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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주교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 선종

    천주교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 선종

    천주교 제8대 대구대교구장을 지낸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가 14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86세. 대구에서 태어나 1965년 12월 사제품을 받은 고인은 이듬해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를 졸업한 뒤 대구대교구 동촌성당에서 임시 주임신부로 근무했다. 청주교구청, 군종 신부, 대구대교구청을 거쳤고, 1972년 한국 최연소로 주교 서품을 받으면서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대구가톨릭병원장, 학교법인 선목학원 이사장도 지냈다. 1985년 1월 대구대교구 대주교에 취임한 다음해부터 21년간 대구대교구장을 역임한 뒤 사임해 원로 주교가 됐다. 고인이 대주교로 재임하는 동안 67개 본당을 설립하면서 교구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3∼1996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을 맡았고, 1994∼2000년 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 총재를 지냈다. 2015년 사제 서품 50주년(금경축)을 맞아 20대부터 써 온 시 99편을 묶은 시선집 ‘오후의 새’를 냈다. 빈소는 주교좌 계산성당이다. 장례미사는 17일 오전 10시 30분 주교좌 범어대성당에서 진행한다. 대구대교구 측은 홈페이지에 이 대주교의 선종 사실을 공지하면서 화환과 조의금은 받지 않는다고 알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염수정 추기경, 미얀마에 5만달러 긴급 지원…정의구현사제단, 모금운동

    염수정 추기경, 미얀마에 5만달러 긴급 지원…정의구현사제단, 모금운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2일 미얀마 가톨릭교회에 서한을 보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미얀마 국민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날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얀마 군부가 평화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한 진압과 폭력을 자행하는 소식을 접하며 깊은 슬픔을 느껴왔다”면서 “군부가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미얀마 국민들께 깊은 연대를 표하며 하루빨리 민주주의를 되찾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염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의 모든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들이 미얀마에 참된 민주주의가 회복되기를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총이 추기경님과 미얀마 신자들, 특히 미얀마의 민주화를 수호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하시길 빈다”고 염원했다. 염 추기경은 서한과 함께 긴급 지원금 5만 달러를 보 추기경에게 보냈다. 서한과 지원금은 주미얀마 교황청 대사로 있는 장인남 대주교를 통해 전달된다.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염 추기경은 미얀마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염 추기경은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얀마의 경험을 듣고자 보 추기경을 한국에 초대했고, 보 추기경은 그해 9월 1일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열린 ‘2018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참석해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지 않는 곳에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이 같은 해 11월 미얀마를 방문해 어려운 상황을 살펴보며 ‘함께하는 교회’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지원금을 매년 보내고 있다. 한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미얀마 국민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사제단은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며 “군부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시민들이 용감하게 저항하고 있으나 날마다 사상자가 늘고 있으며 마치 1980년 5월의 광주를 보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얀마 시민들이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바라고 있다”며 “사제단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기원하는 모금 운동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모금 운동은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사제단은 15일 오후 4시 성동구 옥수동 주한 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수호를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차라리 날 쏘세요” 미얀마 경찰 앞 무릎 꿇고 애원한 수녀님

    “차라리 날 쏘세요” 미얀마 경찰 앞 무릎 꿇고 애원한 수녀님

    “쏘지 마세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지 마세요. 원하면 나를 쏘세요.”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지난달 28일 미얀마 북부 도시 미치나에서 중무장한 경찰 병력을 앞에 두고 도로 한복판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애원하며 두 손을 든 채 울부짖은 한 수녀의 사연을 1일(현지시간) 전했다. 미치나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원 소속 안 로사 누 따웅 수녀는 물러서라는 군경의 위협에도 “교회와 국민, 국가를 위해 생명을 바칠 준비가 됐다”면서 “나는 가톨릭 수녀이자 미얀마 국민으로서 다른 국민들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은 시위대로의 진격을 멈추고 총을 내려놓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누 따웅 수녀는 또 경찰에 쫓기던 시위대에 수녀원을 피신처로 제공하는 한편 부상자들의 응급 치료에도 도움을 줬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수녀님에 의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그는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수녀님의 진심어린 요청으로 군인들의 폭력을 제지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달려갔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누 따웅 수녀의 용기있는 행동이 처음 알려진 것은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 대교구 대주교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당일 자신의 트위터에 수녀의 사진을 올리면서다. 보 추기경은 사진설명으로 “누 따웅 수녀가 자유와 인권을 달라고 항의하는 민간인들에게 총을 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누 따웅 수녀가 눈물로 간청하면서 100명의 시위대가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미얀마 군경이 무자비한 진압에 나서 전국의 시위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쳐 지난달 1일 군사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날이었다. 누 따웅 수녀가 거리에 나서기 전 이곳에서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이를 직접 목격한 누 따웅 수녀가 참다못해 거리로 나선 것이었다. 보 추기경이 공개한 사진들은 이탈리아 유수의 가톨릭 전문 매체들에 잇달아 실리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 교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로마의 한 한국인 사제는 “마치 5·18 광주민주항쟁과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경찰이 2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또다시 실탄을 발사, 최소 3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의 실탄 발포는 지난달 28일 ‘피의 일요일’ 이후 이틀 만이다.특히 이날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지만, 미얀마 군정은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는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찰스 마웅 보 추기경 트위터 캡처
  • 천주교 군종교구장에 서상범 신부

