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중화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김용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취업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안전망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암 환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66
  • 어려운 철학 ‘대중속으로’/22일 ‘철학의 날’ 행사

    철학자들과 초·중·고교 및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제1회 ‘대한민국 철학의날’ 행사가 22일 오전 10시부터 이화여대에서 열린다. 철학교육연구회(회장 손동현)가 한국철학회(회장 엄정식)와 함께 마련한 이 행사는 철학의 대중화를 모색하기 위한 모임.그동안 일반인과는 동떨어진 채 학자들만의 영역으로 인식돼 온 철학에 대한 인식개선을 시도하면서 그 대중성을 찾아보자는 행사다.특히 철학의 저변확산에 무게를 두고 초·중·고교생들의 논리적 사고력과 철학적 글쓰기를 겨루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행사는 크게 국제올림피아드 참가 대표 선발과 국내 올림피아드,그리고 토론 등 3분야로 나눠 진행될 예정.우선 내년 5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2회 국제철학올림피아드(IPO)’를 앞두고 이 올림피아드에 참가할 고교생 대표 10명을 뽑는 국내예선이 치러진다.이와 맞물려 국내 초·중·고교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철학올림피아드인 ‘제1회 한국철학올림피아드(KPO)’를 개최한다. 여기에 국내 철학 전공학생들이 ‘자유’를 주제로 한자리에서 토론하는 ‘제1회 철학토론대회’와,이날 행사에 참가한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철학인 한마당’으로 마무리한다. 이가운데 대학생 철학토론대회에는 전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대학생 16개팀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자살’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김성호기자 kimus@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올 보졸레 누보 애주가 설레게하는 ‘세기의 맛’

    올해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가 11월 셋째주 목요일인 20일 0시 전세계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전날인 19일 오후 5시부터 보졸레 지방의 수도인 보주에서는 햇 포도주의 출시를 기념하는 각종 축제가 열린다.하지만 보졸레 누보가 담긴 와인 통의 개봉은 자정을 기다려야 한다.자정이 되면 와인을 개봉해 즉석에서 시음하고 포도넝쿨을 불에 태우는 전통적인 ‘레 사르망텔’ 축제가 절정을 이룬다.주말인 23일까지 보졸레 지역에서는 ‘보졸레 포도주 살롱’,‘보졸레 식도락’ 등 12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려 전국 각지와 전세계에서 새 술을 맛보기 위해 찾아온 포도주 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올해는 포도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여름의 폭염으로 당도가 높아져 보졸레 역사상 가장 과일 향이 풍부하고 질이 좋은 포도주가 생산됐다고 현지 재배업자들은 흥분하고 있다.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은 일 년에 한 번쯤 실컷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보졸레 누보가 올해에는 어느 해보다 훌륭할 것이라는 소식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보졸레 지방에선 품질관리를 위해 생산연도별로 품질 등급을 매기는데 올해 보졸레 누보는 가장 높은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별 다섯 개면 세기에 한 번,혹은 몇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경이로운 수확연도에 해당한다. 올 보졸레 누보가 어느 해보다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유럽을 강타했던 지난 여름의 폭염 덕분이다. 보졸레 지방은 공식수확일보다 15일 이른 8월14일에 포도를 따기 시작해 8월 말에 수확을 끝냈다.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이른 포도 수확일은 1893년 8월25일이었다. 우박과 바람,가뭄 등 기후조건이 좋지 않아 12개 주요 산지의 수확량은 평균 40%가 줄었다.하지만 1월부터 8월까지 평균 일조시간은 300시간 늘어나면서 포도주는 붉은빛이 강해지고 과일 향과 꽃 향이 진해졌다. ●기대되는 ‘세기의 맛’ 보졸레 지역에서 포도원을 운영하고 있는 니콜 드 루시는 “고온과 충분한 햇빛,적은 수확량으로 요약되는 올해 보졸레 누보는 아름다운 보라색과 조화를 이룬 석류빛을 띤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빛깔과 함께 포도주를 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향기에 대해서는 “잘 익은 붉은 과일과 검은 과일,제비꽃과 붓꽃의 향기를 섞어 놓은 듯한 향을 지니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최고로 치는 1978년 보졸레 누보 이후 맛보지 못했던 강한 과일향을 올해 보졸레 누보에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빛이 돌고 알이 작은 ‘갸메(Gamay)’ 품종을 주원료로 하는 보졸레 지역의 포도주는 원래 신맛이 적고 부드러운 편이다.올해 보졸레 누보의 경우 그 부드러움이 어느 해보다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처음 입맛은 신선하고,갈수록 뒷맛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서민들을 위한 축제의 술 보졸레 누보의 유래는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예전에는 아무나 포도주를 마실 수 없었기 때문에 포도따기를 마친 뒤 지친 농부들을 위해 갓 수확한 포도의 즙을 내서 급하게 술을 빚어 마시게 했다.때문에 ‘노예의 음료’라고 불리기도 했던 햇 포도주는 13세기경부터 대중화돼 보졸레와 리용 지방 서민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와인에 굶주린 보졸레 지방 사람들이 그 해에 생산된 포도로 즉석에서 포도주를 만들어 마시고,여분을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고 1951년 11월13일 발효된 포도주 판매와 관련한 간접세 문서에 의해 다른 포도주보다 이르게 출하하도록 허가받으면서 보졸레 누보의 역사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세월이 바뀌어 전 세계인이 즐겨 찾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서민의 술’로 인식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올해는 지난해보다 포도 수확량이 줄어 가격도 10% 정도 올라 한 병에 4∼5유로 정도가 되지만 30∼40유로는 줘야 살 수 있는 보르도나 부르고뉴 지방의 질 좋은 포도주에 비해서는 무척 싼 편이다.노동자 등 저소득층도 일 년에 한 번쯤은 부담없이 실컷 마실 수 있는 포도주가 바로 보졸레 누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의 성공사례 보졸레 누보는 탄소를 섞어 만드는 독특한 양조법으로 빠른 숙성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만큼 오래 보관하는 포도주가 아니다. 깊은 맛도 보르도나 부르고뉴 등 다른 프랑스산 포도주에 비해 덜하고 그다지 긴 역사를 지니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세계적인 유통에 성공한 이유는 다분히 ‘전세계 동시 출하’라는 공격적인 포도주 마케팅의 결과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지역 특유의 포도주였던 관계로 5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보졸레 누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50년대 파리에 입성해 부담없는 가격으로 파리의 비스트로에서 젊은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포도주로 자리잡았을 당시에도 출하일은 매년 유동적이었다.그러다 67년부터 11월15일 0시로 고정됐다.보졸레 누보의 출하와 동시에 각 식당과 바,판매점에 나붙은 ‘보졸레 누보 도착(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e)’이라는 알림판도 이때부터 사용됐다. 1985년부터는 전세계 동시 출하일을 11월 셋째주 목요일로 정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올해에도 여름의 폭염 때문에 포도수확 시작이 다른 해보다 15일이나 앞당겨지면서 출하일을 2주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시되기도 했으나 보졸레 지역의 포도주 재배 관련 단체들은 예외를 두지 않고 전통을 지켜 11월 셋째주 목요일에 출하하기로 했다. ●판매신장세 지속 ‘포도주의 여왕’ 보르도나 ‘포도주의 왕’ 부르고뉴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졸레 누보를 ‘상업적인 술’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주기도 하지만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고수해 온 결과 보졸레 누보의 인기는 계속 치솟고 있다.정해진 때가 아니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희소가치도 애주가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지난해의 경우 6300만병(48만 헥토리터)이 생산돼 총 매출 86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중 28%(2550만병·19만 헥토리터)가 150개국에 수출됐다.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일본으로 710만병을 수입했고 이어 독일(700만병),미국(400만병),네덜란드(150만병)가 뒤를 이었다.한국과 러시아는 최근 수입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신흥시장으로 꼽힌다. lotus@ 보졸레는 중동부산 포도주의 통칭 누보는 새롭다는 뜻의 프랑스어 보졸레 누보의 누보(nouveau)는 새롭다는 뜻으로 영어의 ‘new’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프랑스 중동부에 있는 부르고뉴 지방과 론 지방에 걸쳐 있는 보졸레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12종을 통틀어 보졸레로 부르는데 이 가운데 ‘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에서 그해 수확한 포도를 원료로 빠르게 숙성시켜 일찍 출하하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보졸레’는 남쪽과 서쪽의 72개 마을에서 나오는 포도주를 일컬으며 보졸레 누보의 3분의2가 이곳에서 생산된다.좀더 질이 좋은 평을 듣는 ‘보졸레 빌라주’는 대부분 언덕 위에 위치한 38개 마을의 포도원에서 생산된다.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의 50%(평균 45만 헥토리터)가 보졸레 누보이며 이중 절반은 외국에 수출된다. ‘갸메 느와르 아 쥐 블랑’은 보졸레 지방의 유일한 품종이다.프랑스나 다른 국가에서도 아주 드물게 생산하며 모방할 수 없을 정도로 과일 향이 풍부한 햇포도주를 생산하기에 가장 적합한 포도 품종이다. 제조법도 일반 포도주와 다르다.과일 향을 잘 보존하기 위해 포도를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 포도송이째 탱크에 넣고 봉인한다.보통의 포도주가 4∼10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병에 담아서 팔기 시작하는 데 비해 보졸레 누보는 4∼5일간의 짧은 탄산가스 침용기간을 거쳐 통에 담아 2∼3개월 정도만 숙성시킨 것이다. 포도주 양조에서 품질관리,도매상들의 구매,국내외 운송을 위한 출하까지 일정이 주간 단위로 짜여져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포도원의 관계자로 구성된 인증 위원회는 시음 단계에서 포도 나무의 크기부터 포도주 제조 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건들을 준수한 포도주만을 가리고 알코올 함유량(13% 이하)과 산도(5g 미만) 등에서 합격한 것에만 이름을 부여한다. 보졸레 누보는 매우 선명한 붉은 빛을 띠고 있으며 과일 향이 풍부하고 상큼한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다른 적포도주에 비해 약간 차갑게 12도 정도에 보관했다 마시는 것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맛이 무겁지 않기 때문에 생선,육류 등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나 가벼운 감칠맛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야 2∼3개월에 불과해 일반 포도주처럼 장기간 보관해 봐야 오히려 맛이 떨어진다.
  • “술빚기 18년째 매달려 전통주 맥 이어가야죠”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

