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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신의 벽 허무는 대학캠퍼스(사설)

    대학가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신학기초에는 연중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화염병과 투석·최루탄가스로 대학캠퍼스를 뒤덮게 하던 극렬학생들의 과격시위가 캠퍼스에서 자취를 감췄다.문민정부 출범이후 투쟁대상이 사라지면서 학생운동은 정상과 평온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지난 수십년동안 지속돼온 난폭시위와 강력진압 악순환의 고리가 단절되고 비로소 대학의 참모습·제모습을 찾게 되었다.꽃피는 4월을 맞는 캠퍼스에 「대학의 봄」이 만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30일 하오 서울대 관악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열린 총학생회 출범식에는 이수성 신임총장이 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단,격려와 축하인사말을 했다.교정에서 예사롭게 볼 수 있어야 할 이 광경은,그러나 실로 11년만에 일어난 「사건」이었다.대통령의 서울대졸업식 참석이 중단되고 총장실이 학생들에 의해 불법점거되기도 했던 지난날이 아닌가. 총장의 학생회행사 참여는 학교와 학생들이 더이상 갈등과 대립,불신과 투쟁의 관계가 아니라 화합과 신뢰의 사제관계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었다.일그러지고 왜곡됐던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정상화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대다수 학생들의 관심은 이념적 투쟁이나 체제의 파괴가 아닌 학생들의 복지문제,여가선용,동아리(서클)의 활성화등 자신들의 문제에 쏠리고 있다고 한다.면학분위기 조성등 학생운동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방향전환은 학생운동의 대세이며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그동안 학생운동의 방향이 잘못됐음을 인식한 바탕위에서의 새출발이라 더욱 믿음직스럽다. 주사파 등 운동권의 핵심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학생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소수로 전락해 있다.그렇다 해서 한총련 등의 시대착오적인 과격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도 안될 것이다.이제 캠퍼스는 학문과 진리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평화로운 요람이 되어야 한다.
  • 일 전자업계/대졸초임 20년만에 동결/엔고 여파

    ◎생산비 줄여 경영 합리화 【도쿄 연합】 히다치제작소 등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들은 엔고현상에 따라 경영을 합리화하고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올봄에 입사하는 대졸사원의 초임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일본의 전자업계가 초임을 동결한 것은 지난 75년 석유파동이후 20년만이다. 올해 임금인상폭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노무비용을 가능한한 현역 기존사원에 배분하기 위한 것으로써,대졸 취업난으로 초임을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업계의 대졸 초임은 19만5천엔(약 1백64만원)으로 도요타자동차와 신일본제철 등 다른 대형 제조업체의 19만6천엔과 큰 차이가 없어 금년에는 초임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 KEDO 사무국 간부의 면모

    ◎보스워스 총장/86년 미 「올해의 외교관」 수상/최영진 차장/「뉴라운드」 발간… 파리대 박사/이타루 차장/도쿄대졸… 다자외교 전문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에 내정된 스티븐 보스워스 미일재단총재는 미 국무부 에너지담당 부차관보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외교관 출신.보스워스는 84∼87년 마르코스 대통령이 물러나는 기간에 주필리핀 대사를 지내며 워싱턴과 마닐라 당국간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나간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두차례 「우수 외교관」으로 국무부 표창을 받았고 86년에는 「올해의 외교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88년 은퇴후에도 미·일 양국관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일재단」총재로 외교활동을 계속해 왔다. 한국측의 최영진 사무차장 내정자는 지난 72년 외무부에 들어와 국제기구과장과 국제경제국장을 지낸 학구파.프랑스 근무 시절 파리 1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최근에는 국제경제국 직원들과 함께 우루과이라운드이후의 국제통상 이슈들을 분석한 「뉴라운드」라는 책을 발간,국회 외무통일위원회에서 『훌륭한 외교관』이란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일본측 이타루 우메즈 사무차장 내정자는 도쿄대와 영국의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수재.68년 외무성에 입부한뒤 유엔,인도,홍콩 등지에서 근무했으며 일본 국제문제연구소장을 지내기도 했다.다자외교 전문가라는 평을 받는다.한국측 최 차장내정자와는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 지방선거/“정치꾼 아닌 살림꾼 뽑는것”/김 대통령

    ◎다시 치르더라도 공명선거 구현/“경찰이 선거혁명 보루돼야”/경찰대졸업식 치사 김영삼 대통령은 20일 『최근 지방선거를 마치 정치하는 사람을 뽑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방선거는 지방의 살림살이를 맡을 일꾼을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하오 경찰대학 제11기 졸업 및 임용식에 참석,치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나의 의지를 거듭 밝히는 만큼 경찰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한 복무자세로 공명선거의 감시자와 선거혁명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법질서가 얼마만큼 바로 섰느냐가 민주주의 수준과 국가의 경쟁력을 가름하는 열쇠가 된다』면서 『우리 경찰은 공권력을 당당하게 세워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50대 기업/상반기 대졸 1만명 공채/작년보다 15.4% 늘려

