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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동비만 해결책은 ‘밥상머리 교육’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동비만 해결책은 ‘밥상머리 교육’

    2000년대 초 업무차 미국에 간 적이 있습니다. 외국이 처음이라 신기한 것투성이었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왔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TV나 영화에서는 8등신의 미남, 미녀들뿐이었지만 길거리나 업무차 만난 사람들은 비만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성인 3명 중 1명, 아동은 5명 중 1명이 비만이라고 합니다. 비만은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쌓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고혈압, 당뇨,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퇴행성 관절염, 통풍은 물론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대장암이나 췌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발병 가능성도 높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은 21세기 인류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질병”으로 규정한 이유입니다. 과학계에서는 성인 비만보다 아동 비만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동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지요. 한국의 아동, 청소년 비만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학업에 시달리면서 운동량은 물론 과일, 채소 섭취가 줄어들고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섭취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어려서 찐 살은 키로 간다”는 잘못된 생각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9 비만 콘퍼런스’ 때문인지 이번 주는 아동 비만과 관련한 연구들이 많이 발표됐습니다. 우선 미국 버팔로대 의대 연구팀이 엄마와 아이의 친밀도가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나타날 수 있는 소아비만 가능성을 좌우한다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비만’ 5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생후 1개월부터 9세까지 아동이 있는 172가구를 대상으로 아이의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확인하고 부모의 양육태도, 생활습관, 식습관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부모, 특히 엄마와 대화를 많이 하고 친밀도가 높은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보다 체질량지수가 정상인 경우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엄마가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아이와 소통을 잘하지 않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패스트푸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 오클라호마대 보건과학센터, 오하이오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아이가 하나인 외동 가정보다는 아이가 둘 이상인 가정의 식습관이나 건강지수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영양교육과 행동’ 6일 자에 실었습니다. 연구팀은 5~8세까지 아이가 있는 74가구를 대상으로 ‘건강한 식사 지표’(HEI)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외동 가정의 아동이 그렇지 않은 가구의 아이보다 편식이 심하고 비만인 경우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이끈 첼시 크레흐트 오클라호마대 박사는 “건강한 식습관은 학교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보다는 가정에서 만들어지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전 ‘밥상머리 교육’이라 해서 가족들이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인성, 예절 교육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늘고 아이들도 여기저기 학원 다니느라 바쁘다 보니 가족이 한자리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습니다. 바쁘더라도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가족 간 친밀감을 높이고 비만까지 막을 수 있는 좋은 해결책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커피 마시면 가장 흔한 간암 위험 50% 낮춘다”

    [건강을 부탁해] “커피 마시면 가장 흔한 간암 위험 50% 낮춘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은 피곤한 직장인의 잠을 깨우는 것보다 큰 혜택을 지녔을지도 모르겠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가장 흔한 유형의 간암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 연구진이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약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성인남녀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커피를 마시면 ‘간세포암종’이라는 간암을 진단받을 확률이 50%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영국 암학회지(British Journal of Cancer) 최신호에 발표했다. 여기서 간세포암종은 간암 발병 사례의 9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 유형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우나 맥메나민 박사는 “이번 결과는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킴 투 트랜 연구원도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커피에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항산화 물질과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커피가 담배를 끊거나 술을 줄이고 또는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큼 간암을 예방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이가 많으며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사람들 그리고 특히 남성들이 커피를 마실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7년 반의 영국 암 기록 조사 자료를 사용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36만5157명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 10만여 명을 추적 조사했다. 이 중 88명은 조사 시작 시점에 이미 간세포암종을 진단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이 암에 걸릴 위험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50%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음주와 흡연 그리고 비만이라는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들은 매일 커피를 한 잔 더 마실 때마다 그 위험이 13%씩 떨어졌다. 영국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인스턴트 커피를 주로 마시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는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면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커피콩을 볶을수록 암을 유발하는 아크릴아미드(acrylamide)라는 화학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와 굵게 간 커피 그리고 디카페인 커피를 조사한 이번 연구에서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간세포암종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인스턴트 커피에도 체내 유해한 염증을 예방할 수 있는 클로로젠산 등 암과 싸우는 화합물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역시 커피는 간암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과 위암을 포함한 여러 암 유형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커피와 다른 소화기암 사이의 전체적인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도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들은 간암을 진단받을 확률이 36%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이들 전문가는 영국의 수백만 명이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섭취하고 있는 스타틴이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세포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호흡만으로 폐암 조기 진단 가능한 기술 나왔다

