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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문화 대개혁 올해가 전환점돼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나라도 노동운동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하며, 올해를 노사문화 개혁의 대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23일 충남 아산시 온양관광호텔에서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가 전국 중학교 및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 ‘경제와 문화체험’ 행사에 참석해 “외국인 투자가 줄고 국내기업도 국외로 시선을 돌리는 상황에서 불법파업과 집단이기적인 노동운동이 계속되면 우리경제도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노동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으나 우리는 반대로 가고 있다.”며 “노동시장 경직성과 과격한 노조운동 등 시대에 뒤떨어진 노사관행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손 회장은 대기업의 중요성과 관련,“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도는 31%로 선진국 그룹에 비해 오히려 낮은데도 대기업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다.”며 “세계경제가 소수의 일류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우리도 잘살려면 더 많은 대기업이 일류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므로 대기업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에 대한 단상/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대망의 2007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2만달러를 넘어선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느낌이 없다. 사업은 여전히 잘 안되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 어렵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였다고 하지만 내 집값은 오히려 내려갔다. 퇴근길에 지하철 한 모퉁이에 라면 박스로 잠자리를 만들고 있는 노인부부를 보면 가슴이 저려진다. 4년전 노무현 정부가 참여복지의 기치를 높이 들었을 때 서민들은 이제 없는 사람도 좀 따뜻하게 살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졌다.4년후 지금, 빈곤층은 더욱 확대되고 중산층은 감소되었다. 물론 참여정부는 복지지출을 빠르게 증가시켰다. 그렇지만 소득재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제는 등한시하고 복지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한다. 그렇지만 선진국가의 경험에서 보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세계화 등으로 하여 경쟁이 격화되는 시기에는 복지지출 증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성장이 우선이다, 복지가 우선이다 하는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복지에 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정책실패는 단순히 복지지출을 많이 했다는 것에 있지 않고, 복지지출이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좌표선정부터가 잘못되었다. 극빈자 중심의 공공부조 정책은 1980년대에 끝냈어야 했다. 지금은 극빈계층 3%가 문제가 아니라 하위 40% 계층이 모두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 계층은 약간의 소득과 재산이 있어 공공부조대상이 되지도 못하지만 사회보험료 납입능력이 없어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빠져 있다. 참여정부는 이들 계층에 어떻게 하면 보험료를 징수할 것인가만 골몰하다가 4년을 다 보냈다. 보험료만 내면 좋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안 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식이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늘도 살기 어려운 영세자영업자에게 보험료 납입을 강행하더니 최근에는 보험료도 대폭 올리겠다고 한다. 건강보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만큼 사회보험제도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사회적 위험이 발생하였을 때 국가가 바로 개입해주어야 중간계층이 유지된다. 사회적 위험을 공공부조를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중간계층이 몰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같다. 이제 사회보험제도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성장동력의 상실로 복지확대도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사회에는 복지가 기업하는 데 부담이라는 인식이 만연하여 있지만 적정수준의 복지는 오히려 근로자의 생활비용을 낮추어서 기업의 임금상승 압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시장경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도 새로운 복지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사회적 위험을 축소하고, 양극화되고 있는 사회계층을 다시 하나로 묶어주는 새로운 복지시스템이 구축되어야 성장동력 회복의 명분이 선다. 21세기의 복지시스템은 ‘함께 사는 사회’를 지속가능하도록, 구현하도록 해야 한다. 자유시장 경제하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차별과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경제 발전과 복지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저성장 등 경제사회적 변동 요인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사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질을 보장하여 노사간, 계층간, 지역간 신뢰와 협력체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칭찬합시다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칭찬합시다

    가정(假定)이다. 한나라당 ‘빅3’의 하나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열차 페리 구상을 높이 평가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박 전 대표 역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손 전 지사야말로 국민통합에 적격이라고 치켜세운다. 이 전 시장에 대해서도 청계천 복원을 예로 들며 “그분이라면 대운하도 분명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이 전 시장 역시 “이제는 우리도 여자 대통령을 배출해야 한다.”,“국민들이 먹고 살 거리를 만드는 실력은 나보다 한수 위”라며 각각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를 칭찬한다. 물론 이런 가정이 실현되기는 무척 어렵다. 각 후보진영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과감하게 포기해야 하는데 그게 영 쉽지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새해 벽두부터 연말 대회전을 향한 각 후보 진영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서로간에 상대방을 헐뜯고 깎아내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 자기보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각을 세워야 자신의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정치혐오지수’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권후보들과 각 후보 캠프 인사들이 의식과 발상의 대전환을 이루면 이같은 풍토가 발아될 수도 있다. 설령 이것이 안 되더라도 외부 압력, 즉 국민의 힘으로 후보들간에 서로 칭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의 정치·선거문화는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예컨대 A후보가 B후보의 몇 가지 장점을 언급하면서도 B후보와 다른 이런저런 장점을 자신이 갖고 있다는 식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면 연말 대통령선거는 국민 축제의 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무총리와 통일 부총리, 주영대사를 지낸 이홍구 전 서울대 교수는 이런 스타일에 딱 맞는 사람이다. 아랫사람의 장점을 찾아내 일단 칭찬을 한 뒤 “이런 것도 해보는 게 좋지 않겠나.”는 식으로 자신의 의중을 전달했다. 단단히 혼날 것으로 생각했던 아랫사람은 보고 후에 더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그를 측근에서 보좌했던 전성철 변호사는 “이 전 총리가 화를 내거나 (아랫사람을)혼내는 일을 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일종의 포지티브 리더십인 셈이다. 이 전 총리는 1997년 신한국당 경선에도 참여, 다른 후보를 비난하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방식을 생뚱맞게 보는 게 현실이었고 한 자릿수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 결국 중도에 포기했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흉을 볼 경우 그 대상이 되는 사람보다 흉을 보는 사람의 가치가 더 떨어지는 법이란 제임스 R 피셔의 말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대선후보군들이 올 한해 서로 상대방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워주는 길이기도 하다. 메니페스토 운동처럼 후보들간에 칭찬과 비난의 강도와 횟수 등을 감안해 후보선택 기준에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금은 칭찬 릴레이를 펼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돼 있는 편이다. 매리언 앤더슨은 이렇게 말했다. “남을 끌어내리는 것은 자기 자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jthan@seoul.co.kr
  • [후세인사형 파문] 처형 왜 서둘렀나

    |워싱턴 이도운·파리 이종수특파원|왜 그렇게 빨리 후세인의 목에 밧줄이 드리워졌을까?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신속한 처형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의문이다. 처형은 불가피했지만 불과 사형 선고 뒤 나흘 만에, 그것도 수니·시아파 등 이슬람 교도들의 최대 축제인 ‘희생제’가 시작하는 날 새벽에 처형을 단행한 데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 법에 따르면 공휴일에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분석은 지난해 11·7 중간선거 참패 뒤 이라크 전략 수정 압력을 받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세인 처형 단행으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관은 이날 “후세인 조기 처형을 통해 혼란스러운 이라크 상황을 연내 일단락짓고 새로운 전략으로 내년을 맞기 위한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는 국제 사회의 반발 등 후세인의 처형을 미룰 경우 골치 아프고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처형을 단행했다는 시각도 더해진다. 또 이라크에 대한 개전 명분을 쌓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후세인 처형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 이후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라크 정정불안 등 참담한 상황을 맞았지만 후세인의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처단을 통해 개전 명분을 충족시키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개전 이후 미군 희생자가 3000명에 이르고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반발 여론에 높아지자 정치적 위기에 처한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처형을 통해 이라크 민주주의 진전에 대해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개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 이라크에 미군 1만 5000∼3만명을 증원하고 이라크 극렬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진압에 나서려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문제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간접적 경고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후세인 처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란 지도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vielee@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아직 정신 못차린 한나라당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아직 정신 못차린 한나라당

