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접촉자 1100여명 하루 2번 모니터링… 평택 550명 예의 주시
경기도 역시 5일 현장대책회의를 여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현재 41명의 확진 환자 가운데 35명이 경기도 내 병원에서 발생하고 이 중 30명이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이번 주말까지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또 경기도방역대책본부를 통해 메르스 환자 접촉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하루 2번 전화로 일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경기도콜센터 120에 경기도감염관리본부 역학조사팀 직원을 상주시켜 메르스 관련 상담도 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확인 및 비확진 포함) 접촉자 1130여명이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28곳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는 데다 자가 격리 중인 의심 환자 400여명을 제외하고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어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 최초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평택시는 접촉자 550여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인구가 밀집한 수원, 화성, 용인, 안성, 오산 등에도 40~140명의 접촉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방역에 부심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모든 정보를 질병관리본부가 독점 및 통제해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천안시를 중심으로 충남 지역 병원에서는 병원 옆에 천막이나 컨테이너 박스로 간이 진료소를 만들어 메르스 의심 환자를 받고 있다. 김재형 충남도 보건정책과장은 “경기 평택시나 오산시 등에서 ‘충남은 비교적 메르스 청정 지역’이라고 여겨 천안이 ‘초토화’되고 있다, 너무 몰려와 천안 시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시민 불편을 덜고 감염 확률을 줄이기 위해 많은 병원이 이처럼 간이 진료소를 차려 환자를 따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은 주민 3명이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명돼 2명은 대전 지역 병원, 1명은 천안의 대형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 거주지를 기준으로 관리가 이뤄져 타 지역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관리하는 데 자치단체가 애를 먹고 있다. 충남도는 관내 1046개 병원과 16개 보건소에서 ‘열이 나는’ 환자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 과장은 “시·군과 함께 살균 연무 소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어촌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이장이 ‘마을 방송’을 통해 손 씻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읍·면사무소와 터미널, 영화관 등 다중 집합 장소에는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대전시는 지난달 30일 처음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이날 현재까지 모두 6명이 확진을 받았고 이 중 1명이 지난 3일 사망해 5명이 치료 중이다. 대전시는 수백명의 자가 격리자 상태를 매일 전화로 체크하고 있다. 동사무소와 공공기관, 단체에 예방법이 적힌 홍보물을 배부했다. 확진 환자가 나온 집과 주변을 집중 소독하고 있다. 또 관내 병의원과 공공기관 등에 배부하기 위해 마스크, 소독제, 소독기 등의 대량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이날 순창군에서 메르스 양성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도청과 각 시·군청이 24시간 비상근무 체계에 들어갔다. 도는 사람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각 시·군에 요청했다. 지방의료원 2곳에는 음압격리병실을 운영하고 의사회, 교육청 등과 민·관 합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전북도는 1차 검진 결과 양성반응 환자가 발생한 순창군 순창읍 J마을에 대한 격리 조치에 들어가는 등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이 마을 주민 강모(72·여)씨가 1차 검진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지역사회로 확산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도 보건당국은 또 이 마을에 들어가 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메르스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했다. 제주도는 메르스 청정 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대책반을 가동 중이다. 지난 4일부터 제주공항 국내선과 제주항 등에 발열감시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공항이나 항만에서 의심 증상 환자를 발견할 경우 제주도 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하는 선제적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강원, 경남·북 등 대부분의 자치단체들도 자체 방역망을 최대한 활용하며 메르스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수원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