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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은 ‘동성애 커플 지지’… 보수 성향 한국천주교 대응은

    교황은 ‘동성애 커플 지지’… 보수 성향 한국천주교 대응은

    “동성애자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참해져선 안 된다. 나는 동성애 커플 보호 장치로서 시민결합법을 지지한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로마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애 커플’ 지지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가톨릭의 오랜 가르침과 명백히 모순된다’는 보수 측과 ‘역사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진보 측 입장이 엇갈린다. 전통을 뒤엎는 가톨릭 최고수장의 발언에 전 세계 천주교계가 뒤숭숭하다. 보수 성향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출범첫 회견서 ‘생명수호와 낙태반대’ 강조 가톨릭 근본교리를 허물 발언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중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6년 임기를 마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뒤를 이어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새 의장주교로 선출됐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부의장,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서기를 맡아 의장을 보필하며 한국 천주교를 이끌게 됐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로마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교황을 정점으로 한 교황청의 사목과 행정 지침을 한국 교회에 전달·집행하고 한국 천주교의 사목·신행 방향을 결정짓는, 한국 천주교 최고의 의사 결정기구라 할 수 있다. 주교회의의 결정사항은 그대로 한국 천주교회의 실천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게 관행이다. 그런 만큼 한국 천주교계는 새 수장을 맞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전 김희중 의장 체제와 사뭇 다른 지도부 성향 때문이다. 윤리 전공인 이용훈 주교는 천주교 전통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교회일치에 치중하며 개혁적 행보를 이어 온 전 의장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실제로 주교회의는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방향성을 둘러싼 ‘소리 없는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지난달 16일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있었던 신임 의장단 기자회견은 한국 천주교계의 새로운 행보를 확실하게 예시한 자리였다. 회견에서 주된 관심사는 단연 최근 큰 이슈인 ‘낙태죄 폐지’였다. 이 주교를 비롯한 의장단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생명수호와 낙태반대’라는 변함없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반발해 “여성 입장을 이해해 달라”며 집단운동에 나선 천주교 여성 평신도들의 항의에 대해선 “교회 안에서 잘 가르치지 못한 탓으로, 책임을 느낀다”며 “생명수호와 낙태반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주교회의 차원에서 준비하겠다”고 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 커플 지지”변화·균열 앞에 한국천주교 대응 주목 ‘낙태 절대반대’ 말고도 새 지도부는 생태 환경 보호 등 전통과 윤리의 중시와 집행에 집중했다. 그런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보수성 짙은 우리 천주교 새 지도부의 출범 시점에 터져 나온 교황의 메가톤급 개혁 발언이 한국 천주교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세계 천주교 수장은 이제 동성애를 인정하자는데 한국 천주교 새 지도부는 낙태죄를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물론 낙태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앨프리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는 지난달 정부가 조건부 낙태를 허용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낙태 합법화 추진에 대한 가톨릭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천주교계가 목숨처럼 지켜 허물 수 없다던 그 천부의 영역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동성애 커플을 지지한다는 교황의 폭탄 선언 말이다. 이성 간 결합만 인정하던 전통을 허물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현실의 ‘생명 존중’ 요구에 눈과 귀를 트고 있는 것이다. 교황의 ‘동성애 지지’에 한국 천주교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교회의 교리만 고집할 게 아니라 세상 속 사람들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천주교 여성 신자들의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향한 종교계 연대 움직임도 일고 있는 판국이다.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비행기에서 내려 한국 땅을 밟자마자 가장 먼저 ‘순교자의 땅’이라며 땅바닥에 입을 맞췄다.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의 순교자를 냈다는 그 한국천주교의 뿌리는 누가 뭐래도 평신도다. 이제 그 뿌리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인종 갈등 해결 앞장 주목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인종 갈등 해결 앞장 주목

    미국 최초로 흑인 추기경이 탄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흑인 사제인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 워싱턴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지난 6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예배와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 등을 동원해 사람들을 해산했다”며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학대 행위를 뿌리 뽑는 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에서 “그리스도 교회를 돌보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해 준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부터 워싱턴DC 대주교를 맡았으며 오는 11월 28일 추기경이 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 나왔다…교황, 새 추기경 13명 임명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 나왔다…교황, 새 추기경 13명 임명

    미국 최초로 흑인 추기경을 배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발 표했다. 여기에는 흑인 사제인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 워싱턴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이후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이에 인종차별 바이러스가 여전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일갈했다. 특히 지난 6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예배와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 등을 동원해 사람들을 해산했다”며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학대 행위를 뿌리뽑는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에서 “매우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이라며 “그리스도 교회를 돌보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부터 워싱턴DC 대주교를 맡았으며 오는 11월 28일 추기경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임명한 추기경은 약 128명으로 전체 57%에 이른다. 나머지 90여명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때 임명된 추기경들이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9명은 나이가 80살 미만이어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신임 추기경 9명의 출신국은 이탈리아가 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필리핀·몰타·칠레·르완다·브루나이가 1명씩이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르완다와 동남아시아 브루나이에서 추기경을 처음으로 뽑은 것은 가톨릭교도가 극소수에 불과한 지역에 대한 교황의 배려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특히 브루나이는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로 다른 종교도 인정하나 포교는 금지된 곳이기도 하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높은 성직자 지위다. 현재 전체 추기경 규모는 220명 안팎이며 이 가운데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2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교황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 임명” 깜짝 발표