    ◎4∼5월/현대·삼성 1천2백명 최고 국내 50대기업이 올 상반기에 총1만7백5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13일 취업전문지 「월간 인턴」에 따르면 50대기업은 최근의 경기활황세에 힘입어 상반기의 신규채용인원을 전년동기의 9천2백78명보다 15.4% 늘려 4∼5월중 공개로 뽑는다.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은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각각 1천2백명을 뽑는다.삼성은 면접 때 영어실력을 테스트한다.LG그룹은 서류전형과 필기·면접으로 1천명을,대우그룹은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인턴사원 2천명을 채용한다. 이밖에 선경그룹이 1백50명,쌍용그룹 4백명,기아자동차 1백명,롯데그룹 3백명,한화그룹 2백명,한진그룹 3백50명을 각각 뽑는다.교보생명과 한국전력기술·해태그룹·한솔그룹·제일생명 등은 전년동기보다 채용규모를 2배이상 늘렸다. 필기시험을 보는 기업은 금호·기아자동차·LG·제일제당·한전 등 14개이며 시험과목은 토익이 35%로 가장 많고 자체 출제한 영어가 23.8%,일반상식이 12.5% 등이다.토플을 보는 기업은 1.3%정도다. 모집공고는 이달말 LG그룹을 시작으로 5월초까지 낼 예정이다.
  • 의사시험 대량 탈락/보건의 충원 차질

    올해 실시된 의사국가시험에서 의대 졸업생들이 대량 탈락,공중보건의 충원에 큰 차질이 빚어져 농어촌 주민들이 진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됐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퇴임하는 만기 공보의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공중보건의로 9백80명을 신규임용하려 했으나 지난 1월 실시한 의사고시에서 의대졸업생의 36%가 낙방하는 바람에 1백60명이 모자란 8백20명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 경제활동인구 2천만명 돌파/지난해 전국 고용동향

    ◎실업률 2.4%로 0.4P 하락/제조업 취업자 3년만에 소폭 증가/실업자 48만… 청년층·고학력자 많아 경기확장세에 힘입어 경제활동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 평균 2천만명을 넘어섰다.경제활동 참가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2년 연속 감소했던 제조업 취업자도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그러나 서비스 업종의 고용흡수력이 훨씬 커 3D 업종 기피 현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94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가 있거나 취업 중인 경제활동 인구는 2천32만6천명이다.우리나라 노동시장도 「2천만명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 참가율도 전년보다 0.6%포인트 증가,61.7%를 기록했다.통계청이 고용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이다.성별로는 남자가 76.4%,여자가 47.9%이다.남자는 전년보다 0.4% 포인트 높아진 반면 여자는 0.7% 포인트 높아져 여성의 졍제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다. 취업자는 연평균 1천9백83만7천명으로 전년보다 3% 증가했다.9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산업별로는92년 이후 감소하던 광공업 취업자가 0.7% 증가했다.이 중 제조업 취업자가 전년 3.6% 감소에서 0.9% 증가,장기화되는 호황이 제조업의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그동안에는 경공업 취업자는 줄고 중공업 취업자는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경공업 취업자도 전년 7.5% 감소에서 0.5%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농림어업 취업자의 감소는 계속돼 지난해에도 4.6%가 줄었다.사회간접자본(SOC) 및 기타 서비스업은 5.8% 늘어 여전히 높은 증가세룰 유지하면서 고용 확대를 주도했다.전체 산업별 취업자의 62.5%를 차지했다.다만 도산매·음식업 종사자의 증가율은 9.5%에서 7.4%로 낮아져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실업자는 55만명에서 48만9천명으로 11.1%가 줄었다.실업률은 2.4%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그러나 20∼24세 실업률은 6.8% 25∼29세 4.2%,대졸 이상의 고학력자 실업류은 3.6%로 청년층과 고학력자 실업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신발 등 주력 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이 4.2%로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
  • 33기 학군사관 임관식/육해공군 합동

    학군사관후보생(ROTC)제 33기 임관식이 4일 상오 이홍구 국무총리와 이양호 국방장관 및 3군 고위장성,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중앙군사학교 연병장에서 거행됐다. 육·해·공군 합동으로 치러진 이날 임관식에서 4천여명의 신임장교중 영예의 대통령상은 육군 최순철 소위(23·대구대졸),해군 문건출 소위(23·제주대졸),공군 김현수 소위(24·항공대졸)가 각각 차지했다.
  • 국회 예결특위장/이성호 의원 내정

    민자당은 3일 국회예산결산 특별위원장에 이성호 전국회건설위원장을 내정했다고 박범진 대변인이 발표했다. ◇이 예결위원장 내정자 약력=▲경기 남양주·56 ▲고려대 법대졸 ▲민정당 조직국장 ▲제12∼14대 의원 ▲국회세계잼보리특위위원장 ▲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회장 ▲민자당 수석부총무·당무위원
  • 노총,임금 12.4%인상 요구/정치위 규정 개정…정치활동 강행키로