    호흡만으로 폐암 조기 진단 가능한 기술 나왔다

    과거에는 ‘불치병’으로 받아들여졌던 암도 이제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관리 가능하고 정복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지만 조기 진단을 하지 못하면 여전히 불치병일 수 밖에 없다. 최근 과학자들은 복잡한 영상장치를 사용해 진단하던 암을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지만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들을 내놓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풍선 모양의 봉투에 숨을 불어넣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폐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복지·의료ICT연구단 진단치료기연구실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동국대 공동연구팀은 날숨만으로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용 전자 코’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계공학 및 전자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센서 앤드 액츄에이트 B: 화학’에 실렸다. 지난해 기준 한국인 사망원인은 암, 그중 폐암 사망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폐암진단을 위해서는 X선 검사나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실시하는데 모두 방사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CT는 비용 부담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연구진은 코가 신경세포를 통해 냄새를 맡는 것에 착안했다. 연구진은 사람이 내뱉는 날숨을 통해 폐 속 암세포가 만들어 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를 감지하는 센서와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폐암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알고리즘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날숨이 들어오면 전자소자를 이용해 사람의 코처럼 냄새를 맡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질병유무를 판단해 검진할 수 있는 ‘전자코’를 만들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코 시스템은 데스크탑 컴퓨터 크기의 날숨 샘플링부, 금속산화물 화학센서 모듈, 데이터 신호처리부 3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검진 대상자가 풍선처럼 생긴 비닐 키트에 숨을 불어넣으면 여기에 탄소 막대를 넣는다. 탄소막대에는 호흡 중 배출되는 여러 가스 성분들이 붙게 되고 이것을 전자 코 시스템에 집어넣으면 가스 성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달라지게 된다. 날숨 구성성분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폐암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다.연구팀은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해 200회 이상 분석해 폐암환자의 숨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진단한 폐암환자 여부 진단 정확도는 약 75% 수준으로 임상의사의 진단 정보와 결합하면 폐암환자 판정율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날숨을 활용해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며 현재는 비만환자의 비만정도와 운동량을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코 시스템’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저렴하면서도 편리하게 폐암 발병 여부를 검사할 수 있어 국민들의 의료비용 절감은 물론 관련 진단시장 시장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두산처럼… 놈놈놈도 반전 드라마

    두산처럼… 놈놈놈도 반전 드라마

    린드블럼 제치며 양현종 ERA 1위 박병호 홈런왕·하재훈 구원왕 신화시즌 최종전까지 반전을 거듭한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 격언처럼 2019 프로야구는 다양한 반전 기록을 쏟아 낸 리그였다. 두산 베어스는 거의 시즌 내내 선두를 점유했던 SK 와이번스를 밀어내고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두 팀의 승차는 시즌 한때 9경기까지 벌어졌지만 두산은 추격전 끝에 기적 같은 역전을 이뤄 냈다. kt 위즈는 올 시즌 만년 꼴찌팀에서 환골탈태했다. kt는 2015년부터 프로야구 1군에 합류해 10위-10위-10위-9위로 ‘리그를 망친다’는 비난까지 받았지만 초보 사령탑 이강철 감독의 용병술과 ‘야구 천재’ 강백호(20)를 비롯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5할 승률, 6위를 기록했다. 누구도 kt가 시즌 후반까지 5강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였다. 개인 성적 부문에선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이 8.01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을 2.29로 낮추며 타이틀 홀더를 차지했다. 투수 4관왕을 넘보던 조쉬 린드블럼(32·두산)이 마지막 등판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평균자책점이 높아지며 양현종의 드라마가 완성됐다. ‘홈런왕’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부진과 부상으로 2군으로 강등됐지만 괴력을 과시하며 33홈런의 반전을 이뤄 냈다. 박병호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30홈런을 넘긴 타자로 우뚝 섰다. 깜짝 활약도 빛났다.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 등에서 타자로 뛰다 올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하재훈(29·SK)은 36세이브로 단숨에 구원왕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2015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던 원종현(32·NC)은 처음 풀타임 마무리로 활약하며 31세이브를 기록, 세이브 3위의 감동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무쇠팔 최동원’ 8주기 기린다… 내일 동상 대청소 등 추모 행사

    ‘무쇠팔 최동원’ 8주기 기린다… 내일 동상 대청소 등 추모 행사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팬들이 11일 ‘무쇠팔 최동원 동상’을 대청소한다. 2011년 9월 14일 대장암으로 별세한 최 전 감독의 8주기를 기리는 사전 행사다. 최동원 기념사업회는 13일 오후 1시 부산 사직구장에 있는 최동원 동상 앞에서 어머니 김정자 여사를 비롯해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우승의 주역인 한문연 NC 다이노스 총괄 코치, 최동원 야구교실 어린이와 학부모, 팬 등과 함께 추모 행사를 연다. 최동원 야구교실 어린이들은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단체 관람한다. 롯데 구단도 13일 김종인 대표이사, 성민규 단장, 공필성 감독대행, 주장 민병헌이 최 전 감독 동상 앞에 모여 헌화한다. 롯데 선수단은 이날 SK와의 경기에는 최동원 전 감독의 선수 등번호인 11번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다. 이번 경기에서 입은 유니폼은 경매를 통해 소아암 환우들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티베트의 영적 스승 린포체 72세 입적, 죽음 뒤에도 따라붙는 추문

