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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호, 아시아인 첫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에

    안창호, 아시아인 첫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에

    도산 안창호 선생이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민권의 전당을 운영하는 트럼펫어워즈재단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마틴 루터 킹 목사 유적지에서 도산의 외손자인 플립 커디 등 유족을 비롯해 김희범 애틀랜타총영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도 전당 헌액식을 가졌다. 행사는 도산의 생애와 업적 소개, 선생의 발자국이 새겨진 조형물 설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올해 헌액자는 도산을 비롯해 시어도어 헤스버그 노틀담대 총장 등 9명이다. 제로나 클레이턴 재단 부이사장은 헌액사를 통해 “안창호는 평화를 사랑했던 한국의 마틴 루터 킹으로 절망에 빠져있던 한국인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비췄다.”며 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유족 대표로 헌액식에 참석한 손자 커디는 소감을 통해 ‘나꼼수’ 진행자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구속된 것을 소개하면서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돼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꼼수라는 시사풍자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할아버지가 그토록 강조했던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며 “정 전 의원처럼 어떤 견해 표명을 이유로 구속되는 사람이 생겨선 안된다.”고 말했다. 민권의 전당은 세계 각지에서 자유와 평등 구현에 앞장선 인물들을 기념해 2004년 만들어졌으며 린든 존슨,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3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과 민권운동가인 앤드루 영 전 유엔대사,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 팝스타 스티비 원더, 남아공 투투 대주교 등이 헌액돼 있다. 이에 따라 민권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102명으로 늘어났다. 애틀랜타 연합뉴스
  • 지관스님 법구 해인사로… 6일 영결·다비식