    한국노총(위원장 박종근)은 2일 하오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임금가이드라인 설정을 골자로 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의 사회적 합의를 거부한다는 기본입장을 재확인하고 통상임금기준 12.8%의 인상을 요구했다. 노총은 또 이날 정취위원회를 노총본부와 및 산별·지역지부단위에 설치에 각종 선거에서 노조출신후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중앙정치위원회 규정을 개정,정부의 금지방침에도 불구하고 정치활동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총의 이번 임금요구안은 제2노총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노총준비위원회」(민노준)가 낸 14.8%의 인상안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한자리수 인상안을 구상중인 정부와 사용자단체의 입장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 올해 개별사업장에서의 임금협상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총은 『지난 2년간 우리는 고용보험제와 노동법 개정,세제개혁 등에서 요구안을 제시했으나 정부와 사용자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노·사·정간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독자적인 임금인상안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노총은 또 고졸 초임을 대졸 초임의 80%이상으로 하고 기본급비중을 임금총액의 80%이상으로 하는 등의 단체협약 개선사항도 사용자측에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노총이 사회적 합의를 거부한다는 최종의사를 밝힘에 따라 생산성임금에 기초한 임금가이드라인을 학자 등 공익대표로 구성되는 「중앙임금연구단」을 통해 노사에 제시한다는 새 임금정책을 3일 노동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 직장 신·구세대 시각차 뚜렷/쌍용그룹,신입사원·간부대상 조사

    ◎PC보유…“집보다 차”/대졸 신입/50% 여성상사에 거부 반응/부장급 대졸 신입사원중 13%는 승용차를 갖고 있다.전용컴퓨터를 가진 사람은 64%나 된다.신세대 사회초년생과 부장급인 구세대의 생각은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쌍용그룹이 지난 연말 입사한 대졸사원중 6백34명(남성 5백82명,여성 52명)과 입사 20년이 지난 부장급 73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다. 입사당시 신용카드를 2개이상 지닌 신입사원은 30%다.내 집 마련보다 승용차 장만이 급하다는 대답도 54%나 됐다. 신세대에서 85%는 여성상사를 모셔도 괜찮다고 응답했다.반면 부장급의 50%는 거부 또는 주저한다.사장까지 올라간다는 꿈은 신세대의 경우 37%,부장급은 7%다. 여성신입사원의 98%는 결혼후에도 계속 직장에 다닐 생각이다.반면 같이 일하는 여직원이 결혼 후에도 근무한다면 반대하겠다는 부장급은 48%나 됐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할 수도 있다는 응답은 신세대의 76%가,부장급의 57%가 예스였다.신세대의 62%는 종교가 없으나 부장급의 57%는 있다. 세대간의 이같은 견해차이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잘 조화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 삼성/연봉제 전계열사 확대/내년에/올 공채부턴 학력구분 폐지

    ◎여성차별도 완전히 없애기로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11∼12월)의 정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학력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내년부터는 전 계열사에 연봉제를 도입,모든 직원들이 능력에 따라 월급을 받게 된다.여성을 차별하는 요소도 완전히 없앤다. 삼성그룹 비서실의 이희준 부사장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해 공평한 기회를 주는 인사제도를 도입하게 됐다』며 『열린 시대를 대비한 열린 인사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시험의 명칭은 「3급」 신입사원으로 바뀌며 고졸자도 대졸자와 똑같이 응시,합격하면 대졸자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일한만큼 능력대로 대우받는 능력급 제도는 오는 7월부터 전기 전관 코닝 중공업 생보 화재 물산 건설 화학 등 9개 계열사에서 실시하고 내년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 여성에 대한 성 차별도 없애,여성의 지역전문가 파견과 장단기 어학 연수기회를 늘린다.기혼 여성의 자녀보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6월 서울과 수원에 탁아소를 운영한다.하반기부터는 현장 사업장 및 특수직을 제외한 전 여직원의 복장을 자율화한다.
  • 「문민」 자신감 “어디든 간다”/김 대통령 이대졸업식 참석

