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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기교황 獨라칭거 유력”

    |파리 함혜리특파원|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을 인물이 누가 될지에 전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77) 추기경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콘클라베)를 닷새 앞둔 13일 이탈리아 언론들은 보수파인 라칭거 추기경이 투표권을 가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5명 가운데 40∼5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비밀 투표에서 교황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 즉 77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르 코리에르 델라 세라’는 “상당수 추기경들이 기본적인 가톨릭 교리를 엄격하게 수호하려는 라칭거 추기경의 강경 보수적 노선에 동조하고 있으며 40여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좌파 성향의 ‘라 레퓌블리카’도 라칭거 추기경이 비밀투표에서 40∼50표를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일부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밀라노 대교구의 디오니지 테타만치(71) 대주교가 교황이 되는 것을 거부하며 라칭거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편 성인들의 생일로 복권당첨 번호를 예상해 온 유명 칼럼니스트 겸 수비(數) 역술인 파브리조 샤미르는 차기 교황이 남미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샤미르는 “지도 위에 황금 진자를 올려놓고 30분을 있었더니 진자가 남쪽으로 밀렸다.”며 “전문가로서 숫자와 직관은 남미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샤미르의 ‘진자’는 지난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 264대 교황으로 선출되기 며칠 전 동유럽으로 요동을 치고, 팔레르모 복권 원판도 30에서 멈췄는데 그 숫자 역시 바르샤바 혹은 그 인근을 암시하는 숫자였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저명한 도박 전문업체 윌리엄 힐사(社)에 따르면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나이지리아)이 9대 4로 가장 확률이 높았고, 테타만치 추기경이 7대 2, 오스카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온두라스)은 6대 1, 라칭거 추기경 9대 1, 클라우디우 우메스 추기경(브라질) 10대 1 순으로 나타났다. 바티칸의 언론들은 오는 20∼21일쯤 성베드로 성당 굴뚝으로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lotus@seoul.co.kr
  • 찰스·카밀라 35년 로맨스 결실…하객 28명 소박한 ‘세속’ 결혼식

    |파리 함혜리특파원|찰스(56) 영국 왕세자와 그의 첫사랑 카밀라 파커 볼스(58)가 35년 만에 마침내 부부로 결합했다. 찰스와 카밀라는 9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여름 거처인 윈저성이 위치한 런던 서부 윈저시의 시청 대강당에서 20분간의 짧은 ‘세속’ 결혼식을 올렸다.1970년 윈저시에서 열린 폴로경기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로써 말 많고 탈 많았던 35년간의 로맨스에 종지부를 찍고 합법적인 부부로 다시 태어났다. 결혼등록소 서기 주재로 열린 재혼식에는 언론 취재가 금지된 가운데 찰스와 다이애나비 소생의 두 아들인 윌리엄과 해리 왕자를 비롯, 특별 초대된 28명의 하객들만이 참석했으며 엘리자베스 여왕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이애나비 사망 8년 만에 이뤄진 이날 재혼식으로 평민이었던 카밀라는 ‘콘월 공작부인’이란 공식 직함을 부여받았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두번째로 서열이 높은 왕실 여성이 됐다. 찰스 내외는 이어 윈저궁 안에 있는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로 자리를 옮겨 축복 예배를 올렸다. 사실상 결혼식인 축복예배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내외와 토니 블레어 총리, 유럽 왕실 인사, 외교사절 등 국내외 귀빈 700여명이 참석했다. 예배는 성공회 최고위 성직자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지난 1981년 60만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열린 찰스와 다이애나비의 성대한 결혼식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소박한’ 결혼식이었지만 그늘진 사랑을 털어버린 두 사람은 행복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찰스 부부는 윈저성 워털루홀에서 열린 여왕 주재의 결혼 피로연에 참석한 뒤 스코틀랜드 왕실 영지 밸모럴로 10일간의 신혼여행을 떠났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했으나 일부 시민들은 “불법이고, 비도덕적이며, 부끄러운 일”이라는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나와 야유를 보냈다. lotus@seoul.co.kr
  • 교황 장례식 이모저모