    우리 전통주는 술 빚는 방법이 대략적으로나마 전해오는 것이 600여가지다.이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420여가지를 직접 재현한 이가 있다. 박록담(朴碌潭·본명 德焄·45)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우리 술 재현에 18년째 빠져 있다.서울 은평구 지하철 녹번역 근처의 전통주연구소는 입구부터 술익는 구수한 냄새로 코끝이 간질간질하다. ●우리술 420여가지 재현 그의 ‘술방’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술독과 500여개의 보관용 작은 술병들,소줏고리(증류기)·용수(술거르는 대바구니)·주합(나들이용 술과 안주통) 등 양조 도구들이 빼곡하다. 우리 술은 이름만 들어도 감흥이 인다.눈꽃이 핀 듯한 백화주(白花酒),연꽃 향기가 은근한 하향주(荷香酒),매실 향에 톡쏘는 맛의 호산춘(壺山春)….지난 1986년 이후 그가 재현한 술이다.“제대로 빚어졌는지는 우리 술의 이름으로 대개 알 수 있지요.”그가 지금까지 빚은 술을 쌀로 환산하면 6t이 넘는다. 이렇듯 그가 우리 술에 빠진 데는 순전히 효심 때문이다.“84년 취직한 이후 술 욕심이 많았던 아버지께 술을 자주 사다드렸지요.하지만 과음한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술을 찾다가 그만 전통주에 빠졌지요.” 그는 주량이 양주 한병에 이르는 부친(65)을 위해 건강에 좋은 술을 찾아나섰다.당시 실낱같이 이어지던 밀주를 사드렸더니 “술이 참 좋다.어디서 난 것이냐.”며 관심을 보였다.이에 신이 난 그는 우리 술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탐주여행을 시작했다. 시골의 할머니들에게 ‘술을 빚어달라.’고 쌀을 미리 보내기도 했고,누룩을 빚고 고두밥을 찌면서 할머니들과 며칠씩 보냈다.그래서 ‘미친놈’이란 소리도 들었고 오해도 많이 받았다.“‘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면서 빚는 술인데 내가 죽고 나면 이 아까운 것을 누가 이을까.’하는 것이 당시 할머니들의 공통된 푸념이었습니다.” “사라지는 우리 술을 보존하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술 빚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대학 졸업 이후 2년째 다니던 서울청소년지도육성회도 그만뒀다. ●좋은 전통주는 상품화해야 그가 술을 빚는 데는 타고난 구석이 좀 있었던듯 보였다.무안 박씨 해남파 37대 종손인 그의 집 가양주(家釀酒)는 좁쌀소주.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가 술빚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가 혼자서 빚은 최초 술은 석탄주(惜呑酒).떡을 만들어 술 빚는 방법을 적은 ‘주방문(酒方文)’은 전해 오지만 술은 이미 실전됐다.발효와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6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7번째 성공했다.사과 향기가 감도는 향은 이름 그대로 ‘삼키기가 아까웠다.’당시 촬영차 왔던 모방송 스태프진이 술을 더 달라고 간청해왔다. 이어 동정춘(洞廷春)을 빚었다.개떡으로 밑술을 만드는 동정춘은 물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이 특징.물이 없는 탓에 고두밥이 바짝 말라버리는 바람에 서너번 허탕 끝에 ‘조청 빛깔에 자두꽃 향이 나는’ 술을 완성했다.“쌀 1말을 쓰면 청주가 1되 반(2.7ℓ) 정도 나오는 귀한 술이지요.” 하지만 맛과 향이 좋은 전통주가 제대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포도주 감별사(소믈리에)에다 일본술 사케 감별사까지 활개치면서 우리 술이 서양에서 들어온 위스키나 포도주보다 저급한 술로 치부되는 게 현실이다. 또 주세법의 규정과 제약도 전통주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집에서 우리 술을 빚어 마시는 것은 되지만 시장이나 음식점에서 파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지요.좋은 전통주의 상품화를 허용해야 합니다.”그리고 완성된 술의 품질에 대해 검사를 하고,세금을 부과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과거,우리 술은 차례와 제사를 위해 집집마다 빚던 가양주가 대부분이었다.하지만 1907년 조선통감부의 주세령에 의해 가양주가 금지됐고,밀주 단속이 거셌다.때문에 당시엔 이웃간에 ‘술있느냐.’는 말 대신 ‘호랭이(호랑이) 있느냐’,‘벽 있느냐’는 등의 은어가 쓰였다고 한다. 이후 쌀의 재고량이 넘쳐난 1987년에서야 비로소 양곡관리법의 규제가 풀렸고,자가양조가 가능하게 됐다.80년 동안 계속된 규제 탓에 전통주의 맥이 서서히 끊어졌고,공장에서 획일적으로 만든 막걸리나 동동주처럼 우리 술은 맛과 향이 좋지 않고 숙취가 남는 술로 인식됐다.그러나 경주 교동법주,안동소주,서울 삼해주처럼 당국의 단속을 피해 제조된 밀주들은 그런 편견을 이겨냈다. ●전통주 전문학교 세우는게 꿈 시중에 나오는 우리 술은 150여가지에 이른다.그도 한때 우리 술의 상업화를 시도했다.하지만 양조법을 전수받고는 사라져버리는 사기와 배신을 몇차례 당했다.“결혼 이후 외식 한번 못한” 그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운영되는 연구소와 탐주 탓에 가정 불화도 잦았다.술에 넌더리를 칠법도 하지만 그의 우리 술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지금도 술빚는 도구들이 보이는 대로 사 모으고 있다.“전통 도구들이 사라지는 게 아깝잖아요.다음에 술 박물관이라도 생기면 기증할 생각에….” 술독에 빠져 사는 인생이지만 그는 정작 술을 못한다.주량은 소주 서너잔.“맛 본 술을 모두 뱉어버립니다.좋은 술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술을 맛보는 경우도 많지요.”그의 코끝은 늘 조금 빨갛다.지난 2000년 3월 설립된 전통주연구소의 수강생들이 붙여준 별명은 ‘빨강코’다. 전통주 전문학교를 세우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술빚는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전문가를 육성하자는 것이지요.정부가 우리 술에 신경을 써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사설] 세계 문화 유산 된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 5호인 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선정됐다.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자랑스러운 일이다.판소리는 한국 전통 성악 문화의 대표적 장르다.한국적 전통이 녹아 있는 판소리가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 된 것은 한국문화계의 경사다.2001년에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이처럼 한국 무형문화재의 국제적 명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판소리는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소리꾼이 여러가지 역할을 하며 노래하는 민속 예술이다.조선 숙종 때 12마당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춘향가’ 등 다섯 마당이 전해오고 있다.판소리 다섯 마당이 최근 링컨센터 페스티벌과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공연축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았다.세계 최고의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는 비평가상을 받았다.이번 걸작 선정을 계기로 판소리의 세계무대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이를 위해 판소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영어 등 외국어 홍보물을 만들 필요가 있다.판소리가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전용 극장 하나 없다.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판소리를 비롯한 국악의 보존과 보급을 위해 국악 전용 극장을 만들어야 한다.많은 사람들이 판소리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화와 현대화도 필요하다.기능 보유자들에 대한 재정 등 다양한 지원도 시급하다.판소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그러나 판소리 경연대회에서의 심사 비리 등은 심각한 문제다.자체 정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 운문사 회주 명성스님 인터뷰/“종교도 이젠 선의의 경쟁 할때”