    ◎손여사·차녀도 이대 출신… “남다른 인연”/“세계 일류수준 여성 돼달라” 특별 당부 김영삼 대통령이 27일 이화여대 졸업식에 참석,치사를 했다.김대통령과 손명순 여사는 이날 하오 2시 졸업식장인 대강당에 도착,김숙희 교육부장관과 윤후정 이화여대총장의 영접을 받았고 「세계화시대의 여성」이란 제목으로 10분동안 치사를 했다.김대통령은 치사에서 세계화시대는 곧 여성의 시대임을 강조하면서 「가정의 회복」을 역설했다.김대통령은 이어 『세계화시대에는 여성만의 직업이 따로 없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대우를 받기도 어렵다』면서 『인식과 사고,안목과 자질,기량과 능력등 모든 면에서 세계 일류수준의 여성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현직대통령의 이화여대졸업식 참석과 연설은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일이다.서울대 치사를 통해 정통성을 과시하려던 역대정부와는 달리 필요한 대학이면 어느곳이든 갈 수 있다는 문민정부의 자신감이 이날 졸업식참석에 담겨있다.특히 김대통령이 이 학교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어 더욱 화제다.김대통령은 이날 치사의 서두에서 『여러분의 선배 한분과 가정을 이룬 나로서는,같은 이화가족으로서 여러분에게 남다른 친밀감을 느끼며 큰기대를 갖게 된다』고 이 학교와의 인연을 강조했다.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가 이 학교 약대 출신이란 점은 잘 알려져 있다.김대통령은 손여사가 대학4학년때 결혼식을 올렸다.재학중 결혼한 탓으로 손여사에게는 약사 자격증이 없다.이런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93년 한의사·약사 파동 때 『손여사가 약사여서 약사들편을 든다』는 유언비어가 나오자 청와대 측근들이 약사자격증이 없음을 강조해 알려지게 됐다. 김대통령이 이화여대와 가진 두번째 인연은 둘째딸 혜경씨의 이 학교 성악과 졸업에서 찾을 수 있다. 맏딸은 연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졸업식은 삼엄한 경비로 인해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하지만 김대통령이 식장에 입장하자 졸업생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분위기가 금방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이어 김대통령이 손여사의 출신대학을 밝히자 졸업식장의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다.참석자들의 폭소도 터졌다. 김대통령은 『독재정권과 싸우던 시절에 가끔 이대 법정대 뒷동산인 「팔복동산」에 올라 조국의 민주화를 염원했었다』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권위주의에 저항하던 민주화투쟁의 대열에도 많은 이화인들의 용기있는 동참과 눈물겨운 지원이 있었다』고 치하했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다.청와대는 김대통령의 여자대학 졸업식방문은 이런 국제적인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세계화시대를 맞아 여성인력이 전문화와 사회참여를 격려하는 의미』라고 풀이했다.김대통령이 대학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서울대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 여대생들 전문직 도전 열기 “후끈”

    ◎이화여대 등 취업세미나에 재학생들 북적/성공한 졸업생들 강사로 초청… 경험담 강연/카피라이터·변리사 등 특수직 선호도 높아 『하루 꼬박 16시간 파고들었습니다.옆에서 하나둘 친구들이 일반직장에 취직하고 도서관을 떠나갈 때 끝까지 교사직을 지원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도 들었습니다』23일 이화여대 학생회관 2층 취업자료실.교사임용고사에 합격,현재 안산시 원곡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중인 이 학교 졸업생 강민주씨(94년 사범대 사회생활과 졸업)의 경험담을 듣기 위해 몰려든 70여 학생들의 열기가 자료실안을 가득 메웠다. 「하늘의 별따기 같다」는 대졸 여성들의 취업.최근 날로 늘어가는 여대생들의 사회진출을 구체적으로 돕기 위한 대학들의 노력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화여대는 올 1월부터 겨울방학을 이용해 「전문직에의 도전」이라는 제목의 취업세미나 시리즈를 마련,졸업을 앞둔 4년생이나 일찍이 취업준비를 서두르는 재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대측은 전문분야별로 취업에 당당히 성공,현장에서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강사로 초대해 실감나는 취업준비정보와 현장에서 느낀 직종세계를 구체적으로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제까지 소개된 직종은 모두 15개.행정·외무등 각종 고시와 광고회사 기획,카피라이터,방송사 프로듀서,신문·방송기자,브랜드메이커,변리사,신용분석가,컴퓨터 그래픽디자이너,외화번역가,선물거래중개사,외환딜러,교사(교사임용고시)등이다.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1백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당황했다는 학교측의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손수정양(사회생활과 3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교사임용고시준비에 들어간 학생.『시험경쟁이 너무 심해 공부방법에 대해서는 일찍 알고 있었지만 선배의 경험담을 듣고 자신감과 함께 마음을 다시 다질수 있었다』고 흡족해 했다. 『요즘 여대생들은 실력을 갖추어야만 남녀가 같이 벌이는 취업전쟁에서 이길수 있다는 것을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공부합니다』표경희 취업지도실장은 이번 세미나 시리즈중 외환딜러나 외화번역가,광고회사 카피라이터,등 특수 전문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방학동안 실시한 「전문직도전…」내용을 묶어 자료집으로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93년과 94년 학기중 직종별 취업강좌를 마련,강좌당 3백명 이상의 재학생들이 몰리는 성과를 얻었던 숙명여대의 경우 올해는 전문직종별 취업강좌는 뒤로 물리고 포괄적인 「마인드컨트롤식」강좌를 내세울 계획.이 학교 김덕영 취업지도실장은 『취업전쟁을 피부로 느끼며 학기초부터 본격적인 준비로 돌입하게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 학력별 임금격차 크게 줄어/고졸대 대졸 1백대 1백53