    교황 장례식 이모저모

    |파리 함혜리특파원·외신|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이 세계 정치ㆍ종교 지도자들과 신도들이 참석하고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은 성베드로 성당 안에 안치됐던 교황의 시신이 든 관이 광장으로 운구된 뒤 장례미사, 하관식, 안장 순으로 가톨릭 전통 장례의식에 따라 3시간 동안 엄수됐다. 장례미사를 마친 뒤 교황의 관은 오후 2시20분쯤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역에 안장됐다. 이에 따라 이날 장례절차는 비공개 입관의식으로 시작해 총 7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의 묘소는 11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고 말했다. 추기경,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대표 집전으로 진행된 장례미사는 찬송과 예배, 강독, 성체성사, 설교, 동방정교회 주교들의 기도 등으로 이어졌다. 장례미사는 모든 참석자가 일어나 “천사가 그대를 천국으로 인도할지니 순교자들이 그대를 맞아 예루살렘으로 인도하리라”라고 노래하는 것으로 끝났다. ●오전 10시4분쯤 운구요원들에 의해 요한 바오로 2세의 관이 성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마지막 존경을 표시했다. 바티칸 시스티나 합창단이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라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가운데 목관이 추도객들 앞에 놓여지고 관 위에는 복음서 한 권이 놓여졌다. 바람이 불어 복음서 페이지를 넘겼다.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나치 점령기 폴란드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했던 시절부터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으로 마감한 최후의 순간까지 교황 생애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라칭거 추기경이 “‘친애하는 고(故) 교황’께서는 여러분, 특히 미래를 짊어진 젊은이들을 사랑하셨다.”고 말하는 순간 바티칸에 운집한 젊은 조문객들은 “산토 수비토(교황을 성인으로)”라고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경의를 표했다.10여차례의 박수로 간간이 강론을 중단하기도 한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부활절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거처 창문으로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린 일을 회고하며 목이 메어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공개 장례 미사가 끝나고 운구요원들은 조종이 울리는 가운데 성베드로 성당 앞에서 교황의 관을 180도 회전해 조문객을 향하도록 해 고인이 신도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도록 했다. 신도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장례식은 오후 2시20분 소말로 추기경 집전으로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서 편백나무관을 아연관과 호두나무관 속에 차례로 안치하는 의식으로 마무리됐다. 흰색 비단을 얼굴에 덮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은 3중관에 입관돼 유언에 따라 성베드로 성당 지하 땅 속에 안장됐다. 관은 고국 폴란드에서 가져온 흙으로 덮여졌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당초 요한 23세(1881∼1963년)의 관이 있던 자리 땅 위에 안치될 예정이었으나 “땅 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성당 지하에 안치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관과 묘소는 생전의 고인 모습을 보는 듯 소박했다. 목관 위에는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M’자가 새겨져 있었다. 고인이 안치된 성베드로 성당 지하납골당은 이전 교황들의 묘가 화려하게 치장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꾸밈없는 대리석판으로 만들어졌다. 대리석판에는 교황의 라틴어 이름인 ‘요하네스 파울루스 2세’와 생존 연도인 ‘1920∼2005’만 새겨진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장례식이 엄수된 성베드로 광장에는 30만명밖에 들어갈 수 없어 로마로 온 400만 순례객의 대부분은 바티칸 광장과 주변 지역에서 대형 화면으로 교황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순례객들은 장례식이 엄수되는 동안 곳곳에서 폴란드 국기를 흔들며 기도문을 읊고 찬송가를 불렀다. 침낭이나 담요에 의지해 밤을 지새운 수십만명의 인파는 비아 델라 콘실리아지오네 도로에 앉아서 장례식을 지켜봤다. ●장례미사의 주요 의식인 성찬의 전례에서는 이탈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김경석 공사 내외가 아시아 대표로 예물을 봉헌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부부는 나란히 한복을 차려 입고 제단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빵과 포도주로 상징되는 예물을 올렸다. 김 대사 내외를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요르단, 프랑스, 아프리카 대표들이 참여했다. 성찬의 전례에 이어 예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성체를 받아 모시는 영성체 예식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이 기도문 낭송에 참여했다. ●장례식에는 각국의 대통령과 총리, 왕족, 국제기구 지도자 등 국가원수급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조문외교를 펼쳤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인 최창무 대주교와 총무인 장익 주교, 그리고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끄는 조문단이 참석했다. ●교황의 장례식에는 적대국들도 한자리에 모여 시선을 모았다. 특히 미국이 ‘악의 축’이나 ‘폭정의 전초기지’로 불러온 국가 지도자들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모여 수시간을 함께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미국과 이란 외에 이스라엘과 시리아, 짐바브웨와 영국 등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의 수반들이 이날만은 한자리에 모여 교황을 추모했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중국은 항의 표시로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해 중국과 타이완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장 정면 왼쪽에는 성직자, 오른쪽엔 각국 조문단 대표들이 자리하고 뒤쪽으로는 일반 신자들이 서서 참가했다. ●이탈리아 전투기 2대가 8일 로마 상공에서 수상한 제트 항공기 1대를 발견, 로마 인근 군기지로 강제 유도착륙시켰다고 이탈리아의 ANSA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8㎞ 반경 로마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한 뒤 순찰 비행을 벌이던 중이었다. ●교황의 장례식은 전세계로 중계돼 약 20억명이 지켜봤다. 미국의 CNN, 영국의 BBC, 프랑스의 TF1과 LCI 등 서구 텔레비전뿐 아니라 알 자지라 등 아랍 방송들도 장례식을 중계했다. lotus@seoul.co.kr
  • “사악함을 회개합니다”

    영국의 찰스(56)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 볼스(58) 커플이 9일 낮 12시30분(한국시간 저녁 8시30분) 결혼한다. 두 사람은 런던 인근 윈저시청 대강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윈저궁으로 이동, 결혼 기도와 축복 예배에 참가하게 된다. 둘은 결혼식에서 영국 성공회의 기도서 가운데 ‘회개의 결의’ 구절에 따라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지은 많은 죄와 사악함을 인정하고 회개합니다.”라고 낭독하게 된다. 예배는 둘의 결혼을 성사시킨 캐리 전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예배에는 참석한다. 여왕은 예배가 끝난 뒤 하객들에게 축하연회도 베풀 예정이다. 찰스와 카밀라는 1970년 윈저궁에서 열린 폴로 경기 때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찰스의 나이 스물 하나, 카밀라는 스물 셋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에 확신이 없던 찰스가 이듬해 해군에 입대하고 카밀라가 기병대 장교였던 앤드루 파커 볼스와 결혼하면서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됐다. 카밀라는 남편 앤드루와의 사이에서 아들과 딸을 두었고 찰스 역시 1981년 11세 연하의 다이애나와 결혼, 윌리엄과 해리 왕자를 낳았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잊지 못해 결혼생활 중에도 만남을 이어왔고 마침내 1995년 카밀라가 이혼하고 이듬해 찰스가 다이애나와 헤어지면서 ‘불륜 커플’의 결혼 임박설이 나왔다. 둘의 결혼은 그간 두 차례나 미뤄졌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참배 20시간 대기… 일부 실신도