    지관스님 법구 해인사로… 6일 영결·다비식

    지난 2일 입적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법구가 3일 경남 합천 해인사로 운구됐다. 이날 오후 해인사 스님들은 스님의 법구가 도착하자 절 입구부터 500m가량 줄지어 맞이하고 보경당에 설치한 분향소에 법구를 모셨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가장 먼저 분향하고, 이어 해인사 스님과 사부대중들이 금강경 독송을 하며 지관 스님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MB “높은 인품·학문 오래오래 기릴 것” 해인사를 비롯해 조계사와 전국 교구 본사에 설치한 지관 스님의 분향소에는 대표적 학승(學僧)으로 불린 지관 스님을 애도하는 각계 인사와 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정릉 경국사 문수원을 찾아 조문하고, 조문록에 “높은 인품과 학문은 오래오래 기릴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지관 스님이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시리즈를 완성하지 못하고 입적한 점을 언급하며 “(출가하지 않았으면 역사학의) 대가가 되셨을 것”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한명숙 전 총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지관 스님의 법구가 해인사로 이운되기 직전 경국사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진석 추기경 “모든 국민에게 큰 슬픔” 지관 스님이 총무원장 시절 종교 화합을 이끌어 냈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평생 학문에 정진하면서도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많은 위로와 사랑을 주셨던 지관 스님의 입적은 불자들뿐만 아니라 큰어른을 잃은 모든 국민에게 큰 슬픔”이라면서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 회장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도 “불교의 발전과 종교 간 화합에 크나큰 기여를 하신 스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데 대하여 많은 불자와 슬픔을 함께한다.”는 내용의 조전을 조계종에 보냈다. 한편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은 종무회의를 열고, 지관 스님의 장례를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무원 관계자는 “기존 종령에 따르면 역대 종정, 현 종정, 현 원로회의 의장, 현 총무원장이 종단장의 대상인데 이날 종무회의에서 종령을 개정해 전 원로회의 의장과 전 총무원장까지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영결식은 6일 오전 11시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고, 이어 다비식을 진행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①Castle, Christmas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①Castle, Christmas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반복된 여행이 준 큰 교훈 하나. “편견은 무지無知보다 무섭다.” 유럽을 늘 동경해 왔지만, 유독 독일만은 가고 싶지 않았다. 야만과 폭력의 시대를 이겨낸 나라, 후회로 얼룩진 과거를 재건설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나라. 여행이란 것이 일상을 도피하기 위해 시작되는 것인데, 독일여행에서는 현실보다 더 아픈 현실을 마주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완벽한 반전이었다. 그곳에는 눈을 의심하게 하는 아름다운 성들과 맥주 한 잔으로 소통하는 유쾌한 사람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독일의 남부 곳곳에는 재미난 옛 이야기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으며 이야기를 열면 역사, 정치, 문학, 과학 등이 줄줄이 엮어져 나왔다. 편견을 떨친 지금, 유럽 중 한 곳을 집어 여행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독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독일관광청 www.germany.travel 루프트한자항공 www.lufthansa.com contents 독일과 친해지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풍스런 성과 크리스마스 숍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이미 동화 속 주인공이다. 무엇보다 맥주와 자동차를 빼고 어찌 독일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시끌벅적한 곳에서 맥주 한 잔 짠! 자동차의 고장에 왔다면 BMW와 벤츠 탑승도 딱! Castle 노이슈반슈타인성 Christmas 케테 볼파르트 Beer 칸슈타터 민속축제 & 호프브로이하우스 Vehicle BMW 박물관 &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1 디즈니랜드성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성. 이곳에서만큼은 현실도 동화가 된다 2 퓌센에서는 가로등, 표지판 하나에도 눈길이 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감성을 자극하는 Castle 퓌센 의외의 모습, 의외의 행동에서 우리는 호감을 느낀다. 의외성은 사람간의 만남이든 여행지와의 만남이든 항상 통한다. 퓌센은 의외의 여행지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독일은 온데간데 없고 앙증맞고 수줍은 소녀 같은 도시가 눈앞에 펼쳐졌다. 로맨틱 가도의 대표 지역답게 퓌센은 동화 속으로의 여행을 선사한다. [퓌센] 노이슈반슈타인성 Neuschwanstein Castle ‘백조의 전설’이 피어나는 동화 속으로 신랑, 신부의 입장을 알리는 ‘결혼행진곡’은 두 남녀가 하나 되는 순간에 울려 퍼진다. 이 노래를 들으면 행복한 기분이 들기 마련인데, 나는 외려 결혼식에 울려 퍼지는 결혼행진곡이 참 구슬프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결혼행진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혼례의 합창곡’ 이다. 결혼행진곡이 슬픈 이유는 아마 <로엔그린>의 두 주인공인 엘자와 로엔그린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 사람이 헤어진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하는 엘자에게 흑기사 로엔그린은 “절대 어디서 온 누군지 내 존재를 묻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엘자는 “당신의 이름만이라도 알려 달라”고 간곡한 청을 해버린다. 어쩌면 모든 금기는 영원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에 감명을 받았던 사람이 여기 있다. 그는 바로 바이에른 4대 국왕 루트비히 2세다. 그는 바그너와 그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연상케 하는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성을 짓기 시작한다. 성을 방문하기 전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니벨룽겐의 반지>,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을 미리 이해하고 간다면 성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성은 디즈니랜드성의 모티브가 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건물 벽화가 일품인 퓌센Fussen 중심부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방문하기 전 미리 퓌센 도심을 둘러보면 좋다. 특히 아우크스부르크 대주교의 별궁인 ‘호에스성’을 찾아가는 길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부티크숍들과 카페가 기다린다. 퓌센에서 떨어진 슈반가우 지역에 도착해 경사진 산길을 타박타박 올라가다 보면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만나게 된다. 노이슈반슈타인성보다 사실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루트비히 2세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안 2세가 지은 호엔슈반가우Hohenschwangau성이다. 루트비히 2세 역시 호엔슈반가우성에서 동생 오토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올라가는 도중 성의 모습이 시시각각 변했다. 멀리서 볼 때는 동화 속의 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비한 매력이 느껴졌는데, 가까이 다가갔더니 웅장하고 근엄했다. 꼬불꼬불 똬리를 틀고 있는 계단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성의 내부가 펼쳐진다. 성 주인인 루트비히 2세의 고독이 ‘왕좌의 방’을 감돌았다. 천장에는 별과 태양 그리고 바닥에는 지상의 동식물이 돋보인다. 공중에는 왕관 모양의 샹들리에도 반짝반짝. 뿐만 아니라 예수의 열두 제자 그림이 왕좌와 같은 높이에 그려져 있고, 왕의 머리 바로 위에는 역사 속의 성스러운 왕들과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 묘사돼 있다. 이 모든 장치는 왕이 천국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자임을 상징한다. ‘나는 왕이다’라는 절대권력을 과시해야만 했던 중세 왕들의 사명은 화려한 소품으로 도치돼 있었다. 루트비히 2세가 <로엔그린>을 좋아했던 만큼 성 곳곳에는 백조 장식품이 특히 많이 보이고, 문이나 벽면 등에서도 촘촘하게 새겨져 있는 백조 문양을 발견할 수 있다. 성 내부 관람이 끝날 무렵 대관홀의 서쪽 베란다에 닿는다. 이곳에서 눈이 살포시 내려앉은 바이에른주의 산과 호수를 느낄 수 있고, 아찔하게 서 있는 마리엔 브리케 다리도 구경할 수 있다. 마리엔 브리케 다리 위에서는 고고하게 바이에른 주를 내려다보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의 공사 기간은 무려 17년, 공사비만 약 7,000억원. 미치광이 왕이라 손가락질받기도 한 루트비히 2세는 결국 성을 완성하지 못한 채 베르크성에 유배된다. 이후 그는 슈탄베르크 호수에서 익사하는데, 물이 깊지 않았다는 점과 수영 실력이 뛰어났다는 2가지 단서 때문에 그의 죽음은 아직도 자살과 타살이라는 비밀을 풀지 못한 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루트비히 2세는 성을 지음으로써 “공주님과 왕자님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다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지만, 많은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잠시나마 동화 속 주인공이 될 것이다. 3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을 형상화한 노이슈반슈타인성의 기념품.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흩날리는 눈발에 맺혀 있다 4 파스텔톤의 은은한 빛깔이 인상적인 퓌센의 건물들 낭만이 가득한 Christmas 로텐부르크 산타와의 이별은 순수의 끝을 의미한다지만, 어른인 우리의 내면에도 분명 아이의 감성이 숨어 있다. 로텐부르크는 어른들의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욕망을 툭툭 자극해 어른들을 명랑하게 만든다. [로텐부르크] 케테 볼파르트 Kathe Wohlfahrt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꿈꾸는 어른들을 위하여 로텐부르크Rothenburg에 도착하자 로텐부르크 여행이 두 번째라던 일행 중 한 명이 “이번에는 꼭 크리스마스 숍을 가겠다”며 잔뜩 부풀어 있었다. 빠른 걸음을 옮기는 그를 따라 나선 크리스마스 숍, 케테 볼파르트Kathe Wohlfahrt는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을 주었다. 케테 볼파르트에서 사람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꿈꾼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함께 말이다. 이곳은 4계절 내내 크리스마스다. 비록 입구는 작고 아담하지만 그 속은 상당히 깊다. 천장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고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들이 제 모양을 뽐낸다. 익살스런 목재인형이 파이프를 물고 있는데, 가만히 다가가 보니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일명 ‘스모커’라는 향로인형이다. 오르골이 나오는 뮤직 박스, 든든한 호두까기 인형 등 소품이 너무 많아 헤아릴 수가 없다. 상점의 가장 깊은 곳에는 5m에 달하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버티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산타가 떠나버린 우리의 공허한 마음도 따뜻한 기운으로 물든다. 로텐부르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속 세상이다. 샛노란 벽면에 새겨진 진한 갈색의 엑스X자 무늬부터 흰 벽면을 도배한 선명한 빨간 립스틱 자국의 꽃들까지…. 굳이 크리스마스 숍에 들어가지 않아도, 단지 아기자기한 로텐부르크의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거리를 한참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비누방울이 얼굴에 떨어졌다. 하나 둘 셋 퐁퐁퐁…. 비누방울이 눈 앞에서 ‘뽕’ 하고 터지는데 아무리 돌아보아도 비누방울을 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건물 위를 보고서야 비누방울의 범인이 뿔테안경 낀 테디베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형을 빼놓고는 설명을 할 수 없는 도시가 바로 로텐부르크다. 로텐부르크의 입구라 할 수 있는 플뢴라인에서 슈미에트 거리를 몇 분가량 걸어가면 마르크트 광장이 나온다. 마르크트 광장의 왼쪽에 서 있는 건물이 시청사, 오른쪽에 서 있는 건물이 시의회연회관이다. 시의회연회관 위 ‘마이스터 트룽크 시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시계에서는 매일 ‘포도주 마시는 인형’이 나온다. 이 인형은 다름 아닌 ‘30년 전쟁’ 당시 적군으로부터 “마을을 구하고 싶다면 대형 컵에 담긴 포도주를 원샷하라”는 제안을 받고, 이에 성공한 시장의 모습이다. 크리스마스 숍에서 본 목각인형과 닮았는데 커다란 포도주 컵을 위 아래로 젖히는 모습은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롭다. 광장 뒤편으로 돌아나가면 로텐부르크에서 가장 큰 ‘성 야곱 교회’, 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특이한 조각상과 함께 ‘성 요한 교회’가 나타난다. 조각상을 한참 들여다보다 무릎을 탁 쳤다. 그 조각상은 스타벅스 로고 속 주인공이 아닌가. 꼬리를 양쪽으로 치켜 올린 인어, 바로 바다의 요정 세이렌이다. 반은 사람, 반은 인어인 세이렌과 모습은 똑같으나 성별은 신기하게도 남자였다. 로텐부르크 여행을 시작할 때 들어왔던 코볼트첼러 성문을 다시 통과했다. 성문을 떠나려다 말고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묘한 기시감을 피할 수 없었던 탓이다. 알고 보니 성문 주변은 로텐부르크를 소개하는 엽서에 항상 등장하는 명당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자리에서 비슷비슷한 포즈로 ‘시공간’을 공유했다. 3 옹기종기 모여 있는 뽀족한 지붕의 집, 나무들이 펼치는 초록의 항연. 중세로 돌아간 듯한 로텐부르크의 정경이 눈부시다 4 인형의 도시 로텐부르크에서는 귀여운 기념품을 건질 수 있다 5 흰 벽면을 장식한 꽃들이 마치 붉은색의 립스틱 자국 같다 6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성 야곱 교회 앞의 조각상. ‘스타벅스’ 로고의 주인공인 세이렌과 닮았으나 신기하게도 성별은 남자다 T clip.1년 365일 크리스마스 케테 볼파르트Kathe Wohlfahrt 1년 365일이 크리스마스라면 얼마나 좋을까. 크리스마스 숍인 케테 볼파르트에서는 ‘말하는 대로’ 이뤄질 것만 같다. 로텐부르크뿐만 아니라 뤼데스하임, 하이델베르크, 뉘른베르크 등 독일의 주요 도시에도 점포가 있다. 외관이 소박한 탓에 아차 하면 건물을 지나치기 쉬운데, 숍의 입구에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빨강 차가 세워져 있으니 놓치지 말자. 주소 Hrrngasse 1, 91541 Rothenburg ob der Tauber 개장시간 월~금요일 |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 | 오전 9시~오후 6시, 일요일·국경일 | 오전 11시~오후 6시 문의 49-9861-4090, info@wohlfahrt.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유럽 여행에 악센트를 주다 유럽을 여행하는 방법은 많다. 특히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여정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그려내기 마련이다. 이번 여행은 벨기에의 브뤼셀로 들어가 독일과 룩셈부르크를 거쳐 프랑스 파리에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자칫 일반적인 유럽 여행이 될 수 있는 동선이지만 여기에 특별한 ‘스톱오버’가 전체 분위기에 변화를 줬다. 중동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광활한 사막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카타르에서의 ‘스톱오버 투어’는 새로운 느낌의 유럽 여행을 연출하게 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www.qatarairways.co.kr 1 벨기에 브뤼셀의 골목길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 2 야경이 더욱 아름다운 그랑플라스는 브뤼셀의 상징과도 같다 3 젊은이들의 낭만으로 가득한 하이델베르크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또 하나의 목적지 Doha도하 늦은 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 즈음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하는 온통 모래빛깔이다. 땅도 건물도 모두 사막을 닮았다. 그 옆으로 넘실거리는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가 마치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 유럽으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엄지손가락 모양으로 툭 튀어나온 카타르는 작은 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경기도 정도이며, 인구는 외국인을 합쳐도 200만 명에 불과하단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카타르를 무시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자그마치 152억 배럴의 원유와 5,700조 배럴의 천연가스를 보유한 ‘부자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척박해 보이는 땅에서 2006년 아시안게임이 개최됐고, 2022년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다. 도하의 거리로 나서면 이슬람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부국으로서의 자신감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웨스트베이 지역에는 우후죽순처럼 마천루들이 솟아오르고,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은 하나같이 고급 승용차들이다. 건너편 부둣가에서 바라본 웨스트베이 지역은 마치 미래 도시처럼 사막 한가운데 비현실적으로 떠 있는 것만 같다. 이슬람 전통 복장을 한 이들이 값비싼 스포츠카를 끌고 도하시티센터(도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몰)로 달려와 명품 쇼핑을 하는 풍경은 이국적이라는 표현만으론 부족할 지경이다. 하지만 카타르의 매력은 역시나 가장 카타르다운 것에 있었다. ‘올드 수크Old Souq’라 불리는 재래시장에는 중동의 색채가 담뿍 묻어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그네들의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채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여유롭게 물담배를 피우거나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시커먼 천으로 온몸을 휘감고 장을 보러 나온 이슬람 여성들이 어우러진다. 이름 모를 향신료가 코를 간질이고, 원색적인 양탄자는 올라앉으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용잡화에서부터 앵무새와 토끼 등 애완동물과 고풍스러운 골동품까지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올드 수크와 함께 도하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바로 ‘사막 사파리 투어’이다. 사륜 구동 SUV를 타고 도하에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광활한 모래사막이다. 사막에 진입하기 직전,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에서 바람을 조금 빼면 준비 완료.