    얼마 남지 않은 2007년은 대통령 선거의 해이다. 우선 당의 공식 대선후보 선출을 겨냥한 각 후보군의 본격적인 행보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이후에는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탈환이냐를 놓고 여야 간에 사활을 건 쟁투가 벌어질 것이다. 자연스럽게 온갖 비방전이 난무할 것이고, 진흙탕 싸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정치혐오지수’는 더욱 높아질 게 뻔하다. 이런 조짐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당 해체와 당 사수를 놓고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는 열린우리당은 물론이요, 마치 정권을 되찾아온 것처럼 여유를 부리는 한나라당의 모양새 역시 그렇다. 한나라당을 들여다보면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빅3’ 간의 신경전이 도를 넘어선 것은 차치하더라도 너도나도 대선후보 경선전에 뛰어들려고 난리들이다. 요 며칠 사이 언론에 보도된 사람만도 다섯은 넘는다. 이 와중에 1997년,2002년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해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마저 정치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2∼3명이 더 뛰어들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지리멸렬하는 여당 탓에 어부지리로 독주 체제를 갖춘 한나라당 내에서는 “대선밖에 장사할 게 없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린다. 다른 현안은 보이지도 않고 대선에만 올인하는 형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밥상이 될 성싶으니 숟가락을 얹겠다는 것과 진배없는 후보 난립 현상은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물론 반론도 있다. 당의 역동성을 웅변적으로 말해 준다는 것이다.‘빅3’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경선 참여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후보 난립에 따른 이전투구와 내부 균열 양상이 격화되면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후보군의 지지도가 급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민심도 “역시 한나라당은 안돼.”라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만큼 가변적인 것이 민심이요, 지지도인 까닭이다. 열린우리당은 내년 상반기 중에 이런 현상이 반드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김부겸 의원은 “마치 정권을 잡은 양 기고만장하는 한나라당이 몇 차례 무리수를 둘 것이고, 그럴 경우 국민들은 ‘한나라당은 역시 구제불능 당’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바로 그때가 여권의 재도약 시점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지금 시점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과 같은 양상이지만 내년 선거 결과까지 이러리란 보장은 결코 없다. 그것이 대통령 선거의 특성이다. 국민들의 ‘정치혐오지수’ 역시 여전히 높다. 한나라당은 지금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후보 난립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나라를 이끌 충분한 자격을 갖췄는지 자기검증 과정도 거치지 않고 출사표만 던지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벌써 2008년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지 않은가. 또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는 것. 자기 시대가 아니면 나서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밀어붙이면 부작용만 양산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 총재의 행보는 마뜩잖다. 총선 공천권 확보가 목적이라는 분석은 정계 원로로 남아 있어야 할 그로선 썩 좋은 게 아니다. 후보 검증과 정책 검증도 지금처럼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하는 둥 마는 둥 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검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본선에서는 필패(必敗)다.jthan@seoul.co.kr
  •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윌리엄 슈니더윈드 지음

    오늘날 성경이 책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성경이 책이었을까. 시내 산에서 십계명을 받은 모세는 과연 하나님의 말씀을 글로 적었을까. 아마도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기원전 10세기 이전,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구약 성경은 원래 유대의 구전문학이었다. 미국의 성경학자 윌리엄 슈니더윈드(UCLA 근동언어문화학과 교수)가 지은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박정연 옮김, 에코 리브르 펴냄)는 최근의 고고학적 증거와 역사·언어학적 분석을 토대로 성경 탄생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성경의 역사를 살펴보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전환점이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구전에서 기록으로 이어지는 문명사적 대전환이다. 저자에 따르면 기원전 7∼8세기 유다 왕국 히스기야·요시야 왕 시절에서 바빌론 유수기(기원전 6세기) 사이에 이미 구약의 상당 부분이 기록됐다. 이는 문자문화의 시초로 알려진 그리스 문명보다도 앞선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경 필사본은 기원전 3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해사본’. 히브리어 원전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70인역 성경’의 연대도 기원전 3세기다. 이같은 번역과 필사작업은 성경의 대중화와 보존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만큼 ‘원전’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성경이 글로 기록되고 책이 되고 나서도 ‘살아있는 구전의 가르침’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랍비 유대교가 그 뚜렷한 징표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유대교 회당에서는 토라 ‘두루마리’를 볼 수 있다. 예수와 사도들도 구전의 가르침을 유달리 강조했다. 성경에 관한 쟁점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저자 문제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저자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이야기를 기록하는 서기관이 있었을 뿐, 저자는 글이 보편화된 문자시대의 개념이다. 성경이 기록되던 당시는 문맹사회로 굳이 성경의 저자를 따진다면 개인이 아니라 유대공동체 전체라는 게 책의 결론이다.1만 6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녹색공간] 농업공무원은 상상일까?/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우리나라에는 교육공무원이라는 제도가 있다. 대학교와 전문학교의 교원 2만명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30만명이 약간 안 되는 숫자가 초등과 중등 과정에서 ‘선생님’으로 교육현장에서 일하고 계신다. 요즘은 서울의 일부 잘 사는 동네 혹은 잘 살고 싶어 하는 동네를 중심으로 이러한 공교육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교육 제도가 아예 무너진다면 소위 ‘기회의 균등’이라고 정의되는 ‘형평성’ 자체를 무너뜨리고 국민들이 국가라는 제도를 중심으로 같이 살아가기 위한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게 된다. 시장 사회에서 교육을 국가가 담당하는 것은 바로 이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장치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가 존재하고 사교육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교육공무원이라는 제도를 국가가 운용하는 이유는 그만큼 교육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능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 질문을 똑같이 농업에 대입시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현 정부에서는 10년간 119조원을 투입해서 농업을 회생시킨다고 소위 농정로드맵 10개년 계획이라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돈의 대부분은 6㏊ 즉, 1만 8000평의 농사를 짓는 7만가구를 육성하는 것에 대부분의 예산과 정책이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대책들은 농업이 아니라도 했어야 하는 정책들을 더해놓은 장식품에 가깝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령농들이 농사를 그만두는 데 대해서 지급하는 휴경직불제 같은 것들이다. 사회적으로 나쁜 취지는 아니지만 농사짓지 않는데 지불된 돈은 체계화되지 않은 휴경제와 연결되어 결국 2∼3년 농사를 쉰 땅이 힘을 되찾고 다시 농사를 짓게 되기보다는 도로나 개발시설물을 유치하게 된다. 농촌지역에 대규모 공사나 몇 번 하다가 결국 지역공동체도 깨어지고, 농사도 못하게 될 뿐더러, 외지인들이 농업은행이니 각종 장치를 통해서 농지투기하는 용도로 전락하게 되어버린다는 것이 지난 2년 동안에 현실이 보여준 교훈이다. 우리 농업은 선진국의 추세에 따라 적절하게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어떻게 다음 세대가 농업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줄 것인가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는 셈인데,1%도 채 되지 않는 현재의 유기농 비율 상황에서 식품안전과 농업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길은 사실상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방법과 기업에 농업을 개방하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기업농 형태의 정책을 시도했던 일본의 경우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고, 세계무역기구(WTO)하에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생태보조금이나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같은 새로운 재정지원 방식을 개발하고, 교육훈련과 기술개발에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늘린 영국과 스위스, 그리고 덴마크가 나름대로는 성공한 편이다. 상상이지만 젊은이들의 농업진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정부가 농업공무원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지에 대해서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책은 정년과 월급이 보장된 공무원 자리 아닐까? 9급 별정직 정도라도 소정의 시험과 교육을 통과한 젊은이들에게 적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지원한다면 매우 빠른 시기에 유기농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농촌회생의 전기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차피 현 정부가 농업을 회생시킬 수 없다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 100명만이라도 선발해서 시범사업을 펼쳐본다면 농업공무원 제도라는 새로운 틀을 위한 대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20대 젊은이들에게 농업으로 국가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사회적 기능은 국토생태보전과 국민보건이고, 추가적으로 우리나라의 농지가 거대한 일자리로 변하게 된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시론] 국가방재시스템 패러다임을 바꿔야/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연구관