    티베트의 영적 스승 린포체 72세 입적, 죽음 뒤에도 따라붙는 추문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의 스승이 환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소걀 린포체로 널리 알려진 티베트 불교 지도자 소걀 라카르가 72세를 일기로 입적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국내에도 ‘티베트의 지혜’로 번역되는 등 각국에서 300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 ‘The Tibetan Book of Living and Dying’의 저자로 티베트 불교 지도자 가운데 달라이 라마 다음으로 널리 알려진 라카르는 수행 과정의 제자들을 성적으로 유린했다는 억측도 따라다녔던 인물이다. 물론 그에 대해 범죄가 구성돼 기소되거나 처벌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의 이름으로 된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라카르는 28일(현지시간) 태국에서 폐색전증(肺塞栓症)을 앓다 운명했다. 고인은 대장암을 치료받은 적도 있다. 1947년 티베트에서 태어난 라카르는 13대 달라이라마의 스승이었던 테르텐 소걀 레랍 링파의 환생으로 여겨졌다.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비교 종교학을 공부한 뒤 대중 설파를 통해 영적 스승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추문이 적지 않게 따라 다녔다. 1994년에는 한 여성이 그로부터 성적,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며 1000만 달러짜리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정 밖 화해를 통해 소송이 중단됐다. 2년 전에도 또다른 스캔들이 터져 라카르가 주도한 불교 운동단체 릭파가 주선한 변호사가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한 뒤 “일부 학생들이 심각한 신체적, 성적, 감정적 유린을 당했다”고 발표해 그의 명성은 땅에 추락했다. 당시 조사위원회는 일부 고위직 승려들이 이런 문제점을 알고도 대응책을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런 추문에도 불구하고 많은 제자들은 여전히 그를 뛰어난 영적 스승으로 모셨다. 고인의 부음을 접한 한 추종자는 페이스북에 “난 그가 계속해 지혜와 사랑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적으며 애도했다. 그러나 1970년대 런던에서 라카르가 공부했을 때부터 잘 알고 지냈고 ‘티베트 불교의 성과 폭력’이란 책을 최근에 내놓은 매리 피니간은 BBC 인터뷰를 통해 고인을 카리스마 넘치고 폭력을 일삼는 “컬트 지도자”라고 평한 뒤 “그의 죽음을 접하고 슬퍼하는 모든 이들과 슬픔을 함께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한 내 (좋지 않은) 느낌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해야겠다. 그는 권력과 돈, 성적 만족을 위한 갈망을 남용해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영적 전통을 짓밟았다”고 단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이제이’ 대장균으로 대장암, 장내염증 잡는다

    ‘이이제이’ 대장균으로 대장암, 장내염증 잡는다

    사람의 대장에 서식하는 세균 중 하나로 가장 먼저 발견된 장내 세균인 ‘대장균’을 이용해 대장암이나 장내 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부산대 의과학과, 한국과학영재학교 공동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에서 나타나는 염증을 대장균을 이용해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인사이트’ 최신호(22일자)에 실렸다.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장 속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장의 보호벽이 붕괴돼 마이크로바이오타라는 세균총이 침투하기 쉬워지면서 염증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장 속 염증 치료를 위해 소염제나 항생제를 이용할 경우는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 치료제를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복용했을 때 장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분해되기 쉽고 장기간 투여시 종양을 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연구팀은 표피성장인자(EGF)를 만드는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해 유전자 재조합함으로써 대장균이 표피성장인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분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대장균으로 궤양부위까지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 장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분해되는 위험을 줄였다. EGF는 상피세포 성장을 돕는 단백질로 인체 여러 세포와 조직에서 만들어져 분비되는 물질로 피부 궤양 치료를 위한 연고, 화장품은 물론 위궤양 치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장 속에서 흔한 대장균을 활용해 표피성장인자를 염증부위에 주입해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과 대장암으로 인한 장벽 손상을 복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생쥐 장내 점막에 유전자 재조합 대장균을 삽입한 결과 표피성장인자를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분비해 장내 점막의 줄기세포 성장을 촉진시켜 염증성 자극과 조직손상을 완화시킨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문유석 부산대 의과학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치료제의 안정성 문제와 화학적 약물 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함으로써 장내 염증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포우리병원, 지역 최고 거점병원으로 우뚝

    김포우리병원, 지역 최고 거점병원으로 우뚝

    경기 김포에서 최초의 종합병원으로 진료를 시작한 김포우리병원이 지난 3월 신관증축 공사를 시작해 내년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지하 5층, 지상 9층, 연면적 3만㎡ 규모다. 이번 공사에는 시설·장비·인력 부문에 700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토지 매입비까지 합하면 1000억원대 자금이 투입될 계획이다. 내년 말 심혈관과 뇌혈관·암 등 증증진료 부문과 검진 등 예방진료 분야를 진료 확대한다. 쾌적한 로비와 대기 공간, 넓은 주차공간도 확보된다. 또 환자 안전과 감염예방 시설·시스템을 구축하고 첨단 IT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진료 시스템 등으로 대학병원급 지역거점병원으로 우뚝 설 예정이다. 김포우리병원은 2002년 개설 이후 대형병원 기준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과 인턴 및 레지던트 교육 수련 병원으로 선정됐다. 또 위암과 대장암 적정성 평가, 뇌졸중 적정성 평가,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부문에서 1등급 평가를 받았다. 지역 최초 개설 지역응급의료센터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입원시 본인 부담 진료비는 낮고 적정 진료를 제공하는 신포괄수가제 시행 등 중증 진료역량 강화와 의료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내년 11월 증축공사가 완료되면 현 400병상 규모에서 550병상 규모로 병상 운영이 확대된다. 증축되는 공간의 병실은 전병실 4인실 이하, 병상 간격 1.5m 이상 확보, 전병동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보호자출입통제시스템 운영, 일반 환자와 동선이 구분된 음압격리병실 운영 등 감염 예방과 환자 안전이 확보된 환자중심병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중증 질환 진료에 있어 김포우리병원에서 진단에서 치료·재활까지 원스톱으로 진료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증진료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 지역 주민의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해 건강검진센터 시설’시스템도 강화된다. 증축 건물 4~5층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시행 검진과 사업체 및 개인 종합검진을 위한 공간을 구분해 검사에서부터 상담에 이르기까지 검진 환자 중심의 동선이 확보될 예정이다. 건강검진센터 인근에 옥외 정원으로 구성된 힐링 공간이 마련된다. 17년간 축적된 검진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와 개인 맞춤형 식이 및 운동 처방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검진 결과 서비스가 구축된다. 또 쾌적한 로비·주차 공간으로 환자 편의가 증대된다. 기존 건물 1~2층을 리모델링하고 신관동과 연결해 로비 공간의 층고를 높여 쾌적성을 확보하고 300명 이상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 구성과 상설 갤러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지하 2~5층에 500여대 가량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한다. 고성백 병원장은 “김포우리병원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해주신 지역 주민들께 감사드리며 증축 공사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더 향상된 의료 서비스 외에 지역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해 지역 주민들과의 건강한 동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2020년 완공 조감도.
  • “암세포의 아킬레스건 찾았다”…‘이것’ 차단하니 자멸 (연구)