    “비구 비구니는 출가대중의 양 날개입니다.중생구제의 원을 세운 출가자들에게 남녀의 우열이란 있을 수 없지요.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비구니들의 위상도 자연히 높아지는 것 아닐까요.” 지난 9월 제7대 전국비구니회장에 선출된 운문사 회주 명성(74)스님은 동안거 결제를 앞둔 7일 운문사에서 만나 동안거에 드는 한국 비구니들에게 중단없는 정진을 거듭 당부했다. “비구니 스님들이 여성지도자로서 불교의 현대화와 대중화의 역군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이젠 산속에 앉아 참선하는 것만이 수행이 아닙니다.성불을 늦추더라도 중생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각 분야에서 사회봉사에 힘써야 하고,비구니들은 반드시 해야할 소임이 있습니다.” 스님은 1973년부터 운문사와 인연을 맺어 30년간 학인 스님들을 지도하면서 운문사를 한국의 대표적인 비구니 교육도량으로 이끌어온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5차례 역임했으며 1977년부터 98년까지 운문사 주지를 거쳐 현재 운문사 회주와 승가대학학장을 맡고 있다. “옛날 비구니 스님들은 순종하고 다소곳했지만 지금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는 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이 ‘세계일화’의 큰 뜻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제는 종교에도 국경이 없어져 소극적으로 문닫고 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선의의 경쟁을 해야 합니다.그래서 내년 한국에서 열릴 세계여성불자대회에 갖는 기대가 큽니다.” 전 비구니회장 광우스님과 함께 비구니회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와 지난 8월 마침내 전국 7000여 비구니들의 총본산인 전국비구니회관의 문을 열게 한 주역인 명성 스님. 그는 모든 일에 참되고 진실되게 살라는 ‘즉사이진’사상을 거듭 강조한다.“평상시 일거수일투족이 불법이요 진리입니다.‘심즉시불’,즉 우리의 마음이 바로 부처이므로 모든 일에 참되고 진실되게 살다보면 그것이 바로 수행이고 세상도 살기가 좋아지게 됩니다.” 김성호기자
  • 90년대 최고의 ‘오빠’ 서태지·양현석 “가요판 다시 우리손에”

    의류광고 모델료만으로도 1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세븐,2집 타이틀곡 ‘위드 미’로 두달여 각종 차트에서 인기정상을 지키는 휘성,최근 예매시작 10분만에 콘서트 표를 몽땅 팔아치워 공연계를 놀라게 한 그룹 넬…. 눈치 빠른 가요팬들은 이들의 공통분모를 짚어낼 것이다.90년대 가요계 최고의 아이들 스타였던 서태지,양현석이 각각 운영하는 기획사 서태지컴퍼니와 YG엔터테인먼트 출신이라는 점.한때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두 사람에게 “가요판을 흔드는 손”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도 하다. 실제로 올해 가요계에서 ‘히트상품’을 두드러지게 많이 낸 기획사로 YG엔터테인먼트를 꼽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세븐,휘성을 비롯해 빅마마,거미 등 R&B와 힙합으로 가요계를 주무르는 스타들이 모두 이른바 ‘양현석 패밀리’이다.가창력으로 무장한 휘성,빅마마,거미를 발굴한 것은 음반기획사 엠보트.그러나 ‘스타 감식안’이 탁월한 양현석이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해 대중화하는 데 실질적인 투자와 홍보를 맡았다. 사상최대의 음반계 불황 속에서도 ‘양현석 패밀리’가 올린 성적은 대단하다.‘예쁘지 않은’ 여성 4인조 빅마마와 세븐은 1집 앨범을 각각 20만장,15만장 넘게 팔아치웠다.노래실력 말고는 이렇다 할 승부처가 없는 신인가수의 데뷔 성적표로는 깜짝 놀랄 수치다.휘성의 2집 앨범도 25만장이나 나갔다. 여기에 세(勢)를 보태는 얼굴들은 더 있다.지누션,원타임,스위티도 ‘양현석 사단’이란 꼬리표를 달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일본에 머물며 신보작업에 매달린 서태지도 후배가수들을 부각시켜 ‘막후 스타메이커’로 군림하는 중이다.그가 설립한 기획사 서태지컴퍼니 산하의 인디뮤직 전문레이블 ‘괴수인디진’이 인기밴드의 산실. 지난 6월 3집 앨범을 내며 ‘서태지 패밀리’로 편입한 4인조 모던록그룹 넬은 최근 공연가에서 최고의 라이브 밴드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새달 9일 메사팝콘홀에서 갖는 공연은 예매를 시작한 지 10분만에 700석의 좌석이 동이 났다.인디 록밴드 콘서트가 이런 예매성적을 거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7월 데뷔앨범을내고 타이틀곡 ‘글루미 선데이’로 인기를 얻고 있는 5인조 록그룹 피아도 ‘서태지 사단’의 명성을 쌓아가는 주인공.29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린킨 파크 내한공연의 오프닝 무대를 맡았을 정도다.넬과 마찬가지로 작사·작곡·레코딩·프로듀싱 등 앨범 전체 작업을 직접 소화할 수 있는 실력파다. 서태지컴퍼니라는 ‘우산’ 아래 또다른 실력파 밴드 디아블로도 현재 2집을 준비 중이다.이미 언더무대에서 팬층을 두껍게 확보한 코어매거진도 내년 초쯤 정식데뷔할 예정이다. 가요계에서는 두 진영의 약진을 일시적 성과로 축소해석하지 않는 분위기다.번뜩이는 기획력이나 가수의 외모에만 기대는 시대는 이미 ‘한물 갔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입체기획으로 ‘인기가수 제조사’로 알려진 SM엔터테인먼트가 올들어 보아 말고는 이렇다 할 히트상품을 못내고 있는 것도 그 흐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서태지컴퍼니의 안우형 대표는 “음악의 질을 높이고 장르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것만이 가요계 불황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내다봤다. 황수정기자 sjh@
  • “미술관 이전 공론화작업 적극 추진”/취임후 첫 기자회견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반인들이 찾아가기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요.분당에 사는 저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한 시간 반 넘게 걸립니다.예술의 대중화,미술의 공공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미술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9월 취임한 김윤수(67)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4일 기자들과 만나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과 문제점에 대해 소견을 밝혔다.김 관장은 이 자리에서 “대중 속에 살아 숨쉬는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 지역 이전을 추진할 것이며 앞으로 공론화 작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문화적 수요와 욕구에 부응하려면 미술관의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합니다.시스템 개편과 함께 전시기획,작품매입 및 수집과정의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해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직원은 모두 89명,이중 학예직은 14명에 불과하다.국립박물관은 물론 국립민속박물관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국립현대미술관의 규모로 볼 때 큐레이터가 적어도 30∼40명은 있어야합니다.그래야 조사연구와 전시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지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의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가의 대표작·화제작 위주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작품을 매입,수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나는 민중미술운동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일하기 위해 온 것”이라며 “특정 성향의 작가들을 우대하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김 관장은 “그동안 전시 내용이 회화나 조각 같은 메이저 아트에 집중됐고 디자인 같은 기타 장르는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시의 다양화·다원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술관 이전의 소망이 이뤄질 때까지 관람객들이 꼭 봐야 할 중요한 전시는 덕수궁 분관을 활용토록 하고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적극 활성화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김종면기자 jmkim@
  • 와인과 삼겹살의 궁합은?/음식에 맞는 ‘와인’ 고르기

    간 고등어 구이에도 와인이 어울릴까.어울린다면 어떤 와인이 좋을까. 와인은 최근 수년 동안 한국에서도 급속히 대중화되는 문화적 코드다.‘생활 속에서 만나는 와인 이야기’(시공사)는 우리 음식에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사실,와인을 즐기고 마시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규칙이나 법칙은 없다.하지만 와인이 음식의 맛을 떨어지게 해서는 안된다.예를 들면 송어 요리를 먹을 때 론지방의 와인을 마시면 떫은 맛의 타닌 성분이 생선의 맛을 반감시켜 좋지 않다.토끼고기 요리에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 토끼고기의 맛이 와인의 맛을 감소시킨다.대체적으로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육류에는 레드 와인이 좋다. 와인은 감귤류와 같은 과일이나 초콜릿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과일의 신맛은 와인의 맛을 압도해 좋지 않고,초콜릿의 단맛이 너무 강해 와인의 맛을 눌러버리는 까닭이다.이처럼 와인은 요리의 맛을 돋보이게 해야 하고,요리는 와인의 맛을 살려줘야 한다. 그러면 와인이 우리 한국 음식과는 잘 어울릴까?책은 그렇다고 한다.단지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이 아니라면. 서민적인 삼겹살이나 로스·등심구이엔 오래 숙성되고 단맛이 적은 드라이한 레드 와인이 어울릴 듯하다.불고기나 갈비찜은 프랑스 부르고뉴지역의 레드 와인이,비빔밥은 단맛이 약하고 약간 신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생선구이엔 신맛과 떫은 맛이 적당히 있는 화이트 와인이 좋다.조개와 갑각류 요리엔 잘 숙성된 화이트 와인,해물모듬탕엔 프로방스지방의 로제 와인,민물장어엔 보르도지역의 오래 숙성된 와인,튀김 요린엔 오래 묵지 않은 보졸레지방의 레드 와인을 권할 만하다. 그리고 짭짤하게 간이 밴 고등어 구이에는 떫은 맛이 적고 가벼운 맛의 보졸레가 어울린다고 한다.김희수·전홍진 지음,1만 8000원. 이기철기자 chuli@
  • [발언대] 게임시장 日공습 대비해야