    교황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 임명” 깜짝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을 임명한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는 창문 발코니에서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워싱턴DC의 주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를 포함해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깜짝 발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들 13명의 추기경 임명식은 다음달 28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치러진다. 그레고리 주교는 진보적인 견해를 교황과 공유하고 있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사제 서품을 받아 17개월 전 성 추문에 연루돼 물러난 도널드 우엘 추기경을 대신해 주교에 임명됐다. 교회 안에서 성 추문에 대해 가장 단호한 의견을 천명해 왔다. 미국주교회의 의장으로 2002년 추문에 연루된 성직자들을 엄벌하도록 교회 지도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로만 가톨릭을 존중한다고 하고 쇼를 하듯 성스러운 장소를 찾는 행태를 앞장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찾았던 성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도 “불가해하고 짜증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는데 백악관 근처에서 벌어진 평화로운 집회를 해산시키도록 명령한 바로 다음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요한 바오로 2세는 “존중과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이나 찍겠다며 최루탄과 다른 방해를 통해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흩어지게 하고 위협하는 일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기경이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바로 아래의 지위를 갖는다. 교황을 교회 수장으로 선출할 권리를 지녀 교황 선출을 위해 비밀리에 소집되는 회의, 이른바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임명된 13명 가운데 네 명은 이미 80세를 넘겨 교회법에 따라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못한다. 나머지 아홉 명의 신규 추기경들의 국적은 이탈리아, 몰타, 르완다, 미국, 필리핀, 칠레, 브루나이, 멕시코 등이다. 바티칸 전문가들은 이번 추기경 임명이 언젠가 자신의 후임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에 대한 교황 스스로의 영향력을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한다. 교회 소식을 전하는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기 도중 60%의 추기경들을 임명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세 명의 교황 성하를 모신 이탈리아 사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84), 교회 성인 시호를 주관해온 이탈리아 주교 마르첼로 세메라로(72), 교황에게 자문으로서 꽤나 영향력 있는 시노드 주교인 몰타 국적의 마리오 그레크, 르완다 키갈리의 대주교인 앙트완 캄반다, 필리핀 카피즈 대주교인 호세 푸에르테 아드빈쿨라, 칠레 산티아고 대주교인 셀레스티노 아오스 브라코 등이 새로 추기경에 임명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교황 “동성 커플 지지”… 보수 가톨릭계 “월권 행위” 반발

    교황 “동성 커플 지지”… 보수 가톨릭계 “월권 행위” 반발

    동성애자에게 보수적인 가톨릭교회 수장인 교황이 ‘동성 결합법’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동성 결합법을 지지한다”고 발언하면서 교회에서 동성애자 인식 문제에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동성 결합법은 동성 결혼의 대안으로, 동성 커플에게도 이성 간 결혼으로 발생하는 모든 권한과 책임을 법적으로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교황은 이날 로마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 ‘프란치스코’에서 “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면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성 결합법이다. 이는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길”이라며 “나는 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은 동성애자를 존중하라고 가르치면서도 동성애 자체를 ‘본질적으로 무질서’한 상태로 본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 동성 결합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있으나 2013년 교황 즉위 이후에는 처음이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는 동성 결합법을 공개 지지한 역대 첫 교황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으로서 ‘금기’를 깼다는 비판에 이탈리아 예수회 소속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의 발언은 교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옹호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이 성소수자(LGBTQ) 이슈와 관련해 가톨릭계에서 역사적인 방향 전환을 일으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로이터통신에 “동성 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 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파장은 만만찮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파로 꼽히는 토머스 J 토빈 주교는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발언은 교회의 오랜 가르침과 명백히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성가족성당의 주임 사제인 제럴드 머레이 신부는 “교황의 발언은 월권”이라면서 교회에서 분열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상대적으로 성소수자 문제에 관대한 입장을 취해 온 북유럽 가톨릭 교회 주교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반면 보수적인 아프리카 주교들의 입지를 축소하거나 아니면 이들의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교황의 발언이 “유럽과 북미, 기타 서방국가들에서 교회 안팎의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문화적 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교황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들” 즉위 후 처음 동성결합법 공개 지지

