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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은 핀테크 혁신… 친화형 규제로 애매함 없애야”

    “4차 산업혁명은 핀테크 혁신… 친화형 규제로 애매함 없애야”

    “빅데이터, 사생활보호법과 충돌… 명확한 기준 마련할 장치 시급”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부가 금융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분석실장은 12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국가미래연구원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금융규제 개혁 방안’ 세미나에서 “금융의 4차 산업혁명은 핀테크(Fintech·금융+기술)의 혁신”이라며 “핀테크 산업에 대한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혁신 친화형’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빅데이터 활용 시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영국의 경우 2014년부터 ‘프로젝트 이노베이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 신생 벤처기업을 직접 지원하고 규제 프리존 체계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은행에서 대출 승인이 거부된 고객을 P2P(개인 대 개인) 플랫폼 등에 연결해주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행 주식양도차액과세 제도 개편을 주장했다. 현행 세법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지분 1%나 25억원(코스닥은 지분 2%나 2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에 한해 양도소득세(세율 20%)를 부과하는데 전면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소액주주에 대한) 비과세로 인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단기투자 유혹이 확산되는 등 ‘정보매매’가 올바른 주식투자 비법으로 오인되고 있다”며 “과세 확대로 인한 단기적 시장의 충격은 거래세 폐지와 장기투자 저율 과세 등의 정책조합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환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장은 “국내총생산 대비 금융총자산 규모는 2003년 6.4배에서 카드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업의 경우 총자산의 3%까지인 자회사 투자한도를 늘리고 영위 업무 제한도 완화해 글로벌 시대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수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은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를 통한 온라인 기반 자문서비스 활성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핀테크 금융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신화망 상장 초읽기… 中 온라인뉴스 시장 판 커진다

    신화망 상장 초읽기… 中 온라인뉴스 시장 판 커진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개도국 장악 2011년부터 3년간 순익 55% ↑ 2686억원 모집해 모바일 등 강화 타 매체 자극… 성장 발판 될 듯 “신화통신이냐, 인민일보냐.” 중국 국영언론의 양대 축인 신화통신과 인민일보가 주식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겨룬다.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소속의 인민일보 온라인 뉴스사이트 인민망(人民網)에 이어 국무원(정부) 직속의 신화통신 온라인 뉴스포털 신화망(新華網)이 상하이 주식시장에 상장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이들 매체 간의 자존심을 건 주가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중국 증권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달 신화망이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통과시켰다. 신화망은 이미 2013년 1월에도 상장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증시가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상장을 유보했다. 이후 신화망은 2014년 6월 다시 상장 절차에 들어가 이번에 상장 심사를 통과해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게 되는 것이다. 신화망은 주식 5190만 2936주를 발행해 14억 9733만 위안(약 2686억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주당 예상 공모가는 28.9위안(약 5170원), 주식발행 한도는 2억 800만주이다. 신화망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화통신 계열 전 매체에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모바일 인터넷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플랫폼에 6억 4000만 위안, 모바일 인터넷 사업에 5억 3100만 위안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재정 빅데이터 분석 및 뉴미디어 응용기술 연구·개발(R&D)센터 건설, 온라인 교육 사업 등에도 1억 위안씩 투자해 신화망의 콘텐츠 및 기술 경쟁력을 기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네트워크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통해서도 신화망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이 덕분에 사용자 접속이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늘 수 있고, 생산 콘텐츠가 방대하며, 계열사 간 협력이 필요한 신화통신 입장에서 클라우드 플랫폼은 반드시 갖춰야 할 혁신으로 꼽힌다. 신화망이 상장될 경우 주식 공모 흥행 여부도 주목된다. 2012년 4월 인민망 상장 당시에는 모집액 목표가 5억 2700만 위안이었지만 2배가 넘는 13억 8000만 위안이 몰려들었다. 인민망은 2012년 순이익이 2억 1000만 위안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화망은 2014년 상장 신청 과정에서 처음 공개한 순이익이 2013년 기준 1억 6800만 위안으로 인민망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2011년부터 3년 연속 순이익 증가율은 해마다 55%를 웃돌았다. 인민망 못지않은 주식 공모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다. ‘상장의 선배’ 격인 인민망의 경우 2013년 4월 첫 상장 당일 주가가 31위안을 뛰어넘으며 불과 6개월 만인 2013년 9월 90위안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중국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며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10일 현재 주가는 17위안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예상 공모가가 28위안대인 신화망이 상장 후 어떤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 높다. 신화망의 최대주주는 지분 88%를 보유한 신화통신이다. 신화통신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커버한다. 지구촌 170개국에 파견한 취재 인력만 500명에 육박하고 102개의 해외 분사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AP나 영국의 로이터 등 서방 외신 구독료의 10분의1 가격에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원조까지 지원하며 중동·동남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지역의 주요 뉴스공급원으로 자리잡았다. ‘신화통신이 없는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화가 내는 목소리에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신화망은 ‘중국정부망’, ‘중국문명망’ 등 국가·정부 뉴스사이트 구축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2014년 투자설명서에서 공개한 신화망의 2013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7.5% 증가한 4억 5600만 위안, 모회사인 신화통신의 총자산은 116억 9600만 위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양대 관영매체 온라인 뉴스사이트의 상장으로 앞으로 다른 관영매체나 민간매체 상장도 잇따를 전망”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 온라인 뉴스 사이트가 새로운 성장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벌 계열사 주식 교환도 稅혜택