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사막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거대한 파도와도 같은 사구를 달리는 차는 위아래로 숨 가쁘게 출렁거린다. 차가 뒤집힐 듯한 아찔한 상황을 수도 없이 연출해내면서도 운전기사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경사가 80도에 가까운 사구 정상에서 추락하듯 달려가는 데에 이르면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요동치던 차를 멈추고 사막 한가운데 내려서면 작렬하는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이 눈을 아련하게 한다. 그리고 사막 끝에 드러나는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는 사막과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붙잡는다. 숨 막히는 사막의 더위를 깜빡 잊을 만큼 장관이 아닐 수 없다. T clip.도하 스톱오버 프로그램 사막 사파리 투어 4륜 구동 SUV를 타고 카타르 남쪽 사막을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요금은 4시간 기준으로 2~3명은 1인당 65달러, 4명은 1인당 55달러이며, 1명의 경우 2명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도하 시티투어 가이드를 겸한 한국인 운전자와 승용차를 타고 올드 수크, 매시장, 웨스트베이 등 도하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요금은 4시간 기준으로 2~3명은 1인당 75달러, 4명은 1인당 63달러이며, 1명의 경우 2명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카타르 비자는 공항에서 신용카드(30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다. 문의 페가수스코리아(도하 스톱오버 프로그램 예약 대행사) 02-733-3441 1 부둣가에서 바라본 웨스트베이는 마치 신기루 같다 2 상상력을 자극하는 올드 수크의 양탄자들 3 이슬람 전통복장을 한 공예품들이 지갑을 열게 한다 4 사막에서 바라본 페르시아만의 짙푸른 바다 카타르항공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기점으로 하는 카타르항공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낯선 항공사이다. 하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한국인 승무원이 배치되어 있어 언어에 따른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며, 쇠고기와 닭고기로 구성된 메인 요리는 한식 스타일로 조리되어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또 여유로운 좌석이 비행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카타르항공은 현재 98대의 항공기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10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도하를 경유하여 유럽 25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어 유럽을 여행하려는 한국인들에게 편리하다. 항공 리서치 전문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6개뿐인 5성급 항공사인 만큼 기내 서비스도 수준급이며, 경쟁력 있는 요금도 매력적이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 고객이라면 도하국제공항의 ‘프리미엄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다. 9,0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지난 2006년 완공한 프리미엄 터미널은 여느 항공사 라운지에서 맛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줄을 설 필요 없이 별도의 체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스파, 수면실, 샤워실,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경유지 도하에서의 스톱오버 프로그램은 덤이다. 문의 카타르항공 02-3708-8571, www.qatarairways.co.kr 유럽연합의 작은 거인 Brussels 브뤼셀 카타르 도하를 뒤로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도착한 곳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사이에 자리한 벨기에는 처음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스쳐가거나 건너뛰는 작은 나라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가 그랬던 것처럼 벨기에 역시 남다른 저력을 발휘하는 국가이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가 브뤼셀에 자리잡고 있어 벨기에의 수도뿐 아니라 유럽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 수준에 있어서도 여느 유럽 국가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와플, 초콜릿, 맥주 등 벨기에의 먹을거리는 유럽에서도 유명하며, 최근 할리우드 극장판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도 벨기에에서 태어나 세계로 뻗어나갔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그랑플라스Grand-Place’는 브뤼셀의 상징으로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벨기에로 이끈다. 그랑플라스로 이어지는 구시가지의 풍경은 예스러움과 현대인들의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거리의 악사들은 흥겨운 음악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사람들은 과일과 시럽을 잔뜩 올린 와플을 들고 거리를 활보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함이 느껴지는 초콜릿 가게와 거리 곳곳에 세워진 조각들에 한눈을 팔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광장에 다다르게 된다. 1998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대광장, 즉 그랑플라스이다. 직사각형의 그랑플라스를 둘러싸고 있는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은 정교한 조각품을 떠올리게 할 만큼 화려함을 자랑한다. 시청사, 왕의 집, 길드하우스 등 건축물 대부분이 15~17세기에 지어진 것들로 광장 한가운데 서 있으면 중세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96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시청사이다. 그랑플라스의 건축물 가운데서도 가장 섬세한 외벽 조각으로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첨탑 꼭대기에는 브뤼셀의 수호천사인 미카엘 대천사가 황금빛으로 조각되어 있다. 시청사 옆길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브뤼셀의 또 다른 상징인 ‘오줌싸개 동상(마네캥-피스Manneken-pis)’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으로 먼저 동상을 본 여행객들이라면 “애걔!”라는 실망스런 감탄사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크기는 60cm에 불과한 데다, 여느 유럽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조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거만한 자세로 오줌을 누고 있는 이 꼬마 녀석에 얽힌 이야기는 자못 대단하다. 프랑스 군대가 브뤼셀에 불을 질렀을 때 이 꼬마가 오줌을 누어 불을 껐다고 하며, 14세기에 한 제후의 왕자가 오줌을 누며 적군을 모욕한 것이 모델이 되었다고도 한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오줌싸개가 벨기에의 ‘수호 꼬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오줌싸개 동상은 수차례 약탈당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단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벌거벗은 꼬마의 옷이 수백 벌에 달한다는 것. 외국 정상들이 브뤼셀을 방문할 때마다 선물한 옷들로 그랑플라스의 왕의 집에 전시되어 있다. 꼬마의 옷 중에는 한복도 있다고. 1 그랑플라스 시청사의 섬세한 외벽 조각 2 벨기에에 왔다면 와플은 꼭 맛봐야 한다 3 오줌싸개 동상 앞에 모인 여행객들 T clip. 벨기에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할 것이 바로 ‘와플’이다. 와플이란 이름은 독일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원조는 벨기에이다. 벨기에 와플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벨기에 수도 이름을 딴 ‘브뤼셀 와플’과 동부 도시의 이름을 딴 ‘리에주 와플’이 그것이다. 브뤼셀 와플은 바삭바삭하고, 리에주 와플을 부드러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그랑플라스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와플 가게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바나나, 딸기, 크림, 초콜릿 시럽 등 상상을 초월할 만큼 푸짐한 토핑을 올린 와플은 여행 중 간식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1~3유로 정도. 1 웅장하다 못해 보는 이를 압도하는 쾰른 대성당 2 쾰른 대성당의 아치형 중앙 회당 3 오리 한 마리가 유유히 흐르는 네카어강을 바라보고 있다 4 담소를 나누는 하이델베르크의 대학생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웅장한 자태에 반하다 Ko”ln 쾰른 벨기에 브뤼셀에서 동쪽 국경을 넘어 독일의 쾰른으로 달려간 이유는 단 하나,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 때문이다. 시내 중심에 157m의 높이로 솟아 있는 두 개의 첨탑은 웅장하다 못해 압도적이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1996년 유네스코는 ‘인류의 창조적 재능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평가하면서 쾰른 대성당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쾰른 대성당이 지어진 것은 1248년부터이다. 1164년 한 대주교가 동방박사 세 명의 유해가 담긴 성물함을 가져왔고, 이를 안치하기 위해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공사가 중단된 시기도 있었지만, 1880년 완공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650년에 이른다. 이 때문에 건물 외벽의 색깔이나 석질이 조금씩 다른 것도 눈에 띈다. 완공 이후 188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으며, 현재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과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고딕 양식의 성당이다. 첨탑이 서 있는 서쪽 입구로 들어서면 아치형의 중앙 회랑이 144m의 길이로 소실점을 그리며 뻗어나간다.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는 약 43m이며, 기둥에 조각된 석상들은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고 예수의 열두 제자들이다. 좌우 창가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엄숙하고 경건하며 신비롭기까지 한 성당 내부에 서면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게 된다. 젊은 낭만의 도시 Heidelberg 하이델베르크 룩셈부르크로 들어가기 전 들른 도시는 독일 남서부에 자리한 낭만의 도시 하이델베르크이다. 라인강의 지류인 네카어 강을 따라 달리던 차가 하이델베르크에 들어서자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의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과 도도히 흐르는 옥빛 강물 그리고 크고 작은 광장을 연결하는 고풍스러운 하우프트 거리 등이 방문객들을 낭만 여행으로 이끈다. 하이델베르크는 인구가 10여 만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이 가운데 대학생이 약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1386년에 설립돼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꼽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이 있기 때문. 수백년의 세월 동안 학구열을 불태운 이 도시는 칸트, 괴테, 야스퍼스 등 세계적인 학자와 문학가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네카어강을 건너 독일의 유명 철학자들이 즐겨 걸었다는 ‘철학자의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골똘히 사색에 잠기게 된다. 하이델베르크가 ‘대학도시’로 불리는 까닭이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 중간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하이델베르크 고성’이 눈에 들어온다. 세모꼴에 울긋불긋한 마을 지붕들 너머로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이 고성은 하이델베르크의 상징에 다름 아니다. 13세기에 축조되기 시작한 하이델베르크 고성은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주를 거치며 파괴되고, 복원되고, 증축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형식의 건축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기도 하다. 고성에 오르면 종탑, 성문탑, 루프레히트 궁, 프리드리히 궁 등 여러 건물들이 있는데, 30년 전쟁과 왕위계승전쟁을 거치면서 훼손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고성의 아름다움은 세월 속에서 더욱 여물어 여행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 Luxembourg 룩셈부르크 파리로 향하는 길에 방문한 룩셈부르크는 유럽 지도에서 찾아보기도 힘들 만큼 작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끼여(?) 있는 듯한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부르고뉴가, 합스부르크가, 프랑스, 네덜란드, 프로이센의 지배를 받아오며 중세 400년 동안 파괴와 복원이 되풀이됐다. 룩셈부르크 독립의 꿈은 1839년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지금은 유럽재판소, 유럽의회 사무국 등이 룩셈부르크에 자리하고 있어 브뤼셀과 함께 EU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외침에 대항해 단단한 방패를 들듯, 높은 성벽과 포대가 완고하게 도시를 두르고 있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와도 같은 형국이다. 가장 유명한 성채는 ‘복포대Casemates Du Bock’이다. 군사적 요충지는 전망 또한 좋기 마련이어서 복포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알제트 운하가 회색지붕들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고, 숲과 마을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룩셈부르크의 지난했던 역사를 잠시 잊게 한다. 1차 세계대전 때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황금의 여신상이 있는 ‘헌법광장Constitution Square’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장관이다. 페트루세 계곡을 따라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그 중간 즈음에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아돌프다리Pont Adolphe’가 멋들어진 아치를 자랑한다. 1903년에 완공된 아돌프다리는 높이 46m, 길이 153m에 이르는 석조 다리이다. 건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치교로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헌법광장에서 길을 건너면 ‘노트르담대성당Notre Dame Cathedral’이다. 유럽의 여느 성당들과 비교하면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단정하고 간결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성모마리아 조각이 중심에 있는 파사드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단아한 외관과는 달리 화려하고 장중한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테인드글라스와 파이프오르간 그리고 벽면과 기둥의 정교한 조각들이 반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유럽의 문화 수도 Paris 파리 이번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 파리는 유럽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훌륭한 장소였음에 틀림없다. 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빠질 수 없는 곳일 뿐더러 몇 번을 방문한다고 해도 질릴 리 없고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완공된 에펠탑은 여전히 파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었고, 세계 최대의 개선문으로 꼽히는 에투알 개선문의 당당한 자태는 변함이 없었다. 세계 각국의 유물과 미술품으로 가득한 루브르박물관과 19세기 인상파 작품들로 유명한 오르세미술관 역시 파리를 방문했다면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유람선을 타고 센강을 따라 명소들을 둘러보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파리 여행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뤽상부르공원Jardin du Luxembourg’과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이었다. 여행의 마지막인 만큼 여유로운 휴식과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로 했던 것. 뤽상부르공원은 1615년 건축된 뤽상부르 궁전에 딸린 프랑스식 정원이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며,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로 잘 알려져 있다. 화창한 날씨라면 뤽상부르공원은 온통 일광욕을 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공원 곳곳에 놓인 벤치와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햇볕을 만끽한다. 스케치북에 공원의 모습을 담는 젊은 미술학도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그늘진 숲길과 넓은 잔디밭, 수많은 조각상들과도 조우하게 된다.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을 들고 햇볕 다사로운 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 보자. 짧은 시간이지만 파리지앵이 되어 보는 것이다. 파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몽마르트르는 그 이름만으로도 낭만이 흘러넘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 꼭대기에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하얗게 빛나고, 계단 옆 잔디밭에는 햇볕에 취한 사람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있다. 언덕의 높이는 130m에 불과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크레쾨르 대성당 오른편으로 가면 에펠탑까지 조망할 수 있다. 언덕 한쪽에는 거리의 화가들이 예술의 향기를 뿜어낸다. 여행객들과 그들의 초상화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그려내는 화가들은 몽마르트르의 고유한 풍경이다.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나 와인을 음미하며 이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은 한 잔이면 족하다. 몽마르트르의 독특한 분위기에 먼저 취하기 마련이니까. 1 숲과 마을 그리고 알제트운하가 장관을 이루는 복포대 2 마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 3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는 화가 4 룩셈부르크의 노트르담대성당의 외관은 단정하고 간결하다 5 헌법광장에서 바라본 아돌프다리 6 뤽상부르공원은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다 7 샹젤리제 거리를 오가는 파리지앵들 8 센강에서 바라본 에펠탑과 파리시내의 야경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7대 종단대표 다음주 평양방문 예정