    “암세포의 아킬레스건 찾았다”…‘이것’ 차단하니 자멸 (연구)

    암세포의 치명적인 약점을 과학자들이 발견해냈다. 암세포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해 스스로 죽게 하는 방법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연료로 삼는 특정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종양 세포가 자멸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특정 단백질은 ‘ATF4’(활성전사인자4)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를 말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 몸에서는 매일 수백만 개의 세포가 자멸해 잠재적인 위험을 차단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보내는 세포 사멸 신호를 무시한다. 이를 막아낼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암 연구의 본질적인 목표다. 특히 이 연구에서 알아낸 접근 방법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의 대장암과 유방암 그리고 림프종 세포 및 유전자 공학으로 대장암이나 혈액암 또는 림프종 등에 걸리게 한 쥐에게도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암 연구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MYC라는 암 유발 유전자를 제어하기 위해 애써 왔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MYC는 평소 정상적인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이지만, 변이하거나 과다 발현하면 종양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돕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현재 이 발암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는 구체적인 방법은 없지만, 이전 연구에서는 종양 성장을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연쇄 반응 중 특정 단계를 차단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연구진은 초기 연구에서 ATF4가 ‘PERK’(세포외 신호조절 인산화 효소)에 의해 제어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PERK를 차단하면 종앙 성장을 막을 수 있는 것. 하지만 거듭된 연구에서 PERK를 차단하는 것이 항상 종양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왜냐하면 MYC는 실제로 두 가지 과정을 병행해서 일으키는 데 PERK 외에도 GCN2(General Control Non-derepressible 2)로 불리는 두 번째 효소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MYC의 연쇄 과정에서 그 하위 단계에 속하는 ATF4 자체를 표적으로 삼았다. 왜냐하면 ATF4는 MYC의 두 신호 경로가 모두 모이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즉 이 경로를 차단하면 암이 생존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ATF4가 MYC의 세포 성장을 위해 필요로 하는 유전자를 작동하고 4E-BP1(4E-binding protein 1)로 불리는 특정 단백질의 생성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세포나 쥐의 ATF4를 차단했을 때 종양이 계속해서 4E-BP1 양을 늘려 결국 스트레스로 스스로 죽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림프종과 대장암에 걸린 쥐의 종양 성장을 막았다. 또 연구는 인간의 종양이 MYC에 의해 촉진할 때 ATF4와 단백질 파트너인 4E-BP도 과다 생성한다는 것을 밝혀냈는데 이는 이런 발견이 인간에게 효과가 있는 접근 방법임을 시사하는 추가적인 증거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앞으로도 ATF4가 왜 이렇게 작용하는지 계속 조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이는 연쇄 과정에서 암세포를 죽게 할 수 있는 다른 잠재적인 표적이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최신호(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책]

    [책]

    당신의 속도로, 당신의 순간에, 날마다 용감해지기(탄야 페터스 지음, 박한결 옮김, 마인드큐브 펴냄) 일상에서 용기 내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용감한 인생이란 자기주도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라 말하면서 완벽함에 대한 환상은 버리고 명랑하게 실수하라고 조언한다.스토리텔링 성경(김영진·강정훈·천종수 지음, 김천정 그림, 성서원 펴냄) 주석과 해설을 곁들여 이야기로 풀어쓴 ‘확대판 성경’이다. 이야기를 비롯해 주석·해설의 기능까지 수록해 원래 성경 본문보다 2~4배 정도 분량이 많다. 책의 감동이 독자의 감동과 만날 때 독자는 삶이 한층 풍요로워지는 말씀 나눔의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백년 건강의 비밀(김충웅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3기의 다른 두 가지 암(위암·대장암)을 극복한 저자가 백세시대를 위한 유익하고 생생한 건강 상식을 알려준다. 조심해야 할 질환의 특징과 원인, 특이한 증상과 예방 및 치료는 물론 무병장수를 위한 13가지 건강 꿀팁, 장수시대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대안, 그리고 13가지 암 예방법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제대로 배우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페드로 프랑코 지음, 김동은·어경훈 옮김, 중앙경제평론사 펴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개념·체계를 교과서적으로 설명한다. 비트코인 기술에 적용된 암호학 기술, 해시함수 등을 쉽게 풀었다. 책의 전반부는 비트코인의 기본개념과 기술의 원리를 서술하고, 후반부는 암호화 기술에 관한 자세한 설명·정보를 담았다.오늘 하루 나 혼자 일본 여행(박혜진 지음, 책읽는고양이 펴냄) 책은 당일치기 해외여행을 제안하는 여행에세이로, 빡빡한 일상에 틈을 내 지친 자신을 토닥여주는 당일치기 일본여행의 마법 같은 체험을 공유한다. 저자는 “비수기 평일에 저가항공을 이용한다면 당일치기 해외여행은 누구라도 엄두 낼 수 있는 소확행이 된다”고 말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교회오빠’ 이호경 PD “이관희-오은주 부부, 세상에서 가장 불행”

    ‘교회오빠’ 이호경 PD “이관희-오은주 부부, 세상에서 가장 불행”