    [시론] 국가방재시스템 패러다임을 바꿔야/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연구관

    최근 10년간의 평균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는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자연재난으로 해마다 2조원에 가까운 피해를 보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등 연간 4조원 이상이 지출되고 있다. 태풍 에위니아와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중호우에 의한 피해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평균 피해액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8,9월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이 걱정되는 시점이다. 오랫동안 홍수재난 연구를 하면서 얻은 하나의 교훈은 우리의 안전문제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순히 특정지역에 한해 논의할 대상도, 일시적 논의와 조치로써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닌, 사회에 내재된 방재시스템 패러다임의 근원적 개선을 통한 대책 수립과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이 뒷받침되어야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지난한 과제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후복구가 아닌, 사전예방에 초점을 둔 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 중장기 치수방재계획 수립, 이의 실천을 위한 투자개념의 예산배정이 절실히 요구된다. 1959년 우리나라와 일본은 사라호 태풍과 이세만 태풍이라는 대규모 태풍을 겪으면서 각각 국가차원의 재해대책을 마련하게 되는데, 두 나라 법의 패러다임이 상이했기 때문에 이후 전혀 다른 치수정책으로 고착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는 당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재해로 삶의 의욕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국가가 무상지원과 이재민 구호원칙을 설정한 반면에 일본은 중장기적인 치수방재계획의 수립과 이의 실행 예산 확보를 법으로 보장하는 ‘치산치수 긴급조치법’과 ‘치수특별회계법’을 제정,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이제라도 사전예방을 위한 치수 중장기로드맵을 수립하고, 실행 예산확보를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앙정부 중심의 재해대책에서 모든 국민이 동참하는 전방위 재해대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안전문제는 합리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해결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한해서 정치적, 정부주도적으로 해결되어 왔다. 재해는 일선 자치단체의 현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예방과 긴급대응이라는 안전정책 역시 지역특성을 숙지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대응능력 중심으로 이뤄지고,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관리 역시 지방의 논리와 시각에서 기획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과거 중앙정부의 방침과 지시에 익숙해왔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정책기획 마인드를 키워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 역시 권고에 따르는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 지역주민의 안전의식 역시 일률적으로 이루어져오던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해 생활 속에서 느끼고 체득하는 형태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정부는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사전예방을 위한 예산지출이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되어 국가정책 우선 순위에서 앞자리를 차지하고, 재난이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인식되는 방향으로 국가방재시스템의 패러다임이 대전환되어야만 수해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연구관
  • “혈육의 정 이해하는 국민들 분노” “정부의 원칙없는 대북정책 결과”

    여야는 20일 한 목소리로 북한의 일방적 이산가족 상봉 중단조치를 비판했다.‘금도를 넘어선 것’,‘용서받지 못할 일’,‘반인륜적인 처사’ 등의 격앙된 반응이 여야 가리지 않고 한 목소리로 나왔다. 그러나 대책을 놓고는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간에 이견이 있다고 해도 혈육의 정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금도를 넘는 것”이라면서 “이산가족 당사자가 아니라도 혈육의 정을 이해하는 국민 모두가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인 문제이자, 인권문제인데 그 누구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거래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즉각 사퇴하는 것은 물론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이 사태를 초래한 것은 정부의 전략부재와 원칙없는 대북정책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북한이 천인공노할 일, 용서받지 못할 일을 저지른 것은 그들을 ‘동지’라고 부른 노무현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이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대북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사퇴 요구 전문당이냐.”면서 “북한을 지원할 때는 지원했다고 비판하더니 이제는 추가 지원을 안 해서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니 이것도 책임지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지금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할 게 아니라 외교·안보팀을 도와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박지연 황장석기자 anne02@seoul.co.kr
  • [5·31 지방선거-광역단체장 후보 24時] 경기지사-우리당 진대제