    재벌 그룹도 계열사 간 사업 재편 과정에서 주식 교환으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동일기업집단, 즉 그룹 내 계열사끼리 주식 교환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이연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시행령안을 제출했다. 정부는 기업 간 주식 교환 시 특례 적용요건을 완화한 조특법 시행령을 10일 공포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 2월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 재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마련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원샷법은 입법 과정에서 재벌 그룹 대주주들이 사업 재편을 경영권 강화의 수단으로 남용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나 상속·증여를 목적으로 한 사업 재편은 원샷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더불어 그룹 내 계열사 사이의 주식 교환 차익에는 세제 혜택을 주지 않는 것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최종안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발표된 세제 지원 요건이 과도하게 제한적이라 실효성이 낮다는 관련 부처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수정했다”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삼성 이재용 체제 2년… ‘뉴삼성’ 기틀 완성

    삼성 이재용 체제 2년… ‘뉴삼성’ 기틀 완성

    10일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장남인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를 맡은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그룹 승계의 핵심인 지배구조의 틀을 완성시키는 한편 핵심 부문 위주로 사업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경영 능력을 펼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배구조 확보 8부 능선 넘어 지난해 9월 1일 통합 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물산) 출범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이정표를 세운 날로 통한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17.20%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다.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주력인 삼성전자(4.06%)와 삼성생명(19.34%)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근거로 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된 것이다. 이로써 지배구조도 ‘이 부회장→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명쾌해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충분히 갖기 위한 사업재편이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틀이 완성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과거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확보할 때처럼 통합 삼성물산 탄생 과정에서도 잡음이 나면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남겼다. 앞서 1996년 10월 에버랜드는 1주당 10만원대로 평가되는 전환사채(CB)를 1주당 7700원에 발행했고 주주들(계열사)이 CB 인수를 모두 포기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48억원을 들여 에버랜드 최대주주(31.9%)가 되면서 그룹 승계에 대한 법적 논란이 일었다. 2013년 말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한 에버랜드는 2014년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꿨고, 다시 삼성물산과 합병해 지금의 통합 삼성물산이 됐다. ●경영권 승계 때마다 논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 과정에서는 삼성물산 1주로 제일모직 0.35주를 바꾸는 합병 비율이 이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 확보에는 유리한 반면 삼성물산 소액주주에게는 피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이 같은 논리를 근거로 3개월 가까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막아섰다. ‘국민 기업’ 삼성을 지켜 주자는 애국주의 마케팅이 동원되면서 주총에서 합병안은 통과됐다. 삼성은 동시에 지난 2년간 이 부회장 주도 아래 사업 재편 작업도 진행했다. 당장 2014년 11월 화학·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이듬해 10월에는 화학 3개 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해 화학·방위 사업을 정리했다. 삼성 계열사 수는 2014년 6월 기준 75곳에서 지난 5월 기준 60곳으로 줄었다.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 계열사 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데 이 역시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 완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삼성생명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에 따라 추가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전량 인수하기로 하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등기이사 맡아 ‘책임경영’ 강화 필요 이 부회장 주도 아래 미래 먹거리 개발 작업에도 속도를 내왔다. 바이오가 현재 삼성의 반도체와 같은 주요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3공장을 완공하면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가 된다. 전자 부문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센서와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 부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부품(DS) 부문 아래 전장 부품 사업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문화 혁신 작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를 스타트업 기업처럽 빠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이 대표적이다. 다만 모든 시도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주주가 된 만큼 주요 회사의 등기이사를 맡는 식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은 지난 2년간 경영 능력을 검증해 보이지 못했고 당장 등기이사를 하나도 맡고 있지 않아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리더십 면에서 비교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심폐기능은 안정적인 상태지만 의식 회복은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현대중 노조 “노동자에 책임 전가는 기업 책무 아냐” 희망퇴직 반발

    현대중공업 노조가 9일부터 시작한 회사의 희망퇴직에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노조소식지에서 “회사가 어려워지자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정리해고까지 하는 것은 기업의 책무가 아니기 때문에 거부한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노조는 “지난 4일 회사 관계자 2명이 노조를 방문해 ‘9일부터 15일까지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회사는 현장에 소문을 먼저 퍼트려 불안감을 만든 뒤 노조에 통보하던 방식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은행에서 9일까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는 핑계로 구조조정에 나서려는 것은 말이 희망퇴직이지, 희망을 가장한 권고사직 및 정리해고”라며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경영진은 자구책을 먼저 찾아야 한다. 잘못된 정책을 바꾸고 대주주 사재 출연 등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일자리와 가족을 지키려고 부당한 구조조정에 맞서 싸워야 하고, 구조조정 대상자들은 일반직 지회에 집단 가입해 정리해고 반대투쟁에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오바마처럼”… 소통과 탕평 선보인 우상호