    교황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들” 즉위 후 처음 동성결합법 공개 지지

    “그들(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하나의 가족이 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개적으로 ‘동성결합법’(Civil union law)을 지지한다는 뜻을 2013년 즉위 이후 처음으로 밝혔다. 물론 역대 교황 가운데 처음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가톨릭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교황의 뜻은 21일(현지시간)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를 통해 공개됐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교황은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성결합법이다. 이것은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나는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동성결합법은 동성 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가 채택하고 있다. 이성 간의 결혼으로 발생하는 모든 권한과 책임이 동등하게 부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전기 ‘위대한 개혁가‘를 쓴 영국의 저널리스트 오스텐 아이브레이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해당 이슈와 관련해 가장 명료한 용어로 입장을 표명했다고 짚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일하던 때도 동성 결혼 합법화에는 반대하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10년에 이미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교황으로 즉위한 뒤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즉위 직후인 2013년 7월 동성애자 문제를 두고 “주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은 것은 지금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가톨릭계의 민감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동성결합법 지지 여부과 관련해선 뚜렷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이번 교황의 공개 표명이 성소수자(LGBTQ) 이슈와 관련한 가톨릭교회의 역사적인 방향 전환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로이터 통신에 “동성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성소수자 차별을 강하게 비판해 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가톨릭 칙령 아래에서 동성애는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3년 바티칸 교황청의 칙령을 다루는 신앙교리성은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동성애 행위를 승인하거나 동성결합법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데 나아가선 안된다”고 규정했다. BBC는 이번 교황의 발언이 칙령을 바꾸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교회 내의 조금 더 치열하고 성숙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날 상영된 다큐멘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7년을 조명한 기록물로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감독 에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가 제작했다. 주로 국제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2016년 우크라이나의 자유화 투쟁을 주제로 한 ‘윈터 온 파이어’로 아카데미와 에미상 후보에 올랐고, 2018년에는 시리아 내전의 비극을 다룬 ‘시리아의 비가-들리지 않는 노래’가 에미상 후보에 지명됐다. 한편 교황청 고위 인사가 이달 만료되는 중국과의 주교 임명 합의를 2년 연장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황청 서열 이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 총리(추기경)는 이날 ‘중국과의 합의가 연장됐냐’는 ANSA 통신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파롤린 총리는 합의 연장에 추가 서명은 불필요하다면서 “그것은 이미 2년 전에 서명됐고, 이번에는 단순히 2년 연장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가톨릭교회가 이 합의를 토대로 하나가 되고 복음의 도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합의 사항의 완전 공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교황청이 이르면 22일 합의 연장 사실을 부분적으로나마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폼페이오 미 국무에 “안 보고 싶다”고 한 이유

    프란치스코 교황, 폼페이오 미 국무에 “안 보고 싶다”고 한 이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알현하고 싶다고 요청한 것을 거절했다. 대선 기간에 정치인을 만나 특정 정파를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중국과 가톨릭 교회를 싸잡아 비판한 데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고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간) 전했다. 교황청은 폼페이오 장관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중국 문제를 자꾸 가톨릭과 연결지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 9월 초 폼페이오 장관은 10월 초 중국인 주교를 새로 임명하려 함으로써 “도덕적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너무 자유주의적이란 보수적인 가톨릭 유권자들을 포함해 보수 성향 가톨릭 단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의 많은 가톨릭 신도들이 박해받고 있으며 공식적인 중국의 가톨릭 기관 대신 교황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지하 신앙활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도 2018년 바티칸 교황청은 중국인 주교를 임명하는 과정에 중국 정부와 머리를 맞대기로 합의했다. 당시 교황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중국의 가톨릭 신도들이 단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30일 로마에서 취재진에게 바티칸이 중국의 종교 자유를 지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중국보다 더 종교의 자유가 압살당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바티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AFP 통신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폼페이오 장관을 알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교황은 이미 명확하게 선거 기간 중의 정치인을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들은 가톨릭 교회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처럼 비칠 소지가 있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바티칸이 중국과 합의하는 일은 미국과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도 폼페이오 장관이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며 이런 이슈에 대한 토론은 “사적으로” 타협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요한 바오로 교황 혈액 담긴 ‘성골함’ 도난당해

    요한 바오로 교황 혈액 담긴 ‘성골함’ 도난당해

    이탈리아 중부의 한 성당에서 보관하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혈액이 담긴 황금 성골함이 도난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중부 도시 스폴레토 성당의 관리인이 23일 밤 제단에 모셔진 요한 바오로 2세의 성골함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해 교구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로이터가 현지 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성골함에는 요한 바오로 2세의 혈액 몇방울이 담긴 유리병이 보관돼 있었다. 성인으로 시성된 바오로 2세의 유골함은 폴란드 크라쿠프 대주교가 2016년 스폴레토 누르시아 대주교에게 선문한 것이다. 성골함은 다음 달 요한 바오로 2세의 이름을 딴 중부 움브리아주 새 성당으로 옮겨질 예정이었다고 한다. 스폴레토 성당이 속한 대교구의 레나토 보카르도 대주교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성골함을 성당과 신자에게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보카르도 대주교는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당시 교황청에서 근무하며 교황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고위 사제 가운데 한 명이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 일을 절도 범죄로 보고 성당 내외부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찾고 있다.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264대 교황으로 즉위해 2005년 선종할 때까지 27년간 재위했다. 네덜란드 태생인 ‘하드리아노 6세(1459∼1523) 이래 455년 만의 비이탈리아인 교황이자 20세기 최연소 교황 등의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교황은 과거 종교의 이름으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는 고백을 해 주목받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반도 평화의 횃불 든 천주교 “1억명 서명운동에 앞장”