    일본문화 4차 개방이 이뤄졌다.사실 1∼3차 일본문화 개방을 통해 보듯이 왜색문화 침식,국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위기 등은 애초 우려한 수준을 크게 밑도는 정도였다. 충무로는 방화의 흥행성공으로 자신감에 차 있다.음반시장도 긴장하고 있으나 일본 음반자본이 국내에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반대 수위가 1차 개방 때에 비해 미미하다. 하지만 비디오게임 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2001년 일본 문화개방과 더불어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2와 소프트웨어를 국내에 정식 발매함으로써 음지에 있던 비디오게임이 양지로 나와 가정용 게임기라는 이름을 되찾았다.현재 플레이스테이션2 누적 판매량은 40만대를 향해 달려간다.이는 분명 정식발매가 되면서 비디오게임 시장이 대중화로 가는 중간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개방으로 이제 일본어 음성과 일본어 처리 자막의 한글화 없이도 게임 소프트웨어의 수입·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시장논리로만 가정해 본다면 ‘규제가 완화됨으로써 자연히 수입업체가 많아질 것이며 지금보다 더 다양한 게임이 유통되고 비디오게임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가 정답이 돼야 한다. 하지만 기우는 있다.소규모 업체의 무분별한 난입은 라이센스 비용 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국내업체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PC 패키지게임 가격의 상승을 겪은 바 있는 우리에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다.또 일어판 수입으로 인해 언어적 장벽에 구애받지 않는 하드코어 마니아 대상의 시장이 형성돼 성장속도가 둔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같은 외국어라도 영어와 일본어는 우리에게 큰 차이가 있다.영어로 ‘안녕하세요’는 열에 열 말할 수 있지만 일어는 그렇지 않다.대중에게 일어판과 한글판이 공존하는 시장은 달갑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도 쉽지 않은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그동안 한글화에 비협조적인 일본 개발사들과 악전고투하며,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시장형성을 해 온 업체들에 이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아직까지 일어판은 마니아가 찾는 밀수품이지만,4차 개방으로 일어판 라이센스를 획득한 회사가 유통을 하면 한글판과 같은 정품이 되는 것이다. 산업은 생산·소비·수입·수출이 함께 작용하는 것일 터이다.현재 비디오게임 시장이 작아 보인다고 파급효과가 적다고 하기는 어렵다.한국의 게임산업에서 비디오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커지면 커지지 결코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생력 있는 내수시장 형성과 비디오게임 대중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중요하다.이는 한 업체만의 힘으로 될 일이 아니라 업계·소비자·정부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무분별한 일어판 발매와 소비처럼 당장 눈앞의 이익의 추구는 비디오게임 시장 자체를 고사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신욱호 씨넷코리아 과장
  • 책 / 네오콘 -팍스 아메리카의 전사들

    이장훈 지음 미래M&B 펴냄 네오콘(neocon,neoconservative,신보수주의자)은 미국 행정부 안팎의 ‘매파’를 일컫는 말이다.그들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과 달리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도덕적 우월주의를 토대로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믿는다.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비롯해 리처드 펄 국방정책 자문위원,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엘리엇 에이브럼스 대통령 특별보좌관,존 볼턴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문제고등연구원장,도널드 케이건 예일대 학장,찰스 크로서머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발행인,어빙 크리스톨 ‘퍼블릭 인터레스트’ 편집인,노먼 포도레츠 전 ‘코멘터리’ 편집장 등이 핵심인물이다. 대부분이 유대인들인 네오콘은 뉴욕 등 동부지역 명문대학을 나온 엘리트로 군사·외교·학계·언론계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는 일종의 ‘도당(徒黨)’이다.이들은 한때 트로츠키주의에 경도되거나 민주당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1980년대 공화당으로 이적한 뒤 40대 레이건 대통령,41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화당 집권기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42대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 시절 학계와 싱크탱크로 물러났지만,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과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이장훈 지음,미래M&B)은 미국의 권부를 장악한 ‘신보수주의 그룹’의 실체와 그들의 패권전략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네오콘의 사상적 뿌리는 유대인 독일 망명학자인 레오 스트라우스 시카고대 교수에서 찾을 수 있다.토머스 홉스를 신봉한 스트라우스는 평화는 인간을 타락시키기 때문에 영구평화보다는 ‘영구전쟁’이 더 바람직하다고 믿은 인물.그의 사상은 앨런 블룸 시카고대 교수에 의해 대중화됐으며,네오콘의 대부로 불리는 어빙 크로스톨은 그의 저서 ‘한 신보수주의자의 회상들’에서 처음으로 ‘네오콘’이란 이름을 붙였다.오늘날 네오콘은 레오 스트라우스를 자신의 사상적 스승으로 삼으며 스스로 ‘스트라우시언’이라 부른다. 네오콘의 핵심은 모두 유대인이다.네오콘의 원조 레오 스트라우스를 비롯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케이건,엘리엇 고언,크리스톨 부자 등이 유대인이다.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본질이 ‘바빌론 유수의 복수’로 비난받는 것은 네오콘의 한가운데에 바로 유대인이 있기 때문이다.이라크는 유대인들이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로 기억하는 ‘바빌론의 유수’가 있었던 곳.네오콘은 물론 이라크 전쟁을 유대인들의 전쟁이라는 시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그러나 네오콘 군사전략가 엘리엇 코언이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유포한 ‘제4차 세계대전론’을 살펴보면 네오콘은 분명히 ‘호전적인 이슬람세력’을 주적으로 못박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저자는 네오콘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이라고 지적한다.네오콘은 특히 중동지역을 장악,석유수급을 통해 21세기 가장 버거운 잠재 적국인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미국은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을 통해 2010년까지 중동에서전체 석유 수입량의 80%를 들여와야 하는 중국의 목줄을 죄기 시작했다.저자는 네오콘은 21세기를 ‘미국에 의한,미국을 위한,미국의’ 시대로 만들기 위해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다.미국은 지금 ‘지구 제국’의 길을 걷고 있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DIY 천국’ 미국 생활속 몸에 밴 ‘내 스스로’