    “오바마처럼”… 소통과 탕평 선보인 우상호

    박원순계 대변인 등 계파 안배 신경 “청춘 시절 민주화 위한 희생 폄하 말길” 당내서 꺼리는 종편 출연 발언도 화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장관을 임명할 때도 기자들 앞에서 직접 배경을 설명한다. 제가 임명한 사람들을 소개하는데 (국회 기자회견장 정론관에) 내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 젊은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러한 변화 아니겠느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54) 신임 원내대표의 소통 행보가 눈길을 끈다. 당선 기자회견에서 “나는 프레스 프렌들리(언론 친화적)”라더니 주로 대변인들이 마이크를 잡는 정론관에서 인선 브리핑을 직접 하고, 당에서 꺼리던 종편(종합편성채널)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 원내대표는 6일 원내수석부대표에 ‘안희정계’ 재선 박완주(50·충남 천안을) 의원을 선임했다. 전날 원내대변인 발표에 이어 또다시 정론관을 찾은 우 원내대표는 “박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맡아 두루 소통할 능력을 갖춘 능력가”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으로 천안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서 활동했고, 2014년 지방선거 때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대변인을 지냈다. 국민의당 협상 상대인 김관영 수석부대표와는 성균관대 동문이다. 지역·계파 안배도 눈에 띈다. 우 원내대표는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호남(전남 장성 출신) 배려, 이재정 대변인은 영남(대구 출신)을 배려한 것이고, 중원인 충청을 배려해서는 가장 중요한 자리인 수석을 박 의원에게 맡겼다”고 강조했다. 기 대변인은 박원순 서울시장 측의 유일한 지역구 당선자이며 박 수석부대표는 안 지사와 각별한 관계라는 점에서 당내 잠룡들을 안배한 측면도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인선에 앞서 박 시장, 안 지사와 직접 상의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고문 등 당내 ‘대주주’는 물론 국민의당으로 옮긴 권노갑 전 고문, 박지원 원내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그는 “원내대표가 되고 나니 한번에 (전화를) 받아 주시더라”며 소통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가 전날 종편에서 “청춘 시절 민주화를 위해 목숨 걸고 희생한 노력을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방어 논리를 편 것도 당내에서는 화제를 모았다. 변화와 혁신을 내걸고 당선된 우 원내대표의 행보가 향후 당권 향배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86그룹 출신 송영길 당선자 등이 전당대회에서 불리해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나를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해서 분위기를 몰고 가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부실기업 살리는 건 결국 혈세 최고경영자 사재 출연이 우선”

    “부실기업 살리는 건 결국 혈세 최고경영자 사재 출연이 우선”

    정부, 금융 지원 전제조건 제시 “부실 운영 당사자가 대가 치러야” 4일 열린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의 첫 회의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 지원의 첫 번째 전제조건으로 ‘당사자의 엄정한 고통 분담’을 제시했다. ‘당사자’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뜻한다. 협의체가 최은영(54)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61) 현대그룹 회장 등 기업 부실에 책임을 져야 할 전·현직 최고경영자에게 사재 출연 등 무한책임을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나서는 재정지출은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인플레이션 등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부실기업을 살리거나 정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궁극적으로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기업들이 자기뿐만 아니라 가족 친인척까지 연대 책임지면서 다들 고생하고, 정부도 서로 열심히 잘 헤쳐 나가 보자는 게 있었다”면서 “지금 기업들은 자기와 가족, 친인척은 일절 다치지 않게 조치해 놓고 빠져 버린 뒤 채권단에 알아서 하라고 하고, 채권단은 정부한테 돈을 달라고 한다.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채권단의 요구에 300억원 규모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반면 최 전 회장은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자율협약 신청 직전에 주식을 내다 팔았다. 그 결과 최 전 회장은 약 15억원의 손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회사를 망가뜨려 놓고는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주주의 책임마저 회피했다는 국민적 지탄과 함께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다만 조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사재 출연 요구는 받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이 최 전 회장에 이어 ‘구원투수’로 한진해운을 맡게 됐고, 모기업인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등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여 온 점을 채권단이 감안했기 때문이다. 협의체는 두 번째 조건으로 ‘국책은행의 철저한 자구계획 선행’을 제시했다. 국책은행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국책은행에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두 은행이 정책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적기에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 부실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두 은행의 인력 및 조직 개편, 자회사 정리 등 거의 구조조정 수준에 이르는 자구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이나 수은은 채권단이자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면서, 해운·조선업을 빌미로 자기자본비율(BIS)을 올려 달라고 한다”며 “부실기업도 그렇지만 산은·수은도 문제가 많다. 위기관리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조선·해운 충당금 떠안은 농협, 임금삭감 카드 만지작

    조선·해운 충당금 떠안은 농협, 임금삭감 카드 만지작

    금융권 구조조정 유탄 튈까 긴장 농협은행이 임금 삭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수천억원대의 충당금 부담을 떠안게 돼서다. 아직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국한돼 있는 듯하던 구조조정 유탄이 시중은행으로 튀는 것은 아닌지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임금 삭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분기에 조선·해운업체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올해 전체 순익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 개선을 모색하려면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조선·해운업종에 332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 여파로 농협금융의 올해 순이익은 895억원으로 오그라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급감한 수치다. 앞으로 한진해운 및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형편이다. 구체적인 임금 삭감 규모와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의 반발 등을 의식해 일단 3급(팀장) 이상만 임금을 삭감한 뒤 직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을 포함해 전 직원의 임금을 일괄 삭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 다른 농협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이 정식으로 노조에 (임금 삭감안을)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3개월치 급여(평균 1500만원)가 깎일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이 경우 농협중앙회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100%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협금융은 해마다 2600억~4500억원의 명칭(농협) 사용료를 중앙회에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 경영진 사이에서 “농협금융과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의 한 직원도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돈을 벌어 오느라 등이 휘었는데 위기가 닥쳤다고 농협금융 직원들만 월급을 삭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조선사 구조조정,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는데…