    한반도 평화의 횃불 든 천주교 “1억명 서명운동에 앞장”

    `한반도 종전 평화 우리가 견인한다.´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이 한창인 가운데 종교계가 선봉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나서 주목된다. 천주교계가 종단 차원의 전국적인 서명운동 동참을 적극 독려하고 거점 매장인 `평화의 가게´ 운영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성직자·수도자들이 이에 호응하는 1인 시위에 돌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전쟁 휴전에서 평화로 나아가자는 목소리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국제 캠페인. 한국전 발발 70년인 올해부터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인 2023년까지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에 대한 전 세계 1억명 서명과 각계 지지선언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외 400여 단체가 참여, 온라인 웹사이트(endthekoreanwar.net)와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천주교계가 캠페인의 최전선에 나섰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고 나선 데 이어 캠페인 명예대표인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지난 14일 “모든 분들이 평화의 횃불을 들 수 있길 바란다”며 서명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22일 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천주교계는 지난 7월 말 의정부교구 파주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열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의정부교구가 각 본당에 공문을 발송해 신자들에게 참여를 독려한 뒤 10곳 넘는 본당이 참여했고 전주교구를 비롯한 다른 교구 본당과 수도회로 서명운동이 번지고 있다. 천주교계는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은 물론 프랜차이즈 매장, 학원, 병원 등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손님들의 서명운동 동참을 돕는 ‘평화의 가게’를 모집하고 있다. 천주교계의 캠페인 선봉 자임에 개신교와 원불교, 천도교 성직자·수도자들이 ‘한반도 종전과 평화를 위한 Korea Peace Appeal 함께 서명해요’를 내건 1인 시위로 호응하고 나섰다. 이들은 남북 평양공동선언 2년을 맞아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2주 동안을 `한반도 종전 평화 집중행동 주간´으로 설정한 뒤 지난 21일부터 각 종교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26일까지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정문 앞, 흑석동 원불교소태산기념관 정문 앞, 경운동 천도교 중앙대교당 수운회관 앞 등에서 진행한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화위 측은 “많은 이들이 한반도 종전과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지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 대통령, ‘방역 적극 협조’ 천주교에 사의 “국민 위해 기도를”(종합)

    문 대통령, ‘방역 적극 협조’ 천주교에 사의 “국민 위해 기도를”(종합)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염수정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고 코로나19 위기의 조기 극복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 천주교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미사를 중단하는 등 천주교가 방역 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데 사의를 표했다. 천주교회에선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26일 전국 16개 교구가 미사를 중단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며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수난의 시간에 예수님께서 ‘모두 하나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셨던 기도를 되새겨 본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지도자들은 정부의 방역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문 대통령을 격려했다.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는 “최근 대구에서는 광화문 집회 후 이에 연관된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서로 나누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고, 그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권혁주 주교는 “코로나와 싸우면 대통령이 꼭 이길 것”이라며 “선이 악을 이기는 이치”라고 힘을 보탰다. 유흥식 주교는 “코로나19는 혼자 힘으로 이겨낼 수 없다”면서 “내년에 탄생 200주년인 김대건 신부님의 보편적 형제애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며 “기회가 되면 (김대건 신부 관련 행사에) 참석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문 대통령은 지난해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 미사를 집전한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에게 “많은 신부님, 수녀님, 연도대원의 기도 속에 조용히 떠나셨다”며 각별히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천주교가 지도력을 발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희중 대주교는 “코로나19 극복과 국태민안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주시길”이라고 기도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는 뜻을 담아 ‘묵주 기도의 모후’라는 제목의 성화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7월 개신교, 불교 지도자와 간담회를 한 것에 이은 문 대통령과 종교계와의 소통 자리다. 현 정부에서 천주교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개신교 지도자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文대통령 “국민들 지치고, 짜증나고, 분노도 있다… 용기와 기도 나눠달라”

    文대통령 “국민들 지치고, 짜증나고, 분노도 있다… 용기와 기도 나눠달라”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들 마음이 매우 지치고, 짜증도 나고, 심지어는 아주 분노하는 그런 마음들도 많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 주고,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종교 지도자들께서 용기와 기도를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최근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와 관련,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교계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방역 상황이 더 악화가 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고용도 무너져서 국민들 삶에서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한순간 방심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서 우리 방역이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방역 책임자로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자칫하면 그 성과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주까지가 고비인데 이번 주가 특히 중요하다.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수난의 시간에 예수님께서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셨던 기도 말씀을 되새겨 본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어려울 때일수록 천주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 왔다”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들과 나눔과 상생의 정신으로 함께 해 주셨다”고도 말했다. 염수경 추기경은 “최근 들어 종교시설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재유행 조짐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코로나19의 희생자들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서 여러 차례 기도해주셨다. 저희 모두도 우리 신자들과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함께 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김준철 신부 등 천주교계 지도자 9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7월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간담회와 지난 7월 한국불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이은 종교계와의 소통의 자리로, 현 정부에서 한국 천주교 지도자를 처음으로 초청한 행사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법인이사 전원 ‘직무 정지’ 처분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법인이사 전원 ‘직무 정지’ 처분