    천주교 군종교구장에 서상범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천주교 군종교구장으로 서상범(티토·60) 신부를 임명했다고 주한 교황대사관이 2일 발표했다. 군종교구는 군인 신자에 대한 사목을 담당한다. 서 주교 임명자는 1988년 사제품을 받았고 2018년부터 서울대교구 대치동 본당 주임을 맡아 왔다. 유수일 주교에 이어 제4대 군종교구장직을 맡게 된다. 한국 천주교의 주교단은 추기경 2명, 대주교 5명을 포함해 총 44명이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스페인 마드리드 한복판 가스폭발로 폐허…최소 3명 사망 (영상)

    스페인 마드리드 한복판 가스폭발로 폐허…최소 3명 사망 (영상)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도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유력일간지 ‘엘파이스’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마드리드 도심 톨레도가의 7층짜리 건물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0대 보일러 수리공 등 최소 3명이 사망했다. 폭발은 400m 밖까지 폭발음이 전달될 정도로 강력했다. 그 여파로 주변은 폐허가 됐다. 무너진 건물 잔해가 거리를 뒤덮었고, 검은 연기가 주변을 에워쌌다. 건너편 건물에 사는 로드리고 베라노(37)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우리 집 발코니까지 잔해가 튀었다. 15초가량 진동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버스에서 내리다가 100m 멀리에서 사람이 쓰러지는 걸 봤다”고 말했다.사고가 난 건물은 가톨릭교회 ‘버진 드 라 팔로마’ 교구 소유로, 지역 사제 숙소 등으로 활용됐다. 이번 폭발로 7층짜리 건물 4개 층이 완전히 소실됐다. 건물 주변으로 학교와 노인요양시설이 몰려 있어 한때 추가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다행히 학교는 폭풍 여파로 온라인 수업 중이었고 노인요양시설에 머물던 57명도 모두 안전히 대피했다. 마드리드 교육청은 어린이 1명이 머리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것 외에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폭발 원인으로는 가스 누출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지언론은 건물 뒤편 보일러 수리 도중 유출된 가스가 폭발을 일으킨 것 같다고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당일 건물 내부에서 가스 냄새가 진동했다는 증언도 있었다.마드리드 가톨릭 대교구는 성명에서 “스페인 전역을 강타한 폭풍 필로메나 영향으로 사고가 난 건물 보일러가 고장 났다. 폭설로 수리가 지연되다 가스 냄새가 진동하자 사제 한 명이 보일러 수리공인 신도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또 보일러 수리공이 수리를 시작한 지 몇 분 만에 폭발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은 “이번 폭발로 보일러 수리공인 35세 남성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20대 사제 1명은 중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를로스 오소로 마드리드 대주교에게 위로문을 보내 안타까움을 전했다.구조 당국은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가스가 자연 연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드리드 당국은 추가 붕괴 위험이 크다며 인근을 통제하는 한편, 호텔 등 대피 주민이 머물 숙박시설을 수배하고 있다. 사고가 난 건물은 날이 밝는 대로 철거될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워싱턴 기념비 바라보는 바이든-해리스 당선인 부부