    ◎공단 구인난 심화… 주당 근로시간도 감소/재경원,「94 고용·임금 동향」 발표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2천32만6천명으로 사상 처음 2천만명을 돌파했다.경제활동인구란 15세이상의 인구중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으로 한나라의 가용노동력을 말한다. 15세이상 인구중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인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61.7%로 매년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63.8%)·일본(64%)·싱가포르(65.3% 이상 92년)에는 못미친다.25일 재정경제원이 발표한 「94년의 고용·임금동향」의 특징을 주요 국과 비교해본다. ◇여성과 청년층(20∼2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다=여성은 47.2%로 미국(56%)·일본(50.7%)·싱가포르(51.3%)보다 대략 3∼9%포인트,청년층은 62.3%로 미국(71.5%)·일본(75.1%)·싱가포르(81.2%)보다 9∼19%포인트가 각각 낮다.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부담으로 25∼34세 사이에서 특히 저조하며 청년층은 외국에 비해 진학률이 높고 재수생과 고시준비생이 많기 때문이다. ◇주요 공단의 구인난이 심해진다=구로공단의 경우 지난 92년에 구인자가 구직자의 1.57배였으나 작년말에는 2.03배로 구미공단은 9.76배에서 15.2배로,창원공단은 3.21배에서 3.63배로 각각 높아지는 추세이다. ◇학렬별 임금격차는 급속히,남녀간 임금격차는 서서히 줄고 있다=고졸 평균임금을 1백으로 잡을때 중졸 평균임금은 85년 79.3에서 93년 91.9로,대졸이상은 2백14.7에서 1백53.1로 평준화되는 추세이다.남성의 평균임금을 1백으로 잡을때 여성은 85년 48.2에서 작년(1∼11월) 59.7로 올랐다.중소기업(종업원 10∼29명)근로자의 평균임금을 1백으로 잡을때 대기업(5백명이상)은 지난 85년 1백26.8에서 90년 1백49.3으로 높아진 이후 작년에도 1백43으로 격차가 그다지 줄지 않았다. ◇주당 평균근로시간이 준다=제조업의 경우 86년 54.7시간에서 92년 48.7시간으로 줄었으나 아직도 미국(41시간)·일본(38.8시간)보다는 길다.
  • 유권자들/후보자 종교 얼마나 중시하나

    ◎「리써치 앤드 리써치」,전국성인남녀 6백명 설문/기독교신자·여성·학력 낮을수록 민감/백중지역에서는 종교가 중요한 변수 오는 6월이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되고 내년 4월에는 국회의원선거가 잇따라 실시될 예정이다.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종교를 얼마나 중요시 하는가에 대한 여론 조사결과가 최근 밝혀져 흥미를 끌고있다. 조사전문기관인 리써치 앤드 리써치사가 전국 성인 남녀 6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를 할때 불교나 천주교 신자보다는 기독교 신자들이 후보자의 종교를 중시하고 특히 여성과 학력및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종교에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8.1%가 「후보의 종교는 전혀 중요하지않다」고 대답했고 22.8%가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해 전체의 70.9%가 종교와 투표를 별개의 것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다」는 응답도 28% 였다. 후보자의 종교를 중요시한다는 응답은 여자 응답자의 35.6%를 차지,남자응답자의 19.6%에 비해 월등히 높고 응답자의 학력이 낮을수록 높아 중졸이하에서는 54.3%가 중요시하는데 비해 대졸 이상에서는 20.8% 만이 중요시하고 있다. 또 월 소득 1백만원이하 응답자의 35.3%,50대 이상의 40.7% 가 중요시한다는 응답을 하고있어 소득이 낮고 나이가 들수록 투표할때 종교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으로 볼때 후보자의 종교는 정치적 식견이 그다지 높지않은 유권자나 일부 계층에게는 후보자의 인품이나 자질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후보자의 「종교가 나와 달라도 투표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7.1%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고 92% 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이 중 종교를 가진 응답자만으로 볼때는 8.6%가 「종교가 다르면 찍지 않겠다」고 응답하고 91%는 「종교가 달라도 상관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14.8%가 「종교가 다르면 찍지 않겠다」고 해 불교의 5.4%에 비해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후보자와의 종교적인 차이로 지지를 거부하는 유권자가 7.1%라는 사실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14대총선에서는 서울의 경우 5% 내외로 당락이 결정된 지역구가 적지않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백중지역에서는 종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때문이다.
  • 전문대/대졸자 지원 크게 늘어/4천 86명 응시… 78% 증가