    국내 7대 종단 대표들이 다음 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15일 종교계에 따르면 7대 종단 종교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측은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KCR·회장 장재언)와 수차례에 걸친 실무협의를 통해 평양 방문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단 대표들은 오는 21일쯤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통해 평양에 갈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목적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북측은 김 위원장 면담 요구에 대해 “만나는 사업을 예견하고 있다.”는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종단 측은 방북 계획은 인정하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추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내 종교계를 총망라하는 종단 대표들이 한꺼번에 방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만약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면 한반도 정세 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7대 종단 대표들은 김 위원장에게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종단 대표들이 정부의 공식 메신저 자격은 아니지만, 이번 방북은 정부 당국과 상당한 물밑교감을 통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7대 종단 대표들은 지난달 16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종교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방북 승인을 요청했으며, 현 장관의 긍정적 답변을 토대로 방북을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예정인 7대 종단 대표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장, 임운길 천도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모나코 예비 왕비 ‘세기의 결혼식’ 앞두고 도망 시도

    모나코를 통치하는 알베르(53) 국왕의 약혼녀 샤를렌 위트스톡(33·남아공)이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고향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혔다는 주장이 나와 모나코 왕실이 한바탕 소란에 휩싸였다. 모나코는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는 이번 혼례 준비에 5000만 파운드(약 860억원)를 쏟아부으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위트스톡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편도 항공권을 들고 프랑스 니스 공항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몰래 출국하려다 모나코 왕실 경찰에게 제지 당했다고 프랑스 주간지인 렉스프레스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그는 남편이 될 국왕의 복잡한 사생활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듣고 깊은 좌절감에 빠져 도망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선수 출신인 위트스톡은 알베르 국왕의 어머니인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비교될 만큼 빼어난 외모로 주목 받아 왔다. 그는 경찰 등의 만류로 마지못해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으나 결혼 뒤에도 왕비로서 공식적인 역할은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렉스프레스는 전했다. 모나코 왕실은 국왕의 결혼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왕실 측 변호인은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국왕이 단단히 화가 났다.”며 “이 주간지에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보도로 잔치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질까 봐 우려하는 눈치다. 알베르 국왕과 위트스톡의 결혼식은 30일 록그룹 이글스의 콘서트를 시작으로 사흘 동안 거행될 예정이다. 결혼식에는 유럽 각국의 왕족들을 비롯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모델 나오미 캠벨,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우리나라의 피겨 스타 김연아와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등도 알베르 국왕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임을 감안해 결혼식에 참석한다. 보도의 사실 여부를 떠나 보도의 파장이 워낙 커 결혼식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영국의 메일 인터넷판이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참 종교인 3人이 바라본 평화는…