    영화 ‘교회오빠’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25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영화 ‘교회오빠’ 연출자이자 KBS 시사교양국 이호경 PD와 영화의 주인공 오은주 씨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호경 PD는 “‘교회오빠’ 실제 주인공인 오은주, 이관희 부부는 제가 아는 한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부부”라고 말했다. 이호경 PD는 “이관희 씨는 37살의 나이에 첫 딸과 만난 후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며 “사랑하는 아들이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 어머니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면서 이들 가족에 닥친 불행을 전했다. 이어 “넉 달 후 아내 오은주 씨가 열액암 4기 진단을 받았다”며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계속되는 비극은 충격적인 사연이었다”고 말했다. 이호경 PD는 또 암으로 가족들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4년도에 미혼인 누나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는데 암이 발견됐다”며 “위암 4기였다”고 설명했다. 정보를 찾아서 암 환우들의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다는 이호경 PD는 “(누나의) 항암 기간 동안 본업인 방송에 시간이 뺏기다 보니, 차라리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제가 살지 않겠나 싶었다”면서 ‘교회오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이호경 PD는 “비극 속에서도 부부가 너무 밝고 투명했다”며 “모든 것에 감사하는 모습들이 제작진과 시청자들, 관객들에게 울림을 준 부분이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온전하게 살려고 했던 남자의 삶을 잘 전달하려 했다”면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오은주 씨는 “이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기에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면서 홀로 남은 감정을 전했다. 이어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더 사랑해주고 싶어 결혼식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영화 ‘교회오빠’는 2017년 방송된 KBS 1TV ‘KBS 스페설’의 ‘앎:교회오빠’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다큐멘터리 영화로 고인이 된 이관희 집사가 두 번째 암 재발 후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 5월 16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한 잔 커피가 비만, 당뇨 예방한다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한 잔 커피가 비만, 당뇨 예방한다

    하루 1잔 만으로도 효과...우유나 설탕 없는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만 효과 한 집 건너 하나씩 있다는 커피전문점의 숫자만큼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 커피 매장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많은 직장인들은 아침 업무 시작 직전 커피 한잔으로 시작하고 점심식사 직후나 오후에는 졸음과 나른함을 ?아내기 위해서 또 다시 커피를 찾곤 한다. 적당한 양의 커피는 대장암, 고혈압 예방, 노화 방지 등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노팅엄대 의대 연구진은 하루 커피 한 잔이 체내 갈색지방을 자극해 비만과 당뇨를 예방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24일자에 발표했다. 우리 몸에는 갈색지방조직과 백색지방조직이 있다. 백색지방은 외부에서 공급된 과잉영양분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갈색지방은 백색지방과 과잉칼로리을 태워 열을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갈색지방은 체온조절이 쉽지 않은 신생아들에게서 많이 있지만 성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갈색지방은 백색지방과 작동 메커니즘이 다르고 당분과 과잉 칼로리나 지방을 태워 열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 활성화에도 관여해 감기와 같은 질병예방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혈당과 혈중 지질수치를 낮추고 체중 감소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사람들은 갈색지방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런 갈색지방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자극하는 것으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갈색지방조직에 커피를 주입해 활성화 여부를 관찰하는 세포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아메리카노 1잔에 해당하는 커피가 갈색지방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은 실제로 사람에게서도 세포실험과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관찰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열화상장치를 이용해 각자의 갈색지방 정도를 관찰하고 아메리카노 1잔을 마시게 한 뒤 열화상장치를 이용해 열의 발생정도를 비교해 갈색지방의 활성화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마신 직후 갈색지방이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으며 혈액검사를 통해 혈당도 낮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설탕이나 우유를 타지 않은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 종류의 커피가 갈색지방 활성화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시몬즈 노팅엄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커피 한 잔이 갈색지방의 기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첫 연구”라고 강조했다. 시몬즈 교수는 “비만과 비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키고 그를 위해 커피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정태수 前회장도 12년째 해외 잠적… 체포된 정한근 “작년에 아버지 사망”

    정태수 前회장도 12년째 해외 잠적… 체포된 정한근 “작년에 아버지 사망”

    키르기스스탄 거주說… 생사도 불분명 정 前회장 사망 여부 객관적 증거 없어장기 해외 도피 중이던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국내로 송환되면서 다른 사건으로 역시 해외 도피 중인 그의 아버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행방도 주목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12년 전 치료 목적으로 일본으로 출국한 뒤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정 전 부회장을 상대로 도피 경로와 일가의 재산 은닉 여부, 그리고 정 전 회장의 생존 여부 및 행적 등을 추궁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내 송환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 전 부회장은 이날 하루 휴식을 취하고 24일부터 다시 조사받을 예정이다. IMF 금융위기의 서막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한보 사태는 1997년 1월 재계 14위 한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보철강이 부도나며 시작됐다. 당시 한보그룹이 5조 7000억원대 규모의 부실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정치계·금융계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소통령’ 김현철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은 같은 해 6월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5년 만인 2002년 10월 대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고 곧 특별사면됐다. 그러나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강릉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또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앞두고 있던 정 전 회장은 2007년 치료 목적으로 일본으로 출국한 후 잠적했다. 당시 정 전 회장은 세금 체납으로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였으나 ‘지병 악화’를 이유로 제기한 출국금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겨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정 전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 없는 항소심 법정에 출석해 “고령의 피고인이 이미 다른 사건으로 오랫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교비 횡령 사건에서도 실형을 받아 복역 중에 세상을 뜰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며 “가족들로부터 현재 카자흐스탄에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궐석 재판을 진행해 2009년 정 전 회장에게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검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은 이번 주 중 정 전 회장의 행방을 둘러싼 기록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 전 회장은 일본과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으로 옮겨갔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 생사 여부조차 불분명하다. 법무부는 2009년 키르기스스탄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아들 정 전 부회장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허위 진술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생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정 전 회장의 소재가 확인돼 국내로 송환되면 우선 교비 횡령 사건 관련 3년 6개월 징역형의 집행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횡령한 교비를 해외 도피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부회장에 대해선 11년간 미뤄졌던 횡령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나아가 밀항, 신분세탁 등 도피 과정에서 발생한 여죄에 대한 추가 기소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들 부자가 각각 2127억원과 253억원의 국세를 체납한 상태인 만큼 환수 절차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검찰,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행방도 추적 중…12년째 도피 중