    ◎작년비/원서마감/전체 평균경쟁률 3.8대 1 95학년도 전문대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문대이상 졸업자를 정원의 10%이내에서 신입생으로 무시험선발하는 정원외특별전형에 4천86명이 원서를 내 시행 첫해인 지난해의 2천3백1명보다 78%나 늘어난 것으로 22일 집계됐다. 이들중 전문대졸업자는 2천3백22명,학사학위소지자는 1천7백64명으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 출신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경광학과에 대졸자가 많이 몰려 의정부 신흥전문 21.7대1 등 13개 전문대 안경광학과 정원외 전형의 평균경쟁률은 9대1이었다. 한편 전체 전문대의 경쟁률은 21만5천4백69명 모집에 81만6천6백26명이 지원,평균 3.79대1로 지난해의 2.74대1보다 훨씬 높아졌다. 이는 복수지원기회가 27회로 9회나 는데다 수험생이 적성에 맞고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를 선호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모집분야별 경쟁률은 일반고교출신자를 선발하는 일반전형이 4.47대1,4년제대학의 특차전형에 해당하는 우선전형이 3.53대1,실업고및 산업체근무자를뽑는 특별전형이 2.22대1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지역이 5.49대1,지방이 2.96대1로 수도권지역이 지방보다 2배가량 높았다. 대학별로는 국립의료간호전문대가 23.4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으며 다음으로 경희호텔경영전문대 17.6대1,동양공전 16.9대1 순이었다.
  • 김덕 통일부총리 해임/안기부 「지자선거 여론문건」 문책

    ◎후임에 나웅배씨/“정치적 물의… 공명의지 훼손”/청와대 김영삼 대통령은 21일 국가안전기획부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여론수집에 따른 도의적 책임을 물어 당시 안기부장이었던 김덕 통일부총리를 전격해임하고 후임에 나웅배 국회외무통일위원장을 임명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93년 새정부출범과 함께 안기부장에 임명돼 지난해 12월 통일부총리로 옮겼으며 여론수집 문건이 하달된 지난해 11월은 그가 안기부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이었다. 윤여전 청와대대변인은 이날 배경설명을 통해 『안기부는 지자제 관련 여론수집이 통상적인 업무에 속하는 활동이라고 해명했지만 이것이 정치적 물의를 일으킴으로써 깨끗한 정치,공명정대한 선거로 정치선진화를 이룩하려는 문민정부의 의지를 훼손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는게 김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발표했다. 윤 대변인은 『안기부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일관되고 확고한 의지』라고 밝히고 『이번 인사는 정치간여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데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물은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또 김 대통령이 여론수집을 지시한 문건의 작성경위와 누출경위를 권영해 안기부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나웅배 통일부총리/친화력 넘치는 경제정책통(얼굴) 세련된 말솜씨와 합리적 행동이 돋보인다. 친화력도 뛰어나지만 너무 깔끔해 완전히 속을 터놓고 지내는 인사는 많지 않을 것 같은 형이다. 대학교수 회사사장 은행이사장 경제각료 국회의원 등 다채로운 경력이 말해주듯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정책통. 특히 금융·통상분야에 해박하다. 지난해 6월부터는 국회 외무통일위원장을 맡아 왔고 그 직전에는 한일의원연맹간사장을 지내며 외교·통일분야에서도 전문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11대 민정당 전국구로 정계에 들어온 4선 의원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외유내강형. 부인 박효균여사(60)와 2남. ▲서울출신(61) ▲서울대 상대졸,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영학박사 ▲서울대 교수 ▲해태·한국타이어 사장 ▲아주대 총장 ▲재무·상공부장관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11∼14대의원 ▲민자당정책위의장 ▲국회 외무통일위원장
  • 서울대 신임총장/이수성 교수임명

    김영삼 대통령은 2일 서울대학교총장에 법대 이수성 교수를 임명했다. 또 경상대총장에 서영배 교수,공주대총장에 이상우 교수,군산대총장에 조성환 교수,순천대총장에 최덕원 교수,안동대총장에 이진설 전건설부장관,상주산업대총장에 김철수 교수,전주교대총장에 강시중 교수,진주교대총장에 김성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이수성 서울대 총장/신의·도덕성 중시하는 법학자(얼굴) 신의와 도덕성을 중시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직한 성품의 법학자.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학생처장으로 재임중 학생들을 보호하다 계엄군에게 끌려가 고초를 당한 일화가 유명하다. 교수·학생·교직원 등 전체 대학구성원들로부터 폭넓은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으며 탁월한 행정능력과 추진력도 인정받았다.부인 김경순(57)씨와 1남1녀. ▲경북 칠곡출신(56) ▲서울대법대졸 ▲서울대 법대학장 ▲한국형사정책학회장 ▲한국피해자학회 부회장
  • 거문고 명인 김영재(이세기의 인물탐구:69)