    지난 5월 워싱턴 지역으로 이민 온 송모(43)씨는 일주일간 ‘생고생’을 했다.집과 자동차는 주위 도움으로 샀지만 식탁과 컴퓨터 책상,침대 등은 직접 골라야 했다.대형 할인점의 전시장엔 한국에서 50만원이 넘는 나무 책상이 199달러,4∼6인용 원목식탁이 349달러였다.평생 쓸 요량삼아 299달러짜리 나무 침대도 샀다.60달러를 주고 배달을 부탁했다.6일 뒤 송씨는 깜짝 놀랐다.주문한 가구는 오지 않고 포장된 원목들과 나사들만 잔뜩 배달됐다.착오가 생긴 것 아닌가싶어 당황했던 송씨는 대형 할인점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포장된 물건들이 떠올랐다.자신이 보고 주문한 게 ‘조립형 가구’의 전시용이었다는 걸 깨달았다.송씨는 가구들을 조립하느라 일주일 넘게 비지땀을 흘렸다.조립을 제대로 못해 틈이 벌어지고 모서리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괜히 샀다 싶었지만 조립하고 나니 뿌듯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에선 이처럼 제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가구조립 뿐만이 아니다.개인주의적 생활습관이 일상화한 미국 사람들은 우리와 달리 쉬운 일에도사람을 쓰기 보다는 ‘스스로 작업(Do It Yourself)’을 즐기는 경향이 없지 않다.집이나 자동차를 사고 팔 때에도 중개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대형 쓰레기를 직접 하치장에 내다버리고 이삿짐을 꾸리고 풀 때에는 트럭을 빌려 손수 몬다. ●집안 일엔 전문가가 따로 없다 지난 6월 말 워싱턴 일대 지역신문은 조립형 가구를 전문적으로 파는 ‘아이케아(IKEA)’에 관한 기사를 1면에 크게 실었다.워싱턴을 허리띠처럼 감아돈다 해서 붙여진 순환고속도로 ‘벨트웨이’로부터 북쪽의 볼티모어와 뉴욕으로 가는 95번 고속도로 옆에 새 매장이 들어서 교통대란이 예상된다는 고발성 보도였다.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이 크고 IKEA에 대한 호응도가 남다르다는 의미다.매장에는 책상에서 걸상,식탁,침대,찬장,서랍장 등 모든 종류의 가구가 전시됐으나 판매는 조립형 부품이 든 ‘패키지 형태’로 이뤄진다.소파마저 일부는 조립형으로 나온다.1940년대 초 스웨덴에서 시작,전 세계 34개국에 매장을 둔 IKEA의 최근 모토는 ‘디자인된 가구의 저가 공급’이다.배달하고 사용하기 쉬운 재료들을 사용,미 동부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급성장하고 있다. 워싱턴 시내에 사는 흑인 여성 캐롤 던햄은 “조립형 가구는 디자인이 현대적인 데다 값이 싸고 이사할 때에도 분리해서 운반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라고 말했다.한때 애를 먹은 송씨는 조립하는 재미가 있다며 지금은 전동 드라이버까지 구입,조립형 가구에 푹 빠졌다.가격은 일반 가구보다 20∼30% 싸며 무게도 훨씬 가볍다. 집을 고치거나 관리하는 것도 본인의 몫이다.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잔디를 심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잔디가 보통 20㎝ 이상 되면 1주일마다 주택단지를 살피는 지역관리소에서 1차 경고를 한다.그래도 깎지 않으면 법원에 고발,벌금을 물게 한다.마당이 넓은 단독주택이나 저택의 경우 월 250∼400달러를 주고 잔디깎기를 시킨다.갓 이민 온 라틴계들의 주요 직업이다. 그러나 연립주택형인 타운하우스나 상당수 단독주택의 거주자들은 스스로 잔디를 깎는다.잔디깎는 기계도 하나로는 부족,2∼3개씩 갖고 있다.집 내부는 직접페인트 칠하고 발코니는 손수 고친다.가정 개선용품점인 홈 디포나 로우스 등이 불황에도 잘 견디는 것은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지붕이나 벽,전기,TV 등의 가전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사는 ‘내 스스로 한다.’는 게 미국인의 좌우명이다. ●귀족 운전자는 ‘NO’ 미국의 주유소에선 운전자가 직접 차에 기름을 넣는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졌다.물론 기름을 넣어 주고 앞 유리 등을 닦아 주는 ‘풀 서비스’ 주유소도 있으나 99%는 ‘셀프 서비스’다.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들도 기름 주입구를 차안에서 여는 장치가 없을 정도다. 물론 기름을 넣기 전후에 돈을 내는 방식이 지역마다 달라 번거로운 점도 있다.일부 주유소는 값이 싼 대신 현금만 받고 미 국방부 인근의 주유소처럼 회원제로 운영돼 군인들만 사용하는 곳도 있다.그러나 주유소들이 불필요한 서비스는 거부하는 실용주의가 전형화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지난달 조지 워싱턴대에 연수 온 김모씨는 자동차를 산 뒤 행정당국으로부터 배기가스 검사를 받으라는 통지를 받았다.검사 장소와 요금 등의 안내서가 첨부됐으나 꺼림칙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정비업체를 찾아 갔다.배기검사를 대행해 주느냐고 물었더니 “이 나라에선 장관도 배기가스 검사를 자신이 직접 받는다.”는 말에 머쓱해졌다. 용기 백배하고 검사장에 갔다.배기 검사 시설이 갖춰진 철판 위에 2분 정도 시동을 걸고 차를 세워 놓자 검사를 쉽게 통과했다.주변을 보니 백발의 노인들이 직접 차를 몰고 와 검사를 받았다.검사소는 각 도시마다 위치해 기다리는 시간은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차를 사고팔 때에도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점차 느는 추세다.자동차 딜러에게 팔면 제 값에서 2000∼3000달러 이상 손해보기 때문에 중고차의 경우 먼저 신문에 광고를 낸다.예컨대 ‘99년 도요타 캠리,6만마일 주행,가죽시트,CDP포함,상태 양호,1만 1000달러,협상 가능’하는 식으로 광고를 내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찾아 온다.차를 살피고 운전을 해본 뒤 거래가 이뤄지면 차량등록증에 파는 사람이 서명만 하면 그만이다.계약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등록에 꼭 필요한 것은아니다. ●내가 이삿짐 전문센터 미국에서도 이사할 때에는 사람을 부린다.인부 3명 기준으로 3시간에 기본요금 450∼500달러,1시간 추가할 때마다 100∼150달러씩을 낸다.그러나 피아노,소파,식탁 등 무거운 짐이 많을 경우 인부를 사고 독신이나 가구가 많지 않은 경우는 혼자 힘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다.이삿짐 트럭만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U-홀’이나 ‘라이더’ 등의 업체가 성업하는 것도 스스로 이사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서다. 미국에서는 이사할 때 나오는 대형 쓰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승용차나 밴에 싣고 가까운 쓰레기 처리장에 가 직접 버리면 된다.짐이 많다 싶으면 역시 이사 차량을 빌리면 된다.트럭은 시간당 또는 거리당으로 계산해 반나절이면 1대의 임대료가 40∼70달러 정도다. 쓰레기 처리장이 한국처럼 시 외곽에 있는 게 아니라 주택가 주변에 있는 것도 편리하다.녹지대에 위치,외부에 가려졌으며 먼지 등이 날리지 않고 지저분하지 않도록 공장형으로 마련,주민들의 반발도 적다. mip@kdaily.com 美골프장 캐디 없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스스로 모든 일을 하는 문화에 익숙한 미국에서는 대통령도 캐디없이 골프를 친다. 미국에서 골프가 대중화한지 40년이 넘었다.지역마다 퍼블릭 골프장이 10개 안팎이 된다. 워싱턴 주변 지역의 경우 골프장이 100여 곳 넘는다.요금도 40달러에서 80달러 정도다.그러나 캐디가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회원제 골프장도 마찬가지다.프로 골퍼들이나 캐디들이 붙지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골프채를 끌기 싫으면 전동차에 실어 타고 다니면 된다.이 경우 한 사람당 12∼16달러의 전동차 요금을 낸다. 미국 대통령이 가끔 찾는 앤드루 공군기지 골프장에도 캐디는 없다.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반인과 똑같은 요금인 39달러를 내고 각 홀마다 동시에 티 샷을 하는 ‘샷 건’을 즐겼다. 경호원들이 골프장 곳곳에 배치되고 지상에는 특수 정찰기가 떴지만 일반인들을 제재하지는 않았다.일반 골퍼들처럼 부시 대통령도 앞 팀이 가까우면 기다렸다가 샷을 하곤 했다.한국에서흔히들 말하는,앞 뒤 홀이 텅텅 빈 ‘대통령 골프’를 미 대통령도 마음대로 즐기지는 못한다.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옷은 무거운 짐… 자연으로 돌아가자”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0㎞ 정도 떨어진 베크쉬르메르는 관광지라기보다는 프랑스인들이 즐겨 찾는 해변이다.결이 고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데다 파도가 그다지 세지 않고 물도 깨끗한 편이어서 주말이면 근처에 있는 도시 사람들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제공해 준다.하지만 이곳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다시 말해 나체주의자들에게 베크쉬르메르는 반드시 한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통한다.사람들이 북적대는 일반적인 해변에서 벗어나 바닷가를 끼고 북쪽으로 약 30분 걸어가면 또 다른 해변이 나오는데 이곳이 자연주의자들을 위한 이른바 ‘나체 해변’이다. |베크쉬르메르(프랑스) 함혜리특파원|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후반의 일요일. 베크쉬르메르의 ‘플라주 나튀르’(자연주의자를 위한 해변)는 바캉스의 막바지에서 일광욕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나체족들로 가득했다.낮은 풀이 아무렇게나 자라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모래언덕이 해변 위쪽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다.검게 그을은 알몸에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모래 언덕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이곳은 자연주의자를 위한 해변입니다.서로의 안전을 지키고,문제가 발생하면 소방서로 연락하십시오.’라는 팻말이 해변을 따라 군데군데 박혀 있다. ●자연스러운 가족 나들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각양각색이다.꼬마들과 함께 온 젊은 부부,나이 지긋한 노부부,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연인들…어른들은 파라솔 아래서 돗자리나 대형 타월을 깔아놓고 책을 보거나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은 장난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아이부터 할머니,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태양 아래서 아무 부끄럼없이 자연으로 돌아가 있다. 두 아이와 부인을 동반한 프랑수아(38)는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는 것보다 맨몸으로 해변에서 뛰어노는 것을 더 좋아해서 이곳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그는 “3년 전부터 휴가철이면 자연주의자를 위한 캠핑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여름이면 주말마다 이곳을 찾는다.이곳을 찾으면서 가족간에 정이 훨씬 두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자연주의를 예찬했다.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당연히 화장실도 없다.하지만 이들에게 화장실이 없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모래 언덕에서 만난 40대의 남자는 화장실이 어디에 있느냐는 이방인의 질문에 “자연이 부르면 자연스럽게 모래나 바다에서 해결하면 된다.”고 태연스레 대답했다. 여자들의 근사한 벗은 몸매를 감상하기 위해 나체 해변에 관심을 갖는다면 오산이다.실제 이곳에 온 사람들을 보면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70대30 정도 된다.여자들이래야 꼬마아이들이거나 할머니,중년부인이 대부분이다.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이유는 이곳이 동성애자들의 주말 데이트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탓이다.남자들끼리 손을 잡고 파라솔 아래 누워 일광욕을 하거나 서로 지긋한 눈빛을 보내며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남자 혼자서 온 사람들도 꽤 눈에 띄는데 이들은 십중팔구 ‘애인’을 구하러 온 사람들이다. 프랑스에서 자연주의자들은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프랑스 나체주의자협회가 지난해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의 절반 이상이 나체주의자들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또 71%는 나체주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18%는 “기회가 되면 나체촌을 찾고 싶다.”고 응답했다.“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람은 4%에 불과했다.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프랑스에 자연주의자들이 등장한 것은 1920년대부터라고 한다.하지만 대중화되고 사회운동처럼 번진 것은 2차대전 후부터다.현재 전국에는 산,바닷가 등에 45개 정도의 상업 나체촌(자연주의 마을)이 운영되고 유명한 해변에는 자연주의자를 위한 해변이 따로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자연주의자 마을이나 캠핑장을 운영하려면 허가를 얻어야 하고,철저한 규정을 따르도록 돼 있어 어디든 안전하고 청결하다. 자연주의자이거나 잠시 휴가를 이용해 자연주의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더욱 더 자연과 가까운 상태로 다양한 스포츠와 오락거리를 즐기며 휴가를 보낸다.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도 제공된다.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즐기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갈수록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파리의 경우 1953년 설립된 파리 자연주의자협회(ANP)가 운영하는 자연주의자 수상스포츠센터가 있다.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도록 인권존중 차원에서 설립된 이곳은 모든 이들에게 개방돼 있는데 일년 회비 45유로를 내면 마음껏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일주일에 두번씩 회원의 날도 운영된다. 자연주의자들은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연주의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파리 자연주의자협회 관계자는 “옷은 거추장스러운 것이며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온몸을 자연에 드러내는 것은 건강에도 무척 좋고 가족,친구간 맨몸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면 복잡한 인간 관계는 단순 명료해지며 더욱 진지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베크쉬르메르에서 만난 뱅상(33)은 “지난주 회사에서 파면을 당해 우울했는데 이곳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걱정근심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했다.“처음에는 좀 쑥스러웠지만 아무것도걸치지 않고 해수욕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다른 (일반)해변에는 가지 않는다.”는 그는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자연주의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lotus@ ■나체촌 에티켓-허가없는 사진촬영 금지 반드시 알몸으로 지낼 것 |베크쉬르메르 함혜리특파원|해변이든,캠핑장이든 자연주의자를 위한 시설에서는 모두가 내부 규정을 따르도록 돼 있다. 엄격하게 규정을 정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당장 퇴장시키는 곳이 많다.하지만 대부분 에티켓처럼 되어 있는 사항들을 지키면서 서로를 존중해 주는 가운데 자연주의를 만끽하도록 하고 있다.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규칙은 모두가 다 알몸으로 지내야 한다는 것.옷을 입는다는 것은 자연주의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또 자연주의자들은 자유와 관용,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자연에 대한 존중도 중요시한다. 자연주의자들이 가장 싫어 하는 것은 자기들이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다.따라서 시설 내에서는 남들을 힐끗힐끗 훔쳐보거나 허가없이 사진을 찍는것도 금지돼 있다.서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예외지만 외부인이 와서 촬영하는 것은 무척 싫어한다.자연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인 만큼 시끄럽게 떠들거나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금기사항이다.모든 사람들이 문명의 소리에서 벗어나 바람소리,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주차장도 될 수 있는 대로 멀리 만들어 기계문명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그래서 나체촌 내의 주 교통수단은 자전거다. 프랑스 나체주의자 연합은 프랑스 전역의 자연주의자를 위한 시설물에서 다음과 같은 규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컨대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중시하고 ▲가족적이고 순수하며 자연스러운 자연주의를 지향할 것 ▲다른 사람들의 개성을 존중할 것 ▲벗은 채로 있는 것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을 이해시키도록 관심을 가질 것 ▲항상 정숙할 것 ▲남을 훔쳐 보거나 과시하지 말 것 ▲어린이들이나 성인들이 충격을 받을 만한 과격한 행동을 하지 말 것 ▲자연을 존중하고 보호할 것 ▲물과 에너지를 아껴 쓸 것 등이다. 파리 자연주의자협회는 보다 엄격한 규율을 정해 놓고 있다.첫번째 규정은 모두 옷을 벗어야 하고,두번째는 어떤 형식으로든 성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적발시 당장 퇴장시키며 회원 자격도 상실한다.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 내 사진 촬영도 절대금지다.
  • [데스크 시각] 해수욕장 특화하자