    |파리 함혜리특파원·외신|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8일 오후 5시)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 앞에서 거행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앞두고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참배객들로 로마시가 최악의 안전 위기에 직면했다. 이탈리아 정부와 교황청 관계자들은 급기야 전세계 신도들에게 로마 방문 자제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보안 책임자인 구이도 베르톨라소 경감은 7일 “로마에는 100만명 이상의 순례객들이 도착해 있으며 이제 더 이상의 참배객을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7일 테러 및 안전사고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보안 당국은 장례식 동안 제2관문인 참피로 공항을 폐쇄하고 로마 상공 일원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한편 전투기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찰기,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 등을 배치했다. 또 로마 시내에 저격수와 폭탄 전문가, 테러대응부대 등 6500여명의 배치도 완료했다. 이중 1500여명은 외국 국가원수 경호를 전담한다. ●추모 인파가 몰려든 성베드로 광장에선 7일 한 시간에 10∼15명가량이 장시간 대기에 지친 나머지 실신, 응급치료를 받았다. 의사들은 “실신한 이들이 많이 보이는 증상은 졸도와 저혈압, 공황장애이며 일부는 심장과 폐에 문제가 생겨 치료받았다.”고 전했다. 장례식날인 8일 전세계에서 순례객들만 400만명이 로마에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구 300만의 로마는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발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교통혼잡은 말할 것도 없고 제대로 걸어다닐 수도 없다. 신문지와 플라스틱 물병 등 쓰레기가 쌓여 시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교황청은 6일 오후 10시(현지시간)부터 시신 대면을 위한 참배객들의 진입을 제한하고 밤샘 장례식 준비에 들어가려 했으나 인파들의 항의로 1시간 만에 다시 바리케이드를 치워야 했다. 교황청은 “1시간에 1만 5000∼1만 8000명이 교황 시신을 대면할 수 있다.”면서 “교황 시신이 일반에 공개된 지난 4일 이후 모두 100만명 이상이 교황 시신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200여명의 각국 정상급 지도자와 4명의 국왕 및 5명의 여왕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전세계에서 20억명 이상이 TV를 통해 장례식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황 장례식 취재를 위해 각국 취재인력 3500여명이 바티칸에 도착해 있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장례미사는 추기경,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3단계로 진행된다. 미사에 앞서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즈 소말로 바티칸 궁무처장이 입관의식을 주관한다. 이후 미사는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집전으로 찬송과 예배, 성체성사, 설교, 동방정교회 주교들의 기도 등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은 다시 소말로 추기경 집전으로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서 편백나무관을 아연관 속에 안치하는 의식으로 마무리된다. ●부시 미 대통령은 7일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함께 로마에 도착한 직후 교황의 시신을 대면했다. 검은 양복에 회색 넥타이 차림의 부시 대통령은 로라 여사 및 2명의 전직 대통령과 함께 성베드로 성당에 안치된 시신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몇분 동안 기도를 드리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일어나 머리를 숙여 마지막 경의를 표했다. ●오는 18일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시작을 앞두고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등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지지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라칭거 추기경의 팬 사이트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벨기에의 고드프리드 다닐스 추기경을 위한 팬 사이트는 “바티칸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를 때 하늘에 ‘다닐스’라는 글자가 새겨졌으면 좋겠다.”는 문구를 게시해 놓기도 했다. lotus@seoul.co.kr
  • 우메스 “나는 교황 안 될것”

    |상파울루 DPA 연합|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서 수적으로 압도적인 유럽에 맞설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온 ‘중남미의 희망’ 클라우디오 우메스(70) 상파울루 대주교가 자신은 차기 교황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6일자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우메스 대주교 측근들은 그가 장례 절차와 콘클라베가 끝나면 곧 상파울루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메스 대주교는 또 로마로 떠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브라질에 곧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 박경조 서울교구장 주교 서품식

    대한성공회 차기 서울교구장으로 선출된 박경조 신부의 주교 서품식이 7일 서울 정동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현 교구장인 정철범 주교의 집전으로 열렸다. 서품식에는 일본성공회 관구장인 우노토루 대주교를 비롯해 홍콩성공회 피터 퀑 주교, 타이완성공회 라이 주교 등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백도웅 총무, 한국정교회 트람바스 대주교, 불교조계종 원택·진월스님,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6월 서울교구 차기 교구장으로 선출된 박경조 신부는 11월 승좌식(취임식)까지 부주교로서 현 교구장인 정철범 주교를 보좌하게 된다.1944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한 박 신부는 1975년 10월 사제서품을 받아 성북·수원교회, 서울대성당에서 사역하고 서울교구 교무국장과 전국기관인 관구 교무원장을 지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18일부터 교황선출회의 이틀새 100만여명 조문

    |파리 함혜리특파원 외신|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성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이 전세계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18일부터 열린다. 교황청은 교황의 유언을 개봉했으나 내용은 7일 발표키로 했다. 유럽 각국의 가톨릭 신도들은 특별열차와 전세 여객기, 버스, 배 편으로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로마로 향하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교황의 시신을 대면한 신도들은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장례식 전까지는 최대 200만명이 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미사에는 200만∼4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단이 사흘째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 개시 날짜를 18일로 잡았다고 밝혔다.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단의 수는 필리핀 출신의 추기경 제이미 신(76)이 신병 악화로 불참을 통보,116명으로 1명이 줄었다. 교황청은 추기경단이 이날 회의에서 폴란드어로 쓰여진 교황의 유언을 읽었으나 상세한 내용은 7일 폴란드어와 이탈리아어 번역본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15쪽의 유언에는 교황이 2년전 지명한 비밀 추기경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톨릭식 표현으로 암시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추기경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파리의 엠마뉴엘회와 ‘요한 바오로 2세 추모회’과 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요청이 급증하자 6일 밤 특별 열차편과 전세기편을 준비했다.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은 로마행 여객기를 보잉 747로 대체하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독일 철도공사 도이체반은 로마행 철도의 수용인원을 10∼20%까지 늘리기로 했다. 교황의 고국인 폴란드에선 200만명이 교황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행 열차 4000석의 예매를 받은 폴란드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15분 만에 100만건이 접속, 다운됐다. 폴란드인이 해외에 매장될 때 고향의 흙을 함께 묻는 풍습에 따라 폴란드 11개 지역의 흙이 담긴 주머니가 이날 교황청에 보내졌다. ●교황청은 새 교황이 선출되면 그동안 하얀 연기만 피웠으나 이번부터는 종을 함께 쳐 교황의 탄생을 알리기로 했다고 피에로 마리니 교황청 전례(典禮) 담당 대주교가 밝혔다. 또한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단은 과거 시스티나 성당에 감금되다시피 했으나 앞으로는 바티칸 시티안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했다. 다만 외부와의 통신연락은 계속 금지된다. 마리니 대주교는 교황의 시신이 ‘땅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요청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황의 신체 일부가 고향인 폴란드에 묻힐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교황청은 일축했다. ●교황의 서거 이후 시신 주변을 지키는 경호원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스위스 근위병으로 지난 500년 동안 바티칸의 경비는 물론 교황의 침실 경호까지 도맡았다. 이들이 처음 교황의 경호를 맡은 것은 1506년 1월. 이후 1527년 스페인 군대의 교황청 공격 때부터 1798년 나폴레옹 군대의 로마 침략과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로마 진격에 이르기까지 500년간 교황과 교황청을 지켰다. ●세계 정상들의 조문 외교장이 될 교황의 장례식장 좌석 배치를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바티칸측이 마련한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악의 축’으로 지칭한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근처에 앉게 돼 두 정상의 ‘어색한 조우’가 새삼 관심이다.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바티칸의 상공은 비행이 금지되고 교황청 주변에는 경비 차원에서 미사일도 배치하기로 했다. ●교황의 사망 시점을 놓고 교황청 주변에선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연상시키는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5일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교황은 바티칸 발표보다 하루 앞선 1일 사망했으나 바티칸이 보수파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망날짜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lotus@seoul.co.kr
  • 가톨릭 최고존칭 ‘대교황’ 부여될듯