    검찰,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행방도 추적 중…12년째 도피 중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21년간의 도피 끝에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정 전 회장의 생사와 소재도 곧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심 재판을 받던 중인 2007년 5월 출국해 12년째 도피 중이다. 1심 재판부는 2006년 2월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건강상 이유와 피해 변제를 시도한다는 점을 들어 구속하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은 이듬해 일본에서 치료받기 위해 법원에 낸 출국 금지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출국했다. 법원은 정 전 회장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계속 진행해 2009년 5월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했다. 정 전 회장은 카자흐스탄에서 머무르다 법무부가 카자흐스탄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자 키르기스스탄으로 다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간호사 4명의 간병을 받고 임금을 교비로 지급하기도 했다. 현재 정 전 회장은 행방은 물론이며 생사조차 불분명하다. 1923년생인 정 전 회장이 살아있을 경우 올해 96세로 고령인 데다 과거 한보 사태로 복역 중에는 대장암 진단을 받기도 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손영배 단장)은 2225억원대 세금을 체납한 정 전 회장의 생사와 소재를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도 이미 키르기스스탄 당국에 정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두었다. 아들 한근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거짓 진술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객관적 근거로 생사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식 중심 식단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도움

    채식 중심 식단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도움

    최근 웰빙과 건강 열풍 때문에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육식 위주의 식단이 늘어남에 따라 대규모 축산 산업이 발달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인 메탄이 엄청나게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채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 한편에서는 채식이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왔다. 그런데 장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채식 중심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AT스틸대 대체의학부, 미국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PCRM), 조지워싱턴대 의대, 영국 마운트 스튜어트병원, 남부 데번 헬스케어 건강보험재단 공동연구팀은 채식 위주의 식물성 식단이 크론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 20일자에 실렸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 만성염증성 질환이다.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에 가장 많이 발생해 설사, 복통,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낸다. 연구팀은 체중감소, 설사, 복통과 같은 증상을 겪는 비흡연자 25세의 크론병을 앓고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식단 변화 실험관찰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여한 환자는 크론병 정도를 표현하는 ‘하비-브래드쇼 인덱스’(HBI) 점수가 17점으로 나타나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약물 치료와 함께 식단에서 모든 육식제품과 육가공식품을 제거하고 과일, 채소, 통곡물 중심의 식단으로 바꿨다. 육식에서 부족한 단백질은 콩류를 통해 섭취하도록 했다.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해 2년 동안 치료를 병행한 결과 내시경 검사에서도 장 점막에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후 육식을 조금씩 늘리더라도 크론병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야채나 과일 등 식물성 식단에는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섬유질이 풍부해 크론병은 물론 다른 소화기 문제들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CRM 한나 칼레오바 박사는 “이번 사례연구는 ‘음식이 약’(Food really is medicine)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한다”라며 “채식 위주의 식단은 크론병 완화 뿐만 아니라 고지혈증으로 인한 심장질환, 2형당뇨(성인당뇨), 대장암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외로운 사나이가 찾아간 삼각지… 눈물의 비표 새긴 애창곡 되다

