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국에서 지휘국으로…‘림팩’ 첫 참가 정조대왕함, 한국군 지휘역량 ‘쇼케이스’[외안대전]
해군의 신형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이 다국적 군사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기지에서 지난 1일 출항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통합 지휘를 맡으면서,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우리 군의 연합작전 지휘 역량을 전 세계에 증명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해로 30회째를 맞은 림팩은 미 해군 3함대사령부 주관으로 미 하와이에서 격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연합훈련이다. 한국 참가는 이번이 19번째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등 31개국에서 함정 40여척, 항공기 140여대, 병력 2만 5000여명을 대거 투입한다.
2024년 말 취역한 정조대왕함의 림팩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조대왕함은 우리 기술로 독자 설계, 건조된 8200톤급의 국내 네 번째 이지스구축함이다. 최신 이지스전투체계와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탄도탄요격유도탄 등을 탑재해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요격까지 가능해 ‘해군의 주먹’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정조대왕함 외에 7일 제주기지 출항 예정인 천자봉함,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에 참가 중인 도산안창호함 및 대전함 등도 합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P-8A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등과 해군·해병대 장병 700여명도 포함됐다.
이번 훈련의 가장 큰 핵심은 우리 해군 장성이 다국적군 통합 지휘봉을 처음 잡게 됐다는 점이다. 김인호 소장은 31개국이 참여하는 해·육상 연합해군기동부대를 통합 지휘하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CFMCC) 임무를 수행한다. 미국이 아닌 국가가 이를 수행하는 건 역대 4번째,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다. 앞서 지난 2024년 훈련에서 한국은 부사령관 임무를 맡은 바 있다.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으면서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의 연합사 지휘 능력을 입증하는 데 긍정적인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도안 미국은 전작권 전환 시 전시에 한국군 연합사령관이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것에 대해 지휘 능력과 연합 방위태세 유지 여부를 중심으로 한 우려를 표해왔다. 특히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4월 미 의회에서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며 재차 강조했고, 이 같은 우려를 최근까지 반복적으로 비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이 한국에 지휘관 임무를 맡긴 배경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부담을 동맹국과 분담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부사령관을 맡아왔던 일본에 이어 한국까지 핵심 지휘 축으로 끌어들이면서 한·미·일 삼각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군은 이번 훈련을 전작권 전환의 핵심인 연합해양작전 기획 및 지휘 능력을 한 차원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김인호 소장은 “이번에 사령관 임무를 처음으로 맡게 된 것은 훈련참가국의 위치에서 지휘국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며 “대한민국 해군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국민을 지키는 정예해군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