    경기도가 나눔의집 이사회를 무력화하는 조치를 내려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 21일 나눔의집 이사들의 직무 집행정지를 통보했다. 도 관계자는 28일 “나눔의 집에 대한 민관합동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들에 대해 직무 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며 “지난 6∼22일 현장 조사를 마치고 서류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현장 조사를 추가로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직무 집행정지 처분이 내려진 법인 이사진은 감사 2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이다. 도는 민관합동조사 방해,후원금 용도 외 사용,보조금 목적 외 사용,노인복지법 위반,기부금품법 위반 등을 이유로 이사들의 직무를 정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나눔의 집 법인의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경기도가 내세운 직무 집행정지 처분의 이유는 모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지난 24일 수원지법에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내린 처분의 절차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소명절차가 누락된채 처분이 내려진데다가 경기도가 발송한 처분 공문에 임원 전원이라고 명시했으나 개별 통지하지 않은채 대표이사에게 송달됐기 때문이다. 나눔의집 법인 측은 사전통지와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은채 이사와 감사 전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6대 종교계 수장들이 나눔의집 조사와 처리 과정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이범창 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은 28일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종교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나눔의집’에 관한 문제 제기와 조사 등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그 과정들이 또 다른 갈등을 확대하는 양상이 되고 있지 않은지 깊이 우려된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등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불편부당하게 정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성소피아’ 85년 만에 이슬람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재검토” 반발

    ‘성소피아’ 85년 만에 이슬람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재검토” 반발

    “에르도안 민족주의 앞세운 정치 행보”“전 세계 기독교 반감” 美·EU 등 비판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터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대성당이 85년 만에 ‘박물관’에서 ‘사원’ 지위를 되찾았다. 1500년 동안 동방정교와 이슬람 교당을 번갈아 거쳤던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 대성당이 종교시설 역할을 되찾은 것이지만 특정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문화유산을 희생시켰다는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10일(현지시간) 성소피아 대성당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취소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법원 결정 직후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동로마제국 유스티니아누스 1세 시절인 537년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완공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다. 그러나 1453년 오스만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뒤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만제국이 멸망한 이후 세속주의를 앞세운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이 1934년 내각회의에서 대성당을 박물관으로 전환했다. 대성당은 매년 400만명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도 ‘이스탄불 역사지구’ 내 박물관으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무슬림 사이에서 모스크 전환 요구 목소리가 커져 왔다. 이에 최고행정법원은 지난달부터 지위 변경 안건 심의에 착수했고, 이날 “성소피아는 성격이 모스크로 규정됐고 그 외 사용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대성당 밖에서는 신도 수백명이 환호했지만 유네스코와 미국, 유럽연합(EU), 정교회가 강력한 그리스·러시아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당장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슬람 민족주의를 앞세워 하락하는 인기를 되살리려 한다는 비판이 떨어졌다. 유네스코는 “다음 회의에서 대성당의 세계유산 지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공개 반대했다. 세계 교회 협의회는 항의 서한에서 “터키의 개방성을 뒤집고, 대성당을 배척과 분리의 상징으로 바꾼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도 “전 세계 수백만 기독교인이 이슬람에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역사적 ‘앙숙’인 그리스의 리나 멘도니 문화부 장관은 “전 문명세계에 대한 공개 도발”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민족주의가 터키를 6세기로 되돌렸다”고 비난했다. EU 역시 유감을 표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존 웨인·백인 예수까지 청산 대상…흑인 차별 넘어 ‘백인 우위’ 꼬집다