    조선사 구조조정,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는데…

    “대주주(산업은행)가 투자를 막고 있다.” 2012년 3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임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실제 대우조선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은 점점 줄어 800억원(0.5%)에도 못 미친다. 반면 경쟁사 삼성중공업은 꾸준히 1000억원대 투자를 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27일 “일본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R&D 투자 비중이 1%도 안 되는 산업은 살아나기 어렵다”면서 “지금의 결과는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2000년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을 제때 구조조정 하지 않은 채 산업은행 품에 넘겼을 때부터 위기는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산은은 그동안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에 매몰돼 적정 매각 타이밍을 놓치고 10조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를 대우조선에 쏟아부었다. 그러면서도 대우조선으로부터 2529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05년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빼갔고, 2008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났을 때도 배당을 더 늘렸다. 지난해 대우조선이 5조원대 적자를 내자 처음으로 배당을 멈췄다. 대우조선도 16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있으면서 투자 부족, 경영 부실, 사기 저하의 ‘3중고’를 겪고 있다. 노조의 힘은 갈수록 커져 30대 그룹 중 근속연수(16.8년)가 가장 긴 회사가 됐다. 2019년까지 3000명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정년퇴직자 2500여명을 제외하면 실제 구조조정 인원은 500명 안팎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6년 전 정부의 정책적 판단 실수가 조선업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구조조정 첫 단추만 잘 끼웠어도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채권단 권한·책임 모호… 구조조정 사령탑이 없다

    3명이 게임을 시작했다. A가 돈을 잃었다. B와 C가 A에게 돈을 빌려줬다. 만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A는 계속 잃기만 했다. 힘들고 지쳐 체력도 떨어졌고 승률도 점점 떨어졌다. 이 ‘승산 없는 게임’을 끝낼 수 있는 것은 돈을 꿔주며 동참한 B와 C일까. 아니면 게임장 문을 연 주인장일까. ●“주인 놔두고 플레이어더러 게임 말리라니…” 한 금융권 고위 임원은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구조조정 청사진을 보고 이렇게 비유했다. 수조원대 손실을 낸 조선·해운사와 여기에 계속 돈을 쏟아부은 국책은행 등 채권단이 게임을 끝내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는다. 하지만 게임장을 내려다보면서도 수수방관한 주인은 국책은행 대주주인 정부다. 이 임원은 “지금 형국은 정작 주인은 나서지 않고 플레이어더러 게임을 말리라고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채권단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조정 사령탑이 없다”고 우려한다. 3개 트랙(경로)으로 나눈 업종은 구분 기준도 애매하고 해법도 대동소이하다. 특히 정부가 “채권단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사실상 국책은행에 공을 넘겼지만 채권단이 다루기엔 환부가 온몸으로 너무 퍼져 있어 환자의 생명 자체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한 곳의 금융권 익스포저만 21조 7000억원이다. 이 중 18조 3000억원(84.3%)이 국책은행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충당금에 대손준비금까지 다 감당하고 퇴출, 합병을 결정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1만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조선업계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근로자, 채권자 문제 등 기존 이해관계를 모두 건드리는 사안이고 조선사와 해운사는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채권단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큰 틀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행법상 해고 등 인력 조정이 어렵지 않아 인건비 감축이 쉽지만 한국은 강성 노조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채권단의 권한과 책임도 모호하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너네가 주도하라고 했으면 ‘전권을 줄 테니 책임지고 구조조정을 하라’는 사인을 명확히 줘야 한다”면서 “하다 못해 부실 채권 가격 적정성 시비가 생기면 그때 가서 또 문제 삼을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살려야 할 기업도 있는데 채권단이 그런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조선·해운업은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없애거나 합치는 것은 전반적인 산업 관점에서 ‘사령탑’이 방향을 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야당이 선점한 이슈라 더 몸 사려” 분석도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이 먹히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 관계자가 너무 많고 채권단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만 해도 은행이 들고 있는 채권은 절반이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2013년부터 해운이 어려웠는데 그간 구조조정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온 것이 없고 자율협약 등도 제 역할을 못 하는 실정”이라면서 “채권단이 부담스러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수장들의 신호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정부의 의지와 실행력이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내가 직접 (구조조정을) 챙기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 주도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원래 구조조정이라는 게 손에 피 묻히는 작업인데 관료 특성상 누가 선뜻 총대를 메려 하겠느냐”면서 “더욱이 이번 구조조정은 야당이 먼저 선점한 이슈이다 보니 더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실패 시 법정관리… STX조선은 회생 절차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실패 시 법정관리… STX조선은 회생 절차