    워싱턴 기념비 바라보는 바이든-해리스 당선인 부부

    사진 한 장이 모든 역사적 순간을 함축할 수 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전날 조 바이든 당선인이 부인 질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부군인 더그 엠호프와 나란히 선 채 워싱턴 기념비를 바라보고 있다. 얼굴이 보이는 정면 사진도 많은데 이렇게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선택한 것은 이들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책임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다. 역사적인 취임식을 하루 앞둔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듯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 주변에 등불 400개가 켜져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를 떠나 안전 우려 때문에 평소 이용하던 암트랙 열차 대신 비행기를 이용해 메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워싱턴 DC에 입성했다. 워싱턴에서의 첫 일정은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코로나19 희생자 애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그는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면서 “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그것이 우리가 치유하는 방식이다. 국가 공동체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내셔널몰을 비롯한 전국 명소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를 애도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야간 행사를 개최했다. 워싱턴DC 성당에서는 미국인 희생자를 1000명씩 애도하는 의미로 종이 400차례 울려 퍼졌다. 미국인들은 40만명을 표기할 때 400K라고 하는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기억하려고 여기에 있다”며 “해가 지고 땅거미가 지는 사이에 신성한 리플렉팅풀을 따라 어둠에 빛을 밝히고 우리가 떠나보낸 모든 이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오늘 우리는 비통 속에서 함께 치유를 시작한다”며 “우리 미국인은 정신적으로 함께 뭉쳤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변치 않는 소망과 기도는 우리가 이 역경을 계기로 새로운 지혜를 얻는 것”이라며 “소박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 서로 마음을 조금 더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추모행사에는 가톨릭 워싱턴DC 교구의 윌튼 그레고리 대주교를 비롯한 내빈이 소수만 참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어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다음날 정오 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한 뒤 백악관으로 이동,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태어났지만 열 살 때 부친의 실직으로 델라웨어주로 이사해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고 있는 그는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주방위군사령부 야외에서 펄럭이는 12개의 델라웨어주 깃발을 배경으로 고별 연설을 했다. 연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을 돌아보고 델라웨어주에 감사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보를 언급할 때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금 유일하게 애석한 것은 그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가 자신을 대신해 그곳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 장소도 보의 이름을 딴 곳이다. 그는 부모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져 델라웨어로 이사했던 때를 떠올리면서도 목이 메었다. 또 자신이 30년 넘게 일했던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기 전 뉴캐슬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과정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그것들은 내 감정을 자극하지만, 봐라, 여러분은 좋은 시절부터 나쁜 시절까지 내 인생 전체를 함께 해줬다”며 “정말 감사드리며 우리 가족을 대신해 델라웨어 여러분이 저와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하고 싶다”고 했다. 델라웨어에서의 개인적 삶은 비극으로 점철됐다고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소개했다.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잃었고, 변호사이자 정치인으로 앞날이 창창했던 아들 보도 2015년 암으로 숨졌다. 이라크에서 복무하기도 했던 보는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내며 바이든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혔다. 바이든 당선인이 2016년 대선 출마를 접은 것도 아들 보를 잃은 슬픔이 크게 작용했다. 바이든은 “부모님이 가장 필요로 했던 생계 수단을 줬던 이 주는 내게 기회를 줬고 나를 믿어줬다. 나를 카운티 의회에서 연방 상원으로 보내줬다”며 “델라웨어는 우리에게 가능한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항상 델라웨어주의 아들이 될 것”이라며 “내가 죽으면 델라웨어를 내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했다. 고별 연설에는 바이든 당선인의 가족과 주의 선출직 관료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굳히기냐 재역전이냐…이낙연 호남텃밭 챙기기 vs 이재명 “나는 민주당원”

    굳히기냐 재역전이냐…이낙연 호남텃밭 챙기기 vs 이재명 “나는 민주당원”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지지세가 흔들리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광주를 찾았다. 사면론을 제기하는 바람에 돌아선 호남 민심을 챙기기 위한 행보다. 경기도의 독자적 재난기본소득 추진으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어 온 이재명 경기지사는 “나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이라며 정체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책을 고수하되 당과의 갈등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18일 KTX를 타고 광주로 내려가 양동시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면담하고 무등산 입구에 있는 문빈정사에 들렀다. 이 대표는 광주를 방문한 배경에 대해 “이전부터 검토를 했는데 많이 늦었다”며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고통을 받는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종교 지도자를 뵙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호남에서조차 이 지사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하는 등 사면론 후폭풍을 견디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광주·전라 지역 이 대표의 선호도는 21%로 이 지사(28%)보다 낮았다.이 지사는 이날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끝나자 페이스북에 “민생과 개혁, 경기도의 몫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이 지사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경기도는 재정능력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경제 방역과 민생 방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신문에 “대통령께서는 지자체가 알아서 하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강행할 뜻을 재확인했다. 경기도는 이날 재난기본소득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신년기자회견과 겹치고 여권과 이견이 이어지자 취소했다. 이 지사는 최근 정세균 총리,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과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이나 지자체 별도 지급을 두고 언쟁을 벌여 왔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저는 자랑스런 민주당 당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의 측근인 한 의원은 “경기도지사로서 정책도 중요하지만, 민주당 당원으로서 당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이 지사가 원내 지도부와 대화를 이어 가고 있고 당과의 갈등으로 비쳐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선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은 만큼 호남 민심에 따라 이 지사의 독주 모드가 굳어질 수도, 이 대표가 재역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지사도 29일 호남을 찾는다. 광주시가 개최하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이날 광주 지역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갖는 등 호남 민심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개혁 촉구 선언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개혁 촉구 선언

    천주교 사제·수도자 3900여명이 현 정부의 검찰개혁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를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울림은 진실과 비례한다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멀쩡한 인생을 망치게 하고 가진 사람들의 죄는 남몰래 가려 줬던 한국 검찰의 악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검찰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이어 현 상황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개혁 방향에 반발함으로써 스스로 최대 걸림돌이 돼 버린 현실”이라고 진단하고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해지는 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고 했다. 사법부를 겨냥해서도 “(검찰이) 사찰과 정보정치를 업무상 관행이라 강변해도 묵묵부답하는 대목에서는 불안과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에는 전현직 광주대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와 김희중 대주교를 포함해 사제·수도자 3951명이 참여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추 장관을 비판하는 첫 성명이 나왔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등 서울대 교수 10명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립의 본질은 검찰을 권력에 예속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5년 만에 한국 돌아온 ‘꼽추’… 백발 신사들의 마음 울리다