    존 웨인·백인 예수까지 청산 대상…흑인 차별 넘어 ‘백인 우위’ 꼬집다

    英성공회 수장 “백인 예수, 재검토를” 로레알, 제품 문구서 ‘미백’ 표현 삭제 심슨 가족 “백인 성우, 비백인役 배제” 일부 “나쁜 역사도 남겨야” 지적 속 트럼프, 동상 등 보호 행정명령 서명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인종주의 역사 청산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을 넘어서 역사와 종교, 산업,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백인 우월주의 요소와 흔적을 걷어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인종차별 시위 국면에서 ‘백인 예수’ 논란이 또 불거졌다. BLM 운동을 주도해 온 시민운동가 숀 킹이 최근 트위터를 통해 “예수를 백인으로 묘사한 동상, 벽화 등은 백인 우월주의 형태여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는 26일(현지시간) BBC에 나와 “다른 나라의 성공회 교회에 가보면 ‘백인 예수님’은 없다. 흑인, 중국인, 중동인 등으로 묘사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며 “예수를 백인으로만 묘사하는 것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위스콘신주 메디슨 주교 도널드 하잉은 “조각상, 그림 등은 하나님이 사랑과 예수의 부활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한 것”이라며 “아우슈비츠가 기념관과 박물관으로 남아 있는 것처럼 (일부 동상에 대해서도) 우리는 역사의 가장 나쁜 측면도 기억하고, 우리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부극의 전설’ 존 웨인도 청산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소속 민주당원들이 그의 동상 철거와 그의 이름을 딴 ‘존 웨인 공항’ 개명 작업에 착수했다. 백인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생전 인터뷰 발언이 문제가 됐다. 웨인은 1971년 한 인터뷰에서 흑인들이 책임감을 가질 때까지 백인 우월주의가 필요하다며 “과거 흑인들이 노예였다는 것에 대해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은퇴 뒤 웨인이 거주했던 오렌지카운티는 그의 업적을 기려 공항 카운티 공항을 그의 이름을 따 교체하고, 1982년에는 공항에 동상도 세웠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백인이 유색인종 역할을 맡는 이른바 ‘화이트워시’(White Wash)는 늘 논란거리였다.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작품 속 인도계 ‘아푸’를 백인 성우가 연기하며 인도 특유의 억양을 구사해 인도계 미국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제작진은 26일 “심슨 가족에서 더는 백인 성우가 비(非)백인 역할의 목소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은 제품 설명에서 ‘미백’, ‘하양’, ‘밝은’, ‘환한’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날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의 인도 지사도 ‘페어 앤드 러블리’(밝고 사랑스러운)가 인종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다른 이름을 쓰겠다고 밝혔다. 페어 앤드 러블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피부 미백 크림이다. 인종차별 시위대에 의한 동상 훼손 행위가 잇따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념물과 동상 등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법무부는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 설치된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하려 한 시위 참가자 4명을 기소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기성품은 치워 줄래…진짜 ‘나’를 만나야 하거든

    기성품은 치워 줄래…진짜 ‘나’를 만나야 하거든

    천재 음악가의 고뇌 담은 ‘모차르트!’ 냉정한 현실에 좌절하는 모습 공감 1990년대 뉴욕 예술가들의 삶 ‘렌트’ 끝까지 응원하게 되는 청년의 꿈·사랑 포장된 나 포기 못하는 취준생 ‘차미’ 본연의 모습 찾는 여정 여성관객 환호“황금별을 찾기 원하면 인생은 너에게 배움터, 그 별을 찾아 떠나야만 해.” 자신을 옭아매는 대주교와 엄격한 아버지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차르트를 향해 후원자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가장 큰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넘버인 ‘황금별’, 가사는 존재의 이유를 찾고 싶다면 혼자 여행을 떠나 세상과 부딪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이 내린’ 천재 음악가지만 미성숙한 인간이기도 한 모차르트가 냉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진정한 ‘나’를 찾으려는 고민과 여정은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한다. 최근 무대에 오른 작품들에도 배경과 등장인물의 특성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경제활동의 어려움은 물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여러 상황들에 움츠러든 관객들은 무대 속 인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끝내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들에서 많은 위로를 받는다.‘모차르트!’와 같은 날 문을 연 뮤지컬 ‘렌트’는 199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더욱 암울한 현실 속 젊은 예술가들을 그린다. 극 중 마약과 에이즈로 고통받는다는 파격적 소재이지만 결국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한 사랑과 자신의 꿈이다.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해 쫓겨나야 할 처절한 상황임에도 굴하지 않고 기타를 잡고,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는다. ‘렌트’에서 에이즈에 걸린 동성 연인을 사랑하는 콜린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35)은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각자 최선을 다해 꿈을 이뤄내자는 게 ‘렌트 정신’”이라면서 “요즘 더욱 지치고 힘든 상황들이 많다 보니 ‘렌트’ 속 인물들의 싸움을 통해 관객들도 힘을 얻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학로에서도 자아를 향한 고민이 이어진다. 남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며 한껏 포장했던 ‘가짜’의 나와 실제 자신 가운데 고민하는 취업준비생을 다룬 뮤지컬 ‘차미’ 공연장에는 매회 20~30대 여성 관객들이 가득하다. 배우들의 통통 튀는 연기 도중에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과 판소리계 소설인 ‘옹고집전’의 책이 등장해 갸우뚱하게 만드는데, 결국은 잘 만들어진 기성품이 아닌 본연의 자기 모습에 집중하고 진짜 나를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23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예매상황판에서도 이 작품들은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연극 부문 예매율 1위인 ‘어나더컨트리’는 파시즘과 대공황으로 혼란스러웠던 1930년대 영국 명문 공립학교에서 권위주의에 맞서는 청년들의 고뇌를 다룬다. 가치관과 성향은 저마다 다르지만 “체제에 순응하든지 바꾸려고 노력하든지 둘 중 하나야. 대안은 없어”, “결국 마지막에 웃는 것은 나야” 등의 대사가 스스로 난관을 이겨내는 힘을 찾도록 일깨워 주기도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진정한 ‘나’를 만나자”…공감 얻는 뮤지컬 속 ‘자아 찾기’