    ◎흐트러짐 없는 연주… 이론·작곡 밝아/신쾌동씨에 귀사… 피나는 연습끝 정상 올라/정규교육 1세대… 가야금·아쟁에도 일가견/93년 지하실에 상설무대 설치… 발표할곳 없는 동료들에 개방 송강 정철은 거문고 대현을 타는 데 있어 그 소리를 「얼음에 막힌 물 여흘에서 우니는 듯」하다 했고 영조때의 풍류객 송계연월은 「북창송음에 거문고줄을 얹어두니 바람이 줄을 건드려 타지 않는데도 스스로 우는 소리야말로 참으로 듣기 좋다」고 노래한 바 있다. 거문고의 명주실로 꼰 여섯줄 중에서 선율을 타는 유현은 소리가 맑고 부드러운 반면 대현은 줄이 굵고 투박하여 해죽으로 만든 술대를 단단히 거머쥐고 내리쳐야만 짙푸른 소리를 얻을 수 있다.거문고의 고매한 자태와 음률은 남성적인 화평정대와 악기 중의 으뜸인 백악지장에 비유되어 연주자는 아무리 어려운 대목도 고뇌어린 표정을 짓거나 박자를 맞추거나 몸을 흔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귀에 듣기 좋게 하는 것은 저속하며 음악 자체에 몰두하는 것도 금물이다. ○지영희씨에 해금 배워 거문고연주에서 한올 흐트러짐 없이 엄격한 법도를 지켜가는 이가 바로 명인 김영재다. 그는 『음악성이 비범하여 거문고 주자로서 일급일 뿐만 아니라 지영희 문하에서 오랫동안 학습한 해금도 그를 따를 이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백낙준에서 신쾌동으로 이어진 그의 「거문고 산조」는 비감과 청정을 떠나 무념무상의 흐름속에서 극청 극탁을 끌어낸다. 느린 장단인 진양조로 괘를 짚어 먼저 장엄한 우조로 소리를 울리고 슬픈 느낌의 계면조와 화평스런 우조를 교차시키다가 중모리·엇모리,마지막 자진모리에 이르기까지 가슴 한복판을 후빌 듯 두들기는 장탄식은 절묘하다.손과 줄이 얽히고 풀리면서 흥청거리는 기교와 기량으로 천변만화를 농현하면 남자가 울분을 참듯 한을 안으로 다스리듯 듣는 이도 켜는 이도 어느 샌가 눈가에 눈물이 스미는 감동에 젖는다. 우리 음악은 일시에 피어오르는 장미꽃과는 달리 부단하게 변화되기 때문에 그 선율을 일사불란하게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그러나 그의 연주는 『교묘하게 꾸며진 말과 보기 좋게 꾸민 표정에는 인이 드물다』고 한 것처럼 정 가운데 동을 감춘 정중유동의 자세다. ○처음엔 무용으로 입문 또 스승으로부터의 피나는 훈련과 연습으로 전수되던 우리 국악현실에서 처음으로 정규교육을 받은 일세대이며 가야금·양금·아쟁을 고루 다루고 작곡과 이론에도 밝아 우리 고전악기가 갖는 가능성을 다양하게 타진해왔다. 그는 처음엔 「춤추는 사람」이 될 것을 꿈꾸고 있었다.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으나 변호사사무실에서 일하던 부친(김세종씨)을 따라 일찍이 서울로 이사,마포구 합정동에 정착하면서 마포 강나루터에 산재해 있던 남사당패들의 굿판에 정신이 팔려 그곳에서 하루해를 보낼 때가 많았다.이런 그를 안쓰럽게 여긴 어머니(차은식 여사)가 부친 몰래 김천흥 전통춤연구소에 보내준 것이 국악에 입문하게 된 동기다.그러나 무용특기자가 되어 국악예고에 진학하자 이번엔 「승무」를 가르치던 벽사 한영숙이 『얼굴이 예쁘고 춤태가 곱긴 하지만 춤보다 악기를 해보라』고 권했다.거문고·해금은 「연잎에 지는 빗소리」처럼 아름다운 가락을 엮지만 『악기 다루기가 너무 어려워 이를 이어갈 인재가 없다』는 것이었다. 뒤늦게 거문고산조 인간문화재인 신쾌동과 해금의 대가인 지영희를 만나 거문고의 유현한 가락과 섬뜩할 정도로 생생한 해금의 음률에 숙명처럼 잦아들어갔다.학교에서 배우는 외에도 스승의 개인연구소에 따라가서 이를테면 「스승들을 모시고 살다시피」하면서 그는 멀고 아득한 음악의 길을 걸어왔다.남성적인 거문고는 특히 연주법이 까다로워 술대(시)끝을 현침 가까이 내려치거나 거슬러 쳐도 원하는 소리를 얻을 수 없었다.무릎이 저리고 손가락에 피멍이 들어도 그는 제소리를 낼 때까지 몸에서 악기를 떼어놓지 않았다. 국악의 「국」자도 모르고 시작한 음악이지만 초기엔 스승의 열성에 감동되어 한음 한가락도 놓치지 않았고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배우는 자세로 자신이 악기가 되기를 주저치도 않았다.특히 남모를 내력이 굽이굽이 숨겨져 있는 해금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손아귀의 혈맥이 악기에 이어지고 기맥이 통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제자를 기특히 여긴 스승이 하루는 자신이 못 배운 것을 한탄하며 『너희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학에 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우리 민속악은 무대에서 왕인데 제대로 배운 사람이 없어 서러운 대접을 받고 있다.