    5년 만에 한국 돌아온 ‘꼽추’… 백발 신사들의 마음 울리다

    공연장 곳곳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년 남성들이 눈에 띈다. 주로 20~30대 여성들이 탄탄한 팬층을 이룬 뮤지컬 공연장에서 다소 낯선 풍경 같다가도 작품과 연결 지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국내 초연 15주년을 맞아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명성을 관객층의 스펙트럼이 확인해 주는 듯했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50분간 프랑스 예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웅장한 무대에서 아름다운 가사와 화려한 안무로 풀어낸다. 1998년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뒤 전 세계 23개국에서 9개 언어로 공연되며 1500만여명의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다. 국내에서도 2005년 프랑스어 버전으로 초연된 뒤 2012년 영어 공연과 2007년부터 여섯 차례 한국어 공연이 열린 친숙한 명작이다. 지난 29일 오후 2시 공연으로 15년 만에 누적 공연 1000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뮤지컬 ‘명성황후’(2009년), ‘맘마미아’(2011년), ‘지킬앤하이드’(2015년), ‘시카고’(2018년) 이후 다섯 번째 기록이다.그만큼 극이 전개되는 스토리와 넘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프렌치 오리지널로 선보이는 프랑스어 특유의 어감이 살려내는 노랫말은 놓칠 수 없는 묘미다. 51개 넘버로만 이뤄진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에 전문 무용수를 별도로 둬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이 있는 프랑스 뮤지컬의 맛을 고유의 언어가 더욱 풍부하게 한다. 극 중 거리 시인 그랭구아르의 ‘대성당들의 시대’를 비롯해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의 사랑을 노래한 ‘벨’(Belle·아름답다) 등 명곡들이 마치 명화의 원작을 마주한 것 같은 전율을 준다. 벽의 질감만 두드러지게 표현한 무대 배경에 가고일 석상, 벽 기둥, 장미의 창, 대성당의 종 등 노트르담을 표현하는 큼직한 장치들이 상징적으로 활용됐다. 시각적으로는 여백이 있어 보이지만 세트 무게는 30t이 넘을 만큼 웅장하고, 공간 곳곳을 원색의 조명이 비추며 사랑과 욕망, 이방인들의 처절한 절규 등이 강렬하게 그려진다. 쉴 새 없이 벽을 오르내리고 종에 매달려 공중을 누비는 무용수들의 활약은 내내 시선을 빼앗는다. 추한 외모를 지닌 꼽추 콰지모도의 소외감, 욕망과 신념 사이에서 고뇌하는 프롤로 대주교의 내적 갈등,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약혼녀 플뢰르 드 리스 사이에서 고민하는 근위병 페뷔스의 심리가 애크러배틱 무용수들의 춤으로 더욱 극적으로 표출된다. 이달 중 1998년 프랑스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인 다니엘 라부아가 프롤로 대주교로 국내 무대에 처음 서 기대를 모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가족 관객이 확인해주는 명성…원어로 더욱 매력 살린 ‘노트르담 드 파리’

    가족 관객이 확인해주는 명성…원어로 더욱 매력 살린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장 곳곳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년 남성들이 눈에 띈다. 주로 20~30대 여성들이 탄탄한 팬층을 이룬 뮤지컬 공연장에서 다소 낯선 풍경 같다가도 작품과 연결 지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국내 초연 15주년을 맞아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명성을 관객층의 스펙트럼이 확인해 주는 듯했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50분간 프랑스 예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웅장한 무대에서 아름다운 가사와 화려한 안무로 풀어낸다. 1998년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뒤 전 세계 23개국에서 9개 언어로 공연되며 1500만여명의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다.국내에서도 2005년 프랑스어 버전으로 초연된 뒤 2012년 영어 공연과 2007년부터 여섯 차례 한국어 공연이 열린 친숙한 명작이다. 지난 29일 오후 2시 공연으로 15년 만에 누적 공연 1000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뮤지컬 ‘명성황후’(2009년), ‘맘마미아’(2011년), ‘지킬앤하이드’(2015년), ‘시카고’(2018년) 이후 다섯 번째 기록이다. 그만큼 극이 전개되는 스토리와 넘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프렌치 오리지널로 선보이는 프랑스어 특유의 어감이 살려내는 노랫말은 놓칠 수 없는 묘미다. 51개 넘버로만 이뤄진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에 전문 무용수를 별도로 둬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이 있는 프랑스 뮤지컬의 맛을 고유의 언어가 더욱 풍부하게 한다. 극 중 거리 시인 그랭구아르의 ‘대성당들의 시대’를 비롯해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의 사랑을 노래한 ‘벨’(Belle·아름답다) 등 명곡들이 마치 명화의 원작을 마주한 것 같은 전율을 준다.벽의 질감만 두드러지게 표현한 무대 배경에 가고일 석상, 벽 기둥, 장미의 창, 대성당의 종 등 노트르담을 표현하는 큼직한 장치들이 상징적으로 활용됐다. 시각적으로는 여백이 있어 보이지만 세트 무게는 30t이 넘을 만큼 웅장하고, 공간 곳곳을 원색의 조명이 비추며 사랑과 욕망, 이방인들의 처절한 절규 등이 강렬하게 그려진다. 쉴 새 없이 벽을 오르내리고 종에 매달려 공중을 누비는 무용수들의 활약은 내내 시선을 빼앗는다. 추한 외모를 지닌 꼽추 콰지모도의 소외감, 욕망과 신념 사이에서 고뇌하는 프롤로 대주교의 내적 갈등,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약혼녀 플뢰르 드 리스 사이에서 고민하는 근위병 페뷔스의 심리가 애크러배틱 무용수들의 춤으로 더욱 극적으로 표출된다. 이달 중 1998년 프랑스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인 다니엘 라부아가 프롤로 대주교로 국내 무대에 처음 서 기대를 모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 개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박홍기)는 생명존중정책민관협의회(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김희중 대주교)와 공동으로 오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사 사회담당 간부를 초청해 ‘생명존중 자살예방 편집인협회 세미나’를 연다. 자살 문제에 대한 언론의 역할을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로 기선완 한국자살예방협회장과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발제를 맡는다.
  •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한국 천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보수적인가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한국 천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보수적인가

