에 상륙할 경우 방사성 물질을 한반도 쪽으로 실어나르는 동풍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상청은 태풍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태풍은 바람이 중심(태풍의 눈)으로 모이는 성질이 있고 일본을 거쳐 온다 해도 방사성 물질이 비에 녹아 한반도에 도달하는 양은 극히 적을 것”이라며 “일본에서 대기 배출량이 적어지고 있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관광객 1000만 달성 릴레이 제언(8)] 흔들리지 않는 관광대국/남상만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회장

    [관광객 1000만 달성 릴레이 제언(8)] 흔들리지 않는 관광대국/남상만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회장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국가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외부환경 변화에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물가, 환율, 전염병, 자연재해 등 각종 사회적·자연적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관광업계의 올 한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목표는 1000만명이다. 그러나 올 들어 국내 구제역 발생, 동일본 대지진 등 각종 전염병과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던 관광객 입국이 주춤하고 있다. 4월 말~5월 초는 일본의 황금연휴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겹치는 일명 ‘골든위크’다. 지난해 이 기간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일본인 10만여명을 비롯하여 72만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50만명 선에 머무르며 30%가량 감소 추세를 보였다. 실제 한 여행업체는 지난해 5월에 6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 예약을 받았으나 올해는 3000명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행태심리학자인 A 매슬로는 자아실현 및 문화적 욕구는 인간의 최상위 욕구로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기반으로 둔다고 했다. 하지만 2002년 중국을 강타한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올해 일본 대지진 등의 전염병과 자연재해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해당 국가의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가한다. 한국의 관광산업도 이 전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강력한 관광 콘텐츠와 관광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환경에 따른 위기상황이 닥치더라도 한국을 대체할 관광지가 존재하지 않을 ‘한국만의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입구에서 프랑스 한류 팬 300여명이 모여 한국 아이돌 가수의 공연 연장을 요청하는 플래시몹 시위를 벌였다. 유럽의 한류 돌풍은 한국 방문의 해에 때맞춰 불어온 기분 좋은 바람이다. 더욱 다행인 것은 유럽의 한류 돌풍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다는 것이다. 한류의 성장에 따라 프랑스 등 서구권이 한국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현 상황을 한국 방문의 해의 관광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제 주변국의 재해를 계기로 우리의 현황을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예민한 유럽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의 방문이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외래관광객 1000만명 유치 목표에 흔들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인접 국가로서 한국 관광의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도 지난달 ‘관광객 환대실천 범국민운동본부’를 출범하고, 방한 외국인의 재방문율을 높이고자 외국인 관광객의 모든 접점에 호스피탤리티 서비스를 극대화하고 있다. 관광업계뿐 아니라 정부와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도 절실하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의 이미지 홍보가 중요하며, 음식서비스 개선 등 국민 개개인 또한 온라인, SNS 등을 통해 홍보대사가 되어야 한다. 일본의 재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관광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다.
  • [책꽂이]

    ●주석달린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제프리 크래머 주석, 강주헌 옮김, 현대문학 펴냄) 세계적인 고전 ‘월든’이 출간 150주년을 맞았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숲 작은 호숫가에서 물질문명을 부정한 채 오로지 자연의 삶을 두 달 동안 살았던 소로의 체험기다. 철학적이고 생태학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월든’ 뿐 아니라 소로의 삶과 철학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소로 백과사전’이다. 3만 9000원. ●스파르타쿠스 전쟁(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최파일 옮김, 글항아리 펴냄) 로마 공화정 말기인 기원전 73~71년 동안 벌어진 노예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생생히 복원했다. 검투사 74명으로 시작해 노예, 양치기, 빈농 등이 서서히 불어나며 무려 6만 대군이 됐고, 최정예 로마군에 무려 9차례나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결국 스파르타쿠스의 전사와 함께 반란은 진압되고 만다. 하지만 ‘역사상 유일하게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평가와 함께 스파르타쿠스의 리더십 등 영웅적 면모를 새로 조명한다. 1만 6000원. ●등불(이재록 지음, 우림 펴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가 여러 곳에 게재한 칼럼을 묶은 책이다. 성경 구절을 하나씩 인용한 뒤 이 목사가 생활 속에서 느낀 단상들을 짤막하게 정리했다. 1만원.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류승일 글, 전나무숲 펴냄) 2011년 3월 11일 오후 일본에는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38.9m의 해일이 일본 동북부 해안 지역을 덮었다.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저자는 사흘 뒤 후쿠시마에 도착한다. 14일 동안 그곳에 머물며 자연이 오만한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의 잔혹한 현장을, 절망과 좌절을 넘은 아비규환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의 공포까지 뷰파인더에 서려 있는 듯하다. 1만 3800원.
  • [日 도호쿠는 지금] “올해 굴 생산량 0… ‘방사성 수산물’ 불신 벽 더 막막합니다”