    |파리 함혜리특파원·바티칸시티 외신|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을 대면하기 위한 일반인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현지시간) 추기경들은 교황청에서 차기 교황 선출 및 장례식 준비를 위한 추기경단 회의를 속개했다. 그러나 이날도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의 시작 날짜는 결정하지 못했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같이 확인하면서, 이날 회의에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117명 가운데 88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콘클라베는 교황 서거일로부터 2주 안에는 열리지 못하게 돼 있어 오는 17일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교황 시신이 안치된 성베드로 대성당 안팎은 시신을 대면하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려는 가톨릭 신자들과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성당을 향해 1.5㎞ 이상의 긴 줄이 이어져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약 3∼5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안에서도 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신도들은 힘든 것도 잊은 채 장엄한 성당 분위기에 맞춰 침묵을 유지하면서 10초 미만의 시신 대면에서 큰 감동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10시 거행될 이번 장례식에는 전세계 주요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어서 장례식 기간에 활발한 조문 외교도 예상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또 요한 바오로 2세의 고국인 폴란드의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 외에 멕시코의 빈센트 폭스,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등 각국 수반이 참석하며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찰스 영국 왕세자 등 주요 국제기구와 왕족들의 참석도 예정돼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포프 더 그레이트’(Pope the Great·대교황)란 가톨릭 교회 최고의 존칭이 부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신문들은 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의 집전 아래 거행된 추모 미사의 강론 원고에 ‘대교황 요한 바오로(Pope John Paul Great)’란 호칭이 등장한 점을 주목하고 공신력을 인정받는 공식 문서인 강론 원고에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로마 가톨릭 역사상 ‘대교황’이란 존칭을 받은 교황은 레오 1세(440∼460년), 그레고리우스 1세(540∼604년) 단 2명에 불과하다. ●교황이 서거한 이후 24시간 동안 전세계 언론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쏟아낸 관련 기사는 3만 5000여건으로 나타났다.‘글로벌 랭귀지 모니터’란 단체는 이같은 기사건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직후 24시간 동안 송고된 기사(3500여건)의 10배에 달한다면서 교황의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한 출판사가 교황 서거 직후 인터넷 등을 통해 ‘차기 교황 누가 될까.’ 내기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디오니지 테타만치(71) 밀라노 대주교와 프란시스 아린제(72) 나이지리아 추기경이 동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아일랜드 최대 출판사인 ‘패디 파워’가 실시 중인 이번 내기에는 5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이들 두 사람이 11대4로 나란히 차기 교황감으로 거론됐다고 주장했다. lotus@seoul.co.kr
  • ‘제3세계 출신 교황’ 기대 솔솔

    “차기 교황은 유럽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나올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톨릭계에 남미 등 제3세계 영향력이 커진 데다 이슬람과의 공존, 교세 확장 등 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신도 숫자뿐만 아니라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서의 제3세계 영향력 증가도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개도국 출신 추기경은 40%가량으로 늘어난 상태다. 11억 가톨릭 신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중남미나 교세 확장 중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도 “변화를 반영하는 교황” 선출을 희망하고 있다. 전임 교황의 즉위로 455년만에 이탈리아 출신이 교황을 맡아온 선례가 무너지고 대상이 전세계로 넓혀진 것도 호조건이다. 남아공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스먼드 투투 영국 국교회 대주교도 4일 “추기경들이 최초로 아프리카 출신 교황을 뽑기를 희망한다.”며 제3세계 출신 교황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비유럽 출신이 나온다면 가장 유력한 지역은 남미다. 클라우디오 우메스 상파울루 대주교 등은 당장 교황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대내외적인 신망을 얻고 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3일 ‘급진적인 브라질인 추기경, 교황 후계 경쟁에서 앞서다.’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목소리에 가톨릭 지도자들은 출신지의 배려가 아니라 후보자의 믿음과 지도력에 입각해 차기 교황을 결정할 것이란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다. 우메스 대주교도 “교황이 어느 지역, 어느 대륙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추기경들이 바로 이 순간의 적임자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중 남미 출신은 21명이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출신은 각각 11명. 반면 유럽은 58명에 달한다. 또 유럽에 우호적인 미국이 11명, 오세아니아와 캐나다가 각각 2명씩이나 되는 등 유럽이 여전히 우세를 점하고 있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3일 “교황 선출은 토론이나 정책발표 없이 비밀회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속 정치와는 다르다.”면서 “콘클라베에 참석할 117명의 추기경조차도 누가 다음 교황이 될지 모를 것”이라고 예측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날 타임지 인터넷판도 “이탈리아 출신 선거인단의 비중이 17%로 줄었지만 20명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숫자로 이탈리아 출신이 다시 새 교황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여전히 오리무중의 차기 교황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교황 선거는 교회법에 따라 늦어도 22일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사랑은 마음에 평화를…” 교황이 남긴 메시지