    [5·31 지방선거-광역단체장 후보 24時] 경기지사-우리당 진대제

    5·31 지방선거 선거전의 공식 개막일은 오는 18일이다. 하지만 선거전은 이미 불붙었다. 후보들은 아직은 ‘예비후보’로 불리지만,1분1초를 다투고 있다. 그들의 말, 제스처, 표정 하나가 유권자들에겐 검증 기회다. 서울신문은 유력 주자들의 동선(動線)을 24시간 밀착 취재, 인터뷰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동행기를 통해 후보들의 면면을 검증하자는 취지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을 포함해 관심지역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차례로 게재한다. 각종 여론조사와 정당 공천 과정을 통해 주요 후보군이 가장 앞서 구축된 경기도부터 시작한다. ‘먹고사는 문제는 목숨 걸고 해결하겠습니다.’ 지난 1일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의 선대본부 사무실을 찾았더니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수원시청 인근의 한독건설 건물 15층에 자리잡은 선거 본부는 참모들과 보좌진, 외부 방문 인사들까지 뒤엉켜 상당히 북적거린다. 진 후보를 그날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정치 신인으로서 그의 포부와 고민, 그리고 경기 도정을 이끌 비전과 철학을 들어봤다. ‘노동절’을 맞은 진 후보는 아침 5시에 기상, 가벼운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 10시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가서 ‘100만명 일자리 창출’을 역설하더니 선대본부로 돌아와 곧바로 정책 참모회의를 주재했다. 중학교·대학교 동창이자 숙적인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의 일전에 대비한 것이다.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김성호 전 의원은 “그동안 제시했던 각종 정책 공약을 가다듬고 효율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마디 거든다. 회의를 끝낸 뒤 낮 12시부터 1시간30분가량 도시락을 먹으며 ‘딴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부부·애인을 교환하는 ‘스와핑 성 행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학생들의 두발 자유화에 대한 견해는?”,“포르노는 본 적이 있느냐?” 등 난감한 질문이 쏟아졌다. 진 후보는 간혹 너털웃음으로 넘기려 했지만 질문 공세가 잇따르자 “사회 통념과 법적 원칙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선에서 마무리 짓는다. 최고경영자(CEO)나 장관 시절 꽉 짜여진 틀에서 움직이지만 대중 정치인은 간혹 ‘임기 응변적인 쇼맨십’도 필요한 직업이다.TV 토론 준비를 위해 숙명여대 미디어센터로 옮기는 차량에서 인터뷰가 이뤄졌다. 진 후보에게 “잘 적응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중 정치인으로의 전환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대중연설이 특히 어렵다.”고 웃는다. ‘그럼 왜 정치인이 됐느냐.’고 되묻자 “경기도의 발전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삼성전자 사장에서 정보통신부장관으로, 또 정치인으로의 변신도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그의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는 ‘경제 도지사’를 꿈꾸고 있다.‘경기도의 발전을 통해 국가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 포부다. 가장 큰 고민은 낮은 인지도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의 절반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론시장에서 관심이 적은 신상품에 불과하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신상품의 가치를 알게 돼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믿는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진 후보가 경기도지사의 적임자냐.’고 묻자 그는 ‘제3세대 리더론’을 펼쳤다. 공학도답게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는 달변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조해야 할 대목에서는 조리 있게 자신의 논리를 제시했다. ▶정치 신인으로서 자신의 가치는. -나의 장점은 미래가 잘 보인다는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력, 선견력이 남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 재직시 반도체나 디지털 제품을 논의하다가 문득문득 떠오른 발상이 성공한 적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을 좋아했고 미술에도 재능이 있었다. 후천적인 노력과 접목돼 선견력이 좋아진 것 같다. ▶한나라당 김 후보의 평가는. -김 후보는 기업경영과 반대 쪽에서 투쟁했던 분이다. 문제를 만드는 데 익숙하지만 수습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미지수다. 행정이나 기업이나 모두 조정 능력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안해 본 사람은 복잡한 도정을 이끌기가 힘들 것이다. 김 후보도 능력 있는 분이지만 누가 더 경기도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지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 ▶‘국민소득 3만달러의 경기도를 건설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는데. -경기도는 50대 이하가 전체인구의 80% 가까이 된다. 노인들도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일종의 유휴인력 풀제도인 ‘품앗이 뱅크’ 등을 활용해 100만명 일자리를 반드시 만들겠다.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완전 고용을 추구할 생각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주요 경력 경남 의령(54세), 경북중,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박사, 삼성전자 중앙연구소장,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정보통신부 장관 ●주요 공약 -3만달러의 알찬 경기도 -권역별 클러스터 육성 -팔당호 상수원 1등급 달성 -환상격자형 교통망 구축 -수도권 규제 패러다임의 대전환
  • [염주영칼럼] 밥상 위의 쌀전쟁 이기려면

    미국산 수입쌀 칼로스가 지난 주말 국내의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나왔다. 수입쌀을 직거래하는 카페도 포털사이트에 등장했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광고문구들을 내걸고 인터넷과 전화 주문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은 미미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쌀과 수입쌀 간에 서로 소비자의 밥상을 차지하기 위한 힘겨운 전쟁은 시작됐다. 올해 우리나라가 밥쌀용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은 5만 7000t으로 국내 소비량의 1.4%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회가 비준한 쌀협상 결과에 따르면 이후 매년 수입량을 늘려가야 한다. 오는 2014년에는 국내 소비량의 3.7%에 해당하는 12만여t이 들어온다. 이는 밥쌀용으로 시판되는 부분만 계산한 것이다. 술을 빚거나 과자를 만들거나 대북지원용으로 쓰이는 것까지 포함하면 2014년에 수입해야 하는 물량은 40여만t이나 된다. 또 그 이후에는 쌀시장 전면 개방이 기다리고 있다. 쌀산업이 가야 할 길은 이처럼 험난하다.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외길 수순이어서 퇴로도 없다.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험로를 뚫고 가야만 한다. 개방화 시대에 우리 쌀산업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농민들이 달라져야 한다. 쌀산업 위기 극복의 1차적인 주체는 농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과거처럼 ‘농사만 지어 놓으면 정부가 사 주겠지.’ 하는 식의 사고로는 난관을 돌파할 수 없다.‘정부의존형 농민’에서 경쟁이 체질화되고 강한 자립의지로 무장한 ‘쌀산업 CEO’로 변신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개방화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수급 불균형이다. 지난 1990년대 후반 감산정책을 써야 할 시기에 증산정책을 쓴 결과 지금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빚어지고 있다. 만성적인 과잉생산과 과잉재고에다 시판용 수입쌀까지 겹치면서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의 산지 쌀값은 전년보다 13.5%나 하락했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쌀값 폭락은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이것이 초래하는 재정의 비효율은 더 큰 문제다. 금년도 예산을 예로 들어보자. 농업분야 전체 예산 9조원 중 4조원이 쌀 관련이며, 이 가운데 2조 9000억원이 가격폭락으로 인한 농가의 소득결손을 보전하거나, 휴경·전작·재고처리 등을 위한 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처음부터 적정생산 규모를 유지했다면 절약할 수 있는 돈이다. 현재의 쌀정책은 100이 필요한데 120을 생산해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20을 줄이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승용차로 서울에서 천안을 가는데 천안을 지나쳐 대전까지 갔다가 천안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런 정책이 지속되는 한 농민은 농민대로 고달프고,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민 한사람이 1년에 쌀을 80㎏정도 소비하는데 오는 2015년에 가면 60㎏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수입은 늘고 소비가 줄면 수급불균형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그에 따른 재정부담은 더욱 급격히 불어날 것이다. 정부는 서둘러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논을 줄이는 것이다. 비진흥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적어도 20만㏊(현재의 20%)는 감축해야 한다. 개방화 시대에는 관념적인 논 지상주의만으로 농민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들 수 없다. 지금은 논이 귀해져야 농민이 살 수 있다. 정부의 쌀정책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개방농업의 시대를 이끌어갈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수석 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긴장속 독도] 日 ‘동아시아 싸움닭’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해양 측량선이 우리측의 나포 경고에도 불구하고 독도 주변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무단으로 침입, 수로측량을 강행할 분위기다. 18일 교도통신이 독도 주변 해역을 탐사할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이 이날 도쿄를 출발했다는 보도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일본의 ‘무리수’는 일본외교전략의 일환으로 알려져 접점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한국과 독도 영유권 문제에만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는 동중국해 가스전과 오키노도리 문제로 외교전쟁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와도 영토분쟁이 진행형이다. 이처럼 일본은 현재 주변국가 대부분과 영토문제 등으로 동시에 다투는 ‘동아시아의 싸움닭’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일본 외교가 이처럼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한 것은 패전 60주년을 맞이했던 지난해부터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외교목표로 ‘국민을 지키는 외교’‘선두에 서는 외교’‘주장하는 외교’를 선언했다. 2차대전 패전국의 멍에 때문에 60년간은 움츠려 있었지만, 이제는 공격적인 외교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공세외교로 대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일본의 한 외교전문가는 18일 “앞으로도 공세적인 외교정책은 총리가 누가 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변국과 충돌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일본이 한국의 강한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도주변 수역의 수로측량을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도 이같은 공세외교의 산물이다. 이날 해상보안청의 측량선이 도쿄를 출발, 독도주변 수역 측량에 나설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흘렸다. 이는 오는 6월 국제회의에 앞선 명분 축적 의도로 보이며, 실제로 일본측이 20일 조사를 강행할 경우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taein@seoul.co.kr
  • [사설] 혼혈인 차별금지법 제정 서둘러야