    [日 도호쿠는 지금] “올해 굴 생산량 0… ‘방사성 수산물’ 불신 벽 더 막막합니다”

    “저 바다를 바라보면 눈물밖에 나오지 않아요.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요. 먹고살아 가야 하는데. 쓰나미에 용케 살아난 우리라도 다시 힘을 내는 게 먼저 가신 분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고….” ●굴양식의 명소 마쓰시마, 희망을 심는다 미야기현 히가시 마쓰시마시에서 양식업을 하고 있는 와타나베 시게루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가 휩쓸어 버린 잔해가 아직도 여기저기 떠다니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8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느라 자위대 헬기가 바다 위에서 저공 비행하며 요란한 프로펠러의 굉음을 내고 있었다. 이곳은 굴 양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일본 최대의 굴 생산지인 히로시마에 이어 가족 단위의 양식업이 성행한다. 1년에 약 5000t을 생산해 일본 굴 생산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쓰나미로 인해 모든 게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와타나베가 생산자부 회장으로 있는 미야기현 어업협동조합 나르세지부는 양식작업을 하기 위한 배의 절반인 20여척이 파손됐고, 인근 바다에 설치된 250개의 굴 양식 시설은 모두 부서졌다. 하지만 지난 25일 기자가 찾아간 미야기현어협 나르세지부의 회원들은 바다에 다시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 지부의 회원 27명 중 3명이 이번 쓰나미로 사망해 24명만 남았지만 여성 근로자 11명을 새로 고용해 굴 양식 시설 설치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와타나베 회장은 “올해에 굴 양식 설치물을 기존의 10%인 25개 정도밖에 설치하지 못한다. 내년이 돼야 수확이 가능해 당연히 올해에는 생산량이 제로가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내년 이후에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인해 생긴 미야기현의 수산물에 대한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돼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실제로 쓰나미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어부들은 평생 삶의 터전이었던 어업을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야기현 어협이 최근 조합원 9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8.5%에 이르는 2706명이 폐업을 결정했고, 884명(9.3%)이 폐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야기·이와테현 실업자 7만명 육박 이와테현의 산리쿠 철도 회사도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와테현의 태평양 연안 철도 108㎞의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산리쿠 철도회사는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철도역과 철도 고가 대부분이 파손돼 아직도 71㎞ 정도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이 격감하면서 파트타임(계약직) 종업원 14명을 해고했고, 남아 있는 종업원 80여명도 업무가 없어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잖아도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대지진으로 317곳이 피해를 봐 약 180억엔(약 2400억원)의 복구비가 필요하다. 일부 직원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단체 관계자들을 피해지 곳곳으로 안내하며 1인당 2만 2000엔에서 2만 7000엔의 비용을 받는 식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피해지역에는 대지진 이후 직업을 잃어 살길이 막막한 실업자들도 크게 늘었다. 후생노동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3일 현재 피해지역의 실업자수가 미야기현 4만 6194명, 이와테현 2만 285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농업이나 어업 등의 개인 사업자들은 포함하지 않아 실업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관광업계도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미야기현 센다이시 근해 26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마쓰시마는 경관이 빼어나 ‘일본 3경’으로 불리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대지진 이후 관광객이 급감했다. 매년 골든위크가 지속되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0여일간 2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지만 올해는 5000명으로 줄었다. 마쓰시마 관광선기업조합 이토 아키라 이사장은 “마쓰시마는 만과 만 사이에 움푹 들어간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이번 쓰나미 피해를 거의 보지 않았다.”며 “후쿠시마 원전과도 거리가 멀어 방사선량도 극히 미량이어서 한국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와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기자의 손을 꽉 쥐었다. 마쓰시마·히라주미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도호쿠는 지금] “큰 축제 열어 명소 부활” “행복추구권 보장할 것”