    2003년의 여름도 저물고 있다. 올여름은 무더위보다는 비가 많은 한해였다.그래서 그런지 더위에 시달렸다는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다.궂은 날씨가 유난히 심술을 부렸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올해도 변함없이 바다를 찾았다.부산 해운대,동해안 경포대의 피서인파 모습이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의 전령사처럼 신문이나 TV에 등장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부산은 해운대 1380만여명을 비롯,6개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이 2380만여명이나 됐다.지난해보다 73% 늘어난 것으로 부산시민이 5번 정도 바다를 찾은 셈이다.동해안도 2100만여명이 몰려 올해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대천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충청남도도 서해안 해수욕장 내장객이 1870여만명으로 전년대비 9.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해수욕장 피서객이 늘어난 것은 교통여건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동해안은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 확장,중앙고속도로 개통 등의 덕을 톡톡히 보았고 서해안도 서해안 고속도로가 남북으로 뚫리면서 수도권과 호남권 이용자들의 발길을 가볍게했다.부산은 지하철 2호선이 완전개통되면서 해운대와 송정,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을 지하철로 갈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피서지 상경기는 예년에 훨씬 못미쳐 한마디로 ‘속빈 강정’이었다.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알뜰피서로 장사를 망쳤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피서객들은 숙박업소 대신 차안이나 찜질방 등에서 지내고 생필품도 싸가지고 왔다고 하니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업주들이 실망하는 것도 당연하다. 피서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은 물론 계속된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특색없는 천편일률적인 손님맞이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편의시설은 백사장의 비치파라솔이 고작이다.간이 샤워시설,탈의장,하수처리장,화장실 등 부대시설도 척박하기 그지없다.여기에 업자들의 바가지 상혼과 호객행위는 짜증을 더해준다. 김포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 여름 해외여행객은 경기침체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못지않았다.지난 7월부터 8월17일까지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110만 42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조금 많았다.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지난해 344만명이 순수 관광목적으로 해외로 나갈 정도로 관광이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이러한 사실은 휴식 등 관광시장은 충분히 성숙돼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또 역설적으로 국내 관광도 이제는 경쟁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준다.안이하고 구태의연한 손님몰이로는 해외여행에서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결코 발길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연합뉴스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울산 일산해수욕장은 휴양시설과 샤워시설을 피서객에게 무료 개방하고 록 페스티벌,해안 영화상영,해변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유치,재미를 톡톡히 봤다고 한다.피서인파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상가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20∼30% 증가했다고 한다.이제 해수욕장도 특화하고 차별화해야 한다.고급화할 것인지,대중화할 것인지 타깃을 명확히 하고 상품도 개발해야 한다.박리다매식 도떼기시장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임 태 순 전국부장
  • “우표를 벗삼아 병마도 이겨냈어요”40년간 우표 수집 장세영 나주병원장