    조선·해운 채권단 앞세워 적극 개입… 철강·유화는 자율적 구조조정 방침 부실 징후 신용위험기업 상시 정리… 건설업은 아예 빠져 정부 의지 의문 26일 정부가 내놓은 ‘3트랙 구조조정’은 조선·해운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두 업종은 개별 기업 여건에 따라 추가 인력 감축 등 자구 계획 수준을 높여야 한다. 철강이나 석유화학과 같이 공급 과잉으로 분류된 업종은 자율 구조조정을 통해 설비를 감축해야 한다. 한마디로 조선·해운은 채권단을 앞세워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하고 철강·유화는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감업종이 갑자기 공급과잉업종으로 바뀌는가 하면 건설업은 아예 빠져 있는 등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의심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기민감업종에 포함돼 정부의 ‘관리’를 받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정상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당초 계획안보다 더 고삐를 조여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년간의 수주가 예정돼 있어서 인력을 확 줄이긴 어렵지만 인력 감축이 안 되면 인건비라도 100에서 90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과의 협의 아래 자구 계획을 마련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자산을 매각하고 1500명 이상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중소형사도 마찬가지다. STX조선은 올해 하반기 중 경영 정상화를 지속하거나 회생 절차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해운업은 ‘조건부 자율협약’ 방식으로 정상화를 추진한다. 현대상선은 이미 발표된 대로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조정, 협약채권자의 조건부 자율협약 등 3개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협상 실패 시 사실상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가게 된다. 지난 25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도 현대상선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부실 징후 신용위험기업’은 지금처럼 상시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다. 채권단이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실 징후 기업을 가려낸 후 살리든가 퇴출하든가 하는 것이다. 철강·유화 등 공급과잉업종은 기업활력제고법에 따라 개별 기업 또는 해당 산업이 자발적으로 인수·합병(M&A)이나 설비 감축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진행토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철강·유화 업종의 경우 지난해 금융위 발표 때까지만 해도 경기민감업종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급과잉업종으로 바뀌었다. 건설업은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 지난해에는 경기민감업종에 들어가 있었다. 이러다 보니 건설업계에서조차 “우리는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진 것이냐”고 문의할 정도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업종 분류 기준도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분류에 따른) 처방도 확실치 않다”며 “정부가 구조조정 안을 발표한다기에 기대를 걸었는데 구체적인 알맹이는 없고 말장난(3트랙)만 있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엄포’도 있긴 했다. 금융위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매각’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이해관계자, 특히 대주주의 위법 사실이나 도덕적 해이가 있으면 끝까지 추적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한진·현대 대주주가 먼저 책임지는 자세 보여라

    정부가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 등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칼을 빼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방향을 밝힌다. 이에 앞서 그저께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정부 경제부처 수장들이 청와대에서 경제현안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추진 현황과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우선 대상 업종은 해운업과 조선업이다. 현대상선은 이미 한 달 전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과정에서 300억원을 출연하는 등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에 앞서 경영권 포기를 명확히 밝히지도 않았다. 또 전 경영진인 최은영 유수홀딩스회장과 두 딸이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해 현대상선과 비교되고 있다. 모럴해저드가 아닐 수 없다. 금융 당국은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엄벌해야 마땅하다. 구조조정에는 필연적으로 혈세가 투입되고,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 대주주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사재 출연 등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며, 노조원들도 고통 분담을 감내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실업대책 마련, 대주주의 고통분담, 인력 구조조정, 혈세 지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야권에서는 특별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인력 감축보다는 임금 삭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떤 방식이 됐든 노조의 동의 없이는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노조도 인력 감축이나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을 반대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양대 해운사의 구조조정은 전체로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 조선업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조선업에서만 1만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 들어서도 현대중공업은 물론 대우조선해양 등 모든 업체가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을 진행 중이다. 협력업체 상황은 더욱 어렵다. 협력업체 노동자 2만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야 한다. 해운과 조선은 기간산업이다. 해운업 부실에는 역대 정부의 정책 실패도 한몫했다. 이번에는 실패를 거울삼아 기업 통폐합을 포함한 근본적인 구조조정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채권단 “사재출연 300억 이상 돼야”… 한진해운 반발

    채권단 “사재출연 300억 이상 돼야”… 한진해운 반발

    상반기 5000억 조달 방안 없어 채권단 회의서 “자구노력 약해” 사채권 1조5000억 걸림돌 될 듯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이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개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현대상선(현정은 회장) 이상의 정상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반면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사재 출연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반발하고 있다. 물론 추후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이 무산되거나 국제 해운동맹 재편 과정에서 배제될 경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자율협약에 돌입한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개시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25일 실무자협의회를 개최하고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를 위한 조건들을 일부 논의했다. 채권단은 이날 대체적으로 “한진해운의 자구 노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이 이날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는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를 포함해 자산매각 등으로 411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약 5000억원)의 자체 조달 방안은 자구안에 없다. 채권단은 은행빚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운용자금(미지급 용선료, 항만이용료, 유류비 등)은 한진해운이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대주주 사재 출연이 빠져 있는 부분도 문제가 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한진해운 오너의 사재 출연이 있어야 한다”며 “한진해운의 유동성 확보 여력이 현대상선보다 더 어려운 만큼 (사재 출연 규모는) 최소한 현 회장(300억원) 이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팔아 1조원 넘게 유동성을 확보한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매각할 자산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자산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한 것이다. 채권단이 언급하고 있는 ‘오너’엔 조 회장을 비롯해 부실경영 책임이 있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포함돼 있다. B은행 심사역은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 지분을 모두 처분해 현재는 경영권과 멀어져 있지만 한진해운 부실 책임은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한진해운 측은 오너의 사재 출연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이니 오너가 직접 나서서 사재를 출연했지만 한진해운은 사실상 그룹의 양자”라며 “조 회장이 2년 전부터 한진해운을 맡아 1조원의 실탄을 들여 경영 정상화 노력을 해 왔던 부분을 채권단이 감안해 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제 해운동맹 재편도 주요 관건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이후 4대 해운동맹 체제가 3대 체제로 재편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국제 해운업계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동맹 퇴출 ‘1순위’로 꼽고 있다. 채권단은 이 경우 한진해운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제로’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맹에서 한진해운이 배제되면 빨리 정리(법정관리)하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사채권자 문제도 큰 걸림돌이다. 한진해운은 부채 5조 6000억원 중 금융권 차입금이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공모·사모사채 등 사채권이 1조 5000억원으로 현대상선(8000억원)보다 많다.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해도 추후 사채권자의 채권 회수 움직임에 따라 협약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금융당국, 최은영 일가 주식처분 조사 착수