    [日 도호쿠는 지금] “큰 축제 열어 명소 부활” “행복추구권 보장할 것”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복구작업에 여념이 없는 오쿠야마 메이코 센다이(왼쪽) 시장과 미야다테 히사키 (오른쪽) 이와테현 부지사는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도호쿠(동북부) 지방을 새롭게 건설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오쿠야마 시장은 “센다이 시민들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다시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로 되살리고 싶다.”며 복구 의지를 밝혔다. 오쿠야마 시장은 대지진 이후 일본 전역에서 ‘자숙 모드’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점을 의식해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센다이를 부흥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런 차원에서 오는 7월 센다이가 속해 있는 미야기현뿐만 아니라 이와테·아오모리·아키타현의 대표적인 축제를 유치해 ‘도후쿠 지방 축제 경연’을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센다이시가 광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뒤 “대지진 이전에 한국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찾아왔는데 최근 방문객이 아무도 없다.”며 “한국 분들이 먼저 센다이시를 찾아 줘 한·일 간 우호의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4450명의 사망자와 2994명의 행방불명자가 생긴 이와테현 미야다테 히시카 부지사도 “이와테현을 부흥의 상징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미야다테 부지사는 이번 복구 작업의 핵심은 “피해자 한명이라도 슬픔을 떨쳐 버릴 수 있는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희생자의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계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태양광 주택을 설치하고 공장시설 등을 재배치하는 ‘부흥실시계획(그라운드 디자인)’을 오는 9월까지 완성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특히 “이와테현 주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 가운데 히라주미 일대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선정돼 많은 위안을 삼고 있다.”고 전했다. 센다이·히라주미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가난한 쿠바 국민 아파도 걱정 없다고요?

    가난한 쿠바 국민 아파도 걱정 없다고요?