    “우표에서 얻는 지식이 학교에서 얻는 것보다 오히려 많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40년 동안 우표를 모아 온 장세영(張世榮·56)씨는 인터넷 경매로 전세계의 희귀한 우표를 사려고 매일 서너시간씩 인터넷을 한다.자신의 병도 우표의 힘으로 이겨냈다. 전남 나주병원의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장씨는 1987년 병원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왼쪽이 마비됐다.왼쪽손은 아직도 쓰지 못하고 달리기도 하지 못한다.병원일은 건강검진만 도와주고 있다.우표를 붙이는 일은 아내가 돕는다. 병으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자 정적인 취미를 찾게 됐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우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장씨는 설명했다. 그는 다음카페 ‘우표와 eBay보물찾기(cafe.daum.net/ebay)’의 주인이기도 하다.우표 수집에 관한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곳이다.회원 숫자는 350여명이며 30∼40대가 많다고 한다.최근 청주 우표전시회에서 10여명이 함께 ‘오프라인’ 모임도 가졌다.모이면 우표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전국 각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주제의 대화는 피하고 새로 바뀐 우편제도,요금변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 경매사이트인 ‘이베이’나 ‘질리언스 오브 스탬프’는 우표 수집을 위해 꼭 들르는 곳이다.이베이에는 한국 관련 우표가 많고,질리언스에는 나라별로 수만가지의 우표가 올라와 있다.몇천달러를 내고 조선조 말 대한제국 시대의 우표를 산 적도 있다.이외에도 벌 관련 우표만 모아놓은 사이트 등 여러 우표전문 사이트를 돌아보노라면 서너시간은 후딱 지나간다고 한다. 인터넷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시작했다.한 손가락으로만 자판을 치는 ‘독수리 타법’이라 속도는 느리지만 서울에서 공부중인 딸과 채팅으로 대화도 나눈다.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대에서 공부하고 있다.자녀들도 우표수집에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공부가 바빠 시간을 내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경매는 워낙 빠른 사람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정씨는 “우표 수집가들끼리는 누가 뭘 모으는지 다 알게 된다.”고 말했다.이베이에서 한국과 관련된 특이한 우표가 매물로 오르면 미국에 있는 한국우취회 회장이 꼭 마지막에 가져간다고 설명했다.미주 한국우취회장은 젊은 남성으로 97년에 직접 만난 적도 있다고 했다. 그가 수집한 우표 작품은 20여권에 이른다.의학,야구,남극,적십자,난,쌀,2002년 월드컵 등 각종 주제별로 우표를 수집했다.2003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에는 구한국 우표를 ‘대조선국과 대한제국의 우정사’란 작품으로 출품,‘대금상’을 받았다.우표수집은 모은 매수는 의미가 없고 주제별로 소장가치를 따져 만든 작품의 숫자를 헤아린다고 한다. 우표는 전시회에 출품이 끝나면 바로 은행에 보관한다.우표는 습기만 안 들어가면 보관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수집가들은 어디에 우표를 보관하는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어떤 수집가는 집안 금고에 보관하던 우표를 몽땅 털린 적도 있었어요.”라고 장씨는 덧붙였다. 장씨는 국제우취연맹(FIP)의 한국 이사이기도 하다.우표 수집을 하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까다로운 우표 수집요강 등을 알려주는 전세계우표수집 관련 소식통이 된다.우표 수집은 오래된 취미인 만큼 세계적으로 체계가 잘 꾸려져 있고 작품 만드는 법이나 전시회에 출품하는 우표 수집법 등이 까다롭다고 한다. 이번 우표전시회에서 음식관련 우표로 금상을 받은 학생은 우표를 통해 음식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이 학생은 호텔에서 중국요리를 배우고 있는데 우표 하나하나에 그려진 음식들에 대해 알아가다 자연히 전문적인 지식을 쌓게 됐다는 것이다. 구한국 우표를 수집하면서 우편 요금의 변화,우편물의 행선지 등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역사의 추적자’가 된다고 장씨는 말했다.신문,방송과 관련된 우표를 모으면 역사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보다 세밀하게 언론사를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처럼 우표를 통해 질병을 극복한 사례도 많다고 그는 말했다.세상에 나온 모든 우표를 수집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거의 실현했던 역사상 최고의 우표 수집가인 페라리 백작도 어렸을 때 몸이 약해 부모가 우표 수집을 권했다는 얘기다. “스포츠나 인터넷 때문에 사람들의관심이 분산되면서 우표를 모으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요.또 무언가를 모으는 수집 인구는 생활이 어려워지면 줄어들기 마련입니다.”라고 정씨는 예전에는 대중화된 취미였던 우표 수집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또 우체국에서 업무 편의를 위해 우표대신 증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우표의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수기자 geo@
  • 영화속 특수효과의 기원 ‘스팀펑크’/음침함·아련함 두 얼굴 지닌 수증기

    미국 영화 속 어두운 도시의 밤거리.배트맨류의 야행성 영웅이나 갱들이 나올 듯한 장면에는 으레 음침한 분위기를 북돋우는 ‘장치’가 있다.맨홀이나 길바닥 틈을 통해 솟아오르는 하얀 수증기(steam).이 김의 정체는 물론 도시 지하의 난방용 파이프 같은 데서 나오는 수증기다.그런데 이 수증기가 어떻게 갱스터영화나 SF·공포영화 등에서 분위기를 살리는 수단이 된 것일까. ●스팀펑크 “수증기의 원조는 나” 평론가들은 그 음습한 수증기의 기원을 스팀펑크(Steampunk)라는 어둡고 기괴한 대체역사물의 한 갈래에서 찾는다.대체역사는 역사의 한 시점에서 ‘만약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기존 역사와는 다른 가상세계를 펼치는 기법.G M 트레이빌리언이 1907년 발표한 에세이 등 역사학자들의 저작에서 먼저 발견된다. 대체역사 기법이 가장 활발히 쓰이는 분야는 역시 SF 장르.‘만일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은 ‘시간여행’이라는 SF의 전통적인 장치와 궁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최초의 SF장르 대체역사물로 간주되는 L 스프라그 드 캠프의‘암흑이 안 왔더라면’(1939년)도 6세기의 시간여행자가 로마시대로 돌아가 ‘암흑시대’(중세)의 도래를 막는다는 내용이다. ●스팀펑크가 뭐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증기기관으로 상징되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대체역사물이다.과학기술이 막 대중화되는 시대의 사람들에게는,마녀의 묘약이나 과학자의 증기기관이나 신비롭기는 마찬가지였다.그런 만큼 스팀펑크 속의 수증기는 증기기관으로 상징되는 과학이라는 무시무시한 힘의 신비스러운 원천이다.스팀펑크에는 여기에 중세의 마법,초자연적인 괴물들,고대의 유산 등을 두서없이 등장시켜 음침하고 혼돈된 세계관을 만들어낸다. 영국의 SF작가 마이클 무어콕이 1971년에 쓴 ‘공중의 장군’이 최초의 스팀펑크물로 간주된다.그러나 스팀펑크는 출생지보다는 미국에서 더 각광받았다.팀 파워,브루스 스털링,윌리엄 깁슨 등 이미 사이버스페이스라는 ‘가상공간’에 익숙했던 미국 SF 작가들은 대체역사라는 ‘가상시간’ 개념에도 쉽게 적응한 것.그래서 80년대 미국 SF계는 어두운 런던 밤거리를 헤매는 늑대인간과 우주인,고대문명의 유산들과 최첨단 과학무기들로 넘쳐났다. ●스팀펑크, 만화로 영화로 스팀펑크는 만화·영화·게임 등 다른 대중문화 장르에서도 활발히 차용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젠틀맨 리그’도 온갖 초자연적·환상적인 등장인물들로 가득한 동명만화 ‘이상한 신사들의 리그’가 원작이다.TV시리즈와 영화로 유명한 ‘스타트렉’이 과거의 지구 이야기를 언급할 때처럼 스팀펑크 기법을 부분적으로 차용하는 예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일본에서는 주로 애니메이션·게임 분야에서 스팀펑크 기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는데,과거에 대한 향수·애수를 느끼게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소화해냈다.애니메이션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천공의 성 라퓨타’‘붉은 돼지’ 등의 예처럼 마법과 과학이 기묘하게 융합된 19세기풍의 세계지만,기존의 음침함보다는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만든다.여기에서의 스팀(수증기)은 건강한 노동과 발전,역동성의 상징처럼 변용되어 쓰인다. 물론 ‘자이언트로보’처럼 첨단과학과 수호지 영웅들이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세계관에서는 금기시된 힘(원자력)을 상징하기도 하지만,역시 일본에서의 스팀펑크는 최근 나온 애니메이션 ‘라스트 엑자일’,게임 ‘파이널 팬터지’ 시리즈처럼 ‘…라퓨타’풍의 어딘가 아련한 팬터지 세계다. 글 채수범기자 lokavid@ 그래픽 유재일기자 jae0903@
  • 전복가격 ‘뚝’… 서민밥상 오를까

    최고급 수산물인 전복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대중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가격하락으로 어민은 울상이지만 소비자들의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1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해상 및 육상 양식장에서 생산된 전복은 지난 2000년 20t,2001년 29t,지난해 85t이던 것이 올해는 상반기에만 585t로 급증했다.양식 면적도 2000년 5139㏊,2001년 6270㏊에 이어 지난해말에는 6704㏊,올해는 700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미신고 대상인 어촌계 마을양식장을 합치면 양식면적은 1만㏊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복 가격은 계속 떨어져 지난 2000년 ㎏당 10만원정도이던 산지 가격이 지난해에는 8만원대,올들어서는 6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해양부 관계자는 “소득증대를 위해 전복 양식을 권장한 결과 양식 면적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아직은 손익분기점을 상회하고 있으나 산지 가격이 ㎏당 4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양식업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텔레매틱스 /음성으로 전화걸고 도난차량 위치추적 똑똑한 자동차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정체구간 우회로를 찾아주는 것은 기본이다.사고나 고장 사실을 응급차와 정비소에 자동으로 알려준다.운전하면서 음성으로 오디오나 전화를 작동하고 이메일도 확인한다.인터넷을 통해 주식이나 금융 거래도 한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미래의 자동차 이야기가 아니다.올 가을부터 국내에서 본격화되는 텔레매틱스(telematics)의 서비스 내용이다. 운전자는 텔레매틱스로 차 안에서 인터넷으로 외부 세계와 접속,운전 외에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다.텔레매틱스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것으로 격상시킨 것이다.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는 최근 텔레매틱스의 미래성을 인정,시범사업으로 제안했다. ●현대·기아차,다음달 ‘발진’ 국내에서도 오는 2005년에는 차량 두 대당 한 대꼴로 텔레매틱스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시장규모가 현재보다 8배 정도 확대된 85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당장 다음달부터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에쿠스,오피러스 등 대형차에 텔레매틱스를 장착해 판매한다. 현대ㆍ기아차의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각각 LG전자(MTS-Ⅱ:오디오,TV 등 차량정보 일체형 단말기)와 현대오토넷(MTS-Ⅲ:기존 네비게이션에 별도 단말기를 추가하는 형식의 고급형)이 개발을 맡았다.서울 계동 사옥에 차량정보센터를 두고 LG텔레콤망을 이용해 교통·생활정보를 제공한다. ●르노삼성·GM대우도 상용화 박차 르노삼성차는 텔레매틱스의 대중화를 목표로 저가보급형을 개발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200만원대인 타사 제품에 맞서 100만원대의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것.오는 9∼10월쯤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운영 프로그램은 SK텔레콤의 ‘네이트’,단말기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채택해 길 안내,응급 구조,도난방지,위치추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우선 SM 520V,525V 등 6기통 엔진 차량에 장착된다. GM대우는 2001년 말 KTF와 제휴해 교통상황을 비롯한 각종 생활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드림넷’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에 이를 잠정 중단했다.성능을 한 단계 높여 연내 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쌍용차도 지난해 4월부터 KTF와 공동으로 텔레매틱스 개발을 준비 중이다.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신차 미니밴 A100(프로젝트명)부터 서비스를 한 뒤 점차 기존 차량에도 장착해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주현진기자 jhj@ 텔레매틱스란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기술(informatics)의 합성어.자동차에 달린 단말기와 통신망으로 연결된 차량정보센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차량종합정보시스템을 뜻한다.텔레매틱스를 장착한 차량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교통정보를 통해 최적의 주행경로나 교통흐름을 안내받을 수 있다.또 차량에 각종 센서·제어장치가 탑재돼 긴급 구난,차량 원격진단 및 제어를 할 수 있다.도난 차량의 위치를 추적하고,주유구가 열리지 않도록 조치를 해준다.주행 중인 도난 차량도 멈추게 할 수 있다.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해 뉴스검색,주식거래,이메일 송수신,원격진료도 한다.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과 차이가 없는 것이다.
  • 국제 플러스 / 中 대중화권 자유무역지대 검토