    한진해운 5년만기 회사채 60%↓ 금융당국이 25일 자율협약 신청 발표 직전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한 최은영(전 한진해운 회장) 유수홀딩스 회장 일가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가 떨어지기 전 한진해운 주식을 팔았는지를 규명하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회장 일가의 주식 처분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게 아닌지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강도 조사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은 최 회장 일가가 이번 주식 처분으로 최소 5억원 이상의 손실을 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대주주 사재 출연 문제와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씨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발표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96만주(지분율 0.39%)를 전량 매각해 27억여원을 현금화했다. 논란이 커지자 최 회장 일가는 한진그룹과 계열 분리를 신청하면서 작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진해운 지분을 일정 시점까지 전량 매각하겠다고 보고한 것에 맞춰 주식을 처분한 것이라고 공개 해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친족 분리에 따른 지분 정리는 3% 이하로 하라는 것으로 작년 상반기에 모두 완료됐다”며 “최근까지 보유하던 지분은 의무 처분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계열 분리 문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금융위는 이례적으로 이번 조사를 금감원이나 한국거래소에 맡기지 않고 초기 단계부터 직접 맡았다. 한편 이날 한진해운 주가는 하한가(29.94%)인 1825원까지 추락했다. 2012년 6월 7일 발행된 5년 만기 회사채 ‘한진해운76-2’ 역시 액면가인 1만원보다 60% 가까이 급락한 4130원에 마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채권단 “조양호·최은영 사재출연하라”

    채권단 “조양호·최은영 사재출연하라”

    4112억원 규모 유동성 확보 자구안에 사재출연 부분 빠져채권단, 고통분담 ‘조건부’ 검토… 한진해운 측에 자료 보완 요구도 세계 8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겠다는 뜻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각서도 함께 제출했다. 채권단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대주주 고통 분담을 전제로 ‘조건부 자율협약’을 검토 중이다. 대주주 사재 출연 등 고강도 자구노력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자율협약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진해운 자구안에 이런 내용이 빠져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자료 보완을 요구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대주주 경영권 포기각서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용선료 인하, 자산 매각 등이 담긴 4112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과 함께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당초 26일로 예정돼 있던 실무자협의회를 하루 앞당겨 개최했다.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이 없으면 신청을 반려하겠다’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현대상선도 채권단이 대출 만기 등을 연장해 주는 대신 현정은 회장 300억원 사재 출연, 해외선주와의 용선료 인하 협상, 자산 매각 등의 자구노력을 ‘조건’으로 자율협약 개시 결정이 났다.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에는 대주주인 조 회장과 경영부실 책임이 있는 최은영(유수홀딩스 회장)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 출연 부분이 빠져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도 현대상선 수준 이상의 ‘자구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태도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기업 정상화에 대한 오너의 의지(사재 출연) 없이는 자율협약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측은 “현대상선의 현 회장과 한진해운의 조 회장은 상황이 다르다”며 부정적이다. 금융당국은 최 전 회장 일가가 자율협약 신청 발표 직전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글로벌 해운동맹서 퇴출위기…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하나

    글로벌 해운동맹서 퇴출위기…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하나

    4대 해운동맹, 3개로 개편 중 한진·현대 그냥 두면 퇴출 1순위 글로벌 해운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중국 1위 선사 ‘코스코’의 차이나오션쉬핑(CSCL) 인수, 프랑스 최대선사 ‘CMA CGM’의 싱가포르 해운사(NOL) 합병 등 대형 인수합병(M&A) 이후 글로벌 해운동맹 체제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일부 선사는 동맹 체제에서 퇴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덴마크 해운평가기관인 씨인텔의 라스 젠슨 대표는 24일 “4대 해운동맹 체제가 3대 체제로 개편 중”이라면서 “일부 소외되는 선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 체제 ‘퇴출 1순위’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배 빌리는 비용) 협상,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등의 자구안 노력이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특성상 법정관리는 곧 청산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 1, 2위 선사의 퇴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합병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진해운(8위, 3%)과 현대상선(15위, 2%)이 합치면 세계 5대 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최근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 라인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CMA CGM이 한 배(오션 얼라이언스)를 타기로 하면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속한 해운동맹 그룹은 급격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진해운은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등과 함께 ‘CKYHE’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코스코, 에버그린 모두 새로운 동맹체로 빠져나갔다. 현대상선이 속해있던 동맹 그룹(G6)에서도 프랑스 선사에 인수된 ‘NOL’과 홍콩의 ‘OOCL’ 선사가 오션 얼라이언스 쪽으로 옮겼다. 순식간에 머스크가 속한 ‘2M’이 주도하는 ‘1강 3중’ 체제에서 ‘2강 2약’ 체제로 변해버렸다. CKYHE, G6 동맹에서 일부 선사가 더 빠져나갈 경우 3개 그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윌리엄 도일 위원도 “앞으로 2주 안에 해운동맹이 대규모로 개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에서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기 때문에 글로벌 동맹 재편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고 합병 등을 과감하게 검토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해서 양 선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합병 수순을 밟자는 것이다. 합병의 전제 조건은 자구 노력의 진정성이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세운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조정 등의 자구안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금은 합병 등을 논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는 입장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해양수산부는 “두 국적 선사의 존재 가치는 글로벌 해운동맹 체제에서 살아남을 때”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네덜란드 법원 “러 정부, 유코스 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 없어”