    한국계 혼혈 하인스 워드 열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3일 한국을 찾은 워드의 방한 일정은 그가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을 숙연케 하고 환호의 박수를 치게 하는 감동의 연속이다. 그가 자신의 오늘이 있기까지 한없는 희생과 사랑을 보여준 어머니 김영희씨의 손을 꼭잡고 “사람들이 남을 볼 때 피부색이 아닌 마음을 보길 바란다.”고 한 말은 대다수 한국인들의 ‘배타적 순혈주의’를 질타하고 있다. 워드는 12일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그의 ‘특별한 귀향’이 반짝 관심과 감동에 머물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번에야말로 혼혈인 차별을 금지하는 법적·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연말까지 혼혈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국적법과 출입국관리법 등 관련법 정비에도 나서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우리가 이미 주장했다시피 단일민족을 강조한 교과서 내용을 개편하고 차별적 의미가 내포된 ‘혼혈인’ 용어를 바꾸려는 움직임 역시 올바른 방향이다. 당정이 어제 마련한 혼혈인 자녀의 국적 취득규정 완화 및 대학입시 의무 할당 등 처우개선 대책은 고용·교육의 실질적 차별금지와 인권보호에 초점을 맞춰 제대로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정확한 혼혈인 숫자마저 모르는 열악한 현실과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의 중구난방 현상은 시급한 개선이 요망된다. 혼혈인 차별금지의 법적·제도적 뒷받침 못지않게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혈통주의와 순혈적 배타주의를 극복하려는 국민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굳이 국제화 시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사회는 2000년대 들어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피부색과 인종이 달라도 친근한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 [사설] 국제결혼 급증에 걸맞은 국민의식을

    국제결혼의 증가추세가 폭발적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과의 국제결혼은 2000년 1만 2319건이던 것이 지난해 4만건을 넘어섰다.5년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결혼한 농촌총각은 무려 36%가 국제결혼이었고 한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결혼도 1만 1941건으로 전년 대비 21.2%나 늘었다. 이제 국제결혼은 1990년대 초반처럼 ‘동네 화젯거리’가 아니라 우리 이웃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혼사가 돼버린 것이다. 국제결혼이 이처럼 급증하는데도 우리의 국민의식과 사회 분위기는 한참 뒤떨어져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2세인 코시안의 교육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멀지 않아 농촌학교 학생 대부분이 코시안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큰데도 이들은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 취급을 받고 있다. 한국에 시집온 외국인 여성들의 부적응 역시 심각하다. 말이 통하지 않아 기본적인 사회활동도 못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혈통주의와 배타적 순혈주의 사고방식 때문일 것이다. 이는 ‘단일민족’ 논리와 통한다. 또한 숱한 외침(外侵) 속에서 우리민족을 굳건히 지킨 버팀목이었음은 부인키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화·세계화 시대다. 순혈주의 사고방식으론 세계적 조류에서 떠밀려날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유럽의 예에서 보듯 혼혈인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본다. 언제까지 ‘단일민족’ 운운하며 우리만의 울타리를 고집할 것인가. 이미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다. 말로만이 아닌, 실천적 행동이 뒤따르는 국민의식의 대전환이 절실한 때다.
  • [열린세상] 이제 다시 교육이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는 지금 거대한 역사적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 탈냉전화라고 하는 세계사적 대전환이 지구촌 전체를 휘감고 있으며, 탈권위주의와 지방화 물결이 한국 사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전환기와 이행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첫째 조건은 역사적 통찰력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에 서 있는지, 이 역사적 전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지를 통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역사적 통찰은 우리가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응전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지도자에게 역사적 통찰력은 필수 자질이다. 지도자가 역사적 이행을 통찰하지 못할 때, 그래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그가 이끄는 조직이나 지역사회나 국가에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지도자를 뽑을 때, 역사적 통찰력과 거기서 비롯되는 비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도자는 교육자다. 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교육당국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야말로 전환기 이후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존재다. 그들에게는 어느 직능집단보다도 역사를 통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 누구보다도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사회가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할 덕목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통찰해서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재설계하고 아이들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역사적 전환기에 교육자가 갖춰야 할 첫째 덕목인 것이다. 그런데 둘러보면 우리 교육계는 아직도 낡은 사고와 관행과 제도에 발목 잡혀 있다. 사립학교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놓고 좌파 운운하는가 하면,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한다. 누구로부터도 평가받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이 지금 학교 선생님들의 발상이기도 하다. 사고의 틀과 관점이 너무 편협해 보인다. 이래서야 열린 21세기의 주역을 제대로 키워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다.21세기 아이들을 20세기 학교에서 19세기 선생님들이 가르친다는 항간의 우려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요즘 새삼 깨닫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21세기의 키워드는 상상력과 창의력과 자발성과 문화적 감수성인데, 대학생은 판·검사, 의사, 공무원 되겠다며 줄서 있고 중고생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끌려 다니며 파김치가 되어 있다. 중고생은 여전히 두발규제로 속앓이하고 있고 학원이 싫다며 자살하는 초등학생까지 나온다. 학교 주변은 불법 찬조금으로 어수선하며, 어른들의 부당한 돈거래를 눈치챈 아이들 가슴은 세상에 대한 냉소와 불신으로 차 오르고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이 산적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책임있는 어른들이 대책없이 손놓고 있다는 데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조차도 정권출범 후 3년이 걸렸는데, 대학서열 구조와 대학생들의 고시행렬은 언제나 바로잡힐지 막막한 실정이다. 사교육비에 한숨짓는 학생·학부형의 시름이 머잖아 잡힐 것으로 믿는 이는 불행하게도 거의 없다. 정권 출범 초기, 교육부와 선생님과 학교와 교실이 달라져 우리 아이들이 웃음과 희망을 되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 많은 이들이 어느새 그 기대를 내려놓고 있다. 참교육을 외치던 선생님들에게서도 미래 세대에 대한 뜨거운 책임감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기세등등하던 정부에서도 어느덧 교육개혁의 의지를 읽어낼 수 없어 더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다시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일깨울 때다. 교육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숙제다. 사립학교법 개정도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희망을 일궈내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면 별 의미가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교육이어야 하는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지방의원 급여 공청회 ‘봇물’