    |홍콩 연합|중국은 최근 홍콩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을 타이완과 마카오 등으로 확대해 대중화권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해야 한다는 정책보고서가 중국 국책연구소에 의해 제시됐다.중국 상무부 산하 세계무역기구(WTO) 중국국가연구소는 30일 보고서에서 중국은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통합된 지역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중앙 정부에 촉구했다.장한린 중국국가연구소 소장은 “중국과 타이완,홍콩,마카오 등 4개 지역 고위 당국자들이 상품과 인력 이동의 자유화를 위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맛 에세이] 이름값하는 음식

    “냉면 먹고 나면 봉투 잘 버려.”전주대 문화관광학부의 한복진 교수님이 모 식품회사의 냉면 제작에 참여한다더니 제품 포장지에 얼굴 사진이 박히게 됐다며 그런 식으로 홍보를 하시더군요.궁중 음식의 대가 황혜성 선생의 막내딸인 그는 궁중 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식품회사의 신상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거죠.한 교수님의 표현대로 얼굴과 이름 팔아 번 돈 1000만원 전액을 전주대 장학금으로 기증했다니 음으로 양으로 우리 음식문화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음식에도 실명제가 실시됩니다.‘마복림 할머니 떡볶이’‘배연정 소머리국밥’‘김충복 베이커리’,500원짜리 과자 상자에도 생산 책임자의 이름이 박혀 있고,요즘 불티나게 팔리는 수박에도 생산자의 얼굴과 이름을 새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수박 껍질을 통통 두들겨 보다가 자신이 없을 때는 스티커에 붙은 아저씨 인상을 보고 고르기도 하는데 딱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외국에서는 훨씬 오래 전부터 음식업계에서 실명제를 실시했죠.‘돔 패리뇽’,‘무통로쉴드’ 등 유명 와인도 결국은 ‘돔 패리뇽이 만든 샴페인’,‘무통 로쉴드네 집에서 만든 와인’이란 뜻이니까요. 술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보태면 요즘 여자들 사이에 인기있는 술 ‘산사춘’을 만든 ‘배상면주가’이름도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의 배상면 회장의 이름을 딴 것이네요.뉴욕의 ‘노부’나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파리의 ‘알랭 뒤카스’ 등도 주인의 이름을 그대로 상호로 사용한 것들이지요. 이름을 상호나 제품명으로 사용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은 자신감입니다.제품에 자부심이 없다면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 힘들겠죠.그만큼 책임감도 큽니다.제품이나 업소에 털끝만큼도 흠집이 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이름은 늘 이름값을 하나 봅니다.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 NGO / “시민의 입 세상을 말한다”

    ‘시민과 시민단체의 눈과 입으로 세상을 보고 말한다.’ 최근 대안언론과 대안 미디어를 통해 시민과 시민단체의 각종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미디어 민주주의’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퍼블릭 액세스(Public Access·시청자들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와 대안언론운동 등으로 불리는 이 운동은 거대 상업언론에 맞서는 언론개혁운동의 일종으로 시민단체가 직접 방송과 신문,인터넷 매체 등을 만들어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적극적인 시민운동이다. 다음달 21일에는 대안언론 확산을 진두지휘할 시민언론 운동단체인 ‘미디어 연대’(가칭·www.access.or.kr)가 공식 출범할 예정이어서 시민단체들의 미디어 민주주의 운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민단체 목소리 직접 전달 창간 10주년을 맞은 ‘시민의 신문’이 시민단체의 대표신문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가운데 YMCA가 시민단체 최초의 인터넷 일간신문을 표방하는 ‘Y타임즈’를 창간했다. 또 시민이 만드는 방송을 외치는 시민방송 ‘RTV’와 방송의 오마이뉴스로 불리는 ‘라디오21’ 등이 최근 대안언론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대안언론의 창간을 돕는 미디어연대가 출범하면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대안매체 만들기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퍼블릭 액세스’ 운동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이 공동 제작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이 기존의 대안언론 운동으로 꼽힌다.TV방송의 개방채널에 각종 프로그램을 발표한데 이어 매년 ‘시민영상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최초의 퍼블릭 액세스 채널인 ‘시민방송’ RTV(이사장 백낙청)가 개국해 주목을 끌었다. RTV는 시민과 학생,시민단체 등이 NGO의 활동상을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과 RTV가 스튜디오 무료 임대 등의 방식으로 제작 지원한 프로그램만을 방송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미디어연대 창립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다소 침체돼 있는 퍼블릭 액세스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실질적인 미디어 민주주의를 이끌고,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거대 상업언론에 맞설 수 있는 다양한 대안미디어를 만들겠다.”면서 “인터넷 공간을 좀더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미디어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물론 지역과 삶터에 뿌리를 둔 지역언론과 작은 언론을 적극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언론개혁 운동가 대거 참여 미디어연대에는 이미 대안언론을 운영중인 민언련과 바른지역언론연대 등 언론개혁 단체는 물론 대안미디어에서 활동중인 각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준비위원회에는 전 민언련 대안TV대표와 시민방송 RTV 제작팀장을 지낸 송덕호씨와 김갑수 라디오21 전 대표,김동원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김종현 전교조 참교육영상집단 대표,김철관 바른지역언론연대 사무차장,문병원 하인미디어 대표,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지금종 문화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조영신 민예총 문화정책연구소 사무처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지역언론개혁연대’를 준비하고 있는 장호순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도 출범준비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노사모와 안티조선에서 활동했던 영화배우 명계남씨 등 50여명이 회원이다. 미디어연대는 지난 24일 제 4차 준비위원회를 열어 정준성 전 전주영화제 부위원장을 단체대표로 추대키로 했다.정 대표는 지난 85년 파리교포신문인 ‘파리한국’ 발행인을 거쳐 현재 프랑스 알지프린스필름 고문과 민언련 산하 시민영상제 조직위원을 맡고 있다. ●대안언론의 활동 지원 창립에 앞서 미디어연대는 지난 7일 회원 공모를 통해 단체 명칭을 ‘미디어연대’로 확정했다. 미디어연대는 이미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성미산살리기운동’을 소재로 첫 동영상 작품을 만든데 이어 창립기념작으로 ‘열린 미디어를 위한 첫걸음,지역미디어센터’를 제작했다.이 작품은 지난 17일 KBS ‘열린채널’의 전파를 탔다. 미디어연대는 앞으로 ▲작은 언론·1인 미디어 만들기 운동 ▲퍼블릭 액세스 대중화 운동 ▲소출력 FM라디오방송국 만들기 운동 ▲인터넷 미디어센터 설립 ▲지역언론 연대·지원 ▲시민기자,다큐멘터리·뉴스 제작자,VJ 교육 ▲대안언론 연구 및 정책개발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송덕호 준비위원은 “주로 보수언론의 감시와 비판에 치중하던 기존 시민언론운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안미디어를 통해 언론개혁에 나설 것”이라면서 “대안언론운동은 최고의 언론개혁운동”이라고 밝혔다. 송 위원은 또 “앞으로 기존의 상업언론에 맞서 지역·동네·학교·동아리·가족신문 등 작은 언론을 광범위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디어연대는 작은 언론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함께 지원하는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