    “사랑은 마음에 평화를…” 교황이 남긴 메시지

    |파리 함혜리특파원·바티칸시티 외신|“사랑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평화를 가져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일 오후 9시37분(한국시간 3일 오전 4시37분) 11억 가톨릭 신도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고 84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황께서 2일 저녁 9시37분 처소에서 서거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96년 2월22일 공표한 교황령 ‘주님의 양떼’에 따라 추도 및 장례 기간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장례식 날짜와 절차는 4일 오전 소집될 추기경단 특별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나 장례식은 오는 6일에서 8일 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청은 3일 낮 성베드로 광장에서 수만명의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추도 미사를 집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애도 기간을 시작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레오나르도 산드리 대주교는 추도미사에서 교황이 생전에 이번 일요 미사를 위해 직접 준비한 마지막 기도문이라며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청은 이어 추도 미사 직후 교황 관저 홀에 선홍빛 교황복을 입고 편안한 표정으로 영면에 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과 가톨릭 고위 관계자들과 이탈리아 정부 인사들의 조문장면을 TV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교황청은 4일 교황의 시신을 성베드로성당으로 옮겨 신도들과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을 계획이다. 앞서 교황의 서거 소식은 바티칸 시티의 종탑에서 조종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광장을 메운 신도들에게 전달됐다. 로마와 이탈리아 전역에는 교황청 국기와 이탈리아 국기가 조기로 게양됐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3일 동안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교황은 최근 요로 감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로 심장과 신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급격히 병세가 악화됐으며 2일 아침 고열로 점차 의식을 잃어갔다. 교황청이 3일 발표한 사망 원인도 패혈성 쇼크와 심부전 증세였다. 파킨슨병도 질병 내역에 포함됐다.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출생,1946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1978년 10월16일 58세의 나이로 교황에 즉위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27년간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를 엄수한 탁월한 종교 지도자로서, 또 분쟁 종식을 위한 자유와 평화의 전도사로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80세 이하의 추기경들로 구성된 ‘콘클라베(추기경 비밀회의)’는 앞으로 15∼20일 이내에 교황청 내 시스티나성당에서 다음 교황을 뽑게 된다. lotus@seoul.co.kr
  • [교황 서거] 교황 마지막 순간등 표정

    3일 낮(현지시간) 교황청은 바티칸의 교황 관저에서 교황의 시신을 공개했다. 이 장면은 사상 처음으로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선홍빛 교황복과 흰색천으로 된 관을 쓴 채 평안한 표정으로 금색 베개에 머리를 눕히고 있었다. 카를로 아제글리오 치암피 이탈리아 대통령 등 정치인과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 등 고위성직자들이 교황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마지막 존경을 표시했다. 앞서 3일 오전에는 5만명의 신도들이 운집한 가운데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을 추도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교황은 27년 동안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전세계 교회를 인도했다.”고 애도했다. 또 교황은 마지막 순간까지 의식이 있었으며 자신의 쾌유를 빌기 위해 모인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교황은 임종하기 1시간37분 전인 2일 오후 8시부터 스타니슬라브 지위즈 대주교가 집전하는 ‘주님 자비 주일’ 미사에 참석했다. 마리안 자보르스키 추기경과 스타니슬라브 릴코 대주교등이 참석한 이 미사 도중 교황은 임종자를 위한 성체인 노자성체(路資聖體)를 영했다. 서거 직전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에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던 신자들을 의식한 듯 희미하지만 분명한 강복의 자세로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이어 마지막 기도가 끝나자 온 힘을 다해 ‘아멘’이라고 말한 뒤 곧바로 숨을 거뒀다고 가톨릭TV가 전했다. 야렉 시엘레키 신부는 “교황이 신자들을 응시하려는 듯 창문쪽을 바라보며 눈을 감은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어느 정도 의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교황이 서거 직전 비서에게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시오. 울지 말고 우리 함께 기쁘게 기도합시다.”라는 메시지를 구술했다고 보도했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교황 위독] 伊출신 테타만치 추기경등 10여명 ‘물망’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을 차기 교황 선출에서 핵심 변수는 출신지역과 나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에 따라 이탈리아 출신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제3세계권으로 눈을 돌릴지와 안정적이고 중후한 교황을 선택할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젊고 혁신적인 후보에게 맡길지가 쟁점이다. 이탈리아 출신 교황을 선호하는 측은 폴란드 출신의 요한 바오로 2세가 455년 만에 나온 비이탈리아 출신 교황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이탈리아가 교황을 배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 출신으로는 디오니지 테타만치(70) 밀라노 대주교, 교황청의 2인자인 안젤로 소다노(77) 국무장관, 타르시시오 베르토네(70) 제노바 대주교 등이 후보로 꼽힌다. 테타만치 추기경은 이탈리아 최대 교구의 최고위 성직자라는 점, 소다노 장관은 교황이 병마와 싸우는 동안 실질적으로 교황청을 이끌어 왔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반면 신자가 늘면서 가톨릭 내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의 출신이 새 교황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나이지리아 태생의 프랜시스 아린제(72) 추기경은 교황청 종교간 대화평의회 의장을 오래 지냈고 현재 교황청 신앙성성(聖省) 수장이다. 아린제 추기경이 선출된다면 사상 최초의 흑인 교황이 탄생하게 된다. 또 브라질의 클라디오 흄스(70), 콜롬비아의 다리오 카스트리욘 오요스(75),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호흘리오(68) 추기경 등 중남미 출신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교황청 “교황 위독”