    외로운 사나이가 찾아간 삼각지… 눈물의 비표 새긴 애창곡 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7회 서울의 대중음악1(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편이 지난 8일 용산구 한강대로와 원효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하철 삼각지역 안 기타를 치는 배호(1942~1971) 좌상 앞에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서울의 5번째 노래비 ‘돌아가는 삼각지’를 둘러보고 배호길을 따라 왜고개 성지~아모레 퍼시픽 사옥~용산전자상가를 걸었다. 임진왜란 때 당사국 조선을 제쳐 두고 명나라 심유정과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화의를 맺은 심원정 터~유서 깊은 용산신학교와 예수성심성당~범죄심리학의 개척자 장병림 가옥~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원삼탕, 창성옥, 경의선숲길공원까지 2시간 30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배호의 노래를 포함해 6건의 서울미래유산이 즐비했다. 1978년 타계할 때까지 원효로에 거주한 박목월 시인을 기리는 목월공원과 청노루힐 옛 자택 구경은 덤이었다. 이준섭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들려줬다.대중가요 가사에 투영된 서울은 서울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노랫말은 특정 시대, 특정 장소, 특정 시각에 대한 경향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영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대중가요에 나타난 서울의 길’에서 “대중의 경험과 욕망을 통해서 걸러진 서울을 보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서울을 소재로 한 노래를 통해 서울에 대한 당대인의 꿈과 희망 혹은 불안과 좌절을 엿볼 수 있다. 서울은 선과 악의 이중성을 가진 야누스적 도시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대중가요의 소재로 활용되는 이유는 근대성이 가장 잘 체현된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유정 단국대 교수는 ‘서울 노래를 통해 본 서울의 풍경’에서 대중가요는 “당대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대중가요의 가사를 통해 당대인의 시각과 정서를 헤아릴 수 있다.서울을 노래한 대중가요는 몇 곡이나 될까.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의 ‘대중가요에 녹여낸 서울 100년’ 자료에 따르면 가수 710명이 1141곡의 서울 노래를 불렀다. 이 중 제목에 ‘서울’이 포함된 노래만 544곡이었다. ‘명동’이 85곡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강 70곡, 서울역 55곡, 남산 40곡 등의 순이었다. 가수별로는 각각 14곡을 부른 나훈아와 이미자가 1위를 차지했다. 작사자로는 31곡을 지은 반야월이 돋보였다. 박춘석이 가장 많은 22곡을 작곡했다. 1930년대 대중가요의 3대 키워드는 ‘서울’, ‘한강’, ‘종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이라는 지명을 노래 제목에 처음 사용한 최초의 노래는 1929년 발표된 랑소희의 ‘서울마치’였으나, 1932년에 발표된 이애리수의 ‘자라메라’ 노랫말에 ‘종로네거리’가 등장하는 등 내용상 최초의 서울 노래로 평가받는다. 궁궐과 관청 그리고 지배계층과 상권이 몰려 있는 종로는 한양천도 이래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들어 위상이 쇠락했다. 1950년대에 나온 현인의 ‘서울야곡’이나 나애심의 ‘미사의 종’이 그렇듯 해방 이전까지 새로운 시가지로 개발된 명동과 충무로 일대 남촌이 대중문화의 주 무대로 주목받았다. 대중가요 가사의 중심지가 1920년대 종로에서 1930~40년대 명동·충무로로 옮겨 갔다가 1950년대 해방과 한국전쟁 시기에 광화문, 종로, 남대문, 서울역 일대로 확장된 것을 알 수 있다.1960년대 대중가요에서 주목할 것은 노랫말이 서울 사대문을 벗어나 사대문 바깥으로 뻗어나갔다는 점이다. 서울의 양적 팽창이다. 1967~68년에 발표된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와 ‘안개 낀 장충단공원’,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이 대표작이다. 이른바 ‘미8군 무대’ 출신 가수들이 가요계에 진출하면서 과장되고 서구화된 서울의 모습이 판치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 명동과 무교동에 머물던 대중문화의 중심지가 종로로 중심 이동했으나 1979년 혜은이의 ‘제3한강교’를 시작으로 윤수일의 ‘아파트’,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 문희옥의 ‘사랑의 거리’ 등으로 흐르면서 1980년대 대중가요의 주 무대는 강남으로 강을 건넜다. 서울 노래는 1973년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 1982년 이용의 ‘서울’, 1988년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등이 맥을 이었다.1968년 서울에서 전차가 사라진 뒤 건설된 입체교차로가 시민들의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새 서울’ 건설의 상징물이었다. 전차의 궤도와 전깃줄이 사라지면서 고가도로와 육교가 지어지기 시작했는데 이 중 삼각지 입체교차로가 군계일학이었다. 장르는 트로트지만 세련된 재즈 스타일을 선보인 배호의 창법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지하 8층까지 내려가는 공포의 저음’과 ‘바닥까지 끌고 가서 밀어올리는 절절함’이 불후의 곡을 탄생시켰다. 이 노래는 1963년에 만들어졌지만 1967년 입체교차로가 들어선 뒤 창작한 노래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작곡가 배상태는 노량진에서 전차를 타고 충무로로 가던 중 삼각지에서 한 사내가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 취입할 가수를 찾지 못해 애를 먹은 일화도 남겼다. 당대의 인기가수 남일해는 연습만 했고, 금호동은 퇴짜를 놓았다. 유망 신인가수 남진도 여의치 않자 무명가수 김호성이 녹음까지 했지만 음반을 내지 못했다. 배상태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배호의 허름한 전셋집을 찾았다. 건강이 악화돼 거동조차 힘들던 배호는 녹음을 사양하다가 쓸쓸한 분위기가 자기 처지를 대변하는 것 같다면서 가래를 뱉어 가면서 병상에서 녹음을 강행했다. 5년 묵은 곡이 배호를 만나서 빛을 본 셈이다. 서울에는 모두 9개의 노래비가 있다. 서울 노래비 1호는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이며 1995년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세워졌다. 2호는 반야월 작사, 이해연 노래 ‘단장의 미아리고개’. 성북구 돈암동 미아리고개 예술극장에 서 있다. 3호는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인데 1997년 마포구 도화동 마포근린공원에 세워졌다. 4호는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이며,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 숲에 있다. 5호는 2001년 용산구 삼각지에 세워진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다. 6호는 2008년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 벽면에 있다. 7호는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다. 2008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등진 작곡가 이영훈 1주기를 맞아 정동길과 정동교회가 바라보이는 덕수궁 돌담길 앞에 세워졌다. 8호는 1965년 발표된 오기택의 ‘영등포의 밤’을 기려 2010년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에 세워졌다. 9호는 의료사고로 숨진 신해철을 기리고자 2015년 북서울꿈의 숲에 벤치 형태로 건립됐다. 넥스트3집 수록곡 ‘세계의 문(유년의 끝)’이 새겨졌다.배호는 1981년 MBC특집 여론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 1위로 선정됐고, 2005년 광복 60주년 기념 KBS 가요무대 여론조사에서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국민가수 10인’에 올랐다. 전국 방방곡곡에 배호의 노래비 7개 있다. 서울 삼각지(돌아가는 삼각지)를 비롯해 경기 양주(두메산골), 경북 경주(마지막 잎새), 강원 강릉(파도), 인천 중구(비 내리는 인천항 부두), 충남 보령(두메산골), 전북 정읍(잘 있거라 내장산아) 등이다. 전국에 배호사랑연합회가 활동 중이고, 올해도 제23회 배호가요제가 열려 언제 어디서나 배호의 노래가 애창되고 있다. 혹자는 그 이유를 ‘가난과 병마에 시달린 눈물의 비표(秘標)’가 노래에 새겨진 때문이라고 푼다. 삼각지를 품은 용산은 13세기 몽골군 침입 때 병참기지, 16세기 임진왜란 때 일본군 주둔지를 거쳐 19세기 임오군란 때 청군 주둔지였다. 20세기 들어 전승국 일본인 마을, 철도기지와 군사기지에 이어 해방 이후 미군기지였다. 한반도를 유린한 외세의 각축장이자 침략 통로였고, 150년간 외국 지배세력이 머문 특수한 곳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단절과 망각의 도시다. 이처럼 용산에는 식민지 근대에 대한 불편함이 온존한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에세이집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에서 “용산은 애써 지우고 싶은 식민과 이식의 역사와 모욕과 단절의 시간이 폭력적인 개발을 호출하는 기이한 장소”라고 지적하면서 “참담하고 역동적인 모더니티의 장소로서 용산은 다시 성찰의 대상이 될 만하다”고 용산이 가진 과도한 산문성의 이면을 설명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8회 서울의 문학2(박완서의 나목) ■일시 및 집결장소: 6월 15일(토) 오전 10시 4호선 회현역 7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암 검진 항목과 비용은. A.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발병률이 높은 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간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폐암이 추가된다. 위암과 유방암은 만 40세 이상, 대장암 50세 이상, 자궁경부암은 20세 이상 여성이 대상이다. 간암 검사는 40세 이상자 중 고위험군(간경변증·만성질환자 등)과 간염 항체 검사 결과가 ‘양성’인 사람만 받을 수 있다. 폐암은 54~74세 중 30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고위험군이 대상이다. 암 검진 비용은 공단이 90%를 부담한다. 국가 암검진 대상은 본인 부담이 없다.
  • “한국야쿠르트 특허 유산균 ‘MPRO3’ 대장암 환자 장내 균총 정상화 도움”