    “진정한 ‘나’를 만나자”…공감 얻는 뮤지컬 속 ‘자아 찾기’

    “황금별을 찾기 원하면 인생은 너에게 배움터, 그 별을 찾아 떠나야만 해.” 자신을 옭아매는 대주교와 엄격한 아버지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차르트를 향해 후원자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가장 큰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넘버인 ‘황금별’, 가사는 존재의 이유를 찾고 싶다면 혼자 여행을 떠나 세상과 부딪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이 내린’ 천재 음악가지만 미성숙한 인간이기도 한 모차르트가 냉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진정한 ‘나’를 찾으려는 고민과 여정은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한다. 최근 무대에 오른 작품들에도 배경과 등장인물의 특성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경제활동의 어려움은 물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여러 상황들에 움츠러든 관객들은 무대 속 인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끝내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들에서 많은 위로를 받는다.‘모차르트!’와 같은 날 문을 연 뮤지컬 ‘렌트’는 199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더욱 암울한 현실 속 젊은 예술가들을 그린다. 극 중 등장인물들이 마약과 에이즈로 고통받는다는 파격적 소재이지만 결국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한 사랑과 자신의 꿈이다.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해 쫓겨나야 할 처절한 상황임에도 굴하지 않고 기타를 잡고,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는다. ‘렌트’에서 에이즈에 걸린 동성 연인을 사랑하는 콜린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35)은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각자 최선을 다해 꿈을 이뤄내자는 게 ‘렌트 정신’”이라면서 “요즘 더욱 지치고 힘든 상황들이 많다 보니 ‘렌트’ 속 인물들의 싸움을 통해 관객들도 힘을 얻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학로에서도 자아를 향한 고민이 이어진다. 남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며 한껏 포장했던 ‘가짜’의 나와 실제 자신 가운데 고민하는 취업준비생을 다룬 뮤지컬 ‘차미’ 공연장에는 매회 20~30대 여성 관객들이 가득하다. 배우들의 통통 튀는 연기 도중에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과 판소리계 소설인 ‘옹고집전’의 책이 등장해 갸우뚱하게 만드는데, 결국은 잘 만들어진 기성품이 아닌 본연의 자기 모습에 집중하고 진짜 나를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23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예매상황판에서도 이 작품들은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연극 부문 예매율 1위인 ‘어나더컨트리’는 파시즘과 대공황으로 혼란스러웠던 1930년대 영국 명문 공립학교에서 권위주의에 맞서는 청년들의 고뇌를 다룬다. 가치관과 성향은 저마다 다르지만 “체제에 순응하든지 바꾸려고 노력하든지 둘 중 하나야. 대안은 없어”, “결국 마지막에 웃는 것은 나야” 등의 대사가 스스로 난관을 이겨내는 힘을 찾도록 일깨워 주기도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기는 남미] 페루 성당 가득 채운 코로나 희생자 사진 중 멀쩡한 AV 배우 논란

    [여기는 남미] 페루 성당 가득 채운 코로나 희생자 사진 중 멀쩡한 AV 배우 논란

    페루 대성당을 가득 메워 화제가 된 코로나19 희생자 사진 중에 멀쩡하게 살아 있는 영화배우의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페루 가톨릭은 아직 이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황당하게 코로나19 희생자로 몰려 사진이 걸린 사람은 스페인의 영화배우 조르디. 사진을 보면 조르디는 단정하게 의사가운을 걸치고 있다. 사진 밑엔 페드로(베드로의 스페인식 발음)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사진 속 인물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락없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의사 페드로를 추모하는 사진 같다. 하지만 실제 그의 직업은 성인영화 배우다. 사진은 그가 의사 역을 맡은 성인영화를 찍을 때 남긴 기념샷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그는 페루 출신도 아니고, 코로나19 희생자도 아니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페루 대성당을 장식한 5000명 코로나19 희생자 중 한 명이 됐다. 5000장의 사진 속에서 '가짜 사진'을 찾아낸 건 날카로운 '매의 눈'을 가진 페루의 네티즌들. 현지 네티즌들은 "대성당이 희생자를 추모한 건 잘한 일이지만 사진을 접수하면서 가짜를 가려내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성당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한 네티즌은 "사진 속 인물이 AV배우라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이상한 연상을 하는 사람마저 있다"며 대성당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한다는 게 오히려 그들을 욕보인 격이 됐다"며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페루 가톨릭은 14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에 있는 대성당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사진을 붙여 놓고 성체축일 미사를 진행했다. 5000장 넘는 사진은 신자석을 가득 메웠다. 공간이 모자라 성당 내벽과 기둥에도 희생자 사진을 붙여야 했다. 강력한 사회적 격리조치 시행으로 신도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사진들만 놓고 열린 미사에서 집전한 카를로스 카스티요 대주교는 사망자를 위해 기도하고 "앞으로 더 어려운 시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성당은 이날 미사에 앞서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로부터 사진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누군가 배우의 사진을 보내 장난을 쳤고, 대성당이 여기에 감쪽같이 속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대성당은 이 배우의 사진을 전달 받은 경위, 사진을 전달한 사람 등에 대해 아직 해명하지 않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모차르트!’ 김준수, 문화 종사자 대표로 CAC 글로벌 서밋 참석… “안전한 공연 위해 최선”