    |파리 함혜리특파원|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는 상태가 위중하지만 현재 의식은 또렷하다고 교황청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낮 교황 병세에 대한 추가 발표를 통해 “교황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 그러나 아침 6시 미사 드리기를 원할 정도로 아직 의식이 명료하며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교황이 혼수상태라는 일부 현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교황은 전날 오후부터 요로감염에 의한 고열 증세로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나 패혈증과 심부전 증세로 심장기능이 두 차례 이상 멈춰 심폐기능 보조장치의 도움을 받고 있다. 발스 대변인은 “교황이 교황청에서 죽음을 맞기를 원했다.”며 “교황은 상태가 갑자기 악화된 직후인 31일 오후 7시17분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았다.”고 말했다. 병자성사는 가톨릭의 7성사 중 하나로 중병에 걸린 신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구원해 주도록 기도하는 성사다. 이와 관련, 로마 주재 폴란드 가톨릭 지도자 중 한 명인 콘라드 헤지모 신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교황이 선종(善終)에 임박해 있다고 밝혔다. 헤지모 신부는 “교황은 현재 상황을 매우 어려운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고 (마지막 의식의 하나로 주변 사람들과) 친교를 가졌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은 (선종에 들)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고열은 지난달 30일부터 코에 삽입된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은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는 교황은 5주 전 목 수술을 받은 뒤 몸무게가 19㎏이나 줄자 의사들은 코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치료에는 개인주치의와 심장전문의 등 5명의 의사와 간호사 2명이 참여하고 있다. 교황의 위독설이 퍼지면서 1000여명의 신도들이 31일부터 교황청 부근으로 몰려들어 쾌유를 빌었으며 각 국의 신도들도 교황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청의 일상 업무는 안젤로 소다노(77·이탈리아), 요제프 라칭어(77. 독일), 지오반니 바티스타 레(71·이탈리아), 카밀로 루이니(74·이탈리아) 등 4명의 추기경과 스타니슬라프 지위즈(65·폴란드) 대주교 등 5명이 처리하고 있다. 한편 바티칸은 교황의 선종이 임박하자 지난달 교황의 서명을 받은 11명의 새로운 대주교와 주교를 지명해 발표했다. lotus@seoul.co.kr
  • 후임 교황 어떻게 뽑나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황태자’로 불리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conclave)에서 선출된다. 콘클라베는 ‘열쇠를 잠근다.’는 뜻의 라틴어로 회의가 시작되면 모든 문과 창문을 봉인하던 관행에서 비롯됐다. 교황이 선종에 들면 바티칸의 기존 관리들은 모든 직위를 잃고 교황 궁무처장을 맡은 추기경이 로마 가톨릭의 임시 수장직을 맡는다. 추기경단은 바티칸 교회의 일상업무와 신임 교황 선출을 책임져 3명의 추기경이 3일씩 교대로 선거절차를 지원한다. 교황 피선거권은 이론상으로 로마 가톨릭 신자인 남성이면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그러나 교황은 수백년 동안 추기경들 가운데서 선출돼 왔다. 교황을 뽑을 수 있는 선거권은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에게만 있으며 그 수는 최대 120명이다. 현재 선거권이 있는 추기경은 119명이다. 교황 선출은 교황이 타계한 뒤 15∼20일 후 시작된다. 과거 각지의 추기경들이 로마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2주로 설정한 데서 유래했다. 선거인 자격이 있는 추기경들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나는 교황을 뽑는다.’라고 적힌 직사각형의 투표용지에 총 투표의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무기명으로 투표한다. 선거가 시작되는 첫째 날 오후에는 투표를 한 차례만 실시한다. 여기서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그 다음날부터는 오전, 오후 각 두 차례씩 투표한다. 추기경들은 콘클라베가 열리는 동안 서신이나 전화, 그밖의 어떤 통신수단으로도 외부와 연락할 수 없다. 투표가 집계될 때마다 모든 투표용지는 화학약품으로 불태워진다. 투표 결과는 연기 색깔로 알린다. 검은 연기가 나면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표시다. 흰 연기를 피워 올리면 새 교황이 권좌에 올랐다는 뜻이다. 투표가 30회를 넘으면 단순 과반수로 선출한다. 이는 가장 많은 추기경들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교황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콘클라베는 교황으로 선출된 추기경에게 이 결정을 받아들일지 묻는다. 당선자가 이를 수락하면 콘클라베 의장은 차기 교황이 어떤 이름을 쓸 것인지를 묻고 추기경들에게 알린 뒤 이를 경하한다. 이어 추기경들 중 가장 연장자는 성베드로 광장이 보이는 바티칸 대성전 발코니로 나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이라고 공식 선언한다.“우리는 교황을 선출했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추기경은 새로운 교황을 소개하고, 교황은 로마와 전세계에 축복을 내린다. 새 교황은 적절한 때에 즉위식을 올린 다음 라테라노 대성전의 총대주교좌에 앉게 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짐바브웨에도 민주화 불길