    “동성애자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참해져선 안 된다. 나는 동성애 커플 보호 장치로서 시민결합법을 지지한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로마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애 커플’ 지지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가톨릭의 오랜 가르침과 명백히 모순된다’는 보수 측과 ‘역사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진보 측 입장이 엇갈린다. 전통을 뒤엎는 가톨릭 최고수장의 발언에 전 세계 천주교계가 뒤숭숭하다.가톨릭 근본교리를 허물 발언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중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6년 임기를 마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뒤를 이어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새 의장주교로 선출됐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부의장,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서기를 맡아 의장을 보필하며 한국 천주교를 이끌게 됐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로마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교황을 정점으로 한 교황청의 사목과 행정 지침을 한국 교회에 전달·집행하고 한국 천주교의 사목·신행 방향을 결정짓는, 한국 천주교 최고의 의사 결정기구라 할 수 있다. 주교회의의 결정사항은 그대로 한국 천주교회의 실천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게 관행이다. 그런 만큼 한국 천주교계는 새 수장을 맞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전 김희중 의장 체제와 사뭇 다른 지도부 성향 때문이다. 윤리 전공인 이용훈 주교는 천주교 전통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교회일치에 치중하며 개혁적 행보를 이어 온 전 의장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실제로 주교회의는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방향성을 둘러싼 ‘소리 없는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지난달 16일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있었던 신임 의장단 기자회견은 한국 천주교계의 새로운 행보를 확실하게 예시한 자리였다. 회견에서 주된 관심사는 단연 최근 큰 이슈인 ‘낙태죄 폐지’였다. 이 주교를 비롯한 의장단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생명수호와 낙태반대’라는 변함없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반발해 “여성 입장을 이해해 달라”며 집단운동에 나선 천주교 여성 평신도들의 항의에 대해선 “교회 안에서 잘 가르치지 못한 탓으로, 책임을 느낀다”며 “생명수호와 낙태반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주교회의 차원에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낙태 절대반대’ 말고도 새 지도부는 생태 환경 보호 등 전통과 윤리의 중시와 집행에 집중했다. 그런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보수성 짙은 우리 천주교 새 지도부의 출범 시점에 터져 나온 교황의 메가톤급 개혁 발언이 한국 천주교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세계 천주교 수장은 이제 동성애를 인정하자는데 한국 천주교 새 지도부는 낙태죄를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물론 낙태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앨프리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는 지난달 정부가 조건부 낙태를 허용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낙태 합법화 추진에 대한 가톨릭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천주교계가 목숨처럼 지켜 허물 수 없다던 그 천부의 영역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동성애 커플을 지지한다는 교황의 폭탄 선언 말이다. 이성 간 결합만 인정하던 전통을 허물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현실의 ‘생명 존중’ 요구에 눈과 귀를 트고 있는 것이다. 교황의 ‘동성애 지지’에 한국 천주교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교회의 교리만 고집할 게 아니라 세상 속 사람들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천주교 여성 신자들의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향한 종교계 연대 움직임도 일고 있는 판국이다.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비행기에서 내려 한국 땅을 밟자마자 가장 먼저 ‘순교자의 땅’이라며 땅바닥에 입을 맞췄다.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의 순교자를 냈다는 그 한국천주교의 뿌리는 누가 뭐래도 평신도다. 이제 그 뿌리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kimus@seoul.co.kr
  • 교황은 ‘동성애 커플 지지’… 보수 성향 한국천주교 대응은