    ‘모차르트!’ 김준수, 문화 종사자 대표로 CAC 글로벌 서밋 참석… “안전한 공연 위해 최선”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5일 서울시가 가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세계 도시 간 온라인 국제회의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벗 서밋 2020’에 참석해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로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연을 맡은 김준수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문화 분야 종사자의 대표로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청자들에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과 안전한 공연을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김준수는 ‘모차르트!’를 준비하는 250여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을 대표해 “요즘 같이 무대를 소중히 느껴본 적 없었다”면서 “공연이 끝나는 순간까지 배우와 스태프, 극장 모두가 누구보다 철저히 방역을 하며 안전한 관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으니 끝까지 무사히 공연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지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박 시장도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겠다”며 김준수의 공연에 대한 간절한 마음에 화답했다.김준수는 또 “작품을 준비하면서 음악과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가 힘든 시기에 ‘모차르트!’의 희망의 노래가 국민 모두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은 오는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작품은 천재 음악가로서의 운명과 그저 자유로운 인간이고 싶은 내면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는 모차르트의 인간적 고뇌를 그려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천재음악가 ‘볼프강 모차르트’ 역에는 김준수와 박강현, 박은태가 이름을 올렸고 그의 아내 ‘콘스탄체’ 역에 김소향, 김연지, 해나, 최고의 권력자 ‘콜로레도 대주교’ 민영기와 손준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으로 신영숙과 김소현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종교지도자협의회, 보건복지부 방문

    종교지도자협의회, 보건복지부 방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가 21일 오후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종교계의 참여와 협력의 뜻을 전달했다. 종지협 공동대표 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유교 손진우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등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원행스님은 “박능후 장관 이하 모든 직원들,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많은 의료진들에게 종교계를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 모든 국민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종교별로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느라 이제야 찾아뵙게 됐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박 장관은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민은 물론 종교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었다”고 화답하고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온 성과가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종교계의 성숙한 의식과 협조를 통해 생활 속 거리두기와 방역에 적극 동참해 주시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사스, 메르스 등 많은 감염병을 겪어봤지만 코로나19는 굉장히 다른 감염병으로 큰 도전이자 위기”라면서 “하지만 이 위기를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피력했다. 정 본부장은 “종교 지도자들께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방역 당국도 최선을 다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종지협은 환담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추진하는 의료진 응원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 기념촬영을 했다. 앞서 종지협은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성금 2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남아공서 태어나 이틀 만에 코로나 사망, 세계 최연소인 듯

    남아공서 태어나 이틀 만에 코로나 사망, 세계 최연소인 듯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지 이틀 밖에 안 된 신생아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일일 보고를 통해 “슬프게도 코로나19로 신생아가 처음으로 숨졌다”면서 “조산으로 태어나 이틀 밖에 안 된 아기가 폐에 문제가 생겨 출산 직후부터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모도 양성 반응을 보였고 아기도 뒤따라 양성 반응을 보였다. 조산으로 인한 기저 질환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아프리카 최연소 코로나19 관련 사망이 맞느냐고 문의했더니 아프리카 질병통제센터(CDC)의 사무국장인 존 은케가송 박사는 “우리의 지식을 총동원했을 때 아프리카 CDC가 파악하고 있는 첫 사례”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5일 생후 사흘 된 신생아가 숨졌다. 출산 후 산모와 아기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 아기를 부검한 의사는 두 번째 사인으로 코로나19를 지목했다. 음키제 장관은 지난 24시간 신규 보고된 사망자 27명 가운데 두 살 된 아이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남아공 사망자는 이로써 339명으로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803명이 증가한 1만 8003명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았다. 다만 사망자는 이집트와 알제리가 각각 680명과 568명으로 남아공보다 많았다. 최근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앞으로 몇달 동안 4만명까지 숨질 것으로 예상됐다. 완치자는 8950명이다. 남아공은 담배와 술까지 금지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봉쇄령이 내려져 있지만 조금씩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한편 남아공의 대주교 에메리투스 데스몬드 투투는 지난 18일 87명의 노벨상 수상자들,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성명을 발표해 세계 모든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있어 어린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 “모든 세대를 잃을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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