    인간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인간적인 삶과 자유를 손에 넣고 행복을 추구할 가치가 있는 존재다. 진짜 그럴까? 현실은 다르다. 의사와 의료시설이 없는 지역이라면 일단 곤란해진다. 설령 의사가 존재하더라도 고도로 발달된 의료기술 지원이 없으면 건강하고 인간적인 삶과는 거리가 생긴다. 또한 의사와 병원, 의료기술 등을 아무리 잘 갖췄더라도 그 대가로 지불할 돈이 없으면 역시 불가능하다. ‘최소한’ 의료서비스에 관한 한, 추구하는 이상을 현실에서 충족하는 곳이 있다. 쿠바다. 쿠바의 이미지는 이중적이다. 내리쬐는 카리브해의 태양 아래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아바나의 말레콘이건, 길거리에서건 어디에서나 춤을 추는 낭만 가득한 나라다. 또 하나는 미국의 턱밑에서 50년째 경제 봉쇄를 당하며 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말살된 민주주의에 신음하는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다. 둘 다 맞을 수도, 둘 중 하나만 맞을 수도, 다 틀렸을 수도 있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요시다 다로 지음, 위정훈 옮김, 파피에 펴냄)는 제목 그대로 쿠바의 새로운 면모로서 의료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쿠바 의료의 우수성은 어느 정도 알려지긴 했으나 이 책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한 사례들과 다양한 입장의 언급들을 녹여내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쿠바가 선진 의료복지를 갖추고 혁명 정신을 수출하고, 인도적 박애주의를 공유하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 요시다 다로는 일본 나가노현 농업대학교 교직원이다. 쿠바의 유기농업에 대해 수차례 연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의료 체계의 우수성을 접한 뒤 이에 대해 꼼꼼히 발로 뛰며 쿠바 의료서비스 발달의 역사적 배경, 다른 나라와 입체적인 비교 분석 등을 조사, 기록했다. 쿠바와 관련된 저서만 벌써 다섯 권째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금수조치에 의해 물자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쿠바 의료복지 체계의 핵심은 지역예방의료에 있다. 마을에서 환자와 함께 사는 ‘패밀리 닥터’가 평균 75~120가구를 간호사와 함께 돌본다. 오전 진찰 이후 매일 집집마다 방문한다. 여드름 소녀에게는 손을 잘 씻으라고 얘기하고, 조손 가정에 들러서 손자에게는 미국의 아버지한테 편지를 써보도록 하고, 할아버지에게는 혈압을 잰 뒤 염분섭취를 줄이고 운동할 것을 권한다. 생리통을 호소하는 소녀에게는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하자며 ‘폴리클리니코’에 보낼 의뢰서를 쓴다. 패밀리 닥터는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경우, ‘폴리클리니코’라고 부르는 시·군·구 지구진료소로 보낸다. 거기에서도 더욱 정밀한 검사가 판단되면 주 병원, 전국 병원 등으로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특히 눈여겨봐야할 점은 치료의 기본 대상이 개인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점이다. 쿠바 패밀리의료협회에 따르면 개인은 가족, 마을 등 커뮤니티 속에서 생물심리학적인 존재로 존중된다. 약 80%의 질병은 지구진료소 이전에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다국적 기업의 이익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계 의료시장에 맞설 수 있는 자체 선진 의료기술이다. 이는 의료복지를 중심으로 국제적 연대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가난한 나라 쿠바이지만 1000명당 과학자 수는 1.8명으로 유럽연합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에서만 500여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예컨대 세계 최초로 자연다당류를 이용한 인공 합성항원 백신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쿠바 국내는 물론, 제 3세계에 값싸게 공급할 수 있었다. 세균성 수막염, 장티푸스, 뎅기열 등의 발병률 소수점 이하로 막아내는 원동력이었다. 3~4번 접종할 때 드는 20달러는 제3세계 국가에는 대단히 막대한 돈이지만, 쿠바의 백신 개발로 이를 10분의1 이하로 줄였다. 더욱 구체적인 국제의료연대는 따로 있다. 2005년 10월 파키스탄 북부에 7만 5000명이 숨지고, 12만명이 다치는 대지진이 일어났다. 쿠바는 대참사 일주일 뒤 250t의 의약품과 함께 900명으로 구성된 의료원조대를 파견했다. 파키스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치료의 73%가 오직 이 의료원조대에 의해 이뤄졌다. 이듬해인 2006년 5월 인도네시아 자바섬 지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의료원조대가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다. 이처럼 쿠바가 즉각적인 의료지원을 할 수 있었던 힘은 2005년 8월 미국 남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의 거부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갖춰진 1500명의 의료진 기틀을 유감없이 활용한 셈이다. ‘헨리 리브’는 100년 전 쿠바가 스페인과 독립전쟁을 벌일 때 쿠바를 지지하며 전쟁에 자원했던 미국 뉴욕 출신 청년의 이름이다. 쿠바의 의료복지와 그 철학은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1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OECD “올 한국 성장률 4.6%” 지난해 전망치보다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올렸다. 성장 전망치도 세계 경제 회복 기조로 소폭 상향됐으나 가계 부채로 민간 소비 증가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가 25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 3.2%에서 1.0%포인트 오른 4.2%로 대폭 올렸다. 한국개발연구원 전망(4.1%) 보다는 다소 높고 국제통화기금(IMF) 전망(4.5%)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은 4.6%로 전망, 지난해 전망치(4.3%) 보다 높아졌다. 긴축 기조에도 세계 무역이 강한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2012년에도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수출 감소는 일시적이나 유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대내적 위험요인으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부채 대부분이 변동금리주택담보대출이라 금리 상승시 민간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망에서 민간소비가 4.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3.5%로 대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 OECD는 최근 경제여건에 비해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정책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원화가치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정건전성은 나아지는 것으로 평가했다. 감세에도 불구, 연간 명목 정부지출 증가율을 5% 이내로 제한함에 따라 재정적자가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4.1%에서 2012년에는 1.1%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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