    지방 의원은 그동안 회기수당과 의정활동비만 지급했으나 올해부터 월정수당을 주기로 하면서 사실상 유급화됐다. 때문에 5·31 지방선거에 출마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지방의원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원 급여 수준을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여전히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가장 먼저 전남 순천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난 16일 시의원의 연봉을 공무원 8급 5호봉 수준인 2260만원으로 결정했지만, 의회의 반발은 거세다. 때문에 요즘 흔해진 것이 지방의원 유급화 공청회다. 지방의원 및 출마예정자들은 급여를 높이려 하고,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는 낮추려는 상황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가급적 ‘튀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하겠다는 뜻이다. 20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책정에 관한 공청회’가 열린다.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주관하고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공동 후원한다. 공청회엔 아직 의정비 수준을 결정하지 못한 각 시·도의 의정비심의위원 10명도 참석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서울시구청장협의회와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지방의원의 보수액 책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기초의원은 자치단체의 재정 형편에 따라, 광역의원은 국장급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 자치구 의원은 재정형편에 따라 4600만∼5800만원. 시의원은 국장급 수준인 6000∼7000만원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8일 공동회장단 회의에서 3700만∼4200만원으로 제한하는 권고안을 결의하기도 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게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목포 경실련은 설문조사 결과 적정 월급이 209만원(연봉 2508만원)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 경실련은 시의원의 경우 한달에 457만원, 기초의원은 73만∼210만원이 적당하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의회와 타협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기초자치단체인 순천시가 기대보다 적은 수준으로 급여를 결정하자 시의원 일부는 “차라리 보수를 받지 않고 전처럼 일하는 것이 낫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대구참여연대 등 대구지역 6개 시민단체도 “급여수준을 부단체장이나 국장급으로 지나치게 높이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지역주민의 평균 소득수준을 하한선으로 하고 의정활동에 필요한 활동비를 추가하는 것을 상한선으로 하되 해당 자치단체의 재정력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의회의 기대치와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급여 수준을 결정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유급화 지방의원 영리활동 제한”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원 유급화에 따라 지방의원의 사적 영리행위를 제한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지방의회 의원 유급화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및 의정비 심의위원 공동의견서’ 발표를 통해 “지방의원은 감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는 만큼 부정부패를 막으려면 반드시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지방의원의 직무관련 영리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지방의원 의정비 산출과 관련,“지방의원 유급화는 전문성과 직무 전념성을 높이려고 도입한 제도이나 현재 유급화 논의는 의원에 대한 대우 문제로 뒤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정비 책정은 나눠 먹기나 공무원 직급 일괄적용 방식을 탈피해 지자체의 재정능력에 맞게 산정돼야 한다.”며 국회의원 보수와 연계한 의정비 산정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의 적정 의정비는 국회의원 보수의 60%에 해당 지자체의 3년간 평균 재정력지수를 곱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산정됐으며 계산하면 대전시 광역의원은 457만원, 기초의원은 73만∼210만원 선으로 산정됐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아프리카외교 대전환 기대한다