    참 종교인 3人이 바라본 평화는…

    강원용(왼쪽) 목사와 김수환(가운데) 추기경, 그리고 법정(오른쪽) 스님. 근래 소천·선종하거나 입적한 개신교, 천주교, 불교계 인사 중 ‘참종교인’으로 꼽히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종교계 안팎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정신 잇기와 추모의 물결이 도도한 가운데 당대를 함께 부대끼며 살았던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 사람을 추억하며 종교 간 화합을 다지는 행사가 열린다. 개신교의 대화문화아카데미(원장 강대인)와 천주교의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 불교의 맑고 향기롭게(이사장 현장 스님)가 공동으로 3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명동성당 내 꼬스트홀에서 여는 ‘참종교인이 바라본 평화-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법정 스님과의 대화’.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송월주 스님이 강원용 목사, 김성수 대한성공회 대주교가 김수환 추기경,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가 법정 스님의 삶을 회고하면서 이들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소개한다. 이번 행사는 특히 고인이 직접 설립했거나 사후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탄생한 대화문화아카데미(강원용 목사)와 김수환추기경연구소(김수환 추기경), 맑고향기롭게(법정 스님) 등 세 단체가 뜻을 모아 함께 여는 행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 단체가 각각 개별적으로 고인들의 추모·기념행사를 열어 왔지만 한자리에 모여 이웃 종교인의 삶을 반추하며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모색하는 행사를 열기는 처음이다. 대화마당이 끝난 뒤 이어질 ‘평화를 위한 이웃 종교 간 어울림’이란 주제의 대담도 흔치않은 자리.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갈등 원인이 되고 있는 종교의 모습을 성찰하면서 평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양해룡 신부,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기독자교수협의회장 이정배 교수 등이 대담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MB “종교계, 사회통합에 앞장서 달라”

    MB “종교계, 사회통합에 앞장서 달라”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13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7대 종단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국민통합을 위한 종교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발전을 위한 종교 지도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종교계가 국민의 뜻을 모아 사회통합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 간 상생과 화합을 위해서는 다른 종교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성숙한 태도가 사회통합과 국민통합의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은 인종과 문화, 종교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한 ‘증오범죄법’ 제정의 필요성을 건의하고, 사회통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요청했다. 오찬에는 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 의장인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운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총무,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대주교,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北 종교 개방되면 통일후 사회화합에 큰 도움”

    “北 종교 개방되면 통일후 사회화합에 큰 도움”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북한에도 종교가 개방되면 통일된 이후 사회가 화합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인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을 접견하고 “지난번 독일 방문에서 독일 통일 주역들과 조찬간담회를 하면서 독일도 종교를 통해 통일 이후 사회가 화합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토랑 “진정한 통일은 사람에 의한 것” 토랑 추기경은 이에 대해 “분단된 나라에서 통일은 매우 중요하다. 통일은 사람에 의해 돼야 하며, 진정한 통일은 기구에 의한 것이 아니고 우정에 의해, 그리고 문화교류나 종교교류 같은 것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은 종교 간 평화가 잘 유지되는 국가이고 또 가족 간에 종교가 달라도 불편함이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면서 “한국 사람들은 종교가 달라도 종교계의 큰어른들을 서로 존경하는 그런 사회”라고 소개했다. 토랑 추기경은 그러자 “한국은 (종교 간 대화에서) 정말 좋은 예를 보여 주는 국가이며 가족의 가치와 생명에 대한 가치, 젊은이들에 대한 도덕적인 가르침, 이런 것이 잘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접견에는 정진석 추기경과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피에르 루이지 첼라타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 등이 참석했다. ●국내 주요 종교지도자들과 의견 나눠 토랑 추기경은 청와대 방문에 이어 오전에는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자승 스님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토랑 추기경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주재로 오는 10월 27일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리는 ‘세계종교지도자 초청 평화를 위한 기도회’ 공식 초청장을 자승 스님에게 전달했다. 자승 스님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부처님 오신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한 것 등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용주사 종 모형을 선물했다. 토랑 추기경은 이어 오후에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이슬람교, 정교회 등 국내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가진 간담회에도 참석해 종교 간 대화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자승 스님을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 성균관 최근덕 관장, 천도교 임운길 교령, 이슬람교 이행래 이맘, 한국정교회 사무총장 나창규 신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전 사무총장 최수일 목사 등이 참석했다. 토랑 추기경은 25~26일 성균관, 명동대성당, 가톨릭대, 절두산 성지 등을 방문하고 27일 출국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영호남 천주교의 뿌리’ 대구대교구 100돌

    ‘영호남 천주교의 뿌리’ 대구대교구 100돌

    흔히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은 1784년 사신 일행으로 중국 베이징에 갔던 이승훈이 세례를 받고 돌아온 무렵으로 인식된다. 천주교 일각에선 이승훈의 출국 전 천진암에서 이미 공동체 형태의 교의연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한국천주교회의 역사를 그 이전으로 거슬러 잡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한국 천주교회의 태동은 이승훈의 귀국 시점이란 게 통설이다. 한국에 교구가 생긴 건 그로부터 50년쯤 후인 1831년. 로마 교황청이 조선교구를 설립해 초대 교구장에 브뤼기에르 주교를 임명한 게 한국천주교 교구의 시초다. 조선교구는 설정 80년 만인 1911년 서울교구와 대구교구로 분리되어 대구교구는 경상·전라·제주지역을, 서울교구는 나머지 지역을 관할했다. 대구교구가 영호남 지역 천주교의 뿌리로 인정받는 이유다. 대구교구는 1937년 광주·전주교구, 1957년 부산교구 분리에 이어 1962년 대교구로 승격됐으며 1969년 또 한차례 안동교구가 분리된 역사를 갖는다. 한국 천주교는 그래서 대구교구의 설정을 놓고 ‘한국 천주교회의 본격적 성장을 알리며 근현대 교회사를 개막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한다. 이 ‘영호남 천주교회의 뿌리’라는 대구교구가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오는 7일부터 15일까지 다채로운 경축행사를 갖는다. 경축행사 주제어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로 루카복음 10장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조건 없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며 참되게 살자는 의미에서 택했다는 게 대구대교구 측의 설명이다. 100년 전 2만여명이었던 교구 신자는 지난해 말 기준 45만 8000명으로 늘어났다. 대구광역시와 김천, 구미, 포항, 경주, 경산 등 경상북도 남부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니 남방교구의 위상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대구교구는 특히 초기부터 파리외방전교회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교구의 도움을 받아 활발한 사회복지활동을 펼치는 교구로 이름나 있다. 그래서인지 경축·기념행사도 대부분 생명나눔과 복지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경축대회의 대미는 마지막 날인 15일 대구 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3만여명이 참가해 열리는 100주년 감사미사. 주한 교황대사와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주교단이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함께 미사를 공동집전한다. 미사가 있을 시민운동장은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사제서품식과 미사를 집전한 곳. 미사에는 파리외방전교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교구, 타이완 대중교구, 일본 나가사키 교구 등 해외 자매협력교구 인사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지난달 8일 대구 계산주교좌성당에서 막이 오른 제2차 시노드도 중요한 부분.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주제로 수차례의 총회와 협의를 통해 대구교구의 새로운 100년의 길을 모색하게 되는 만큼 다른 교구들도 주목하는 행사다. 대구대교구 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모두 제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진정한 복음화가 이뤄지고 복음이 멀리 퍼져 나가므로 각자 삶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웨딩마치] 천상의 어머니 핑크빛 금반지에 로열키스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웨딩마치] 천상의 어머니 핑크빛 금반지에 로열키스