    한국야쿠르트는 특허 유산균 ‘MPRO3’의 섭취가 대장암 환자의 수술 후 장내 균총 정상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가톨릭대 서울 성모병원 이인규 교수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세계소화기학회 2019’에서 대장암 수술 환자가 수술 전후 MPRO3 유산균을 섭취할 경우 장내 균총 및 장기능 지표가 개선된다는 내용의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MPRO3는 한국야쿠르트의 유산균 3종(락토바실러스플란타룸·락토바실러스카세이·비피도박테리움락티스)을 혼합한 균주다. 한국야쿠르트 MPRO3 임상연구 책임자인 이 교수는 “MPRO3 균주 섭취 시 장내 유해 세균 비율이 60% 이상 감소하며 장내 균형 정상화에 효과가 있었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건강 증진 효과에 대한 의·과학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흡연 무관한 폐암 유전자, 어릴 때부터 나타난다

    흡연 무관한 폐암 유전자, 어릴 때부터 나타난다

    폐암은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간암 등과 함께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이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암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이 꼽히지만 최근에는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도 폐암에 걸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립암센터, 미국 하버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이처럼 비흡연자들에게 폐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어려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 돌연변이 유전자의 발생 원리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3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8개의 폐암 세포의 전체 유전자 서열 분석으로 얻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암세포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유전체 돌연변이를 검색했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 5호 ‘누리온’을 활용해 비흡연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융합 유전자’를 집중적으로 찾았다. 그 결과 융합 유전자 70% 이상이 DNA 곳곳이 잘려나가 소실되고 일부는 연결되는 등 ‘유전체 파열 현상’으로 돌연변이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정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융합 유전자 돌연변이가 폐암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년 전 어린 나이부터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통 유전자 돌연변이는 노화에 따라 일정한 속도로 형성되는데 융합 유전자 돌연변이는 10대 이전 유년기부터 생기기 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영석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흡연 폐암 환자를 조기 진단하고 정밀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유방암 6년 연속, 위암 4년 연속 적정성 평가 1등급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유방암 6년 연속, 위암 4년 연속 적정성 평가 1등급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적정성 평가에서 유방암 6년 연속, 위암 4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이 자발적인 의료 질 향상을 꾀하고, 국민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정성 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2017년 한해동안 만 18세 이상 원발성 유방암과 위암 환자가 치료받은 내역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대부분 평가지표에서 만점을 받아 높은 종합점수로 1등급을 받았다. 이번 발표된 유방암·위암 외에도 대장암·폐암 등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 암 치료를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응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장은 “이번 평가 결과는 1년 내내 의료 질 향상을 위한 (QI) 활동을 하고, 직원 교육과 연구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교직원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 유방외과와 영상의학과가 협진하고 있다. 유방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성형외과와 연계해 유방 재건술을 상담받을 수 있게 ‘여성 질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내시경 진단을 통해 조기 위암환자들을 발견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소화기내과 의료진이 치료 내시경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한다.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면 외과와 연계해 적극 치료해 환자들의 건강 회복과 빠른 일상 복귀를 돕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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