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뮤지컬의 모든 것
최근 10여년 사이 한국 뮤지컬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최신작들이 거의 시차없이 국내에 들어오고, 창작 뮤지컬 분야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뮤지컬을 즐기는 관객층의 확산이다. 뮤지컬이 인기 장르로 떠오르면서 뮤지컬 관람에 관심을 보이거나 한발 더 나아가 뮤지컬 배우, 혹은 스태프를 꿈꾸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뮤지컬을 꿈꾸다’(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펴냄)는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뮤지컬 세계에 보다 흥미롭게 발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100년 전 서양에서 탄생한 뮤지컬은 연기와 노래, 춤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자 연극이나 클래식 등 순수예술에 비해 상업적 흥행에 비중을 두는 ‘대중예술’이다.
저자는 이같은 뮤지컬의 장르적 속성과 특징이 어디서 비롯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발전했는지 등 뮤지컬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일러준다. 서양 뮤지컬의 탄생, 성장 과정과 더불어 한국 뮤지컬의 40년 역사를 소개하는 한편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 같은 뮤지컬 역사에 길이 남을 유명 작곡가와 작사가, 연출가, 제작자의 활약상도 빼놓지 않았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뮤지컬 제작 현장에 관한 생생한 설명이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 LG아트센터 공연부장, 서울예술단장을 역임하며 뮤지컬 분야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두루 섭렵한 저자의 남다른 이력의 결과물이다. 뮤지컬 현장의 생동감을 전해주는 이미지 자료를 풍부하게 싣고, 뮤지컬 노래 가사를 원어와 우리말로 소개하는 세심함도 눈에 띈다. 청소년용이지만 성인 초보자가 뮤지컬 입문서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저자가 조언하는 뮤지컬 초보자를 위한 팁. 먼저 공연을 보기 전에 작품의 내용, 역사와 배경, 제작자와 출연자에 관한 정보를 알아두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다. 둘째, 클래식 연주회나 연극 공연과 달리 뮤지컬은 관객의 호응에 개방적이므로 쑥스러워하지 말고 열심히 박수를 치자. 마지막으로 관람 뒤에 어떤 장면이 좋았고, 어떤 곡이 인상적이었는지 등을 차분히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누구라도 뮤지컬 애호가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1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