    197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 한국은 아프리카 외교에 심혈을 기울였다. 국제무대에서 북한과 표대결을 의식한 외교였다. 당시 국력을 감안하면 남북한 모두 출혈경쟁이었다. 동서냉전이 끝난 뒤 한국의 아프리카 외교는 느슨해졌다. 아프리카인에게 한국은 ‘필요할 때만 찾아오는 국가’로 인식되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 국가원수로는 24년 만에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아프리카 외교정책의 일대 전환이 있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두번째 순방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오바산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 계획안을 밝혔다.2008년까지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정부개발원조(ODA)를 3배로 확대, 연간 1억달러의 지원을 한다는 게 골자다. 뒤늦긴 했지만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본다. 아프리카인 연수생 초청과 우리 봉사단 파견을 통해 아프리카 빈곤퇴치에 실질도움을 주어야 한다. 정부는 원조재원 확보를 위해 항공기 탑승객에게 1000원을 걷는 국제빈곤퇴치기금 도입을 추진 중이며 국민들도 그 정도 협조는 해야 할 것이다. 국제정치·경제 분야에서 아프리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53개국에 인구가 9억명에 이른다.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다. 미국·일본을 비롯, 최근에는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3년동안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의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구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원을 확보하는 데 아프리카만 한 지역이 없다고 본 셈이다. 한국이 ODA를 3배 늘리기로 했으나 중국·일본의 지원공세를 따라가려면 더 파격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 차제에 대외원조정책의 전면 손질이 필요하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서 국민총소득 대비 ODA비율이 0.06%에 머물고 있음은 부끄러운 일이다.201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앞당겨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반기문 외교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출마 등 단기목표를 떠나 원조선진국의 면모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가(家)의 혼맥은 매우 단출하지만 3남3녀 모두 경영에 참여할 만큼 2세들의 대외 활동은 왕성하다. 무엇보다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딸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고 김 회장가(家)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다. 독실한 기독교 가풍이 남녀 평등으로, 정략결혼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 통혼(通婚) 과정에서 ‘교회 인연’이 적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점이며,2세들의 화려한 학벌도 이 집안의 자랑이다. 대성은 고 김 회장이 연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그룹이다. 한때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재계에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1970년대 초엔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연탄산업의 몰락과 이에 따른 변신이 늦어지면서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으며,2000∼2001년 사이엔 연이은 계열 분리로 그룹 규모가 더욱 줄었다. ●에너지 산증인 김수근 창업주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 김수근 대성 창업주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병상으로 그룹 임·직원을 불러 남긴 필담 유언의 한 토막이다. 그의 기업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191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창업주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석탄 대구지점에서 연탄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일본인만을 채용하는 원칙이 있어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회사에서 입사를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여 취직한 뒤, 성실함과 정직으로 내부 업무는 물론 외판 업무도 맡았다. 당시 김 창업주는 일에 대한 집념과 노력 등으로 일본인으로부터 ‘가죽고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940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일본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47년엔 “연료 대책이 시급하고, 더 이상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대구 칠성동에서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대성그룹이 보유한 경북 문경새재 주흘산 수백만평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권유가 많았었지만 그는 번번이 거절했다. 연탄사업을 벌인 것은 황폐화하는 삼림을 보호하자는 뜻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주흘산 입구엔 “대성그룹은 청정 산림지역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고자 한다.”는 내용의 푯말이 있다. 또 김 창업주는 출장을 갔다 오면 영수증 한 장까지도 빠짐없이 챙기고, 경비가 남으면 회사에 고스란히 넘겼다. 뿐만 아니라 외국 호텔 객실에서 쓰고 남은 일회용 비누를 “집에서 면도할 때 쓰면 좋겠다.”며 가방에 넣어 오기도 했다. 정치권 압력에도 초연했다고 한다. 대성이 정치적으로 스캔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창업주는 친구였던 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의 정치헌금을 거절해 세무조사를 받았을 정도였다. 경영철학도 남달랐다. 그는 무엇보다 ‘번 만큼만 투자한다.’는 경영론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경영이 가능했다.“하나라도 제대로 하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대기만성’의 약자인 ‘대성’이라는 그룹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 3형제에게 ‘투명 경영’을 유훈으로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기업이 내 소유란 생각을 버려라. 또한 이사회를 사장의 들러리로 만들지 마라.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죄악이니 이익을 못낼 때는 과감히 전문경영인을 써라. 국민의 사랑을 못 받을망정 지탄받는 기업은 되지 마라.” 이런 김 창업주의 철학은 대성을 남의 돈을 안 쓰는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촐한 혼맥의 ‘교회 인연’ 김 창업주가(家)의 혼맥은 한때 내로라했던 재벌가(家)치고 매우 단출하다.2세들 가운데 중매 결혼이 적지 않았지만 정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영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인들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덕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부친의 확고한 뜻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1942년 여귀옥(83)씨와 혼례를 치렀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남산교회’에서 맺어졌다. 김 창업주의 모친인 기묘임(작고) 여사와 여씨의 모친인 최성연(작고) 여사가 대구 남산교회의 신도였다. 그렇다고 결혼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창업주는 당시 대구상고를 중퇴해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씨는 당시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하고,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 여성’이었다. 또 여씨 집안은 대구에서 유명한 기독교 집안이자, 명망가(家)였다. 그러나 여씨의 모친인 최 여사는 “내가 딸이 둘이면 하나는 부잣집에, 하나는 인격을 보고 하겠는데 단 하나밖에 없으니 인격을 보아야겠다.”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고 김 창업주를 사위로 맞았다고 했다. 김 창업주와 여씨는 슬하에 4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4남 영철군이 7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남 김영대(64) 회장은 모친의 친구 소개로 71년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7)씨와 결혼했다.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김 회장 부부는 정한(34)-인한(33)-신한(31)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인 정한씨는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해외자원개발부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97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대원외고 동창인 전성은(33)씨와 결혼했다. 성은씨의 부친인 전경호 서한모방 회장은 김 회장과 경북사대부고 동기동창이다. 차남 인한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 후배인 이내리(28)씨와 2002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막내 신한씨는 지난해 말 병역특례를 마치고, 현재 경영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차남 김영민(61) SCG그룹 회장은 79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나온 민명옥(51)씨와 인연을 맺었다. 명옥씨의 부친은 전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이다. 김 회장 부부는 은혜(26)-요한(24)-종한(17)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은 93년 박영창 목사의 소개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인 김정윤(3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의한(12)-은진(9)-의진(6) 등이 있다. 장녀 김영주(58) 대성닷컴 부회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출신인 내과전문의 신현정(61)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정씨는 현재 도시가스서비스회사인 ㈜알파서비스를 경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화가로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정희(30)-명철(29)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 김정주(57) 대성닷컴 사장은 하버드대 신약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독신이다.3녀 김성주(50) 성주인터내셔날 사장은 하버드 동창생인 딘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7)씨를 두고 있다. 김 창업주의 동생인 김의근(작고) 회장가(家)와 김문근(작고) 회장가(家)도 정·관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재계에서 중견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고 김의근 모토닉(옛 창원기화기공업) 회장은 양제선(81)씨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영준(작고)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家)와 사돈지간이다.3남인 김영목(50) 모토닉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홍대식의 딸 홍은주(43)씨를 배필로 맞았다. 차남인 김영봉(53) 모토닉 사장은 평범한 은행원의 딸인 김혜옥(46)씨와 혼례를 치렀다. 김문근(작고)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은 김정희(작고)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영범-영돈-은주-영천-영석 등 4남1녀를 뒀다. 장남인 영범씨는 최근 대성광업개발 회장직에 올랐다. 형제 모두 대성광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분가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매출 2조원을 넘는 대성은 고 김 창업주 생전에 동생인 김의근 회장이 2000년 7월 대성정기와 창원기화기공업의 경영권을 갖고 가장 먼저 ‘대성의 품’을 떠났다. 김의근 회장은 사실상 김 창업주와 동업 관계였다. 그는 김 창업주가 47년 연탄사업을 시작할 때 석탄 생산을 맡았고, 김 창업주는 제조와 판매를 책임졌다. 이어 2001년 4월에는 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김문근(작고) 회장이 대성광업개발을 맡아 분가했다. 대구공고 출신인 김문근 전 회장은 대한중석 등에서 일하다 1950년대에 대성에 합류했다. 김 창업주 사후인 2001년 6월엔 영대·영민·영훈 등 아들 3형제가 다시 2차 세포분열을 통해 분가했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모기업인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계열을,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 계열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분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다. 주식 평가를 놓고 형제간 잡음이 일면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8월엔 막내 김성주 사장이 이끄는 성주인터내셔날도 대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장남과 3남은 현재 ‘대성그룹´ 사명을 같이쓰고 있다. ●김영대 회장의 ‘인재론’ 김영대 회장은 대기업 회장답지 않게 사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잘 나서지 않고 매우 조용하다. 그는 또 학구파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월·수·금요일은 일본어, 화·목·토요일은 중국어를 공부한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과 보수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간혹 김 회장 주변을 ‘경로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의 비서인 전성희(63) 이사는 국내 비서계의 대모다. 김 회장을 모신 지 28년째다. 그의 비서 입문은 우연이었다고 한다.79년 미국 유학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했을 때 남편의 대학 친구였던 김 회장은 “미혼 비서를 뒀는데 모두 1년 정도하고 그만두더라. 어디 오래 근무할 아줌마 없느냐.”며 추천을 부탁했다. 결국 남편의 권유로 전 이사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 약사모집 면접을 포기하고 대성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는 이화여대 약대 출신이다. 김 회장의 운전기사인 정홍(64) 차량관리 과장도 40년 이상 김 회장을 모시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갑 기념 유럽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신분을 넘어 지기(知己)인 셈이다. 또 대성 임직원들은 다른 그룹과 달리 6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김 회장의 인재를 아끼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샌님(?)같은 김 회장도 무서울 정도의 강한 집념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90년대 초 씨티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주한 직원을 직접 추적해 붙잡은 경험이 있다. 그가 쓴 ‘구름 속의 구만리’라는 추적기에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10개월 동안 출장 9차례, 미 체류기간 200일, 미대륙 종횡단 9000마일, 만난 사람만도 10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50억원의 돈도 돈이지만 회사의 신용과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 직원을 붙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더 컸다고 했다. 더욱이 일개 직원에게 거액의 수표를 무책임하게 내준 은행측으로부터 음모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대추적’을 결심했다. 대성그룹은 현재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 장남인 김 상무가 2002년 연구개발실장으로 입사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대성 부활’ 노래하는 3남 김영훈 회장 김영훈 회장은 조용한 말소리와 차분한 몸가짐, 설득조의 언어 구사 등에서 CEO보다 목사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 목사였다.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했으며,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늦장가를 갈 정도로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그가 받은 학위만도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에서 신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그는 늘 책과 씨름하는 것이 취미다. 김 회장은 198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경영인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를 원했지만 부친의 ‘SOS’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열분리 이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경북도시가스와 바이넥스창업투자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에너지사업 일변도에서 지금은 문화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마련해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순익 10억달러를 목표로 한 ’10·10·10’ 전략을 내놓았다. 옛 대성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김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2남 김영민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스포츠 마니아이며 유머러스하다.ROTC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역사 교관으로 근무했다. 경북사대부고와 미국 댈러스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주의 길’ 포기한 김성주 사장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별종’이다. 가문에서 그렇고, 사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형제들이 부모의 말씀이면 무조건 순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반면 김 사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일들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그는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다. 송금이 끊겨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으며, 직장 생활도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사업에서도 ‘봉투’와 ‘접대’라는 그간의 사업 상식을 깨고 투명경영으로 남성 세계를 하나씩 깼다. 김 사장은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군 여성 CEO가 드문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그는 훗날 성주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배경에 대해 “살찐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golders@seoul.co.kr ■ “우리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우리 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대성가(家)의 2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김영훈 회장은 대성의 차세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는 문화사업을 이른바 ‘효자 사업’이 아니라 ‘효녀 사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여성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성가(家)의 딸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장녀 김영주 화백의 또다른 ‘명함’은 대성닷컴 부회장이며,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대성닷컴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자매가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은 것은 문화사업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회장의 요청 때문. 김 부회장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대성닷컴 출판사업에 톡톡히 쏟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책 표지 디자인을 혼자 다할 정도다. 김 사장은 그룹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오브 아트 대학원을 나왔다. 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매는 모친에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절제회’ 활동에도 열심이다.1983년부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을 정도다. 절제회는 종교를 초월해 각종 절제 운동을 펼치는 여성 단체. 국내에선 국산품 애용과 허례허식을 배격하는 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금연 운동과 임산부와 청소년 음주를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자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성공한 여성 CEO로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 사장은 1997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 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CEO으로서 명성이 매우 높다. golders@seoul.co.kr ■ 2세들 ‘화려한 학벌’ 고 김수근 회장가(家)는 재계에서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3남3녀 모두 명문대 출신으로 2개 이상의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다. 3남 김영훈 회장은 “모친 여귀옥 여사의 남다른 자식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은 ‘공부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으며, 제가 미국에 유학갈 때도 편안하게 ‘놀다 오라.’는 당부까지 하셨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제는 모친의 바른 생활과 이웃사랑 등을 보면서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여사는 임신 중엔 태교를 위해 잡지나 신문을 보지 않고, 오직 성경만 보고 지냈다고 한다. 또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했으며, 꾸지람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대성가 2세들은 모두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이며,‘수석’을 곧잘 했다. 법학을 전공한 장남 김영대 회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 장녀 김영주 화백도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특히 김영훈 회장은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 석사 학위가 무려 4개다.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이화여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막내 김성주 사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회장은 “우리 형제는 어린 시절 학업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정주 누나는 중학교 때 반에서 40등까지 했지만 우리 형제 가운데 공부를 가장 잘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 아래 자녀를 키운 여 여사의 가르침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3세들도 부모 못지 않은 학구파다. 한편 여 여사는 결혼 후에도 영락교회 권사로서 활동했으며,52년에는 초교파적 기독교 여성단체인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현재 35개국이 가입해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책꽂이]