    로버트 무가베(81) 대통령이 25년 동안 장기집권하고 있는 짐바브웨에도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다. 곧 있을 총선을 앞두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민중봉기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일고 있다. 짐바브웨의 피우스 은쿠베 대주교는 “오는 31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선거부정이 자행될 게 뻔한 만큼 이를 통해 무가베 대통령을 축출할 수는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처럼 비폭력 민중봉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이날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서는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의 선거유세장에 2만 50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영국 더 타임스는 야당 지지자들에 대한 탄압이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짐바브웨에서 이렇게 많은 군중이 집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무가베 대통령이 줄곧 집권하고 있는 짐바브웨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27%에 달하고 실제 실업률이 80%에 가까울 정도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수도 하라레조차 교통, 하수도, 전기 등 기본적인 도시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폭정의 전초기지’ 가운데 하나로 짐바브웨를 지목했었다. 시민들의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선거를 통해 개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총 150석의 의석 가운데 120석은 선거로 선출되고 30석은 무가베가 지명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선거에서 야당이 선전하더라도 무가베의 장기집권을 막는데 필요한 의석의 3분의 2를 야당이 차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무가베를 대통령직에서 축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민봉기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무가베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풀뿌리 운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짐바브웨의 지하운동 단체 ‘즈바크와나’를 소개했다. 이 단체는 2002년 대선 직후 활동을 시작해 1만여명의 조직원을 갖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일부 반정부단체들이 총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2일쯤 시민봉기를 일으키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역사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논란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성서 역사가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인 데 이어 표절 논란에까지 휩싸인 이 소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가톨릭 교계가 침묵을 깨고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논쟁에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바티칸이 이 소설에 대해 공식 반박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교계에선 강경 대응과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톨릭 교계의 논란 지난 17일 이탈리아 제노바 시청 강당에서는 제노바교구 주재로 다빈치 코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강당 좌석과 복도·창문 밖까지 수백명이 운집해 이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단적으로 입증했다.“예수가 진짜 결혼을 했습니까?”“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기를 가졌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교회가 여성의 역할을 무시해 왔습니까?” 질문공세를 받으며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사람은 제노바 교구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0) 추기경. 지난 15일 라디오 바티칸을 통해 이 책을 ‘수치스러운 거짓말’‘거짓의 성’으로 비유하며 “읽지도, 사지도 말 것”을 주문한 인물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왜곡된 이야기를 역사의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고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설의 파장을 경고하기에는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을 비판적 경각심으로 무장시키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논박하는 목소리를 낸데 교계 내부에서 많은 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이 다빈치 코드에 대한 신도들의 ‘보이콧’을 주문한 것과 달리 상파울루의 호세 마리아 핀헤이로 주교는 이 책을 금서(禁書)로 여길 것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차기 교황 후보로 주목되고 있는 핀헤이로 주교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목소리를 교황청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책을 읽더라도 사리분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담긴 사실과 허구적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며 “책을 읽지 못하게 할 것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교계에서 이 책의 출간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식대응에 나선 것은 이 소설의 놀라운 성공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사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여 혼동을 초래하고, 특히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성서 대신 ‘다빈치 코드’를 기독교 역사 안내서로 사용하는 것에 경악해 왔다. ●표절 시비와 광고 패러디 논란 레바논에선 이 책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빈치시에서는 성서의 진실에 이의를 제기한 소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모의재판이 예술전문가와 가톨릭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또 프랑스의 청바지 제조회사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는 소설에서 코드 분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광고물을 제작했다가 법원의 게시 금지령을 받았다. 여자 예수를 등장시키고 예수의 제자 2명이 청바지를 입고 가슴을 드러낸 채 서로 안고 있는 이 광고물에 대해 법원은 “믿음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행위”라며 신성성 훼손을 내세우며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표절 논란도 거세다. 영국 작가 마이클 바이젠트와 리처드 레이, 헨리 링컨은 자신들이 지난 1982년 발간한 논픽션 ‘성혈과 성배’의 구성을 댄 브라운이 통째로 가져다 사용했다며 다빈치 코드 발행사인 더블데이사와 모회사인 랜덤하우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인기 이런 논란 속에서도 ‘다빈치 코드’의 위세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출판사측은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어판을 출간해 170만부 판매를 기록한 JC 라테스 출판사의 홍보 담당자 에릭 디빌은 “교황청이 반박을 한 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빈치 코드 삽화 제작본 출간,‘천사와 악마’(댄 브라운이 2000년 출간한 책)의 번역 출간과 맞물려 교황청이 훌륭한 홍보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출판사는 다빈치 코드 덕분에 창사 40년 만에 돈방석에 앉았다. 디빌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 “단지 소설일 뿐”이라며 “암호해독과 비밀결사, 종교, 추리성 등이 어우러진 데다 소설의 대부분이 파리를 무대로 하고 있어 프랑스 독자들의 반응이 식을 줄 모른다.”고 말했다. 소설의 무대인 유럽은 ‘다빈치 코드’의 인기 덕분에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소설에 푹 빠진 독자들은 파리에서 런던·스코틀랜드까지 소설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과 소피 뇌브가 성배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 거쳐간 장소들을 여행하며 소설 속의 무대들을 살피는 즐거움을 맛본다. 미술사·종교 등에 정통한 가이드와 함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는 패키지 상품 ‘다빈치 투어’를 통해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풀며 여행한 관광객은 이미 2만여명을 넘는다. 내년에는 영화까지 개봉될 예정이다. 소니픽처스는 310만달러에 판권을 매입, 오는 6월 제작에 들어간다.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lotus@seoul.co.kr ■ ‘흥행 대박’ 원인은 허구와 실제의 환상적 결합 “미래의 소설은 모두 추리소설이 될 것.”한 추리작가의 지적은 다빈치 코드의 ‘흥행’ 성공 요인을 압축한다. 주인공 랭던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키며 유럽 각국을 오가는 빠른 전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이런 통속성을 극적으로 채색한 것이 가톨릭 교계의 음모를 둘러싼 논쟁적인 메시지와 이를 파헤치기 위해 동원된 예술사와 건축사, 종교철학, 기호학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 딸을 두었으며 이 혈통이 메로빙거 왕조로 이어졌고 교황청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시온수도회 수장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암굴의 성모’ 등에 여성성과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코드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황의 적통(適統)을 은폐하려 했던 바티칸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가 실존하며 현 교황청 대변인 나발로 발스를 비롯, 차기 교황 후보 일부가 이 결사 회원이란 주장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게 한다. 미국에서만 700만부가 팔려나간 것을 비롯, 전세계 44개국에서 변역돼 25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다빈치코드, 진실과 거짓 |파리 함혜리특파원| 작가 댄 브라운은 “주인공 로버트 랭던 등 등장인물을 제외하고 예술과 건축, 밀교의식, 비밀결사에 관한 모든 내용은 역사에 근거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랑스의 역사 전문지 ‘이스토리아(Historia)’는 3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빈치 코드의 해독’을 다루며 내용의 진위를 파헤쳤다. ●템플 기사단 기사단의 역사는 11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에서 성배를 보호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1차 십자군전쟁 때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성물들을 소유하며 재물과 권력을 확보했다. 초창기 로마교회와 왕실은 이들 기사단에 우호적이었지만 권력이 커지면서 갈등 관계로 번져 1307년 10월13일 기습 공격을 받고 궤멸했다. ●시온 수도회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후손을 보호해 귀족혈통(메로빙거 왕조)을 만들었다는 이 수도회는 ‘가톨릭 교리와 전통 보존 연합 기사단’이라는 부속 명칭을 갖고 있다. 사브와지방의 생줄리앙 앙 제느브와시에 등록번호 KM94548로 1956년 6월25일 등록됐다. ●비밀 문서 시온수도회에 관한 문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1975년에 ‘4 LM 1249’라는 번호로 등록되어 있고 열람도 가능하다. 중세당시 기록은 찾기 힘들고 1967년에 정리돼 타이핑된 문서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시온 수도회 회원은 1093명이며 7계급으로 구분돼 있다. 비밀문서는 시온수도회가 템플기사단의 비호세력이라고 주장했다. ●피에르 플랑타르 소설속 소니에르 루브르박물관장의 모티브를 제공한 시온수도회의 마지막 기사단장인 플랑타르는 1920년 3월18일 파리에서 태어난 실제 인물이다.17세에 학교공부를 그만두고 성당에서 생활하며 종교생활에 심취했다. 히틀러 추종자로 극우파 성향의 종교단체 활동을 했다.1942년에 반유대주의를 주장하는 잡지 ‘정복’을 발간했다. lotus@seoul.co.kr
  • 천주교 성서 28년만에 바꾼다