    교황은 ‘동성애 커플 지지’… 보수 성향 한국천주교 대응은

    “동성애자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참해져선 안 된다. 나는 동성애 커플 보호 장치로서 시민결합법을 지지한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로마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애 커플’ 지지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가톨릭의 오랜 가르침과 명백히 모순된다’는 보수 측과 ‘역사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진보 측 입장이 엇갈린다. 전통을 뒤엎는 가톨릭 최고수장의 발언에 전 세계 천주교계가 뒤숭숭하다. 보수 성향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출범첫 회견서 ‘생명수호와 낙태반대’ 강조 가톨릭 근본교리를 허물 발언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중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6년 임기를 마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뒤를 이어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새 의장주교로 선출됐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부의장,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서기를 맡아 의장을 보필하며 한국 천주교를 이끌게 됐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로마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교황을 정점으로 한 교황청의 사목과 행정 지침을 한국 교회에 전달·집행하고 한국 천주교의 사목·신행 방향을 결정짓는, 한국 천주교 최고의 의사 결정기구라 할 수 있다. 주교회의의 결정사항은 그대로 한국 천주교회의 실천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게 관행이다. 그런 만큼 한국 천주교계는 새 수장을 맞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전 김희중 의장 체제와 사뭇 다른 지도부 성향 때문이다. 윤리 전공인 이용훈 주교는 천주교 전통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교회일치에 치중하며 개혁적 행보를 이어 온 전 의장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실제로 주교회의는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방향성을 둘러싼 ‘소리 없는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지난달 16일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있었던 신임 의장단 기자회견은 한국 천주교계의 새로운 행보를 확실하게 예시한 자리였다. 회견에서 주된 관심사는 단연 최근 큰 이슈인 ‘낙태죄 폐지’였다. 이 주교를 비롯한 의장단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생명수호와 낙태반대’라는 변함없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반발해 “여성 입장을 이해해 달라”며 집단운동에 나선 천주교 여성 평신도들의 항의에 대해선 “교회 안에서 잘 가르치지 못한 탓으로, 책임을 느낀다”며 “생명수호와 낙태반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주교회의 차원에서 준비하겠다”고 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 커플 지지”변화·균열 앞에 한국천주교 대응 주목 ‘낙태 절대반대’ 말고도 새 지도부는 생태 환경 보호 등 전통과 윤리의 중시와 집행에 집중했다. 그런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보수성 짙은 우리 천주교 새 지도부의 출범 시점에 터져 나온 교황의 메가톤급 개혁 발언이 한국 천주교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세계 천주교 수장은 이제 동성애를 인정하자는데 한국 천주교 새 지도부는 낙태죄를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물론 낙태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앨프리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는 지난달 정부가 조건부 낙태를 허용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낙태 합법화 추진에 대한 가톨릭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천주교계가 목숨처럼 지켜 허물 수 없다던 그 천부의 영역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동성애 커플을 지지한다는 교황의 폭탄 선언 말이다. 이성 간 결합만 인정하던 전통을 허물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현실의 ‘생명 존중’ 요구에 눈과 귀를 트고 있는 것이다. 교황의 ‘동성애 지지’에 한국 천주교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교회의 교리만 고집할 게 아니라 세상 속 사람들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천주교 여성 신자들의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향한 종교계 연대 움직임도 일고 있는 판국이다.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비행기에서 내려 한국 땅을 밟자마자 가장 먼저 ‘순교자의 땅’이라며 땅바닥에 입을 맞췄다.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의 순교자를 냈다는 그 한국천주교의 뿌리는 누가 뭐래도 평신도다. 이제 그 뿌리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인종 갈등 해결 앞장 주목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인종 갈등 해결 앞장 주목

    미국 최초로 흑인 추기경이 탄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흑인 사제인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 워싱턴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지난 6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예배와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 등을 동원해 사람들을 해산했다”며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학대 행위를 뿌리 뽑는 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에서 “그리스도 교회를 돌보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해 준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부터 워싱턴DC 대주교를 맡았으며 오는 11월 28일 추기경이 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 나왔다…교황, 새 추기경 13명 임명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 나왔다…교황, 새 추기경 13명 임명

    미국 최초로 흑인 추기경을 배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발 표했다. 여기에는 흑인 사제인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 워싱턴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이후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이에 인종차별 바이러스가 여전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일갈했다. 특히 지난 6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예배와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 등을 동원해 사람들을 해산했다”며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학대 행위를 뿌리뽑는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에서 “매우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이라며 “그리스도 교회를 돌보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부터 워싱턴DC 대주교를 맡았으며 오는 11월 28일 추기경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임명한 추기경은 약 128명으로 전체 57%에 이른다. 나머지 90여명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때 임명된 추기경들이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9명은 나이가 80살 미만이어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신임 추기경 9명의 출신국은 이탈리아가 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필리핀·몰타·칠레·르완다·브루나이가 1명씩이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르완다와 동남아시아 브루나이에서 추기경을 처음으로 뽑은 것은 가톨릭교도가 극소수에 불과한 지역에 대한 교황의 배려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특히 브루나이는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로 다른 종교도 인정하나 포교는 금지된 곳이기도 하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높은 성직자 지위다. 현재 전체 추기경 규모는 220명 안팎이며 이 가운데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2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교황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 임명” 깜짝 발표