    ‘웨이티 케이티’(기다리는 케이티)의 기다림은 끝났다. 영국 왕실이 350년 만에 맞은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21세기 신데렐라로 탄생하는 순간, 전 세계가 숨을 죽였다. 1997년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으로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14년 뒤인 29일(현지시간) 아들 윌리엄 왕자가 오랜 연인을 신부로 맞아들이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아들에게 당부했던 다이애나비의 소원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이날 결혼식에서 두 번째 울려퍼진 성가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 오, 당신은 나의 위대한 구세주’는 다이애나비의 장례식 때 나왔던 곡이다. 영국 언론들이 “엄마(mom)가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는 제목을 뽑아냈듯,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등장한 반지, 마차 등을 보며 세계인들은 다이애나비를 함께 추억했다. ●웨스트민스터, 슬픔의 장소에서 축제의 장소로 왕실 가족이 등장할 때마다 터져나온 관중들의 함성은 오전 11시 얼굴 가득 미소를 띤 미들턴과 아버지 마이클이 탄 롤스로이스 팬텀Ⅵ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입구로 미끄러져 들어오자 극에 달했다.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쓴 신부의 미소는 베일 속에서 환하게 빛났다. 은방울꽃, 수염패랭이꽃 등으로 꾸며진 소담한 부케가 그의 손에 꼭 쥐여져 있었다. 초 단위로 짜인 결혼식은 세인트제임스궁이 발표한 것처럼 철저히 영국 왕실 전통을 엄수하며 진행됐다. 영국 성공회 수장 로언 윌리엄스 대주교 아래 나란히 서서 윌리엄이 미들턴의 손에 핑크빛이 도는 웨일스산 금반지를 끼워 주면서 평생을 약속했다. 이 반지는 엘리자베스 여왕 모후의 1923년 결혼식에 이어 1981년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에 쓰였던 금반지로 만든 것으로 다이애나비가 아들에게 물려준 유품이다. 50개국 정상을 포함해 팝 스타와 외국 왕족 등 1900여명의 하객들이 결혼 서약의 증인이 되어 줬다. 75분간의 예식을 마치고 왕자비가 된 미들턴은 윌리엄 왕자와 함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버킹엄궁까지 런던의 주요 명소를 두루 거치는 퍼레이드에 나섰다. 세기의 결혼식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소나기에 천둥까지 예고됐던 이날 날씨는 거짓말처럼 맑게 갰다. 이들이 탄 마차는 30년 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결혼식 퍼레이드 때 탔던 것으로, 1902년 제작된 ‘스테이트 랜도’다. 이날 런던은 유니언잭(영국 국기)이 일렁이는 거대한 바다로 돌변했다. 특히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펼쳐질 새 왕실 부부의 키스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십만명에 이르는 군중의 물결이 더 몰 거리를 따라 버킹엄궁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오후 1시 25분. 버킹엄궁 발코니에 등장해 대규모 인파를 목격한 미들턴의 첫마디는 ‘와우’(wow)였다. 이제 캠브리지 공작부인이 된 아내와 두 차례의 짧은 키스를 나눈 윌리엄 왕자의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자 군중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이제 버킹엄궁에 신·구세대 왕실 가족이 나란히 자리하게 된 것처럼, 2차 대전 당시 위용을 떨쳤던 구세대 전투기인 랭커스터 폭격기와 스핏파이어, 신세대 전투기인 타이푼, 토네이도 등이 차례로 런던 상공을 가로지르며 분열식을 펼쳤다. 1923년부터 시작된 왕가 결혼식의 전통이다. ●영국 육군 제복으로 전우애 드러낸 윌리엄 윌리엄 왕자는 네이비 블루의 공군 정복 대신 육군의 진홍빛 코트 제복을 결혼식 예복으로 입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복은 아프가니스탄전에 참가하고 있는 영국 육군 ‘아이리시 가드’ 보병연대 명예 대령 계급의 복장으로, 지난해 아프간전 참전 도중 숨진 전우 3명을 기리는 전우애가 담겨 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런던은 온통 유니언잭(영국 국기)의 물결로 일렁였다. 도심의 주요 명소마다 결혼식을 눈앞에서 지켜보려는 ‘노숙 관광객’이 수천명이 몰려들어 ‘국제 캠핑장’을 방불케 했다. 영국 전역 5500여곳에서 왕실 결혼을 축하하는 흥겨운 거리 축제가 벌어진 가운데, 1600여명의 육·해·공군과 5000여명의 정복 및 사복 경찰이 도심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이어갔다. ‘짝퉁 신부’들도 등장했다. 윌리엄 왕자의 열성 여성 팬들은 미들턴이 약혼식 발표 당시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로열블루 원피스’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리로 몰려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언론 “경제에 눈 돌려라” 쓴소리도 영국 언론들은 역사적인 왕실 결혼에 대해 여러 평가를 쏟아냈다. 텔레그래프는 “새 부부의 관계는 영국 왕실 가족이 먼 길을 여행해 왔다는 증거”라면서 “오늘 일어난 사건은 영국과 영국 왕족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도 왕실 결혼을 가리켜 “영국 군주 정치에는 새 시대를, 버킹엄궁과 국민들 사이에는 새로운 관계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나라의 암울한 경제 상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수백만 영국 국민에게는 힘든 시기”라면서 “새 왕자비를 미친 듯이 숭배할 때가 아니다. 현실의 세계로 다시 들어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英왕실 첫 평민 며느리…170만 하객 런던 러시

    英왕실 첫 평민 며느리…170만 하객 런던 러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이 2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다. 이번 결혼으로 영국 왕실은 첫 평민 출신 신부를 맞게 됐다. 이날 신부 미들턴이 성당에 입장하면 예배에 이어 영국 성공회 수장 로언 윌리엄스 대주교의 주례로 결혼식이 진행된다. 혼례가 끝난 뒤 신랑 신부는 의사당 앞길과 정부 청사가 몰려 있는 화이트홀 거리, 더 몰 거리를 거쳐 버킹엄궁까지 2.5㎞ 구간을 왕실 마차를 타고 가며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어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분수대 쪽을 향해 축하객에게 답례하며 전통에 따라 키스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버컹엄궁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베푸는 오찬에 이어 저녁에는 찰스 왕세자가 300명의 지인을 초청한 가운데 만찬과 무도회가 펼쳐진다. 신랑 신부는 왕실 숙소에서 첫날밤을 보낸 뒤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은 완벽한 ‘세기의 결혼식’을 위해 27일(현지시각) 최종 리허설을 마무리했다. 영국관광청은 현장에서 결혼식을 지켜볼 110만명 가운데 40%가 외국 관광객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결혼식 당일에만 약 60만명의 관광객들이 추가로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춤추는 영국 왕실 결혼식’ 동영상 인터넷 화제

    ‘춤추는 영국 왕실 결혼식’ 동영상 인터넷 화제

    30년 만에 열리는 영국 왕실의 결혼식이자 ‘세기의 결혼식’으로 불리는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 영국 여왕이 춤을 추며 등장한다면? 영국 통신사인 티-모바일(T-Mobile)이 제작한 광고동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다. 유투브에 공개된 지 이틀 만에 320만의 플레이수를 기록하고 있다. 동영상 속 결혼식은 90년대 보이밴드인 이스트 17의 ‘하우스 오브 러브’(House of Love) 음악으로 시작된다. 대주교가 하객들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하며 등장하고 공주 앤과 자라가 디스코 율동을 선보이며 에드워드 왕자가 등장한다.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왕세자비는 엉덩이를 치고 이어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손뼉을 치며 들어온다. 해리 왕자는 네 명의 여성과 군무를 펼치고 결혼식의 주인공인 윌리엄 왕자가 해리왕자의 등을 넘어 등장한다. 윌리엄 왕자는 케이트를 맞아들이며 둘은 주례의 단상으로 춤을 추며 입장한다. 이 동영상은 6400만의 조회 수를 올리며 인터넷 화제가 된 질과 케빈의 웨딩을 모티브로 한 동영상. 티 모바일은 “윌리엄과 케이트의 결혼 축하 메시지이자 경축분위기를 표현한 것” 이라고 발표했다. 동영상을 본 영국 네티즌들은 “만약 정말 결혼식을 저렇게 한다면?” 이란 즐거운 상상을 하며 세기의 결혼식을 기다리는 중이다. 사진=유투브 동영상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고대문명 꽃’ 엘살바도르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 스페인어로 ‘구세주’란 뜻의 이 땅은 국토의 90%가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그야말로 ‘화산의 나라’다. 엘살바도르는 이 화산지대의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수량의 호수를 갖고 있는 데다 태평양 연안으로부터 진취적인 문화를 흡수할 수 있었다. 28일부터 나흘간 밤 8시 50분부터 방영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은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마야와 아스테카의 고대문명을 꽃피웠던 엘살바도르를 찾는다. 고대 인디오들에겐 낙원과도 같았던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1980년 농민과 지주 사이에 벌어진 토지 분쟁이 원인이 되어 정부군과 게릴라가 12년이나 전쟁을 벌인 엘살바도르 내전이 발생했다. 전쟁은 정권을 비판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데 앞장섰던 로메로 대주교의 암살로 이어졌다. 7만 4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으로 4조 달러에 달하는 재화가 소비됐고, 엘살바도르 국민의 절반이 보금자리에서 쫓겨났다. 그 비극의 흔적은 아직도 그들의 삶에 남아 있다. 제작진은 내전의 상흔과 가난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내일을 일구는 엘살바도르 사람들을 만나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인생의 뜻을 찾아 헤매던 철부지… 과분한 은총 입어”