    네덜란드 법원 “러 정부, 유코스 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 없어”

     러시아 정부가 과거 자국 최대 민간 석유회사였던 유코스 파산과 관련해 배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20일(현지시간) AP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헤이그 지방법원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의 전(前) 주주들에게 500억 달러(약 56조 7000억원)를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지난 2014년 판결을 무효로 한 것이다.  헤이그 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PCA가 유코스 전 주주와 러시아 정부 간 분쟁을 중재할 사법적 권한이 없는데 관련 조약을 잘못 해석해 배상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PCA의 권한을 규정한 에너지 관련 조약(에너지 헌장 조약)에 러시아가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PCA는 러시아 정부와 유코스 전 주주들 사이 분쟁을 중재할 수 없다는 이유다.  유코스는 1993년 여러 국유회사들이 통합해 설립된 국유기업이었지만 1995년 12월 최대주주인 메나테프은행에 매각되면서 민영화됐고, 2003년에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로 성장했다. 러시아 최초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해 러시아에서 가장 투명한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유코스의 최고경영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였다. 그는 푸틴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난하고 야당의원을 지원하고 러시아에 서구식 정치가 도입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푸틴 정부는 2003년 호드롭스키를 2003년 사기와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2005년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유코스도 세무조사를 통해 당시 매출(연 110억달러)의 2배인 240억 달러의 추징금을 매겨 파산시킨 뒤 2006년 국유화했다.  이에 유코스 전 주주들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를 강제 해체하는 바람에 손해를 입었다며 1000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러시아 내에서 소송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보고 헤이그에 있는 PCA를 택했다.  결국 PCA는 2014년 러시아 정부가 소송을 청구한 GML 주주 자산을 강제 수용했다며 러시아 정부에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고 “유코스 지분을 다수 보유한 지주회사 GML에 500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GML 지주회사는 과거 유코스를 인수했던 메나테프은행이 바뀐 새 그룹이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PCA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동시에 “(향후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어떤 경우에도 배상금을 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헤이그 지방법원 판결로 러시아 정부는 한결 유리한 상황이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관련 논평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PCA의 결정이 취소됐다”면서 “이는 국제 중재 관례에서 가장 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GML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광장] 너절한 총선, 넷 중 하나는 책임져라/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너절한 총선, 넷 중 하나는 책임져라/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너저분한 선거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내가 왜 투표장에 가야 하는지 이유를 좀처럼 찾기 힘든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오늘 막을 내린다. 형식은 선거일지언정 내용은 대의정치의 근간과 거리가 먼 여정이었다. 여야의 매가리 없는 정책 공약은 몇 년째 쇼윈도에 걸려 있는 빛바랜 트렌치코트마냥 후줄근했다. 차라리 포퓰리즘 공방으로 뜨거웠던 예전 선거가 그리울 만큼 내일에 대한 비전은 헛된 것조차 나오지 않았다. 여야 모두 유권자들이 살펴볼 거라 생각지 않고 내질렀음이 틀림없고, 실제로 그런 허접한 여야의 레토릭에 눈길 주는 유권자들도 보이질 않는다. 이런 선거는 없었다. 선거를 불과 43일 남겨 놓고까지 선거구조차 정하질 못해 허둥거렸고, 시간에 쫓긴 후보 공천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계파 싸움으로 난장판이 됐다. 편가르기와 편먹기 말고는 무엇도 보여 주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진박(眞朴)과 비박(非朴)으로 나뉘어 진흙탕 공천 싸움을 벌인 끝에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과 유례없는 무공천 사태라는 촌극을 연출했다. 야권은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 주자의 알력 끝에 둘로 갈라져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섰다. 여당보다 먼저 쳐내야 할 적이 돼 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차도지계(借刀之計)로 등장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친노·친문 세력의 힘겨루기로 날을 새웠고, 새 정치를 입에 달고 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비노(非)·반문(反文·반문재인) 인사들을 끌어모아 시나브로 ‘호남당’의 대주주로 탈바꿈했다. 이들에게, 다음 청와대 주인을 넘보는 이들에게 4·13 총선은 처음부터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 오로지 내년 12월 대선만 머리에 담고 어떻게 하면 국회 지형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짤 것인지 골몰했다. 국민의 뜻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내세운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예상대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로 활용됐고, ‘박근혜 지키기’를 앞세워 ‘박근혜 이후’를 도모한 친박 진영은 왕당파의 우악스런 완력이 뭔지를 똑똑히 보여 주고는 결국 성난 민심 앞에 무릎 꿇고 표를 빌었다. 