    교황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 임명” 깜짝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을 임명한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는 창문 발코니에서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워싱턴DC의 주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를 포함해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깜짝 발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들 13명의 추기경 임명식은 다음달 28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치러진다. 그레고리 주교는 진보적인 견해를 교황과 공유하고 있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사제 서품을 받아 17개월 전 성 추문에 연루돼 물러난 도널드 우엘 추기경을 대신해 주교에 임명됐다. 교회 안에서 성 추문에 대해 가장 단호한 의견을 천명해 왔다. 미국주교회의 의장으로 2002년 추문에 연루된 성직자들을 엄벌하도록 교회 지도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로만 가톨릭을 존중한다고 하고 쇼를 하듯 성스러운 장소를 찾는 행태를 앞장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찾았던 성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도 “불가해하고 짜증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는데 백악관 근처에서 벌어진 평화로운 집회를 해산시키도록 명령한 바로 다음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요한 바오로 2세는 “존중과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이나 찍겠다며 최루탄과 다른 방해를 통해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흩어지게 하고 위협하는 일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기경이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바로 아래의 지위를 갖는다. 교황을 교회 수장으로 선출할 권리를 지녀 교황 선출을 위해 비밀리에 소집되는 회의, 이른바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임명된 13명 가운데 네 명은 이미 80세를 넘겨 교회법에 따라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못한다. 나머지 아홉 명의 신규 추기경들의 국적은 이탈리아, 몰타, 르완다, 미국, 필리핀, 칠레, 브루나이, 멕시코 등이다. 바티칸 전문가들은 이번 추기경 임명이 언젠가 자신의 후임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에 대한 교황 스스로의 영향력을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한다. 교회 소식을 전하는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기 도중 60%의 추기경들을 임명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세 명의 교황 성하를 모신 이탈리아 사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84), 교회 성인 시호를 주관해온 이탈리아 주교 마르첼로 세메라로(72), 교황에게 자문으로서 꽤나 영향력 있는 시노드 주교인 몰타 국적의 마리오 그레크, 르완다 키갈리의 대주교인 앙트완 캄반다, 필리핀 카피즈 대주교인 호세 푸에르테 아드빈쿨라, 칠레 산티아고 대주교인 셀레스티노 아오스 브라코 등이 새로 추기경에 임명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교황 “동성 커플 지지”… 보수 가톨릭계 “월권 행위” 반발

    교황 “동성 커플 지지”… 보수 가톨릭계 “월권 행위” 반발

    동성애자에게 보수적인 가톨릭교회 수장인 교황이 ‘동성 결합법’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동성 결합법을 지지한다”고 발언하면서 교회에서 동성애자 인식 문제에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동성 결합법은 동성 결혼의 대안으로, 동성 커플에게도 이성 간 결혼으로 발생하는 모든 권한과 책임을 법적으로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교황은 이날 로마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 ‘프란치스코’에서 “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면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성 결합법이다. 이는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길”이라며 “나는 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은 동성애자를 존중하라고 가르치면서도 동성애 자체를 ‘본질적으로 무질서’한 상태로 본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 동성 결합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있으나 2013년 교황 즉위 이후에는 처음이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는 동성 결합법을 공개 지지한 역대 첫 교황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으로서 ‘금기’를 깼다는 비판에 이탈리아 예수회 소속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의 발언은 교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옹호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이 성소수자(LGBTQ) 이슈와 관련해 가톨릭계에서 역사적인 방향 전환을 일으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로이터통신에 “동성 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 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파장은 만만찮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파로 꼽히는 토머스 J 토빈 주교는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발언은 교회의 오랜 가르침과 명백히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성가족성당의 주임 사제인 제럴드 머레이 신부는 “교황의 발언은 월권”이라면서 교회에서 분열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상대적으로 성소수자 문제에 관대한 입장을 취해 온 북유럽 가톨릭 교회 주교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반면 보수적인 아프리카 주교들의 입지를 축소하거나 아니면 이들의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교황의 발언이 “유럽과 북미, 기타 서방국가들에서 교회 안팎의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문화적 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교황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들” 즉위 후 처음 동성결합법 공개 지지