    “인생의 뜻을 찾아 헤매던 철부지… 과분한 은총 입어”

    정진석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18일 사제 수품(受品) 50주년(금경축)을 맞았다. 정 추기경은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사제 300여명, 신자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경축(慶祝) 미사를 가졌다. 그는 1961년 3월 18일 명동성당에서 노기남 주교의 주례로 사제품을 받았다. 현직 추기경으로 금경축을 맞은 것은 정 추기경이 처음이다. ●베네딕토 16세·MB 등 축하 메시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1951년 사제 수품을 받은 뒤 1998년 은퇴해 현직에서 금경축을 맞지는 못했다. 금경축 행사에서는 정 추기경과 함께 14명 신부들이 사제 수품 50주년을 맞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교황청 인류 복음화성 장관인 이반 디아스 추기경,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신학교 동창 사제인 최창무 대주교 등이 축하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이 대신 읽은 메시지를 통해 “50년 전 오늘, 이곳 명동성당 제대에 엎드려 온 생애를 봉헌하신 추기경님은 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흔들림 없는 중심이 되어 주셨다.”고 축하했다. ●“추기경님 취미는 방콕” 농담에 폭소 강우일 주교는 “내가 등산을 즐기듯 보통 사제들은 한 가지씩 사는 낙이 있는데, 추기경님은 참 무슨 낙으로 사셨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추기경님의 유일한 취미는 ‘방콕’(방에 머무는 것)”이라고 농담을 던져 폭소를 자아냈다. 정 추기경은 “인생의 뜻을 찾아 헤매던 철부지를 주님께서 제자로 불러 존엄한 사제직에 올려주셨다.”면서 “지난 50년을 생각하면 보잘것없는 저에게 과분한 은총을 주셨음에 감격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위기의 한국교회, 종교개혁 현장서 길을 묻다] (상) 백조를 예언하고 죽은 거위…종교개혁의 서막

    [위기의 한국교회, 종교개혁 현장서 길을 묻다] (상) 백조를 예언하고 죽은 거위…종교개혁의 서막

    한국 교회가 위기다. 금권 선거 논란에 휩싸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두쪽으로 갈라져 연일 싸움이다. 전·현직 회장이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교단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수쿠크(이슬람채권)법’ 도입 결사 저지에 나서면서 종교의 심각한 정치 간섭이라는 비판에도 직면하고 있다. 기독교 내부에서조차 2011년 한국 교회에서 500년 전 부패하고 타락했던 종교의 모습을 본다는 우려를 내놓을 정도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15~16세기 종교 개혁을 위해 숱한 피를 감수해야 했던, 지금의 개신교를 출발시켰던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 봤다. 그 현장에서, 한국 교회가 나아길 길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1415년 7월 16일은 토요일이었다. 초여름 보헤미아 왕국(지금의 헝가리)의 동은 일찍 텄다. 오전 6시 미사를 시작으로 콘스탄스 회의는 얀 후스(1372~1415)를 ‘참으로 실제적이고, 공개적인 이단’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악마가 그려진 모자를 씌우고 목까지 쌓아올린 장작더미 속에서 화형시켰다. 성직자들의 부패와 면죄부 판매의 사기성을 비판하면서 로마 교황의 눈엣가시가 된, 체코 출신의 신학자이자 설교가인 후스는 그렇게 최후를 맞이했다. 그의 죽음 뒤 체코 백성들은 사제들과 대주교의 집을 공격하며 민중의 이름으로 콘스탄스 회의를 정죄했다. 200년에 걸친 종교 개혁의 신새벽이 막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후스는 목숨이 다하는 순간, 으스스한 예언을 던진다. “비록 지금 당신들은 거위 한 마리를 태워 죽이려 하지만 100년이 되지 않아 백조 한 마리가 나타날 것이다.” 자신의 이름인 ‘거위’(goose)를 빗대 한 말이었다. 예언처럼 100여년 뒤인 1517년 10월 31일, 인류 역사의 물꼬를 바꾼 마틴 루터의 ‘95개조 명제’(95개 항목에 걸쳐 면죄부 판매를 비판한 항의문)가 독일 비텐베르크성 교회 정문에 나붙었다. 그로부터 다시 500년이 흐른 2011년 3월, 체코 프라하 구(舊) 시가지 광장. 구 시청사의 500년 된 시계탑과 틴 성당 등 중세의 흔적을 간직한 건물들이 광장 주변에 즐비한 핫도그 노점상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북적거리는 관광객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그 한가운데 후스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신성로마제국이 세운 최고(最古)의 대학인 카를대학의 학장이자 틴 성당의 사제를 지냈던 그가 늘 내려다보았거나 천천히 사색하며 걸었을 광장의 한복판에 있지만 세월의 푸르스름한 더께만큼이나 쓸쓸함이 묻어난다. 동상 아래에는 ‘백조 예언’과 함께 너무도 유명한 ‘진실의 7명제’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진실만을 찾아라, 진실만을 들어라, 진실만을 배워라, 진실만을 사랑하라, 진실만을 말하라, 진실만을 지켜라, 마지막 순간까지 진실만을 수호하라.”는 후스의 마지막 외침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박제된 듯 남아 있다. 중세 암흑기가 져야 할 책임의 상당 부분은 로마 교황청에 있다. 종교의 힘을 바탕으로 세속 권력까지 함께 틀어쥔 교황청은 1074년부터 1291년까지 200년에 걸쳐 4차례나 십자군을 보내 유대교도와 이슬람교도를 무자비하게 학살한다. 루터의 종교 개혁이 이뤄지기 전까지 500년에 걸쳐 종교와 세속 부패의 배경이 된 ‘면죄부’는 이때 발행됐다. 십자군 전쟁에서 자행한 온갖 타락과 학살, 강간, 폭력 등을 정당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나마 초기에는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갖췄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죽은 이들에게까지 적용되는 ‘사후 면죄부’가 기승을 부리면서 부패를 부추겼다. 백성들의 소외감도 컸다. 설교는 이해할 수 없는 라틴어로만 이뤄졌고, 포도주도 사제들만 마셨다. ‘무지한 평신도들이 예수님의 피인 포도주를 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후스는 1410년 교황에게 파문당한 뒤에도 프라하 베들레헴 교회에서 라틴어가 아닌 체코어로 설교를 계속했다. 만찬 때는 평신도들에게도 포도주를 나눠줬다. 체코 민중들의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비록 그의 노력이 당대에는 실패로 끝났지만 후스의 후예들은 유럽 곳곳에서 부패한 종교에 대한 저항의 싹을 키우기 시작한다. 체코는 1000만명 남짓한 전체 인구 중 종교가 없는 국민이 63%를 차지한다. 개신교의 뿌리임에도 후스는 어느 교단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관광산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후스의 흔적을 돈 들여 추억하지도, 종교적으로 애써 후스를 기억하지도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후스는 그렇게 역사에서 잊혀 갔다. 프라하에서 만난 한 개신교 한국인 목사는 “후스를 빼고서는 종교 개혁을 논할 수 없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종교의 부패와 타락에 저항하는 후스의 정신이 가장 필요한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 사진 프라하(체코)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英 윌리엄 왕자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