    한국 천주교의 공식 성서가 28년 만에 새롭게 번역돼 올 여름 선보인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최창무 대주교)는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1988년부터 17년에 걸쳐 번역한 새 번역 성서를 공용 성서로 승인했다. 이로써 새 번역 성서는 앞으로 약 3개월 간의 수정ㆍ보완 작업을 거쳐 7월 이후 출판될 예정이다. 천주교 성서가 바뀌는 것은 1977년 개신교와 함께 공동번역성서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28년 만이다. 새 번역 성서의 가장 큰 특징은 외래어 표기법에 맞춰 용어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했고 히브리어ㆍ아랍어ㆍ그리스어 등 고유명사를 최대한 음역했다는 점. 또 영어·독일어 등으로 된 세계 유명 성경들을 참조해 가장 중립적인 번역을 취했고 번역자의 자의적인 해석은 최대한 피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다빈치코드 사지도 읽지도 말라”

    |바티칸시티 외신종합|“다빈치 코드를 사지도 말고 읽지도 말라.” 교황청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 반격을 가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제노바 교구의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0) 추기경은 15일 “다빈치 코드가 추잡하고 근거없는 거짓말로 가톨릭 교회의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비난했다. 미국인 작가 댄 브라운의 역사추리소설 ‘다빈치 코드’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를 부인으로 삼아 아이를 낳았으며 로마 교황청이 이같은 사실을 은폐해 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황청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은 다빈치 코드가 출간 2년 만에 2000만부 가까이 팔리는 등 상상을 초월한 성공을 거두자 독자가 허구를 실상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개인 자격으로 소설 속의 오류를 바로잡으려 한다고 밝혔으나,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교황청이 다빈치 코드를 공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다빈치 코드가 19세기의 악의적인 반교회 전단을 보는 것 같다며 성배를 마리아의 후손과 연관시킨 대목에서는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작가인 브라운은 이날 자신의 웹 사이트에 “다빈치 코드는 허구인 소설”이라며 “다수의 가톨릭 교도는 다빈치 코드가 영적인 논쟁을 일으킬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점을 이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교황의 인간관과 걸어온 길 2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의 회고록 ‘일어나 갑시다!’(성하은 옮김, 성염 주교황청 한국대사 감수, 경세원)가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이 책에는 카롤 보이틸라(교황의 본명)가 1958년 폴란드 크라코프 대주교의 보좌주교로 임명된 이후부터 1978년 첫 폴란드인 교황으로 선임되기까지 20년 동안을 “회상하고 반성한” 내용이 담겼다. 교황이 자신의 사제생활을 회고한 ‘은사와 신비’(1996년)의 후속편 격인 이 책은 일반적인 회고록처럼 사건 중심이 아니라 주제별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 제목은 성경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예수는 겟세마네 동산에 함께 온 제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일어나 가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교황은 이 책에서 특히 주교의 역할과 마음자세를 강조한다.“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는 요한복음의 구절을 인용하는 교황은 “주교는 무엇보다 되도록 많은 신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인격 하나하나는 각각 한 권의 책에 해당한다. 나는 늘 이런 확신에 따라 행동했다.”는 교황의 인간관도 전해준다. 교황은 필리핀 교회와 한국 교회의 역동성에 주목한다. 아시아 교회의 복음화야말로 제3000년기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책에는 1958년 크라코프 주교로 서임됐을 당시의 일화가 실려 있다. 교황은 주교가 된 날 폴란드 리나 강을 카누로 여행하던 중 스테판 비신스키 추기경으로부터 당시 교황 비오 12세의 결정을 통보받았다. 추기경을 만나러 바르샤바로 가던 그는 밀가루 부대를 실은 트럭에 몸을 싣고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고 회상한다. 교황은 공산당 시잘 폴란드에서 성당 신축 허가를 번복한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는 “성직자의 가장 큰 역할 가운데 하나는 훈계이지만 크라코프 시절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것은 내 성격 때문이었다.”며 자책하기도 한다. 이 회고록은 폴란드를 제외한 세계독점 배포권을 갖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소유의 몬다도리 출판사에 의해 지난해 5월 처음 출간됐다. 회고록 내용은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된 바 있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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