당 쇄신을 앞세운 공방 뒤로 당내 주도권 싸움에 혈안이 됐던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는 어떤가. 거대 여당의 출현만은 막아 달라며 표 동냥에 동분서주했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주역은 계파 싸움에 매몰된 그들 자신이다. 정권교체를 위한 정당 쇄신을 부르짖으면서도 두 사람은 유아독존의 소아적 정치 행태를 고집한 끝에 외려 수권의 문턱만 높여 놓았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민의당을 찍으면 사표(死票)가 된다”거나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할 자격이 그들은 없다. 표를 줄 곳을 찾지 못해 투표를 포기하는 야권표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총선이 어떤 의석 구도를 낳든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세 사람과 친박 핵심 인사들은 결과에 상응한 책임을 지기 바란다. 그것이 최악의 국회에 이어 최악의 총선을 만든 과오를 덜고, 지금의 무책임 정치를 무한책임 정치로 돌려놓을 유일한 길이다. 정치를 실종시킨 그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김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대표직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그것으로 책임을 탕감할 수는 없다. 야권 분열의 호재 속에서도 새누리당이 19대보다 적은 의석을 차지하는 데 그친다면 대권의 꿈까지 접어야 마땅하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필두로 한 친박 핵심들도 그들이 앞세운 ‘진박’들의 총선 성적표에 따라 진퇴를 정하기 바란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연전연패의 신화를 써 온 더민주는 이번만큼은 승패의 매조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으나, 그런 결기를 가장한 비겁부터 던져 버려야 한다. 호남 28석 중 몇 석을 얻지 못하면 정치를 접겠다는 건지 이제라도 밝히고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127석의 제1야당이 100석을 걱정하는 처지가 된 상황만으로도 귀책사유는 분명하다. ‘안철수 때문’이라는 말만은 말아 주기 바란다. 안 대표는 오늘 밤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든 패장(敗將)임을 자인해야 한다. 호랑이에게 먹힐 뻔하다 굴에서 뛰쳐나와 호남으로 달려간 것으로 그는 6년 전 새 정치를 외치며 많은 국민을 달뜨게 했던 ‘안철수’를 지웠다. jade@seoul.co.kr
  •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 ‘열린 경영’ 통할까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 ‘열린 경영’ 통할까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창사 후 17년간 머물렀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업무를 종료하고 11일부터 ‘강서 시대’를 연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본사 직원들은 지난 8일 강서구 등촌동에 새로 지은 본사로 이사를 마무리했다. 11일부터 정식 업무를 재개한다. 새 본사는 기존 홈플러스 강서점을 증축한 것으로 공사 비용으로는 550억원이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1999년 창사 때부터 대주주였던 영국 테스코와 지난해 10월 작별하고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새로운 주인이 됐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강서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것은 새로운 주인 아래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은 11일부터 홈플러스의 ‘강서 시대’를 열면서 새로운 경영 방침을 ‘열린 경영’으로 정했다. 임직원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예전 역삼동 본사 시절과 달리 사장실에는 문을 설치하지 않았고 임원실도 없애 직원들과 한 자리에서 일하도록 사무 공간을 꾸몄다. 열린 경영의 또 다른 방침은 본사와 영업 현장에서의 소통 강화다. 이마트는 본사 바로 옆에 이마트 성수점이 있고, 롯데마트 본사는 인근에 롯데마트 잠실점이 있어 본사에서 상품 개발 등을 하면 바로 현장에서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컸다. 반면 이전 홈플러스 역삼동 본사 인근에는 홈플러스 매장이 없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상황에서 과거 홈플러스가 앞장섰던 가격 할인 정책 대신 김 사장이 내세운 ‘식품 품질 강화’라는 새로운 정책이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주력 점포인 강서점에서 여러 정책 등을 시행해 볼 여건이 마련돼 이전보다 경영 효율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김승유 돌아오나… KTB투자 영입설

    [단독] 김승유 돌아오나… KTB투자 영입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금융권 복귀설이 나돌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이다. 금융권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7일 “KTB투자증권 측에서 김 전 회장을 회장이나 고문 직으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KTB투자증권은 다올인베스트먼트가 지난달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며 지분(5.81%)을 사들인 곳이다. 그런데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사장이 ‘김승유 사단’ 가운데 한 명인 이병철씨다. 2010년 다올신탁과 다올자산운용을 인수해 하나금융 계열사로 편입한 사람도 당시 김승유 회장이다. 이 사장은 김 회장이 하나금융에서 물러난 이듬해(2013년) 하나다올신탁과 하나다올자산운용 지분(40%)을 모두 처분하고 하나금융을 퇴사했다. 이후 독자적으로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차렸다. 두 사람은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앞으로 KTB투자증권 지분을 더 사들일 의사가 있다”면서 “하지만 경영진 구성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등을 거친 뒤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까지는 (김 전 회장 영입설에 대해) 확답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 전 회장은 “아직 (KTB 쪽에서) 제안이 온 게 없다”며 “이미 (나는) 금융권에서 물러난 몸이고 훌륭한 후배들도 많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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