    英 윌리엄 왕자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

    사월의 지구촌을 핑크빛 설렘으로 물들일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왼쪽·28) 왕자의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이다. 영국 왕실은 오는 4월 29일 윌리엄 왕자와 동갑내기 ‘중산층’ 신부 케이트 미들턴(오른쪽)의 결혼식 세부 일정을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릴 결혼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고 텔레그래프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정부 재정난과 긴축 정책 등으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터라 영국 왕실은 한껏 몸을 낮췄다. ●국가 휴일 지정… 신부마차는 없애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의 주례로 진행될 결혼식은 국가 휴일로 지정됐다. 이번 긴축 결혼식의 핵심은 무엇보다 전통 왕실 혼례의 화려하면서도 번거로운 절차로 꼽혔던 신부 마차를 없애기로 한 것. 미들턴은 마차를 타고 연호하는 국민하객들에게 가두 인사를 하는 관례를 깨고 차량으로 신속히 결혼식장에 도착한다. 윌리엄의 검소한 결혼식은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2차 세계대전 종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털어내기 위해 웅장하게 펼쳤던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 작정하고 세계의 주목을 끌어냈던 19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때와는 시대여건 자체가 판이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성바오로 대성당에서 화려하게 열렸던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에서는 부케를 든 다이애나가 신부입장 행진을 하는 시간만 4분 넘게 걸렸다. ●신랑신부 마차 퍼레이드는 관례대로 전반적인 절차와 비용은 줄이되 결혼식 하이라이트인 신랑신부의 마차 퍼레이드만큼은 관례를 따른다.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의 혼례가 끝나면 정오부터 시민들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을 출발해 의회 광장, 화이트홀 등을 거쳐 버킹엄궁으로 들어가는 왕자 부부의 마차 행렬을 지켜볼 수 있다. 마차 행진은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버킹엄궁에 도착한 윌리엄·미들턴 커플은 왕실 전통에 따라 잠시 발코니에 서서 인사한 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환영행사에 이어 찰스 왕세자가 마련하는 만찬과 무도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 너른 성당들을 다 제쳐 놓고 하필이면 좁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을 식장으로 고집한 배경을 놓고도 현지언론들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성당은 엘리자베스 2세와 여왕의 어머니가 결혼식을 올렸던 곳이자 1997년 사고사한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이 열렸던 곳. BBC는 “윌리엄 왕자가 10대 때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픈 공간인 만큼 자신의 결혼식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비용은 왕실과 신부측이 나눠 내기로 결혼식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호사가들은 “아무리 아껴 봤자 3000만~4000만 파운드(약 695억원)는 들어갈 것”이라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경호비용에만 수천만 파운드가 들어갈 것이라는 입방아도 나온다. 파티를 포함한 전체 결혼비용은 왕실과 신부 측이 나눠 내기로 했다. 어린이 파티용품 사업을 해온 미들턴 부모도 재력이 꽤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호나 신랑신부 퍼레이드에 드는 돈은 꼼짝없이 영국 정부의 지갑에서 나와야 한다. ●신혼여행계획 등은 두 사람이 직접 짜 왕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신부의 드레스나 신혼여행지 등 이후의 세부계획은 윌리엄과 미들턴이 직접 짜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사랑을 이어 온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케냐 여행길에서 윌리엄의 프러포즈로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대교구 긴급 사제 회의 전격 취소 왜?

    서울대교구 긴급 사제 회의 전격 취소 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최근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16일 열기로 한 긴급 사제 회의<서울신문 12월 16일자 6면>를 전격 취소했다. 논란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처방으로 풀이되지만 교계 내부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 측은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사제들의 뜻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교회 화합과 일치를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하셔서 사제 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제 회의를 소집한 염수정 총대리주교가 오전 정 추기경을 만나 논의한 끝에 취소를 결정했다는 게 교구 측의 설명이다. 당초 정 추기경은 오후 2시 사제 회의가 시작되면 인사말을 한 뒤 곧바로 퇴장할 예정이었다. 추기경 퇴장 뒤 염 주교 주재로 비공개 난상토론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 군사정권 시절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인 사제 회의 소집을 재가했던 정 추기경이 하룻밤 새 마음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회의 소집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부담스러울 만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데다 교회 신도들도 크게 불안해해 자칫 더 큰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원로 사제들이 정 추기경의 서울대교구장직 용퇴를 요구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회의를 앞두고 교계 안팎에서 정의구현사제단 징계설, 교구장직 거취 표명설 등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최홍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평협)은 “이런 때일수록 말을 많이 하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면서 “모두가 화합과 일치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사제 회의 결과를 본 뒤 입장 표명 여부를 결정하려던 평협도 사실상 ‘침묵’에 들어갔다. 한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 소속 6개 종교 지도자들은 15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이스라엘 예루살렘 등 기독교 성지를 순례하는 ‘2010 이웃종교 체험 성지순례’를 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학생연애권/김성호 논설위원

    요즘 세상에 남녀 간 사랑에 제한과 제약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근대화 이전 봉건적 사회에서 통념과 규율을 벗어난 사랑과 연애는 목숨까지 위협 받는 위험한 것이고 비극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철천지 원수인 가문의 틈새에서 몰래 사랑을 키우다 비통한 최후를 맞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속 두 주인공. 그 남녀는 여전히 통념·규율에 희생된 비련의 전형으로 회자된다. 숭고한 사랑을 위한 몸부림은 왕관과 종교의 포기로까지 이어진다. 1936년 미국 이혼녀 심프슨 부인과 열애 끝에 국왕자리를 박찬 영국왕 에드워드 8세. 2001년 한국 여성과 결혼해 로마교황청으로부터 파문 당한 잠비아 출신 에마뉘엘 밀링고 대주교. 왕관을 버린 에드워드 8세나 파문 당한 밀링고 대주교의 공통점은 사랑과 연애를 위한 현실의 극복일 터. 역시 연애의 과정은 고통스러운가 보다. 이 땅에서 ‘자유 연애’가 퍼지기까지는 갈등의 점철이었다. 자유 연애라면 1920년대 초 서방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신여성의 사랑을 시초로 든다. 부모가 정한 배필을 얼굴도 못 보고 결혼하던 시절 자유연애는 자아의 발견과 독립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당시 이광수가 학지광에 발표한 ‘혼인에 대한 편견’을 보면 “연애의 근거는 남녀 상호의 개성 이해, 존경과 상호 간에 일어나는 열렬한 애정”이라 쓰고 있다. 강압적 결합이 아닌 쌍방 관계의 주창이었으니 자유연애는 분명 혁명이었을 것이다. 청소년 인권단체인 아수나로가 ‘학생 연애권’을 들고 나섰다. 전국 중·고교의 81%가 이성교제·신체접촉을 금하는 교칙을 두고 있단다. 학교는 학생들의 사랑과 성을 처벌하는 전근대적 인식에 매몰됐으니 청소년들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달라는 주장이다. ‘남녀가 50㎝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거나 ‘이성교제로 세번 적발시 퇴학’이란 학교들의 규정을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가뜩이나 달포 전쯤 서울시교육청이 청소년 미혼모의 학습권과 인권 보장을 위한 학생생활규정을 제·개정토록 학교들에 공문을 보낸 마당이다. 1920년대 신여성의 ‘자유 연애’시절 혼돈을 떠올린다. 미국에선 요즘 남녀 학생이 따로 수업을 받는 교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 미혼모의 학습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진동하는 때 ‘남녀칠세부동석’식 격리야 시대착오일 터. 하지만 다름에 대한 인정에서 키워가는 성숙한 성적 결정권이 더 낫지 않을까. 요즘 흔한 인권의 홍수 속에서 말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추기경들 로마로 집합” 교황 ‘아동 성추행’ 회의 소집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가톨릭계의 최대 위기’로 꼽히는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9일 로마에서 추기경 회의를 소집한다고 AP통신, AF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기경단 회의에서 아동 성추행 문제를 직접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가톨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청은 “이번 회의는 교황청 내 신앙 감시 기구인 ‘신앙교리회’의 수장 윌리엄 조셉 레바다 추기경이 주관하며 200명 이상의 추기경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영국 성공회 신자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절차도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앙교리회는 교황이 추기경 시절에 이끌었던 기구다. 회의 주관자인 레바다 추기경은 샌프란시스코 대주교 출신의 완고한 보수주의자로,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들로부터 사건을 은폐한다는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아일랜드 가톨릭 성직자들에 의한 수백건의 성추행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유럽은 물론 미국 가톨릭에서도 성추행 사례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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