    교황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들” 즉위 후 처음 동성결합법 공개 지지

    “그들(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하나의 가족이 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개적으로 ‘동성결합법’(Civil union law)을 지지한다는 뜻을 2013년 즉위 이후 처음으로 밝혔다. 물론 역대 교황 가운데 처음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가톨릭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교황의 뜻은 21일(현지시간)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를 통해 공개됐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교황은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성결합법이다. 이것은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나는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동성결합법은 동성 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가 채택하고 있다. 이성 간의 결혼으로 발생하는 모든 권한과 책임이 동등하게 부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전기 ‘위대한 개혁가‘를 쓴 영국의 저널리스트 오스텐 아이브레이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해당 이슈와 관련해 가장 명료한 용어로 입장을 표명했다고 짚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일하던 때도 동성 결혼 합법화에는 반대하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10년에 이미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교황으로 즉위한 뒤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즉위 직후인 2013년 7월 동성애자 문제를 두고 “주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은 것은 지금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가톨릭계의 민감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동성결합법 지지 여부과 관련해선 뚜렷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이번 교황의 공개 표명이 성소수자(LGBTQ) 이슈와 관련한 가톨릭교회의 역사적인 방향 전환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로이터 통신에 “동성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성소수자 차별을 강하게 비판해 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가톨릭 칙령 아래에서 동성애는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3년 바티칸 교황청의 칙령을 다루는 신앙교리성은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동성애 행위를 승인하거나 동성결합법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데 나아가선 안된다”고 규정했다. BBC는 이번 교황의 발언이 칙령을 바꾸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교회 내의 조금 더 치열하고 성숙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날 상영된 다큐멘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7년을 조명한 기록물로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감독 에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가 제작했다. 주로 국제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2016년 우크라이나의 자유화 투쟁을 주제로 한 ‘윈터 온 파이어’로 아카데미와 에미상 후보에 올랐고, 2018년에는 시리아 내전의 비극을 다룬 ‘시리아의 비가-들리지 않는 노래’가 에미상 후보에 지명됐다. 한편 교황청 고위 인사가 이달 만료되는 중국과의 주교 임명 합의를 2년 연장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황청 서열 이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 총리(추기경)는 이날 ‘중국과의 합의가 연장됐냐’는 ANSA 통신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파롤린 총리는 합의 연장에 추가 서명은 불필요하다면서 “그것은 이미 2년 전에 서명됐고, 이번에는 단순히 2년 연장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가톨릭교회가 이 합의를 토대로 하나가 되고 복음의 도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합의 사항의 완전 공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교황청이 이르면 22일 합의 연장 사실을 부분적으로나마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폼페이오 미 국무에 “안 보고 싶다”고 한 이유

    프란치스코 교황, 폼페이오 미 국무에 “안 보고 싶다”고 한 이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알현하고 싶다고 요청한 것을 거절했다. 대선 기간에 정치인을 만나 특정 정파를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중국과 가톨릭 교회를 싸잡아 비판한 데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고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간) 전했다. 교황청은 폼페이오 장관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중국 문제를 자꾸 가톨릭과 연결지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 9월 초 폼페이오 장관은 10월 초 중국인 주교를 새로 임명하려 함으로써 “도덕적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너무 자유주의적이란 보수적인 가톨릭 유권자들을 포함해 보수 성향 가톨릭 단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의 많은 가톨릭 신도들이 박해받고 있으며 공식적인 중국의 가톨릭 기관 대신 교황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지하 신앙활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도 2018년 바티칸 교황청은 중국인 주교를 임명하는 과정에 중국 정부와 머리를 맞대기로 합의했다. 당시 교황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중국의 가톨릭 신도들이 단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30일 로마에서 취재진에게 바티칸이 중국의 종교 자유를 지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중국보다 더 종교의 자유가 압살당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바티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AFP 통신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폼페이오 장관을 알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교황은 이미 명확하게 선거 기간 중의 정치인을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들은 가톨릭 교회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처럼 비칠 소지가 있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바티칸이 중국과 합의하는 일은 미국과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도 폼페이오 장관이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며 이런 이슈에 대한 토론은 “사적으로” 타협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요한 바오로 교황 혈액 담긴 ‘성골함’ 도난당해

    요한 바오로 교황 혈액 담긴 ‘성골함’ 도난당해

    이탈리아 중부의 한 성당에서 보관하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혈액이 담긴 황금 성골함이 도난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중부 도시 스폴레토 성당의 관리인이 23일 밤 제단에 모셔진 요한 바오로 2세의 성골함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해 교구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로이터가 현지 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성골함에는 요한 바오로 2세의 혈액 몇방울이 담긴 유리병이 보관돼 있었다. 성인으로 시성된 바오로 2세의 유골함은 폴란드 크라쿠프 대주교가 2016년 스폴레토 누르시아 대주교에게 선문한 것이다. 성골함은 다음 달 요한 바오로 2세의 이름을 딴 중부 움브리아주 새 성당으로 옮겨질 예정이었다고 한다. 스폴레토 성당이 속한 대교구의 레나토 보카르도 대주교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성골함을 성당과 신자에게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보카르도 대주교는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당시 교황청에서 근무하며 교황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고위 사제 가운데 한 명이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 일을 절도 범죄로 보고 성당 내외부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찾고 있다.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264대 교황으로 즉위해 2005년 선종할 때까지 27년간 재위했다. 네덜란드 태생인 ‘하드리아노 6세(1459∼1523) 이래 455년 만의 비이탈리아인 교황이자 20세기 최연소 교황 등의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교황은 과거 종교의 이름으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는 고백을 해 주목받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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