    ●딴 동네 교회(문승용 지음, 평단펴냄) 네 컷 만화속에 개신교의 현 세태에 대한 풍자를 담은 책. 지난 6년간 ‘기독신문’에 ‘문고리’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신앙만화를 엮은 것으로, 사치와 권위에 젖어 있는 목사들과 교회 문밖으로만 나서면 딴 사람으로 변하는 교인들을 비판한다.1만원.●한국사회 어디로 가나?(조대엽·박길성 등 지음, 굿인포메이션 펴냄) 대전환기를 맞은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권위의 패러다임은 무엇이며 어떻게 구축되어야 하는가, 새로운 권위구조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담았다.1만 5000원.●아폴로도로스 신화집(아폴로도로스 지음, 강대진 옮김, 민음사 펴냄)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휘기누스의 ‘신화집’과 함께 그리스 원전 3대 신화집으로 꼽히는 책. 티탄들의 반란과 전쟁부터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이야기까지 고대문학 작품들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1만 8000원.●에로스와 타나토스(조용훈 지음, 살림 펴냄) 서양미술에 나타난 사랑의 미학을 표현한 책. 샤갈, 뭉크, 클림트, 모딜리아니, 루벤스, 미켈란젤로 등이 남긴 불멸의 회화들을 통해 사랑과 유혹, 죽음에 새겨진 미의 본질을 들여다본다.1만 5000원.●현대 우주론을 만든 위대한 발견들(찰스 세이프 지음, 안인희 옮김, 소소 펴냄) 신화에서 최근의 빅 스플랫 이론까지, 현대의 우주론이 성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책. 코페르니쿠스 혁명, 허블의 혁명, 초신성 우주론 등 3가지 혁명을 통해 우주의 비밀에 다가간다.1만 2000원.●미래(수전 그린필드 지음, 전대호 옮김, 지호 펴냄) 21세기 과학기술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지를 그려본 책. 저자는 첨단 과학기술이 미래의 일상적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사고의 방식, 타인과 관계하는 방식까지 바꿀 것이라고 예측한다.1만 5000원.●예수, 선을 말하다(케네스 링 펴냄, 진현종 옮김, 지식의 숲 펴냄) 성공회 신자이자 선사인 저자가 기독교·불교·도교에 대한 탄탄한 지식과 다년간의 선 수행을 바탕으로 기독교와 선불교의 소통과 열린 대화를 시도한다. 또 갈등을 겪고 있는 종교간 공존의 방법도 모색한다.2만 2000원.●바이칼에서 찾는 우리민족의 기원(이홍규 엮음, 정신세계원 펴냄) 우리 민족 형성의 뿌리를 한반도의 북방 시베리아 바이칼호 지역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담았다. 이홍규 박사 등 한국바이칼포럼 학자들이 지난 2002년의 북방 답사와 유전학·언어학·고고학 자료들을 바탕으로 엮었다.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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