너희 세대에선 제자리를 찾아 반드시 무대의 주역이 되라』는 절규였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짓기 시작하더니 벌써 고교 2학년때 서울시립 국악관현악단 최연소단원이 되었고 당시 이름을 날리던 리틀엔젤스의 무용반주자가 되어 세계 45개국 순회공연에 따라나섰다.돈을 벌면서 세계무대에 서는 동안 그는 우리 음악만의 특성과 미감에 눈떴고 그때부터 체계적으로 작곡에 손대기 시작했다. 서라벌예대 졸업후 경희대 작곡과에 편입,대학원과정에서 서양음악의 발성법·지휘법·화성악을 공부하고 고전악기와 현대악기를 대비시킨 「거문고와 해금」 「해금과 기타」 「해금과 하프」등 이중주곡·독주곡·관현악곡들을 창작하여 국악의 연주영역을 넓혀나갔다. 82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개인발표회에서 그의 「거문고 즉흥곡」을 들은 황병기(이대교수)는 『마치 진흙의 뿌리에 내린 연꽃의 심도를 느끼게 하는 신기오른 솜씨』라고 호평했고 국악평론가 한명희도 『손끝의 느낌으로 음을 고르고 소리를 찾아내며 활대 아닌 눈짓만으로도 해금을 부리는 귀신 같은 실력』을 찬양해 마지않았다.그의 거문고산조가 심연과도 같은 무변광대를 누빈다면 그의 해금은 장자가 일컫듯이 「하늘의 소리처럼 신기하고 땅의 소리처럼 투박하며 인간의 속소리처럼 즐겁고 애절하여」 희비애락의 인생사를 꾸밈없이 담아낸다. ○“신기같은 솜씨다” 호평 그의 성격은 완고하다 못해 차분하다.어느 자리에서나 나대지 않아 예인 특유의 신기나 광기가 넘쳐 보이지도 않는다.한천의 난처럼 고절한 기상으로 연주에 임할 뿐 연주장이 아닌 장소에서 그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겉으로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마음이 상할 듯 섬약해 보이지만 참으로 오랫동안 방대한 학습경륜을 쌓아온 사람이라 속을 들여다보면 태산준령 같다』고 한 이보형씨(문화재전문위원)의 말은 과장이 아닐 것 같다. 남과의 번거로운 교류는 외면하지만 연주활동에는 열의가 대단하여 지난 93년 마포구 합정동 그의 집 지하층에 국악상설무대 「우리소리」를 개설,발표장을 구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이를 개방해왔고 오는 3월에는 개관 2주년 기념무대를 갖는다.가족은 그의 음악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부인 최광희 명지대교수와 남매. 이제 그는 스승들이 물려준 모든 것을 보존하고 계승시키는 위치다.그리고 「단순히 줄을 고르는 것만으로 이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가장 우아한 거문고 연주자는 선비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는 무위자연의 경지에서 검은 학이 날아와 춤을 추었다는 현학금의 대도에 입신하는 일만이 남았다. □연보 ▲1947년 경기도 용인출생 ▲1959년 김천흥 전통춤연구소 입소 ▲1965년 서울시립 관현악단 단원 ▲1967년 서울국악예술학교 졸업,신쾌동 지영희사사,난계예술제특상 ▲1966∼75년 리틀엔젤스와 미국 유럽등 세계45개국 순회연주 ▲1971년 서라벌예대졸업 ▲1972 일본 삿포로 동계올림픽·뮌헨올림픽 세계민속예술제 참가 ▲1977년 경희대 작곡과졸업 ▲1980년 동 대학원졸업,일본 산게이홀과 한국문화원서 독주회 ▲1982년 제1회 국악발표회(국립극장 소극장),대한민국국악제 참가 ▲1985년 제2회 김영재 작곡발표회 ▲1986년 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 국악제 해금독주자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16호 (거문고산조)준인간문화재 지정 ▲1990년 동아일보 창사 70주년기념 소련공연 창극 「아리랑」작곡및 연주,미국 링컨센터 연주 ▲1991년 환일본해 국제예술제참가 ▲1993년 「해금명인 김영재의 밤」(국립극장 소극장) 전남대 국악과 교수,도립남도국악단 상임지도위원 「조명곡」「비」「아리랑연곡」「현금곡」「가야금 병창곡」「거문고 즉흥곡」「대금과 가야금을 위한 2중주」,창극 「수궁가」,무용곡 「그날이 오면」등 1백여곡 「현금곡전집」「가야금 병창곡집」 「남도의 창」「줄풍류 거문고 가락의 비교관찰」「한국근현대사의 음악가 열전」 국민훈장석류장(73년)KBS국악대상 작곡부문수상(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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